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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속 10m강풍… 체감온도 영하권

    22일 전국적으로 초속 10∼20m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중부지방은 체감온도가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추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차가운 대륙고기압의 확장으로 내륙 산간지방에는 얼음이 얼고 전국적으로 전선이 흔들리며 우산을 받기 힘들 정도의 강한 바람이 불겠다.”고 예보했다. 22일 아침기온은 대관령이 영하 1도까지 떨어지겠으며 충주 영상 2도,철원 3도,서울 5도,강릉·전주 7도,대구 8도를 기록하는 등 평년보다 2∼3도 낮겠다. 기상청은 “기압골의 영향으로 24∼26일 전국적으로 비가,영동 산간지방에서는 26일쯤 첫눈이 예상된다.”면서 “27일 서울 아침기온이 4도까지 떨어지는 등 26일부터 다시 추워져 주말까지 추위가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 윤창수기자 geo@
  • 오늘부터 춥다,강원산간 첫눈 올듯

    지난 18일부터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내린 비가 21일 밤부터 갠 뒤 강풍이 불고 기온이 뚝 떨어지겠다. 기상청은 “찬 대륙고기압이 우리나라로 확장하면서 서해상부터 바람이 강해지고 23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6도까지 떨어지는 등 쌀쌀해지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21일 새벽 강원 산간지역에서는 비와 함께 첫눈이 내리고 얼음이 어는 곳이 있겠다.”면서 “24일을 전후해 다시 전국적으로 비가 오고 추위도 이어지겠다.”고 전망했다. 윤창수기자 geo@
  • 영화/ 가문의 영광 - 가방끈 긴 남자, 조폭 사위 되다

    소재는 ‘조폭’,주제는 ‘가족애’인 액션 코미디? 폭력으로 가족을 말하고 거기다 웃음까지? 아무래도 자연스러운 조합이 어려울 것 같은 설정이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정흥순 감독의 ‘가문의 영광’(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은 바로 그 대목에서 점수를 챙기고 들어가는 영화다.정 반대편에 대립할 듯한 두 단어를 얼렁뚱땅 손잡게 한,이를테면 ‘휴먼 조폭 코미디’다. 폭력이 동력이 되는 조폭영화를 기대했다간 첫 장면부터 헷갈린다.첫눈에도 다르게 생긴 발바닥 둘을 클로즈업한 영화는 얼핏 멜로드라마 냄새를 피운다.서울대 법대를 수석졸업한 벤처기업의 젊은 CEO인 박대서(정준호)는 곁에 나란히 누운 낯선 여자를 보고는 화들짝 놀란다.여자 장진경(김정은)도 마찬가지.간밤에 동침한 듯한 두 사람은 초면임에 틀림이 없다. 영문이야 어찌됐건 툴툴 털고 헤어지면 해결될 일이 여자의 특이한 ‘가족성분’ 때문에 엇박자를 탄다.진경은 호남에서 제일가는 조폭 집안의 고명딸.‘쓰리 제이’란 별칭의 조직 대부인 아버지(박근형)와 세 오빠들이 계략을 꾸몄다.‘엘리트 집안 만들기’를 모토로,어떻게든 가방 끈 긴 사위를 들여 가문의 영광을 보겠다고 작정한 것. 사전정보 없이 영화를 본다면 뜻밖에 시선이 쏠릴 얼굴은 유동근이다.그의 역할은 쓰리제이의 맏아들 인태.안방극장에서 품위 있는 중년이나 카리스마 넘치는 왕으로 이미지를 굳혀온 그의 변신은 상상치를 훨씬 뛰어넘는다.흰구두,빨간 와이셔츠,‘빤짝이’양복 차림에 질펀한 호남사투리를 구사하는 연기는 영화의 최대 감상 포인트.박근형의 웃기는 ‘일탈 연기’도 남녀 주인공들의 입지를 좁혀놨을 정도다. 두 사람의 배꼽잡는 세트플레이 한 장면.“그러문 작업 시작허겄슴니다,아부지∼” 박대서를 매제로 만들고 말겠다는 각오로 돌아서는 유동근.그의 걸쭉한 사투리에 웃음이 터질락 말락한 순간,꽁지머리를 묶은 박근형이 카운터블로를 날린다.“야야,왔으문 이거 한판 혀야제.” 바둑판을 들여다보며 ‘알까기’에 여념없는 박근형의 코미디에 폭소가 안 터지고는 못 배긴다. 사귀던 여자가 있는 대서를 진경의 남편감으로 만들기 위해쓰리제이의 세아들이 엎치락뒤치락 공갈협박하는 과정이 이야기의 얼개다.기대 이상으로 조연들의 선전이 돋보이는 영화는, 그러나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렇다 할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다.주연들이 오히려 조연들의 빛에 가려 허우적대는 것도 감상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끝내 사랑을 이룬 대서와 진경이 결혼식을 올리는 결말 부분에서는 허탈한 냉소가 터지고 만다.쓰리제이의 숙적이 각목부대를 이끌고 결혼식장에 나타나 갑자기 비장한 액션을 펼치는 대목은 엉뚱하고 느닷없다.한번쯤 영화 스케일을 자랑하고 넘어가야겠다는 강박에 의미없이 폭력을 끌어들였다는 옹색한 느낌이다. 정흥순 감독은 97년 ‘현상수배’로 데뷔했다. 황수정기자 sjh@
  • 13일 개봉 연애소설 여주인공 - 이은주·손예진

