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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만 재일동포의 고통 풀어줘야(사설)

    최근 한일 양국간에 첨예한 외교적 쟁점이 되고있는 재일교포 3세의 법적지위문제를 놓고 30일 서울에서 열린 최호중­나카야마 양국 외무장관회담은 일단 어중간한 선에서 합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문날인,외국인등록증 상시휴대의무,재입국허가,강제퇴거 등 이른바 4대악제도의 전면폐지에 이르지 못하고 조건의 완화 등 개선에 그친 것은 참으로 유감이다. 문제의 본질을 제쳐둔 채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하는 것은 재일교포들에게 계속 고통을 줄뿐만 아니라 민족의 자존심마저 훼손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미봉책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양국의 우호선린을 강화시킬 것이다. 물론 이번 외무장관회담 자체가 오는 5월하순께로 예상되는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을 순조롭게 하기 위해 양국간의 현안문제를 사전에 조정하려는 목적으로 열렸다는 점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문제에 관한 한 그 근본원인이 일제의 침략에 있는 만큼 일본정부가 보다 책임있는 자세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보다 나은방법을 찾기 위해 노대통령의 방일이전 뿐아니라 일본방문에서나 그 이후라도 외교적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가 한일 양국간에 불행했던 과거사의 청산문제와 직결되고 있음을 강조하며 일본측의 보다 성의있는 노력을 촉구한다. 외무장관회담에서 노대통령의 방일때 아키히토일왕이 과거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사과표명을 하는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일본도 과거청산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일본은 말로만 사과를 하는 데 그치지 말고 한걸음 더 나아가 행동으로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그 핵심이 바로 재일교포의 법적지위문제이며 그 내용은 4대악의 철폐라고 믿는다. 교포3세 뿐만 아니라 60만교포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보다 구체적 개선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 한일간에는 그 밖에도 고질적인 무역적자의 개선,첨단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아시아ㆍ태평양지역협력 등 중요한 현안이 많다. 이런 문제들을 논의하고 합의해 가는 데 있어서 과거청산문제가 어떤 전제조건은 아니다. 또 과거보다 현재와 미래가 더욱 중요하다는 데 이의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한일간에 있었던 과거의 앙금이 너무나 커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문제에 대한 양국간의 감정적 앙금이 풀어지면 질수록 양국의 현재와 미래의 관계는 더욱 순탄해질 수 있다는 것을 한일 양국정부와 관계자는 이번을 계기로 명확히 인식해 주기 바란다. 60만명이나 되는 재일교포가 계속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런 앙금이 풀리기 어려울 것이다. 21세기를 앞두고 양국간 협력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 일본은 상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해 재일교포 전체를 짓누르는 4대악의 철폐를 위한 정치적 결단을 내려 줄 것을 촉구한다. 우리 정부도 대통령의 방일이 계기가 되어 이만치라도 합의되었다는 자세에서 벗어나 과거청산문제에 대한 매듭을 짓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 재일한인 지위개선에 새전기/한ㆍ일 외무회담의 성과

    ◎노대통령 방일의 장애물 제거/「과거사과」도 “명확한 표명”접근 30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 외무장관회담은 5월하순경으로 예정된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양국간 최대현안으로 떠올랐던 재일한국인후손의 법적지위개선문제와 관련,양국정부간 실무교섭차원의 절충과정을 토대로 하나의 접점을 찾았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이같은 사실은 21세기를 맞이하는 양국관계가 미래지향적이면서 보다 성숙한 동반자관계로 발전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일단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양국 장관은 이날 상ㆍ하오에 걸친 회담을 통해 재일한국인차별의 상징인 이른바 4대악제도개선에 관해 폭넓은 의견교환을 거쳐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먼저 협정3세이하 후손에게 간소한 절차로 협정영주권을 부여하기로 합의했고 대표적인 차별제도인 지문날인에 관해서는 『3세이하 후손부터는 적용을 배제한다』는 선에서 매듭짓고 지문날인제의 사실상 철폐를 명문화했다. 물론 이러한 원칙합의는 협정1,2세 등 재일한국인에 대한근본적인 차별제도를 완전폐지한다는 대원칙에서 볼때 당사자인 재일한국인들의 기대치에는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적용대상자인 협정3세도 현재 4명뿐인데다 이들의 나이가 만 한살에 불과,이번 양국간 합의가 15년후인 2005년에나 적용가능한 실정이다. 바로 이 점은 대부분의 재일한국인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양국정부간에 새로운 협상을 시작해야만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한다. 사실 노대통령 방일과 재일한국인문제를 연계시킨다는 방침을 우리측이 지난 2월 천명한 이후,양국간에는 정계거물들의 상호방문을 통해 이 문제타결을 위한 정치적인 의사타진이 있어왔다. 또 우리정부는 이들 핵심현안에 대한 타결 가능성이 엿보이지 않자 이원경주일대사를 본국소환,일 정부측에 정치적ㆍ외교적인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 결국 노대통령 방일이라는 「비상카드」를 사용한 덕분에 재일한국인에 대한 차별을 상당한 정도로 완화했다고 외무부측은 설명하고 있다. 이번 회담의 또하나 성과는 양국외무장관간에 불행했던 과거사에 대한 해명수준을놓고 충분한 교감을 나눴다는 사실이다. 이와관련,나카야마(중산)일 외무가 회담에서 자신의 국회답변을 상기시키며 『양국간 역사중에서 식민지통치로 인해 한국민의 마음에 큰 상처를 입힌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회담을 통해 노대통령 방일에 따른 양국 정부간의 정지작업은 매듭지어졌다고 판단된다. 문제는 양국간의 어려운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발전의 차원에서 모든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첨단과학기술교류 협력문제,무역 역조시정,아ㆍ태협력강화방안 등이 심도있게 논의됐다는 사실은 오히려 과거사 보다는 비중이 더 주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한일외무장관 합의문◁ ⓛ간소화된 절차로 기속적으로 영주를 인정한다. ②강제퇴거사유는 내란ㆍ외환의 죄,국교ㆍ외교상의 이익에 관련되는 죄 및 이에 준하는 중대한 범죄에 한정한다. ③재입국허가에 관해서는 출국기간을 최대한 5년으로 한다. ④지문날인제도는 3세이하 후손의 입장을 배려하여 이를 행하지 않는다. 이를 위해 지문날인에 대체하는 적절한 수단을 조기에 강구한다. ⑤외국인등록증 상시휴대제도에 대해서는 3세이하 자손의 입장을 배려한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낸다. ⑥기타 교육문제,지방자치제,공무원 및 교사의 채용문제,지방자치단체 선거권문제 등에 관해서는 금후에도 협의를 계속해나가기로 한다.
  • 「3세」 문제등 구체합의 가능성/오늘 한일 외무회담

