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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을 사색하다… 삶을 사유하다

    죽음을 사색하다… 삶을 사유하다

    독일 유명 예술가 잠든 도로텐슈타트 묘지제임스 터렐의 작품 있는 작은 예배당 북적 한적한 묘지뷰 선호…가족·연인들 쉬어가 “어느 공원으로 갈까?” 카페나 밥집은 아직도(!) 갈 수가 없으니 매번 가는 곳은 공원이다. 집 앞 언덕 위 작은 공원으로 가거나 판코에 있는 뷔거 공원을 가거나, 날이 정말 좋으면 집에서 먼 샤를로텐부르크의 슐로스 파크까지 간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간 곳 역시 공원이었다. 사람들도 다 공원으로 모인다. 잘 알려진 공원일수록 사람도 많다. 다닥다닥 앉을 일은 없지만, 가끔 인적 드문 곳으로 가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럴 땐 공원 대신 ‘공동묘지’로 간다. 섬뜩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베를린에선 놀이터 만큼이나 친근한 곳이다. 베를린 도심 안에 꽤 많은 공동묘지가 있다. 그래서 어떤 날은 이렇게 묻는 것이다. “이번엔 어느 묘지로 갈까?”●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 도로텐슈타트 유럽의 큰 도시 안에서는 관광 명소를 가듯 묘지를 가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걸 14년 전 파리에 처음 갔을 때 알았다. 베를린에서 열흘을 보낸 뒤 파리로 갔는데, 친구가 많았던 베를린과 달리 파리에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외롭고 심심했다. 몽마르트르 언덕에는 화이트 와인을 병째 나눠 마시는 사람들이 있었고 센 강변엔 키스하는 연인들 천지였다. 처음 간 파리는 로맨틱한 도시였지만, 홀로 여행하는 자에겐 끔찍이 외로운 도시였다. “파리는 이제 절대 혼자 오지 않겠어.” 나는 어금니를 깨물며 중얼거렸다. 그때 머물던 민박집에서 가까운 곳에 ‘페르 라셰즈’란 공동묘지가 있었다. 파리에서 가장 큰 묘지이자 쇼팽, 오스카 와일드, 에디트 피아프, 짐 모리슨 등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잠든 곳이다. 시내 중심가로 나가기 전 잠깐 들르려고 갔다가 그곳에서 아침나절을 모두 보냈다. 외롭고 기가 죽어 있던 나는 조용하고, 사람도 없고, 아름다운 정원 묘지에서 평온함을 느꼈다. 나 빼고 다 행복해 보이는 파리에서 왠지 조금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그때부터 유럽의 묘지를 가게 되었다. 으스스한 기분이나 두려움은 들지 않았다. 유명한 공원을 찾아가는 기분으로 갔고, 묘지의 대부분은 실제 잘 가꿔진 공원이기도 했다. ‘페르 라셰즈’ 묘지 안에 있는 길이며 이정표, 나무들, 묘비들이 지금도 떠오른다. 모두 속삭이듯 아름답고 평화로운 광경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베를린의 묘지도 그렇다.베를린에서 가장 먼저 가 본 묘지는 ‘도로텐슈타트’ 공동묘지였다. 당시 머물던 호텔에서 5분 거리에 있어 산책하듯 가볍게 갔다. 1763년에 만들어진 이곳은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다. 18~19세기 독일 당대의 유명 예술가와 학자들이 많이 잠들어 있다. 철학자 헤겔부터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베르톨트 브레히트, 작가 하인리히 만, 건축가 카를 프리드리히 신켈 등의 묘비를 찾을 수 있다. 유명 인사들의 묘비 앞에는 베를린시에서 수여한 붉은 명예 석판도 박혀 있다. 베를린에서 태어났거나 활동하고 사망한 유명인사들이 이곳에 잠든 것을 영광으로 기린다는 표식이다. 메인 입구의 안내판에는 유명인들의 묘지를 표시한 지도도 있다. 지도에 표시된 25개의 숫자를 보며 유명인들의 묘비를 찾아다닐 수도 있다.각각의 묘비 장식도 아름답다. 고대 로마 스타일의 석관처럼 만들어진 묘부터 대리석이나 화강암에 얼굴 부조를 넣은 묘비, 단단한 오벨리스크, 네오 고딕 양식의 주철로 된 십자가, 소박한 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에 세워진 묘비들은 새하얀 대리석에 모던한 사각형으로, 마치 현대 조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사람들이 묘비 위에 놓고 간 작은 돌들을 보면 얼마나 존경받고 사랑받는 인물이었는지 가늠이 된다. 도로텐슈타트 묘지는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높은 벽 너머의 다른 부지에는 작은 예배당이 있다. 독일어의 ‘독’자도 못 알아들으면서 몇 년 전 이곳 예배당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한 적이 있다.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 온라인 예약을 해야 했는데, 이유는 예배당 안에 설치된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보기 위해서였다. ‘빛과 공간의 마술사’라 불리는 그는 당시 새로 보수를 마친 작은 예배당 안을 경건하고 신비로운 빛으로 장식해 놓았다. 이를 보기 위한 사람들의 줄도 길었다. 예배 내용은 하나도 못 알아들었지만, 그림자가 전혀 드리워지지 않는 빛의 구도와 끊임없이 변하는 색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작품은 지금도 설치돼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예배당은 운영을 중단한 상태이지만, 터렐 특유의 빛과 색을 다시 마주할 날이 오면 좋겠다.●베를린 동네마다 있는 다양한 묘지공원 베를린의 묘지를 다니며 느낀 건, 이 도시에선 죽음의 공간이 매우 일상적이란 사실이었다. 동네마다 크고 작은 묘지들이 가까이 있기도 하거니와, 새로 지어진 고급 아파트의 전망이 ‘묘지 뷰’인 곳도 많다. 그렇다고 집값이 떨어지는 일도 없다. 오히려 ‘묘지 전망’의 집이 더 비싸게 팔린다. 앞을 가리는 건물이 전혀 없고 탁 트인 녹음이 내다보이는 전망을 누구나 원하기 때문이다. 수세기를 지나는 동안 베를린의 묘지는 마구 자란 나무들이 울창하고, 작은 숲을 이루는 또 다른 공원이자 유적이 됐다. 사람들은 유모차를 끌고 묘지 안을 산책한다. 점심시간엔 샌드위치를 사 들고 와서 먹는다. 아이들을 풀어놓고 놀게 하고, 10대들은 묘지에 모여 앉아 수다를 떤다. 사랑하는 사람의 묘비 앞에 백합을 놔두는 등 잘 관리되기도 하지만, 더이상 운영되지 않아 공원으로 변한 묘지도 많다. 남자친구와 자주 가는 라이제파크도 딱 그런 곳인데, 우리는 어쩌면 누군가의 잊혀진 무덤 위에 매번 누워 있었는지도 모른다. 도심 한복판에는 여전히 연고도 없이 죽은 군인이나 장교들이 묻힌 묘지가 있는가 하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로는 더이상 무덤을 만들지 않고 추모의 공간으로 유지하는 곳도 있다.가 본 곳 중엔 베딩에 있는 세인트 엘리자베스 묘지도 특별했다. 터키 이민자들이 많이 모여 사는 동네답게 이 묘지 주변에는 터키인들의 주택이 많았다. 집에서 크게 틀어놓은 흥겨운 터키 음악이 묘지 안까지 쩌렁쩌렁 울렸다. 묘지 안에서는 동그란 안테나가 집집마다 달려 있는 공공주택이 바로 보였다. 걸어 놓은 빨래가 펄럭이고, 터키 아저씨의 고함소리가 들리고, 노란 차양의 발코니가 귀여운 아파트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여름이면 이 묘지에 누워 있는 주인들은 활짝 열린 창 너머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와 주민들의 소음에 분주한 기분이 들 것 같았다. 묘지 안을 한참 걷다가 빗물을 담아 놓는 커다란 돌 항아리를 보았다. 물 안에 커다란 나무토막이 들어 있었는데 “누가 여기에 나무토막을 빠뜨려 놨지?” 하고 얼른 빼내야 할 것 같은 모양새였다.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지, 항아리엔 작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물 항아리 안에 새들이 자주 빠집니다. 새들이 쉽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넣어둔 나무이니 빼지 마세요.” 묘지 안 벤치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작은 딱따구리의 딱딱딱 소리와 뾰로롱 하는 방울새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그 새소리를 들으려 숨죽여 있으면 사위는 조용해지고, 어느새 묘지를 감싸고 있는 고요함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가 보고 싶은 묘지 중엔 베를린 서남쪽에 위치한 그루네발트 묘지가 있다. 그루네발트 숲속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나오는 이곳은 베를린에서 오랫동안 ‘자살 묘지’로 불렸다. 처음엔(18세기 말) 하벨강에서 떠내려오는 시신들을 묻는 곳으로 쓰이다 점점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의 시신도 알게 모르게 묻혔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은 일반 묘지에 묻힐 수 없었다. 어디에서도 이들의 시신을 받아 주지 않았다. 그러다 그루네발트 묘지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의 시신도 받게 되자 스스로 삶을 정리하려는 사람들이 더 많이 이 근처로 찾아왔다고 한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미국의 전위적인 록 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1집 앨범에 여성 객원 보컬로 참여했던 ‘니코’도 이곳에 묻혀 있다. 그는 이른 나이에 자전거 사고로 죽었지만, 극단적 선택을 해 이곳에 묻힌 엄마의 곁에 있기 위해 이곳에 함께 잠들었다.●죽음 때문에 더 빛나는 인생 오랜만에 도로텐슈타트 묘지에 들렀다. 운 좋게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날이었다. 묘지 안의 하얀 자작나무 길을 걸어 묘비 사이로 들어가니 연보라색 크로커스가 한가득 피어 있었다. 낮게 핀 꽃들 속에는 벌써 많은 벌들이 찾아와 윙윙 거렸다. 묘지의 한가운데에서 봄의 생기가 치솟는 순간이었다. 해가 잘 드는 나무 벤치에 앉아 정면에 있는 봉안당을 바라봤다. “나는 죽으면 어디에 묻히게 될까.” 문득 의문이 들었다. 지금은 베를린에서 살고 있지만, 이 도시에서 죽을 거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나중에 나이가 많이 들어, 혹시라도 남자친구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서울로 돌아갈 것 같았다. 막연히 한국 어딘가에 묻힐 거라 생각하며 지금껏 살아왔으니까. 혼잣말 같은 내 질문에 남자친구는 대답했다.“아니, 돌아가지 않을걸. 그때는 여기에 너의 삶이 있을 테니까. 한국에 돌아가도 부모님은 더이상 계실 수 없을 거고…, 형제자매가 있어도 같이 살진 않을 텐데. 물론 친구들이 있지만 누가 남아 있을지 모르고. 무엇보다 그동안 이곳에서 깊어진 인연들이 있겠지. 이곳 친구들과 가까워지고, 생각지 못한 인연도 생기고 말이야.” 다 늙어서 돌아갔을 때, 반겨줄 이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어쩌면 당연한 일일 텐데도 가슴 한켠이 서늘하게 내려앉았다. 돌이켜보면 나는 늘 반대로 살아왔다. 서울에 있을 땐 외국에서 살고 싶고, 외국에선 서울을 그리워하고. 가족과 살 때는 독립이 하고 싶고, 혼자 살 때는 엄마 밥을 먹고 싶어 하고. 회사를 다닐 땐 때려치우고 싶고, 그만두고 나면 ‘그래도 그때가 편했지’ 생각하고 등등등. 로마의 철학자 루크레티우스의 말처럼 “우리는 늘 없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은 무시하고” 산다. “그렇게 삶을 소진하다가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는” 것이다. 이곳의 삶에 좀더 정성을 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청개구리 삶은 그만 살고, 지금 내가 가진 것을 소중히 여기면서 하루하루를 후회없이 살아야겠다고. 그러면 내가 묻히고 싶은 곳을 그때는 알게 되지 않을까.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中企·소상공인 ‘든든한 울타리’ 구로

