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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또사업자 선정 KLS 직접관여

    로또복권 시스템사업자인 코리아로터리서비스(KLS)측이 사업자 선정기준을 배후에서 조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로또복권 특혜의혹을 조사중인 감사원은 26일 KLS의 박모 이사가 시스템 사업자 선정 관련 보고서를 미리 수백 차례에 걸쳐 수정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선정대상 기관이 선정기준 과정에 직접 관여했다는 의미로 사업자 선정과정상의 비리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감사원이 국회 법사위에 제출한 로또복권 의혹 감사결과에 따르면, 영화회계법인은 지난 2001년 6월 국민은행으로부터 시스템사업자 선정 및 수수료율 결정방식에 대한 보고서 용역을 받았다. 하지만 회계법인측은 이 용역보고서를 국민은행에 제출하기에 앞서 한달여 전부터 박 이사와 주고받으며 수정작업을 벌였다. 이후 국민은행측은 박 이사가 수정한 보고서를 그대로 수용, 결국 KLS가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지적이다. 감사원측은 “문서추적을 통해 회계법인의 용역보고서를 KLS의 박 이사가 직접 수정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KLS는 경쟁사보다 높은 수수료율을 제시하고도 사업자로 선정돼 특혜의혹을 받아왔으며,KLS와 영화회계법인, 국민은행간 유착의혹이 제기돼 왔다. 감사원은 또 국민은행이 2001년 11월 정부에 사업승인 신청을 하면서 비정상적 과다 수수료율 부분을 은폐했으며, 건설교통부 등 관련 부처도 핵심내용이 누락됐음에도 이를 방치하고 사업승인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감사원은 “로또복권의 당첨확률 조작의혹과 관련된 첩보를 입수했으나 현재로선 조작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격추 KAL007기는 첩보기”

    |모스크바 연합|지난 1983년 9월1일 발생한 대한항공(KAL) 007편 보잉여객기 격추사건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첩보 활동에 나선 KAL기가 옛소련 공군기의 요격을 받은 뒤 기체 내부에 숨겨져 있던 4t 분량의 폭발물이 터지면서 공중분해된 것이라는 주장이 러시아 학자에 의해 제기됐다. 사망자 수도 공식 발표된 269명이 아니라 첩보원 29명뿐이었으며 나머지 승객들은 미리 중간 기착지인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내렸다는 주장까지 덧붙여졌다. 알렉산드르 콜레스니코프 교수는 수년간 KAL기 격추 관련자들을 인터뷰한 기록을 토대로 KAL기 격추 22주년을 맞아 지난달 31일자 일간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MK)’에 특별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콜레스니코프는 자신이 면담한 이반 트레치야크 당시 극동군사령관이 KAL기가 영공에 들어온 직후부터 나토 특수부와 주고 받은 교신 정보를 확보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 약탈…총격…‘또 다른 戰場’

    |워싱턴·뉴올리언스 이도운특파원 외신|치안 부재와 생필품 부족.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시 이재민들의 고통이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지나간 지 사흘이 지나도록 나아지지 않고 있다. 구호와 대피 계획이 늦어지자 굶주림과 기다림에 지친 이재민들 사이에서 폭력이 난무하고 심지어 환자 호송 차량에 총격이 가해졌다. ●시가전 방불케 하는 뉴올리언스 1일(현지시간) 오전 구호에 나선 군 헬기를 향해 누군가 총을 쏴 후송 작전이 잠시 중단됐다가 중무장한 군·경의 호위 아래 재개됐다. 또 툴레인 병원에서는 응급환자를 수송하던 험비 차량을 저격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환자들을 소개하고 있던 채러티 병원도 총격을 받아 소개 활동을 중단했다. 구호에 투입된 한 경찰관은 다리에 총상을 입어 구호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또 2일 새벽에는 이재민들이 경찰을 향해 빨리 구조하러 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총기를 난사하기도 했다. CNN은 쇼핑몰이 불타는 거리에서 무장경찰과 총기를 든 시민이 어슬렁거리는 “시가전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상점 주인들은 총을 들고 직접 방어에 나서는가 하면 10대들에 의한 성폭행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방화 추정 화학공장 폭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마에 화마까지 겹쳤다. 약탈자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화학공장 폭발은 수중도시를 또 한번 강타했다. 출동한 소방관들은 워낙 불길이 거세 그냥 타게 놔두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NBC는 “화학공장에서 난 것은 분명하며 누가 불을 질렀는지 정확치 않다.”고 전했다. 시내 컨벤션센터에 대피 중인 이재민 1만 5000∼2만여명은 구호 손길을 기다리면서 곳곳에 시신과 쓰레기, 인분이 널려 있는 끔찍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컨벤션센터는 먹을거리가 고갈됐고 비위생적이며 안전하지도 못하다.”며 조속한 지원을 호소했다. 컨벤션센터 주변에는 휠체어에 앉은 채 숨진 노인 등 적어도 7명의 시신이 방치돼 있다. 이재민 대니얼 에드워즈(47)는 “개도 저렇게 다루지는 않는다.”면서 “다른 나라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하면서 국민을 위해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길거리도 각종 쓰레기와 배설물로 가득차 악취가 진동하고 주민들은 지나가는 사람만 보면 “도와 주세요.”를 연발한다. 사회·윤리학자들은 다른 사람의 재산과 사회질서를 존중하는 시민의식이 극한 상황에서는 급속히 무너져 내린다고 지적했다. 슈퍼돔에 임시 대피해 있던 이재민 2만 5000명은 버스를 나눠타고 텍사스주 휴스턴의 애스트로돔에 속속 도착하고 있으며 다른 2만 5000명은 샌안토니오 등지로 분산 수용될 예정이다. 뉴올리언스 공항에는 야전 병원이 설치되고 있다. ●민간단체 구호금 9000만달러 답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약탈자들을 겨냥,“절대 관용은 없을 것”이라고 엄중 경고하고 시민들에게 휘발유 사재기에 나서지 말 것을 거듭 당부했다. 주방위군은 매일 1400명씩 수해 현장에 도착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뉴올리언스에 투입된 300명 규모의 아칸소주 방위군에 난동자를 사살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면서 “수일 내에 1만 2000명의 주방위군이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전에 투입돼 있는 루이지애나주 방위군 철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재민 돕기 모금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적십자사와 구세군 등 민간 차원에서 9000만달러가 모였으며 9일 ‘수해지원의 날’을 기해 자선방송도 대대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첩보위성도 구호 및 복구 작업에 동원되고 있다. 국립지구우주첩보국은 허리케인 이전과 이후 영상을 연방재난관리청에 제공해 유실된 도로 등 인프라 피해를 알려준다. dawn@seoul.co.kr
  • [사설] 아시아 겨냥하는 알카에다 테러

