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첩보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 영미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 엔도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 안보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 상보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890
  • [밀착취재] 사내부부 차별 여전

    [밀착취재] 사내부부 차별 여전

    사내부부가 늘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생긴 직장문화의 한 단면이다. 사내연애를 아예 금기시하는 기업도 있으나 사내결혼을 적극 권장하는 기업도 있을 정도로 사내부부에 대한 시선이 너그러워졌다. 결혼 적령기의 젊은이들이 일상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지내다보면 사내부부의 출현은 필연적이라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과 가정을 분리하는 이분법적 사고가 강한 문화에서 사내부부는 아직 낯설다. 때문에 기본적 권리 침해조차 도외시되기도 한다. 새로운 문화인 만큼 바람직한 정착을 위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사내부부는 구조조정 1순위란 말이 있다.1990년대 말 외환위기 직후 통용됐던 말이다. 당시 모 금융사는 ‘경제적 충격이 덜한’ 부부사원 중 여성의 명예퇴직을 강요하고 무더기로 해고해 소송까지 가기도 했다.7∼8년 전의 일이다. 지난 일로 치부되기도 하지만 일부 회사에서는 여전한 현실이기도 하다. ●남편에게 해될까 ‘쉬쉬’ 대기업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A씨는 사표를 내야 할 처지에 처했다. 회사가 구조조정을 하면서 임신한 여성과 사내부부를 우선 해고한다는 소문이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A씨는 “사내커플인 데다 임신까지 해서 확실한 해고 대상인데 노조에서도 사내커플은 알아서 나가라는 분위기다.”라고 하소연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유명기업체 과장으로 있는 B씨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얼마 전 사내결혼을 했는데 막상 결혼을 하고 나니 둘 중 한 명은 나가는 게 관행이라는 것이다. 사내부부였던 C씨는 이혼 때문에 궁지에 몰렸다.C씨는 “사내결혼을 했다가 이혼을 하게 됐는데, 회사에서 전 남편과 함께 근무하는 게 불편할 거라며 그만두라고 한다. 공사를 확실히 구분했는데 이혼 때문에 쫓겨날 처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내부부·성차별 이중문제 이처럼 사내부부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일이 여전히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여성노동 전문 상담창구인 ‘평등의 전화’에도 사내부부의 하소연은 심심치 않게 올라 온다. 사내부부라는 이유로 퇴직을 종용하는 것은 위법이지만, 구조조정시엔 관행처럼 사내부부가 타깃이 되다 보니 이혼을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0월 한 여성은 “회사 구조조정 때마다 사내부부가 타깃이 되는데, 남편과 법적으로 이혼을 하면 사내부부의 굴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느냐.”고 평등의 전화에 묻기도 했다. 사내부부에 대한 차별은 부당대우 문제뿐만 아니라 성차별 문제도 안고 있다. 해고 대상이 대부분 여성이고, 임신이나 출산시에도 사내부부라는 조건이 약점으로 작용하는 탓이다. 부산의 중소기업체에 다니던 여성은 “출산한 지 12일 만에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는데, 만약 부당해고로 문제를 삼으면 사내커플인 남편에게도 영향이 있을 거라고 해서 그냥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법을 위반한 기업을 실제로 처벌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사내부부는 부당해고를 당하더라도 한 쪽이 회사에 남아 있기 때문에 회사에 불만을 드러내지 못한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내부부 부당 해고는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이지만 실제 신고가 들어오는 경우가 없어 정부에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입사동기 부부가 털어놓은 속얘기 임왕섭(34·KT&G 브랜드국 과장)·김경선(31·KT&G 북서울본부 대리)부부와 김영곤(32·삼성SDS 전자해외팀 대리)·오윤정(30·삼성SDS 전자해외팀 대리) 부부는 사내부부다. 회사라는 공적인 공간에서 부부라는 개인적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에게서 사내부부의 속얘기를 들어봤다. 왕섭 아내와는 입사동기인데 발령을 다른 지점으로 받았지만 맡은 업무가 비슷해서 힘들 때나 고민있을 때 전화를 주고 받다보니 정이 들었다. 영곤 신입사원 수련회에서 지금 아내를 처음 봤는데 같은 부서에 배치받은 게 계기가 됐다. 워낙 해외출장이 많은 부서라 같이 출장다니면서 가까워졌고 2년 정도 몰래 데이트를 했다. 왕섭 4년 넘게 연애했는데, 거의 첩보영화를 찍는 수준이었다. 퇴근 후에 만날 때도 회사에서 몇 정거장 떨어진 곳에서 접선하듯이 몰래 만났고, 회사 내에서는 꼭 필요할 때만 복도 계단 통로에서 살짝 만나곤 했다. 윤정 사내부부라서 좋은 점이 많다. 같은 일을 하기 때문에 이해도가 높다. 업무상 해외출장도 많고 야근도 많은데 서로 다른 일을 한다면 여자 입장에서 남편을 신경쓸 수밖에 없을 거다. 그런데 같은 회사 사람이다보니 굳이 설명을 안 해도 당연하게 생각해서 일할 때도 편하게 할 수 있다. 경선 예를 들어 회식이 늦어져도 서로의 상사 스타일을 아니까 그러려니 하는 식이다. 대화거리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영곤 부부간에 대화가 없는 경우도 많은데 사내부부의 경우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화가 많아진다. 서로 업무에 대해 잘 모르면 아예 얘기조차 안 꺼내게 되질 않나. 특히 힘든 일이 있을 때 위안을 받을 수 있어 든든하다. 경선 물론 사내부부라는 조건이 부담스럽기도 하다. 한 사람이 사내에서 자기관리를 잘못하게 되면 그 흉이 상대에게까지 돌아가기 때문에 무의식 중에 사내부부라는 걸 항상 의식하게 된다. 그래서 일이나 인간관계에서나 한 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된다. 회사생활뿐만 아니라 가정사에서도 남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긴장하게 된다. 왕섭 남자는 특히 왕따가 될 수도 있다. 너무 투명한 유리지갑이어서 보너스조차 따로 챙길 수가 없다. 친구들끼리 2차,3차를 가는 경우에도 친구들이 알아서 열외를 시켜줄 정도다. 영곤 회사의 시선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결혼 전에 사내커플에 대한 자료들을 찾아봤다. 경영진의 호응도가 낮은 편인데 가정사를 회사까지 가져온다, 보안유지가 힘들다 등의 이유 때문이더라. 우리의 경우는 특히 결혼 후에도 같은 팀에서 일하고 있다. 윗선에서 부서배치를 달리할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그럴 필요성을 못 느낀 것 같다. 회사에서 신뢰를 보여준 만큼 구설수에 오르지 않도록 더 조심한다. 윤정 남편과 사내에서는 둘이서 따로 행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호칭도 회사에 들어서는 순간 서로 공식 직급을 부른다. 왕섭 회사에 위기가 있을 때 사내부부가 타깃이 된다는 점도 항상 염두에 둔다. 아예 와이프에게는 우리 중 하나가 나갈 일이 생기면 내가 나간다고 공언을 해놨다. 아무래도 우리 사회에서 남자가 직장을 옮기기가 쉽지 않나. 하지만 그런 위기의식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미래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자극제가 된다. 정리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사적인 문제로 업무에 지장” CEO 60% “사내결혼 반대” 사내부부의 증가는 기업의 새로운 고민거리다. 연애나 결혼은 사생활이지만, 사내 분위기나 업무와 직결돼 모른 척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전 직원의 7% 정도가 사내결혼을 했다.1만 2000명의 직원 중 사내부부가 424쌍이다. 우리은행측은 “사내결혼을 반대하지도 않고 특별히 장려하는 분위기도 없다. 다만 인사발령 때 부부가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고려해 배치한다.”고 했다. 유한킴벌리는 사생활은 사생활이라는 주의다.1700명의 사원 중 46명이 사내결혼을 했다. 사내 동아리 활동이 활발해 동아리에서 만나 결혼하는 커플이 많다. 부부가 원하면 같은 사업장에 배치할 정도로 개방적이다. 삼성SDS도 사내부부가 많은 기업 중 하나다. 직원 7100명 중 사내부부가 90쌍 정도다. 팀 프로젝트와 밤샘작업이 많고 여성인력 비율이 높다 보니 사내커플이 많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모든 회사가 개방적이진 않다. 공개적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사내연애를 금지하거나 사내결혼 때 한 쪽을 퇴사시키는 곳도 있다. 사측의 이같은 고민은 사내결혼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다. 헤드헌팅업체 아인스파트너가 직장인 1100여명과 최고경영자(CEO) 1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직장인들의 70% 이상이 사내결혼에 긍정적인 반면 CEO는 60% 이상이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CEO들은 사내결혼을 반대하는 이유로 ‘사적인 문제가 회사에서도 이어져 업무에 지장이 생긴다.’,‘회사에 이로울 것이 전혀 없다’,‘출산이나 육아지원에 대한 책임이 무거워진다’는 점들을 들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과천선관위 옥미선사무국장의 하루

