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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부 손 뗀 학생들, 스타 가르치며 학습 동기 찾는다

    공부 손 뗀 학생들, 스타 가르치며 학습 동기 찾는다

    공부와 담쌓은 학생들을 다시 책상 앞으로 불러들일 방법은 없을까. 색다른 방법으로 학습 동기를 고취시켜 공부에 흥미를 갖게 하는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주 첫 전파를 탄 EBS1TV 스페셜 프로젝트 ‘체인지 스터디’다. 15일 밤 9시 50분에는 체인지 스터디 2부 ‘스타의 선생님 되기’ 편이 방영된다. 공부에서 손을 뗀 고등학생들이 스타들의 스승이 돼 그들을 가르치는 내용이다. 첫 번째 도전자는 컴퓨터 게임 외에는 만사가 귀찮은 고등학생 김상현이다. 상현이에게 학교 수업은 의미가 없다. 밤새 컴퓨터 게임을 하기 때문에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시간일 뿐이다. 그런 상현이가 걸그룹 베리굿의 멤버 가운데 고교 2학년 동급생인 세형·고운·다예에게 문학과 영어를 가르치게 됐다. 세형·고운·다예는 바쁜 연예 활동으로 학교 다닐 시간이 없다. 두 번째 도전자는 공부만 빼고 모든 것을 하고 싶은 여고생 권다해다. 다해는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해 인기가 많다. 학급 회장, 전교 부회장을 맡고 있다.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한창 준비 중이고 연기 학원도 다닌다. 자신이 선택한 일은 모두 훌륭하게 해내는 재주꾼이다. 이런 다해가 잘하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게 바로 공부다. 다해는 훤칠한 외모에 여고생을 설레게 하는 변승주를 가르친다. 승주는 전교 1, 2등을 다투는 ‘엄친아’다. 상현이와 다해는 스타들을 가르치며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체인지 스터디’는 아무리 좋은 공부 비법이라도 공부할 마음이 없는 학생들에겐 아무 소용이 없다는 데 착안했다. 1부에선 전교 꼴찌와 전교 1등인 두 아이가 함께 생활하며 겪는 이야기를 다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0.26점 차’ 랭킹 전쟁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가 벌이는 시즌 4승의 자존심 대결이 지난주 말레이시아 사임다비 대회에서 이번 주 인천으로 이어진다. 15일부터 나흘 동안 인천 스카이72 골프클럽(파72·6364야드)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챔피언십은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다. 하늘 밑 하나뿐인 세계 1위와 상금왕을 놓고 재격돌한다. 13일 현재 세계랭킹은 박인비가 1위(12.78점)를 지키고 있지만 지난주 열린 사임다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리디아 고가 박빙의 차이로 2위(12.52점)에 올라 있다. 상금랭킹에서도 박인비가 234만 4266달러(약 26억 8000만원)로 1위지만 리디아 고는 1만 2216달러 적은 233만 2050달러로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우승 상금 30만 달러가 걸린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둘의 랭킹과 상금 순위는 단박에 바뀔 수 있다. 올해의 선수 부문 경쟁도 치열하다. 종전 19포인트였던 격차는 사임다비 대회에서 박인비가 15위에 그치면서 빈손으로 돌아선 반면 리디아 고는 12포인트를 단숨에 벌어 이제 7포인트로 줄어들었다. 박인비가 이번 대회에서 10위권 밖의 성적에 그치고 리디아 고가 3위 이상이면 올해의 선수 부문 선두도 바뀌게 된다. 국내 유일의 LPGA 투어 대회인 이 대회는 미국 무대로 가는 지름길이다. 닷새 동안의 퀄리파잉스쿨을 거치지 않고도 LPGA 투어에 ‘무혈입성’하기 때문이다. 2002년 전신인 CJ나인브릿지 클래식부터 지난해까지 정상에 오른 한국인 챔피언은 모두 8명. 안시현(31)이 2회 대회(2003년) 첫 ‘신데렐라’가 됐고 이지영(2005년), 홍진주(2006년)에 이어 지난해 백규정(20·CJ오쇼핑)이 뒤를 이었다. ‘제5의 신데렐라’로 점쳐지는 선수는 고진영(20·넵스)과 이정은(27·교촌F&B)이다. 고진영은 상반기에만 3승을 거둔 뒤 늘 우승 ‘0순위’였다. 데뷔 9년차인 이정은은 지난 8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4년 만에 5승째를 신고하며 전성기의 기량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둘은 1라운드 같은 조에 편성돼 오전 9시 45분 1번홀에서 티샷을 날린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뮤지컬 ‘오케피’, 황정민-오만석-윤공주 ‘싱크로율 100%’ 초호화 캐스팅..기대

    뮤지컬 ‘오케피’, 황정민-오만석-윤공주 ‘싱크로율 100%’ 초호화 캐스팅..기대

    배우 황정민이 연출을 맡은 뮤지컬 ‘오케피’의 캐스팅 라인업이 공개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12월 18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을 앞둔 뮤지컬 ‘오케피’는 한번쯤은 궁금했지만 한번도 본적 없는 무대아래공간인 ‘오케피’(오케스트라 피트의 줄임말)를 무대화해 웃지못할 사건과 사고의 연속을 극적 구성으로 잘 묘사하고 있는 수작이다. ‘오케피’ 측은 13일 황정민, 오만석, 서범석, 윤공주, 박혜나, 린아, 최재웅, 김재범, 정상훈, 송영창, 김원해 등 배우들의 콘셉트 사진을 공개했다. ‘(무대)지붕 뚫고 하이킥’이라는 콘셉트로 공개된 이번 이미지는 유쾌하고 웃음 가득한 작품의 성격과 어울리는 재기 발랄함으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뮤지컬 ‘오케피’ 콘셉트 사진은 국내 최고의 포토그래퍼 김태은 작가의 손에서 탄생됐다. 지휘자 역에 캐스팅된 황정민, 오만석을 비롯해 모든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이미지들은 유쾌한 에너지와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2015년 연말 유일한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번 무대에는 오케스트라를 총괄하고 있는 지휘자 역에는 천만배우 황정민과 뮤지컬 흥행보증수표 오만석이 각각 캐스팅됐다. 오케스트라의 모든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하프 연주자 역은 최근 ‘아리랑’을 통해 진한 여운과 감동을 선사한 윤공주와 ‘맨 오브 라만차’의 그녀 ‘알돈자’로 인정받은 린아가, 오케스트라의 기둥 같은 존재인 오보에 연주자 역에는 관록의 연기를 선보이는 믿고 보는 배우 서범석과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을 겸비한 김태문이, 지휘자의 아내이자 오케스트라의 2인자 바이올린 연주자 역에는 ‘위키드’의 미친 가창력의 소유자 박혜나와 배우 최우리, 카사노바 같은 매력남인 트럼펫 연주자 역은 관객들의 시선을 강탈하는 신스틸러 최재웅과 여심을 사로잡는 마력의 소유자 김재범이 더블 캐스팅됐다. 오케스트라의 멀티 플레이어이자 엉뚱한 매력을 뿜어내는 색소폰 연주자 역에는 SNL, 드라마, 예능, 광고계까지 접수하며 2015년 대세남에 전격 합류한 정상훈과 중저음의 풍부한 성량과 뛰어난 감성연기로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배우 황만익이, 복잡한 연주 때는 손만 올려놓고 립싱크로 연주하는 피아노 연주자 역에는 탄탄한 연기력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배우 송영창과 문성혁이, 오케스트라의 누구도 그의 이름을 알지 못하는 존재감 제로 비올라 연주자 역은 명품 조연 김원해와 배우 김호가, 작은 소리, 냄새에도 예민하지만 엉뚱한 반전 매력이 있는 첼로 연주자역에는 독보적인 캐릭터와 재치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백주희와 수많은 작품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과 안정된 가창력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뮤지컬 배우 김현진이 캐스팅 되어 이목을 집중시킨다. 하프연주자를 열렬히 짝사랑하고 있는 기타 연주자역에는 아크로바틱과 댄스로 무대를 뜨겁게 달구는 천상 배우 육현욱과 미성인 보이스와 대조적으로 섬세하고 진중한 연기력을 통해 관객들에게 반전 매력을 선사하는 이승원이, 언젠가 드럼연주를 못할 것을 대비해 다단계 판매에까지 손을 뻗고 있는  드럼 연주자 역에는 공연계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는 베테랑 연기자 남문철과 터프함과 섬세함을 고루 갖추며 관객을 압도하는 배우 심재현이, 공연 중에 음식을 먹으면 바로 잠들어 버리는 위험 인물 바순 연주자 역에는 성악과 출신으로 깊은 울림과 연기력을 선보이는 배우 이상준이 캐스팅됐다. 또 하루만 대타로 오케스트라에 들어온 풋내기 퍼커션 연주자 역으로 정욱진과 박종찬이 합류했다. 제작사 ㈜샘컴퍼니 프로듀서 김미혜는 “뮤지컬 ‘오케피’는 5년이라는 긴 시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초연이 성사됐다.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에 대한 자신감과 신뢰감도 크기에 웰메이드 작품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특히 다양한 뮤지컬 작품 속에서 새로운 매력을 가진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되어 깊은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케피’는 일본 스타작가인 미타니 코우키의 첫 번째 뮤지컬로 황정민, 오만석, 서범석, 윤공주, 박혜나, 린아, 최재웅, 김재범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김문정 음악감독, 서숙진 무대디자이너, 구윤영 조명디자이너, 권도경 음향디자이너 등 최고의 제작진이 만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오는 20일 1차 티켓이 오픈 되며 12월 18일부터 2016년 2월 2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모차르트의 나라에서 온 현대음악은 어떨까