    이슬람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아시아권 국가를 대상으로 테러를 감행할 것이라는 첩보가 우리 정보당국과 우방국 수사기관에 속속 포착되고 있다고 한다. 알 카에다는 미국·스페인·영국 등에서 이미 무차별적인 테러를 자행해 무고한 시민 수천명의 생명을 앗아간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외국의 수사기관에 체포된 알 카에다의 고위 간부가 한국·일본·필리핀·싱가포르를 ‘2순위’ 테러 대상국으로 지목했다는 소식이다. 당국과 국민 모두는 그야말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이다. 알 카에다는 특히 아시아지역의 투자 의욕을 꺾기 위해 도쿄·싱가포르 등 국제금융도시를 유력한 테러 대상지로 꼽고 있다는 외신보도까지 나와 여간 심상치 않다.4년 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공격당한 점을 상기하면, 아시아 금융 중심지에 대한 공격은 국제자본시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어 신빙성이 높다 할 것이다. 정보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지난해 외국인 다중시설 두 곳에 대한 테러지령을 담은 우편물이 발견됐다고 한다. 또 테러단체가 미군기지의 약도와 테러방법을 담은 디스켓을 보내오기도 했다는 것이다. 공포심을 유발하려는 테러조직의 간악한 술책이기는 하나, 상당히 구체적인 협박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 중인 우리나라는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둬 더욱 완벽한 대테러 경계태세가 필요하다. 지난달 G8 정상회담 중에 테러공격을 받은 영국의 사례를 명심해야 한다. 테러는 막는 게 최선이며 차선은 없다. 당국은 테러예방에 한 치의 빈틈이 없어야 하며, 범국민적인 협조도 절실하다.
  • [외교문서 공개-베트남戰] 새로 알려진 것들

    26일 공개된 베트남전 관련 외교문서에는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던 비화(話) 등이 여럿 포함돼 있다. ●“제주도, 미군기지 될 뻔”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8년 5월27일 워싱턴에서 열린 제1차 한·미 국방 각료회담에서 최영희 국방장관은 주일 미군기지의 한국 유치 의사를 피력했다. 일본이 철거를 요구하는 미군기지를 한국으로 옮긴다면 필요한 토지까지 제공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하지만 닛즈 당시 미 국방차관은 “막대한 예산이 드는 일이어서 간단하게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듬해 6월3일 서울에서 열린 2차 국방 각료회담에서는 이전 대상 지역이 ‘제주도’로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임충식 국방장관은 회담에서 “오키나와기지를 제주도로 옮긴다면 공군 및 해군기지를 만들어 주겠다. 이 경우 여러가지 면에서 실질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적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패커드 차관이 “제의를 염두에 두고 세계적인 기구를 포함해서 연구를 해나갈 것”이라고 답했으나 이후 이 제안은 특별히 진전되지 않았다. ●한국 정부 “정보 수집차 북파 공작원 보내겠다.” 1차 각료회담 때 한국측은 정보 수집력 보강을 위해 북한지역에 공작원을 침투시키겠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최 장관은 “제3국이나 일본, 자체 수단 등을 통해 대북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나 앞으로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국제법 때문에 현재는 공작원을 북한에 보내지 않고 있으나, 앞으로는 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브라운 주미대사가 정색을 하면서 “첩보원을 북한에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묻자 최 장관은 “내가 헌병사령관 당시 첩자를 보낸 일도 있고 사진도 찍은 일이 있다. 한국은 할 수 있다.”고 호언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1951∼1994년 1만 3000여명의 북파 공작원이 양성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너무 싼 파월 국군 몸값 당시 파월 한국군의 해외 근무수당을 보면 준장∼중장이 일당 7∼10달러였고 이병∼병장은 1.25∼1.80달러였다. 당시 국내에 있던 이병의 월급이 1달러가 채 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조금 더 많다. 하지만 함께 근무했던 타 국군에 비하면 매우 낮았다. 태국군의 경우 한국군보다 최고 1.5배(장성급)의 해외근무수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이 미군 1인의 전쟁관련 전체비용을 1만 3000달러, 필리핀 비전투요원은 7000달러, 한국군은 5000달러로 잡았다는 통계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당시 각국별 해외근무수당은 해당국의 국민소득 등을 감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외교부,“미측이 대선 때문에 종전 분위기 띄우고 있다.” 철군 논의가 한창이던 1971년 4월 한국 외무부는 본국에 보낸 보고서를 통해 미국 정부가 1972년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들에게 월남전의 종말이 가까워 온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국내(미국) 정치적 배려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미국이 앞으로 월남에 대한 협력체로 참전국에 국한하지 않고 일본 등도 참여시켜 미국의 책임을 경감시키려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로또 사업자선정비리 수사착수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26일 감사원이 특별감사 중인 로또복권 시스템 사업자 선정과정 비리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로또 시스템 사업 비리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 3명에 대한 수사의뢰서를 넘겨받았다.”면서 “이와는 별도로 입수한 첩보 등을 근거로 중수2과에서 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2002년 ㈜코리아로터리서비스(KLS)가 로또 사업 시스템 구축·운영 사업자로 선정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여러 업체의 로비가 있었고 또 판매 금액 대비 수수료율이 국제관례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토요영화]

