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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먹고 잘살려면 채식해라

    △ 육식의 종말(제레미 리프킨 지음, 시공사 펴냄). ‘잘 먹고 잘 살려면 채식을 해라.’ 얼마전 한 공중파 방송이 ‘잘먹고 잘사는법’이란 건강기획물을 내보낸 후 채식신드롬이 일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육식은 건강 뿐만 아니라 의식구조,지구환경,식량분배 등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미국의 행동주의 철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새 책 ‘육식의 종말’에서 쇠고기를먹는 행위가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역사·사회·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한다. 필자는 우리 인간이 수천년에 걸쳐 소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오면서도 소를 먹음으로써 인간 스스로를 파괴시키고있다고 주장한다. 그 파괴양상은 다양하다.먼저 인간의 먹이가 되는 소와기타 가축들은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전체곡식의 3분의1을먹어 치운다.반면 수백만명의 인간은 곡식이 없어 기아에허덕인다. 곡식에 무차별적으로 뿌려진 제초제는 가축을 통해 인체에 그대로 쌓여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소먹이를 위한목초지는 심각한 환경파괴의 주범이다.1960년대 이후 중앙아메리카 삼림의 25%가 목초지로개간됐다.또 수천마리의소떼들이 훑고 지나간 자리는 서서히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사막화가 진행되면서 중앙아메리카,아프리카에서는 기댈 곳을 잃은 수천만의 사람들이 헐벗은 삼림지역을 헤메다가 결국 도시빈민으로 내몰리고 말았다. 필자는 마지막으로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의식구조에까지 현미경을 갖다댄다.육식문화는 남성의 상징으로 남녀차별과 빈부격차의 원인이 돼 왔다는 것이 그의 분석결과다.신현승 옮김. 1만3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
  • 신간 맛보기

    ●오랑캐로 사는 즐거움(이상수 지음,길 펴냄) 지은이의 눈에 전통을 바라보는 우리시대의 얼굴은 ‘천사와 악마’라는 두 개의 극단적 표정을 짓고 있다.‘나만 옳으니 나를 따르라’는 세계화의 논리와,무작정 전통을 미화하는 두 조류가팽팽하게 공존한다.하지만 지은이의 생각은 다르다.“네 말도 옮다”는 황희 정승의 사례를 들어 그 속에 담긴 적극적의미를 살리면 보다 다양한 입장이 공존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문제의식으로 그는 동양적 전통을 찾아나선다.서양을논쟁사회,동양을 덕쟁사회로 비교하면서 세계관의 다원화를위해 동양 사상을 파고든다.쉽게 풀어쓰는 그의 글은 공자·노자·묵자·손자 등 네명의 철학자를 분석한다.한겨레신문기자인 저자가 시사주간지 ‘한겨레21’에 매주 연재한 글 50편을 모은 것이다.1만2,000원. ●치명적인 일본(日本)(알렉스 커 지음,이나경 지음,홍익출판사 펴냄)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유년시절부터 일본에서 35년 동안 산 사업가인 저자가 애정을 담아서 미세하게 들여다본 일본론.제목이 암시하듯 지은이가 보는일본의 미래는 암울하다.그 논리적 근거로 경제 실패,정치 혼란,사회문화적오류들을 샅샅이 지적하고 있다.단순한 인상기가 아니라 동서양의 자료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일본을 파헤친다. 독성 폐기물 정화시설이 없는 기술국가,공적자금 관리가 너무 허술해 의료보험 공단과 연금공단이 도산하는 현실 등 병든 일본을 보여주는 사례는 한국과도 무관하지 않다.지난해말 미국에서 화제가 된 책으로 진앙지인 일본에서도 오는 3월 출간될 예정이다.1만2,500원. ● 그림,바로알고 제대로 즐기기(조현 지음,백산서당) 조현화랑을 13년째 운영하고 있는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바탕으로 그림이 생활에서 갖는 의미,그림 보는 법,그림 사는 법,그림 거는 법을 중심으로 그림을 해설한 책이다.지은이는 “포스터일망정 그림 한점없는 주택이나 건물이 없다고 할 만큼 우리는 주변에서 많은 미술품과 접하게 된다“면서 “어떤 그림을 어떻게 사야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면서 투자가치도 있는 것인지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그는 “작가를 아는 것이 그림을읽어내는데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된다”면서 김기린,김창렬,백남준,윤형준,이우환 등 주로 자신의 화랑이 기획전시했던 작가 21인을 간략히 소개했다. 예비 콜렉터나 미술애호가 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유용한 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9,800원.
  • 위기의 현대문명 “탈출구는 있다”

    물질 문명의 발달이 인간을 소외시킬 수 있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그러나 바쁜 일상 속에 묻히다보면 잊고 지내기 십상.현대 문명이 보여주는 한계를 새로운 이론으로 분석하거나,몸으로 맞싸우는 사례를 모은 책이 잇따라 나와 무디어지는 위기의식을 일깨워 준다. 프랑스 환경철학자 오귀스탱 베르크가 쓴 ‘대지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것’(미다스북스)가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는 ‘에쿠멘(인간적 거처)의 윤리학’이라는 개념이다.그는 “인류와 대지의 관계에는 다른 생명체와 환경의 관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라며 “인류에게는 환경윤리보다는 에쿠멘 개념이 적합하다”고 설명한다.따라서 그는 생태학적 접근보다는 윤리의 문제를 적시한다. 먼저 그는 현대의 위기를 근대성에서 찾는다.‘주체가 내적으로 경험한 세계와 사물의 세계를 구분한 이후 사물에 대한 윤리를 염두에 두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이어 이성·휴머니즘의 위기 등 각론으로 사례를 분석하고 공동체에 대한 향수 등도 분석한다.그이면에 ‘근대성의 위기’가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대안은 에쿠멘 안에서의 윤리다.자연에 대한 의무와인류에 대한 의무 사이에 윤리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를 위해선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게 기본 시각이다.김주경 옮김.1만2,000원 또 ‘플러그를 뽑은 사람들’(나무심는사람)은 아무 생각없이 속도·경쟁에 밀려 삶을 내팽개치기를 거부한 이들의 체험을 모은 것이다.텔레비전 플러그가 상징하는 기계문명을뽑고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사는 이들의 사연은 어쩌면 ‘대지에서 …’에서 지적한 공동체에 대한 향수를 전형에 해당할지도 모른다. 책은 기계문명을 거부하는 아미쉬 공동체,러다이트 운동에 공감하는 잡지 ‘플레인’의 편집자스코트 새비지가 잡지에 실린 글 17편을 엮은 것이다.그 속엔 재래 시장으로 공동체문화의 미덕을 그리거나,마우스로움직이는 가상의 삶이 아닌 진짜 삶의 중요함 등 느림을 몸으로 옮기는 잔잔한 울림으로 그득하다.김연수 옮김.9,000원. 이종수기자vielee@
  • [굄돌] 헛심의 운명철학

    우리는 미래를 알고 싶어한다.이는 한해가 바뀌면서 새해운수나 토정비결에 대한 묘한 관심으로 나타난다.운명철학에는 어떤 사고방식이 숨어있을까?사주풀이는 태어난 때(년·월·일·시)의 운명을 해석해서 그의 미래 모습을 해독·예측하는 것이다.이는 미래가 결정되어 있고,그것이 시간을 변수로 하는 함수라고 생각한다.우주와 인생의 심오한 비밀을 알고 있는 신통한 도사들은 운명의 주인공들이 미래에 어떻게 살지를 ‘미리’ 알아서,시험·직장·출세·사랑·자식운 등을 밝혀준다. 이런 틀은 한 사람의 인생이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태어난 시간에 미리 결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그래서 갓태어난 ‘지금의 나’는 기지도 못하지만 ‘6년 뒤의 나’는 어린이집을 다니고,‘18년 뒤의 나’는 대입시험을 치르고,‘32년 뒤의 나’는 결혼식장에서 정해진 그녀와 함께 웃고,‘38년 뒤의 나’는 두 아이와 함께 정해진 곳에서 놀고 있다.이런 ‘미래의 나들’은 내 대신에 어딘가에서 열심히 살고 있을 것이다. 지금 살고 있는 세계 저 너머에서 ‘미래의나들’이 살고 있다는 점도 놀랍지만,내가 태어난 그 시간에 나의 미래들이 한꺼번에 이미 만들어져 있다는 점이 더욱 놀랍지않은가? 이런 놀라운 결정론이 작용한다면 ‘모든 것’이 ‘처음부터’ ‘미리’ ‘완전하게’ 정해져 있어야 한다.곧 100년 전,아니 단군 할아버지 때부터 오늘의 내 모습,결혼할사람,자식,내 사업체까지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주어져 있어야 한다.그렇게 미리 만들어진 것들은 ‘어딘 가에서 가능성으로 기다리다가’ 때가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야 한다. 과연 결정론이 주장하듯 인간은 정해진 운명의 길을 가는가.아니면 약간이나마 자유를 누릴 수 있는가?과연 미래의 나들은 보이지 않는 시간 안에서 미리 살고 있고 내 삶을 보여주기 위해 시간에 맞춰 나타날까? 내 삶은 초월적인존재가 정해놓은 질서에 따라서 하나하나 나타나고 있는것일까? 우리는 운명의 드라마가 정해준 배역을 연기하는배우에 지나지 않을까? 다음 대통령,아니 그 다음 대통령까지도 미리 정해져 있는데 아직 우리가 모르는 것이 아닐까? 그 분들을 알고 싶다면굳이 선거를 하기보다는 운명철학자들에게 살짝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아,저기에 다음 대통령의 운명을 타고난 분이 기다리고 있군요.때맞추어 이 무대로 나오십시오.” [양운덕 철학자‘피노키오 철학’저자]
  • [굄돌] ‘수능 전쟁’의 승자와 패자