    中企·소상공인 ‘든든한 울타리’ 구로

    ‘착한 부동산 중개업소’ 120곳 동참지난해 근로자 4000여명 고용 지원 임대료 인하·종량제 봉투 무상제공이성 구청장 “지역경제 회복 총력”“사실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경기가 안 좋아서 거의 놀다시피 했어요. 그래도 저만 어려운 건 아니니까 이 시기에 다 같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착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참여했습니다. 작지만 큰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서울 구로구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30여년간 운영해온 윤태갑(77)씨는 지난해 ‘개점휴업’ 상태였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지난해 구로구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착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업에 참여한 건 소상공인 지원에 대한 구의 의지에 공감해서다. 착한 부동산 중개업소는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임차인들을 대신해 임대인에게 임대료 인하를 요청하고 중개 수수료도 20% 덜 받는다. 지난해 윤씨를 비롯한 중개업소 120여곳이 고통을 분담하는 데 동참했다. 윤씨는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일찍이 코로나19 방역에서 선제 대처로 주목받은 구로구가 경제난에 허덕이는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맞춤형 지원 대책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이성 구로구청장의 평소 구정 철학에서 비롯된 정책이다. 우선 지난해 ‘해고 없는 도시’를 선언한 구는 구민들이 휴직하더라도 실직하는 일은 생기지 않도록 다양한 지원을 펼쳤다. 지역 내 기업들을 설득해 협약을 맺고 기업과 근로자가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기업이 직원들을 해고하지 않고 고용 상태를 유지하면 구가 기업에 고용유지지원금 중 사업자 부담금을 6개월간 지원하는 것이다. 고용보험 미가입 업체의 경우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두루누리사회보험료(고용보험·국민연금) 사업자 부담분을 6개월간 전액 지원한다. 지난해 770개 업체 직원 4000여명이 구의 도움을 받았다. 고용을 유지한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30인 미만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직원들의 복지비도 지원한다. 직원 1명당 40만원씩 최대 12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지난해에는 843명에게 6억 9000만원을 지급했다. 구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도 아낌없이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구가 소유하고 구 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상가에 입점한 점포의 임대료를 인하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상가 16곳을 대상으로 총 2488만원의 임대료를 감면했다. 또 최근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버려지는 아이스팩을 세척하고 소독해서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최근 택배량이 늘어나면서 아이스팩 수요가 늘어난 상인들에게는 작지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소형음식점에 음식물폐기물용 종량제 봉투도 무상 제공한다. 이 구청장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소상공인들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면서 “지역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들이 일상을 하루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최태원-최정우 ‘특급 브로맨스’… 전기차 복합소재 개발도 맞손

    최태원-최정우 ‘특급 브로맨스’… 전기차 복합소재 개발도 맞손

    사회적 역할·책임 강조 닮은꼴 철학포스코·SK, 배터리 팩용 신소재 착수닮은꼴 경영 철학으로 ‘브로맨스’를 키워 온 최태원(오른쪽·61) SK 회장과 최정우(왼쪽·64) 포스코 회장이 미래 사업에서도 의기투합한다. 최근 나란히 전기차와 수소 관련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며 협력 기대감을 키워 온 두 회장이 마침내 사업 실무에서 손을 잡은 것이다. SK와 포스코는 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차량용 경량화 복합소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김학동 포스코 사장이 참석했다. SK와 포스코가 도시락 봉사와 같은 사회 공헌 차원이 아닌 전기차 관련 실무에서 협약을 맺은 건 처음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전기차 부품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혁신적인 전기차 소재 개발이 필요하다는 양사의 공감대 속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전기차 배터리 팩에 적용할 복합 소재, 철강과 접착력을 높인 플라스틱 소재, 외부 충격을 견디는 차량 뼈대 소재에 대한 연구개발에 나선다. SK의 뛰어난 화학 소재 기술력과 포스코의 독보적인 철강 소재 기술력을 결합해 튼튼하면서도 가벼운 전기차 소재를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SK와 포스코는 지난 2일 현대자동차와 함께 수소 사업에서도 동맹을 맺고 ‘K수소 어벤져스’를 꾸렸다. SK는 2030년까지 액화수소 공장 구축 등에 18조 5000억원을,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개발 등에 10조원을, 현대차는 수소차 연구개발과 충전소 설치 등에 11조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태원 회장과 최정우 회장은 경영 철학뿐만 아니라 추진하는 사업도 닮은점이 많다. 최태원 회장이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SV)와 최정우 회장이 내세우는 ‘기업시민’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또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말 수소사업추진단을 출범하고 수소 생산·유통 사업에 뛰어들었고, 최정우 회장도 포스코를 철강 기업에서 수소 생산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서열 3위(SK)와 6위(포스코) 대기업이 같은 사업에 뛰어들면서도 경쟁보다 협력에 더 무게를 두다 보니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도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최태원-최정우의 ‘특급 브로맨스’… SK-포스코, 전기차 소재 개발 ‘맞손’

