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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카펠라의 진수/영 킹즈 싱어즈 내한 공연

    ◎23일 예술의 전당서 국내 3번째… 영 민요 등 선사/한국대중가요 「마법의 성」 등 20곡 수록 음반도 내 카운트 테너의 섬세하고 뇌쇄적인 목소리에서부터 베이스의 장중한 목소리에 이르기까지 각 음역의 남성 성악가들이 한결로 빚어내는 화음은 각별한 매력이 있다. 아카펠라 그룹의 대명사처럼 불리며 세계무대에서 호평받는 영국의 킹즈 싱어즈가 오는 23일 하오7시30분 서울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공연을 갖는다. 지난 92,94년에 이은 세번째 내한공연. 68년 케임브리지대학의 킹즈 칼리지 졸업생 5명과 옥스퍼드대학 출신 1명이 가세해 만든 킹즈 싱어즈는 다양한 레퍼토리와 음악성으로 클래식뿐 아니라 대중음악팬으로부터 사랑받는 남성중창단. 베르디, 랏수스 같은 르네상스 작곡가에서 게오르규 리게티,헨릭 고레츠키 등 현대 음악가의 음악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레퍼토리를 자랑한다.1년중 반이상을 영국 미국 에스토니아 브라질 등 세계 각국을 순회공연하는데 보낸다. 콘서트만도 3천회를 넘어섰다. 카운트 테너인 데이비드 헐리·니겔 쇼트와 테너 보브 칠코트,바리톤 가브리엘 크로우치·필립 로손,베이스 스테판 코널리 등이 현재 멤버. 이번 공연에는 15·16세기 스페인 작곡가인 후안 쿠티에레즈 데 파디야,마테오 플레챠 등의 마드리갈(5성부로 된 무반주 성악합창곡)에서부터 영국민요,남아프리카 작곡가 스텐리 글레서의 「라렐라 줄루」(줄루족 노래에 귀를 귀울여라),폴란드 출신의 대표적 현대 작곡가 헨릭 고레츠기의 성가곡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사한다. 한편 이번 공연에 맞춰 음반사 BMG 한국은 킹즈 싱어즈의 편집앨범 「마법의 성」을 내놓았다. 지난해 변성기를 거치지 않은 14살 남학생이 소녀같은 목소리로 불러 화제가 됐던 우리 대중가요 「마법의 성」을 타이틀 곡으로 담는 등 모두 20곡을 수록했다. 곡목은 슈베르트의 「실비아는 누구」를 비롯,팝송 「박서」「사랑의 철학자」등.「마법의 성」은 이번 공연 레퍼토리로도 선보이는데 가녀린 목소리의 카운터 테너 데이비드 헐리와 니겔 쇼트가 중심이 돼 불렀다.518­7343.
  • 인간의 조건/한나 아렌트(화제의 책)

    ◎사람답게 사는 철학적 방향 로자 룩셈부르크,시몬 베이유,에디트 슈타인과 함께 세계 4대 유태인 여성철학자로 꼽히는 아렌트의 58년 저작. 「인간의 조건」은 지은이 자신이 이 책을 「아모르 문디」(Amor Mundi,세계애)로 불러주기를 바랐듯이 세계에 관해 단순히 관조하고 성찰하는 형이상학적 전통을 넘어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실천철학적인 방향을 제시한다.아렌트가 꼽는 인간실존의 세가지 조건은 생명,세계성,다원성.그는 또 인간의 자연적 조건을 파괴하는 과학기술 문명을 「근본악」으로 규정하고,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사유하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간의 조건」은 「전체주의의 기원」「정신의 삶」과 더불어 아렌트의 3부작중 하나로 이번에 처음 국내에 소개됐다.한길사,이진우·태정호 옮김,1만8천원.
  • 중국인 마음속에 남아있는 모택동/학빈 북경대 부총장(해외기고)

    ◎사망 20주년을 맞아/공·과 엇갈린 평가속 연구·출판 활발 모택동이 이 세상을 하직한지 9일로 20주년을 맞았다. 『동녘이 밝아오고 태양이 솟아오르듯 모택동이 중국에 나타났다』 금세기 중반 서북부 오지에서 연해 대도시까지 중국전역에 널리 불렸던 노래가사의 일부다.모택동이 이끈 혁명은 절대다수 중국인,특히 농민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유례없이 개선시켰다.「신중국」을 세운 그의 이름은 이같은 업적을 바탕으로 점점 신성시됐으나 그와함께 잘못된 정책결정도 더 빈번해져 갔다.인민에게 재난을 가져다준 잘못된 정책결정은 76년 모사망때까지 계속됐다. 20년이 지난 지금 중국인들의 마음속에 모는 어떤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을까.과오에도 불구,그는 12억 중국인 모두가 기억하는 몇명의 위인 가운데 한사람으로 전과 다름없는 존경을 받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평가다.천안문광장의 모택동기념관에 아침 일찍부터 줄을 늘어선 인파,그의 출생지 호남성 소산에 건립된 기념관과 13년동안 생활한 서북부 황토고원의 토굴집을 천리가 멀다않고 찾아가 참배하는 각양각색의 중국인들…. 그에 대한 변함없는 존경속에서도 20년의 세월은 존경의 태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그 변화가운데 하나는 외부의 강제적 압력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발적인 존경심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시하게 됐다는 것이다.공과,시비를 한몸에 지닌 모이지만 중국 일반인들은 그를 매우 가깝게 느낀다.몇년전 일부 남부지방의 장거리 버스 운전기사들이 작게 축소해 만든 모사진을 운전석앞에 걸어놓고 다닌것이 순식간에 중국 전역에 하나의 유행으로 퍼졌고 이젠 어느곳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운전기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모는 더이상 「문화혁명」시기의 우상이 아닌 상서로움과 평안,부유를 내려주는 하나의 상징이 됐음을 발견케 된다.오늘 중국과 현재의 평화롭고 안정된 삶의 기반은 50년전 모가 닦아놓은 것이란 생각이 오늘을 사는 중국인의 뇌리속에 뿌리박혀 있는 것이다. 20년전과 다른 또 한가지는 존경의 표시와 함께 과오에 대한 거리낌없는 비판이다.초기 모의 업적은 그의 결정이 모두 옳은 것으로 맹종케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냈다.이같은 경향은 60년대 최고조에 올랐으나 그의 말년에 이르러 갈수록 호응을 받지 못하게 됐다.그가 사망하고 왕홍문·장춘교·강청·요문원 등 「4인방」이 숙청된뒤 78년12월에 열린 중국공산당 11기3차중앙위전체회의(3중전회)는 「어떠한 모주석의 결정과 지시라도 따라야 하고 지켜야 한다」는 원칙(「양개범시론」)을 부정하게 됐다. 이 결정은 일부에서 모업적을 전면부정하게 만들기도 했다.이같은 변화속에서 등소평은 80년3월부터 81년 6월사이에 9차례의 지도성 담화를 발표,모택동의 재평가 작업을 마무리지었다.이로써 그에 대한 맹종과 완전부정이라는 극단적 두 시각은 부정과 긍정을 담은 커다란 강줄기로 통합돼 역사위에 남게 됐다.중국혁명과 건국에 끼친 모의 공은 과오를 넘어선 것이고 젊은시절 그의 활약과 이론은 무한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노혁명가 박일파가 3년전 저술한 한권의 책은 오늘날 중국인들이 모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보여주는 전형이 될 수 있을 것이다.오랫동안 부총리직을 담당했던 그는 「몇가지 중요한 정책결정과 사건에 대한 회고」란 책에서 49년부터 66년까지 이루어진 43건의 중요한 정책결정및 사건에 대해 기술해 놓고 있다.이 책은 모의 정책결정에 긍정적 평가와 함께 정책상 오류의 원인과 바로잡아가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혀 놓았다.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의 이 85세의 노인은 모택동의 추종자로서 범한 오류를 낱낱이 털어놓으며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고 고백하고 있다.그는 『이 시기 역사에 대한 깊이있는 객관적 분석은 앞으로 우리가 국가건설에 있어 역사를 거울로 삼아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철저한 자기반성의 목적을 밝히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속에 중국에선 모택동연구가 한창이다.북경대학을 비롯 각 대학에선 학생들도 모관련과목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76년이후 지금까지 모의 저작은 끊임없이 출판돼 왔다.「모택동 저작선독」은 한번에 73만권이 인쇄되기도 했고 5백만자에 달하는 「건국이래 모택동 문고」는 이미 9권이 출판된 상태다.이 문고는 그의 글과 지시문,결재의견,연설문요지,주석,서류상에 가필한 글자등이 망라되고 있다.이밖에도 「모택동 철학비주집」은 철학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모택동 신문공작문선」은 기자와 신문편집인들사이에 즐겨 인용되고 있다.그의 서신선집과 시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모는 신의 위치에서는 끌려내려왔지만 여전히 역사의 거인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 김영현·성석재/시인겸업 소설가,나란히 작품집 펴내

