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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지현 대신 황정민”…bhc치킨, ‘변화’ 보여준다며 공개한 영상

    “전지현 대신 황정민”…bhc치킨, ‘변화’ 보여준다며 공개한 영상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이 10년 만에 광고 모델 교체에 나선 가운데, 신규 모델인 배우 황정민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TV 광고를 공개했다. 22일 bhc치킨이 공개한 광고는 올해 첫 신메뉴로 선보인 ‘쏘마치’의 특징을 살려 ‘짙은 쏘스 깊은 맛남’을 주제로 황정민이 자연 속에서 쏘마치의 매력을 느끼며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았다. 광고 영상은 숲속에서 황정민과 쏘마치의 첫 만남으로 시작된다. “우리 어디서 본 적 있나요?”라는 대사와 함께 첫눈에 반한 황정민의 플러팅이 이어지고, 쏘마치의 매력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이어 하트 모양의 쏘마치 치킨이 등장하며 ‘단 한 번의 맛남’으로 쏘마치에 깊고 짙게 빠져든다는 내용이 나온다.오는 29일에는 ‘치킨 누아르’라는 또 다른 장르의 디지털 필름도 공개될 예정이다. 누군가에게 납치된 쏘마치를 찾으러 가며 벌어지는 상황 속에서 다양한 액션과 코믹을 넘나드는 황정민의 명품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 bhc치킨 관계자는 “bhc치킨 모델로 발탁된 배우 황정민이 소비자들에게 첫선을 보이는 이번 광고는 쏘마치의 오감을 자극하는 매력과 황정민의 개성 넘치는 표정, 그리고 위트 있는 연기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소비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앞서 지난해 말 bhc치킨은 10년간 모델로 활동한 전지현과 계약을 종료했다. bhc치킨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치맥’(치킨+맥주) 인기를 높인 전지현을 2014년부터 모델로 기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매출이 급성장한 바 있다. 특히 bhc치킨은 ‘전지현씨 bhc’라는 로고송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bhc치킨은 젊은 층에 집중됐던 브랜드 이미지에 변화를 주기 위해 모델을 황정민으로 바꿨다. bhc치킨 관계자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는 bhc치킨의 브랜드 철학과 언제나 신선한 캐릭터에 도전하는 황정민이 걸어온 길, 추구하는 가치가 서로 닮아 모델로 발탁했다”며 “MZ세대 사이에서 ‘밈 부자’로 알려진 황정민이 bhc치킨과 만나 어떤 흥미로운 밈을 만들며 시너지를 낼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 [진경호 칼럼] 권력 충돌의 혼돈 앞에서

    [진경호 칼럼] 권력 충돌의 혼돈 앞에서

    불과 20년 전인지, 아득한 20년 전인지는 모르겠다. 2004년 3월 국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 의결 당시 점통(占筒)이 등장했다는 사실을 젊은 세대는 잘 모를 듯하다. 믿거나 말거나 그랬다. 당시 제2야당인 새천년민주당의 황태연 국가전략연구소장이 3월 12일 새벽, 불 꺼진 국회 조순형 대표실에 홀로 앉아 점통을 흔들었다. 그가 뽑은 괘를 요약하면 ‘적장의 목을 벨 운세’. 이 ‘운명’은 다름 아닌 조 대표의 것이었고, 몇 시간 뒤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제1야당 한나라당과 함께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거센 저항과 절규를 뚫고 노무현 탄핵안을 밀어붙였다. 웃자고 하는 얘기가 아니다. 황태연 소장을 헐뜯자는 얘기는 더더욱 아니다. 그는 헤겔과 공자 등 동서양의 정치철학을 넘나든 당대의 정치철학자다. 주역(周易)에 관한 한 범접할 사람을 찾기 힘들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책사였고, DJT(김대중·김종필·박태준) 연대의 밑그림을 만들었다. 탄핵은 그런 것이었다. 입에 담는 것조차 두려웠고, 탄핵에 나선 쪽조차 운명을 점쳐야 할 만큼 가슴 떨리는 일이었다. 한 번의 탄핵이 무위에 그치고 다시 한번의 탄핵이 성사되면서 세상은 바뀌었다. 0.73% 포인트(2022년 대선), 5.4% 포인트(2024년 총선)로 예리하게 갈린 분열 구조 속에서 거리낌없이 ‘대통령 탄핵’을 운운하는 나라가 됐다. 국회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에선 “채 상병 특검법을 거부하면…”, “김건희 특검법을 거부하면…” 하며 탄핵을 말한다. 특검은 빌미일 뿐 탄핵으로 내닫고 싶은 속내를 애써 감추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조국혁신당은 말할 나위가 없다. 사흘이 멀다 하고 탄핵과 개헌 동시 추진을 외친다. 22대 국회의 두려운 문 앞에 섰다. 192석의 거대 야권과 108석의 왜소 여당이라는 불균형과 부조화의 의회 체제가 일주일 뒤 작동을 시작한다. 민생과 개혁, 미래가 돼야 할 22대 국회의 키워드는 유감스럽게도 특검, 탄핵, 개헌 세 가지로 귀착됐다. ‘용산 대통령’과 ‘여의도 대통령’의 권력 분점 체제가 어떤 파열음을 일으키며 정국을 혼돈 속으로 몰아갈지 가늠조차 쉽지 않다. 30% 안팎에 머물러 있는 윤 대통령의 낮은 지지도, 총선 압승으로 더욱 공고해진 야권 강성 지지층의 드높은 성취감, 대장동 의혹 등에 대한 법원 판결을 앞둔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는 혼란의 불쏘시개로 손색이 없다. 채 상병 특검법을 놓고 충돌하기 시작한 용산과 여의도는 이제 본격적으로 야당의 특검 시리즈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맞부닥칠 것이다. 여의도의 난장이 커질수록 광화문광장은 깃발 든 군중으로 다시 덮이고 야권은 들썩이는 분위기에 맞춰 대통령 탄핵 논의를 숙성시켜 가며 권력구조 개편을 핵심으로 하는 개헌안을 ‘대통령 임기 단축’ 카드와 함께 흔들 것이다. 의료와 연금 등의 개혁이나 미래 성장동력 확충 같은 국정 과제는 설 땅을 찾기 어렵다. 뜨거울 여름과 더 뜨거울 가을, 겨울이 더욱 두려운 것은 빤히 보이는 이 권력 충돌과 정국 혼란을 막을 지혜와 용기가 이 땅에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내 편과 네 편만 있는 이 갈라진 땅에서 누가 화해를 말하고 누가 그 말을 따를 것인가. 용산과 여의도 모두 지금부터 내딛는 한 발 한 발은 자신들의 운명을 넘어 국민과 나라 전체의 명운을 가른다는 점에서 매우 위중하다. 이들의 말 한마디, 손짓 하나를 바라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식과 판단은 더욱 중요하다. 지구촌이 미래산업을 둘러싼 패권 전쟁에 돌입한 지금, 우리에겐 권력싸움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한 발 헛디뎌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삽시간임은 지금 남미와 유럽 등 세계 각지의 나라들이 증명하고 있다. 부디 22대 국회에 드리운 먹구름이 기자의 공연한 걱정이길 빈다. 진경호 논설실장
  • [최나욱의 현대문화 아카이브] 위악의 언어에서 위선의 언어로

    [최나욱의 현대문화 아카이브] 위악의 언어에서 위선의 언어로

    솔직함을 넘어 사회규범을 어기는 언어는 지금 시대에 인기 있는 화법이다. 과거에는 개인의 속내를 숨기고 자제하는 게 미덕이었으나 이제는 이를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것을 권장한다. ‘저 자리에서 저런 말을 한다고?’ 라고 느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예컨대 도널드 트럼프, 일론 머스크의 예측 불가한 언행은 더이상 리스크가 아니라 수많은 ‘밈’을 탄생시키는 인기 요인이다. 얼마 전 기자회견장에서 비속어를 남발한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언어도 마찬가지다. ‘개저씨’를 차마 표현 못 하는 이들에게 공식 석상에서의 비공식적 발화는 무례함보다는 통쾌함으로 다가왔다. 다른 때였다면 내용을 떠나 규범을 어기는 것만으로 질타받았겠으나, 현재는 내용을 떠나 이러한 화법 자체가 지니는 매력이 있다. 공중파보다 규제가 한참 적은 유튜브 콘텐츠는 이와 같은 분위기를 가감 없이 이용한다. 사회규범으로 인해 이야기하지 않았던 외모, 돈, 기타 욕망을 다루는 콘텐츠들이 인기를 끈다. 속으로는 생각하지만 말할 수 없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때로는 콘텐츠로서 한층 자극적이고 과장된 화법을 사용한다. ‘미친 거 아니야?’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비판이 아니라 칭찬이다. ‘불편하면 불편한 사람이 떠나’고, ‘사람들의 속내를 더욱 자극적으로 표출’하는 게 기본값이다. 300만명 넘는 구독자를 가진 피식대학 유튜브 채널은 이러한 감각으로 인기를 끌었다. 사회 현상에 누구보다 기민한 감각을 지닌 코미디언들로 구성된 채널답게, 사람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충족하는 데 출중했다. 채널에서 운영하는 ‘나락퀴즈쇼’는 퀴즈에 대한 대답을 ‘나쁠 수밖에 없는 것’으로 구성해 차마 말하기 어려운 내용을 입 밖으로 꺼내 웃음을 자아내는 콘텐츠다. 이는 근래의 위악적으로 말하는 방식을 뒷받침하고, 그동안 정치적 올바름에 따라 위선적으로 말해야만 했던 것에서 오는 피로감을 희화화한다.최근 논란이 된 영양 지역을 탐방하는 ‘메이드 인 경상도’ 콘텐츠 또한 이 콘셉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지금껏 서울 이외 지역을 찾는 주제는 하나같이 그곳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포장하는 것이었는데, ‘서울중심주의’가 만연한 오늘날 이러한 방식은 위선적이고 억지스럽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니 피식대학은 통상적인 욕망을 드러낸다는 관점에서 해당 지역을 무분별하게 까 내렸다. “서울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도 있어”, “할머니 맛”, ”영양? 여기 중국 아니에요?” 등 문제 되는 발언들은 ‘서울’과 ‘지방’ 간 위계를 나누는 관점에 기초해, 이를 위악적으로 표현하는 것들이다. 많은 이들이 서울에 살고 싶어 하고 다른 지방은 심심하다고 말하는 방식은 욕망을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여타 사례와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그러한 욕망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또 다른 가치를 위해 자신의 환경을 일구는 사람들이 충분히 존재한다.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고 이를 과장하는 위악적인 화법이, 정작 그것과 다른 결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폭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독일 철학자 악셀 호네트에 따르면 위선이란 사회 구성원의 자격을 타인에게 승인받고자 하는 데서 비롯된다. 하나의 사상이 사회 전체를 재단할 때 이들의 인정을 구하고자 위선의 언어가 유행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반면에 위악의 언어는 타인의 승인 대신 배제를 하는 데에 능숙하다. 앞서 예시를 든 트럼프나 머스크는 명확하게 자신의 팬덤을 겨냥한다. ‘구독자’를 겨냥하는 유튜브 콘텐츠에는 어느 무엇보다 잘 어울리는 화법이다. 이것을 ‘받아들이는 편’과 ‘받아들이지 않는 편’을 구분하는 것이다. 위선의 언어가 현실과 어울리지 않는 하나 마나 한 말을 낳는다면, 위악의 언어는 ‘솔직함’을 핑계 삼아 다른 이들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다. ‘돈’, ‘성공’, ‘외모’와 같은 가치들이 지금 세상에서 무척이나 중요하며 감추기도 어렵다는 것을 부정할 순 없지만, 그것이 전부라고 말하는 위악은 부조리하다. 위선의 언어가 지배적일 때 느꼈던 피로감만큼이나 지금 유행하는 위악의 언어를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위선과 위악 가운데 무엇이 옳은지는 인간이 선천적으로 착한지 나쁜지 따지는 것만큼이나 정답이 없다. 그저 한쪽이 지배적일 때 다른 쪽을 상기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위선의 피로감을 해체하는 데 앞장섰던 게 코미디였듯, 문화예술은 시대가 좇는 화법을 막연히 번복하기보다 그것을 메타적으로 재탄생하게 하는 역할을 지닌다. 제 실리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정치인과 기업인이 위악의 언어를 사용하는 지금, 문화예술인들은 여기에 거리를 두고 다른 방식의 언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최나욱 작가 겸 건축가
  • ‘옛사람 목소리’의 위로

