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철학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젊은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자책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잔디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용수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1,628
  • 수요미식회, 소주 안주 베스트 ‘주당’ 신동엽 위한 특집? 격한 진행

    수요미식회, 소주 안주 베스트 ‘주당’ 신동엽 위한 특집? 격한 진행

    tvN ‘수요미식회’가 지친 삶을 위로하는 음식 ‘소주 안주’ 베스트 맛집을 소개한다. 오늘(13일) 밤 9시 40분 방송되는 tvN ‘수요미식회’ 소주 안주 편에는 B1A4 산들과 대한민국 대표 싱어송라이터 김현철이 출연해 베스트 소주 안주를 소개하고 자신들만의 미식 철학을 전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신동엽을 위해 마련된 방송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술과 안주에 대한 신동엽의 넘치는 애정을 확인할 수 있다는 후문. 평소에 비해 다소 상기된 목소리로 ‘소주 안주’편의 오프닝을 진행한 신동엽은 특별 출연한 김현철과 소주 안주 베스트 토크에 찰진 호흡을 자랑하며 시청자들의 침샘을 자극할 예정. B1A4 산들은 “평소 오돌뼈,족발, 막창, 닭똥집,감자탕 등을 즐겨 먹는다”고 고백해 귀여운 외모에 숨겨진 반전 입맛으로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부산 출신 산들은 녹화 초반 서울말을 사용했지만 소주 안주 베스트 맛집 표현에 침샘이 봉인해제되며 사투리 자제력을 잃은 모습으로 한층 더 귀여운 매력을 뽐냈다. 김현철은 “나만의 소주 안주 베스트 원칙이 있다.제일 먼저 날 것,구운 것, 튀긴 것, 탕 순으로 먹어야 한다”고 안주 철학을 밝히기도. 이에 홍신애는 “있어 보이지만 결국 4차까지 간다는 이야기다”라고 응수해 녹화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소주 안주 베스트 맛집은 13일 수요일 밤 9시 40분 tvN ‘수요미식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CJ E&M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심박수 변화, 현명한 사고와 결정에 영향준다” (加 연구)

    “심박수 변화, 현명한 사고와 결정에 영향준다” (加 연구)

    사람은 자신의 두뇌에 이끌리는지 아니면 심장에 이끌리는지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철학과 과학, 종교학 등 여러 영역에서 논쟁의 형태와 주제를 달리 하면서 거듭되어온 탐구 대상이었다. 이성적 존재로서 인간과 감성적 존재로서 인간을 기계적으로 나눌 수는 없지만 인류가 더욱 근원적 영역에 대한 모색을 해온 탓이다. 하지만 이제 일부 과학자의 연구 결론을 따른다면 마음이 머리를 이끄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새 연구를 통해 사람의 정서적 상태를 반영하는 심박수 변화가 현명한 사고와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캐나다 워털루 대학과 호주 가톨릭 대학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안 등 복잡한 사회 문제를 현명하게 추론하기 위해서는 심박수 변화와 이성적 사고 과정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이 규정한 ‘현명한 추론’(Wise Reasoning)은 한 개인이 자신의 지적 한계를 인식함은 물론,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인정하고 다른 관점과 조화를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지혜롭고, 성찰적인 인간형의 특성을 일컫는다. 연구를 이끈 이고르 그로스먼 캐나다 워털루 대학 박사는 “우리 연구는 결과적으로 ‘현명한 추론’이 이성적 역할과 인지 능력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좀더 장기적으로, 지혜로운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의 심박수 변화가 더 많고, 궁극적으로 현명한 추론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참여한 사람들은 제 3자적 관점에서 하나의 사회적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 예산 삭감을 비롯해 기후변화 대응, 의료보험, 정리해고 등 고용 불안정, 금리 문제, 탄소세 제정, 사회보장 등 공공의 이해관계 속에서 가장 충돌이 심하면서도 공통의 결론을 이끌어내야하는 문제들이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심박수 변화의 폭이 더 큰 사람들이 더 현명하고 편견이 덜한 방식으로 사회적 문제의 대안을 추론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들 참가자가 1인칭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추론할 경우, 심박수 변화와 더 현명한 판단 간의 관계는 명백하지 않았다. 이들 연구팀은 인간의 현명한 판단에 영향을 주는 조건들을 정신생리학적으로 식별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현명한 판단을 인지적으로 지지하는 이전 연구를 뒷받침한다. 이번 연구는 특히 앉아있는 것과 같은 낮은 신체활동 동안 심박수 변화 등 심장의 생리가 편견이 덜하고 더 현명하게 판단하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줬다. 인간의 심박수는 자리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은 심지어 정상 상태인 동안에도 수시로 바뀐다. 심박수 변화는 심장 박동 사이의 시간 간격이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신체 장기 기능의 신경 체계를 제어하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 그로스먼 박사는 “우리는 이미 심박수 변화가 더 큰 사람들이 작업기억(Working Memory) 등 뇌의 고급 기능에 우수한 능력을 보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런 사람이 반드시 더 현명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사실 어떤 사람들은 현명하지 못한 결정을 내리는데 자신의 인지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로스먼 박사는 “심박수 변화가 더 큰 사람들이 현명한 판단에 자신의 인지 능력을 제대로 쓰려면 우선 자기중심적(이기적) 관점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행동 뇌과학 프론티어즈’(Frontiers in Behavioral Neuroscience)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잊어버려야 더 많이 기억한다

    [고전으로 여는 아침] 잊어버려야 더 많이 기억한다

    호메로스는 불멸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뮤즈 여신의 노래를 재촉하며 시작한다. 암송시인 호메로스는 아킬레우스의 분노와 오디세우스의 험난한 여정을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의 딸 뮤즈에 신들려 읊었다. 인간 능력을 뛰어넘는 기억력의 원천을 신에게서 부여받은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서사 시인이나 연설가들은 탁월한 기억력의 소유자였다. 암송 시인은 시민들 앞에서 1만 5700여 행이 넘는 ‘일리아스’의 시구를 줄줄 읊었다. 기원전 5세기경 아테네의 정치가들은 장문의 연설을 원고 없이 외워서 발표했다. 법정 소송에서 원고나 피고가 되는 시민들도 대필 변론가가 써 준 변론문을 달달 외워 진술했다. 문자를 기록하거나 보관할 매체가 희귀했던 고대기에 인간의 두뇌는 기억을 저장하는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고대인들에게 기억술은 생존의 기술이었다. 현대인의 기억력이 이들보다 훨씬 뒤떨어짐은 분명하다. 고대 그리스 정치인들이 기억술에 관심을 둔 것도 자연스런 현상이었다. 로마의 철학자이자 최고의 연설가였던 키케로가 쓴 ‘연설가에 대하여’에 나오는 일화가 있다. 기원전 480년 제2차 페르시아 전쟁 당시 살라미스 해전에서 페르시아 함대를 격멸한 영웅 테미스토클레스도 기억력을 증진시키고 싶었다. 그즈음 그에게 학식 있고 교양 있는 학자가 찾아와 특출한 기억술을 그에게 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테미스토클레스는 그 기술로 무엇이 가능한가 물었다. 그 학자는 모든 사실을 기억해 두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테미스토클레스는 그렇다면 차라리 “기억술을 가르쳐 주기보다 잊어버리고 싶은 일을 잊을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 주는 편이 나에게 훨씬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한 번 머리에 담은 기억이 소실되지 않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오히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을 빨리 잊어버리는 능력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 인간의 기억력은 무한 충전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억의 단련을 태만히 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많이 오래도록 기억하고 무엇을 빨리 잊어버려야 하는가다. 남다른 행복에 젖은 기억은 빨리 잊고 아프고 쓰렸던 시절을 오래 기억해서 삶을 늘 신선하게 하는 것도 좋으리라. 선량(善良)들은 누리게 될 특권에 대한 계산은 잊어버리고 국민들에게 쏟아부은 숱한 공약들을 절대 망각하지 않는 탁월한 기억력을 발휘해 주길 기대하자.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찍어야 바뀐다

    찍어야 바뀐다

    정책 실종·분열 정치에 매운 표심을 입법권력 재편·2017대선 밑그림 초박빙 30여곳 자정쯤 당락 결정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의 날이 밝았다. 앞으로 4년간의 입법권력은 물론, 2017년 대통령선거의 밑그림도 4·13 총선에서 드러난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치러진 총선국면에서 여권의 공천 파동과 야권의 분열·갈등이 맞물리면서 여야 모두 시대정신을 담아낼 담론을 제시하거나 공약·정책 대결에 나서기는커녕 서로에 대한 ‘심판론’만 쏟아냈다. 누군가는 “찍을 만한 차선(次善)의 후보, 정당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고 했던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금언을 우리는 지난 4년간 뼈저리게 체험했다. ‘탄환보다 강한’ 한 표, 또 한 표가 모여 일상의 변화가 일어나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라진다.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12일 대국민담화에서 “진정 국민에 의한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를 원한다면 내일 한 분도 빠지지 말고 투표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여야 지도부는 공식 선거운동이 끝나는 밤 12시까지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유세에 집중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부산에 내려가기 위해 서울역에서 KTX를 타기에 앞서 “중간에 굉장히 위기가 왔지만, 진심이 전해져 오늘까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과반 넘을 수 있도록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동대문 신평화시장 마지막 유세에서 “내일은 새누리당의 오만과 폭정을 심판하는 날이며 지난 8년의 경제 실패를 심판하는 날”이라면서 “정치를 무시하면 나쁜 정치인들에게 무시당한다. 후보도 정당도, 기호 2번을 찍어서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대국민호소문에서 “20년 만에 거대 기득권 양당 체제를 깨는 3당 정치혁명이 시작됐다. 국민이 두렵다는 사실을 투표로 보여주시기 바란다”며 ‘양당 심판론’을 거듭 제기했다. 최대 관심사는 새누리당의 과반 확보 및 더민주의 100석 붕괴, 선거를 통한 ‘3당체제’의 구축 여부다. 여론조사기관과 각 당 판세분석을 종합하면 새누리당의 과반(150석) 및 국민의당의 교섭단체(20석) 구성은 유력하며 더민주의 100석 달성은 불투명하다. 대부분 지역구에서 오후 10시쯤 윤곽이 드러나지만, 수도권 20~25곳 등 전국의 초박빙 선거구 30여곳에서는 밤 12시쯤이나 당락이 결정될 전망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청담루이성형외과, 제주에서 진료 시작