    우리는 ‘백설공주’에 나오는 요술거울을 잘 안다.“거울아,거울아,세상에서 누가 가장 아름답니?”“왕비님도아름답지만,이젠 백설공주님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왕비가 백설에게 무자비한 행위를 가한 것은 어쩌면 아름다움에 등수를 매긴 탓일 수도 있다. 이 요술거울로 한국의 모든 여성들에게 미의 서열을 매기면 어떨까? “거울아,누가 3번째로 아름답니?”“10번째는? 5,400번째는?” 거울은 그때마다 척척 답을 할 것이다. 자신이 36만8,000등이면 어떤 느낌일까? 모두를 위한 미인대회를 열면 세상이 아름다워질까? 아니면 미의 공화국에서 아름다워지려 모든 것을 바치느라 여성의 삶이 뒤틀릴까? 지난 3일 수능성적을 발표했고 수험생들과 주변사람들의희비 쌍곡선이 엇갈렸다.올해는 난이도에 불만이 많은 듯하고,전문가들은 보다 공정한 평가 방식을 제안한다.과연학생들에게 보다 공정한 평가표를 나눠주고 그 성적대로 (역시 한 줄로 서있는)대학에 배치하면 그만일까? 우리 교육 제도는 다양성보다는 ‘하나의 척도’로 그들을 등수에 따라 배치하는 데만 관심을 갖는다.세상에는 한종류의 사람만 필요한가 보다.어쨌든 학생들은 ‘공정한’척도에 따라 1등에서 꼴찌까지 배치된다. 3,000만명의 여성들의 ‘미의 성적’을 매기는 것이 무서운 일이라면,모든 학생들을 ‘성적에 따라서’‘한 줄로’ 세우는 것은 어떠한가? 곧 학생들이 가슴에 성적표를 달고 대학 문 앞에 한 줄로 설 것이다.이 시험공화국에서는오늘도 학생들이 자신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종이와 연필로 무장하고 전투에 임하고 있다.이 소리없는 전쟁에 해마다 온 나라의 관심이 쏠린다. 성적전쟁은 21세기 교육에 걸맞을까?여기서 전투력이 뛰어난 학생의 경쟁력이 개인·국가의 경쟁력을 향상시킨다고 착각하는 건 아닐까?그들의 다른 능력을 다르게 개발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가슴에 7만7,600등 표를 단 학생은무슨 생각을 할까?이 공정한 평가제도에 감사의 눈물을 흘릴까?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너무 나약한 얘기인가?그러면 우리는 학생들에게 냉엄한 논리,정글의 법칙을 잘 가르쳐야 하리라.상위 몇 %에 든 사람들만 제대로 공부했지.“그래 너희들의 어깨에만 우리의 미래가 걸려있단다.”▲양운덕 철학자 '피노키오 철학' 저자
  • 서양과 동양이 127일간 e-mail 을 주고 받다/ 휴머니스트 펴냄

    지난 5월8일 간판을 올린 휴머니스트 출판사가 건장한 첫 아이를 낳았다.‘서양과 동양이 127일간 e-mail을 주고받다’라는 약간 긴 제목의 책이 눈길을 확 끄는 것은 생산적 논쟁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책은 서양철학자 김용석 전 그레고리안대학 교수와 동양철학자 이승환 고려대 교수가 127일 동안 주고 받은 대담을 정밀묘사한 것이다.30여 시간의 대담,개별 인터뷰 8시간,다섯 달 동안 주고 받은 이메일 210여 통 등을 정리했다. 의례적인 인사 뒤 새벽2시 술자리까지 이어진 첫 만남부터 상대를 존중하려는 배려,날세운 이견 대립 등이 살아있다.또 대담 분위기를 잘 살린 사진을 적절히 배치해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을 준다. 첫 대면부터 두 사람은 의기투합한다.먼저 철학이란 거대한 세계에 몸 담은 배경,유학 경험 등 가벼운 문답을 주고 받으며 긴장을 푼 뒤 ‘효율성과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태와 그로 인한 ‘인문학의 위기’ 등을 함께 우려하면서 대화의 속도가 빨라진다. 이 공감대는 최근 불고 있는 ‘동양 사상’ 붐으로 이어진다.동양사상에 관심이 쏠리는 까닭을 이 교수가 “‘도구적 합리성’만 판치는 세상에서 ‘의미’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하자 김용석씨는 “어쩌면 자본활동의 논리조차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거들며 논의를 풍성하게 한다. ‘의도한 만남’이라해서 매번 의견이 일치한 것은 아니다.서양철학의 특성을 질문받은 김씨가 애지(愛知),형이상학과 과학의 밀접성,상식 뒤집기로서의 패러독스 등으로답하자 이 교수의 반격이 시작된다.동양철학도 그런 특성이 많다는 것.이에 김씨는 ‘특성’이 배타적 의미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며 반론,논쟁의 불씨를 지핀다.그간 온축된 학문의 곳간통은 한번 빗장이 풀리자 서구 중심주의,근대성 등을 주제로 곡식낟알을 끝없이 쏟아냈다. 책 뒤에 딸린,두 철학자가 주고 받은 장문의 편지는 그동안의 과정이 실감나게 담겨있다.서로의 소감을 주고 받으면서 “10년 뒤에 다시 만나 이런 토론을 벌이자”는 유쾌한 제의로 끝맺는다. 두 철학자의 대화는 동서양 철학,나아가 그것을 ‘먹고사는’ 두 지성의 세계가 만날 수 있는 점과 없는 지점을동시에 보여준다.또 출판사가 기획한 것이라 ‘점잖은 진행’이라는 테두리가 있지만 우리 논쟁 문화를 되돌아 보게 한다.시비를 걸려고 작정한 글은 예외로 하더라도 학문 방법론 차이에 대한 논쟁에서조차 서로를 보듬어 안는 자세가 부족한 현실을 테메우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지성들이 벌이는 감성 커뮤니케이션’을 내건 이번 기획은 인문학과 자연과학(도정일 경희대교수-최재천 서울대교수),한·일 역사학자(임지현 한양대교수-사카이 나오키미 코넬대교수)의 만남으로 이어진다.1만3,000원. 이종수기자 vielee@
  • [굄돌] 벌거벗은 임금님과 신하들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에는 정치보다는 새 옷에 관심이 많은 임금님 얘기가 나온다.임금님은 독특한 속임수를 쓴 직공 말대로 보이지 않는 옷을 입고 행진하다가 한 소녀가 용감하게 “임금님은 벌거벗었다”고 소리치는 바람에창피를 당한다. 왜 임금님은 벌거벗을 수밖에 없었을까? 직공은 이렇게얘기한다.“우둔한 자와 자기 지위에 어울리지 않는 자는이 옷감을 볼 수 없습니다.” 왕은 주변 인물이 과연 그 옷감을 볼 수 있는지 알고 싶어한다.일석이조(一石二鳥)가 아닌가! 먼저 장관이 현장을 방문한다.‘아니 옷감이 보이지 않잖아.그러면 내가 바보…? 그럴 리가…혹시 내가 장관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말도 안 되는 소리.’ “이 옷감은너무나 곱구려!” 이제 장관의 눈에는 그 옷감,현명하고 자기 지위에 맞는능력을 지닌 자에게만 보이는 요술 옷감이 보이기 시작한다.장군이나 임금에게도 마찬가지이리라.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하는 소녀가 이 옷감을 보려면 현명해지거나 일정한 지위를 지녀야 할 것이다. 현명한 우리는 장관,장군,임금님이‘현실의 옷’이 아니라 ‘논리적인 옷’을 문제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곧 보이지 않으면 안되고,보이든 말든 상관없이 보여야 한다고명령하기 때문에 보이는 옷 말이다. ‘어리석고 무능한 자’들은 자기 눈에 보이는 대로 현실이 고단하다고,어려운 경제 현실,척박한 학문과 예술 상황을 직시하라고 호소한다.하지만 그런 현실과 그 분들의 눈에 보이는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보이지 않는 옷을 보지못하는 이들이 어찌 그 분들의 현실을 이해할 수 있으랴. 우둔한 자들이 무슨 권리로 특정한 제도나 구조 안에서만보이는 신기한 옷으로 치장한 분들,능력에 맞는 지위에 있는 분들을 철없는 소녀처럼 비웃을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우리가 철이 없다고 몰아세운 소녀와 그의 친구들은 할 말이 없을까?보이지 않은 옷을 보고 있지도 않은 옷을 멋지게 걸치고 자기에게 맞지 않는 지위에서 있지도 않는 희망과 미래의 한가운데를 행진하는 임금님과 그의 신하들에게 괴연 우리의 현실을 맡겨도 될까요?[양운덕 철학자 '피노키오의 철학' 저자]
  • [굄돌] 인디언은 인도에 산다?

