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철쭉
    2026-02-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79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을 가다

    신록이 한껏 짙어가며 생명의 약동을 흠뻑 느끼게 해주는 5월. 화려한 봄의 한켠에선 지나온 한평생을 되돌아보며 다가올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다.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병동. 말기 암 환자들이 의료진과 자원봉사자의 살가운 손길 속에서 품위 있는 죽음을 준비하는 곳이다. 이 곳에선 독한 항암제나 생명을 연장하는 산소호흡기도 찾아 볼 수 없다. 링거 주사줄을 매단 환자도 눈에 거의 띄지 않는다. 박명희 수간호사가 병실을 안내해 줬다. 환자들은 한결같이 앙상하고 기력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에선 머지않아 찾아올 죽음의 그림자도, 가족과의 이별의 슬픔도 읽기 어렵다. 결코 말해선 안 될 것 같았던 ‘죽음’이란 단어를 그들의 입을 통해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아내가 갖고 있던 죽음의 두려움이 사라졌어요.” 김홍근(60)씨는 유방암 말기인 아내의 항암치료를 중단하고 지난해 말 이곳을 찾았다. 병동에 처음 오던 날, 모든 것이 두렵고 낯설기만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병동 식구들의 세심한 보살핌과 통증치료로 심신의 안정을 찾아 갔다. “통증이 줄어든 뒤부터 아내가 간간이 웃습니다.” 김씨 부부는 하루가 일년처럼 소중하고 애틋하다. 남은 시간이 짧은 만큼 지내온 삶을 되돌아보며 아름다운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박간호사는 “환자 못지않게 외롭고 지쳐있는 가족들에게 따뜻한 말과 편안함을 주려고 노력한다.”면서 “상처받은 이들이 위안을 얻고 힘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병동을 활기차게 움직이는 원동력은 자원봉사자다. 의료진의 처치를 빼고는 대부분 자원봉사자의 몫. 마사지, 배식, 목욕돕기 등 일상 활동은 물론 말기암 환자의 말벗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완화의료센터에서 3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한우(59)씨는 “영원한 곳으로 가는 길목인 이곳은 시간과 계절을 초월했다.”면서 “환자와 가족이 슬픔과 회한을 털어버리고 화해하고 사랑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씨는 호스피스 봉사를 하면서 생에 대한 욕심이 줄었다고 했다. 그는 “삶 전체가 하나의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인생의 마지막 5분이 남았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스피스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완화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립암센터 최진영 연구원은 “완화의료를 받는 환자들은 입원 1주일 만에 통증이 25%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완화의료를 할 수 있는 병상은 전국에 43곳, 720여 개. 한해 7만여 명의 말기 암 환자를 돌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박진노 이사는 “완화의료 병동을 운영하는데 많은 돈이 들어 수요만큼 병상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죽음에 대한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고대구로병원의 최윤선 완화의료센터장은 “품위 있는 인생 마무리를 위한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취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편안한 임종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은 물론 효율적인 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병실 밖을 나서니 싱그러운 신록 사이로 철쭉이 분홍의 향연을 펼친다. 아내를 휠체어에 태워 꽃길을 산책하던 김홍근씨는 “지금 생이 마지막이 아니며 더 아름다운 다음 생이 기다리고 있다고 믿는다.”고 아내의 손을 꼭 쥐었다. 글 사진 jongwon@seoul.co.kr
  • 관악구·함평군 자매결연

    서울 관악산 철쭉과 전남 함평 나비가 함께 만났다. 유종필 관악구청장과 안병호 함평군수가 2일 함평나비축제장에서 자매결연 협약을 맺고 공동의 발전과 번영을 약속했다. 나비축제로 전국에 이름을 떨친 함평군은 깨끗하고 청정한 지역 이미지를 살린 친환경 농·축·수산업과 자연생태자원이 풍부한 매력적인 도시다. 앞으로 관악구와 함평군은 행정·경제·문화·예술·체육 등 폭넓은 교류를 통하여 상호 지역발전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며, 신뢰와 우의를 바탕으로 공동번영과 주민복지 향상 등 공동의 발전을 추구하기로 협약했다. 한편 관악구는 전북 고창군, 전남 강진군, 강원 평창·양구군, 충남 공주시, 경북 성주군, 충북 괴산군, 충남 서천군 등 8개 자치단체와 중국 베이징시 다싱(大興)구, 지린(吉林)성 옌지(延吉)시등 해외 6개 자치단체와 결연을 맺어 상호 교류에 애쓰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합천 황매산 철쭉 축제 새달 8일부터 22일까지

    합천 황매산 철쭉 축제 새달 8일부터 22일까지

    전국 최대 철쭉 군락지인 경남 합천군 황매산 산상에서 새달 8~22일 화려한 철쭉 향연이 펼쳐진다. 합천군은 28일 황매산철쭉제전위원회 주관으로 황매산 철쭉군락지 일대에서 5월 8일부터 보름 동안 제15회 합천황매산철축제가 열린다고 밝혔다. 황매산 철쭉은 5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해 중순이면 절정을 이룬다. 특히 황매산 북서쪽 능선 정상부에 펼쳐진 수만평의 황매평전은 5월이면 붉게 핀 철쭉으로 산상 화원의 장관을 연출한다. 축제는 철쭉제례를 시작으로 사진촬영대회, 산상음악회, 가훈 써주기, 소원성취 연날리기, 보물찾기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행사가 마련된다. 축제 기간 하루 최대 5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발 1108m의 황매산은 태백산맥의 마지막 준봉으로 고려시대 호국선사 무학대사가 수도를 한 곳으로 전해진다. 산 곳곳에 기암괴석과 소나무, 철쭉 등이 수석 전시장처럼 어우러져 영남의 소금강으로 불린다. 산 정상에 오르면 합천호와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영화촬영 장소로도 인기가 높아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투 동막골’, 드라마 ‘주몽’, ‘태왕사신기’, ‘선덕여왕’ 등을 통해서도 소개됐다. 올 하반기 개봉 예정인 ‘활’도 황매산이 배경이다. 합천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꺄~악 신나는 5월… 아빠의 행복충전 작전