    청담루이성형외과, 제주에서 진료 시작

    청담루이성형외과의원이 지난 9일 제주시 신제주에 개원하고 진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유수의 성형외과를 거쳐 청담루이성형외과를 연 이규철 대표원장은 “국내 환자뿐만 아니라 외국인 환자들도 수술에서 회복까지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글로벌원스톱시스템(Global One-stop System)을 마련하고 진료를 시작했다”면서 “상담에서부터 수술, 사후관리까지 성형주치의로서 책임감 있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같은 자연스런 고품격 아름다움을 담고 싶다’는 대표원장의 철학으로 진료를 시작한 청담루이성형외과의원은 눈,코성형, 안면윤곽, 가슴성형, 피부관리 등을 진료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도올 김용옥 “투표하지 않는 청년들이 헬조선 만든다”

    도올 김용옥 “투표하지 않는 청년들이 헬조선 만든다”

    “헬조선은 오히려 젊은이 당신들이 만들고 있는 거야!” 지난 10일 방송된 JTBC ‘차이나는 도올’에서 도올 김용옥이 청년 세대를 향해 가한 일침이다. 도올은 이날 방송에서 최근 인터넷상에서 유행하고 있는 ‘헬조선’(지옥과 조선의 합성어로 대한민국이 살기 어렵고 희망이 없음을 풍자하는 말)이란 단어를 언급하며 “요즘 젊은이들은 ‘헬조선’이라 말할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도올은 격앙된 목소리로 “젊은이들이 투표를 안 하니까 정치인들 또한 젊은이를 위한 정치를 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라며 정치에 대한 무관심에 투표율이 낮은 청년들을 꾸짖었다. 도올은 “여러분 스스로 정치적이 되라. 모든 정치적 이슈에 참여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고, 역사의 진로를 당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라”고 주문했다. 한편 ‘차이나는 도올’은 현재 중국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철학·역사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JTBC의 새 교양 프로그램이다.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한다. 영상=차이나는 도올/네이버tv캐스트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현장 행정] 마포의 ICT 교육 밑그림… 한국 저커버그를 그리다

    [현장 행정] 마포의 ICT 교육 밑그림… 한국 저커버그를 그리다

    “한 달 전만 해도 실습을 할 수 없어 책으로 공부하는 게 전부였죠.” 11일 마포구 한세사이버보안고 실습실에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연구실 같은 긴장감과 열기가 흘렀다. 보안관제센터 운영반 소속인 학생 10여명이 복잡한 컴퓨터 명령어가 적힌 PC 모니터를 보며 해킹 방어법 등을 토론하고 있었다. 이 학교는 전국에서 하나뿐인 정보보안분야 특성화고지만 최적의 실습 환경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정연생 교장은 “학생들이 해킹 막는 법 등을 배우려면 보안 장비가 필요한데 1대당 2000만~3000만원 정도로 너무 비싸다”면서 “충분한 실습 없이 취업하다 보니 현장에서 6개월쯤 다시 일을 배워야 했고 그래서 기업들도 학생들을 외면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어려움은 마포구 등의 ‘통 큰’ 지원으로 해결됐다. 구는 지난해 교육경비보조금 명목으로 학교에 2000만원을 지원했고, 학교는 이 돈과 보안 기업으로부터 기증받은 장비 등으로 보안관제실습실을 꾸몄다. 마포구가 ICT 교육 지원에 ‘올인’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화해 10~20년 뒤 ‘한국의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를 마포구에서 낳겠다는 목표다. 구가 ICT 교육에 집중 투자하는 건 박홍섭(74) 구청장의 철학 때문이다. 서울 구청장 25명 중 최고령인 그는 첨단기기를 다루는데 익숙한 편이 아니다. 하지만, 시대가 원하는 인재상이 누구인지는 정확히 읽고 있다. 박 구청장은 “지금은 문명의 변곡점인데 학교에서는 여전히 영어와 수학, 국어 등 전통 입시 교육에만 치중한다”면서 “마포구가 대학진학률로 강남과 경쟁할 수는 없어도 소프트웨어를 무기 삼아 시대에 맞는 교육을 선도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구는 지역의 서강대와 함께 지난해부터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벌이고 있다. 지금껏 창천중·경성고 등 지역 학교 4곳에서 지역대학 교수들이 소프트웨어·로봇 산업 등 첨단기술을 주제를 강의했다. 또 여름·겨울방학 때는 서강대 교정에서 소프트웨어 캠프도 연다. 이 캠프에 참여했던 김진우(11·서울 공덕초 5)군은 “개발 원리를 배워 간단한 게임을 직접 제작해보니 게임을 하는 것보다 더 재밌었다”고 말했다. 김주호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마포는 상암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수많은 첨단 기업이 입주해 있어 IT도시로서 상징성이 있다”면서 “중앙정부에서 신경 쓰지 못하는 문제를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하려 하는 게 참신하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싸이와 함께 말춤·대장금 요리교실… 즐기고 맛보는 한류 허브

    관광 안내·전시 체험·쇼핑 아울러 11일 문을 연 ‘케이 스타일 허브’(K-Style Hub)는 한류와 한식, 관광 등 다양한 콘텐츠의 융복합 전시장이다. 한자리에서 보고 즐기고 맛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쇼핑까지 즐길 수 있다. 케이 스타일 허브는 2층의 관광안내센터와 3~4층의 한식 전시·체험관, 5층의 아트마켓관 등 4개 층으로 구성됐다. 방문객 누구든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한류 체험, 의료관광 등 한국 관광의 모든 것과 한식의 과거, 현재, 미래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2층은 관광안내센터다. 의료관광과 평창올림픽, 한류 관광 등 주제별 관광안내시설, 가상현실(VR)체험존 등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 시설들로 구성됐다. 의료관광존은 각종 의료관광 정보와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가상현실체험존에서는 서울 경복궁, 명동, 강원 평창 등 한국 유명 관광지를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다. 한류체험시설에서는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빅뱅, 싸이 등 한류 스타와의 상호작용 체험을 할 수 있다. 오전 9시~오후 8시 연중 개관한다. 4개 국어(한국어, 중국어, 영어, 일어)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3층과 4층에는 먹거리를 통해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한식전시관과 한식체험관이 각각 자리잡았다. 한식전시관은 24절기 식재료와 한식에 담긴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전시물로 가득 찼다. 특히 한식이 가진 조화와 균형의 철학을 감상할 수 있는 3개의 체험 큐브, ‘2015년 밀라노엑스포’에서 호평받은 ‘옹기퍼포먼스전시존’ 등 첨단 기술과 체험 요소를 접목한 전시들이 시선을 잡아끈다. 한식체험관에선 다과와 전통주 등 남북한의 전통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4월은 시범 운영되고 5월부터 3000원~1만 2000원짜리 시식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쿠킹클래스 등의 강연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5층의 아트마켓관은 우수 문화 상품 전시와 유통으로 특화된 공간이다. 식품, 공예품 등 한국 문화 상품과 국내 중소·벤처기업이 만든 다양한 분야의 상품들을 한자리에서 접하고 바로 구매할 수 있다. 1000원짜리 카드부터 300만원짜리 달항아리까지 갖췄다. 한식전시관과 체험관, 아트마켓관은 오전 10시~오후 6시 문을 연다. 화요일은 휴관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융복합 콘텐츠의 산실인 문화창조벤처단지에 관광객을 위한 전시·체험·유통 공간을 조성한 것은 전통과 첨단 기술의 융합이 창출하는 콘텐츠가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동시에 실현할 핵심 키워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심장이 뛴다는 것? 더 현명한 결정을 한다는 것!(연구)

    심장이 뛴다는 것? 더 현명한 결정을 한다는 것!(연구)