    ◎시의 향기와 소설의 육질 “절묘한 조화”/김­숨겨둔 내면의 소리 모처럼 시원하게 털어놔/성­시같은 짧은 소설로 독특한 개성의 공간 연출 한권의 책에 시와 산문을 함께 담은 작품집 두권이 나란히 출간을 앞두고 있다. 김영현씨의 시소설 「짜라투스트라의 사랑­연적」(문학동네)과 성석제씨의 작품집 「새가 되었네」(강). 연배나 경력 등은 김씨가 성씨에 비할바 없이 앞서 있지만 두사람 모두 시인 겸업 소설가로 은근하게 울리는 아름답고 개성적인 문체를 자랑한다.이번 책에서는 이같은 문체의 특장을 최대로 보여줄 수 있게끔 시의 향기와 소설의 육질을 결합하고 있다. 「짜라투스트라…」는 80년대 작품집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로 「김영현 논쟁」까지 불러일으켰던 진보작가 김씨가 괄호쳐 뒀던 내면의 소리를 모처럼 털어놓은 것.산문과 시를 엮어짜 한편의 극서사시 같은 작품엔 철학 전공의 작가이력이 갈피마다 배어있다. 작품은 서점에서 노철학자의 사연이 담긴 시집과 소설집을 발견한 내가 이를 옮겨적어 전달하는 액자형식.자신의 아름다운 젊은 아내를 딴 남자에게 빼앗긴 노인은 질투심에 두 남녀를 죽이려하지만 젊은 남녀가 꽃피우는 눈부신 사랑을 숨어서 엿보곤 자살결심으로 선회한다.이 노인은 방탕하게 흘려보낸 자신의 젊음을 회고하며〈젊은이들은 늙은이가 되고/그 늙은이의 의자에 앉았다가 사라지고,/다시 새로운 젊은이가 늙어/앞선 늙은이의 의자에 앉았다가 사라지고,/…/존재가 갑자기 무로 될 수 있다니!〉라고 안타까이 절규한다.김씨는 성경,플라톤,아우렐리우스,아폴리네르,베를렌,괴테,백석,성철 등을 종횡무진 인용하며 「태어나 순간의 젊음을 누리다 병들어 티끌로 돌아갈」 삶의 불가항력적 섭리를 토로한다. 이에 견줘 일곱편의 단편을 모은 성씨의 작품집 「새가 되었네」가 시적인 것은 은유를 가득 담은 명징한 문장때문.엽편소설이라 할만한 극히 짧은 소설만 모아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라는 작품집도 펴낸 바 있는 성씨의 작품세계는 시와 산문이 밀고당기는 팽팽한 긴장사이에서 독특한 개성의 공간을 일궈왔다. 그것은 하나의 신화적 상징을 보여주는 공간이다.중심엔 항상 신화와 소문의 존재인 깡패두목이 놓여있다.중심이 아닌 변방지역의 약하고 불우한 소년인 나는 한편으론 그 두목과의 겨루기와 극복을 통해,다른 한편으론 구원의 여인상에 대한 사랑을 통과하며 「남자」가 된다. 한 깡패가 자동차 추락사고로 떨어져 죽기까지 4∼5초간 그 의식세계에 번개처럼 스쳐간 지난날을 투영해 보여주는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는 새로운 소설감각과 이같은 신화적 공식의 결합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의 독특한 문체도 신화세계의 형성에 한몫 거든다.〈나는 사랑에 빠졌던 것이다.바로 그 처녀의 눈에 빠졌다.놀람과 분노와 당혹감을 한껏 떠진 눈으로 총알처럼 쏘아보내던 눈빛.희고 검은 부분의 경계선이 지금도 손으로 그릴 수 있을 만큼 뚜렷한 그 눈.동그란 눈.홉뜬 눈.〉〈손정숙 기자〉
  • 현대 문예사조 총체적 정리/민예총,여름방학 특별강좌 오늘 개설

    여름방학철을 맞아 민족예술인총연합 문예아카데미가 현대 문예사조를 총체적으로 정리하는 대규모 여름특별강좌 「문화예술의 새로운 전환점을 위하여」를 마련했다. 8일부터 시작하는 이 특강은 현대철학·문학 등 고전적 아카데미의 문화는 물론이고 현대사회를 비춰보기 위해 영화,성담론,정보매체,록음악 등 대중문화까지 끌어들인 「전위적」 강의목록으로 눈길을 끈다.「문화」에 목마른 이들의 갈증을 채워줄만한 재미있는 강좌들을 소개한다. ▲현대사회의 새로운 문제틀=네그로 폰테,월러스타인,움베르토 에코,마빈 헤리스,들뢰즈­가타리,프리고진 등 최근 각광받는 서구 이론가들의 이론 공부 ▲섹슈얼리티에 관한 여섯가지 이론=최근의 성담론 유행에 맞춰 프로이트,푸코,빌헬름 라이히,마르쿠제,킨제이,보드리야르 등의 성에 관한 담론 소개(이상 8일∼8월11일 매주 월요일) ▲현대작가의 새로운 계보=마르케스,보르헤스,하루키,쿤데라,미루야마 겐지,에코 등 최근의 문제 작가들 집중 분석 ▲미학사로 보는 예술사=칸트,헤겔부터 아도르노,부르디외까지 철학자들의 미학이론과 미학의 역사 및 쟁점을 미술평론가 강성원씨가 강의(9일∼8월12일 매주 화요일) ▲90년대 록음악과 얼터너티브문화=니르바나,펄잼,알·이·엠,서태지와 아이들,넥스트,삐삐밴드 등 얼터너티브 록을 표방하는 국내외 록그룹을 통해 사회적 현상을 고찰(10일∼8월13일 매주 수요일) ▲한국­뉴시네마 감독연구=장선우,강우석,김홍준,장현수,박광수,박철수 등 촉망받는 국내감독의 작품세계 및 전망분석 ▲영화와 프랑스사상=라깡,알튀세르,데리다,보드리야르,들뢰즈 등 프랑스 현대철학자들의 사상으로 현대영화읽기(11일∼8월22일 매주 목요일) ▲테크놀러지와 예술의 운동=테크놀러지가 예술에 끼친 영향을 문학,미술,영화,건축 등 분야별로 고찰(12일∼8월16일 매주 금요일). 각 강좌별 수강료 4만5천∼6만원.문의 745­6471.
  • 당신이 50달러 든 지갑을 주웠다면…(박갑천 칼럼)