    꺄~악 신나는 5월… 아빠의 행복충전 작전

    가정의 달 5월이 코앞이다.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부부의 날(21일) 등이 줄줄이 이어진다. 특히 어린이날과 석가탄신일(10일) 사이에 휴가를 보태면 황금연휴가 된다. 이에 맞춰 각 놀이공원과 리조트 등에서 다양한 이벤트와 할인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다. 꼼꼼히 챙기면 각종 기념일을 보다 알뜰하게 보낼 수 있겠다. ●부모님 모시고 꽃축제 가는 건 어떨까요? 비발디파크(www.daemyungresort.com)는 오는 30일 오션월드를 전면 개장한다. 5월 4~8일엔 ‘제5회 비발디파크 철쭉제’도 연다. 철쭉포토존과 열기구 체험존이 운영되고, 8일 400인분 봄꽃 비빔밥 만들기가 펼쳐진다. 4일에는 가족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무료로 열리고 5일 메탈블레이드 챔피언십(사전 접수)과 꾸러기 노래자랑이 펼쳐진다. 가족노래자랑(6일)과 클래식연주회(7일), 김세환 등이 출연하는 7080 리멤버 콘서트(8일) 등도 마련한다. 1588-4888. 한화리조트 설악(www.hanwharesort.co.kr)은 5월 5~8일 ‘매직캣 공연단’의 마술쇼를 하루 3회 연다. 14일에는 퓨전 국악그룹 ‘별’이 1일 2회 공연을 펼친다. 21일에는 ‘라비아 밸리댄스 공연단’의 밸리댄스 공연이, 28일에는 퓨전 국악그룹 ‘연리지’ 공연이 열린다. (033)630-5500. 곤지암리조트(www.konjiamresort.co.kr)의 레스토랑 미라시아는 5월 5일 어린이 고객에게 막대사탕과 풍선을 선물하고 8일 저녁 뷔페에 60세 이상 부모를 동반할 경우 생맥주를 제공한다. 가족노래방인 트랄라에서는 5~10일 3대가 방문하거나 3자녀 이상 동반하면 캔음료가 무료다. 1661-8787. 엘리시안강촌(www.elysian.co.kr)은 ‘영산홍 봄축제’를 연다. 리조트의 봄을 사진과 그림으로 각각 담는 어린이사생대회(초등학생 이하 현장접수)와 사진콘테스트가 열리고 행운권과 경품이 걸린 가족대항 명랑운동회와 댄스 경연대회도 준비했다. (033)260-2000. ●동물원 사육사·퍼레이드 공주님에 도전해봐요 에버랜드(www.everland.com)는 ‘참여·교육·자연’ 세 가지 테마의 어린이날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참여’는 이솝빌리지에서 진행된다. 어린이들이 인형극, 동요극에 참여해 노래와 율동을 배운다. ‘교육’ 은 동물 체험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다. 나비알 받기 체험, ‘키즈 동물 사랑단’의 시각 장애인 안내견 체험 등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키즈 동물 사랑단원 50명이 어린이날 카니발 판타지 퍼레이드에 참여할 예정이다. ‘자연’은 동물원 사육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동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게 했다. 체험을 원하는 가족은 홈페이지에 신청해야 한다. 아울러 경찰의장대 시범 공연과 용인대 태권도 시범단의 태권도 경연도 펼쳐진다. (031)320-5000. 롯데월드(www.lotteworld.com)는 5월 1~10일 매직아일랜드에서 ‘버블 페스티벌’을 연다. ‘가면축제 퍼레이드’의 고객 참여 프로그램도 5~10일 확대 진행한다. 매회 20명의 어린이가 왕자와 공주로 변신해 퍼레이드에 참여하고, 가족단위 고객은 백조 모양의 차량에 탑승해 퍼레이드를 즐길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신청 받는다. 최현우의 마술쇼, 뮤지컬쇼 ‘신비의 가면 동화나라’, 어린이 인형극 ‘개구리 왕자’ 등 행사도 열린다. 가족 입장객은 축제기간 중 어린이 자유이용권이 30% 할인되고, 5월 말까지 만 9세 이하 어린이와 보호자가 함께 이용하는 ‘맘앤키즈 패키지’도 40% 할인된다. 추억의 결혼사진을 지참한 부부는 자유이용권 요금이 30% 할인된다. (02)411-2000. ●명랑운동회·가족 스타킹… 우리집이 일등 오크밸리(www.oakvalley.co.kr)는 6월까지 둘째·넷째 주 토요일 ‘스프링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한마음놀이마당에서 다양한 게임을 통해 경품을 증정하고 석고마임 등 이벤트도 진행한다. 비보이와 마술공연도 1일 2회 열린다. 5월 5일과 7일 아크로바틱 치어리더 공연과 줄타기 공연, 군악대 퍼레이드 및 대북 퍼포먼스 공연 등도 펼쳐진다. (033)730-3981. 현대성우리조트(www.hdsungwoo.co.kr)는 5월 5~10일 어린이 사생대회와 소방체험, 가족 레크리에이션 등의 행사를 연다. 5~8일 페이스페인팅 & 요술풍선 이벤트, 21일부터 매주 토요일 가족들의 끼와 재능을 겨루는 ‘열린 무대! 우리 가족 스타킹’ 등의 프로그램도 열린다. (033)340-3000. 무주리조트(www.mujuresort.com)는 5월 5일 초등학생과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어린이날 그림그리기 대회’를 연다. 호텔 티롤에서는 선착순 스무 가족이 참여하는 케이크 만들기 행사(3만원), 카니발 컬처 팰리스 심포니홀에서는 가족 장기자랑대회를 개최한다. 오는 30일~5월 5일 초등학생 이하(만 12세)는 세인트 휴 클럽이 무료다. (063)322-9000. 하이원리조트(www.high1.com)는 어린이날 마운틴콘도 일대에서 버블 매직쇼와 저글링 쇼, 요술 풍선 체험교실 등을 연다. 오후 1시엔 피터팬·팅커벨 요정 선발대회를 열고 오후 2시, 4시 뮤지컬 ‘니모를 찾아서’를 공연한다. 어린이 관람객 선착순 300명에게 하이원 캐릭터도 준다. 1588-7789. ●우주비행사로 변신… 물개 탐정과 추리게임 서울랜드(www.seoulland.co.kr)는 오는 30일 영·유아들을 위한 놀이터 키즈랜드를 오픈한다. ‘우주로 나아가는 한국’을 컨셉트로 우주로켓과 관제탑, 우주왕복선 등의 놀이시설로 꾸며졌다. 시설 내 조형물과 바닥이 특수소재로 제작돼 다칠 염려가 없다. 어린이 3000원, 어른 2000원. 키즈랜드 입구에서 별도 구입해야 한다. 매일 오후 2시엔 장난감 퍼레이드가 진행된다. 주말엔 방문객들이 직접 장난감을 몰고 퍼레이드에 참여할 수 있다. 환상의 나라에서 낮 12시 30분부터 선착순 접수 받는다. ‘2011 대한민국 어린이 밸리댄스 한마당’ 등 다채로운 공연도 이어진다. (02)509-6000. 63시티(www.63.co.kr)는 비보잉 뮤지컬 ‘마리오네트’ 공연을 어린이날 시작한다. 인터파크에서 5월 11일까지 전 객석을 1만원에 판다. 63시월드에서는 물개들이 벌이는 ‘물개탐정 홈스 쇼’가 열린다. 공연시간은 매일 오후 1시·3시·5시다. 전 세계 슈퍼스타들의 밀랍인형들이 전시된 ‘63왁스뮤지엄’도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오픈했다. (02)789-5663. 키자니아(www.kidzania.co.kr)는 어린이날 방문하는 어린이들에게 ‘리올 우리쌀 호떡믹스’를 선물로 준다. 5월 1일 임금을 2배로 주는 ‘더블 키조’ 이벤트, 5월 6~22일엔 부모와 어린이가 함께 직업체험을 할 수 있는 ‘패밀리가 간다’ 이벤트를 진행한다. 또 어른 1명과 어린이 1명이 입장할 수 있는 2인 가족권 3장을 묶은 ‘시즌 이용권’을 12만원(정상가 15만 9000원)에 5월 31일까지 판매한다. 학용품세트 등 상품 5종도 30~63% 할인 판매한다. 1544-5110. ●뭉칠수록 싸지는 대가족 할인 놓칠 수 없죠 리솜리조트(www.resom.co.kr) 스파캐슬(충남 예산)은 5월 내내 세 자녀 이상 가족에게 천천향을 40% 할인한다. 어린이날 의료보험증을 지참한 어린이(36개월~초등학생), 3대가 함께 방문해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시할 경우 각각 50% 할인된다. 스승의 날인 15일에는 교직원증을 지참한 교직원 50%, 동반 4인은 40% 할인된다. 16일 성년의 날 주민등록증을 지참한 1991년생은 50% 할인된다. (041)330-8000. 충남 태안 오션캐슬도 어린이날 아쿠아월드 입장 어린이와 어버이날 60세 이상 어른에게 각각 50% 할인 혜택을 준다. 교직원은 스승의 날에 50% 할인된다. (041)671-7000. 경기 광주 스파그린랜드(www.spagreenland.co.kr)는 어린이날 초등학교 이하 고객과 어버이날 65세 이상의 고객에게 스파 입장료(주말 어른 2만 9000원, 어린이 2만 1000원)의 50%를 할인해 준다. 또 성년의 날(16일)과 부부의 날(21일) 커플티를 입은 고객은 1인 요금만 받는다. 스승의 날에는 교직원 50% 할인된다. (031)760-5700. 충남 아산 파라다이스스파도고(www.paradisespa.co.kr)는 5월 내내 3대가 함께 방문할 경우 부모는 무료로 스파(주말 어른 3만원, 어린이 2만 3000원)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5인 이상 가족에게 적용되며, 가족 증명서나 가족사진을 지참해야 한다. 5월 14~16일 교직원이 동반한 5세 미만 아이는 스파 이용이 무료다. 교직원증을 지참해야 한다. (041)537-7100. ●물속 친구·반달곰 서커스 코엑스아쿠아리움(www.coexaqua.com)은 5월 5~10일 수만 마리의 정어리가 펼치는 ‘정어리 매직서커스’를 연다. 낮 12시 30분, 오후 2시 30분, 4시 30분 등 3회 공연된다. 어린이날 입장한 모든 어린이에게 롤링펭귄 색연필, 5월 6~10일 선착순 400명에겐 짱구액션가면을 선물한다. (02)6002-6200. 베어트리파크(www.beartreepark.com, 충남 공주)는 아기반달곰 백일 잔치, 150여 마리의 반달곰과 함께하는 다문화가정 초청 행사 등 이벤트를 준비했다. 오는 30일~5월 10일엔 ‘플라워 페스티벌’을 열어 손수건 꽃물들이기 등 체험활동도 벌인다. (041)865-6136.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27) 공주 마곡사 ‘김구 향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27) 공주 마곡사 ‘김구 향나무’