    사람은 자신의 두뇌에 이끌리는지 아니면 심장에 이끌리는지는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철학과 과학, 종교학 등 여러 영역에서 논쟁의 형태와 주제를 달리 하면서 거듭되어온 탐구 대상이었다. 이성적 존재로서 인간과 감성적 존재로서 인간을 기계적으로 나눌 수는 없지만 인류가 더욱 근원적 영역에 대한 모색을 해온 탓이다. 하지만 이제 일부 과학자의 연구 결론을 따른다면 마음이 머리를 이끄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새 연구를 통해 사람의 정서적 상태를 반영하는 심박수 변화가 현명한 사고와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캐나다 워털루 대학과 호주 가톨릭 대학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안 등 복잡한 사회 문제를 현명하게 추론하기 위해서는 심박수 변화와 이성적 사고 과정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이 규정한 ‘현명한 추론’(Wise Reasoning)은 한 개인이 자신의 지적 한계를 인식함은 물론,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인정하고 다른 관점과 조화를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지혜롭고, 성찰적인 인간형의 특성을 일컫는다. 연구를 이끈 이고르 그로스먼 캐나다 워털루 대학 박사는 “우리 연구는 결과적으로 ‘현명한 추론’이 이성적 역할과 인지 능력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좀더 장기적으로, 지혜로운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의 심박수 변화가 더 많고, 궁극적으로 현명한 추론에 접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참여한 사람들은 제 3자적 관점에서 하나의 사회적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 예산 삭감을 비롯해 기후변화 대응, 의료보험, 정리해고 등 고용 불안정, 금리 문제, 탄소세 제정, 사회보장 등 공공의 이해관계 속에서 가장 충돌이 심하면서도 공통의 결론을 이끌어내야하는 문제들이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심박수 변화의 폭이 더 큰 사람들이 더 현명하고 편견이 덜한 방식으로 사회적 문제의 대안을 추론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지만 이들 참가자가 1인칭 관점에서 사회 문제를 추론할 경우, 심박수 변화와 더 현명한 판단 간의 관계는 명백하지 않았다. 이들 연구팀은 인간의 현명한 판단에 영향을 주는 조건들을 정신생리학적으로 식별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또한 이번 연구는 현명한 판단을 인지적으로 지지하는 이전 연구를 뒷받침한다. 이번 연구는 특히 앉아있는 것과 같은 낮은 신체활동 동안 심박수 변화 등 심장의 생리가 편견이 덜하고 더 현명하게 판단하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줬다. 인간의 심박수는 자리에 앉아 있는 것과 같은 심지어 정상 상태인 동안에도 수시로 바뀐다. 심박수 변화는 심장 박동 사이의 시간 간격이 변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신체 장기 기능의 신경 체계를 제어하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 그로스먼 박사는 “우리는 이미 심박수 변화가 더 큰 사람들이 작업기억(Working Memory) 등 뇌의 고급 기능에 우수한 능력을 보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런 사람이 반드시 더 현명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사실 어떤 사람들은 현명하지 못한 결정을 내리는데 자신의 인지 능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로스먼 박사는 “심박수 변화가 더 큰 사람들이 현명한 판단에 자신의 인지 능력을 제대로 쓰려면 우선 자기중심적(이기적) 관점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행동 뇌과학 프론티어즈’(Frontiers in Behavioral Neuroscience)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해외여행 | [기차를 타면 스위스가 보인다] 글래시어 익스프레스-세상에서 가장 느린 특급열차

    해외여행 | [기차를 타면 스위스가 보인다] 글래시어 익스프레스-세상에서 가장 느린 특급열차

    ●세상에서 가장 느린 특급열차 글래시어 익스프레스Glacier Express 생모리츠에서 출발한 글래시어 익스프레스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지역인 알불라 베르니나 라인을 지나 쿠어로 향한다. 그라우뷘덴주의 주도 쿠어를 지나면, 스위스의 그랜드 캐니언이라 불리는 라인Rhine 계곡으로 쑥 빠져 들어간다. 라인 계곡의 깊이는 무려 400m. 드라마틱한 풍경이 펼쳐진다. 웅장한 절벽과 울창한 숲을 지난 후에는 2,033m에 이르는 오버알프 패스Oberalp Pass에 접어든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들이 온 세상을 덮고 있다. 믿기지 않는 창밖 풍경에 나지막이 감탄사를 내뿜을 따름이다. 열차는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빙하로 알려진 론Rhone 빙하지역을 지나 브리그로 향한다. 도시로 들어온 열차는 숨을 고른 후, 다시 설국으로 진입한다. 글래시어 익스프레스는 91개의 터널을 지나고 291개의 다리를 건너면서, 숨 막히는 설국의 파노라마를 보여 준다. 기차는 빠르다. 그러나 세상에는 빠른 기차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남부 알프스의 동서를 이어 주는 글래시어 익스프레스는 기차라면 무조건 빨라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 준다. 카멜레온 같은 글래시어 익스프레스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터널인 고트하르트 베이스 터널Gotthard Base Tunnel이 2016년 6월 문을 연다. 스위스 남부 알프스를 관통하는 터널로 길이가 무려 57km에 이른다. 이 터널로 취리히에서 밀라노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1시간 줄어든다. 기차는 최고 속도 250km로 이 터널을 통과하게 된다. 이처럼 빛나는 속도가 힘이 될 때가 있는가 하면, 달팽이처럼 느린 것이 아름다울 때도 있다. 291km를 평균 시속 37km로 달리는 글래시어 익스프레스는 느림의 미학이 무엇인지 보여 준다. 겨울 스포츠의 메카 생모리츠St. Moritz에서 마테호른이 숨 쉬는 체르마트Zermatt까지 가는 데 무려 7시간 45분이나 걸린다. 이렇게 느린 속도는 한 번의 기차여행을 인생의 여행으로 만들어 준다. 달콤한 치즈케이크에 커피 향을 즐기며 사방이 눈으로 덮인 알프스의 풍광을 바라보노라면 ‘인생은 아름다워’가 절로 흘러나온다. 세계 부호들의 겨울 휴양지, 생모리츠 글래시어 익스프레스가 출발하는 생모리츠는 겨울의 스위스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해발 1,830m 높이에 겨우 6,000명이 살고 있는 자그마한 마을이지만 매해 이곳에는 2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아든다. 호텔 중 60%는 4, 5성급. 프랑스 파리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중심가에는 명품숍이 즐비하다. 역사도 깊다. 1882년 유럽 최초의 아이스 스케이팅 선수권 대회가 이곳에서 개최됐고, 동계올림픽도 1928년과 1948년 두 번이나 열렸다. FIS 알파인 세계 스키 챔피언십은 1934년을 시작으로 생모리츠에서 이미 네 번 진행되었으며, 2017년 다섯 번째 개최를 앞두고 있다. 봅슬레이의 고향도 생모리츠다. 은빛 설원이 반짝이는 풍광을 자랑하는 생모리츠는 다른 곳에 비해 높은 일조량을 자랑한다. 길거리 곳곳에 태양을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걸려 있고 어디에서나 방긋 웃는 태양 마스코트를 찾아볼 수 있다. 화려한 호텔과 거리도 멋지지만 생모리츠는 역시 자연이다. 눈덮힌 생모리츠는 천국이 있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괴테도 반한 평화로운 마을, 실스 자연의 아름다움을 따지자면 실스Sils도 빠질 수 없다. 실스는 줄리엣 비노쉬와 크리스틴 스튜어드가 열연한 영화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의 배경으로 등장한 마을로, 생모리츠에서 버스로 약 20분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아름다운 실스호수와 실바플라나 호수를 양쪽에 품고 있어,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안겨준 곳으로도 유명하다. 독일의 철학자 괴테도 이곳에서 평화로운 노년을 보냈다.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이곳이야말로 피난처이자 집 같아”라고 썼을 정도다. 괴테의 집은 실스 마을 안에 박물관으로 잘 보존되어 있다. 괴테가 마음의 위안을 얻었던 실스호수에서 사람들은 컨트리 스키를 타고 사랑하는 이의 손을 꼭 붙잡고 산책도 즐긴다. 더 없이 평화로웠다. 호수 위에 떨어지는 햇살이 마법 같은 빛을 뿜어내며,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았다. 동화 속 마을 ‘구아르다’ 생모리츠에서 산을 넘어 한 시간쯤 달리면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마을이 나온다. ‘살아있는 박물관’이라는 별명을 가진 구아르다Guarda다. 마을은 17세기 중반의 모습을 품고 있다. 얼핏 보면 영화세트장 같다. 그러나 한 바퀴 둘러보면, 오래된 것이 주는 아늑함과 우아함에 세트가 아니라 진짜임을 알 수 있다. 구아르다는 <쉘렌 우르슬리Schellen ursli> 마을로도 잘 알려져 있다. 쉘렌 우르슬리는 스위스 동화작가 알로아 카리지에의 동화로, <알프스 소녀 하이디> 이상으로 스위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이다. 2014년 영화로 만들어져 같은 시기에 개봉했던 007시리즈보다 더 큰 인기를 끌었을 정도다. 우르슬리라는 이름의 꼬마가 축제에 가져갈 방울을 얻기 위해 도전하는 모습과 따뜻한 우르슬리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작가는 구아르다에 있는 집을 보고 영감을 얻어 우르슬리의 집을 그렸다고 한다. 구아르다의 집들은 특별했다. 산 중턱에 자리한 마을이라, 추위를 피하기 위해 벽을 두껍게 만들고 창은 작게 냈다. 작은 유리창에는 하얀 레이스로 앙증맞게 수를 놓았다. 집 하나하나가 골동품이었다. 무심결에 들여다본 집 안에는 순한 양들이 모여 겨울을 나고 있었다. 생모리츠와 실스, 구아르다로 이어진 작은 마을 산책과 글래시어 익스프레스를 타고 돌아본 스위스 겨울 기차여행. 시간이 켜켜이 쌓인 오래 된 마을들을 여유롭고도 느긋하게 돌아본 시간이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Info St. Moritz Navigation | 취리히에서 생모리츠까지는 약 200km. 기차로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실스나 폰트레지나 등 생모리츠 주변을 함께 여행할 때는 생모리츠에서 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www.engadinbus.ch에서 버스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Place | 니체하우스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하루 3시간만 개방한다. 월요일 휴무. nietzschehaus.ch/en생모리츠 www.stmoritz.ch, 구아르다 www.guarda.ch 그라우뷘덴 관광청 en.graubuenden.ch 글래시어 익스프레스 | 소요시간 생모리츠-체르마트 7시간 45분 요금 스위스트래블패스로 추가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예약 필수. 예약비는 CHF13. 메뉴 오늘의 메뉴와 3코스 런치 중 선택. 오늘의 메뉴는 CHF30, 3코스 런치는 CHF43. 와인과 커피, 각종 음료는 열차 안에 파노라마 바가 있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 기념품 글래시어 익스프레스를 본뜬 USB 메모리스틱과 마그네틱, 약간 기울어진 와인잔 등 독특한 기념품들을 열차 안에서 구입할 수 있다. www.glacierexpress.ch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irter 채지형 취재협조 스위스관광청 www.myswitzerland.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부고] 극작가 겸 연출가 김의경 선생 별세