    최태원-최정우의 ‘특급 브로맨스’… SK-포스코, 전기차 소재 개발 ‘맞손’

    닮은꼴 경영 철학으로 ‘브로맨스’를 키워 온 최태원(61) SK 회장과 최정우(64) 포스코 회장이 미래 사업에서도 의기투합한다. 최근 나란히 전기차와 수소 관련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며 협력 기대감을 키워 온 두 회장이 마침내 사업 실무에서 손을 잡은 것이다. SK와 포스코는 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차량용 경량화 복합소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김학동 포스코 사장이 참석했다. SK와 포스코가 도시락 봉사와 같은 사회 공헌 차원이 아닌 전기차 관련 실무에서 협약을 맺은 건 처음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전기차 부품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면 혁신적인 전기차 소재 개발이 필요하다는 양사의 공감대 속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전기차 배터리 팩에 적용할 복합 소재, 철강과 접착력을 높인 플라스틱 소재, 외부 충격을 견디는 차량 뼈대 소재에 대한 연구개발에 나선다. SK의 뛰어난 화학 소재 기술력과 포스코의 독보적인 철강 소재 기술력을 결합해 튼튼하면서도 가벼운 전기차 소재를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SK와 포스코는 지난 2일 현대자동차와 함께 수소 사업에서도 동맹을 맺고 ‘K수소 어벤져스’를 꾸렸다. SK는 2030년까지 액화수소 공장 구축 등에 18조 5000억원을,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개발 등에 10조원을, 현대차는 수소차 연구개발과 충전소 설치 등에 11조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태원 회장과 최정우 회장은 경영 철학뿐만 아니라 추진하는 사업도 닮은점이 많다. 최태원 회장이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SV)와 최정우 회장이 내세우는 ‘기업시민’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또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말 수소사업추진단을 출범하고 수소 생산·유통 사업에 뛰어들었고, 최정우 회장도 포스코를 철강 기업에서 수소 생산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 서열 3위(SK)와 6위(포스코) 대기업이 같은 사업에 뛰어들면서도 경쟁보다 협력에 더 무게를 두다 보니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도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코로나19 여파로 공세권 아파트 인기…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 주목

    코로나19 여파로 공세권 아파트 인기…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 주목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주변에 공원이나 산, 숲, 공원 등이 있는 이른바 ‘공세권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감염병 확산에 따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단지 인근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해진 까닭이다. 여기에 풍부한 녹지로 공기 정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또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30분간 숲길 2㎞를 걷는 것만으로 긴장·우울·분노·피로 등 부정적 감정이 7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 이른바 ‘코로나 블루(Corona Blue)’를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공세권 아파트’는 작년 청약시장에서 흥행을 주도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서울 강동구 ‘고덕아르테스 미소지움’은 단지 옆에 명일근린공원이 위치해 있다. 또 은평구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DMC SK뷰 아이파크포레’ 역시 인근에 봉산도시자연공원이 위치해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주거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정서적 안정감과 건강증진에 보탬이 되는 숲, 녹지공간 등이 중요 가치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각 건설사에서도 숲이나 공원이 가까운 주거환경을 장점으로 내세워 분양에 나서고 있다. 대림건설은 3월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를 분양할 예정이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어음리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는 지하 2층~지상 25층, 10개 동, 전용면적 59·74·84㎡, 총 934가구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121가구를 일반에 분양할 예정이다.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 인근에는 약 6만6,000㎡여 규모의 언양문화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문화회관, 야외음악당, 숲속도서관, 생태체험정원 등 다양한 문화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또 태화강변에 위치해 강을 조망할 수 있는 단지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쾌적한 주거환경 외에도 다른 장점도 많다. 먼저 교육환경이 좋다. 단지 앞뒤로 언양고와 울주도서관이 위치한다. 반경 3km 내에는 삼남초, 언양초·중, 신언중, 영화초 등의 학군도 조성돼 있다. 교통도 편리하다.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는 도보권에 KTX 울산역이 있다. KTX 울산역을 통해 KTX 대전역까지는 1시간대, KTX 서울역까지는 2시간대로 접근할 수 있다. 차량 이용 시 서울산IC, 경부고속도로, 함양울산고속도로 등을 통해 외곽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또한 e편한세상 브랜드 프리미엄도 기대된다.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는 지난 2015년 분양에 성공한 ‘e편한세상 울산온양’에 이어 울산 울주군에 들어서는 두번째 e편한세상 브랜드 아파트다. e편한세상은 지난해 최고의 삶을 선사하는 주거공간이라는 뜻을 담은 e편한세상의 새로운 약속 ‘For Excellent Life(포 엑설런트 라이프)’라는 슬로건과 함께 리뉴얼된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는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새로워진 e편한세상의 브랜드 철학과 아이덴티티가 적용될 예정으로,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이와 함께, e편한세상은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대상(총 9회 수상), 국가브랜드대상 및 스타브랜드 대상 3년 연속 수상, 대한민국 올해의 브랜드 대상 6년 지속 수상 등 빛나는 수상실적을 자랑하는 브랜드다. e편한세상 브랜드에 걸맞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들어선다. 단지 내 피트니스 센터를 비롯해 골프연습장, 주민회의시설이 들어선다. 특히, 자녀가 있는 가구를 위한 어린이놀이터, 작은 도서관(라운지 카페) 등이 마련된다. 이외에도 잔디광장, 휴게공원, 주민운동시설 등이 조성된다. 빠른 입주도 장점이다.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는 2022년 8월 입주 예정으로, 분양 후 이듬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도 짧아져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변희수 전 하사 추모’ 눈치 보는 대권주자들

    ‘변희수 전 하사 추모’ 눈치 보는 대권주자들

    성전환 수술 이후 군에서 강제 전역을 당한 변희수(23) 전 하사가 지난 3일 유명을 달리한 뒤 각계의 추모가 쏟아지고 있지만 유력 대권주자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성소수자 문제가 ‘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죽음마저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의 페이스북에는 7일 오후까지 변 전 하사의 죽음과 관련된 글이 하나도 올라오지 않았다. 개그우먼 박지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을 비롯해 미얀마 시민들의 죽음에도 애도를 표해 온 대권주자들이 한국 사회에 중요한 의제를 던지고 떠난 트랜스젠더 군인의 죽음 앞에는 ‘전략적 침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차별에 민감하다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5일 트위터에 김현삼 경기도의원의 짧은 애도 글을 공유하고 변 전 하사 빈소에 경기지사 명의의 조기를 전달했지만 직접적인 추모 표현은 하지 않았다. 야권 상황도 다르지 않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변 전 하사의 죽음에 함구하고 있다. 안 대표는 앞서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거부할 권리’까지 주장했던 만큼 변 전 하사를 추모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안 대표는 지난 2월 금태섭 전 의원과의 경선 토론에서 서울광장 퀴어축제에 대해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잠룡으로 분류되는 인물 중 직접 추모 글을 올린 이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제주지사 정도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서는 몸조심을 하는 표 계산의 셈법, 철학과 소신을 덮어버리는 정치공학의 셈법”이라며 “혐오와 차별에 대해서 침묵을 하는 대선주자들의 비겁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야권 러브콜 받는 윤석열… 4·7보선이 세력 결집 ‘1차 갈림길’