    ‘옛사람 목소리’의 위로

    매일매일 보통의 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주변 사람과의 갈등이나 갖가지 상황은 가뜩이나 힘겹게 버텨 가는 삶을 더욱 무겁게 만든다. 그래서 러시아의 문호 푸시킨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이런 현대인에게 고전과 옛사람들의 목소리를 빌려 “우리 모두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라고 격려하는 책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①‘철학이 있다면 무너지지 않는다’(디플롯)는 장자, 아리스토텔레스, 에피쿠로스, 소크라테스, 괴테, 톨스토이 등 고대부터 현대까지 2500년 철학과 문학에서 엿볼 수 있는 불멸의 문장과 지혜를 실었다. 삶이 버겁고 주저앉고 싶은 날에는 “모든 것은 곧 지나간다”는 노자의 위로를, 새롭게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는 날에는 “행복은 자유에 있고, 자유는 용기에 있다”는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조언이 다시 일어날 힘을 준다.많은 사람이 부와 명예야말로 성공한 삶의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②‘평범하여 찬란한 삶을 향한 찬사’(피카)는 항상 똑같은 일상이 계속되는 평범한 삶도 충분히 성공한 삶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동서고금 많은 현자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평범한 삶을 높이 평가했다. 평범하지만 찬란한 삶이란 헛된 야망의 실현이나 비겁한 타협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노력하고, 세상 사람들이 떠들썩하게 관심을 갖는 것 이면에 관심을 가지려는 태도라고 말한다.그런가 하면 ③‘마흔에는 고독을 받아쓰기로 했다’(생각정거장)는 가장 느린 책 읽기라는 필사를 통해 품격 있는 삶,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허연 시인이 단순한 위로를 넘어 나를 발견하고 단단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서다. 이 책들은 단순히 나이가 많다거나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개똥철학을 늘어놓는 꼰대들의 잔소리를 열거한 것이 아니라 철학자, 역사학자, 대문호들의 지혜가 담긴 목소리들로 채워져 있어 더 신뢰할 수 있다.
  • 진정한 지방분권 완결판은 예산·인력·사무 패키지 이양[지방튼튼 나라튼튼]

    진정한 지방분권 완결판은 예산·인력·사무 패키지 이양[지방튼튼 나라튼튼]

    내년이면 민선 지방자치가 도입된 지 어느새 30년이 된다. 그간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과 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제정 등 지방자치의 발전과 지방시대를 향한 진전이 있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지방자치는 여전히 중앙정부의 울타리 속에 머물러 있고, 행정서비스는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방분권 강화, 그 해결책은 간단하다. 지역의 문제와 주민의 요구를 가장 잘 아는 지방정부가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의 권한을 과감하게 이양하는 것이 지방분권의 핵심이다. 단순 사무 이양이 아니다. ‘예산-인력-사무’가 패키지로 이양돼 실질적인 권한을 가질 때 비로소 지방자치가 실현되는 것이다. 우선 지방정부가 제대로 된 자치를 할 수 있도록 현재 7대3 수준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대4까지 조정해 지방정부의 재정력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 재정력은 지방정부의 기초 체력이자 사업 추진의 원동력이다. 지방정부가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고 지역의 상황과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책을 추진할 때 주민의 행정서비스 만족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예산과 함께 지방자치 사무와 관련된 조직과 인력도 함께 이양해야 한다. 예산과 조직, 인력의 3박자가 고르게 갖춰지지 않으면 실질적인 지방자치는 불가능하다. 유명무실한 지방 이양의 대표적 사례가 2021년 7월 전국적으로 시행된 자치경찰제다. 명칭은 ‘자치경찰제’지만 자치경찰관이 없고 지자체장은 지구대·파출소에 대한 지휘권이 없다. 결국 지방정부는 인사권과 지휘권도 없이 예산만 부담하고 있는 ‘무늬만 자치경찰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방정부가 치안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고 지역사회 안전을 책임지라는 애초의 자치경찰제 도입 취지와도 멀어졌다. 시도경찰청의 자치경찰 인력·조직을 지방정부로 이관해 국가경찰과 지방경찰을 분리하도록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지방정부는 복지, 보육, 교통 등 모든 분야에서 시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교육 분야는 분리되어 있다.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교육에 대한 인식과 철학 공유를 바탕으로 지방시대에 맞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현행 교육감 직선제는 한계가 있다. 교육 철학을 공유하는 시도지사와 교육감이 ‘원팀’으로 협력해 시민에게 질 좋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논의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
  • 삶이 나를 속일 때 필요한 것은…“옛사람들의 목소리”

    삶이 나를 속일 때 필요한 것은…“옛사람들의 목소리”

    매일매일 보통의 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주변 사람과 갖가지 상황은 가뜩이나 힘겹게 버텨가는 삶을 더욱 무겁게 만든다. 그래서, 러시아의 문호 푸시킨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기’란 쉽지 않다. 치열한 경쟁 속에 한순간의 작은 실수마저도 허용되지 않는 듯한 숨 막히는 사회 분위기는 소소한 것에서 만족을 찾는 소확행에 눈을 돌리거나 삶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외면한 채 살아가도록 한다. 이런 현대인에게 고전과 옛사람들의 목소리를 빌어 “우리 모두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라고 격려하는 책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철학이 있다면 무너지지 않는다’(디플롯)는 장자, 아리스토텔레스, 에피쿠로스, 소크라테스, 괴테, 톨스토이 등 고대부터 현대까지 2500년 철학과 문학에서 엿볼 수 있는 불멸의 문장과 지혜를 실었다. 삶이 버겁고 주저앉고 싶은 날에는 “모든 것은 곧 지나긴다”는 노자의 위로를, 새롭게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는 날에는 “행복은 자유에 있고, 자유는 용기에 있다”는 고대 그리스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조언이 다시 일어날 힘을 준다. 많은 사람이 부와 명예야말로 성공한 삶의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평범하여 찬란한 삶을 향한 찬사’(피카)는 항상 똑같은 일상이 계속되는 평범한 삶도 충분히 성공한 삶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동서고금 많은 현자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평범한 삶을 높이 평가했다. 사소하고 평범해도 인생은 이미 완전하며, 충분히 완벽하다는 것이다.평범하지만 찬란한 삶이란, 헛된 야망의 실현이나 비겁한 타협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노력하고, 세상 사람들이 떠들썩하게 관심을 갖는 것 이면에 관심을 가지려는 태도라고 말한다. 낮은 곳에서도 크게 배우고, 보잘것없는 것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절망에서도 희망을 보는 것이 평범하면서도 찬란하게 빛나는 삶을 만든다고 조언한다. 그런가 하면, ‘마흔에는 고독을 받아쓰기로 했다’(생각정거장)는 가장 느린 책 읽기라는 필사를 통해 품격 있는 삶, 죽음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마흔에는~’은 허연 시인이 단순한 위로를 넘어 나를 발견하고 단단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서다. 이 책들은 단순히 나이가 많다거나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개똥철학을 늘어놓는 꼰대들의 잔소리를 열거한 것이 아니라, 철학자, 역사학자, 대문호들의 지혜가 담긴 목소리들로 채워져 있어 더 신뢰할 수 있다.
  • 여당 비례당선인과 만난 오세훈 “보폭넓히기”vs“시정 설명자리”

    여당 비례당선인과 만난 오세훈 “보폭넓히기”vs“시정 설명자리”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당인 국민의힘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인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약자와의 동행’ 등 자신의 시정 철학을 전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오시장은 20일 한남동 공관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인들 10명과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오찬은 최보윤, 박충권, 최수진, 강선영, 김건, 김소희, 김민전, 김위상, 김예지, 박준태 당선인이 참석했다. 오찬은 비례 당선인들이 자신이 대표하는 분야의 관련 발언을 한 뒤 오 시장이 이를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 참석자는 오 시장에게 “미래 세대에게 서울시의 ‘약자와의 동행’이 마음에 더 와닿는 그런 시기가 올 것”이라고 전했고, 이에 오 시장은 “따뜻한 마음으로, 약자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시에서 앞으로 약자에 대한 지원을 더 잘하고 싶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보수가) 일하는 것은 진보보다 많이 하는데 나타나는 것은 (진보보다)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도 언급했다고 또 다른 참석자는 전했다. 이날 오찬에서는 총선 결과나 국민의힘 전당대회 등 정치적 이슈보다 서울시 정책에 대한 주제가 주로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오 시장이 최근 총선 이후 당선자와 낙선자들과 잇따라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면서 정치적 보폭을 넓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오 시장은 지난달 서울 지역 국민의힘 총선 낙선자들과 당선인, 서울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당선인들과 만나 식사를 했다. 시는 이 같은 만남의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향후 국회 및 당과 협력 차원에서 이들에게 서울시의 시정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 ‘달의 정원’ 월봉서원으로 떠나는 나들이