    13일 개봉 연애소설 여주인공 - 이은주·손예진

    여배우에게 멜로영화는 언제든 걸치면 기분 좋아지는 날개옷과도 같은 거다.20대 초반의 ‘이쁜’ 여배우에게 풋풋하고 싱그러운 청춘멜로라면 더더구나…. 영화 ‘연애소설’(제작 팝콘필름·13일 개봉)의 첫 기자시사를 앞둔 날 여주인공 이은주(22)와 손예진(20)은 똑같이 밤잠을 설쳤다. 젊음이라는 밑천을 빼고 보탤 것 없이 ‘생’으로 보여주는 연기.이은주의 말마따나 “기대감과 알 수 없는 불안이 뒤범벅돼 묘한 흥분을 일으키는 것”이 멜로연기라서 일까.시사회장을 나온 지 몇시간이 지났는데도 둘의 볼이 발갛게 달아올라 있다. “우리도 오늘 처음 영화를 봤어요.떨리는 마음으로 봤는데 정말 행복해지네요.내가 찍은 사랑이야기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눈물을 다 찍어냈다니까요.”이은주가 넉넉하게 운을 뗀다. 질세라 손예진이 말을 거든다.“주인공을 처음 맡아봤으니 제겐 데뷔작이나 마찬가지예요.덜익은 연기로 영화를 망치면 어쩌나 걱정 많이 했는데…한시름 놨네요.” 방송카메라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한적한 카페에서 둘은 어깻죽지가 빠지도록 한바탕 긴 기지개부터 켠다.“지금 카메라 없죠? 긴장 좀 풀고 앉을게요.”(이은주) 내숭이 발칙(?)했다 싶게 금방 자세들이 흐트러지더니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는 빠르게 탄력을 붙여간다. ‘연애소설’은 이뤄지지 못해 더 애틋해지는 젊은날의 사랑이야기다.둘의 극중 역할은 세상에 다시 없는 단짝.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치병으로 서로를 분신처럼 의지하며 살다,한 남자(차태현 분)와 우정과 사랑을 나눈다. 시나리오의 어디가 맘에 들었냐고 물어봤다.“목젖이 보이도록 화사하게 웃어보고 싶었어요.나이보다 성숙하다는 말을 주위에서 듣는 건 지금까지의 고정된 역할이미지 때문이었거든요.이젠 소원 풀었어요.영화 찍으면서 이렇게 크게 웃어본 적도,맘껏 애드립을 해본 적도 없었으니까.”(이은주) “언니만큼 폼나게 할 말은 없지만….솔직히,원없이 예쁘게 보일 수 있는 청춘멜로를 세상 어느 여배우가 마다하겠어요?”(손예진) 이은주에게는 네번째 영화다.‘송어’ ‘오!수정’ ‘번지점프를 하다’를 거치며 쌓아온 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보는 게 목표다.극중 의상을 히피스타일로 고집한 것도 그래서였다.손예진은 ‘취화선’에서 쪽진 머리로 장승업의 여인으로 나왔던 게 영화이력의 전부.그런 그에겐 지금 모든 게 즐거운 ‘실험’이고 ‘탐색’이다. 여배우 둘을 한자리에서 인터뷰하는 건 기자에게도 갑절이나 재미나는 일이다.똑같은 질문에도 되돌아오는 답변의 색깔은 번번이 다르다.손뼉치며 맞장구를 치다가도 슬쩍슬쩍 서로를 곁눈질로 견제하기도 하는 품새들이 천상 배우다. 영화가에서 나이가 믿기지 않게 여유있기로 소문난 이은주가 제 자랑을 꺼낸다.그런데 밉지 않다.“차태현씨와의 키스신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음악을 제가 연주했어요.음대진학이 원래 꿈이라 피아노 실력은 꽤 괜찮거든요.” 손예진에게도 언니다운 덕담을 빼놓을 리 없다.“예진이 노래실력은 또 어떻고요.들국화의 ‘내가 찾는 아이’를 직접 불렀는데 다들 놀랐다니까요.” 끝으로 팬들을 향한 한마디를 부탁했다.“첫눈에 반한 사랑이 극중 모티브가 된 것처럼 첫눈에 반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네요.” 완벽한 의견일치다. 다음 순간,그러나 또 갈 길이 다르다. “지금 양수리로 가요.공포영화(하얀방) 촬영이 좀 남았거든요.영화 다 찍고나면 도망갈 거예요.엄마랑 같이 강원도 산골에라도.”(이은주) “연말 방영될 SBS 사극 ‘대망’을 찍고 있어요.남장여인인데요,번쩍번쩍 다리 들어올리는 무술까지 한다니까요.”(손예진) 황수정기자 sjh@ ■’연애소설’은 어떤 영화 누구에게나 스무살 시절은 있다.이한 감독의 데뷔작 ‘연애소설’은 스무살 언저리에 있음직한 아슴푸레한 기억을 스크린으로 끄집어낸 청춘멜로물이다.제목이 일러주듯 그 기억이란,풋풋해서 한점 사심없는 젊은날의 사랑이다. 선배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지환(차태현)은 손님으로 찾아온 수인(손예진)에게 첫눈에 반한다.수인의 단짝 친구 경희(이은주)가 지켜보는 앞에서 용기백배해 수인에게 마음을 고백하지만 화답이 없다.이 즈음에서 밀고 당기는 삼각관계 드라마를 예상하겠지만,영화는 그런 익숙한 갈등고리를 엮지 않는다. 지환은 불쑥 꺼낸 사랑고백이 먹히지 않자 친구가 되자고 제안한다.선머슴같은 말투에 웃음이 많은 경희,다소곳한 미소가 편안한 수인,서글서글한 성격에 유머감각 만점의 지환.이제 셋은 그냥 친구다. ‘엽기적인 그녀’의 차태현에 편견을 갖는다면 지금부터는 코믹멜로여야 한다.그러나 작은 에피소드들을 지루하게 풀어놓던 영화는 한참 뒤에야 경희와 지환의 우정이 사랑으로 커가는 과정에 무게중심을 슬며시 옮겨 놓는다. 별 생각없이 떠났던 여행길에서 잠든 경희에게 입맞춤하고 싶어지는 지환,지환이 했던 말을 저도 몰래 자꾸만 되뇌는 경희,둘의 감정변화를 조금씩 읽어내는 수인.맥락없이 순진하게 사랑과 우정 사이를 오가던 영화는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분위기를 일신한다.흔하디 흔한 멜로가 될 뻔했으나,아슬아슬하게 오해로 어긋나는 사랑에 어느새 코끝이 찡해진다. 영화는 지환의 5년 전 기억을 통해 재구성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신세대대표 배우들을 내세웠을 뿐,작법은 다분히 고전적이다.불치병과 죽음이란 설정에 기대어 연민을 자극하는 것도 썩 개운치는 않다.관객의 나이에 따라 감상의 편차가 있겠다.20대의 여린 감수성에 정조준한 탓에 중년관객에게는 풋내가 날 듯도 싶다. 황수정기자
  • [2002 길섶에서] 가을연가

    계절은 참 정직하다.태풍 루사가 온 나라를 휩쓸고 지나가 수재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지만,아침 저녁으로 옷깃을 스치는 바람이 차갑다.처서가 지난 지 벌써 열흘,가을이 멀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다.올 여름은 유난히 비오는 날이 많았다. 고온다습했던 날씨 탓인지 태풍이 물러난 자리에 고추잠자리가 많다.심지어 아파트 주차장의 승용차 보닛 위에서도 날아다닌다.태풍 피해로 어물,과일류 등 추석 성수품 값이 뛰고 있어 서민들의 마음은 이래저래 무겁다. 해마다 마당에 고추잠자리가 맴돌 쯤이면 고향의 여자아이들은 밤새 손톱에 봉숭아 물 들이는 일로 부산했다. 첫눈 내릴 때까지 봉숭아 붉은 물이 손톱에 남아 있으면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고도 하고,또 첫사랑과 맺어질 거라고도 했다. 언제부턴가 가을은 추억으로 젖게 한다.사색과 상념의 시간들로 채워진다.그래서 시인들은 가을의 기도와 사색을,그리고 사랑을 노래했는지 모르겠다.연가의 계절 가을이 또 오고 있다. 양승현 논설위원
  • 류승범, KBS 미니시리즈서 이미숙 연인역

    류승범이 이미숙의 애인이라고? 개성파 배우 류승범과 중견배우 이미숙이 연인으로 나서는 무대는 오는 10월 말부터 방송 예정인 KBS2 20부작 미니시리즈 ‘고독’이다. 40대 여성과 20대 청년의 아슬아슬한 사랑을 그릴 이 드라마에서 류승범은 기업이미지 컨설팅회사에서 일하는 청년 ‘민영우’ 역을 맡는다.딸과 함께 고독한 인생을 살고 있는 40대 직장상사 ‘조경민’(이미숙)에 첫눈에 반해 주위 반대를 무릅쓰고 위험한 사랑을 시작하는 인물이다. 드라마 ‘거짓말’‘푸른 안개’ 등에서 뛰어난 영상미와 남다른 감성을 선보인 표민수 PD와 ‘화려한 시절’의 노희경 작가가 호흡을 맞춘다.평소 류승범의 연기를 눈여겨 보아온 표PD가 적극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 영화배우 박신양 결혼발표

    영화배우 박신양(34)씨가 28일 오전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10월13일 결혼식을 올린다고 발표했다. 결혼 상대는 동국대 법학과 1학년 휴학중인 백혜진(22)씨로 결혼식 장소는 아직 미정이다. 박씨는 “지난 4월 휴가중 부산의 한 호텔 헬스클럽에서 우연히 만나 첫눈에 반한 뒤 데이트 신청을 했고 ‘이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어 편지로 프로포즈를 했다.”고 말했다. 연합
  • 웃다보면 가슴 ‘찡’, 30일 개봉 가족코미디 2題

