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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윤여준 영입에 ‘시끌’

    文, 윤여준 영입에 ‘시끌’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윤여준(73)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하면서 빚어지는 불협화음이 만만찮다. 2006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서울시장 선거를 총괄한 이력 때문이다.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트위터에 “민주당 너무한다.”고 비판했고, 민주당 내 의원 상당수도 우려를 표했다. 문 후보의 보수인사 영입으로 야권 내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문 후보는 26일 선대위 산하 ‘민주 캠프’의 국민통합추진위원장에 윤 전 장관을 전격 발탁했다. 문 후보 측은 두 적수인 새누리당 박근혜,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겨냥한 ‘외연 확장’ 인선이라는 점에 무게감을 실었다. 중도보수층까지 끌어안겠다는 취지에서 추진된 파격 인사라는 평이다. 문 후보 대선기획단 박영선 기획위원은 “문 후보는 이념, 지역, 당파 등으로 쪼개진 한국 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넘어, 이제는 서로 상생하고 공존하는 통합의 지혜를 찾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윤 전 장관과 인식을 같이했다.”며 인선 배경을 밝혔다. 박 위원은 “윤 전 장관은 문 후보의 살아온 길이 항상 공익을 위한 것이었으며, 사사롭지 않고 헌신적인 사람 가운데 안정감 있는 문 후보의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 전 장관의 기용 소식이 전해지자 야권 인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그가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권에 걸쳐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1997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 후보의 최측근으로 활동하는 등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보수진영의 대표적 전략기획통으로 꼽혀 온 인물인 까닭에서다. 강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윤 전 장관은 2006년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장 선거를 총괄한 사람이고 지금 대선은 새누리당 집권을 막기 위한 것인데, 어떤 명분과 전향의 과정 없이 민주당이 그를 덜컥 끌어들이다니….”라면서 “정치는 철학과 과정이 중요하다.”는 글을 올려 문 후보의 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캠프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윤 전 장관이 새누리당뿐 아니라 안 후보의 ‘멘토’로도 일해 봐 두 후보를 잘 아는 정치권의 유일한 책사라는 점은 장점”이라면서도 “문 후보는 정체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문 후보 측은 윤 전 장관의 역할론에 선을 긋고 나섰다. 한 핵심 인사는 “윤 전 장관은 직책대로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일 뿐 선거 전략·기획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국민통합은 진보, 보수를 따로 따질 일이 아니다.”면서 “지금 여도, 야도 국민통합을 하자는 것 아니냐. 오히려 저 같은 사람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3)안철수의 측근 (상)용인술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 (3)안철수의 측근 (상)용인술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캠프를 들여다보면 ‘외줄타기’처럼 아슬아슬하다. 정치적 이상과 현실의 괴리 사이에서 고도의 착지 기술이 필요해 보인다. 개방성을 갖춘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다 보니 최정점의 안 후보가 독단으로 흐르면 오히려 폐쇄성이 극대화될 수 있는 구조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는 ‘탈이념적 용인술’ 역시 제3지대 후보로서 외연을 확장할 수단은 되지만, 안 후보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 함정이 될 수 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안 후보가 캠프 인물로 정치 경험이 많지 않은 서울대 출신의 법조인과 유학파, 경제관료, 교수 등을 중용하는 건 탈정치적 행보의 일환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스펙 위주의 ‘엘리트주의’나 ‘정치적 선민 의식’을 드러낸 것이라는 의구심이 일 수 있는 부분이다. 안 후보의 출마 선언 4개월 전인 지난 5월의 일이다. 현재 캠프 핵심이 된 A씨는 안 후보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는 색다른 ‘면접’을 치렀다. 안 후보는 그 인사에게 통상적인 질문이 될 수 있는 고향이나 출신 학교는 묻지도 않은 채 제일 먼저 자신의 철학과 비전을 설명하며 의견을 구했다. A씨는 ‘호구 조사’가 생략된 안철수식 면접을 치른 후 안 후보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면접을 통과했고, 안 후보의 지근에서 대선 행보를 돕고 있다. ‘학연·지연·혈연’ 등 이른바 3연(緣)을 묻지 않는 면접을 거친 인사는 그뿐만이 아니다. 안 후보가 조직 내 ‘라인 형성’을 극도로 경계해 안철수 캠프에는 학연·지연·혈연을 고리로 한 연줄이 없다. 이명박 정부의 ‘영포(영일·포항)라인’처럼 지역 등을 기반으로 한 핵심 실세들이 없고 역설적으로 ‘연줄의 힘’을 통해 만들어지는 조직력도 없다. 여느 대권주자들에게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라인, 실세, 조직이 전무한 ‘3무(無)’ 캠프다. 안 후보가 코드에 맞는 인사들을 중심으로 영입부터 인선까지 직접 챙긴 ‘안철수의 사람’만이 있다. 공적 라인에 직접 검증한 인사를 앉혀 자신의 의사가 왜곡되거나 초기 구상안이 틀어지는 일이 없도록 완벽을 기하려는 안 후보의 ‘결벽증’마저 느껴진다. ‘3무’는 업무와 기능을 중심으로 캠프 구성원들이 팀제로 얽혀 있는 수평적 네트워크형 대선조직을 가능하게 한다. 안 후보는 출마 전부터 선대본부장이 명령을 하달하는 기존 정치권의 수직적 체계를 벗어나 이런 형태의 대선조직을 구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수평적 네트워크 구조, 개방성·참신성·전문성이 안철수 캠프가 내세우고 있는 강점이다. ●이상·현실 괴리 사이 ‘외줄타기’ 하지만 뒤집어 보면 캠프 구성원 모두가 수평적 관계에 놓인 가운데 안 후보 홀로 정점에 서 있는 구조로 해석될 수도 있다. 안 후보를 가운데 두고 팀장과 팀원들이 바퀴살처럼 뻗어 있는 ‘방사형’이다. 구성원들은 기업 부서처럼 기능을 중심으로 느슨하게 연계돼 있고 끈끈한 연줄이 없다 보니 구심점과 공유하는 가치는 오로지 ‘안철수’뿐이다. 후보 하기에 따라, 특히 후보가 마지막 순간 독단을 내리려 한다면 개방성이 순식간에 폐쇄성으로 변질될 수도 있는 구조다. 후보에게 조언할 최측근 그룹도 없고, 견제할 2인자도 없다. 안 후보의 경제멘토로 주목받았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경제공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보다 조언자 역할에 머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안 후보와 막역한 박경철 안동신세계병원 원장을 최측근으로 꼽는 사람도 있지만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와의 단일화는 그도 알지 못했다. 안철수 캠프 팀장급 회의의 대부분은 박선숙 총괄본부장이 주재한다. 연관성 있는 팀들이 모여 토론을 하면 이를 조정, 관리하는 역할이다. 팀장에게는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권한도 주어진다. 그러나 캠프 관계자는 25일 “충분히 반영하고 고민하되 최종 결정에는 후보의 생각이 가장 많이 들어간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논쟁이 벌어지면 어떻게 교통정리를 하느냐.’는 물음에 “지금까지 논쟁을 벌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모든 구성원의 생각이 ‘안철수의 생각’과 일치하거나 논쟁이 붙을 만한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이 없었거나 혹은 이에 대한 토론이 심도있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안 후보의 대외적 이미지는 ‘불통’이기보다는 일단 ‘소통’에 가깝다.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며 참석자들과 교감했고 안랩 최고경영자(CEO) 시절에는 사원들과 하루에 한번씩은 면담했다고 한다. 대선출마 직전까지 그는 전국을 돌며 밀도 있게 사람을 만나고 대선 도전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하지만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면서도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순간에는 고독함을 자처하는 스타일로 비친다. ‘안철수 비토론’을 주장하는 이들이 ‘불통’ 아닌 ‘불통’의 단적인 예로 꼽는 것이 바로 휴대전화다. 억양과 목소리 톤을 통해 감정까지 전달되고 때로는 불편한 말도 들어야 하는 ‘날것’ 그대로의 휴대전화 대신, 정제된 문장이 오가는 이메일만으로 ‘일방적 소통’만 고집한다는 것이다. 연줄을 멀리하거나 2인자 행세를 하려는 ‘킹메이커’를 가차없이 내치는 행동 패턴은 권력 욕구나 완벽주의와도 맞닿아 있다. 안 후보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멘토 역할을 자처하며 자신의 행보에 대해 언론에 이런저런 말을 하자 “저는 나름의 판단이나 역사의식이 있다. 그분이 제 멘토라면 제 멘토 역할을 하시는 분은 300명 정도 된다.”며 정치권의 대표적 선거전략가인 윤 전 장관을 300명 중 1명으로 만들어 버렸다.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실세에게 영향과 간섭을 받으며 자신의 판단과 다른 길을 걷게 되는 상황을 못 견딘다는 얘기다. 안 후보 주위에 각 분야의 엘리트는 많지만 정치적 동지라고 부를 만한 사람을 찾기 힘든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라인업’을 원천 봉쇄한 것과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라인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조직 안에 세력이 형성된다는 것이고, 이 세력의 입김이 거세지면 안 후보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아진다. 라인을 만들었다며 안랩의 한 간부를 자른 일화도 유명하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당시를 돌이켜 보며 “라인을 만드는 사람, 그래서 조직을 해치는 사람에겐 가차없다.”고 강조했다. 참모진에 대한 평가는 엄격하다. 안랩에서 안 후보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창구 역할을 했던 박근우씨는 마감일에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가 안 후보로부터 “어제까지 보고를 기다렸지만 아무 답변이 없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한다면 제 마음속에서 지워버리겠습니다.”란 ‘통첩’을 받았다고 한다. 영입 대상의 성향은 진보·중도·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와야 하는 만큼 의식적으로 진보·중도·보수 간 균형을 맞춰 영입하려는 뜻이 엿보인다. 아직 캠프 가동 초반이긴 하지만 이 때문에 화학적 결합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모피아’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 전 경제부총리와 손잡은 것처럼 무소속 후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치적 외연을 넓히고 캠프에 중량감을 더하기 위해 코드만 맞다면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영입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탈정치적 중용… 엘리트주의? 일부에선 안 후보의 ‘탈이념적 용인술’이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정체성’ 문제로 불거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안 후보는 폭넓게 사람을 모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야권 전체적인 합이 진보적 가치이고 진보 정체성을 강조하는데 이것과 다르게 가면 지지층을 결합할 때 난점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정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실적으로 민주당·새누리당 사람들을 제외하고 캠프를 소수로 꾸리려다 보니 일명 ‘사’자 돌림으로 통하는 퀄리티가 좋은 시민 사회 계열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철수가 지향하는 정치 색깔과도 맞지 않다.”며 “‘안철수가 과연 민주적이냐. 박근혜보다 엘리트주의를 지향하는 게 아닌가’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정·송수연기자 hjlee@seoul.co.kr
  • ‘박정희의 딸’ 꼬리표 떼고 홀로서기 나선 朴, 추석민심 잡나