    ◎양국현안 광범 논의/지문철폐ㆍ「등록증」 완화 타결될듯/회담 뒤 공동발표문/「방일」일정도 동시발표 예정/“좋은 결과 나오게 노력” 나카야마 외무 제5차 한일 외무장관회담이 30일 상오 10시 정부종합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된다. 최호중외무장관과 나카야마 타로(중산태랑) 일본외무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노태우대통령의 방일문제를 비롯,양국간 최대현안인 재일한국인 3세이하 후손의 법적지위 개선,한국인원폭피해자 및 사할린 교포 지원문제 등 과거사 청산관련 현안등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한일 양국은 특히 재일교포법적 지위문제 등으로 오는 5월 하순으로 예정된 노대통령의 방일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 재일한국인 법적지위개선문제에 관한 구체적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지문날인 제도와 관련,3세이하 후손에 대해서는 이의 적용을 배제하고 외국인등록증의 경우도 이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처벌규정을 대폭 완화하는 선에서 의견을 접근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4대악」 제도중 나머지 2개 현안인 재입국허가 및 강제퇴거제도에 대해서도 재입국 허가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고 강제퇴거요건도 현행 7년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자에서 「국사범」에 국한토록 한다는 방향으로 대폭 완화하는 수준에서 타결을 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날 회담이 끝나면 양국 외무장관은 이같은 의견접근 내용을 토대로 공동발표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한일 양국은 그동안 미뤄왔던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일정을 곧 동시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국 외무장관은 이밖에 한일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첨단과학기술분야에서의 협력 및 인적ㆍ문화ㆍ학술교류 증진 등 미래지향적인 우호협력관계 증진방안과 아태협력,우루과이 라운드 공동대처 등 역내 협력제고방안 등도 협의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나카야마장관을 단장으로 한 일본측 대표단은 29일 하오 4시 내한했으며 오는 5월1일까지 우리나라에 머문다. 나카야마장관은 한일 외무장관회담후인 30일 하오 노태우대통령과 강영훈국무총리를 각각 예방할 예정이다. ○나카야마 어제 내한 한편 나카야마 타로 일본외무장관은 29일 『노태우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열리는 한일외무장관회담에서 재일교포 법적지위문제가 성과를 거두고 노대통령의 방일이 좋은 분위기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열심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30일 제5차 한일 외무장관회담에 참석키 위해 이날 하오 내한한 나카야마장관은 김포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양국외무장관 협의결과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카야마장관은 한일 양국간 최대 쟁점이 되고 있는 지문날인및 외국인등록증 상시휴대의무제도 철폐여부의 타결전망에 대해 『한일 양국이 서로 협의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더 이상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 과학교육강화 특별대책 강구/노대통령,과기진흥 유공자와 다과

    노태우대통령은 24일 하오 과학기술진흥유공자 2백2명을 청와대로 초청,다과를 베푸는 자리에서 『과학기술의 발전은 산ㆍ학ㆍ연간의 협동과 기관간의 유기적인 협조,그리고 분야 상호간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고 『특히 산학협동은 기술선진국 진입을 위한 중요한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또 『과학기술인들은 단기적으로는 우리가 직면해 있는 산업현장의 애로기술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초과학의 육성과 원천기술의 소화ㆍ축적으로 변화하는 산업계의 수요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하고 『과학기술의 성과는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므로 항상 장기적인 안목에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면서 과학기술의 수요를 예측하고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배석한 정근모 과기처장관 등에게 『과학에 뜻을 둔 「꿈나무」들의 창의와 능력이 무한히 계발될 수 있도록 단단한 과학교육의 터전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관계부처는 협조하여 21세기를 내다보는 첨단과학 기술인력 확보와 이를 위한 과학교육강화 특별대책을 강구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 입학정원 4천명 넘는 대학 내년 증원대상서 제외/문교부

    ◎2천명 넘는 지방캠퍼스도 문교부는 23일 91학년도 여학생정원조정지침을 확정,전국 1백18개 대학에 시달했다. 문교부는 이 지침에서 전임강사 이상의 교수확보율이 법정교수정원의 60%에 미달되는 대학(의학계열제외)에는 일체 정원을 늘려주지 않기로 했다. 또 본교의 입학정원이 4천명이상인 대학과 2천명이 넘는 지방캠퍼스는 증원대상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 이에따라 서울의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 한양대 중앙대 단국대와 지방의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동아대 영남대 조선대등 13개 대학과 경희대 중앙대 한양대 단국대등 4개대학 지방캠퍼스는 증원신청을 할수없게 됐다. 문교부는 이와함께 본교의 정원이 4천명을 밑돌더라도 수도권에 있는 대학에 대해서는 입학정원은 억제할 방침이며 그대신 지방대학의 정원을 늘려줄 계획이다. 그러나 지방대학의 증원 또한 한대학에 1백20명이내로 제한하며 인문사회계는 되도록 현수준을 유지하게하고 자연계,특히 첨단과학기술분야등 공업계를 중점적으로 증원키로 했다. 특히 지방대학특성화계획에 따라 지방공단및 연구단지와 연계되는 학과의 신·증설을 대폭 허용할 방침이다. 문교부는 이 지침에따라 내달 15일까지 각대학으로부터 정원조정신청을 받아 8월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 한소교역 직거래 발판 구축/경제인 합동회의 무얼 남겼나

