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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고별 연설에 유럽·중동 평가 갈린 이유는

    오바마 고별 연설에 유럽·중동 평가 갈린 이유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고별연설은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사였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 보도했다. WP는 프랑스인들이 평소 오바마 대통령의 ‘쿨’한 스타일에 동질감을 갖고 호감을 느껴왔다고 분위기를 소개했다. 최근 프랑스에서 반이민 정서를 지닌 정치인들이 부상하는 것과 난민에 포용입장을 지닌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인식은 별개라는 지적이다. 일간지 르피가로는 “오바마의 철학적 면모와 트럼프의 포퓰리즘 성향이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며 “오바마는 고별사에서 일부 시민은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수준 높은 정치 철학에 관한 진정한 교훈을 남겼다”고 호평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반대한 뒤 호불호가 엇갈리는 반응을 보인 영국인들도 오바마 대통령의 마지막 연설에 만큼은 호의적이었다. 영국 보수 매체인 텔레그래프는 영국인들이 곧 오바마 대통령을 그리워할 것이라며 “리처드 닉슨이나 빌 클린턴, 그 외 많은 선대 대통령과 달리 오바마는 스캔들로 오점을 남기지 않았다”고 평했다. 하지만 모든 국가가 유럽처럼 오바마의 업적이나 고별연설에 후한 점수를 준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은 대표 매체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을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비난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팔레스타인 점령지 정착촌 건설을 비난한 유엔 결의안 통과를 방조했다며 오바마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다른 중동국가도 오바마 대통령에 인색한 점수를 매겼다.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매체인 아랍뉴스는 “중동에서 오바마의 퇴임을 아쉬워하는 국가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베테랑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베테랑

    베테랑(The Veteran)-도러시 파커 내가 젊고 대담하고 강했을 때,옳은 것은 옳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었다!나는 깃털장식을 세우고 깃발 날리며세상을 바로잡으러 달려 나갔다.“나와라, 개xx들아, 싸우자!”고 소리치고,나는 울었다. 한 번 죽지 두 번 죽나. 그러나 이제 나는 늙었다: 선과 악이미친 격자무늬처럼 얽혀 있어앉아서 나는 말한다. “세상이란 원래 그런 거야.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는 사람이 현명해.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지-이기든 지든 별 차이가 없단다, 얘야.”무력증이 진행되어 나를 갉아먹는다;사람들은 그걸 철학이라고 말하지. When I was young and bold and strong,Oh, right was right, and wrong was wrong!My plume on high, my flag unfurled,I rode away to right the world.“Come out, you dogs, and fight!” said I,And wept there was but once to die. But I am old; and good and badAre woven in a crazy plaid.I sit and say, “The world is so;And he is wise who lets it go.A battle lost, a battle won-The difference is small, my son.”Inertia rides and riddles me;The which is called Philosophy. * 처음 읽을 때는 허허 허탈하게 웃었고, 다시 음미하면서 내 속에 울음이 고였다. 얇은 면도칼에 깊은 곳을 찔린 듯, 아픔이 스며든다. 또 읽어도 지루하지 않다. 각 행이 ‘aabbcc ddeeffgg’로 끝나는 운율도 완벽하다. 마지막 행의 반전(反轉)이 멋지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가치판단을 유보하는 그런 태도를 사람들은 철학이라고 부르지. 침대에 누워 도러시 파커(1893~1967)의 시를 손가락으로 훑으며 나는 철학자가 됐다. 도러시 파커의 시는 우리를 긴장시킨다.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옳은 쪽은 항상 옳고, 잘못된 쪽은 항상 잘못되었다고 믿는 이들에게 이 시는 불편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망설였다. 도러시 파커의 ‘베테랑’을 지금 이 시국에 신문에 소개하면 혹 내가 오해를 받지 않을까? 흑백논리에 물든 네티즌들이 나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지도 모르는데. 귀찮은 일 만들지 말고 차라리 안전한 다른 시를 골라야지.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파커의 시에는 안전한 작품이 드물다. 출간된 지 10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이력서’(Resume)는 자살을 다룬 풍자시다. * 면도칼은 아프고;강에 빠지면 축축하고;산(酸)은 얼룩이 지고;약물은 경련을 일으킨다. 총은 합법적이지 않고;밧줄은 풀리며;가스는 냄새가 고약하다;그러니 차라리 사는 게 나아. * 어디 한 줄 뺄 곳도 없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우리를 꼼짝 못하게 하는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았으면 이런 시는 쓰지 못한다. 여러 차례의 자살 시도가 있었지만, 파커는 살아남았다. 그 사실을 알고 그녀의 시를 읽으면, 자신의 시린 과거를 풍자한 블랙 유머에 감탄하게 된다. 이력서를 뜻하는 ‘Resume’라는 제목도 기막히다(resume은 다시 시작하다를 뜻하는 동사이다). 시인에게 시는 자살의 이력서이며, 살아남은 자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선언인 셈이다. 여자 친구 M에게 전화해 파커의 ‘이력서’와 ‘베테랑’을 읽어주고 어느 게 좋냐고 물어보았다. 의약업계에 종사하는 친구는 ‘면도칼’과 약물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더니 ‘나와라, 개xx들아, 싸우자!’를 듣자 하하 소리 내어 웃었다. 낭독이 끝나자 친구가 말했다. “나중에 읽은 시가 더 재밌어. ‘개xx’를 (속된 표현이니) 다른 말로 바꿔.” 민감한 시국을 걱정하는 내게 M은 “근데 맞는 말이잖아. 뭘 걱정하니”라며 안심시켰다. 그래. 그녀와 나처럼 힘이 빠진 중년에게는 파커의 시가 낯설지 않으리. 이념에의 도취와 환멸을 겪으며 젊음을 보낸 이들은 내 말에 공감하리라. 1980년대를 통과하며 뼈가 부러지고 (노동운동을 했던 M은 구로공단 점거농성 중에 척추가 부러져 전신마취 수술을 서너번 했다. 아직도 그녀의 허리에는 철심이 박혀 있다) 가슴에 피멍이 든 사람들은 미쳐 날뛰는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았다. 1988년이던가. 전국 단위의 노동운동협의체가 뜨던 날, 대학로 시위 중에 도망치다 발목을 다쳐 오래 고생한 뒤 나는 한동안 집회현장에 얼씬거리지 않았다. 경찰의 곤봉보다 무서운 건 주삿바늘이었다. 파커의 시는 손끝의 기교로 만든 공예품이 아니다. 책상에 앉아 ‘베테랑’을 쓰기 전에, (모자의) 깃털장식을 세우고 깃발 날리며 세상을 바로잡으러 달려 나갔을 그녀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시인이며 시나리오 작가였던 파커는 매카시즘 선풍이 불던 1950년대 미국에서 반미(反美) 활동으로 할리우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인권운동가이며 사회주의자였다. 시만 아니라 단편소설도 쓰고 ‘스타탄생’(A Star is Born·1937년)의 대본을 집필해 아카데미 최우수각본상 후보로도 지명됐지만, 오늘날 그녀는 특유의 촌철살인적인 위트로 기억된다. 파커는 짧고 빠른 풍자의 대가였다. 이를테면 아래와 같은 문장은 어떤가. “아름다움이란 한 꺼풀 가죽에 불과하지만, 추악함은 뼛속까지 파고 든다.”(Beauty is only skin deep, but ugly goes clean to the bone) 그 한 꺼풀에 불과한 피부 때문에 그 귀한 시간을 낭비하다니. 대통령만 아니라 이 나라 전체에, 상류층만 아니라 여학교 교실에도 전염병처럼 번진 미용 중독이 심각한 수준이다. 문학특강을 하던 중학교 교실에서 입술을 빨갛게 칠한 아이들을 보며 화장하지 말라고, 너희들 나이엔 맨 얼굴이 더 예쁘다고, 선하고 진실한 모습이 아름답다고 역설했지만, 내 말이 먹혔을지….
  • 유발 하라리부터 황석영까지… 기대작이 쏟아진다

    유발 하라리부터 황석영까지… 기대작이 쏟아진다

    올해 출판계는 독자들의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벼러 온 기대작이 적지 않다. ‘브랜드 파워’를 가진 국내외 스타 작가들의 신작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 ‘사피엔스’ 열풍 이을 ‘호모데우스’ 지난해 인류의 역사를 조망한 ‘사피엔스’ 열풍을 일으킨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히브리대 교수의 후속작 ‘호모데우스’(김영사)가 출간될 예정이다. 전작이 인류의 탄생과 진보를 다뤘다면 호모데우스는 생태학적 관점에서 인류의 미래를 풀어낸다. 국내에 초역되는 미국 인류학자인 애슐리 몬터규의 ‘터칭’(글항아리)은 1971년 초판이 나온 대작이다. 피부 접촉이 인간의 감각적 성장과 정신세계, 인간관계와 사회관습에 미친 영향과 상호작용을 문학, 인류학, 의학 등 온갖 텍스트를 통해 통합적으로 살피고 있다. 출판사는 “인류사에 남을 걸작 중 하나”로 자신한다. # 日 대표 지성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 저술가로 꼽히는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의 에세이 작품도 예정돼 있다. 오는 21일에는 서울 한남동 북파크 카오스홀에서 도킨스의 첫 방한 특별 강연이 열린다. 올해 출간작 가운데는 전 지구적 정치·사회·문화 지형 변화를 탐구한 책들도 적지 않다. 마르크스주의 지식인인 데이비드 하비의 신작 ‘데이비드 하비의 세계를 보는 눈’(창비)은 독창적 시선으로 세계의 작동 원리를 날카롭게 분석한 그의 지적 이력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관계 전문가 파라그 카나가 급변하는 지정학적 역학 관계와 그에 따른 인식 구조의 변화를 전망한 ‘커넥토그래피’(사회평론)와 일본의 대표 지성인 다치바나 다카시가 약 20만권에 달하는 장서로 웅장한 자신의 서재를 소개하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문학동네)도 이목을 끈다. 한길사는 레비스트로스의 ‘신화학 3’를 9년 만에 선보인다. 총 네 권으로 이뤄진 방대한 저서 중 3편으로 큰 주제는 ‘식사예절의 기원’이다. 지난해에 이어 페미니즘 열풍을 이어갈 책도 기대된다. 페미니스트 정치철학자인 낸시 프레이저의 역작인 ‘페미니즘의 역습’(가제·돌베개)은 페미니즘 운동의 맹점과 딜레마, 21세기의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 편’ 국내 저자로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서울의 5대 궁궐과 종묘, 숨은 이야기를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전 2권·창비)을 펴낸다. 서양사학자인 주경철 교수가 15~18세기 유럽의 다양한 인물을 통해 역사의 이면을 탐색한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전 3권·휴머니스트)도 출간된다. 실학자이자 한글학자인 유희가 쓴 ‘물명고’(物名攷·한길사)는 표제어만 1600여개인 일종의 어휘 사전으로, 우리 조상들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 김주영 “마지막 장편 같다”… ‘뜻밖의 생’ 문단에서는 지난해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시집의 인기가 불러일으킨 ‘한국문학 붐’이 올해도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황석영, 김주영 등 굵직한 서사에 능한 노장들부터 구효서, 공지영, 김영하, 공선옥, 이기호, 편혜영, 김애란, 황정은, 윤고은, 정지돈 등 중견 및 젊은 소설가들의 신작이 출간된다. 황석영 작가는 민주화운동, 방북과 수감 등 자전적 이야기를 오는 4월 장편 ‘수인’으로 펴낸다. 김주영 작가는 스스로 “마지막 장편 소설이 될 것 같다”고 말한 ‘뜻밖의 생’을 3월 출간한다. 천진한 소년이 지혜로운 노인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 오랜만에 소설집 내는 김영하·김애란 이외수 작가는 2005년 ‘장외인간’ 이후 12년 만에 장편 ‘보복전문대행주식회사’(가제)를 상반기에 발표한다. 김영하 작가는 2012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옥수수와 나’, 2015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아이를 찾습니다’가 포함된 소설집을 7년 만에 낸다. 김애란 작가는 2013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침묵의 미래’를 수록한 신작 소설집을 5년 만에 발표한다. 시단에서는 정호승, 나희덕, 심보선, 이병률, 이원, 신용목, 김언, 박준, 유희경 등 중장년층부터 젊은층까지 폭넓은 팬덤을 가진 시인들이 문학과지성사, 창비 시선집 등을 통해 새 시집을 낸다. 움베르토 에코, 오르한 파무크, 베르나르 베르베르 등 해외 인기 작가들의 신작들도 포진해 있다. 지난해 2월 84세로 세상을 떠난 움베르토 에코의 유작 소설 ‘창간준비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새 장편 ‘잠’과 첫 희곡 ‘웰컴 투 파라다이스’가 선보인다. 7월 여름시장을 겨냥해 나오는 오르한 파무크의 새 장편 ‘빨간 머리카락의 여인’은 국내에서 3년 만에 선보인 소설인 데다, 터키에서 3개월 만에 2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라 기대를 모은다. 이 밖에도 우리말로 처음 옮겨지는 보르헤스 논픽션 전집(4권) 출간도 보르헤스 팬들에겐 반가울 소식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대통령, 최 여사에게 재단 통합 말할 것” ‘靑 개입·최순실 장악’ 녹취 증거 나왔다

