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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전자, ‘트루스팀’ 통해 국내 위생·건강 관련 가전 시장 선도

    LG전자, ‘트루스팀’ 통해 국내 위생·건강 관련 가전 시장 선도

    2020년 상반기는 건강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대두되었다. 외부 활동을 지양하는 분위기 속에서 위생을 신경 쓰는 소비자가 늘었고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 가전제품을 향한 관심 또한 증가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유해 물질에 대한 우려가 만연한 시기에는 살균 및 바이러스 제거 기능이 탑재된 가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신체와 직접적인 접촉이 불가피한 의류 및 주방 식기류의 경우 보다 섬세한 세균, 바이러스 관리가 필요하다. LG전자는 스팀에 대한 오랜 연구로 개발한 ‘트루스팀(TrueSteam)’을 통해 국내 위생, 건강 관련 가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스팀 세탁기를 출시한 이후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을 거쳐 다양한 스팀 가전을 선보여왔다. 17년간의 기술력을 가진 ‘LG 트루스팀’은 고온수에서 발생하는 증기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인위적으로 만드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닌, 제품 내 스팀 제너레이터에서 물을 직접 100℃로 끓여 스팀을 구현한다. 이처럼 가전 내부에서 물을 안전하게 끓이고 제어하는 기술은 LG전자의 오랜 노력이 집약된 결과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팀은 각종 바이러스와 세균, 냄새 제거에 큰 효과가 있다. LG전자는 81개의 트루스팀 관련 특허를 바탕으로 트루스팀을 탑재한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스팀 건조기, 워시타워 등을 통해 소비자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20일 ‘LG 트루스팀’ TVC를 공개하며 스팀을 통한 건강과 위생 관리의 중요성을 제고하고 트루스팀으로 소중한 일상을 지키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까다로운 철학과 집념으로 완성된 LG 트루스팀을 통해 소비자는 더욱 건강하고 위생적인 일상을 영위할 수 있다. LG전자는 2003년부터 스팀에 대한 R&D를 시작하고 2005년 스팀 세탁기를 출시한 데 이어 스타일러, 스팀 건조기, 식기세척기, 워시타워 등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17년 동안 트루스팀의 오랜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LG TROMM스타일러, LG TROMM건조기 스팀 씽큐, LG DIOS 식기세척기는 이미 소비자 사이에서 살균, 바이러스 제거로 위생 관리에 탁월한 가전으로 입소문 나고 있다. 특히 최근 출시된 국내 최초 원바디 세탁건조기 ‘LG TROMM 워시타워’에도 트루스팀을 탑재했다. 상단 건조기의 트루스팀으로 유해 세균을 99.99% 살균하고 (한국의류시험연구원(KATRI) 시험 결과, 국제 규격 시험 부하 6.4kg 스팀살균코스 기준. 유해세균(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폐렴간균) 99.99% 살균) 옷의 냄새는 물론 가벼운 생활 구김까지 제거한다. LG전자 관계자는 “17년이라는 오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연구해온 트루스팀은 LG전자 가전의 역사와 함께한다”라며, “어려운 시기에 일상이 소중해진 만큼, 트루스팀 기술을 통해 일상 속 가족의 건강을 지켜나가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내 최초로 ‘독도 자생식물’ 키운다

    국내 최초로 ‘독도 자생식물’ 키운다

    영남대가 국내 최초로 ‘독도자생식물원’을 캠퍼스에 조성한다. 영남대는 18일 대학본부본관 옆 정원 부지에서 독도자생식물원 기공식을 열었다. 영남대 독도자생식물원은 서린컴퍼니(주) 이영학·정서린 공동대표가 영남대 독도연구소에 기탁한 발전기금으로 조성된다. 두 공동대표는 독도 자생식물 및 생태환경 연구 활동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모두 두차례에 걸쳐 6000만 원을 영남대 독도연구소에 기탁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영남대 서길수 총장, 최재목 독도연구소장을 비롯해 독도 생태환경 전문가인 영남대 박선주 생명과학과 교수와 서린컴퍼니㈜ 이영학·정서린 공동대표가 참석했다. 화장품 제조·유통회사인 서린컴퍼니는 독도 관련 제품을 런칭해 일반 대중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025 독도 토너’, ‘1025 독도 클렌저’ 등 독도의 날(10월 25일)을 브랜딩 한 ‘1025’라는 독도 관련 화장품이 대표적이다. 영남대는 대학본부본관 옆 약 500㎡ 부지에 독도자생식물원을 조성하고, 독도 자생 식물 57종 중, 해국, 섬초롱, 섬기린초, 갯장대, 땅채송화 등 5~6종의 자생식물을 우선 식재하고 매년 자생식물 수를 늘려갈 예정이다. 또한 캠퍼스 동문 부근에 661제곱미터 규모의 독도자생식물 묘포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영남대 독도연구소는 이번에 조성되는 독도자생식물원을 일반 시민 및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도 자생 식물과 생태 환경에 대해 알릴 수 있는 독도교육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영남대는 중앙도서관 6층에 ‘독도아카이브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연과학대학에 ‘자연박물관’을 조성해 독도 동식물 표본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영남대 독도연구소가 운영 중인 ‘독도아카이브실’에는 매년 2000명 넘는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찾고 있어, 독도자생식물원의 활용도가 더욱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남대 독도연구소 최재목 소장(철학과 교수)은 “서린컴퍼니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독도자생식물원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 이 식물원이 독도 관련 연구자에게는 소중한 연구 자원이 되고, 영남대를 찾는 학생과 시민들에게는 간접적으로 독도를 체험하고, 독도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교육현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카카오 덩치 키울 때, 네이버 근육 키웠다

    카카오 덩치 키울 때, 네이버 근육 키웠다

    카카오, 외부 투자받아 계열사 26개 늘려 스타트업 연합체처럼 20명 이하도 46곳 네이버, 알짜 자회사 투자 집중 내실 다져 웹툰·스노우 등 해외 경쟁력 업체 밀어줘‘인터넷 맞수’ 네이버와 카카오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몸집 불리기’를 하고 있다. 네이버는 될성부른 자회사에 자기 자본으로 투자를 집중하며 내실을 다지는 반면 카카오는 대규모 외부 투자를 바탕으로 인수합병을 통해 계열사를 빠르게 늘려 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3일 공개한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회사 변동 현황’을 살펴보면 카카오의 계열사는 지난해보다 26개 증가해 총 97개로 집계됐다. 지난 2014년 다음과 합병할 당시 20여개였던 ‘카카오 공동체’의 숫자는 이제 국내 대기업 중 SK그룹(125개)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카카오가 계열사를 급격히 늘린 것은 “100인의 최고경영자를 양성하겠다”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경영 철학과 맞닿아 있다. 카카오는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두 곳 운영하면서 작지만 가능성 있는 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과 투자를 이어 가고 있다. 그런 까닭에 카카오 계열사 중 임직원 수가 20명 이하인 곳이 46개사에 달한다. 마치 스타트업의 연합체 같은 형태로 성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또한 카카오는 외부 투자도 적극적으로 받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M은 글로벌 투자업체인 앵커에퀴티파트너스 등에서 지난 3월 2100억원을, 골프서비스 업체 카카오VX는 지난 2월 국내 벤처캐피탈인 큐캐피탈파트너스에서 2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반면 네이버의 계열사는 지난해에 비해 딱 1곳만 늘어 올해 43개로 조사됐다. 카카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외 사업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는 네이버는 기존 자회사 중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곳 위주로 밀어 주고 있다. 직접 자금을 출자해 지난 3월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인 웍스모바일에 420억원, 지난 1월 웹툰 전문업체인 네이버웹툰에 900억원, 지난해 8월에는 모바일 카메라 앱을 운영하는 스노우에 700억원을 투자했다. 그 덕에 라인웹툰의 미국 내 월간 순 이용자는 지난해 11월에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멀티미디어공학과)는 “자본력·해외 진출 집중 여부 등에 따라 전략이 갈리고 있는 것”이라며 “두 회사가 똑같이 하는 것보단 다른 방식으로 성장한다면 출혈 경쟁이 적은 상호 보완적 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법인의 활발발] 300명의 정치 보살에게

