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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 뇌동인상 엄단하라(사설)

    새해들어서자마자 마치 때를 기다렸다는 듯 각종 생필품과 대중음식값·이미용료·목욕료등 개인서비스료를 앞다퉈 올리던 업계가 정부측의 긴급물가안정대책으로 된서리를 맞게 됐다.수출과 내수호조로 예상밖의 호황을 누리면서도 승용차가격의 기습인상을 단행한 자동차 메이커들도 모두 공정거래법상의 담합및 불공정거래 혐의로 집중조사를 받게 됨으로써 정부의 안정화의지가 퇴색되지 않았음을 국민들은 감지하게 된 것 같다. 사실 최근의 각종 요금인상 러시는 물가파동의 불길한 조짐을 보는 것같은 불안감을 국민들에게 안겨줬던 것이다.최근 물가동향을 보면 당국의 가격현실화방침을 아전인수식으로 확대해석한 각 업계가 모처럼 주어진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듯 뇌동인상에 나선 느낌이 강하게 든다.우리가 우려하는 점은 이러한 뇌동현상이 인플레심리를 확산시켜 국민경제의 안정기반을 뿌리째 흔들어놓고 국제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키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때문에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부는 물가에 관한 한 잠시도 방심함 없이 종합적인 안정대책을 수립,이를 차질없이 추진함으로써 경제의 국제화·경쟁력강화 움직임이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가격인상요인을 인위적으로 억누르는 것이 좋을 까닭은 없다.그렇지만 정부는 업계의 무분별한 가격인상움직임에 대해선 철저한 원가분석등의 행정감독으로 제동을 걸어 안정기반을 구축해야 할 책무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엔 어느때보다 물가를 압박하는 요인이 많다.지난해 금융실명제실시와 함께 돈을 많이 풀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물가상승영향이 올 상반기에 나타날 전망이며 국제수지흑자가 예상되는 데다 자본자유화로 해외자본이 대거유입될 것으로 보여 통화팽창에 따른 인플레심화현상을 어렵잖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이처럼 통화가 크게 늘어나는 데다 개별품목의 가격인상이 잇따르면 이는 곧 임금인상↓수출품가격경쟁력하락의 악순환을 이룰 것이다.또 인플레심리의 확산은 부동산 등에 대한 환물투기와 과소비를 부채질함으로써 저축과 투자감소를 초래,경제의 자생력을 잠식하게 됨은 두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되풀이되는 얘기지만 업계의 무턱댄 가격인상은 행정력의 철퇴를 가해서라도 막아야 하며 비록 인상요인이 발생한다 해도 경영합리화노력으로 이를 최대한 자체흡수토록 철저히 지도해야 할 것이다.쉽게 지나쳐 버릴 수 없는 사실은 기업이란 어느나라,어느때를 막론하고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선 스스로 윤이의식을 둔감케 하는 속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경제에 해악을 끼치는 자유방임상태보다는 합리적인 방법과 수단으로 안정을 꾀하고 경제체질을 강화토록 유도하는 분위기조성을 정부측에 거듭 촉구한다.
  • 떠오른 별/격동의 93년… 지구촌 인물의 부심

    ◎「20세기 최대과제」 중동평화 새 장 열어/라빈/아라파트/7년 줄다리기 「UR」 매듭… 국제화 선도/서덜랜드 올해 국제질서의 특징은 국제화와 평화정착으로 요약된다.개별국가들은 이 질서위에서 각각 변화와 개혁의 시대에 불을 댕겼다. 국제화를 이끈 주역으로는 우루과이 라운드를 주물렀던 피터 서덜랜드 가트(GATT)사무총장,리언 브리튼 유럽공동체(EC)집행위원,미키 캔터 미무역대표가 손꼽힌다.세계평화를 선도한 쪽에서는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와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야세르 아라파트의장,데 클레르크 남아공대통령과 넬슨 만델라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장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호소카와 모리히로 일본총리와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검사는 국내개혁의 기수로 떠올랐다.개혁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러시아 자민당당수,베니지르 부토,모하메드 아이디드 소말리아 군벌지도자도 각각 국민들의 인기를 바탕으로 국제질서의 한 흐름을 형성했다. 브리튼 EC집행위원은 최대 무역파트너인 캔터 미협상대표와 함께 밤을 세워가며 이견을 조정,국가간 무역장벽을 무너뜨림으로써 21세기 「선진국 중심」신경제질서를 창출했다.이들 사이에서 서덜랜드 가트사무총장은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때마다 자유무역이론을 들어『협상이 실패하면 지구촌의 모두가 공멸할 것』이라며 협상을 독려했다. 협상과정에서 발라뒤르 프랑스총리는 자국의 음향·영상부문을 지키는데 성공함으로써 국내경제를 걱정하는 제3세계권에 「경제외교」의 소중함을 깨우쳐주기도 했다. 라빈 이스라엘총리와 PLO의 아라파트의장은 「20세기 최대과제」로 불리던 중동평화협정에 서명함으로써 반세기간 지속된 증오와 반목의 역사를 청산하는데 청신호를 보냈다.이 파장은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등에 「평화도미노」현상을 일으키면서 이스라엘의 대아랍권 관계개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그러나 국경문제등 몇몇 「작은문제」를 놓고 계속 포격이 그치지 않는등 실질적 중동평화는 해를 넘기는 과제가 됐다. 국제평화와 관련,데 클레르크 남아공대통령과 만델라ANC의장도 뺄 수 없는 인물.3백여년간 지속돼 온 흑·백 인종차별의 벽을 깨뜨렸다는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공동수상했다.새로 참정권을 얻은 흑인의 수가 6배나 많아 만델라의장이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민당의 「정권독식」을 종식시킨 호소카와 일본총리는 일본의 오랜 정경유착의 사슬을 끊고 새정치에의 활로를 열어가며 신세대정치의 선봉장으로 떠올랐다.「칠인칠색」의 연립7당을 이끌면서도 38년의 긴 세월동안 자민당도 해내지 못한 정치개혁법안을 최근 중의원에서 통과시켰다. 정치지도자는 아니지만 이탈리아의 피에트로검사 역시 지구촌의 개혁시대를 연 인물로 세계적인 시선을 모았다.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운동의 주창자 피에트로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경찰관으로 근무하다 뒤늦게 사법시험에 합격한 입지전적인 인물.지난해 2월 밀라노의 한 사회당간부가 건설업자로 부터 병원신축을 미끼로 7백만리라(3백5만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포착,기소한것을 시발로 지금까지 각계인사 수십명의 비리를 캐내 응징했다.그의 초상화를 넣은 티셔츠와 크리스마스카드,자서전등이 전국적으로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을 정도로 국민적인 추앙을 받고 있다. 러시아 「12·12」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지리노프스키 자민당당수는 과거의 러시아제국,소비에트연방에 지대한 관심을 두며 국민을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국제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있다.이른바 러시아 민족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그는 이번 총선에서 친옐친의 「러시아의 선택」에 이어 일약 제2당을 창출,옐친의 최대정적으로 떠올랐다. 벌써부터 유럽을 돌며 각국의 사회당과 관계를 강화하는 등 그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88년 회교권의 첫 여성총리에 올랐다 3년만에 축출된 부토가 지난 10월 총선을 통해 재집권한 것도 올해의 뉴스.당시 칸대통령과 나와즈 샤리프총리의 권력투쟁과정을 이용,결국 두사람 모두를 역사속으로 보낸 그녀는 아메드 레가리전외무장관을 대통령에 당선시키면서 권력기반을 강화했다. 그녀의 파키스탄인민당(PPP)이 과반수의 의석확보에 실패한데다 정부의 재정악화등으로 정정불안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더욱이 인도와 카슈미르주 영유권을 둘러싸고 분쟁이 계속되고 있고 핵무기개발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질시 역시 그녀에게 큰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다. 소말리아의 군벌지도자 아이디드장군은 미국을 주축으로 한 유엔에 맞서 싸우다 결국 미군의 철수를 유도했다는 점에서 국내적인「영웅」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지는 별/일 자민당 38년 독주 막내려 정계떠나/미야자와/러시아의 보·혁대결서 저항하다 수감/루츠코이 하스블라토프 영욕의 부침은 언제든 있게 마련.하지만 올해는 유난히 각국의 집권자들이 개혁과 변화의 거센 바람에 내몰려 사라졌다.개인적 비리뿐 아니라 「과거와의 단절」을 요구하는 시대의 조류 때문이다. 이들이 화려했던 무대를 떠난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대체로 ▲정권교체에 따른 퇴진 ▲시대의 조류를 거부하고 끝까지 버티다 쫓겨난 경우 ▲부패와 관련된 권력형비리등으로 분류된다. 「변화」의 태풍과 함께 들이닥친 정권교체로 자리를 내준 대표적 인물은 미야자와 기이치 전일본총리(74).미야자와는 지난 6월 내각불신임안이 중의원에서 통과된데 이어 7월총선에서 자민당이 원내과반수 확보에 실패,38년간의 자민당 1당체제를 연립내각에 넘겨주고 담담히 정계를 떠난 비운의 정치가가 됐다. 이와 달리 지난 10월 보·혁대결에서 총부리로 맞서다 백기를 들고 항복을 선언한 러시아 보수파 「3인방」 루슬란 하스불라토프 전최고회의의장(50),알렉산드로 루츠코이 전부통령(46),발레리 조르킨 전헌법재판소장(50)은 권좌대신 감옥살이를 그 대가로 받은 케이스. 이들 가운데 루츠코이와 하스블라토프는 「집단소요 선동죄」로 모스크바 근교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수감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고 조르킨은 재판소장자리에서 쫓겨나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 이들에 비해 이탈리아 전총리이자 종신상원의원인 줄리오 안드레오티(74)와 전사회당 당수인 베티노 크락시하원의원(59)은 이탈리아 사법당국의 부패척결을 위한 이른바 「미니 폴리테」에 걸려들어 늘그막에 수모를 당했다.안드레오티는 마피아와의 결탁으로 면책특권이 박탈됐는가 하면 크락시는 정치자금법위반혐의로 당수직을사임했다. 게다가 비외른 엥홀름 독일 사민당 전당수(53)는 지난 4월 6년전 주의회선거에서 흑색선전을 선거전략으로 악용한 사건이 밝혀져 은퇴,12년만의 재집권 꿈이 물거품이 됐고 프랑스출신의 자크 아탈리 전유럽부흥개발총재(49)도 공직생활의 비리로 철퇴를 맞고 쫓겨났다. 하지만 「사라진 올해의 인물」로 가장 주목을 끄는 집권자는 역시 캐나다의 첫 여성총리였던 킴 캠벨전총리(46).기라성같은 남성정치인들을 제치고 혜성처럼 화려하게 정계에 입문했던 캠벨은 전임자 브라이언 멀로니 전총리가 물려준 달갑잖은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에 수완을 발휘하지 못한채 지난 10월 총선에서 고배를 들고 4개월만에 도중 하차,최단명 총리가 됐다. 특히 대처 영국 전총리에 이어 대담한 여성으로 한껏 기대를 모았던 그의 퇴장은 세계여성지도자의 국제무대 활약에 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이밖에 클린턴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등장,군개혁에 앞장섰던 레스 애스핀 전미국방장관(55)은 지난 15일 그 개혁의 도마위에 스스로 희생당한 불운의 인물이 됐다.하원 군사위원장 출신으로 군사전문가인 애스핀은 그동안 냉전종식에 따른 국방예산의 대대적인 삭감을 주장하다 군부의 반발로 물러남으로써 클린턴 행정부에서 이탈한 첫 각료라는 오명을 남겼다. 팝뮤직의 황제 마이클 잭슨(35)도 어린이 성추행 스캔들로 미사법당국으로부터 알몸수색을 당하는등 물의를 빚었다. ◎사라진 별/세계최대 마약왕… 경찰에 피살/에스코바르/아동자선 활동 편 은막의 여왕/오드리 햅번 올해도 지구상의 수많은 큰 별들이 사라졌다. 정치인으로는 일본 금권·파벌정치의 대명사였던 다나카 가쿠에이(전중각영) 전총리가 75세를 일기로 12월 세상을 떴다.도쿄대 출신이 판치는 일본정계에서 국교졸업 학력으로 풍운아처럼 일세를 풍미했으며 록히드 스캔들로 구속되는 불명예를 당하기도 했다. 피에르 베레고부아 전프랑스총리(67)는 지난 3월 사회당의 총선참패로 총리직에서 물러난뒤 한 기업인으로부터 1백만프랑을 무이자 대부받은 것이 언론에 보도되자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5월 자살했다.라나싱헤 프레마다사 스리랑카대통령이 민족분규의 희생양으로 타밀반군에 의해 암살된 것도 같은 달이었다. 투루구트 오잘 터키대통령(66)과,보두앵1세 벨기에국왕(62)은 4월과 7월 각각 서거했다. 미국 최초의 흑인대법관으로 24년간 재임한 민권운동의 거목 서굿 마샬과,닉슨전미대통령의 부인 패트리샤 라이언 닉슨여사도 올해 생을 마감했다. 콜롬비아 최대의 마약조직인 메데인 카르텔의 두목이었던 파블로 에스코바르(44)는 12월 정부군에 사살됐다.천의 얼굴을 가진 사나이,현대판 「로빈 후드」로 알려진 파란만장의 일생을 끝내 비참하게 마감한 것이다. 문화계에선 「로마의 휴일」에서의 깜찍한 연기로 전세계 영화팬들을 사로잡았던 오드리 헵번(63)이 오랜 투병생활끝에 스위스 로잔에서 1월 유명을 달리했다.그는 말년엔 국제아동기금 순회대사로 소말리아등 지구촌 곳곳의 불우이웃들에게 사랑을 베풀었다. 이탈리아 출신의 20세기 영화계 거장으로 「길」등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던 페데리코 펠리니(73)감독과,홍콩의 스타였던 이소용의 아들이며 역시 액션스타였던 브랜든 리(28)도 촬영중 권총사고로 올해 타계했다. 러시아 태생의 금세기 최고 남자 발레 댄서인 루돌프 누레예프(54)는 1월 파리의 한 병원에서 에이즈로 숨졌다.61년 러시아 키로프발레단원으로 유럽순회공연도중 파리에서 망명했었다.「파리대왕」의 작가인 대문호 윌리엄 골딩과 미국이 낳은 불멸의 성악가 마리안 앤더슨도 고인이 됐다.
  • 미국은 UR횡포 삼가라(사설)