    도불습유라는 말이 있다.길에 떨어진 물건을 주워 제것으로 하지않는다는 뜻이다.그 실제는 두가지로 나뉜다.하나는 진나라 효공의 신임을 받은 상앙이 법을 엄격하게 시행함으로해서 벌받을게 두려워 겁먹고 줍지않은 경우다. 다른 하나는 선정의 극치를 표현하면서 쓰는 경우다.이말은 본디 이 경우를 이르면서 쓰인다.이를테면 공자가 노나라 정승으로 석달동안 정치를 했을때 송아지나 돼지 팔러 가는 사람이 아침에 물먹이는 일이 없게 되고 길에 떨어진 것을 줍는 사람이 없게 됐다는 따위가 그것.바른 정사에 백성 모두가 높은 도덕심으로 착해졌다는 뜻이다. 「한비자」(외저설좌상)에는 정나라 재상 자산에 대한 일화 가운데 그말이 나온다.자산은 공자도 형과같이 대했다는 인격자다.그가 임금(간공)의 신임아래 정치 바로잡는 책임을 맡는다.5년이 지나자 나라안에 도둑이 없어지고 길에 물건이 떨어져 있어도 줍는 사람이 없었다.복숭아나 대추가 무르익어 길거리를 덮어도 따가는 사람이 없고 송곳같이 하찮은 물건을 길에서 잃어도 며칠뒤 가보면 그대로 있었다는게 「한비자」의 기록이다. 「송곳같이 하찮은것」 아닌 50달러 든 지갑을 일부러 유럽 여러나라 2백여군데에 떨어뜨려놓고 정직도를 조사해본 리더스 다이제스트지.1백16개 58%가 고스란히 되돌아왔다고 한다.특히 덴마크와 노르웨이의 회수율은 1백%로 가장 정직한「도불습유」의 나라였다.회수율이 가장 낮은 나라가 스위스와 이탈리아.이탈리아는 여행자가 소매치기 조심해야 한다는 나라라 치더라도 스위스는 뜻밖이다.「가보고싶은 나라」 1위로 곧잘 꼽혀오지 않았는가. 프랑스의 재사 볼테르가 『그들은 벌잇속 따르는 예술의 재주를 가졌다』고 했던 빌헬름 텔의 나라 스위스.현대인뿐 아니라 옛사람들 마음도 끌어 재재다사가 안주하러갔다. 네덜란드의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는 바젤로,독일시인 괴테는 브리엔츠로,프랑스사상가 루소는 누샤텔로,독일철학자 니체는 질스 마리아로.바그너도 릴케도 레닌도….그런 나라가 이 어인 망신살인가.『스위스 호숫가의 목장지대에서 사온 뿔피리소리는 매우 평안하여서 내방에서 누구 집안사람을 부를때의 초인종 대신으로 나는 이것을 불어쓰고 있습니다…』(스위스목동의 각적)고 노래했던 미당(서정주)선생 마음도 언짢은것 아닐지. 남의 얘기만 할건 아니다.우리나라에 떨어뜨렸다면 그 회수율은 과연 어떨것인고.〈칼럼니스트〉
  • “과음은 개인·사회에 악영향”/김상원(공직자의 소리)

    ◎「건전음주문화 캠페인」 지속 전개를 얼마전 대학신입생 축하모임에서 냉면그릇으로 소주를 들이키던 학생이 술로 죽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나라 5대 사망원인인 암,불의의 사고,만성간질환 등이 모두 음주와 깊은 관련이 있고 이러한 질병에 걸리면 현대의학으로도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특히 40대이후 장년층의 사망원인이 과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교통사고도 운전자나 보행자의 음주로 인한 경우가 많다. 우리사회의 일부에서는 아직도 음주가 남성다움의 척도가 되어 오고 있으며 음주실력은 개인의 역량으로 평가될 정도로 음주문화가 잘못되어 있다. 먼저 우리사회의 의사소통방식이 변해야 한다.술자리가 아니면 상사에게 직언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기 어려운 사회적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 조직의 상사들이 아랫사람들과 일체감을 형성한다는 명분으로 술잔을 돌리는 것은 재검토돼야 한다. 술을 마시되 절제해야 한다.한계주량은 자기 스스로 정해 그 선을 넘지 않도록 마시고 상대방의 주량을 인정해야 한다. TV의 각종 프로에서 음주가 권장되는 행위들은 중단되어야 하며 술 광고는 아예 금지시켜야 한다.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적정량의 술은 입을 경쾌하게 만들고 마음의 문을 열게 한다.그 결과 술은 하나의 도덕적 성질,즉 마음의 솔직성을 운반하는 물질이며 인간관계의 윤활유요,사회생활의 활력소요,우정의 촉진제다』고 말했다. 반면에 석가모니는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여섯가지를 잃어 버린다고 경고했다. 첫째 재물을 잃어 버리고,둘째 질병을 낳고,셋째 남과 싸우고,넷째 악명을 퍼뜨리고,다섯째 분노로 폭행을 하고,여섯째 지혜가 날로 손실된다고 말했다. 음주는 개인적 선택행위이지만 그 영향은 교통사고와 같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가져온다. 정부에서는 ▲술을 마시더라도 성인이 된뒤에 시작할 것▲1차에서 끝낼 것 ▲폭탄주를 삼가고 술잔을 돌리지 말 것▲상대방의 주량을 인정해 줄 것 ▲적절한 안주를 먹을 것 등의 수칙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최근 지역사회나 사회종교단체 그리고 대기업체들이 벌이고 있는 주량지키기 등 술자제 캠페인은 그런 의미에서 바람직하다.이번 기회에 건전한 술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 민음사 창립 30돌 기념 「103인의 현대사상」 출간

    ◎20세기 대표적 지성 103인 사상 한눈에/가다머·들뢰즈·백남준 등 동서양인 망라/신진학자들 집필… 대상자 선정 편향 아쉬움 해석학의 이론적 토대를 세운 한스 게오르그 가다머,구조주의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동물행태학의 권위자 콘라드 로렌츠,해체주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지성과 반역을 동일시했던 질 들뢰즈,실존주의 철학을 정립한 마르틴 하이데거,소설가이자 기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한국출신의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20세기의 지배적 사유를 만들어내고 또 그것을 확대 심화시킨 현대의 대표적인 사상가 1백3인의 사상적 지형도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됐다. 「국내 인문도서 출판의 본산」 민음사(대표 박맹호)는 올해 창립 30돌을 맞아 별도의 행사를 갖는 대신 「103인의 현대사상」이란 제목의 묵직한 책 한 권을 펴냈다. 특히 이 책은 각 사상가들의 삶과 사상을 집중 조명하고 있을 뿐아니라 그들의 한국어판 저작목록도 꼼꼼이 싣고 있어 거장의 사상세계에 입문하고자하는 학생들을 위한 충실한 길라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30∼40대 신진학자들이 필진으로 참여,서구 사상가들의 지성사적 위상에 대한 독자적인 시각의 자리매김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또다른 미덕이다. 다만 4명의 한국인을 포함,동양권에서는 고작 7명만이 선정됐을 뿐 대상인물이 유럽 특히 프랑스에 치중돼 있는 것이나 시인 김지하,재미정치학자 정화열,재미철학자 김재권씨를 한국이 낳은 20세기의 사상가 반열에 덥석 올려놓은 것은 지적 엄밀함을 상실한 것이어서 아쉬움을 준다. 『20세기 사상의 모습은 다채롭고 화려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외양일 뿐이다.오히려 전쟁과 혁명,풍요와 빈곤,자유와 소외 등 겹겹이 쌓인 갈등과 긴장의 연속이었다』는 것이 엮은이들의 진단.또 이 책에서 다루어진 자연과학자들은 쿠르트 괴델,자크 모노,에드워드 윌슨,일리야 프리고진 등 12명에 지나지 않지만 자연과학적 사유의 대대적인 발흥이야말로 20세기 사상의 스펙트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지적한다. 이밖에 인문·사회과학의 여러 분야에서 동시에 진행된 거대 통합이론 (마르크스주의 구조주의 현상학 등)이 붕괴함과 동시에 미셸 푸코·질 들뢰즈·롤랑 바르트·장 프랑수아 리오타르 등 프랑스 철학자들을 중심으로 한,개별성과 차별성을 존중하는 새로운 사상이 개화됐다는 사실도 밝히고 있다. 한편 민음사는 지난 5월초 출범한 대중문화 전문출판 자회사인 황금가지를 통해 이달 중순쯤 노르웨이 소설「이갈리아의 딸들」을 낼 예정이며 올 가을엔 교양과학서 전문 출판사를 차려 발간하는 책들을 섹트별로 전문화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김종면 기자〉
  • 셰익스피어 다시 읽기/테리 이글턴 지음(화제의 책)