    [법인의 활발발] 300명의 정치 보살에게

    4월 15일 국회의원 총선 개표 결과를 보느라 새벽까지 유튜브에 집중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너무도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몇 년 전 서울에서 조계종단의 소임을 할 때 총선에 당선된 불자 의원들에게 종단의 이름으로 축하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때 “정치 보살이 되십시오”라고 적었습니다. 언뜻 보면 정치와 보살의 조합은 어색합니다. 보살이란 부처님 다음으로 수행의 경지가 높은 성인을 말합니다. 그중에 관세음보살이 있습니다. 세상의 소리를 깊이 듣고 살펴 그늘진 곳의 중생들에게 자비의 손길을 내미는 보살입니다. 지장보살도 있습니다. 이 보살은 기꺼이 지옥에 들어가서 눈물을 흘리고 무지와 탐욕의 업보로 고통받고 있는 중생들에게 성찰과 전환의 삶을 살도록 합니다. 어느 분이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한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관세음보살은 결핍으로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재물을 베풀어 주는 마음씨 좋은 대기업 회장님과 같고 지장보살은 나누어 줄 재물이 없어 그저 사람들 옆을 지켜 주는 것으로 아픔을 나누고 위로하는 분이다. 두 보살은 이런 차이가 있지만 뭇 생명들의 고통을 덜어 주고 희망을 주는 공동선을 행하시는 분들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정치의 행위와 보살의 행위는 각자 다른 지점에서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동업자인 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 보살, 시민 보살이라는 이름을 부여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하여 이번에 당선된 300명은 국회의원이자 정치 보살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다.그렇다면 정치 보살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보살은 현장의 실천자입니다. 때문에 먼저 ‘민생’이 안정될 수 있도록 법을 입안하고 감시하는 일이 우선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 민생은 특별한 사람만의 민생이 아닌,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까지도 소외됨 없이 상생하는 민생이어야 할 것입니다. 이는 저 먼 옛날 중국의 춘추시대에 맹자와 관자 등이 길을 제시했습니다. 제나라 시대 현명한 재상인 관중의 말이 떠오릅니다. “국가의 창고가 가득 차게 되면 인민들이 예절을 알게 되고, 의식이 풍족하게 되면 명예와 불명예를 구분할 줄 알게 되며, 통치자가 법도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하여 모범을 보이면 인민들이 육친 간에 화목이 단단하게 되며, 또 예의염치라는 네 가지 덕목이 사회윤리로서 긴장을 유지하면 임금의 명령이 쉽게 실천되는 것이다.” 그의 언행록을 기록한 ‘관자’의 ‘목민’편에 있는 말입니다. 관자의 의중은 이렇습니다. 정치인의 두 가지 덕목은 ‘민생’과 ‘도덕’이라는 점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정치인은 한결같이 경제를 강조하면서 민생이 우선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정치인은 도덕을 그리 염두에 새기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도덕이란 무엇일까요. 관자가 말했듯이 “법도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하여 모범을 보이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점에서 지난 시절부터 지금까지 정치인의 언행과 태도를 살펴보면 그리 높은 점수를 줄 수가 없을 것입니다. 품격을 잃은 언행, 불일치한 언행, 쉽게 말해서 막말과 거짓을 민망하게, 그러나 매우 당당하게 표출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여야 모두에 해당합니다. 그런 과보를 이번 총선에서 국민은 준엄하게 심판했습니다. 그럼에도 막말과 거짓의 행위는 고쳐질 기미가 희미합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관중의 목민 정신을 마중물로 ‘목민심서’를 지어 정치인을 경책했습니다. 다산은 강진 유배 시절 처음 머물렀던 집의 이름을 ‘사의재’라고 지었습니다. 생각·용모·언·행의 네 가지를 늘 살폈던 것입니다. 정치인은 철학과 도덕을 겸비해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또 이번에 당선된 정치 보살들은 마하트마 간디가 지적한 말을 염두에 두었으면 합니다. 원칙 없는 정치, 노동 없는 부, 양심 없는 쾌락, 인격 없는 교육, 도덕 없는 경제, 인간성 없는 과학, 희생 없는 신앙입니다. 간디는 이를 ‘일곱 가지 악’이라고 했습니다. 정치는 모든 삶의 영역을 바르고 밝은 길로 갈 수 있도록 길을 내는 일입니다. 부디 실력과 도덕을 갖춰 상생하는 민생을 실현하는 정치 보살의 길을 가시기를 기원합니다.
  • 영남대 독도연구소, ‘2020 찾아가는 독도전시회’ 개최

    영남대 독도연구소, ‘2020 찾아가는 독도전시회’ 개최

    영남대학교 독도연구소가 ‘2020 찾아가는 독도전시회’를 개최한다. ‘찾아가는 독도전시회’는 올해 5회째를 맞는 ‘독도교육주간’을 기해 일본의 그릇된 독도교육을 비판하고, 일반 시민들에게 우리 땅 독도의 소중함을 쉽게 알리기 위해 마련한 순회전시회다. 영남대 독도연구소, (재)독도재단, 경상북도교육청, 대구광역시교육청 등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하는 이번 전시회는 ‘독도, 그 푸른 목소리를 듣다’를 주제로 4월 20일부터 10월 말까지 대구·경북 및 전국의 교육관련 시설에서 순회 전시한다. 20일부터 5월 1일까지 대구 수성고등학교 후관 수성갤러리에서 이번 전시회의 첫 문을 열며, 동시에 경상북도교육청 본청 전시공간에서도 오는 28일부터 5월 12일까지 전시회를 갖는다. 이후 경상북도교육청정보센터(경산) 등에서 전시가 예정돼 있다. 전시 시간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영남대 독도연구소 최재목 소장(철학과 교수)은 “이번 ‘찾아가는 독도전시회’는 일반 시민과 학생들이 일본 독도도발의 부당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소중한 우리의 독도를 알기 쉽게 이해하도록 기획했다“며 ”전시회를 통해 많은 시민과 학생들이 독도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가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기고] 국민을 믿고 하는 정치

    [기고] 국민을 믿고 하는 정치

    유학 경전 중 하나인 대학(大學)은 바른 정치를 설파한 책이다. 이 책 첫머리에 ‘바른 정치는 백성을 새롭게 하는 데 있다’라는 구절이 있다. 한문으로 ‘재신민’(在新民)이다. 누가 백성을 새롭게 하는가? 정치를 독점한 사대부들이다. 백성이 정치하는 사람들이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대상이 되면 정치에서 백성들 뜻이 무시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백성들 뜻이 사대부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새롭게 만드는 것이 사대부들에게는 바른 정치이기 때문이다. 이런 정치 철학은 근본적으로 백성을 믿지 못하는 정치를 의미한다. 백성을 새롭게 하겠다는 명분으로 독재가 정당화되기도 했다. 공자께서 재친민이라고 말씀하셨는데 2000년 후 성리학을 창시한 주자(1130~1200)가 재신민으로 바꾸었다. 재친민은 바른 정치의 본질이 ‘백성과 친함에 있다’라는 뜻이다. 백성의 뜻을 받드는 정치가 바른 정치라는 의미다. 백성을 믿어야만 백성의 뜻을 받들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공자의 원시 유학은 오늘날 민주주의 대의정치의 기본 철학과 상통한다. 백성과 친해지려는 정치는 바로 민심이 천심이라고 믿는 정치다. 태조 이성계가 창건한 조선은 성리학과 사대부의 나라였다. 조선에서 백성을 사랑한 애민 군주가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백성은 신민의 대상이었기에 백성을 위한 정치보다는 사대부를 위한 정치가 먼저였다. 조선 왕조 대부분의 시기에 사대부가 아닌 백성들의 삶은 질곡이었다. 만약 유학이라도 성리학보다는 공자의 가르침을 조선에서 중시했다면 재친민이 정치의 중심이 되었을 것이고, 나라가 일제에 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신(新)과 친(親) 글자 한 자의 가르침 차이가 역사에서 주는 교훈이 너무 컸다. 오늘날 정치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소통이다. 백성을 믿고 그들의 뜻을 살피기 위해서다. 친민의 시작이 소통이다. 고 노무현 대통령 별명은 ‘바보 노무현’이다. 그는 우리 시대 정치 최대의 폐해인 동·서 지역감정을 혁파하는데 헌신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차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2000년 부산 지역구에서 낙선 직후 기자가 질문했다.“유권자들이 섭섭하지 않습니까” “섭섭하지요. 그러나 농부가 어찌 밭을 탓하겠습니까”가 그의 대답이었다. 유권자를 탓하지 않고 낙선을 자신의 부족함 탓으로 돌리고 유권자를 믿는 자신의 소신을 밝힌 발언이었다. 친민하는 정치인이었다. 당시 그는 현역 국회의원으로 당선이 유력했던 종로 대신 부산에서 출마해 낙선했다. 바보 아닌 바보였다. 재친민의 교훈은 지금도 유효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최근 국가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로 논의가 분분하다. 지급 타당성은 논외로 하자. 얼마를 줄 것인지는 국가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할 것이다. 모두에게 줄 것인지, 소득 하위 70%에만 줄 것인지가 논의의 핵심이다. 70%에게만 준다면 실행 문제가 복잡하다. 적격자를 가리기가 쉽지 않고, 그러다가 시간이 걸려 실기할 수도 있고, 30% 중에서도 돈이 필요한 사람은 불만일 것이다. 모두에게 재난지원금을 주면 이런 문제들이 깨끗이 해소될 것이다. 70%에만 준다는 기준은 소득 상위 30%를 믿지 못하는 기준이다. 재난지원금을 받지 않아도 생활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상위 30%가 모두에게 준다면 당연히 받을 것이라는 불신이 전제된 기준이다. 역사에 나타난 우리 민족의 상생 정신, 외환위기 이후 금 모으기 운동, 코로나19 방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보여준 헌신에 비추어 모두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해도 상위 30%가 받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설사 받는다고 해도 그 돈을 공동체를 위해 쓸 가능성이 크다. 국민을 믿고 모두에게 지급하는 정치가 문제를 단순하게 할 것이다. 허성관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 그때는 철학과 神·지금은 즐기기… 행복은 움직이는 거야

    그때는 철학과 神·지금은 즐기기… 행복은 움직이는 거야

    행복의 역사/미셸 포쉐 지음/조재룡 옮김/이숲/312쪽/1만 8000원 행복이란 무엇일까. 인류 역사에서 행복의 의미는 또 어떻게 변했을까. 책은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오늘날 자본주의사회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서양인들이 추구한 행복의 변천과 주요 쟁점을 문학, 예술, 사회, 정치, 역사 전반을 아우르며 살핀다. 고대 그리스인에게 행복은 철학을 가능하게 한 지혜의 결과였다. 인간과 세계를 탐구하면서 일어나는 즐거움이 그들에겐 곧 행복이었다. 그러나 중세에 들어서면서 행복은 철학과 이별을 고하고 신을 향한다. 인간은 신에게서 부여받은 운명을 완수하고, 신에게 구원받아야 했다. 신을 거부하고 인간이 중심에 선 르네상스 시기에는 인간의 이성과 예술이 행복을 표현했다. 저자는 현대 사회에서 행복의 의미가 바뀌었다고 강조한다. 행복하려면 즐길 줄 알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자기만의 공간, 자기만의 독서, 자기만의 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행복의 변천을 살핀 저자는 행복이란 무엇인지 근본적이고 원칙적인 하나의 모델을 정립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행복은 우리를 과거의 즐거웠던 때로 이끌기도 하고 미래를 꿈꾸게도 한다. 물론 현재의 평온도 약속한다. 저자가 행복을 ‘희망의 원리’라 강조하는 이유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광장] 4·15 총선과 독과점 카르텔 정치의 민낯/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4·15 총선과 독과점 카르텔 정치의 민낯/오일만 논설위원