    ‘박정희의 딸’ 꼬리표 떼고 홀로서기 나선 朴, 추석민심 잡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4일 자신을 옥죄고 있던 역사 인식 논란에 대해 승부수를 던짐에 따라 대선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최근 역사 인식 문제는 박 후보의 대선 가도에 최대 걸림돌로 급부상했다. 40%를 웃돌던 여론조사 지지율은 지난 10일 ‘인혁당 발언’ 논란을 계기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경선 승리에 따른 ‘컨벤션 효과’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출마 선언 효과’까지 겹치면서 급기야 박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 양자 가상대결에서 문·안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다자 가상대결에서는 박 후보가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지지율 격차는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렇듯 역사 인식 문제가 박 후보 지지율 하락을 부추기는 뇌관으로 작용하자 사과를 통한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역사 인식에 대한 전면 수정을 통해 ‘박정희의 딸’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대통령 후보’라는 이름표에 걸맞은 행보를 본격화하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 측 인사는 “박 후보의 사과 발언 못지않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표현 속에 대통령 후보로서의 철학과 가치가 담겨 있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 통합을 위한 실천적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후보가 발언 후 첫 행보로 부산을 찾은 것도 과거사 발언이나 부산 출신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등장으로 ‘흔들리는’ 부산·경남(PK) 민심을 다독이려는 성격을 띤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는 부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민생의 고통을 해결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정치를 보여 줘야 한다.”고 말해 민생과 미래에 방점을 찍었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여론의 흐름이다. 추석 연휴를 거치면서 여론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대선 정국 초반 주도권을 세 후보 중 누가 쥐느냐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후보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얘기는 다 했다.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문제”라면서 “지지율 추가 하락을 막을 수는 있지만,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몇 년 동안 누적됐던 문제가 말 한마디로 상쇄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이탈했던 소극적 지지층 일부가 돌아오면서 지지율이 다시 반등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세 후보 간) 접전 양상인데 지금부터 치열한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과거사 논란이 일단락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박 후보의 이날 발언에 대해 문 후보와 안 후보 진영이 시각차를 드러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문 후보 측은 “진정성 있는 후속조치”를 요구한 반면 안 후보는 “대립구도를 넘어 미래를 보고 나아갈 것”을 주문했다. 이는 문 후보가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 결집에 방점을 두고 있고, 안 후보는 중도를 넘어 보수와 진보 모두를 아우르는 데 비중을 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무소속 시민후보 安, 선대본부 없이 ‘SNS 캠프’ 띄운다

    무소속 시민후보 安, 선대본부 없이 ‘SNS 캠프’ 띄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19일 출마 선언에서 ‘새로운 정치인 안철수’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기성 정치권과의 차별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형태는 ‘무소속 시민후보’로 결정했고, 선대본부도 따로 꾸리지 않기로 했다. 대신 그동안 자신을 도와온 순수 참모진만으로 ‘네트워크형’ 조직을 구성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이용,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안 원장과 교류해 온 한 정치권 인사는 18일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위해 전·현직 의원을 비롯한 기성 정치인은 초기 멤버에서 배제할 것으로 안다.”며 “캠프를 두지 않는 것도 기성 정치권과의 완벽한 차별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행보부터 기존 정치권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새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높아진 기대치에 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추석 지지율 본 뒤 대선캠프 구성 대선 캠프는 민심의 대이동이 일어나는 추석 연휴 이후 지지율 추이를 지켜본 뒤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을 두면서 각계 전문가들과 사회 명망가들의 합류를 발표해 이목을 계속 집중시키려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참신한 새 정치인으로 첫 이미지를 각인시킨 뒤 점진적으로 국정운영 능력을 갖춘 안정감 있는 정치인 면모를 대중 앞에 선보여 대선주자로서의 위상을 구축해 나갈 것이란 관측이다. 그 이전까지는 SNS를 통해 안 원장의 철학과 국정운영 구상 등을 국민에게 알리며 여론을 수렴하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에 대비해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뿐 안 원장 주위에는 현재 각계 전문가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민주당 의원실 보좌관들이 최근 사표를 제출하고 캠프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는 얘기도 나온다. ●安측, 송호창 출판기념회 불참 출마 선언을 하루 앞둔 이날 안 원장과 측근들은 외부 일정을 자제하고 정치권 공식 출정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과 가까운 민주당 송호창 의원이 이날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지만 안 원장 측 인사들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안 원장 캠프 합류설이 나돈 김윤재 법무법인 ‘원’ 공공전략연구소장만이 출판기념회 시작 전 잠시 다녀갔다. 출마 선언을 하기도 전에 정치권 접촉면 넓히기에 나선다는 세간의 입방아를 피하기 위해 오해를 살 소지가 있는 행동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민주당 의원들뿐만 아니라 취재진도 대거 몰려 안 원장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이현정·송수연기자 hjlee@seoul.co.kr
  • [CEO 칼럼] 대선의 계절을 맞아 추가해야 할 버킷리스트/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CEO 칼럼] 대선의 계절을 맞아 추가해야 할 버킷리스트/김승배 피데스개발 대표

    대선이 9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에서 부동산정책은 늘 대선주자들의 철학과 능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잣대였다. 위기에 봉착한 부동산시장을 놓고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하우스푸어의 주택을 사들여 다시 임대해 주는 ‘세일 앤드 리스백’에 대해 유력 후보들마다 현실적인 해법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서로가 ‘자신의 공약을 베꼈다’며 공세를 펼 정도로 현재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침울해진 민심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정부는 잇따라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럴까? 참여정부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셀 수도 없을 정도의 많은 주택 및 부동산 정책이 나왔다. 그 결과, 현재 주택금융과 가계부채, 정부 규제와 업계 자율, 실수요와 투자가 얽혀 뒤죽박죽되고 말았다. 엉킨 실타래는 그냥 헤집으면 더 얽힌다. 어떻게 풀어야 할지 잘 생각해 보고 차근차근 접근해야 한다. 그 해결 방안을 근본적 시각에서 생각해 보자. 첫째, 이제 부동산에서 거주와 투자의 개념을 분리할 때가 됐다. 부동산은 사유재산제 경제제도의 근간을 이루는 주요 요소이지만 의식주의 하나로 생활의 기본 바탕이다. 자기 집에서 대출 없이 그냥 사는 거주의 개념에서 볼 때 집값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부동산 가치보다 주거 가치가 중요한 것이다. 참여정부 때부터 주택정책은 부동산정책으로 불리며 ‘집값’을 다루는 정책으로 변했다. 주택정책이 ‘값’을 다루는 부동산정책에서 벗어나 좋은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한 ‘주거정책’으로 거듭나야 한다. 주택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춰 거주 이전을 용이하게 하고,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시키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 부동산으로서의 집값은 시장(市場)이 결정하는 것이지 시장(市長)이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둘째, 공공과 민간을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우리의 주택공급 시장은 민간이 85% 이상, 공공이 15% 내외를 맡아 왔다. 현 정부 들어 공공의 역할이 확대돼 민간의 영역까지 침범했다. 보금자리주택이 그것이다. 보금자리주택은 애초 10년간 150만 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해 총 주택시장의 30%를 공공에서 맡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고, 그중 70만 가구는 그동안 민간이 공급을 담당해 왔던 중소형 아파트였다. 이른바 ‘공공의 덤핑’이 일어났고 민간 주택시장은 붕괴를 면할 수 없었다. 공정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시장경제의 근본이 뿌리째 흔들린 것이다. 그 결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SH공사 등 공공은 과도한 부채에 시달렸고, 민간부문도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저축은행 파산, 건설회사의 부도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로 인해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고, 서민들은 이사철에 제대로 이사도 못하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이제 공공은 민간영역에서 물러나 저소득계층의 주거환경 개선과 주거복지에 전념하고, 민간은 신규 주택상품 개발과 공급에 집중해야 한다. 셋째, 기존주택과 신규주택을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 우리나라 총 주택 수는 2010년 1467만 7000호로, 1990년(735만 7000호)에 비해 2배까지 늘어났다. 기존 주택 대비 신규주택의 연간 공급량은 1990년 10.2%에서 2010년 2.6%대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수십년간 신규 공급에만 집착하는 편향된 주택정책을 펼쳐 왔다. 지속적인 보수로 기존주택의 환경이 양호하게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재건축·재개발을 제때에 추진, 사용 연한이 지나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는 주택은 허물고 새롭게 지어야 한다. 신규주택은 장기적인 계획 아래 사회·경제적인 변화에 따라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물량이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 오락가락하는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고통을 이번 대선을 통해 끝낼 때가 됐다. 집값에 등골이 휘었지만 두 눈 부릅뜨고 후보들의 주택정책을 면밀히 살펴야겠다.
  • 교과부 vs 교육청 최근 2년간 11건… 소송에 날샌다