    과천선관위 옥미선사무국장의 하루

    첩보:“저 A입니다. 오늘 오후 7시에 B동창회가 있는데, 시의원에 출마한 C후보도 참석한답니다. 냄새가 나는데요.”(선관위 비밀감시단원) 출동:“그래요? 당장 회의를 소집해 기동반을 급파해야겠군요. 우리쪽 사람들이 갈 때까지 잘 감시해주세요.”(선관위 지도계장) 현장:“에잇, 김샜잖아. 선관위가 어떻게 알고 벌써 온 거야? 그냥 돌아가야겠어.”(C후보측) 5·31지방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28일 경기 과천시선거관리위원회 옥미선(31) 사무국장이 전한 단속 에피소드의 일부다. 신분이 노출되지 않은 비공개 감시단원 6명이 보내온 ‘첩보’를 바탕으로 수상하다 싶은 현장은 사전에 덮쳐 불법이 일어날 틈을 원천 봉쇄했다. 옥 국장은 “혹시 딴 생각을 했다가도 선관위 감시단원이 있으면 마음을 고쳐먹는 후보가 많았다.”고 전했다. 과천에는 20∼30년씩 살아온 토박이 주민이 많아 대개 이웃사촌으로 통한다. 외지인이 많은 큰 도시에 비해 제보가 그만큼 적다. 다른 지역처럼 “이 정도면 (포상금)1억원짜리가 되겠냐.”며 흥정부터 하는 사람은 없어 마음은 편하지만, 고발·경고건수 등 ‘실적’은 낮아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는단다. 그래도 감시단원 41명을 3개조로 나눠 밤낮으로 뛰었고, 선거법을 어겨 명함을 돌린 사례 등에 대해 경고조치를 몇 건 했다. 유권자는 4만 3000명밖에 되지 않지만 정부청사가 있어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큰 과천. 이곳에서 선거과정을 진두지휘하는 그는 이번에야 현장에 투입된 ‘새내기 야전사령관’이다. 또 선관위가 배출한 첫 여성국장이다. 여성 공무원이 꽤 있었지만 ‘아사리판’인 선거판의 험악한 업무를 견디지 못해 다른 부처로 옮겨갔기 때문에 선관위에서는 여성 진출이 워낙 더뎠다. 옥 국장은 “선거는 정말 민감한 구석이 많아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올초 전국 각지에서 무심코 향응을 제공받았다가 몇 십배씩 ‘과태료 폭탄’을 받은 사례가 보도되면서 돈 선거 우려가 거의 없어졌고, 무엇보다 조금 불편해도 선거는 깨끗하게 치러야 한다는 것이 옥 국장의 생각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예비후보자도 선거운동은 할 수 있는 만큼 이 기간에 쓴 선거비용도 법적으로 보전해주는 것이 현실적일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옥 국장은 1997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이듬해 선관위에 배치됐다.2002년부터 3년 동안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주립대에서 로스쿨을 다녔고, 지난해 5월에는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도 땄다. 아직 미혼인 그는 선거가 끝난 뒤 새달 15일 결혼할 예정이다. 휴일인 이날도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업무를 마치고 퇴근할 정도로 일 중독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美 - 멕시코 국경 긴장 고조

    미국의 ‘국경 봉쇄’가 성공할까.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발표한 6000명의 주 방위군 투입 등 ‘국경 통제 강화책’을 둘러싼 논란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멕시코 정부가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주 방위군 투입을 강력 경고하고 나선 데 이어 멕시코군의 국경선 투입 방안까지 제기되면서 자칫 불법 이민자를 둘러싼 두 나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루이스 에르네스토 데르베스 멕시코 외무장관은 이날 라디오 회견에서 “인권 침해가 목격되는 상황에서 주 방위군이 이민자를 억압하는 일에 직접 참여할 경우 즉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멕시코 국가이민청(INM)은 이민자를 보호하기 위해 멕시코군을 국경 지역으로 투입하는 건의안을 검토하고 있다.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17일 미국은 불법이민자를 찾기 위해 무인정찰기와 적외선 동작센서 등 첨단 군사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부터 한대에 1400만달러(약 140억원)인 ‘프레데터 B’라는 무인 정찰기를 도입, 불법이민자에 대한 첩보 활동을 시작했다. 국경 통제의 역사는 불과 20여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976년 이전까지 미국은 국경 통제를 하지 않았으며 당시 멕시코인들은 취업을 위해 자유롭게 국경선을 넘었다고 ‘장벽의 역사’를 전했다. 미국의 본격적인 국경 통제는 1980년대 후반에야 시작됐다. 이 신문은 클린턴 대통령 시절 국경수비대의 규모는 부시 집권기보다 더 가파르게 늘어났지만 두 행정부의 목표 자체가 달랐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의 숫자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부시 정부는 무조건 저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국경 통제 정책은 수치만 놓고 보면 완전히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1986년 이민법 이후 20년 동안 국경 강화를 위한 예산을 500% 이상 늘렸지만 같은 기간 불법이민자는 400만명에서 1200만명으로 더욱 크게 늘었다고 꼬집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우리는 맞수 CEO] “유통지존은 나” 숙명의 백화점 대전