    역대 최악의 선거를 맞이하게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통상적 선거운동 자체가 불가능한 것도 이유지만 4·15 총선이 함축한 퇴행성에서 그 책임을 찾을 수 있다. ‘정책과 비전이 보이지 않는 선거’라는 지적은 그래도 점잖은 편이다. 정치의 존재 이유가 사라졌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이다. 선거 때만 되면 말이라도 국민의 환심을 사려고 알랑거렸지만 이젠 대놓고 무시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국민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노골적으로 ‘권력질’을 해대는 꼴이 볼썽사납다. 우리 정치가 이 지경이 된 결정적 이유는 정치의 독과점 구조에서 찾아야 한다. 가격 결정권을 가진 독과점 기업들이 소비자들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이윤을 뽑아내듯 거대 정당들은 그들의 충성스런 ‘고객’을 이용해 무소불위의 특권을 향유하는 형국이다. 진보와 보수가 갈려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이른바 여야의 ‘적대적 공존’ 체제가 탄생한 배경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개판’을 쳐도 지지 유권자들이 편을 갈라 싸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볼모의 정치나 다름없다. 정치 소비자인 유권자들이 아무리 새로운 정치를 요구해도 당내 기득권을 가진 공급자들에겐 ‘소 귀에 경 읽기’에 불과하다. 정치는 근본적으로 민의를 담아 실천하는 행위다. 이것이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이고 이를 실천하는 전위기구인 정당은 본질적으로 수평적 구조여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 정치는 독과점 체제에 기반을 둔 수직적 구조로 왜곡 변형되고 말았다. 현재 우리 정치 구조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39세에 프랑스 대통령이 된 에마뉘엘 마크롱이나 승승장구하던 보수당을 단숨에 무너뜨린 44세의 토니 블레어가 나올 수 없다. 대표적인 것이 개정 선거법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려는 등가성 원칙에 토대를 뒀다. 거대 양당의 독과점 폐해를 줄이고 다양한 가치를 담은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 기회를 늘리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선거개혁의 허점을 비집고 일부 올드보이들의 정치생명을 연장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 정치 신인들과 전문가 그룹의 등장조차 막은 채 기득권 유지의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거대 정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나 미래한국당은 각각 공천 탈락자들의 구명줄이 됐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정치를 구현해야 할 총선 자체가 기회주의 정치꾼들의 먹잇감이 됐다. 올드보이들의 행태를 보자.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이었던 8선의 서청원(77) 의원은 우리공화당 비례후보 2번, 4선의 ‘친박’ 핵심 홍문종(65) 의원도 친박신당 비례후보 2번을 받았다. 2년 전 단식까지 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산파역을 자임했던 손학규(73)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민생당 비례후보 2번을 받았다가 거센 여론에 밀려 14번으로 물러났다. 올드보이 귀환의 압권은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다. 그는 전두환ㆍ노태우ㆍ김대중ㆍ박근혜ㆍ문재인 정권에서 여야를 넘나들며 요직을 꿰찬 인물이다. 전두환 정권에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에 참여했고 노태우 정권에서는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했다. 11대를 시작으로 12대, 14대, 17대,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5선을 역임했다.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이런 그가 제1야당인 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총선을 지휘하게 됐다. 과거 3차례 선거에서 승부사로서 명성을 떨쳤다는 이유로 선거판에 불려 나왔지만 한국의 유권자들이 그리 만만치 않다. 그의 취임 일성은 1956년 3대 대선 당시 이승만 정권을 향한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슬로건이었다. 과거 그가 보여 준 미래지향적 시대정신이 결여된 구호이다. 원대한 비전 대신 증오를 부추기는 얄팍한 정치공학의 냄새가 풍긴다. 스스로 발광체가 되지 못한 채 반사이익을 노리는 선거전략은 결국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치게 된다. 자기희생과 책임감이 결여된 올드보이의 귀환은 한국정치의 퇴행성 그 자체를 보여 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누가 봐도 자신들의 밥그룻을 절대 내놓지 않으려는 노욕으로 비친다. 불과 몇 달 전 정치개혁을 앞세워 청년 정치를 활성화하겠다는 다짐은 자취를 감췄다. 주요 정당의 21대 총선 지역구 공천자 584명 가운데 20·30대 청년 후보는 4.7%에 그쳤다. 정치 철학과 패러다임의 혁신 그리고 ‘처절한 인적 쇄신’을 기대한 국민의 실망은 크다. 거고취신(去古取新·잘못된 과거를 씻고 새롭게 나아간다)의 정치는 언제나 가능할지, 그저 답답할 뿐이다. oilman@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할리우드와 한국이 사랑한 작곡가 펜데레츠키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할리우드와 한국이 사랑한 작곡가 펜데레츠키

    스티븐 킹 원작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샤이닝’에 삽입된 기괴한 소음이 난무하는 사운드트랙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잭 니콜슨의 광기 어린 연기, 어린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와 어우러져 공포를 한층 배가시켰던 배경음악을 작곡한 폴란드 출신 작곡자이자 지휘자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가 어릴 적 음악을 배웠던 크라쿠프에서 87세를 일기로 삶을 접었다. 부인 엘즈비에타가 설립한 루드비히 반 베토벤 협회는 펜데레츠키가 오랜 기간 투병하다가 29일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펜데레츠키를 “획기적인 종교곡과 교향곡으로 클래식 음악계를 개척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폴란드의 음악 대통령’이라 불리는 펜데레츠키는 1960년 관현악곡 ‘아나클라시스’,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애가‘ 등으로 독자적인 작곡 기법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전위적이기도 했지만 할리우드가 사랑한 클래식 작곡가이기도 했다. 큐브릭 뿐만 아니라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셔터 아일랜드’,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트윈 픽스’, 그리고 조금 더 최근에는 TV 드라마 ‘블랙 미러’에도 그가 작곡한 음악이 사용됐다. 폴란드 공산당의 통치가 느슨해진 틈을 타 철의 장막을 넘어 금세 국제적 명성을 누렸다. 간주(인터벌)를 극단적으로 쓰고, 글리산디 기법 등 혁신을 마다하지 않고,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애가’에는 대규모 관악기 오케스트라를 편성하는 등 파격을 구사했다. 휘슬, 유리조각들, 톱, 타이프라이터, 자명종 등 많이 쓰이지 않던 효과음을 과감히 채용했다. 말년에는 전위 음악을 버리고 후기 낭만주의로 귀의해 많은 논란을 일으켰지만 아마추어 동호인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누가 수난곡’(1963~66년) ‘Stabat Mater’, 안톤 브루크너와 비교됐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1970년 솔리다리티(연대) 운동의 시발점이 됐던 그단스크 조선소 노동자 투쟁을 기리기 위해 1980년 작곡한 ‘라크리모사’(나중에 ‘폴란드어 레퀴엠’으로 확장)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래미상 클래식 부문 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는“내 음악은 똑같은 채로 남아 있다. 다만 (표현) 수단이 바뀌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2011년에는 영국 록 밴드 라디오헤드의 리드 기타리스트 조니 그린우드, 일렉트로닉 음악 작곡자 아펙스 트윈과 협업해 앨범 녹음과 투어 공연을 함께 했다. 그는 “다른 음악계와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이렇게 열정적인 젊은 청중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세대 대다수 작곡자들과 달리 그는 종교적 기원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난 늘 외고집 정신으로 행동해 왔다”고 털어놓은 뒤 “내가 학생 때 성스러운 음악은 금지됐다. 그 뒤 세월이 많이 흘러 공산당 정권 아래서도 인정받지 못했다. 심지어 동료들마저 탐탁치 않아 했다.” 1933년 11월 23일 데비카란 남부 도시에서 태어난 그는 크라쿠프 음악아카데미에 입학해 철학과 예술사학, 문학을 함께 공부했다. 전위음악을 작곡하면서 세계 유수의 음악 학교들에서 작곡을 가르쳤다. 지휘자로서도 유럽과 미국 유수의 관현악단과 협연했으며 세계 여러 곳의 음악 아카데미 회원이 됐다. 본인은 자신의 음악 세계를 “아방가르드에서 얻어진 것들을 18세기, 19세기, 20세기 심포니 음악의 위대한 전통에 뒤섞었다”고 돌아봤다. “전통을 알지 못하거나 과거 작품을 소화하지 않거나 오랜 명작을 깊이있게 공부하지 않고선 예술가가 될 수 없다.” 식물 애호가로도 이름 높았던 고인은 루슬라비체 자택 정원에 미로를 심어놓고 이렇게 여가를 보내는 것이 “손주딸들 다음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개막한 서울국제음악제(SIMF) 무대에 설 예정이었으나 건강이 좋지 않아 방한 직전 일정을 취소했다. 1992년에는 한국 정부에서 위촉받아 ‘한국’이라는 부제를 붙인 교향곡 5번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KBS 교향악단과 초연하기도 했다. 이 음악에 우리 민요 ‘새야 새야’ 선율이 들어가 화제가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노관규 전 순천시장, ‘순천 갑’ 무소속 출마