    재단 사업 구조 담긴 사진도 입수 최, 케이뷰티 등서 사익 추구 정황 “대통령 철학 알아 연설문 수정했다” 현대차, 성금 낼 돈 재단에 건네 기업들 비자발적 출연 드러나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와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통폐합 논의 과정에 개입하고, 최씨가 두 재단을 사실상 장악했다는 증거가 재판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났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의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 전 수석의 2회 공판에서 검찰은 안 전 수석과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 사이의 통화 녹음 내용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정 이사장에게 “미르·K스포츠재단의 효율적 운영과 야당의 문제 제기 때문에 양 재단을 해산하고 통폐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화 시기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신규 통합 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이후인 지난해 10월 13일이다. 이어 안 전 수석은 “이런 내용은 대통령에게도 보고해 진행하고 있고, 대통령도 최(순실) 여사에게 말해 둘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검찰 측은 “안 전 수석과 최씨가 두 재단의 설립과 운영, 해산의 전 과정을 주도하면서 개입한 정황이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최씨가 미르재단을 통해 사익을 추구한 정황도 공개했다. 검찰은 미르재단과 플레이그라운드가 포함된 사업 구조도를 그린 화이트보드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48·구속 기소)씨의 회사 ‘아프리카픽쳐스’의 직원 노트북에서 나왔다. 차씨가 화이트보드를 설치하는 사진도 있었다. 검찰 측은 “미르재단은 각종 문화, 의료, 음식 관련 사업을 하고 최씨가 실제 운영한 플레이그라운드는 케이뷰티, 케이패션, 케이푸드 등 이권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구조도”라고 설명했다. 최씨는 연설문 수정에 대해 시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서에 따르면 최씨는 “(내가) 철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연설문 전부를 다 쓴 것이 아니고 평소 대통령 철학을 알고 있어 의견을 말씀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씨는 재단 설립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의견을 전달했지만 임원진 전부는 아니다”라며 “자문 역할을 한 것은 있다”고 말했다. “억울하다”며 혐의를 시종일관 부인하는 법정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진술이다. 아울러 현대자동차가 연말 소외이웃 돕기로 쓰려던 성금을 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는 증거도 나왔다. 검찰이 제시한 품의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연말성금의 소외이웃 돕기 항목에서 9억 3000만원을 전용해 K스포츠재단에 돈을 냈다. 검찰은 “기업들의 비자발적인 출연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검찰 “최순실·안종범, 미르·K스포츠 재단 해산 주도”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와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의 통폐합 논의 과정에 개입하고, 최씨가 두 재단을 사실상 장악했다는 증거가 재판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났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의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 전 수석의 2회 공판에서 검찰은 안 전 수석과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 사이의 통화 녹음 내용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정 이사장에게 “미르·K스포츠재단의 효율적 운영과 야당의 문제 제기 때문에 양 재단을 해산하고 통폐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화 시기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신규 통합 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이후인 지난해 10월 13일이다. 이어 안 전 수석은 “이런 내용은 대통령에게도 보고해 진행하고 있고, 대통령도 최(순실) 여사에게 말해 둘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검찰 측은 “안 전 수석과 최씨가 두 재단의 설립과 운영, 해산의 전 과정을 주도하면서 개입한 정황이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최씨가 미르재단을 통해 사익을 추구한 정황도 공개했다. 검찰은 미르재단과 플레이그라운드가 포함된 사업 구조도를 그린 화이트보드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48·구속 기소)씨의 회사 ‘아프리카픽쳐스’의 직원 노트북에서 나왔다. 차씨가 화이트보드를 설치하는 사진도 있었다. 검찰 측은 “미르재단은 각종 문화, 의료, 음식 관련 사업을 하고 최씨가 실제 운영한 플레이그라운드는 케이뷰티, 케이패션, 케이푸드 등 이권 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구조도”라고 설명했다. 최씨는 연설문 수정에 대해 시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서에 따르면 최씨는 “(내가) 철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연설문 전부를 다 쓴 것이 아니고 평소 대통령 철학을 알고 있어 의견을 말씀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씨는 재단 설립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의견을 전달했지만 임원진 전부는 아니다”라며 “자문 역할을 한 것은 있다”고 말했다. “억울하다”며 혐의를 시종일관 부인하는 법정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진술이다. 아울러 현대자동차가 연말 소외이웃 돕기로 쓰려던 성금을 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다는 증거도 나왔다. 검찰이 제시한 품의서에 따르면 현대차는 연말성금의 소외이웃 돕기 항목에서 9억 3000만원을 전용해 K스포츠재단에 돈을 냈다. 검찰은 “기업들의 비자발적인 출연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과 관련해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이 처리한 일이라 알지 못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015년 7월 박 대통령과의 독대 이후) 대통령이 문화, 스포츠 관련 언급을 많이 한다”고 최 실장에게 설명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최순실 연설문 수정 인정 “朴 대통령 철학 알아 의견 제시”

    최순실 연설문 수정 인정 “朴 대통령 철학 알아 의견 제시”

    최순실씨가 검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 등을 수정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이 11일 최씨의 2차 공판에서 공개한 피의자 진술 조서에 따르면 최씨는 “대선을 치를 때부터 선거활동을 도와드리며 연설문, 말씀 자료와 관련해 의견을 줬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그 중 일부는 받아들여져 수정됐다”고 덧붙였다. 최씨가 수정한 부분은 마음을 표현하는 부분으로 이메일로 받아서 수정한 뒤 메일로 보내준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등은 어떻게 수정했느냐는 검찰 질문에 “내가 철학자도,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전체 말씀 자료를 다 쓸 수 있는 건 아니고 만들어진 내용의 문맥을 고쳐주거나 평소 대통령 철학을 알기 때문에 의견을 제시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 같은 최씨의 진술을 공개하면서 “결국 국민은 대통령 말씀을 통해 피고인 최순실의 철학을 들은 게 아닌가 씁쓸하다”고 밝혔다. 최씨는 이 같은 대통령 연설문 수정 작업은 자신이 독일로 출국할 때까지 계속됐고, 그 과정에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는 자신의 선불 폰을 이용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육식주의 vs 채식주의, 당신의 선택은?

    [송혜민의 월드why] 육식주의 vs 채식주의, 당신의 선택은?

    30대 직장인 여성 김씨는 ‘고기 마니아’다. 하지만 그는 새해 시작과 동시에 채식주의를 선언했다. 채식주의가 건강뿐만 아니라 동물을 보호하고 환경을 지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씨처럼 채식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동물복지를 주장하는 사람들로부터 채식주의 운동이 시작됐지만, 이후 인구증가 및 환경문제에 따른 식량부족, 과식에서 오는 각종 성인병 예방 등 다양한 이유로 채식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전 세계인이 채식주의자가 돼야 한다는 주장 혹은 그리 될 것이라는 예측이 쏟아지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채식주의의 시작과 현재 채식주의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고대 인도와 고대 그리스에서다. 당시의 종교집단 혹은 철학자들 사이에서 불살생(不殺生)의 원리에 따라 채식주의가 생겨났다. 현재 국제채식연맹(IVU)이 추산한 전 세계 채식인구는 1억 8000명, 이중 고기와 유제품 달걀 등을 포함한 모든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는 완전채식인(비건)은 30%에 이르며 이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채식주의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역시 인도다. 전 세계 채식주의자의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 역시 채식인구가 많은 곳으로 꼽히는데, 독일 알렌바흐연구소의 2015년 통계에 따르면 독일 내 채식주의자는 전체 인구의 10% 정도인 약 800만 명이며, 그 중 약 90만 명이 비건에 속한다. 영국 비건협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영국의 완전 채식 인구는 약 30만 명, 이탈리아에는 전체 인구의 8%인 약 771만 명의 채식주의자가 있으며, 이는 2013년보다 15% 증가한 수치다. 이렇게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채식 인구도 늘다보니 전 세계에서는 웃지 못 할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8월 이탈리아의 엘비라 사비노 하원의원은 부모가 16세 이하 어린이에게 채식주의 식단을 강요해 영양실조에 이르게 할 경우 최대 징역 2년을 구형받을 수 있는 법안을 발의해 화제를 모았다. 이탈리아에서 채식주의 식단 탓에 필수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고 병원에 실려오는 아동 사례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자녀에게 채식주의를 강요한 부모가 고발당한 사례가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사는 한 여성은 11개월 된 아들에게 소량의 과일과 견과류 외에는 다른 음식을 주지 않았다가 아이가 발달장애를 겪는다는 사실을 별거중인 남편이 알게 돼 법적 처벌을 받았다. 채식주의 확산에 한국의 ‘먹방’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있다. 미국 CNN은 지난해 10월 보도에서 “‘먹방’이 2014년 한국에서 시작된 뒤 전 세계로 퍼졌다”면서 “이 영향으로 현재 미국 내에서 방송 중인 먹방은 750개 이상, 이중 절반은 ‘비건’ 혹은 ‘베지테리언’(채식주의자)라는 단어를 영상의 제목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전문가들은 채식주의자로서 겪는 ‘먹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더욱 즐거운 채식문화 확산에 한국의 먹방이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기승전채식’? 채식은 미래 인류의 필연적 선택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채식주의가 필수가 아닌 선택이지만, 미래 혹은 미래를 위해서는 채식이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점차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의 첫 번째 근거는 우리 인류가 본래 채식이었음을 증명하는 연구결과들이다. 지난해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연구진이 78만 년 전 인류의 조상이 먹다 남긴 음식의 잔류물을 조사한 결과, 9000개에 달하는 식물 잔류물 화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부분은 작은 씨앗과 껍질들이었다. 미국 콜롬비아 대학 연구진 역시 인간의 장 길이가 8.5m에 달하는 것은 초식동물과 마찬가지로 주로 식물을 소화하는데 적합하며, 이를 근거로 인간은 본래부터 육식에 부적합한 신체구조를 가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위의 주장이 인간이 ‘타고난’ 채식주의자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면, 환경 및 우주로의 이민 등은 인간이 어쩔 수 없이 채식주의를 선택해야 하는 후천적 요소로 작용한다. 최초의 민간우주업체 스페이스X의 창업자인 엘론 머스크는 “화성식민지에서는 오직 채식주의자를 위한 음식만 제공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주공간에서 육식에 이용될 동물을 키우는 것이 부적합하며, 우리 인체 역시 우주공간에서 육류를 소화시키는데 한계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스티븐 호킹 등 유명 과학자들이 우주로의 이주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인류의 채식주의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지구온난화도 인류 전체의 채식주의를 앞당기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식량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3분의 1~4분의 1에 이르며, 이 가운데 약 80%가 축산에서 나온다. 온실가스가 기후변화 및 산림파괴, 식량과 물 부족 등을 유발하고 이로 인한 막대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인류는 생존을 위해 ‘육식의 종말’을 선언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물론 채식주의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육류에는 철분과 단백질 등 필수 영양소가 다량 함유돼 있다. 채식주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특히 성장기 어린이나 60대 이상의 노년층에게는 채식이 도리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과유불급,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다르지 않다. 지나친 채식 혹은 지나친 육식이 불러올 결과에 관심을 갖고, 인간과 동물 그리고 이들이 함께 살아나가야 할 미래를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부고] ‘현대성과 홀로코스트’ 사회학자 바우만 별세

    [부고] ‘현대성과 홀로코스트’ 사회학자 바우만 별세

    ‘현대성과 홀로코스트’의 저자로 잘 알려진 폴란드 출신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이 별세했다. 91세. AFP는 9일(현지시간) 바우만이 영국 리즈에 있는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폴란드 서부 포즈난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바우만은 1954년부터 폴란드 바르샤바대학에서 철학과 사회학을 가르쳤지만 폴란드 공산정권의 반유대주의 운동에 밀려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1971년 영국으로 건너간 그는 리즈대학에서 교편을 잡다가 1990년 은퇴했다. 유럽의 대표적인 지성인으로 손꼽히는 바우만은 근대성, 홀로코스트, 소비주의, 세계화 등의 주제에 관한 폭넓은 탐구와 식견으로 유명하다. 50여권의 저서를 펴낸 그는 자신의 사상을 통해 세계화 파고 속에서 가난한 자를 위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IMF 그 후 20년] “IMF 때 야생마 길들이던 리더십 실종…새 성장체제 구축해야”