    세계무역 자유화 기치를 내건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시점에서 협상주도국 미국이 초강경 경제패권주의 의도를 드러냄으로써 개도국들의 긴장과 불만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외신들이 전하고 있다. 미국측은 자국의 뜻대로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UR협상자체를 무산시킬 수도 있다는 강압적인 입장을 밝혔으며 특히 개도국을 겨냥,무차별의 보복조치인 통상법 「슈퍼301조」의 부활을 관철시키려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때문에 이번 협상은 우루과이라운드가 아닌 유에스라운드(USR)라는 개도국들의 불만과 비아냥섞인 지적이 회의장주변을 맴도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기도 하다. 개도국들은 미국의 301조가 지닌 자의성에 너나 할것없이 심한 공포와 거부감을 느끼는 실정이다.현행 일반 301조가 개도국의 저가수출품 해당품목에 국한된 보복성격을 띤 것이라면 슈퍼301조는 특정품목에 한정되는 게 아니라 해당국가의 어떠한 수출품에 대해서도 마음대로 반덤핑관세 부과등 부담이 매우 큰 수입규제조치를 취할 수 있는 철퇴인 것이다. 두말할 나위없이 이같은 무역보복조치는 UR정신에 역행하는 것으로 지적되며 미국측은 세계적인 자유무역체제 아래에서 보호주의의 특권을 유지하려한다는 많은 나라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자국이익 우선의 자세를 고수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냉전이후 국제사회의 유일한 초강국으로서 자국의 경제적 이익만을 지상목표로 삼는 강자의 횡포논리가 확고하게 뿌리내리려는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이처럼 냉혹한 국제무대의 속성을 감안하면 우리 정부의 쌀시장개방저지노력이 얼마나 터무니없고 무력했던 것인가를 쉽게 읽을 수 있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쌀이 지닌 민족혼의 성격이나 우리만의 특수한 농촌현실 등을 감안할때 쌀시장개방조건을 완화시키려는 협상대표단의 마지막 안간힘을 적극 지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행여 쌀문제로 발목을 잡혀서 우리의 또다른 취약분야인 금융·서비스시장들을 무력하게 개방당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미국은 널리 알려져 있듯 금융·서비스부문에서 최강의 국제경쟁력을 지니고 있으면서 자국과 같은 수준의 개방을 우리측에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의 경우 오랜 관치금융의 역사 등으로 이부문의 경쟁력은 너무 보잘것 없는게 현실이다.때문에 협상대표단은 쌀문제에만 너무 집착한 나머지 작은 것을 얻어내는데 그치고 예상밖의 많은 것을 잃는 협상의 함정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마무리담판에 혼신의 힘과 지혜를 다해야 할것이다. 이에 더해 이해관계가 깊은 다른 협상참가국들과 공동보조를 통해 미국등 강대국들의 자국이익 지상주의를 앞세운 횡포에 과감히 맞서야 할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 “집단이기주의 발본” 단호한 의지/공정거래위,약사회 고발 배경

    ◎재벌 아닌 사회문제에 이례적 강수/혐의 인정땐 최고 3년형·2억벌금 공정거래위원회가 약국의 집단휴업을 주도한 대한약사회와 약사회 서울시지부 등을 검찰에 전격적으로 고발한 것은 국민에게 불편을 주는 집단이기주의를 뿌리뽑기 위해 단호한 철퇴의지를 보인 것이다.공정위가 본연의 임무로 여기는 대재벌정책과 관련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검찰고발이라는 강경수순을 밟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 들어 공정위는 경제정의 구현을 위해 사실상 사정차원의 활동을 벌여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그런데 이제 약국휴업같은 사회문제까지도 손을 대 공정거래질서 확보를 위해 「경제경찰」로서의 폭넓은 역할을 하게된 것이다. 공정위는 약국의 집단휴업결의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을 위반한 부당한 공동행위라고 지적했다.약국의 집단휴업은 이 법 제19조(부당한 공동행위의 제한) 1항 3호의 「사업자가 상품의 생산·출고·운송·또는 판매의 제한이나 용역의 제공을 제한하는 행위」중 판매의 제한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공정위는 또 법 제26조 1항 3호는 사업자단체가 구성원인 사업자의 사업내용 또는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규정에도 저촉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규정은 사업자 주도로 결의나 합의를 한 경쟁제한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사업자단체가 아닌 개별 약국이 스스로 휴업을 하는 경우에는 공정거래법의 대상이 되지 않고 소비자보호법으로 규제를 하게 된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소비자보호법 제10조 2항은 「국가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고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업자의 부당한 행위를 지정·고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이 조항은 보사부의 부당행위 지정·고시가 있어야 적용이 가능하며 사법처리도 할 수 있다.보사부는 이에 따라 이를 고시했기 때문에 약국들이 스스로 휴업에 들어갔더라도 처벌을 받게된다. 이번 약국 집단휴업을 주동한 대한약사회와 서울시 지부의 간부들은 앞으로 법원에서 혐의가 인정될 경우 공정거래법상 최고 3년이하의 징역이나 최고 2억원이하의 벌금등 중형을 받게된다.휴업을 철회했더라도 법 위반행위가 이미 일어났고 그로 인해 국민들에게 엄청만 불편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그러나 휴업약사들에 대한 사법조치를 놓고 고심한 끝에 공정거래법을 적용,검찰에 고발했지만 공정위가 처음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이날 갑자기 칼을 빼든 것은 적지않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지난 6월 한·약분쟁으로 처음 약국이 집단휴업 움직임을 보일 때까지만 해도 공정위는 『약국의 휴업은 상품의 판매에 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정위가 규제할 대상이 안된다』고 팔짱을 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또 지난 24일 긴급위원회를 열어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경우 적어도 5일전에 당사자에게 통보」하도록 된 지침을 「경제 사회적으로 중대한 사태가 있는 경우에는 즉시 고발할 수 있다」로 고쳤다.
  • 「국민건강 볼모」약사에 극약처방/「약국 휴업」정부 왜 칼 빼들었나