    ‘늑대와 함께 춤을’이란 친구를 아시죠? 영화 제목이기도 하고 인디언들이 붙여준 이름이기도 합니다.이 이름이 지닌 특이함과 재미있는 면보다도 우리는 이 영화가 ‘최초로’인디언들을 ‘사람’ 취급한 영화로 기억할 겁니다. 지금까지 백인들은 인디언들을 그들이 원래 살던 땅에서 모조리 쫓아내고 거의 인종청소 하듯이 학살했지만 그들을 자기와 같은 종류의 사람이라고,그들도 문화를 지니고,나름의생활양식을 지닌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들은 인디언들이 조상 대대로 살던 땅에 침입해서는 그땅이 자기네 것이라고 말뚝을 박더니 그 지역이 좁다면서 총을 쏘아대며 땅뺏기와 사람사냥에 나섭니다.인디언들은 물소 떼를 쫓고,백인들은 인디언 떼를 쫓습니다.그 이후의 과정은 다 아시죠. 이 과정에서 인디언들은 백인과 아무런 공통점도 갖지 않은 존재였습니다.그런데 이 영화의 주인공은 우연히 길을 잃고 그들과 함께 생활하게 되죠.여러 가지 우연이 겹쳐서 그는짧은 기간이나마 ‘인디언과 함께’,‘인디언처럼’ 살 수있었죠.그가 그 기억을 어떻게 감당할지 알 수 없지만,적어도 그만은 인디언들이 인간 이하 존재가 아니며 그들도 그들 나름의 삶,즉 백인들과 ‘다른’ 삶의 양식을 지닌 존재임을 경험합니다. 옥수수 튀김을 먹고,천막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고,얼굴에재미있는 그림을 새기고,자연을 벗삼아 물소 떼를 따라서 거처를 옮기는 그들의 삶이 뭔가 잘못된 것일까요? 혹 잘못이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이유로 그들을 자기 땅에서 쫓아내는 것이 정당화될까요? 이런 추방은 어떤 사고방식을 밑에깔고 있을까요? 원시에 대한 문명의 승리와 우월감? 흰색과 황색의 대결?하나님과 미신의 대결? 순수와 간교함의 우열? 아니면 단순한 자기도취? 지금 우리 앞에 있는 문제는 ‘서로 다른’ 문화를 지닌 사람들이 공존할 수 있는가이죠.혹시 ‘차이’를 ‘우월함과열등함’으로 바꾸어서 열등한 자들을 역사의 무대에서 밀어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이것을 ‘자민족중심주의’(ethno-centrism) 또는 ‘타 종족 말살주의’라고 부릅니다. 양운덕 철학자 yw0813@chollian.net
  • “儒學의 정신·가치 인류문제에 해답 줄것”

    “2차대전 후 미국은 타민족의 문명에 대해 패권주의,일방주의로 일관해 문명충돌을 야기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이제미국은 가르치는 문명에서 배우는 문명으로 자세를 전환해야 할 때입니다.” 하버드대 부설 옌칭연구소장이자 세계적 철학자인 뚜 웨이밍(杜維明·60)교수는 “유학(儒學)의 정신·가치가 인류가 당면한 제반 사회문제에 대해 해답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한국철학회 주관 제5회 ‘다산기념 철학강좌’초청, ‘문명간의 대화’ 강연차 내한한 그는 2일 한국언론재단이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해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최근들어 한국행 발걸음이 잦은데 다른 나라에서도 더러강연요청을 받고 있나] 한국 강연에 이어 싱가폴에서 개최되는 ‘유교와 미래사회 공헌’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이밖에 일본,미국 등에서도 유학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UN 역시마찬가지다. [권위주의적인 유교가 문명간 대화의 대안적 가치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문명충돌론’을 주장한 새뮤얼 헌팅턴 교수가 ‘유교는 부드러운 권위주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유교의 상호성(恕),휴머니티(仁)정신은 문명간 대화의 원리와도 통하는 만큼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중국의 국가적 성장과정에서 유교는 어떤 기능을 했다고평가하는가?] 49년 공산정권 수립후 30년간은 철저한 서구지향적이었으나 개혁·개방을 표방한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현재 중국은 유학,사회주의,자유주의가 공존하고 있는데 비교적 긍정적인 진행을 이뤘다고 평가한다. [권위주의적인 유교와 페미니즘과의 접점은 무엇인가]페미니즘의 본질은 휴머니즘과 평등이라고 본다.유교의 정신 가운데 가부장적인 태도는 비판받고 있지만 정의와 자유,계몽주의적 비판 정신,자유보다는 책임성을 강조하는 태도 등은페미니즘과 공통주제라고 본다.2일 오후 3시 서울대 박물관에서 ‘유학의 생태주의적 전환’을 시작으로 모두 4차례에걸쳐 특강을 하는 뚜 교수는 도올 김용옥 전 고려대교수의스승이다. 정운현기자 jwh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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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과 사유”…철학자의 영화 탐구. ▲기술과 운명(이정우 지음,한길사 펴냄)= 동서양 철학 담론을 가로지르는 탁월한 학문으로 주목받는 철학자가 본 영화의 세계.기괴한 등장인물,신나는 액션,환상적 도시 등으로시시한 오락으로 치부하는 사이버펑크 영화에서 지은이는 형이상학을 동시에 본다. 자기 체계를 세우려는 독창적인 철학자의 눈에 들어온 영화는 ‘블레이드 러너’‘공각기동대’‘200년을 산 사나이’‘매트릭스’ 등 4편이다. 예를 들어 ‘블레이드 러너’에서는 주인과 노예의 투쟁,인간의 뼈저린 고독,혼란스러운 정체성,죽음의 미소 등을 읽는다. 이것만이라면 지루할 수 있다.이런 철학적인 주제에 맞게 다양한 장면과 내용을 재배치하면서 독자에게 “영상과 사유의 행복한 만남”을 들려준다.1만원. ■영화속에 숨겨진 이데올로기의 실체. ▲항상 라캉에 대해 알고 싶었지만 감히 히치콕에게 물어보지 못한 모든 것(슬라보이 지젝 편집,김소연 옮김,새물결 펴냄)= ‘괴짜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에 숨겨진 정치·이데올로기적 무의식의 실체는 무엇일까.지젝은 프랑스의 정신분석가 자크 라캉을 포스트모더니즘적 시각으로 재해석해왕성한 저술활동을 벌이고 있는 동구권 출신의 석학.그는 ‘새’,‘이창’,‘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등 히치콕의 작품들 속에서 포스트모더니즘 징후를 읽을 수 있다고 전제하고 이를 라캉의 정신분석 이론과 연결시켜 짚었다.히치콕의작품세계가 난해하고 엉뚱하면서도 대중적 인기를 끈 이유를 라캉이 설명해주고 있는 셈이다. 히치콕의 인기비결을 뜯어보는 작업에 파스칼 보니체르 같은 1급 영화이론가들까지 두루 동원,책이 한층 더 흥미로워졌다.1만7,800원. ■건강한 살빼기… ‘다이어트' 허와실. ▲살에게 말을 걸어봐(이유명호 지음,이프 펴냄)=호주제 폐지에 앞장서고 있는 페미니스트이자 한의사인 이유명호가 건강한 살빼기를 주제로 ‘다이어트’ 지침서를 출간했다. 한국 사회에서 무식하고 잔인하게 행해지고 있는 다이어트에 관해 한의학적 길라잡이를 제시한 것. 그는 “여성의 몸에 가해지고 있는 사회적 심리적 압박에서벗어나 주체적인살빼기를 해야한다”면서 “몸매를 잡아준다는 코르셋,단식,지방흡입수술 등은 고문의 일종이다”고말했다. 책에는 잘못된 다이어트로 인한 피해사례와 해결책 등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또 각 체질과 사주에 따라 ‘다이어트’에 좋은음식을 설명해 준다.8,500원. ■현장경험 살린 박물관학 입문서. ▲큐레이터를 위한 박물관학(조지 엘리스 버코 지음,양지연옮김,김영사 펴냄)= 1975년 초판 발행이래 세계 각국의 박물관 관련학과 대학생들과 박물관 종사자,교육자들에게 지침이 된 책. 국제박물관협회(ICOM)의 다큐멘테이션 센터에 의해 박물관업무의 표준서로 인정받았다. 저자의 오랜 현장 경험과 강단에서의 노하우를 토대로 실례와 이론이 적절히 배치돼 있는박물관학 입문서이다. 박물관의 역사와 분야,조직과 운영및 소장품 수집과 등록·목록화 작업,보존과 안전관리,소장품의 전시,이미지 메이킹,관련 법규까지 박물관학의 핵심 이론뿐만 아니라 실제업무를 위한 구체적 트레이닝 방법,철학적 관점 등을 담고 있다.1만7,900원.
  • 철학적 사고, 나름대로 해답찾기

    일부 소장 철학자나 사회학자의 힘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철학은 여전히 일반인들이 딛고 있는 땅으로 내려오지 않는것 같다.재미있다 싶으면 내용이 없어보이고 내용이 알차다싶으면 딱딱하고.게다가 청소년의 눈으로 보자면 여전히 철학은 ‘난해한 공중’에 떠돌고 있다. 헤겔을 전공한 철학박사 양운덕씨가 기획한 ‘피노키오의철학’시리즈는 이런 틈새를 메우려는 노력이다.최근 그의첫 작업이 ‘피노키오는 사람인가,인형인가?’‘아킬레스는왜 거북을 이길 수 없을까?’라는 재미있는 제목으로 창작과비평사에서 나왔다.강의나 강좌활동으로 ‘철학 대중화’에앞장 선 경험을 살렸다. 이 책은 “칸트에 따르면…”“플라톤의 이데아란…”이라는 일반 철학책의 도식을 거부한다.그저 동화나 일상에 널린 소재를 골라 ‘철학 마을’을 돌아다닌다. 어린시절 누구나 한번쯤 만났을 피노키오를 주인공 삼아 다양한 철학문제를 던진다.거짓말도 하고 말썽도 피우면서 ‘나무 몸’의 피노키오가 나름대로 사고하고 경험하는 과정에 빗대어 철학적으로 사고하는방법을 넌즈시 보여준다. 혹은 철수·예진 등 학생이 선생과 대화하는 장면을 통해‘철학적 사유 구조’를 유도하기도 한다.이들의 대화와 철학여행을 동참하다보면 보면 구경꾼에서 주인공으로 바뀌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은이는 ‘이게 정답이다’라고 말하지 않는다.‘어린 왕자’에 나오는 보아 뱀 그림을 둘러싼 학생과 선생의 대화에는 지은이의 의도가 잘 녹아있다.‘보아 뱀’을 보여주고 ‘이게 뭐냐’고 질문하니 대개 ‘꼬끼리를 삼킨 보아 뱀’이라고 쉽게 대답한다.생텍쥐베리가 깼던 고정관념을 정답처럼 외우고 있어 또 다른 고정관념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이것이 지은이가 철학여행을 통해 깨트리고 싶은 것이다. 철학은 어느 사상가가 철학자의 이론을 줄치고 외우는 게아니라 “왜 그렇게” 혹은 “나라면 어떻게”라고 자기 나름대로 해답을 찾는 과정이라는게 지은이의 주장이다. 저자의 ‘철학 강좌’는 세르카 베리타스로 나오는 데카르트와 피노키오의 대화로,완벽한 삼각형을 그리는 사람을 찾는 광고 이야기에서의 플라톤을 넘나든다. 김상환 서울대 철학과교수는 “저자의 창작적 재능과 교육경험,철학사에 대한 깊은 이해가 어우러진 독창적 저작”이라며 “국내 철학입문서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평했다. 지은이의 ‘문제제기식 철학 답사’는 ‘비트겐슈타인은 왜 말놀이판에 나섰을까?’와 ‘라쁠라스의 악마는 무엇을몰랐을까?’로 계속된다.각권 7,5,00원. 저자는 “재미와 알찬 내용의 관점을 유지하면서 ‘현대철학’과 ‘어린이용’입문서도 펴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종수기자 vielee@
  • 신간 맛보기