    모차르트의 나라에서 온 현대음악은 어떨까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 등 클래식 음악의 거성들을 배출한 나라 오스트리아, 그곳의 현대미술은 어떤 모습일까. 세계 작곡계의 차세대 거장으로 평가받는 클라우스 랑(44)이 한국을 찾아 궁금증을 풀어 주는 무대를 마련한다.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현대음악 작곡가인 랑은 12일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신홀에서 열리는 ‘인 페스티벌-국제현대음악제’의 상주 작곡가로 초대받아 15일까지 네 차례의 연주회를 갖는다. 1971년생으로 바이올린과 고음악을 전공한 랑은 현재 그라츠 국립음대 최연소 교수로 베아트 푸러, 게오르크 하스, 베른하르트 랑 등 1950년대에 출생한 세대의 뒤를 잇는 작곡가로 극음악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이번 방한 연주에서는 그가 이끄는 현대 극 음악단체 ‘NOW! 오페르 데어 게겐바르트’와 함께 자신의 곡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첫날인 12일은 한국, 스웨덴, 영국, 러시아, 이탈리아의 촉망받는 젊은 작곡가들의 곡으로 구성된다. 김택수 코리안심포니 상임작곡가의 바이올린 듀오 작품, 스웨덴 미미타부 앙상블의 예술감독 요한 스벤손의 트리오 작품, 올리버 투얼리 영국 리즈대 강사의 실내 콘트라베이스 협주곡이 연주된다. 두번째 연주회인 14일에는 랑과 함께 방한하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미술가 자비네 마이어, 중세 악기인 비올라 다모레 연주자인 바바라 콘라드가 특별한 극 음악 무대를 선사한다. 짧은 작곡 워크숍으로 시작되는 연주회는 랑의 콘트라 미디어 극 음악으로 채워진다. 랑의 하모니움 연주, 바바라 콘라드의 비올라 다모레 연주와 자비네 마이어의 조명 연출로 특별한 극 음악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들은 안대로 눈을 가리고 소리와 빛의 움직임을 느끼게 된다. 마지막 15일에는 베아트 푸러, 게오르크 하스, 클라우스 랑의 작품과 함께 이신우 서울대 작곡과 교수의 피아노 작품과 현재 오스트리아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곡가 지성민의 트리오 작품이 연주된다. 13일에는 작곡 전공 학생들을 위한 클라우스 랑의 작곡 마스터클래스가 열린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뮤지컬 ‘원스’ ... 영화보다 풍성하고 정교한 치유의 선율

    뮤지컬 ‘원스’ ... 영화보다 풍성하고 정교한 치유의 선율

     뮤지컬 ‘원스’(Once)의 배우들이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선율로 가을밤을 사랑으로 물들이고 있다. ‘가이’ 역의 톰 파슨스와 ‘걸’ 역의 메건 리오든이 그 주역이다. 이들은 전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음악이 지닌 치유의 힘’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뮤지컬 ‘원스’는 2006년 아일랜드에서 제작된 동명의 인디 영화가 원작이다. 청소기 수리공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꿈은 포기한 길거리 가수와 꽃을 파는 체코 이민 여성의 운명 같은 만남과 끌림의 시간들을 아름다운 음악 속에 담아내 큰 성공을 거뒀다. 뮤지컬은 영화와 주된 이야기만 같을 뿐 세부적으론 다르다. 남녀 주인공의 성격도 다르다. 영화에선 걸과 가이 둘 다 삶이나 정신적 수준이 동등한 반면 뮤지컬에선 가이가 훨씬 더 우울하거나 비참하고, 걸은 가이를 응원하고 격려해 절망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영화에선 가이, 걸 두 사람 중심으로 모든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뮤지컬은 캐릭터들을 영화보다 훨씬 더 정교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관객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톰)  ‘원스’의 백미는 배우들의 연주와 노래다. 다른 뮤지컬들과 달리 오케스트라 없이 12명의 배우가 무대에서 직접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한다. 기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만돌린, 아코디언, 베이스, 드럼 등 16종류의 악기가 동원되고 배우 1명이 평균 5개의 악기를 연주한다. “뮤지컬은 보통 배우들이 연기를 하다가 갑자기 노래를 불러 매끄럽지 않거나 가식적인 면이 없지 않아요. ‘원스’는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라이브 공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연극, 라이브 콘서트, 뮤지컬 모든 걸 한 무대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메건)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그리고 인터미션 때 배우들이 기타와 아코디언, 만돌린, 첼로 등으로 즉흥 연주를 하며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 어우러지는 시간을 갖는 점도 독특하다. 배우들의 노래가 작품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오디션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배우들은 배역마다 요구되는 음역대를 충족시켜야 하고 연주와 노래 실력도 겸비해야 한다. 톰은 오디션에서 ‘원스’ 노래 중 음역대가 높은 ‘리브’(Leave)와 ‘세이 잇 투 미 나우’(Say It To Me Now)를 기타로 연주하며 불렀고 메건은 ‘더 힐’(The Hill)을 피아노로 연주하며 불렀다. 메건은 “음악, 움직임, 연기 모든 것이 갖춰져야 오디션을 통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둘은 ‘녹음실’ 장면에서 부르는 ‘‘웬 유어 마인즈 메이드 업’(When Your Mind’s Made Up)을 베스트 노래로 꼽았다. “가장 힘을 쏟는 부분도 녹음실 장면이에요. 공연 속 인물들이 만든 음악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판가름 나는 순간이기 때문에 긴장도 돼요. 음악적으로도 고난이도예요. ‘원스’의 대다수 음악이 4분의4 박자인데 그 음악만 5분의4 박자예요. 템포가 자칫 빨라지거나 늦어질 수 있어 집중하지 않으면 리듬이 바로 엉켜 버려요.”  ‘원스’는 2012년 3월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독창적인 연출과 진솔한 이야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해 토니상 베스트 뮤지컬상을 비롯해 8개 부문을 수상했고 그래미상, 드라마데스크상, 올리비에상 등 뮤지컬에 주어지는 모든 상을 휩쓸었다. 국내에선 지난해 말 윤도현, 전미도가 출연하는 라이선스 뮤지컬로 먼저 소개됐으며 아일랜드 더블린 오리지널팀의 내한 공연은 처음이다. 다음달 1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 6만~13만원. (02)577-1987.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공연리뷰] ‘에센바흐 지휘’ 빈필 내한

    [공연리뷰] ‘에센바흐 지휘’ 빈필 내한

    가을비가 하루 종일 오락가락하며 계절이 바뀌었음을 실감하게 했던 10일 저녁.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는 폭풍이 몰아쳤다. 폭풍의 진앙은 두 곳이었다. 170여년간 상임지휘자 없이도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라는 절대명성을 지켜온 빈 필하모닉, 그리고 뛰어난 곡 해석과 음악적 이해력으로 ‘우리 시대 최고의 음악인’으로 찬사를 받는 마에스트로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이들이 2시간 동안 펼쳐 보인 찬란하도록 아름다운 모차르트의 음악은 객석을 가득 메운 음악팬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빈 필하모닉과 에센바흐는 각기 다른 지휘자, 오케스트라와 함께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지만 국내에서 같이 한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이었다. 더구나 연주곡이 모차르트의 작품으로만 짜여져 정통에 가까운 모차르트 해석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었다. 최고들이 만나 엮어내는 무대는 머리가 쭈뼛거릴 정도의 완성도를 보였다. 피아니스트이기도 한 에센바흐는 첫 곡을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중 완성도가 가장 높고 유명한 23번을 선택해 연주와 지휘를 함께 했다. 그는 검은색 터틀넥 차림의 연주복을 입고 피아노 의자에 앉아 우아한 몸짓으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기 시작하더니 이내 건반에 손을 얹고 마치 시를 쓰듯이 부드럽고 유연한 선율을 만들어 냈다. 양손으로 칠 때에는 피아노에 몰입하고, 한 손으로 칠 때에는 다른 손으로 지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에센바흐와 빈 필하모닉이 부드럽게 밀고 당기면서 시작된 음악은 2악장에서 관악기와 나누는 슬픈 대화로 감정을 극한까지 몰아세운다. 콘트라베이스가 심장이 뛰고 있음을 상기시켜 에센바흐의 피아노가 다시 살아나고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생명의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아무리 슬퍼도 눈물을 보이지 않겠다.’ 모차르트는 피아노 협주곡 23번을 통해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2부에서는 모차르트가 잘츠부르크에서 빈으로 옮긴 후 남긴 많은 걸작 중 마지막으로 작곡한 ‘최후의 3대 교향곡’ 39~41번 중 40번, 41번 두 곡을 연달아 연주했다. 슈베르트가 ‘천사의 음성이 들린다’고 했을 만큼 애수가 깃든 교향곡 40번, ‘주피터’라는 부제가 붙은 웅장한 규모의 교향곡 41번은 너무나 친숙한 명곡들이다. 76세의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청년의 열정을 지닌 에센바흐는 포디엄에 점프하듯이 올라서 전곡을 악보 없이 지휘했다. 음표 하나 놓치지 않는 정교하고 세련된 에센바흐의 지휘는 뚜렷한 구상과 정연한 흐름, 강렬한 에너지로 일관하며 빈 필 사운드의 핵심인 관악 파트의 부드러운 음색과 일사불란하고 정교한 현악 파트의 조합을 이끌어 냈다. 뜨거운 감동 속에서 빈 필하모닉 연주자들이 지키려 하는 모토가 가슴으로 다가왔다. ‘마음으로부터 마음으로 가리라.’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2015 프레지던츠컵] 배상문 ‘끝내기 퍼트’… 연합군 ‘끝내준 반격’