    ◎작품속의 역사 「현재화」 하는 작업 시도 “눈길” 영국의 마르크시즘 문학비평가인 테리 이글턴(54)이 새로운 글읽기 혹은 글쓰기의 한 방편으로 셰익스피어 극에 내재된 문제와 갈등 특히 말과 사물,육체와 언어 사이의 모순을 밝힌 책. 저자는 우선 셰익스피어 극을 비극,희극,사극,낭만극,문제극 등으로 분류하는 통상적인 기준을 허물어버린다.대신 그의 대표작 17편을 언어,욕망,법,무,가치,자연 등 여섯가지 주제별로 묶어 각 작품의 역사적 필연성을 도출해낸다. 「맥베스」와 「리처드 2세」,그리고 「헨리 4세」는 언어라는 프리즘으로 조망하며 「한여름밤의 꿈」과 「열이틀 밤」은 욕망의 잣대로 접근한다.또 법이라는 주제아래 「베니스의 상인」「눈에는 눈,이에는 이」「트로일러스와 크레시다」를 다시 읽는 한편 「오셀로」와 「햄릿」,그리고 「코리올라누스」는 무라는 주제를 통해 재해석한다. 저자는 텍스트의 글자속에서 관련된 역사를 찾아내고자 하는 이른바 정치기호학적인 접근법을 채택,텍스트에 내재된 역사를 「현재화하는」작업을 시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특히 샤일록이 현대의 법정에서 승소판결을 받는다든가,오셀로의 질투심이 관념주의 철학자들의 편집광적 성격으로 치환되는 등의 대목은 다분히 도발적이다. 저자의 이같은 일련의 작업은 그동안 「주인공 중심의 글읽기」에 길들여진 독자들에게 셰익스피어극을 전혀 새롭게 읽게 하는 지적 쾌감을 줄만하다.민음사.김창호 옮김.7천5백원.〈김종면 기자〉
  • 「세계경제와 OECD역할」 도널드 존스턴 강연

    ◎“OECD,자유무역 확대정책 제시 주력”/노동·환경 새기준 만들어 WTO활동 적극 지원/빈곤·인구문제 등 해결할 보편적 무역구정 절실 공로명 외무부장관 초청으로 방한한 도널드 존스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차기 사무총장은 23일 롯데호텔에서 「세계경제와 OECD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회를 가졌다.세계경제연구원과 한국국제교류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강연회에서 존스턴 총장은 『21세기 다자(다자)간 자유무역·투자라는 공동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의 활동을 대안정책의 제시 등으로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다음은 존스턴 사무총장의 강연요지이다. 「시지프스의 신화」에서 고린도의 왕이 바위를 산정상에 계속 밀고 올라가는 것처럼 오늘날 세계경제가 떠안고 있는 공동의 짐은 바로 다자간 자유무역과 투자 문제이다. 현재 세계 무역의 40%는 다국적 기업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자본에는 국경이 없으며 컴퓨터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전세계를 누빈다.선진국의 경제성장과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그리고인구라는 시한폭탄의 제거는 무역과 투자의 성공여부에 달려있다.정치인들은 개발도상국가의 경쟁으로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고 우려하는 일부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보호주의와 민족주의를 내세우고 있다.그러나 이는 자국 국민들은 물론 풍요롭고 평화로운 지구촌 사회로 발전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보호주의 경향은 미국과 실업률이 두자리 수를 넘는 유럽 국가들에서도 나타난다. ○보호주의는 도움안돼 WTO의 출범으로 다자간 세계무역체계가 출범했지만 실천에 대한 변함없는 정치적 의지와 결단이 없으면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보호주의 목소리에 속수무책일 수 있는 것이 당면한 최대 현안이다.이를 위해 법적인 제도,즉 버팀돌이 필요하다.WTO체제의 안정으로 어느 정도 이같은 목표를 달성됐다고 볼 수 있다. OECD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 기원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을 재건하기 위해 1백30∼1백40억 달러라는 엄청난 재정을 투입,마셜정책을 추진했다.소련과 동구권이 불참한 가운데 서구 제국과 미국·캐나다를 준회원으로 OECC가 창설됐다.기구설립 목적이 달성된 뒤에도 경제협력과 발전을 위한 기구가 필요하다는 합의에 따라 OECD로 바뀌었다.종전의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에서 상호의존하는 관계로 기구의 성격이 바뀌었고 정부간 협력관계가 필요하게 됐다.이들은 상대방의 사회적·경제적 경험들로부터 도움을 받고 가장 효과적인 제도들을 창출해냈다.1960∼61년 창설이후 세계은행,IMF등과 같은 국제기구들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기구와 긴밀 협조 현재 회원국은 모두 27개국이며 일본과 호주,멕시코,체코,헝가리 등 비서구 국가들도 포함돼있다.세계화 추세에 따라 가입을 원하는 국가들도 급증하고 있다.이같은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세계경제의 주요 주체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다는 위험부담이 있다.그러나 회원국의 확대에 대해 내부적으로 반대도 만만치 않다.주된 이유는 대화를 바탕으로 하는 기구의 문화,즉 성격이 손상될지 모른다는 우려이다.두가지 견해를 어떻게 조화를 이루느냐가 OECD의 과제이다. OECD는 초기부터 정책적 대안을 다뤄왔다.경제성장과 생활수준의 향상을 위해 개방시장경제와 무역자유화,가격의 안정등을 강조해왔다.또 OECD는 다른 국제기구와는 달리 세계적,초국가적이며 통합적인 시각을 갖고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을 견지하고 있다.이는 과거의 역할에서도 잘 나타난다.1973∼74년 오일쇼크 당시 산유국과 비산유국,특히 회원국간의 긴장을 해소하고 원유의 공평한 배분을 담당할 국제에너지기구의 창설을 도왔다.또 만성적인 불황 타개책도 내놓는 한편 환경문제가 심각해지자 최초로 환경정책위원회를 설립하기도 했다.WTO체제 출범을 앞두고 농업보조금 문제가 협상의 장애로 부상하자 분석방법을 제시,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고 지난 해에는 유럽과 북미,아시아·태평양지역의 실업문제와 고용창출 문제를 총체적으로 분석한 「고용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제출,지난 94년에 이어 몇 주전 끝난 G­7 정상회담의 주요의제로 논의됐다. 경제학자 케인즈가 최고의 경제학자는 수학자와 역사가,정치인,철학자의 자질을 고루 갖춰야 한다고 했다.OECD는바로 이같은 특성을 모두 갖춘 기구라고 생각한다. 오는 6월1일부터 사무총장으로 일하게 되면 전임자들이 이룩한 성과와 신뢰를 더욱 강화해나가겠다.OECD는 현재 기구축소에 대한 압력과 재정적 어려움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동시에 활동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나는 기구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사업의 우선순위를 정해야한다는 데에는 동의한다.그러나 전체 예산의 25%를 차지하는 미국이 예산을 삭감한다면 피해는 엄청날 것이며 이같은 추세가 다른 회원국들에 확산되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재정적 어려움이 과제 지난 35년간 OECD가 무엇을 해왔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한국이 회원국이 되면 국회의원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OECD 활동의 중요성에 대해 널리 알려주길 바란다.OECD가 제시하는 정책들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왜 다자간 세계자유무역과 투자가 세계적인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하는가. 선진국의 경제성장과 개도국의 문제,인구라는 시한폭탄은 모두 성공적인 무역과 투자만으로 해결이 가능하기때문이다.50년뒤 세계 인구는 1백20억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인구의 시한폭탄은 개도국의 생활수준 향상으로만 막을 수 있고 자본의 성장은 투자환경이 개선될 때 가능하다. 선진국의 높은 실업률과 더디게 나타나는 고용창출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제3 세계로부터의 수입을 위협으로 여기는 사람들의 저항을 제거하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여기에 OECD의 역할이 있다.WTO는 강력한 지도력을 갖고 있다.OECD는 모든 방법을 통해 WTO를 도와야한다.무역 경제정책,노동기준,환경기준,부패,이전가격 문제 등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세계화가 추진되면서 이런 문제들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며 이에 대해 OECD는 독창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이다. ○투자부문 다자협약 마련 투자측면에서는 현재 다자협약(MAI)를 마련중이다.이는 투자보호와 투자기준을 마련해 투자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자본·배당금의 송금을 신속하게 해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최근 NAFTA나 APEC등처럼 지역우선주의가 등장하고 있지만 다자협약의 골자는 국내기업과 동등한 조건으로 경쟁하도록 하는데 있다. 결론적으로 전세계는 2020년에 대한 공통의 비전을 가져야 한다.생활수준과 삶의 질의 향상,인구시한폭탄을 제거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보편적인 다자간 자유무역규정을 만든다면 이같은 공통의 목표는 달성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경제성장과 사회적 안정,안정된 민주적 정치제도를 세 축으로 서로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생각해볼 수 있다.OECD의 향후 역할을 바로 전세계적으로 채택 가능한 정책적 대안을 개발,제시함으로써 세가지 전제조건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이는 국가내의 균형뿐 아니라 국제적인 사회에서의 균형을 의미한다. 모든 경제정책에는 사회적 목적이 있어야 하며 우린 이 패러다임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우리는 교육제도의 개선과 평생교육등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숙련된 노동력,활력있는 노동정책등을 지속적으로 강조할 것이다. 우리는 경제성장을 극대화하기 위한 거시경제환경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판단한다.우리는 모두 어떻게 하면 더 많은부를 축적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아직 국경을 초월해 성장이득을 어떻게 공평하게 분배할 수 있는가는 여전히 숙제로 안고 있다.
  • 제자 원유한 교수 「홍이섭의 삶과 역사학」 출간