    ■명성황후 시해의 진실을 밝힌다(최문형 지음,지식산업사 펴냄). 비운의 황후인 명성황후는 근년들어 학술적 연구는 물론소설,뮤지컬에 이어 최근 드라마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그러나 명성황후가 1895년 일본 낭인 패거리들에게 목숨을잃게 된 역사적 배경,주모자의 실체 등에 대해서는 연구가미진한 부분이 있다. 개항기 제국주의 열강의 아시아침략사를 연구해온 저자는당시 명성황후를 조선왕국의 운명을 짊어진 핵심인물로 본다. 일제는 러·독·불 등의 ‘3국간섭’으로 견제가 심해진 데다 명성황후가 러시아를 끌어들여 일본을 견제하자급기야 ‘여우사냥’에 나선다. 특히 저자는 그동안 일본정부가 사건의 진실을 철저히 은폐·조작해온 사실과 함께 주범이 당시 주한일본공사 미우라가 아니라 전임자인 이노우에 가오루라고 주장하고 있다.1만원. ■천재성의 비밀(아서 밀러 지음,김희봉 옮김,사이언스 북스 펴냄) . ‘과학과 예술에서의 이미지와 창조성’이란 부제가 말하듯 현대미술과 물리학간의 연관성을 탐구한 책이다.과학철학자이자 과학사가인저자의 연구 출발점은 갈릴레오와 다빈치 등의 과학자들이 시각 이미지에 매혹된 이유이다. 이를 파헤치기 위해 물리학,심리학,언어철학,인지과학 등의 다양한 분야를 파헤친다. 이같은 지적 탐험의 결과 예술과 과학은 미학과 창조적사고라는 측면에서 별개의 활동이 아니다. 과학이 거쳐온 창조적 사고의 변천과정에 대한 역사적이고철학적인 통찰서인 이 책은 과학에 대한 올바른 세계관을형성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1만8,000원. ■‘반세계화의 논리’. (윌리엄 K.탭 지음 이강국 옮김,까치 펴냄). 신자유주의,즉 세계화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미국 클린턴행정부 때 본격적으로 추진된 신자유주의 물결에 대해서는그동안 국내외에서 다양한 분석을 시도했다.국내에서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시각은 한국적 여건 탓에 소수 견해에머물러 신자유주의를 비판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많지 않았다. 이런 불균형을 감안할 때 신자유주의를 비판적으로 해부한 미국 퀸스칼리지 경제학과 교수인 저자의 시각은 유용하다. 99년 미국 시애틀에서 벌어진 반세계화시위를 계기로 미국 식의 일방적 세계화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진다.비록 뒤늦은 감은 있지만,현재 진행형인 세계화와 관련해 일독할 가치가 충분하다.월간 말,8,500원이종수기자
  • [종교간 화해의 길] (1)왜 다원주의인가