    노관규 전 순천시장, ‘순천 갑’ 무소속 출마

    “순천 시민들과 함께 맞서 싸우겠습니다. 순천이 빼앗긴 권리와 해룡을 되찾아오도록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노관규 전 순천시장이 19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순천·광양·곡성·구례 갑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노 예비후보는 이날 순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과 함께 오만하고 일방적인 정치폭력을 행사한 거대 기득권 세력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경선을 치르지 않고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을 전략공천한데 대한 시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출마 회견장은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시민 300여명이 열렬히 환호하면서 시청 앞 도로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그는 “국회의원 2명을 선출해야 하는 선거구를 순천의 핵심지역인 해룡면을 찢어 23만명의 선거구로 짓뭉개버렸다”며 “민주당 이해찬 지도부가 주도한 중앙정치권의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행태에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노 예비후보는 “나라 팔아먹고 일본에 빌붙어 부귀영화를 누린 을사오적 매국노와 다름없는 매순노가 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며 “민주당 지도부가 순천에 행사한 정치폭력에 굴종하느니 차라리 위대한 시민들과 함께 정의로운 ‘사즉생’ 길을 택하겠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민주당이 보낸 낙하산 후보를 돕는 일은 스스로 순천시민임을 부정하고, 그들이 순천에 가한 정치 폭력에 동조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노 예비후보는 “민주당 지도부의 패권 세력 줄을 잡고 출세나 해보려는 천박한 정치인이 아닌 철학과 비전, 능력과 정책으로 순천을 발전시키고 변화시키는 국회의원이 될 것이다”고도 했다. 그는 “말도 못 하고 사지도 못 움직이며 3년째 병상에 누워있는 불쌍한 아들의 아비로서, 파킨슨병으로 온몸을 떨며 자식 병간호하는 아내의 남편으로서, 휴학하고 형 병간호를 하는 작은아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끄럽지 않게 당당하게 불의와 맞서 싸우겠다”고 힘줘 말했다. 순천시는 2월 기준 인구가 28만 1347명으로 선거구 상한선(27만명)을 넘겨 선거구획정위원회는 당초 2개로 나눈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선거구획정안을 다시 조정하면서 인구 5만 5000명의 해룡면만 따로 분리해 인근 광양시 등으로 분구했다. 해룡면 유권자들은 순천이 아닌 광양·곡성·구례 선거구에 포함되면서 다른 지역에서 출마한 후보를 뽑게 된 상황이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7일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한 평등권과 선거권을 침해당했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박원순 “정부 추경 분명히 잘못…미국·일본 봐라”

    박원순 “정부 추경 분명히 잘못…미국·일본 봐라”

    “미국은 채무 많아도 양적완화 엄청나”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국·일본보다 한국의 채무비율이 낮은 점을 근거로 코로나19 관련 정부 추가경정예산에 재난기본소득 성격의 지원이 들어가지 않은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시장은 18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서울시의 독자적인 재난긴급생활비 지원을 발표하며 “이번 추경은 분명히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기획재정부의 경우 건전국가재정을 고민하면서 (재난기본소득) 지원을 뺀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바는 아니다”라면서도 “이 부분은 인식에 큰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GDP 대비 채무비율이 우리는 40% 정도에 불과하고 미국은 100%, 일본은 400%가 넘는다. 어마어마하게 채무비율이 높은데도 미국이 결정한 양적완화 규모는 엄청나지 않은가”라고 미국·일본과 한국을 비교했다. 정부 추경은 11조 7000억원 규모인데 박 시장은 여기에 자신이 제안한 전국적 규모의 재난긴급생활비 재원 4조 8000억원이 들어가지 않아 적정 규모에 이르지 못했다고 본 것이다.“국민 없으면 도대체 무슨 재정이란 말인가” 박 시장은 “이런 미증유의 상황 속에서 국민의 경제 상황이 이렇게 어려운데, 국민이 없으면 도대체 무슨 재정이란 말인가”라면서 “2차 추경의 길은 열어놨으니 거기에 포함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앞으로 세입은 줄어들 것이고, 감염병 같은 사회적 재난에 재난관리기금을 사용해본 전례가 없었기에 고민의 문턱이 높았다”면서 “균형재정을 유지하느냐, 시민의 삶을 살피느냐의 기로에서 서울시는 시민의 삶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시민이 없는 건전 재정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라면서 “서울시는 시민이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그 철학과 원칙이 바로 저의 소신”이라고도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 중 정부 지원을 받는 가구를 제외한 117만 7000 가구에 30만~50만원씩을 재난 긴급생활비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는 여기에 3271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계산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5·18망언에 공천 탈락 김순례 “대여 투쟁한 건데…”

    5·18망언에 공천 탈락 김순례 “대여 투쟁한 건데…”

    최고위에서 김형오 공관위 작심비판“외부인사들이 성골·진골처럼 행세해”미래통합당 김순례 최고위원이 2일 당 공천관리위원회를 향해 “외부인사들이 마치 성골·진골인 것마냥 행세한다”고 작심 비판을 했다. 5·18 망언을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하자 김형오 위원장이 이끄는 공관위를 향해 ‘독설’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모든 걸 헌신하며 당을 지켜왔던 사람들을 6두품·하호처럼 내팽개치고 있다”며 불만을 털어놨다. 성골·진골·6두품은 신라시대 신분제인 ‘골품제’의 등급으로 6두품은 성골·진골과 달리 벼슬길을 진출하는 데 각종 제약을 받았다. 하호(下戶)는 일반 백성을 가르킨다. 김 최고위원은 경기 성남분당 공천을 신청했지만 지난달 27일 컷오프(공천배제) 처리됐다. 그는 “대한민국 발전은 보수·우파에 달렸다는 신념 하나로 이 자리까지 왔다”며 “저에 대한 컷오프 결정은 혁신을 빙자한 희생 수단으로 삼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5·18 망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여당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가짜유공자를 가려내자고 한 취지의 발언을 하며 일부 부적절한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은 수차례 사과했다”면서도 “대여 투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개인에게 전가시킨다면 당의 존재는 무엇이냐”고 주장했다. 자신의 5·18 망언을 당 차원의 투쟁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그러면서 “공관위는 누구의 로비에도 흔들리지 말라고 독립성이 부여된 것이지 당 철학과 상관없이 독단을 하라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를 두고 “괴물집단”이라는 원색적 비난을 해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한편 출근길에 김 최고위원의 반발에 대해 전해들은 김 위원장은 “누구든지 자리는 한자리밖에 없으니까 불편한 심경을 토로할 수밖에 없다”면서 “안 된 사람은 불편한 심경을 말이라도 해야지”라고 말했다. 보수 통합 과정에 참여한 인사들이 공천 특혜를 받는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한치 흐트러짐 없이 누가 가장 경쟁력 있고 지역을 잘 관리해왔고 할 사람인지를 보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연극인·원칙주의자·공감능력자… 3인3색 매력”

    “연극인·원칙주의자·공감능력자… 3인3색 매력”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두 교황’이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교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영화에서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추기경 시절 보수적인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만나 종교·사회적 이슈를 두고 대립하지만, 끝내 두 교황은 신 앞에서 서로 이해하고 개인적 신뢰와 우정을 쌓는다는 이야기는 비가톨릭 신자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사색을 안겼다. 베네딕토 16세와 직전 교황인 요한 바오르 2세 재임 기간에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두 차례 알현해 한국에서 세 교황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인 성염(78) 전 대사를 지난 18일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만나 세 교황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교한다면. “요한 바오로 2세는 연극인이다. 연설이나 표정에 연극인다운 제스처가 있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적 학자였고, 교황청 내 검찰청 격인 신앙교리성에서 수십년간 근무해 표정이 딱딱했다. 교회 문제에서도 진중한 스타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신부이자 교구장으로서 계속 사람을 상대하고 사귀어 온 분이다. 내가 만났을 때 이야기를 하면 그는 나의 눈을 쳐다보며 경청하고 공감하는 공감능력자였다. 교회와 신도들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항상 생각하고 같이 고민해 온 개방적인 분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화하면 영화처럼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의 연기가 대단했다.” -영화에서 진보주의자로 표현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실제로도 가톨릭 개혁에 주력하고 있는데. “가톨릭 내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이슈 중 하나는 이혼이다. 가톨릭 신자 간 결혼에 대해선 이혼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혼한 신자가 교회를 찾아오면 다른 신자들은 그들을 낮춰 보며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혼이 교리에 어긋나는지 아닌지의 논쟁을 넘어 이미 이혼한 신자를 파문자 취급은 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들도 교회의 자녀이고 상처 입은 사람이니 교회를 찾아오면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결국 교황은 즉위 후 5년간 노력해서 이 문제를 풀었다.”-세 교황은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다. “2003년 주교황청 대사로 부임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때 30분 정도 요담을 나눴다. 교황은 각국에서 새로 부임한 대사가 신임장 제정사를 하면 답을 하는데, 이를 통해 그 국가의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당시 북핵 위기였는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북핵 문제는 철저하고 검증 가능하게, 그러면서도 공평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핵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부활절이나 성탄절 계기에 한반도와 북핵 문제를 이야기했다. 국제사회에 북핵 문제를 무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호소하고 대북 지원에서 인도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대북 지원을 북핵 협상의 조건으로 삼지 말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한 후 전임 교황이 계획한 해외 순방지 외에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 남북 대화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열 번 이상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대사께서는 김희중 대주교와 함께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특사단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당시 북미 대립이 격화되며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이었는데 교황이 한반도 문제를 언급했나. “특사단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과 회담하기 하루 전이었다. 우리는 교황을 예방하기 앞서 총리 격인 국무원장과 대화를 했다. ‘문 대통령께서 교황님의 많은 지도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했다’고 전달했더니 국무원장이 ‘우리가 내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데 우리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메시지는 없느냐는 뜻인 것 같았다. 우리는 ‘북핵 문제 해법은 북미가 직접 회담으로 풀어야 하고, 북미가 회담을 하려면 정기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게 방법’이라고 했다. 이튿날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대화를 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이후 바티칸 외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교황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분이 바라는 바를 다 전달했다’고 하더라.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1년 후 한미 연합훈련은 유예되고 북미 회담이 이뤄지지 않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월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방북 요청을 사실상 수용했다. 하지만 2019년 북미·남북 관계가 교착되면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낮아진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교황’은 라틴어로 ‘폰티펙스’(pontifex)다. ‘폰티’는 ‘다리’, ‘펙스’는 ‘만드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교황은 즉위 직후 바티칸 주재 외교관들을 만나 ‘제가 하는 일은 다리를 놓는 일이다. 사람을 만나게 하고 화해하게 하고 격려하게 하는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면 제가 한다’고 했다. 교황도 국가원수라 상대국의 공식 초청이 없으면 움직이기 어렵지만, 교황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볼 때 평화에 기여한다면 어디나 기꺼이 찾아갈 분이다. 교황이 인권을 탄압하는 북한에 가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기독교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으로 재정의했다. 인간 존엄성이란 인권이다. 그래서 교황은 쿠바든 북한이든 어디든 가서 인간 존엄성을 호소하는 것이다.”-프란치스코 교황은 소박한 행보로도 화제를 모았는데. “소박한 행보 또한 ‘기독교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임을 실천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인 비서가 들려준 이야기인데, 교황이 즉위한 지 3일 후 이 비서가 교황에게 구두를 닦아 주겠다며 달라고 하자 교황은 ‘평생 내 손으로 구두를 닦았는데, 평생 해온 나의 직업을 뺏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위트 있게 거부했다고 한다. 교황의 소박한 행보는 ‘가난한 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 신자유주의는 우상숭배’라는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교황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상·하원 의장의 만찬 초대에 대해 선약이 있다고 불참한 뒤 현지 교회에서 마련한 노숙자와의 파티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교황과의 만찬을 기대했던 정·재계 인사들은 ‘있는 놈들도 천국 가자’라고 비아냥댔지만, 교황은 ‘가난한 사람을 만져 보면 그리스도의 살결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성 전 대사는 세 교황과 한국을 연결하며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외교관이기도 하지만, 교부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 등을 라틴어 원전에서 번역하는 신학자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는 고립된 광주의 상황을 서울에 알리고 광주민주화운동의 주모자로 수배된 투사를 숨겨 주기도 했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의 역사적 과오를 비판하고 사회에 정의 구현을 외치는 종교·사회 개혁가로 활동해 왔다. -가톨릭 내 대표적 진보단체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에서도 활동하셨는데. “내가 태어난 곳이 전남 장성인데 1948년 제주민 토벌에 파병되기를 거부한 군인들이 주도한 소위 여순사건이 있었다. 어릴 적 성당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이 교리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모아 놓고 우익 계열인 서북청년단에서 활동했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았다. 여자 빨치산을 잡아 어떻게 난자해 죽이는지를 아이들에게 자세하게 이야기하더라. 나는 ‘가톨릭 신자인데 사람을 저렇게 죽여서 되겠는가’라고 생각하며 트라우마가 생겼다. 이후 1970년대 해방신학을 접하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며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를 갖고 사회문제에 투신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대사님을 교회에서 사회로 나오게 했던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란 무엇인가. “1960년대 가톨릭은 크리스천이 정의 구현을 복음선포의 사명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사회가 정의와 평화, 화해, 공평과 같은 가치 위에서 정화되도록 하는 게 신앙인으로서 크리스천의 사명이라는 가르침이다. 크리스천의 의무는 아우구스티누스가 논변하기도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에서 이해관계와 이념을 넘어 타인들을 품어 주는 사회적 사랑은 하느님의 나라에 속한다고 설파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사회적 사랑이란 다름 아닌 정치적 사랑을 가리킨다고 했다. 가난하고 약한 자를 위한 정의를 세우고, 이를 위해 정치에 참여하고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치적 사랑이다.” -일반 신자들은 어떤 믿음을 갖고 정치에 참여해야 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야기한 바가 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비밀투표를 한다. 이는 모세의 장막과 비슷하다. 모세는 자신의 백성을 거느리고 이집트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장막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하느님과 만났다. 하느님과 독대하는 자리인 것이다. 투표소에서도 하느님과 일대일로 마주한다.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하는지는 하느님만 안다. 하느님의 가르침대로만 투표하면 된다. 가난하고 약하고 소외받는 사람을 위해 한 표를 던지는 것이 하느님의 가르침이다. 이 외에는 이기심일 뿐이다. 다른 종교 신자도 마찬가지다. 불자라면 부처님의 대자비에 따라서 투표하면 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성염 전 주교황청대사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자, 프란치스코는 공감능력자”