    [우리는 맞수 CEO] “유통지존은 나” 숙명의 백화점 대전

    화려한 미소 뒤에 감춰진 비수는 날카롭다. 조그마한 빈 틈만 보여도 결점을 ‘치고’ 들어온다. 유통업계를 양분하는 롯데와 신세계의 ‘백화점 대전’ 양상이다. 일촉즉발의 위기는 늘 따라 다닌다. 롯데와 신세계의 신경전은 손대면 터질 듯 팽팽하다. 정상을 수성하려는 롯데와 황제 자리를 엿보는 신세계다. 유명 브랜드의 독점적 유치, 상대에 대한 첩보전, 고소와 고발…. 유통에서 백화점은 중심 축이다. 온라인으로 쇼핑을 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유통의 핵심은 백화점이다. 백화점이 바탕이 돼야 할인점, 온라인 쇼핑몰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런 구매력 덕분에 유통이란 서비스가 제조업 위에 설 수 있다. 두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롯데쇼핑의 이인원(59) 백화점부문 대표와 신세계의 석강(57) 백화점 대표는 매일 매출로 승부를 결정한다. 하루살이 전쟁터의 최고 사령관이다. 이들의 전투는 상대 회사의 고객 빼앗기다. 최근 백화점 시장의 크기가 정체되면서 더욱 심해졌다. 상대방의 고객을 유혹하지만 ‘제로섬’ 게임이다. ●유통가의 산 증인들 격전을 독려하는 이 대표나 석 대표는 유통의 산증인이자 백화점 영업에서는 최고의 전문가다. 모두 신입사원으로 출발해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1973년 호텔롯데로 입사한 이 대표는 87년 롯데쇼핑 관리담당 이사와 상품매입본부 전무,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49세인 97년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그의 경영스타일은 오너가인 신격호 회장과 비슷하다. 그는 현장 제일주의다. 롯데백화점 직원이 동대문시장을 둘러보다 이 대표를 만나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롯데 관계자는 “요즘도 이 대표는 틈만 나면 매장을 돌고 있다.”면서 “고객 동향과 현장 개선 아이디어 등도 먼저 제시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CEO들이 골프를 즐기지만 그는 등산으로 건강을 챙긴다. 석 대표 역시 75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 신세계 영업총괄·마케팅실장·영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야전사령관 스타일의 석 대표는 최일선 사원이라도 대표를 어려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신세계 관계자는 “석 대표는 현장이나 사무실에서 직원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석 대표는 한달에 2∼3번 필드에 나간다. 롯데의 이 대표는 “윤리경영이 곧 기업가치를 결정한다.”며 직원들의 윤리의식을 강조한다. 협력업체와의 동등한 파트너십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면 석 대표는 특유의 열정적이고 활동적인 성격을 바탕으로 영업에 활발하다. 강남점의 초대 점장을 역임하면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전국이 두 회사의 전쟁터 지난해 소매업에서 백화점 시장 크기가 1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롯데가 전국 22개 매장에서 7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세계는 7개 매장에서 2조 2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의 승리다. 하지만 전투는 계속될 전망이다. 두 회사의 전선은 전국에 걸쳐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격전지는 국내 상권의 대명사격인 서울 명동. 신세계는 내년에 본점 구관을 리뉴얼하고 롯데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 태세다. 이처럼 롯데와 신세계의 같은 상권 접전지는 서울 영등포, 인천 구월동, 광주 대인동 등 4곳에 이른다. 격전지는 더욱 늘 전망이다. 올 연말 롯데 미아점이 개관하면 미아상권을 양분하게 된다. 부산 센텀시티점은 롯데가 내년, 신세계가 2008년 각각 오픈할 예정이다. 부산 해운대 상권을 두고 또다시 격전을 치러야 한다. 숙명의 라이벌이다. ●유통 명가냐 월드 클래스냐 지난해 8월 서울 소공동에 명실상부한 롯데타운을 조성한 롯데는 세계 진출 전략을 달구고 있다. 올 연말 러시아를 비롯해 인도·중국 등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같은 달, 서울 충무로에 각국의 고급 백화점을 벤치마킹해 개관했던 신세계는 다분히 롯데를 겨냥,“기존과는 다른 진정한 세계 수준의 백화점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단순히 쇼핑만이 아니라 ‘꿈을 파는 백화점’으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核감시용 인공위성이 미국인 삶 사찰”

    `해외 핵시설 감시하랬더니 미국 시민 사찰?´ 우주 공간을 선회하는 인공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분석, 이란이나 북한의 핵시설이나 테러리스트 캠프 등을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국 정보기관이 자국 영토에서 자국민을 지켜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고 A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공군 준장 출신으로 국방부 소속 지구우주첩보국(NGA)을 이끌고 있는 제임스 클래퍼는 지난주 인터뷰에서 국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통신은 전했다. 클래퍼 국장은 특히 지난해 허리케인 리타와 카트리나 엄습 때 이 기관이 해낸 일이 “정보기관에 복무한 42년 동안 가장 훌륭했던 일이었다.”고 돌아보았다. NGA는 허리케인이 휩쓴 지역을 돌아다니는 험비 차량 뒤에 카메라를 장착해 이재민 집 근처 모습을 촬영, 이를 위성으로 이재민이나 구호 관계자에 중계했다.이재민들이 주소만 건네면 NGA의 900명 직원들이 이리저리 움직여 집 근처를 찍은 동영상을 전달했다. 클래퍼 국장은 “원래 설립 취지는 해외 첩보 수집이지만 우리는 좀더 직접적인 방식으로 납세자들에게 이로움을 되돌려주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는 다른 정보기관들이 국방부의 통제를 우려한 데다 미국인과 기업에 대한 정보 수집을 금지한 레이건 행정부의 행정 명령 `12333´에 따라 국내 업무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려고 애쓰는 것과 확연히 다른 태도다. 클래퍼가 국장으로 재직한 지난 5년 동안 NGA는 슈퍼볼과 정치 집회의 안전 문제를 점검하고 허리케인과 산불 같은 자연재해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임무를 확장하는 방법을 찾아왔다. 예를 들어 호텔 등 민간 부문과의 협력도 크게 늘어나 로비나 연회장에 폐쇄회로 TV를 설치해 인질 사태 등이 발생할 경우 대처 방안을 강구하는 식으로 국내 문제에 끼어들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美정보기관 분열·스캔들… CIA 어디로?

    美정보기관 분열·스캔들… CIA 어디로?