    교과부 vs 교육청 최근 2년간 11건… 소송에 날샌다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에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반발하면서 촉발된 교과부와 일부 시도교육청 간 대립은 양상만 더 심화됐을 뿐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 준다. 교과부와 시·도교육청 간 법적 공방은 2009년 교과부가 김상곤 경기교육감에게 시국선언 교사 중징계 의결 요구를 이행하라는 직무이행 명령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갈등이 첨예화하면서 교과부가 연관된 소송(행정심판)은 지난 7월 말 현재 41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지난 2년간 교과부와 서울·경기·전북·전남 교육청 사이에 벌어진 행정소송만 11건이다. 교원평가, 학생인권 조례 등을 놓고 빚어진 교육당국 간 신경전은 최근 들어서는 학교폭력 학생부 기재 문제로 최고조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달 29일 학생부 기재 보류에 대해 교과부가 내린 시정명령 및 직권취소 처분이 위법하다며 대법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전북교육청도 지난 4일 같은 취지의 소송을 냈다. 강원교육청도 합류할 계획이다. 이들은 “학생부는 학사에 관한 것으로 교육감의 자치사무에 해당하며 교육감 자치사무에 대한 교과부의 시정명령이나 직권취소 등은 지방자치법 제169조 1항에 따라 법령 위반 사항일 경우에만 가능한데 교과부의 처분은 이 같은 근거 법령에 저촉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교과부 측은 “상위 법령에 근거한 훈령은 법규성이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며 교과부 훈령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교육 당국 간 송사는 교육발전을 위해 ‘필요악’일 수 있다. 하지만 두 기관 다툼에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학부모인 만큼 혼란은 하루빨리 수습해야 한다. 과거 서울시교육청이 공포한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시교육청과 교과부 간의 법정 공방이 아무런 실익도 없이 학교 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킨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교과부는 올해 초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내 학생의 권리를 보장하는 인권조례 공포를 강행하자 학칙으로 이를 규제할 수 있도록 상위법을 바꿨다. 두 기관 다툼에 학교에서는 서로 다른 지침이 매일같이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교사들은 두발이나 복장 단속 여부를 시교육청에 문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불과 반 년이 지나지 않은 현재 학생인권조례 논란은 학교 현장에서 사라진지 오래다. 교과부와 시교육청의 힘겨루기에 학교 현장만 놀아난 셈이다. 교육 당국 간 갈등의 이면에는 교육감 직선제가 놓여 있다. 중등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선출직 교육감의 교육철학과 중앙정부의 교육노선이 다를 경우, 충돌하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교육감들은 조금이라도 더 자신의 뜻을 펼치고자 하지만, 정부는 어떻게든 이에 개입하고 싶어 한다. 지방교육자치법에 따라 17개 사무를 관장하는 교육감은 예산안의 편성·제출, 인사, 학교나 교육기관의 설치·이전·폐지 등 사실상 지역 교육에 대한 모든 권한을 쥐고 있어 해당 지역의 교육정책을 좌우한다. 하지만 우리 교육에서 가장 큰 관심사인 대입 관련 정책은 교과부가 주무른다. 대입은 중·고등 교육과정과 별개일 수 없는 만큼 애당초 교육 자치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무상보육 등 정부 차원의 예산이 필요한 사안에서도 교과부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교육자치에 필요한 돈줄의 핵심인 지방재정교부금 역시 교과부가 나눠 준다. 굳이 전력 비교를 하자면 결정할 수 있는 가짓수는 교육감이 많지만, 정책의 힘은 교과부가 센 난형난제의 형국이다. 이 때문에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번 충돌을 계기로 교육감 직선제 폐지 등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목소리 가운데 하나는 갈등의 소지가 있는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거나 지자체장과 러닝메이트로 선출하자는 주장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 2월 교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 전체 응답자의 56.3%가 ‘직선제는 유지돼야 하지만 교원, 학부모 등 교육 관련 종사자만 참여하는 축소된 직선제가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현재의 ‘주민 직선제’ 선호 비율은 23.5%에 그쳤다. 하지만 교육자치제 도입 취지를 살리려면 선거공영제 등 부분적인 보완은 하더라도 직선제 자체는 그대로 둬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이와 함께 광역시도 단체장과 교육감 러닝메이트도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제도는 단체장과 교육감이 지역 교육을 긴밀하게 협의해 원활하게 추진하는 법·행정·재정적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중앙정부의 교육기조와 이념이 다를 경우에는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지방자치법을 대부분 준용한 지방교육자치법을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국방을 제외한 모든 분야를 관장하는 자치 단체장과 교육 분야에 특화된 교육감은 역할이나 정책 방향은 물론 중앙정부와의 갈등양상도 다를 수밖에 없다. 서울시 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법으로 명확하게 권한의 범위와 영역을 정해 주고, 교육 분야에 맞게 각종 조항들이 만들어진다면 최소한 법리해석의 차이로 벌어지는 소모적인 대립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부고] 在美 철학자 이광세 켄트大 교수

    이광세 미국 켄트주립대 철학과 교수가 6일 오전(한국시간) 현지에서 급환으로 별세했다. 78세. 동·서양 비교철학 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고인은 서울대 정치학과 재학 중 국비 장학생으로 미국으로 갔다. 예일대에서 칸트 철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동서 문화와 철학’, ‘동양과 서양 두 지평의 융합’ 등 저서를 남겼다. 유족으로는 부인 아일린 호간 여사와 동생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 이광옥 전 이화여대 교수가 있다. 영결식은 미국에서 치러진다.
  • [열린세상] 학제간 혹은 초학제간 연구의 활성화/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열린세상] 학제간 혹은 초학제간 연구의 활성화/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최근 우리 학계는 통섭과 융합이란 말로 학제 간 혹은 초학제 간 연구 방법을 숙의하고 있다. 물론 통섭이라든가 융합이라든가, 학제 간이라든가 초학제 간이라든가 하는 하나하나의 용어가 지닌 함의는 서로 다르다. 하지만 전공의 좁은 범위에서 자족하는 연구가 아니라 전공분야를 뛰어넘는 연구 속에서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고 또 각 분야의 연구방법을 심화시키고자 하는 목적은 비슷하다. 얼마 전에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 BK21 사업팀이 문화콘텐츠 총서를 간행한 것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인문분야 학제 간 연구의 중요한 성과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 3권은 ‘제화시-인문정신의 문화적 가치’라는 제목인데, 이것은 2007년 2월 세미나를 통해 얻어진 연구 결과물이다. 참여 연구자들은 조선시대 그림 속에 나오는 제화시(題畵詩)를 주제로 글을 모아 그 시대 선비들의 마음과 정신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또 한림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서 각각 다른 연구팀이 근대 지식 개념의 형성과 역사적 변화에 대해 연구한 것도 상당히 주목할 만한 업적이라고 본다. 사실 그동안 각 대학의 BK21사업은 학제 간 소통에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대개의 사업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면 끝나는 듯한데, 그 득실에 대해서는 연구자마다 할 말이 많으리라. 하지만 나뿐만 아니라 많은 연구자들이 자신의 전공만이 아니라 타 전공으로 시선을 확대할 좋은 기회가 되었을 듯하다. 필자 또한 역사문화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켜 문학을 재해석하게 되었으며, 기초논리학의 공부를 할 수가 있었다. 초학제 간 연구 방면에서는 올해에 고등과학원이 초학제독립연구단을 결성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단은 사유 패러다임의 문화적 차이와 학문의 방법에 대해 논의하면서 학문 융합의 방법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을 정기적으로 개최해오고 있다. 나는 우연한 기회에 2회 심포지엄에 참석했는데, 여러 연구자의 말씀을 청취하면서 정말로 많은 것을 배웠다. 앞으로 이 연구단이 사물의 분류와 지식의 탄생, 동서양의 시공간 인식 태도 등등 여러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어 나가길 기대한다.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개별 연구들이 융합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한편, 그것이 거꾸로 개별 분야의 연구를 심화시키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리라고 믿는다. 2년 전 일본의 메이지 대학에 객원교수로 있을 때 대학원 전담 과목 이외에 두 개의 대학원 학제 간 연구 과목에 참여한 적이 있다. 과목의 이름은 ‘문화계승학’과 ‘종합사학’이었다. 그 두 과목은 일본문학, 일본사학(특히 고문서학), 중국사학, 고고학, 민속학 분야의 전공교수들과 대학원생들이 자신들의 연구주제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기왓장의 문양, 탑신의 형태, 일본 고문서, 일본 신화론 따위가 나와 무슨 관계가 있으랴 생각했지만 차츰 많은 흥미가 일었다. 더구나 하나의 문물, 문서 혹은 문자표기체계가 어떻게 전파되고 변용되었는지를 연구하는 방법론은 내 분야에서 지식 담론의 생성과 유통을 분석하는데 많은 아이디어를 주었다. 우리 대학교에는 아직 학제 간 통합 과목이 개설되어 있지는 않다. 하지만 문과대학 내에 문이회(文以會)라는 교수 모임이 있다. 이 모임은 신간을 준비 중이거나 출판한 연구자가 자신의 저서를 소개하고 다른 연구자들이 질의하여 연구주제를 예각화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전공이 다를 경우 용어도 방법도 모두 생소하지만, 문과대학의 여러 학문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중요한 담론들이 이 모임에서 이루어진다. 게다가 학교 차원에서는 학문소통위원회가 정기적인 학술회의를 개최하여 학문의 소통과 융합에 관해 학내외의 다양한 연구자들로부터 고견을 청취하고 있다. 대단위 연구 사업, 대학 내 학문소통의 모임, 대학을 넘어선 초학제 간 심포지엄 등이 우리 학문을 발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리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공동 연구나 통합 연구가 더욱 내실 있게 운영되기를 기대하고, 또 정부의 유효한 지원이 계속되기를 희망한다.
  • [취업률 전쟁에 내몰린 대학] (중) 취업률의 맹점