    나무를 심는 데에는 까닭이 있다. 대개는 미래의 가치를 내다보며 나무를 심는다. 나무를 심은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에 나무의 물리적·정신적 혜택을 얻는 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빠르게 자라는 속성수(速成樹)도 최소한 한 세대는 넘겨야 사람의 소용에 닿을 만큼 자라게 마련이다. 열매나 목재를 쓰기 위한 실용적 이유가 아니라, 오래도록 기념해야 할 일이 있을 때에도 사람들은 나무를 심었다. 사람보다 더 오래 살아남아 사람의 뜻을 널리 전해 달라는 마음이 담긴 것이다. 옛날에만 그랬던 건 아니다. 여전히 삶의 중요한 고비 때 사람들은 나무를 심는다. 이른바 기념식수다. ●광복 직후 마곡사에 찾아와 손수 심어 민족의 미래를 위해 평생을 바친 백범 김구 선생도 채 이루지 못한 민족의 염원을 담아 나무를 심었다. 조국 해방을 위해 이역 타향을 떠돌던 그는 일제가 물러간 뒤 고국에 돌아와 충남 공주 마곡사를 찾았다. 마곡사는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사건 후, 일본군 장교를 살해하고 수감됐던 인천 감옥에서 탈옥해 숨어들었던 곳이다. 선생은 마곡사에서 원종이라는 법명으로 승려 생활을 했다. 광복 직후 마곡사를 찾았을 때의 느낌을 선생은 ‘백범일지’에 “48년 전에 중이 되어 굴갓 쓰고 염주 걸고 바랑 지고 출입하던 길로 좌우를 살펴보며 천천히 들어가니, 의구한 산천은 나를 반겨 주는 듯하다.”라고 썼다. 하룻밤을 마곡사에서 묵은 선생은 이튿날 아침 “영원히 잊지 않는다는 기념으로 무궁화 한 그루와 향나무 한 그루를 심고 마곡사를 떠났다.”(‘백범일지’ 하권에서) 1946년의 일이다. 27년 만에 조국에 돌아온 선생은 고향인 황해도 해주 땅을 찾지 못하는 아쉬움을 안고 ‘38선 이남 지방 순회’를 시작했다. 사형수로, 장기수로 두 차례 수감되었던 인천에 이어 찾아온 곳이 바로 마곡사였다. 그만큼 마곡사는 선생에게 의미가 깊은 곳이었다. 선생은 ‘영원히 잊지 않는다.’는 뜻으로 나무를 심었다고 했다. 조국 해방을 위해 싸워 온 그가 ‘영원히 잊지 않는다.’고 한 그것은 민족의 무궁한 번영과 평화가 아닌 다른 무엇일 수 없다. 그가 심은 한 그루의 무궁화는 지금 찾아볼 수 없다. 수명을 다하고 스러진 게다. 그러나 향나무 한 그루는 마곡사 대광보전과 응진전 사이의 양지바른 자리에서 도담도담 자라고 있다. 향나무를 처음 심은 1946년에는 이미 서너 해를 넘긴 묘목이었을 테니, 이 향나무의 나이는 올해로 65세를 조금 넘긴 셈이다. ●백범 명상길에서 체험 프로그램까지 개발 사람의 뜻을 향기에 실어 하늘 멀리까지 전한다는 향나무에 선생은 우리 모두가 영원히 잊지 말아야 할 민족 번영의 뜻을 담았다. 1000년을 사는 향나무라는 걸 감안하면, 아직 어린 향나무이지만 바라보는 느낌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일본과의 관계가 여전히 불편하기만 한 이즈음이어서 더 그렇다. 나이에 맞춤하게 나무는 경내의 여느 큰 나무에 비해 싱싱하다. 겨우 사람 키를 조금 넘은 2.5m 정도밖에 안 되는 아담한 크기이지만, 김구 선생의 손길을 닮아서인지 줄기는 옹골찬 기세로 뻗어 올랐다. 1m가 조금 넘는 곳까지 곧게 솟아오른 뒤, 나무는 사방으로 널찍이 가지를 펼치며 늘 푸른 잎을 돋아냈다. 70년이 채 안 되는 세월이지만, 이 어린 나무에게도 아픔이 없었던 건 아니다. 자리도 옮겼다. 선생이 처음 나무를 심은 자리는 마곡사 천왕문을 지나 큰법당으로 들어서기 위해 극락교를 건너 마주치는 범종각 맞은편이었다. “물이 많은 자리여서인지, 나무의 상태가 그리 안 좋았어요. 해마다 영양 주사를 놓으면서 보호해야 했지요. 그러다가 4년 전에 이 향나무를 더 잘 살리기 위해 좋은 자리를 골라 옮겼어요. 마침 김구 선생께서 우리 절에서 ‘원종’이라는 법명의 승려로 계실 때 머무르시던 요사채 옆이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던 거죠.” 남태규(43) 종무실장의 이야기다. 나무에만 정성을 들인 건 아니지 싶다. 2009년 가을부터 주석하는 주지 원혜 스님은 특히 승려로서 혹은 민족 지도자로서의 김구 선생이 남긴 자취를 살려 내고 민족혼을 고양하기 위해 적잖은 기획 행사를 진행했다. “우리 절에서 승려이셨던 김구 선생의 정신과 혼을 되살리는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임무죠. 이태 전 가을부터 원혜 스님께서 백범 기념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셨어요.” 마곡사 주변의 산책로에 ‘백범 명상길’이라고 이름 붙여 ‘충청의 올레길’로 널리 알리는 한편 백범 선생이 삭발례를 치르던 냇가 바위 주변에 알림판과 전망대를 설치하기도 했다. 올해에도 몇 가지 백범 관련 체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뜻으로 살아남아 ‘춘마곡 추갑사’라 했다. 공주시 동남쪽의 계룡산 갑사가 가을에 아름다운 절이라면, 북서쪽의 마곡사는 봄볕 따스할 때에 더 좋다는 표현이다. 아직 마곡사의 봄은 무르익지 않았다. 봄이 더 깊어지면 마곡사 경내에는 하얀 목련이 줄지어 꽃을 피워 올릴 것이고, 법당 주위로는 벚나무·박태기나무·철쭉 등 온갖 꽃들이 화려하게 솟아오를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마곡사를 품어 안은 태화산 부근의 신록은 더 싱그러워질 것이다. 우리 강산에 찾아오는 봄의 아름다움을 더 오래 더 소중하게 지켜내야 하는 건 우리 모두의 의무일 뿐 아니라 60여년 전 백범 김구 선생이 ‘영원히 잊지 않겠다.’며 한 그루의 나무를 심은 뜻이기도 하다. 백범, 그는 갔지만 그가 심은 향나무 한 그루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키며 당당하게 살아남을 것이다. 어린 나무 앞에 이리 오래 서서 눈을 맞추는 건 그래서 1000년 향나무를 바라보는 어떤 일보다 뜻깊을 수밖에 없다. 마침 지난 13일은 일제에 빼앗긴 주권을 되찾기 위해 중국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운 날이었다. 나무 앞에 서서 가만히 어제의 각오를 되새겨 본다. 글 사진 공주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충남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 567. 당진~상주 고속도로 마곡사 나들목을 이용하면 빠르게 갈 수 있다. 마곡사 나들목에서 1㎞를 채 못 간 곳에 사곡교차로가 있다. 우회전해 300m 가서 좌회전한다. 유구천을 건너 7㎞ 가면 마곡사 주차장이 나온다. 여기에서 1㎞ 남짓한 오솔길을 걸어가면 마곡사다. 나무는 조사전 앞에 있다.
  • 벚꽃 서귀포 24일 개화···여의도 4월9~15일 절정

     기상청은 올해 벚꽃이 피는 시기가 지난 해에 비해 3일 빨라질 것이라고 4일 전망했다.  기상청은 벚꽃이 24일 제주도 서귀포를 시작으로 남부지방은 27일~4월5일,중부지방은 4월 6~11일,경기·강원 북부와 산간지방은 4월12일 이후에 개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역별 개화 예상시기는 △서귀포(3·24) △부산(3·28) △통영(3·29) △진해·포항(3·30) △대구(3·31) △광주·여수·하동(4·2) △대전(4·4) △ 전주(4·5) △ 청주(4·7) △강릉(4·8) △서울(4·9) 등 순이다.  벚꽃은 제주도 31일,남부지방 4월3~12일,중부지방 4월13~18일 등 순차적으로 절정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의도 윤중로는 4월15일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벚꽃 개화시기는 최근 10년(2001~2010)동안 빨라지고 있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기상청은 이달 중순부터 주요 군락단지의 벚꽃,동백,철쭉,유채 등 봄꽃 개화 상황을 홈페이지(www.kma.go.kr)를 통해 전해줄 계획이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대구 ‘낙동강 희망의 숲’ 조성