    [IMF 그 후 20년] “IMF 때 야생마 길들이던 리더십 실종…새 성장체제 구축해야”

    서울신문의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그 후 20년’ 설문에 응한 경제계 인사들의 주된 근심거리는 내수 침체였다. 구조조정 지연과 부채 증가 등으로 기업도, 가계도 활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청탁금지법’ 여파 등이 소비 절벽을 더 부추기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과의 갈등 향방도 시계제로다. ●트럼프 보호무역 강화 땐 수출 타격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의 등장으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등이 강화되면 (내수, 수출, 투자 등 세 개의 성장엔진 중) 그나마 작동되던 수출마저 큰 타격을 입어 퍼펙트 스톰이 올 수 있다”면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외환위기 때의 3배”라고 우려했다. 윤석헌 전 금융학회장은 “우리 경제의 내적 역량이 약화된 상황에서 외부 충격까지 덮치면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시련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환위기 이후의 시간을 “잃어버린 20년”으로 진단하는 응답자들은 가장 큰 이유로 “지지부진한 규제개혁”(36.4%)을 꼽았다. “재벌 위주의 산업구조”(27.3%), “소득불균형 및 빈부격차 심화”(18.2%), “정경 유착”(9.1%) 등도 외환위기 이후 거의 바뀌지 않은 우리 경제의 병폐로 지적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 초빙교수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겪으며 윗선의 눈치만 보는 정책 의사결정 과정의 폐쇄성이 여실히 드러났고 정경유착이나 오너 중심의 기업 지배구조도 20년 전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시장 참여자들의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하는 규제 개혁은 뒷전이고 자원 분배에도 실패한 탓에 가계소득이 줄며 경제 활력이 사그라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란급 위기 재연설은 과장됐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외환위기 때는 기업들의 과다 차입이 문제였지만 지금은 기업들의 부채구조가 크게 개선됐고 현금 보유 비중도 높다”고 주장했다. 실제 ‘외환위기가 남긴 최대 유산’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7.8%)가 “기업의 과다차입·과잉부채 해소”를 들었다. 박종복 제일은행장은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부채 등 주요 경제지표도 외환위기 때보다 크게 나아졌다”며 “완만하게나마 개선되고 있는 세계 경기 흐름 등을 고려할 때 환란급 위기가 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다만 박 행장은 “(내수 침체 등) 경기 하방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어 단기적인 쇼크가 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 교수도 “조선·해운업 등 기업 구조조정은 인공호흡기로 간신히 연명하는 상태인데 사상 최대 규모의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침체, 미국의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IMF 때 ‘야생마 조련사’였던 이헌재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외환위기 당시 이헌재(현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위원장은 ‘야생마 조련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55개 기업의 퇴출과 인수·합병(M&A)을 거침없이 밀어붙였다. 반면 지난해부터 조선·해운업을 시작으로 정부가 칼을 빼든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58.1%)이 “못하고 있다”고 인색한 점수를 줬다. 그 이유로는 “구조조정 철학 부족”(24%)이 가장 많았다. 박창균 중앙대 경제학 교수는 “외환위기 당시 이 위원장처럼 ‘믿고 따르라’고 외치는 리더십이나 컨트롤타워도 없고 시장과의 소통도 잘 안 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제는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을 배제하고 시장 자율의 상시적인 구조조정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공급 과잉에도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기로 한 것은 정치권의 입김 때문이었다”며 “좌고우면하는 정부의 무원칙이 도리어 산업 경쟁력 훼손과 시장 왜곡을 가져왔다”고 비판했다. 올해 성장률에 대해서는 “2%대 초반”(45.2%)과 “1%대”(16.1%)를 예측한 시각이 60%가 넘었다. 2%대 중반을 제시하고 있는 정부(2.6%)와 한국은행(2.8%에서 하향조정 예고)보다 훨씬 비관적이다. ●“내수 활성화 경제 선순환 구조를” 그렇다면 ‘IMF 20년 유산에서 벗어나 새로운 20년을 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녹색산업과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국가가 특정산업을 정해 놓고 몰아주는 방식”이라면서 “이런 식의 패러다임은 (외환위기와 함께) 폐기처분해야 할 구태”라고 쓴소리했다. “정부가 깃발꽂는 경제 육성책으로는 지속성장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는 신 원장은 “정부 주도에서 벗어나 민간 창의성에 기반한 새로운 성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년 뒤에는 4차 산업이 세계 경제 주류를 이루게 될 것”이라며 “과감한 규제 완화로 창업과 실패 기업인의 재도전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토양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에 집중돼 있는 자원을 가계로 이전해 내수 활성화를 통한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처럼 정부의 적극적인 노동개혁을 통한 일자리 창출”을 각각 주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설문에 참여해 주신 분(가나다순)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 교수,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 교수,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 초빙교수,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경제학 교수),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노강식 산업은행 조사부장, 박종복 제일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 박창균 중앙대 경제학 교수,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백웅기 KDI 수석이코노미스트, 성세환 BNK금융지주 회장,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윤석헌 전 금융학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이경섭 NH농협은행장,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원태 수협은행장,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조경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장,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 교수, 조용병 신한은행장,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 심상정 다음주 대선출마 선언 “격차 해소·재벌 3세 세습 금지하겠다”

    심상정 다음주 대선출마 선언 “격차 해소·재벌 3세 세습 금지하겠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가 9일 차기 대통령 선거 출마의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 주 중반쯤에 (대선) 출마 선언을 하려고 한다”라면서 “노동 문제를 국가의 제1의제로 삼는 최초의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노동 이슈를 국가의 제1의제로 삼은 심 대표는 ‘격차 해소’와 ‘기업 족벌경영 해체’를 강조했다. 그는 “현재 추상적 수준에서 양극화 해소를 얘기하는데, 하나마나한 얘기”라면서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재벌 3세 세습 문제다. 재벌 3세 세습은 더 이상 못하게 금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기업을 살리겠다는 멘탈(정신)도 없고 경영능력도 검증 안 된 사람들이 소유에 이어 경영까지 하면 기업을 독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2012년 18대 대선에서 진보정의당 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막판에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사퇴한 바 있다. 이번 차기 대선은 완주할 것이냐는 물음에 심 대표는 “국민 이익과 당익에 부합하면 끝까지 갈 수도 있고 연합정치를 할 수도 있다”면서 “안정적 정권 유지를 위해 정치세력 간 연합정치가 매우 필요하고 불가피하며 그것이 선(善)”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대선 전 국회 통과를 주장한 ‘결선투표제’를 국민의당 새 원내지도부가 국회 개헌특위에 넘기기로 한 일에 대해 “황당했다. ‘안 의원이 미국 간 사이에 쿠데타가 일어난 것이 아닌가’, ‘호남 지도부가 대선 후보를 교체한 것이 아닌가’ 의구심마저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오는 12일 귀국 예정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선 “구름 위를 다니면서 신비주의로 국민을 현혹하려는 것은 안 된다”면서 “친박(친박근혜) 정당을 택하던지 다른 정당을 택하든 정당 선택을 해서 소신과 철학의 정치를 검증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긴급 진단] “주변국 압력에 정책 바뀌면 안 돼…보복 조치 단호 대응을”

    [긴급 진단] “주변국 압력에 정책 바뀌면 안 돼…보복 조치 단호 대응을”

    전직 외교부 장·차관을 비롯한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8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행 등 눈앞에 놓인 한국 외교의 과제에 대해 기존 합의를 뒤집는 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또 주변국의 압박에도 우리의 결정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컸다. 주중대사를 지낸 이규형 전 외교통상부 차관은 사드를 둘러싼 한·중 갈등에 대해 “일부 정치인들이 사드 연기, 철회, 반대를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는 압박을 세게 하면 자기들이 뭔가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옳지 못한 판단을 하는 것”이라면서 “정부 입장대로 사드가 자위적 조치라는 점을 계속 설명하고 중국이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전 대사는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행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서는 오히려 한국이 더욱 강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설치 사건이 과연 대사 귀국 조치, 통화 스와프 협상 중단까지 수반할 정도의 사건인지 의문”이라면서 “일본도 아직 충분히 합의 이행을 하지 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를 같이 해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사드 결정 과정에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일단 한·미가 합의를 했기 때문에 정부가 야당을 잘 설득해서 계속성을 가지고 가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중국이 보복 조치를 한다면 감수하면서 이를 국제사회에 분명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12·28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이행에 대한 갈등에 대해서는 “위안부 합의에 불만이 많은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국민들도 일본총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세우는 게 위안부 문제의 국제적 정당성을 호소하는 올바른 방법인가 뒤집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외교공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하면서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가 일본을 추궁하는 관계였다가 지금은 뒤바뀌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풀기 쉬운 문제부터 풀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미 동맹의 중요성은 초당적으로 강조를 하는 것이니 지금은 과도기지만 그런 이슈를 적극적으로 밀고 나가면 국민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조언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선 “부산 소녀상 설치 문제는 외교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조율이 없었는지,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미 관계가 불확실성 속에 있고 중국과의 관계가 나쁜데 일본과도 갈등할 여유가 없다”면서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하에서도 최대한의 숙의를 거쳐 일본 정부와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미대사를 지낸 최영진 전 외교통상부 차관은 “한·미 동맹, 사드, 위안부 문제 모두 우리가 철학과 전략을 갖고 임해야 한다”면서 “예전처럼 상대국 사람을 만나 설득하는 외교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전 대사는 “한·미 동맹은 어느 한쪽이 아니라 양측의 이익이 합쳐져 있는 것이므로 방위비 역시 이익에 따라 분담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경제 논리에 따라 한쪽이 부담을 하라는 건 동맹의 원칙을 깨는 것이다. 이런 원칙으로 접근하면 전략이 생길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영세 전 주중대사는 “중국의 압력 때문에 사드 정책이 바뀌면 중국과 이해가 상반되는 모든 정책을 어떻게 할지 걱정”이라면서 “중국은 서방 세계 어디보다도 경제적 압박을 국제정치적 목적을 위해 쓰는 나라여서 우리가 단호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권 전 대사는 “중국이 아무리 국제경제 질서에 편입됐다고 해도 단기간 내에 이런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없다”면서 “우리 경제 구조도 길게 보고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도 사드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요구했다. 천 이사장은 “사드 문제는 우리의 위기가 아니라 중국이 부당하게 우리 문제에 간섭하는 것”이라면서 “야당이 스스로 간섭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드 문제에 대해 중국을 설득하고 양해를 구한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면서 “정부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그동안 정책결정 과정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원점으로 되돌리기는 어려운 딜레마적 상황”이라면서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할 컨트롤타워가 없는 현 상황에서는 기존 정부의 입장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그동안은 대북정책, 사드 배치, 한·일 관계 등 중대한 외교안보 사안을 국내 정치적 관점에서 접근했었다”면서 “어느 정도 여론 반영은 불가피하겠지만 ‘외교의 정쟁화’를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李부장은 또 후배 탓만 하네… 우리 회사는 ‘청문회’ 판박이