    ‘달의 정원’ 월봉서원으로 떠나는 나들이

    국가유산 활용 10대 브랜드 사업에 이름을 올린 광주시 ‘달의 정원, 월봉서원’ 사업이 이달부터 ‘선비의 하루’, ‘살롱 드 월봉’, ‘꼬마철학자 상상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본격화된다. 또 춘설헌·광주읍성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한 ‘돌의 기억’, 용아생가·김봉호 가옥·장덕동 근대한옥을 배경으로 한 ‘광산 사계 몽(夢)’ 등은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으로 선정돼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광주시는 국가유산청이 추진하는 ‘2024년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으로 ▲돌의 기억 ▲서창(西倉) 들녘에 부는 바람 ▲김덕령 장군과 함께 놀자 ▲신창동 타임캡슐을 열어라 ▲광산 사계 몽(夢)이 선정돼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함께 선정된 ▲산사에서 찾는 소확행, 더 힐링스토리 ▲달의 정원, 월봉서원 ▲무양 인 더 시티 등의 사업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은 지역별 특색있는 국가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재발견하기 위해 문화콘텐츠를 통한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사업으로, 해마다 국가유산청의 공모를 통해 자치구별로 진행한다. 사업 분야는 ‘생생국가유산’, ‘살아 숨쉬는 향교·서원’, ‘전통산사문화유산’, ‘고택 종갓집’, ‘문화유산야행’ 5개 분야이다. 광주시는 국가유산의 미래가치를 높이고 많은 시민이 누릴 수 있도록 문화예술통합플랫폼 ‘디어마이광주’를 통해 홍보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송영희 문화유산자원과장은 “광주는 선사시대 신창동 마한유적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소중한 우리고장 국가유산의 가치를 더 많은 시민과 누릴 수 있도록 다채로운 문화콘텐츠를 발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 김헌 교수 “정치인은 상상력이 필요… 국민과 어떻게 소통할 지 고민해야”

    김헌 교수 “정치인은 상상력이 필요… 국민과 어떻게 소통할 지 고민해야”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총선이나 대선은 시나리오 게임입니다. 정치가는 권력을 잡기 위해 이러 이러한 사회, 국가를 만들겠다는 시나리오를 잘 써야 합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사회를 실천해나가는, 그 이야기(신화)를 구체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김헌 서울대(59·인문학연구원) 교수가 지난 18일 제주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 4층 공연장에서 열린 ‘신화의 섬, 크레타와 시칠리아 그리고 제주’를 주제로 행복특강을 하는 자리에서 ‘우리 사회는 서사의 위기가 아니냐’며 묻는 독자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 “상대방 비방하는 정치 하는 건 정치적 상상력이 부족하기 때문” 김 교수는 특히 “정치인들이 권력을 얻기 위한 암투에만 신경쓰고 국민들과 어떻게 소통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자기 서사를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고 공인으로 활동할 때 어떤 그림을 그려 나가겠다는 모습을 자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우가 여러 시나리오 중에 좋은 작품을 골라 하는 것처럼 꿈꾸는 이상사회를 실천해나가고 현실이 될 수 있게, 힘을 가지고 밀고 나가는 정치인이 절실하다”면서 “상대방을 비방하고 혐오를 부추기는 정치를 하는건 정치적 상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서사의 위기라고 말하는 건 자신의 삶을 시나리오로 잘 만들어낼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며 “자신의 삶을 잘 쓰는 사람만이 앞으로 인생을 잘 산다. 하루하루 일기를 쓰는 습관을 길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탐라국 탄생설화를 살려나가면 그리스신화 못잖은 신화 될 것” 그는 이날 “신화는 역사의 토양 속에 자라며 언제 어디서든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면서 “역사 이전의 역사, 철학 이전의 철학, 과학 이전의 과학이 바로 신화”라고 설파했다. 이어 “그리스신화는 한마디로 파트로크토니아(patroktonia)의 신화, 즉 친부살해의 신화다. 잔혹하지만 역사의 이치를 담은 은유로 이해해야 한다”며 “그리스 로마 신화가 비극경연대회를 거치면서 더 자극적인 이야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는 제주와 같은 위도상에 있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탄생지인 그리스 크레타섬(제주도의 약 4.6배 규모)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 교수는 “제주도를 만들었다고 하는 거인형 여신인 설문대할망 등 탐라국 탄생설화에 더 그럴싸한 살을 붙인다면 그리스·로마 신화처럼 저력을 지닌 신화가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성공할 가능성 제로지만 도전하니까 성공의 길 열렸다…가치있는 도전 해보길” 그는 이날 강연을 경청하는 제주도민, 특히 젊은이들에게 “반인반수의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물리친 ‘테세우스(포세이돈의 아들)’처럼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면서 “불어교사였던 자신이 35세에 사표를 던지고 유학가서 서양 고전학에 도전했다. 이 도전은 테세우스 도전처럼 성공할 가능성이 제로였지만 도전하니까 성공의 길이 열렸다. 도전하지 않는 사람은 성공을 절대 못한다. 가치있는 도전이라면 도전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 [최보기의 책보기] 해설가가 타석에 나와 만루홈런 치겠네

    [최보기의 책보기] 해설가가 타석에 나와 만루홈런 치겠네

    세계의 독자를 위해 세계적인 거장들을 인터뷰한 세계적인 문학지 <파리 리뷰>에서 거장들이 초보 작가에게 수백 페이지에 걸쳐 컨설팅을 해주는데 한 줄로 요약하자면 ‘따로 준비할 것은 없다. 몇 년 동안 관심 분야 책을 진지하게 독파하고, 많이 쓰라’는 것이다. 덧붙여 어느 거장이 “당신네 아마추어들이 무엇을 쓸까 고민할 때 우리 프로들은 그냥 쓴다”는 말을 했음도 전한다. 『미오기전』,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등 두 권의 책을 동시에 낸 저자 김미옥은 ‘서평가, 문예평론가’로서 SNS 공간에서 지난 몇 년 소위 ‘김미옥 현상’이라는 돌풍을 일으켰다. 그 현상을 한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려운데 저자의 글이 워낙 쉽고 재미 있으되 진지하고 깊다는 것, 그런 글쓰기란 어지간한 내공으로 도달하기 어렵다는 것, 그래서 팬덤이 형성돼 내용은 훌륭하나 이름이 딸려 읽히지 않던 무명작가들의 책이 저자의 입을 거치면 빛을 보게 되는 일이 발생했다는 정도로 일단 정리한다. 박사(博士)가 ‘쉽고, 재미있고, 깊이 있는 글’을 못쓰는 이유는 한 분야만 학문적으로 죽어라 파기 때문이다. 아마추어가 그렇게 못쓰는 이유는 읽기와 쓰기를 덜 했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위의 거장처럼 “읽었다면 한 줄이라도 써라. 모든 글쓰기는 그렇게 시작된다”고 말한다. 매주 책 한 권을 읽고 천자를 쓰는 나는 왜 이런가? 그것은 ‘활자중독자 미오기’처럼 제대로 읽지 않아 감(感)과 각(角)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김미옥의 글은 전반적으로 내가 겪는 사건의 문제가 무엇인지도 알게 해준다. 『미오기전』은 저자의 과거, 현재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산문집이고,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 는 ‘활자중독자, 독서선동가’로서 저자의 화려한 개인기가 세계 명저들의 독후감 형식으로 실렸다. 일 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은 어차피 이 글도 읽지 않을 것이다. 일 년에 책 한 권을 읽는 사람에게 『미오기전』을 권한다. 일 년에 책 두 권 이상 읽는 사람은 『감으로 읽고 각으로 쓴다』를 추가로 권한다. 나에게는 왜 ‘초등학교 저학년 때 아버지의 미찌꼬바에서 산소용접기로 쇠를 녹여 붙이고, 친할머니 조쪼깐(趙早揀) 씨와 외할머니 강도귀달(姜都鬼達) 씨와 위대한 면서기가 있었던 스토리와 서사’가 없을까? 그것은 없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마땅한 이야기를 기억해내고, 기록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을 뿐이다. 어느 인생이든 소설책 열 권 분량의 이야기와 역사는 필히 있는 법이다. 김미옥은 “한때 공황장애를 앓았는데 읽기와 쓰기가 나를 구원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철학, 잘만 쓰면 질병도 치료한다”는 제목으로 소개했던 『닥터 필로소피』(김대호. 틈새의시간)도 불안장애를 앓으며 방구석 폐인이 됐던 저자가 살기 위해, 죽는 것이 무서워 ‘마구 철학책 읽기’에 매달린 결과 병을 고치고, 강의도 하고, 책까지 낸 이야기였다. 독서와 글쓰기의 궁극은 자만(自滿)-자기만족이다. 심지도 병을 낫게 하고 밥과 돈이 나오기도 하는 자만이다. 어떤 시집의 주인공 ‘가타하리나 개부치 씨’는 그를 알아챈 김미옥 평론가 덕에 전적으로 세상에 태어났다 전한다. 개부치 씨 또한 “<최보기의 책보기>가 쓰면 베스트셀러 된다”는 희망의 서사를 이 글에 묻어둘 것을 부탁했다. 미오기의 묘비명은 “읽다가 죽었다”가 제격이겠다.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 “총선 후 이중 권력 악화… 尹대통령, 정공법으로 국민 마음 끌어와야” [황비웅의 열린 시선]

    “총선 후 이중 권력 악화… 尹대통령, 정공법으로 국민 마음 끌어와야” [황비웅의 열린 시선]