    “낙동강에 나만의 나무를 심으세요.” 대구시가 ‘낙동강 희망의 숲’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 시민들이 직접 낙동강 변에 나무를 심어 생명이 살아 숨 쉬는 푸른 강변을 만드는 사업이다. 시는 22일부터 새달 20일까지 나무심기를 희망하는 시민들의 신청을 받는다. ‘희망의 숲’ 홈페이지(www.4rivers.go.kr/tree)와 대구시 홈페이지(www.daegu.go.kr)를 이용하거나 우편 또는 직접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조성 대상지는 대구 달성군 강정보와 낙동강문화관의 인접지역으로 접근성이 좋고 주변 경관이 뛰어나다. 면적은 9600㎡. 이곳에 나무 3300그루를 심는다. 식수종은 산철쭉, 병꽃나무 등 작은 나무는 물론 왕벚나무, 자귀나무, 메타세쿼이아 등 키큰 나무도 포함된다. 희망자는 대상 수종을 직접 가져오거나 인근 종묘원 또는 산림조합을 통해 구입해 심으면 된다. 나무에는 심는 사람의 메시지 등을 기입한 개인·가족·단체 명의의 표찰을 단다. 또 참가자들의 추억과 사연은 타임캡슐에 담아 20년간 보관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민들과 함께 낙동강 살리기 사업을 추진한다는 차원에서 이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수종은 생존력과 경관성 등을 감안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경기 ‘남한강 희망의 숲’ 조성

    경기도는 광주 귀여지구와 양평 교평지구, 여주 당남지구 등 남한강 수변생태공원 지역 3만 6560㎡에 ‘남한강 희망의 숲’ 조성사업을 벌인다고 21일 밝혔다. 이곳에는 이팝나무·느티나무 300그루와 철쭉·영산홍 3500그루를 심는다. 도는 22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희망의 숲’ 홈페이지(www.4rivers.go.kr/tree)나 지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받아 식목일인 4월 5일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나무를 심는 도민들의 사연을 타임캡슐에 담아 20년간 보관한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강원 태백 함백산 눈꽃 트레킹

    강원 태백 함백산 눈꽃 트레킹

    함백산(咸白山)에 갑니다. 백두대간의 일부이면서 눈꽃 트레킹 명산으로 제법 이름 높지요. 주변 풍광도 빼어나 베테랑 산꾼뿐 아니라, 초보 산꾼들도 즐겨 찾습니다. 도시인에게 겨울산행이 쉬운 도전은 아닙니다. 엘리베이터에 적응했던 두 다리는 쥐가 날 정도로 뻐근하겠지요. 맛있는 커피를 탐하던 입술은 밭은 숨결 내뱉느라 닳을 지경일 겁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풍경은 고생한 자의 몫이란 겁니다. 발품 팔아 오른 그 산엔 당신만의 풍경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순결한 눈이 쌓여 은빛 세계로 변해 있을 함백산. 신기루처럼 눈앞에 아련하게 오버랩되더니, 조급증 걸린 두 발은 어느새 강원도 태백시로 향합니다. ●첩첩첩 산산산… 높은 산 깊은 풍경 설악산과 오대산, 대관령에서 뻗어온 백두대간이 남하하다 태백 인근에서 불끈 솟구친 산이 함백산(1573m)이다. 만항재와 화방재를 경계로 태백산과 이웃하고 있다. 함백산은 우리나라에서 여섯 번째로 높다. ‘태백의 지붕’이라 불리는 태백산(1567m)보다 높다. 예로부터 묘고산이라고도 불렸다. 불교에서 말하는 수미산과 같은 의미로, 신성한 산이란 뜻이다. 두문동재(1268m)와 은대봉(1422m), 피재(935m)로 이어지며 백두대간 코스를 이룬다. 산행에 앞서 온도계를 본다. 영하 17도다. 두터운 외투를 헤집고 살을 에는 칼바람이 밀려 온다. 태백시내가 이 정도면 산 정상은 얼마나 추울까. 산행 들머리는 두문동재다. 대체로 만항재에서 출발해 정암사나 두문동재로 내려 오는 게 일반적이다. 만항재가 1330m이니 함백산 정상까지는 243m만 오르면 된다. 하지만 길이가 짧은 대신 정상까지 된비알이 심하다. 넉넉한 마음으로 주변 풍경과 마주할 여유를 갖지 못할 바엔 쉬엄쉬엄 오르는 편이 낫다. 두문동재에서 만항재까지는 약 8㎞. 4시간가량 걸린다. 태백시에서 38번 국도를 타고 가다 보면 두문동재터널이 나온다. 터널 바로 위가 백두대간 선상의 두문동재다. 고개 이름이 독특하다. ‘두문불출’(杜門不出)의 ‘두문’과 같은 한자를 쓴다. 풀자면 ‘문을 닫아 둔다.’는 뜻일 터. ‘태백시지’나 태백문화원에서 발간한 ‘우리 고향 태백’ 등 문헌을 보면 이름에 특별한 사연이 깃들어 있다. 이성계의 조선 개국 이후, 고려 신하 가운데 72명이 조선의 녹을 먹지 않겠다며 벼슬을 버리고 현 황해도 개풍군 광덕산 기슭에 은거했다. 조정에서 이들을 밖으로 나오게 하려고 산에 불을 질렀지만, 이들은 뜻을 굽히지 않고 불타 죽고 만다. 그때부터 광덕산 일대를 두문동이라 불렀다. 그런데 72명의 충신 가운데 7명이 태백으로 내려와 인적 드문 함백산 아래 산간 마을에 몸을 숨겼고, 이를 계기로 마을 이름은 두문동, 고개 이름은 두문동재라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은빛 설원과 파란 하늘 하나 된 풍경 은대봉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도로에서 한 발짝만 떼면 곧 백두대간 능선이다. 내심 기대했던 상고대(나뭇가지 등에 서리가 얼어붙어 눈꽃처럼 핀 것)는 없다. 하지만 숲은 여전히 눈밭이다. 다져진 등산로를 살짝 벗어나면 금세 무릎 언저리까지 푹푹 파묻힌다. 봄철 연분홍 꽃잎을 곱게 밀어올렸을 철쭉 가지에도, 길가에 낮게 몸을 움츠린 산죽의 푸른 잎에도 순백의 솜털 옷이 달렸다. 여기에 코발트빛 하늘이 멋진 조합을 이루며 잠시 산행의 피로를 잊게 한다. 신갈나무와 사스래나무 숲을 지나 능선에 올라 붙자니 뒤편으로 광활한 산경이 펼쳐진다. ‘첩첩첩 산산산’이다. 대간 능선 트레킹은 이런 매력이 있어 좋다. 멀리 산자락 위편엔 새하얀 풍력발전기 여러 대가 서있다. 삼수령(각각 동·서·남해로 흘러드는 오십천·한강·낙동강의 발원지) 인근의 매봉산 자락에 세워진 현대판 풍차다. 한때 백두대간의 정기를 훼손한다며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것이, 어느새 풍경의 보고가 됐다. 등산로 초입은 제법 가파르다. 대간 마루의 이름값을 하는 것일 게다. 코가 땅에 닿을 듯, 허리 굽혀 40분 남짓 오르면 은대봉 정상이다. 너른 공터에서 잠시 다리쉼 하기에 맞춤하다. 사방이 나무에 가려 조망은 그리 좋지 않은 편. 이후 1~3 쉼터까지는 내리막과 오르막이 번갈아 펼쳐진다. 3쉼터를 지나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함백산의 명물인 주목 군락지와 만난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장생의 나무다. 말라 비틀어져 고사목처럼 보이지만, 이 추위에도 끄떡없이 살아 있다. 주목의 푸른 바늘잎이 싱싱한 생명력을 새삼 일깨운다. 눈을 딛고 선 주목들의 장한 자태를 담느라 산꾼들의 카메라도 덩달아 바빠진다. 예서 정상까지는 줄곧 급경사다. 입에서 단내가 풀풀 나고, 허벅지에 경련이 일어날쯤에야 함백산은 비로소 제 몸을 허락했다. 사방이 탁 트인 정상, 바람이 땀을 씻는다. 차긴 하되 더없이 맑고 상쾌한 바람이다. 온갖 잡념들도 한줌 남김 없이 바람에 실어 보낸다. 그리고 그 빈 공간에 백두대간의 힘찬 줄기를 품는다. 천천히 정상 이곳저곳을 돌아본다. 대간의 고산준봉들이 거칠 것 없이 줄달음치고 있다. 머릿속에 관념으로만 머물던 ‘일망무제’가 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다. 북쪽 대간 길을 따라 은대봉, 싸리재, 금대봉이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고, 서쪽으로는 두위봉과 백운산, 장산이 산너울을 이룬다. 멀리 도심속에서나 보았던 검은 띠가 산과 하늘을 가르고 있다. 속세의 홍진이 모인 것인지, 대기오염 탓인지 알 길은 없으나, 승속을 구분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청명한 날이면 동해 앞바다까지 한눈에 찬다던데, 그런 행운은 없었다. 하지만 하늘과 맞닿은 곳에 서서 일망무제(한눈에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아득하게 멀고 넓어서 끝이 없음)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은 충분히 벅차다. ●태백산 눈조각전만 열려 구제역 여파로 ‘2011 태백산 눈축제’가 12일 전격 취소됐다. 하지만 핵심 행사인 눈 조각 전시회는 오는 21~30일 예정대로 진행된다. 태백산도립공원 당골광장과 함백산 아래 오투리조트, 그리고 시내 황지연못 등이 주 무대다. 올해 특징은 눈 조각의 대형화다. 지구촌 곳곳의 문명을 섬세하게 재현했다. 특히 주 행사장인 당골광장 사랑동산에는 ‘세계의 불가사의’라는 주제로 ‘진시황릉 병마용’과 ‘스핑크스’ 등 높이 4.5~11m, 길이 12~30m에 이르는 초대형 눈조각 11점이 전시된다. 글 사진 태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으로 나와 38번 국도를 타고 내처 달리면 태백이다. 우리테마투어(www.wrtour.com)가 태백산 눈꽃열차 상품을 내놨다. 전세 기차를 타고 축제장과 주변 관광지를 돌아보는 당일 상품이다. 21~25일, 29~30일 서울 영등포역에서 출발한다. 4만 3000원. 버스는 2만 4900원. ▲맛집 닭갈비가 별미다. 볶음식의 춘천 닭갈비와 달리 고구마, 냉이 등을 육수와 함께 끓여 낸다. 대명닭갈비(552-6515)가 입소문 난 집. 태백닭갈비(553-8119)는 복매운탕으로도 많이 알려졌다. 한우마을(552-5349)은 ‘가격 대비 성능’이 탁월한 쇠고기집. 강산막국수(552-6680)는 막국수와 감자 부침 등 토속 음식을 잘한다. ▲주변 볼거리 태백의 명소를 전부 둘러보자면 하루해가 짧다. 구역별로 묶어서 계획을 짜는 게 좋겠다. 귀네미마을과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는 대단위 고랭지 배추밭으로 유명한 곳. 설경도 이에 못지 않게 빼어나다. 인근에 삼수령, 자작나무 군락지도 있다. 구문소(求門沼)는 약 5억만년 전의 고생대 지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 수능천석(水能穿石)의 격언을 실감할 수 있는 기이한 세계다.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과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철암역두 등을 한 코스로 묶을 수 있다. 태백체험공원은 폐광지를 체험관광지로 조성한 곳이다. 석탄박물관과 함께 돌아보면 훌륭한 테마여행이 된다. 한강 발원지 검룡소는 별도 코스로 계획하는 게 좋겠다. 예수원은 구제역으로 출입금지 상태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550-2081~5. ▲잘 곳 시내에 깨끗한 모텔이 많다. 5만원선. 가족과 함께라면 함백산 정상 아래 오투리조트(580-7000)를 고려하는 게 좋겠다.
  •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지역개발 패러다임 전환