    야권 러브콜 받는 윤석열… 4·7보선이 세력 결집 ‘1차 갈림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계개편의 핵심축으로 떠오르면서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 판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야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미미한 가운데 반문(반문재인)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그의 총장직 사퇴가 당장은 호재로 여겨지지만, 언제든 상황은 돌변할 수 있다. 특히 4·7 보궐선거는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정계 개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력들의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국민의당은 일제히 윤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한 식구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지지율에서 10%대 중후반만 유지하면 보선 이후 정계 개편의 핵이 될 수 있다”면서 “독자 세력으로 이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당분간 정치행보를 본격화하기보다는 제3지대에 머물 것으로 보이는 윤 전 총장은 보선을 기점으로 대선을 함께할 세력과 결합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승리한다면 윤 전 총장 또한 제1야당을 등에 업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다만 입당이 아닌 연대 방식을 취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윤 전 총장의 지지 기반에는 반민주당 성향 진보·중도층도 포진한 터라 국민의힘에 몸담는다면 지지율은 거품처럼 빠질 수도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과 보수진영 지지자 중 상당수는 ‘적폐 수사’를 이끌었던 윤 전 총장에게 여전히 반감을 갖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기호 4번으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긴다면 국민의힘의 존재감은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윤 전 총장은 안 후보와 손을 잡고 제3지대에서 세를 키울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힘 이름으로 (서울시장) 보선을 못 치르고 윤석열 카드마저 빼앗기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봤다. ‘정치인 윤석열’의 폭발력에 의구심을 품는 이들도 여전하다. 2017년 대선 당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사례에서 보듯 인지도를 앞세워 제3지대에서 대권 행보를 본격화했으나 현실 정치의 벽에 가로막혀 뜻을 이루지 못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여권과 각을 세워 주가를 높였지만, 민생·경제·외교안보 분야의 철학·역량에 대한 검증은 백지나 다름없다. 국민의힘의 PK(부산·경남) 지역 의원은 “정치권 밖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과 정계에서 직접 뛰며 민심을 모으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며 “제2의 반기문 현상에 그칠 수 있어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 대선주자들의 발걸음도 더 급해졌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당 안팎과 접점을 늘리며 3강(이재명·이낙연·윤석열) 구도의 균열을 꾀하고 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이슈 파이팅’을 통해 존재감을 이어 가고 있다. 한때 야권 유력주자였던 황교안 전 대표도 책을 내고 현안에도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계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대선 D-1년, 야권 정계개편 ‘윤석열 변수’ 어떻게 작용할까

    대선 D-1년, 야권 정계개편 ‘윤석열 변수’ 어떻게 작용할까

    대선 D-1년 요동치는 야권 대선 판도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계개편의 핵심축으로 떠오르면서 1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 판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야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미미한 가운데 반문(반문재인)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그의 총장직 사퇴가 당장은 호재로 여겨지지만, 언제든 상황은 돌변할 수 있다. 특히 4·7 보궐선거는 윤 전 총장을 둘러싼 정계 개편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력들의 전초전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국민의당은 일제히 윤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한 식구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이 지지율에서 10%대 중후반만 유지하면 보선 이후 정계 개편의 핵이 될 수 있다”면서 “독자 세력으로 이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당분간 정치행보를 본격화하기보다는 제3지대에 머물 것으로 보이는 윤 전 총장은 보선을 기점으로 대선을 함께할 세력과 결합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승리한다면 윤 전 총장 또한 제1야당을 등에 업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다만 입당이 아닌 연대 방식을 취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윤 전 총장의 지지 기반에는 반민주당 성향 진보·중도층도 포진한 터라 국민의힘에 몸담는다면 지지율은 거품처럼 빠질 수도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과 보수진영 지지자 중 상당수는 ‘적폐 수사’를 이끌었던 윤 전 총장에게 여전히 반감을 갖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기호 4번으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긴다면 국민의힘의 존재감은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윤 전 총장은 안 후보와 손을 잡고 제3지대에서 세를 키울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힘 이름으로 (서울시장) 보선을 못 치르고 윤석열 카드마저 빼앗기면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봤다. ‘정치인 윤석열’의 폭발력에 의구심을 품는 이들도 여전하다. 2017년 대선 당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사례에서 보듯 인지도를 앞세워 제3지대에서 대권 행보를 본격화했으나 현실 정치의 벽에 가로막혀 뜻을 이루지 못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여권과 각을 세워 주가를 높였지만, 민생·경제·외교안보 분야의 철학·역량에 대한 검증은 백지나 다름없다. 국민의힘의 PK(부산·경남) 지역 의원은 “정치권 밖에서 인기를 끌었던 것과 정계에서 직접 뛰며 민심을 모으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며 “제2의 반기문 현상에 그칠 수 있어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 대선주자들의 발걸음도 더 급해졌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당 안팎과 접점을 늘리며 3강(이재명·이낙연·윤석열) 구도의 균열을 꾀하고 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이슈 파이팅’을 통해 존재감을 이어 가고 있다. 한때 야권 유력주자였던 황교안 전 대표도 책을 내고 현안에도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계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눈치 보느라 변희수 하사 추모도 못하는 대권주자들

    눈치 보느라 변희수 하사 추모도 못하는 대권주자들

    성소수자에게 해당 안되는 부고의 정치추미애, 원희룡 페이스북에 추모이재명, 트위터에 리트윗성전환 수술 이후 군에서 강제 전역을 당한 변희수(23) 전 하사가 지난 3일 유명을 달리한 뒤 각계의 추모가 쏟아지고 있지만 유력 대권주자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성소수자 문제가 ‘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죽음마저 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의 페이스북에는 7일 오후까지 변 전 하사의 죽음과 관련된 글이 하나도 올라오지 않았다. 개그우먼 박지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을 비롯해 미얀마 시민들의 죽음에도 애도를 표해 온 대권주자들이 한국 사회에 중요한 의제를 던지고 떠난 트랜스젠더 군인의 죽음 앞에는 ‘전략적 침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차별에 민감하다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5일 트위터에 김현삼 경기도의원의 짧은 애도 글을 공유하고 변 전 하사 빈소에 경기지사 명의의 조기를 전달했지만 직접적인 추모 표현은 하지 않았다. 야권 상황도 다르지 않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변 전 하사의 죽음에 함구하고 있다. 안 대표는 앞서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거부할 권리’까지 주장했던 만큼 변 전 하사를 추모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안 대표는 지난 2월 금태섭 전 의원과의 경선 토론에서 서울광장 퀴어축제에 대해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야 잠룡으로 분류되는 인물 중 직접 추모 글을 올린 이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제주지사 정도다. 추 전 장관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국회는 속히 차별금지법을 통과시켜 법제도적 정비에 나서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원 지사는 페이스북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혐오와 배제가 아니라 존중과 배려가 우리 사회에 더욱 커져야 한다고 믿는다”고 썼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서는 몸조심을 하는 표 계산의 셈법, 철학과 소신을 덮어버리는 정치공학의 셈법”이라며 “혐오와 차별에 대해서 침묵을 하는 대선주자들의 비겁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우리는 존재한다” 아시아 여성 최초 골든글로브 감독상 자오의 말 [김정화의 WWW]