    성염 전 주교황청대사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자, 프란치스코는 공감능력자”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두 교황’이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교황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영화에서 진보적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추기경 시절 보수적인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만나 종교·사회적 이슈를 두고 대립하지만, 끝내 두 교황은 신 앞에서 서로 이해하고 개인적 신뢰와 우정을 쌓는다는 이야기는 비가톨릭 신자들에게도 깊은 감동과 사색을 안겼다. 베네딕토 16세와 직전 교황인 요한 바오르 2세 재임 기간에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냈고 프란치스코 교황도 두 차례 알현해 한국에서 세 교황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인물인 성염(78) 전 대사를 지난 18일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만나 세 교황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요한 바오로 2세와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교한다면. “요한 바오로 2세는 연극인이다. 연설이나 표정에 연극인다운 제스처가 있었다. 베네딕토 16세는 원칙주의적 학자였고, 교황청 내 검찰청 격인 신앙교리성에서 수십년간 근무해 표정이 딱딱했다. 교회 문제에서도 진중한 스타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회 신부이자 교구장으로서 계속 사람을 상대하고 사귀어 온 분이다. 내가 만났을 때 이야기를 하면 그는 나의 눈을 쳐다보며 경청하고 공감하는 공감능력자였다. 교회와 신도들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항상 생각하고 같이 고민해 온 개방적인 분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화하면 영화처럼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의 연기가 대단했다.” -영화에서 진보주의자로 표현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실제로도 가톨릭 개혁에 주력하고 있는데. “가톨릭 내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이슈 중 하나는 이혼이다. 가톨릭 신자 간 결혼에 대해선 이혼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혼한 신자가 교회를 찾아오면 다른 신자들은 그들을 낮춰 보며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혼이 교리에 어긋나는지 아닌지의 논쟁을 넘어 이미 이혼한 신자를 파문자 취급은 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들도 교회의 자녀이고 상처 입은 사람이니 교회를 찾아오면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이미 재혼하고 자녀까지 낳은 그들에게 이혼은 교리에 어긋나니 헤어지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결국 교황은 즉위 후 5년간 노력해서 이 문제를 풀었다.” -보수파가 반발하지는 않았나. “가톨릭 교회 안에 여전히 율법주의 전통이 존재하기에 교황이 개혁적 행보를 하면 보수파는 책을 내서 공개적으로 교황을 비난하는 등의 일이 허다하다. 보수파는 이혼 문제와 관련 ‘자비가 계명을 면제해주지 않는다’며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동성애에 반대하고 깨끗한 결혼생활을 유지해야 하지만,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이혼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지금처럼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이유로 그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 것은 더 큰 죄라는 입장이다. 교황은 즉위하자마자 ‘가엾어서 택하노니’라는 표어를 택했다. 하느님은 사람을 불쌍해서 부르지 선량해서 부르는 게 아니다. 가엾은 사람에게 가서 교회로 오게 하자는 것이다.” -세 교황은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다. “2003년 주교황청 대사로 부임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때 30분 정도 요담을 나눴다. 교황은 각국에서 새로 부임한 대사가 신임장 제정사를 하면 답을 하는데, 이를 통해 그 국가의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당시 북핵 위기였는데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북핵 문제는 철저하고 검증 가능하게, 그러면서도 공평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의 핵위협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부활절이나 성탄절 계기에 한반도와 북핵 문제를 이야기했다. 국제사회에 북핵 문제를 무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할 것을 호소하고 대북 지원에서 인도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대북 지원을 북핵 협상의 조건으로 삼지 말라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한 후 전임 교황이 계획한 해외 순방지 외에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부터 남북 대화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열 번 이상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대사께서는 김희중 대주교와 함께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특사단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했다. 당시 북미 대립이 격화되며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이었는데 교황이 한반도 문제를 언급했나. “특사단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과 회담하기 하루 전이었다. 우리는 교황을 예방하기 앞서 총리 격인 국무원장과 대화를 했다. ‘문 대통령께서 교황님의 많은 지도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했다’고 전달했더니 국무원장이 ‘우리가 내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데 우리에게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닌가’라고 물었다.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메시지는 없느냐는 뜻인 것 같았다. 우리는 ‘북핵 문제 해법은 북미가 직접 회담으로 풀어야 하고, 북미가 회담을 하려면 정기적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하지 않는 게 방법’이라고 했다. 이튿날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대화를 했는지 모르겠다. 다만 이후 바티칸 외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교황께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분이 바라는 바를 다 전달했다’고 하더라. 교황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1년 후 한미 연합훈련은 유예되고 북미 회담이 이뤄지지 않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8년 10월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방북 요청을 사실상 수용했다. 하지만 2019년 북미·남북 관계가 교착되면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낮아진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는가. “‘교황’은 라틴어로 ‘폰티펙스’(pontifex)다. ‘폰티’는 ‘다리’, ‘펙스’는 ‘만드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교황은 즉위 직후 바티칸 주재 외교관들을 만나 ‘제가 하는 일은 다리를 놓는 일이다. 사람을 만나게 하고 화해하게 하고 격려하게 하는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면 제가 한다’고 했다. 교황도 국가원수라 상대국의 공식 초청이 없으면 움직이기 어렵지만, 교황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볼 때 평화에 기여한다면 어디나 기꺼이 찾아갈 분이다. 교황이 인권을 탄압하는 북한에 가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기독교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으로 재정의했다. 인간 존엄성이란 인권이다. 다만 바티칸은 민족자결주의, 즉 한 국가가 왕정이든 민주정이든, 공산주의든 자본주의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도 중시한다. 그래서 교황은 쿠바든 북한이든 어디든 가서 인간 존엄성을 호소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소박한 행보로도 화제를 모았는데. “소박한 행보 또한 ‘기독교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경탄’임을 실천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인 비서가 들려준 이야기인데, 교황이 즉위한 지 3일 후 이 비서가 교황에게 구두를 닦아 주겠다며 달라고 하자 교황은 ‘평생 내 손으로 구두를 닦았는데, 평생 해온 나의 직업을 뺏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위트 있게 거부했다고 한다. 