    4·10 총선 평가한다면尹 실정·오만에 대한 총체적 심판野 팬덤 정치, 도덕성 땅에 떨어져조국혁신당 ‘복수 정치’ 극복 관건 尹대통령 국정 운영 어떻게채상병·영부인 문제, 민심 따라야대통령 정치적 미래 위해 변화를의료개혁, 정권 명운 걸 정도 아냐 한국 정치 미래는與, 대통령과 수평적 관계로 가야‘1인 체제’ 野, 민주주의 실종 위기일반 시민·지식인들 목소리 내야 4·10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거대 범야권이 국회 의석수 192석을 얻는 파란을 일으켰다. 극단적인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석열 정부는 거야의 입법 협조 없이는 정국 운영이 어렵게 됐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첫 회동에서 협치를 부탁했고, 지난 9일엔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에 대한 사과와 함께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총선 이후 달라졌다는 평가와 여전히 국정기조에 변화가 없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어 향후 정국의 흐름이 주목된다.‘중도보수’ 또는 ‘합리적 진보주의자’로 평가받는 윤평중(68) 한신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1994년 이후 현재까지 진보에서 보수까지 아우르는 언론사에 칼럼을 기고해 왔다. 특정 정파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날카로운 분석을 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윤 교수는 총선 이후 현재의 권력 지형을 이중권력 시대로 규정했다. 여기에 극단적인 강성 팬덤인 ‘개딸’이 개입하면서 대한민국이 심리적 내란 상태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이 이런 불리한 권력지형을 극복하는 방법은 정치적 외연 확장과 함께 중도층에 소구하는 정책으로 승부를 거는 수밖에 없다고 봤다.경기 성남시 수정구의 한 호텔 카페에서 지난 14일 윤 교수를 만나 인터뷰했다. 지난 16일 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로 유력했던 추미애 당선인 대신 우원식 의원이 선출되는 이변이 일어나면서 한 차례 전화로 추가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했다. 여당의 패배를 불러온 가장 큰 요인은. “윤 대통령의 실정과 오만, 무능에 대한 총체적인 민심의 심판이었다고 본다. 그게 알파요 오메가다. 내용적으로는 민심에 의한 탄핵에 가깝다고 본다. 물론 윤 대통령만 질책한 것이 아니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던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국민들이 윤 대통령에게 최후의 기회를 제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총선 결과를 두고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고 비판한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 실형을 선고받거나 재판 중인 인물들이 많은데도 정권 심판론이 이렇게 우세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권 심판론이 모든 요소를 부차적인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총선 이전부터 본격적인 이중 권력 시대가 시작됐다. 이중 권력이란 한 국가 안에 두 정치 세력이 국가의 통치권을 두고 서로 다투는 그런 상태를 말한다. 이게 극단화되면 바로 심리적 내란 상태가 된다. 이중 권력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 광적인 팬덤 정치다. 개딸이라는 강성 정치 팬덤이 정당과 정치의 모든 과정에 개입하기 시작했고, 어마어마한 정치 효능감을 체험하면서 정당의 경선과 총선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결국 동지냐 적이냐가 모든 정치적 결정에 중요한 잣대가 되고, 도덕적 하자 등은 부차적인 것이 됐다. 사회적 아노미 혹은 무규범 상태가 초래된 것이다.” 윤 교수의 제스처는 개딸을 설명하면서 점점 커졌다.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는 말을 반복하더니 설명이 길어졌다. 전쟁 같은 정치, 내란, 사회적 아노미 등을 강조하기 위해 목소리에 힘을 주기도 했다. -조국혁신당이 약진했다. 조국혁신당의 미래는 어떻게 보나. “(목이 마른 듯 보온 통을 꺼내 컵에 물을 따르며) 개인적으로 정치인 조국에 대단히 비판적이지만, 그런 가치 판단을 배제하면 상징 자산은 사실 이 대표보다 더 뛰어나다. 대중 정치인의 이미지와 용모, 목소리 등은 조 대표가 가진 우월한 자산이다. 또한 비례대표만 후보를 낸다든지 민주당과 정면 경합하지 않는다든지 효과적인 판단을 했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윤 대통령을 비판하지만 이 대표의 민주당을 도저히 승인하기 힘든 많은 수의 시민들이 있었다. 윤 대통령의 가장 대척점에 있는 조국이라는 현실 정치인이 비례대표 투표에서 대안을 찾은 거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복수, 앙갚음 등의 정치를 뛰어넘을 수 있느냐에 미래가 달렸다고 본다.”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 대해 낮은 자세로 임했다는 평가와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가 상존한다. “총선 이전보다 진일보했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엔 미흡했다. 지지층의 외연을 최대한 확장하고, 중도를 끌어들일 수 있는 정책으로 방향을 바꾸겠다는 명시적인 변화가 없었다. 채 상병 특검법은 굉장히 중대한 문제다. 아들을 군대 보내는 부모, 남자친구를 군대에 보내야 하는 여성들이 국가를 신뢰할 수 있느냐 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윤 대통령이 통 크게 받았어야 한다. 또 윤 대통령의 가장 큰 상징 자산은 공정과 상식(또박또박 강조하며)이었는데 영부인 문제가 이것을 무너뜨렸다는 점도 총선 참패의 한 요인이다. 채 상병 특검법과 영부인 문제는 이중 권력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방아쇠다. 대통령이 민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정국을 이끌지 않으면, 남은 임기 3년은 유사 내란 형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윤 교수는 채 상병 특검법과 영부인 문제를 거론하며 답답하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다. 물 한 모금을 마신 뒤 쉬지 않고 속사포처럼 비판을 이어 갔다. 윤 대통령이 앞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할 것인지 물었다. 윤 교수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변화는) 대통령 본인의 정치적 미래를 위한 거다. 이중 권력 시대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잘못 때문에 훨씬 악화됐고 시간이 흐를수록 나빠져 갈 거다. 이 궁지를 정공법으로 벗어나야 된다. 대통령에게서 돌아서 버린 다수 국민의 마음을 다시 자기편으로 끌어와야 한다.” -윤 정부의 의료개혁을 평가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임해야 할까. “의료개혁은 중요한 사안이긴 하지만 정권의 명운을 걸 정도는 아니다. 의사단체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대통령의 정책 결정에서 즉흥성이 갖는 역효과가 정권을 흔들 정도로 크다는 거다. 그런데 대통령은 뒤로 빠져 있다. 그렇지만 책임은 이 사안을 국정현안 1순위로 올려놓은 대통령에게 귀속될 수밖에 없다.” -윤 정부가 잘한 점도 있지 않나. “외교안보 패러다임의 방향을 문재인 정부와 완전히 다르게 바꿨다. 굉장히 설득력 있는 방향 전환이었다고 본다. 한미동맹과 대일 관계 정상화도 윤 대통령의 최대 외교 안보 업적 가운데 하나다. 탈원전 정책을 뒤집은 것과 부동산 정책 등도 그렇다.” -이재명 1당체제가 가져올 후폭풍은. “민주당은 이재명 유일지배 체제를 완성했는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이 대표가 총선 당선자들 앞에서 당론에 반대되는 일은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만들어 온 것은 당내 민주주의인데 이게 실종됐다.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한 엄청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우원식 의원이 민주당의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상당히 놀랐다. 그런데 한 조간에 보면 추 당선인의 발언보다 우 의원이 한 인터넷 방송에서 자신에게 당부했다고 한 이 대표의 발언이 훨씬 구체적이었다. 이보다도 의장 후보들마저 명심(明心)만 강조했다는 데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국민의힘에선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출범했다. “윤 대통령과 친윤(친윤석열)계의 안이한 인식이 문제다. 자신들이 얼마나 위중한 상황에 있는지 정직하게 대면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과의 원활한 관계 속에서도 국민이 환골탈태했다고 느낄 수 있는 수평적 관계로 가야 한다. 황우여 비대위는 전혀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책임론과 향후 행보는. “책임론은 초보 정치인의 한계였다고 본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국민의힘은 개헌선을 돌파당했을 거라고 본다. 한 전 위원장 본인의 판단에 달렸지만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완의 그릇인데, 본인의 필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 정치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우리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선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이중 권력과 강성 정치팬덤, 디지털 포퓰리즘이 서로 증폭되면서 한국 민주주의에 중대 위기가 왔다. 이에 대응하는 일반 시민들, 독립 지식인들,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윤평중 명예교수는 1956년생으로 광주 출신이다.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남일리노이 주립대에서 사회철학 및 정치철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 주립대(버클리) 역사학과, 미시간 주립대 철학과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1989년부터 한신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21년 9월부터 현재까지 철학과 명예교수로 있다. 황비웅 논설위원
  • 韓, 정부 정책 때렸지만… 尹과 갈등은 피했다

    韓, 정부 정책 때렸지만… 尹과 갈등은 피했다

    韓 “KC인증 의무화, 과도한 규제”촉구 아닌 재고 요구로 수위 조절친윤 측도 ‘한동훈 불가론’ 자제전대 출마 땐 尹과 관계 첫 시험대‘총선 백서’ 韓 책임 논란은 계속홍준표 “특검 받을 준비나 하시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의 ‘해외직구 금지’ 정책 비판으로 한 달 넘게 이어 온 침묵을 깼다. 한 달 동안 ‘목격담’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데 이어 첫 현안 메시지로 ‘담론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다만 직구 금지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정부의 실책을 크게 부각하거나 대립각을 세우지 않으며 수위를 조절했다.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를 확정하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8일 저녁 페이스북에 “개인 해외직구 시 KC(국가인증통합마크) 인증 의무화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되어야 한다”고 썼다. 지난달 20일 페이스북에 총선 패배와 관련해 첫 글을 올린 이후 약 한 달 만이자 현안에 대한 정치적 입장을 밝힌 첫 언급이다. 그는 정부의 해외직구 금지가 “적용 범위와 방식이 모호하고 지나치게 넓어져 과도한 규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 정부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공정한 경쟁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정부”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및 표현 방식을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다른 당권 주자들이 정부의 실책을 호되게 꾸짖은 것과 달리 재고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정부와의 ‘대립 구도’를 피하기도 했다. 최근 비윤(비윤석열) 또는 반윤(반윤석열)으로까지 분류되는 정체성에 대해 수위 조절에 나선 셈이다. 한 전 위원장이 첫 현안 메시지로 ‘직구’를 택한 것도 마찬가지다.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정쟁이 아닌 정책에 관한 입장으로 메시지를 시작한 게 적절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실제 한 전 위원장은 지난해 말 정치 입문 후 곧장 총선을 치르면서 ‘정치인 한동훈’의 철학과 가치는 선보일 기회가 없었다. 여당 내 한 의원은 “심판론에만 갇혀 있던 한동훈에 대한 평가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4·10 총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는 총선 백서의 ‘한동훈 겨냥’ 논란도 커지고 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책임의 주어를 당으로 하자”며 특정인 거론에 우려를 전했으나 백서 특위 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은 ‘한동훈 책임론’을 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특히 조 의원이 차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 공정성 시비가 일자 일부 원외 인사들은 조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총선 패배 책임론을 들어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등판을 반대해 온 친윤계는 최근 한동훈 불가론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다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조국(조국혁신당 대표)이 주장하는 특검 받을 준비나 하시고”라는 페이스북 글을 썼다가 지웠다.
  • 한동훈, ‘목겸담’ 넘어 현안 메시지 시동…‘직구’ 때리면서도 수위는 조절