    왁자한 웃음과 코끝 찡한 감동이 보기좋게 손잡은 코미디 영화 2편이 오는 30일 간판을 건다.국내에도 두꺼운 팬층을 확보한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기쿠지로 의 여름’과,올해 부천영화제 개막작으로 주목받았던 영국 감독 거린더 차다의 ‘ 슈팅 라이크 베컴’.극장을 걸어나올 때쯤 가슴에 ‘콩닥콩닥’ 즐거운 박동소 리를 내줄, 보기 드물게 규모있는 가족용 코미디다. ■기쿠지로의 여름 스크린이 열리자마자 덮어놓고 행복이 예감되는 영화가 있다.‘하나비’‘소나티네’ 등을 만든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직접 주연까지 한 ‘기쿠지로의 여름’이 그렇다.‘얼마나 재밌나 두고 보자.’며 팔짱을 끼고 앉은 관객에게 순식간에 더운 체온을 나눠주는 휴먼코미디다. 초여름 햇살이 느른한 화면 속으로 불쑥 등장한 중년 남자는 첫눈에도 게을러 보인다.카페를 운영하는 부인에게 얹혀 사는 기쿠지로(기타노 다케시).맨발에 질질 슬리퍼를 끌고 다니며 코묻은 아이들 돈이나 뺏는,한심한 동네 아저씨다. 9살짜리 동네 꼬마 마사오(유스케 세키구치)가그를 만난 건 행운일까.아빠는 돌아가시고 할머니랑 단둘이 사는 사내아이는 이번 여름방학엔 꼭 엄마를 찾아나서고 싶다.그러나 아무것도 없다.할머니의 서랍에서 우연히 찾은 엄마의 주소 쪽지 한장뿐. 맨먼저 눈에 띄는 영화의 감상포인트는 기타노 감독의 천진한 코믹연기다.‘하나비’‘키즈 리턴’‘소나티네’ 등 전작들에서 무표정하고 비정한 액션을 연출했던 그를 기억한다면 느닷없는 연기변신에 곱절은 즐거워질 거다. 기쿠지로의 아내는 딴짓만 하는 남편이 보기 답답해 그에게 마사오의 여행길에 동무나 해주라고 등을 떼민다.52세의 세상물정 모르는 아저씨와,툭하면 바닥으로 고개를 떨구는 숫기없는 꼬마는 그렇게 만나 길을 떠난다. 이제부터 영화는 로드무비다.두 사람이 뜻하지 않게 맞닥뜨리는 길위의 에피소드들이 배꼽을 쥐게 했다가 금세 짠하게 눈가를 적시게도 한다.아이를 데리고 도쿄의 주택가를 벗어난 기쿠지로는 한동안은 변함없이 ‘문제어른’이다.아이의 주머니까지 털어 경륜도박을 하거나,선글라스를 폼나게 끼고 호텔 연못에낚싯대를 드리우는 심술은 그대로 ‘놀부’이미지다. 직접 각본까지 쓴 영화에서 감독은 코미디 배우·작가로서의 끼를 남김없이 보여준다.차를 세우려고 기쿠지로가 장님으로 둔갑한 대목에서는 3초에 한번꼴로 폭소가 터진다.영화의 중반을 넘어 엄마를 못 찾고 의기소침한 마사오를 위해 기쿠지로는 온갖 놀이를 개발한다.‘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누드 버전,풀밭 속의 UFO 놀이,가짜 수박서리….저런 아이디어들이 다 어디서 났을까 싶다.덕분에,영화는 온통 폭소 지뢰밭이 되고 말았다. 감독은 긴장과 갈등구도를 쏙 빼고도 2시간짜리 코미디가 조금도 지루하지 않을 수 있음을 자랑한다.특기사항 하나 더.뚱땡이 아저씨,문어 아저씨 등 길에서 만난 인물군상이 하나같이 순진하고 선하다.기쿠지로의 억지에 단 한번도 완력으로 맞서지 않는 그들이 영화를 더 ‘착하게’ 만들었다. 명랑한 피아노 선율이 행복한 영화를 더 행복하게 한다.‘원령공주’등으로 유명한 히사이시 조가 작곡했다. 황수정기자 sjh@ ■슈팅 라이크 베컴 지난 월드컵때 거리 인파의 3분의2는 여성이었다.하지만 ‘축구를 보는 여성’은 익숙하지만 ‘축구를 하는 여성’은 여전히 낯선 것이 현실. ‘슈팅 라이크 베컴’(Bend It Like Beckham)은 ‘여자가 무슨 축구…’라는 편견에 시원스레 슛을 날리는 영화다.월드컵이 끝나고 뭔가 허전함을 느끼는 여성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이다. 하지만 ‘여성에 의한,여성을 위한’영화라고만 생각한다면 오산.당돌한 두 10대 소녀의 삶 속에서 인종,가족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끄집어 낸다.특히 누구나 겪음직한 성장기의 갈등과 극복을 유쾌한 시선으로 포착,‘가볍게’웃으면서도 ‘진지하게’ 삶을 성찰하게 하는 힘을 갖고 있다. 베컴 같은 축구스타를 꿈꾸는 인도계 영국 소녀 제스.부모의 반대로 공원에서 몰래 공을 찰 뿐이다.딸이 축구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펄쩍 뛸 판인데,인도계 부모이니 오죽하랴.그러던 어느날 여자축구단 소속 줄스가 팀에서 함께 뛸 것을 제안한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무모하게만 보이는 제스의 꿈은 하나하나 계단을 밟는다.하지만 부모에게 들키면서 언니가 파혼당하고,설상가상으로 백인 코치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영화는 제스가 난관을 뚫고 꿈을 이루는 과정을 담고 있다.이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한 편으로 가슴 아프고 한 편으로는 뿌듯하다.부모가 반대하는 꿈을 이루려 부모 가슴에 못을 박거나 혹은 꿈을 접거나.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그런 고통스러운 터널을 통과해 어른이 됐기 때문이다. 베스는 규범을 무조건 깨뜨리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원제처럼 ‘구부리며’꿈을 쟁취한다.여자라는 이유로 축구를 못하고,인도계라는 이유로 백인을 사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지만,‘부모 이기는 자식 없다.’는 말대로 스스로의 열정으로 부모를 변화시킨다. 여기까지는 노동자 계급의 남자아이가 발레를 하는 영화 ‘빌리 엘리엇’과 비슷하다.하지만 이 영화는 편견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도 함께 꼬집으며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만든다.줄스와 제스가 사귄다고 착각한 줄스의 엄마는 오해가 풀리자 “난 레즈비언에 대한 편견 없어.”라며 갑자기 태도를 바꾼다. 이 영화의 또다른 장점은 ‘정말' 웃긴다는 점.왁자지껄한 인도계 가족과 풍성한 에피소드는 건강한 폭소를 선사한다.‘벨벳 골드마인’의 ‘예쁜’ 로커 조너선 리스 마이어스가 코치로 열연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부모가 이해해 주지 못한다면,부모와 함께 보기를 적극 권한다.올해 부천영화제 개막작.인도계 영국 감독 거린더 차다가 연출을 맡았다.앗,그런데 베컴은 영화에 나올까. 김소연기자 purple@
  • 8.15 민족통일대회/ 최성룡 北미술가동맹 부위원장

    “작가들이 자신의 특성을 살린 개성있는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동맹에서 창작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8·15민족통일대회 북측 대표로 서울에 온 최성룡(사진·60·인민예술가) 조선미술가동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북한의 화가들도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고정된 틀을 벗고 개성을 살린 작품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사회주의 리얼리즘이란 사회 현실을 인민의 미적 감각에 맞춰 극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양식을 말한다.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공동 통일미술전시회’에 그가 출품한 조선화 ‘첫눈’에서도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된다.흰 눈이 소복이 쌓인 나뭇가지 위로 통통하게 살이 오른 참새들이 두세마리씩 어울려 추위를 녹이는 모습은 서정적이고 전통적인 수묵화를 보는 듯했다.몇몇 유화작품도 강력한 붓터치가 느껴지고,실경 풍경화에서는 의도적인 생략도 나타나고 있다. 최 부위원장은 전시회에 출품한 화가로 서울 방문이 허락된 인민예술가급 화가.북측에서는 인민예술가들의 작품과,국보급 작품 20여점을 포함한 107점을 출품했지만 작가들의 방한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최 부위원장은 “이번 대회가 북한의 다양한 예술형태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조선화 유화 출판화 공예 보석화 금리화 수예화 등 모든 종류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월북작가인 김용준의 조선화 ‘춤’이 너무 큰 탓에 비행기로 가져오지 못해 아쉽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림에 대한 호칭이 매우 낯설어 되물었더니 조선화는 한국화를 말하고 출판화는 판화,보석화는 돌가루에서 색을 낸 석채(石彩)화,금리화는 금가루로 그린 그림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전시작품 107점의 주제는 5가지.조선통일,명승지 절경,민속,국보급 작품,도자기 등이다. “북한 사람이라고 감정이 없겠습니까.비극적인 사건도 있고 부모가 돌아가시면 슬픔을 표현하죠.개인적인 갈등이나 고통,고뇌를 표현할 수 없거나,표현해서는 안된다는 기준은 절대 없습니다.” 그는 함께 전시하고 있는 남측 화가 곽석손 강요배 박승규 등 작가의 작품들이 “모두 개성이 강하고 표현양식이 다양해훌륭하게 느껴졌고 작품에 반했다.”며 수줍게 말했다. 이번 전시는 북한에서 공인한 최고의 작품들이 전시됐지만 보안관계로 일반인들은 거의 관람할 수 없었다.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은 이번 전시작품의 일부를 다시 전시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최 부위원장도 “남측에서 작품을 떨구고 가달라고 하는데,그렇게 해보려고 한다.”며 대회 후 재전시의 가능성을 비쳤다. 문소영기자 symun@
  • 택지개발지구 환경오염/ 시흥시 정왕동 르포