    [부고] 극작가 겸 연출가 김의경 선생 별세

    원로 극작가 겸 연출가 김의경씨가 지난 7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80세. 한국 연극의 국제 교류에 기여한 고인은 1960년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브랜다이스 대학원 연극학과에서 수학했다. 1964년 잡지 문학춘추에 ‘갈대의 노래’, ‘신병 후보생’이 추천되면서 극작가로 등단했다. 극단 실험극장 창립 동인으로 1960년부터 1976년까지 대표를 지냈다. 1976년에는 극단 현대극장을 세웠다. 한국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ASSITEJ) 초대 이사장,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서울시립극단 초대 단장, 공연문화산업연구소 이사장 등을 지냈다. 대표작으로는 희곡 ‘남한산성’(1975), ‘길 떠나는 가족’(1991) 등이 꼽힌다. 백상예술상 희곡상, 서울연극제 희곡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한민국예술원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빈소는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 6호실, 발인은 10일 오전. (02)2072-2022.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새로운 계급투쟁(슬라보예 지젝 지음, 김희상 옮김, 자음과모음 펴냄) 대규모 난민과 이슬람 테러리즘은 유럽을 전후 최대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전조는 있다. 이슬람 테러리즘뿐 아니라 난민 문제는 단순히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자본주의의 한 징후로 그 기본 바탕에는 계급투쟁이 있다는 점이다. 지젝의 논쟁이 오롯이 담긴 이 책의 출간 계기는 지난해 11월 13일 프랑스 파리 테러였다. 지젝은 난민과 테러의 원인에 대해 폭넓고 심층적인 해부를 시도한다. 신비화된 이데올로기를 낱낱이 해부하면서 사회와 경제의 구체적 분석을 위한 난민의 정치경제학을 시도한다. 이를 통해 철학자로서의 통렬한 문명 비판과 유럽인의 냉정한 자기비판을 과감하게 전개한다. 142쪽. 1만 3000원. 지방의 역설(니나 타이숄스 지음, 양준상·유현진 옮김, 시대의창 펴냄) ‘지방을 더 많이 섭취해야 건강할 수 있다.’ 저자는 9년에 걸친 끈질긴 조사를 통해 포화지방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과학계와 대중의 통념에 자리잡게 된 과정을 까발린다. 대규모 임상 실험으로 포화지방의 혐의가 대부분 벗겨진 지금도 저지방 채식 위주의 식단이 좋은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에는 과학이 아니라 편견과 탄성만 있다는 게 저자의 강변이다. 저자는 북극 이누이트족이 엄청난 고지방 식사를 하면서도 심장 질환이나 비만 등으로 고생하지 않고 건강한 사례 등을 연구하며 포화지방은 과연 나쁜 것이냐는 질문을 도발적으로 던진다. 오히려 우리 몸은 포화지방을 원하며 우리가 오랫동안 금기시해 온 동물성 식품의 포화지방을 섭취하는 게 건강해지는 비결이라고 역설한다. 512쪽. 2만 5000원.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데이비드 핸드 지음, 전대호 옮김, 더퀘스트 펴냄) 로또 1등에 당첨되는 사람이 매주 나오고, 길을 걷다가 벼락을 맞는 사람도 있다. 통계학으로 대영제국훈장을 받은 데이비드 핸드 영국 런던임페리얼칼리지 명예교수는 이 책을 통해 우연을 설명하는 다섯 가지 법칙에 대해 말한다. 저자는 우연을 ‘필연성의 법칙’, ‘아주 큰 수의 법칙’, ‘선택의 법칙’, ‘확률 지렛대의 법칙’, ‘충분함의 법칙’으로 설명했다. 필연성의 법칙은 ‘무슨 일인가는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이다. 주사위를 던지면 1~6 중 한 숫자는 반드시 나오고, 로또의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사들이면 그중 하나는 당첨된다. 어떤 일이 일어날 확률이 ‘정확히 0인 것’과 ‘거의 0인 것’은 완전히 다르다며 ‘로또에 100% 당첨되는 방법’ 등 흥미로운 소재를 다룬다. 300쪽. 1만 7000원. 광고로 읽는 미술사(정장진 지음, 미메시스 펴냄) 광고는 걸작 예술품을 차용해 그 수사학적 이미지를 빌려 오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명작의 이미지와 어울려 새로운 예술 작품으로 태어난다. 이 책은 정통 미술사와 달리 현대 광고를 내세워 그 속에 함축된 미술과 역사를 풀어낸 책이다. 미술평론가인 저자는 고대 이집트 문명부터 현대 작가 제프 쿤스까지 핵심적인 미술사를 다루며 재미난 광고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낸다. 저자는 현대인이 ‘광고에 매몰된 채 살아간다’는 말을 ‘이미지에 매몰된 채 살아간다’고 정정한다. 우리가 보는 것은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이미지이고, 그 안에는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코드가 숨어 있다. 고리타분한 미술사가 어렵다면 광고와 예술 작품의 상호관계를 풀어낸 이 책을 미술사 입문서로 봐도 괜찮겠다. 340쪽. 1만 6800원. 여행의 기쁨(실뱅 테송 지음, 문경자 옮김, 어크로스 펴냄) 비행기도 기차도 자동차도 타지 않고 자연과 대등한 조건에서 자연에 그대로 자신을 맡기며 여행하는 자의 철학이 담겨 있다. 이 책은 문명이 주는 모든 편리함을 내려놓고 고전적 여행을 삶의 방식으로 삼은 저자의 방랑과 사유를 좇는다. 깊고 느린 시간을 공유하다 보면 저자가 발견해 낸 세상의 경이로움에 매혹될 수 있다. 저자는 히말라야에서 5000㎞가 넘는 거리를 걸었고, 중앙아시아 초원지대에서는 말을 탄 채 3000㎞를 걷고 달렸다. 그가 선택한 여행 방식은 속도에 가려진 사물들의 모습을 느림 속에서 재발견하고, 우리가 바쁘게 움직이는 동안 놓쳐 버린 것들에 대해 주목하는 것이다. 192쪽. 1만 2000원.
  • 임수정 “창의적으로 날 표현하고픈 욕망 커… 배우 하길 잘한 것 같아”

    임수정 “창의적으로 날 표현하고픈 욕망 커… 배우 하길 잘한 것 같아”

    ‘엽기적인 그녀’ 곽재용 감독과 만남사랑 이야기 보여줄 수 있어 좋아 “과거로 돌아가 바꾸고 싶은 일이 없냐고요? 딱히 그럴 마음은 없어요. 영화에서 얻은 교훈인데요, 과거를 바꾸면 현재의 무엇인가 달라지잖아요. 누군가를 잃지 않으려고 과거에 갔다 돌아오면 다른 누군가가 없어져 있죠. 철학적인 메시지인 것 같기도 해요. 욕심 내지 말고 주어진 대로 살라는. 전 지금이 좋답니다.” 두 남자가 있다. 한 명은 1983년, 다른 한 명은 2015년을 살아간다. 꿈에서 서로의 세상을 보게 되고, 놀라울 정도로 닮은 여인을 살리기 위해 저마다의 시대에서 사투를 벌인다. 꿈이 단서가 된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시간이탈자’ 이야기다. 임수정(36)이 두 시대에서 각각 조정석, 이진욱과 짝을 이뤄 1인 2역을 연기했다. ‘엽기적인 그녀’(2001), ‘클래식’(2003)을 연출한 곽재용 감독의 국내 복귀작이다. ‘무림 여대생’(2008) 이후 주로 중국에서 활동해왔다. “여배우라 무엇보다 사랑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다가왔어요. 요즘엔 로맨스, 멜로가 제작되는 확률이 적고 만들어진다 해도 관객 지지를 받는 일이 드물잖아요. 멜로 감성을 보여주면서도 전체 흐름은 스릴러로 흘러간다는 게 매력이었죠.” 임수정은 32년을 사이에 두고 달라진 여성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극을 이끌어 가는 두 남자에게 동기 부여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는 캐릭터다. 임수정의 팬들이라면 아쉬울 수 있는 대목. “그런 부분은 다음 작품으로 만회해야죠. 영화 안에서 여배우에게 주어지는 역할이 제한적인 게 요즘 현실이에요. 상업 영화인데 역할이 분담되는 작품에도 참여하고 저예산이면서도 여배우나 한두 명의 감정에 집중하는 작품이 있다면 그것도 참여하며 밸런스를 맞춰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상업 영화 안에서만 역할을 찾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질 테니까요.” 40대 초반에 결혼하고 싶다는 그에게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꾸지는 않느냐고 물었다. “영원한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감정을 갖고 있는 환경에 있으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연인 사이에서든, 가정에서든, 일터에서든 말이죠.” 지난해 말부터 인스타그램에 소소한 일상을 담으며 팬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있는 임수정은 앞으로 드라마를 비롯해 보다 적극적으로 작품 활동을 할 요량이라고 했다. ‘미사 폐인’이라는 유행어를 낳았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 이후에는 또래 여배우들과는 달리 오롯이 영화에 집중해온 터다. “드라마도 배우가 연기를 무한대로 펼칠 수 있는 무대인데 그간 용기를 내지 못했던 것은 제작 환경이 빡빡했던 탓이 커요. 요즘은 사전 제작 등으로 환경이 바뀌었다고 알고 있어요. 좋은 기회가 오면 용기를 내야죠. 양쪽 분야를 왕래하며 자주 모습을 보이는 것도 배우의 역할인 것 같아요.” 세월이 흐를수록 배우 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제 안에서 창의적으로 저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이 큰 것 같아요. 연기라는 예술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게 감사하죠. 연기를 하지 못하고 눌려 있었다면 불행했을 것 같아요. 영화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을까. “신인일 때도 그랬고 20대 중반 좋은 감독님들과 필모그래피를 본격적으로 쌓아갈 때도, 지금도 바라는 건 오직 하나에요. 연기 잘하는 배우로 남는 거죠. 평단과 대중의 엄지손가락 그리고 스코어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단 하나의 작품이라도 남기면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욕심이 많은 걸까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편찮으세요? 洞자치센터가 갑니다