    첩보기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미국 중앙정보국(CIA) 개혁을 둘러싼 내홍이 결국 취임 2년을 앞둔 포터 고스 국장의 도중하차를 불러왔다. 워싱턴포스트는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르면 8일 딕 체니 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마이클 헤이든 국가정보국(DNI) 부국장을 후임으로 지명할 것이라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5일 집무실에서 고스 전 국장을 만난 뒤 그의 사임을 발표했다. 미국 언론은 고스 국장의 전격 사임 배경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예일대 동기인 존 니그로폰테 DNI 국장과의 알력,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랜디 커닝엄 전 공화당 하원의원과의 호화판 포커 파티 참석설에 집중하고 있다. ●니그로폰테와의 알력이 사임 배경 고스는 CIA가 9·11 테러를 막지 못했고, 이라크전 관련 정보 수집에도 실패했다는 비난이 일던 2004년 9월 취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착수했다. 하지만 기존 조직과 마찰을 빚었다. 특히 하원 정보위원장 시절 참모들을 한꺼번에 CIA에 ‘심는’ 바람에 강한 반발을 샀다. 일부 간부는 조직을 떠났고 그의 지도력 부재에 대한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더욱이 부시 행정부가 정보기관의 일신을 꾀한다는 명목으로 16개 기구를 총괄하는 DNI를 창설하고 CIA도 그 아래 복속시키자 두 기관의 충돌이 첨예화됐다. 특히 니그로폰테 국장이 CIA의 대테러 분석관들을 신설된 국가대테러센터에 배치시키면서 양측의 갈등은 감정싸움 수준으로 번졌다. 그러나 뉴욕데일리뉴스는 고스국장의 사임과 관련, 그가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랜디 커닝엄 전 하원의원의 호화판 포커 파티에 참석하지 않았느냐는 추측이 제기된 것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고스의 신임을 얻어 CIA 3인자 자리에 오른 카일 포고 실장이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열린 포커 파티에 참석했다고 전하고 고스 전 국장 역시 포커를 즐겼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의 참석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방위업체 하청업자가 뒷돈을 댄 파티에는 뇌물과 매춘부까지 제공됐다고 뉴욕데일리뉴스는 전했다.CIA는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 ●“CIA는 중대한 변혁에 직면할 것” 공군 대장 출신으로 올해 61세인 헤이든은 군부의 최고위 현직 정보 관리로, 해외 전자통신 감청 및 평가를 주 임무로 하는 국가안보국(NSA) 국장을 지냈다.1년 전부터 선임 부국장으로 니그로폰테를 보좌해 왔다. 헤이든은 부시 행정부가 주도하는 테러 전쟁과 이에 따른 정보 기능 강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특히 영장 없는 도청을 강력히 옹호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뉴욕타임스는 헤이든의 임명이 CIA의 임무와 역할을 총체적으로 바꾸려는 시도의 첫 장을 연 데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정보 관리는 “CIA 조직에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신문은 또 전통적으로 국가 정보 예산의 80%를 통제하는 국방부가 해외 첩보 능력마저 장악하기 위해 CIA의 기능 축소를 겨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니그로폰테 국장 역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지적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표준을 선점한 자 세계를 움켜쥔다

    천하를 놓고 대립한 중국의 전국칠웅(戰國七雄) 가운데 가장 별볼일 없는 ‘후진국’이었던 나라가 진(秦)이다. 그런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엄격한 법치주의 정치를 편 재상 상앙의 개혁에서 비롯된 ‘표준화의 힘’에 있었다. 진은 모든 무사들에게 똑같은 크기와 강도로 만든 쇠뇌와 화살을 나눠줬다. 이 가공할 신무기로 무장한 진나라 군사는 파죽지세로 중원을 내달려 동이족을 압도하고 BC 221년 마침내 중국대륙을 통일했다. 진나라의 표준화작업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적국(敵國) 전차의 진입을 막기 위해 일곱 나라가 서로 달리했던 마차 바퀴간의 거리를 6척(185㎝)으로 통일했고 문자와 도량형, 법률, 행정조직 등의 표준화작업도 벌였다. 연합뉴스 산업부ㆍ정보과학부 기자들이 수개월간 국내외 취재를 거쳐 쓴 ‘총성없는 3차대전 표준전쟁’(연합뉴스 펴냄)은 진시황의 쇠뇌부터 무선 휴대인터넷인 와이브로까지 시공간을 뛰어넘어 진행돼 온 표준화의 현장을 소개한다.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국제표준’ 전쟁의 냉엄한 실상과 사례, 파장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미국 전쟁 역사상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남북전쟁의 승패를 가른 변수 역시 표준화였다. 남북전쟁은 무려 4년을 끌면서 61만 800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남북전쟁 당시 남군에는 탁월한 전략가인 로버트 리 장군과 정예병력이 포진해 있었던 반면 북군은 실전 경험이 크게 부족했다. 남군은 개전 다음해까지만 해도 펜실베이니아주 남부 게티스버그까지 진격하는 등 전세를 주도했지만 전쟁이 장기전 양상을 띠면서 역전됐다. 변수는 다름아닌 소총 표준화였다. 개인 화기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했던 상황에서 호환성을 갖춘 표준소총인 휘트니 소총으로 무장한 북군을 전통소총을 든 남군이 당해낼 수 없었던 것. 책은 표준화의 위력을 실감한 미국사회가 그후 각 부문에 걸쳐 표준을 확대 적용함으로써 오늘날 초강대국의 초석을 다졌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품질 표준화로 세계시장을 장악,‘빅맥(Big Mac)지수’라는 경제용어까지 만들어낸 미국식 세계화의 상징 맥도널드의 표준화 사례도 눈길을 끈다. 맥도널드의 역사는 195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그만 햄버거 가게를 운영하던 맥도널드 형제로부터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따낸 맥도널드 창업자 레이 크록은 품질, 서비스, 청결 등 모든 업무를 책자로 만들어 직원들에게 교육했다. 특히 맥도널드의 제조공정은 완벽하게 표준화돼 있다. 예컨대 양배추는 2인치 크기로 썰고 섭씨 4도의 물에서 두 번 씻는다는 식이다. 무선랜 보안을 놓고 입국거부 등 치열한 신경전과 대리전을 벌인 미국과 중국의 예에서 보듯 오늘날 세계 각국의 국제표준 전쟁은 첩보전을 방불케 한다. 이 책은 영원한 블루 오션인 ‘표준’을 선점하는 자가 세계를 석권한다는 메시지를 생생하게 전해준다.1만20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사설] 현금상자 여전히 오가는 정치권

    민주당 조재환 사무총장이 그제 밤 서울의 한 호텔에서 최낙도 전 의원으로부터 현금 4억원을 건네받다 경찰에 체포됐다. 한나라당 김덕룡 박성범 의원의 공천장사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정치권에 검은 돈 상자가 오간 것이다. 자세한 경위야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으나 지방선거 공천을 겨냥한 돈 거래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전북 김제시장에 뜻을 둔 최 전 의원이 민주당 공천을 받으려고 돈을 건넸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들이 공천헌금을 주고받을 것이라는 첩보에 따라 잠복 수사를 벌였다는 경찰 설명도 이를 뒷받침한다. 공천헌금이 사실이라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행되는 공천장사가 과연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열린우리당과 경합이 치열한 전북이 이렇다면 텃밭인 광주·전남의 실상은 어떻겠느냐는 비난도 무리가 아니라고 본다. 기초단체장 얼마, 광역의원 얼마 등등 ‘협정가격’식의 공천헌금 액수가 공공연히 떠도는 게 현실이다. 물론 근거 없는 흑색선전일 수도 있다. 민주당만의 문제도 아니라고 본다. 한나라당만 해도 자체 공천비리 감찰활동을 종료하자마자 공천헌금 6000만원을 받은 서울의 한 당원협의회장이 고발되는 등 후속 공천비리가 속속 터지고 있다. 특정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인 지역구도의 현실이 공천장사의 유혹을 끝없이 제공하는 것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어제 “후보를 못 내더라도 공천비리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연한 말로, 실천이 중요하다고 본다. 경찰의 엄정한 수사도 당부한다. 민주당은 이번 4억원 수수와 관련해 함정수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지역인데 거금을 동원했다는 것이 석연치 않다는 주장이다.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 [신나는 과학이야기] 호르헤 볼피 ‘클링조르를 찾아서’