    경기 시흥시 정왕동 봉화산 일대 69만 8000평에 대규모 임대아파트를 지어 미니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표류하고 있다.지난 5월 말 환경부의 사전 환경성 검토 결과 대기오염이 심해 택지로는 부적합하고 개발하더라도 오염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지역 주민들은 방치되고 있는 땅이 오히려 환경을 오염시킨다며 택지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환경부는 개발반대론을 굽히지 않고 있다.환경부의 입장은 녹지대로 보존하자는 것보다는 주변이 공장지대이기 때문에 공기가 나빠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쪽에 가깝다.물론 주민들의 개발 주장은 재산권 행사를 위해서다.현장을 찾아가 오염 상태를 살펴보았다. ■시흥시 정왕동 르포/ 폐차·타이어·가구 ‘쓰레기 몸살' 4일 오전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 전철역을 지나 오른쪽으로 취재차량을 몰아 1㎞쯤 들어가자 봉화산 토취장이 모습을 드러냈다.한국수자원공사가 십수년간 이곳에서 흙을 캐내 쓰고 복원을 했다고 하는데 한눈에 제대로 뒤처리를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이웃에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고 전철도 다니고 있는데 이곳만 황량한 땅으로 버려져 있는 게 첫눈에 거슬렸다. 말이 산이지 거대한 흙더미나 다름없었다.산으로 연결돼 있는 평지는 장맛비로 곳곳에 웅덩이가 패어 시뻘건 황토물이 고여 있었다. 한때는 꽤 높은 산이었다고는 하지만 흙을 퍼내는 바람에 30∼40m 남짓한 높이로 낮아진 산봉우리에 오르자 자갈밭 벌판에 자동차경주를 벌인 듯 바퀴자국이 깊게 나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주민들은 주말이면 이곳에서 행글라이더와 자동차 경주대회가 열려 사람들이 북적인다고 했다.황토 먼지가 얼마나 날릴지 상상이 됐다.안전장치 하나 마련돼 있지 않은 곳에서 자동차 경주가 열린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옆에 있는 또다른 산으로 가보았다.꾸불꾸불하게 난 길을 덜컹거리며 달린지 10여분.숲속 곳곳에 마구 내다버린 쓰레기와 드럼통,녹슨 농기구들이 보였다.산모퉁이를 돌아서자 몰래 갖다버린 듯 수명이 다한 폐차도 세워져 있었다.쓰레기 분리수거장으로 사용되는 한 곳에는 차량으로 실어다 놓은 폐가구들이 비에 젖은 채 널브러져 있었다. 산 밑을 일구어 만든 밭과 논 가운데는 컨테이너로 지은 가건물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한 허름한 가건물에 들어가보니 온갖 쓰레기가 방치돼 있었다.어떤 집에는 사람이 살고 있는 듯 가재도구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철조망이 둘러쳐진 토취장(土取場)은 잡풀들만 무성했다.붉은 황토가 군데군데 파헤쳐져 있었다.마치 군인들이 훈련하는 각개전투장을 연상케 했다. 우거진 숲이나 초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도저히 녹지대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곳이었다.환경보전이라는 명목으로 개발을 중단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주장이 이해될 듯도 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만난 한 노인은 “누구 땅인지도 모르지만 푸성귀라도 심어먹는 재미로 돌밭을 일구어 3년째 농사를 짓고 있다.”고 했다.정왕동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있다는 이 노인 말로는 봉화를 올렸다고 해서 봉화산이라고 이름붙여졌다는데,까뭉개지고 뻘건 속살을 드러낸 이곳 어디에도 봉화를 올렸음직한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비포장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쳐진 철조망에는 땅 매매를 알선한다는 부동산 광고판들도 즐비했다.개발과 함께 토지가 수용되면 많은 보상을 받기 위해 급히 심어놓은 듯한 과실수들도 보였다. 개발예정지를 뒤로 하고 시흥시 정왕역 앞으로 나왔다.역 앞 역시 도로건설과 곳곳에 건물을 새로 짓느라 어수선했다.역 앞에 들어선 ‘역전프라자’건물 바로 앞에서는 최근 마사회의 장외마권발매소(TV경마중계소)가 들어선 것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확성기 소리가 요란스러웠다.부동산업소들도 즐비하게 있었다.한 부동산업자는 정왕동에만 300곳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정왕동은 신흥도시로서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어느 도시에서든 흔히 볼 수 있는 도시화의 몸살을 앓고 있는 듯했다.정왕동에는 60개 아파트단지가 있고,13만여명이 살고 있다.정왕전철역·오이도전철역이 있으며,인근에 월곶해양관광단지·오이도선착장이 있다. 또 정왕동과 대부도를 연결하는 3㎞의 제방이 있어 주말이면 많은 행락객들이 이곳을 찾는다.특히 시화산업단지 2단계 추가 확장사업 등을 고려할 때 대규모 인구 유입이 지속될 것이라고 주민들은 말했다. 시흥시와 주민들은 시의 특성상 산업단지와 인접해 있고 중소기업 배후도시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구가 계속 유입되고 있는 추세라며 주택 추가건설은 필수적이라고 했다.이런 상황에서 토취장을 방치하고 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정왕동 바르게살기위원회 이재방 대표는 “대기오염 문제가 나올 때마다 으레 이곳 단지를 들먹이는데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은 항상 먼지 속에서 살고 있는 특수인간”이냐고 되묻고 “오염배출업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생각은 않고 애꿎은 주민들 민원만 앞세워 지역개발을 미루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8월부터는 새마을지도자협회 자원봉사회 등 직능단체들과 힘을 합쳐 정왕동 토취장 택지개발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시흥 유진상기자 jsr@ ■양 부처 입장차/ 개발·보전 줄다리기 ◇건교부- 공단입주업체와 주변 인구가 계속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택지개발은 필연적이라고 말한다. 환경부에서 제동을 건 환경오염 요소에 대해 저감 대책을 마련한 뒤 다시 협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대기에 영향을 미치는 오염 요소가 대기를 통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알아보는 시뮬레이션 실험을 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환경오염 요소 저감 대책을 마련,다시 환경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환경부에서 지적한 환경오염 항목 가운데 유일하게 미세먼지만 기준치를 넘어섰을 뿐 나머지 항목은 기준치 이하였다.”면서 “미세먼지가 초과한 것도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3월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황사 등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흥시 관계자 역시 미세먼지가 기준치를 넘어섰다는 데에 대해 의문점을 제기했다. 시 관계자는 환경오염도로 치면 안산시 신길동도 마찬가지일 텐데 택지개발지로 허가를 내준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환경부- 환경부는 택지지구 지정 후 사전 환경성 검토와 구체화 단계에서환경영향평가를 한다.지난 3월 정왕지구에 대한 1차 사전환경성 조사 결과대기오염 지역으로 택지개발은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바람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이 지역에 대규모 건물이 들어설 경우 건물에 막혀 대기오염이 심화된다는 주장이다.또 녹지공간이 사라짐으로써 주거 생활환경이 더욱 악화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무엇보다 환경오염 영향이 큰 시화단지와 남동측 반월공단에 악취 배출 업소 300여곳이 입주해 있어 주민들의 민원 발생이 많다는 이유를 꼽는다. 환경부 관계자는 “오염요소 저감 대책이라면 가구수를 줄여 고밀도 아파트를 저밀도로 바꾸고 녹지대를 늘리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지역은 택지개발 지구에서 반드시 제외해야 하고 산림·녹지공간이나 자연생태공원,체육공원 등으로 활용해야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교부가 환경부에서 내린 택지개발 부적합 판단 사유를 충족시키는 안을 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협의 과정에서 건교부가 택지 개발을 계속 고집할 경우 환경영향평가로 다시 제동을 걸겠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정왕동 택지지구는 경기 시흥시 정왕동 봉화산 일대는 지난 87년 한국수자원공사가 토취장 허가를 얻어 최근까지 흙을 채취해왔다.토취작업을 위해 마을 주민들을 이주시켰으며 주변 땅을 매입하거나 임차했다.현재는 토취작업이 모두 끝났고 복토작업과 산림 복원까지 마쳤다. 토취장으로 사용되기 전 봉화산은 꽤 높았던 산으로,정상에 오르면 서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올 만큼 풍광도 좋았다고 한다.하지만 토취 과정에서 산은 없어지고 주변 땅 역시 돌과 잡풀만 자라는 황무지로 변한 채 방치되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2월 수자원공사 소유 40만평,개인 소유 28만 8000평 등이곳 68만 8000평에 대해 그린벨트를 해제,2003년부터 2007년까지 1만 6000여가구의 대단위 주택단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시화·남동공단이 가깝고 서해안고속도로와 국도 39호선,지하철 4호선이 편리하게 연결되며 서울에서 20㎞ 가량 떨어져 있는 등 입지 여건이 좋다는 설명이었다. 이 지역은 시화산업단지,남동공단,반월공단 등 3개 공단이 인접해 있어 대기오염이 항상 문제가 되고 있다.인근 공단에는 400여개의 화학·도금업체,2700여 공장에서 악취를 내뿜고 있다.정왕동 옆 5만 5000가구의 아파트 단지에서는 97년 입주 후부터 지금까지 5700건의 민원이 제기됐다. 이 아파트도 원래는 준공업 지역이었으나 노태우(盧泰愚) 당시 대통령의 국민주택 200만호 공급 정책에 따라 주거용지로 바뀌었다. 97년에는 대기오염을 차단하기 위해 공단과 주택단지 사이에 높이 10m의 거대한 방풍벽을 3.8㎞ 길이로 만들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 환경부가 조사한 지난 1월부터 3월까지의 미세먼지 평균 측정치는 94.7㎍/㎥로 기준치 7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상기자
  • 15일 개봉 “오아시스”- 장애인과 건달의 낯선 사랑이야기