    李부장은 또 후배 탓만 하네… 우리 회사는 ‘청문회’ 판박이

    “이 보고서를 왜 이렇게 쓴 거지, 김 대리?”(야, 위에서 맘에 안 든다잖아) “과장님이 말씀하신 내용 포함해서 썼는데요?”(시킨 대로 한 거잖아요) “내가 언제 이렇게 쓰라고 했어? 난 기억이 안 나는데.”(시끄럽고. 내가 혼났다잖아) “초안 보여드렸을 때 이런 방향으로 쓰라고 하셨습니다.”(처음부터 시킨 대로 한 거라니까요) “내가 언제? 아무래도 이 보고서는 다시 써야겠네.”(됐고, 다시 써) ‘사실이 아니다’,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 적 없다’는 대답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묻던 청문회만의 얘기가 아니다. ‘보통사람’들이 다니는 직장도 묻고 캐고 속이기로는 청문회와 다름없다. 평소 “일 잘한다”는 칭찬을 입에 달고 다녔던 부장에게 부서 전출을 당하고, 아이디어 좋다더니 경영진에 ‘깨지’고는 네 탓이라면서 타박하기 일쑤인 데다, 아프다고 거래처 접대에 빠진 직원을 영화관에서 봤다는 동료의 폭로도 듣게 된다. 정신 바짝 차리고 누구에게도 속지 않겠다, 방심하면 당한다, 뜯기기 전에 물어야 한다는 말을 머리에 새기며 ‘직장은 정글’로 인정하고 만다. “우병우, 김기춘, 최순실 같은 사람들이 항상 ‘몰랐다’, ‘그런 적 없다’고 하잖아요. 제 상사도 업무 결과만 안 좋으면 모르쇠예요. 청문회에 앉혀도 제일 잘 빠져나갈 겁니다.” 31세 안씨, 오늘도 밥줄 때문에 참는다 결재까지 해놓고 몰랐다고 상사가 발뺌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안모(31)씨는 지난해 여름 거래업체의 조건을 맞추지 못해 계약 건이 무산되자, 상사의 책임까지 덮어써야 했다. “제가 조건을 잘못 설정했답니다. 본인이 초안부터 최종안까지 검토해 결재도 했으면서 ‘이런 조건이 들어가 있는지 몰랐다’고 윽박지르더군요. ‘당신이 넣은 조건이야’라는 말이 혀끝까지 나왔지만 밥줄 때문에 꾹 참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정확하게 가를 수는 없지만 거짓말을 통상 3가지로 분류한다. 적극적으로 허위 사실을 만드는 ‘작위에 의한 거짓말’, 일부 정보를 누락시키는 ‘부작위에 의한 거짓말’, 사실을 얘기하는데 불성실한 태도로 혼동을 주는 ‘제3의 거짓말’이다. 이 중 직장인들의 속을 썩이는 건 부작위에 의한 거짓말이다. 문장 자체는 사실인데 가장 중요한 정보를 빼놓는 식이다. 29세 장씨, 팀장 때문에 화병이 난다 내가 일한 사실은 쏙 빼고 본인이 한 척 “부장님, 이번에 서류 작성한다고 애 좀 먹었습니다. 준비할 게 한두 가지여야죠. 술 한 잔 사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핫핫.” 팀장의 말에 장모(29·여)씨는 속이 쓰렸다. 서류 작성에 애를 먹은 것도 사실이고, 준비할 게 많은 것도 맞다. 그런데 고생한 건 팀장이 아니라 장씨였는데 그 정보를 누락하면서 팀장은 성과를 절묘하게 낚아챘다. “나중에 수고했다는 말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기대한 제가 바보일까요.” 이런 종류의 거짓말은 인사철에도 쉽게 볼 수 있다. “5년간 같은 업무만 해서 부서 이동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부서장이 사장님 말을 전하길, 저를 포함해 맡은 일을 계속하라고 했다는 겁니다. 나중에 동료들에게 들었는데, 사장님은 ‘원하는 사람은 전문가로 길러라’고 했대요. 항의하려고 했는데, 같은 맥락이라고 할 거 같아 말았습니다.” 직장인 이모(44)씨의 말이다. 중소기업 임모(46) 부장은 “부하 직원이 어머니가 편찮으시다며 휴가를 내서 그런 줄 알았더니 그날 다른 회사 면접을 보고 곧 이직했다”며 “신입 때부터 함께 일한 직원이라 서운해 물었더니 ‘어머니가 아프기도 했다’고 당당히 말하는데 기가 찼다”고 전했다. 작위에 의한 거짓말은 모르쇠형, 책임전가형, 정보누락형, 허위진술형 등 직장생활에서 수없이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런 지시를 한 적 없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반복하는 경우는 모르쇠형이다. “이번 건은 내가 결정한 게 아니라 위에서 그렇게 하라고 지시가 내려온 거야.”, “그건 나 말고 차장님한테 물어봐야지.” 최승원 심리학과 교수가 말하는 ‘그들’의 이유 스스로 유능하다고 믿으려고 합리화 중소기업 총무팀에서 일하는 박모(34)씨가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특히 어려운 업무나 품이 많이 드는 일은 모두 아랫사람에게 미루고, 최종 책임은 윗사람에게 미루죠. 본인은 처세 전문가라는데 제가 보기엔 성격 나쁜 뺀질이에요.” 최승원 덕성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직장에서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결국 무능한 사람으로 찍히지 않으려는 것”이라며 “대부분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거짓말이라도 해서 스스로 유능한 인재라고 믿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된 일과 자신의 관련성을 부정해 책임을 분리하거나, 좋은 취지로 한 일인데 결과가 나빴다라는 식으로 합리화하는 경우가 특히 많다”고 설명했다. 잠깐 얼굴만 비추고 가라고 말하지만 새벽까지 끝날 줄 모르는 회식, 거래처 사람을 만나고 온다더니 사우나로 직행하는 경우는 허위진술형 거짓말로 꼽힌다. “이번 인사에서 김 과장은 승진한다고 하던데”, “그 부서 신입사원이 그렇게 싸가지가 없다더라”, “김 대리랑 안 과장이 사귄대” 등과 같은 카더라 통신도 대표적인 허위진술형 거짓말이다. 美 하버드대 연구팀이 규정한 ‘제3의 거짓말’ 진실을 전달하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 토드 로저스 미국 하버드대 교수 연구팀이 규정한 ‘제3의 거짓말’은 논점 회피, 불완전한 표현, 선택적이고 편향된 진술, 과장과 왜곡, 미묘한 의미 차이를 무시하는 행위 등을 말한다. 내용이 사실이더라도 진실을 전달하려는 의지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제3의 거짓말은 정치인이나 권력자들이 주로 사용한다. 그렇다고 직장에서 아예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새로 온 부서장이 이전 부서장을 폄하하면서 제 성과들도 부정하기 시작했어요. 전 부서장이 학벌도 별로인 절 지나치게 키워줬다고 새 부서장이 입에 달고 다니니까 동료들도 절 ‘전 부서장 라인’으로 취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회사를 옮긴 지 2년 됐는데, 전 회사에서 제가 몸담은 부서 실적이 바닥이라면서 재입사를 권하고 있습니다. 돌아갈 거냐고요? 절대 안 가죠. 같은 일이 재현될 수 있으니까요.” 직장인 김모(43)씨의 사연은 교묘한 왜곡으로 결과를 유도하는 제3의 거짓말로 꼽을 수 있다. 거짓말은 왜 할까. 서동욱 서강대 철학과 교수는 “자기 방어를 위한 생존본능에서 나온 근거 없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라며 “논리적인 구조가 아예 없거나, 언어적으로 괴상한 형태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국인의 거짓말’의 저자 김형희 한국바디랭귀지연구소장은 “눈동자 흔들림, 눈 깜박임 증가, 입술에 침을 바르는 행위 등은 거짓말할 때 나타나는 일반적인 특징”이라며 “개인마다 특징이 다르지만, 평소 말할 때와 차이가 분명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뢰 높은 조직을 만들려면 상명하복식 기업 문화를 개선하고 기존과 다른 소통방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는 “거짓말이 계속되면 의사소통이 멈추는 조직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명확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질문을 던지는 문화를 조성해 불명확한 지시, 책임회피 등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수를 인정하는 사람을 패배자로 낙인 찍는 조직문화도 개선해야 한다”며 “실제로 실수나 단점을 인정하는 상사를 좋은 상사로 인식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는 지금까지 수도 없이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요즘 핫한 베트남 쌀국수집...월 2억 매출 성공비결은