    화사하게 만개한 봄꽃들이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4월은 과학의 달이다. 과학의 달을 맞아 초·중·고교에서는 학생들의 과학적 소양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이 가운데 거의 모든 학교에서 실시하는 것이 과학 독후감 쓰기이다. 그러나 독서와 논술의 중요성이 크게 떠오르는 요즘에도 막상 청소년이 읽을 만한 과학도서를 찾기는 쉽지 않다. 과학도서의 대부분이 번역서이기 때문에 친근감이 떨어진다. 내용이 훌륭한 책들도 너무 어렵거나 딱딱하게 느껴진다. 이럴 때 소설로 과학을 읽어보자. 흥미 있는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과학자의 삶과 과학 개념이 진한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우리에게는 낯설은 멕시코 작가가 쓴 ‘클링조르를 찾아서’는 바로 그런 소설이다.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이 항복한 직후 물리학자 출신의 미국첩보원 프랜시스 베이컨은 ‘클링조르’라는 암호명을 가진 히틀러의 과학기술고문을 찾으라는 임무를 받는다. 전쟁 중 독일에서 이루어진 모든 과학기술 프로젝트는 모두 나치의 제국학술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했는데 숨겨진 인물 클링조르가 그 모든 과정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클링조르가 실제로 존재했다면 그는 당대 최고의 과학자 중 한 사람이면서 히틀러와 나치의 최측근이었어야 한다. 클링조르에 대한 증거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베이컨은 독일의 수학자 링스 교수의 도움을 받으면서 하이젠베르크, 보어, 슈뢰딩거 등 당대 최고의 원자물리학자들을 만나 조사한다. 클링조르나 베이컨, 링스 교수는 가공의 인물이지만 조사 대상이 되는 과학자들과 프린스턴대학의 아인슈타인은 실제로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들이고 그들의 입을 통해 듣게 되는 학문이나 인간관계도 모두 사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은 소설이면서 동시에 20세기 과학혁명의 주역이었던 원자물리학에 대한 흥미진진한 과학사가 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 보어의 코펜하겐학파,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와 행렬역학, 슈뢰딩거의 파동역학으로 이어지며 학문의 꽃을 피우던 원자물리학은 오토한의 핵분열반응의 발견과 히틀러가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원자폭탄 제조라는 인류의 재앙으로 이어진다. 전쟁은 과학자들의 운명과 삶도 뒤바꿔 놓는다. 어제의 학문적 동료가 하루아침에 적으로 변하고 그로 인해 학문적 협력 관계는 양쪽의 목숨을 건 치열한 무기경쟁으로 바뀐다. 원자폭탄의 비극에서 과학자의 책임은 어디까지일까. 과학자의 애국심은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원자물리학의 역사는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바를 던져준다. 책에서는 클링조르가 하이젠베르크일 것이라는 의혹을 강하게 제시한 채 슬며시 꼬리를 내린다. 실제로 전쟁 중 하이젠베르크의 행적은 많은 논란이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하이젠베르크는 정말 원자폭탄 만들기를 저지하며 나치 하의 독일을 올바르게 이끌려고 했던 지성인인가. 아니면 애국심이라는 명분 아래 신사의 탈을 쓰고 나치에 협력하며 개인의 영달을 꿈꾼 자인가.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미국의 과학자들은 과연 히틀러라는 악의 무리를 쳐부수려 했던 ‘착한 편’인가 아니면 수백만 명의 무고한 목숨을 뺏는 데 동조한 가해자인가. 역사는 늘 승리자의 편에서 기록되므로 객관적인 시각을 갖기 쉽지 않다. 할리우드식 이분법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으로 과학자의 역할과 사회적 책임을 살펴봐야 한다. 우리 사회를 충격과 혼란에 빠트렸던 황우석 사건에서 우리는 소설처럼 그것을 경험하지 않았던가. 한문정 숙명여고 교사
  • “수사할수록 혐의 늘어…鄭회장 들어와야 할것”

    “수사할수록 혐의 늘어…鄭회장 들어와야 할것”

    현대차 비자금 수사행보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미국에 체류 중인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의 귀국을 다시 한번 종용했다. 현대차그룹 비리 전반에 대해 수사중이라는 사실도 처음으로 밝혔다. 검찰은 5일 정 회장의 귀국을 촉구하며 현대차측을 다시 한번 압박했다. 수사가 장기화될수록 현대차측에 불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정 회장이 출국했어도 수사에 큰 차질이 없지만 결국 (정 회장은) 곧 들어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검찰이 이미 ‘굉장한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런 점에서 정 회장에 대한 귀국 종용은 현대차측에 이번 수사가 시간을 끈다고 피할 수 없고,‘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 일을 초래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정 회장이 없어도 수사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지만 사실 정 회장의 ‘부재’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계좌추적과 실무자들에 대한 수사만으로 비자금의 용처까지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수사의 최종 국면에서는 정 회장의 진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검찰의 연이은 현대차 압박에 대해 시간이 지체될수록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수 있어 검찰이 ‘속전속결’로 방향을 튼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곧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이날 현대차 비리 전반에 대해 수사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 새로운 수사 대상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부터는 혐의사실 확인에 주력한다는 얘기다. 비자금 조성·사용과 경영권 승계 과정의 불법행위가 ‘큰 틀’의 수사라면 이 과정에 포함돼 있는 계열사 비리와 김재록(46·구속)씨를 통한 로비 의혹도 규명해야 할 숙제다. 검찰 스스로 밝혔듯이 이번 수사는 이례적으로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그 이유를 압수수색의 성과로 돌렸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정 사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중장기 전략계획을 확보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계열사 인수합병(M&A)과 이를 위한 비자금 마련 등의 방안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는 현대차 내부의 은밀한 전략계획이 검찰의 수중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사팀은 일선 지검에 입수돼 있는 현대차 관련 첩보도 놓치지 않고 챙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사장이 2001년 현대차 하청업체 화의채권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100억원에 가까운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내용의 첩보를 입수, 상당 부분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윈앤윈21, 큐캐피탈홀딩스 등 5개 기업구조조정회사와 현대차가 현대차의 부실계열사 매각 등을 통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이들이 조세회피지역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자금세탁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검찰이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newworld@seoul.co.kr
  • 계열사 M&A과정 비자금조성 추적