    ◎방관땐 신한국 창조 걸림돌 판단/“고질적 한국병” 청와대 뜻도 강경/공권력 개입 초래… 완정종식엔 시간 걸릴듯 정부가 24일 약국의 전면 휴업과 관련,주동자에 대해 사법처리등 강력대응에 나선 것은 우리 사회에 날로 만연해가는 집단이기주의를 차제에 깨끗이 수술,더 이상 집단이기주의에 의한 집단행동을 용납치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약국휴업을 방관할 경우 또다른 집단이기주의가 끝없이 되풀이돼 신한국 창조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정부가 칼을 뽑아들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정부의 시각은 이날 김영삼대통령의 약국휴업과 관련한 언급에서 분명히 나타난다. 김대통령은 약국 휴업에 대해 『집단이기주의의 표본이자 한국병중 한국병』이라며 『국회연설에서 한약분쟁과 관련해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집단이기주의를 분출한데 대해 국민은 절대 용납치 않을 것이며 정부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고 밝혀 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짐작케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과거 정권들이노조등 각종 이익단체들의 집단이기주의 분출에 손을 대지 못하고 방치한 것이 이같은 사태를 야기한 주요 원인인 만큼 국민건강을 볼모로 한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강력한 정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소신』이라고 설명했다. 즉,깨끗한 정부와 강력한 정부를 표방,금융실명제와 공직자 재산공개등 각종 개혁조치를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 정부가 집단이기주의에 질질 끌려다닐 경우 강력한 정부실현의 대국민 약속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사정드라이브로 그렇지 않아도 불안감을 보이고 있는 국민이 동요,자칫 정부가 신뢰를 잃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약사들은 끝없는 집단이기주의에 사로잡혀 과도한 욕심을 부리다 정부와 국민으로부터 외면받고 시범케이스로 정부의 철퇴를 맞게 된 것이다. 정부가 이번에 약국폐업에 강경 대응키로 함으로써 지난 7개월간 국민 건강을 담보로 지루하게 끌어온 한약분쟁은 조만간 장외 실력행사에서 장내로 끌여들여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민들이 분쟁의 한 가운데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등터지는 격으로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는 극한 상황도 종식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는 공권력으로 약국휴업을 중단시킨 이후 할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약국휴업을 가져온 한약분쟁은 지난 30여년간 이어온 고질적 싸움이며 한의사나 약사들이 전문가로서 나름대로 정연한 논리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약사의 경우 한약도 넓은 의미로 약의 한 종류이며 약사는 현행법에서 약에 대한 모든 업무를 다루도록 자격이 부여돼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한의사측에서는 한약은 진단·처방·조제가 일관된 동양 특유의 종합적 과학이라고 주장,분석과학인 양의학처럼 의사에게 처방을,약사에게 조제를 분리할 수 없으며 약사가 취급하기에 부적합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실력행사를 끝맺음한 뒤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특성을 고려,학문적 구분을 명확히 하면서 의사와 약사의 업무영역도 한계선을 긋는 작업을 서둘어야 이 분쟁이 완전 종식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 “예금 140억” 신고한 지방의원/부산시의회 김허남씨

    ◎공직자 통틀어 현찰액 최다/헐값에 산 임야 1만평 팔아/학원이사장… “전문대 세울것” 11일 마감한 지방공직자 재산등록에 부산시의회 김허남의원(74·백민학원 이사장)이 1백40억원 이라는 거액의 예금을 신고해 화제를 뿌리고 있다. 「1백40억원」은 월 1백만원의 봉급자가 무려 1천1백66년을 한푼 쓰지 않아야 모을 수 있는 엄청난 액수이며 공직자 재산등록에서 중앙과 지방을 통틀어 예금액으로는 최고다.하루살이가 빠듯한 서민들로서는 선뜻 규모조차 상상하기 힘든 거액을 다른데 투자하지 않고 왜 은행에 쟁여 두었을까. 이에대해 김의원은 『전문대를 설립하기 위해 현금을 모두 은행에 넣어두었다』고 밝히고 있다. 『평생을 2세교육에 힘쓰며 성실하게 살아왔기에 재산공개도 떳떳했다』고 털어놓는 김의원은 지난 74년 평당 3백원에 사둔 부산시 북구 주례동 일대 임야 1만2천평이 하루아침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해 현찰부자가 됐다고 설명했다.정부의 주택 2백만호 건설계획 덕분에 89년 이 일대 5만평이 택지조성사업에 편입되면서 이임야를 평당 1백만원씩 1백20억원을 받고 현대건설에 팔았다.김의원은 거액을 손에 쥐자마자 공증을 거쳐 은행에 입금시켰는데 4년동안 이자만 20억원이나 불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서구 남부민동 18평짜리 집에 살다 6년전에야 39평 아파트로 옮겨 살 정도로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있다는 김의원은 40년 남짓 학교를 운영하면서 수업료를 못낸 학생들을 모두 졸업시켜준 「인자한」 교장선생님으로도 소문 나 있다고. 김의원은 『재산을 등록한 공직자중 투기나 부정의 방법이 동원된 사람은 철퇴를 맞아야 하지만 근검절약으로 재산을 늘리거나 알뜰한 내조에 의한 재산형성이 10억원 이상되는 공직자는 오히려 칭찬해야 한다』면서 공정한 정부당국의 처리를 당부했다. 함경북도 명천출신인 김의원의 현금외 재산은 자신명의의 임야·대지 7천여평 35억원과 부인명의의 김해청소년수련장 10만평 40억원 등으로 모두 부동산이다.
  • 공정위 첫 직권조사로“사정철퇴”/시정명령받은 재벌그룸 내부거래실태

    ◎철강 비계열사보다 33%나 싸게 팔아/현대/계열사 차부품 54%나 비싸게 사들여/대우/자사제품 세제세트 사도록 강제 “물의”/삼성 3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8대 재벌그룹의 내부거래 조사결과는 재벌들의 불공정 행위가 어느 정도 뿌리깊은지를 확인시켜 주었다.또 공정거래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직권조사를 통해 「사정의 철퇴」를 내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재벌들은 이제까지 계열기업들을 살리기 위해 온갖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 왔다.경쟁력이 약한 계열사에 물품을 싸게 공급해 주거나 비싸게 사주고,다른 거래 기업에 직·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했다.때문에 그룹 계열사 중 경쟁력이 강한 기업은 이런 부담을 감수하느라 성장에 어려움까지 겪어왔다.이들과 거래하는 다른 기업들은 차별대우와 압력에 시달려 왔다. 조사 결과 현대,선경,대우등 대표적인 3대 재벌이 부당한 내부거래를 가장 많이 한 것으로 밝혀졌다.현 정부와의 관계가 껄그러운 기업들이 포함된 것은 우연의 일치겠지만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 지도 짐작케 한다. 공정위는이같은 내부거래 행위에 따른 시정조치로 과징금 부과는 물론 관련세금 탈루사실이 밝혀질 경우 사법처리까지도 할 수 있다.그러나 이번에는 강경조치를 피하고 다소 강도가 낮은 행위중지 명령을 내린데 그쳤다.최근 금융실명제로 인한 재계의 투자분위기 위축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 외에 이미 재벌들의 위장계열사 실태조사를 마쳤다.또 조만간 하도급비리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경제력집중 완화를 위한 정부의 대재벌 정책이 계속되는 셈이다.회사별 부당행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91∼92년 계열사간 내부거래 품목 대상). ◇현대계열=▲인천제철은 현대건설등 6개 업체에 철제형강을 (주)건영등 비계열사보다 0.5∼33.7%나 낮은 값에 팔았다.▲현대전자는 현대종합상사등 5개사에 오락용 게임기등 전자제품을 비계열사인 (주)멀티테크보다 1∼56.4% 낮은 값에 공급했다.▲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건설등 3개사에 엘리베이터를 비계열사인 우성건설등 26개사보다 0.9∼21.8% 낮은 값에 팔았다. ◇대우계열=▲대우자동차는 수동변속기등자동차부품을 대우중공업등 3개사로부터 비계열사인 진영산업등 10개사보다 7.3∼54% 비싸게 사들여 가격차별을 했다.▲대우기전공업은 실린더등 자동차부품을 대우정밀공업으로부터 비계열사인 신라공업등 9개사보다 1.2∼17.6%나 비싸게 사들였다.▲오리온전기는 TV브라운관을 대우전자에 비계열사인 아남전자등 2개사보다 9.6% 낮은 값으로 팔았다. ◇선경계열=▲(주)선경은 철강제품을 선경건설등 5개사에 비계열사인 동원철강등 25개사보다 2.1∼27.7%나 낮은 값에 팔았다.▲유공은 윤활유등을 계열사인 흥국상사등에 영남석유등 16개 대리점보다 4.1∼31.5%까지 낮은 값에 팔았다.▲선경인더스트리는 직물·원사등을 (주)선경에 비계열사인 호남석유화학등 6개사보다 3.2∼41.9% 낮은 값에 팔았다. ◇삼성계열=▲삼성전자는 냉장고등 전자제품을 팔면서 신세계백화점등 계열사로부터 비계열사보다 평균 33∼50일 대금을 늦게 받아 거래조건을 차별했다.▲제일제당은 삼성물산등 19개 계열사에 자사제품인 세제세트를 사도록 강제,부당한 내부거래 행위를 했다. ◇효성계열=▲효성바스프는 정당한 이유 없이 폴리에틸렌 판매장려금을 계열사에 t당 47∼53달러 더 주었다.▲동양나이론은 음료수병 밑받침을 만들기 위해 임가공을 주면서 계열사에 비계열사보다 어음결제 기간을 58∼92일 앞당겨 주었다.▲동양폴리에스터는 폴리에스터 원사 대금결제 기간을 비계열사보다 12∼32일 늦추어 주었다. ◇동국제강 계열=▲동국제강은 철강제품을 계열사인 동국산업에 t당 3.7∼5.9% 싸게 팔았다.▲한국철강은 철근판매 결제기간을 계열사인 동국제강에 비계열사(30∼60일)보다 5∼32일 길게 해주었다. ◇미원 계열=▲(주)미원은 어육제품등 식료품 판매대금의 결제기간을 계열사인 미원통상에 비계열사(26∼42일)보다 20∼49일 늦춰 줬다.▲미원식품은 저감미당을 계열사인 미원음료에 4.4∼14% 싼 값에 팔았다.
  • 18회 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에 김의식의 「16나한도」