    한동훈, ‘목겸담’ 넘어 현안 메시지 시동…‘직구’ 때리면서도 수위는 조절

    韓, 페이스북에 첫 현안 입장 메시지“개인 직구 금지, 과도한 규제될 것”‘尹정부’ 대신 ‘우리 정부’ 표현 쓰고‘재고’ 요청 방식으로 대립각 조절 전당대회 앞두고 현안 ‘담론 경쟁’ 시동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의 ‘해외직구 금지’ 정책 비판으로 한 달 넘게 이어 온 침묵을 깼다. 한 달 동안 ‘목격담’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데 이어 첫 현안 메시지로 ‘담론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다만 직구 금지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정부의 실책을 크게 부각하거나 대립각을 세우지 않으며 수위를 조절했다. 한 전 위원장이 전당대회 출마를 확정하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18일 저녁 페이스북에 “개인 해외직구 시 KC(국가인증통합마크) 인증 의무화 규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되어야 한다”고 썼다. 지난달 20일 페이스북에 총선 패배와 관련해 첫 글을 올린 이후 약 한 달 만이자 현안에 대한 정치적 입장을 밝힌 첫 언급이다. 그는 정부의 해외직구 금지가 “적용 범위와 방식이 모호하고 지나치게 넓어져 과도한 규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 정부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공정한 경쟁과 선택권을 보장하는 정부”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및 표현 방식을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다른 당권 주자들이 정부의 실책을 호되게 꾸짖은 것과 달리 재고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정부와의 ‘대립 구도’를 피하기도 했다. 최근 비윤(비윤석열) 또는 반윤(반윤석열)으로까지 분류되는 정체성에 대해 수위 조절에 나선 셈이다. 한 전 위원장이 첫 현안 메시지로 ‘직구’를 택한 것도 마찬가지다.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정쟁이 아닌 정책에 관한 입장으로 메시지를 시작한 게 적절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실제 한 전 위원장은 지난해 말 정치 입문 후 곧장 총선을 치르면서 ‘정치인 한동훈’의 철학과 가치는 선보일 기회가 없었다. 여당 내 한 의원은 “심판론에만 갇혀 있던 한동훈에 대한 평가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커지면서 4·10 총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는 총선 백서의 ‘한동훈 겨냥’ 논란도 커지고 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책임의 주어를 당으로 하자”며 특정인 거론에 우려를 전했으나, 백서 특위 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은 ‘한동훈 책임론’을 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특히 조 의원이 차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 공정성 시비가 일자 일부 원외 인사들은 조 의원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총선 패배 책임론을 들어 한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등판을 반대해 온 친윤계는 최근 한동훈 불가론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다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조국(조국혁신당 대표)이 주장하는 특검 받을 준비나 하시고”라는 페이스북 글을 썼다가 지웠다.
  • 민희진 “네이버·두나무 만남은 사적 자리…카톡 내용도 짜집기”

    민희진 “네이버·두나무 만남은 사적 자리…카톡 내용도 짜집기”