    “우리 대학의 핵심인 의대·치대·한의대가 통계의 왜곡을 가져오는 주요인이라며 제외한 것이 결정적이었죠. 이런 지표를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취업률이 낮은 종합대학의 순수학문 관련 학과를 없애라고 정부가 조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원광대 관계자) 원광대와 상명대는 지난해 9월 정부가 발표한 재정지원제한 대학에 포함됐다. 전북권 사립대의 맹주를 자처하던 원광대와 서울시내 중위권 대학으로 분류되던 상명대는 큰 충격을 받았다. 이들은 연간 40억~50억원에 이르는 교육역량강화 사업비를 못 받는 것은 물론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입었다. 60~70년에 이르는 역사를 가진 만큼 동문들의 비난도 거셌다. 이들 대학이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된 결정적인 원인이 바로 ‘취업률’이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재학생 충원율 ▲취업률 ▲학사관리·교육과정 ▲등록금 부담 완화 ▲장학금 지급률 ▲교육비 환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법인지표 등 8가지 항목을 대학평가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중 취업률(20%)과 재학생 충원율(30%)의 비중이 절반에 이른다. 대학의 학과 구성 등은 따로 구분하지 않고 전체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해 하위 15%를 선발한다. 특정 지역에 하위권 대학들이 몰릴 경우에만 순위를 조정한다. 상명대는 예체능계 학과가 많아 취업률 지표에서 손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선정된 추계예대 역시 예체능계를 감안하지 않은 취업률 지표에 불만을 갖고 있다. 원광대는 취업률이 90%에 육박하는 의료계열 학과가 취업률 지표에서 제외된 점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과부는 의료계열 학과가 있는 학교가 소수라는 이유로 이들 계열을 지표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정부가 학교별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기준을 적용하면서 대학가에는 구조개편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원광대는 올해 취업률 하위 학과를 폐지하고 내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기로 했다. 한국문화학과·독일문학 언어전공·프랑스문화 언어전공·정치외교학·인문사회자율전공학부·자연과학자율전공학부 등 6개 학과가 대상이다. 대부분 기초학문과 사회과학에 집중됐다. 철학과는 2년간 폐지 유예, 국악과 음악은 음악과로 통폐합했고 미술 계열도 모두 합쳐졌다. 지난해 부실대학이었던 서원대도 연극영화과·화예디자인과·컴퓨터교육과·음악학과·미술학과 등 취업률이 낮은 학과들을 일괄적으로 폐지했다. 특히 이런 움직임은 부실대학이 아닌 대학들로 확대되는 추세다. 배재대·동아대·경인여대·계명대·청주대 등이 이미 올해 취업률이 저조한 학과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북의 A대 관계자는 “결국 지표에서 불리한 학과들을 선제적으로 쳐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학들은 정부가 무리한 지표를 내세워 대학 구조조정을 강제하고 있다며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지방대의 경우 절대적인 취업률을 적용하기보다는 정부 차원의 지원책을 내놓은 뒤 대학의 자구노력 등을 통해 개선 여부를 따지는 ‘정성적 평가’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강원도의 B대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 지방대의 취업 여건을 개선하면서 대학들의 취업률 높이기를 독려하는 것이 상식적인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항일운동, 경쾌하게 그릴 순 없나요? 코믹·반전의 팩션사극 만들고 싶어”

    “항일운동, 경쾌하게 그릴 순 없나요? 코믹·반전의 팩션사극 만들고 싶어”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가 주최하고 서울신문사가 후원하는 ‘2012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시나리오 공모대전’ 대상(상금 5000만원)에 팩션 사극 ‘상하이 시대’를 출품한 정원경(41)씨가 뽑혔다. 협회는 25일 ‘상하이 시대’를 비롯해 총 5편의 수상작을 발표했다. ●조연출·기고 등 활동하며 작품 완성 정씨는 “시나리오작가협회 회원도 아니고 부설 교육원을 다닌 적도 없어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대상을 받아 믿기지 않는다. 심사는 정말 공정했던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중국 로케이션이 필요한 시대극이어서 제작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신인에게 기회가 올지 모르지만, 직접 메가폰을 잡고 싶다.”고 말했다. ‘상하이 시대’의 배경은 1932년 중국 상하이다. 아버지를 살해한 친일 경찰에게 복수하려고 남사당패 살판쇠(‘잘하면 살판이지만 못하면 죽을 판’이라는 말에서 비롯된 높은 난이도의 기예를 펼치는 재주꾼) 출신 홍동이는 상하이로 흘러들어 간다. 우연히 임시정부 요인 김구, 이봉창, 윤봉길과 인연이 닿는가 하면, 삼합회의 전신인 청방의 중간보스와도 친분을 쌓는다. 이발사의 딸 메이와의 사랑도 곁들여진다. 장르는 코믹·액션을 버무린 팩션 사극에 가깝다. 정씨는 “대학 때 강만길 교수의 사학과 수업을 들으면서 독립운동사 이면과 독립운동가 발굴에 관심을 두게 됐다.”면서 “5~6년 전 다른 시나리오를 쓰다가 아이디어가 막혀 끙끙대던 중 문득 착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립운동사는 실패한 의거들이 많아서 단절된 역사처럼 잊혀졌지만, 과정을 뜯어보면 재미있는 캐릭터도 많고 알려지지 않은 디테일도 많다.”고 덧붙였다. 지금껏 독립운동 소재 영화는 비장한 최후로 끝을 맺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정씨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한국영화에서 항일독립운동은 지나치게 엄숙했다. 때론 경쾌하고 재밌을 필요도 있다. 수많은 의거 중 성공에 속하는 윤봉길 의사의 홍구공원 의거(1932년 4월 29일)를 다룬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또한 “액션도 누아르풍 총격전보다 주인공이 남사당패 살판쇠인 점을 활용해 슬랩스틱 액션을 강조했다. 반전을 통해 속편도 가능한 열린 결말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한 정씨는 곧바로 연출부 생활을 했다. 박중훈·송윤아의 ‘불후의 명작’(2000년·심광진 감독)과 신하균의 ‘예의없는 것들’(2006년·박철희 감독) 조감독을 했다. 생계를 위해 건설일용직과 외주 프로덕션 VJ, 영화평론 기고 등 15가지쯤 되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3년 전부터 ‘상하이 시대’ 집필을 시작했고, 3개월 전부터 모든 알바를 끊고 마무리에 매달렸다. ●최우수 김효민씨 ‘개팔자’ 등 5편 수상 이밖에 최우수작(상금 2000만원)에는 김효민씨의 ‘개팔자’, 우수작(상금 각 1000만원)은 윤종희씨의 ‘여현’, 강철수씨의 ‘칼잡이’, 이란씨의 ‘조선 여기자 최은희’가 뽑혔다. 시상식은 새달 14일 서울 인현동 PJ호텔에서 열린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미지와의 조우(KBS1 밤 12시 20분) 미확인 비행물체(UFO)가 세계 곳곳에 남긴 흔적들이 발견되고, 과학자들이 추적에 나선다. 그 가운데 인디애나에 사는 로이는 정전사고를 조사하다 우연히 UFO를 목격한다. 로이 혼자뿐만이 아니라 아들과 함께 사는 질리안도 같은 경험을 한다. 그후 로이는 UFO에 관한 기사 모으기와 UFO 형상을 찰흙으로 빚기도 하는데…. ●사랑과 전쟁 2(KBS2 밤 11시 5분) 어느 날 부부클리닉 위원회에 한 부부가 찾아왔다.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는 재혼부부. 하지만 아내는 남편과 아이만 가족이라고 여기고 혼자 사는 시어머니를 홀대한다. 서러운 마음에 과거 며느리를 그리워하는 시어머니. 몰래 과거 며느리와 왕래하는 것도 모자라, 급기야 자신의 아들과 다시 이어주려 한다. ●중국의 빛과 그림자 1부(MBC 밤 11시 10분) 세계의 진정한 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경제성장을 최우선 순위에 둔 중국은 그 정책을 다시 고려하기 시작했다. 사회 경제적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인구 0.4%가 중국 전체 부의 70%를 소유하고 있으며, 중국 최상위층 10%와 최하위층 10%의 소득차이는 무려 23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여행의 기술(SBS 오후 5시 35분) 새 앨범 준비와 신인가수 프로듀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완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그와 함께한다. 학창 시절 이후 처음 타보는 자전거 타기와 물을 무서워해 혼자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스노클링 등 평소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그의 진솔한 모습을 만나본다. ●헬스 투데이(EBS 오전 6시) 60세 전후에는 체지방이 증가하고 근육량이 감소하여 당뇨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당뇨 환자는 일반인보다 근육 감소증의 위험이 3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당뇨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근육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당뇨 예방 마지막 시간에는 하체 부위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배워본다. ●대뜸토크(OBS 밤 7시 5분) 고무신과 한복, 그리고 수염하면 떠오르는 통합진보당의 강기갑 대표. 그는 대한민국 최초의 농민출신 국회의원으로 법이란 가장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때문에 서민을 위한 정치철학을 실천하고 있다는 그다. 진보정치를 실현하는 그의 정치철학과 소소한 일상이야기를 들어본다.
  • [새의자] 김원철 도봉구의장 “역세권 상업지역 확대 등 현안 하나씩 풀어나갈 것”