    ◎가전품등 소 진출 가능한 프로젝트 69건 제시/「투자보장」등 미진… “「현대」위주 경협”불평도 한소경제협력이 오랜 겨울잠에서 벗어나 「봄맞이」채비에 나섰다. 양국교역의 걸림돌이었던 투자보장 및 이중과세방지협정등 무역협정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오는 5월 양국정부차원에서 개시되며 양국간 상업통신망이 빠르면 4월중 타결될 전망이다. 한소 경제협회 회장인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소한경제협회회장인 골라노프 소련연방상의수석 부회장은 28일 롯데호텔에서 한소경제인합동회의(23∼27일)를 결산하는 합동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한소경협의 단기적인 시간표를 밝혔다. 골라노프 회장은 한소 양국간의 경제관계가 이번 회의를 통해 직교류시대에 돌입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소련이 기초과학분야에서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고 무기 생산기술만 하더라도 세계 최첨단이어서 이같은 기술을 한국의 생산기술과 연계시킬 경우 잠재력이 대단히 크다고 설명했다. 즉,한국의 생산기술ㆍ자본과 소련의 첨단과학이 결합하면 「누이좋고 매부좋은」경제협력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소련측은 비쳤다. 지난 22일 내한한 23명의 대규모 소련경제사절단은 그동안 양국 경제인합동회의를 비롯,국내 업체들과의 개별상담ㆍ산업시찰 등 활발한 활동을 했다. 특히 이승윤 부총리,박필수 상공장관 등 경제각료는 물론 청와대를 방문,김종인 경제수석을 만나는 등 눈에띄는 일정을 보냈다. 이번 한소경협은 때마침 김영삼 민자당 최고위원의 방소 기간과 겹쳐 국내에서 직접 소련붐을 불러일으켰다. 소련측은 이번 회의에서 가전 신발 섬유 목재 건축자재 가구 완구등 시베리아 및 극동지역등 자기 나라에서의 협력가능한 프로젝트 69개품목의 목록을 우리측에 전달했다. 또 국내 40여개 업체와 가진 개별상담에서 1백여건의 교역 및 투자를 요청해와 이같은 프로젝트가 구체화될 경우 한소경협이 대단히 활성화될 전망이다. 27일 양측대표단이 발표한 공동성명은 이번 회의의 성과를 잘 요약하고 있다. 공동성명의 내용에서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양국간 과학기술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목이다.소련은 그동안 서방국가와 경제교류를 하면서 쓴 경험을 갖고 있다. 서방국가들이 서비스업이나 원자재에만 눈독을 들여 소련경제의 시급한 과제인 기술의 상품화라는 경협목표를 달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련측은 이번 회의에서 매년 개발되는 10만건의 신기술에 대한 자료를 우리측에 제공할 용의까지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우주 항공 의학 신소재등 소련이 비교우위를 갖는 첨단 기술과학분야와 우리 생산기술의 상호보완성을 최대한으로 이용하는 각종 개발프로젝트가 활발히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한소 비즈니스컨소시엄제의,소련의 군수산업을 민수산업으로 전환하는데 한국기업의 참여요청,은행지점의 교환설치추진,소련의 최신기술정보가 축적된 컴퓨터 데이터뱅크의 우리기업에 대한 제공등은 양국경제교류의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러나 우리측이 그동안 강력히 추진해 왔던 투자보장 및 이중과세 방지협정등 법적 보장장치 마련이 뚜렷한 이유없이 다시금 미뤄진 것은 한소경협이 크게 봐서 아직은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못하고 있는 반증이라고 할 것이다. 소련경제 사절단이 방한직전 일본에 들러 일소경협회의를 갖고 우리측에 제시한 각종 프로젝트를 일본기업과 협의한 사실도 아직 우리가 소련측의 적극적인 파트너가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소련측은 시베리아ㆍ극동개발사업에 우리기업과 일본기업간의 경쟁을 유발,그 결과를 저울질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게하고 있다. 국내경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철저한 대책강구와 함께 예상되는 국내기업들의 과당경쟁을 스스로 지양하는 지혜를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대소경협이 지나치게 현대그룹 위주로 전개되는 느낌이 짙다는 불평도 토로하고 있다. 정부안에 국제민간 경제협의회(IPECK)가 있는데도 현대그룹 명예회장인 정주영 한소경제협회 회장이 IPECK을 제쳐놓고 회의를 주도,한소경협이 양국간 인물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난을 샀다. 이번 한소경협을 계기로 양국간 교역규모는 매년 두배씩 늘어나 올해 12억달러,92년 50달러에 이를 전망이나 교역규모와는 상관없이 정부와 기업이 성급한 기대보다는 실익위주의 단계적 접근이 필요한 것 같다.
  • 대 동구권 외교 마무리 단계에/한­체코ㆍ불가리아 수교의 함축