    하이브와 ‘경영권 탈취 의혹’을 두고 법적 분쟁 중인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네이버와 두나무 관계자와의 만남은 투자와는 무관한 사적인 자리”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19일 민 대표는 지난달 기자회견 이후 약 한 달 만에 입장문을 내고 “오해를 최소화하고, 법정에서 하이브 측이 주장한 허위사실에 대한 정정이 필요하기에 글을 썼다”며 언론에 입장문을 배포했다. “룸살롱·텐프로 수시로 들락대는 이들은 감사했느냐” 민 대표는 먼저 그가 네이버·두나무 관계자를 사석에서 만났다는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민 대표는 “지인과의 저녁 식사 도중 다른 지인들이 오게 되는 과정에서 네이버와 두나무에 소속된 분들을 만났다”며 “투자와는 무관한 사적인 자리로 마무리됐다. 하이브의 거창한 언론 몰이와는 달리 놀랍게도 이 만남은 그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후 민 대표는 “어도어 부대표와 이에 대한 얘기를 하던 중 ‘차라리 하이브에 투자한 회사 중 하나인 두나무 같은 곳이 어도어의 주인이 되면 하이브나 어도어나 서로 좋을 수 있겠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눈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 대표는 “투자자를 만났다 한들, 한 회사의 대표이사나 부대표가 투자자를 만난 게 대체 무슨 문제가 된다는 것이냐”며 “투자자, 거래처를 접대한다고 룸살롱, 텐프로에 수시로 들락대는 이들은 다 감사했냐”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달 22일 시작된 하이브 측의 감사에 대해서 민 대표는 “왜 주가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위법한 감사를 한 것인지 궁금하다”며 “아무리 우기고 억지로 두들겨 때린다 한들, 없던 일을 있던 일로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경영권 찬탈 증거 확보됐다면 언론플레이 필요 없어” 하이브 등에 의해 공개된 민 대표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다 설명할 수도 없을뿐더러, 설명해야 할 이유도 없다”며 “쓸데없는 부가 설명은 다른 이들의 사적인 내용을 말해야 하고 또 다른 이간질을 만들기 때문에 불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짜집기된 카톡 대화로 공격받은 직후 뉴진스 멤버들은 일제히 제게 위로의 문자를 보내왔다”며 “그냥 위로의 문자가 아닌 사랑이 넘치는 내용이었다”고 멤버들과의 유대감을 강조했다. 이어 “뉴진스를 조금이라도 생각해주시는 분들이라면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사안에 최대한 멤버들이 오르내리지 않도록 해달라”며 “하이브는 이미 뉴진스라는 팀을 곤란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민 대표는 “진정 감사가 목적이고 경영권 찬탈의 증거가 확보됐다면, 대대적인 언론 플레이는 필요 없다”며 “현재 우리는 법리 다툼 중에 있다. 사실 관계에 입각한 판사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시기”라고 지적했다.이날 민 대표가 낸 입장은 그간 하이브 등에서 제기된 수많은 의혹에 대해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앞서 하이브는 민 대표가 두나무·네이버 관계자와 접촉한 정황을 확인하고 이것이 ‘경영권 탈취 계획’의 일환이 아닌지를 의심해 왔다. 하이브는 경영권 탈취 시도를 이유로 민 대표 해임 등을 임시주주총회 안건으로 요청했고, 어도어 이사회는 5월 31일 주주총회를 열기로 결의했다. 하이브가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어 안건이 상정되면 찬성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민 대표는 지난 7일 의결권행사금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냈고 17일 첫 번째 심문기일이 진행됐다. 민 대표가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은 31일로 예정된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이전에 결론이 날 전망이다. 온라인상에서도 민 대표에 대한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 ‘연예뒤통령 이진호’는 ‘충격 단독! 뉴진스 자료 공개합니다’라는 영상을 올렸다. 유튜버는 해당 영상에 “네가 잘해서 뜬 게 아니다. 쟤네가 뭘 알겠어요. 거울이나 보고”, “살 하나 못 빼서 ×지게 혼나는 ×초딩들” 등의 메시지 캡처본을 공개하며 이것이 민 대표가 특정 멤버를 언급해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민희진 대표 입장문 전문 안녕하세요. 민희진입니다. 기자회견 이후 처음으로 개인의 입장에서 글을 씁니다. 딱딱한 입장문의 형식을 빌지 않고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밝히고자 하는 사안의 성격이 공식 입장문의 형식으로는 전달되지 않는 맥락이 중요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과 밝히게 되는 내용들이 대체 무슨 상관이 있다고 불특정 다수를 향해 이런 입장을 전해야 하는 것인지 저조차 의아하고 본의 아니게 죄송합니다만, 4월 22일부터 매일매일 당혹스러운 날들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오해를 최소화하고, 법정에서의 하이브 측이 주장한 허위사실에 대한 정정이 필요하기에 글을 씁니다 저의 솔직한 성격은 이미 기자회견으로 접하셨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가감 없이 말씀드립니다. 본 글에서 솔직함이 더욱 필요한 이유는 무엇보다 사안의 본질이 엄격, 근엄, 진지한 내용과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겪은 이는 접니다. 중한 일을 경히 본다-라는 편견은 감히 사양하겠습니다. 1. 먼저, 네이버 두나무 사안과 관련하여 말씀드립니다. 저의 지인 A씨는 24년 3월 6일 7시 30분에 저를 저녁 식사에 초대합니다. A는 본인의 오랜 친구들이 동석할 것이니, 불편해하지 말라고 얘기했고 만나 뵌 A의 지인분들은 저보다 연배도 있으신 편한 분들이셨습니다. 식사를 하던 중에 A의 지인 한 분이 또 다른 지인을 불렀다고 말씀하셨고 저는 당시 어떤 분이 오시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한 시간쯤 뒤 그분이 오셨고 처음엔 누구인지도 몰랐습니다. 본인 소개를 하실 때 두나무의 C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오래전 방시혁 의장을 통해 저를 만나보고 싶다고 말씀을 주셨던 분이라는 것을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이 저녁 자리에 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본인도 참석하고 싶다고 하셨다고 합니다. 뉴진스에 관심이 많았고 제작자인 제가 궁금한 이유라고 하셨습니다. 그 와중에 저는 몰랐지만, 참석자들 모두와 친분 관계가 있던 네이버의 B분께도 연락이 되었는지 B분도 오시게 되었습니다. 제 의지와 무관하게 그렇게 모든 분들이 모인 자리를 갖게 되었고 그 자리는 당일 참석자들이 모두 증언을 해줄 수 있을 만큼, 투자와는 무관한 사적인 자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하이브의 거창한 언론몰이와는 다르게, 놀랍게도 두나무 C분과의 만남은 그것이 전부입니다. 해당 만남에 참석하지 않았던 하이브는 무엇을 근거로 허위 주장을 하는 것인지요. C분은 뉴진스 도쿄돔 공연에 놀러 오고 싶다고 말씀하셨고 이후 그분과의 대화는 도쿄돔 공연 관련한 짤막한 대화가 끝이었습니다. B분과도 이후 사적인 고민을 나누는 연락을 몇 차례 주고받은 것이 전부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집에 가던 길에 저는 L부대표에게 그렇게 당일 우연히 만나게 된 분들에 대해 말했고, 그 얘기를 들은 L부대표는 차라리 하이브에 투자한 회사 중 하나인 두나무 같은 곳이 어도어의 주인이 되면 하이브나 어도어나 서로 좋을 수 있겠다는 막연한 대화를 나눕니다. 그런데 이 생각은 현실적으로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하이브 동의 없이는 실현될 수 없는 것을 저희가 모를 리 없습니다. 두나무 C분과는 그 날 처음 만난 사이이기 때문에 해당 내용에 대한 대화를 나눴을 수 조차 없습니다. 실현 가능성을 떠나, 당시 이 내용을 듣고 잠시나마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그간 어도어 대표로서 어도어가 하이브 내에서 은근한 괴롭힘과 따돌림에 시달리는 ‘은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지내왔습니다. 벗어날 수 없는 가해자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상상을 해봤다는 것이 죄가 될 수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생각을 검열’하는 세상에 사는 것도 아닌데 도대체 어떤 문제가 된다는 것인지, 저도 하이브 임원들의 생각을 검열해 보고 싶어집니다. L부대표는 어도어에 입사한 뒤, 같은 하이브 내 있었지만, 어도어가 하이브로부터 이렇게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 줄 몰라 놀랐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게 ‘그 동안 어떻게 지내오신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L부대표와 저는 그간 하이브로부터 각종 괴롭힘을 받지 않기 위한 방법과 대응 방향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을 뿐인데, 하이브는 이 대화를 캡처하여 편집하고 뭔가 대단한 모의와 실행을 한 듯 악의적으로 이용했습니다. 마치 대역죄에 대한 해명을 하듯 사적 만남에 대한 스토리를 이렇게나 길게 설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지금도 믿기지 않습니다. 그렇게 진지하게 주장하시던 사우디 국부의 실체는 찾으셨는지요. 그리고 하이브가 본인들과도 지인 관계인 사람들을 끌어들여 가며 그들을 곤란함에 빠뜨리고, 상황을 이용하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지인과의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처음 만난 분들인데 상식적으로 인수 제안이 말이 되는 일인가요. 거듭 말하지만, 이에 대한 확실한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면 하이브를 포함해 4자 대면을 요청합니다. 저는 네이버나 두나무에 그런 제안한 바 전혀 없으니, 하이브는 네이버나 두나무에 인수 제안 받은 적이 있는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말장난처럼 ‘만남’을 확인받지 마시고, ‘만남의 목적과 나눈 대화’에 대한 확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사실과 무관하게, 그간의 경험상 “어쨌든 네이버 두나무 만난 거 인정” 이런 식의 말장난 기사 헤드라인이 뽑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언급했습니다. 제가 그간 말한 “투자자를 만나지 않았다”라고 한 내용이, “경영권 찬탈을 목적으로 만나지 않았다”는 의미라는 것은 익히 알고 계실 것이지만 뻔한 말장난에 속지 않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씀드립니다. 사람들에게는 여러 사회적 지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장, 변호사, 의사, 선생님 등. 가령 학교 학부모 모임이라면, 어떤 투자회사 대표가 나왔든 그 모임은 학부모 모임일 뿐, 변호사 미팅이나 투자자 미팅이 될 수 없습니다. 설령 투자자를 만났다 한들, 한 회사의 대표이사나 부대표가 투자자를 만난 것이 대체 무슨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까. 하이브 내 타 자회사 사장들이 투자자를 만났다고 이렇게 의심하고 추궁합니까. 투자자, 거래처를 접대한다고 룸살롱, 텐프로에 수시로 들락대는 이들은 다 감사하셨는지요. 그리고 감사 전에 왜 미팅 제안이나 구두 질의가 없으셨던 겁니까. 내부 고발 문건으로도 협의할 만한 이유가 충분했는데, 왜 한 번도 만남을 요청하지 않으셨던 겁니까. “상법상 자회사 조사권 내용”을 보자면, “자회사와 모회사의 독립성을 고려할 때, 우선 모회사 감사위원회는 자회사에 대해 조사 보고 요구를 먼저 한 다음에 조사 보고 요구에 응하지 않거나, 보고 내용이 미흡한 경우 직접 감사할 수 있는 것” 이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하이브가 왜 주가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위법한 감사를 한 것일까요. 하이브가 제시하는 증거도 모두 불법적으로 취득된 자료임을 말씀드립니다. 아무리 우기고 억지로 두들겨 때린다 한들, 없던 일을 있던 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투자자를 만났느냐 아니냐’와 같은 말장난식의 사실을 왜곡시키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시길 바랍니다. 2. 복잡한 인간사, 인간관계는 단순히 멋대로 오려 붙여진 카톡 몇 자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변명을 할 이유도 없고, 해명을 할 사안도 아닙니다. 제 성격과 평소 말투, 농담이나 장난 스타일, 그리고 처했던 상황과 그 대화의 대상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단순하게 치부해 평가할 일도 아니고, 하이브의 저열한 방식으로 짜깁기 당하면 누구라도 저와 같은 상황에 처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뉴진스와 저는 그간 여러분이 모르실 수밖에 없는 수많은 일과 다양한 상황을 겪어왔습니다. 그것들을 이 자리에서 다 설명할 수도 없을뿐더러, 설명해야 할 이유도 없으며, 쓸데없는 부가 설명은 다른 이들의 사적인 내용을 말해야 하고 또 다른 이간질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상처를 야기 시키기 때문에 불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이 모르는 수많은 일들로 그간 미치게 괴로웠지만, 또 그렇게 남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저희 안의 많은 일로 우리 관계는 더 돈독해지고, 단단해졌습니다. 어찌 보면 20여년 종사해왔지만 아직도 이해 안 되는 아이돌 사업이란 것이 우리를 그렇게 만든 것 같습니다. 편견 어린 사업 환경에서, 어린 친구들과 함께, 남의 돈으로 사업을 한다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괴롭고 난관을 극복해 내야만 하는 일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자로 태어나지 않습니다.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은 평범한 집안에서 자라, 내 돈으로 사업 자금을 마련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은 일입니다. 돈이 없는 사람이 재능으로 투자를 받는 것도 능력입니다. 그렇게 투자를 받아 일을 시작하는 것이 죄도 아니고, 초단기간 내 이미 투자를 받은 금액의 10배 이상을 갚았으며, 금전으로 계산되지 않은 막대한 가치로 되돌려 줬음에도 최초 투자를 받아 시작했다는 이유만으로, 제가 왜 배신자니, 자아비대니, 찬탈이니 어이없는 프레이밍에 걸려들어야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가 하이브에 제공해 왔던 가치는 어디로 증발해 버린 것인가요? 그 가치를 갖고 싶어 저를 영입하셨던 것 아닌가요. 제가 겪어 본 아이돌 사업은 모순으로 점철된 일이었습니다. 이윤을 추구하면서 특히 어린 친구들의 안위를 동시에 균형 맞추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제가 강박이 덜 했다면 오히려 수월했을 수도 있고, 단순한 월급 사장 역할이었다면 이렇게 고단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쓸데없는 책임감으로 모든 것들에 흠결을 내고 싶지 않았던 열정이 독이 된 것인가 수없이 자책하게 만들지만, 지나온 일을 돌이켜 보면 또 후회가 남는 상황은 없습니다. 괴롭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곤란하기도 했던 이런 모든 과정을 함께 겪으며 뉴진스와 저는 가족 같지만 그런 단순 가족 관계와는 또 다른 단단함으로 뭉쳐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뉴진스와 저의 관계는 여러분이 어떤 생각을 하시든 그 생각 이상의 관계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짜깁기된 카톡 대화로 공격받은 직후, 멤버들은 일제히 제게 위로의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그냥 위로의 문자가 아닌 사랑이 넘치는 내용이었습니다. 위로의 문자는 다음 날 오전까지 이어졌습니다. 제가 소리내어 울었던 이유는 낯 모르는 타인들에게 오해받고 욕을 먹어서가 아니라 이 상황에 처한 모든 이들이 이런 최악의 거지 같은 일들을 겪어야만 하는 것이 한스러워서였습니다. 의도가 훤히 보이는 작태에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것은 선동을 하는 이들의 문제이지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죄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뉴진스를 조금이라도 생각해 주시는 분들이시라면 여러분께서 해주실 수 있는 일은, 이런 말 같지도 않은 사안에 최대한 멤버들이 오르내리지 않게 해주시는 일 같습니다. 제가 아무리 미워도, 멤버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이런 짓을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간 악성 유튜브 채널을 고소하는 데 혈안이었습니다. 평소 그런 채널에 누가 사적인 자료를 제공하는 것인지 악의적이라고 생각해 왔기에 금번 사태를 접하며 아이러니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제가 포기하면 된다고 누군가는 쉽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인간성을 붙들고 한 번 더 생각해 본다면, 그리고 우리가 겪어오고 처했던 상황을 생각해 보면 그럴 수 없는 일입니다. 하루에도 수천만 번 이 일이 누구를 위하고, 무엇을 위하는 일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적당히 타협하면서 일하면 임기를 마친 뒤 충분한 금전적 보상이 보장된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위험을 감내하며 내부고발을 진행한 것은, 지키고 싶은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돈이 목적인 사람이 굳이 힘들게 내부 고발을 하며 싸우고 최종적으로 하이브 승인이 필요한 법적으로 불가능한 방법을 어렵게 도모할까요.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돈은 애당초 제 관심영역이 아니었다고 여러 번 말해도 저를 모르는 이들은 각자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합니다. 아무리 저를 매도하려 해도, 저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입니다. 어떤 말보다 앞으로 제가 내리는 결론과 결정이 제 생각을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오해하는 사람들을 구차하게 설득하고 싶지 않음에도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돈 이상의 것임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그간 제가 일해왔던 과정, 결정, 판단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돈이고 뭐고 그간 부조리가 가득한 이 업을 수없이 버리고 떠나고 싶었습니다. 모르는 이들에게 굳이 저를 포장하고 싶은 마음도 없습니다. 이런 일을 겪자니 그간 왜 안간힘으로 싸우며 이 일을 이어온 것인지 다시금 황망해지지만 그간 늘 대의가 있을 것이라 되새김질하며 버텨 온 생각을 다시금 곱씹습니다. 하이브는 이미 뉴진스라는 팀을 곤란하게 만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까지 일을 몰고 온 그들이 끔찍하고 징그럽습니다. 인간은 인형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판단, 낙인으로 인형화 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각자의 인생은 소중하기 때문에 함께 일해본 적도 없는 사람들의 인민재판으로 판가름할 일이 아닙니다. 하이브가 아무리 저를 마녀로 만들고 싶어 해도, 저에 대해 더 잘 아는 것은 그들이 아닙니다. 3. 세상을 살다 보면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세상의 모든 반목을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갈등은 싫지만 더 나은 도약을 위해 괴로워도 필수 불가결한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평소 자조적 성향이지만 그나마 제 안의 긍정 기운을 최대한 끌어모아 생각해 본다면 이 어처구니 없는 현실도 동일 맥락에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어려움에 처했다고 편을 나누어 어떤 특정 세력이나 성별에 감정을 호소하거나 지지를 바라지 않습니다. 인간의 개성은 단순히 성별의 나눔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특징이 다르기에 서로 다른 존재 이유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생각과 고민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사 이유와 설명이 넘친다는 건 저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화 맥락, 시점, 대상이 생략된 단편적 짜깁기 따위로 제 평소 생각이나 철학을 함부로 재단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제 성향 때문에, 저는 가급적 소규모/소수와 일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어도어 내 저와 직접적으로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구성원들은 5명 내외로 아주 소수입니다. 이는 개인적 트라우마 때문에 생긴 이유 같습니다. 저는 이상하게도 전 직장 시절부터 제가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모함 받거나,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음에도 마치 저를 만나본 것처럼 저에 대해 거짓말하는 이들로 인해 다양한 스트레스를 꾸준히 받아왔습니다. 술, 담배, 유흥을 즐기지 않고 평소 스트레스 푸는 법을 잘 몰라 치료를 받았던 이력 때문에 자기 방어 차원에서 만남을 더 최소화했던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도어 외 하이브 구성원들과 업무로 직접 소통한 적이 거의 없음에도 저와 직접 일해본 것처럼 말하거나 그런 듯 떠벌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제보를 듣고 상당히 의아했지만, 이 와중에도 조심스럽게 전달된 하이브 타 조직 구성원들의 응원 메시지는 꼭 감사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문득, 언젠가 지나가는 말로 박지원 대표이사가 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본인이 이전 직장에서 구조조정을 얼마나 잘 해왔는지, 그래서 무엇무엇에 대한 주의가 어떻게 필요한 것인지, 흘려들었던 것들이 퍼뜩 떠올라 오싹했습니다. 그때는 관심 없던 내용이라 귓등으로 흘렸는데 이런 식으로 돌아올 줄 몰랐습니다. 하이브는 제가 입사 시 받아 사용했다가 초기화 시켜 2년 전 반납했던 노트북을, 감사 이전에 ‘동의 없이 사전 포렌식’하여 저의 개인 사생활을 들여다보고, 서로 공유하고 감사 문건에 넣었습니다. 어도어 설립 전의 일이 본 감사와 어떤 연관이 있습니까. 또한 수십 명의 기자들이 공개법정에서 방청하고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 법리적인 주장은 하지 않은 채 개인 사생활 속에서 이루어진 사담 중에서도 일부만을 꺼내어 자극적인 어감으로 낭독하였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법정에 있지 않아 나중에 전해 들은 입장에서 개인의 사생활과 명예를 해치는 행위를 그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이 소름 끼칩니다. 어도어 설립 이전의 개인사를 함부로 공공에 공개하고, 저에 대한 공격거리를 찾고자 부대표의 노트북을 무단으로 가져가 형사 책임을 운운하며 부대표를 협박 및 회유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도어 구성원을 압박하여 밤늦은 시간에 집 안까지 들어와 개인 소유의 휴대폰을 요구하였고, 관련 없는 사적인 대화를 짜깁기 해 유출하는 행위까지 하였습니다. 이러한 비상식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를 하고도 구성원들을 보호한다는 기사를 배포했습니다. 감사의 진짜 의도가 궁금해집니다. 사적인 카톡 대화까지도 사찰한 하이브는 편집되지 않은 맥락에 제게 유리한 내용이 얼마나 많은지, 그들에게 불리한 내용이 얼마나 더 많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상법상 자회사 조사권’에 명시된 내용이 있음에도, ‘그들만의 기준’으로 시행한 불법 감사로 얼마나 저열한 수준의 만행을 저지른 것인지, 하이브의 도덕적 불감증에 다시 한번 의문을 표합니다. 4. 여러분께서는 본질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진정 감사가 목적이고 경영권 찬탈의 증거가 확보 되었다면, 대대적 언론 플레이는 필요 없습니다. 정확한 증거와 적법한 감사 프로세스로 신속, 조용하게 처리한 뒤 외부엔 결과만 발표했으면 될 일입니다. 그랬다면 주가 하락도 막을 수 있었고 이간질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현재 분쟁의 본질은, 저를 비롯한 수많은 누군가들의 미래를 담보로 심각한 어떤 문제가 생겨났고 그것을 최선의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도달하는 것에 있습니다. 단편적이고 편향된 정보와 날조에 의한 제 개인에 대한 인민 재판이 아닙니다. 현재 저희는 법리 다툼 중에 있습니다. 사실 관계에 입각한 판사님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시기입니다. 하이브가 주장하는 바를 관철하기 위해 본질에서 벗어난 주제를 악의적으로 끌어와 날조하여 호도하는 것에 이제 신물이 나지만, 이런 행태가 허용되면 앞으로 제게만 적용되지 않을 것이 더욱 끔찍합니다. 때문에 포기가 되지 않습니다. 방시혁 의장이 제출했다는 탄원서는 보지 않았지만, 헤드라인에 적힌 ‘악’이라는 표현이 인상 깊었습니다. 같은 단어도 그 용례가 참 다르다는 것을 다시금 절감했습니다. 출처 무근의 사실과 다른 기사들이 너무 파생되고 있습니다. 사실무근의 기사가 한번 나면 사실이 아님에도 그것이 프레임이 되어, 해명을 해야하는 기사를 내보내야 하기 때문에 과정이 지난해집니다. 그리고 먼저 공격한 주장에 선동되기 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대중의 입장에선 무엇이 사실인지 가름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기에, 무분별한 기사에 휘둘리기보다는 차분히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또 그 이후의 수순을 정리하는 것이 옳습니다. 부득이하게 시끄럽게 심려 끼쳐 드리는 점 죄송하다는 말씀을 끝으로 글을 맺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도어 대표이사 민희진 드림
  • 서울 도서관 대출 1위 ‘불편한 편의점’