    [새의자] 김원철 도봉구의장 “역세권 상업지역 확대 등 현안 하나씩 풀어나갈 것”

    민선 6기 후반기 기초의회를 이끌어 갈 의장단 선출이 끝났다. 서울신문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으로서 주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호흡하는 서울시 자치구 의회 의장들에게 후반기 의정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주민의 대표 심부름꾼으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후반기 도봉구의회 의장에 선출된 김원철 구의원은 23일 인터뷰 내내 자신이 주민의 심부름꾼임을 강조했다. 이는 이 지역 국회의원이었던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정치철학과 맥을 같이 한다. 그는 이동진 도봉구청장과 함께 김 전 고문을 정치적·정신적 멘토로 삼으며 주민 섬기기를 실천하고 있다. ●김근태 전 고문이 정신적 멘토 →후반기 의장 당선을 축하한다. -일부 구의회에서는 의장단 선출을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도봉구의회는 순조롭게 후반기 구성을 마쳤다. 구민 삶의 질을 높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 →주력하려는 사업은 무엇인가. -우리 구에서는 우이∼방학 경전철,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제3노선 건설과 경원선 지하화 병행추진, 창동역 민자역사 완공, 역세권 주변의 상업지역 확대 등 다양한 현안이 존재한다. 각 사업별로 집행부에서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사업시행 장기화와 현실여건 등 이유로 사업이 시행되기까지 오랜 기간을 요하는 사업도 있는 게 사실이다. 동료 구의원들과 함께 우리 구 발전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노력하겠다. ●상생과 협력의 區政 중시 →이동진 구청장과 인연이 깊은데. -이 구청장이 2002년 당시 구의원 출마를 권유한 게 지방의회와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됐다. 이 구청장은 김근태 고문 보좌관을 지냈고, 그런 인연으로 김 고문한테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던 게 내겐 큰 행운이었다. 이 구청장은 친화력이 있고 합리적인 분이다. 집행부와 구의회가 합심해서 구민에게 봉사할 것이다. 구의회는 물론 구정 감시와 견제가 중요하다. 하지만 상생과 협력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구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구민에게 희망을 주는 도봉구의회가 되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이려 한다. 구민이 필요로 하는 게 있으면 직접 현장을 찾아가 발로 뛰는 의장이 되겠다. 기초의회가 제 구실을 다하지 못해서 기초의회 폐지론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의장이 되고 나서 의장실 문을 항상 열어놓고 있다. 구의회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누구라도 언제라도 찾아와 대화하고 소통하려 한다. 신뢰받는 구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도봉구청 직원이 1100명이다. 이 분들에게도 초심을 잃지 않고 구민을 위해서 맡은 바 책임을 다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 우주굴기의 원천/민경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 우주센터장

    [열린세상] 중국 우주굴기의 원천/민경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 우주센터장

    중국의 우주굴기(宇宙?起)가 무섭다. 중국은 최근 자국 기술로 세계 세번째 실험용 우주정거장인 톈궁 1호와 유인우주선 선저우 9호를 발사, 자동·수동 도킹 실험에 성공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중국은 이미 1970년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을 개량한 창정(長征) 1호 로켓으로 중국 최초의 인공위성 ‘둥팡훙’(東方紅)을 발사하며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일본에 이어 세계 다섯번째 위성 자력 발사 국가가 됐다. 이후 지속적인 우주 개발을 통해서 현재는 우주기술력 종합순위에서 일본을 제쳤고, 유인우주선 기술만으로는 세계 3위의 우주강국 반열에 올랐다. 중국이 어느 날 갑자기 우주강국이 된 것은 아니다. 수천만 아사자가 발생한 1950년대 대약진운동 시기의 경제적 후진과 1960년대 문화혁명기의 사회적 대혼란에도, 중국은 마오쩌둥이 주창한 양탄일성(兩彈一星·원자탄, 대륙 간 탄도탄, 인공위성)의 전략무기체계 개발을 꾸준히 추진하며 우주기술의 기초를 쌓았다. 이를 통해 로켓기술을 확보한 중국은 1992년 유인 우주계획인 ‘프로젝트 921’ 가동과 1993년에 항공우주 기술개발 전담 조직인 국가항천국(NRSC)을 설립하며 유·무인 우주선 프로젝트를 본격화하고, 마침내 ‘신의 배’라 불리는 선저우(神舟) 우주선 발사와 함께 우주 유영에도 성공한다. 중국은 계속해서 우주정거장 건설과 유인 달탐사 계획까지 거침없이 밝혔다. 오늘날 중국의 우주기술 발전은 중국 지도부의 세대를 초월한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탄일성’부터 ‘프로젝트 921’까지 우주개발 과정에서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실패와 인명 참사가 있었지만, 중국 지도부는 오히려 전폭적인 지원으로 뒤를 받쳤다. 우주기술을 포함한 중국의 과학기술 우대정책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현대적 의미에서 중국의 우주기술 개발을 주도한 로켓 전문가 첸쉐썬(錢學森) 박사는 2차 세계대전 중 미국 국방과학자문위원회를 이끌었고, 독일 미사일 기지 조사위원장 등을 역임하였지만 공산당원이라는 혐의로 미국의 탄압을 받았다. 마오쩌둥은 1950년부터 천쉐썬 귀국 공작에 착수, 미국과의 5년간 담판 끝에 거물 간첩 맞교환 방식으로 1955년 그를 중국으로 데려왔다. 귀화 후 중국 우주 개발의 아버지라 불릴 정도로 지대한 역할을 한 그는 중국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국보급 과학자로 극진한 예우를 받았다. 그가 병석에 있을 때 장쩌민 전 주석과 후진타오 주석이 수차례나 문병을 갔을 정도다. 그의 장례식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장으로 거행돼 중국 전·현직 최고지도부가 총출동하여 마지막까지 최고의 예우를 아끼지 않았다. 과학기술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이 같은 애정은 과학기술인력에 대한 차원 높은 이공계 중시정책으로 이어졌으며, 그 결과 중국 내 과학자들의 사기 진작은 물론 세계 정상급 수준의 유학파 우수 과학자들의 유턴이 줄을 이었다. 지금의 과학기술 강국 중국이 만들어진 이유를 여기에서 찾아도 무방할 정도다. 승승장구하는 중국의 우주기술 발전과 이를 통한 국가적 위상 제고를 보며 우리의 과학기술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초지일관으로 견지한 과학기술에 대한 중국 정부의 철학과 태도가 잉태한, 오늘날 돌돌핍인(??逼人·기세등등하게 상대를 압박한다)하는 자세의 중국을 보며, 이공계 기피현상이 가속화되는 우리의 현실을 쓰디쓰게 바라볼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 인구와 자원이 부족하고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에서 과학기술만이 국가의 성장동력이라는 데는 반론이 없다. 차세대 성장동력이자 우리 국민의 먹거리가 달렸지만, 오로지 성공만을 좇아 일희일비하는 풍토가 지속하는 한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은 주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수많은 실패를 극복하면서 50년 이상 지속적인 우주 개발을 통해 황금의 결실을 보고 있는 중국이 보여준 과학기술에 대한 중단 없는 지원, 그리고 과학기술자 또는 전문 인력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그야말로 교훈으로 삼아야 할 때임은 분명하다. 그래야 국가의 미래가 있다.
  • [이은주 기자의 컬처 K] 전 세계 강타한 싸이의 ‘딴따라 정신’