    ◎북한개방에 「외압」 작용… 관계개선 촉매 역할/첨단기술ㆍ자본공여 요청이 부담스러운 「짐」 우리나라가 이번에 체코및 불가리아와 수교를 맺게 된 것은 7ㆍ7선언 이후 꾸준히 추진해온 정부의 북방외교가 본격 개화기를 맞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들 국가와의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은 또 그동안 말로만 떠들어왔던 「전방위 입체외교」가 완전 정착됐음을 의미한다. 즉 우리 외교가 동서 양진영을 대상으로 경제ㆍ통상 등 비정치 분야에서의 제한된 교류에서 벗어나 정치ㆍ외교를 포함한 다각적인 협력과 교류로 확대 발전되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지난해 2월1일 헝가리와 역사적인 첫 수교를 맺은 이래 폴란드(11월),유고(12월) 등과 국교를 수립했고 이번에 체코및 불가리아와도 수교를 맺음으로써 대동구권 외교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풀이된다. 동구 8개국 중 현재 우리나라와의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는 동독ㆍ루마니아ㆍ알바니아 등 3개국 뿐이다. 그러나 루마니아는 오는 28일 미트라우외무차관을 단장으로 한 수교교섭대표단을 서울에 보내 우리측과 수교일정에 합의할 예정이다. 또 동독은 제3국의 외교경로를 통해 대한수교의사를 강력히 표명했으나 오히려 우리측이 통독과정의 추이에 따라 페이스를 조절하는 양상을 띠고 있어 한ㆍ동독수교는 시간문제라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결국 동구에서는 비교적 이데올로기 성향이 강한 알바니아만 대한수교를 주저하고 있으나 알바니아도 최근 개방압력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 조만간 관계개선의 물꼬를 틀 것으로 전망된다. 동구권의 이러한 「대한수교 도미노현상」은 결과적으로 한­중소 관계개선에도 커다란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를테면 동구 대부분 국가들의 잇따른 대한수교는 중소에 외압으로 작용,『한국과의 수교는 국제정세의 흐름에서 볼 때 당연한 현실』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같은 외교전략은 우리 정부가 북방외교를 추진할 당시 수립했던 장기계획의 일환임은 분명하다. 특히 소련과는 방소 중인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이 전격적으로 고르바초프대통령과단독회담을 갖고 한소수교 일정에 관해 깊숙한 얘기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져 연내수교의 장미빛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대동구권 수교는 또 북한의 개방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는 남북관계 개선과 이에따른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정착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수교는 우리 정부의 유엔외교에도 한 몫을 톡톡히 할 것으로 여겨진다. 최호중외무부장관이 이들 수교 대상국가의 외무장관들과 회담을 가질 때마다 이들로부터 『한국의 유엔가입을 적극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받은 사실은 정부가 유엔가입을 신청만 한다면 금방 실현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번 수교를 계기로 다른 미수교 사회주의국가와의 관계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장관도 서남아및 동구 등 5개국 순방에서 인도 파키스탄 유고 등 비동맹주도국에 이러한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몽고 짐바브웨 탄자니아 등 친북한국가들과의 관계개선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바로 이 점은 화해와 협력의 신데탕트추세를 바탕으로 우리외교가 상승기류를 타고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대체코및 불가리아수교는 이들 국가가 한국의 경제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자본과 첨단과학기술 등의 투자를 강하게 원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볼 때 우리측에 새로운 부담을 안겨준 것으로 판단된다. 동구권국가들은 한결같이 자국경제의 낙후성을 우리측에 호소하면서 『경제협력의 최적격 파트너는 한국』이라는 자신들의 속마음을 서슴없이 털어놓고 있는 실정이다. 여하튼 북방외교가 예정된 수순에 따라 중소와의 관계개선및 남북한간 평화구조정착이라는 최종목표를 향해 쾌속순항하고 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한종태기자〉
  • 불건강한 건강식품(사설)