    편찮으세요? 洞자치센터가 갑니다

    17개 센터에 전담간호사 배치 대사증후군 검사등 무료 검진 “혈압이 좀 높으신 것 같아서 다시 한 번 재 볼게요. 검진 결과가 바로 나오니까 의사 선생님하고 전화로 상담하시면 돼요.” (성동구 금호1가동 박희경 마을간호사) 여유 있던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얼굴에 다소 긴장한 기색이 비쳤다. “한동안 건강 체크를 해보지 못해 걱정된다”며 검진 결과가 나올 동안 마른침을 삼켰다. 정 구청장은 7일 성동구 금호1가동 주민센터의 ‘건강이음터’를 찾아 건강 검진을 받고 운영 현황을 살폈다. 상주하는 마을간호사의 안내로 혈압 측정과 혈당 검사, 인바디 측정 등이 차례대로 이어졌다. 검사 후 검진 결과가 곧바로 나왔다. 구 보건소의 금호1가동 주치의와 전화로 연결, 진료 결과와 관리에 대한 상담을 받았다. 검사부터 상담까지 비용은 0원. 20여분 만에 모든 과정이 이뤄졌다. ‘건강이음터’는 정 구청장의 민선6기 공약사항 중 하나였다. 구의 전체 17개 동에 건강이음터를 설치하고 전담 간호사를 배치해 상시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건강은 생명과 직결된 가장 중요한 부분인 만큼 계층에 따라 수혜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는 인생철학에서 비롯됐다. 정 구청장은 당선 뒤 주민과의 약속을 지켰다. 지난해 7월 동주민센터를 리모델링하며 모든 주민센터에 별도의 건강이음터 부스를 만들었다. 건강이음터는 지역주민이 건강을 체크하고 상담받을 수 있는 작은 ‘1차 병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사증후군 검사와 통합 건강상담, 환자의 지역의료기관 연계 등을 진행한다. 집 근처에서 언제든 검사와 상담을 받을 수 있어 접근성이 좋고 편리한 데다, 비용도 무료라 경제적 부담도 없다. 마을간호사들은 건강이음터에 상주하며 오전엔 방문하는 주민들을 상담하고, 오후에는 찾아가는 의료 서비스를 진행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나 위기가정을 방문해 건강을 측정하는 것으로 주민들의 호응이 높다. 올해부턴 ‘동별 건강주치의’ 제도도 시작했다. 보건소 의사 4명을 권역별 건강 주치의로 지정, 발견된 예비환자를 꾸준히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질병이 발견된 환자는 3개월 뒤 다시 상태를 확인해 구와 협약을 맺은 병원으로 연결, 치료받도록 한다. 정 구청장은 “지금은 보건소를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 지역 전문병원들과 연계해 재능기부 형태로 전문의의 화상 상담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는 올해 상반기 개최 예정인 주민 토론회에서 건강이음터에 대한 요구사항을 듣고 정책에 반영할 방침이다. 또 이곳을 거점으로 운동과 영양 등 분야의 전문가를 파견, 상담의 질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건강이음터는 구의 주요 정책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면서 “초기 단계에 질병을 발견해 예방하고 나아가 관리와 치료까지 이어지도록 해 지역주민의 건강과 소중한 생명을 지키겠다”고 힘줘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이근규 충북 제천시장

    [자치단체장 25시] 이근규 충북 제천시장

    이근규(58) 충북 제천시장은 고향인 제천에서 초등학교에 다니다 서울로 올라가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했다. 정치를 하기로 결심하고 2000년에 제천에 내려와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총선에 2번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제천은 민선 5기까지 내리 보수 정당 소속 단체장을 배출할 정도로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이다. 일찍 고향을 떠난 탓에 이 시장과 지연, 학연으로 연결되는 사람도 거의 없다. 이런 악조건 때문에 그의 낙선은 당연한 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인간 이근규’의 진정성이 통하면서 시민들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그를 진보 성향 정당 소속 최초의 제천시장으로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를 ‘오뚝이’라고 부른다. 시장에 취임하자 일부가 그를 음해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모두가 함께하는 수평 사회를 추구하는 자신의 정치철학에 대한 확실한 믿음 때문이다. ‘부지런함도 병’이라면 이 시장은 중환자에 가깝다. 자신만의 숙면법이 있다는 그는 밤 12시쯤 잠을 자 새벽 4시에 깬다. 새벽기도를 위해 나가시는 어머니를 배웅한 뒤 자택에서 전자결재 서류를 검토한다. 오전 6시에 민심 수렴과 현장점검을 위해 자전거에 몸을 싣고 지역 곳곳을 누비는 그의 ‘두 바퀴 행정’을 시작한다.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볼 수 없는 숨어 있는 곳이나 항상 위험이 도사리는 대형 공사장 등이 주요 방문지다. 두 바퀴 행정을 통해 접수된 민원 가운데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것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지난달 20일에는 조기 축구를 하러 나온 한 시민이 “이 시장을 우연히 만나 인도 보수공사를 건의했더니 다음날 공사가 시작됐다”며 감사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시장의 일정은 항상 오후 10시까지 꽉 차 있다. 관용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까지도 시정과 관련한 책을 보는 등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요즘 그는 관용차에서 제천의 의병 역사를 기록한 책을 읽고 있다. 전국 37개 도시들이 구성한 ‘대한민국 의병도시 협의회’를 주도하는 그는 의병도시 자전거순례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정의 최우선 과제는 투자유치와 시민소통이다. 지난달 23일 일정에도 이 시장의 시정목표가 잘 녹아 있다. 그가 이날 공식일정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제1바이오밸리에 있는 일진글로벌 제1공장과 유유제약이다.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지원책을 모색하는 ‘찾아가는 기업상담실’을 위해서다. 자동차 베어링을 생산하는 일진글로벌은 지난해 매출 7000억원을 기록한 제천의 대표기업이다. 유유제약은 70명이 종사하며 지역경제에서 큰 역할을 하는 알찬 회사다. 두 기업은 산업단지 내 주차장 확충 등 평소 마음속에 있던 것들을 건의했고 이 시장과 시 담당국장은 볼펜을 꾹꾹 눌러가며 기업들의 요구 사항을 종이에 적어 내려갔다. 유유제약의 한 직원은 행복주택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했다. 행복주택은 공장이 제천으로 이전하면서 거주지를 옮겨야 하는 청년근로자들을 위해 시가 추진 중인 저가형 임대아파트다. 420가구 규모이며 내년 준공 예정이다. 이 시장은 기업들에 “건의사항은 바로 검토해 해결책을 찾겠다. 제천시청을 기업지원센터로 생각해 달라”고 한 뒤 관용차에 몸을 실었다. 이어 신월고추시장에서 진행한 상인과의 간담회도 뜨거웠다. 장소는 허름한 사무실이고 참석자들은 머리에 하얀 눈이 내린 노인들이었지만 ‘100분토론’보다 진지했다. 상인들은 제천고추 홍보의 필요성, 제천 시티투어버스의 고추시장 경유, 화장실 개선 추진 등을 시장에게 강력히 요구했다. 한 상인은 “도매상들은 제천고추를 최고로 치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제천고추를 아무도 모른다”며 “홍보가 너무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이 시장도 상인들의 얘기에 공감하며 해결책을 찾겠다고 했다.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배식봉사를 한 뒤 노인들과 함께 간단하게 점심을 한 이 시장은 세명대 24대 총학생회 출범식에 참석했다. 시장·군수가 총학생회 출범식에 참석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대학을 지역 발전의 파트너로 생각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 시장은 취임 후 시청 조직에 대학협력팀을 만들고 학생들의 배낭연수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협력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시장이 축사에 이어 50분 동안 출범식을 지켜보며 세명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이자 학생들은 이 시장에게 박수를 보내줬다. 다음 일정도 의외였다. 이 시장은 ‘사랑해요 수화 인증샷 릴레이’를 위해 제천농아인협회를 방문했다. 그가 협회 사무실에 들어가자 장애인들이 친구를 만난 듯 반겼다. 이 시장과 장애인들 사이에는 그 어떤 벽도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수화 인증샷 릴레이는 장애인들을 격려하고 그들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이 시장이 오래전부터 하는 일이다. 이 시장은 다른 지자체 시장·군수들이나 기업인들을 만나도 ‘사랑해요’를 수화로 표현한 사진을 함께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다. 그는 “우리 사회가 사랑하고 있다는 마음을 수화로 전하면 장애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수화도 하나의 언어인 만큼 일반인들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오후 3시 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시정소통 시민회의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시민회의는 총 396명으로 구성됐다. 이장, 통장, 직능단체 간부 등 마을에서 힘 좀 쓰는 사람은 제외했다. 서민들의 뜻을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 철저하게 평범한 사람들만 참여시켰다. 참석자들은 시정소통 시민회의 운영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시장은 이날도 오후 10시까지 시정을 살폈다. 그는 기자와 헤어지며 “정파, 학연, 지연을 초월한 제천시민 모두가 시장이 되는 ‘시민시장 시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가 진정한 소통을 위해 하루 4시간만 자고 새벽부터 뛰는 이유다.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강봉균 “韓銀, 선진국처럼 경제 견인 역할 키워야”