    ●택시3(KBS2 오후 11시5분) 멈추지 않는 스피드를 자랑하는 택시의 현란한 액션을 다룬 ‘택시’시리즈 제3탄. 전편인 ‘택시’와 ‘택시2’의 액션을 능가하는 작품이다. 뤼크 베송 제작군단은 전작을 뛰어넘는 시원한 질주장면과 통쾌한 액션을 위해 곳곳에 볼거리를 심어놨다.‘007시리즈’를 패러디한 오프닝과 타이틀은 영화의 색다른 묘미. 첩보요원을 뒤쫓는 인라인 스케이터들의 현란한 묘기와, 새로운 가속엔진으로 교통경찰을 따돌리는 주인공 다니엘의 총알택시는 초반부터 관객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할리우드 대표 액션배우 실베스타 스탤론의 카메오 출연도 웃음을 선사한다.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알프스 산맥 추격장면은 3편에서만 볼 수 있는 백미다. 항상 계획만 세우고 대책은 없는 어리버리한 형사 에밀리앙. 세상에서 형사를 제일 싫어하고 정치·사회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마르세유 최고의 총알택시 기사 다니엘. 원치 않았지만 독일 갱들과 일본 야쿠자 소탕작전 성공으로 마르세유의 영웅이 된 그들의 울고 웃는 협공작전이 다시 시작된다. 대결 상대는 정체 불명의 익스트림 스포츠 갱단. 이들은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바람처럼 도시를 누비며 약탈을 일삼는다. 이들을 체포하기 위해 마르세유 경찰청과 에밀리앙, 다니엘의 아주 특별한 작전이 펼쳐지는데….85분. ●스피드(SBS 오후 11시55분) 촬영감독으로 명성을 쌓은 얀 드봉의 첫 감독 데뷔작.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서스펜스 액션 스릴러다. 제작진은 현실감을 살리기 위해 로스앤젤레스 외곽 도로에서 실제 버스를 이용, 버스 액션촬영에만 7주가 걸렸다. 퇴역 경찰인 폭탄전문가 하워드 페인(데니스 호퍼 분)은 몸값 370만 달러를 요구하며 엘리베이터 탑승객들을 인질로 잡는다. 그러나 경찰 특수반 잭(키아누 리브스 분)의 활약으로 실패하자 복수를 결심한다. 페인은 시내버스에 폭탄을 설치한 뒤 잭에게 연락한다. 페인은 버스가 시속 50마일 이하로 달리면 폭파되도록 장치하고, 잭은 천신만고 끝에 버스에 올라 탄다. 폭주하는 버스, 게다가 도로가 공사중이거나 체증 등으로 운전이 어려운 상황이 잇따르는데….1994년,115분.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국정원 ‘도청사과’ 내부반대 드셌다

    김승규 국가정보원장이 2002년 3월까지 불법 도청이 있었다는 사실을 지난 5일 대국민 사과문 형태로 밝히기 직전 국정원 내부에서 이같은 ‘고해성사’가 필요하느냐는 반대의견이 강력히 제기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국정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세계 어느나라의 첩보기관에도 도·감청 사실을 스스로 고백하는 일은 없다.”면서 당시 김 원장에게 과거사 ‘고백’에 신중해야 한다는 진언을 했다고 밝혔다.김 원장은 이에 대해 “우리가 이제 다 털고 가야 한다.”면서 간부들을 설득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이어 “우리 기도합시다.”며 대국민 사과에 임하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한다. 김 원장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교회 장로이다. 또 국정원의 다른 관계자는 지난 19일 검찰 도청수사팀의 국정원에 대한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 하루 전날 휴대전화 도청장비(카스)가 사용된 피감청자 목록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래서 (압수수색 때 검찰에)주라고 했다.”면서 “국정원 내부를 수색팀에 안내했을 뿐인데 검찰과 짜고 압수수색을 했다는 일부 보도는 말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목록을 겨우 찾아낸 뒤 직원들에게 카스를 쓴 사람이 더 있으면 지금이라도 고백을 하라고 했으나 그 목록 외에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다행히도 이 목록에는 국내 파트에 관련된 사람들의 감청기록은 없었다.”면서 “감청 대상자들은 대공, 대테러, 마약 분야에 연관된 사람들뿐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은 지난달 21일 MBC가 X파일을 보도하기 전 문제의 파일이 옛 안기부 것인지를 확인하는 작업도 거쳤다고 전했다.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美우주패권에 中·러 ‘도전장’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과 러시아가 양국간 사상 첫 합동군사훈련에 이어 공동 우주개발의 시동을 걸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장기적으로 미국의 야심찬 미사일방어(MD)체제에 대응하는 한편 미국 독주의 ‘우주 패권주의’를 저지한다는 군사·안보적 공동 전략을 갖고 있다. 러시아 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 아나톨리 페르미노프 국장은 최근 중국당국 초청으로 중국 우주비행사 훈련센터와 유인 우주비행 기지, 우주비행 관련 기업들을 시찰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모스크바발로 20일 보도했다. 페르미노프 국장는 “중국과 러시아는 광범위한 우주개발 협력을 계획하고 있으며 유인 우주비행도 포함된다.”고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그는 “2007년까지 양국의 우주협력 분야가 1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긴밀한 공동 노력을 강조했다. 페르미노프 국장은 구체적인 협력분야를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대형 우주정거장 개발 ▲달(중국)·화성(러시아) 탐사 공동연구 ▲차세대 유인우주선 개발 등이 공동 관심사로 알려졌다. 중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중·러간 군사·안보협력이 보다 긴밀해질 경우 차세대 군사용 첩보위성 등의 분야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러시아도 중국 최초의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을 초청, 우주협력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양리웨이는 16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7회 국제우주항공전시회에 참석하고 가가린 우주비행사훈련센터등을 참관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러시아측은 또 오는 2012년 발사 예정인 우주왕복선 ‘클리퍼’호의 달 비행에 양리웨이를 초청하고 차세대 우주선 공동개발을 희망하는 등 중국과의 우주개발 협력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세계 3번째로 ‘우주클럽’에 가입한 중국은 10월쯤 두번째 유인 우주선인 선저우(神舟) 6호를 발사하고 2007년부터 달 탐사계획인 ‘창어 프로젝트(嫦娥工程)’를 가동하는 등 본격적인 우주개발 계획을 갖고 있다. 중국의 우주개발 계획은 미국의 MD 계획과 군사정보위성 파괴 등 미군 전력의 무력화를 겨냥한 장기 군사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우주대국’의 지위를 되찾기 위해 지난달 총 3050억루블(약 10조 9000억원)이 소요되는 ‘우주개발 10개년 계획’을 통과시켰다. 우주비행계획은 ▲화성 유인 우주비행선 탐사 ▲국제우주정거장 건설 등이 핵심 내용이다. 러시아의 우주산업은 소련 해체 이후 유럽·일본에 뒤졌으며 현재 인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oilman@seoul.co.kr
  • 브로커 홍씨 검거때 前총경 동승