교황의 소박한 행보는 ‘가난한 자에 대한 우선적 선택, 신자유주의는 우상숭배’라는 그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교황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상·하원 의장의 만찬 초대에 대해 선약이 있다고 불참한 뒤 현지 교회에서 마련한 노숙자와의 파티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교황과의 만찬을 기대했던 정·재계 인사들은 ‘있는 놈들도 천국 가자’라고 비아냥댔지만, 교황은 ‘가난한 사람을 만져 보면 그리스도의 살결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성 전 대사는 세 교황과 한국을 연결하며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외교관이기도 하지만, 교부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신국론’ 등을 라틴어 원전에서 번역하는 신학자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는 고립된 광주의 상황을 서울에 알리고 광주민주화운동의 주모자로 수배된 투사를 숨겨주기도 했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의 역사적 과오를 비판하고 사회에 정의 구현을 외치는 종교·사회 개혁가로 활동해 왔다. 80년 가까이 숨 가쁘게 달려온 그의 일생을 들어보았다. -가톨릭을 어떻게 접하게 됐는지. “할아버지 적부터 개신교를 믿었다. 다만 집안이 가난해 학비는 물론 숙식까지 해결되는 가톨릭 미션스쿨 광주 살레시오중학교에 들어갔다. 중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안 돼 가톨릭 입교를 준비하시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어머니의 종교적 유산도 있고, 가톨릭계 학교의 은덕도 있어 자연스럽게 가톨릭 신자가 됐다.” -가톨릭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사제를 준비하다가 포기했는데. “살레시오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살레시오 수도회 수사신부들이 가난하고 불우한 청소년들을 보살피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나도 그들처럼 되겠다는 생각에 가톨릭대 신학과에 입학하고 10년간 사제가 되는 길을 걸었다. 그런데 1972년 어느 날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 천도교, 원불교, 유교 청년 대표들이 모이는 ‘종교제’에 나갔는데 지금의 아내를 만났고 첫눈에 반했다. 두 갈래 길에서 고민했지만 사제를 포기하고 결혼을 택했다. 지금까지도 후회는 없다. 이 길을 걸어온 게 아주 행복하다. 잘 걸어왔다.” -동양인 최초로 교황립 살레시안대학교 라틴어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자의 길을 택한 이유는. “그리스도교는 그리스·로마문화와 합류해 4세기쯤 중세와 근현대의 유럽 문화를 형성한다. 그 지점에 교부라고 불리는 학자들, 대표적으로 아우구스티누스가 있었다. 이들이 그리스도교와 그리스·로마문화를 어떻게 통합시키고 새로운 문화를 창출했는지 연구하고 싶었고, 그래서 이들의 저작을 번역하고자 라틴어를 배우고자 했다. 처음에는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자 했는데 한국에 돌아오니 한국외대에서 중세철학과 라틴어를 공부해 아우구스티누스와 토마스 아퀴나스를 강의할 사람을 찾았고, 나를 뽑았다. 이후 서강대에서 중세철학을 가르치시던 정의채 교수가 은퇴하자 나를 초빙했다.” -가톨릭 내 대표적 진보단체인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에서도 활동했는데. “내가 태어난 곳이 전남 장성인데 1948년 제주민 토벌에 파병되기를 거부한 군인들이 주도한 소위 여순사건이 있었다. 당시 우리 마을 삼서 소룡리도 여수·순천 인근이라 초토화됐다. 그러니 나는 지독한 반공주의자가 됐어야 했다. 그런데 어릴 적 성당에서 주일학교 선생님이 교리를 가르치면서 아이들을 모아 놓고 우익 계열인 서북청년단에서 활동했던 이야기를 무용담처럼 늘어놓았다. 여자 빨치산을 잡아 어떻게 난자해 죽이는지를 아이들에게 자세하게 이야기하더라. 나는 ‘가톨릭 신자인데 사람을 저렇게 죽여서 되겠는가’라고 생각하며 트라우마가 생겼다. 이후 1970년대 해방신학을 접하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며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를 갖고 사회문제에 투신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광주민주화운동의 ‘마지막 수배자’였던 윤한봉 씨를 자택에 숨겨주고 망명을 도왔다고 들었다. “당시 서울에 있었는데 아무도 광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몰랐다. 나를 비롯해 교회 내 동료들은 교회 조직을 통해 간간이 소식을 듣고 있었다. 크리스천으로서 진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교회에 나오는 신자들이 모두 읽는 주보에 광주 소식을 실었다. 그러던 중 동료들이 윤한봉 씨를 숨겨달라고 부탁해 집에 잠시 숨겨줬다가 여의치 않아 안전한 장소를 구해 옮겨줬다. 윤 씨는 군부 세력에 의해 광주민주화운동의 ‘원흉’으로 몰렸으니 잡혔으면 재판도 없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대사님을 교회에서 사회로 나오게 했던 크리스천의 양심, 의무란 무엇인가. “1960년대 가톨릭은 크리스천이 정의 구현을 복음선포의 사명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사회가 정의와 평화, 화해, 공평과 같은 가치 위에서 정화되도록 하는 게 신앙인으로서 크리스천의 사명이라는 가르침이다. 크리스천의 의무는 아우구스티누스가 논변하기도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에서 팔이 안으로만 굽는 사사로운 사랑은 지상의 나라에 속해 구원의 범위에서 벗어나지만, 이해관계와 이념을 넘어 타인들을 품어주는 사회적 사랑은 하느님의 나라에 속한다고 설파했다. 인간은 사회적 사랑으로 구원받는 것이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사회적 사랑이란 다름 아닌 정치적 사랑을 가리킨다고 했다. 가난하고 약한 자를 위한 정의를 세우고, 이를 위해 정치에 참여하고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치적 사랑이다.” -가톨릭 내에서도 보수·진보 간 갈등이 존재하나. “일부 교회에선 신부가 정치 이야기를 하면 보수적인 신자들이 일어나 ‘정치 이야기를 하지 말라’며 소리친다고 한다 신부가 ‘이는 정치 문제가 아니라 복음 문제다’라고 하면 그들은 ‘누가 당신에게 월급 주냐. 우리가 헌금해서 주지 않느냐’는 반박까지 나온다고 한다. 신부들도 지역감정이나 정치적 이념에 따라 갈리곤 한다. 어떤 분은 ‘박근혜 대통령이 무엇을 잘못했냐’고 강변하고, 어떤 분은 세월호 참사 이후 팽목항에 가서 산다. 주교들도 마찬가지다. 가톨릭 교회 내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 운동이 벌어졌을 때 주교들에게 서명을 요청하니 둘로 갈리더라. 마치 선거에서 영호남이 갈리듯이. 그런데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에 감사하다는 뜻으로 한국 주교단이 바티칸에 갔는데, 교황이 주교들에게 ‘세월호는 어떻게 됐는가’라고 물었다. 주교들이 모두 충격을 받았는지 이후, 적어도 가톨릭 모든 교회에서는 4월 16일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미사가 있었다.” -최근 보수 개신교 일부가 보수 정치 세력과 결합하면서 점차 극단적, 배타적으로 흘러간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진보적 종교 단체가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한 반감도 존재한다. 종교인의 정치 참여 어떻게 봐야하나. “결국 사회정의를 세우느냐 마느냐의 문제다. 성경 마태복음 25장에는 인류 전체가 운명을 판가름 받는 최후의 심판이 그려진다. 인간을 멸망과 구원 두 패로 나누는데, 내 옆에서 누군가 배고플 때 먹을 것을 주고 헐벗을 때 입을 것을 주고 감옥에 갔을 때 찾아가는 자들을 구원한다고 설명한다. 예수를 믿어서 천국에 가는 게 아니다. 인간과 인간이 관계를 맺는 것을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가 결정되는 것이다.” -일반 신자들은 어떤 믿음을 갖고 정치에 참여해야 하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야기한 바가 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비밀투표를 한다. 이는 모세의 장막과 비슷하다. 모세는 자신의 백성을 거느리고 이집트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장막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하느님과 만났다. 하느님과 독대하는 자리인 것이다. 투표소에서도 하느님과 일대일로 마주한다.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하는지는 하느님만 안다. 하느님의 가르침대로만 투표하면 된다. 가난하고 약하고 소외받는 사람을 위해 한 표를 던지는 것이 하느님의 가르침이다. 이 외에는 이기심일 뿐이다. 다른 종교 신자도 마찬가지다. 불자라면 부처님의 대자비에 따라서 투표하면 된다.” -대사님께서는 지금도 아우구스티누스 라틴어 원전을 번역하시고 출간해오고 계신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인지. “2007년 대사직에서 물러나고 조용히 산을 보며 번역 작업을 하고자 경남 함양의 지리산 자락에 집을 마련했다. 이후 서울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일이 있을 때만 오고 나머지는 함양에 머문다. 지리산에서 좋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의 혜택을 받으니 건강한 것 같다. 그리고 위대한 사상가의 책을 읽고 천착하면 정신 건강은 유지되는 것 같다. 특히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작을 읽으면 인류의 역사는 인간의 착오로 저질러지는 게 아니라 신의 의지와 인간의 의지가 함께 만들어내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우리가 실수를 해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역사관에는 인간의 사회적 사랑이 자리한다. 정의구현이 곧 복음선포라는 가르침이 자리한다. 신앙을 가진 지성인으로서 올바른 정신을 갖고 똑바로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지성인으로서의 건강이라고 할 수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동정] 유은혜 부총리, 제6회 세계인문학포럼 추진위 참석