    강봉균 “韓銀, 선진국처럼 경제 견인 역할 키워야”

    “조세수입 모자라 국가부채 늘어…증세는 새 정권에서 추진해야” 새누리당 강봉균 공동선대위원장은 7일 이번 총선에서는 증세를 공약으로 거론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중앙은행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한 ‘한국형 양적완화’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 한국은행의 지원을 받자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현 정부 임기가 얼마 안 남았는데, 소위 세금 신설이나 세율을 올리는 것은 어렵다”면서 “앞으로 새로운 정권이 생길 때 국민을 설득해 증세를 추진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그러나 증세 대신 구조 개혁을 통해 복지 재정을 확대하겠다는 현 정부의 경제기조에 대해서는 다소 다른 견해를 밝혔다. 그는 “탈세를 막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 기존 나라 살림의 우선순위를 조정해 돈을 마련한다는 취지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사실은 재정 조세 수입이 모자라기 때문에 현 정부에 들어와 국가 부채가 느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권 출범 초기 소위 복지 공약을 지키겠다면서 너무 그쪽에 신경을 쓴 게 아니냐”며 “기업 구조조정 같은 것을 강력히 서둘러서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는 자신의 철학과 관련, “보편적 복지라는 게 공짜로 되는 게 아니고 국민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므로 국민 부담 없이 공짜로 나눠주기만 하는 무상복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론을 얘기했던 것”이라고 했다. 강 위원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형 양적완화’ 공약에 대해서는 “중앙은행이 이제는 인플레만 막는 역할을 하는 시대가 아니라, 다른 선진국처럼 경제가 가라앉으면 그것을 일으키고 금융시장에 돈이 막힌 곳이 있으면 뚫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위원장께서는 세계 모든 나라가 실패한 정책을 왜 한국이 하려느냐고 얘기하는데 이는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데서 나온 얘기”라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또 최저임금의 단계적 인상 공약에 대해 “지불능력이 있는 큰 기업은 올려주는 게 맞지만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 때문에 최저임금 심의에서 옥신각신하는 것”이라면서 “지불능력이 모자라는 영세 자영업자를 정부에서 도와주는 게 근로장려세제다. 이걸로 메워주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강 위원장은 최저임금을 시급 8000~9000원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이 당론이 아니라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언론기관 중에는 글도 못 쓰면서 별의별 소리를 다 하는 기관이 많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만화 같은 인생…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만화 같은 인생…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