    [2015 프레지던츠컵] 배상문 ‘끝내기 퍼트’… 연합군 ‘끝내준 반격’

    프레지던츠컵 역대 네 번째 한국 국적 선수로 개막 이틀 만에 첫 무대를 밟은 배상문(29·캘러웨이)이 ‘끝내기 퍼트’ 한 방으로 패색이 짙던 인터내셔널팀에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배상문은 9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파72·7380야드)에서 열린 대회 둘째 날 포볼 경기에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와 함께 두 번째 조로 출전, 미국팀 세계 랭킹 5위의 리키 파울러-7위 지미 워커 조를 상대로 1홀 차 승리를 거뒀다. 전반 홀에 2홀 차까지 끌려가던 배상문-대니 리 조는 후반 들어 분발, 10번홀부터 올스퀘어(무승부)를 만들어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마지막 18번홀(파5) 대니 리와 워커의 파 퍼트 뒤 퍼터를 꺼내든 배상문은 2m 거리의 쉽지 않은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짜릿한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배상문은 1홀 차로 끌려가던 10번홀(파4)에서 20야드 어프로치샷을 홀에 집어넣는 반전의 버디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데 이어 마지막 홀 위닝 퍼트를 홀에 떨구는 승부사 기질을 마음껏 과시했다. 인터내셔널팀은 2라운드 5경기에서 배상문 조와 3홀을 남기고 4홀 차 승리를 거둔 ‘남아공 듀오’ 루이 우스트히즌-브랜든 그레이스 조의 승수를 앞세워 이날 3승1무1패를 기록, 승점 3.5점을 보탰다. 이로써 전날 1승4패로 뒤졌던 인터내셔널팀은 중간 승점 합계를 4.5-5.5로 만들어 미국팀을 바짝 따라붙었다. 배상문 조에 앞서 이날 처음으로 인터내셔널팀에 승리를 안긴 우스트히즌-그레이스 조는 이틀 연속 승전보를 날려 역대 전적 1승1무8패의 절대 열세를 만회하려는 팀의 ‘필승 카드’로 떠올랐다. 특히 이들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가장 퍼트를 잘하는 선수인 세계 랭킹 1위 조던 스피스와 투어 장타 부문 1위 겸 세계 랭킹 8위에 올라 있는 더스틴 존슨이 호흡을 맞춘 ‘필승조’를 제압해 이번 대회 최대의 파란을 일으켰다. 미국팀은 이날 열린 5경기 중 J B 홈스-버바 왓슨 조가 마크 리슈먼-스티븐 보디치(이상 호주) 조를 2홀 차로 제쳐 1승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이번 대회까지 11차례 전 대회에 나선 ‘프레지던츠컵의 사나이’ 필 미컬슨과 잭 존슨마저 뜻하지 않게 애덤 스콧-제이슨 데이 조에 무승부를 허용, 적지 않은 충격에 빠졌다. 베테랑답지 않은 미컬슨의 부주의 탓이었다. 미컬슨은 1홀 차로 앞서가던 7번홀(파5)에서 전 홀까지 치던 볼 대신 다른 볼을 꺼내든 뒤 치는 바람에 경기가 끝난 뒤 해당 홀 패배라는 페널티를 받았다. ‘선수는 ‘A’라는 모델로 라운드를 시작했을 경우 오직 같은 ‘A’ 모델의 공만 쓸 수 있다’는 골프규칙의 ‘원볼 규정’을 어긴 것이다. 이 규정에 의하면 같은 브랜드의 공이라도 모델까지 동일해야 한다. 예를 들어 A사의 b 모델로 시작했다면, 경기를 마칠 때까지 같은 A사의 b 모델의 공이어야 한다. 경기위원을 불러 자신의 위반 사실을 자진 실토한 미컬슨은 8번홀 들어 다시 원래 쓰던 모델의 공을 꺼내 경기를 속행, 18번홀 1홀을 앞선 채 경기를 끝냈지만 자신이 실수로 헌납한 1홀 탓에 승점 1을 0.5점으로 둔갑시킨 장본인이 됐다. 12번홀(파4) 138야드를 남기고 친 벙커샷을 그대로 홀에 넣은 샷이글도 빛이 바랬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스타뷰] “1000만 대박보다 300만 중박이 좋다”

    [스타뷰] “1000만 대박보다 300만 중박이 좋다”

    멀끔하게 잘생긴 스무 살 젊은이는 1994년 대학에 갓 입학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 앞에 나서서 말하는 것도, 노래 부르는 것도 부끄러워했다. 그저 왠지 선배들이 술을 잘 사줄 것만 같아서 연극 동아리에 들어갔다. 연기부도 아닌 그냥 스태프의 하나였다. 그러다 갑자기 사정이 생긴 선배의 빈자리를 채우느라 급히 무대에 올랐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속 목에 줄을 묶인 채 개처럼 끌려다니는 노예 ‘럭키’ 역할. 변변한 대사도 없는 단역이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무대 위 눈부신 조명 앞에 선 그는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짜릿한 희열을 느꼈다. 이듬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 입학했고, 드디어 배우의 운명이 두텁게 덧입혀졌다. 2015년 현재 뮤지컬, 영화, 드라마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이선균(40)의 배우로서 삶은 그렇게 시작했다. 지난 5일 서울 삼청동 한 찻집에서 그를 만났다. 영화 ‘성난 변호사’의 주연배우로서 개봉(8일)을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혼자서 좌충우돌하며 영화의 서사와 등장인물의 관계를 끌고 가야 하는, 명실상부한 ‘원톱 주연 영화’다. 큰 걱정과 기대를 함께 품을 만한 상황이다. 그런데 그가 내뱉은 첫 반응은 의외로 덤덤하다. “허종호 감독이 ‘이 영화는 너랑 나랑 절반씩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더라고요. 1000만 영화는 결코 바라지 않습니다. 그냥 200만~300만 드는 중박 영화가 됐으면 좋겠어요.” 허 감독은 한예종 동문 친구다. 허 감독은 그를 재승박덕의 까칠한 변호사 ‘변호성’역으로 일찌감치 정해놓았다. 그리고 영화 기획 단계에서부터 함께했다. 주연일 뿐 아니라 스릴러와 코미디 사이를 오가는 영화 시나리오의 수정 작업, 다른 배우 캐스팅 과정에도 함께했으니 책임져야 할 몫은 단순한 주연배우 이상이었다. 하지만 그는 “주연배우로서 갖는 부담감은 ‘끝까지 간다’에서 충분히 느꼈다. 그때 영화를 대하는 태도와 마인드가 모두 바뀌었다”고 잘라 말했다. 책임감에 대한 강조였다. 놀라운 점은 그 책임감의 영역이 단순히 개인적인 부분이나 자신이 참여한 영화의 성패를 뛰어넘어 한국영화산업 전반으로 확장된 것이다. 그가 이번 영화가 중박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한 말은 짐짓 겸손을 부리는 것과는 달랐다. “지난해 ‘끝까지 간다’가 이런저런 상도 많이 받았지만 그것과는 다른 이유로 참 괜찮은 영화였다고 평가해요. 1000만 영화의 틈바구니에서 극장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소리 없이 사라지는 영화들이 많은데, 350만 관객이 드는 상업영화가 존재한다는 것은 영화판에서 새로운 영화를 기획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죠.” 그는 “요즘 제작비 수십억원은 기본이고, 어지간하면 100억원 넘는 영화도 많은데 그렇게 1000만 영화가 되는 것보다 설령 많지 않은 제작비를 들였더라도 다양한 소재로 재미있게 만든 영화가 200만, 300만 영화가 돼서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해주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국내영화산업의 지속가능성 및 건강한 영화 생태계 확보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그는 “사실 최근 영화판을 보면 다양한 아이디어를 담은 영화가 거의 없고, 남성영화, 오락영화, 장르영화 중심으로 영화 기획의 편중 현상이 심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다닐 때만 해도 한예종은 재학 중 상업적 외부 활동이 금지돼 있었다. 단편영화와 연극무대에 오른 뒤 졸업하고 27살 때 처음 뮤지컬을 통해 데뷔했다.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에서 주연 혹은 준주연급으로 활동을 이어 오던 이선균은 2010년 TV 드라마 ‘파스타’에서 ‘버럭 셰프 최현욱’으로 나타나 뭇 여심을 뒤흔들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을 빌면 ‘츤데레’(겉으로는 퉁명스럽지만 속으로는 자상한 남자)의 원조격이다. 최고 시청률 21.2%를 기록한 초절정 인기 드라마였고, 그의 낮지만 부드러운 목소리에 많은 이들이 설레는 가슴을 부여잡았다. 그러고 나서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끝까지 간다’, 그리고 이번 ‘성난 변호사’까지 일관된 이미지를 구축했다. 바로 뻔질대거나, 까칠한 30대 남자 이미지다. 그의 실제 모습과 헷갈려하는 경우조차 있다. 그는 “‘끝까지 간다’ 이후 한동안 형사물만 계속 들어왔는데, 사실 한 번 이미지가 굳어지면 비슷한 시나리오의 비슷한 역할이 계속 들어온다”면서 “배우로서 선택할 수 있는 폭 안에서 고를 뿐”이라고 말했다. 맞다. ‘버럭 배우’ 이미지는 그가 갖고 싶다고 계속 유지하고, 버리고 싶다고 쉬 버려지는 것은 아니었다. 연기의 폭과 깊이를 고려하기에는 그 역시 생활인으로서 한계를 갖고 있음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는 이들은 안다. 그가 가진 연기의 깊이가 어떤 것인지 말이다. 이선균은 2009년 영화 ‘파주’에서 감정을 따라 느릿한 속도로 펼쳐내야 하는, 처제와 금기의 감정에 빠져드는 남자의 삶을 연기했다. 지금 까불대며 몸을 쓰는 배우 이선균의 이미지로는 쉬 떠올리기조차 어렵다. 고작 13만 명의 관객만 영화를 봤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파주’요? 좋은 영화죠. 근데 워낙 사람들이 안 본 작품이라서…. 사실 배우라는 위치를 떠나 첫손가락에 꼽는 영화는 ‘살인의 추억’이에요. 이야기도 다 알고, 결론도 다 알고 있지만 몇 번을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재미있어요. 무려 10년도 더 된 영화인데….” 그는 “‘영웅본색’, ‘시네마천국’처럼 어렸을 때 봤던 영화의 여운이 오래 남는 것 같다”면서 “비디오가게에서 빌린 뒤 돈이 아까워서 몇 번씩 봤던 영화들의 음악, 키스 장면 등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내 “아내가 이런 촌스러운 얘기는 하지 말랬는데, 하하하”라고 덧붙였다. 이선균의 아내도 배우다. 영화 ‘사도’에서 사도세자의 생모인 영빈 역할을 맡은 전혜진(39)이다. 방송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서로 간간이 상대방의 이름을 언급해왔다. 그는 “최근에 영화 보면서 그렇게 울었던 적이 없었다”고 ‘팔불출 모드’로 들어간다. 그렇다면 같은 작품에서 함께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은 없을까. “사람들이 실제 부부가 같이 나와서 연기하는 걸 얼마나 좋아하시겠어요? 예전에 연극은 같이해봤는데, 영화까지 같이할 생각은 없습니다.” 정색하며 손사래를 치던 그는 “전혜진이 연기를 아주 잘한다. 내가 자격지심을 느낄 정도”라면서 다시 ‘팔불출 모드’로 들어섰다. ‘버럭’, ‘츤데레’, ‘팔불출’ 등 다양한 수식어를 이름 앞에 붙여 놓고 있는 그는 누아르 장르 영화(‘소중한 여인’)와 코미디 퓨전 사극(‘임금님의 사건수첩’)에 잇따라 캐스팅돼 촬영을 앞두고 있다. “한때 연출을 꿈꾸고 시나리오도 써 봤지만 지금은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그의 말처럼 광폭 연기 행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여래와 예수로 본 동서양의 조형원리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여래와 예수로 본 동서양의 조형원리