    [이은주 기자의 컬처 K] 전 세계 강타한 싸이의 ‘딴따라 정신’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등 지구촌의 가요팬들을 사로잡은 싸이의 ‘강남스타일’. 이 노래는 쉽고 재미있는 가사에 중독성 있는 멜로디, 코믹한 댄스가 어우러지면서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조회 수 2400만건을 돌파하는 등 전 세계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다. 개그맨 못지않은 입담과 앞선 감각을 선보이는 싸이지만, 만나 보면 마냥 가볍고 재밌기만 한 연예인은 아니다. 자신만의 철학과 주관이 뚜렷한 가수다. 이번에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내놓은 것은 1집 때의 음악적 각오와 자세를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2001년 데뷔 때 히트곡 ‘새’를 부르면서 독특한 댄스와 세련되면서 파격적인 음악으로 가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후 싸이는 ‘챔피언’, ‘연예인’ 등을 히트시키면서 안정적인 인기를 얻었지만, 자신만의 개성과 실험 정신으로 똘똘 뭉쳐 가요계를 ‘선도’했던 데뷔 시절 ‘딴따라’로서의 사명감에 더 목말라하는 듯했다. 지난달 6집 발매 직후 만난 그의 말을 고스란히 옮기자면 이렇다. “‘강남스타일’로 데뷔 때 양스러움(양아치스러움)과 골때림을 다시 회복하고 싶었다.” 복고풍의 말춤은 체력적 소모가 크지만 후렴구에 립싱크를 하면서라도 무조건 신나게 춤추자는 그의 생각이 반영됐다. 일각의 ‘웃기는 가수’라는 시선에 대해 그는 “사람이 지갑이 얇아지거나 아프고 지칠수록 멋진 사람보다 유머러스한 사람을 찾기 마련”이라면서 “장동건도, 현빈도 아닌 내가 강남스타일을 외치는 것이 재미있지 않으냐.”고 거침없이 말한다. 그의 이런 전략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적중한 셈이다. 가수로서 그의 철학은 오늘 당장 죽을 것처럼 무대에 오르고, 단 하루만 보고 산다는 것이다. 1년에 한 번꼴로 신곡을 내는 것도 음원에 대한 욕심보다 무대에 올릴 레퍼토리를 추가하기 위해서다. 지난 11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는 그의 이런 ‘딴따라’ 정신을 집약적으로 보여 줬다. 그는 ‘국민 응원단장’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3시간 30분 동안 3만명의 팬들을 쥐락펴락하며 신명나게 놀았다. 관객들이 그의 공연을 찾는 이유는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신나게 놀 수 있는 탈출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객석에 뿌려지는 물벼락에 대비해 우비까지 챙겨 입은 팬들은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오자 ‘말춤’을 추며 신나게 노래를 따라 불렀다. 그는 걸그룹 씨스타를 패러디한 ‘싸스타’와 레이디 가가를 패러디한 ‘레이디 싸싸’를 선보이며 화답했다. 싸이는 “민망한 춤과 의상을 선보일 때마다 무대에서 무척 외롭지만, 관객들이 즐거워한다면 기꺼이 망가지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한편 이날 공연 도중 쏘아 올린 폭죽의 불꽃이 무대 꼭대기의 천에 옮겨붙어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주최 측이 조기에 불을 꺼 불상사는 피했지만 아찔했던 순간이다. 내년에는 독립 레이블을 꿈꾸는 그의 목표는 가요계에서 알아주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스스로 가수로서 굴곡 많은 인생을 살았다고 말하는 그는 “무대에서 최고였던 적은 없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은 적은 없다.”고 했다. 마치 기획사에서 찍어낸 듯한 아이돌 그룹들이 판치는 가요계. 자신만의 개성과 음악적 자존심을 잃지 않고 무대에서는 관객과 하나 되는 완벽한 딴따라를 추구하는 그의 정신이 세계인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비결이 아닐까. erin@seoul.co.kr
  • 서울시 예술단 새 수장 2人에 듣는다

    서울시 예술단 새 수장 2人에 듣는다

    무려 6개월을 수장 없이 보냈다. 서울시합창단은 전 단장의 임기가 만료된 지난 2월 이후 후임자를 찾지 못했다. 얼마 후 서울시오페라단장도 세종문화회관 박인배 사장이 정기공연 예산을 삭감하고 공연 일정을 변경하자 임기를 두어 달 남기고 사표를 냈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4월에 두 차례에 걸쳐 ‘예술공감 톡톡’을 열고 오페라단과 합창단의 역할과 사업 방향을 모색했지만, 의견을 나누는 자리에 그쳤다. 서울시를 대표하는 시립예술단이 정기공연을 취소하거나 미루는 등 내홍을 겪던 터라 누가 지휘봉을 잡을지 공연계 안팎에서 관심이 쏠렸다. 지난달 중순 세종문화회관이 조직 개편을 하고 새 단장을 선임했다. 오랜 공백을 메우고 두 예술단을 본궤도에 올려놓을 새 단장들에게 포부를 들어봤다. ■이건용 서울시오페라단장 “한국형 창작오페라 토양 만들 것” 이건용(65) 서울시오페라단장은 출근을 하자마자 제일 먼저 박인배 사장에게 물어본 것이 있다. 지난 4월 예정됐다가 미뤄진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에 대한 것이다. 공연 일정은 달라졌지만 관객과 한 약속은 지켜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 단장은 “다행히 연출자와 지휘자, 출연진 등 세팅은 이미 끝난 상태라 날짜를 잡고 추진만 하면 된다.”며 오는 11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공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반기에 창작오페라 ‘연서’에 이어 하반기 ‘돈 조반니’까지 올해 오페라단 공연은 두 개. “서울시오페라단처럼 큰 단체가 한 해 공연을 2개만 한다는 것은 영 면이 서질 않는다.”는 그는 “비슷한 시기에 모차르트 시리즈로 묶어서 ‘마술피리’도 올리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5층 단장실에서 만난 이 단장은 공연 얘기부터 꺼냈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다. 좋은 창작오페라를 내놓는 것이다. 200년 이상 사랑받는 해외 오페라작품 같은 창작오페라를 만드는 것이 시립오페라단의 책임이라고 여긴다. 그 첫걸음으로 대본가와 작곡가 워크숍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먼저 미국 뉴욕대(NYU)의 뮤지컬 라이팅(Musical Writing) 수업을 예로 들었다. 한 학기 내내 대본가와 작곡가가 협업하며 장면을 만들고 교수진이 평가를 하면서 끊임없이 수정을 해 나간다. 작곡가는 언어감각을 익히고, 작가는 음악의 생리를 파악하는 과정이다. 이번 세종문화회관 조직 개편으로 서양음악 총괄 예술감독도 겸하게 된 이 단장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많은 성악가를 지원하는 작업도 할 계획이다. 오디션제도를 활성화해 실력 있는 성악가들에게 중앙 무대에 설 기회를 주고, 지역 공연장과 연계해 다양한 무대를 만들 계획이다. 워크숍이나 성악가 발굴은 그가 강조하는 ‘선작품 후성과’, ‘선예술 후경영’이라는 예술 철학과 맞닿는다. “많은 곳에서 예술작품으로 하루빨리 경영적 성과와 수익을 올리길 바라고 있어요. 물론 공연장이나 단체 운영을 위해서는 수익도 필요하죠. 하지만 예술적 성과를 올리는 것이 예술단체로서 먼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오페라단을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이건용 서울시오페라단장] 서울대 음대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음대에서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작곡을 가르치며 가곡과 합창곡, 관현악곡 등을 다수 발표했다. 보관문화훈장(2007년), 금호문화상 음악상(1998년) 수상. ■김명엽 서울시합창단장 “하이든 ‘사계’ 같은 걸작들 대중화” 김명엽(68) 서울시합창단장의 사무실 책상 위에는 바흐 흉상이 있고, 벽에는 슈바이처 사진이 걸려 있다. 그는 고교 시절 바흐의 전기를 읽고 음악가의 꿈을 키웠다. 50년 가까이 합창음악을 하면서 문화 소외지역을 찾아 노래를 가르치는 일도 비중 있게 추구했다.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합창음악계의 슈바이처’라는 별칭이 붙게끔 한 인물들이니 그에게는 보물과 같다. 그는 서울시합창단장으로 부임하면서 다시 바흐와 슈바이처를 접목하려고 한다. 김 단장은 “직업합창단으로서 서울시합창단의 존재 이유이자 차별점으로 음악사적 걸작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내세우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지역 시립합창단 지휘자를 선발하는 데에도 심사위원들이 ‘아는 노래로 하면 안 되나’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다.”는 일화를 전하면서 “우리나라에는 합창단이 많고 합창 공연도 자주 있지만 대부분 해외 가곡이나 팝송을 들려주는 정도”라고 했다. 국내외 다양한 합창곡이 있는데도 실제로 무대에서 만날 기회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헨델의 ‘이집트의 이스라엘인’은 ‘메시아’처럼 유명하지 않지만 굉장히 감동적인 곡”이라고 소개한 그는 “하이든의 ‘사계’ 같은 합창 마스터피스를 골고루 소개하고, 바로크·고전·낭만·현대의 작품을 다양하게 선사하면서 우리 합창단의 역할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소외지역을 찾아 뮤지컬 음악이나 팝송 등 대중음악도 함께 연주하는 ‘찾아가는 음악회’도 더불어 진행할 계획이다.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을 선사하고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내가 잘하는 게 ‘콩나물(음표) 봉사’이니 빼놓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껄껄 웃었다. 창작 합창곡 개발에도 열을 쏟으려고 한다. “우리 합창음악은 1970~1980년대 레퍼토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민요를 소재로 발굴한 한국합창곡을 개발하고 보급하고 싶다.”고 했다. “흑인 영가는 그저 ‘할렐루야’만 연이어 부르는데도 20세기 합창음악의 한 장르가 됐어요. 그에 비하면 우리 민요는 멜로디가 정말 다양하고 감성이 탁월하죠. 분명 좋은 합창곡으로 편곡할 수 있을 겁니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애송시를 합창곡들로 재편곡해도 죽어가는 한국 가곡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김명엽 서울시합창단장] 연세대학교 음대 성악과, 동대학교 대학원 음악교육학으로 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지휘법·합창 등을 가르쳤다.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울산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역임. 현 서울바하합창단 지휘자 및 한국합창지휘자협회 고문.
  • ‘자기 의견’ 없는 일본인 눈치보는 문화 때문이다