    지난 1일 서울 도봉구 삼양로 캠퍼스에서 만난 이원복(70) 덕성여대 총장은 만화 ‘먼나라 이웃나라’의 주인공을 닮아 있었다. 깔끔한 인상이 그랬고, 빠르고 정확하고 군더더기 없는 화법이 또 그랬다. 그는 50년 이상 만화를 그려 왔지만, 정해진 마감 시간을 어겨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첫 어린이 신문 연재로부터 55년째를 맞은 그의 만화와 인생 얘기를 들어 봤다. -“원복이라고 했지? 네가 만화를 그렇게 잘 그린다며? 어디 실력 좀 한 번 볼까?” 친구 아버지가 종이 한 장과 연필 한 자루를 탁자 위에 올려 놓으셨다. 같은 반 친구와 함께 찾아간 서울 종로구 중학동의 소년한국일보 편집국. 1962년 당시 나는 경기고 1학년이었고, 친구 아버지는 그 어린이 신문의 주간이셨다. 아들로부터 ‘교내 학보에 만화 그리는 친구’라고 소개받은 그분은 내가 즉석에서 그린 만화를 보시더니 꽤 만족해하셨다. “우리 신문에 만화 연재해 볼 생각 없니?” 뜻밖의 제안이었지만, 나에게 다른 대답이 있을 리 없었다. 친구 아버지는 당시 유명 언론인이자 수필가, 아동문학가로 활동했던 조풍연(1914∼1991) 선생이셨다. 조 선생은 한국일보에서 문화부장, 사회부장 등을 지내고 이태 전 소년한국일보가 창간될 때 초대 주간으로 왔다. -그때부터 학교 수업이 끝나면 무조건 만화를 그렸다. 솔직히 만화를 ‘그리는’ 것은 아니었고, 미군 부대에서 나와 돌아다니던 명작만화들을 ‘베끼는’ 일이었다. 원본 만화 위에 습자지를 대고 그 아래 비치는 그림의 선을 따라 본을 뜨는 게 나의 일이었다. 내가 작업을 마치면 영어 번역자가 만화 속 말풍선에 한글 대사를 집어넣었다. 나의 첫 연재물은 월터 스콧의 소설을 만화로 만든 ‘아이반호’였다. 이어 ‘엉클 톰스 캐빈’, ‘마르코 폴로’ 등을 차례로 그렸다. -아무리 베낀 그림이라고는 해도 나의 손끝을 떠난 그림들이 많은 학생들이 보는 신문에 실린다는 건 고1 학생에겐 꽤 자부심 가질 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를 기쁘게 했던 건 찢어지게 가난한 고등학생의 손에 쥐여진 노란 봉투였다. 처음 받은 돈이 3000원이었는데, 그 돈은 온전히 내 마음대로 처분했다. 1000원을 떼어 형에게 주고, 남은 돈으로 영한사전 한 권 사고 대한극장에서 영화 ‘벤허’를 봤다. 그랬는데도 몇백원이 남았다. 만화가 내 생계수단이 된 출발점이었다. -내가 다섯 살 때 6·25가 터졌는데 그전까지만 해도 우리 집은 대전에서 꽤 부유하게 살았다. 아버지가 고무신 공장을 운영하면서 시내에 큰 여관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났을 때 그것들은 모두 폐허가 돼 있었다. 아버지는 이것저것 해 보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되는 일이 없었다. 서울에 가면 좀 나아질까 해서 7남내 중 막내인 내가 열 살 되던 1955년 가족을 데리고 마포에 정착했다. 하루 세 끼를 다 먹을 수 있는 날은 거의 없었다. 코딱지만한 월세방에 부모님과 4형제가 누우면 몸을 뒤집기도 버거웠다. 우리 7남매 중에 큰누나가 결혼해 부산에서 형을 데리고 살고, 둘째 누나가 돈 벌러 지방에 내려가 있지 않았다면 우리 중 누군가는 한데에서 잠을 자야 했을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닥치는 대로 일을 했지만, 되는 일 없기는 서울이나 대전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와중에 어머니를 잃었다. 어머니는 시장에서 옷수선으로 생계를 꾸렸는데, 대전의 부유한 가문 출신이 갑작스럽게 고생을 만난 탓인지 서울에 올라오고 얼마 후 심장마비로 세상을 뜨셨다. 실의에 빠진 아버지는 몇 년 뒤 낙향하셨고, 내가 스무 살 되던 해 돌아가실 때까지 서울에 올라오지 않으셨다. -부모님은 경제적으로는 7남매에게 물려주신 게 없었지만, 약간의 재능은 주셨다. 대체로 공부 머리가 좋은 편이었고, 그중에서도 나에게는 그림에 대한 재능까지 내려 주셨다. 어렸을 때부터 내 그림 실력은 유명했다. 너댓 살 때부터 영화 같은 걸 보고 나면 그것들을 똑같이 따라 그리려고 애를 썼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국민학교 5학년 때 동대문국민학교에 전학했는데, 공부는 늘 1등 아니면 2등이었다. 어렵지 않게 경기중학교에 들어갔는데, 2학년 때 미술반에 가입했다. 부잣집 아이들은 외제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난 그걸 살 돈이 없었다. 얼마 후 미술반을 나왔다. -점심이면 식모 아주머니가 자가용차를 타고 와서 따뜻한 도시락을 전달해 주고 가는 애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점심을 굶는 게 일상이었다. 그래도 불행하다는 생각은 안 했다. 절대빈곤의 시대. 내가 사는 동네에 오면 다 우리 집 수준이었다. -고1 때부터 신문에 만화를 연재했으니 학업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전체 석차가 중하위권에 머물렀지만, 내가 경기고 학생이라는 데서 오는 대학입시의 자신감, 이런 것은 좀 있었다. (실제로 우리 경기고 61회 동창 480명 중에 360명이 서울대에 들어갔다) “내가 만화 그리느라고 시간을 빼앗겨서 그렇지, 공부에만 전념하면 서울대 의대는 충분히 갈수 있을 거야.”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정한 목표였다. 하지만, 우연히 병원에서 피투성이가 돼 있는 환자를 보게 됐는데,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바꾼 장래 희망이 건축가였다. 당시 나에게 건축가는 T자와 제도기를 들고 폼 잡고 앉아 ‘언덕 위의 하얀 집’을 그리는 직업이었다. 만화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었다. 당시에는 직업으로서 만화가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너무 자만했던 걸까, 대학에 낙방을 하고 말았다. -재수를 해서 1966년 서울대 건축학과에 들어갔다. 세계의 유명한 거장들처럼 나만의 랜드마크를 하나 만들겠다는 야심에 젖어 있었다. 그런데 웬걸. 수업을 따라가지 못했다. ‘수업 첫날부터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수학 미적분이라니….’ 의지가 차츰 꺾이더니 얼마 후에는 학교에 가기가 싫어졌다. “나는 좀 어려울 것 같아. 오늘 수업 그냥 빠질란다. 대신에 이따가 저녁에 내가 술 한 잔 살게.” 수업에 빠지는 날이 늘어갔다. 하루 종일 기숙사에서 만화를 그리고 빨리 어둠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달디 단 술이 나와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그곳으로 달려나갈 생각뿐이었다. 만화를 그리다 보니 수중에 돈이 좀 있었다. 그 시절, 나와 안 노는 친구는 있었어도, 나를 알면서 내가 사는 술을 안 마신 친구는 없었을 것이다. -대학생이 돼서는 나름 나만의 그림체와 스토리를 갖게 됐다. 순수한 나의 창작 만화를 그려 소년한국일보에 연재했다. 명랑만화, 스포츠만화, 순정만화 등 분야도 다양했다. ‘야망의 그라운드’, ‘미니 바람 꽃구름’, ‘사랑의 학교’, ‘자마곰 삼형제’ 같은 작품이 그 시절 내 대표작인데, 신문사에서 편집국 한쪽에 내 자리를 따로 만들어 줬을 정도였다. 사실 신문사 입장에서는 적당히 인기 있는 원고 넘겨주지, 마감시간 또박또박 잘 지키지, 원고료 많이 줄 필요 없지 나 같은 보물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한창 때는 소년한국일보에 작품 3개를 동시에 싣기도 했는데, 그걸 다 ‘글·그림 이원복’으로 할 수가 없어서 ‘이상권’, ‘성창경’ 같은 친구들 이름을 필명으로 쓰기도 했다. 상권이나 창경이는 자기 이름이 공짜로 신문에 나가는 것도 모자라 나한테 술까지 얻어먹는 호사를 누렸다. -결국 나는 만화가 생활 때문에 서울대 건축학과 졸업장을 따지 못했다. 1972년 군대에 들어가 1975년까지 만화만 그렸는데, 그러는 사이 형들은 ‘형제들의 다짐’을 속속 실천에 옮기고 있었다. 공부에 관심이 없던 둘째 형을 제외한 우리 형제들은 1966년 첫째 형(이정복·86·전 한양대 교수)이 독일로 철학을 공부하러 간 뒤 약속을 한 게 있었다. 우리도 학비가 무료인 독일로 유학을 하되 먼저 간 형이 바로 아래 동생의 초기 정착금을 위해 1년간 돈을 벌자는 거였다. -셋째 형(이창복·80·전 한국외국어대 부총장)이 쾰른대에 독문학을 공부하러 갔다. 형은 대학 입학을 1년 동안 미루고 식당에서 일해 넷째 형(이정춘·74·전 한국언론학회장)에게 비행기 티켓을 보내 주었다. 넷째 형은 독일 뮌스터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해 나중에 중앙대 교수가 됐는데, 나 역시 그 형의 덕을 보았다. 1975년 뮌스터대 시각디자인과에 입학했다. -독일에 도착한 날부터 유럽의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창작한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을 ‘새소년’에 6년간 연재했다. ‘먼나라 이웃나라’의 전편인 셈이다. 그런데 너무 초기에 그린 만화여서 나중에 보니 오류가 많았다. -여행과 독서는 내 창의력의 밑천이자 큰 자산이었다. 사람들은 내 유학생활이 꽤 어려웠을 것으로 알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다른 유학생들이 50만원으로 한 달을 살았다면 난 100만원을 쓰고 살았다. 한국에 그려 보낸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 원고료 덕이었다. 폐차 직전의 자동차를 1000달러쯤 주고 사서 1만∼2만㎞ 정도 달리고 버렸다. “내가 여기를 언제 또 올 수 있겠나.” 이곳저곳 다니는 게 즐겁기도 했지만, 내 인생과 내 청춘에 대한 의무감이랄까, 그런 게 느껴졌다. -독일 유학 중에 잠시 한국에 나왔다가 당시 김수남 소년한국일보 사장을 만났다. 그때는 ‘시관이와 병호의 모험’이 끝나 있던 상태였다. 다시 신문에 만화를 연재하자고 했다. “먼나라 이웃나라 어때?” ‘먼나라 이웃나라’라는 제목은 이렇게 탄생했다. 1981년 10월부터 1986년까지 소년한국일보에 5년여에 걸쳐 총 1376회를 연재했다. 이듬해인 1987년 그걸 묶어 책으로 만드니 6권(먼나라 이웃나라 유럽편)이 나왔다. 2012년 전체적으로 새로 그려 재발간을 하고 2013년 스페인편까지 완성했다. -잠시 귀국해 덕성여대 교수 임용을 확정 짓고 1984년 5월에 짐을 싸기 위해 독일에 다시 들어갔는데, 스물세 살의 한국 여학생이 언론학을 공부하기 위해 우리 마을에 와 있었다. 당시 나는 서른 여덟이었다. 3개월간 교제를 했다. 그녀는 유학을 포기하고 15세 연상인 나와 한국으로 돌아와 이듬해 결혼했다. -‘먼나라 이웃나라’는 국내에서만 1700만부가 팔렸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글로벌화라는 세계적인 기조의 순풍을 잘 탄 것 같다. 우리나라에 유럽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것도 책의 인기를 높여 주었다. 유럽편의 내용들은 상당 부분 내 삶에서 느끼고 경험한 것 자체다. 그렇지 않은 중국편과 일본편을 위해서는 공부를 위해 각각 20회와 50회 이상 현지를 다녀왔다. 미국은 1999년 방문교수로 가서 살았던 게 도움이 됐다. -교수를 하는 동안 외부 활동을 주로 했다. 정작 덕성여대를 위해 기여를 못한 게 아쉬워 지난해 3월 총장직을 맡았다. 선거 공약으로 ‘남녀공학 전환’을 내세웠고 장기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젊어서는 ‘기러기 아빠’였는데, 나이가 들면서 지금은 ‘독거 노인’이 됐다. 얼마 전 서울 잠실의 우리 집으로 동사무소 직원이 찾아왔다. 요즘 혼자 살다가 변사하는 노인이 많아서 현황 파악을 하겠다고 했다. 헛웃음이 나왔지만, 내 현실인 걸 어쩌겠나. 내 건강의 비결은 운동을 전혀 안 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몸은 가장 정밀한 기계이기 때문에 아껴 쓸수록 오래 쓴다는 게 내 지론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인데, 최대한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원복 덕성여대 총장은 우리나라 교양 만화의 선구자로 불린다. ‘먼나라 이웃나라’를 통해 글로벌 시대 지구촌 각국의 이야기를 만화로 풀어내 한국인의 국제적 시야를 넓혔다는 평을 받는다. 55년의 만화 경력에 더해 일러스트레이터로서도 국제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독일 뮌스터시·코스펠트시 초청 개인전을 가졌고, 권위 있는 2009 볼로냐 국제 일러스트전에서 한국 일러스트레이터로는 처음으로 심사위원에 선정됐다. ▲1946년 대전 출생 ▲경기중, 경기고, 서울대 건축공학과(수료), 독일 뮌스터대 서양미술사·시각디자인 석사 ▲덕성여대 산업미술학과 교수, 석좌교수, 제10대 총장 ▲한국 애니메이션 만화학회 회장, 법무부 정책위원회 위원장 ▲‘먼나라 이웃나라’, ‘가로세로 세계사’, ‘와인의 세계·세계의 와인’, ‘만화로 떠나는 21세기 미래여행’, ‘세계사 산책’ 등 저서 다수
  • “배우라서 너무 행복해요”…‘시간이탈자’에서 1인2역 임수정