    요즘 핫한 베트남 쌀국수집...월 2억 매출 성공비결은

    지난 2일 서울 종각역 인근 후미진 골목 안 쪽에 위치한 쌀국수집 ‘에머이’(Emoi). 새해 첫 출근을 한 직장인들이 뜨끈한 국물이 매력인 쌀국수를 먹기 위해 길게 줄 지어 서 있었다. 바로 옆 큰길가에는 유명 쉐프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멸치국수집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추위 속에서 자신들의 순서가 오길 기다렸다. 한 손님은 “운이 좋은 경우가 아니라면 평일 오후 2시 전까지는 이렇게 기다렸다 들어간다”고 말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대형 유통 3사도 서로 “입점해달라”고 구애를 펼치는 중이다. 기업형 쌀국수집과의 경쟁에서 이 ‘이단아’ 쌀국수집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지난 3일 에머이 주인장인 권영황 대표를 만나기 위해 이 곳을 다시 찾았다. 1. 평일 점심 회전율이 무려 7바퀴? 기자: 식당에 손님이 많네요.권영황(이하 권): 우연찮게 생각보다 많이 오시네요. 기자: 우연찮게요?권: 아, 우연이라기보다는 그래도 준비한 보람이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기자: 하루에 얼마나 오나요.권: 평일 점심 때 회전율 높을 때는 7바퀴 이상이죠. 기자: 7바퀴면 어느 정도인가요.권: 종로점 기준으로 자리가 20개예요. 11시 반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죠. 어떤 손님은 세 번 와야 한 번 먹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저녁에도 사람이 많나요?권: 여섯 시부터 여덟 시까지는 줄을 서야 돼요. 기자: 주말에는 어때요?권: 주말에는 평일에 와 본 손님들이 가족, 지인들을 데리고 와요. 기자: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어려웠을 텐데요?권: 2015년 8월 종로점을 열었는데 두 달 동안 손님이 없더라고요. 위치도 썩 좋지 않지만, 사람들이 ‘다른 쌀국수집이랑 맛이 별반 차이가 없겠지’ 이런 선입견을 갖고 보는 듯 했어요. 그런데 한 명 한 명 오는 손님들이 다들 맛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 분들이 다음날 새로운 분을 데려오고. 그러면 다음날 새로 온 분이 또 다른 분과 같이 오고. 그렇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어요. 기자: 왜 예약은 안 받는 거죠?권: 처음에는 예약을 받았는데 한국에는 ‘노쇼 문화’(예약을 해 놓고 나타나지 않는 행위)가 있잖아요. 손님들이 예약받지 말자고 하더라고요. 예약을 안 받으니 먼저 온 사람이 한명씩 자리를 맡더라고요. 이것도 기다리는 손님들한테 피해를 준다는 요청이 있어서 이제는 다 오시기 전까지는 바깥에서 주문을 하고 기다리게 해요. 미리 주문까지 하면 끝까지 기다리시더라고요. 기자: 매출이 꽤 되겠네요?권: 문을 열고 단 한 번도 월 매출이 떨어진 적이 없어요. 여름철에는 ‘손님이 줄겠지’ 했는데 7~8월에도 계속 오르더라고요. 추석 때도 더 팔았죠. 지난달 종로점 매출은 2억 1000만원을 넘었어요. 하루에 700만원 조금 안 되게 판거죠. 국수 팔아 이 정도면 괜찮죠? 기자: 동업하신다고요?권: 네. 고향(안동)의 아는 형님(김명상 대표)과 같이 일해요. 형님은 돈을 대고 전 요리를 하죠. 기자: 동업은 오래 가지 못한다고 하던데요.권: 전 아직 경험이 부족해요. 형님은 저보다 한 수 위죠. 예전에 봉추찜닭을 만드신 분이에요. 기자: 그럼 에머이도 봉추찜닭과 관련 있는 곳 아닌가요.권: 그건 아니에요. 형님이 다른 선배 분한테 회사(봉추푸드시스템)를 맡기고 여러 다른 시도를 해왔어요. 사업가 기질이 좀 있거든요.(기자 주: 지난해 봉추푸드시스템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정보공개서에는 김명상 대표가 감사로 등록돼 있다.) 2. 생면에 도전장 낸 호텔 주방장 기자: 특1급 호텔 출신 주방장 출신이던데 어쩌다 창업을?권: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신세계 계열)에서 16년을 근무했어요. 호텔에 있을 때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집도 사고...참 고마운 회사죠. 10년 전인가? ‘앞으로 10년 후에 뭐해 먹고 살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가 30대 초반이었죠. 뭘 할까 고민하던 중 베트남에 가서 쌀국수를 먹고는 무릎을 딱 쳤습니다. 이거다. 기자: 한국에 쌀국수집이 그렇게 많은데.권: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쌀국수를 먹으면 고향 맛이 안 난다고 그래요. 왜 그럴까요? 한국 쌀국수는 미국을 거쳐서 들어왔다는 설이 있어요. 우리 김치찌개를 중국인이 베트남 사람한테 가르쳤다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래서 우리는 현지 맛을 그대로 가져가자고 결심했죠. 생면을 만들고 육수도 직접 끊이고 현지인이 만들 수 있는 구조로 가보자고요. 기자: 그래서 주방에 베트남 사람이 많았군요.권: 베트남 사람이 아무리 김치찌개를 잘 끊여도 원래 맛을 못 따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죠. 저도 호텔 주방장 출신이지만 제 생각을 넣으면 결국 똑같은 한국 맛이 될까 봐 아예 백지에서 배우기 시작했어요. 베트남 현지에서 3대째 쌀국수집을 운영하는 주방장을 모셔 왔는데 저 보고 배울 거면 ‘솥부터 닦으라’고 하더라고요. 내가 이 집 주인인데... 결국 닦았어요. 요리사 세계에서는 ‘당신이 내 일을 배우려면 내 밑에 꿇어라’ 뭐 이런 자존심 싸움이 있거든요. 기자: 식당 이름 ‘에머이’는 무슨 뜻이죠.권: 베트남 식당에서 가장 많이 쓰는 현지어예요. 한국에서 ‘이모!’ ‘사장님!’ 이렇게 부르는 것처럼 베트남에선 모두 에머이로 통하죠. 베트남에서 쌀국수를 먹어본 사람들이 현지 향수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기자: 웬만한 쌀국수집은 ‘포’라는 이름이 들어가던데 모험 아닌가요.권: ‘포’는 쌀국수 면 종류 중 하나더라고요. 포는 0.5㎝보다 좀 넓은 면을 부를 때 쓰고, 굉장히 가는 면은 ‘분’이라고 하던데요. 중요한 건 이름이 아니라 베트남 현지 맛을 살릴 수 있는 ‘생면’을 만드는 거였죠. 우리 국수를 드신 분은 다른 데 가서 면을 못 드실 거라고 자신했어요. 기자: 면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하시네요.권: 베트남 생면 공장에 가서 보니 쌀을 맷돌로 갈아 묽게 면을 만들더라고요. 보통 면은 가루에 물을 부어 만드는데 그게 아니었죠. 이렇게도 만드는구나, 깜짝 놀랐죠. 한국에 돌아와서 똑같이 해봤는데 처음에는 술술 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면을 물에 푸니 다 끊어져 못 먹게 됐죠. 그때 진짜 난감하더라고요. 그 뒤에도 계속 실패를 하면서 ‘왜 안 될까’를 생각해봤죠. 결국은 기후였어요.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온도차가 심해 베트남에서처럼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어려웠던 거죠. 생면이 안 나와서 기계를 발로 차기도 하고 망치로 떼리기도 하고. 그렇게 2년이 걸렸습니다. 기자: 결국 성공하셨네요.권: 우리나라 면 시장의 판도가 바뀌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기자: 한국식 쌀국수에 익숙한 사람에겐 생면이 낯설 수도 있는데요.권: 어떤 손님이 그러더라고요. ‘사장님! 면이 퍼졌어요.’ 이 분은 생면을 처음 먹어본 거죠. 그래서 자리마다 생면을 만들어 다 갖다놨어요. 여성 고객한테는 생면팩을 만들어 주기도 했죠. 쌀이 피부에 좋거든요. 유명 화장품 회사도 쌀을 원료로 쓰기도 해요. 나중에는 워낙 생면팩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중단했죠. 3. ‘친정’ 신세계 요청을 뿌리친 사나이 기자: 종로점 말고도 매장이 꽤 되네요.권: 신사동 가로수길점,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점, 롯데몰 은평점, 홍대점 등 총 다섯 군데네요. 홍대점은 지난 1일 오픈했는데 여긴 가맹점이에요. 다른 데는 모두 직영점이고요. 기자: 롯데, 현대 다 입점하셨는데 신세계는 연락 안 왔나요? 친정인데...권: 안 그래도 한 손님이 신세계에 입점하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사정을 설명해줬어요. 신세계와 하남, 영등포점 등 몇 곳에 들어가는 걸로 얘기를 주고 받다가 결국 안 하기로 한 거라고요. 그쪽에서는 생면을 만드는 과정을 고객들한테 보여주자는 콘셉트를 제시했는데 저랑 맞지 않더라고요. 나중에 기회 되면 들어갈 수도 있겠죠. 기자: 매장이 많아지면 맛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텐데요.권: 재료를 공수해선 안 돼요. 즉석에서 만들어야 생면 메리트가 있는 거죠. 밥도 금방 해서 먹어야 맛있는 것처럼요. 그래서 매장마다 기계를 설치해줬어요. 제가 나름대로 개발한 파우더로 누구나 만들 수 있게 ‘포의 혁명’을 일으킨 거죠. 기자: 앞으로 매장을 더 늘리겠다는 거네요.권: 문의는 많이 들어와요. 그런데 ‘막 늘리자’는 주의는 아니에요. 돈 버는 조건(좋은 상권)이 되면 ‘오케이’ 하는 거죠. 기자: 브랜드 관리를 한다는 말씀?권: 어렵게 키웠는데… 음식이라는 게 한 순간이잖아요. 조심스럽죠. 4. 월급쟁이 직원에 주인의식? “앞으로 지분 줄겁니다.” 기자: 호텔 근무할 때와 삶이 완전히 달라졌는데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해요.권: 사표를 낼 때 아내와 상의를 하진 못했어요.기자: 헉…권: 그 전에 휴직계를 내서 그만 둘 것이라는 생각은 다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알고 전화를 해서 울더라고요. ‘당신, 나한테 할 말 없냐’고. 기자: 너무하셨네요.권: 미안하다고 했어요. 대신 더 많이 벌어다 주겠다고 약속했죠. 이제는 아내도 건강 해치지 말라고 격려해줘요. 단지 애들하고 못 놀아주는 게 아쉽죠. 기자: 식당 하면서 언제가 가장 뿌듯했나요?권: 두 달 전쯤 어느 손님이 저한테 ‘이 집에는 철학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한 마디가 제 가슴에 꽂혔어요. 에머이의 색깔, 철학을 인정해 준 거잖아요. 생면 개발하려고 그토록 고생했는데 그게 헛되지 않았구나… 기자: 직원은 몇 명이나 되나요?권: 40명은 족히 될 겁니다.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월급쟁이는 절대 주인의식 못 느낍니다. 그래서 앞으로 직원들한테 지분을 줄 겁니다. 이 회사의 주인이 돼라는 뜻에서죠. 기자: 창업에 도전하시는 분들을 위해 조언을 해주세요.권: 어려운 질문이네요. 창업에 답은 없어요. 수학 공식처럼 딱 떨어지면 좋겠지만요. 사업은 그 사람의 생각, 열정, 마음에 따라 확 바뀝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에 따라 남이 깨뜨릴 수 없는 철판이 될 수도, 쉽게 깨지는 유리가 될 수도 있죠. 본인이 가장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중요합니다. 전 요리사 되겠다고 결심한 뒤 미각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술, 담배 전혀 안 합니다. *창업 전문가들이 말하는 ‘팁’경기 불황에 시장 포화로 자영업자들 삶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국세청이 발간한 ‘2016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문을 닫은 식당 자영업자는 15만 3000명입니다. 전체 폐업 자영업자(73만 9000명)의 20.6%로 폐업 1위의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앞서 소개한 권영황 대표처럼 ‘판’을 바꾸지 않고서는 창업 후 3년을 버티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별다른 기술, 노하우가 없는 퇴직 직장인들이 할 수 있는 분야가 음식점 말고는 많지 않습니다.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영리한 창업’을 할 수 있을까요. 창업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창업 전 아르바이트 필수, 10곳 이상 점주 만나는 건 기본강병오(중앙대 겸임교수)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창업하기 전에 ‘입구 전략’을 세우라고 강조합니다. 입구 전략의 첫 번째는 아르바이트입니다. 창업을 하려면 적어도 3개월 동안 현장 경험을 해보라는 거죠. 무보수도 좋습니다. 친척 등 지인이 운영하는 가게에 가서 일단 부딪혀 보는 겁니다. 두 번째는 독립 창업과 프랜차이즈 창업 중에 선택을 하는 겁니다. 어떤 것이 더 낫다고 할 수 없지만 프랜차이즈가 성공 확률은 더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잉 공급 시대에 개인이 회사를 이기는 게 쉽지 않다는 겁니다. 세 번째, 프랜차이즈를 하기로 했다면 10곳 이상의 점주를 만나보는 겁니다. 발품을 팔면 어느 정도 그 회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폐점율, 다점포율(다점포수/가맹점수) 등이 참고가 될 것입니다. 네 번째, 목(입지)은 맛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어떤 업종을 하는 것보다 어디에 위치해 있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는 거죠. 대신 규모는 처음부터 키우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규모를 키우면 허점이 많이 생기고 직원 관리도 어렵다는 겁니다.‘근자감’이 실패 확률 높여…소비자 트렌드 읽을 줄 알아야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창업자는 겁을 먹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영업자 중 20%만 돈을 벌고, 40%는 유지, 나머지 40%는 3년 안에 문을 닫는 게 현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나는 하위 40%에 들지 않을 것이다”라는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오히려 실패 확률을 키운다는 것이죠. 박 교수는 창업 전에 6개월 정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서 운영하는 창업 교육을 받다보면 확실히 겁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러면 정말 창업을 해도 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네요.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찾기보다 (사업을)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을 살피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처음 계산했던 원가보다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하네요. 의도치 않게 ‘히든 코스트’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박 교수는 설명합니다. 자영업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하네요. 독립 창업을 하면 본사에 수익을 떼어 주지 않아도 되니 수중에 돈을 더 쥘 수 있지만 체력적으로 오래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창업 초보들은 소위 뜨는 업종에 귀가 솔깃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업종은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식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합니다. 업종을 고를 때는 단골(헤비 유저) 20%, 뜨내기 손님(라이트 유저) 80% 중 단골이 계속 유지되는 업종을 눈여겨 보라고 합니다. 뜨내기 손님의 재방문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네요. 박 교수는 “주변에서 부추기는 업종보다 본인이 주관을 갖고 소비자 중심의 트렌드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창업 전문가 2인의 조언 1. 강병오 대표- 창업 전 3개월 현장 경험 차원에서 아르바이트하자.- 독립 창업보다 프랜차이즈 창업이 성공 확률은 높다.- 10곳 이상 점주 만나 폐점율, 다점포율 등 따져봐야.- 맛보다 중요한 게 입지, 처음에는 소자본으로 시작. 2. 박주영 교수- 창업 전 6개월 교육 받으면 창업 현실 마주치게 돼.- 히든 코스트 염두에 두지 않고 원가 계산하면 실패.- 체력적으로 오래 버틸 수 있는 방안부터 마련해야.- 소위 뜨는 업종은 경계를, 단골 많은 업종 찾아보자.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나’로부터 ‘우리’까지 희망 읽기