    검찰·경찰·방송 등에 대한 전방위 로비 혐의로 구속된 브로커 홍모(64·구속)씨가 도피 과정에서 전직 경찰간부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21일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지난 13일 전북 전주 모 음식점 앞에서 수사팀에 검거될 때 경찰서장 출신의 전직 총경 K(69)씨와 한 승용차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올 2월 관련 첩보를 입수, 내사에 착수한 뒤 홍씨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벌였으나 4월20일쯤 소환에 불응하고 잠적하자 통화내역 조회를 통해 K씨가 홍씨와 연락이 잦았던 사실을 밝혀내고 잠복 끝에 홍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K씨를 상대로 홍씨를 알게 된 경위와 두 사람의 관계, 홍씨의 도피를 도왔는지를 집중 추궁했지만 K씨는 “그냥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라고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홍씨는 “개인적인 부탁으로 만났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K씨가 홍씨와 수시로 연락을 취해왔고 수배 상태인 홍씨와 함께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금품을 제공받았거나 홍씨의 도피를 도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홍씨가 2003년 이후 청탁을 위해 각계 인사들에게 90여차례 금품로비를 벌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또 이날 직원 7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MBC의 카메라 보조원을 불러 MBC 취재단이 홍씨의 경비지원을 받아 홍씨가 원하는 방향의 취재를 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1968년을 웃긴 걸작 어록

    1968년을 웃긴 걸작 어록

      공비출현, 폭력배단속 종(鍾)3철거, 배우의 폭력 등 갖가지 사건을 낳고 68년은 저물어 간다. 이 소용돌이 속에서 올해 한 해를 웃겨 준 걸작과 명언을 훑어보자. 남을 웃겨 준 말이라면,『말도 금』일 수 있다는 격언의 실례가 되지 않겠는가. 『남한의 여기자들은 모두 여배우 같습니다』 1·21 사태의 생포공비 김신조(金新朝)가 여기자들과 회견했을 때 한 말. 이 기자회견에 동석한 모 여기자의 말에 의하면 총각 김신조는 눈을 이 기자에서 저 기자 쪽으로 빙글빙글 돌려가면서 자못 흥분한 상태였다. 북괴에서 사람 잡는 기술만 배운 김은 아마 이 때처럼 많은 여성을 대해 보지는 못한 모양. 그렇찮으면 그는 비밀리에 여심조종술을 익혀 두었던가? 『제일 귀찮은 손님은 대학교수들』 「호스테스」양들의 절박한 체험담. 여성문제연구소가 실시한「호스테스」의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그녀들의 손님평이다. 근엄한 교수님들이「바카스」의 제자로 승화했을 때의 생태학이 여기있다. 이 말, 걸작치고는 금년의「히트」가 되지 않겠는가 싶다. 『나는 국제첩보원,「미스터·가네시로」다』 이 말도 심심치 않다. 말짱한 한국의 백성인 박흥민이라는 자가 이 말을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휘둘러 귀하신 몸 행세를 톡톡히 했으니 말이다. 『출입자의 명단을 공개한다』 명물「종(鍾)3」사창가를 정리할 때 김현옥(金玄玉)시장의 공갈협박(?)이 신문에 나왔다. 신문마다 이 말을 굵직한 고딕 활자의 제호로 신나게 뽑았다. 『생사람 잡지 말라』 폭력배를 잡아 제주도로 보냈다. 이 때 서슬이 퍼런 경찰의 과잉단속이 문제되자 대검(大檢)에서 내린 지시. 실감나는 말이었다. 『다음엔 꼭 금「메달」』 「멕시코·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얻은「복서」지용주(池龍珠)군이 김포공항에서 한 첫마디 귀국인사. 기록은 간데 없고 전적만 남았다는「멕시코·올림픽」의 우울한 성적을 나타내는 맥풀린 말이다. 우리「올림픽」의 성적은 언제나『다음에는 꼭…』. 대중의 인기를 모으는「프로·스포츠」계에서 걸작인 안나오면 섭섭하다. 일본의「프로」야구「팀」인「동영 플라이어즈」의 백인천이 거리낌없이 한 마디를 지껄였다. 『나니?』 그가 귀국차 김포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말. 정말「나니?」다. 무슨 말인지를 알려고 우리말 큰사전을 뒤져 보다간 큰 코 다친다. 그는 야구에만 아니라 조어력(造語力)에도 소질이 있는 듯. 「프로·복서」김기수가 애교를 부렸다. 『나는 졌다. 감기 때문에』 일본에 원정가서 지고 온 것까지는 상관없겠지만 감기 때문에 얻어 맞고 돌아왔으니 김기수「팬」들에게는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내적인 미가 더 중요하죠』 우리나라 여자는 아니지만 68년도「미스·아메리카」「데브라·딘·반스」(20)양이 지난 8월 미군 위문차 한국에 와서 내뱉은 첫마디의 미녀정의.『가슴둘레나 엉덩이의 크기와 같은 외모보다도 재능, 성격, 지성 등 내적인 미가 더 중요하죠』라고 말씀하셨것다. 정작 가슴둘레, 엉덩이 크기, 다리 곧기 등의「콘테스트」에서 1위로 뽑힌 미녀의 미녀론이니 걸작 아닌가. 『내 딸 같다』 이 말의 동기와 결과가 웃겨 준다. 군용「백」여인변사 사건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경찰이 여인의 신원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을 때, 경찰에 전화가 걸려 왔것다. 바로『내 딸 같다』고. 박용기(朴龍起)(44)라는 한 아버지가 6개월 전에 집나간 딸 서정(曙庭)양을 찾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벌인 연극인 줄이야 흥분한 경찰이 어찌 알았으랴. 신이 나서 이리 뛰고 저리 뛰다가 신문을 보고 놀란 서정양이 저승 아닌 파주에서 떡 출현하는 바람에 그만 허탈감에 빠졌다. 『모르고 팔았다』 국문학자 조윤제(趙潤濟)박사가 대구시내의 고서방에서 1500여 년 전의 돈황굴 경전완본을 사들여 학계의 화제가 됐다. 그러나 이 희귀본을 판 책방주인이, 일단 팔아놓고 다시 그것을 반환해 달라는 소송을 내걸어 또 한번 이야기 거리가 됐다.『아- 모르고 팔았다』 영화계에 화제가 없어라면 영화계가 운다. 최고걸작은 아마 폭력으로 한 때 수감된 신영균(申榮均)에게로 갈 것 같다. 그의 명언-. 『때리진 않았다. 한 번 밀었을 뿐이다』 그런데「한 번 밀린」정진우(鄭鎭宇)감독은 얼굴에 7바늘을 꿰매야 하는 상처를 입었다. 정진우 감독이 영화인대회에서「악질제작자」를 규탄했다. 『악질제작자란… 우리들「개런티」를 연수표로 주는- 그런 놈 모두 다』 명우 고(故) 김승호씨가 명언을 남겼다. 『살고 싶다. 나는 억울하다』 이 유언, 숨진 뒤에 만들어 낸 말인 듯. 뇌진탕으로 쓰러진 고인이 입을 열어 말을 할 수가 있었을까? 문화재 덕수궁의「대한문」을 놓고 벌어진 시비. 『한 치도 못 움직이겠다』 문화재 관리 당국. 『몇 해 못 갈 것이다』 서울시 당국. 그래서 대한문은 옛 위치에 그대로 남아있다. 공비이야기로 시작한 이 기사를 역시 공비로 끝맺는다면 꼭 한 마디가 있다. 『「대머리 총각」을 부를 줄 안다』 북괴 중위 조응택이 자수를 해서 기자회견에 나타났다.『민가마다 양식이 많은데 놀랐다』면서 회견이 끝날 무렵「트랜지스터·라디오」로 익힌「대머리 총각」을 신나게 뽑아댔다. [ 선데이서울 68년 12/22 제1권 제14호 ]
  • [코드로 읽는책] 달라이 라마 평전/질 반 그라스도르프 지음