    검찰이 현대차 그룹의 계열사 인수합병 쪽으로 수사를 확대하면서 수사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현대차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작은 연관성이라도 발견된 기업에 대해 여지없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비자금뿐 아니라 현대차 비리 의혹에 대한 전방위 수사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몸집불리기, 부당내부거래 관련사 압수수색 검찰이 4일 압수수색한 곳은 윈앤윈21, 윈앤윈21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문화창투, 씨앤씨캐피탈, 큐캐피탈홀딩스 등 5개 회사다.2001년 4월 독립 당시 16개 계열사에 불과했던 현대차 그룹이 계열사 40개를 거느린 재계 2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기업 인수합병(M&A), 채권·채무관계 등으로 얽혀 있는 기업들이다. 큐캐피탈과 윈앤윈21은 현대차가 변속기 등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위아(옛 기아중공업)를 인수하는 과정에 등장한다. 현대차는 99년 기아차를 인수하면서 부실 계열사인 위아 지분을 윈앤윈21(후에 큐캐피탈에 지분 매각)과 한국프랜지공업에 주당 1원씩 팔았다가 2년 뒤 주당 100원씩 다시 매입한다. 한국프랜지공업은 정몽구 회장의 고모부이자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매제인 김영주 명예회장의 회사다. 윈앤윈21은 외환위기 이후 2001년 12월까지 예금보험공사 등으로부터 1000억원대 이상의 부실채권을 매입,‘기업 인수의 달인’이라는 김재록(46·구속)씨와 연관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당시 윈앤윈21이 경영권까지 인수한 2개사(지코,SNG21)는 현대차그룹과 하청 관계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현대차는 2000년 12월 당시 관계사이던 문화창업투자, 씨앤씨캐피탈의 회사채 금리를 낮춰 주는 방식으로 부당지원한 사실이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차에 20억원대의 과징금까지 부과했다. 씨앤씨캐피탈은 2001년 1월 현대차가 INI스틸(현 현대제철) 주식을 기아차에 매각하는 과정에 개입돼 있다. 현대차는 씨앤씨로부터 주식을 고가에 매입한 뒤 10여일 뒤 기아차에 매입가보다 싸게 주식을 매각, 그 배경에 의혹의 시선이 쏠렸다. 이런 ‘이상한 거래’는 이후에도 계속됐다. 씨앤씨측이 현대차에서 75억원을 차입하고, 현대차는 씨앤씨에 66억원어치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 CD가 글로비스 압수수색 때 비밀금고에서 발견된 수십억원대의 CD와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비자금과 경영권 승계 수사’ 결국 합쳐지나? 검찰은 압수수색한 회사들이 넓은 의미에서 현대차 비자금과 관련된 회사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주변에서는 압수수색당한 기업 규모를 볼 때 검찰이 현대차와 관련된 단순한 첩보도 그냥 지니치지 않는 등 강력한 수사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에 대한 전격 출국금지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또 이들 회사가 관련된 비자금이 정 사장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실탄’ 역할을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비자금 수사와 경영권 승계 비리의혹 수사가 별개의 수사가 아닐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검찰이 김재록씨 수사로 현대차 수사의 ‘명분’을 내세우고, 비자금 수사로 정 회장 부자 등 총수 일가까지 수사대상을 확대한 데 이어 정 사장의 경영권 승계관련 비리 수사 등 일련의 ‘예정된 수순’을 밟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newworld@seoul.co.kr
  • 현대차 작년10월부터 내사

    검찰이 지난해 10월부터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검찰은 당초 지난 1월 김재록(46·구속)씨를 체포했다가 풀어준 뒤 내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대차 비자금 첩보가 진행되어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31일 현대차에 관한 내사가 사실상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검 중수부 공적자금비리단속반은 외환위기 이후 공적자금이 투입된 기업 인수합병 과정을 조사하다 김씨의 존재를 포착했다.또 모 지검에는 글로비스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구체적 제보도 확보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양재동 현대차 신축 사옥 로비의혹에 대한 단서도 추가로 확보됐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10월 대검도 국가청렴위에서 넘겨받은 전직 의원 2명에 대한 금품제공 의혹을 조사하던 중 김씨의 부실기업 인수·대출비리 혐의 등에 대한 단서를 포착, 내사에 착수했었다.결국 현대차 비자금 수사와 김씨의 로비의혹이라는 두개의 수사가 김씨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하나의 사건으로 합쳐지게 된 것이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조선 최대 갑부 역관/이덕일 지음