    ‘나’로부터 ‘우리’까지 희망 읽기

    문화계 인사들이 각자 가슴에 품고 있던 ‘말’과 그들이 추천한 한 권의 ‘책’을 통해 새해 첫 책면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들이 꼽은 올해 화두는 ‘나’로부터 출발해 ‘우리’로 나아갑니다. 영화 ‘내부자들’을 연출한 영화감독 우민호,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생태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책 전문가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최근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장편소설 ‘한 명’을 펴낸 소설가 김숨, 지난해 유일한 천만 영화 ‘부산행’을 연출한 영화감독 연상호, 시인이 시를 골라 주는 책방 ‘위트앤시니컬’ 주인장인 유희경 시인, 원조 스타PD로 유명한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의 프리마 발레리나 김주원의 화두에는 성찰과 우리 사회를 치유하고픈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미래를 만들어 가는 힘은 확신이 담긴 말과 그리고 고집스러운 실천일 것입니다. 절망에 맞서는 한 방법은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것입니다. 그 희망은 결국 나의 희망이 될 것입니다. 희망은 그렇게 시작되지 않을까요.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희망]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 ‘제5도살장’ 커트 보네거트 지음/정영목 옮김/문학동네 커트 보네거트는 미국의 풍자가이자 휴머니스트이며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이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독일 드레스덴 폭격에서 살아남게 된 작가가 쓴 자전적인 반전 소설로 부조리와 모순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거대한 변혁을 겪고 난 주인공이 아침에 눈을 뜨고 일하러 나가고 저녁에 다시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밥을 먹고 잠에 드는 하루하루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희망은 큰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한 개인의 삶이 행복하려면 일상이 파괴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상이 무너지는 순간 한 인간의 행복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요즘 우리 국민들의 일상이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상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또 그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말해 주는 책이다. 우리나라도 나름의 일상이 있을 텐데 그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대선] ‘부산행’ 연상호 감독 ‘송곳’ 최규석 지음/창비 최규석 작가는 우리 시대 청춘의 모습을 그린 ‘습지 생태보고서’, 이주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우리 현대사를 다룬 ‘대한민국 원주민’과 ‘100℃’ 등 여러 작품에서 사회 부조리를 파헤쳐 온 작가다. ‘송곳’은 부당 해고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섬세하면서도 날카롭게 다루고 있다. 다음달부터 마지막 5부의 연재가 시작되는데 단행본으로는 3권까지 나온 상태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는데 이 책을 이 시점에서 추천하는 까닭은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노조에 대한 이야기이고, 지금 시국 상황에 다시 읽어 보면 또 다른 의미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서다. 대학 동창인 최 작가와는 맥주 한 캔을 놓고 밤새도록 창작 이야기를 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첫 장편 ‘돼지의 왕’을 비롯해 ‘사이비’ 그리고 지난해 ‘서울역’에서 캐릭터 원안, 디자인 등을 맡아 줬다. 영화 ‘부산행’의 마지막에 흐르는 ‘알로하오에’도 최 작가가 추천했다. [다양성] 최재천 이대 석좌교수 ‘문명의 붕괴’ ‘국가는 왜…’ 재러드 다이아몬드 지음/강주헌 옮김/김영사 대런 애스모글루·제임스 로빈슨 지음/최완규 옮김/시공사 ‘총, 균, 쇠’로 풀리처상을 수상한 UCLA 지리학과 교수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는 인류 문명의 탄생과 발전을 총, 균 그리고 쇠로 재분석한 전작과 달리 문명 사회가 어떤 이유로 붕괴했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그는 크게 다음의 다섯 가지 이유를 들었다.?인간이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 기후 변화, 우방의 부재, 적대적 이웃 국가의 출현, 무너진 정치 시스템과 문화 인프라.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정국을 총체적으로 경고하고 있는 것 같아 섬뜩하기까지 하다. 여기에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분석은 우리를 더 두렵게 한다. 경제학자와 정치학자인 두 저자가 찾아낸 국가가 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포괄성이다. 국가 행정과 경제 사회가 포괄적(inclusive)인 국가는 융성했고 반대로 폐쇄적(exclusive)인 국가는 망했거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저자들은 대한민국과 북한을 가장 극명한 예로 들어 설명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많은 결정도 점점 더 폐쇄적으로 이뤄지는 걸 본다. 이런 역주행을 과감히 끊어내야 한다. [공화]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비통한 자들을 위한…’ 파커 파머 지음/김찬호 옮김/글항아리 자율. 자기 행동의 서사를 스스로 창조하고 실천하다. ‘촛불’과 함께 민주주의가 우리 스스로에게 명령되었다. 자율적 주체인 시민을 통치의 대상인 신민으로 여기는 어떠한 정치사회 시스템도 연대를 통해 곧바로 무력화할 것임을 선포했다. 아고라에서 자율적으로 평화를 이룩한 성숙한 시민의식에 바탕을 두고, 더이상 대의제 선거에만 의존하지 않는 공화(共和)의 원리를 국가와 사회 전반에서 시험할 때다. 이 책은 정치의 새로운 얼굴을 그리려는 사람들에게 생각의 지렛대를 제공한다. 저자는 비통한 자들을 위한 공동체가 생겨날 수 있도록 시민들 개개인의 마음을 일일이 살피는 공론장(느리고 비효율적이지만 흔하게 기적을 일으키는)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자기 나라 안에서 난민이 되면서 마음이 부서진 이들에 주목하고, 그 찢긴 마음을 서로 공유하여 공감을 일으킴으로써 치유를 바느질하고 연대를 생성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의 참된 토대이자 공화로 가는 오솔길이다. 사회의 뿌리로부터 꽃을 향해 분출해 올라가는 소통의 흐름을 원활히 하면서도, 이를 자율적으로 조절하고 필요한 일에 집약할 줄 아는 미시 정치의 실현이 촛불의 교훈이다. 독서공동체와 같이 일상에서 성찰적 토론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시민 공동체를 고민할 과제가 우리 앞에 있다. [리셋] 유희경 시인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엄기호 지음/창비 어지러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도대체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지경에 이르게 된 것 같다. 마땅한 귀결처럼 패배감과 허무가 유령처럼 우리 곁을 떠돈다. 그리고 지친 우리는 자신도 몰래, “이러느니 다 망했으면 좋겠어”라고 내뱉고 만다. 이른바 ‘리셋 증후군’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리셋은 필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나 앞도 뒤도 대책도 없는 ‘처음’은 바라서도 이야기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리셋이 아니라 실패다. 엄기호의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는 낙담과 포기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역사 위에서 진단한다. 그리고 그 다음을 위한 논의를 “처방”한다. 다시 역사의 위로 올라서, 우리가 더 나아지고 있음을 확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해 보았으면 좋겠다. 포기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어쩌면 뻔한 ‘진리’를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마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리셋은 지속할 힘을 찾아내는 노력에 달려 있다. [그래도]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 ‘겐샤이’ 케빈 홀 지음/ 민주하 옮김/ 연금술사 마음이 ‘우물’이면 말은 ‘물’이다. 더러운 우물에서 맑은 물을 퍼 올릴 순 없다. 내가 사는 동네 인근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있다. 시인이 젊은 날 머물던 하숙집터도 있다. 하기야 시인에겐 늙은 표정이 없다. 서른이 되기도 전에 총총히 떠나버려 영원한 청년의 얼굴로 남았다. 딱 백 년 전에 태어난 윤동주에겐 별이 말이었다.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를 새겨 넣었다. 이제라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가슴에 품고 싶다면 얇은 책 ‘겐샤이’에서 방법을 익히자. 고대 힌디어 ‘겐샤이’는 어느 누구든 스스로를 작고 하찮은 존재로 느끼도록 대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말 한마디에도 다 정신이 깃들어 있다. 정신없이 살다 보면 정신없는 날을 맞게 된다. [윤리] 소설가 김숨 ‘나와 너’ 마르틴 부버 지음/표재명 옮김/문예출판사 윤리 의식의 부재는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지난 가을과 겨울 내내 내게서 떠나지 않던 질문이었다. 본질적으로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망각한 데서 나오는 태도, ‘너’라는 타자를 존귀하게 여기지 않는 태도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태어나는 순간부터 ‘나’는 수많은 ‘너’를 만나고, 어떠한 관계를 맺는다. 그 과정에서 너를소유나 도구로 대하기도 한다. ‘나와 너’는 유대인 철학자 마르틴 부버의 책이다. 너와 나의 관계에 대한 깊고 신비로운 성찰을 담고 있다. “근원어 ‘나―너’는 오직 온 존재를 기울여서만 말해질 수 있다…. ‘나’는 너로 인하여 ‘나’가 된다. ‘나’가 되면서 ‘나’는 ‘너’라고 말한다. 모든 참된 삶은 만남이다.” 나와 너의 관계 회복은 자연스럽게 윤리 의식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너와 나의 만남은 은혜로 이루어졌다”는 문장을 새해 첫 문장으로 심장에 새긴다. [성찰] 발레리나 김주원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톨스토이 지음/이상원 옮김/조화로운삶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에게 중요한 2017년을 위해 누군가에게 조언을 얻을 기회가 생긴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톨스토이의 책을 권할 것이다. 모두가 갈구하는 행복은 가까운 데서 찾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내가 존재하고 있는 현재이며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는 톨스토이가 생전에 펴낸 마지막 저서다. 그의 지혜와 성찰이 담긴 잠언집으로 그가 느낀 행복과 사랑, 삶과 죽음 등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다른 사람의 말이나 책을 보면서 지식을 얻게 되지만 실제 나의 것이 되지는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진짜 스스로 발견한 진리,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진리에 대해 깨달을 수 있다. 인생의 마지막 2년을 남겨 두고 있던 러시아 대문호가 쓴 주옥 같은 유산들은 나침반과 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 [씨줄날줄] 당명(黨名)의 역사/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당명(黨名)의 역사/황성기 논설위원

    5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가진 개혁보수신당(신당)이 당명을 놓고 목하 고심 중이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이들은 “새누리당의 가짜 보수가 아닌 진짜 보수를 바탕에 깔되 개혁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개혁과 보수를 가칭에 넣었는데 줄이면 ‘개보신당’이 되니 웃음을 샀다. 지난 1일부터 정식 명칭을 공모하고 있는데 그게 또 조롱거리가 됐다. 신당이 개설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시민들이 ‘그놈이그놈이당’, ‘떨어져나왔당’, ‘사라질당’, ‘나새누리아니당’, ‘촛불에살짝쫄았당’ 같은 풍자 섞인 당명을 올렸는데 신당 측이 댓글을 삭제한 것이다. “댓글을 삭제하는 게 따뜻한 보수냐”는 글이 올라오고, 항의가 이어지자 정병국 창당추진위원장이 지난 4일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어수선을 피운 끝에 봉합됐다. 여당이 쪼개져 탄생한 정당이라 정체성의 의문 속에 당 이름을 놓고 고초를 겪는 것은 당연한 법이겠다. 선거 때만 되면 당이 생겨나거나 합치고, 선거가 끝나면 당이 사라지거나 뭉치는 일은 우리 정치사에서 무수히 반복돼 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탈당을 하지 않아 집권 여당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새누리당은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합당에 의해 1997년 11월 출범한 한나라당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뿌리를 둔 노태우, 김영삼 정부의 민주자유당(민자당), 전두환 정권의 민주정의당(민정당)은 새누리당의 홈페이지 어디를 뒤져도 없다. 한나라당은 2012년 2월 미래희망연대와 합당을 하면서 새누리당이 됐는데 미래희망연대란 것이 지금, 새누리당을 내홍에 빠뜨리고 있는 주역인 친박 결사체였다. 이념이나 철학을 털끝만큼도 찾아볼 수 없거니와 한국 정당사상 유례없이 특정인의 이름을 딴 친박연대가 전신이었다. 새누리당처럼 ‘새’나 ‘신’(新)을 붙여 이미지 쇄신을 꾀한 작명도 많았다. 신한국당이 그렇고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새천년민주당, 새정치국민회의까지 야당에 두드러진다. 여당은 장기집권이 많아 당명이 자유당, 공화당까지 넣어도 그리 많지 않은 데 비해 ‘야당 잔혹사’라 할 만큼 야당의 명멸은 극심했다. 20년이 안 됐는데도 이름이 잊힌 정당이 태반이다. 대통령선거 출마용으로 이인제 전 의원의 국민신당(1997년), 정몽준 전 의원의 국민통합21(2002년),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의 창조한국당(2007년)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명망가 혹은 지역 중심으로 모였다 흩어졌다 해 온 한국과 달리 민주당·공화당의 미국, 노동당·보수당의 영국처럼 정책, 이념으로 사람이 모이고 인재를 배출하는 100~200년 된 정당이 부럽다. 신당이 내건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의 의미가 알쏭달쏭하지만, 100년 갈 정당이 되었으면 한다. 보수의 적통을 자처한다면 이름도, 알기 쉽게 ‘보수당’ 어떤가.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택시’ 조미령 “주연 욕심 없다, 그저 연기하는 게 좋을 뿐”

    ‘택시’ 조미령 “주연 욕심 없다, 그저 연기하는 게 좋을 뿐”

    ‘택시’ 조미령이 연기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공개했다. 지난 4일 방송된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서는 명품 조연 배우로 잘 알려진 조미령이 과거 한 인터뷰에서 “사람은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한다. 난 조연으로 만족한다”고 말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조미령은 “물론 주인공도 욕심이 난다. 하지만 내 그릇으로는 그렇게 안 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데뷔 때부터 (주연) 욕심은 없었다. 그저 연기하는 게 좋았고, 매력이 넘치는 조연 역할에 더욱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슬럼프를 겪은 적이 있냐는 MC 이영자의 질문에 조미령은 “슬럼프는 없었다. 다만 지금이 가장 고민이 많은 시기인 것 같다”고 답했다. 조미령은 “결혼은 안 한 싱글이지만 나이가 있기 때문에 맡을 수 있는 배역이 한정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드라마마다 노처녀 등 역할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엄마 역할을 하기에는 아직 나이가 어리다”며 배역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았다. 사진=tvN ‘현장토크쇼 택시’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요즘 핫한 베트남 쌀국수집...월 2억 매출 성공비결은