    변경론(邊境論·Marginal theory)이란 무엇일까. 사상과 관련된다. 이곳도 아니고 저곳도 아닌 경계선에서 눈치를 살피는 사상적 갈등을 말한다. 이웃 나라 일본을 보자. 사실 우리는 일본인의 진심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속내를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들은 진심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말을 잘 하지 않는다. 일본 정치인들은 미국 대통령처럼 철학과 비전을 드러내 놓고 연설을 하지도 않는다. 이를 두고 사상가들은 변두리적인 성격(변경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여 앞장서서 근대화를 이룩했다. 태평양 전쟁을 일으켜 패망했지만 스스로 이룩한 근대화를 발판으로 급속하게 경제성장을 함으로써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이런 과정에서 일본문화론이 양산됐다. 신간 ‘일본 변경론’(우치다 타츠루 지음, 김경원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은 일본·일본인을 일본 지식인의 시선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일본을 규정짓는 핵심적 특성을 ‘변경성’에 두고 있다. 원래 일본인은 ‘변두리인’의 성격을 타고났으며 이를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일본 고베여학원 대학 명예교수인 저자는 모국 독자에게는 다소 꺼림칙하게 들릴 수도 있는 ‘불편한 진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파헤친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군림했던 일본을 중심국이 아닌 ‘주변국’으로 내세운 근거로 섬나라 일본이 근대화를 이룩하는 과정에서 종교, 언어, 문화, 정치 이데올로기 등 일본 사회 곳곳에 뿌리 깊게 박혀 있음을 밝히면서 일본은 전쟁을 일으킬 때도 주체적 판단을 내리기보다 주변 눈치를 보며 ‘그럴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결정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이 책은 루스 베네딕트의 ‘국화와 칼’, 이어령의 ‘축소지향의 일본인’, 롤랑 바르트의 ‘기호의 제국’처럼 일본을 이해하는 커다란 틀거리를 제공해 준다. 일본인 저자가 스스로의 역사적 사고와 행동의 패턴을 변경성을 통해 비판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훨씬 설득력 있는 일본론과 일본문화론을 보여 준다는 데 흥미롭다. 아울러 변경성이 일본 국가 정체성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얕보이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 이유는 군사력이 약하거나 돈이 없거나 영어를 못 해서가 아닙니다. 자기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존재가 됐고 이제부터 어떻게 하고 싶은가를 ‘자신의 언어’로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국가와 국민에 대해 진중하고 두툼하고 깊은 맛이 나는 ‘자기 의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본문 138쪽) 1만 35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시론] 세상에 없는 미래가 온다/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

    [시론] 세상에 없는 미래가 온다/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번져 나가던 2008년 가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왜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경제학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공개적으로 질문한 적이 있다. 몇 달 후 영국 왕립학술원의 경제학자들은 여왕에게 ‘금융위기를 제대로 분석할 수 없었던 무능력’을 인정하고 창의성과 사회 현안에 무심했던 경제학자들의 집단사고를 자책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는 현대경제학과 사회철학이 근본적으로 변하는 시기에 들어갔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다. 2011년을 강타했던 미국의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street) 운동이 있을 당시 매사추세츠 주립대 애머스트 캠퍼스 경제학과 교수들은 ‘경제학을 점령하라’(Occupy Economics)라는 동영상을 통해 보통 사람들을 위한 경제, 생태친화적인 경제,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경제시스템을 건설하려는 새로운 비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선언했다. 문제는 현재의 이런 전반적인 경제 위기가 구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산층이 붕괴되고, 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현상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돈을 풀어도 그 돈의 대부분은 금융회사로 흘러 들어가고, 일자리는 늘지 않았으며, 세계 경제 위기의 책임자들은 처벌을 받기는커녕 요직을 차지하고 권력을 휘두른다. 초기에는 미국의 상황이 가장 좋지 않았지만, 미국의 부실을 전 세계가 떠안으면서 이런 구조적 문제점이 글로벌화하고 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남부 유럽 국가들이 흔들리면서 전체 유로존이 흔들리는 상황이 되자 그동안의 침체를 상쇄했던 중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의 신흥국에도 여파가 미치기 시작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 현장을 찾아 “월스트리트는 손실을 사회화하고 이익은 사유화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칼 마르크스가 경고했던 것처럼 자본주의는 내부적 모순과 구조적 한계를 맞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지금까지의 시스템이 잘못됐다고 비판하고, 불평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의 사회철학과 경제시스템을 정립할 때가 되었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중장기적인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차기정부를 구성할 사람들이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시대변화를 역행하지 않으면서도 이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여러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필 자가 미래의 사회철학과 경제에서 중요하게 바라보는 것은 최근의 정보기술(IT)이 보여준 여러 가지 특성과 이를 활용하는 수많은 디지털 부족이 보여준 가능성이었다. IT를 단순히 효율을 좋게 만들어 사람들에게서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바라보거나 약간의 편리함과 즐거움을 안겨주는 도구로만 보지 말고, 새로운 사회의 가능성을 끌어내는 인프라로 바라본다면 신(新)성장엔진이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오늘날 IT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은 그 어떤 것보다도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T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그 순작용과 부작용, 그리고 이런 기술이 끌어내는 철학과 사회경제시스템의 변화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무지하다. 이제는 IT를 본질적인 사회경제시스템을 바꾸는 커다란 힘이라는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IT를 적절하게 받아들이고 적용하면 현재 우리가 영위하는 사회경제시스템을 발전적으로 혁신할 수 있지만, 잘못 대응하면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커다란 대가를 치러야 하며, 이런 격랑 속에 너무나 많은 사람이 엄청난 고난을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대안으로서의 미래 사회철학과 경제시스템 변화에 대한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적당하게 받아들이면서도 기존의 사회시스템의 불안정성을 최소한으로 하는 균형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 [옴부즈맨 칼럼] 한국형 공익재단 제도적 정비 시급하다/이갑수 INR 대표

    [옴부즈맨 칼럼] 한국형 공익재단 제도적 정비 시급하다/이갑수 INR 대표

    마케팅의 대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 교수는 저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법률이나 윤리적 기준에 의해 강제성을 띠는 것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 실천하는 의무임을 강조한 바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제 단순 자선 활동을 넘어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으로서의 자발적 또는 의무적 영역에 속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서울신문이 7월 18일 자부터 창간 특별기획으로 다룬 ‘공익 재단, 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시리즈는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터져 나오는 경제민주화도 개념이 아직은 모호하지만, 결국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연결되어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본래 4단계로 책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개념이다. 기업이 돈을 많이 벌어 고용 창출 같은 경제적 책임을 다하고, 법을 지키는 준법 경영과 윤리적 경영을 다하는 것, 나아가 사회의 소외계층에게 기부와 후원을 통하여 자선적 책임을 다하라는 것이다. 물론 법적, 윤리적 책임은 등한시하면서 홍보에 열중하는 일부 기업들도 있지만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화된 사회로 이동 중임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익재단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의 하나인데, 기획시리즈의 첫 시작을 대기업에서 만든 재단이 아닌, 개인들이 아끼고 아껴 재단을 만들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의 스토리로 시작한 것은 신선했다. 우리 기업의 기부는 외국과 달리 오너 자신의 주머니에서 시작되기보다는 주로 기업의 돈으로 재단을 만들거나 자선 활동을 하는 사례가 많아 진정한 기부라고 하기에는 좀 어려웠다. 공익재단의 활동과 문제점, 법적·제도적 개선 등 앞으로 바람직한 방향들을 제시한 것은 아마도 우리나라 언론에서 처음 다루어진 것이 아닌가 한다. 기사를 보면 우리나라의 공익재단은 특별한 색깔이 없이 안정적이고 틀에 박힌 활동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그것은 재단의 이사회 구성이 전문성은 배제된 채 출연자의 지인 위주로 되어 있고 재량권의 한계에 기인하는 탓이다. 특히 국내 40대 재단의 현황을 보면 50% 이상이 학술과 장학에 치우쳐 있었다. 미국의 빌&멀린다게이츠재단같이 전 세계의 틈새 소외지역이나 계층을 위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활동을 할 필요가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또한 재단의 설립을 허가제에서 인가제로 변경하여 누구나 쉽게 설립하게 하고, 자산의 운용에서 유연성을 두도록 하되, 세제혜택을 받는 만큼 국세청 등 관련 기관의 철저한 모니터링과 관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은 적절한 대안의 제시였다. 7월 23일 자 해외 공익재단 사례 기사에서는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분야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활동의 소개가 눈에 띄었으나, 선진국 공익재단의 운영 철학과 제도적 장치에서 특히 우리나라 공익재단들이 벤치마킹할 만한 내용이 다소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 바라건대, 공익재단에 이어 우리 사회에서도 점점 늘어나는 기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도록 제2의 기획기사를 제안하고 싶다.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개인들의 기부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우리 사회에서 기부 문화를 활성화시키는 캠페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아직도 자기 이름을 알리고 기부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기부라고 하면 큰 금액의 기부만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국민도 많이 있다는 점에서 실명기부문화 전개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선진국에서는 일반인들이 규모가 큰 민간단체나 재단에 기부하는 일이 일반화된 현상이며 다양한 ‘기부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영국에서 시작된 유산 기부 캠페인 ‘레거시 10’(Legacy 10)처럼 후손들에게 물려줄 유산의 10%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서약하는 운동을 소개할 필요가 있다.
  • [저자와 차 한 잔] 진보의 재구성 모색 ‘정치의 이동’ 펴낸 장은주