    ◎국무총리상 손대현의 「나전 일월문 문갑」/입상작 10월 경복궁내 전통공예관서 전시 문화체육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주관하는 제18회 전승공예대전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은 「16 나한도」를 출품한 김의식씨(34·서울 노원구 상계2동 404)가 차지했다. 국무총리상은 「나전 일월문 문갑」을 출품한 손대현씨(43·서울 강동구 성내2동 515)에게,문화체육부장관상은 「자물쇠」를 출품한 박문렬씨(43·서울 마포구 도화1동 376)와 「화각함」을 출품한 이재만씨(42·인천시 남구 주안동 주안주공아파트 41동402호)에게 각각 돌아갔다. 이밖에 김기찬씨(38·전남 승주군 송광면 신평리 12)등 8명이 특별상을 받았으며 장려상 74점과 입선작 4백52점이 선정됐다. 올 전승공예대전에는 9개 부문에 3백17명이 9백66점을 출품,출품자와 작품수가 지난해보다 많이 늘었으며 작품수준도 예년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는 평을 받았다. 입선작은 10월4일부터 11월15일까지 경복궁내 전통공예관에서 전시된다. ▷입상자 명단◁ ◇특별상 ▲김기찬(불자) ▲이은임(수의) ▲최교준(철제 금은입사 철퇴) ▲박성규(칠피 서류함) ▲신재렬(거문고) ▲황순희(자수 몽유도원도) ▲정병호(어피 갑게수리) ▲이학수(질그릇 큰 항아리)
  • 경영부실과 경제논리/염주영 경제부기자(오늘의 눈)

    국제그룹 해체에 대한 헌재의 위헌결정으로 양정모씨와 국제그룹 스토리가 다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그러나 해체당시와 지금 양씨와 국제를 바라보는 세인들의 시각과 평가는 매우 대조적이서 그간의 시대변화를 실감케 한다. 85년 2월21일 그는 「부실기업인」의 오명을 안고 처참한 최후를 맞았다.당시 신문지면을 뒤덮었던 국제그룹 스토리는 「부실재벌에 고단위 처방」「족벌경영에 철퇴」「방만한 기업경영이 자초한 비극」등으로 묘사됐다. 8년5개월이 지난 지금은 국제 스토리가 「정치보복에 쓰러진 기업」「권력비리에 항거한 투사기업인」 등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 모든 변화는 권위주의시대가 끝나고 문민시대가 열린 결과로 나타난 부산물이다.국제 스토리가 다시 쓰여지게 된 집적적인 계기인 헌재의 국제그룹 해체 위헌결정도 이같은 시대변화의 큰 흐름속에서 파생된 것으로 이해된다. 문제는 헌재의 위헌결정으로 국제 해체가 「정치적 타살」이었음이 밝혀진 것과 기업주의 경영부실 책임여부는 엄연히 다르다는 점이다.대통령의 위법행위가 「통치행위」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이유로 그 책임이 면제될 수 없다는 것이 「법의 논리」인 것과 마찬가지로 기업주의 경영부실 책임이 다른 이유로 면책되거나 가려질 수 없다는 것 또한 냉혹한 「경제논리」이다. 국제는 해체당시 계열사의 전체 자본금이 1천9백여억원에 불과했지만 무리한 기업확장과 방만한 투자로 부채는 그 8.5배인 1조7천억원에 달했다.경제가 불황국면으로 치닫고 있음에도 대규모 사옥 신축과 골프장 건설을 강행했고,자금난은 극도로 심해져 완매채와 타입대 등의 변칙금융으로 겨우 연명했다. 헌재의 위헌결정으로 부각된 정치권력의 기업 「학살」과 이로인해 기업주가 겪어야 했던 시련과 회한의 나날들에 대한 연민의 정때문에 이같은 경영부실의 내면이 가려져버린 느낌이다.부실기업의 정리는 적법 절차와 함께 경제논리에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 음란·협박전화에 “철퇴”내린다/「전화폭력 예방서비스」올 시행 추진

    ◎통화중 전화기 후크 누르면 발신자 확인 가능/여,통신비밀보호법 보환키로 법적인 문제가 뒷받침되지 않아 개발을 하고도 1년이 넘도록 사용치 못했던 「전화폭력 예방서비스」가 곧 시행될 전망이다. 민자당은 최근 통신비밀보호법을 보완하면서 음란전화 등 전화폭력에 시달리는 착신자가 요청할 경우 전화국이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반드시 알려주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2월 한국통신이 개발한 「발신자 전화번호 확인장치」는 전화를 이용한 협박·희롱·장난 등의 전화폭력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법적·제도적 장치의 미비와 발신인의 사생활 침해,공중전화 등 외부에서 통화시 실효성 등을 문제로 시행에 논란을 빚어 왔다. 발신자 전화번호 확인서비스는 착신자가 통화중 발신자의 전화번호 확인이 필요한 경우 통화가 끝난후 자동음성안내 장치를 통해 상대의 번호를 알아내는 것.즉 착신자가 통화중에 전화기의 후크를 가볍게 누르면 발신자의 전화번호와 통화시간이 전화국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다.따라서 통화가 끝난 뒤 특수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음성안내장치와 접속돼 『몇월 며칠 몇시 몇분에 받은 전화번호는 지역번호 000에 00국의 0000번 입니다』라는 음성서비스를 받도록 돼있다. 외국의 폭력전화 예방실태를 보면 미국은 91년말 현재 17개 주에서 Caller ID서비스를 통해 착신자 전화기의 화면에 발신자의 전화번호가 나타나게 하고 있다.또 12개 주에서는 Caller ID서비스 제공시 발신자의 전화번호를 상대방에게 노출시키지 않는 Call 블로킹서비스도 병행,발·착신자를 모두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와 인디애나 등 일부 주에서는 사생활 침해가 커 법적으로 서비스제공을 제한하고 있다. 일본은 동일 발신자로부터 걸려온 악의의 전화를 두번째부터는 수신할 수 없도록 하는 「피해거절 서비스」를 올해안에 시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통신은 종합정보통신망(ISDN)용 신호방식(NO.7)이 적용되는 교환기가 나오면 95년쯤 우리도 미국과 같은 Caller ID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 서민갈취 사범 356명 구속/경찰 일제단속

    ◎677명 검거… 314명은 입건/해결사·기생폭력배 등 철퇴 경찰청은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일주일동안 서민상대 갈취사범에 대한 일제단속을 벌여 6백77명을 검거,이 가운데 3백56명을 구속하고 3백14명을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단속사범을 유형별로 보면 ▲폭력동원 사건해결사 35명(구속 26명) ▲무허가 신용조사업자 15명(〃 11명) ▲이권개입폭력배 52명(〃 31명) ▲상대약점이용 금품갈취 24명(〃 19명) ▲세차권갈취배 14명(〃 13명) ▲도박판돈 갈취 32명(〃 17명)등이다. 경찰은 최근 정부당국의 사정이 진행되는 가운데에서도 민·형사사건 등에 개입,폭력을 사용해 금품을 빼앗거나 무허가사무실을 차려놓고 남의 비밀을 수집해 금품을 뜯는등 폭력사건이 빈번히 발생,이들에 대한 일제단속을 벌였다. 경찰조사결과 이들 가운데는 심부름센터를 위장,남의 집을 도청하거나 미인계를 동원,금품을 빼앗는가 하면 신축아파트공사 현장이나 재개발지역에 끼어들어 이권을 강탈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중 구속된 김판곤씨(39)등 4명은 부산 광안동 신축상가의 임대주 박모씨로부터 건물주에게 4천2백만원의 임대보증금을 받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건물주 안모씨(38)를 납치,강제로 지불각서와 운영권포기각서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 성역없는 척결… 부패구조 “와해”/사정태풍에 누가 쓸려갔나