    [서울신문 신년특집] 지방행정 NEW 스타트 - 지역개발 패러다임 전환

    “이제는 지역개발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개발의 주체인 지자체는 딴전이다. 오히려 개발을 위한 국비사업 유치에 혈안이다. 단체장은 국비 확보액과 개발사업의 효과 부풀리기에 열을 올린다. 선거권을 쥔 주민을 의식한 탓이다. 그러다 보니 인근 지역과 유사·중복 투자 논란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그럴 경우 사업의 경쟁력과 효율성은 떨어지고, 결국 피해는 주민 몫으로 돌아간다.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프로젝트 ‘돈먹는 하마’ 전락 4400억 투입 영암 F1대회 투자수익 부풀리기 논란 전남도가 유치한 포뮬러원(F1) 대회와 강원도의 알펜시아리조트 사업. 당초 기대와 달리 엇나간 지역개발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함평 나비축제 등 향토자원을 소재로 해 효과를 극대화한 사업들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가을 치러진 F1국제자동차대회는 이목을 끈 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했다. 감사원은 최근 전남도와 운영 법인인 KAVO 등에 대한 전방위 감사에 들어갔다. 도는 경주장 건설비로 계획보다 1000여억원이 증액된 4400여억원을 쏟아부었다. F1을 운영하는 영국의 스포츠마케팅 기업인 FOM측에 개최권료로 340억원을 지급했다. 계약에 따라 올해는 이보다 10% 늘어난 480억원 등 향후 6년간 똑같은 방식으로 400억~500여억원을 줘야 한다. 이를 메우기 위해 최근 368억원의 국비지원을 요청했으나 200억원만 반영됐다. 나머지는 지역 주민의 ‘혈세’로 충당해야 한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식이다. 도는 당초 F1대회 유치를 통해 영암의 간척지 일대에 자동차 연관 산업을 유치한다는 거대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현재로선 투자 대비 수익과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이 부풀려졌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강원도에 막대한 빚을 지운 평창의 알펜시아리조트 역시 ‘장밋빛 개발 프로젝트’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도개발공사가 최근 중국 자본 유치를 추진 중이나 결과는 미지수이다. 이 사업 역시 뭉칫돈을 투자한 지역 개발의 실패 사례로 꼽힌다. 이들 사업은 비교적 덩치가 커 쉽게 눈에 띌 뿐이다. 각 지자체가 지역개발이란 명분을 내걸고 추진 중인 크고 작은 각종 사업들도 ‘돈먹는 하마’로 전락한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역개발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체장들이 지역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일단 사업을 벌여 놓고 보자.’는 식으로 간다면 지역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남대 지역개발학과 송인성 교수는 “중앙 정부는 국가 균형발전에, 지방정부는 사업의 효율성에 각각 목표를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선거직 단체장은 치적 홍보식 개발 쪽으로 빠질 유혹에 쉽게 노출돼 있다.”며 “무조건 국비만 따다가 지역에 퍼붓는 방식의 개발보다는 전남 담양의 대나무처럼 그 지역의 고유한 유전자가 유지·발전될 수 있도록 향토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남발전연구원 조상필 도시연구팀장은 “ 국가정책인 저탄소 녹색성장이란 테두리 안에서 지역 차별화 전략을 꾀해야 한다.”며 “신재생 에너지, 해양관광, 생물산업 분야 등 지역 특성을 살린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지역개발 계획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종합·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사업 성공사례 3제 ●함평 나비축제 교과서에 실린 지역축제 아이콘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전남 함평의 나비축제는 우리나라 축제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이 축제는 2010년부터 초등학교 국정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성공적인 지역 축제의 아이콘으로 발전했다. 지자체가 추진 중인 축제 가운데 최고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때문에 각종 연구 논문에도 단골로 등장할 정도다. 함평군에 따르면 1999~2010년 축제 기간 이곳을 찾은 관람객은 1248만 5000여명에 이른다. 연 평균 100만여명꼴이다. 경제적 효과는 군의 브랜드 ‘나르다’ 상품과 특산물 판매 등 모두 1615억원으로 집계됐다. 축제의 성공으로 지역에 대한 청정 생태 이미지 부각 등 무형의 자산은 제외한 수치이다. 나비축제는 자치단체의 ‘발상의 전환’으로 탄생했다. 당시 이석형 군수는 공장 하나 제대로 없는 농촌을 ‘세일’하기 위해 흔하디 흔한 ‘나비’를 테마로 잡았다. 군 농업기술센터에 나비곤충연구소를 개설하고 전문 인력을 확충했다. 연구소는 축제기간 나비 애벌레가 성충, 번데기에 이르는 변태과정을 공개했다. 이후 초등학생들의 생태학습 축제로 자리잡았다. 2008년엔 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열어 행사의 규모를 키웠다. 30여만㎡의 유채꽃밭과 70여만㎡의 자운영(콩과 두해살이풀) 꽃밭을 조성했다. 매년 봄 그 꽃밭 위로 70여종 5만마리의 나비를 날리는 장관을 연출했다. 나비와 꽃이 하모니를 이루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냈다. 푸른음악회, 나비 날리기, 나비·곤충 생태관 운영, 나비·곤충·조류 표본 전시, 사물놀이패 공연, 농업 심포지엄, 환경 농업 체험장 운영, 환경 미술·글짓기대회 등 각종 행사도 보탰다. 함평군은 “봄 축제 기간 함평은 어린이와 나비와 꽃으로 물들고, 이런 장면은 매스컴을 타고 전국으로 중계된다.”며 “수백, 수천억원을 들인 개발사업이 이보다 더 효과가 있을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함평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보성 친환경 녹차 녹차·관광 접목… 세계적 브랜드화 친환경·향토자원 개발을 꼽는다면 보성 녹차개발을 빼놓을 수 없다. 전남 보성군은 보성녹차를 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하고 녹차클러스터 사업과 신활력사업, 농림사업과 연계한 특화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녹차와 관광분야를 아우르는 녹차중심 산업을 육성하면서 제1회 대한민국 지역혁신박람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파헤치고 콘크리트를 붙여 만드는 개발에서 탈피, 내 고장에서 나는 특산품을 세계 상품으로 발전시키는 개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인정받은 것이다. 보성 녹차가 세계 상품으로 발전하기까지는 보성군의 지원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친환경 유기농재배 확대와 품질인증제 시행, 차 생산자 안전관리교육 등 녹차의 안전성과 품질관리에 최선을 다한 결과다. 유럽과 미국, 일본의 국제유기인증을 획득해 해외시장 진출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도 아낌없이 지원했다. 계단식 차밭을 기반으로 해수녹차탕, 일림산 철쭉 등 차밭 일원에 특색 있고 매력적인 관광 상품을 개발했고, 한국 차 박물관도 열어 많은 관광객을 유치했다. 이런 노력으로 차 재배면적과 생산량도 증가했다. 1985년에는 139㏊에서 243t을 생산했으나, 지리적표시 등록 이후 지난해에는 1097농가에서 1100㏊로 차밭이 늘었다. 전국 생산량의 38%를 보성에서 생산할 정도다. 2009년 제36회 녹차 대축제에는 45만여 명의 관광객이 보성을 찾았고 261억원의 직·간접 생산유발 효과를 안겨줬다. 2009년 12월부터 2개월간 개최한 차밭 빛 축제에는 관광객 29만여 명이 찾아와 78억원을 지출하고 136억원의 직간접 생산 유발효과를 안겨줬다. 단순히 차밭을 둘러보는 관광이 아니라 녹차관련 상품개발, 계절별 축제 개발 등으로 확대하고 보성의 모든 향토자원을 이용해 ‘녹차수도 보성’ 브랜드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알린 결과다. 보성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김제 지평선축제 추억속의 농경문화 상품화 대박 전북 김제시가 매년 10월 개최하는 ‘지평선축제’는 한국의 가을풍경과 농경문화를 가장 잘 표현한 농경문화축제로 대박을 터뜨렸다. 열악한 농촌여건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지역 이미지를 재창출하고 쌀을 비롯한 농특산물의 경쟁력을 높여 주민소득을 증대시킨 축제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하늘과 땅이 만나는 호남평야의 지평선을 테마로 1999년 처음 시작된 이 축제는 6년 연속 ‘대한민국 최우수문화관광축제’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첫 축제를 개최한 이듬해부터 정부지정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됐고 한국을 대표하는 10대 우수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될 정도로 프로그램 내용과 관광객 만족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평선축제가 밀도 높은 호응을 불러일으킨 것은 자연적, 문화적, 역사적 특성을 살린 체험축제로 타지역 향토축제와 차별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도작문화의 발상지인 벽골제와 국내 최대 곡창지대인 광활한 황금 들녘, 400리 코스모스길 등은 지평선축제의 트레이드 마크로 유명하다. 잊혀져 가는 농경문화를 관광객들이 직접 보고, 만지고, 즐기는 오감만족축제로 승화시켜 해마다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쌀, 역사, 문화, 관광자원을 하나로 묶어 상품화함으로써 지역소득을 창출하는 마케팅 축제로 자리매김해 타 자치단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실제로 호남평야의 중심부인 김제에서 생산되는 ‘지평선 쌀’은 이 축제 이후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기호도가 높아져 홍보효과를 극대화 했다는 평이다. 최근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농축산물박람회협회(IAFE)총회에 지평선축제가 초청돼 성공사례를 발표하는 등 지역축제의 세계화에 시동을 걸었다. 김제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관악 21개 동별 맞춤사업 운영