    [저자와 차 한 잔] 진보의 재구성 모색 ‘정치의 이동’ 펴낸 장은주

    참 거북살스럽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 영전에 바친다’는 헌사도 부담스럽기만 하다. 철학이 ‘집 나갔다’는 말을 너무 쉽게 듣는 여의도 정치판에 전해져야 마땅한 쓴소리인데 도시 귀 기울여 듣는 이가 없는 것 같기도 하다. 10년 만에 집권한 보수 정권은 역시나 권력형 비리로 비칠거리고, 권력을 내준 진보 진영은 통합진보당 사태에서 보듯 지리멸렬하기만 하다. 그래서 진보 진영과 자유주의 세력 사이에 놓인 ‘이념적 한강’에 다리가 되고 싶었다는 장은주(48) 영산대 법대 교수가 낸 ‘정치의 이동’(상상너머)을 이 무더위에 펼쳐 놓았다. 지난 18일 서울신문 회의실에서 만난 장 교수에게 집필 동기부터 물었다. 그는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뒤 독일 프랑크푸르트 요한볼프강괴테 대학에서 ‘하버마스와 그람시의 시민사회론 비교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대학이 있는 경남 양산과 서울의 참여사회연구소를 오가며 ‘지금, 여기’에 몰입하고 있다. 장 교수는 “우리 정치의 발전 방향에 대한 철학적 모색을 정리해 보고 싶은 생각을 평소 갖고 있었다. 지난해 여름방학에 A4 용지 150쪽 분량으로 딱딱하기 이를 데 없는 초고를 썼다. 아내인 하주영 박사와 대학 친구이자 출판기획가인 이건범이 읽어 보더니 ‘꼭 필요한 얘기’라며 더 많은 사람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시각장애 1급인 이씨가 이런저런 보완할 점들을 지적하고, 초고를 들춰본 이양수 한양대 교수가 A4 30쪽 분량의 의견을 보내와 1년에 걸쳐 책으로 엮었다. 그가 한창 집필에 속도를 내던 때 “모두 책을 산 것처럼 보이지만 누구도 끝까지 읽어 보지 않은 것 같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론 열풍이 일었다. 그의 초고 제목은 ‘왜 어떤 정의인가’였다. 그러던 차에 일보 전진을 희망하던 이들에게 거듭된 절망을 선사한 4·11 총선 패배와 진보당 사태를 맞게 됐고, 도리어 책 속의 발언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무상급식으로 인한 복지 논쟁이나 용산 참사, 한진중공업 사태를 비롯한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도 장 교수의 논지를 풀어 가는 실마리가 됐다. 그는 “진보·자유 진영이 왜 이렇게 망가지게 됐는가 하면 근본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정치적 지식인’들이 진보 정치의 본성을 이해하는 낡고 잘못된 정치적 사유 습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어쩌면 그의 주장은 단순할지 모른다. 1980년대 불의의 체제를 분노로 견뎌 왔던 진보주의자들이 지독한 성찰을 통해 ‘보수적 진보’의 인식틀을 과감히 깨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시각에서 ‘분배 패러다임’이라 이름 붙인 ‘엄청난 괴물’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재화의 분배에만 초점을 맞추는 정의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존중하는 정의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 그가 진정 바라는 정치의 방향은? “시민들이 민주주의의 주체가 되고 그들이 자신의 이해관계를 스스로 생각하는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공론장이라던가 토론, 대화를 통해 바람직하고 합리적인 정책을 찾아내는, 시민 중심의 민주주의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지식인 중심의 정치보다 시민 주체성, 아래로부터의 자발적 정치 참여 과정이 올바른 정치 개혁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게 ‘민주적 공화주의’라고 했다. 독자들이 어떻게 읽어 줬으면 할까? 장 교수는 “대학 교육을 받고 사회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쓰려고 노력했다.”며 “정답을 제시하려고 하는 책이 아니라 함께 모색하며 현실을 돌아보는 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누구보다 정치적 지식인들이 읽어 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똑똑하고 정의롭다고 자부하는 이들이야말로 이 책의 문제의식에 제대로 부딪쳐 볼 일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질병은 축복이다-암으로부터 얻은 자유’…암에 대한 철학과 도전

    ‘질병은 축복이다-암으로부터 얻은 자유’…암에 대한 철학과 도전

    신간 서적 제목 ‘질병은 축복이다-암으로부터 얻은 자유’를 놓고 독자들이 묻는다. “어떻게 질병이 축복이고, 암이 축복일 수 있습니까?” 행여 암 환자나 가족들이 들으면 분노할 만큼, 제목은 다분히 도전적이고 자극적이다. 저자의 설명은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질병은 삶의 과정에서 나 스스로 선택한 것이고, 내가 바로 하늘이고 절대자이고, 구원자이고 심판자라는 사실을 깨닫는 절박감을 가져다주는 게 바로 암’이라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암 때문에 죽음을 생각하게 되면서 오히려 삶의 가치를 더욱 느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기회냐는 반문이다. 저자는 암에서 나았다는 전제를 깔면서 중의법을 사용하고 있다. 11명의 암 환자가 자신을 찾아와 10명이 나았다는 저자의 주장은 마산고 졸업, 육군사관학교 36기, 육군 대령 예편, 기(氣)박사 1호(명지대)라는 명함이 없으면 잡도사 또는 사이비로 몰리기 십상이다. 추천사를 쓴 암 전문의인 김태식 전 고대 의대 교수는 “고통받고 소외된 암 환우들에게 희망의 등불을 밝혀주는 작품”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고, 하영제 전 농림수산식품부 차관도 의사와 약사도 사랑할만한 책이라고 추천한다. 우리 스스로가 질병을 만들 듯, 자신이 하기에 암도 충분히 고칠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병원을 거부하고 자신에게 치료를 맡겨 깨끗이 나은 자신의 누이 등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의 암 전문가 아보 도오류 교수의 말을 인용해 암의 원인이 저체온과 저산소에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암을 고치려면 음식조절, 환경 조절, 생각조절을 해야 하고, 몸에 열나는 음식을 먹으라고 권한다. 그는 암에 걸렸다고 육식을 기피할 필요는 없고, 잘 숙성돼서 쉽게 소화할 수 있는 고기는 먹어도 된다고 한다. 채식과 함께 간장 된장 고추장 같은 발효식품이 암 치료에 좋다는 것이다. 예비역 대령 출신답게 그는 전쟁사를 통해 항암제의 역사를 소개한다. 화학전 용으로 개발된 약품이 항암제이고, 2차 대전 당시 롬멜과 슈타인코프 장군이 실제 화학전에 사용했다고 한다. 항암제는 두 장군의 첫 두 글자를 따서 ‘LOST’로 불리기도 한다. 이 약은 세포를 변형시키기 때문에 먹으면 머리털이 빠지고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 구토와 헛구역질도 그래서 생긴다. 항암제 제조회사인 화벤은 원래 화학가스를 만드는 회사라고 한다. 미국 행정부는 1970년대 닉슨대통령 시절 암 연구를 본격화했고 그 결과는 1990년 ‘OTA 보고서’로 공개됐다. 공개된 연구 결과는 단백질을 섭취하지 말라는 것이고, 현대 암치료의 3대 핵심인 항암제, 방사선, 수술은 식사요법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바꿔말해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얘기다. 항암제의 부작용 뿐 아니라 약에 대해 저자는 신랄하게 비판한다. 암 환자에게 임상실험중인 신약을 써보라는 권고를 받았다면 그것은 ‘사기’라고 단정짓는다. 소염진통제의 주의사항으로는 혼수상태, 망막출혈, 간염, 백혈병 등이 있다. 그런데도 의사들은 소염진통제를 쉽게 처방한다는 것이다. 그는 갑상선암이 늘어난 이유는 암으로 판정 짓는 환부의 크기와 기준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자신 또는 자신의 가족이 암에 걸렸을 경우를 가정해 세가지를 조언한다. 첫째는 현대 의학의 진단술은 철저히 믿지만 치유법은 믿지 말라고 한다. 병원 가서 수술하지 말고, 항암제 먹지 말라는 것이다. 둘째는 가족들에게 면피용 치유법을 제시하지 말라고 선을 그으라는 주문이다. 바꿔말하면 암에 걸렸다고 하면 가족들이 온갖 치유법을 많이 늘어놓는다는 것이다. 셋째는 의사에게 당신의 자식이나 부모에 하는 방법을 나에게 말해 달라고 물으라는 것이다. 저자는 병원에 매달리지 않으면서도 환자 스스로가 암을 고칠수 있는, 그만의 비법을 전하고 있다. 자신의 여동생에게 병원 가지 말고 자신에게 목숨을 맡겨보라고 했듯이. 대한미디어 간. 1만 8000원.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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