    필자의 원래 전공은 불상조각이지만 불화(佛畵)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특히 괘불(掛佛)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2004년 9월 통도사 괘불전시실에서 전남 해남의 달마산 미황사 괘불을 조사하면서 문득 불화에 눈을 뜨는 감동적 순간을 체험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깨달음의 첫 단추를 열었을 뿐이었다. 인생과 학문을 닦는 과정은 단계를 밟아 일시에 깨닫는 점수돈오(漸修頓悟), 단번에 진리를 깨친 뒤 번뇌와 습기를 차차 소멸시켜 가는 돈오점수(頓悟漸修)의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는 것이라는 것을 나름으로 깨달았다. 이후 불화의 연구는 속도가 붙었고 국내외에서 관련 논문과 저서를 세상에 냈다. 눈을 떴다고 하나 또 다른 참된 깨달음은 훨씬 후에 일어났다. 안방 머리맡에 미황사 괘불의 상반신으로 만든 포스터를 붙여 놓았다. 애수(哀愁)에 잠겨 있는데 그런 얼굴은 처음이었다. 어느 날 여래의 머리 선이, 붕긋붕긋한 머리털 중간에 있는 이른바 중간육계(中間肉髻·살이 불룩 솟아 상투 같은 모양)와 연결되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다시 머리 맨 위에 정상육계(頂上肉髻)가 있는데, 그때까지 그 두 개의 육계 관계를 세계 학계는 밝히지 못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정상 계주건 중간 계주건 골육이 융기하되 상투 같아서 육계라 하며, 불상 32상 중 하나인 존귀상으로 알려져 있다. 또 머리칼이 돌고 있어서 이른바 나발(髮·소라껍질 모양으로 돌아 올라간 머리칼)의 형태를 짓고 있다. 그 육계의 연원은 흔히 불교경전에서 찾으려 했다. ‘중아함경’이나 ‘방광대장엄경’ 등은 “정수리에 육계가 있어 둥글고 가지런하며 머리칼은 소라처럼 오른쪽으로 돌아 오른다”고 설명한다. 모두 ‘머리칼이 나발임’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여래의 머리에는 머리칼이 있을 수 없다. 원래 인도 본토 마투라에서 만들어진 불상의 머리에는 하나의 큰 소라 모양이 솟아 있으며, 그다음 단계에서는 작게 도르르 말린 머리칼이 수없이 덮여 있다. 간다라 지방에서는 그리스·로마의 영향을 받아 곱슬머리로 표현했다. 그런데 마투라건 간다라건 머리칼이라 부르는 것은 모두 영기문으로, 제1영기싹으로 나타내어 여래와 보살로부터 발산하는 영기문임을 알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현실에서 보는 곱슬머리나 상투를 가지고 육계를 바라보기 때문에 육계의 본질을 어찌 알 것인가. 필자는 미황사 괘불의 석가여래 머리를 과감히 깎았다⑥, ⑦.그러나 깎은 것은 머리칼이 아니라, 제1영기싹이 연이어 여래로부터 발산하는 강력한 기운을 나타낸 붕긋붕긋한 영기문이었다. 그것이 여래의 본질인 큰 보주를 가리고 있었다. 영기문을 제거하니 2000여년 만에 여래의 신비한 모습이 나타났다. 즉 솟아오른 여래의 머리가 보주화(寶珠化)해 맨 윗부분에 구멍이 있지 않은가. 그 구멍으로부터 하나의 보주가 솟구쳐 나오고, 다시 그 보주로부터 강력한 두 줄의 영기문이 나와 서로 나선형으로 꼬이며 양쪽으로 뻗어 나가다 태극을 이루고 다시 강력히 뻗어 나가 우주에 충만해진다. 불교경전들은 결국 정답을 주지 못했다. 여래는 용과 마찬가지로 보주의 집적이었다. 여래로부터 하나의 보주가 나오지만 무량한 보주를 발산해 대우주에 가득 찰 것이다. 하나의 보주에서는 무량한 보주가 나온다. 한 분의 용으로부터 무량한 보주가 나오듯이…. 이제 기독교에서 예수의 본질을 파악해 보기로 하자. 아칸서스라고 알고 있는 조형들이 얼마나 심각하게 서양미술사 내지 문화사의 발목을 붙들고 있는지 알았다. 그러나 아직 충분한 증명은 부족해 본격적인 영기화생 조형을 해석하려 한다. 서양미술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아칸서스에 대해 의문을 가지며 여러 가지 아칸서스의 조형에 대해 생각하고 채색분석하는 동안 문양집에서 불과 27x21㎝에 불과한 흑백 삽화를 접했다. 이른바 아칸서스가 가득한 그림이었다. 스캔하여 확대해 본 결과 엄청난 조형들을 발견했다. 작고 흐려서 안 보이는 부분이 많았으나 백묘를 뜨고 채색분석에 들어갔다. 수많은 보주들과 영기잎들이 여러 가지 형태로 전개해 가는데, 중심에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모습이 있다. 만일 이것들을 보석이나 아칸서스로 보면 아무 의미가 없어지지만, 영기잎과 보주로 보면 기독교 미술의 매우 중대한 신비와 상징이 드러난다. 프랑코 왕국의 샤를 2세(823~870), 별칭으로 ‘샤를 대머리’라고 불리는 왕에게 헌정된 미완성의 ‘미사 전례 기도집’에 뛰어난 삽화 여섯 장이 들어 있다. 그러니까 일종의 필사본 정밀 삽화로 불교회화로 치면 사경변상도(寫經變相圖)에 해당한다. 성체성사를 거행하는 사제와 미사에 쓰이는 기도집이다. 870년에 제작된 것으로 지금 파리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삽화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장면은 죽음과 부활을 동시에 보여 준다①. 필자가 처음 접한 흑백사진이다. 영기화생론으로 채색분석하면서 해석해 보자. 전체 그림을 그려서 채색분석하자면 너무도 가슴 벅찬 많은 상징과 세밀한 그림이 치밀하게 그려졌기 때문에 한 회로 끝낼 수 없다. 3년 전에 분석한 것을 부족하나마 싣고, 십자가 오른쪽의 위아래로 긴 장방형 안의 조형은 원래 그림에서는 너무 비좁아 따로 채색분석했다. 가운데 십자가를 중심으로 자세히 새로 다시 그리고 채색분석했다②. 맨 밑 부분의 영기문을 보자. 중심에 빨간 작은 보주들과 일체를 이루는 복잡한 매듭들을 채색분석해 보니 그 흐름을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전체에서는 세부가 보이지 않으므로 부분을 확대하기로 한다. 맨 밑에 좌우로 긴 영기문을 시발점으로 상하좌우로 복잡하게 전개한다. 좌우로 뻗어 나가 십자가 양옆 공간을 가득 채우고, 위로 올라가 십자가가 화생한다. 자세히 보면 제3영기싹의 제1영기싹 끝에서 각각 초록색과 붉은색 영기문이 생겨나 복잡한 매듭과 보주들을 거쳐 십자가로 연이어 감으로써 십자가는 영기문이 된다. 십자가가 영기문이라면 모두가 의아해할 것이지만, 조형을 따라가 보면 그렇지 아니한가. 제3영기싹의 위치도 매우 중요한 것을 보면 삽화 작가는 누군지 모르지만 무명의 뛰어난 장인임이 틀림없다. 양쪽으로 십자가가 올라가는가 하면 예수의 양쪽 팔이 뻗어 못 박힌 횡으로 긴 십자가는 아랫부분의 매듭으로 얽힌 영기문을 축소한 영기문, 제3영기싹의 제1영기싹 끝에서 생긴 영기문이 뻗어 나와 좌우 십자가를 완성하며 십자가 전체가 양쪽의 영기문과 아래 영기문에서 화생한 셈이다④, ⑤. 즉 십자가가 영기화생하고, 그 영기화생한 십자가에서 예수가 화생한다. 이미 조형적으로 죽은 예수가 영기화생하고 있다. 화생(化生)의 개념은 서양의 문자언어에는 없지만 조형언어에는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예수님 자체의 못 박힌 손과 발에서 피가 흐르는데 보주로 표현하고 있다. 생명의 피다. 옆구리의 창에 찔린 자리에서도 피가 아니라 보주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예수의 머리가 보주로 이루어져 있다. 불교 여래의 머리가 보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지 않은가. 예수가 자리 잡은 노란색 공간은 공간이 아니라 영기의 넓은 띠다. 양쪽 맨 가의 제1영기싹 공간에서 넓은 아칸서스 모양으로 끝나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 영기잎 줄기마다 보주들과 겹쳐 있다. 끝으로 광배. 둥근 광배는 보주로 이루어져 있으며 두광에서 반복하고 있는 십자가도 보주들로 이루어져 있다. 영기문과 보주들로 이루어진 예수의 죽음과 부활의 전체 이미지는 놀랍기만 하다. 그리고 뱀. 그러나 뱀이 아니다. 용성을 지닌 영기문이다. 놀랍게도 만물생성의 근원인 제3영기싹에서 화생하고 있다. 그 영기문의 입에서 다시 양 가닥의 영기문을 토해 내고 있다. 뱀만 다시 채색분석한다③. 뱀에서 중요한 것은 부활의 상징성이다. 부활이라는 상징을 놀랍게도 영기화생으로 표현했다. 전체 그림에서 십자가 부분 외의 모든 부분은 힘찬 영기잎들과 보주들로 이루어져서 중심의 예수와 십자가를 화생시키고 있다. 예수의 ‘영기화생’은 예수의 ‘부활’과 일치한다. 뱀은 부정적인 이미지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동시에 오래전부터 두렵고 신성한 존재로 여겨 와서 여러 신화나 설화 속에서 신에 버금가는 존재로 등장한다. 뱀의 특성과 연관돼 있다. 뱀은 죽을 때까지 쉼 없이 탈피하는 동물이므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다시 살아난다고 생각했고, 뱀은 부활·치유·재생의 대명사가 됐다. 그래서 많은 의료기관이 뱀을 심벌로 사용한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죽음 및 재생과 관련된 신으로는 오시리스, 아도니스, 예수, 미트라 등이 있다. 세계적으로 심리학, 종교학, 신화학 등에서 뱀과 신의 부활이라는 주제가 심도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십자가 위에 해와 달이 의인화돼 표현되어 있는데, 예수가 못 박힌 십자가와 반드시 함께 나타나는 해와 달에 대해서는 놀라운 도상들이 그리스 이래 수없이 나타난다. 놀랍게도 이 십자가를 화생시킨 맨 아래 매듭과 무량한 보주들에서 양쪽으로 뻗어 나간 긴 영기문에서 십자가 좌우에 가득 찬 영기문으로 발산하고 있다. 그리고 오른쪽의 글씨, ‘Te igitur’(테 이구투르)는 미사통상문으로 우리나라에서는 ‘Te igitur’(당신께 그러므로), 이 부분을 빼고 다음과 같이 번역해 사용하고 있다. 즉 ‘인자하신 아버지 (당신께 그러므로)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간절히 청하오니….’ 아칸서스, 팔메트, 반 팔메트, 인동문(Honey Suckle), 장미, 모란, 덩굴, 석류, 메달리온, 거북~귀갑문, 그로테스크, 스파이럴(渦), 파문(巴文), 만(卍)자문, 뇌문(文), 칠보(七寶) 등 수없이 많은 잘못된 용어들을 바로잡아 가는 동안 새로운 조형의 세계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연재의 마지막 부분은 아칸서스라고 하는 하나의 틀린 용어를 바로잡아 가면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전혀 새로이 해석할 수 있게 됐다. 그러므로 35회에 걸친 이번 연재는 우리가 ‘비의(秘儀)의 무대’를 지나가다가 장막을 한 손으로 걷어 올리며 힐끗 한 번 안쪽을 엿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세계의 모든 종교는 궁극적으로 밀교(密敎)의 속성을 지닌다. 조형언어란 그런 의미에서 밀교적 언어다. 필자가 말하는 ‘인류’란 ‘동서고금’이다. 부분만 연구해서는 인류를 만날 수 없다. 필자는 동서고금의, 즉 인류 조형예술의 비밀을 풀어 내고 있다. 보이지 않았던, 무엇인지 몰랐던 조형의 본질을 풀어 내고 더 나아가 우리가 전부였다고 생각했던 빙산의 일각의 엄청난 오류를 고쳐 나가고 있다. 인류 문화에 대한 근본적 인식 변화가 시작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기화생론’은 인류 조형예술의 기원을 푸는 열쇠가 돼 미래의 새로운 길을 열어 줄 것이라 확신한다. 용이란 조형의 본질을 파악해 보니 모든 조형이 용 하나에 수렴됨을 알았다. 봉황과 식물 모양 영기문들은 모두 용이나 용성(龍性)으로 귀결한다. 용의 조형은 변화무쌍해 ‘주역’(周易)에 자주 나타난다. 용의 조형에서 추출한 제1, 제2영기싹과 보주 등으로 모든 보이지 않았던 조형들이 완벽히 풀린다. 지금까지 동양과 서양은 전혀 다른 것으로 모든 사람들은 생각해 왔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거대한 빙산의 조형 원리는 동서양이 똑같았다. 세계는 하나라는 것을 증명했다. 동서양의 조형 5000여점을 채색분석해 얻은 성과다. 1㎜의 오차도 없다. ‘세계조형예술, 용으로 읽다’라는 주제로 연재를 시작했을 때부터 가장 염려했던 분은 국제정치학이 전공인 필자의 형 강범석 명예교수다. 매번 가슴 졸이며 연재를 정독하고 이메일로 논평을 해 왔다. 한 해 가까이 과분한 지면을 베푼 서울신문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내내 긴장과 환희, 그리고 형언할 수 없는 두려움의 나날이었다. 필자의 학문적 생애의 작은 매듭을 짓는다. 모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로 천단비 추가 합격 ‘대 이변’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로 천단비 추가 합격 ‘대 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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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로 천단비 추가 합격… ‘감격 소감’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로 천단비 추가 합격… ‘감격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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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로 추가합격 천단비 ‘감격’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로 추가합격 천단비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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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로 천단비 추가 합격 ‘변수’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로 천단비 추가 합격 ‘변수’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로 천단비 추가 합격 ‘변수’ 슈퍼스타K7 TOP10 확정 ’슈퍼스타K7’ TOP10이 확정된 가운데 마지막으로 추가 합격된 천단비가 소감을 전해 화제다. 8일 방송된 Mnet ‘슈퍼스타K7’ 8회에서는 생방송 진출자를 가리는 슈퍼위크 마지막 관문인 라이벌 미션과 심사위원 4인방의 심층 면담이 진행됐다. 이날 미션 결과 김민서, 마틴 스미스, 박수진, 스티비 워너, 이요한, 자밀 킴, 중식이, 지영훈, 케빈 오, 클라라 홍이 최종 생방송 진출자로 선발됐다. 그러나 슈퍼위크 때부터 컨디션 난조를 토로하던 박수진이 결국 합숙 도중 건강상의 이유로 TOP10을 자진 포기하게 되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심사위원들은 다시 한 자리에 모여 심층 심사를 진행했고 무대를 향한 간절함이 돋보였던 천단비가 추가 합격자로 최종 결정됐다. 천단비는 “아직도 꿈만 같다”면서 “첫 생방송에서 탈락해 한 번 밖에 무대에 못 서더라도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차줌마·참바다가 보여줄 풍요로운 만재도의 가을