    관악구 동주민센터가 지난 10월부터 ‘복지배달 서비스’로 주민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구는 6300만원의 예산을 들여 21개 동별로 지역 특성에 맞는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에 초점을 맞춰 창의적인 사업을 발굴,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원동주민센터의 ‘CYber학습방’은 학교 수업이 끝난 뒤 맞벌이로 인해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청소년 등에게 사설 인터넷강좌와 관악사이버스쿨 등 사이버강좌를 활용해 공부할 수 있도록 자율학습 환경을 만들어 줬다. 청림동주민센터는 ‘작은 스위스 청림 꽃 정원 조성’, 남현동주민센터는 ‘철쭉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상습 쓰레기 무단투기 지역이란 오명을 벗었다. 또한 주민 통행량이 많은 자투리 공간에 정원을 조성해 볼거리를 제공했다. 청룡동주민센터는 빨래방을 설치해 저소득 독거노인 및 중증 장애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조원동은 작은 도서관 개관을 맞아 주요 고객인 조원초등학교 어린이들을 위해 학교에 도서 이용정보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줬다. 삼성동주민센터의 ‘저소득층 가정 노후 연탄보일러 교체’ 사업도 눈에 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⑫ 전북 김제 행촌리 느티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⑫ 전북 김제 행촌리 느티나무

    들녘의 사람들이 한해 농사를 무사히 마친 것처럼 나무도 낙엽을 마치고 한해를 마무리했다. 농사일로 분주했던 들녘이 적막하다. 한편에 홀로 남은 나무만이 겨우내 옅은 잠에 들었다가 찾아오는 나그네에게 지난날들의 이야기를 서리서리 풀어낼 것이다. 이야기만큼 즐거운 나이테가 나무 줄기 안쪽에 또 한겹 얹혀지리라. 천연기념물 제280호인 전북 김제 봉남면 행촌리 느티나무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하기야 오래 살아온 나무 치고 전설을 품지 않은 나무는 없다. 그러나 행촌리 느티나무가 제 몸 안에 담아둔 전설은 옛일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나무 홀로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전설이어서 더 소중하다. ●농부들, 나무를 위해 땅을 내놓다 나무가 새로 지어가는 전설을 이야기하려면 나무 주변 풍경의 변화부터 이야기해야 한다. 이 나무를 처음 찾았던 10년 전만 해도 나무는 들판 가장자리의 옹색한 밭 둑 위에 서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신성하게 지켜온 나무이지만, 나무는 뿌리 주위로 한뼘의 여유도 없이 옹색하게 서 있었다. 풍경이 바뀐 건 8년 전이었다. 마을 사람들도 내심 나무가 서 있는 자리를 넓혀주고 싶었지만, 속내를 드러내는 사람은 없었다. 얄궂게도 나무 주위로 이어지는 땅에 일곱 명의 땅 주인이 얽혀 있었다. 혼자서라면 조금이라도 땅을 내놓아 나무가 편히 살도록 배려하고 싶었지만, 다른 여섯 명의 의중을 알 수가 없어 감히 말을 꺼내지 못했다. 땅을 내놓는다는 건 농부들에게 생명을 내놓는 것만큼 절박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에 문화재청으로부터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을 넓히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일곱 명의 땅 주인은 머뭇거리지 않고 흔쾌히 땅을 내놓았다.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결정은 매우 쉬웠다.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았지만, 속내는 모두 똑같았던 것이다. 일정한 대가를 받기야 했지만, 농촌 마을에서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행촌리 느티나무에게 더 넓은 보호구역이 절실했던 특별한 이유도 있다. 이 나무는 규모도 작고 생김새도 그다지 아름다운 건 아니다. 얼핏 봐서는 이 나무를 왜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나무의 중심 기둥이랄 수 있는 줄기가 오래 전에 부러져서 보는 방향에 따라서 불균형하기까지 하다. 아름다운 나무라고 할 수도 없다. 600살 정도 된 이 나무는 마을이 들어서기 전부터 이 자리에 서 있었다. 사람들은 나무를 중심으로 마을을 이루었고, 마을 사람들은 그 나무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삼았다. 나무 앞에서 당산제를 지내는 건 물론이었다. 오랜 세월을 자랐건만 나무의 키는 고작 15m에 불과하다. 천연기념물 느티나무 가운데 가장 작은 나무에 속한다. 그 두배가 넘는 34m의 담양 대치리 느티나무(천연기념물 제284호)를 생각하면, 행촌리 느티나무는 왜소한 크기의 나무다. 그러나 행촌리 느티나무는 여느 느티나무가 갖지 못한 것을 가졌다. 8.5m나 되는 줄기 둘레는 물론이고, 줄기에서 뿌리로 이어지는 부분의 생김새가 그것이다. 뿌리 부근의 둘레는 무려 13m나 되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모든 느티나무를 통틀어도 가장 굵은 편에 속한다. 생김새도 무척 신비롭다. 괴상하리만큼 굵은 뿌리는 땅 위로 불쑥 솟아나왔는데, 마치 어마어마하게 큰 구렁이가 꿈틀거리며 살아 움직이는 듯한 독특한 모습이다. 나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중요한 까닭이다. 그처럼 뿌리 쪽의 생김새에 특별한 가치를 가진 이 나무를 오래도록 잘 보호한다는 건 무엇보다 뿌리 부분을 잘 보호해야 한다는 이야기와 다름없다. 겉으로 드러나서 멀리까지 뻗은 뿌리를 아무런 보호 대책 없이 짓밟고 다니게 두어서는 오래 가지 못한다. 나아가 뿌리가 상하면, 나무는 서서히 생명을 잃게 된다. 이미 나무의 가치를 잘 알고 있던 행촌리 사람들은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있었다. 나무 바로 옆의 밭으로 가려면 어쩔 수 없이 나무 곁을 지나쳐야 하지만, 나무의 뿌리만큼은 밟지 못하게 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나무 주위를 돌아서 밭으로 가곤 했다. 그런 불편함 속에서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나무에게 조금씩 땅을 나누어 줄 마음의 채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을 전체가 하나의 천연기념물 마침내 나무는 농부들의 생명인 땅을 물려받았다. 땅을 넓힌 뒤, 울타리 주위는 철쭉과 같은 낮은 키의 나무들로 예쁘게 단장했다. 당산제를 지낼 때 쓰던 낡은 제단도 깔끔한 제단으로 바꾸어 놓았고, 마을 사람들이 나무를 바라보며 편히 쉴 수 있도록 기와를 얹은 곱다란 정자도 한채 지었다. 사람보다 먼저 이곳에 자리잡고 사람살이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온 나무는 이제 사람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담은 새로운 이야기를 하나 더 가지게 됐다. 나무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 모두가 한마음으로 일치했던 이야기를 그의 나이테 위에 기쁘게 얹어놓을 수 있게 됐다. 나무의 전설은 나무가 홀로 지어내는 게 결코 아니다. 나무가 우리에게 정작 큰 의미로 다가오는 건, 그렇게 줄기 한가득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살아있는 전설로 끊임없이 덧쌓인다는 데에 있다. 수백년을 살아온 나무라면 예부터 전해오는 전설을 갖게 마련이지만, 행촌리 느티나무처럼 옛 전설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전설을 이뤄가는 나무는 흔치 않다. 알고 보니, 천연기념물은 행촌리 느티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행촌리 마을 전체였다. 글 사진 김제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전북 김제시 봉남면 행촌리 230-2:호남고속국도 금산사나들목에서 좌회전해 낙수동 로터리까지 간 다음 우회전해 1.7㎞ 가면 원평교차로가 나온다. 신태인 방면 오른쪽 길로 나가 736번 지방도로로 갈아탄다. 1.4㎞ 더 가면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감곡육교를 지난다. 600m쯤 뒤에 나오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마을로 들어선다. 700m쯤 가면 느티나무 안내판이 나온다. 여기부터 좁다란 골목길을 400m쯤 지나면 나무가 나온다.
  • 새 생명을 기약하는 죽음…연민·희망 녹아든 따뜻함