    요즘 핫한 베트남 쌀국수집...월 2억 매출 성공비결은

    지난 2일 서울 종각역 인근 후미진 골목 안 쪽에 위치한 쌀국수집 ‘에머이’(Emoi). 새해 첫 출근을 한 직장인들이 뜨끈한 국물이 매력인 쌀국수를 먹기 위해 길게 줄 지어 서 있었다. 바로 옆 메인도로변에 유명 쉐프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멸치국수집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추위 속에서 자신들의 이름이 불리워지길 기다렸다. 한 손님은 “운이 좋은 경우가 아니라면 평일 오후 2시 전까지는 이렇게 기다렸다 들어간다”고 말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대형 유통 3사도 서로 “입점해달라”고 구애를 펼치는 중이다. 기업형 쌀국수집과의 경쟁에서 이 ‘이단아’ 쌀국수집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지난 3일 에머이 주인장인 권영황 대표를 만나기 위해 이 곳을 다시 찾았다. 1. 평일 점심 회전율이 무려 7바퀴? 기자: 식당에 손님이 많네요.권영황(이하 권): 우연찮게 생각보다 많이 오시네요. 기자: 우연찮게요?권: 아..우연이라기 보다는 그래도 준비한 보람이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기자: 하루에 얼마나 오나요.권: 평일 점심 때 회전율 높을 때는 7바퀴 이상이죠. 기자: 7바퀴면 어느 정도인가요.권: 종로점 기준으로 자리가 20개에요. 11시 반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죠. 어떤 손님은 세 번 와야 한 번 먹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저녁에도 사람이 많나요.권: 여섯 시부터 여덟 시까지는 줄을 서야 돼요. 기자: 주말에는 어때요.권: 주말에는 평일에 와 본 손님들이 가족, 지인들을 데리고 와요. 기자: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어려웠을텐데요.권: 2015년 8월 종로점을 열었는데 두 달동안 손님이 없더라고요. 위치도 썩 좋지 않지만, 사람들이 ‘다른 쌀국수집이랑 맛이 별반 차이가 없겠지’ 이런 선입견을 갖고 보는 듯 했어요. 그런데 한 명 한 명 오는 손님들이 다들 맛있다고 그러더라고요. 그 분들이 다음날 새로운 분을 데려오고. 그러면 다음날 새로 온 분이 또 다른 분과 같이 오고. 그렇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어요. 기자: 왜 예약은 안 받는거죠.권: 처음에는 예약을 받았는데 한국에는 ‘노쇼 문화’가 있잖아요. 손님들이 예약받지 말자고 하더라고요. 예약을 안 받으니 먼저 온 사람이 하나씩 자리를 맡고 있는데 이것도 기다리는 손님들한테 피해를 준다는 요청이 있어서 이제는 다 오시기 전까지는 바깥에서 주문을 하고 기다리게 해요. 미리 주문까지 하면 끝까지 기다리시더라고요. 기자: 매출이 꽤 되겠네요.권: 문을 열고 단 한 번도 월 매출이 떨어진 적이 없어요. 여름철에는 ‘손님이 줄겠지’ 했는데 7~8월에도 계속 오르더라고요. 추석 때도 더 팔았죠. 지난달 종로점 매출은 2억 1000만원을 넘었어요. 하루에 700만원 조금 안 되게 판거죠. 국수 팔아 이 정도면 괜찮죠? 기자: 동업하시신다고요?권: 네. 고향(안동)의 아는 형님(김명상 대표)과 같이 일해요. 형님은 돈을 대고 전 요리를 하죠. 기자: 동업은 오래 가지 못한다고 하던데요.권: 전 아직 경험이 부족해요. 형님은 저보다 한 수 위죠. 예전에 봉추찜닭을 만드신 분이에요. 기자: 그럼 에머이도 봉추찜닭과 관련 있는 곳 아닌가요.권: 그건 아니에요. 형님이 다른 선배 분한테 회사(봉추푸드시스템)를 맡기고 여러 다른 시도를 해왔어요. 사업가 기질이 좀 있거든요.(지난해 봉추푸드시스템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정보공개서에는 김명상 대표가 감사로 등록돼 있다.) 2. 생면에 도전장 낸 호텔 주방장 기자: 특1급 호텔 출신 주방장 출신이던데 어쩌다 창업을?권: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신세계 계열)에서 16년을 근무했어요. 호텔에 있을 때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집도 사고...참 고마운 회사죠. 10년 전인가? ‘앞으로 10년 후에 뭐해 먹고 살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가 30대 초반이었죠. 뭘 할까 고민하던 중 베트남에 가서 쌀국수를 먹고는 무릎을 딱 쳤습니다. 이거다. 기자: 한국에 쌀국수집이 그렇게 많은데.권: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쌀국수를 먹으면 고향 맛이 안 난다고 그래요. 왜 그럴까요. 한국 쌀국수는 미국을 거쳐서 들어왔다는 설이 있어요. 우리 김치찌개를 중국인이 베트남 사람한테 가르쳤다고 하는거나 마찬가지죠. 그래서 우리는 현지 맛을 그대로 가져가자고 결심했죠. 생면을 만들고 육수도 직접 끊이고 현지인이 만들 수 있는 구조로 가보자고요. 기자: 그래서 주방에 베트남 사람이 많았군요.권: 베트남 사람이 아무리 김치찌개를 잘 끊여도 원맛을 못 따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죠. 저도 호텔 주방장 출신이지만 제 생각을 넣으면 결국 똑같은 한국 맛이 될까봐 아예 백지에서 배우기 시작했어요. 베트남 현지에서 3대째 쌀국수집을 운영하는 주방장을 모셔 왔는데 저보고 배울거면 ‘솥부터 닦으라’고 하더라고요. 내가 이 집 주인인데...결국 닦았어요. 요리사 세계에서는 ‘당신이 내 일을 배우려면 내 밑에 꿇어라’ 뭐 이런 자존심 싸움이 있거든요. 기자: 식당 이름 ‘에머이’는 무슨 뜻이죠.권: 베트남 식당에서 가장 많이 쓰는 현지어에요. 한국에서 ‘이모!’ ‘사장님!’ 이렇게 부르는 것처럼 베트남에선 모두 에머이로 통하죠. 베트남에서 쌀국수를 먹어본 사람들이 현지 향수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기자: 웬만한 쌀국수집은 ‘포’라는 이름이 들어가던데 모험 아닌가요.권: ‘포’는 쌀국수 면 종류 중 하나더라고요. 포는 0.5㎝보다 좀 넓은 면을 부를 때 쓰고, 굉장히 가는 면은 ‘분’이라고 하던데요. 중요한 건 이름이 아니라 베트남 현지 맛을 살릴 수 있는 ‘생면’을 만드는거였죠. 우리 국수를 드신 분은 다른 데 가서 면을 못 드실 거라고 자신했어요. 기자: 면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하시네요.권: 베트남 생면 공장에 가서 보니 쌀을 맷돌로 갈아 묽게 면을 만들더라고요. 보통 면은 가루에 물을 부어 만드는데 그게 아니었죠. 이렇게도 만드는구나. 깜짝 놀랐죠. 한국에 돌아와서 똑같이 해봤는데 처음에는 술술 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면을 물에 푸니 다 끊어져 못먹게 됐죠. 그때 진짜 난감하더라고요. 그 뒤에도 계속 실패를 하면서 ‘왜 안 될까’를 생각해봤죠. 결국은 기후였어요. 한국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온도차가 심해 베트남에서처럼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어려웠던거죠. 생면이 안 나와서 기계를 발로 차기도 하고 망치로 떼리기도 하고. 그렇게 2년이 걸렸습니다. 기자: 결국 성공하셨네요.권: 우리나라 면 시장의 판도가 바뀌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기자: 한국식 쌀국수에 익숙한 사람에겐 생면이 낯설 수도 있는데요.권: 어떤 손님이 그러더라고요. ‘사장님! 면이 퍼졌어요.’ 이 분은 생면을 처음 먹어본 거죠. 그래서 자리마다 생면을 만들어 다 갖다놨어요. 여성 고객한테는 생면팩을 만들어 주기도 했죠. 쌀이 피부에 좋거든요. 유명 화장품 회사도 쌀을 원료로 쓰기도 해요. 나중에는 워낙 생면팩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중단했죠. 3. ‘친정’ 신세계 요청을 뿌리친 사나이 기자: 종로점 말고도 매장이 꽤 되네요.권: 신사동 가로수길점,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점, 롯데몰 은평점, 홍대점...총 다섯 군데네요. 홍대점은 지난 1일 오픈했는데 여긴 가맹점이에요. 다른 데는 모두 직영점이고요. 기자: 롯데, 현대 다 입점하셨는데 신세계는 연락 안 왔나요. 친정인데...권: 안 그래도 한 손님이 신세계에 입점하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사정을 설명해줬어요. 신세계와 하남, 영등포점 등 몇 곳에 들어가는 걸로 얘기를 주고 받다가 결국 안하기로 한거라고요. 그쪽에서는 생면을 만드는 과정을 고객들한테 보여주자는 콘셉트를 제시했는데 저랑 맞지 않더라고요. 나중에 기회 되면 들어갈 수도 있겠죠. 기자: 매장이 많아지면 맛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텐데요.권: 재료를 공수해선 안 돼요. 즉석에서 만들어야 생면 메리트가 있는거죠. 밥도 금방 해서 먹어야 맛있는 것처럼요. 그래서 매장마다 기계를 설치해줬어요. 제가 나름대로 개발한 파우더로 누구나 만들 수 있게 ‘포의 혁명’을 일으킨거죠. 기자: 앞으로 매장을 더 늘리겠다는거네요.권: 문의는 많이 들어와요. 그런데 ‘막 늘리자’는 주의는 아니에요. 돈 버는 조건(좋은 상권)이 되면 ‘오케이’ 하는거죠. 기자: 브랜드 관리를 한다는 말씀?권: 어렵게 키웠는데...음식이라는 게 한 순간이잖아요. 조심스럽죠. 4. 월급쟁이 직원에 주인의식? “앞으로 지분 줄겁니다.” 기자: 호텔 근무할 때와 삶이 완전히 달라졌는데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해요.권: 사표를 낼 때 아내와 상의를 하진 못했어요. 그전에 휴직계를 내서 그만 둘 것이라는 생각은 다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알고 전화를 해서 울더라고요. ‘당신, 나한테 할 말 없냐’고. 기자: 너무하셨네요.권: 미안하다고 했어요. 대신 더 많이 벌어다 주겠다고 약속했죠. 이제는 아내도 건강 해치지 말라고 격려해줘요. 단지 애들하고 못 놀아주는 게 아쉽죠. 기자: 식당 하면서 언제가 가장 뿌듯했나요.권: 두 달 전쯤 어느 손님이 저한테 ‘이 집에는 철학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한 마디가 제 가슴에 꽂혔어요. 에머이의 색깔, 철학을 인정해준거잖아요. 생면 개발하려고 그토록 고생했는데 그게 헛되지 않았구나... 기자: 직원은 몇 명이나 되나요.권: 40명은 족히 될 겁니다.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월급쟁이는 절대 주인의식 못 느낍니다. 그래서 앞으로 직원들한테 지분을 줄겁니다. 이 회사의 주인이 되라는 뜻에서죠. 기자: 창업에 도전하시는 분들을 위해 조언을 해주세요.권: 어려운 질문이네요. 창업에 답은 없어요. 수학 공식처럼 딱 떨어지면 좋겠지만요. 사업은 그 사람의 생각, 열정, 마음에 따라 확 바뀝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에 따라 남이 깨뜨릴 수 없는 철판이 될 수도, 쉽게 깨지는 유리가 될 수도 있죠. 본인이 가장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중요합니다. 전 요리사 되겠다고 결심한 뒤 미각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술, 담배 전혀 안 합니다. *창업 전문가들이 말하는 ‘팁’경기 불황에 시장 포화로 자영업자들 삶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국세청이 발간한 ‘2016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문을 닫은 식당 자영업자는 15만 3000명입니다. 전체 폐업 자영업자(73만 9000명)의 20.6%로 폐업 1위의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앞서 소개한 권영황 대표처럼 ‘판’을 바꾸지 않고서는 창업 후 3년을 버티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별다른 기술, 노하우가 없는 퇴직 직장인들이 할 수 있는 분야가 음식점 말고는 많지 않습니다.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영리한 창업’을 할 수 있을까요. 창업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창업 전 아르바이트 필수, 10곳 이상 점주 만나는 건 기본강병오(중앙대 겸임교수)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창업하기 전에 ‘입구 전략’을 세우라고 강조합니다. 입구 전략의 첫 번째는 아르바이트입니다. 창업을 하려면 적어도 3개월 동안 현장 경험을 해보라는거죠. 무보수도 좋습니다. 친척 등 지인이 운영하는 가게에 가서 일단 부딪혀 보는 겁니다. 두 번째는 독립 창업과 프랜차이즈 창업 중에 선택을 하는 겁니다. 어떤 것이 더 낫다고 할 수 없지만 프랜차이즈가 성공 확률은 더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과잉 공급 시대에 개인이 회사를 이기는 게 쉽지 않다는 겁니다. 세 번째, 프랜차이즈를 하기로 했다면 10곳 이상의 점주를 만나보는 겁니다. 발품을 팔면 어느 정도 그 회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폐점율, 다점포율(다점포수/가맹점수) 등이 참고가 될 것입니다. 네 번째, 목(입지)은 맛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어떤 업종을 하는 것보다 어디에 위치해 있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는 거죠. 대신 규모는 처음부터 키우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규모를 키우면 허점이 많이 생기고 직원 관리도 어렵다는 겁니다.‘근자감’이 실패 확률 높여...소비자 트렌드 읽을 줄 알아야박주영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는 “창업자는 겁을 먹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영업자 중 20%만 돈을 벌고, 40%는 유지, 나머지 40%는 3년 안에 문을 닫는 게 현실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나는 하위 40%에 들지 않을 것이다”라는 ‘근자감’(근거없는 자신감)이 오히려 실패 확률을 키운다는 것이죠. 박 교수는 창업 전에 6개월 정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서 운영하는 창업 교육을 받다보면 확실히 겁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러면 정말 창업을 해도 되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네요.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찾기보다 (사업을)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을 살피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처음 계산했던 원가보다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하네요. 의도치 않게 ‘히든 코스트’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박 교수는 설명합니다. 자영업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하네요. 독립 창업을 하면 본사에 수익을 떼주지 않아도 되니 수중에 돈을 더 쥘 수 있지만 체력적으로 오래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창업 초보들은 소위 뜨는 업종에 귀가 솔깃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업종은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식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합니다. 업종을 고를 때는 단골(헤비 유저) 20%, 뜨내기 손님(라이트 유저) 80% 중 단골이 계속 유지되는 업종을 눈여겨 보라고 합니다. 뜨내기 손님의 재방문율이 높지 않기 때문이라네요. 박 교수는 “주변에서 부추기는 업종보다 본인이 주관을 갖고 소비자 중심의 트렌드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창업 전문가 2인의 조언 1. 강병오 대표- 창업 전 3개월 현장 경험 차원에서 아르바이트하자.- 독립 창업보다 프랜차이즈 창업이 성공 확률은 높다.- 10곳 이상 점주 만나 폐점율, 다점포율 등 따져봐야.- 맛보다 중요한 게 입지, 처음에는 소자본으로 시작. 2. 박주영 교수- 창업 전 6개월 교육 받으면 창업 현실 마주치게 돼.- 히든 코스트 염두에 두지 않고 원가 계산하면 실패.- 체력적으로 오래 버틸 수 있는 방안부터 마련해야.- 소위 뜨는 업종은 경계를, 단골 많은 업종 찾아보자.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신년 업무보고] “좋은 정책 차기 정부서 꺼내자”… 관료사회 침묵의 카르텔