    떠돌이 약장수가 시골 장터를 찾아다니며 엉터리 「만병통치약」을 팔던 수준에서 우리사회는 별로 발전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무리 잘봐줘도 「건강보조식품」 정도의 역할밖에 할 수 없는 식품을 과장 허위광고해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이득을 취하고 있는 악덕상인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검찰에 의해 적발된 걸 보면 수법도 가지가지고 종류도 기막히게 많다. 거의 탈법적이고 터무니없이 폭리를 남기고 있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허가도 안받은 비위생적인 업체가 만들어낸 이런 식품을 영악하고 똑똑한 도시인들을 상대로 숱하게도 팔아온 것을 보면 신기하기까지 하다. 우리 사회에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신비의 영약」에 대한 동경 같은 것이 있었다. 한방비법과 신기한 약초로 「씻은 듯이 나았다」는 전설이나 민담도 많다. 이런 성정을 교묘하게 이용한 상혼이 건강식품징후군을 만들어 갔다. 그것도 옛날 소규모의 떠돌이 약장수가 했던 정도를 뛰어넘어 대규모 조직으로 연결시킨 것이다. 그 결과 허위나 과장선전은 첨단과학기재를 활용하면서 정작 연구와 실험,효능 검증,유통의 과학화를 위하는 노력은 전근대적 상태에 머물러 있게 한 것이다. 백화점처럼 현대적인 유통구조가,주저없이 이 비과학적이고 전근대적인 상품을 활발하게 대규모로 취급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좋은 예다. 현대장비로 완벽하게 시설된 백화점 판매대에,전혀 입증된 바도 없고 추적 검사된 바도 없는 「약」이 근사하게 진열되어 떳떳이 팔릴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하는 소비자는,암도 낫고 고혈압에도 특효하고 간장병ㆍ당뇨도 척척 낫는다는 선전과 광고를 철석같이 믿어버리게 되었다. 백화점만이 아니다. TV광고가 확성하여 외쳐주는 광고에 의해 수입원가 1만5천원짜리 단순식품이 15만원으로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다. 그 바람에 「무엇 무엇에 특효」라는 말만 믿고 그것만 장복하다가 치료시기를 놓쳐 손쓸 수 없게 된 환자들이 난감한 상태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건강식품」 피해가 이토록 방대하고 손쓰기 어려운 규모로 사회문제가 되기까지 방치한 것에는 보사행정의책임도 크다. 거의 무방비상태로 방치되다가 최근에 이르러서야 「건강보조식품」 규정을 식품위생법 시행령에 삽입했다. 기왕의 난맥이 정리되려면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하다. 백화점 같은 공신력의 보장을 받는 유통업체부터 감시하는 일이 시급하고 제조원을 추적하여 봉쇄하고 감독하여 정비하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무엇보다도 「몸에 좋다」면 맹목이 되어 허겁지겁 달려드는 무신경한 현대인의 이기심이 가장 큰 문제다. 「생약」이라면 흔히 옛날사람들이 다 먹던 것처럼 알고 있지만,옛날분들이야말로 그렇게 무분별하지 않았다. 아무리 좋은 보약도 과하면 안되고 몸에 좋다고 「막가는 것」은 먹지 않는다고도 가르치셨다. 「막가는 것」이란 멀쩡한 사람이 「뱀」 같은 것을 먹는 행위다. 먹기 전에 금도와 절도를 가르치셨다. 일확천금이나 횡재,사행심 같은 불합리한 사고방법의 만연이 「건강식품징후군」 같은 것을 만들었다는 것도 충분히 반성할 일이다.
  • 외언내언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가 우주공간을 날기 시작한 것이 33년 전인 57년의 일. 그로부터 12년 후인 69년 미국 우주인들이 월면에 첫 발을 내딛는 데 성공했다. 다시 20년이 지난 지금 세계는 인류의 새 프런티어인 우주진출 발판으로서 야심적인 월면개발계획에 착수하고 있다. ◆동서화해의 새 분위기로 절약되는 군사비의 전용 가능성에 고무되고 있는 미국은 21세기 초 월면에 유인기지를 건설,이곳을 거점으로 화성에 최초의 인간을 보낼 계획을 발표했다. 한편 뒤늦게 우주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일본은 지난 1월24일 일본 최초이자 세계 세번째로 월면탐사용 인공위성을 발사,오는 3월 중순이면 달궤도에 진입한다. 월면개발 자체에 비중을 두고 있는 일본은 21세기 전반까지 월면 유인기지를 건설,물ㆍ산소ㆍ식품 등 인간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을 현지 생산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 ◆세계의 우주개발 및 우주산업은 이렇게 한참 앞서 있다. 16일 과학기술처는 우리도 93년엔 국산 인공위성을 쏘아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96년 예정이3년 앞당겨진 것.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이었던 스푸트니크 1호의 무게 83.6㎏ 보다는 4∼5배가 무거운 3백∼4백㎏ 급으로 아직은 개척단계이지만 그것이 갖는 우리 우주개척기술사에서의 의미는 초 슈퍼급. 93년은 우리 우주산업 개척의 원년이 될 것이다. ◆미 항공우주국에 따르면 57년 이후 세계가 쏘아올린 인공위성은 모두 3천8백37개. 현재 남아 있는 것은 1천8백9개. 소련이 1천89개,미국이 5백45개로 전체의 90%. 그밖에 일본 34개를 비롯,20여개국이 보유하고 있으나 자체기술로 발사한 「국적 인공위성」 보유국은 10개 국이 안된다. ◆인공위성기술은 현대 첨단과학기술의 백화점식 총집합체. 그것은 고도의 과학기술의 축적 위에 가능하고 동시에 그 축적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2000년에 가면 세계우주산업시장의 규모는 2천억달러에 달할 전망. 이 시장 쟁탈의 대열에 뛰어들 수 있을 만큼 축적된 우리의 과학ㆍ기술수준이 대견스럽다.
  • 둔산 행정타운 95년까지 완공/대전시 올해 업무보고 내용

    ◎문평에 3공단 조성,첨단산업 육성/주택단지 1백49만여평 공영개발/호수 공원부지에 문예회관등 건립 ▷제2수도 위한 5대 전략사업◁ ◇신시가지 조성 본격화 ▲둔산지구내 토지보상을 완료하고 2단계로 부지조성작업을 실시,오는 95년까지 중앙행정기관은 물론,주민 25만명이 거주하는 행정타운을 건설한다. ▲20만평의 호수공원부지에는 3백억원을 투입,종합문예회관과 음악 미술 박물관 인공호수 조각공원 잔디광장 식물원을 건립 ▲서부지역 8백만평에는 60만명이 거주하는 전원도시를 건설한다. ▲유성온천을 종합휴양지로 개발(25만2천평 규모)한다. ◇첨단과학기술 산업도시 건설 ▲대덕연구단지 완성과 문평 제3공단 조성으로 첨단과학 과학기술 산업도시로 건설한다. ◇도시교통난의 획기적 개선 ▲2001년 차량 34만대 증가를 예상,도로망체계를 혁신하고 교통관리의 과학화 도심철도 이설 등을 추진한다. ▲93 대전무역산업박람회 개최에 대비,1백억원을 들여 한밭대로 건설 ▲경부ㆍ호남 도시철도 도시외곽 이설 ▲천변고속화도로 건설 ◇주택건설 ▲오는 92년까지 정부의 2백만가구 주택건설계획에 맞춰 8만2천5백가구를 건설,주택보급률을 73%로 높인다. ▲오는 92년까지 1백49만4천평의 주택단지를 공영개발 ▲올해 20억원을 들여 대2동과 부사동의 저소득층 집단거주지역 주택개량사업을 추진한다. ◇청정하고 쾌적한 도시환경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해 갑천ㆍ유등천ㆍ유성천등 3대 하천을 종합개발 ▲신탄진공단공원등 5대 시민공원 조성 ▲하천오염 방지를 위해 1일 83만t 처리능력의 하수종말처리장을 신설한다. ▲푸른대전가꾸기 사업으로 오는 92년까지 3천만그루 식수운동을 전개한다. ▷경제위기 극복과 산업평화 정착◁ ▲국가경제 위기극복과 산업평화 정착을 위해 노ㆍ사ㆍ정 인연맺기운동전개 ▲노ㆍ사ㆍ정 체육대회 개최,노사 화합분위기 조성 ▲근로자들에 주택문제 적극 지원 ▲모범근로자 표창,산업시찰. ▷대통령공약사업추진◁ ▲18억6천8백만원을 들여 성남2동ㆍ목동ㆍ부사동ㆍ대화동등 저소득층 주거마을에 소방도로ㆍ진입로 개설ㆍ포장 등 환경개선사업을 벌이고 ▲대2동 지구에 1억원을 들여 1백평 규모 복지회관을 건립한다 ▲6천만원을 투입,상당지구에 길이 2백40m의 진입로를 개설하고 ▲대화지구에 5억원을 들여 3백60m의 소방도로를 개설한다 ▲7억원을 들여 목동 소방도로 개설. ▷지방자치제 실시준비◁ ▲지방의회 구성등 지자제 실시에 대비,자치행정체제를 보강하고 ▲자치법규를 지속적으로 정비한다(올해 정비목표 60건) ▲2ㆍ3차 산업 및 복지행정기능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유성구 의회청사 건립. ▷21세기 한밭문화창조◁ ▲지역문화 위상정립을 위해 문화예술진흥방안을 마련하고 ▲중부권 문화의 진흥과 거점조성에 주력한다 ▲향토의 전통에 뿌리를 둔 지방문화 육성 ▲현대적 문화예술 여건 조성 ▲93 대전엑스포에 대전문화 적극 소개 ▲오는 94년까지 20억원의 문예진흥기금 조성 ▲시립교향악단 및 예술단 내실화(8억7천만원 육성자금 확보) ▲한밭도서관에 향토사료관설치(3백평 규모) ▲보문산성등 8개 문화재 복원(4억6천만원).
  • 민간연구소와 협력/첨단 과학기술 육성/이 과기처 장관