    ‘초록 물고기’‘박하사탕’을 연출한 이창동감독의 새 영화 ‘오아시스’(제작 이스트필름·15일 개봉)는 감독의 표현대로라면 “아주 찐한 멜로”다.18세 이상 등급이 될 성애물이란 얘기가 아니다.가진 거라곤 ‘반쪽도 안되는’초라한 남녀가 세상을 다 품고도 남을 푸짐한 사랑을 주고 받는,조금은 낯선 사랑이야기다. 한겨울에 반팔셔츠를 입고 거리를 서성대는 남자는 첫눈에도 문제가 좀 있어 보인다.교도소를 나온 첫날부터 넉살좋게 무전취식하다 다시 철창신세를 질 뻔한 홍종두(설경구).무슨 맘에서였을까. 자신의 뺑소니 사고로 죽은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뇌성마비를 앓는 피해자의 딸 한공주(문소리)를 만난다.그런데 사지가 뒤틀린 여자를 보는 종두의 시선에는,어찌 된 영문인지 처음부터 온기가 스며 있다. 전과 3범인 사회부적응자와 장애인의 사랑.드라마의 골간만 짚어본다면 이렇게 무질러 표현할 수도 있겠다.하지만 얼마 안가 그것이 위험한 선입견이었음을 깨닫게 된다.둘의 사랑은 억척스럽기는 커녕 물흐르듯 자연스럽고 유쾌한 구석까지 엿보인다. 공주의 명의를 빌려 장애인용 새 아파트로 오빠 부부가 이사가 버리자 종두는 낡은 아파트에 혼자 남은 공주가 안쓰럽다.“이만하면 이쁜 얼굴이야.”“발도 예쁘네.”휠체어 없이는 한발짝도 운신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인 공주에게 종두의 장난섞인 몇마디는 ‘원기소’같다.여느 연인들처럼 밤늦은 전화데이트를 시작하더니 어느새 음식점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고 자장면을 시켜먹으면서도 즐거운 사이가 돼 있다. 온전치 못한 남녀의 사랑에 얼마나 고비가 많을까를 걱정하던 관객들에게 영화는 이즈음 안도의 한숨을 쉬게 만든다.감독은 “전과자와 장애인의 사랑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사랑의 판타지가 삶을 끌어가는 데 얼마나 멋진 동력이 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영화에는 실제로 판타지가 펼쳐지곤 한다.육체적 장애를 사랑의 걸림돌로 느낄 때마다 공주는 온전한 육체의 안온한 상황을 애타게 꿈꾸고 상상한다. 삶의 간절한 판타지를 은유하는 제목 ‘오아시스’는 공주의 방에 걸린 양탄자 그림이기도하다.영화는 화끈한 러브신 없이도 얼마든 ‘찐한 멜로’가될 수 있음을 자랑한다.그림에 비치는 나무 그림자가 무섭다는 여자를 위해 한밤중에 생나무가지를 잘라내는 남자,그에게 라디오 볼륨을 높여 화답하는 여자는 현실에 없을 사람들만 같다. 큼지막한 감상포인트로 설경구의 여유있는 넉살 연기를 빼놓을 수 없다.콧소리 섞어 “∼하걸랑요.”식의 익살맞은 대사를 구사하는 그의 변신은 팬들에겐 충분히 유쾌하다. 그러나 들인 공력에 비해 빛이 나지 않는 기술상의 허점도 보인다.공주의 환상을 재현하고자 세트를 통째로 태국으로 옮겨 찍은 장면,청계고가도로를 최초로 통제하며 찍은 종두의 구애 장면 등은 어설프다.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베네치아 59' 진출작. 황수정기자 sjh@
  • “서로 조국 응원” 얄궂은 부부, 국내 유일 한국인 아내·포르투갈인 남편

    어느 나라를 응원해야 하지?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포르투갈인 부부인 카를로스 산토스(27)와 임미선(29)씨가 월드컵 한국-포르투갈전을 앞두고 묘한 고민에 빠졌다. 한국을 응원하자니 남편이 서운해 할 것 같고 남편을 따르자니 한국을 배반하는것 같고….남편 산토스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공식적으로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유일한 한국-포르투갈인 부부다.산토스는 한 해외 포장이사 회사의 마케팅 부문에서,임씨는 독일계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열광적인 축구팬이다.임씨는 안정환 선수를,산토스는 루이스 피구 선수를 좋아한다.임씨는 한·미전이 열린 지난 10일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출근,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했다.축구가 생활인 포르투갈에서 출생한 산토스는 주말마다 조기축구회에 나가 동네 사람들과 땀을 흘리고 있다. 산토스는 “한국인의 열광적인 응원이 선수들에게 에너지를 불어 넣어 주는 것 같다.”면서 “포르투갈 선수들이 잘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95년 캐나다 위니펙의 한 대학 도서관에서 처음 만났다.어렸을 적 캐나다로 이민을 가 당시 대학생이었던 산토스는 어학연수중인 임씨에게 첫눈에 반했다.산토스는 “환하게 웃던 모습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며 쑥스러워했다. 이들은 96년 나란히 귀국한 뒤 서울에 눌러앉게 됐다.“장모님”,“아버님”이라며 ‘애교’를 부리는 산토스의 넉살에 임씨의 부모도 흔쾌히 결혼을 승낙했다. “이번 만큼은 서로 조국을 응원해야죠.” 결국 두 사람은 각자 한국과 포르투갈을 응원하기로 했다.산토스는 포르투갈 국적,임씨는 한국 국적을 그대로 갖고 있다. 결혼 2년째인 임씨 부부는 14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집에서 TV를 시청하며 선의의 응원전을 벌일 생각이다.두 팀 모두 16강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벌이게 되는 만큼 “결코 질 수 없다.”며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그러나 산토스와 임씨는 “스포츠 정신에 따라 열심히 싸우고,두 팀이 함께 16강에 올랐으면 좋겠다.”며 손을 꼭 잡았다. 윤창수 박지연기자 geo@
  • 일본 北알프스/ 3000m 고봉 “여기가 天界”