    “배우라서 너무 행복해요”…‘시간이탈자’에서 1인2역 임수정

     “과거로 돌아가 바꾸고 싶은 일이 없냐고요? 딱히 그럴 마음은 없어요. 영화에서 얻은 교훈인데요, 과거를 바꾸면 현재의 무엇인가 달라지 잖아요. 누군가를 잃지 않으려고 과거에 갔다 돌아오면 다른 누군가가 없어져 있죠. 철학적인 메시지인 것 같기도 해요. 욕심 내지 말고 주어진 대로 살라는. 전 지금이 좋답니다.”  두 남자가 있다. 한 명은 1983년, 다른 한명은 2015년을 살아간다. 꿈에서 서로의 세상을 보게 되고, 놀라울 정도로 닮은 여인을 살리기 위해 저마다의 시대에서 사투를 벌인다. 꿈이 단서가 된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시간이탈자’ 이야기다. 임수정(36)이 두 시대에서 각각 조정석, 이진욱과 짝을 이뤄 1인2역을 연기했다. ‘엽기적인 그녀’(2001), ‘클래식’(2003)을 연출한 곽재용 감독의 국내 복귀작이다. ‘무림 여대생’(2008) 이후 주로 중국에서 활동해왔다.  “여배우라 무엇보다 사랑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다가왔어요. 요즘엔 로맨스, 멜로가 제작되는 확률이 적고, 만들어 진다 해도 관객 지지를 받는 일이 드물잖아요. 멜로 감성을 보여주면서도 전체 흐름은 스릴러로 흘러간다는 게 매력이었죠.”  임수정은 32년을 사이에 두고 달라진 여성상을 보여준다. 한 작품에서 두 번이나 죽음을 맞는 보기 드문 경험을 하기도 한다. “죽음으로 끝나는 캐릭터는 관객에게 여운을 남기는 데 그런 면에선 제가 덕을 보는 점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극을 이끌어 가는 두 남자에게 동기 부여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많은 것을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는 캐릭터다. 임수정의 팬들이라면 아쉬울 수 있는 대목.  “그런 부분은 다음 작품으로 만회해야죠. 영화 안에서 여배우에게 주어지는 역할이 제한적인 게 요즘 현실이에요. 상업 영화인데 역할이 분담되는 작품에도 참여하고 저예산이면서도 여배우나 한 두 명의 감정에 집중하는 작품이 있다면 그것도 참여하며 밸런스를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상업 영화 안에서만 역할을 찾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질테니까요.”  40대 초반에 결혼하고 싶다는 그에게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꾸지는 않냐고 물었다. “영원한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감정을 갖고 있는 환경에 있으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연인 사이에서든, 가정에서든, 일터에서든 말이죠.”  지난해 말부터 인스타그램에 소소한 일상을 담으며 팬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있는 임수정은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작품 활동을 할 요량이라고 했다. 정말 오랜 만에 드라마에서도 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미사 폐인’이라는 유행어를 낳았던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 이후에는 또래 여배우들과는 달리 오롯이 영화에 집중해온 터다. “드라마도 배우가 연기를 무한대로 펼칠 수 있는 무대인데 그간 용기를 내지 못했던 것은 제작 환경이 빡빡했던 탓이 커요. 요즘은 사전 제작 등으로 환경이 바뀌었다고 알고 있어요. 좋은 기회가 오면 용기를 내야죠. 양쪽 분야를 왕래하며 자주 모습을 보이는 것도 배우의 역할인 것 같아요.”  세월이 흐를 수록 배우 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제 안에서 창의적으로 저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망이 큰 것 같아요. 연기라는 예술적인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게 감사하죠. 연기를 하지 못하고 눌려 있었다면 불행했을 것 같아요. 영화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 시공간의 분위기에 끌리는 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으론, 여전사 캐릭터가 많아지는 흐름이라 액션 연기에 부담도 있지만 SF 장르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과거도 가보고 미래도 가보고, 시대를 아우르는 작품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런 작품이 제겐 잘 안들어 오는데 할리우드 처럼 기성 배우도 참여할 수 있는 오디션이 있다면 도전해보고 싶네요.”  어떤 배우로 남고 싶을까. “신인일 때도 그랬고 20대 중반 좋은 감독님들과 필모그래피를 본격적으로 쌓아갈 때도, 지금도 바라는 건 오직 하나에요. 연기 잘 하는 배우로 남는 거죠. 배우를 하는 동안 평단과 대중의 엄지손가락, 그리고 스코어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단 하나의 작품이라도 남기면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욕심이 많은 걸까요?”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김정주의 폐쇄경영… 넥슨, 상장 전까지 ‘외부 투자’ 거절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48) NXC(넥슨 지주회사) 대표가 꿈꾼 회사는 창의적인 인재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열린 놀이터였다. 그러나 돈의 흐름만큼은 철저히 통제했다. 개방적인 생태계를 유지하려면 외부 자본의 간섭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오랜 철학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2011년 일본 도쿄 증시에 상장하기 전까지 넥슨은 주주들이 주식을 사고팔 때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등 보수적으로 지배구조를 관리했다. 믿을 수 있는 인맥과 학맥으로 형성된 ‘그들만의 리그’에서 재원을 조달하는 일도 적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벤처업계 일각에서는 진경준 검사장의 넥슨 투자 의혹을 김 대표의 독특한 경영관에서 비롯된 사례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외부 투자를 안 받기로 유명했다. 상장에 회의적이었으며 잠재력 있는 개발사를 인수·합병(M&A)할 때는 ‘현찰 거래’를 선호했다. ‘바람의 나라’와 ‘퀴즈퀴즈’로 피치를 올리던 1999년에는 미래에셋의 러브콜을 거절하고 이듬해에는 회사 지분 5%를 현금 300억원에 사겠다는 대한투자신탁(현 하나대투증권)의 파격적인 제안도 계약 당일 퇴짜 놓았다. 지난해 말 출간된 넥슨의 자서전 ‘플레이’를 보면 김 대표는 서울대 졸업반 때 대덕전자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회사의 자본력보다는 현물과 실체가 있는 제조업의 가치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또 2000년 코스닥 거품이 꺼지면서 추락한 벤처 선후배들을 보면서 기업공개(IPO)도 꺼렸다. 투자자의 간섭이 따르는 상장회사에서 기술력과 내실에 집중할 수 없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었다. 개발자가 대다수인 임직원의 입장은 달랐다. 넥슨보다 늦게 출발한 엔씨소프트와 한게임(네이버)의 상장을 지켜보며 ‘보상’에 목말라 있었다. 김 대표는 2001년 1월 “매출이 3000억원이 돼야 상장하겠다”는 이메일을 전 직원에게 보냈다. 당시 넥슨의 매출은 268억원이었다. 이 일은 많은 원년 개발자 멤버가 회사를 떠나는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는 마음에 드는 게임사를 현찰로 사들였다. 지분 교환 방식은 회사 지배구조에 악영향을 준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넥슨은 2004년 메이플스토리를 만든 위젯을 현금 400억원에 샀다. 2008년에는 훗날 중국에서 크게 성공한 던전앤파이터의 개발사 네오플을 3852억원에 인수했다. 회사 보유 현금에 넥슨 일본법인과 일본은행을 통해 융통한 돈을 썼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오피스텔 방 한 칸에서 시작한 넥슨을 20여년 만에 매출 1조 8000억원의 큰 기업으로 키운 김 대표의 뛰어난 능력은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라면서도 “때때로 그의 특이한 경영철학이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수요 에세이] 알파고, 그리고 지방행정/정재근 전 행정자치부 차관·행정평론가·시인

    [수요 에세이] 알파고, 그리고 지방행정/정재근 전 행정자치부 차관·행정평론가·시인

    1996년 어느 날 정부서울청사 19층 대회의실. 대통령 주재 학원폭력 근절 대책회의가 몇 분 남지 않았다. 그런데 현장 사례 발표와 정책 제언을 하기로 돼 있는 학원폭력 관련 재단 이사장이 보이지 않는다. 이사장의 행사 참석을 책임진 담당 사무관도 보이지 않는다. 등에서 식은땀이 난다. 아, 고향에서 군수 한번 해 보려고 내무부에 왔는데 이제 다 물 건너갔구나. 순간 담당 사무관이 누군가를 모시고 와서 이사장 자리로 안내한다. 행사가 잘 끝난 후 담당 사무관에게 물었다. “선배님, 도대체 온다 간다 말 한마디 없이 어떻게 된 겁니까. 저는 오늘 공무원 그만두는 줄 알았습니다”라고. 돌아온 대답이 하나의 선물이었다. “이사장 입장이 되어 보니 갑자기 제 아이 생각이 났어요. 그분은 대기업 해외법인장으로 일하다가 학교폭력에 아들을 여의고 재단을 세워 아이들을 위해 나선 터였답니다. ‘제 아들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이를 견디다 못해 목숨을 끊었습니다’는 얘기를 여러 사람 앞에서 해야 한다고 가정하니 너무나 끔찍했습니다. 그래도 ‘이 문제를 정부가, 또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해결해 준다니 고마워서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답변을 듣기는 했지만 막상 아침에 일어나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오고 있을 그분이 떠오르더군요. 내 마음도 이런데 그분은 얼마나 아플까. 그분의 모습이 눈앞에 스쳤습니다. 다급한 참에 곧장 후문으로 달려 내려갔습니다. 기다렸다가 모시고 안내한 뒤 다시 택시로 모셔다 드리고 오는 길입니다.” 1996년은 민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이듬해로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가 주민과 밀접한 민생 관련 이슈로 전환되기 시작한 때였다. 나의 공무원 생활은 그날 이전과 이후로 나뉘었다. 나도 저 선배처럼 주민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그들의 아픔을 헤아리고 어루만지는 행정을 펼치겠다는 마음을 품은 그 이후로 나는 ‘사람 냄새 물씬 나는 따뜻한 행정, 감성 행정, 감정 이입 행정, 인간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인문학적 행정’ 등으로 표현되는 나름의 행정 철학을 갖게 됐다. 2016년 3월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인간 이세돌 간의 바둑 대결이 벌어지고 있다. 알파고는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고 알파고 측의 아자황과 이세돌이 바둑판을 사이에 두고 앉아 있다. 무표정한 아자황은 모니터를 보고 있다가 알파고가 지시하는 착점에 그대로 바둑돌을 놓는다. 반면 이세돌의 표정은 찡그림, 한숨, 여유, 자신만만 등 시시각각 변한다. 우리도 이세돌의 표정에 따라 마음이 가벼워졌다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곤 한다. 나는 대국을 보는 내내 행정을 생각했다. 정해진 바둑 규칙대로 알파고와 이세돌은 바둑을 두었고 이것은 주어진 법령을 집행하는 것, 즉 행정을 수행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그러나 행정을 하는 방식은 확연히 다르다. 알파고는 주민에게 보이지 않고 아자황만 보인다. 또 아자황의 행정은 인간적인 매력이 없다. 알파고가 시키는 대로 무표정하게 일을 한다. 만일 20년 전의 그 선배가 알파고나 아자황처럼 당초 정해진 행사 계획대로 19층 행사장에서 기다렸다가 이사장을 안내했어도 행사는 무리 없이 끝났을지 모른다. 그러나 감동은 없었을 것이다. 한 주민의 아픈 마음을 헤아리고 한 후배 공무원의 인생을 바꿀 만큼 큰 감동을 주는 행정은 알파고처럼 타산적으로 계산하고 아자황처럼 주어진 규칙대로 집행하는 행정이 아니다. 이세돌처럼 고뇌하고 고민하면서 그의 모든 것을 주민에게 보여주는 행정이다. 인간이어서 인간의 나약함과 아픔을 이해할 수 있고, 그래서 인간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가슴 따뜻한 행정이어야 가능하다. 알파고의 등장으로 사라질지도 모르는 미래의 직업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나는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행정의 존재 이유가 주민 행복 창조에 있다면 주민과 직접 몸과 마음을 맞대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현장 행정, 지방행정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지방행정의 존재 이유는 AI로 결코 대체할 수 없는, 감성으로 다가가는 따뜻한 행정을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