    달라이 라마. 전쟁과 테러가 끊이지 않는 21세기에 더욱 빛을 발하는 티베트의 정치·종교 지도자다. 지난 198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면서 북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는 그는 이제 전세계 평화의 상징이자 코드라고 할 수 있다. 이미 국내에도 달라이 라마에 관한 책이 50여권이나 출간됐을 정도로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티베트 불교의 가르침을 쉽게 풀어썼거나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자서전이나 대담, 강연집도 나와있다. 세계적인 티베트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질 반 그라스도르프가 10여년에 걸쳐 완성한 ‘달라이 라마 평전’(백선희 옮김, 아침이슬 펴냄)은 ‘그 정치적 미스터리와 영적 카리스마의 비밀’이라는 부제에서 보듯 티베트의 정치적·종교적 현실을 냉정한 시각으로 풀어 기존 책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저자는 10여년간 달라이 라마와 그의 주변 인물들을 직접 만나고, 방대한 자료조사와 치밀한 탐구를 통해 티베트의 특수한 역사·종교·정치적 상황을 씨줄과 날줄로 정교하게 짜냈다. 그동안 티베트 안팎과 달라이 라마를 둘러싸고 벌어진 수많은 미스터리들을 긴박하게 파헤친다. 전세계에 미치는 도덕적 영향력과 특유의 카리스마로 달라이 라마는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됐다. 그러나 그만큼 많은 미스터리에 둘러싸여 있다. 그의 권력 승계에 있어 주변 가족들의 몫은 무엇인가?그의 어머니는 예나 지금이나 티베트인들로부터 존경받는 상징적인 존재다. 그러나 아버지는 어떤가?그는 자연사했는가 살해당했는가?어린 신의 주위에서 놀아난 섭정들의 물질적 탐욕과 한 섭정의 성적 유희가 ‘세계의 지붕’인 티베트를 망친 원인인가? 중국첩보국과 CIA는 이 ‘설국’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었는가? 다람살라 망명정부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결코 인정받지 못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달라이 라마가 입적하면 티베트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저자는 드러나지 않은 많은 정보들과 인물들, 특히 달라이 라마와의 대담을 통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한 문명과 한 나라의 미래를 자문하게 한다. 1933년 13대 달라이 라마의 죽음부터 2003년까지 70년이라는 긴 세월을 기록하고 있는 이 책은 특별한 개인을 추앙하고 미화한 전기가 아니라, 개인을 중심으로 그가 속한 나라, 민족, 문화의 느린 임종을 증언하는 가슴 아픈 평전이다.14대 달라이 라마가 가장 고심하는 것도 티베트 문화의 보존이라고 한다.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티베트를 찾고 난민을 돕기 위해 애쓰는 것도 티베트가 ‘세상의 안식처´로, 혹은 티베트인들이 자부하듯 ‘이 땅의 배꼽’으로 남아주길 바라는 안타까운 마음 아닐까. 티베트의 아픈 역사와 치부를 긴박한 리듬으로 세세하게 증언함으로써 티베트와 달라이 라마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책이다.1만 5000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불법도청 파문] “도청테이프 내용 풀 사람 안기부내 공씨 밖에 없어”

    옛 안기부 특수도청팀인 미림팀의 공운영 전 팀장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안기부에서 도청 테이프 내용을 풀 수 있는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10일 “공씨가 이 업무를 오래한데다 도청 내용이 워낙 불확실한 상황에서 누구의 목소리이고, 어떤 내용인지를 공씨만이 풀 수 있었다.”면서 “공씨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테이프 내용을 풀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02년 9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국회에서 당시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과 이귀남 대검 정보기획관의 전화 통화도청 자료라고 폭로한 것은 “도청자료가 아니고 국정원 직원이 누군가를 만나 대담을 나눈 내용을 바탕으로 한 일종의 첩보”라고 전제한 뒤 “따라서 불법감청은 2002년 3월 완전히 중단된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조직은 금방 없앨 수 없었기 때문에 그냥 두다가 정 의원의 폭로 등으로 논란이 일자 같은해 10월에 과학보안국을 없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형근 의원은 당시 “이 금감위원장이 이귀남 대검 정보기획관에 전화를 걸어 대북 4억달러 비밀지원 의혹에 대한 계좌추적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국회에서 폭로한 바 있다. 한나라당은 최근 이를 근거로 국정원이 도청 중단시점이라고 밝힌 2002년 3월 이후에도 도청이 계속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발언대] 도청 파문… 국익을 먼저 생각하자/안병용 신흥대 교수