    차줌마·참바다가 보여줄 풍요로운 만재도의 가을

    ‘차줌마’ 차승원과 ‘참바다’ 유해진이 7개월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9일 밤 9시 40분에 첫 방송되는 tvN ‘삼시세끼-어촌편’ 시즌2를 통해서다. 무대는 시즌1과 마찬가지로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이고 기본 출연자도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으로 같지만 달라진 점도 적지 않다. 시즌1이 혹독한 겨울을 배경으로 삼시세끼를 챙기고자 분투하는 모습을 담았다면 시즌2는 물자가 풍족한 늦여름과 수확의 계절인 가을을 배경으로 한 만큼 한층 다채로운 모습이 그려질 예정이다. 제작진도 전 시즌에 선보인 화려한 요리쇼에 비해 한층 여유롭고 수수한 그림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나영석 PD는 “시즌1에서만 해도 한 끼라도 제대로 먹어야 한다면서 악착같았던 안주인 차승원이 이번에는 ‘바깥양반’ 유해진과 비슷해졌다”고 설명했다. 공동 연출을 맡은 신효정 PD도 “농익은 노부부 같은 차승원과 유해진의 관계가 관전 포인트다. 시즌1은 자연의 영향을 많이 받아 극한 상황을 많이 담았는데 이번에는 좀 더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출연자들이 변덕이 심한 날씨 때문에 애를 먹고 유해진이 1㎏에 20만원을 호가하는 돌돔을 잡고자 분투하는 모습 등 역동적인 장면도 등장할 예정이다. ‘삼시세끼’에 양념으로 등장하는 특별 출연자는 배우 이진욱과 박형식이다. ‘삼시세끼-어촌편’은 본편인 정선편보다 더 높은 시청률(평균 14.2%)을 기록하며 케이블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웹예능 ‘신서유기’마저 성공시킨 흥행 귀재 나 PD가 어촌편2에서도 통할지 관심거리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체르노빌 사고 이후 100명의 고통 다룬 ‘… 목소리’ 참전 女군인의 증언 ‘전쟁은’ 자국서 200만부 팔려

    체르노빌 사고 이후 100명의 고통 다룬 ‘… 목소리’ 참전 女군인의 증언 ‘전쟁은’ 자국서 200만부 팔려

    국내에서 출간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작품은 두 개다. 이 중 먼저 소개된 것은 2011년에 나온 ‘체르노빌의 목소리’(잎새)다. 벨라루스와 러시아에서는 1997년 출간됐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참사 이후 10년에 걸쳐 100여 명의 평범한 사람들, 농부, 사냥꾼, 교사, 간호사 등을 만나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계속되는 피해와 고통의 목소리를 담았다. 단순한 사고의 재구성 혹은 참사와 관련된 기억의 소환이 아니었다. 부제 ‘미래의 연대기’가 말해주듯 참사 이후의 세계에 대한 것이다. 알렉시예비치는 당시 “체르노빌은 그 자체가 시간의 재앙이었다. 땅에 흩어진 방사성 핵종은 5만년, 10만년, 20만년 아니 그보다 더 오래 남아 있을 것이다. 인간 삶의 관점으로 보면 영원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은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가? 여전히 낯설기만 한 그 악몽의 의미를 이해하고 연구할 능력이 우리에게 있는가?”라고 통렬하게 물었다. 이 작품이 국내에 소개된 것은 후쿠시마 원전 참사 직후여서 반향이 더욱 컸다. 최근 출간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문학동네 펴냄)는 1983년 쓰여진 그의 첫 작품이자 대표작이다. 소련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이면에 참전 여성군인들의 고통과 참혹함이 있음을 200여 여성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증언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영웅적 소비에트 여성들을 찬양하는 대신 아픔에 주목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퍼부었고, 책은 2년간 출간되지 못했다. 1985년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집권하고 개혁·개방 흐름이 시작되면서 겨우 빛을 볼 수 있었다. 전쟁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벨라루스와 러시아에서 200만부 이상이 판매됐다. 연극으로 제작돼 무대에 올려졌으며, 영화 시리즈로도 나와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아직 국내에 번역 출간되지 않은 그의 다른 작품들 ‘아연 소녀들’, ‘죽음에 매료되다’ 등도 출간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현재 한창 집필 중인 것으로 전해진 ‘영원한 사냥의 훌륭한 사슴’이라는 작품 역시 국내 독자들에게 곧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세대에 걸친 남자와 여자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2015 프레지던츠컵] “선수들 고민 있으면 남편부터 찾아… PGA서 보낸 16년 결실 인천서 맺네요”

    [2015 프레지던츠컵] “선수들 고민 있으면 남편부터 찾아… PGA서 보낸 16년 결실 인천서 맺네요”

    “남편이 미국프로골프(PGA) 무대에서 보낸 16년이라는 시간의 결실을 맺은 것 같습니다.” 2015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 팀의 애덤 스콧(호주)의 대회 첫 티샷을 10분 앞둔 8일 오전 10시 55분. 구름 관중으로 발 디딜 틈 없는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1번 홀 그린 앞에 최경주(45) 인터내셔널팀 수석부단장의 아내 김현정(44)씨 등 인터내셔널팀 선수단 부인 10여명이 파란색 상의와 흰 하의를 맞춰 입고 깃발을 흔들며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김씨의 시선은 남편과 아들이 있는 그린 안쪽을 향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큰아들 호준(18)군은 아예 학교를 일주일 쉬고 한국으로 날아와 이번 대회 통역 담당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아이가 세 명인데, 모두 한국에 들어와 아빠를 응원하고 있어요. 프레지던츠컵 덕분에 모처럼 가족이 한곳에 모인 셈이죠. 형식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남편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뜻 깊은 대회에 저희 가족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이에요.” PGA 무대의 살아있는 ‘한국인 전설’이 된 최 부단장 뒤에는 항상 김씨의 헌신적인 내조가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김씨는 한국을 처음 찾는 선수 가족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고 한국의 음식과 명소를 소개하는 등 서로 국적과 언어가 다른 인터내셔널팀의 결속력을 다지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 “이런 대회를 하면 선수뿐만 아니라 부인들끼리도 남다른 끈끈함이 생겨요.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남편에게 오늘 어떤 선수가 배가 아팠다더라. 컨디션이 좋지 않다더라 등의 정보를 알려주려고 노력하죠.” 덕분에 최 부단장은 인터내셔널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김씨는 ”선수들이 고민이 있으면 ‘KJ’(최경주)를 가장 먼저 찾는다”며 “미국 팀에 비해 우리 팀이 팀워크에서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는데 오히려 우리 팀은 서로를 배려하는 분위기여서 상대보다 훨씬 더 화기애애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다른 선수 부인들과 달리 현역으로 활동하지 않아 평소 투어 때 볼 기회가 없었던 닉 프라이스 인터내셔널 단장 부인인 수(Sou) 프라이스와도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이 친해졌다고 한다. “함께 삼청동과 광화문, 한옥마을 등을 걸었는데 수가 서울이 이렇게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도시였냐며 감탄을 하더라고요. 대회도 대회지만 골프를 통해 한국을 더 알릴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 뿌듯해요. 이번 대회는 무조건 인터내셔널 팀이 이길 것 같습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로 천단비 추가 합격 ‘이변’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로 천단비 추가 합격 ‘이변’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로 천단비 추가 합격 ‘이변’ 슈퍼스타K7 TOP10 확정 ’슈퍼스타K7’ TOP10이 확정된 가운데 마지막으로 추가 합격된 천단비가 소감을 전해 화제다. 8일 방송된 Mnet ‘슈퍼스타K7’ 8회에서는 생방송 진출자를 가리는 슈퍼위크 마지막 관문인 라이벌 미션과 심사위원 4인방의 심층 면담이 진행됐다. 이날 미션 결과 김민서, 마틴 스미스, 박수진, 스티비 워너, 이요한, 자밀 킴, 중식이, 지영훈, 케빈 오, 클라라 홍이 최종 생방송 진출자로 선발됐다. 그러나 슈퍼위크 때부터 컨디션 난조를 토로하던 박수진이 결국 합숙 도중 건강상의 이유로 TOP10을 자진 포기하게 되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심사위원들은 다시 한 자리에 모여 심층 심사를 진행했고 무대를 향한 간절함이 돋보였던 천단비가 추가 합격자로 최종 결정됐다. 천단비는 “아직도 꿈만 같다”면서 “첫 생방송에서 탈락해 한 번 밖에 무대에 못 서더라도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 ‘변수’ 추가합격 천단비 소감 들어보니?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 ‘변수’ 추가합격 천단비 소감 들어보니?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 ‘변수’ 추가합격 천단비 소감 들어보니? 슈퍼스타K7 TOP10 확정 ’슈퍼스타K7’ TOP10이 확정된 가운데 마지막으로 추가 합격된 천단비가 소감을 전해 화제다. 8일 방송된 Mnet ‘슈퍼스타K7’ 8회에서는 생방송 진출자를 가리는 슈퍼위크 마지막 관문인 라이벌 미션과 심사위원 4인방의 심층 면담이 진행됐다. 이날 미션 결과 김민서, 마틴 스미스, 박수진, 스티비 워너, 이요한, 자밀 킴, 중식이, 지영훈, 케빈 오, 클라라 홍이 최종 생방송 진출자로 선발됐다. 그러나 슈퍼위크 때부터 컨디션 난조를 토로하던 박수진이 결국 합숙 도중 건강상의 이유로 TOP10을 자진 포기하게 되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심사위원들은 다시 한 자리에 모여 심층 심사를 진행했고 무대를 향한 간절함이 돋보였던 천단비가 추가 합격자로 최종 결정됐다. 천단비는 “아직도 꿈만 같다”면서 “첫 생방송에서 탈락해 한 번 밖에 무대에 못 서더라도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추가합격 천단비 “첫 방송 탈락하더라도…”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추가합격 천단비 “첫 방송 탈락하더라도…”