    서울 도서관 대출 1위 ‘불편한 편의점’

    지난달 서울 시내 공공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된 책은 김호연 작가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인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도서관 빅데이터 시스템 도서관 정보나루를 보면, 4월 한 달 서울의 공공 도서관에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빌린 책(아동서적·초중고 학습서 제외)은 베스트셀러 소설 ‘불편한 편의점’으로, 대출 건수는 594회였다. 이 책은 서울 청파동 골목의 편의점을 배경으로 힘겨운 오늘을 살아가는 이웃의 삶을 따뜻하게 그린 작품이다. 2위도 같은 작가의 후속작 ‘불편한 편의점2’였다. 3위는 정지아 작가의 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 4위는 아일랜드 작가 클레어 키건의 소설 ‘맡겨진 소녀’, 5위는 윤정은 작가 소설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였다. 연령별로 보면 20~30대는 룰루 밀러의 에세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1위를 차지했고, 40~50대는 ‘불편한 편의점’ 시리즈 1·2권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철학 교양서인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강용수 지음)가 40~50대 대출 순위 5위에 올랐다. 한편, 청소년층 독자들이 가장 많이 빌려 간 책은 이치조 미사키의 소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였다.
  • “전지현씨 bhc” 이제 못 듣는다…10년 장수모델 제친 ‘이 사람’

    “전지현씨 bhc” 이제 못 듣는다…10년 장수모델 제친 ‘이 사람’

    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이 10년간 모델로 활동한 배우 전지현과 계약을 종료하고 황정민을 새로운 모델로 발탁했다고 17일 밝혔다. bhc치킨은 ‘짙은 쏘스 깊은 맛남’을 주제로 황정민이 출연한 쏘마치 TV 광고를 22일 공개한다. ‘쏘마치’는 지난달 출시 이후 22만개 넘게 팔리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하고 있다. 앞서 bhc치킨은 10년간 모델로 활동한 전지현과 계약을 지난해 말 종료했다. bhc치킨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치맥’(치킨+맥주) 인기를 높인 전지현을 2014년부터 모델로 기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며 매출이 급성장했다. 특히 bhc치킨은 ‘전지현씨 bhc’라는 로고송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갔다.bhc치킨의 대표 메뉴는 2014년 첫 출시된 ‘뿌링클’이다. 블루치즈, 체다치즈와 함께 양파와 마늘이 함유된 가루형태의 양념이 뿌려진 제품으로 젊은 층에서 인기가 많다. bhc치킨 관계자는 “전체 매출 중 뿌링클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뿌링클이 낮은 연령층에서 인기 있는 제품인 만큼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회사 주 고객층이 어린 편”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층에 집중됐던 브랜드 이미지에 변화를 주기 위해 모델을 황정민으로 바꾼 것이다. 새 모델 황정민은 ‘국제시장’과 ‘베테랑’에 이어 지난해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트리플 천만 배우’ 반열에 올랐다. 최근 ‘서울의 봄’으로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으며 ‘베테랑2’가 ‘제77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bhc치킨 관계자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는 bhc치킨의 브랜드 철학과 언제나 신선한 캐릭터에 도전하는 황정민이 걸어온 길, 추구하는 가치가 서로 닮아 모델로 발탁했다”며 “MZ세대 사이에서 ‘밈 부자’로 알려진 황정민이 bhc치킨과 만나 어떤 흥미로운 밈을 만들며 시너지를 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 2033년의 AI는 인간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