    ◎재산공개로 장­차관·의원 10여명 침몰/과감한 군숙정… 현역장성 19명 옷벗겨/슬롯머신수사 확대 전망… 「대상자」 더 늘어날듯 김영삼정부의 출범은 이 사회의 부정부패 구조를 밑뿌리부터 뒤흔드는 격변을 예고하는 출발점이었다. 2월25일 취임사에서 김대통령이 「부정부패척결」을 제1의 당면과제로 제시할 때만 하더라도 많은 국민들은 과거 정권들이 정통성결여를 위장하기 위해 흔히 내걸었던 민심무마용 사정 이상을 예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취임 이틀 후 스스로 재산을 공개하고 3월4일 정치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장차관 국회의원의 재산공개로 넘어가고 금융계,교육계,군·검찰로 줄줄이 이어지는 사정의 메들리는 과거와 비교할때 양과 질에서 차원을 달리했다. ○과거완 차원 달라 이 과정에서 재산공개나 사정작업이 초법적이라거나 일부 정치인에 대한 사법처리가 정치보복이라거나 문민독재를 우려하는 등의 소리가 없지 않았으나 김대통령이 즐겨 인용하는 「국민들의 90%이상이 개혁을 지지한다」는 분위기에 묻혀 지나가고있다. 이러한 사정의 태풍속에 과거 권력과 돈·명예를 한꺼번에 누리던 숱한 유명인사들이 무대에서 사라져 갔다. 새 정부의 부정부패에 대한 성역없는 척결은 3월초에 모습을 보였다. 김상철신임서울시장의 그린벨트 무단형질변경이 드러났고 박량실보사부장관의 부동산투기도 드러났다. 이와는 조금 다르게 박희태법무장관이 미국국적으로 딸을 대학에 특례입학시킨 것이 드러났다. 이들은 곧 물러나야 했다. 이와함께 허재영건설부장관도 축재과정이 문제가 돼 퇴진했다. 재산공개의 파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결국 조규일농림수산부차관등 5명의 차관급 공직자의 옷을 벗기고 유학성·김문기·김재순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해야 했으며 박준규국회의장은 의장직을 사퇴해야 했다.박의장은 또 임춘원의원과 탈당,정치적 파국을 맞았고 탈당을 거부한 정동호의원도 막판에 당을 떠났다. 집권여당내 권력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재산공개 파문의 뒤안길에는 민주당의 이동근의원이 잡지광고비리사건으로 구속돼 사정에 여야가 없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줬다. 김시장등이 물러나던 3월8일 바로 그날 새 정부는 세인의 의표를 찌르는 또 하나의 인사를 단행했다.김진영육군참모총장과 서완수보안사령관이 전격 교체됐다.이들은 금전적 비리등에 연루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날 하나회등을 중심으로 군에 깊이 뿌리를 드리웠던 정치군인들과 비리연루자에 대한 숙정의 시발이었다. 군에 대한 사정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됐다. 김대통령은 5월 24일에는 이필섭합참의장·김진선2군사령관 안병호전수방사령관·박종규56사단장등을 각각 하나회와 12·12사태등과 관련해 강제전역시켰고 김철우해군참모총장도 인사비리로 물러나게 됐다.이로써 현역장성 19명이 옷을 벗었고 그 사이에 하나회와 12·12사태와 관련된 영관장교 19명이 전보 또는 전역조치됐다. 이에 앞서 4월 22일에는 김종호전해군참모총장이 재직시 인사비리로 수사를 받기 시작했다. ○「하나회」 장성 교체 이어 25일 무렵에는 정용후전공군참모총장과 조기엽전해병대사령관등이 인사비리로 수사를 받기 시작했다.물론 정전공군참모총장의 수사는 차세대주력전투기 선정물의와 관련된 보복수사라는 일부 여론도 있었으나 이재돈해병소장등 해공군 장군과 영관급 장교들이 13명이 연달아 구속되거나 수사를 받게 되면서 그대로 묻혀버렸다. 사정의 거센 물결은 금융계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3월19일 김준협신탁은행장이 대출비리와 관련해 돌연 사표를 내면서 금융계에 대한 사정바람을 예고했다. 김행장의 사임과 때를 같이 해 감사원이 13개 시중은행과 10개 지방은행에 대한 감사에 들어갔다. ○금융계비리 감사 그 뒤 강병건전강원은행장등 4명이 4월말 구속되고 비슷한 시기에 안영모동화은행장이 비자금 조성과 관련,구속됐다.안행장 사건은 곧 정치권으로 비화돼 김종인·이원조의원의 구속 및 의원직 사퇴로 연결돼 나갔다. 또 기업체로부터 돈을 받고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금융비리를 저지른 장기오은행감독원부원장등 3명이 감사원 감사에 걸려 해임됐으며 명의식축협회장등 6명이 공사발주 및 임원급 인사를 둘러싸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거나 조사를 받았다. 창군이래 가장 파격적인 인사를 겪은 군 못지 않게 사정 칼날 앞에 철퇴를 맞은 곳은 검찰. 검찰은 슬롯머신업자 정덕진으로부터 돈을 받은 이유로 현직 고검장이 구속되는 유례없는 「사변」을 치렀다. ○입시부정 큰 충격 구속된 이건개대전고검장이외에도 신건법무차관과 전재기법무연수원장이 옷을 벗었다. 엄삼탁병무청장도 슬롯머신관계로 옷을 벗었고 이에 대한 수사가 정·관·언론등으로 확대될 전망이어서 앞으로 검은 돈과 연결된 부정부패의 인맥이 어디까지 갈지 예측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새 정부의 비리 척결과정에서 가장 국민들을 실망시킨 곳은 단연 교육계가 으뜸이다. 교육계는 경원대·전문대 입시부정사건을 비롯,추계예대·호남대·동아대·경기대등에서 줄줄이 부정입학사례가 드러나고 개혁실세로 일컬어지던 집권당의 사무총장이 하루 아침에 실 끊어진 연처럼 날라갔으며 급기야는 교육부가 그동안 공개하지 않던 사학에 대한 감사결과를 모두 내놓게 만들었다. 교육부는 또 김종억장학관과 김광옥장학사가 입시출제요원으로 들어가 답안지를 몰래 빼돌려 학부모에게 팔아온 것으로 드러나 엄청난 충격을 주기도 했다. ○“거점타격식 진행” 교육계의 비리로 1백명에 육박하는 교수·교육부 직원·교직원·학부모·학생등이 형사처벌되는 진기록이 세워졌으며 정부수립후 한 부처에서 국장급 11명 가운데 10명이 자리바꿈을 하고 3분의 2에 달하는 서기관과 사무관이 한꺼번에 인사이동되는 사상 초유의 일도 벌어졌다. 이밖에 내무부·경찰등에서도 사정 한파가 매섭게 몰아쳐 뇌물을 받은 천기호치안감등 고위공직자들이 구속되거나 해임되는 불명예를 감수해야만 했다. 그러나 사정의 칼날이 여기서 멈출 것이라고는 장담키 어렵다. 얼마전 개혁실세인 모장관은 『사정은 거점타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타격을 받은 거점이 몇 개나 되는가』라고 되물어 아직 사정의 격랑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 건설비리척결 “2호”… 업계 긴장/삼성 이은 럭키부회장구속 안팎

    ◎“올 것 왔다” 대책마련 부심/「재산도피까지 조사」설에 초조 『남의 일이 아니다』 금융권 비리조사로 시작된 「사정한파」가 삼성종합건설 남정우사장의 구속에 이어 럭키개발 구자원부회장의 구속으로 이어지자 재계는 『올 것이 왔다』며 사태의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재계는 이번 사태가 투서로 비롯된 만큼 언제 자신들에게도 이같은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고 판단,집안 단속을 서두르며 숨을 죽이고 있다.정부와 껄끄러운 관계로 알려진 일부 그룹들은 더더욱 긴장하고 있다. ○금융권비리 조사시작 그러나 재계는 한번쯤 「바람」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건설공사 관련 비리의 첫번째 대상이 럭키였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한다.럭키개발은 건설업체 가운데에서도 워낙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일벌백계 차원에서 「이면의 질서」를 「새질서」로 대체하려는 의도라며 다소 낙관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내수관련 건설분야 ○…재계는 일단 이번 사태의 파장이 길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정부가 신경제 1백일 계획을 수립하면서까지 경제활성화를추진하는 상황에서 기업활동 자체를 움츠리게 하는 전면적인 사정은 펴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이는 첫 대상이 수출과 관계된 제조업 분야가 아닌 내수관련 건설분야인 점과 그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많았던 업체란 점에 근거를 두고 있다.검찰의 수사 역시 세무조사와 자금추적을 통한 내사가 아니고 투서에 의한 수사였던 만큼 「단발성」의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때문에 이번 조치를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로 받아들이며 정상적인 기업운영의 시발점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재계는 사정한파가 일단 5월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각 그룹마다 회장비서실,종합기획실등이 주축이 돼 향후 전망 및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특히 최근 증권가에 나도는 『재계에 대한 사정활동이 하도급 비리에 국한되지 않고 비자금 조성,과다 부동산보유,해외재산 도피등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소문의 진위 파악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해외 재산도피등 기업인의 도덕성 문제와 직결되는 사안에 대한 조사라면 대기업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위한 새로운 정책의 「서곡」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도덕성에 대한 철퇴는 다른 어떤 행정적 조치보다 효과적으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유도할 수 있어 정부가 최종 수단으로 사용하리라고 예상하고 있다.따라서 정부의 조사는 피할 수 없는 만큼 그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일반적인 입장이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 재계는 과거부터의 잘못된 관행이 하루 아침에 바뀌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는 못하고 있다.그러면서도 올 하반기로 예상되는 정부의 경영과 소유 분리정책에 대비해 사전준비를 하는 것은 사실이다.오뉴월에 찬 서리를 피하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것이다.
  • 「당근」으로 선회한 미 북핵정책/미­북 고위회담 재개의미

    ◎월내 뉴욕서 차관급대좌 예상/유엔도 제재 유보… 접촉결과 지켜볼듯 미·북한간의 직접협상이 곧 개시된다.이는 양자협상의 본격적인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다.한승주 외무부장관은 지난 12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15일을 기점으로 양자대화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고 예견했었다.양자대화는 미·북한,중·북한,남북한간의 만남을 뜻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는 양자대화는 이달초 평양에서 이루어진 중·북한간 물밑접촉이 전부였다.당가선 중국 국제부부부장은 1일부터 3일까지 평양을 방문,김일성 김정일등과 요담했다.그러나 대북협상의 주도권을 쥐고있는 미국이 북한과 직접 만나겠다는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중·북한간 대화와 더불어 남북한대화도 조만간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빠르면 이달중,아무리 늦어도 5월초까지는 첫 접촉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북한협상의 구체적인 시기및 장소,접촉수준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이는 오로지 미국의 의도에 달린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양자간의 접촉으로 미루어 볼때 ▲이달중▲뉴욕에서 ▲차관급수준의 대좌가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미국과 북한은 이제까지 한차례의 고위급접촉과 31차례의 실무접촉을 가졌다.92년 1월21일 당시 미국무부 정무차관 아놀드 캔터는 뉴욕에서 김용순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비서와 만났었다.88년 12월말부터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선언(3월12일)이전까지 29차례 진행된 미·북한간 북경 참사관급 접촉은 3월17일과 19일 두차례 더 열렸다. 따라서 곧 있을 고위급접촉은 최태복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비서와 피터 타노프 미국무부 정무차관간의 만남을 뜻하는 것으로 보면 거의 틀림없다.경우에 따라서는 윈스턴 로드 미국무부 동아·태차관보 혹은 파스코 부차관보와 같은 수준의 북한 카운터파트간의 만남이 될수도 있다.외무부 관계자는 단지 『참사관급(본부 과장급)이상이 될 것』이란 말 외에 더이상의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고위급접촉에서 논의될 내용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외무부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북한이 모두 원하고 있기 때문에 그저 만나보자는 것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만남 자체에만 의의가 있다는 이야기다.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에 치우친듯한 중국의 태도나 당가선과 김부자와의 요담이 북한을 대화일선에 나서게 하는데 일부 자극을 준것 외에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외무부 관계자의 분석등을 고려할 때 이미 제시된 대북유인책외의 별도의 「당근」이 협상테이블에 올려질 가능성이 있다.13일 워싱턴에서 있은 장재용 외무부 미주국장과 미국무부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미국측이 우리 입장에 수긍했다는 외무부 관계자의 전언도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왜냐하면 우리는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해온 반면 미국은 우리의 유화적인 태도에 불만을 표시하며 오일·가스·식량 공급선 차단같은 제재를 역설해왔기 때문에 미국의 이같은 태도변화는 북한에 대한 어떤 매력적인 조건의 추가 제시를 의미하는 것일수도 있기 때문이다.미국은 최소한 이번 고위급접촉에서 강경방침의 철퇴를 북한측에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재개될 미·북한 고위급접촉은 서방측의 대응이 최소한 북한의 NPT탈퇴가 정식으로 효력을 발생하는 오는 6월12일 이전까지는 설득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다.따라서 북한핵문제를 떠맡은 유엔 안보리,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한국 북한 미국 중국등 4자간의 빈번한 양자대화를 지켜보면서 기존의 대응책을 부분적으로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전망을 토대로 볼 때 안보리는 6월12일 이전까지는 더이상의 성명이나 결의안 채택을 유보할 것으로 예상되며 IAEA 또한 특별사찰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비리 발본”업체대표까지 처벌선상에/열차사고 1주일… 수사의 방향