    연암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에서 거지 행색의 허생에게 선뜻 만 냥을 꾸어준 변 부자. 그의 직업은 역관(譯官)이었다. 조선 숙종연간 역시 역관 출신으로 도성 제일의 부자가 된 변승업의 할아버지가 바로 그다. 역관이 이처럼 갑부가 될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하나는 불우비은(不虞備銀), 즉 관아의 예비은을 사용할 있었기 때문이다. 역관은 각 관아에서 필요로 하는 중국 물품이 있으면 대금을 미리 받아 구입해 관아에 넘겨주고 몇배의 이익을 남겼다. 나아가 자신의 신분을 빌미로 관아의 은을 빌려 무역자금으로 쓸 수 있었다. 엄청난 특혜였던 셈이다. 역관은 요즘으로 치면 ‘투잡스족’으로 실무외교관이자 국제무역상이었다.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이덕일의 여인열전’ 등 생존 당시 주목받지 못한 불운한 천재나 역사 속에서 잊혀져간 인물들을 복원해온 역사학자 이덕일(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씨가 이번엔 역관들의 세계를 다룬 ‘조선 최대 갑부 역관’(김영사 펴냄)을 내놓았다. 저자는 “역관은 조선사회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중인이라는 신분적 한계 때문에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남아 있는 사료 또한 충분하지 않아 오늘날까지 그 위상과 역할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한다. 외교관, 국제무역상, 무기수입상, 첩보원, 개화사상가, 독립운동가…. 조선의 역관은 ‘천의 얼굴’을 가졌다. 그러나 외국어에 능통했던 만큼 역관은 무엇보다 외교 전선에서 빛을 발했다. 조선 초기 역관은 통역과 실무만 맡은 게 아니라 공식 외교관인 사은사(謝恩使)의 자격으로 중국에 가 외교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예종 이후 사대부들의 견제가 심해지면서 점점 본연의 업무인 통역만 담당하게 됐지만, 역관들은 종종 명분만을 중시하던 무능한 사대부들을 대신해 중국과 외교담판을 벌이기도 했다. 중국 땅이 될 뻔한 우리 영토를 지켜낸 김지남·김경문 부자가 그 대표적인 예다. 김지남은 백두산정계비를 세울 때 청나라 오랄총관(烏喇摠管) 목극등과 다퉈가며 조선의 입장을 관철해낸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역관은 조선 실물경제의 큰 손이었다. 역관들은 조선의 귀한 약재였던 인삼을 중국이나 일본에 팔아 거액의 돈을 벌었다. 또 중국과 ‘여마(餘馬)무역’을 벌이기도 했다. 여마란 사행(使行) 도중에 말이 죽거나 병이 들까봐 예비로 데리고 다니는 말. 역관들은 이 여마에 추가로 물품을 싣고 가 물건을 사고 팔았다. 이들의 중개무역은 청나라의 해금(海禁)정책으로 중국이 일본과 직접 교역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여기서 저자가 특별히 강조하는 것은 중개무역을 통해 역관 자신이 누구보다 부자가 됐지만, 그들의 활발한 무역활동으로 말미암아 조선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점이다. 당시 농업을 우대하고 상업을 천시한 농본상말(農本商末)사상에 젖어 있던 양반 사대부들은 역관을 ‘역상(譯商)’이라며 멸시했다. 역관 가문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장희빈이다. 대대로 유명한 역관을 배출한 집안의 서녀(庶女)인 장희빈은 숙종 15년(1689년) 서인정권을 무너뜨리고 남인들이 재집권한 기사환국의 주역이었다. 그 뒷배를 봐준 것은 물론 정치권력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한 ‘역관 명가’ 인동 장씨 가문이었다. 숙종은 결국 인현왕후 민씨를 폐출하고 장씨를 왕비로 삼았다. 저자는 역관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명나라 홍등가에서 기녀를 구출해 준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은 ‘상도’의 임상옥이 아니라 역관 홍순언이라는 사실, 세계 최고(最古)의 중국어 학습서 ‘노걸대’를 쓴 사람은 조선의 역관이라는 이야기, 병인양요 때 뛰어난 첩보활동으로 프랑스의 막강 함대에 맞서 조선을 승리로 이끈 역관 오경석의 일화 등을 들려 준다. 또 역관들이 천주교 서적과 서양의 선진문물을 조선에 들여옴으로써 개화사상의 주역이 됐고, 이어 한말 애국운동의 한 갈래를 이뤘다는 점도 분명히 밝힌다. 이 책은 김영사가 ‘새로운 감각의 역사서 시리즈’를 표방하며 내놓은 ‘표정있는 역사’ 시리즈의 첫 권이다. 일방적인 ‘역관 예찬론’의 혐의가 없진 않지만 역사 속으로 사라져간 역관 집단의 다양한 역할과 의의를 입체적으로 살피고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9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20일 이라크전 3주년] 美국민 여론조사…美, 이란과 안정화 방안 직접논의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이래 최대 규모의 저항세력 색출 작전과 26년만에 갖게 되는 이란과 정부간 공식 대좌 발표. 오는 20일 이라크 침공 3주년을 맞는 미국의 초조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두 장면이다. 미군은 17일에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20㎞ 떨어진 사마라 근처의 저항세력 근거지에서 ‘벌떼 작전’을 계속했다. 전날 개원한 이라크 의회는 열자마자 정부 구성에 관한 이견으로 30분만에 산회했다. 3년이 다 되도록 이라크인 스스로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이라크전 승리를 확신하는 미국인 비율도 침공 당시 94%에서 40%로 떨어져 이라크주둔 미군의 마음은 다급해지고 있다. 헬리콥터 50여대와 전술차량 200여대, 미군과 이라크군 1500여명으로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저항세력 색출 작전을 벌였지만 첫날 미군은 용의자 40명 이상을 검거하고 다섯 군데 무기 은닉처를 적발했다고 CNN이 전했다. 그러나 로켓이나 미사일, 기총 발사 등 공중 공격은 가하지 않아 민간인 희생 시비를 애써 피하려 했다. 사마라는 지난달 22일 시아파 성지에 대한 폭탄 공격으로 종파간 보복을 불러일으켜 내전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는 곳. 미군은 알카에다 요원들이 이곳에 본거지를 마련, 폭탄테러 등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라크 보안군의 첩보를 바탕으로 소탕 작전에 나섰다고 밝혔다.16㎞씩 구역을 나눠 차례로 토끼몰이 하듯 색출에 나서고 있다. 이번 작전은 때마침 이라크전 승리를 믿는 미국인 비율이 40%까지 떨어졌다는 CNN과 일간 USA투데이의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된 날 시작됐다. 스콧 매클렐런 대변인은 악화된 여론을 되돌리기 위해 이번 작전을 기획한 것은 아니며 현지 지휘관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사전 브리핑을 받긴 했지만 직접 명령을 내리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백악관은 이란 정부의 대화 제의 수용에 따라 잘메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대사로 하여금 이란측과 이라크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도록 했다. 시아파 종교국가인 이란의 이라크 집권세력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해서다. 사담 후세인을 밀어낸 공백을 이라크의 시아파가 장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란측은 “미국이 이라크 안정화를 위한 여러 차례의 대화를 제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15일 25구,16일 6구에 이어 17일에도 바그다드 일원에서 종파간 보복에 처형된 것으로 보이는 시신이 31구가 넘었다. 일주일새 160여명이 내전으로 집단 처형된 셈이다. 의회의 개원은 권력의 공백이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임을 증명한 셈이 됐다. 개원일부터 60일안에 대통령과 2명의 부통령, 총리를 선출해야 하지만 이브라임 자파리 총리 서리는 수니파, 쿠르드족은 물론, 세속적인 시아파로부터도 따돌림을 받고 있다. 세 규합에 실패한 자파리는 “국민이 원하면 물러날 것”이라면서 사의를 밝혔고 정국은 내전을 향해 치닫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조폭운영 유흥업소 연예인이 영업이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검거된 신촌 일대의 조직폭력배 ‘신촌이대식구파’가 운영한 유흥업소에서 연예인 2명이 영업이사로 활동한 사실을 포착하고 수사중이다. 경찰은 이들 연예인이 이대식구파의 고문이 서울 강남에서 운영하는 A룸살롱에서 손님을 끌어모으는 일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경찰은 또 이대식구파가 명동을 비롯한 전국 9곳에서 무허가 사채업소를 운영, 고리의 이자를 떼는 방식으로 100억원대 ‘고리 사채’를 운영해온 혐의를 잡고 수사중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북파공작원 명단 41명 공개