    일본은 섬나라이면서 산의 나라다. 해발 3000m가 넘는 험준한 산들이 즐비하다.그 고봉들은 열도의 정중앙에 버티고 있다.남알프스,중앙알프스,북알프스로 이루어진 일본 알프스의 세 산맥중에서도 기타(北)알프스는 일본 최고의 산악 비경 지대로 꼽힌다.중북부 지방의 도야마(富山)나가노(長野)기후(岐阜)현은 그 지붕 아래 자리한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다.매우 아름다운 곳이지만 의외로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테야마 구로베(黑部) 알펜루트 알펜루트의 길은 4월에 열린다.11월말부터 다음해 3월말까지는 폭설로 그 누구의 접근도 허용하지 않는다.도야마현 도야마시 서부에 위치한,일본에서 최대인 쇼묘폭포(350m)의 웅장한 교향곡은 그 길의 열림을 축하하는 장엄한 서막이다. 알펜루트는 다테야마(立山·3015m)의 고원지대와 산악풍경을 공개하고자 설벽(雪壁)을 뚫어 만든 길.3000m급 다테산 연봉들을 가로질러 도야마현과 나가노현을 잇는 90여㎞의 산악관광도로다.세계적으로 희귀한 이 도로는 첫눈이 내리는 11월 중순쯤 폐쇄된다.테야마역(立山驛·케이블카)∼비조다이라(美女平·고원버스)∼무로도(室堂·트롤리버스)∼다이칸보(大觀峰·로프웨이)∼구로베댐(黑部·트롤리버스)∼오기사와(扇澤·노선버스)를 다양한 교통편으로 연결,색다른 여행의 맛을 제공한다. 만년설이 녹는 여름철 산기슭에는 희귀한 고산식물과 수줍은 듯 살포시 내려앉은 야생화,울창한 삼나무와 원시림이 펼쳐지지만 고도를 높이면 한겨울 설원의 장관을 볼 수 있다.정상인 무로도(2450m)를 관통하는 높이 20m의 까마득한 설벽도로(snow wall)가 압권.푸른 하늘과 흰눈의 극명한 조화가 현실을 잊게 만든다. 비조다이라의 수호신인 1000년 된 아름드리 삼나무는 영겁의 풍파도 잊은 채 오늘도 정상에서 세상을 내려다 보며 그 기개를 뽐내고 있다. ▲구로베(黑部)협곡·구로베댐 협곡은 안개비에 잠겨 있다.까마득히 내려다 보이는 V자 협곡 사이로는 산정의 만년설이 녹아내린 유백색 물이 엄청난 속도로 흘러간다.구로베협곡은 다테야마와 쓰르기산을 주봉으로 하는 다테야마 연봉과,하리노키산·가시마야리를 잇는우시로다테야마 연봉이라는 2대 설령(雪嶺)사이에 있다.도처에 있는 절벽·폭포와 원생림에 둘러싸인 대협곡이다.게다가 보기 드문 다우(多雨)·폭설지대이면서 급경사진 하천이기 때문에,수력발전에 극히 유리한 조건을 갖추었다.구로베호(湖)왼쪽에는 너도밤나무의 원생림 속에서 삼림욕을 만끽할 수 있는 왕복 1시간 정도의 산책로가조성돼 있다. 험준한 등반로 탓에 구로베협곡은 원래 전문 등반인들만 찾던 곳이다.그러나 40년전 구로베댐 건설공사때 건설자재를 운반하던 협궤 산악열차를 댐 완공후 개방하면서 일반 관광객이 몰리기 시작했다.기타알프스 알펜루트와 이어지는 코스로 일본중부 산악지방 최고의 비경으로서 일본인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대자연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해 150만∼2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높이 186m,길이 492m 규모에 해발 1454m에 위치한 구로베댐은 시공 7년여만인 1963년 6월에 완공됐다.협곡 사이에 자리한 어마어마한 그 규모가 찾는 이에게 불가사의한 힘을 느끼게 만든다.6월부터 댐의 물을 방류하기 시작하는데 놓칠 수 없는 구경거리다. 글·사진=도야마(일본) 박주목특파원 parkjm@ ■여행 가이드 ▲가는길= 아시아나항공은 주 4회(월·금·토 낮12시5분,수 오후5시)인천공항에서도야마행 직항편을 띄운다.1시간50분 소요.도야마공항에서 도야마역까지는 버스로20분 걸리고,역에서 구로베협곡 탐방을 시작하는 다테야마역까지는 1시간 간격으로 기차가 다닌다.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www.flyasiana.com)와 일본JSS(Japan Support System·0261-72-7765)에서도 안내해 준다. ▲음식·온천= 일본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온천이다.도야마와 그 인근에도 전통 온천지구가 많이 있다.유메노유(나가노현 오마치 온천지구·0261-22-2611·www.yumenoyu.co.jp)고도부기(기후현 오쿠히다온천지구·0578-9-2016)온천여관등 이 유명하다.다다미가 깔린 일본 전통 온천여관의 풍미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1박2식에 10만원 정도. 온천여관에서 제공하는 일본 전통음식은 소박하면서도 정갈하다.여주인의 정성과 손맛이 음식에 그대로 배어나 이국의 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다.보호어종이긴 하나 요즘에는 양식에 성공해 대량 공급되는 이와나 구이도 일품.일본남자의 전통복인 유카타를 입고 하는 온천욕도 분명 색다른 경험이다. ■세계문화유산 가미고지… 곳곳 화산활동 ▲인근 가볼만한 곳= 나가노현 호타카마을의 아트 힐(0263-83-5100)에서는 일본의 지역문화 수준을 엿볼 수 있다.아이맥스영화관,문화센터,퍼팅골프장,식당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었다.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유리공예.공방에서 자체 제작한 수준높은 유리공예 작품은 투명하고 오색영롱한 유리나라의 감흥을 묘하게 불러일으킨다.인근에 있는 다이오 와사비농장(0263-82-2118)은 일왕에게 진상하는 일본 최고 품질의 와사비를 생산한다.전과정을 볼 수 있게끔 관광농장 형태로 꾸며놓았다. 기후현 다카야마시는 17세기 에도시대의 가옥과 풍물이 잘 보존돼 일본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옛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대표적인 축제는 봄·가을에 열리는 다카야마 마쓰리로 일본 3대 축제로 꼽힌다.3층으로 만든 화려한 전통수레 야타이가 동원되고 그 위에서 수동인형들이 다양한 묘기를 보여준다.야타이 가이칸박물관(0577-32-5100)에는 일본 건국신화에 나오는 신들이 타고 다녔다는 야타이가 원형대로 보존돼 좋은 볼거리를 제공한다.무게가 2∼3t이며 축제때는 80∼100명의 사람들이 끈다. 기후현 아즈미마을의 가미고지(上高地)는 가을 단풍놀이 관광지로 손꼽히는 곳이다.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국립공원으로 그 웅장한 산세에 압도당하기 마련이다.가미고지는 기타알프스 등산로의 시발점.등산로 곳곳에 지금도 활동중인 화산작용으로 생긴 수증기 분출장면을 구경할 수 있다.
  • SBS문화재단 ‘TV문학상’ 수상자 발표