    과연 종교는 배타적일 수 밖에 없는 것일까.미국 세계무역센터 테러참사가 미국의 친이스라엘정책에 대한 이슬람권의 보복이라는 해석이 제기되면서 종교의 충돌에 대한 우려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국내도 이런 종교의 마찰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만은 않다.비록 수위는 기독교와 이슬람권의 대립 등에비하면 훨씬 낮지만 간헐적으로 기독교와 불교의 다툼 등이있었다.이번 미국 테러참사를 계기로 종교의 상호화해를 돕기 위한 시리즈를 마련,매주 금요일마다 5차례에 걸쳐 연재한다.필자는 모두 종교다원주의를 추구하는 종교인과 학자등 전문가들이다.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의 펜타곤에 대한 자살 테러공격으로 전 세계가 경악하고 있다.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이테러의 배후로 미국은 이슬람권의 무장세력을 지목하고 보복을 다짐하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이 기독교권과 이슬람권의문명충돌로 발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있다.실제로 이번 사태가 문명충돌의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문명충돌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사례들을 나열하는사람들은 많지만 문명의 공존과 대화를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나 단체들은 그리 많지 않다. 또한 문명의 충돌을 넘어 문명간의 대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조차도 그러한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종종 이슬람권을 이해하지 못해 당황하고 있거나 서구적 시각으로 이슬람권을 해석하여 대화가 다시 충돌로 이어지는 우를 범하고 있다.따라서 이제 우리는 세계평화를 위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냉전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자 새로운 21세기는 문화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다.인류를 분열시키고 분쟁의 원인이 되는 것은 이제 이데올로기가 아니고 문화라고 하면서 문명 충돌론·공존론·문명 패러다임 등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세계 곳곳에 문화적 갈등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 문화적 갈등의 원인이 종교라고 하는 대목에서 우리는 종교와 문화의 관계 및 새문화에 대해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어느 사회든 문화적 공감대,사회통합의 기능을 해온 것은 종교였다.그러나 문명과 문명이 만날 경우 종교에서 그런 것을 찾기는 힘들다. 종교철학자인 틸리히는 “종교는 문화의 실체이고,문화는 종교의 형식이다” 라고 하면서 종교란 궁극적 관심의 상태로서,이러한 상태가 문화 “안”에서 발생하면서도 그 문화 안에 갇히지 않고 도리어 문화를 규제하고 이끈다고 하였다.이는 종교가 한 문화의 중심적인 가치를 반영하면서도 그 문화를 근저에서부터 규제하고 이끌어 가는 변혁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종교는 문화를 문화되게 해주고,문화에 의미를 주는 실체이며,문화는 종교적 관심이 그자신을 표현하는 형식의 총체라고 그는 본 것이다.종교는 문화에 무조건적인 의미를 제공해주면서도,바로 그 문화라는그릇을 통해서만 자신을 드러내고 보여준다는 말이다.그러므로 인류에게는 종교들에 따른 문화적 다양성과 차별성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문화적 다양성과 차별성을 묶어줄 수 있는 통합원리 아니 적어도 인류의 많은 수가 공감하는 그 무엇을 찾기가 쉽지 않다.오히려 이 종교문화권들은 서로 섞여있으면서갈등과 대립을 반복하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자기중심주의,자기집단우월주의,더 나아가 호교론적 배타주의의 결과이다. 최근에는 사회의 다양성에 부응하여 대화한다면서 유화적인태도를 보이기도 하지만,자기 종교 안으로 돌아서는 순간 호교적인 태도로 바뀌어 대화보다는 무관심으로,다원주의보다는 배타주의 내지는 자기우월주의로,이타주의보다는 이기주의로 무장한다.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자세나 상호 공통된 것을 창조하려는 노력을 볼 수 없다. 어떤 종교인이든 자신들 종교의 보편 타당성을 주장한다.그러나 종교인의 수가 비 종교인의 수를 능가하는 오늘날에도사회적 무질서는 여전하다.조화와 평화보다는 갈등과 긴장이 더 많고 이번 미국에서의 테러와 같은 전쟁과 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이것은 모든 종교들에서 아무리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사랑과 평화,자비의 가르침을 선포한다 해도,정작 종교인들은 그것을 자기 중심적으로만 해석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다.즉 현실적인 종교의 세계에서는 보편적인 판단,보편적인 기준이 없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종교들은 보편성을 주장한다.그러나 모두가 자기중심적으로만 보편성을 주장하는 까닭에,보편성이라는 이름 하에 특수성간의 대립만 낳는 모양이 된 것이다.종교들의 보편성 주장은 사실상 한번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진 적이 없는 특수한 주장들일 뿐인 셈이다.그러다 보니원래의 가르침과는 모순되게도,현실적으로 가장 보편적이지못한 곳이 바로 종교의 세계가 되고 말았다. 우리가 우리의 믿음이 진리라는 사실을 아무리 굳건히 지킨다 해도 세상에는 다른 종교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된다. 그러면 그 종교의 표현형식으로 나타난 다른 문화와 문명도인정할 수 있다.이것을 인정 안 할 경우 인류에게는 이번 미국에서의 테러 사건과 같은 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 전쟁과 갈등은 종교의 테두리 안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 왜냐하면 모든 종교들이 사랑과 평화,자비 등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우리가 여기서 생각해야 할 것은 문명의 충돌이던 종교의 충돌이던 간에 사람을 죽이는 행위는 그 이유가 어떻든 간에 절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흑·백,나·너,친구·적으로 나누는 이분법에 의한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이다 즉 자기 중심적인 보편성 주장의 결과이다.나와 너가 아닌 우리의 개념이 없는것이다.즉 인류 대가족의 개념이 없는 것이다.종교와 사상과 이념이 다르다고 사람을 죽이는 것은 절대 정당화 될 수 없으며 또한 다툼의 원인도 될 수 없다.오히려 이러한 사상과종교,이념들은 서로 동의할 수 있는 절대 기준을 세워 상호이해하여야 한다. 지금의 세계는 힘에 의한 세계평화를 강조하고 있다.힘만이오로지 평화를 유지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힘만으로는 세계평화를 유지시킬 수 없다는 것을 이번 미국의 테러사건을 보고 느낄 수 있다.테러에 대한 보복은 테러를 근절시킬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테러의 끝이 아닌 새로운 분쟁과 갈등,전쟁의 시작일 뿐이기 때문이다.다양한 종교들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문명이란 무엇인가? 문명의 공존과 대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요청되는 시대이며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평화에 대한 봉사와 희생과 인내가 절실하고 시급한 시대이다. ▲이원삼 선문대학교 객원교수 이슬람 문화연구소 소장. ■‘이원삼 교수’ 국내 첫 중동서 이슬람 박사학위. 1958년 경기도 수원생.명지대 아랍어과를 졸업한뒤 카타르국립대 이슬람법대에서 학사를 다시 취득했으며 모로코 무하마드 Ⅴ대에서 이슬람사상과 신학으로 석·박사학위를 받아,한국인 최초로 국내대학 졸업후 중동국가에서 학사부터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슬람 전문가다.사우디아라비아 알-이맘 무하마드 이븐 사우드 이슬람대 초빙교수를 역임했고 한국중동학회,한국이슬람학회 이사를 거쳐 현재 선문대 객원교수겸한국이슬람문화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다.주요 논문은 ‘아랍소수민족 종파분포도 연구’‘걸프연안국들에서의 소수민족과 이슬람운동’‘이슬람법의 현황’‘이슬람 입법사상의비교연구’ 등이며 저서로는 ‘이슬람’‘문화론 하나’‘이슬람법사상’ 등이 있다. ■서방세계주도 ‘이슬람인식’ 뒤집어. 이원삼 교수의 대표적인 저서중 최근 출간,베스트셀러가 된‘이슬람’(청아출판사)은 이슬람문화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지금까지 나온 이슬람 관련 저서들과는 크게 차별화된 대중서로 평가된다.이슬람 문화권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소장학자들이 2년여간의 공을 들인 끝에 빛을 보게 됐다.필자는 이 교수외에 이희수(한양대 교수)신양섭(페르시아 문학 연구)연규석(앙카라대 객원교수)유왕종(중동정치 연구)최진영(요르단대 교환교수)이종화(안달루스 문학 연구)황의갑(이슬람학 연구)장경오(아랍문학사 연구)황병하(조선대 아랍학과 교수)제대식(성심외대 말레이인도네시아 통상학과 조교수)김중관(명지대 투자정보대학원 국제경영학과 겸임부교수) 등 12인. 부제 ‘이슬람 문명 올바로 이해하기’가 말하듯 이 책은 서방세계에 의해 주도돼온 ‘이슬람 인식’을 철저하게 뒤집는다.흔히 낙후된 문명,또는 원리주의가 지배하는 과격한 문화 정도로 이해되고 있는 이슬람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영역에서 철저하게 파헤친다.이가운데 ‘한 손에 칼,한 손에 꾸란’‘이슬람 세계의 현실,갈등과 조화’ 등의 큰 카테고리 아래 정리한 이교수의 글 10여편은 종교다원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한 손에 칼,한 손에 꾸란’이란 글에서 이교수는 “일찍이 서구인들은 무슬림들에 의한 정복사업을 소위 ‘한손에 칼한 손에 꾸란’이란 표현을 사용하여 이슬람의 호전성과 종교의 강압적 전파를 설명했으나 이는 이교도에 대한 적개심과 확산되는 이슬람 세력에 대한 위기감에서 만들어낸 용어에 지나지 않는다”고 못박는다.무력에 의한 이슬람 전파에대한 어떠한 흔적도 꾸란에서 발견할 수 없고 오히려 꾸란은 ‘종교에는 어떠한 강요도 있을 수 없다’는 원칙을 담고있다고 주장한다.그는 또 “이슬람이 발생한지 100년도 안된 짧은 시간에 전 세계를 점령할 수 있었던 것은 칼이 아니라 여러 사상과 문화를 수용하고자 했던 융화력과 관용성 때문”이라고 강조한다.그는 ‘제3세계 문화 바로읽기와 우리의자세’에서 “이슬람 세계는 인류가 처음으로 문명을 일구어낸 땅이고 다양한 이념들이 함께 하는 경험을 오랜 역사를통해 축적해간 공존의 현장이었다”면서 “우리 자신이 제3세계의 일원으로 피지배의 아픈 경험을 수없이 반복해 왔음에도 스스로 우리를 괴롭혔던 사람들의 방식대로 사고하고행동하는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대한광장] 열린사회 흔드는 적들

    플라톤도 나쁘고 마르크스도 나쁘다.철학자 칼 포퍼가 반세기 전 ‘열린사회와 그 적들’에서 한 말이다.포퍼는 자유를 열린사회의 기준으로 삼아 인류사의 자유로운 발전을저해했다는 이유로 이들을 심판대에 세웠다.그러나 포퍼의문제의식을 우리 사회로 가져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도시 얘기로 접근해 보자.유럽의 도시가 갖는 특별한 의미는 광장에서 나온다.도시에는 성당이 있고 성당보다 낮은곳에 시청이 있으며,그 사이에는 넓은 광장이 조성돼 있다. 중요한 건물이나 역사적 조형물 역시 광장과 함께 있다.도시에서 광장의 존재는 휴식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데,특히 시민들 사이의 ‘회합’과 ‘의사소통’을 상징한다.따라서 광장은 시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열린도시의 증거로서 민주주의의 보루가 된다. 도시가 강을 끼고 발달하기 때문에 도시와 강의 유무상통역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런던과 템스강,파리와 센강처럼 도시와 강은 하나로 통합돼 있다.그러니 도시에서 강도 사람에게 열려 있다.독일 프랑크푸르트 지하철에는 개찰구도없고 검표원도 없다.자동발매기에서 기차표를 사서 자유롭게 이용하다가 집에 가면 된다.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지하철을 운영하는 것인데,지하철의 중심에 시민이 있음을 알 수 있다.이러한 상황이 열린사회와 열린정치를 가능하게하는 것 아닐까. 이 잣대로 우리 사회를 바라보자.우리에게는 담벼락으로둘러싸인 폐쇄적인 휴식공간이나 놀이공원은 있을지언정 개방된 시민적 광장은 없다.도시생활에서 원초적인 휴식이나놀이는 허용하되,시민적 회합과 의사소통은 봉쇄당하고 있는 것이다.강 역시 도시를 가로지르기는 하지만 강과 도시는 분리돼 시민적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지하철 이용시 개찰구 차단장치와 씨름해본 경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 도시는 시민을 배제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시민은 도시의 중심이 아니며,도시는 시민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도시가 공간적으로만 닫혀 있는 것이 아니다.도시의 내부를 들여다보자.모든 권력기관들이 시민들의 접근을가로막고 있지 않는가.국회,정부청사,대법원,대검찰청 모두가 닫혀 있으며 “접근하면 발포한다”고 위압하는 자세다. 청와대의 폐쇄성은 닫힌사회의 압권이다. 민주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은 권력기관 앞에서 비굴한 민원인일 뿐이다.더 깊이 들여다보면 정치와 경제와 교육 등 사회의 모든 곳이 닫혀 있다.결국 우리 사회가 구조적으로 닫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닫힌사회로 전락한 것은 플라톤이나 마르크스 때문이 아니라 식민주의와 개발독재의 경험 때문이다.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극한적인 수탈과 배제의 통치를 유산으로 물려주었다.해방 후에는 식민주의를 승계한 자들이 극단적 반공주의와 개발독재를 통해 식민주의의 경험을 재생산했다.이몰상식한 상황이 국민들에게 이기주의와 기회주의,가족주의와 지역주의를 생존의 법칙으로 가르쳤다.지배집단이 시민배제적 통치구조를 강제하고 국민들은 스스로 그 속에 숨어버린 것이다. 21세기 우리 사회의 화두는 민주화와 개혁이다.개혁의 원리는 간단한데,그것은 한마디로 닫혀 있는 모든 것을 국민들 앞에 활짝 여는 것이다.개혁은 청와대와 행정부와 국회를 비롯한 국가 기구의 문호를 개방하고 운영을공개하는데서 시작된다. 정치·경제·교육도 마찬가지다.그렇게 해야 독점과 전횡과 부패가 사라지면서 소외와 불만과 갈등도 사라진다.그과정에서 시민적 참여가 확대되면서 시민 중심의 재구조화가 이뤄질 수 있다.그것이 민주주의다. 포퍼가 우리 사회를 본다면 어떻게 말할까? 개혁을 방해하는 자들을 열린사회의 최대 적으로 지목할 것이다.극단적반공주의에 사로잡혀 남북관계를 가로막는 자들과 수구보수의 논리로 국민들을 현혹하는 자들도 마찬가지다. 또 있다.시민운동을 음모론으로 몰아 시세차익을 노리는자,언론자유와 탈세를 구별하지 못하는 무식한 세도(稅盜),지역주의에 빌붙어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정치적 ‘아편쟁이들’도 모두 열린사회의 적이다.당연히 포퍼는 우리가 이들과 싸워야 한다고 말할 것이다. 정 대 화 상지대교수·정치학
  • [대한광장] 자살과 생명