    정부는 10년안에 과학기술 선진 7위국 달성을 위해 정부출연연구소와 민간연구소의 기능별 연계체제를 갖춘 첨단과학기술 진흥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상희 과학기술처장관은 13일 서울 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90년대 개막에 즈음한 정부출연연구기관 심포지엄에 참석,『과학기술이 주도할 21세기의 선진국 진입이란 국가목표를 달성함에 있어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기능 재정립과 그에따른 정부ㆍ대학 및 민간기업 연구소간의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시급한 고교교육의 정상화(사설)

    지금의 부모세대를 낭패스럽게 만드는 의문중의 하나가 자녀를 『꼭 대학에 보내야만 하는가』하는 것이다. 안보내자니 불이익이 너무 많은 것 같고 보내자니 쉽지 않다. 이 일로 나라가 골몰하지만 해결의 묘수는 여전히 찾지 못했다. 불과 얼마전에 문교부는 입시제도 개선안으로 학력고사제도를 적성시험으로 바꾸고 대학별 본고사를 부활 병행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개선안의 핵심은 통합교과로 출제하여 운영한다는 적성시험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교육정책 자문회의는 다시 『사고력 중심의 학력고사』와 본고사 병행을 건의하고 있다. 무슨 일이든 묘책이 없으면 중구난방이 되게 마련이다. 이번의 혼선도 그런 뜻에서 불가피한 것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렇기는 하지만 같은 제도권안에서 불과 몇달도 안되는 사이에 오락가락하는 정책안이 노정되곤 하는 것은 볼모양이 사납다. 교육정책은 교육본연의 목적에 우선해서 수행되어야지 사회정책에 종속되어 좌우되는 것은 잘못이다. 지역발전이나 정치적 선심의 수단으로 교육정책이 이용된다든가 하여 가뜩이나 난제만이 난마처럼 얽혀 있는 교육의 문제가 어렵게 되는 일은 이제 불식되어야 한다. 교육을 교육본연의 목적에 따라 풀어가는 것만이 대학입시 과열증상에 대한 장기적 대안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교교육의 정상화가 중추적 과제가 되어야 한다. 고등학교를 정상적으로 끝내는 나이는 세는 나이로 19이나 20살이다. 한 시민이 선거권을 갖게 되는 법적 성인의 문턱이기도 하다. 시민을 기르는 공교육과정이 고교로 완성되는 셈이다. 이 중요한 시기가 대학입시로 볼모잡혀 잘못 치우치고 반이상 포기당하는 상태로 계속된다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관계부처나 기관간의 주도권 다툼으로 혼선을 빚는 일보다는 이 심각한 사태를 바로잡는 데 혼신하는 일이 긴급하다. 자문회의가 건의한 대학의 개방교육제도는 독학학위제등 기왕부터 거론되어 온 학위취득 기회의 확대방안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환영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입시의 고사일을 각 대학에 맡겨 대학의 자율폭을 넓힌다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이 기회에 대학입시 전부를 대학에 돌려주는 방안도 생각해볼 일이다. 예비고사와 학력고사로 대학입시를 국가가 관리해온 동안 대학들의 입시관리 능력이 퇴화했으므로 당분간,전폭적인 회귀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생각하는 의견도 있지만,어차피 자율화로 가는 것이라면 과감한 전환이 적응기간을 단축시키는 길일 수도 있다. 다만 국가가 운영하는 평가기구에서 출제와 채점 등 입시업무를 주문에 따라 대행도 하고 위임도 받는 방법으로 지원해 준다면 그 모든 것이 「자율」의 폭으로 수렴될 수 있을 것이다. 고교교육은 공교육으로서 시민교육을 완성하는 역할로서도 중요하지만,국제경쟁사회에 대응할 기초교육의 확립을 위해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왜곡된 입시교육의 폐해로 우리의 중ㆍ고생 과학학력은 국제수준을 한참 밑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에도 나왔다. 단순지식습득 정도도 뒤지고 학력향상속도까지도 뒤지고 있다는 것이다. 고교교육이 이 지경이면 첨단과학교육은 모래위에 집짓기다. 정책의 우선 중심이 어디에 있어야 할지는 이것만으로도 자명해진다.
  • 교포 3세 법적지위 타결 안되면 노대통령 방일 재검토