    ◎민족사학 마지막 태두/고 홍이섭 박사 학문적 성과·삶 정리/민족사관 개념 정립… 한국정신사 개척/실학·항일 독립운동사 연구에도 쿤 족적 단재 신채호,백암 박은식,위당 정인보,호암 문일평을 잇는 민족사학의 마지막 봉우리로 꼽히는 고 홍이섭 선생의 학문적 성과와 삶을 집약한 책이 나왔다.제자인 원유한 동국대교수가 엮은 「홍이섭의 삶과 역사학」이 그것(혜안 펴냄).이 책에는 그가 남긴 말과 글,업적에 대한 평가 및 추모글,그를 기리는 제자들이 구성한 「무악실학회」의 활동들이 고루 소개돼 있다. 홍이섭(1914∼74년)은 해방후 한국 사학계에서 식민사관을 극복하고 민족사관을 확립하려고 애쓴 역사학자이자 교육자.지금 학계나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식민사관」「민족사관」이란 용어·개념을 만든 당사자이다. 농촌협동조합 운동의 선구자 홍병선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일제때 배재고에서 문일평의 가르침을 받아 한국사에 눈을 뜬 뒤 일본인 학교교육을 마다하고 독학으로 한국사를 연구한다.42년 「조선과학사」를 잡지 「조광」에 연재,과학사를 처음 체계화한 것을 비롯 민족사관을 바탕으로 한국정신사를 개척했으며,실학·항일독립운동사 연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역사학회 초대 회장,학술원 회원을 지낸 그는 연세대 교수로 있던 지난 74년 연탄가스 중독이란 뜻하지 않은 사고로 타계했다. 사학자·철학자·언론인등 각계 인사가 평가한 그의 역사학 분야 업적은 상당하다.고 김철준 교수(당시 서울대)는 홍이섭 사학의 성격을 『민족이 당면한 문제들을 회피함이 없이 정면으로,그리고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는 태도를 견지함에 있어 고군분투한 사학』이라고 규정했다.이어 『일본 사학의 영향아래 성립한 문헌고증학과 대결해 극복할 수 있는 정신기반을 발견하려는 노력이 일관하여 나타난다』고 찬양했다. 또 그를 『누구보다도 뛰어난 민중 속의 역사가』로(손보기 연세대교수),『실학사상사를 전후한국 사학 최대 수확의 하나로 성장케 한 당사자』(고 천관우)로도 평했다. 홍이섭의 인간적 면모를 가늠케 해주는 추모글 모음에서 그는 「사학자 이전에 민족주의자이며 참스승」으로 존경받는다.고은시인은 그가 타계한 지 18년이 지나 교수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오늘의 교수상을 그려볼 때 전범을 남긴 사람』으로 그를 기억하고 있을 정도. 「역사 바로 세우기」가 우리 사회에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 지금 민족사관 정립에 일생을 바친 홍이섭사학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 재산등록(외언내언)

    권력과 돈의 분리는 그리스시대 철학자 플라톤이래 정치의 핵심적 주제였다.통치자가 돈벌이에 몰두하면 국가에 파탄이 온다는 전제에서다.그래서 그는 상공농민들에게는 사유재산을 허용하면서도 이상국가의 철인왕이나 수호자계급에는 공산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같은 맥락에서 공직자의 권력과 치부를 분리하기위한 재산등록 공개제도가 국회의장까지 희생시키며 개혁의 상징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지 4년째.1급이상 공직자와 의원등 6천2백여명의 재산변동사항이 세번째로 공개됐다.1억원이상 늘어난 공직자가 입법부 26명등 모두 71명이고 1억원이상 감소한 사람도 51명.2백만원 월급장이들이 한푼도 안쓰고 5년동안 고스란히 모아야할 돈이 1년사이에 늘기도 줄기도 했다는 계산이어서 보통사람들은 공연히 심사가 불편해진다. 어떤 국회의원은 주식배당금때문에 1년사이에 12억원이나 증가했고 행정부의 고위공직자도 주식투자에 힘입어 1억5천만원의 증가를 기록했다는 보도역시 보통사람들에게 재주없음을 한탄하게 하는 사례.직책상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생긴다.관련 공무원들의 주식투자는 금지되고 있지만 그 범위를 조정할 필요도 있을 듯하다. 14대국회에서는 마지막인 국회의원들의 공개내용이 누락,은폐등 불성실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정치불신심화의 요인이다.어떤 의원의 목록에서 22억원상당의 부동산이 감소되고 그것이 다른 야당의원의 재산에 포함된 「이상한 일」도 그렇고 그 의원이 7억원에 이르는 부동산을 팔고도 사용처를 밝히지 않은 불성실혐의도 해명이 되어야한다.그런가하면 국회의원중 1억원이상 증가자(26명)가 지난번보다 9명이 줄고 1억원이상 감소자(38명)는 4명이 늘어나 총선자금으로 빼돌려놓은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있다고 한다.그런데도 정작 국회윤리위는 『원님 지나고 나팔부는 격』으로 총선후에나 실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으로 전해진다.선출직은 임기만료전에 실사를 의무화한다든지,제도의 실효성을 보완하는 전반적인 손질이 있어야겠다.
  • 한길사 창립 20돌 기념 「한길 그레이트 북스」 발간