    지금으로부터 약 2,200여년 전, 방사(方士) 서시(徐市)가동남동녀를 데리고 신선의 영약(靈藥)을 구해오겠다고 청하자 진시황은 이를 쾌히 수락했다.진시황은 수천명의 동남동녀를 딸려 삼신산(三神山)으로 보냈는데,신선의 영약이란바로 불사초(또는 불로초)를 뜻하는 것이었다.진시황은 이처럼 영원히 살기 위해 불사초를 찾았지만,그가 이 약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허황한 인물이었다면 중원을 통일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진시황은 이승에서 영원히 살기위해 동남동녀를 보내는 한편 그 유명한 병마용 전차군단을만들어 사후세계에 대비했던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영원히 살고 싶지만 인생은 유한한 것이어서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죽음을 두려워하게 마련이다.그런데 육신은 죽어도 영혼은 다른 세상에서 다시 산다는 교리를 확신하는 어떤 신자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세계 종교 대부분이 이런 교리를 갖고 있어서 불교는 물론 세계의 3대 계시 종교인 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도 모두 천국과 지옥의 교리를 갖고 있다. 이런 교리에일체 해석의 여지를 두지 않고 글자 그대로받아들이는 신자들이 원리주의자들로서,때로는 이들의 지나친 신심이 사회문제화된다.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에 민간항공기를 납치해 돌진한 주범모하메드 아타는 사건 전에는 독일 함부르크 공대에서 도시재건축을 전공한 예의바르고 근면한 시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미국 보스턴 공항에서 발견된 그의 짐 속에는 “순교자로서 자살해 천국에 가고 싶다”는 내용의 자필 유서가들어 있었는데, 민간여객기와 빌딩 내의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하고도 자신은 순교자로서 천국에 갈 수 있다고확신하고 있었다는 점이 충격적이자 이슬람 원리주의가 가진 위험성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이슬람교의 신앙체계는 ‘알라 외에는 신이 없고,모하메드는 신이 보낸 사자다’라는 문구로 요약할 수 있는데,모든것을 불태우는 무시무시한 지옥과 바라는 모든 것을 얻을수 있는 천국을 갖고 있다.코란은 “그대들은 그대들의 아내와 함께 기뻐하며 낙원으로 들어가라”고 시적으로 노래하고 있는데,바로 이 낙원에 대한 확신이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치며 세계무역센터 빌딩에 여객기를 부딪치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이슬람교는 모든 것이 하나님에 의해 예정되어 있다고 믿는 기독교와는 달리 일부 인간의 의사의자유가 인정되기 때문에 대다수 이슬람교도들은 선량하지만항상 문제는 소수 원리주의자들에게서 발생하는 것이다. 이슬람교의 정통 교리에도 맞지 않은 이런 그릇된 신앙이주는 가장 큰 문제는 생명의 경시다.자기 자신의 생명을 경시하는 사람이 타인의 생명을 경시할 것은 더 말할 나위가없다. 그러나 생명은 종교가 아니라 유학처럼 ‘몸의 터럭 하나도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라는 기본적인 효도사상만 있어도 함부로 해할 수 없는 것이다.평생을 아프리카 오지에서봉사했던 뛰어난 철학자이자,음악가요,목사이자,의사였던슈바이처 박사의 다음 말은 이런 점에서 상징적이다. “만일 인간이 생명의 신비,그리고 세계에 가득차 있는 생명과 자신과의 신비로운 관계를 생각한다면,틀림없이 자신의 생명과 자기영역의 모든 생명에 생의 외경심을 갖게 될것이다.” 무고한사람을 죽이고 갈 수 있는 천국이 어디 있으며 설혹 있다한들 그곳이 어찌 천국이겠는가? 지옥이지. 이덕일 역사평론가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꾸는 작은 실천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온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글판이 최근에 고은 시인의 시집 ‘순간의 꽃’에서발췌한 글로 바뀌었다. “그대를 사랑한다며 나를 사랑하였다.이웃을 사랑한다며나를 사랑하고 말았다.가만히 푸른 하늘이 내려다 본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이 글이 유난히 선명하게 다가온다. ‘행복은 타인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된다’라는 프랑스 철학자 알랭의 말은 물질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한 오늘날 그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받기보다는 주는 것이 남을 행복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도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은 일상에서 쉽게 경험할 수 있다.타인에게 친절을 베풀 때 그 행위 자체에서 샘솟는 행복의 기운을 느끼는 것은 어렵지 않다.그것은 주위를 즐겁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을 밝게 한다. 그러나 요즘 세상이 몹시 삭막하고,인정이 메말라간다고들 얘기한다.인터넷 생활이 일상화되고,도시화되고 일상생활마저 패션화된 ‘현대’라는 공간에서 개인은 분절되고 고립되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물질적 부와명예,지위 등 외면적 가치 추구에 더욱 집착하게 된다.또한 자기 몫 챙기기에 급급하고 말과 행동이 다르며 칭찬하기보다는 남을 헐뜯고 허명을 떨치려는 사람들로 인해 세상에서 순수한 나눔과봉사와 헌신의 모습은 상대적으로 만나기 힘든 모습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에서도 한줄기 빛으로 우리 사회를 비추고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는 이들이 있기에 결코 실망하거나 희망을 버릴 일은 아니다. 여유롭지 못한 생활을 하면서 퇴직금과 평소 한푼 두푼 저축해 모은 거액을 후학양성을 위해 장학금으로 기탁한 퇴직교수님,평생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다가 떠날 때도 미장원을 해서 모은 재산 10억원을 대한적십자에 남긴 할머님,또한 화재현장에서 불굴의 의지와 희생정신으로 한 사람의 인명이라도 더 구하려고 불길 속에 뛰어들어 순직했고 그래서 어린 상주(喪主)로 하여금 ‘항상 자랑스러운 아버지로 기억할 거예요’라며 끝내 눈물을 떨구게 한 우리의 소방관님,격무속에서도 틈을 내어 폐지나 빈병 등을 모아 그 수익금으로 자폐아동을 돕고 있는 ‘넝마’ 경찰관님,이들의 아름다운 행동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지탱해 주는 힘이며 각박한 세상을 살맛나게 하는 윤활유가 아닐까. 대형 선박의 키에는 ‘보조키’라고 부르는 또 하나의 작은 키가 붙어 있는데 이 보조키를 조금만 움직여도 배는 천천히 움직여서 마침내는 배의 진행 방향을 크게 변화시키게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세상을 바꾸는 변화는 작은 실천들로부터 시작된다.단순하고 작아 보이는 일이지만 직접 실천하느냐,하지 않느냐에 따라 지금까지는 상상하지 못했던 경이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도 있고,지금보다도 더 힘겹고 메마른 삶을 살아갈 수도 있다. 나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는 친절하고 양보하는 마음,사회나 국가의 화합과 발전을 우선시하는 희생과 봉사의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선박의 ‘보조키’와 같은 역할을 하여우리 사회를 ‘더불어 사는 좋은 세상’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이근식 행자부장관
  • 신간 맛보기

    ■이타적 유전자(매트 리들리 지음·신좌섭 옮김,사이언스북스 펴냄)= 한없이 이기적인 인간이 어떻게 이타성·상호부조등의 덕목을 지닐 수 있는가를 사회생물학,진화론,게임이론등의 시각에서 밝힌다. 저자에 따르면 원래 인간의 유전자는 이기적이었다.이 유전자는 진화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한다.‘털없는 원숭이’로서 비정한 자연계에서 살아남기위해 집단을 이루고 살게 된다.그러면서 이성의 힘으로 이타적 본성을 진화시켜왔다.따라서 인간은 이기적이자 이타적이라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도덕과 사회성은 후자의 발현임은물론이다.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저자는 지난해 ‘게놈’을 통해 명성을 얻은 바 있다.1만5,000원. ■아기 철학자들(시드니 미셸 지음·신현림 옮김,문학세계사 펴냄)= ‘언제나 교훈을 주는 명언들과 아기들의 순진무구한 표정이 만났다’.사진작가인 저자는 아기들의 얼굴을 찍으며 그에 걸맞는 명언들을 병렬시킨다. 예컨대 “실수는 발견을 향한 입구”라는 제임스 조이스의말 옆에는 마치자신의 실수로 혼날까 두려워 눈치를 보는곱슬머리 아기가 있다.또 우는지 웃는지 알듯 말듯한 표정의 아기 사진 왼쪽엔 “인생이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이 적혀있다. 표정들과 명언의 이런 기가 막힌 궁합을 이루며,읽는 이로하여금 웃음을 머금게 한다.초상사진 작가인 저자는 “아기들은 영감을 자아내는 매력의 원천이어서 이런 작업에 몰두했다”고 말한다.6,500원. ■중국무협영화Ⅰ,Ⅱ(오현리 지음,한숲)= 영화 ‘와호장룡’의 세계적인 인기 뒤,무협물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무협영화에 관한 백과사전 격의 책이 출판됐다.‘외팔이’시리즈에서 ‘와호장룡’에 이르는 무협영화 330여편의 연대기와 왕유(王羽)에서 브루스리(李小龍)를 거쳐 장 클로드 반담에 이르는 강호의 고수 55인의 열전을 담았다. 폐관연공(閉關練功)하는 마음으로 책을 쓴 저자의 정성이무협영화 약사,배우 계보,영화 스틸사진 등에 그대로 배어난다.책 마지막에는 무협물에 등장하는 각종 용어에 대한 설명도 있다.무협영화의 모든 것을 촌철살인의 리뷰로 갈무리한고수의 내공이 돋보인다.저자는 “무협영화는 단순 액션물이 아니라 불가능한 꿈에의 동경이자 술수와 비리에 물든 사회에 던지는 도전장”이라고 말한다.각권 1만5,000원
  • 2001 길섶에서/ 이론과 실제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사상가인 장자크 루소(1712∼1778년)는 불우한 청소년기를 보냈다.교육 문제에 유달리 관심을가졌던 그는 소설 형식의 교육론 ‘에밀’을 집필했다.철학자 칸트는 “이 책이 출판된 것은 프랑스 혁명과도 같은 거대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격찬했다고 한다. 루소는 ‘에밀’의 서문에 “아버지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자는 아버지가 될 자격이 없다.가난과 일 때문에 아이들의 양육을 소홀히 했다면 그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썼다.그런 그가 다섯명의 자녀를 모두 고아원에 보냈다.이 비밀은 경쟁관계에 있던 볼테르에 의해 폭로됐다. 루소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자신보다는 고아원이 낫다는판단 때문이었다”고 변명했으나 이중인격자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루소가 자녀를 버린 죄책감에 ‘에밀’을 집필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어쨌든 그의 사상적 이론과 실제 생활과는 엄청난 거리가 있었던 것만은 틀림없다.살면서 한번쯤은생각과 행동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 [이사람] 세중옛돌박물관 설립자 천신일씨