    ◎「하도급→부실시공」 건설관행에 철퇴/감독소홀 공무원까지 책임물을듯 78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부산 무궁화호열차 전복사고가 발생한지 4일로 1주일째가 됐다. 정부는 수사 초기에만 해도 사고와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관계자 7∼8명을 문책 또는 처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수사과정에서 이번 사고가 「하도급 비리」등 근본적 문제에서 비롯됐음이 속속 드러남에 따라 수사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관련,김영삼대통령은 3일 『사고와 관련된 모든 관계자에 대해 지위의 상하에 관계없이 엄중처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따라 책임소재의 폭도 당초보다 크게 확대돼 고위공무원은 물론 시공업체 대표까지도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시공회사인 삼성종합건설의 경우 공공시설물 공사에서는 있을수 없는 「2중계약」방식으로 한진건설에 하도급을 준 사실이 밝혀져 사장및 회장까지 사법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당국은 지금까지의 원인분석 결과 이번 사고가 공사관련기관및 업체들의 졸속 설계와 무리한 공사,행정기관들 사이의 협조체제 미비등이 한데 어우러진 「총체적 부실」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수사의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도 「안전보다 돈」을 우선하는 업체들의 인명경시 풍조,행정기관의 무사안일,건설업계의 구조적 비리등 우리 사회의 근본적 병폐를 이번 기회에 뿌리뽑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풀이할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가 한전과 철도청,부산시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만 있었더라도 충분히 막을수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낙동강변에 위치해 지반이 약하고 지하수가 흘러들수 있는 지역에 발파작업으로 터널을 뚫는 나틈(NATM)공법을 채택한 것도 사고의 원인으로 드러났다.한전과 삼성종건은 발파공법에는 필수적인 계측조차 하지않아 결과적으로 참사를 불러일으켰다.특히 삼성종건은 지난해 11월 당초 설계대로 뚫던 터널에서 대형 붕괴사고가 나자 정확한 지질조사도 없이 임의로 설계변경을 해 터널방향을 바꾸는 무모함을 보였다. 이밖에 이같은 대형사고의 밑바닥에는 충분치 못한 공사비와 안전보다는 예산절감을 앞세우는 업체의 그릇된 인식등 제도적 문제가 깔려 있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한편 수사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수사반은 관계공무원들의 직무유기 부분과 뇌물수수·도시계획법 위반여부등에 관해 폭넓은 수사를 펴고 있다.
  • 「재정립」의 방법론(한국정신의 원류를 찾는다:10·끝)

    ◎민족 정체성 확립을 위한 캠페인/“민족자존의 전통이념 생활화를”/고유철학의 실체 구명에 모두가 나설때/「옛것」의 긍정적 측면 되살려 실천해야 깨끗한 정부를 만들려는 새 정부의 개혁의지가 최근의 결단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내각 구성에서 몇몇 공직자가 도덕성 시비에 걸려 자리를 떠나야만 했고 곧이어 고위 공직자의 재산 공개과정에서 이와 같은 의지가 또한번 드러났다.국민들은 이제 막 출범한 정부에 대해서 기대를 걸어도 좋다고 판단한 것 같다.그러나 이런 판단은 좀 이른감이 있다.우리는 그동안 새로 수립된 정권들이 처음에는 참신하게 시작하다가도 1년이 못되어 원래의 상태로 회귀하는 사례를 수없이 보아왔기 때문이다.그래서 신악이 구악보다 더 심각하다는 세평들이 설득력있게 들리기도 한다. ○개혁에도 근원은 필요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사람 어디있냐는 논리에 의하면 이번 개혁의지에 철퇴를 맞은 사람들은 재수 없게 걸린 사람들이다.그러나 이런 개혁의 결단이 통과의례처럼 한차례 겪는 진통으로만 여겨진다면 새 정부에도기대를 걸만한 것이 없다.지금 드러나고 있는 치부의 형태는 단연 권력형 부정 축재의 유형에 들어간다.이러한 권력 엘리트의 부정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빙산의 큰 덩치는 아직도 바다 깊숙이 잠겨 있다.우리 사회는 전체적으로 곪아 있다.한국정신의 원류를 찾고 그 올바른 실체를 규명하는 일은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이미 우리의 기억속에서 사라져 버린듯이 까마득한 지난해 대통령선거때의 사회상황을 떠올려 본다면 우리 사회에 도사리고 있는 문제들이 어떤 것들이었는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과거 우리 한국정신의 부정적 측면으로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탈법과 편법주의,돈과 향응 대접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살수 있다고 생각하는 금력과 금권주의,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인격따위는 아랑곳 하지 않고 남을 비방하고 모함하는 맹목적 이기주의와 상호불신주의,혈연과 지연과 학연을 찾아 자기 욕심을 채우는 연고주의나 계층과 지역간의 갈등 등이 난무했다.과시주의와 과대 망상주의에서 발로된 자기 분수를 넘어 소비하고 소유하는 문제,이것이 부동산 투기로 연결된다.그리고 도덕성의 부재,과정과 절차를 존중할 줄 모르는 준법 의식의 일탈행위 등이다.우리 사회의 교통상황만 보아도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단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외국인들이 말하기도 한다.과연 우리는 이런 사회도 등잔불만한 희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동안 우리 사회의 난제들을 진단하고 이에따라 여러가지의 정부 대책과 처방들이 나오기도 했다.1960년대 3공화국은 국민의 내핍 생활,근면정신,빈곤퇴치,생산과 건설의식을 고취하는 재건국민운동을 벌였고 동시에 정정법을 발동하여 한차례 정치사회의 정화를 기도한바 있다.1970년대에 또한번 정치 불안과 사회불안을 극복한다는 차원에서 관기숙정(관기숙정)의 서정 쇄신 운동이 잠시 추진되기도 하였다.1980년대의 사회 정화운동역시 이러한 의도에서 진행된 처방이었다. 그러나 70년대의 관기 숙정과 서정쇄신 운동은 3선 개헌후에 밀어닥친 사회적 저항을 멈추기 위한 대책이었고 80년대의 사회정화 운동은 5공화국의 정통성 확립이라는 또 다른 방편으로 전개된 운동이었기에 잠시후에 흐지부지되고 말았다.어떤 것도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혁시키는 처방으로서는 미흡하였다.모든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아마 이 모든 시도들 속에는 진정한 개혁의지가 결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회의 불합리와 불의의 상태는 20년 전이나 30년 전이나 마찬가지이다.오히려 부정의 방법이 더욱 지능화되었고 그 규모가 엄청나게 커졌다.우리는 다시금 처음의 문제로 돌아온 것이다.도저히 해결될 것 같지도 않는 우리 사회의 엄청난 난제들 앞에서 때때로 우리는 좌절해 버리거나 「우리는 안돼」 「이제 우리는 틀렸어」라고 자학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이럴때마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행정부에다 기대를 걸어본다. ○단번에 해결할수 없어 그러나 정부는 언제나 불가능한 대책만 내놓는다.모든 일을 단번에 해결하겠다고 말하거나 모든 일을 뿌리째 뽑는다(발본색원)고 말하지만 그 뿌리는 너무나 깊어서 계속 존속된다.사회의 문제란 원래 단김에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역사상 어떤 사회도 단번에 완성되었다는 기록은 없다.선진 민주주의 사회가 수세기의 역사적 과정속에서 시행착오를 겪어와서 오늘에 이르렀고 지금도 실험하듯 신중하게 걸어가고 있다.다시 말하면 선진사회는 수없이 많은 실험과정을 거치면서 성숙해온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한국정신의 부정적측면보다는 긍정적 측면들을 앞세워 그를 생활화하고 실천해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물론 사회의 문제들은 사회 지도층의 각성,그들의 솔선수범,정부의 합리적이고 도덕적인 통치방식에서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다.그렇다고 사회의 모든 문제가 구조적인 모순의 해결에서만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언제나 제도 전반의 개혁없이는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크게 시작하지만 갑자기 그것도 이유없이 중단하고 만다.이제 우리 사회의 희망을 건 결단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또 한번 정치 권력층의 약속을 믿어볼 것인가 아니면 우리 모두가 기대해도 좋은 밝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어디서든,누구에게서든 우리 스스로가 당장무엇이든 시작해야 할 것인가.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민주주의 사회는 결코 엄청난 계획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오히려 사회의 곳곳에서 이루어진 조그마한 실험들이 어우러져 완결된다.그래서 사회 전체는 작은 실험들의 전시장일 뿐이다.「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우리의 속담에서처럼 우리에게 엄청나게 큰 문제로 다가오듯 느껴지는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들을 그 문제가 발생한 근원에서 차근차근 해결하려는 노력과 결단력이 우리에겐 과거 어느때보다도 더욱 더 절실하게 요청된다.그래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내가 속한 가정 속에서 풀고 내가 속한 직장에서,또는 내가 살고 있는 마을이나 지역의 모임을 통해서,내가 참여하고 있는 친목단체에서 그리고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내 가까운 곳에서 그 첫걸음을 내딛는 용기와 결단이 요구된다.지금은 바로 이 작은 실험의 정신이 한국정신의 원류를 되찾으려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다.이제 막 시작한거나 다름없는 우리 사회가 걸어야 할 길은 아직도 멀다. □약력 ▲1943년경남 진주출생 ▲한국 신학대학 졸업 ▲연세대 대학원 졸업 ▲연세대 대학원 졸업 ▲독일 보쿰대(철학박사) ▲현연세대 교수 ▲저서:「현대사회의 이데올로기」 「사회구조와 삶의 질서」등 다수.
  • 재산공개서 파문수습까지/정치부기자 방담