    ◎동서양 인문학 고전 총정리/2005년까지 3백권 시리즈로 완성/국내 소개안된 저서 위주로 간행… 4권 첫선 그동안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은 동서양의 인문학 고전을 망라한 시리즈 「한길 그레이트북스」가 최근 발간됐다.이 시리즈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한길사가 「인류의 위대한 지적 유산을 집대성해 21세기 한국의 문화·사상 토대를 구축한다」는 야심찬 기획 아래 지난 3년여동안 각계 전문가를 참여시켜 준비한 것. 한길사는 이번에 영국 철학자 화이트헤드의 「관념의 모험」등 4권을 선보인 것을 비롯,올해 안에 모두 26권을 낸다.궁극적으로는 오는 2005년까지 10년에 걸쳐 모두 2백종,3백권으로 시리즈를 완성할 계획이다. 「인문학 집대성」이란 기치에 걸맞게 한길사는 몇가지 기획 원칙을 세웠다.문학 분야를 제외한 인문학 전반을 시대·나라·사조·분야별로 고루 선정해 인류문화의 지적 흐름을 연대기보듯 구성한다는 것이 첫째.또 18세기이전 저서들만을 흔히 고전으로 다룬 데 견줘 20세기 말에 등장한 사상까지 포괄하며,국내에 아직소개되지 않은 책들을 주로 간행한다는 점도 그 하나이다. 이와 함께 한글세대인 30∼40대 학자들에게 주로 번역을 맡겨 일어·영어본 중역을 피하고 원서를 현대 우리말로 옮김으로써 정확하고 쉬운 번역서를 내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처음 나온 네권은 「관념의 모험」말고도 엘리아데의 「종교형태론」,라다크리슈난의 「인도철학사 Ⅰ」,에드먼드 리치의 「성서의 구조인류학」들이다.「종교형태론」을 제외한 세권은 국내에서 처음 번역됐다. 「관념의 모험」은 20세기 가장 뛰어난 지성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히는 화이트헤드의 형이상학 3부작 가운데 마지막 권이다.「심오한 관념(ideas)이 인간성을 향상시켜 왔다」는 관점에서 인류문명의 역사를 해석했다.문명론,사회·역사철학,과학론,미학들을 유기적으로 통합한 그의 형이상학이 아름다운 문체,명쾌한 표현으로 나타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다.화이트헤드의 저서를 꾸준히 소개해 온 오영환 연세대 철학과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인도철학사 Ⅰ」은 인도의 근본적인 통찰을 오늘날 용어로 풀어냈을 뿐아니라 서양사상과 비교·분석함으로써 인도사상을 세계 무대로 올려놓은 구실을 했다.지금껏 인도철학에 관한 한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저서이다.번역본은 4권으로 예정됐으며 나머지는 연내에 나온다.지은이 라다크리슈난은 인도대통령을 지내기도 했다. 에드먼드 리치의 저서 「성서의 구조인류학」은 인류학의 양대 흐름인 기능주의 인류학과 구조주의 인류학을 통합한 관점에서 성서,곧 기독교 교리를 분석했다.리치는 기독교 교리가 당시 사회적 맥락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전제한다.신화가 원시인들의 의례와 가치 속에 살아 그들의 신앙·행동을 규제하듯 성서는 기독교인들에게 같은 작용을 한다고 해석했다. 이밖에 엘리아데의 「종교형태론」은 덕성여대 철학과 이은봉 교수가 한차례 번역했던 것을 이번에 전면 개정해서 내놓은 것이다.
  • 문단에 정신분석학적 비평 바람

    ◎「문학동네」 등 주요 문학계간지 봄호 일제히 관련 특집/사회·역사비평퇴조… 새 방법론 부상/프로이트·라캉·들뢰즈이론 집중 조명 문학계에 정신분석학 「외풍」이 거세다.최근 주요 문학계간지 봄호들이 약속이나 한듯 정신분석학의 세례를 받은 서구 현대철학자 특집을 마련,이에 대한 문단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정신분석학 점검 내지는 새 흐름 알리기에 나선 계간지는 「문학동네」「문학과 사회」「세계의 문학」.차례로 프로이트,라캉,들뢰즈를 집중 조명하고 있는 이 계간지들의 특집이 의미있는 것은 정신분석 비평이 장래 우리 문학평론의 가장 유망한 방법론의 하나가 되리라는 평단의 예측과 기대 때문이다. 「문학동네」의 특집은 일단 모든 정신분석 담론의 원류격인 프로이트에 대한 총점검 성격을 띤다.그러면서도 그간 주로 소개돼온 임상심리학자 측면을 떠나 문학작품을 읽고 분석할때 프로이트 이론이 어떤 식으로 유효하게 적용되는지 살펴보고 있다.문학평론가 박찬부(경북대)·도정일(경희대)·김진석(인하대)교수를 필진으로 한이 특집은 프로이트가 단하나의 정답을 추구한 근대 과학정신을 뛰어넘어 텍스트를 끊임없이 재독,새로 해석하려 했다는 점에서 현대 문학평론에 한 규범을 제공했다고 풀이 한다. 한편 「문학과 사회」는 「정신분석학의 새로운 문턱」이라는 제목을 달고 구조주의 언어관으로 프로이트를 재해석했다는 라캉을 소개하고 있다.라캉을 하버마스와 비교 분석한 문학평론가 홍준기씨의 글,우리나라선 드물게 라캉을 전공한 임진수(계명대)교수의 라캉 언어이론 논문,그리고 문학평론가 정재곤씨가 서정인 작 「붕어」에 가한 실제비평으로 짜인 이 특집은 난해하기로 이름난 라캉에 대해 정치한 분석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세계의 문학」은 들뢰즈를 다루고 있다.들뢰즈는 계보로 보면 프로이트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으나 그 역시 현대인의 「욕망」을 문제삼는 점에서 정신분석학의 흐름위에 놓이는데다 지난해 말 자살한 이후 국내에서도 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이정우(서강대)·조한경(전북대)교수,문학평론가 박철화,경제학자 신현준·김필호씨 등필진도 다채로운 이 특집의 특징은 철학·정치·문학·예술 등으로 나눠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은 들뢰즈의 박학과 폭넓은 관심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는 것. 정신분석학이 평단에서 이처럼 급부상하게 된 1차적인 이유로는 뭐니뭐니해도 사회·역사비평의 급격한 퇴조가 꼽힌다.그 자신 문학에 대한 언급은 별로 하지 않았는데도 사회상황과 맞물려 80년대 문학비평의 준거틀로 여겨져온 마르크스 사상이 자취를 감추자 정신분석학이 그 자리를 메울 유효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또한 문학·사회학·정신분석·과학 사이의 벽이 과거처럼 완고한 것이 아니라 서로 원활하게 영향을 주고 받게 된 현대적 경향도 원인의 하나다. 물론 정신분석 일반에 대한 높아진 관심에 비해 현장비평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우려의 소리도 있다.80년대 말 문학평론가 고 김현씨의 작업 정도를 빼곤 정신분석비평이라 이름붙일 실질적인 성과가 없는 차에 앙상한 이론만 무성한것 아니냐는 것. 박찬부교수는 『라캉이 프로이트를 복권시킨 이래 정신분석은 단순한 치료법에서 전세계적으로 현대문화의 가장 중요한 분석틀의 하나로 자리잡았다』면서 『이를 창조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우리 평단의 당면과제』라고 말했다.
  • 이어령­우메하라 대담