    북파 임무 수행 중 북측 지역에서 체포된 것으로 추정되는 ‘북파공작원’ 명단이 최초로 공개됐다. 대한민국 HID(육군첩보부대) 북파공작원·유족동지회는 4일 전기봉씨 등 북한에서 체포된 것으로 추정되는 ‘북파공작원’ 체포자 41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이들에 대한 생사확인 및 송환을 촉구했다. 군 당국의 공식 확인을 거치지는 않았으나 북파공작원들의 명단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비밀에 부쳐져왔던 북파공작원 체포자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피포 북파공작원은 지난달 23일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생사확인에 합의하기로 했던 ‘전쟁시기 이후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사람’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군포로·납북자에 이어 새로운 인도주의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하태준 대한민국 HID 북파공작원·유족동지회 회장은 “군정위 회의록은 북파공작 활동 중 북쪽에 피포(체포)됐으나 현재까지 생존해 있는 동지가 존재한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유족회가 공개한 명단은 1969년부터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직전까지 판문점에서 개최된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록을 입수, 북측이 체포했다고 주장한 북파공작원 이름을 북파공작원 전사자 위패와 대조해 파악한 것이다. 한편 유족회는 오는 8일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대북첩보 임무를 수행한 북파공작원으로 정부에서 전사확인서를 발급, 유족에 대한 보상이 이뤄진 42명의 위패를 봉안하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蘇 브레즈네프가 81년 교황 저격지시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 1981년 5월13일 발생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저격사건은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직접 지시한 것이라고 이탈리아 의회의 조사위원회가 2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냉전 중 이탈리아 내에서 공산주의 국가들이 펼친 정보활동을 조사하고 있는 ‘미트로킨 위원회’는 이날 출간된 보고서에서 브레즈네프 전 서기장이 폴란드 출신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동구권 공산주의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소련군 정보국(GRU)에 교황 암살을 지시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옛 동독과 불가리아 정보기관이 공동으로 공작을 폈으며, 터키인 알리 아그자가 시행한 것이라고 파울로 크자티 위원장이 밝혔다. 미트로킨 위원회는 1990년대 초반 서방으로 귀화해 옛 소련 첩보원들의 서방 내 암약상을 폭로한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바실리 미트로킨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번 보고서는 미트로킨이 제시한 증거자료를 토대로 작성됐다. 위원회는 또 바티칸 주재 불가리아 첩보원 세르게이 안토노프가 만든 이른바 ‘불가리아 커넥션’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교황 저격사건 당시 사진에 포착됐던 안토노프는 살인 기도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았으나 증거불충분으로 1986년 석방됐다. 교황 저격범 아그자는 이탈리아 교도소에서 2000년까지 복역한 뒤 터키로 이감됐다. 그는 지난 1월 석방됐다 언론인을 살해한 혐의로 재수감돼 있다. 한편 러시아 대외정보총국(SVR)은 미트로킨 위원회의 보고서에 대해 “허무맹랑하다.”고 일축했다.lotus@seoul.co.kr
  • [‘브로커 천국’ 코리아] 걸리면 ‘브로커’ 안걸리면 ‘실력자’

    브로커는 수사기관 등에 적발되면 이리저리 오가며 돈을 챙기는 그야말로 ‘브로커’로 처벌받지만 그전까지는 정치인, 검찰 등 권력 실세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실력자’로 통한다. 윤상림씨도 지금은 온갖 이권에 개입하고 강원랜드에서 돈을 날린 초라한 ‘브로커’ 신세가 됐지만 수사를 받기 전까지만 해도 현직 총리와 ‘친한 사이’라고 떠벌렸고, 내로라하는 정치인·법조인·기업인들과 호형호제할 정도로 ‘화려한’ 인맥을 자랑했다. 김대중 정부 말기 이른바 ‘최규선 게이트’의 주인공이었던 최규선씨 역시 수사로 실체가 드러났다. 최씨는 DJ 3남 홍걸씨를 등에 업고, 각종 이권사업 등에 개입해 돈을 챙겼지만 수사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막강한 위세를 과시했다. 공기업 회장을 수시로 만나고, 국방부장관 등도 그의 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 웬만한 검찰 간부들은 ‘동 OOO, 서 윤상림’이라는 말을 알고 있다. 호남 지역에서는 윤상림, 영남 지역에서는 OOO씨가 브로커로 유명하다는 얘기다.OOO씨는 영남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브로커로 알려져 있지만 한 번도 처벌받지 않았다. 지역의 실력자로 행세하는 데다 ‘신분세탁’도 확실하게 해놓았기 때문이다.윤씨가 무차별적으로 돈을 긁어 모은 것과는 달리 그는 절대로 문제있는 돈은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그를 내사한 적이 있는 모 검사는 “OOO는 철저히 신분을 위장하고 있다. 브로커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진행했지만 어찌나 철저히 대비를 했던지 결국 내사단계에서 중단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실제 브로커들은 보통 여러 단체나 기업 임원 직함이 적힌 명함을 갖고 다닌다. 이런 직함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실력자’임을 과시하는 것과 동시에 적발됐을 경우에는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구실이 되어 주기도 한다. 회사의 정식 직함을 갖고 로비를 하면 ‘정상적 업무의 일환’이라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씨도 자신의 명함에 모 투자회사 대표, 한국관광호텔업협회 회장, 자유총연맹 자문위원회 부위원장, 모 건설업체 회장 등의 직함을 새겨 놓았다.‘굿모닝시티 사건’으로 처벌된 윤모씨도 ‘업계’에서는 그리 유명하지 않았지만 무술단체 회장, 베이징대 객좌교수, 사설 경제연구소 이사장 등 6∼7개의 직함을 내세웠다.법조팀 newworld@seoul.cok.kr
  • 토익 부정행위 정황 포착

    경찰이 영어능력 검정시험인 토익(TOEIC)시험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발생한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 확인에 나섰다. 서울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7일 “지난 26일 실시된 2월 토익시험에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무전송수신기 등 시중에서 유통되는 도청장치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발생했다는 첩보를 입수, 사실확인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토익시험에서는 200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사용된 것과 비슷한 방식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밖에서 응시자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정답을 전송하는 방법과 응시자가 귀 안에 무선 수신기를 감추고 들어가 정답을 모스부호 형식으로 전달받는 방법 등이다. 이런 부정행위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경찰은 일단 부정행위에 대한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토대로 부정행위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사에서 문자메시지 송수신내역을 보관하고 있지 않아 구체적인 범죄사실을 포착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무전송수신기의 경우 장비를 파기하거나 당사자들이 시험에서 사용하지 않았다고 부인하면 혐의를 입증할 방법이 없다.”면서 “시험 당일 응시자만 20여만명인 데다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로 확보할 문자메시지 내역도 없는 상황이라 부정행위를 밝혀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경찰 성범죄 대책 뒤늦게 호들갑

    경찰청이 뒤늦게 성범죄 단속과 재교육 등에 관한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경찰청은 최근 연쇄 성범죄, 조직폭력배 집단폭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22일부터 6월1일까지 `국민생활 안전확보 100일 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6월1일까지 범죄분석으로 관서별 최우선 형사활동 지역을 선정, 외근형사를 주 1∼2차례 집중 투입해 범죄첩보를 수집하기로 했다. 또 범죄예방을 위한 홍보활동을 하는 한편 교통 5개분야(교통안전시설·운전면허·사고조사·지도단속·교육홍보) 등에도 혁신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빈발하는 성범죄에 대비해서 방범순찰대와 기동대 등 상설부대를 최대한 동원해 성범죄 발생 우려지역에 집중배치한다고 경찰청은 밝혔다. 또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성폭행 예방교육을 실시, 놀이터와 통학로의 순찰을 강화하고 진술녹화관 인증제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한편 경찰청은 성범죄자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 때 일정 기간의 보호관찰을 의무화하는 것 등을 골자로 성폭력처벌 및 보호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키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법원이 성폭력범에 대해 형의 집행을 유예하면 그 집행유예 기간 안에서 반드시 일정 기간 보호관찰과 함께 사회봉사 또는 교정·치료 관련 수강을 하도록 하고 선고유예의 경우에는 2년 동안 보호관찰을 의무화해야 한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