    “우리는 존재한다” 아시아 여성 최초 골든글로브 감독상 자오의 말 [김정화의 WWW]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한국인 이주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미나리’가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며 국내에서 큰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중국계 미국인 영화감독 클로이 자오(39·본명 자오팅)다. 자오의 ‘노매드랜드’(Nomadland)는 이날 작품상과 감독상을 모두 받는 쾌거를 이뤘다. 골든글로브에서 여성이 감독상을 받은 건 1984년 영화 ‘엔틀’(Yentl)로 처음 수상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이후 37년 만이다. 아시아계 여성으로선 최초다. “조용한 인디 드라마 제작자에서 이제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감독”이라고 한 미 연예매체 벌처의 평가처럼 자오는 일약 스타가 됐지만, 갑자기 찾아온 행운 같은 건 아니다. 그간 차근차근 쌓아온 궤적이 막 빛을 보기 시작했을 뿐이다.중→영→미 떠돌이 삶…“내 영화는 미국인 정체성 관한 것” 자오의 세 번째 장편영화인 노매드랜드는 미 언론인 제시카 브루더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했다. 아이오와주 네바다에서 공장과 기업들이 붕괴한 후, 남편을 잃은 여성 펀(Fern)이 홀로 밴을 타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뉴욕타임스(NYT)는 “안정감과 ‘뿌리 뽑기’ 사이, 집이 주는 환상적인 위안과 광활한 길의 위험한 유혹 사이의 긴장감이 이 영화의 중심에 있다”고 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난 ‘전형적인’ 아시안 감독이 미국의 광활한 대자연을 담은 로드 무비를 만든 건 그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자오는 어린 시절 중국에서 자라다 10대 때 영국에서 기숙학교 생활을 했고,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학업을 마쳤다.부모는 부유했지만 그를 자주 혼자 내버려뒀고, 자오는 일본 만화와 마이클 잭슨, 왕가위로 그들의 빈틈을 메워나갔다. 장국영과 양조위가 출연한 왕가위의 영화 ‘해피투게더’는 너무 좋아해 아직도 작업을 시작하기 전 매번 일종의 의식처럼 챙겨볼 정도다. 대학에선 정치학을 전공했지만 금세 자신의 길이 아니란 걸 깨달았고, 졸업 후 2년 간 바텐더로 일하는 등 각종 일을 전전하다 결국 뉴욕대 티시 예술대학에 들어갔다. 자오가 현재 함께 사는 파트너이자 영화 감독인 조슈아 제임스 리차즈를 만난 것도 뉴욕대 시절이다. 리차즈는 자오에 대해 “지독하고 극단적이다. 내가 영화 학교에서 만나고 싶었던 협력자의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함께 시간을 보내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앉아서 프로젝트에 대한 얘기를 했다. 반면 자오는 실제 이를 실행한 사람”이라며 “그래서 나는 그 기차로 뛰어 올랐다”고 돌아봤다.어릴 때부터 이리저리 옮겨 다닌 유목민 같은 삶은 작품세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15년 리차즈와 함께 만든 첫 장편 ‘내 형제가 가르쳐 준 노래’(Songs My Brothers Taught Me)와 2017년 ‘로데오 카우보이’(The Rider), 그리고 노매드랜드에 이르기까지 영화를 관통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아이덴티티, 정체성에 관한 것이다. 자오는 “베이징에서 자란 나는 항상 몽골에 가는 걸 좋아했다. 어린 시절은 대도시와 넓은 평원으로 가득했다”며 “20대 중반 뉴욕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조금 잃어버린 느낌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이렇게 ‘젊은’ 나라에서는 미국인이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며 “내가 온 5000년 역사의 중국에서보다 이곳에서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훨씬 활발하다”고 했다.“배우 아닌 현실 사람들에 애정” 실제 유목민과 생활하며 촬영 자오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영화 속 가상의 세계가 아닌 현실에 대한 깊은 애정이다. 현지 지역지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는 “자오는 사람들이 실제 사는 곳에서 그들을 만나는 것을 선호한다”며 “가능한 한 (전문 배우가 아닌) 현실 속 사람들을 영화에 쓰려고 한다”고 했다. 영화감독이지만 완전히 과장되거나 새로운 상상 속의 일을 창조하기보단 지금 현재,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에 집중한다는 것이다.자오는 자신을 “시간을 기록하는 일에 종사한다”고 표현하며 실제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어떻게 기억되고 싶어 하는지 궁금하다”며 “(영화 제작은) 내 생각, 내 관점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노매드랜드에서 그려지는 이들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영화에 나오는 대부분이 배우가 아닌 실제 유목민이다. 자오는 “그들이 하나의 이슈의 희생자로서 소비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안다”며 “영화 속 등장인물이 품위를 갖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를 위해 자오와 펀 역을 맡은 배우 프랜시스 맥도먼드를 포함한 제작진은 실제 유목민과 같이 밴을 타고 생활했다. 수개월간 사막, 평원, 바다를 오갔고, 야영장과 트럭 정류장, 월마트 주차장, 작물 수확 농장을 전전했다.자오의 철학은 다른 이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맥도먼드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이 아닌 한 사람의 삶을 기리는 것에 가까웠다”고 했다. 골든글로브에 앞서 지난해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는 등 각종 영화제에서 167관왕을 차지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것도 자오의 진정성이 세계인의 마음을 파고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오는 올해 개봉을 앞둔 마블의 히어로 영화 ‘이터널스’의 제작과 각본도 맡았다. 처음으로 성소수자 슈퍼히어로가 등장할 예정이다.코로나19 이후 중국인은 물론 아시아인 전체에 대한 혐오 발언이 커진 현재, 자오의 활약은 더욱 주목받는다. BBC는 “자오가 최초의 유색 인종 여성으로서 최고의 감독이 되는 역사를 만들면서 전 세계 아시아인이 ‘행복한 눈물’로 화답했다”고 했다. 언론인 디프 트란은 트위터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이 여전히 이국적이고, ‘질병’으로 공격받는 시대에 클로이 자오와 영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건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자오의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존재한다, 우리는 미국인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클로이 자오는 누구 · Chloé Zhao(赵婷)1982 중국 베이징 출생2000 미국 LA로 이주, 지역 공립학교 졸업마운트 홀리요크 대학 정치학 전공2010 뉴욕대 티시 예술대학, 단편 ‘딸들’(Daughters) 제작2015 장편 ‘내 형제가 가르쳐 준 노래’(Songs My Brothers Taught Me) 제작, 선댄스 영화제 초청2017 ‘로데오 카우보이’(The Rider) 제작, 칸 영화제 후보2020 ‘노매드랜드’(Nomadland) 제작,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2021 골든글로브 작품상·감독상 수상   ‘이터널스’(Eternals) 제작
  • 새 학기 ‘집콕’ 어린이들엔 독서가 제격…선생님들이 추천하는 책은

    새 학기 ‘집콕’ 어린이들엔 독서가 제격…선생님들이 추천하는 책은

    새 학기를 맞아 설레는 3월이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어린 자녀가 집에서 독서를 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나, 학부모로서는 초등학생 자녀들에게 어떤 책을 읽게 할지 고민이다. 학교도서관저널 도서추천위원회가 교육 현장의 교사, 사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 발간한 ‘2021 추천도서목록’을 통해 추천한 어린이 문학 목록 가운데 일부를 소개한다.●초등 고학년엔 성장·심리·역사 소설 등 추천 초등학교 5~6학년을 위한 문학으로는 ‘5번 레인’, ‘내 가방 속 하트’, ‘내 친구의 집’, ‘너를 만났어’, ‘너의 운명은’, ‘맞바꾼 회중시계’ 등이 있다. ‘5번 레인’(은소홀 지음, 문학동네 펴냄)은 초등학교 수영선수인 한 소녀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미움·사랑·갈등·이해·용서라는 다양한 감정을 겪음으로써 1등을 못했더라도 스스로 만족스러웠다면 큰 가치가 있다는 걸 깨우치게 된다. 제21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 대상작이다.‘내 가방 속 하트’(주미경 지음, 창비 펴냄)는 사랑, 미움 등 아이들의 복잡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쓴 동화 일곱 편이 담긴 작품집이다. 짝사랑하는 아이의 문자에 심장 소리가 멋대로 자라는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구성됐다. ‘내 친구의 집’(우미옥 지음, 사계절 펴냄)도 다섯 단편을 모은 책으로 등장인물로 나오는 아이들은 저마다 고민이 있다. 조용한 성격의 고학년 여자아이들에게 권한다. ‘너를 만났어’(이선주 외 2인 지음, 씨드북 펴냄)는 너와 내가 만나 ‘우리’가 되는 이야기 세 편을 담은 모음집이다. 세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여러 인물을 통해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너의 운명은’(한윤섭 지음, 푸른숲주니어 펴냄)은 1910년대 일제강점기 열한 살 소년이 지게 하나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항일운동 이야기를 통해 주인공이 용기를 내어 도전하는 과정이 감동적이다. ‘맞바꾼 회중시계’(김남중 지음, 토토북 펴냄)도 김구 선생과 윤봉길 의사와의 만남을 그려낸 역사 동화다. 주석과 부록을 실어 이해를 도왔고 역사 공부를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한다.●중간 학년엔 신박한 동화나 우정·모험 이야기 3~4학년용 문학 도서로는 ‘길 위의 길’, ‘나는 황태자, 놀부 마누라올시다!’, ‘바바얀과 마법의 별’, ‘복도에서 그 녀석을 만났다’, ‘코리와 악어 공주’ 등이 있다. ‘길 위의 길’(안순희 지음, 머스트비 펴냄)은 조선 제일의 소목장인 아버지의 재주를 물려받은 소희의 이야기다. 아버지는 여자인 소희가 소목장의 길을 걷는 것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나, 소희의 모습은 꿈에 확신이 없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다.‘나는 황태자, 놀부 마누라올시다!’(이송현 지음, 산하 펴냄)는 놀부 마누라의 처지에서 본 새로운 버전의 ‘흥부전’이다. 무능한 흥부를 질책하는 놀부 마누라의 심정이 이해되는 새롭고 재미있는 발상이다. ‘바바얀과 마법의 별’(키쿠 아다토 지음, 박신순 외 1인 옮김, 한솔수북 펴냄)은 춥고 어두운 동굴에 사는 괴물 ‘바바얀’의 여행 이야기로 우정과 모험을 다뤘다. ‘복도에서 그 녀석을 만났다’(이혜령 지음, 책과콩나무 펴냄)은 학교 폭력과 괴롭힘의 문제를 다뤘다. 나를 괴롭히던 녀석이 다른 친구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느끼는 혼란스러운 심리를 어린이의 시각에서 그렸다. ‘코라와 악어 공주’(로라 에이미 슐리츠 지음, 이혜원 옮김, 문학과 지성사 펴냄)는 외동딸로 태어나 부모의 조기 교육에 지친 공주의 하소연을 통해 아이들이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조명한다. 어른들도 함께 읽을 만하다.●저학년 학생에겐 읽기 쉬운 우정·동물·판타지 동화 1~2학년이 읽을만한 문학 도서로는 ‘공룡 친구 꼬미’, ‘돼지 저금통의 기차 여행’, ‘이불 바다 물고기’, ‘피터와 에르네스토는 단짝이야’, ‘황금 글똥의 비밀’이 있다. ‘공룡 친구 꼬미’(김혜정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는 소녀 하나와 꼬마 공룡 ‘꼬미’의 따스한 우정을 그렸다. 시공간을 초월한 우정이 감동을 주고 철학적 주제로 다채롭게 담았다.‘돼지 저금통의 기차 여행’(무라카미 시이코 지음, 김숙 옮김, 북뱅크 펴냄)은 주인공 겐이치가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돼지저금통을 데리고 할머니네 집에 가는 이야기다. 돼지저금통을 의인화한 발상이 신선하고, 그림책 독서에서 글 책 독서로 넘어가는 시기에 이 책을 추천한다. ‘이불 바다 물고기’(황섭균 지음, 웅진주니어 펴냄)는 순수하고 따뜻한 느낌의 판타지 단편 동화집이다. 이야기들이 아이의 작은 상처조차 읽어내고 보듬는 듯 섬세하다. ‘피터와 에르네스토는 단짝이야’(그레이엄 애너블 지음,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펴냄)는 나무늘보 피터와 에르네스토의 우정과 모험, 위기를 그린 만화다. 대화체 중심이라 저학년 어린이도 즐겁게 읽을 수 있다. ‘황금 글똥의 비밀’(김미형 지음, 바람의아이들 펴냄)은 밥 먹고 똥을 싸는 것처럼, 생각하면 글을 써야 한다고 하는 선생님과 학생 윤솔이의 이야기다. 작가는 생각을 글로 표현할 때 무엇이 우선돼야 하는지 일러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국가를 의심하고… 국민마저 의심하라