    태풍이 온다고 한다. 과거 국가안전기획부의 도청파문이 우리 사회의 태풍이 되고 말았다. 도청은 이유를 불문하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민주투사로 한평생을 지낸 이들의 소위 ‘민주대통령’때 진행된 일들이라니 더욱 기가 막힌다. 특히 안기부 간부가 지엄한 국가기밀사항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려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실망 그 자체다. 사정이 이러고 보니 온통 안기부(국가정보원)에 대한 원망과 불신, 그리고 타도 일색이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법에 따라 엄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을 돌리면 아찔하기도 하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치부와 성역이 있는 법이다. 무너뜨릴 수 있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영역이 있다. 그럼에도 모두들 흥분한 나머지 보호하고 숨겨야 할 것을 훼손하고 있지나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권 또는 언론 어디에도 그러한 우려는 없다. 그 흔한 보수주의자, 안보주의자 내지 반공주의자 누구도 없다. 아마 바보가 되기 싫든지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필자 또한 유신말기에 대학생활을 한지라 안기부에 대한 인상이 좋을 리 없다. 그러나 세상사에는 명암이 있는 법이다. 싫다고 다 내칠 수만은 없다. 문제의 핵심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을 정략의 도구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007영화를 못 본 사람이더라도 그것은 상식이다. 이제 냉정한 마음으로 되돌아가 국익을 생각해야 할 때다. 21세기 국가의 국력은 지식과 정보력으로 평가된다. 지금 국가간에는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전자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암암리에 첨단장비를 운용하여 고도의 첩보전과 해커전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정보전에서 밀리면 나라가 위태롭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민주국가인 미국은 9·11테러 이후 대테러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육·해·공군 및 해병대, 국방정보국(DIA), 국가정찰실(NRO), 국가지리공간정보국(NGA) 등 8개 국방관련 정보기관, 중앙정보국(CIA)을 포함해 15개 정보기관을 통괄하는 한층 강화된 국가정보국(DNI)직제를 신설하고 있다.400억달러(약 40조원)를 들여 운용하고 있는 ‘애셜론 프로젝트’는 특히 관심을 끈다. 애셜론 프로젝트는 120개의 위성을 쏘아올려 전 세계 모든 지역을 감청(도청)하는 것으로 고주파(HF)통신, 마이크로웨이브, 해저케이블 및 인터넷 감청을 제 손바닥 보듯이 하고 있다. 미국은 애셜론이 수집한 정보를 활용,9·11테러 이후 알카에다 요원 80%를 궤멸하였고, 외국기업의 상업비밀을 수집해 자국의 업체에 지원하다 들통나기도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이 이러할진대 우리 언론과 정치권은 국정원의 도청장비 완전폐기, 국정원 축소, 심지어 해체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러지는 않겠지만 정말 국정원이 감청에 대한 무장해제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정말 아찔하다. 우리는 아직도 전쟁 중인 나라이다. 북한의 위협뿐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아랍권의 테러대상국이다. 국민사생활보호, 정략적 이용금지, 비밀엄수 등의 조치와 함께 오히려 정보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도청사건은 수사기관이 전말을 파헤치고 위법사항이 있으면 처벌하고 유사사건이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유의할 것은 처리하는 방법이 세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정한 짓을 확신한다 해도 동네방네 치부를 다 보여 줄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정치권은 이 도청사건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국가의 안위를 도모해야 할 일차적 의무가 있다. 이 문제를 당리당략에 이용하려 한다면 그 피해는 곧 국민이 될 것이고 국민의 비난과 지엄한 심판이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국가의 중추신경과 같은 기관이다. 국민의 기관이다. 아무리 군의 비리와 총기난사사건이 있다 하더라도 군을 무장해제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손이 부정한 짓을 했다고 손을 자르나. 부정한 짓을 명령한 머리를 바꾸어야 한다. 정치를 바꾸고 시스템을 재건해야 한다. 국가정보원 요원들은 국가가 오랫동안 길러낸 소중한 자원으로 보고 싶다. 당신들도 이번 일로 정말 거듭나 주길 부탁드린다. 안병용 신흥대 교수
  • [씨줄날줄] 새와 쥐/진경호 논설위원

    조선시대 하인들 가운데 ‘규비(糾婢)’가 있었다. 힘깨나 쓰는 양반가를 기웃거리며 그들의 은밀한 얘기들을 엿듣는 계집종들을 일컫는다. 오늘로 말하면 첩보원이자, 도청 전문가들이다. 나라가 새삼 시끄럽지만, 우리를 포함해 인류 역사로 보면 도청(盜聽)은 이처럼 매춘(賣春)과 더불어 가장 오랜 기원을 지니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역(聖域)이 없기로는 더 윗길일지도 모를 일이다. 독재자 스탈린이나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국왕, 브라질의 페르난두 카르도수 대통령 같은 수많은 절대권력자들조차 도청에 시달렸다. 안기부 도청팀 ‘미림’도 성역을 두지 않기로는 남 못지않았던 듯하다. 한 문헌에 따르면 김수환 추기경도 1990년대 중반 도청을 당했다. 당시 안기부장이던 모 인사가 천주교 고위인사에게 “추기경님을 도청 대상에서 빼주겠다.”고 했고, 곧바로 사제관에는 도청 탐지기가 설치됐다고 한다. 김 추기경을 들여다보신 분이 하나님만이 아니었던 셈이다. 미림팀의 활약은 당시 야권의 중심이던 김대중(DJ)씨에 대한 감시로 정점을 이룬다. 김 추기경이 도청받던 이 무렵 DJ의 동교동 자택 주변은 사실상 첨단 도청설비로 채워져 있었다.DJ 자택 양 옆의 178의 16호와 177의 6호는 전체가 안기부의 도청시설이었다고 한다. 특히 178의 16호에 있던 가건물은 DJ 집 지하서재 환풍구로 흘러나오는 얘기들을 도청하던 시설로 알려졌다. 당시는 92년 대선 패배와 함께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영국으로 건너갔다가 돌아온 DJ가 아태재단을 만들어 정계복귀를 검토하던 때였다. 물론 DJ는 이런 도·감청에 익숙해 있었다. 전화를 하다 중요한 얘기가 나오면 DJ는 “이 사람아, 이거 도청되는 거 알지?”라고 물어 상대방 말을 끊었고 은밀한 얘기는 필담(筆談)으로 나눴다. 도청과 사찰에 치를 떨던 DJ였건만 도청은 그가 집권한 기간에도 계속돼 온 사실이 드러났다. 마약보다도 강하다는 중독성을 다시 한번 내보인 셈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이제 세상은 ‘에셜론’이라는 국제적 도·감청망이 지구촌 전체를 감시하고, 휴대전화마저 도청당하는 시대가 됐다.‘낮말은 새가,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은 예언이었던 게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베일벗는 도청] “장비구입 당시 기조실장 해명해야”

    [베일벗는 도청] “장비구입 당시 기조실장 해명해야”