    슈퍼스타K7 TOP10 확정, 박수진 중도포기+추가합격 천단비 “첫 방송 탈락하더라도…” 슈퍼스타K7 TOP10 확정 ’슈퍼스타K7’ TOP10이 확정된 가운데 마지막으로 추가 합격된 천단비가 소감을 전해 화제다. 8일 방송된 Mnet ‘슈퍼스타K7’ 8회에서는 생방송 진출자를 가리는 슈퍼위크 마지막 관문인 라이벌 미션과 심사위원 4인방의 심층 면담이 진행됐다. 이날 미션 결과 김민서, 마틴 스미스, 박수진, 스티비 워너, 이요한, 자밀 킴, 중식이, 지영훈, 케빈 오, 클라라 홍이 최종 생방송 진출자로 선발됐다. 그러나 슈퍼위크 때부터 컨디션 난조를 토로하던 박수진이 결국 합숙 도중 건강상의 이유로 TOP10을 자진 포기하게 되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심사위원들은 다시 한 자리에 모여 심층 심사를 진행했고 무대를 향한 간절함이 돋보였던 천단비가 추가 합격자로 최종 결정됐다. 천단비는 “아직도 꿈만 같다”면서 “첫 생방송에서 탈락해 한 번 밖에 무대에 못 서더라도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외여행 | 슬로바키아 중심에서 만난 몰랐던 유럽③금과 은으로 만든 영광의 도시들