    탄핵정국에 靑 정책 조율 ‘마비’ 각 부처 각개전투… 책임감 부족 저출산·美 통상마찰 대책도 없어 관료사회 몸 사리기에 내용 부실 지난해 1월 14일 박근혜 대통령은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7개 경제부처로부터 합동 업무보고를 받았다. 정책 실무자 외에 민간 전문가와 대기업, 중소기업 경영진이 참여해 투자 활성화와 경제 위기관리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화려한 형식, 압도적인 규모로 치러진 이 행사의 중심은 박 대통령이었다. 나흘 뒤 박 대통령은 자신의 국정철학인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주제로 미래창조과학부 등 6개 부처의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 장소가 파격이었다. 민간업체인 경기 판교 차바이오 콤플렉스였다. 해당 건물의 주인인 차병원 그룹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특혜 의혹이 불거진 곳이다. 정부가 4일부터 신년업무보고를 시작했다. 올해는 중심이 없다. 박 대통령의 모든 업무가 국회 탄핵안 가결로 정지됐기 때문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상황을 고려해 업무보고 방식을 대폭 간소화했다. 문제는 형식뿐 아니라 내용까지 실종됐다는 점이다. 청와대의 정책조율 능력이 마비된 탓에 ‘이게 정말 최선인가’라는 물음이 나올 정도로 업무 계획에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침묵의 카르텔(담합)이 작동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좋은 정책 아이디어는 아껴뒀다가 다음 정권에서 꺼내자’는 관료사회의 의도된 소극성이 반영된 결과란 것이다. 5년 단임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해에 주목받긴 어렵다. 차기 대권주자들의 지지율 여론조사가 발표되는 신년 초에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지난 대통령들은 5년차 업무보고를 통해 국정 마무리 의지를 전달하려 애썼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12년 12월 14일부터 이듬해 1월 6일까지 22차례에 걸쳐 각 부처 업무보고를 받았다. 메시지는 단순했다. 일자리를 67회 언급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인 2007년 3월 ‘국민과 함께하는 업무보고 대회’라는 콘셉트를 제시했다. 관계부처 장관 외에 노동단체, 인터넷을 통해 뽑은 구직자, 비정규직 근로자 등 국민 참여단 70여명을 구성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여성, 청년, 노인, 장애인 등 취약 계층이 업무보고의 중심이었다. 올해 업무보고는 탄핵 정국이라는 특수한 정치상황을 고려한다 해도 ‘콘텐츠’가 너무 없다는 평가가 정부 내부에서조차 나오고 있다. 한 정책 당국자는 “국무총리실에서는 당초에 ‘부처 업무 계획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정책 추진의 책임성을 강화해 내실 있는 업무보고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어디에 내놓기 부끄러운 수준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 주된 이유로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실의 기능 마비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경제부처 A 과장은 “청와대에서 큰 주제를 잡아주면 각 부처가 관련 정책을 일사불란하게 준비하는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업무 계획을 준비해 왔지만 권한대행 체제에서 청와대 수석실의 힘이 빠지다 보니 각 부처가 각개전투를 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올해가 경제활동 인구가 감소하는 첫해인 만큼 저출산·고령화 대책의 비전 제시, 미국 트럼프 신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마찰 대응책 등 결코 가볍게 다뤄선 안 되는 선 굵은 주제들이 업무보고에서 빠져 있다는 것이다. 관료사회의 몸 사리기도 업무보고 부실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 부처 B 국장은 “정권 말이라 청와대 파견이나 1급 승진까지 고사하는 판국에 새 정책 아이디어를 6개월이면 폐기될 업무 계획에 누가 넣고 싶어하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사설] 헌재, 신속하고 공정하게 탄핵심리 진행하라

    박근혜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의 첫 공개 변론이 어제 오후 열려 9분 만에 끝났다. 공개 변론은 피청구인인 박 대통령의 불출석으로 조기 종료됐지만 역사적인 탄핵 심판의 첫발을 뗀 것이다. 지난해 12월 9일 탄핵소추안 가결로 박 대통령의 대통령 권한이 정지된 지 25일 만이다. 헌재는 이미 세 차례에 걸쳐 탄핵 심판을 위한 준비절차기일까지 가졌다. 박한철 헌재 소장은 모두 발언에서 “엄격하고 공정하게 최선을 다해 심리할 것”이라고 탄핵 심판의 대원칙을 밝혔다. 또 “헌법 질서에서 가지는 엄중한 깊이”라며 사건의 의미를 규정했다. 박 소장은 그제 시무식에서도 “공정하고 신속한 결론”을 강조했다. 헌재는 헌법 정신에 따라 최대한 빨리 탄핵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권한 정지에 따른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중차대한 사안임을 직시해야 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미 대리인을 통해 밝혔듯 공개 변론에 출석하지 않았다. 대리인단의 변론만으로도 충분한 만큼 굳이 당사자 출석이 불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범죄 피의자로 비칠 수 있는 박 대통령의 입장을 고려한 판단일 것이다. 2004년 3월 30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도 탄핵 심판 첫 변론에 불출석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 쟁점 5가지는 선거중립 의무 위반으로 집약될 수 있는 노 전 대통령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 등 비선 조직에 의한 국정 농단,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모금 등 어느 것 하나 인정하는 게 없다. 특검의 수사 과정에서 속속들이 드러나는 혐의마저도 철저히 부인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의혹을 해명하고, 혐의를 부인하고 변호할 권리가 있다. 권리에는 당연히 책임이 따른다. 박 대통령은 특검에 앞선 검찰의 수사 요청을 거부하더니 헌재의 소환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느닷없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일방적으로 해명한데 이어 앞으로도 더 그런 기회를 가질 뜻도 내비쳤다.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다. 누구보다 헌법을 수호하고 법을 존중해야 할 대통령으로서 공권력과의 맞대결, 장외투쟁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새해가 밝았는데도 혼란스런 시국을 걱정하는 국민을 저버리는 행태와 같다. 박 대통령은 헌재의 심리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모든 의혹이나 혐의를 부정하려면 헌재에 당당하게 나와 “철학과 소신을 갖고 국정을 운영했다”고 밝히는 게 옳다. 특검의 수사에서도 마찬가지다. 헌재는 다음달까지 1주일에 한두 차례씩 집중 심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되 수용하지 않는다면 원칙에 따라 신속하게 처리할 수밖에 없다. 국민이 바라는 바다. 박 소장이 모두 발언에서 언급한 아주 공평하고 지극히 바르다는 대공지정(大公至正)의 길이기도 하다.
  • 세인트 존스베리 아카데미 제주 2017-18학년도 신입생 모집

    세인트 존스베리 아카데미 제주 2017-18학년도 신입생 모집

    2017년 10월,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4번째 국제학교로 개교 예정인 ‘세인트 존스베리 아카데미 제주’(이하 SJA Jeju)가 지난 12월 9일로 2017-18학년도 1차 신입생 모집을 성황리에 마쳤다. 입학사무처에서는 이번 모집 결과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입학 지원자들이 몰렸다며 특히, 유·초등학교의 교육과정이 많은 학부모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SJA Jeju 국제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열기는 영어 교육, 유학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11월부터 전국적으로 진행된 서울, 제주, 부산, 광주 입학설명회와 서울 입학사무소에서 열린 소규모 간담회에서는 학교소개와 Q&A 시간이 마련되어 입학 지원 및 커리큘럼, 방과 후 활동, 대입 준비 등과 같은 학년별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러한 학부모들의 높은 관심에 맞춰 SJA Jeju는 신입생 추가 모집을 수시 전형으로 전환했으며, 입학설명회 역시 2017년 1월부터 추가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명회 일정은 △서울(1월 21일, 토 코엑스) △대구(1월 19일, 목 그랜드호텔), △일산(1월 20일 금 엠블호텔)으로 확정되었으며, 온라인으로 사전 신청이 가능하다. 이후 학부모들의 요청에 따라 1차 모집 기간에 진행되지 못한 지역은 계속 추가될 예정이다. 특히 1월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설명회에서는 SJA Jeju의 전체 교장단 및 입학사무처가 모두 참여하는 입학설명회로 진행될 예정이며,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보다 심도 있게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인다. SJA Jeju의 미국 본교인 ‘세인트 존스베리 아카데미’(이하 SJA)는 1842년 설립된 미국 동북부 뉴잉글랜드 지역의 버몬트주에 있는 사립학교로서 고등학교(9~12학년 운영) 과정을 운영한다. SJA 교육과정의 가장 큰 특징은 AP(Advanced Placement)과정과 시니어 캡스톤(Senior Capstone) 프로그램이다. AP는 대학에서 배우는 과목을 고교에서 미리 이수하는 프로그램으로, 미국 대학들은 고교생들의 대학수학능력을 보는 지표로 AP를 폭넓게 활용한다. SJA는 총 25개 AP 과정을 운영하는데 미국 사립기숙학교들이 평균 16개의 AP 과정을 운영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높은 수치다. 2016년 AP 시험결과, SJA 학생들의 AP 과목별 합격률은 80.2%에 달했다. SJA 학생들이 미국 전국 평균 AP 합격률(60.3%), 미국 버몬트주 평균 AP 합격률(67.2%)을 뛰어 넘는 학력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017년 10월 개교 예정인 SJA Jeju는 유치원(PK-3)부터 초·중·고등(12학년)의 전 과정 학제를 통합적으로 운영한다. 총정원은 68학급에 1,254명(17년 10월 개교 시점 24학급 444명)이며, 제주 영어교육도시 내 남녀공학·기숙학교로 운영될 예정이다. 고등과정은 AP와 시니어 캡스톤 프로그램, 중등과정은 과학과 수학 과목에 집중된 STEAM 프로그램을 운영, 초등과정은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을 이용해 어린 학생들의 호기심과 창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구현될 계획이다. 내국인 학생의 경우 국어와 사회(역사) 과목을 필수 교육과정으로 하며, 졸업 후에는 국내학력이 인정되는 것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SJA Jeju 브래들리 애쉴리 총교장은 “SJA 교육철학과 같이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과 자신의 한계를 넘고 배움에 대한 열정이 고취되도록 격려할 것”이라며 “학생들은 모두 스스로 생각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친구들과 공유하면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주국제학교 운영법인인 ㈜해울 정욱수 대표이사는 “SJA Jeju의 학생들은 멀리 외국으로 떠나지 않아도 미국식 현지 교육과 동일한 환경 및 수준에서 공부할 수 있으며, 세계 유수의 대학으로 지원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2017-18학년도 신입생 입학 전형 지원은 해외 체류 경험이 없는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가능하며 모집 학년은 유치원(PK-3)~초·중·고등 과정(10학년까지, 11~12학년은 모집 대상 제외)까지다. 입학 전형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SJA Jeju 홈페이지 또는 온라인 입학지원페이지, 공식카페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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