    김대중(DJ) 정부 시절 국정원장은 이종찬(98.3∼99.5)-천용택(∼99.12)-임동원(∼2001.3)-신건(∼2003.2)씨 등으로 이어졌다. 일단 불법 도·감청에 대한 ‘역할론’ 또는 ‘책임론’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4명이다. ●與, 문의장 관련설 일축 이종찬 전 원장 시절에는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과 이강래 의원이 기조실장을 역임했다. 먼저 이강래 의원이 첫 안기부 기조실장을 맡아 이종찬씨와 호흡을 맞췄고, 이후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있던 문희상 현 우리당 의장이 이강래 의원과 자리를 맞바꿨다. 한나라당이 문희상·이강래 의원을 따로 지목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1998년 5월부터 2002년 3월까지 도·감청이 재개됐다면 98년 3월과 같은 해 5월 기조실장에 취임한 문 의장과 이 의원이 도·감청 장비 구입 및 기획 등의 문제와 관련해 해명해야 한다고 한나라당 관계자가 밝혔다. 이에 열린우리당 대변인실은 “문 의장이 기조실장으로 재임하던 시기에는 설비 구입과 관련한 예산 지출이 없었다.”면서 “한나라당은 문 의장에 대한 공작적 의혹 제기를 즉각 중단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때 신건씨는 국내담당 안기부 1차장을 지냈다. 설령 신건씨가 자신이 원장으로 재직한 2002년 3월 불법 도·감청을 근절했다 하더라도 논란을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다. ●천용택씨는 알고 박지원씨는 몰랐다? 일부 DJ정부 시절 인사들은 “당시 국정원의 핵심은 이종찬·문희상·이강래·나종일 라인”이라고 주장한다. 현 주일대사인 나종일 대사는 그때 해외·북한담당 차장을 지냈다. 이날 국정원이 발표한 자체 조사결과는 누구보다 천용택 전 원장을 압박하고 있다. 국정원은 테이프 회수 및 폐기 경위에 대해 ‘국정원 전직 간부가 복직을 위해 미림팀 테이프를 들고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을 접촉하고 삼성에 공갈을 치고 있다는 첩보가 있으니 테이프를 회수하라.’는 지시를 천 전 원장이 내렸다고 밝혔다. 적어도 천 원장은 도·감청 사실 자체를 분명히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논리를 적용하면 불똥은 박 전 장관에게도 튈 뿐 아니라 나아가 당시 고급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정권의 웬만한 실세라면 불법 도·감청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해진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베일벗는 도청] “나도 뒷조사 당하나” 시민들 경악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4년간 불법 도청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놀라고 우려했다. 청와대가 “참여정부에 불법도청은 없다.”고 밝혔으나, 시민들은 재발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이 과연 있는지 의문을 던졌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국민의 정부 때에도 불법 도청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경악한다.”면서 “국정원이 뒤늦게 사실을 고백한 것은 다행이지만 국가기관이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는 성명에서 “지금까지 휴대전화 도청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국정원이 자체적으로 장비까지 개발해 불법 도청을 해왔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밝혔다.또 “정부기관이 첩보팀을 만들어 개인의 뒷조사를 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더 이상 국가를 믿고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국정원 발표로 3년전까지만 해도 국가기관이 불법 도청을 실시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현 정부도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순철 정책실장은 “국가 차원에서 도청을 해야 한다면 대상이나 기준을 엄격히 규정해 실시해야 한다.”면서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법 도청 의혹이 없도록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 도청에 대한 파장이 확대되면서 정치권이 이를 정략적으로 사용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중앙대 법대 제성호 교수는 “국가기관이 불법 도청을 했다는 사실은 결국 과거 정부와 정치권이 검은 정보를 정치판에 활용해 온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면서 “불법 도청에 관여했던 정치권 실세들이 여전히 정치 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이들은 이를 계기로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휴대전화도 도청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사생활 침해에 대한 걱정과 우려를 나타냈다.공무원 양모(32)씨는 “앞으로 휴대전화로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상사를 험담할 때는 매우 신경쓰일 것 같다.”고 말했다. 도청탐지전문업체 코세스 코리아 정재안 상무이사는 “최근 도청탐지에 대한 문의가 2∼3배 늘었지만 휴대전화도 도청된다는 발표 이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불법 도청으로 사생활이 침해될까 염려하는 시민들의 문의 전화도 하루에 수십통씩 걸려오고 있다.”고 말했다.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퇴폐공연’ 수사 홍대거리 긴장

    경찰이 홍익대 주변의 공연장 및 업소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홍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음악인과 문화기획자, 클럽측은 어렵게 성장해 온 인디문화에 대한 ‘마녀사냥’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경찰은 4일 성기노출 밴드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연 클럽 등의 음란 행위와 불법 영업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3일 홍대 업소의 퇴폐 공연 등을 수사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홍대 클럽의 영업 및 공연 실태에 대한 첩보 수집에 나서는 등 수사를 준비하고 있다. 또 엑스터시 등 마약류 투여 행위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문화기획자 이규석씨는 “수사나 단속을 한다는 것은 어렵게 성장해 온 인디음악과 홍대문화 전반을 법적 잣대로 규정해 처벌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발상으로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면서 “카우치라는 한 밴드만 보고 홍대 앞 인디문화가 모두 그런 것처럼 매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럽 롤링스톤즈 대표 박준영씨는 “이번 카우치의 행위로 인해 국내 인디공연도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면서 “퇴폐 행위를 단속한다는 취지 자체가 마치 홍대문화 전체를 퇴폐적인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카우치 멤버 신모(27)씨 등 2명에 대해 공연음란 및 업무방해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럭스 리더 원모(2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노출 행위를 한 2명은 5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여부가 결정된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MBC 음악캠프 생방송 도중 신씨의 눈 신호를 통해 성기를 드러냈고 지난해 7∼8월 홍대 앞 공연장에서도 여러차례 하반신을 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세계의 도청 실태] 美, 지구촌 통신망 70% 24시간 감시