    해외여행 | 슬로바키아 중심에서 만난 몰랐던 유럽③금과 은으로 만든 영광의 도시들

    ●금과 은으로 만든 영광의 도시들 Mining Cities of Slovakia 유서 깊은 채광 도시들 슬로바키아에는 금의 도시, 은의 도시, 동의 도시가 있다. 중부의 험한 화산 암반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크렘니차Kremnica에서는 금이, 반스카 스티아브니차Banská Štiavnica에서는 은이, 반스카 비스트리차Banska Bystrica에서는 동이 채광되었던 것. 물론 수백년 전의 일이니 자원은 고갈되었지만 부의 흔적은 도시 곳곳에 형형하게 살아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금이 아깝지 않았던 신앙심 반스카 스티아브니차Banská Štiavnica 전성기에는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광산도시였다. 채광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켜 1627년에는 세계 최초로 채광작업에 화약을 사용했으며 1763년에는 반스카 아카데미라는 유럽 최초의 광산대학이 설립된 곳. 당시 채광기술이나 규모가 상상 이상이었음을 광물학 박물관Berggericht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광산주들의 집에는 안뜰을 통해 직접 광산으로 연결되는 터널이 있었을 정도. 비탈진 광산지대 위에 호화스러운 도시가 세워진 셈이었다. 광산주들은 그야말로 돈방석을 깔고 자는 기분이 아니었을까? 도시의 부유함을 극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캘버리Calvary, 즉 골고타 언덕의 장관이다. 1744년부터 1751년 사이에 예수회 사제의 제안으로 도시 뒤쪽의 가파른 언덕Scharffenberg 위에 19개의 채플, 2개의 교회와 성모상 등을 세우는 대규모의 프로젝트가 진행됐는데 광산주와 귀족들의 후원으로 자금난을 겪지 않았다. 이 밖에도 바로크양식의 삼위일체상이 서 있는 광장과 화려한 장식이 빠지지 않는 교회, 크고 작은 성 등을 돌아보고 있으면 이 도시가 왜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민족 봉기의 발원지 반스카 비스트리차Banska Bystrica 반스카 스티아브니차에서 불과 30km 거리에 위치한 반스카 비스트리차는 구리로 번성한 도시다. 그래서인지 이 도시에 도착했을 때 여행 내내 따라붙었던 먹구름이 비로소 물러나고 구리빛 햇볕이 충만했었다. 단 하나의 광장을 중심으로 모든 중요한 건물들이 둘러서 있는 도시의 구성은 시민들의 마음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일까. 1944년 8월 슬로바키아 민족봉기SNP, Slovenske Narodne Povstanie가 가장 먼저 일어난 곳이 반스카 비스트리차였다. 처음에 성공적이었던 반란은 독일군에 의해 곧 진압되어 반란군은 산으로 피신해야 했다. 다음해인 1945년 소련군에 의해 해방되었지만 이는 공산정권으로 편입되는 새로운 시작이었다. 광산의 흔적보다는 혁명의 흔적이 더 생생하다. 16세기에 세워진 시계탑에 올라서 봐도 광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을 상상하는 것이 어렵다면 SNP 박물관을 방문하면 된다. 시계탑 뒤편의 바비칸Barbican은 너무 클래식하고 견고해서 다가가기 어렵게 느껴지지만 알고 보면 그저 레스토랑일 뿐이니 성큼 들어가 구경을 해도 좋다. 이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인 성모마리아 승천교회에는 거장 파볼Pavol의 성모자상이 보존되어 있다. ●내가 숨을 쉴 때, 눈을 감을 때 Tatransky Narodny Park 타트란스키 국립공원 뭐 그리 민감한 몸뚱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슬로바키아에서는 ‘공기가 맛있다’는 감탄이 절로 터져 나왔다. 들이마신 숨을 다시 내쉬어야 하는 것이 안타까울 만큼 꼭꼭 눌러 담아 오고 싶었던 공기, 그 깨끗한 자연이 눈을 감으면 다시 떠오르곤 한다. 동유럽의 알프스에서 슬로바키아의 자연에는 두 가지가 없다. 바다와 빙하다. 바꾸어 말하면 이 두 가지를 빼고 모든 것이 다 있다는 것이다. 평지가 적고 산악지형이 대부분인 나라의 풍광은 쉴 새 없이 변화하는 파노라마 영상이다. 총 9개의 국립공원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타트란스키 국립공원이다. 동유럽의 알프스라고 불리는 카르파티아 산맥Carpathian Mountains은 알프스의 동쪽 줄기로 슬로바키아 국토의 3분2를 차지한다. 2,000m 고지로 이어지는 하이 타트라High Tatras(비소케타트리 Vysoke Tatry)와 그보다 낮지만 더 다채로운 자연을 품고 있는 로우 타트라Low Tartas(미츠케 타트리 Nizke Tatry)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액티비티의 무대가 되고 있는 낮은 산군들이 다이내믹하다. 하이 타트라의 총면적은 342km2인데 그중 260km2가 슬로바키아에 속하고 나머지는 폴란드와 체코에 속한다. 가장 높은 봉우리인 게르라호브스키Gerlachovsky가 2,655m이니 높은 산은 아니지만 2,500m가 넘는 봉우리 25개가 이어진 풍경은 슬로바키아인들의 자랑이다. 스키, 트레킹 등 다양한 레포츠의 무대로 이용되고 있으며 타트라 주변으로는 스트릅스케 호수Štrbské Pleso, 스카르나떼 호수Skalnate Pleso 등 맑은 호수들도 있어서 휴양지로도 이름이 높다. 1993년부터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알고 보면 알프스의 둘레길 말라 파트라 국립공원The Mala Fatra National Park 기대치 않았던 무릉도원이었다. 슬로바키아 서부 테르초바Terchova에 위치한 말라 파트라는 희귀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국립공원이다. 깎아지른 협곡 사이를 흐르는 계곡과 바위들, 그 사이를 힘차게 뛰어내려오는 폭포들, 숲과 능선 그리고 무엇보다 맑은 공기까지, 이 멀리까지 와서 산행인가 싶지만 원시림의 깊이가 다르고, 숲의 기운이 다르다. 다양한 트레킹 코스 중에서 우리가 올랐던 것은 야노시코브 디에리Jánošíkove Diery 코스 중에서도 일부분Dolne Diery이었다. 호텔 디에리Hotel Diery를 출발해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초반길은 철 난간과 사다리가 이어지는 모험 코스. 계곡을 벗어나서 길이 편안해지는가 싶었지만 750여 미터 고지에서 그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왕복 3시간 정도의 산행이었지만 아직 정상인 벨키Veľký Rozsutec, 1,610 m까지절반도 오르지 못한 셈이었다. 고백하자면 트레킹이 고되고 길어질까 두려웠던 마음으로 시간에 제한을 둔 것이었는데 후회가 몰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더 걷고 싶다’는 열망이 가득했으니 말이다. Hrnčiarska 197 Varín 013 03 Slovakia +41 507 14 11 www.npmalafatra.sk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백색 연봉들의 숨바꼭질 하이 타트라 국립공원High Tatras National Park 할 수만 있다면 행운을 함께 태우고 싶었다. 며칠째 하늘은 흐렸고, 새하얀 연봉이 장관을 이룬다는 하이 타트라의 모습은 그 턱 밑에 도착한 그날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높이 올라가면 나아지려나, 타르란스카 롬니카Tatranska Lomnica, 850m에서 4인용 첫 번째 케이블카를 탔다. 1,169m에서 다시 15인용 대형 케이블카로 환승하여 한참을 올라가서야 스카르나떼 호수Skalnate Pleso에서 멈춰 섰다. 잔잔한 호수 하나가 거기에 있었다. 날이 맑았다면 우리가 올라갈 롬니츠키 정상Lomnický štit을투영했을 호수의 반영은 그리다 만 그림 같았다. 그러나 이미 너무 멀리 왔다. 가능성이라는 줄을 타고 다시 2,634m 정상까지,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는 지점까지 올라갔다. 정상은 백지 같았다.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안개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 같다. 물기 가득한 차가운 공기는 눈썹 끝에 성에를 끼게 할 정도로 존재감이 컸다. 백색 허공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정상의 데도카페Dedo Cafe에 앉아 와인을 한잔 마셨다. 