    SBS문화재단(이사장 윤세영 SBS회장)은 17일 제4회 TV문학상 수상자를 선정,발표했다. 최우수상은 박예경씨의 ‘첫눈’,우수상은 장문선씨의 ‘마법의 성에 가다’와 박서연씨의 ‘나팔꽃’,이윤정씨의‘사랑은 눈물을 믿지 않는다’가 각각 뽑혔다.최우수상수상자에게는 1000만원과 상패,우수상 수상자에게는 각 500만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 이 주일의 TV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19일까지 오후7시) 두 딸을 둔 정찬선·정애현 부부는 시각장애인이다.하지만 이들의 교육관은 비장애인보다 훨씬 전문가적이다.두 딸의 손을 잡고 연극을 보고 뮤지컬을 보고 그림 전시를 감상한다.보고 난 후엔 반드시 토론을 하고,두 딸을 위해 컴퓨터 게임을 직접 설치해 주기도 한다.보이지 않지만 보이는 것 이상의 사랑을나누며 동화같은 삶을 그려나가는 시각장애인 부부의 유쾌한 교육일기를 함께한다. ●21세기 여성특강-박혜란의 일상의 페미니즘(EBS 16일 오전10시) 과거 스스로 놀고 먹는다고 생각하던 전업주부들이 이제는 당당히 ‘내 직업은 가정주부’라고 말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가사노동에 대한 사회적 의미를 평가해보고사회참여를 원하는 주부들에게 이 사회가 내어주는 몫을점검한다.주부의 재취업문제와 시간제 근무자에 대한 부당한 처후 등 개선되어야할 문제들을 짚어보고 자원봉사 차원의 사회진출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와!e멋진 세상(MBC 17일 오후7시20분) 주당들을 성불의길로 인도하기 위해 술집 경영에 뛰어든 별난 스님의 사연을 ‘신 비법을 찾아라!’에서 만난다.뒤이어 탤런트 이잎새가 ‘신체험 멋진도전!’을 통해 벨기에서 펼쳐지는 계란축제에 참가하고 ‘신 인류를 찾아라’에서는 영국의 한 신부가 하나님의 말씀을 신자들에게 좀 더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광대모습을 한 현장을 공개한다. ●베스트극장-4월 이야기(MBC 19일 오후9시55분) 단짝인 윤경의 오빠와 결혼한 춘녀는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에 과부가 된다.대학생인 춘녀는 그후에도 시어머니인 황씨를 엄마라고 부르며 윤경과 자매처럼 살아간다.어느 날 숨겨둔애인이 있는 윤경은 어머니가 맞선자리를 주선하자 춘녀를 대신 내보낸다.캐주얼 복장에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난 진우는 당찬 춘녀의 모습에 반하게 되는데…. ●아스테릭스(KBS1 명화극장 21일 오후 11시20분) 1959년처음 발표돼 꾸준히 프랑스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동명의인기 만화 시리즈가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졌다.때는 기원전 50년.로마제국의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정복군을 앞세워 끝까지 저항하는 프랑스의 작은 마을을 삼키려고 갖은 책략을 꾀한다.그러나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라는 두 영웅의 지략에 번번이 실패한다는 줄거리.제라르 드 파르디유가힘센 뚱보 오벨릭스,파르디유의 단골 파트너이자 인기 코미디언인 크리스티앙 클라비에가 작고 영리한 아스테릭스를 맡았다.‘이탈리아의 채플린’이라 불리는 로베르토 베니니는 로마 정복군 대장 역.코믹 만화를 원작으로 과장된 상상력이 넘실대지만 ‘유럽 간판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무게중심을 잘 잡아준다. ●랜덤 하트(MBC 주말의 명화 20일 오후 11시10분) 시드니 폴락 감독이 15년 동안이나 ‘눈독’들이다 만들었을 만큼 애착이 유별났던 작품.집착력 강하고 거친 성격의 수사관 더치(해리슨 포드)와 하원의원인 케이(크리스틴 스콧토마스)는 비행기 추락사고로 감당하기 힘든 시련에 부딪힌다.사고 수습과정에서 더치의 부인과 케이의 남편이 불륜관계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기 때문이다.상이한 성장환경과 성격의 더치와 케이는 배신의 상처를 함께 달래며 조금씩 가까워진다.하지만 둘 사이엔 갈등이 있다.더이상의 진실에 대해알고 싶지 않은 케이와는 달리 더치는 경찰의 도박 매수사건을 계기로 알게 된 내부비리와 아내의 불륜을 점점 깊이 조사하려 든다.연출에 제작까지 겸한 폴락 감독은 중년 남녀의 사랑만들기를 주제로 액션과 로맨스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 했다.하지만 통쾌한 액션을 기대하기엔 해리슨 포드가 너무 늙어버린 느낌이다. ●이유없는 반항(EBS 일요시네마 21일 오후 2시) 니콜라스 레이 감독이 1955년 제임스 딘과 나탈리 우드를 내세워만든,구구한 설명이 필요없을 할리우드 화제작.사회와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춘기 청소년들의 이야기로,단 세편의 작품을 찍고 요절한 제임스 딘의 두번째 작품이다.이사온 첫 날부터 술을 마시다 경찰서에 잡혀간 짐(제임스 딘)은 그 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주디(나탈리 우드)와 플라토(살 미네오)를 만난다.주디에게 첫눈에 호감을 느낀 짐은 주디의 남자친구 버디와 자동차 경주게임을 벌이다 버디의 죽음을 목격하고 죄책감으로 방황한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작/ ‘흔들리는 構圖’

    *** ‘흔들리는 構圖’-박소연. 말보다 깊은 기억 바랑에 가득 채워보이지 않는 그곳, 뜬눈으로 걸어간다. 끝없이 타는 목마름 발길마다 밟으며한 걸음 내딛으면 또 다가서는 생(生)의 갈증기어이 넘아야 할 불혹의 기나긴 고비마다바래고 주름진 흔적 혈흔(血痕)으로 남는다. 난타당한 푸른 수액 꽃가지에 동여매고맨발로 계단을 건너 당도한 세월의 길렌즈 속 흔들리는 구도(構圖), 돌아서서 지운다. 삭정이 성긴 힘줄 안으로 삭혀두고막막한 저 발자국 정수리에 또 새길까지워도 뚜렷이 남는 육면체를 꿈꾸며. ■‘박소연’ 당선소감. 예고 없이 첫눈 내리던 날 기차 여행을 했다.싸늘한 들녘에 참으로 오랜만에 은빛 고요가 쌓인다.애써 어둠을 잡아둔그 대지 위에 의미가 되지 못한 언어들이 마구 뒹굴고 있었다.얼기설기 구도를 짜며 내 문학의 길도 그렇게 젖거나 마르곤 했다. 한 겨울,떠오르는 감정들을 밤새도록 끌어안을 수 있었던많은 나날에 감사드린다.밥 보다 더 배부른,차보다 더 향기로운 시조를 창작하면서 삶을 배우고 일렁이는 감정들을 삭히고 삭혔다.‘첫눈의 설레임을 어떻게 풀어낼까’하고. 고민할 때 신문사로부터 뜻밖의 ‘당선’ 소식을 받았다.사방으로 흩어지는 눈송이들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이더니 초조,기다림,환희의 나팔소리로 바뀌었다. 내 이제,나의 삶에도 형광색의 무대를 마음껏 꾸밀 수 있으리라 믿고 싶다. 그 동안은 바람에 부서지고 어둠에 찢겨지는 가설무대였다면 이젠 혼자서도 넉넉히 마임을 할 수 있는 작은 단상이었으면 한다.열병처럼 쏟아지는 언어들을 모아 몸짓으로 풀어보리라.때로는 단아하게 또 유장하게. 부족한 작품을 흔쾌히 뽑아주신 신문사와 심사위원님께 먼저 깊이 감사 드린다.겉으로는 신랄하게,속으로는 따뜻하게보듬어 준 곽홍란 시인과 문우들께 이 벅찬 기쁨을 바치고싶다. 또 어설픈 아내에게 내색조차 하지 않고 묵묵히 지켜준 남편,엄마 작품이라고 줄줄 읽으며 즐거워하는 아이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심사평. 총응모작을 둘로 나눠 두 심사위원이 각자에게 할당된 작품을 가려뽑는 1차 심사가 있은 뒤,그 뽑은 작품을 또 서로 바꿔 읽어서 몇편만을 고르는 2차 심사를 가졌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마지막으로 남은 작품이 김미영의 ‘복천동 고분(古墳)’과 김종길의 ‘산수유’,박소연의 ‘흔들리는 구도(構圖)’ 등 세 편이었다. 이들 세 편도 모두 조금씩의 결점을 내보이고 있었다.예컨대,‘복천동 고분’은 시어의 불필요한 남용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는데 ‘무덤’,‘토우’ 등 이 시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어들이 두세 번씩 쓰이고 있는 점이었다.‘산수유’에서도 ‘노랗게,노랑,노란’ 이라는 봄을 가리키는 단어가 짧은 시속에 세 번씩이나 사용되고 있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더 좋은 시어로 바꾸어놓을 수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있었다. 끝까지 거론된 작품들이 예년의 당선작 수준을 크게 뛰어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신춘의 화려한 등단을 가리는 이 불꽃튀는 경선이 분명 신인다운 패기와 참신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데에 역점을 두게 되면,이러한 생각에 가장 접근한 작품이 바로 ‘흔들리는 구도’였다.군데군데 설익은 표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뽑은 데에는 함께 투고한 ‘폐광,그후’ 등이작자의 역량을 뒷받침해 주었음도 밝히지 않을 수 없다. 당선작에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아울러 앞으로의 정진을 기대한다. 박시교 윤금초
  • 2001 길섶에서/ 첫 눈

    며칠 전 점심 자리에서 한 후배가 연애담을 들려주었다.많은 연인들이 그랬듯이 그 후배도 현재 부인과 사귀다 고비를 맞았다고 한다.그래서 늦여름에 일단 헤어지며 “첫눈이올 때 덕수궁 정문 앞에서 만나기로 하자. 그때 한쪽이 나오지 않으면 우리 사이는 끝난 것으로 매듭짓자”는 약속을했다. 하루는 눈 비슷한 게 오는데 후배가 보기에는 영락없는 진눈깨비였다.“에라,눈이라 치고….” 후배는 약속장소에 나가 기다린 끝에 그 여성을 만나 지금 잘 산다는 이야기였다. 지난주 월요일 새벽 서울에는 올 겨울 들어 ‘사실상’ 첫눈이 내렸다.‘사실상’이라고 말한 까닭은 기상청이 인정한 ‘공식적인’ 첫눈은 지난달 27일 이미 내렸기 때문이다.사실상 첫눈도,공식적인 첫눈도 양이 적거나 새벽에 내려서 눈에 잘 띄지 않았다.그래서 아마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연인들은 지금 초조할지 모른다.그러나 무슨 상관이랴,내가 모른 첫눈은 상대도 몰랐을 것을.연인들이여,함박눈 펑펑 내리는 ‘진짜’ 첫눈을 기다리자. 이용원 논설위원
  • 새영화/ 나쁜남자