    [세계의 도청 실태] 美, 지구촌 통신망 70% 24시간 감시

    지난 2001년 9·11테러 전날 “엄청난 일이 다음날 터질 것”이라는 아랍어 통신 2건이 위성 감청망 에셜론(Echelon)에 포착됐지만 이 내용을 번역하는 데 이틀이나 걸리는 바람에 미 보안당국은 참사를 막아내는 데 실패했다. 국내에서 ‘안기부 X파일’에 따른 불법 도청 파문이 연일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전문 비즈니스 위크 최신호(8일자)는 커버 스토리로 9·11 이후 더 광범위해지고 일상화된 도·감청 및 감시 시스템을 집중 조명했다. ●더이상 공상과학이 아니다 9·11테러 정보 분석에 실패한 것은 에셜론의 하루 수집 정보가 미 의회 도서관 문서의 10배여서 이를 분류하고 가중치를 둬 분석하는 데에만 엄청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9·11 이후 사정은 달라졌다. 정보들은 이제 12시간 안에 번역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에셜론을 주관하는 미 국가안보국(NSA)은 실시간 번역과 분석을 목표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에셜론의 정보를 바탕으로 그동안 3000여명의 알 카에다 관련자를 체포함으로써 100여건의 테러를 예방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자평하고 있다. 영국에선 런던 50만대를 비롯,400만대의 카메라가 길거리, 공원과 정부 건물 등을 샅샅이 비춰 수상한 이를 즉시 가려내고 있다. 공상과학 소설에나 등장할 법한 일도 차츰 현실화되고 있다. 현관에 설치된 ‘인공코’를 이용, 누군가의 머리카락에 남겨진 폭약 흔적을 추적할 수 있거나 저수지에 떠있는 조그만 센서로 단파나 무선 신호를 감지할 수도 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걷는 모양이나 귀 형태를 보고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카메라까지 등장했다. ●유엔, 도감청 기술과 방지 기술의 경연장 뉴욕 유엔본부는 세계 최고의 ‘스파이 소굴’ 역할을 하고 있다. 본부 건물뿐만 아니라 191개 회원국 공관이 입주해 있는 바로 옆 건물과 유엔 직원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와 식당, 자동차에는 도·감청 장치 또는 방지장치가 설치돼 있다고 보는 것이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진다. 새로 부임한 이들은 사무실과 집, 차에 도청 방지장치를 달 것을 맨먼저 동료들로부터 조언받는다. 건물 옥상들에는 다른 나라 외교관들의 대화를 엿듣기 위해 세워 둔 안테나들이 숲을 이룰 정도다. 공원이나 식당에서 외교관들의 대화를 엿듣기 위해 스파이들은 ‘입술 읽는 훈련’을 받은 이들을 활용하기도 한다. ●전자코 등 미래의 감시기술 비즈니스 위크는 숨겨진 총이나 칼을 촬영할 수 있는 초미세 열파 카메라, 종전의 지문 날인 시스템보다 위조가 어렵도록 일본 후지쓰사가 개발 중인 손바닥 동맥 인식 시스템 등이 곧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몇년 후에는 무기나 폭약을 숨긴 사람에게서 나오는 고주파를 감지하는 T레이 카메라가 실용화될 것으로 보았다. 또 버팔로 대학 연구팀은 숨이나 땀 등에서 특정 냄새를 가려내 이를 레이저로 분석하는 전자코를 개발 중이다. 이 장비는 냄새를 맡아 신원을 확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질병 감염, 나아가 여성의 임신 여부까지 가려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에셜론이란 에셜론은 미 NSA가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정보기관과 함께 운영하는 감청 시스템으로,120여개의 첩보 위성을 통해 전세계 전화와 휴대폰, 팩스,e메일 등을 감시한다. 최근에는 인공위성뿐 아니라 초단파 송수신탑, 광케이블로까지 확대돼 전세계 통신망의 70%를 커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위크는 “하루에 미 의회 도서관 자료의 10배에 해당하는 정보를 도청한다.”고 보도했다. 음성인식 기능이 있는 에셜론의 슈퍼 컴퓨터는 ‘테러’,‘폭발’,‘암살’ 등의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거나 특정인의 전화번호와 주소 등을 골라 감청한다. 또 ‘데이터마이닝’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서로 동떨어져 있는 정보들간의 유용한 상관관계를 발견해 내기도 한다. 중심 기지는 미국이 아니라 영국 요크셔 맨위드힐에 있고 미국인 1000명 이상이 투입돼 매년 200억달러의 예산을 쓰고 있다. 에셜론의 실체는 1998년 영국 출신 기자인 덩컨 캠벨이 유럽 의회에 통신감청 의혹을 제기해 처음 밝혀졌으며,2001년 유럽 의회가 에셜론의 상업적 이용이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보고서를 냄으로써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원래는 2차대전 당시 독일군의 비밀암호를 캐기 위해 미·영 등이 첩보협정을 맺은 데서 출발해 이후 공산권 감시를 위해 본격 운영하게 됐다. 그러나 점점 더 기업 비밀과 경제 정보도 무차별적으로 수집, 미국이 거대 입찰과 조달 계약 등 민간 경제 정보를 빼내 자국 기업에 넘겨준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미국은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자국 기업의 공정한 거래를 위해 뇌물 거래 정보를 수집한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이에 따라 유럽 의회는 회원국들에 에셜론의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암호 사용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고 영국에는 에셜론 탈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미국을 도와 감청망에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알카에다 조직원 잠입시도설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의 조직원이 최근 국내잠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첩보가 들어와 전국 공항과 항만 등 관계당국이 비상태세에 돌입했다. 29일 경찰과 인천공항 및 공항 상주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9시30분쯤(현지시간)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한 외국인이 전화를 걸어 영어로 “최근 한국 비자를 받은 파키스탄인 A씨가 알 카에다 요원이니 알아 보라.”고 말한 뒤 끊었다. 경찰과 법무부 등 관계당국의 확인결과 A(46)씨는 이미 지난 6월 말 사업을 이유로 10일간 한국에 머무른 적이 있으며 지난 15일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국내 재입국 비자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태국 현지에 알아본 결과 A씨는 지난 26일 태국을 떠나 말레이시아로 출국했고 아직 국내에 다시 들어오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국은 A씨가 여권 이름이나 생년월일 등 기록을 조작해 이미 출입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행적을 쫓고 있다.인천공항 당국은 A씨의 신원을 각 기관에 알리고 A씨와 인적사항이 비슷한 인물이 입국을 시도할 경우 곧바로 신병을 확보키로 하는 등 비상태세에 들어갔다. 또 경찰은 파키스탄과 태국 인터폴 등 국제 정보기관과 협조해 A씨의 테러연계 혐의를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제보가 특정인을 지목하는 등 구체적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통화에 필요한 내용만 언급했다는 점, 해외 정보기관의 테러 블랙리스트에 A씨가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거짓 제보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김덕섭 인천공항경찰대장은 “개인적인 원한이나 채무관계 등으로 한국 입국을 막기 위해 음해성 허위제보를 하는 외국인이 종종 있다.”면서 “제보전화가 신빙성이 있는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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