    돌은 말은 없으나 철학자에겐 철학으로 음악가에겐 음악으로 예술가에겐 예술로 종교가에겐 종교로 시인에겐 시로 삶,그 존재의 진리로 있나니 아,그렇게 돌은 천년,만년,억년,수억년 세월없이,놓여있는 그 자리에서 침묵으로,깊은 침묵으로 삶,그 존재의 말로 있나니 조병화의 시 ‘돌’의 전문이다.그의 시처럼 깊은 침묵으로 삶의 다양한 모습과 표정을 보여주는 돌 작품들을 모아높은 박물관이 있다.경기도 용인에 있는 세중옛돌박물관. 조병화의 시도 이 박물관에 시비로 세워져 있다.박물관 설립자는 천신일 (주)세중 회장(58).그는 석조물들을 문화재로 보존하고 해외유출을 막기 위해 이들을 수집하고 박물관을 만들었다. 옛돌박물관에 들어서면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온것같다.조상들의 삶의 흔적이 돌 작품의 질박한 예술성에그대로 담겨 있다.문인석(文人石)·무인석(武人石)·동자석(童子石)·석수(石獸)·석탑등 다양한 돌 작품들은 세월의 무게를 견뎌내며 묵묵히 서있고 연자방아·디딜방아·절구·맷돌등 생활기구들에서는 조상들의 삶의 향기나 나는 듯하다. 이름없는 석공의 정끝에서 만들어진 석조물들은 투박하고수수해서 더욱 정겹다. 질박한 석조물들은 그리스나 로마의 유명한 조각예술품보다 오히려 친근하고 인간의 따뜻한체온을 느끼게 한다. 산업화의 빠른 속도에 휩쓸려 바쁘게살다가 잃어버린 우리의 옛모습이 그 속에 있다.천신일 회장은 현대문명의 화려함 속에 잊혀졌던 우리의 순박한 옛모습을 다시 친근한 이웃으로 부활시켰다. 천 회장이 옛돌을 수집하기 시작한 것은 1979년부터.2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석조물 수집은 ‘작은 애국심’으로부터 시작됐다.1979년 어느날 서울 인사동에 있는 골동품상이 옛돌을 일본인에게 팔려고 흥정하는 것을 보고 번뜩 뇌리를 쓰치는 것이 작은 애국심이었다.“우리의 문화유산인석조물이 일본으로 유출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인이 가게를 떠난후 골동품상과 협상을 했죠.일본인에게 팔기로 한 값에 27점을 모두 샀습니다.그때부터 옛돌을모으기 시작했죠.” 그는 이조백자나 고미술품 등에 관심이 있어 인사동엘 다니곤 했었다. 그는지금도 가끔 인사동엘 간다.인사동 뿐만이 아니라석조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간다.전국을 돌아다니고일본과 미국등 외국에도 여러번 다녀왔다.그는 허가받은골동품상이나 신원이 확실한 사람에게만 석조물을 구입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도굴품 예방을 위해서다. 그러나 주의를 해도 도굴품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레슬링협회장으로 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 참석하고 있을 때 집으로부터 급한 전화가 왔었습니다.도굴품이 많다는 제보에 따라 문화재청 단속반과 서울지검이압수수색을 한다는 내용이었어요.아시안게임에서 돌아와참고인 조사를 받았습니다.석등 2점이 도굴품이었어요.석등을 판 골동품상을 설득하여 자수시키고 석등을 원주인에게 돌려줬죠.” 석조물을 수집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무엇보다 많은돈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경영인이기 때문에 투자에 한계가 있습니다.많은 석조물을 구입하려고 노력합니다만 어려움이 많아요”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좋은 석조물이있다는 말을 들으면 지금도 달려가는 것을 보면 석조물 수집은 그에게 삶의 즐거움이자 보람인 듯하다. 그는 20년 이상 모은 석조물로 마침내 지난해 7월 대망의박물관을 개관했다. 개인이 박물관을 설립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예술성을 찾는 일반적인 수집가들과는달리 그는 민초들의 혼과 정성이 깃든 석조물에 관심을 가져왔다. 다양한 일을 하며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털털한 서민적 인품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그의 삶의 모습과 일맥 상통한다고나 할까. 그는 지난 6월 또 하나의 보람있는 일을 해냈다.일본으로건너갔던 문인석·무인석·동자석등 70점의 석조물을 환수해온 것이다.“200여점의 한국 석조물을 갖고 있는 일본인구사카 마모루씨를 설득하기 위해 많은 애를 썼습니다. 부부를 초청하여 일류호텔 스위트룸에 묵게하며 풍을 앓았던구사카씨에게 한약을 지어주기도 했습니다.김치도 직접 담가주기도 했죠. 이런 개인적인 노력과 이건 한일친선협회중앙회 부회장등 주위사람들의 많은 도움으로 구사카씨를설득하는데 성공했습니다.16점은 1,600만엔(약1억7천만원)에 사고 54점은 기증받는형식으로 70점을 환수했습니다. 외국으로 흘러갔던 우리의 문화유산을 환수하여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미국으로 유출된 석조물도 환수하기 위해 재미교포와 협상을 하고 있다.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재미교포가 수십점을갖고 있다고 한다. 문인석은 미국의 록펠러 3세 저택에도20여점이 있고 파리에 있는 기메박물관 정문에도 한쌍이있다고 한다. 유엔본부 광장에도 문인석 등 한국의 석조물이 세워질 예정이다.“유엔본부의 리드 차장이 석조물을기증이나 장기임대 형식으로 유엔본부광장에 세우는 것이어떠냐고 제의해,지금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리드 차장은석조물은 세계 최고의 예술품이라고 극찬하고 있죠.” 그는 또 하나의 옛돌박물관을 만들고 있다.부지는 서울성북동 독일대사관저 옆에 있는 6,000여평의 임야.그의 개인 땅이다.서울시와 지금 협의중이다.석조물 연구를 하는사람을 지원하는 학문적 지원사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천 회장의 삶은 석조물 수집에만 머물지 않는다.그는 다양한 기업의 경영인이다.국내 대표적인 여행사인 (주)세중,세성항운,세중엔지니어링,세중정보기술,샤론 에이전시 등5개 기업의 회장이다. 그는 고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한때 정치에 뜻을 두었다. 윤천주 국회의원 비서를 5년간하기도 했다.그러나 정치의 꿈은 오래전에 접었다.비전을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74년 주식회사 제철화학을 설립했다.그이후 여러가지 기업을 일구었다.제철·화학·여행·조경·벤처산업…. 여러가지 업체를 창업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그는 이렇게 대답했다.“많은 사람들이 사업 아이디어를갖고 찾아옵니다.그중에서 일부를 선택하여 창업하다보니여러가지 기업을 경영하게 됐어요.”기업은 대부분 성공적이었다.그러나 한차례 실패도 있었다.조경사업을 하는 동해조경은 성공하지 못했다.그러나 사업은 실패했지만 뜻있는 일을 했기 때문에 절반의 실패로 생각한다.그는 조경사업을 하던 부지를 포항공대에 기증했다.포항공대는 그가기증한 땅에 세워졌다. 천 회장은 그동안 바쁘게 살아왔다.조금은 여유를 갖고박물관에 좀더 많은 신경을 쓰고 싶다고 한다.그는 매주토요일박물관으로 가 하루를 묵고 일요일에 서울로 온다. 그는 돌들의 다양한 모습중에서도 비온 후의 모습을 가장좋아한다고 한다.명암이 뚜렷하고 돌꽃과 돌이끼가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기 때문이다.그의 서울 집에도 많은 석조물들이 있다.그는 깊은 침묵의 돌들과 말없는 대화를 나누며 살아간다. ▲천신일 회장의 삶. ▲1943년 부산 출생▲1965년 고대 정치외교학과 졸업▲1968년∼73년 윤천주 의원 비서관▲1974년∼77년 제철화학 설립,사장. ▲1976년∼96년 태화유운 설립,사장. ▲1977년∼82년 동해산업 설립,사장. ▲1982년 세중 설립▲1986년 세성항운 설립▲1987년 세중엔지니어링 설립▲1993년 세중정보기술 설립▲1996년∼2000년 대한레슬링협회 회장▲2000년 세중옛돌박물관 설립용인 이창순편집위원 cslee@. ■세중옛돌박물관, 2만여점 전시…가족 나들이 적당. 세중옛돌박물관은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양지리 산속에있다.지난해 7월1일에 개관했다.5,500평 부지에 86종류 2만여점의 석조물들이 전시돼 있다.13개 야외전시관과 1개실내 전시관등 14개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처음에는 13개 전시관으로 문을 열었으나 지난 7월1일 일본에서 환수해온 석조물로 또 하나의 전시관을 만들었다. 문인석·무인석·동자석 등이 주류를 이루며 불교유물인불상·석탑·광배 등도 있고 생활유물관에는 연자방아·디딜방아·절구·화로·맷돌·다듬이돌 등이 전시돼 있다.벅수·남근석·고인돌 등도 있다.양지리 계곡에 전시돼 있는 석조물들은 소나무·단풍나무 및 주위 산과 멋진 조화를이루고 있다. △가는길:영동고속도로 양지 나들목을 나와 우회전한 후 500m 떨어진 양지사거리에서 다시 우회전하여 1.7km 가면박물관이 나온다. △입장료:어른 5,000원,청소년 3,000원,어린이 2,000원.단체(30명 이상)는 어른 3,000원,청소년 2,000원,어린이 1,000원. △개관시간:오전 9시∼오후 6시(겨울은 오후 5시).연중 무휴. 전화:031-321-7001.
  • [CULTURE & JOB] 이랜서(Elancer)