    ◎“절대지지” 여론속 무혈 공직정화/“권력형축재 더이상 불가능” 인식 확산/치부내역 충격… 청와대 강경선회 후문/일부의원의 재산분산술 특위도 감탄/인수위때 이미 「효자개혁안」 성안설도/당정실세모임서 28일 징계분류 결정 정부·여당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공개파문에 대한 조치는 김영삼대통령이 주창한 「윗물맑기운동」을 가장 설득력있게 보여준 정치사적인 성과였다.지난달 22일 민자당의원재산공개이후 증폭됐던 파문과 수습과정의 뒷얘기를 정치부 기자방담을 통해 다시 조명해본다. ­모든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공직자 재산공개 파문이 공식적으로는 마무리되었습니다.물론 또다른 비리나 부정이 발견될 수도 있고 야당 의원들도 곧 재산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완전히 매듭지어진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습니다.그러나 정부와 민자당이 특별기구까지 만들어 사안의 경중에 따른 조치를 한만큼 여권에 관한한 재산공개문제는 일단락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론 90%… 압도적 지지 ­이번 공직자 재산공개는 자발적 형식을 취했지만 그파문은 가히 「무혈혁명」에 가까웠습니다.5·16혁명직후나 5공초에도 부정축재에 대한 철퇴가 있었으나 이번처럼 반향이 크지는 않았다고 평가됩니다. ­그렇습니다.군부를 바탕으로 집권한 정부가 총·칼을 앞세워 부정 부패작업을 벌였던 것과는 근본 차이가 있지요.과거의 경우 정치보복의 성격이 강했지만 지금은 여론의 흐름을 탄 개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여론조사 결과 90%내외가 압도적 지지를 보냈습니다. ­평생 박봉의 관리로 일해온 장·차관의 재산이 수십억원대를 넘고 기업을 경영하거나 물려받은 재산도 없는 군·공직자출신 여당 의원이 「산넘고 물건너」엄청난 땅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난데 놀라지않을 사람이 있겠습니까. ○“정면돌파로” 의견모아 ­이번 재산공개 파문을 처리해나가면서 새정부의 개혁추진 솜씨도 「매끄러워」지는 느낌입니다.출범직후 일부 각료들의 부정축재파문이 일때만 해도 언론에 밀려 임기응변식 대응을 했지요.그러나 민자당과 차관급 인사처리는 사실상 정부·여당이 주도했습니다. ­정부·여당이 앞장서재산공개 파문을 처리해야한다는 방향이 잡힌 것은 지난달 23일 박관용비서실장·주돈식정무수석등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최병렬의원등 5공청산을 담당했던 6공인사들과의 모임이 계기가 되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이들은 중구난방식 처리보다는 「결자해지」정신에서 당이 특별기구를 만들어 정면 돌파식으로 난국을 타개하자는데 의견을 모았지요. ­김대통령은 여권인사들의 재산공개직후 예상을 뛰어넘는 재산내역에 충격을 받고 강력한 조치를 지시했습니다.가슴은 아프지만 환부를 도려내지 않고서는 신한국건설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지요.대통령과 참모진의 상황평가가 맞아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위위원 전격교체도 청와대 핵심의 판단에 발맞춰 민자당은 즉각 당내에 재산공개진상조사특위를 설치하고 밤샘작업에 들어갔습니다.권해옥사무1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특위위원들은 서울 시내 호텔을 전전하며 극비작업을 벌였습니다.1주일여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은 위원들이 많았습니다. ­특위는 당초 20여명의 문제의원들을 대상으로 국세청·검찰의 협조를 받아 정밀내사를 진행했습니다.그러나 언론에 연일 새로운 사실이 터지는 바람에 막바지에는 35명선까지 심사대상이 늘었고 급기야는 전 소속의원에 대한 실사가 있었다는 후문입니다. ­이런 와중에 실사대상에 오른 듯한 의원들은 해명을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나름대로 「연」을 찾아 구명운동을 벌였고 여의도 당사 최형우총장 집무실에는 분위기를 정탐하려는 의원들로 연일 북적거렸습니다. ­실사대상에 오르지 않은 의원들도 대거 소명자료를 냈고 그 수는 70여명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특위에서 이를 분류하고 사실여부를 확인하느라 지난 주말 끝내려던 진상조사가 2∼3일 늦어지기도 했습니다. ­특위조사에 대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중간에 위원이 바뀌기도 했습니다.특위에 소속됐던 허재홍의원이 재산규모를 축소신고했다는 가벼운 구설수에 오르자 김형오의원으로 즉각 교체되었습니다. ○「깨끗한 사퇴」 평가받아 ­특위에서는 실사대상의원중 20여명을 「죄질」이 나쁜 순서로 20위까지 순위를 매겨 당지도부와 청와대에 전달했습니다.이들 자료를 바탕으로 한 징계분류는 지난 28일밤 모 음식점에서 있은 새정부 실세모임에서 결정났다는 것이 유력한 관측입니다.이 모임에는 당에서 최형우총장·백남치기조실장·강삼재정조실장 등이,정부측에서는 박실용 청와대비서실장·김덕용정무1장관 등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8일 밤 모임에서 「생사」가 갈린 인사는 김재순·이원조의원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박준규국회의장의 경우 서민주택 75채를 소유,임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이미 「의장직 사퇴후 의원직 박탈」이라는 수순이 정해졌지요.그러나 김·이의원은 막바지까지 엎치락뒤치락을 계속했습니다. ­이원조의원은 8살짜리 손자에게 수억원의 저택을 넘겨줘 여론의 몰매를 맞았습니다.하지만 재산분산기술이 워낙 뛰어나고 범법사실이 없어 경고로 끝났지요.특위위원들은 『이의원의 재산관리기술이 너무 뛰어나다』고 감탄하고 있습니다. ­반면 박국회의장과 김재순의원등 원로가 정계에서 사실상 추방된 것은 「대선공로참작」보다는 정치권 정화라는 새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김재순의원은 「토사구팽」(토끼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잡아먹는다)이라는 고사성어를 인용,장안의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5공초 안기부장으로 부정축재처리를 담당했던 유학성전의원은 깨끗이 의원직을 던져 당수뇌부로부터 평가를 받았습니다.유전의원에게 「피해」를 당한 당사자인 최총장도 처음에는 유전의원을 욕했으나 가장 먼저 의원직을 사퇴하자 90도로 깍듯이 인사를 했다고 합니다. ­그에 비해 정동호의원은 끝까지 애를 먹이고 있는 케이스입니다.지난 86년 국방위 회식사건때 국회의원들에게 주먹을 휘둘렀던 것으로 유명한 정의원은 지난달 29일 사퇴설득차 찾아온 민태구의원에게도 험한 태도를 보였다고 하더군요. ­차관급들의 재산공개도 공직사회의 도덕성불재를 여실히 드러내 국민들을 실망시켰습니다. ­특히 검찰쪽의 재력이 엄청나 「고시합격=돈+권력」이라는 속설을 입증했으며 사정기관의 사정부터 시작해야한다는 공감대를 낳기도 했지요. ○민정계중진 언행 자제 ­어쨌든 이번 재산공개 파문은 정치권의 물갈이를 촉진시킬 것이 틀림없습니다.민자당에서 17여명,정부에서 장·차관 10여명이 조치되는 선에서 끝났지만 더이상 공직을 이용한 축재는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줬습니다.조치대상에서는 피해갔더라도 구설수에 오른 인사들은 15대 총선공천이나 선거결과를 통해 정계에서 축출될 확률이 높습니다. ­조치대상인사들 대부분이 민정·공화계등 구여권 인사들이었다는 사실은 김대통령을 오래 보좌했던 민주계 핵심인사들의 득세를 예고하고 있습니다.박의장의 2선퇴진은 대구·경북 세력의 약화를 상징한다고 봐야겠지요.김윤환·이한동·이춘구의원등 민정계 중진들도 이러한 분위기를 알고 언행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습니다. ­민자당 당직자들은 「제재대상자가 민정·공화계에 편중되어 있다」는 일부 지적이 일자 민주계 핵심중 한 사람인 정재문의원이 비공개 경고대상자라고 슬며시 흘리기도 했습니다. ­이번 재산공개 파문이 「사전각본」에 의한 것이라는 일부 관측도 있지요.새정부 출범을 준비하기위해 구성됐던 대통령직인수위가 1백일동안 개혁을 완성하겠다는 「효자개혁」을 짰던 것으로 알려집니다.청와대및 인왕산개방 안가철거,대통령재산공개와 광주방문등이 이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확인됩니다. ­하지만 공직자 재산공개에 이은 정치권 물갈이까지 시나리오가 짜져있었느냐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지만 부정적 관측이 보다 많습니다.재산공개를 하려는 계획은 있었으나 파장이나 대책은 구체적으로 짜지 못했을 것입니다.상황이 발생하면 국민의 편에 서서 엄정한 처리를 해온 김대통령의 「정공법」이 성공한 것이라 보는 것이 옳겠지요.하여튼 권력기관의 힘을 남용하지 않고서도 국민들의 지지와 공감속에서 이같은 엄청난 개혁을 단행 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역사적인 평가를 받을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 “공직축재 본때 보였다” 한목소리/재산공개파문 매듭… 시민 반응