    2033년의 AI는 인간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까

    직접 임신하지 않아도 아이를 낳을 수 있다면 한국 사회가 그토록 고민하는 출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완벽한 인공자궁이 개발되면 인류는 또 한단계 진일보할 수 있을까. 쉽게 답할 수 없는 물음이지만 기술 발전 속도가 엄청난 요즘 그저 먼 미래의 일이겠거니 치부할 수 없는 문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못 했던 각종 인공지능(AI)이 이제는 인류와 어떻게 공존할지 모색해야 하는 시대다. AI는 인간의 역할과 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했으며 다양한 창작물의 소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연극 ‘거의 인간’은 다양한 AI의 활용 중에서도 AI작가와 인공자궁을 다뤄 많은 생각거리를 던진다.<br> 작품의 배경은 지금으로부터 9년 뒤인 2033년. 작가인 수현과 발레리나인 재영은 기술과 과학의 발달로 변화하는 예술계에서 창작자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AI 작가 지아의 집필을 돕기로 하고 일을 맡은 수현, 인공 자궁을 활용해 발레리나서의 삶과 예비 엄마로서의 삶을 동시에 일궈가는 재영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거의 인간’은 제목처럼 거의 인간에 가까운 AI가 인간의 삶에 다가온 현실을 그저 허무맹랑하게만 그리지 않는다. AI가 지금보다 훨씬 더 넓은 영역을 차지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문제를 예민하고 예리하게 파고든다. 극단 미인이 직접 관련 업계 사람들을 만나 연구를 진행하고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작품에 녹여내면서 탄탄한 구조를 완성해냈다.인간의 의도를 순식간에 파악해 집필함으로써 저작권 분쟁을 애매하게 만들고 스스로의 독립성을 주장하는 AI작가와 가혹한 스트레스에 인공 임신 상태를 스스로 손쉽게 중단해버리는 재영의 모습은 먼 이야기 같으면서도 가까운 미래에 충분히 마주할 수 있는 풍경이라는 점에서 꽤 현실적이고 무겁게 다가온다. 수현이 “어떻게 누구나 작가가 되느냐” 반발하지만 작품이 다루려는 주제는 이미 현실에서도 벌어진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AI를 소재로 한 작품답게 ‘거의 인간’은 무대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적극적으로 선보이면서 생생함을 더했다. 수현과 대화하는 지아가 실제 존재하는 사람처럼 느낄 수 있게 영상과 목소리로 등장하고 변호사가 사건 내용을 파악하고 승소 확률을 따질 때도 영상을 활용하는 등의 방식은 작품을 실제 2033년의 이야기처럼 만드는 장치로 작용한다. 김수희 연출가가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출산이나 노동에서 해방되게 된다면 인간은 무엇을 추구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했던 말처럼 작품을 통해 관객들은 깊은 사유를 경험하게 된다. 예술과 기술이 결합한 세상에서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존엄과 존재의 의미를 곱씹어보게 하면서 인간이 조만간 겪어야 할 숙명에 대해 정면으로 바라보게 하는 작품이다.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심오할 것 같지만 재밌는 게 무엇보다 연극으로서 큰 매력이다. 22일까지. 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 “역경 극복한 한국·그리스 역사, 화폭에 담았어요”

    “역경 극복한 한국·그리스 역사, 화폭에 담았어요”

    그리스 참전 한국전 테마로 그려코로나 격리 당시 한국 문화 접해케이팝 음악 틀어 놓고 그림 작업명함엔 ‘천사’… “내 한국어 작가명” “그리스가 참전했던 6·25전쟁이 그리스와 한국의 연결고리라고 생각해 6·25전쟁 작품을 많이 그려요. 이를 한국 국회도서관에 기증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그리스 화가 앙겔리키 앙겔리디스(54)는 지난 14일 서울 이태원의 한 호텔에서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시각에서) 2차 세계대전에 가려졌지만 사실 6·25전쟁에서 너무 많은 이들이 희생됐다”며 이렇게 말했다.국회도서관은 지난 13일 앙겔리디스의 작품 ‘한국 전쟁’(Korean War)과 ‘디모스테니스’(Dimosthenis)를 기증받은 데 대해 그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한국 전쟁은 전쟁의 비극 속에서 한국과 그리스 양국이 고난과 역경을 함께 이겨 낸 역사를 양국 국기와 비둘기로 상징해 풀어낸 작품이다. 디모스테니스는 고대 아테네의 정치인 디모스테니스가 강조한 가치 ‘자유’를 6·25전쟁에서 양국 군인들이 함께 싸워 지켜 냈다는 것을 표현했다. 앙겔리디스는 코로나19 때 자가격리를 하면서 그리스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 문명을 탐구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한국 문화와 역사를 접했다고 한다. 그는 “처음엔 단순히 다른 화가들로부터 특화하려는 것이었는데 역사를 공부하면서 한국과 그리스 모두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고달프고 힘든 기억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찾았다”며 “이런 수많은 전쟁 속에 한국과 그리스는 끝까지 살아남았고 정체성을 지켜 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작품 대부분에 한국 철학이 바탕으로 깔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이야기나 속담 등에서 영감을 얻은 뒤 그리스 문화와 결합하려고 노력한 결과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일례로 도록 속 ‘목요일’이라는 작품을 보여 주며 “목(木)이 나무를 뜻하는데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꽃봉오리는 동양의 양과 음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림 작업 때 한국 발라드와 케이팝 음악을 틀어 놓는다. 목소리도 좋지만 특히 멜로디에 빠지게 됐다”고 했다. 그림으로 맺은 인연에 6개월마다 한국을 찾는다는 그는 “그리스와 한국 모두 손님이 집에 오면 음식 대접을 가장 중요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가족을 중시하고 남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도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의 한국어 작가명은 ‘천사’다. 그리스 이름 자체가 한국어로 천사라는 뜻”이라고 했다. 실제 그가 건넨 명함과 도록에는 한글로 ‘천사’라고 적혀 있었다. 또 그는 향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그리스와 한국’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 예정이라고 했다.
  • ‘무한 호기심’ 동화 속 과학자, ‘유전학 거두’ 도킨스 만들다

    ‘무한 호기심’ 동화 속 과학자, ‘유전학 거두’ 도킨스 만들다

    ‘이기적인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는 케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프리카의 대자연이 그를 진화생물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의 삶으로 자연스럽게 이끌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도킨스는 집 밖에서 동식물을 관찰하기보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그런 그의 인생과 학문적 진로에 영향을 끼친 건 어린이책 ‘닥터 둘리틀’이었다. 도킨스는 “둘리틀 박사는 과학자이자 세계 최고의 자연학자이자 무한한 호기심을 지닌 사색가였다”며 “롤모델이라는 말이 만들어지기 오래전에 이미 그는 나를 자각시킨 롤모델이었다”고 했다. ‘몰입 이론’의 창시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사회과학에 입문한 계기는 1948년 열네 살 때 친구와 벌인 내기였다. 당시 그가 살던 이탈리아 로마에서 우익 극단주의자가 이탈리아 공산당 지도자를 저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칙센트미하이는 친구 실비오와 누구 동네에 공산당원이 더 많이 사는지를 놓고 말다툼하다 신문 가판대의 주요 일간지 판매량을 조사해 보기로 했다. 이 경험으로 통계학의 원리를 발견하게 된 그는 “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이념적 주장들을 적절한 증거로 검증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고양됐다”고 회상했다. 세계적 석학들의 지식 프로젝트 모임 ‘에지’ 포럼의 편집자 존 브록만은 어느 날 철학자이자 인지과학자 대니얼 데닛, 하버드대 심리학자 마크 하우저 등과 저녁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다 천재 과학자들이 어떻게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는지 그 배경과 과정이 궁금해졌다. 브록만은 노벨상 수상자, 과학 베스트셀러 작가, 퓰리처상 수상자 등 26명에게 어렸을 때 과학자의 삶을 추구하도록 이끈 사건이나 자극을 준 계기와 영향을 미친 인물들에 관해 물었다. 스티븐 핑커, 레이 커즈와일, 하워드 가드너 등 쟁쟁한 석학들이 각자의 언어로 풀어쓴 글 26편을 모은 책이 ‘큐리어스’다. 각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른 필자들의 강한 개성만큼이나 글의 내용은 다채롭다. 다만 과학자, 사상가로서의 출발점이라는 핵심 주제에서 벗어나 개괄적인 이야기를 나열한 글도 적지 않아 아쉽다. 그럼에도 이들의 어린 시절에는 공통점이 있다. 호기심이다. 세상과 사물에 대한 궁금증으로 끊임없이 질문하고 탐구해 온 이들의 삶을 생생히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 지옥철 속 장거리 통근… 대중교통, 이젠 바꾸자

    지옥철 속 장거리 통근… 대중교통, 이젠 바꾸자

    직주근접. 직장과 거주지가 가까운 것을 일컫는 용어다. 현실은 다르다. 대도시에 직장을 둔 사람 대부분에게 이는 잡을 수 없는 신기루 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지난해 통계청에 따르면 수도권 직장인은 출퇴근을 위해 매일 평균 20.4㎞ 거리를 평균 83분가량을 들여 이동했다. 긴 출퇴근 시간은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을 불러 건강 악화로 이어지기 일쑤다. 경희대 연구진에 따르면 왕복 통근 시간이 2시간 이상인 사람들은 30분 이하인 경우보다 1.47배 우울하고 2.03배 불안하며 2.12배 피로했다. 물리적 한계로 직주근접이 어렵더라도 유사한 효과를 낼 방법은 있다. 교통망을 사용자 위주로 정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그리 녹록하진 않다. 올 초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광역버스 교통대란이 벌어진 것에서 보듯 공연히 손을 대 복잡하게 만드는 경우가 더 많다. ‘왜 우리는 매일 거대도시로 향하는가’는 꽉 막힌 도로와 지옥철 안에서 출퇴근 전쟁을 겪으며 거대도시로 향하는 도시인들의 이동과 삶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교통·이동분석가인 전현우 서울시립대 연구원과 노년내과 전문의인 정희원 아산병원 교수가 편지를 주고받으며 국내 교통 전반을 짚고 있다. 각자가 겪는 출퇴근길 이야기부터 이동과 건강 문제, 자동차와 철도, 걷기 등 대중교통과 관련한 삶의 여러 문제를 조명하고 있다. 제목만 보면 도시를 지향하는 현대인의 철학적 빈곤이나 부나방 같은 욕망을 통박하는 책인 듯하다. 하지만 내용은 다르다. 거대도시로 향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어떻게 해야 좀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갈 수 있을지 방법을 고민하고 해답을 알려 주고 있다. 책엔 장거리 통근자라면 느꼈을 애환이 가득하다. 그래서 짜릿함을 느끼고 공감하며 슬퍼한다. 우리는 이 고생의 원인이 뭔지를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그래야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 이동성의 문제는 결국 삶의 문제다. 모두에게 더 나은 대중교통 시스템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은 결국 수백만 한국인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돈이 되지 않아도 길게 보면 큰돈을 아끼는 일이다. 두 저자는 “정책적 의사결정과 현명한 자원 분배가 뒤따라야 해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며 “그래도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10년, 20년 후 더 큰 변화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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