    국가를 의심하고… 국민마저 의심하라

    국가의 딜레마/홍일립 지음/사무사책방/380쪽/1만 9800원 국가는 국민이 모여 만들었다. 그래서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이 말에 고개를 쉬이 끄덕일 수 있나. 실제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거나, 국민을 억압하는 ‘실패국가’가 많다. 한국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일본제국주의에 의해 짓밟혔고, 이어진 동족상잔으로 산하가 잿더미가 됐으며, 이어 들어선 독재자들 탓에 국민은 신음했다. 그래도 민주화 운동을 거쳐 온전한 국가의 모습을 갖추지 않았나. 스탠퍼드대 방문학자 출신 철학자 홍일립은 국가에 관한 여러 학자의 견해를 제시하며, 우리에게 국가에 관한 사유를 제안한다. 국가를 움직이는 법은 추상적인 규칙이기에, 특히 실제 적용에는 인간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이 순간 국가의 정당성을 보장하는 법치는 흔들린다. 이런 딜레마 속에서 그는 “국민을 위한 국가는 없고, 우리는 국가를 의심해야 하며, 심지어 국민도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유의 끝에 그가 내린 전망은 이렇다. “인간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국가가 있으며, 국가의 절대적 선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이 아주 더디게 깨어나는 과정을 거쳐 온 만큼 국가 또한 아주 더디게 진화해 갈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지금이 최고의 국가라 할 수 없다. 그러니 사유하고, 또 사유하라.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윤석열 끝내 사퇴… 대선판 뒤흔든다

    윤석열 끝내 사퇴… 대선판 뒤흔든다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 입법 추진에 거세게 반발해 온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사퇴를 표명했다. 수사청 저지를 위해서라면 “직을 100번이라도 걸겠다”던 윤 총장이 실제로 임기 만료 4개월을 앞두고 사퇴 카드를 꺼내 들면서 검찰은 격랑에 빠져들게 됐다.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로 꼽혀 온 윤 총장의 총장직 사퇴로 내년 3월 치러질 차기 대선 구도도 ‘시계제로’ 상태에 접어들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발표했다. 윤 총장은 “저는 오늘 검찰총장을 사직하려 한다. 이 나라를 지탱해 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어 “제가 지금까지 해 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정치권에서 꾸준히 제기된 정계 진출 가능성도 내비쳤다. 청와대는 속전속결로 사의를 수용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윤 총장의 사의 표명 이후 75분 만에 열린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법무부에 사표가 접수됐고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후임 임명도 법에 정해진 관련 절차를 밟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윤 총장이 임기 내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받들고 국민 여망인 검찰개혁을 잘 완수해 주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났다”며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이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는 헌법체계와 법치주의를 지키고 민주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7월 24일 임기 2년 만기 퇴임을 앞두고 있던 윤 총장은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 시행 뒤 취임한 22명의 총장 중 임기를 채우지 못한 14번째 총장으로 남게 됐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윤석열 사퇴에 여야 대선주자들 “尹 대단히 유감”vs“文 책임”

    윤석열 사퇴에 여야 대선주자들 “尹 대단히 유감”vs“文 책임”

    윤석열 사퇴에 극과 극 여야 대선주자 반응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정치인 윤석열’의 탄생이 점쳐지자 여야 정치권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여권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윤 총장을 비판하면서 견제에 나선 반면 야권 대선주자들은 윤 총장의 사퇴를 들어 문재인 정권에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KBS ‘주진우 라이브’에서 윤 총장이 사퇴한 것에 대해 “착잡하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윤 총장을 향해 “검찰이 있는 죄를 덮고 없는 죄를 만들며 권력을 행사하는 적폐 노릇을 하지 않았느냐는 점에 대해서 인식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 명의 국민으로서 정치적 자유를 충분히 누리고, 표현도 충분히 하고, 결국 정치를 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합리적 경쟁을 통에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치 활동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강한 비판을 내놨다. 정 총리는 “저는 윤 총장이 임기 내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받들고 국민 여망인 검찰개혁을 잘 완수해주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서 “법무부와 잘 협의해 앞으로 검찰개혁이 잘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윤 총장 사퇴와 관련해 “검찰개혁은 흔들림 없이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4·7보궐선거에 미칠 영향,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 등에 대한 질문에는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검찰총장 사직은 대한민국 헌정사와 검찰 역사에 문재인 정권의 부끄러운 오욕(汚辱)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살아있는 권력이 자신들의 불법과 부패를 은폐하기 위해 검찰개혁이란 미명 하에 헌법이 천명한 삼권분립, 민주와 법치, 그리고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어디까지 파괴할 수 있는지, 이 정권은 생생하게 보여줬고 국민들은 이를 반드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총장님, 그동안 수고하셨다”며 “앞으로도 헌법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드는 길에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문 대통령이)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며 임명해 놓고 그 말의 메아리가 사라지기도 전에 두드려 댔다. 근본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고 비판하면서 “무법 정권의 연장을 막는 데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원 지사는 “윤 총장의 사퇴는 헌법 가치를 지키기 위한 것이고, 그래서 그의 사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어야 한다”며 “상식과 정의를 지키겠다는 말씀을 국민 앞에 잘 지켜나가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윤 총장의 사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관여된 것으로 보이는 드루킹 상선(上線) 사건, 원전 비리 사건, 울산 시장 선거 관권 개입 사건이 적어도 문재인 정권 하에서는 묻힐 수밖에 없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행보를 하더라도 윤 총장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상당하다”며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와 문재인 폭정을 막는 데 다 함께 힘을 모아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윤석열, 직 내려놔” 했던 정총리 “사의표명 예상 못해…대단히 유감”

    “윤석열, 직 내려놔” 했던 정총리 “사의표명 예상 못해…대단히 유감”