    ◎아시아가 미래를 이끈다/아주 문화적 결합체 구축해야 EU 대응/블록화과정 일 패권·중 대국주의 경계를 일본의 철학자 우메하라 다케시씨(매원 맹·국제 일본문화연구센터 소장)와 이어령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10일 하오11시 MBC­TV 신년특집 「세계 석학과의 대담」에서 「아시아가 미래를 이끈다」라는 주제로 대담했다.이들은 아시아도 유럽연합에 대응하는 문화적 결합체를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일본의 패권주의와 중국의 대국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대담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이어령교수=최근 대부분 나라의 경제가 침체돼있는데 비해 아시아지역은 그래도 성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1세기초에는 세계경제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율이 현재 4할에서 6할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보고,세계경제의 중심이 아시아로 이전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그러나 아시아가 경제발전과 함께 21세기를 주도해갈 문화문명의 모델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 성장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입니다. ▲우메하라 소장=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 아시아의 경제성장은 굉장합니다.하지만 그것은 경제성장일 뿐 문화라고 하는 면에서 보면 아시아 자신이 스스로의 문화를 잊어버리고 경제성장 일변도로 달려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실은 지금까지 경제성장의 근원도 물질적인 원인뿐 아니라 정신적인데 있다고 생각합니다.경제성장을 받치고 있는 것은 유교,불교와 같은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하지만 아시아에 공통된 가치관이 존재하고 있는가 하는데 대해서는 이론이 많은것 같습니다.기독교적 가치체계를 큰 기둥으로 삼고있는 서구와는 매우 다르지요.종교적 통일성도 풍토의 단일성도 발견할 수 없는 것이 아시아 지역입니다.다만 최근 아시아의 지식인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교육·가족·벼농사등의 공통점을 들고 있더군요.지금 아시아의 경제발전이라는 것은 자원과 노동력만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기술발전이라든가 정치민주화의 측면에서는 뒤떨어져 있는게 사실입니다.따라서 일부에서는 결국은 붕괴하고 만 소련의 과정을 아시아가 밟고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선생님은 아시아의 문화적 공통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메하라=역시 도교·불교·유교라고 할 수 있죠.아시아의 종교적 특징은 바로 세 종교가 서로 공존해온 것입니다.한국의 기업을 보면 중국의 패밀리비지니스 형태의 가족주의로 이루어진 기업이 많습니다만 실질적으로 들여다보면 가족으로 돼있으면서도 사회적 트러스트를 기반으로 하고있는 대기업이 한국경제를 대표하고 있습니다.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혼재현상,바로 그것이 아시아의 특성이며 변화요소입니다.앞으로 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경제자체의 논리가 아니라 사회자본으로서의 문화입니다.민주화·시장원리·개인의 자유화같은 세계의 가치체계가 보편적인 것이 되었다 하더라도 문화적 차이에 따라 그 양상은 달라진다는 것이지요. ▲이=지금 대두되고 있는 것이 신아시아주의,즉 아시아의 블록화입니다.화교들이 본토로 몰리고 있는가 하면 일본도 유럽연합등 경제공동체에 자극을 받아 그에 맞서는 아시아지역의 경제블록을 열망하는 것 같습니다.그리고 그것이 지금 엔고현상으로생산기지를 아시아지역으로 옮기면서 어느 정도 실현돼가는 기미가 보입니다.중화사상의 부활과 대동아경제권 재생의 분위기에서 한국의 입장은 어떤가 하는 것이 시급하게 대두되는 아시아의 변수입니다. ▲우메하라=유럽연합이라고 하는 것은 경제적인 목적으로 단결해있습니다만,같은 사상·문화도 갖고 있습니다.그런 힘이 있는 이상 아시아도 유니온을 만들어 단결하지 않으면 안됩니다.여기서 걱정되는 것은 일본의 패권주의와 중국의 대국주의입니다.두 나라는 지금까지의 악행을 참회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일본은 한국사람들의 기분도 이해해야 합니다.최근 일본에서 잇따른 망언이 나왔지만 대부분의 지식층은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서양은 선형적 사고,즉 종말론인데 비해 동양은 순환적 사고가 있었지요.다만 그런 생각이 세계화하여 보편적인 시스템으로 작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산업·경제·정치·외교면에서 표현되지 못했을 뿐입니다.이같은 문화들이 보편적 문화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면 아시아는 경제활동만이 아니라 문화적인 가치세계에서도 중심축이 될 것입니다. ▲우메하라=역시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서양이나 아랍이 모두 자신들의 신을 상대화하여 이야기해야 하며 아시아에서도 배울 건 배우는 신중한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제3차대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서양의 이야기를 보면 필히 나쁜 용을 죽이고 아름다운 공주를 얻는 것이 이야기의 중심입니다.그러므로 냉전시대에는 소련과 미국이 서로 나쁜 용이다 하고 대결해 상대를 죽이는 것으로 평화를 찾으려고 했습니다.앞으로 이런 이야기는 끝나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우메하라=나쁜 용 죽이기란 바로 자연죽이기였지요.자연을 죽이고 돈을 획득하는 것이 서양문명입니다.하지만 자연을 죽이면 재앙을 받는다는 것을 알아야합니다. ▲이=아시아는 지금 여러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정치가 아직 혼란하고 민주화를 이루지 못한 나라도 많이 있습니다.그 안에서도 경제는 성장하고 있습니다.만약 인권·문화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아시아의 경제성장이라는 것은 또하나의 거품이 되고 말 것입니다.기술과 자원은 서양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하지만 문화는 그럴 수 없습니다.우리들의 마음속에 있는 그 문화의 깊은 곳에서 퍼올리는 우물물과 같은 것입니다.여기에는 일본도 한국도 중국도 없습니다.이 물속 깊은 이야기를 만들어 가자고 하는 것이 우메하라 선생님과 만난 하나의 기쁜 결론이었다고 생각합니다.감사합니다.
  • 공생·평화의 이념 키우자(해외사설)

    「노인을 모두 산에 버리고 오던 때가 있었다」는 옛이야기는 일본 여기저기에 남아있다.그러나 숨겨져 있던 노인이 왕이 낸 어려운 수수께끼를 풀어 공물을 늘리지 않게 되면서 버리는 것이 중단됐다고 한다.나이를 먹으면 먹기만 하고 일은 하지 못해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한다는 것은 생산성이 낮았던 시절의 비참한 이야기다. 요즘 사람들의 분투노력으로 생산성은 향상 됐다.다만 「사람」은 생산을 직접 담당하는 남성,그것도 젊고 힘이 있는 남성이 주다.철학자 나카무라 유지로(중촌웅이랑)에 따르면 근대문명 바꿔말해 근대의 지는 젊음,능동성,힘(생산성·효율성)등의 가치를 절대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부모를 산에 버리는 비극은 사라졌다.그러나 생산에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을 귀찮게 여기는 생각은 뿌리깊이 남아있다. 근대의 지는 물론 인간존중과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을 낳아 길렀다.하지만 인간을 지상제일로,동식물·지하자원등을 인간에 봉사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자체에 문제가 있다.한없는 인간의 욕망과 생산제일주의는2인3각을 계속해 왔다.지구는 손상되고 자원은 고갈되고 있으며 많은 동식물의 종이 사라지고 있다.근대의 지는 만능인가. 환경악화와 인구폭발,핵무기의 확산,남북격차,민족분쟁,극단적인 원리주의 난민,테러.이런 현대의 어려운 문제들을 근대의 지로 적확하게 풀수 있을 것인가. 최근 시대를 리드하는 이념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어떻게 해서 새로운 지와 이념을 구축해야 하는가.우리는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새로운 지는 힘있는 청장년층(나라로는 군사대국)을 특권시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자,경험이 풍부한 고령자(발전도상국)등 모두의 「공생」에 사고의 기초를 둔다. 새로운 지는 또 일부 선진국만의 것이 아니다.확대 전달 수단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인류의 재산으로 한다.공생과 비군사를 새로운 지의 기본으로 해 그 위에 국제공생주의와 국제평화주의의 이념을 구축해 나가면 어떨까 생각한다.
  • 예술가의 호칭/진영선 화가·고려대 교수(굄돌)

    미켈란젤로를 흠모하던 한 청년은 어느날 그의 작업실을 방문하였다.『조각가 미켈란젤로 선생님,저는 평소에 선생님의 사상과 예술을 너무나 사랑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듣던 미켈란젤로는 버럭 화를 내면서 그 청년에게 당장 그 자리에서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이유인즉 르네상스시대 신플라톤학회의 이사이며 건축가 조각가 화가 철학자 사상가인 자신을 겨우 조각가에 한정시켜 호칭을 사용하였다는 것 때문이었다.그렇다고 그 많은 전문가적·직업적 호칭을 모두 불러줄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이 청년은 적어도 조각가보다는 철학자 사상가를 선호하였던 미켈란젤로의 기질과 고집을 이해하였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이탈리아의 조그만 마을 빈치에서 났기 때문에 성도 다 빈치이다.그러나 우리는 레오나르도라는 이름은 기억해도 다 빈치라는 성은 잘 모른다.미켈란젤로의 성이 부오나로티라는 사실을 잘 모르듯이.레오나르도는 평소에도 성보다 이름이 불려지기를 원하였으며 이 점은 미켈란젤로도 마찬가지다.이탈리아인들은 미술사의 영웅들인 이들동족의 이름을 부를 때면 언제나 레오나르도,미켈란젤로를 외치며 성자의 이름을 부르듯 한다. 예술이 복잡해지고 다원화되면서 이제는 화가 조각가라는 직업적 명칭도 사라져간다.통칭 작가(artist)아무개로 통일되면서 예술의 장르별 호칭은 삼투압작용에 의해 일원화되고 있는 것이다. 80년대후반,또는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직 대통령을 부를 때 전 전대통령,또는 노전대통령 등으로 불러왔다.미국이 미스터클린턴이라고 부르는 것에 비하면 훨씬 덜 민주화되고 권위주의가 청산되지 않은 호칭이었다. 최근 언론은 드디어 「노태우씨」「전두환씨」로 일원화하면서 신분보다는 한 인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그들이 범죄자로 단죄되기 전부터 그렇게 불러줬어야 했다.그러나 아호를 부르며 예술가를 격려하던 아름다운 전통까지 사라져가는 것은 못내 아쉽다.정선보다는 겸제가 아름답고 김기창보다는 운보가 훨씬 문화적인 친밀감이 있다.이것은 신분보다는 평등에 가깝기 때문이다.
  • 영문 「초보자를 위한 푸코」 한국어판 나와