    새 생명을 기약하는 죽음…연민·희망 녹아든 따뜻함

    시(詩)는 여물대로 여물었다. 활활 타오르는 듯한 뜨거움은 없다. 먼발치에서 건너다보는 쌀쌀함은 더더욱 없다. 스러져가는 생명에 대한 연민, 또 다른 새 생명을 꿈꾸는 희망이 녹아들어 있다. 그것은 따뜻함이다. 새삼스러운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등단한 지 벌써 25년에 쉰을 앞두고 있는, 중견으로 접어든 시인이기에 자연스러운 변화로 여겨질 법도 하다. 하지만 그저 시간에 의해 뜨거움이 식어서 만들어진 따뜻함과는 다르다. 그런 식의 따뜻함은 필연적으로 차갑게 식어버리기 때문이다. 시인 오봉옥(49)은 따뜻함의 근원, 즉 화원(火源) 자체가 다르다. 과거에 지폈던 불이 분노와 열정으로 산을 불태웠다면, 지금 그가 품고 있는 불은 모든 살아 있는 것에 대한 가없는 온정이 배어나게 만든다. 꼬물거리며 기어가는 달팽이에게 자신을 실어 ‘이슬 한 방울도 누군가의 눈물인 것 같아 쉬이 핥지 못’(‘달팽이가 사는 법’)하는 감성이 튀어나온 배경이다. 그가 꼬박 13년 만에 새 시집 ‘노랑’(천년의시작 펴냄)을 내놓았다. 네 번째 시집이다. 직전 시집 ‘나 같은 것도 사랑을 한다’ 역시 두 번째 시집 이후 8년 만에 나왔으니 시집 출간 주기가 참 길다. 1990년 서사시집 ‘붉은 산 검은 피’로 필화사건을 겪었던 것도 과작(寡作)에 한몫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그를 만났다. 넉넉한 웃음이 여전하다. 오 시인은 “매번 시집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무거우면서도 편안할 수 있는 시편들, 현실에 기반하면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시편들을 노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인이 오랜 침묵을 깨고 내놓은 시는 놀랍게도 죽음의 이미지를 곳곳에서 불러 내고 있다. 하지만 이는 냉소 혹은 염세와는 거리가 먼 ‘생명을 기약하는 죽음’이다. ‘바람불어 좋은 날/이 세상 하직하기 딱 좋은 날/흰 철쭉 붉은 철쭉 서로 먼저 떨어져/ 나란히 나란히 누워 있다/…/이렇게 환한 떼죽음이 있다니/’(‘산화’)라거나 ‘두어 달 춘풍에 흔들리다보면/여체인 듯 부드러운 땅살도/ 봄자궁을 연다/그때부터 꽃잎들 나풀나풀 떨어진다/…/저렇게 한번 죽어보고 싶은 봄이다’(‘늦봄’)와 같은 심상이다. 서로 맞물려 순환하기에 죽음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 생명이다. 그렇기에 ‘미루나무와 구름’, ‘이런 죽음’, ‘늦봄’ 등 여러 시편에 걸쳐 생명의 몸짓을 드러내는 육감적인 시어가 빈번히 등장한다. 죽음 속에 내재된 생명을 더욱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색채의 변모다. 시인은 변혁의 시대를 대변하는 붉음과 검음이 아닌, 생명의 시대를 상징하는 노랗고 파란 색깔을 불러낸다. 표제작 ‘노랑’은 얘기한다. ‘노랑이 저를 죽여 초록 세상을 만든 것’이라고. 또한 시인은 ‘…애늙은이가 된 나는 어서 빨리 붉어져야 했으므로 초록을 버렸다. 그러나 초록이 없는 세상은 불바다뿐이었다./죽어서도 다시 찾은 건 초록이었다.… 여기서 난 또 한 生을 시작해야 한다.’(‘초록’)라고 다짐하듯 읊조린다. 글 사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성북천 복원구간 2.5㎞ 개방

    성북천 복원구간 2.5㎞ 개방

    성북구는 2002년 시작한 성북천 복원 공사를 8년여 만에 끝내고 주민에게 개방했다고 18일 밝혔다. 구는 성북천 복원구간에 250억원과 정비구간에 130억원을 들여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했다. 또한 복개 구간에 있던 1960년대에 지어진 주상복합상가 7개 동을 모두 철거했다. 또 인근 지하철역과 통신구, 전력구에서 배출되는 지하수를 성북천으로 흐르도록 해 건천인 성북천의 수량을 늘렸다. 청계천 물은 성북천에 묻은 유지 용수관을 이용해 4호선 한성대입구역 부근까지 끌어올려 하류로 흐르도록 했다. 구는 성북천변에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운동시설, 음악분수, 바람마당, 징검다리 등을 설치했으며 장애인과 노약자, 유모차 이용자를 위한 경사로와 진입 계단도 곳곳에 설치했다. 성북천변에 갯버들, 수크령, 달뿌리풀, 철쭉류, 벌개미취, 쑥부쟁이, 담쟁이, 조팝나무, 벚나무, 은행나무 등을 심어 계절별로 다양한 꽃과 풀, 나무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공사를 마친 구간은 한성대입구역에서 대광초교까지 2.5㎞ 구간으로, 동대문구가 맡은 대광초교~청계천 1㎞ 구간의 공사는 내년에 마무리된다. 이렇게 되면 주민들은 성북천 산책로를 따라 청계천까지 갈 수 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양양송이 풍작 예감…올 5t이상 수확 기대