    丁 “윤석열, 사의표명 논의 전혀 없었다”전날 尹에 “국민 선동, 직 내려놓고 처신해”“무책임” “아집·소영웅주의” 강도 높게 비난윤석열 전격 사의표명 “헌법·법치 파괴돼”정세균 국무총리가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를 통한 검찰 수사권 폐지를 강도 높게 비판했던 윤 총장은 이날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도 온 힘 다하겠다”며 검찰총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윤 총장의 임기는 오는 7월로 4개월여를 남겨둔 상태였다. 정 총리는 전날 윤 총장이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막기 위해 ‘100번이라도 직을 걸겠다’고 공개 반발한 데 대해 “직을 건다는 말은 무책임한 국민 선동”이라면서 “정말 소신을 밝히려면 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처신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었다. 丁 “법무부와 잘 협의해 검찰개혁 최선”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정례 브리핑에서 “저는 윤 총장이 임기 내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받들고 국민 여망인 검찰개혁을 잘 완수해주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났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법무부와 잘 협의해 앞으로 검찰개혁이 잘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정 총리는 윤 총장이 사의를 밝히며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을 두고 “우리 정부는 헌법 체계와 법치주의를 지키고 민주화를 진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 총리는 “최근 윤 총장의 행태를 보면 ‘정치를 하려나 보다’ 하는 느낌은 있었다”면서도 “(사의를 밝히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총장이 사전에 자신의 거취를 정부 측과 논의했는가’라는 물음에 “제가 아는 한 전혀 논의가 없었다”고 답했다. 정 총리는 윤 총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공직자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금도를 제대로 지키는지, 공직자의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지, 임명권자에 충실한지, 국민을 제대로 섬기는지에만 관심이 있다”면서 “개인의 미래에 대한 계획은 언급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했다.윤석열 “상식 정의 무너지는 걸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대검찰청 청사 현관 앞에서 “검찰에서 제 역할을 여기까지”라며 “오늘 총장직을 사직하려고 한다”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면서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올린 상식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해왔듯이 앞으로도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보호하는데 온 힘 다하겠다”고 말했다.丁 “제 눈에 든 들보는 못 보면서”“윤석열 말하는 정의는 선택적 정의” “총리로서 해야 할 역할 깊이 고민” “왜 국민이 검찰개혁 열망하는지 자성해야” 정 총리는 지난 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국민을 선동하는 윤 총장의 발언과 행태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행정부 공직자는 계통과 절차를 따를 책무가 있다”면서 “이 상황을 엄중히 주시하고 총리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퇴까지 거론한 윤 총장에 대해 공직에서 물러나도록 조치하는 인사를 예고한 것이라는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그는 “윤 총장은 자중해야 한다. 검찰총장 자리가 검찰만을 위한 직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 국민이 그토록 검찰개혁을 열망하는지 자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검찰만이 대한민국 정의를 수호할 수 있다는 아집과 소영웅주의로는 국민이 요청하는 검찰개혁을 수행할 수 없다”면서 “검찰이 말하는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는 국민적 비판을 겸허히 새겨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엄정한 법 집행은 검찰 스스로에게도 공평히 적용돼야 한다”면서 “왜 제 눈에 든 들보는 보지 못하느냐”고 덧붙였다.丁 “윤석열, 하는 것이 정치인 같다”“‘검찰개혁 하라’ 국민 다수의 요구” 정 총리는 앞서 TBS 라디오에서도 윤 총장이 잇단 언론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은 헌법정신 파괴’라고 말한 것에 대해 “하는 것을 보면 정치인 같다”고 비판했다. 정 총리는 “행정과 정치는 분명히 문화도 다르고, 실행 방법과 내용도 달라야 하는데 마치 정치인(의 발언)이지. 평범한 행정가 공직자 발언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총장은 검찰과 관련해 정부가 어떤 입법을 하려고 하면, 국회랑 이야기하는 것이 옳다”면서 “어제 보니 (윤 총장이) 일간지 두 군데에 말했던데, 이게 행정가의 태도인가. 적절치 않다”고 못박았다. 정 총리는 “이번 사태를 놓고 국민들이 많이 불편할 것 같다”며 송구하다고 밝힌 뒤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인권 보호에 유리하고, 대부분의 나라가 모양새가 어떻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있다는 것이 제가 아는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현행 제도로 인권 보호를 잘 하고 국민을 제대로 섬겼다면 이런 요구가 나올 이유가 없다”면서 “지금까지 검찰이 어떻게 해왔는지는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이대로는 안되겠다, 검찰개혁 하라’는 것이 국민 다수의 요구”라고 덧붙였다.尹 “막을 수 있다면 100번 직 걸겠다”“수사청, 기득권에 치외법권 제공” 윤석열 “검찰 수사권 폐지, 헌법정신 파괴”“수사청 졸속 입법, 올바른 여론 형성 기다려” 정세균 국무총리가 3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립을 통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막기 위해 ‘100번이라도 직을 걸겠다’고 공개 반발한 데 대해 앞서 윤 총장은 전날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여당이 수사청을 신설해 검찰의 수사권을 이첩시키려고 하는 것을 두고 “검찰을 흔드는 정도가 아니라 폐지하려는 시도”라면서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은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헌법정신의 파괴”라고 비판했다. 윤 총장은 “갖은 압력에도 검찰이 굽히지 않으니 칼을 빼앗고 쫓아내려 한다”면서 “원칙대로 뚜벅뚜벅 길을 걸으니 아예 포크레인을 끌어와 길을 파내려 하는 격”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입법이 이뤄지면 힘 있는 세력들에게 치외법권을 제공할 것이고 보통 시민은 크게 위축돼 자유와 권리를 제대로 주장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면서 “형사사법제도는 한번 잘못 디자인되면 국가 자체가 흔들리고 국민 전체가 고통받게 된다”고 경고했다. 윤 총장은 “형사사법시스템이 무너진 중남미 국가들에서 부패한 권력이 얼마나 국민을 힘들게 하는지 우리 모두가 똑똑히 봤다”고 우려를 표한 뒤 “국민들께서 졸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도록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시길 부탁드린다. 올바른 여론의 형성만을 기다릴 뿐”이라며 대국민 지지를 호소했다. 이와 관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검찰 수사권 폐지로 형사사법체계가 무너지면 부패가 창궐할 것이라는 윤 총장의 호소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그린알로에, 모범 성실납세기업 ‘대통령표창’ 수상

    그린알로에, 모범 성실납세기업 ‘대통령표창’ 수상

    광주에 본사를 둔 알로에전문기업 그린알로에(대표이사 정광숙)가 ‘제55회 납세자의 날’을 맞아 모범 성실납세기업으로 선정돼 대통령표창을 수상하게 됐다고 밝혔다.그린알로에는 11년째 알로에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사업실적에 대해 세법·기업회계 등 관련법령에 따라 성실하게 신고 납부한 기업으로 검증받아 모범 납세기업으로 선정됐다. 이번 수상은 전국에 93개의 본사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 그린알로에가 수입에 대한 세금을 내는 데 있어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발급을 정확하게 신고하는 등 건전한 거래질서로 투명한 경영을 지향한 정광숙 대표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정직한 제품력을 회사의 동력으로 삼고 있는 그린알로에는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산 유기농알로에를 사용하고 국제적 연구를 통한 다양한 신소재로 제품을 연구개발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비자의 입소문을 통한 마케팅전략으로 저성장시대 속에서도 강소기업으로 성장해오고 있다. 이에 발맞춰 탈세의 부조리를 탈피해 성숙한 납세문화로 정직한 기업이미지를 구축하며 국가재정에 기여하고, 정확한 제품력을 바탕으로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하는 등 선진기업문화 조성에 일조하며 매년 꾸준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또한 그린알로에는 나눔과 섬김이라는 기업이념을 실천하며 이윤창출을 통해 해마다 나눔 행사 참여는 물론 불우이웃을 위한 지속적인 기부로 사회공헌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정광숙 그린알로에 대표는 “성실한 납세활동을 통해 모범기업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게 돼 영광”이라며 “투명하고 정직한 기업형성을 위해 세금을 성실히 신고, 납부해 선진납세문화에 기여하고 국가 재정에 일조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명성 이어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걸핏하면 보직 해임에 고무줄 징계까지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걸핏하면 보직 해임에 고무줄 징계까지