    ◎푸코 철학세계 만화로 읽는다/까다롭기로 정편난 이론 이해쉽게 정리 그 어려운 미셸 푸코를 만화로 본다? 프랑스의 대 철학자 미셸 푸코(19 26∼84)의 사상을 만화로 풀어 보여준 「미셸 푸코­만화로 읽는 삶과 철학」이 출간됐다(도서출판 국제 펴냄).미국 스탠퍼드대학 리디아 앨릭스 필링햄교수가 쓰고,만화가 모슈 슈서가 그린 이 책의 원제는 「초보자를 위한 푸코」.제목에서 보듯 현대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 푸코철학의 기초를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 쉽게 알려준다. 푸코는 60년대부터 문학비평가 롤랑 바르트,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구조주의 인류학자 레비 스트로스와 더불어 세계 철학계의 정상을 다툰 인물.그는 철학·역사·정신분석·사회학·의학·여성학·문학비평등 폭넓은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뤄 국내에도 그의 저서나,그의 사상을 비평한 책들이 많이 소개돼 있다. 그러나 내용이 워낙 난해해 일반인으로서는 접근하기가 꽤 어려운 것이 단점.따라서 만화라는 편안한 형식을 택하고도 그 핵심을 정확히 밝혀준 이 책은 푸코 입문서로서 매우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책의 구성은 푸코가 누구인가로 시작해 「광기와 문명」「진료소의 탄생」「사물의 질서」「감시와 처벌」「성의 역사」등 그의 주요 저서를 발표순으로 따라 가는 식으로 돼 있다.지은이는 푸코가 다양한 분야를 다뤘지만 그의 사상은 결국 「권력」으로 귀결된다고 정의한다.이 권력은 정치적 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지식·권위등,모든 종류의 힘을 포괄하는 개념이다.푸코는 힘있는 자의 선택이 곧 진리이며 정의이고,정통임을 지적한다.거꾸로 힘에 대한 반대는 금기를 깬 것이며,비정상이고,범죄이다.반대자에 대한 처벌은 정신병원·감옥 수감등의 형태로 집행된다. 만화로 읽는 푸코를 우리말로 옮긴 이는 상명여대 박정자 교수(불어교육과).그는 지난 79년 「성의 역사」중 첫째권인 「앎에의 의지」를 번역해 푸코를 처음 국내에 소개했으며 「담론」이란 용어를 유행시킨 사람이다.책 끝에 박교수가 붙인 15쪽 분량의 역자후기도 푸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박교수는 『푸코를 비롯한 최신 서구이론을 번역·소개한 책들이 어려운 용어·개념들을 설명없이 내놓아 독자들의 기를 죽일 뿐』이라고 문제점을 꼬집고 쉬운 방식으로 푸코철학을 간결하게 정리한 이 책의 장점을 높이 샀다.
  • 국가학/김명 지음(화제의 책)

    ◎국가를 독자적 학문영역으로 분류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국가론」을 쓴 이래 많은 이들이 나름대로 국가의 본질을 탐구해 왔다.하지만 복잡한 사회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부수적 개념이었을뿐 국가 자체가 연구의 주된 관심사가 된 경우는 드물었다. 이에 견줘 이 책은 국가를 정치학이나 사회학의 하부단위로서가 아니라 독자적 학문영역으로 취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지은이는 국가를 국가학,국가의 본질,국가사상,국가이념,국가형태,이상국가론 등 9개 장으로 나눠 살피고 있다.국가의 본질과 관련,그 기원,기능,통치방법,구성요소 등에 대한 다양한 학설을 소개하고 플라톤을 비롯해 마키아벨리,홉스,마르크스에서 공자,맹자,노자,한비자까지 동서양 석학들의 국가론도 요약해 보여준다. 흔히 대립개념으로 파악하기 쉬운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는 이 책에 의하면 서로 층위가 다르다.민주주의는 정치개념인데 비해 공산주의는 경제개념이므로 이 둘을 비교하고 관련짓기 위해서는 좀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 또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국가통일론을 별개의 장으로 다룬 점이 특징이다. 박영사 1만6천원.
  • 영화 초대석 「조니뎁의 돈주앙」

    ◎여자 1,502명 울린 청년의 방황기/조니뎁,몽상적 주인공 분위기 소화못해 펄럭이는 망토에 쾌걸조로 가면,가죽바지에 은색단추가 달린 붉은 승마조끼를 입고 감미로운 여성관을 읊조리는 젊은 남자.카스티야인 특유의 악센트와 고독한 눈빛,무의식의 영역을 자극하는 은밀한 몸짓으로 1천5백2명의 여인을 사랑의 늪에 빠뜨린 청년 돈 쥬앙.그는 과연 단순한 바람둥이에 지나지 않았을까.어느 한 여인에게도 안주하지 못하고 끝없이 새로운 사랑의 대상을 찾아나서는 그의 행동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문학,연극,오페라,나아가 서구 정신사의 한 단면을 이뤄온 전설적 인물 돈 쥬앙의 신화를 토대로한 미국영화「조니 뎁의 돈 쥬앙」(감독 제레미 레벤)이 30일 개봉된다. 영화는 이 세상 모든 여인들의 위대한 연인임을 믿었지만 한 여자(돈야 안나)와의 진실한 사랑을 이루지 못해 방황하는 21세 청년 돈 쥬앙이 뉴욕의 한 건물 옥상 난간에서 뛰어내리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경찰은 이 광기어린 젊은이를 다루기 위해 베테랑 정신과 의사 잭 미클러(말론브란도)를 불러 정신감정을 의뢰한다.잭은 열흘에 걸쳐 돈 쥬앙의 환상적인 모험과 낭만의 오디세이를 듣게되고,이들은 이내 사회적 배경과 나이의 벽을 뛰어넘어 친밀한 정신적 교감을 나누게 된다는 줄거리.다분히 시적이고 감성적인 대사가 에로틱 코미디로서의 일정한 격을 유지시켜주고 있지만 돈 쥬앙의 여성편력만 떼어놓고 보면 이 영화는 한갓 삼류소설에 나오는 질퍽거리는 사랑이야기에 다름아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돈 쥬앙에게서 초인의 이미지를 보았으며,니체로부터 커다란 영향을 받았던 카뮈는 그의 산문집「시지프스의 신화」에서 돈 쥬앙을 부조리한 인간의 모델로 꼽았다.그러나 영화「조니 뎁…」은 무엇보다 전형적인 인물로서의 뚜렷한 돈 쥬앙 상을 창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속의 돈 쥬앙은 『나는 전세계 여성의 연인』이라는 자신의 「패덕의 철학」을 말로만 외쳐댈 뿐 실제 표정연기나 대사에 있어서는 소심하고 얼뜬 모습으로 일관한다.현실과 환상이 뒤섞인,자기몽상적인 돈 쥬앙을 통해 돈 쥬앙 신화를 재해석하려는 감독의 의도는 이로써 크게 빗나간다.새로운 현대판 돈 쥬앙 역을 만년 소년풍의 중성적 분위기가 강한 조니 뎁이 소화해내기는 역부족.여성들의 보호본능을 유발하는 마마보이 연기에만 치우쳐 「성의 화신」으로서의 강·온 연기균형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비해 말론 브란도의 여유롭고 느릿한 매너의 연기와 그의 아내 마릴린 미클러 역을 맡은 페이 더너웨이의 부드럽고 감상적인 연기는 영화 전체에 안정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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