    △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리는 제6회 세계인문학포럼 추진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한다. 세계인문학포럼은 한국 인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 등이 개최하는 행사로, 올해 11월 19∼21일 경북 경주에서 제6회 포럼이 열린다. 유 부총리는 이날 이태수 추진위원장(서울대 철학과 명예교수) 등 추진위원 17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하며 격려할 예정이다.
  • SK그룹 철학·원칙 담은 ‘경영헌법’ 개정

    SK그룹 철학·원칙 담은 ‘경영헌법’ 개정

    회사 구성원·이해관계자 행복 동시 추구 최태원 회장 “행복경영 실행력 높이자”SK그룹이 자사의 경영철학과 체계 등을 상세히 정리한 일종의 ‘경영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SK경영관리체계’(SKMS)를 개정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행복경영’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회사 구성원의 행복은 물론 회사와 관련된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까지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SK그룹은 이런 내용을 담아 SKMS를 개정했다고 20일 밝혔다. 행복경영의 주체로서 구성원의 역할과 실천을 강조하면서도 이해관계자의 범위를 고객과 주주, 사업 파트너, 사회까지 두루 넓혔다. 이런 이해관계자들의 행복을 사회적 가치로 정의하는 내용이 반영됐다. SKMS는 최종현 선대회장이 1979년 제정한 것으로 SK그룹에서는 그룹 경영의 원칙을 정리한 일종의 헌법조문 같은 것이다. 그동안 SK그룹의 위기극복과 성장의 원동력 역할을 해왔고 이번에 14차 개정이 이뤄졌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SK 기업문화의 근간을 형성하는 내용으로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70년대 오일쇼크와 90년대 외환위기, 2000년대 글로벌 금융위기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얻었다고 한다. 최 회장은 지난 18일 SKMS 개정 선포식과 실천서약식에서 개정 취지와 핵심 내용을 15분에 걸쳐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SK 주요 관계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SKMS는 함께 실천하기로 약속한 우리의 믿음과 일하는 방식”이라면서 “새로운 SKMS를 나침반으로 삼아 행복경영 실행력을 높여 나가자”고 강조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부고] 선수민씨 조모상, 송창건씨 부친상, 유욱상씨 장모상, 이중표씨 모친상

    ●안난숙 씨 별세, 선종복(서울시 북부교육청 교육장) 씨 모친상, 선수민(스포츠조선 스포츠콘텐츠팀 기자) 씨 조모상, 13일, 서울시 강동구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 3층 6호, 발인 16일 오전 2시. 02-2225-1004 ●송재홍 씨 별세, 송창건(TJB 대전방송 서산지사 기자) 씨 부친상, 14일 오전 0시 30분, 대전시 서구 성심장례식장 VIP 2호, 발인 16일 오전 7시 30분. 042-522-4494 ●한희섭씨 별세, 박종일(자영업)씨 모친상, 유욱상(대신증권 강남대로센터 차장)씨 장모상, 13일 오전 3시 28분, 청주시 하나노인병원장례식장 101호, 발인 15일 오전 7시. 043-270-8400 ●김종순씨 별세, 이영복(성균관 원로회의 의장)씨 부인상, 이중표(전남대 철학과 명예교수·불교학연구회 고문)·이승주·이난숙·이난경씨 모친상, 오학성·고재우씨 장모상, 14일 오전 1시30분, 광주 천지장례식장 특실 502호, 발인 16일 오전 9시, 장지 전남 화순군 춘양면 선영. 062-713-5056
  • “‘덕부심’ 갖춘 여성리더 양성 매진… 덕성의 새로운 100년 열겠다”

    “‘덕부심’ 갖춘 여성리더 양성 매진… 덕성의 새로운 100년 열겠다”

    서울의 진산 북한산 아래 다소곳이 자리잡은 덕성여대. 서울의 여느 대학과 달리 평평한 캠퍼스에 나지막한 학사(學舍)들이 어머니 품처럼 편안하고 포근한 느낌이다. 캠퍼스 입구의 대학본부를 지나 안쪽으로 몇 발짝만 옮기면 나타나는 대운동장도 방문객을 따뜻하게 껴안아 주는 것 같다. 대학 캠퍼스가 이렇게 친숙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까 싶어 연신 사방을 둘러보게 된다. 고개를 들면 북한산의 비경이 두 눈을 가득 채운다. 손에 잡힐 듯한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가 덕성의 위상을 말해 주는 듯 우뚝 솟아 있다. 우리나라 여성교육의 주춧돌 역할을 해 온 덕성여대가 올 4월이면 창학 100주년을 맞는다. 독립운동가이자 여성운동가인 차미리사(1879~1955) 여사가 1920년 3·1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설립한 조선여자교육회가 모태이다. 외국 자본이나 외국인의 힘을 빌리지 않고 온전히 우리 여성의 열정과 노력으로 세운 최초의 여성 교육기관이어서 덕성여대의 100주년은 그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강수경(52) 총장을 만나 덕성여대가 걸어온 100년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계획을 들었다.-창학 100주년을 축하한다. “덕성여대의 창학 100주년은 우리 민족과 나라에도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는 4월 17일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100주년 기념식을 시작으로 학술심포지엄, 엠블럼 공모, 차미리사 선생 묘역 정비 등의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새로운 100년을 향한 재도약’을 주제로 각종 학술행사, 기념행사, 동문참여행사 등을 펼쳐 나갈 것이다.” -덕성여대만의 특성이나 문화가 있다면. “독립운동가인 차미리사 여사가 여성교육을 위해 설립한 학교인 만큼 여성으로서의 자부심과 강한 비판 의식을 덕성의 ‘학풍’(學風)이라고 할 수 있다. 덕성여대의 자부심이란 뜻인 ‘덕부심’을 자랑스러워한다. 학내에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면 차미리사 여사의 창학이념(살되, 네 생명을 살아라. 생각하되, 네 생각으로 하여라. 알되, 네가 깨달아 알아라)으로 돌아가 문제를 해결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강한 비판 의식은 학교를 100년간 굳건히 지켜 온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학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율이 높고, 민주적이고 투명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초학문에 대한 관심도와 대내외 평가는. “덕성여대는 1987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되기 이전부터 인문학과 사회학, 자연과학 등 기초학문에 남다른 관심을 쏟았고, 학문적 업적도 많이 쌓았다. 특히 여대로서는 드물게 약학대학을 비롯해 39개 학과가 개설돼 기초학문에 대한 학생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왔다고 자부한다. 철학과를 비롯해 국내에 몇 안 되는 미술사학과와 문화인류학과도 개설돼 있을 뿐 아니라 예술대는 동양화와 서양화로 구분해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2005년에는 타 대학들이 법학전문대학원 설립으로 학부과정을 없애는 추세에서도 덕성여대는 법학과를 신설해 법률 기초지식을 갖춘 여성 인재 배출에 기여하고 학문으로서의 법학을 연구하는 기초역량을 길러 주고 있다. 물론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전문 법조인이 되려는 학생뿐 아니라 입법관련 기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선택의 폭을 넓혀 주고 있다. 교육부를 비롯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평가 등 외부평가 기관의 평가가 긍정적인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물론 재단의 충실한 재정지원도 한몫하고 있어 덕성의 미래는 아주 밝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앞으로도 계속 여대로 운영할 것인가. “여성교육은 사회 변화의 원동력이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다른 대학들이 신입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는데 덕성여대는 앞으로도 그런 걱정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섬세함, 모성애, 끈기 등 우리 대한민국 여성만이 갖고 있는 장점들을 충분히 발현시킬 수 있는 여성 교육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갈 것이다.” -미래 100년을 향한 청사진이 있다면. “교육혁신을 통해 덕성여대만이 할 수 있는 여성교육의 길을 끊임없이 만들어 나갈 것이다. 덕성성장지수(DGI)를 개발해 입학에서 졸업, 사회진출 후까지 학교가 지원하고 관리해 학생들의 성장에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 아울러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변화에도 여성이 더 능동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BT) 분야를 특성화해 사회 변화를 이끌어 내는 여성 리더들을 양성할 것이다.” -올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하는데. “올해부터 사회과학대학과 인문과학대학을 글로벌융합대학으로 통합해 신입생을 선발했다. 공과대학과 자연과학대학은 과학기술대학으로 통합해 역시 신입생을 학과 단위가 아닌 대학 단위로 뽑았다. 신입생들에게 다양한 학문을 접할 기회를 부여하고, 올바른 학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제2 전공을 통해 마음껏 학구열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시도는 국내대학 가운데 처음이라고 하니 변화를 향한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총장이 직접 강의를 맡았다는데. “지난해 총장으로 선임된 이후에도 법학 관련 과목 강의를 계속했다. 선배로서, 교수로서, 그리고 총장으로서 학생들에게 귀감(모델)이 되고자 했다. 교직원과 학생 모두에게 총장의 권위보다는 혁신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 학사행정으로 바쁜 게 사실이지만 강의를 통해 학생들과 대화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학기부터는 총장으로서 학사행정에 전념할 생각이다. 대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과의 대화는 계속 이어지도록 하려 한다.” -교직원과 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고 있는 비결은. “법학과 교수 시절의 헌법, 행정법, 노동법 등의 강의가 학생들의 욕구를 적게나마 채워 줬다고 본다. 학생들이 필요한 시간에 언제든지 나를 만날 수 있도록 연구실을 항상 개방해 뒀다. 후배 학생들과 거리낌없이 언제나 대화할 수 있는 게 개인적으로도 행복했다. 지난해 총장 직선에서 학생 지지율이 무려 98.3%를 기록해 무척 놀랐다. 학교 발전을 열망하는 덕성인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온몸을 전율케 했다. 그때를 회상하며 남은 임기 동안 학생들과 학교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인권 분야에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다고. “법학과가 생기면서 ‘인권과 노동법’ 강의가 개설됐고, 노동 관련 문제와 여성인권에 대해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사회에 나갔을 때 여성이라는 지위에서 오는 부당함, 남성 중심의 문화에 대처하는 법률적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했다. 여성인권 침해에 대한 구제 방법과 법률적 조언을 위해 ‘불어라 휘파람’이란 연재물을 교내 신문에 싣기도 했다. 총장 임기 중에 인권을 특성화한 교양교육을 체계화하고, 인권센터를 통해 전문적인 인권활동가를 양성해 덕성여대가 여성 인권교육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역사회 활동에 적극적인 이유는. “국가인권위원회 행정심판위원으로 5년째 활동 중이다. 개인의 신념을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제도나 체제 등이 정비돼 있지 않다. 가령 성소수자,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에 대한 인권 보장 등에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우리 대학이 위치한 서울 도봉구에서는 5년 넘게 인권위원장을 맡아 인권조례 제정부터 구민을 위한 인권센터 개소도 이끌어 냈다. 이런 대외 활동이 덕성여대를 여성 인권교육의 메카로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믿고 있다.”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중·고교 6년 동안 매주 시 한 편씩 옮겨 적으며 외웠던 습관이 법학자로 살아온 나 자신에게 많은 힘이 됐다. 덕성여대 학생들은 기본 소양을 갖췄다는 ‘덕부심’이 가득한 만큼 시대변화에도 잘 적응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글쓰기와 독서 습관을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양대학 내 글쓰기센터를 소통역량센터로 확대 개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본교 학생이 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것도 결코 우연의 결과가 아닐 것이다. 우리 학생들은 전공이 무엇이든 덕성을 갖춘 창의적인 지식인, 협력하는 전문인, 실천하는 시민으로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 yidonggu@seoul.co.kr
  • “형이 거기서 왜 나와?” 한화 캠프 찾은 박찬호