    ◎정부방침 정부는 오는 4월말께로 예정된 노태우대통령의 일본방문을 재일교포 3세의 법적지위문제 타결 등을 전제조건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정부는 이를위해 재일교포 3세의 법적지위문제를 비롯,원폭피해자 보상,사할린교포의 모국방문,최근 심화되고 있는 무역역조현상 문제와 첨단과학기술협력 강화 등 한일 양국간의 현안을 빠른 시일내에 매듭짓도록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노대통령은 이와관련,지난 5일 올해 외무부 업무계획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본인의 방일이 한일 양국간의 현안을 매듭짓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만약 이러한 현안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방일문제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이들 현안의 조속한 타결을 강력히 지시했다. 노대통령은 또 『한일 양국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매우 인접한 국가이므로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특히 재일교포 3세의 법적지위문제는 이같은 차원에서 중요한 성격을 띠고 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이에따라 외교경로를 통해 이같은 뜻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으며 법적지위문제가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만큼 일본정치권 등과 다각적인 접촉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외무부의 한 당국자는 『일본 정부가 노대통령의 방일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현안의 타결분위기 조성에 점차 적극성을 띨 것으로 본다』고 밝혀 법적지위문제 해결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 실력이 떨어지는 중고생들(사설)

    교육의 효율을 높이고,효과적인 투자를 기하기 위해서는 가소성이 높은 어린 시기를 되도록 활용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원론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교육의 제도나 정책이 대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어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방치상태에 있다. 학부형조차도 대학입시에만 매달려 긴장을 하기 때문에 정작 기초를 쌓고 기반을 다스려야 할 초급교육에 대해서는 소홀하다. 그 결과 초중고 과정에서 이수해야 할 우리 청소년의 지식교육이 아주 부실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많이 걱정스런 일이다. 이런 걱정을 한층 구체적으로 증명해보인 것이 90학년도 고입선발고사다. 74년 고교평준화 이후 성적이 가장 저조한 결과를 빚었다. 지난해보다 남학생의 경우 14점이 떨어지고 여학생은 13점이나 떨어진 것이다. 고입선발고사 결과만을 가지고 중학생의 학력 전체가 저하되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출제방법이나 난이도 등에 따라 결과는 조금씩 차이가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결과를 놓고 당국,교육전문가와 학교,교사들이 분석한 바에 의하면 평준화로 인한 부작용의 누적,문제의 상대적 난이도차이,경쟁률이 낮은 데 따른 긴장의 이완,전교조의 여파로 인한 지난해의 교육부실 등을 들고 있다. 특히 금년에 행한 고등정신능력을 요구하는 출제의 시도가 성적을 떨어뜨리게 했다는 심증이 강한 모양이다. 사지선다형의 객관식 시험에만 오래 적응해온 나머지 조금이라도 복잡한 문제는 손을 대지 않고 쉬운 것부터 하나라도 더 풀어야 한다는 요령에만 철저하게 길들어 있는 것이다. 이런 결과로 우리의 중고생들의 기초실력이 날로 퇴보한다면 첨단과학으로 판가름나는 미래의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을 잃는 결과가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지난 몇년 사이에 우리 중고생들의 지식능력을 비관스럽게 볼 수밖에 없는 판정들이 여러번 나타났었다. 88년 고교에서의 수학특기자 중에서 국제경시대회에 출전시킬 학생들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그중의 27%가 0점을 받은 경우까지 있었다. 수학은 모든 학문의 바탕이면서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가장 신빙도가 높은 기준교과이다. 노벨상을 수상할 과학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10대 이전에 이미 기초과학 교육이 자리잡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도 국제경시에 내보낼 우리 학생들의 집단 선발결과가,「공개하기를 꺼릴 만큼」 하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일이다. 게다가 자라나는 젊은이가 조금 복잡한 문제는 포기하고,쉬운 것으로 점수만 높이면 유리하다는 생각으로 길들어지는 일은,미래사회에 부닥칠 끊임없는 도전과 그것에 응전하는 태도로서도 바람직한 일이 못된다. 이와같은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고교평준화 시책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학교와 학생간에 우열이나,차이는 있게 마련이고 그 능력에 따른 교육이 이루어져야 잘하는 사람은 더 잘하고 처진 사람은 북돋을 수 있다. 우열을 무시한 학습으로 전체를 하향평준화시켜온 부작용의 누적을 이제는 개선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우선은 모든 교육의 관심이 대학에만 치중되어 있어서 초중고 과정의 교육의 문제는 여전히 소홀하고 무신경한 상태에 있다는 사실에만이라도 시급한 인식이 있기를 촉구한다.
  • 인문고생 직업교육 대폭강화/문교부 방침/92년부터 교육과정 개편