    언제부터인가 우리 군부대에서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지휘관의 보직을 해임하는 풍조가 당연시되고 있다. ‘보직 해임’이란 사건을 조사해 본 결과 부대장의 지휘 능력에 문제가 있어 더이상 부대를 맡기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 이루어지는 조치다. 그러나 국방부와 합참은 군의 경계 실패에 대한 비난 여론에 압도돼 멀쩡한 지휘관을 손쉽게 징계한다. 프로야구팀이라도 감독을 이런 식으로 바꾸지 않는다. 섣부른 인사 조치로 남아 있는 팀워크마저 붕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운명공동체인 군대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최근 북한 민간인이 헤엄을 쳐 강원도 고성 해안에 상륙한 경우는 어떠한가. 군 경계의 사각지대가 존재했고,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던 실상은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그러나 이것이 지휘관의 문제인지, 아니면 해당 부대가 처한 구조와 기능의 문제인지 심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고성의 22사단은 휴전선이 북쪽으로 급격히 휘어져 올라가기 때문에 육지와 바다의 삼면 100㎞를 경계해야 하는 특이한 지역이다. 임무 수행 환경이 아주 복잡해서 부대원들의 적응이 쉽지 않아 항상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북한 어선 출몰, 원인 모를 해안 철책 훼손, 잦은 감시장비 오작동과 같은 경계의 문제가 수시로 발생하는 최접경 지역이다. 최근에는 부대 구조 개편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이런 사정에 대한 조사와 진단이 채 완료되기도 전에 사단장 보직 해임, 군단장 경고라는 말이 먼저 언론에 보도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7월의 해병 2사단 경계 지역인 강화도 연미정에서 탈북민이 배수로로 임진강을 건너 월북한 사건도 그러했다. 일단 “경계에 실패했다”는 결론을 먼저 내리고 부대의 경계태세를 점검하니까 여러 사각지대가 드러난다. 집중호우로 강가의 뻘밭에는 수많은 새 떼가 오가고 임진강에는 엄청난 부유물이 떠내려오는 상황에서 그중 무엇이 사람인지를 식별할 수나 있었겠는가. 합참은 탈북민 월북 시점의 모든 영상을 검색해 탈북민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찾아내 “감시와 조치에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즉시 사단장을 보직 해임했다. 반면 지난해 9월에 연평도 인근에서 해수부 공무원이 바다로 월북한 사건은 어떠했는가. 경계 실패로 말하자면 해병 2사단과 다를 바 없는 사건이다. 한데 북한군이 표류하던 공무원에 대해 총격을 가하는 만행이 부각되는 동안 북한 통일전선부가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 메시지를 우리 쪽에 전해 오는 급반전이 일어났다. 초점은 북한의 잔악무도함과 남북 군사합의 위반 여부였다. 당연히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이 도마에 오르자 30시간이나 표류하던 공무원을 발견하지 못한 경계 실패 문제는 슬그머니 뒷전으로 밀려났다. 어떤 군 지휘관도 보직 해임되지 않았다. 정부의 사건 처리의 핵심은 ‘대통령 지키기’였다. 국방부가 지휘관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일관성이나 원칙도 보여 주지 못한 채 그때그때 여론에 따라 고무줄 징계를 해 왔다는 이야기다. 군 지휘관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도 문제다. 경계를 잘하는 부대 지휘관이 과연 우수한 지휘관일까? 물론 경계는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큰 피해를 입은 것도 아니고 작전에 실패한 것도 아니라면 얼마든지 보완하면 될 일이다. 온통 경계에만 집중하도록 훈련된 부대는 막상 유사시에 무능하기 짝이 없다. 전투기술을 숙달해 임무를 달성할 수 있는 유능한 군대를 만드는 지휘관이 중요한 것이지 “오로지 경계”만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물 샐 틈 없는 완벽한 경계”를 원한다면 차라리 군견에게 전방 경계를 맡기는 것이 낫다. 사람보다 시각과 후각이 뛰어나고 영역 보호에 민감한 군견 300마리면 휴전선 경계는 문제없다. 경계병이 화면에서 이상 물체를 식별하지 못했다고 탓할 바에는 인공지능으로 경보 시스템을 보완하는 대책이 나와야 하지 않겠는가. 군은 청원경찰이 아니다. 경계는 군 임무의 한 부분에 불과할 뿐이다. 상상력을 발휘해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오직 사람에게 완벽함을 강요하는 것은 어리석다. 게다가 여론에 따라 지휘관을 처벌하는 이런 악습. 원칙과 철학이 보이지 않는다.
  • AI 교육·소외계층 지도… 평생학습프로그램 함께할까요

    AI 교육·소외계층 지도… 평생학습프로그램 함께할까요

    서울 영등포구가 4차 산업 관련 프로그램, 학습 소외계층을 위한 프로그램 등 지역특성화 평생학습프로그램을 함께 추진할 평생학습기관을 찾는다고 3일 밝혔다. 지역특성화 평생학습프로그램의 기본 방향은 사회적 쟁점, 전문 분야 역량 강화 등 주민 요구를 고려한 특성화 프로그램이다. 영등포구는 매년 지역특성화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지원해 왔다. 지난해에는 ▲책놀이 지도사 양성과정 ▲청소년 독서멘토 양성과정 등 5개 기관의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올해 공모 분야는 크게 일상학습과 전환학습 2가지다. 일상학습 분야로는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한 시민회복 프로그램(심리·정서 관련 및 공동체 의식 함양, 인문학적 교양·상식·문학·역사·철학 관련 교육 등이 해당) ▲다문화·장애인·미혼모 등 학습 소외계층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공모한다. 전환학습 분야에서는 ▲커리어 개발 프로그램(전문가 양성 및 공인·민간자격증 과정 등) ▲인공지능(AI) 및 4차 산업 분야 교육 등 미래사회 시민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한다. 신청은 4일부터 5일까지다. 대상은 평생교육법 및 타 법령에 따라 설립된 지역 평생교육기관 또는 비영리민간단체다. 예산은 기관당 100만원에서 600만원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평생 누리는 배움의 기쁨이 지역사회와 구민의 발전과 성장을 담보할 것”이라며 “구민 누구나 배우고 꿈꾸는 평생학습도시 탁 트인 영등포를 만들어 가기 위한 지역 평생학습기관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中 위구르 강제 노동에 최우선 대응”… 바이든의 무역거래 원칙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무역거래 원칙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처음 작성한 통상정책 보고서에서 “중국의 인권침해 문제에 최우선으로 대응하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앞으로 백악관은 중국 내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이 강제 동원돼 생산된 제품 교역을 전면 차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USTR이 이런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USTR은 해마다 통상정책 보고서를 발간해 미국의 무역 기조를 설정하는데, 이번 보고서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기본 철학이 그대로 반영됐다. USTR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맞서고자 사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며 “위구르족 등 민족·종교 소수자에 가해지는 징용 문제에 우선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강압적이고 불공정한 무역 관행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해를 끼치고 국익을 해친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모든 미국인은 강제 노동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매장에 진열되는 걸 원하지 않는다. 미국 노동자들도 일부 국가(중국)의 조직적 억압 체제와 경쟁해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인권유린을 자행하는 강제 징용 프로그램을 없애고 불공정 무역 관행도 종식시키기 위해 동맹국·파트너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중 무역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도 진행 중”이라며 “중국 정부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강제 기술 이전, 산업 보조금 지급 등 모든 불공정 무역 관행을 근절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USTR은 “과거의 단편적인 접근이 아닌 보다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와 동맹국을 활용해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협력 방안을 강구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고율 관세 등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든 ‘무기’도 버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 장벽’을 철폐하지 않았다. 중국이 협상 조건을 준수하도록 압박하는 지렛대가 될 것이라고 매체는 내다봤다. 이 밖에도 USTR은 노동 문제와 기후변화 등 대처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 동맹국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설명했다. WSJ는 “미 상원이 새 USTR 대표로 지명된 대만계 중국 전문가 캐서린 타이를 일주일 안에 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65년 출판 외길 동서문화사 고정일 대표 별세

    65년 출판 외길 동서문화사 고정일 대표 별세

    1956년 창립 이후 학술·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발행해온 고정일 동서문화사 대표가 지난달 27일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81세. 동서문화사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고인의 장례 절차를 진행했다고 2일 밝혔다. 1940년생인 고인은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비교문화학을 전공했다. 1952년 서점 겸 출판사인 영창서관에 소년 사원으로 입사한 뒤 동서문화사를 창업해 65년 동안 출판사를 운영했다. 1956년 12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스토아학파를 대표하는 철학자 세네카의 ‘지혜와 사랑’을 처음 출간했다. ‘대망’, ‘한국문학전집’, ‘세계문학전집’, ‘한국세계사상전집’, ‘동서문고’, ‘그레이트북스’, ‘한국세계대백과사전’ 등 5000여종을 발간해왔다. ‘사상계’의 장준하 사장 유지를 이어 1977년에는 동인문학상을 부활, 운영위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이를 통해 1979년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부터 전상국, 오정희, 이문열, 김원일, 정소성 등 한국현대문학 대표작가들이 배출됐다. 한국서적협회 운영위원장, 대한출판문화협회 이사·감사 등을 지냈다. 문교부우수도서상·한국출판문화상·한국독서대상 등도 받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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