    “형이 거기서 왜 나와?” 한화 캠프 찾은 박찬호

    박찬호, 한화 스프링캠프 찾아 애정 어린 조언“유니폼 입고 같이 훈련하던 생각난다” 감회코리안특급 박찬호가 13일(한국시간) 한화이글스 스프링캠프에 나타났다. 박찬호는 선수들에게 “공 하나하나에 명확한 계획과 이유를 가져야 한다”며 특급 노하우를 전수했다. 박찬호는 이날 한화이글스 선수단이 훈련 하고 있는 애리조나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를 깜짝 방문해 한화 선수단과 함께 했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2012년 한화에서 1년 선수생활했던 박찬호는 팀 후배들을 찾아 훈련을 지켜봤다. 한용덕 감독은 박찬호에게 아낌 없는 조언을 요청했고 박찬호는 후배 투수들의 투구를 오랜시간 지켜본 뒤 조언을 건넸다. 박찬호는 선수들에게 연습과 실전 등 모든 투구 시에 구체적 계획과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호는 “공 하나 하나를 뿌리기 전에 명확한 계획이 있어야 하고, 그 계획에 대한 이유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전은 물론이고 연습에서도 계획과 이유가 없는 공을 던졌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투머치토커’ 박찬호의 조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가장 가치있는 공을 정교하게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펜 투구를 마친 외국인 투수 채드 벨이 박찬호에게 변화구 그립에 대한 조언을 구하자 아낌없이 비결을 전수했다. 한화이글스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본 박찬호도 감회에 젖어 과거를 회상했다. 박찬호는 “한화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던 시절이 생각난다. 함께 했던 고참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을 만나 기쁘다”면서 “모든 선수들이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철저하게 준비해서 캠프 기간 동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진심어린 조언을 남겼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SOS 초시생-④교정] “교정학·형사법 필수…상담 자격증 수감자 면담에 도움”

    [SOS 초시생-④교정] “교정학·형사법 필수…상담 자격증 수감자 면담에 도움”

    한 교도관이 교도소 수용자들이 있는 방에 가서는 교도봉으로 철창을 강하게 수차례 내려친다. 순식간에 공포 분위기가 조성된다. 폭력과 욕설은 기본이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그동안 소비되던 교도관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실제로도 그럴까. 교도관으로 일컬어지는 교정 직류 공무원들은 “완전히 사실과 다르다. 교도소도 하나의 작은 사회”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오히려 이들은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다’는 교정(矯正)의 사전적 정의처럼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주 ‘SOS초시생’에서는 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의 협조로 법무부 형사사법공통시스템 운영단 이우석(26·7급) 교위, 법무부 서울동부구치소 수용기록과 심정민(26·9급) 교도와 이야기를 나눴다. 공부 팁은 물론이고 생생한 현장 이야기까지 모두 담았다. -교정 직류를 고른 이유가 있나. 심정민(이하 심) 성격이 밝고 활기찬 편이다.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면서 이런 성격과 잘 맞고 동시에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류를 찾다 보니 교정 쪽으로 오게 됐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라 내게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이우석(이하 이) 주변에 교정 직류에 먼저 합격한 사람이 있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평소 갖고 있던 선입견과 현장이 많이 다르다는 점을 알게 됐다. 현장 업무를 하다 보니 급여가 다른 직류에 비해 높은 측면도 있다.(웃음) ●다방면 능통한 사람 인정… 자신감으로 승부 -출신 학과가 중요한가. 심 철학과를 나왔다. 대학에서도 사람들과 토론하는 걸 즐겼다. 현장에 오니 그러한 경험이 수용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데 도움이 되더라. 세무 직류처럼 한 분야 전문가가 필요한 게 아니라 다방면에서 능통한 사람이 인정받는다. 물론 몇몇 대학에 있는 교정 관련 학과를 나오면 좋겠지만 출신 학과를 신경쓸 필요는 없다. 이 행정학과를 나왔는데 학과는 현장 업무를 하는 데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이 있을까. 심 기본으로 컴퓨터 활용 능력 자격증이 있으면 좋다. 또 교도소, 구치소 등 교정시설에서 현장 업무를 하면 수용자와 면담할 일이 많다. 이럴 때 임상심리사를 비롯해 여러 상담 자격증이 도움이 된다. 응급구조사 자격증도 따 놓으면 사람 한 명 더 살릴 수 있다.(웃음) 이 교도소에 기동순찰팀이 있다. 교정시설의 질서와 규율을 잡는 일을 한다. 무예 관련 자격증이 있으면 좋을 듯하다. 그리고 보통 어느 팀의 필요 인원이 생기면 공고가 뜨는데 자격증이 있으면 아무래도 지원에 유리하다. -현장에서 도움되는 시험 과목은 뭐가 있을까. 심 교정학 공부가 정말 필요하다. 교도관이 수용자에게 어떤 일이 되고 안 되고 판단을 내려 주는 기준을 교정학에서 배울 수 있다. 교정학을 잘 모르면 수용자가 위법을 저질러도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셈이다. 한마디로 교정학은 교정시설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일에 대한 질서와 근간이 되는 과목이다. 정부가 2022년부터 교정학개론을 9급 필수 과목으로 넣는다고 하는데 전문성 강화 측면에서 옳다고 본다. 이 교정은 수용자가 죄를 짓고 들어왔지만 사람답게 다시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최종 목표다. 교정의 그러한 의미와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게 교정학이다. 이 외에 형사소송법도 중요하다. 수용자들이 ‘항소는 어떻게 진행되나’와 같이 재판 절차를 많이 물어보는데 답변을 해주려면 형사소송법도 알고 있는 게 좋다. -공부 팁이 있을까. 이 행정학과를 나와서 행정법은 좀 익숙했는데 교정학은 완전 생소했다. 처음 과목에 익숙해지는 게 어려웠지만 결국은 반복이더라. 교정학에 투자하는 공부 시간을 늘리는 게 필요하다. 외울 게 많다 보니 다할 수는 없고 기출 문제를 풀어 보면서 집중과 선택을 하는 게 좋다. 심 이미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는 걸 추천한다. 교정학이 업무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막상 공부를 하려고 하면 추상적으로 느껴진다. 법이 어떤 상황에서 적용되는지 그림을 그려 보며 공부하면 이해가 쉬울 거 같다.-면접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 심 자신감이 필수다. 교정 직류를 잘 모르는 게 당연하지 않나. ‘이 직류를 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했냐’는 질문이 나왔었는데 ‘철학과에서 철학상담 수업을 들었고 상담 경험도 갖고 있다’는 답변을 했다. 실제로 교정 직류가 최근 심리치료에 관심이 많다. 이 상황형 질문이 기억난다. ‘네가 현직에 있다. 외국에서 나이 든 어머니가 아들을 보러 왔는데 면회시간이 지났다. 어떻게 할 거냐’ 이런 식의 질문이다. ‘규정에 따라 접견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다음날 접견이 가능하도록 한 다음에 가까운 곳에 숙소를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심 나는 ‘지방에서 나이 든 어머니가 접견을 하러 왔는데 신분증이 없다고 한다.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을 받았다.(웃음) 사형제도 존폐에 대한 입장이나 공무원의 필수 덕목을 물어보는 면접관도 있었다. -합격 후 배치는 어디로 받나. 이 우선 연수원에서 14주 교육을 받는다. 이후 무조건 교도소, 구치소 같은 교정시설로 발령을 받는다. 최소 1년은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 법무부 형사사법공통시스템 운영단에서 일하기 전에 부산교도소에서 1년 3개월 근무했다. 앞으로 경기 과천에 있는 교정본부로 옮길 예정이다. 심 9급은 7급보다 연수 기간이 좀 짧다. 보통 교정본부에서 사람을 뽑을 때 공고를 내는데 그때마다 지원 자격이 ‘7급 이상’, ‘9급 이상’과 같이 다르다. 9급도 본부 지원은 가능하지만 막내들은 대부분 7급인 경향이 있다.●연수원 성적 발령에 영향… 결원 있어야 선발 -연수원 생활은 어떤가. 심 연수원 성적이 중요하다. 필기시험 성적과 합쳐서 등수가 결정된다. 1등은 전국 50여개 교정시설 가운데 자신이 원하는 곳을 선택해 갈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연수원에 들어와서도 열심히 해야 한다. 교정학, 형사소송법 등 실무법이나 사격, 유도, 태권도 등 실전에서 쓰는 무예도 배운다. 이 연수원에서 희망기관을 적어내는데 교정시설에 결원이 있어야 갈 수 있다. 결원은 매년 달라진다. 그것도 운이다. 연수원에서 호신술도 배우는데 이것도 성적에 반영된다. -실제로 일을 해보니 어떤가. 심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교도관, 수용자의 모습은 허구다. 교도관과 수용자가 인간 대 인간으로 존중하는 분위기다. 교도관 지시에 수용자들이 잘 따르고, 우리도 그만큼 존중을 해 준다. 이곳도 조그마한 사회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부 엄중 관리 대상자도 있지만 대다수는 교도관들이 이야기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한다. 이 난동을 피우는 수용자들도 있겠지만 유단자가 있는 기동순찰팀에서 다 제압을 한다. 수험생들이 그런 걸 걱정한다면 기우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밖에서 생각하는 것과 실제 분위기는 정말 다르다.-교정 업무에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심 보람차다. 기동순찰팀에서도 근무한 적이 있는데 수용자 4명의 목숨을 살렸다. 이후 우리 팀을 만나면 수용자가 되게 기뻐하더라. 죄짓고 교도소에 들어온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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