    ◎재수생 해소ㆍ비진학자 취업 돕게/자동차정비ㆍ상업미술ㆍ미용 등 실습/희망자는 국가직업훈련소에 위탁/내년부터 월반ㆍ유급제 단계적 실시 인문계 고교에서 전자계산ㆍ자동차정비ㆍ상업미술ㆍ미용ㆍ비서실무 등 다양한 직업교육이 실시되고 실업계 고교에는 전자전산ㆍ전자ㆍ정밀기기ㆍ통신 등의 첨단기술학과가 설치되는 등 고교 교육과정이 대폭 개편된다. 문교부는 17일 해마다 누증되고 있는 재수생문제를 해소하고 비진학 고교졸업생들의 진로지도 및 직업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현행 고교 교육체제를 이처럼 획기적으로 개혁하기로 했다. 문교부는 이를 위해 우선 각 시ㆍ도 교육위원회에 「진로교육센터」를 설치,진로ㆍ직업에 관한 각종 정보를 체계적으로 연구ㆍ조사하여 일선 고교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고교과정에 「직업의 세계」라는 교과과목을 신설하고 교육방송을 활용,집중적으로 직업이해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해마다 6만8천명씩 배출되는 대학 비진학자들을 위해 일반 인문계 고교에서도 자동차정비등을 비롯한 컴퓨터ㆍ워드프로세서 등의 직업교육을 폭넓게 실시하면서 희망자에게는 노동부 산하 직업훈련소에서 위탁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해당 교과목에 대한 순회교사제를 도입,직업교육의 질을 높이기로 했다. 또 실업계 고교에서는 산업구조에 걸맞는 첨단과학분야 학과를 설치,실험ㆍ실습시설을 대폭 늘리고 각 지역별로 공동실습소를 설치ㆍ운영키로 했다. 또 실업계 고교의 수용능력 부족으로 해마다 12만4천여명의 중학교 졸업생이 탈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앞으로 인문고교의 신설을 억제하면서 농어촌지역에 있는 농고ㆍ상고ㆍ수산고에도 올해 20학급의 공업계 학과를 설치하고 점차적으로 이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실업계 고교생에 대한 장학금도 대폭 늘려 올해 4만3천7백35명에게 65억원을 지급하고 농어촌에 사는 실업계 고교생 2만5천명에게 68억원,생활보호자녀 12만8천명에게 3백49억원의 학자금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문교부는 이와 함께 현재 각 고교마다 1개 과목만 가르치는 제2외국어 학과목수를 늘려 독일어ㆍ일본어ㆍ프랑스어ㆍ중국어ㆍ러시아어ㆍ이탈리아어ㆍ스페인어 등을 골고루 가르치도록 할 방침이며 26∼27개 과목으로 되어 있는 학생개인별 이수과목 숫자와 12개 과목으로 정해진 필수과목 숫자를 줄이는 대신 직업관련과목 등의 선택과목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내년부터 월반제 및 유급제를 점차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문교부는 이번 개혁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내년까지 구체적인 개혁방법에 대한 연구와 실험ㆍ실습 학교운영을 끝내고 92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새 제도를 실시키로 했다.
  • 90년대를 연다/새희망을 가꾸는 사람들:5

    ◎화인계기 창업주 원영종사장/「모험 기업」 이끌어 전자분야 선두에/컴퓨터 기능 완비한 첨단 계측기 개발/수출주문 쇄도… 올 매출 3백만불 추정 눈앞에 닥친 21세기는 첨단과학의 시대이다. 따라서 90년대 우리 산업의 활로는 첨단과학분야를 개척하는 모험기업(벤처컴퍼니)들에게 달려있다할 것이다. 이 때문에 경기도 부천시 남구 송내동 341의5 화인계기주식회사의 원영종사장(43)이 새해를 맞는 감회는 남다르다. 화인계기는 지난86년 12월 원사장과 박인호기술이사(36)가 다른 동료 2명과 함께 세운 자본금 5천만원짜리 모험기업. 이제 겨우 3년남짓 됐지만 그동안 10배이상 규모로 급성장,올해 매출액만도 3백만달러로 잡고 있는 모험기업 가운데서도 가장 앞서가는 「무서운 업체」의 하나다. 화인의 주요 생산품인 디지털전자 정밀계측기는 전류의 세기나 저항 등을 측정하는 계기로 전자제품이나 전기제품 생산에 있어 필수품. 다른회사 제품들에 비해 기능이 뛰어나고 독특해 급성장의 원동력이 되고있다. 이 계측기는 종래 제품처럼 바늘이 눈금을 오가는 아날로그식이 아닌 문자발생기를 단 디지털방식인데다가 컴퓨터프로그래밍을 내장하고 있어 측정된 값으로 그 자리에 갖가지 필요한 수치를 알려주는 첨단기능을 지니고 있다. 바로 이같은 차이점이자 특성을 인정받아 화인은 지난해 10월 한국전자전람회에서 5만여점의 출품상품 가운데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화인의 전자계측기 개발성공은 곧 미국ㆍ일본 및 유럽쪽에 기울어졌던 우리나라의 전자산업의 기초단계를 동일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받고있다. 지난69년 한양대 공대를 졸업하고 75년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친 원사장은 한 재벌그룹의 전자계열회사에 입사,소비자 전자제품에 관심을 기울였었다. 원사장은 곧이어 전자산업의 기초가 되고 수요가 많지만 국산화가 돼있지 않은 전자계측기를 만들어 볼 결심을 하게됐다. 때마침 같은 생각을 하고있던 박씨를 만나 회사를 차리고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디지털계측기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약 1년만에 드디어 「Finest」란 상표로 완제품을 내어놓았다. 그러나 처음보는상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너무 냉혹했다. 제품을 직접 보고 질의 우수성을 평가한 외국 바이어들 조차 『유명회사의 제품을 본떤 것이 아니냐』고 묻기 일쑤였다. 이같은 시장의 상황은 자본회수기간을 늘려 자금의 어려움을 겪게했다. 그러나 원사장의 판단은 곧 국내전자산업분야에 종사하는 모든 이들의 판단과 일치해 87년 정부로부터 공업기술향상기금과 공업발전기금 등을 저리로 융자받게 됐다. 또 시간이 흐르면서 제품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고 수출주문도 늘어났다. 이쯤되면서 원사장은 콧대높은 일본 미국 등지의 굴지회사 간부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자리도 가질 수 있었고 그들에게 『우리는 연필과 종이만으로 시작했다』고 자랑할 수 있게됐다. 『큰 발명을 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계측기가 한정된 기능만을 갖고 있던것을 컴퓨터와 교신할 수 있게 부가가치를 높인 것이 오늘과 무한한 미래를 열게 해준 열쇠』라고 원사장은 겸손해 한다. 『90년대의 시작과 더불어 미래는 무한하다』는 원사장은 앞으로도 기술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전자계측기분야의 완성이라고 여겨지는 디지털분광기에도 있는 노력을 다 기울여 명실공이 계측기의 대부가 되고 아울러 첨단기술을 손쉽게 기업화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기술입국」을 달성하는 것이 90년대를 맞는 원사장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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