    김기덕 감독의 새 영화 ‘나쁜 남자’(내년 1월11일 개봉·제작 LJ필름)가 국내 개봉도 하기 전에 해외에서 먼저 작품성을 인정받아 화제다.데이비드 코슬리 베를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난 18일 내년 2월 열릴 제52회 영화제의 장편경쟁부문에 이 영화를 공식 초청했다. 김 감독의 작품이 언제나 그랬듯 이번 영화도 보통사람의보통정서로 바라볼 때는 아주 극악스럽고 저열하다.‘극악’과 ‘저열’은 감독 스스로가 자신의 영화를 평할 때 입버릇처럼 상용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섬짓할 정도의 극악스러움은 첫 장면부터 노출된다.거리의군중들 틈새로,첫눈에도 깡패로 뵈는 남자가 다소곳이 벤치에 앉은 건너편 여자를 뚫어져라 쳐다본다.한순간에 깡패의눈에 들어버린 여자는 인물화 속 모델처럼 곱다.스물한살의꽃다운 미대생 선화(서원)와,백주에 그에게 강제로 입맞춤하는 깡패 한기(조재현).둘의 이미지는 빛과 어둠처럼 대각선모서리에 놓였다. 줄거리는 단순하고 극단적이다.사창가 뒷골목에 빌붙어 살던 한기는 멀쩡한 애인까지 있는 여대생과 온전한 사랑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선화를 창녀로 만들기로 한다.지갑을훔쳐 달아나다 괴한들에게 ‘신체포기 각서’를 써주면서도선화는 그 모든 것이 한기가 놓은 덫인 줄 까맣게 모른다. 그러나 선화가 사창가로 끌려들어간 이후로 영화는 더이상한기를 속물인간으로 내몰진 않는다.선화가 삶을 포기해가는 모습을 한기는 거울 뒤에 숨어 연민 가득한 눈으로 참을성있게 지켜보고 돌봐줄 뿐이다. 세세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을 여지도 많다.선화가 납득될 만큼의 처절한 저항없이 창녀로 전락해가는 과정,이렇다할 동기없이 한기를 사랑하게 되는 선화,화해를 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던 종결 부분에서 사랑하는 여자를 다시파는 한기와 그를 묵묵히 따르는 선화의 심리 등에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이에 대한 감독의 해명.“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얘기를하고 싶었다.그림으로 치면 반추상화다.” 적나라한 구토,날카로운 유리조각이며 둘둘 감아 만든 종이칼로 몸을 찌르는 장면 등은 빼고 보탤 것 없는 ‘김기덕 표’이다. 황수정기자 sjh@
  • 새영화/ ‘바닐라 스카이’

    미국 할리우드 소식에 귀밝은 이들은 훤히 꿰고 있을 이야기.미남배우 톰 크루즈가 10년을 하루같이 잉꼬부부로 살던 니콜 키드먼과 결별한 뒤 새 애인을 만난 영화는? 스페인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로맨틱 스릴러 ‘오픈 유어 아이즈’(1997년)를 리메이크한 작품 ‘바닐라 스카이’(Vanilla Sky·21일 개봉)다.불과 4년전 호평받은 작품을 어떻게 다시 요리했는지보다 실제 연인으로 발전한남녀주인공의 눈빛이 더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톰 크루즈와 ‘제리 맥과이어’를 함께 찍었던 캐머룬 크로 감독은 ‘할리우드산’답게 원작에다 재주껏 양념을 쳤다. 원작을 본 사람들이 십중팔구 “좀더 명료하고 가벼워졌으며 겉포장이 고급스러워졌다”고 평할 만하다. 이야기의 뼈대는 거의 그대로이다.남자 주인공의 직업이레스토랑 사장에서 뉴욕의 잘 나가는 젊은 출판사 사장으로 바뀐 정도다. 바람둥이 데이비드(톰 크루즈)는 생일파티에 온 친구의애인 소피아(페넬로페 크루즈)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성가신 옛 애인 줄리(캐머룬 디어즈)를 떼내려고 “스토커”라 내몰자 배신당했다는 분노에 줄리는 데이비드를 자동차에 태우고 동반자살을 감행한다.간신히 살아남은 데이비드는 괴물같이 망가진 얼굴 때문에 가면을 쓰지 않고는 소피아를 똑바로 보지 못한다. 감독은 남녀의 로맨스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우뚱 쏠리게만들었다.원작과 비교할 때 꿈과 현실 사이에서 어지럽게맴도는 데이비드의 내면심리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소피아와의 내밀하고 진한 사랑을 화면 중심으로 자주 끌어냈다. 그러나 영원히 살고 싶어 냉동인간이 되기를 자처했던 데이비드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막판에 영화는 SF 심리스릴러로 급선회하는 분위기마저 띤다. 황수정기자
  • [씨줄날줄] 우물안 일류대

    ‘김마담 이번 일만 잘되면….’ 1960년대 주류를 이뤘던뒷골목 건달 영화에 감초처럼 등장하던 대화 한 토막이다. 짙은 선글라스 차림으로 ‘사랑방’ 다방에 진을 치고 앉아허무 맹랑한 ‘대박’을 노리다 끝내는 골탕을 먹는 그들의 얘기는 보통 사람들의 위안 거리가 되곤 했다.‘이번 일’이 잘 되더라도 정진하고 근신하는 품성을 갖추지 못한그들은 끝내 ‘패자’로 굴러 떨어지곤 했다. 서울대 학생이 공부를 안 한다.세계적 석학 6명으로 구성된 서울대 최고자문위원단 블루리본패널(Blue Ribbon Panel)의 서울대 종합 진단 보고서의 결론 한 토막이다.학습 능력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인 하루 2시간도 공부하지 않는학생이 전체의 70%에 이른다.1시간도 공부하지 않는 수가전체의 40%로 숫제 공부와 담을 쌓고 지낸다는 얘기다.서울대 학생들이 누구인가.공부의 달인들이 하루 아침에 돌변했다.‘잘된 이번 일’에 안주한 것이다. 공부 안 하기는 교수도 닮은 꼴이다.발표한 논문의 인용도와 건수를 평가한 ‘교수 1인당 연구의 효과성 지수’가 1. 6점이었다.13.2점의 하버드대나 7.1점의 스탠퍼드대는 차치하고 미국의 중상위권 주립대인 워싱턴대의 2.5점에도 못미쳤다.‘우물안 일류대’였다.그러나 교수의 정년 보장률은100%였다.30%의 하버드대나 40%의 스탠퍼드대에 비길 바가아니었다.한번 서울대 교수가 되기만 하면 65세 정년까지탄탄대로다.역시 ‘이번 일’이 잘된 경우이다. 세상은 요즘 갖가지 ‘게이트’로 지독한 홍역을 치르고있다.정당하지 못하게 일을 하면서 금품을 주고 받았다고한다.의혹이니 진상은 더 지켜 봐야 할 것이지만 굴뚝에선연기가 났으니 무언가 있기는 있었나 보다.이번엔 다시 들어 보는 ‘정치 브로커’라는 게 불거졌다.오랜 정당 생활을 하면서 쌓은 인맥을 활용해 ‘게이트’의 징검다리가 되었다는 것이다.역시 ‘이번 일’이 잘됐기 때문이다. 서울대 보고서가 알려지던 날 서울에는 눈이 내렸다.사실상의 첫눈이었다.한여름 손톱에 들인 봉숭아 물이 첫눈 내릴 때까지 남아 있으면 첫사랑이 이뤄진다고 한다.소중한사랑을 얻기란 쉽지 않음을 깨우쳐 준다.부단히 노력하고근신하라고 가르쳐 준다.블루리본패널은 서울대의 역할과영향을 고려할 때 개혁은 필수적이라고 결론지었다고 한다. 결코 서울대의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저마다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 볼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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