    ◎부패추방의 고삐 더 당겨야/탈당이 면죄부는 될수없어/공직기강 확립의 계기되길 공직자 재산공개파문이 정부·여당의 발빠른 후속조치로 가라앉고 있다.헌정사상 최초로 이루어진 고위공직자재산공개조치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온 국민들은 문제 의원 및 공직자들에 대한 조치를 두고 사필귀정(사필귀정)이며 새정부의 부조리 척결의지가 확인됐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흐린 윗물」에 대한 분노와 그들에게 가해지던 여론의 철퇴에 쾌재를 부르던 사람들은 사태가 종결돼가는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으며 이를 계기로 그와 같은 부도덕한 「윗물」이 더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부의 공직자 재산공개및 엄정한 후속조치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긍정적인 조치였다고 평가한다. 김진웅씨(37·회사원)는 『고위공직자의 재산공개는 매우 시의적절했다』며 『그 방법과 절차에 대해 다소 이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분명한 것은 권력을 업고 축재하는 것은 더이상 용납되어선 안된다는점』이라고 주장했다.대학생 고동하군(22·연세대 3년)은 『공개과정에서는 장·차관,국회의원들이 「투기꾼」 버금가는 재산축재의 비리를 여실히 드러내 배신감을 느꼈으나 깨끗한 정치실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송석구교수(55·동국대 철학과)도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공개는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우리사회에 깊이 뿌리박힌 황금만능주의가 고위 공직자들에게서부터 없어질때 국민들도 본받을 것이라는 점을 모든 공직자들이 명심해야 한다』면서 『재산축적과정과 관련,물의를 빚은 일부 정치인들이 국회의원직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고 착잡한 심정』이라며 물의를 빚고도 자리에 연연하는 일부 공직자들에 대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재산공개에 따른 파문이 확산되자 이를 서둘러 수습하려는 정부의 자세가 못마땅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다.또 사법부와 군 장성들뿐 아니라 전직 고위공직자들의 재산공개도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서경석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46)은 정부가 일부 기득권층의 반발로 재산공개 파문을 일단락지으려는 것 같으나 진정한 「신한국창조」를 위해서는 부조리척결의지에 틈이 보여서는 안된다고 말했으며 박도천씨(한일은행 탁구감독)는 『조기 수습은 있을 수 없다.사법부와 군도 하루빨리 재산을 공개,국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일부 공직자들의 처신과 관련,주부 권미경씨(29·서울 노원구 상계동 보람아파트)는 『박준규의장등 탈당한 정치인들은 국민의 기본감정조차 읽지 못하는 상식선을 밑도는 사람이라고 본다.국민들이 더이상 자신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을 모르는 모양이다』며 흥분했으며 극작가 신봉승씨(60)도 『진퇴문제를 분명히 하지 않은 몇몇 사람들은 스스로 지도적인 인사의 책무를 소홀히한 것과 다름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승기씨(광주 하남전자 사장)는 『차제에 공직자의 기본윤리가 정립되고 법제화돼야하며 정경유착과 부패의 고리를 완전히 끊기 위해서는 이 단계에서 파문을 수습할 것이 아니라 보다 강도 높은 실사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박 의장·임 의원 돌출」로 당혹/마무리앞둔 민자 재산공개조사특위

    ◎해당의원 최후설득·징벌수위조절 마쳐/대선공로 앞세운 김재순의원 처리 가장 고심/비리축재·투기성 뚜렷한 의원엔 초강수 재산공개파문으로 당전체가 뒤숭숭했던 민자당이 처리시한인 30일을 목전에 두고 막바지 정리단계에 돌입했다. 청와대측과의 충분한 사전교감속에 처리대상별 분류작업을 마무리한 민자당은 전날에 이어 29일에도 당지도부가 직간접적인 접촉을 통해 해당의원들의 최후 설득작업에 나서는등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날상오 김재순의원이 의원직사퇴를 포함한 정계은퇴를 발표함으로써 순조로운 수습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했던 민자당지도부는 그동안 강한 사퇴압력을 받았던 박준규국회의장과 임춘원의원이 하오에 의원직사퇴가 아닌 탈당을 선언하자 당혹감 속에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당진상조사특위는 휴일인 28일에도 밤샘작업을 하며 징벌수위조정작업에 박차를 가했는데 당초 의원직사퇴·출당·국회및 당직박탈을 포함한 당원권정지·경고등 4단계에서 중간과정을 모두 빼버리고 의원직사퇴와 경고조치등두가지로 정리.다만 특위는 경고를 「공개」와 「비공개」로 나눠 문제의원들을 차등조치하는 방안을 신중 검토했으나 사안자체가 공개될수 밖에 없는데다 「한점 의혹도 없게한다」는 차원에서 모두 공개키로 결론. 그러나 경고조치를 당한 의원은 지구당위원장직은 몰라도 국회직및 당직을 유지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게 지배적인 관측. 한편 지난주 매듭짓기로 했던 특위활동이 이번주까지 연기된 것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70여명의 의원들이 개인적 소명을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라고 한 관계자가 귀뜸. ○…특위조사활동결과,징계조치의 경중이 뒤바뀐 경우도 의외로 많았는데 이날 의원직을 사퇴한 김재순의원이 대표적 케이스라는 것. 김의원은 27일까지만 해도 도저히 의원직사퇴라는 「정치적 파산선고」까지는 가지않을 것으로 생각됐으나 휴일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급변,결국 정계은퇴로 결론.한 특위관계자는 『조사결과 김의원은 언론보도내용보다 정도가 훨씬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그 배경을 설명. 김의원은 특히 28일저녁 최형우총장을만나 사퇴를 종용받았는데 처음에는 완강히 버티다 최총장이 호화별장은닉을 비롯한 축소신고재산목록을 하나하나 거론해나가자 정계은퇴 의사를 밝혔다는 것. 그러나 김의원이 3당통합직후부터 김대통령의 대세론을 앞장서 부르짖었으며 대통령후보경선때도 고문을 맡아 맹활약하는등 「혁혁한 공로」로 김대통령과 당지도부는 막바지까지 그의 처리를 놓고 심사숙고했다는 후문. 반면 김진재·정호용·이상득의원등은 소명이 받아들여져 무혐의처리. ○…의원직사퇴라는 초강수 철퇴를 맞는 의원은 이미 사퇴한 유학성·김문기·김재순의원과 탈당한 박의장·임의원,그리고 정동호의원등 6명으로 최종확정. 당초 의원직사퇴권유대상으로 유력했던 이원조의원은 뚜렷하게 탈법사실이 드러나지 않아 경고조치로 격이 낮춰졌다는 후문. 하지만 정의원은 부정비리축재혐의가 뚜렷하고 투기성 재산형성이 많아 일찌감치 극약처방으로 결론났다고.특히 그의 부인이 전국적으로 몇손가락안에 꼽힐 정도의 「복부인」으로 소문난 것도 정의원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했다는 것. 그러나 박의장의 탈당선언 소식이 알려지자 의원직을 사퇴할 것으로 보였던 임의원이 방향을 바꿔 역시 탈당을 선언하고 정의원도 이와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돼 당지도부는 곤혹스런 모습들. ○…이번 파문으로 언론에 보도되거나 지은 죄가 있는 의원들은 어느때보다 긴시간을 보내며 당지도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운 기간이었다. 특히 최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은 항상 초미의 관심대상이 되어 분위기라도 파악하려는 사람들로 당사 6층의 사무총장실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산인해.
  • 세르비아 강경지도자 단죄 처리/유엔 결의 「유고전범재판소」 기능

    ◎전세계 분쟁지 인권유린도 심판/신병확보가 난제… 실효 미지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2일 유고내전 전범 처벌을 위한 국제전범재판소를 설치하기로 결의한 것은 세계 분쟁지역에서 자행되고 있는 잔혹행위에 철퇴를 가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국제전범재판소설치는 비단 옛유고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곳에서나 반인륜적 잔학행위를 자행한 책임자들에게도 적용될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 전범재판소설치는 제2차대전에서 연합국이 승리한후 독일 뉘른베르크와 일본의 도쿄에 설치된 전범재판소와는 판이하게 다른데다 그후 처음으로 승전국이 아닌 유엔결의를 통해 설치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미국·프랑스등 서방국가들이 주축이 돼 채택된 이번 전범재판소 설치결의안은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에게 전법재판소의 기능에 관한 세부적인 제안을 60일 이내에 마련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이 제안이 마련돼 다시 안보리의 승인을 얻게 되면 구유고연방의 인종청소,강제수용소,조직적인 강간행위및 대량학살에 책임이 있는자들을 심리대상으로 하게 된다. 현재까지 유엔전범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지목한 전범은 없지만 미국무부가 지난해 12월 전범으로 지목한 인물들은세르비아대통령 슬로보단 밀로세비치와 보스니아 세르비아계주민 지도자 라도반 크라드지치,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민병대사령관 라트코 몰라디치와 7명의 세르비아계및 크로아티아계 민병대 지휘관,그리고 포로수용소장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때 전범재판에서 내려진 형벌은 교수형이나 종신형이 대부분이었다.2차대전에서 잔악한 행동으로 악명높았던 나치전범들을 처벌하기 위한 뉘른베르크국제군사재판에서는 레지스탕스와 유태인등 4천명을 학살한 리옹의 백정 클라우스 바르비와 아우슈비츠수용소에서 독가스로 유태인 6백만명을 학살한 나치의 친위대당 아이히만등이 모두 교수형에 처해졌다. 또 패전국 일본에서 연합국 최고사령관 맥아더원수가 개설한 군사재판소에서는 관동군 사령관으로 남경학살의 주역을 담당했고 총리대신을 지낸 도조 히데키등이 사형을선고받았다. 그러나 2차대전이후에는 전범에 대한 단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과거 「킬링필드」라 불리는 캄보디아의 폴 포트정권이 자행한 대량학살도 국제재판에까지는 이르지는 못했다. 2차대전이후 처음으로 본격적인 전범재판을 하겠다고 나선 유엔의 이번 결의가 유고내전종식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세르비아측에 과연 정치적인 타격을 안겨줄지는 미지수다. 전쟁직후의 군사재판과는 달리 유고전범재판은 실제 재판소설치까지 수개월이 걸릴뿐더러 인권유린의 당사자를 가려내는 문제와 전범자의 신병확보가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엔의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결의가 냉전이 붕괴된이후 잔혹한 인권유린을 일삼고 있는 지역에 더이상의 범죄행위를 예방하고 억제하는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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