타트라 전역이 한눈에 들어오고 날이 좋으면 알프스까지 보인다는 이 정상의 파노라마 풍경을 위해 건배. 손쉽게 케이블카를 탔으니 어쩌면 아쉬움도 그 만큼이었는지 모르겠다. 걸어서 올라가는 길은 감히 추천하지 못하겠고, 호수부터 아랫마을까지의 2.5km 내리막길은 멋진 풍경을 가슴에 안고 내려가는 천국의 산책을 보장한다. 케이블카 8:30~17:10, Tatranska Lomnica↔Skalnate Pleso, Skalnate Pleso↔Lomnický štit www.gopass.sk (패스 구입 가능) 종유석의 숲을 가다 데메노브스카 리버티 동굴Demanovska Cave of Liberty 후배 중에 대학에서 ‘동굴부’라는 동아리 활동을 한 이가 있다. ‘동굴부라니!’ 처음에 뭔가 뜨악했던 나의 반응은 여행을 통해 점점 더 크고, 더 넓은 지구상의 동굴들을 견학하면서 바뀌어 왔다. 내가 딛고 선 땅이 결코 견고하지고, 영원하지도 않으며 지상보다 더 다이내믹한 지형들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배우면서 말이다. 그리하여 이제 다시는 동굴을 보고 감탄할 일은 없으리라 믿었는데, 이 생각은 슬로바키아에서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데메노브스카 리버티 동굴Demänovská Cave of Liberty(Demänovská jaskyňa Slobody Cave)은 메데노브스카의 돌리네 계곡에 위치해 있다. 로우 타트라저산지대에 속하는 카르스트 지형이다. 어디서 들어 본 듯한(물론 교과서에서) ‘돌리네’라는 말은 석회암지대의 갈라진 틈으로 탄산칼슘이 녹은 빗물이 스며들어 땅이 움푹 꺼진 지형들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일종의 ‘싱크홀’이다. 그 싱크홀로 스며든 수량이 많을수록 다양한 형태의 종유석이 다량으로 형성되는 것인데, 데메노브스카 지역은 그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추울 것임! 그리고 젖을 수 있음!’이란 두 가지 경고를 품고 들어간 데메노브스카 리버티 동굴은 종유석의 숲을 이루고 있었다. 수천만 년 동안 형성된 웅장한 규모의 석순과 석주, 화려한 석화들과 기이한 곡석들은 마치 빽빽하게 자란 고대로부터의 원시림 같다. 냇물이 졸졸 흐르다가 푸른 물이 고인 호수를 이루기도 하고, 때로는 웅장한 폭포수가 나타나기도 했다. 한 명이 겨우 통과할 만한 좁은 길이있는가 하면 오페라 공연도 할 수 있는 만큼 큰 높이 41m, 폭 35m, 길이 75m의 돔Grat Dome도 있다. 빛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하얗고, 노랗고, 붉고, 검고, 누런 침전물들이 황홀한 색의 조화를 만들어 내고 있으니 어쩌란 것인지, 동굴은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1921년 발견된 데메노브스카 리버티 동굴은 총6,450km 중 1,600m를 1924년부터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데메노브스카강에서 물이 유입되어 동굴이 계속 확장 중이라는 사실이다. 슬로바키아 전역에는 6,200여 개의 동굴이 존재하는데 그중에서 카르스트 동굴은 44개이고 그중 일부는 유네스코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현재 일반에게 공개되는 동굴은 12개다. 미지의 땅속 세계가 아직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해수면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얼음이 가득하다는 도브시나Dobšiná 동굴도 궁금하니, 이참에 슬로바키아에도 ‘동굴부’가 있는지 검색해 봐야겠다. Demanovska Dolina, 032 51 Demanovska Dolina, Slovakia 9:00~16:00 60분 투어 성인 8유로, 100분 투어 성인 15유로 +421 44 559 16 73 ▶travel info Slovakia airport 슬로바키아 공항이 있기는 하지만 국제공항으로의 기능은 미미하다.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비엔나까지의 거리가 70km, 1시간 정도라서 대부분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어 비엔나 국제공항을 이용한다. 대한항공이 비엔나 직항편을 운행 중이다. Transportation 국영철도가 운영 중이지만 고속철이 아니다.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제2의 도시 코시체까지 400km를 이동하는데 5시간 정도 걸리는 완행이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주유비는 리터당 1.5유로. 수도 브라티슬라바의 대중교통으로는 버스, 트램, 트롤리버스 등이 있다. Language 작은 도시로 가면 영어가 잘 통하지 않으므로 간단한 슬로바키아어를 알아두면 유용하다. ‘아호이’는 Hi, ‘도브레라노’는 Good Morning, ‘자퀴엠’은 Thank you!라는 뜻이다. spa 라이애츠케 테플리체Aphrodite Lajecke Teplice 온천욕을 즐긴 아프로디테 리조트는 호텔과 공공스파로 이뤄진 대형 온천장. 500m 거리에 있는 원천에서는 17세기부터 알칼리성 온천수가 나오고 있는데, 온도가 미지근하지만 류마티스 등에는 효과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아프로디테 리조트는 이름답게 욕탕들을 로마풍으로 꾸몄고, 밤이 되면 은은한 조명으로 더욱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터키탕 콘셉트의 열탕도 준비해 놓았다. 7:00~22:00 www.spa.sk 포푸라드 아쿠아시티Poprad Aqua City 하이타트라의 아랫마을인 포푸라드에 깜짝 놀랄만한 규모와 시설을 갖추고 오픈한 물놀이시설. 총 13개의 다양한 실내 풀장과 50m 규격 수영장, 야외 온천욕장, 사우나와 워터 슬라이드까지 갖추고 있어서 하루 종일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이다. 전체적으로는 컨퍼런스센터와 2개의 호텔까지 갖춘 복합리조트 단지다. Sportova 1397/1 058 01 Poprad, Slovakia 종일권 성인 22유로, 청소년 19유로, 3시간 이용권 성인 19유로, 청소년 16유로, 가족 종일권(15세 이하 자녀 포함) 3인 가족 47유로, 4인 가족 52유로. 10:00~21:00 +421 52 7851 111 www.aquacityresort.com wine 샤또 토폴치안키Château Topoľčianky 역사는 1723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적 설비를 갖춘 것은 1993년이다. 체코슬로바키아 초대 대통령이 토폴치안키 성을 여름 별장으로 삼고 방문하면서 지역의 인기가 치솟게 되었다고. 현재 시간당 400병의 와인을 담을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슬로바키아 최대 규모의 와인 공장이다. 600만 헥타르의 농장에서 30여 종의 포도 품종을 재배 중인데 아이스와인용 품종은 이동 중에 녹지 않도록 와이너리 건물과 가장 가까운 땅에 심어서 재배한다. 이곳 외에도 헝가리와의 국경 지대인 토카이Tokai가 가장 유명하다. Cintorínska 886/31, 951 93 Topoľčianky, Slovakia 7:30~15:30 +421 37 630 11 31 www.chateautopolcianky.sk Hotel 흐비에즈도슬라브 호텔Hotel Hviezdoslav 흐비에즈도슬라브는 슬로바키아 시인의 이름이다. 그리고 호텔은 그의 집을 포함해 이웃한 4채의 집을 연결해서 부티크 호텔로 개조한 것이다. 별채들을 연결하다 보니 미로 같은 구조가 되었지만 레스토랑부터 스파까지 4성급 ‘부티크’라는 이름값을 해낸다. 이 호텔의 압권은 지하의 볼링장. 밤 문화가 없는 슬로바키아 작은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다.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 Hlavné námestie 95/49 060 01 Kežmarok, Slovakia +421 52 788 7575 www.hotelhviezdoslav.sk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슬로비카아관광청 www.sacr.sk 슬로바키아관광청 한국사무소 02 2265 2247 슬로바키아대사관 페이스북 www.facebook.com/Slovak.Embassy.Seoul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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