    출퇴근 시간은 내 편한대로,근무하다 머리가 아프면 영화한 편 즐기고,쉬고 싶으면 훌쩍 휴가를 떠나고…. 하지만직장에 매여사는 봉급쟁이들로서는 가당치도 않은 소리다. 하기 싫은 일도,보기싫은 상사도 ‘참을 인’자를 새기며견뎌야하는 게 조직생활의 생존법칙 아니던가.그래서 여건만 허락한다면,하고 싶을 때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는 프리랜서는 직장인들에게 꿈의 직업이다.막 동터온 21세기,전문지식과 실력으로 무장한 채 인터넷을 누비며 일감을 따내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신종직업 ‘이랜서(Elancer)’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양재동의 한 사무실.컴퓨터 모니터 앞에 모여 뭔가에 몰두중인 젊은이 4명의 첫인상은 ‘날티’가 물씬 풍겼다. 자유분방했다.염색한 머리를 갈기처럼 기른 이,여성용 철사 헤어밴드로 머리를 올려붙인 이….하나같이 편안한 티셔츠와 반바지를 걸쳤고 맨발로 조리 스타일 슬리퍼를 찍찍끌고 다녔다. 그래픽 디자이너 최성우(31),웹 디자이너 조현철(31),의류패션과를 휴학하고 멀티디렉터로 나선 한상규(22),전문학교를 갓 졸업한 한영렬씨(20).이들은 모두 이랜서들의 모임‘레드 브레인’의 주멤버들이다.경력 1∼5년차로,겉모습과는 달리 각 분야에서 한 몫을 톡톡히 하는 ‘꾼’들이다.그동안 기업체 홈페이지,교과서CD롬 제작등을 함께 해왔다. 이랜서는 전자(Electronic)와 프리랜서(Freelancer)를 합친 신조어.보통 인터넷 중개사이트를 통해 프로젝트를 수주해 일한다.분야는 다양하지만 주로 정보기술(IT)관련 일이70∼80%를 차지한다. 최씨는 스티커 사진기 디자인 회사에서 일하다 IMF때 퇴직금조로 받은 매킨토시 컴퓨터를 밑천으로 독립했다. “처음에는 저도 ‘나홀로’족으로 활동했어요.하지만 규모가 너무 커 혼자 할 수는 없고 포기하기는 아까운 일감을 따기위해 작년말 뜻 맞는 사람들끼리 네트워크를 만들었죠.” ‘레드 브레인’은 일이 생기면 모이고 일이 끝나면 흩어진다.큰 프로젝트때는 10여명이 넘는 전국의 이랜서들이 긴급소집된다.팀장격인 최씨는 “첫미팅때 한번 만나고 나면인터넷으로 연락을 취하니까 얼굴 볼 일이 없어요.돈도 온라인으로 부쳐주죠.팀원에게 또다른 일거리가 생기면 병행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수입은 들쭉날쭉하다.많게는 1달에 900만원까지 벌지만 일을 하지 않으면 손가락을 빨아야한다. 생활리듬도 불규칙하다.이상하게 밤이 돼야 생기가 돌기때문에 밤샘작업하기 일쑤다.아침에 잠들고 해가 중천에 떠야 일어난다. 남들 눈에 ‘백수’로 보이기 딱 좋다.결혼 1년차 최씨는“낮 1∼2시에 강아지 한마리를 데리고 공원에서 운동을 하면 사람들이 ‘쯧쯧’하는 얼굴로 쳐다보더라”면서 “최근에는 아침운동을 하려고 애쓴다”고 웃었다. 그렇다고 되는대로 살지는 않는다.이 바닥에서 꽤 유명한‘플래시’ 전문가로 한달에 5∼7건씩 일이 쏟아진다는 한상규씨는 “일이 끝나면 쉴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괜찮다고 소문난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새 노하우를 익히고 다음 일을 준비한다”고. 혹시 말이 좋아 ‘프리랜서’지 취업난의 또다른 도피처는 아닐까 궁금증이 생겼다.그러나 이구동성 “IT쪽은 얼마든지 일자리가 있어요.하지만 충분한 자유를 주는 회사라면모를까 얽매이지 않고 편하게 살고 싶다”고 대꾸한다. 이랜서는 국경도 없다.중개사이트에 올린 프로필을 보고해외 프로젝트도 심심치않게 들어온다.최씨는 미국 오하이오주 한 디자인 회사와 켄터키주 명상서원 ‘달마’의 홈페이지 이미지컷을 작업했다. 마냥 자유로울 것 같지만 ‘시간’만은 ‘칼같이’ 지켜야 한다.한번 납기를 어기면 두고두고 꼬리표로 남아 업체의기피대상이 되기 때문. 마감이 임박하면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진다.팀원중 막내인 한영렬씨가 “승우형은 평소에는 좋은 데 잠깨울 때는무섭다”고 흉을 보자 최씨가 겸연쩍게 변명했다.“날은 밝아오고 마감은 다가오고 애가 바짝바짝 탑니다.깨우는 나도 가슴이 찢어지지만 시간은 우리의 생명줄이거든요.” 전날의 피로 때문인지 충혈된 눈을 끔벅이던 이들은 “밤샘 작업이 막노동 못지않게 힘들다”며 엄살을 부리다가도일 얘기가 나오면 행복해 죽겠다는 표정을 지었다.“돈은먹고 살 만큼만 벌면 족하다.내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라는소리를 듣고 싶다”는 이들에게서 IT의 광야를 내달리는 ‘야생마’의 모습이 스쳤다. 허윤주기자 rara@. ■이랜서, 10만명 활동…시장규모 5兆.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제작해줄 웹디자이너 구합니다.기한은 9월말입니다.” “경력 3년차입니다.그동안 작업한 작품들을 참고하시고연락주십시오.입찰가격 300만원입니다.” 대표적인 이랜서 인력시장 ‘이랜서’(www.elancer.co.kr)는 오늘도 일꾼을 구하고,일감을 찾으려는 이들로 분주하다.지난해 5월 오픈한 ‘이랜서’는 8월 현재 가입자가 1만5,000명을 넘었고 3,400여건의 프로젝트가 성사됐거나 진행중이다.‘이랜서’ 이창섭 마케팅팀장은 “현재 국내 활동중인 이랜서는 10만명,시장규모는 5조원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랜서라는 신조어가 공론화된 것은 MIT대 경영대학원 토머스 말론 교수가 ‘이랜스 경제의 출발’이란 논문을 발표한 지난 99년부터. 일반 프리랜서들은 주로 인맥을 통해 일을 구하지만 이랜서는 실력만 있다면 인터넷을 매개로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랜서’가입자중 30%인 4,600명은 해외프로젝트에도 참가한다.제휴사인 미국의 ‘이랜서 닷컴(www.elancer.com)’은 160개국에서 35만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IT시장의 급팽창,전문인력의 부족은 이랜서 열풍의 촉매제가 됐다.신세대들의 개인주의 성향 증가,평생직장 개념의붕괴,아웃소싱을 통해 비용을 줄이려는 기업의 경영전략도주요인이다.직장생활보다 더 많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도큰 매력이다. 하지만 지난해 직장을 그만두고 이랜서로 나선 프로그래머 진미영씨(23·여)는 “자유롭긴 하지만 가끔씩 직장생활의 회식,동료들과의 수다도 그립다”면서 “고용보험이 없고신용카드 가입이 어려운 점 등 애로도 많다”고 어려움을털어놓았다. 현재 이랜서들의 활동영역은 웹 프로그래밍,그래픽디자인등 IT분야가 주종.그러나 이랜서의 영역은 앞으로 퇴직한대기업 간부,관료,가정주부 등으로 갈수록 확산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프랑스 철학자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는 “유목민으로 시작해 농경시대,산업혁명을 거치며 정착생활을 해온 인류가 첨단 정보통신기기와 인터넷을 이용해 다시 유목민적인삶을 살게 될 것”이라며 “사이버 공간에 펼쳐지는 새 일거리를 찾아 끊임없이 흘러다니는 ‘정보 유목민’(Nomad)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함께 작업을 하다가도 끝이 나면 뿔뿔이 흩어지고,새로운일을 찾아 국경을 넘나들며 다시 길을 떠나는 ‘이랜서’의 출현은 ‘신 유목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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