    양양송이 풍작 예감…올 5t이상 수확 기대

    올가을 기상 등 생장여건이 좋아 강원 양양 지역의 특산물인 송이가 풍작을 이룰 전망이다. 양양군농업기술센터는 7일 송이의 최근 3년간 생산량은 2007년 1만1338㎏, 2008년 2097㎏에 이어 지난해에는 480㎏으로 최악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4000~5000㎏ 이상의 수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송이 작황을 점칠 수 있는 소나무와 진달래, 철쭉류의 생장이 지난해와 비슷하고 4, 5월 강수량이 많아 꽃며느리밥풀(송이풀), 굴뚝버섯, 싸리버섯 등 지표생물이 많아진 것도 송이 풍년을 예상하게 하고 있다. 특히 7, 8월 토양온도가 섭씨 21.0~ 26.6도를 유지해 어느 해보다 균사 성장이 왕성했다. 하지만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 오는 요즘 지표면의 온도가 19도 이하로 뚝 떨어져 저온충격을 줘야 송이 균사가 버섯을 만들어 내는데 아직 21~22도를 오르내리고 있어 예년보다 3~4일 늦게 버섯이 출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수확이 늦어져도 추석을 앞둔 다음주 중반쯤에는 첫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나 추석이 지난 이달 말쯤에는 최고 수확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송이 가격도 높게 형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이 풍작이 예상되지만 수입산 송이물량의 부족현상으로 중국산 송이가 1㎏에 20만원대를 호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국산과 북한산 송이 수입량이 넉넉지 않아 본격적인 송이철을 앞두고 특수를 기대하는 지역 상인들은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북한산 송이는 지난 3일과 6일 5.9t이 처음으로 속초항을 통해 반입됐다. 양양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기상 변화에 따라 올해 송이 생산량 변동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반적으로 송이 생장여건이 좋아 평년작을 넘어 풍작이 예상된다.”며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송이축제는 어느 해보다 풍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양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철쭉/김정수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철쭉/김정수

    철쭉/김정수 몸뚱이 파래지도록 참았다가 한순간 토해내는 뜨거운 입김
  • 서초구청에 그림보러 갈까…유명화가 작품 29점 전시

    서초구청에 그림보러 갈까…유명화가 작품 29점 전시

    서울 서초구가 구청 건물을 미술관이나 전시관 등 예술공간으로 활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초구는 29일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이 소장하고 있는 국내 유명화가 28명의 작품 29점을 임대해 구청 로비와 복도 등에 전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오리를 주요 소재로 삼아 ‘오리 화가’로 불리는 이강소 화백의 ‘섬에서’를 비롯, 바다가 캔버스 속으로 빠져버린 듯한 오병욱 화백의 ‘내 마음의 바다’, 알록달록한 종이를 찢어 붙여 현악기를 입체적으로 형상화한 성정순 화백의 ‘리안나를 위하여’ 등 국내 미술계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구청을 찾은 시민들은 작품이 전시된 지하 1층에서 지상 8층까지 거닐며 작품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진익철 구청장은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하는 대신 임대 전시함으로써 저렴한 비용으로 주민들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면서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우수 작품을 정기적으로 대여해 전시 작품을 교체하고, 관람객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리플릿도 비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는 또 미술 작품 외에 다양한 전시회 등을 여는 데도 구청 건물을 활용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터키 문화 전시회와 봄의 전령사 철쭉꽃 전시회, 야생화 전시회, 퀼트 예술제, 전통자수 전시회 등이 잇따라 열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전통시장 문화의 옷을 입다] 복합문화 공간의 메카로

    [전통시장 문화의 옷을 입다] 복합문화 공간의 메카로

    ‘전통이 살아있는 5일장’ ‘올레길과 시장의 궁합’ 전통시장에도 ‘5성급’이 등장했다. 풍부한 스토리텔링 및 주변 관광지와 연계된 절묘한 지리적 장점을 갖춘 문화관광형시장의 전형이다. 정겨운 추억의 옹기와 올레길을 컨셉트로 울주 남창시장과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이 관광객과 피서객에게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경치에 취하고, 무상(無常)을 느끼며 ‘놀멍 쉬멍 걸으멍’ 시나브로 시장을 만나게 된다. ■ 제주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제주 서귀포 ‘매일시장’이 ‘매일올레시장(올레시장)’으로 간판을 교체했다. 2008년 올레길이 열린 후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상인들의 표정이 바뀌었다. 국토 최남단에 위치한 상설시장, 서귀포에서 가장 큰 시장이라는 상징성과 전국 최초 자동 개폐되는 아케이드 등 특색에도 불구하고 살아나지 못했던 활력이 살아난 것이다. 지난해부터 일평균 시장 방문객이 8500여명으로 예년에 비해 2000명 정도 늘었다. 전통시장이 올레길 코스에 편입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관광객의 발길이 자연스레 시장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올레길과 이중섭 거리 올레시장은 서귀포 시내를 통과하는 올레길 6코스(쇠고깍~외돌개) 중 11㎞ 지점 이중섭 생가·거리와 인접해 있다. 7코스와도 연결되는 요지다. 아직 관광객들의 시장 인지도가 낮아서 시장을 즐기는 관광객이 많지 않지만 한라봉과 감귤 등 농산물이 신선하고, 가격이 저렴해 육지행 택배 주문이 크게 증가했다. 올레길의 경제효과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팔용 서귀포아케이드상가진흥협동조합 상무이사는 “고객이 반복적으로 증가하면서 시장 매출 증가가 확연하다.”면서 “문화관광 프로젝트는 인프라 구축과 다양한 행사로 간소화했다.”고 소개했다. 올레시장은 전통과 현대가 접목된 ‘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중섭 거리를 거쳐 시장에 들어서는 입구에 길이 150m, 폭 1m의 수변 공간을 조성한다. 천지연 민물장어 등 토종물고기를 방류해 관광객들이 휴식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발광다이오드(LED) 이중섭 갤러리가 천장을 장식한다. 이중섭 화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닌 LED 조명을 바닥에 비춰 걸어다니며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또 시장 내 올레코스를 개발해 돌아보지 않아도 체험을 한 듯한 분위기를 연출키로 했다. 올가을에는 문화공연이 잇따라 선보인다. 8월 제주 관악축제의 일부 행사를 시장에서 갖는 것을 필두로 9월에는 이중섭 거리축제의 장으로 활용키로 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시장에서 오페라 공연을 여는 방안을 놓고 국내 유명 오페라단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영업원칙 정립… 틈새찾기 골몰 올레시장에는 빈 벽면에 ‘장에 옵데강’ ‘차자와정 고맙수다’와 같이 제주 방언을 새긴 미니 천하대장군이 세워져 있다. 올레시장 군기반장으로 유명한 한팔용 상무의 투박하지만, 애정이 담긴 작품이다. 올레시장은 영업원칙이 확실히 정착됐다. 낮 12시 이후에는 시장 내 모든 차량 통행이 금지된다. 상인들은 원산지 표시 등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매일 오전 10시 군기반장 점검에 적발되면 봉변을 당할 뿐 아니라 벌금(5000원)을 내야 한다. 벌금은 연말에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하고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인 28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확보했고 시장 18군데에 TV를 설치해 시장 홍보 영상 및 뉴스 등을 실시간 서비스하고 있다. 패쇄회로(CC)TV가 24시간 가동되고 상인회가 1억원을 들여 무대공연장도 마련했다. 공연장은 지역 청소년 및 예술단체에 무료 제공해 지역민들과의 소통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고객을 위한 ‘콜’ 서비스도 제공한다. 5명 이상이 시장을 방문할 때 상인회로 연락하면 ‘도어 투 도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서귀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울산 울주군 남창시장 울산 울주군 남창시장은 ‘남쪽에 있는 창고’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3일과 8일에 열리는 5일장이다. 60년 전부터 조성된 외고산 옹기마을과 주변의 풍부한 관광자원이 알려지면서 장도 활성화됐다. 평일에는 4000~5000명, 주말이 끼면 8000~1만여명이 찾는다. 옹기의 유명세를 반영해 시장 개명도 모색하고 있다. ‘옹기시장·옹기장터·옹기종기·남창옹기시장’ 등 후보작이 모아졌다. 상인회는 상인들이 OK할 때까지 기다릴 계획이다. ●한국의 대표 장터 도약 남창시장은 먹을거리와 구경거리 등 옛 장터의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주변 관광자원이 풍부해 4계절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전국 유일의 옹기공 집성촌인 외고산 옹기마을을 비롯해 새해 해가 가장 먼저 뜬다는 간절곶, 진하해수욕장과 명선도·명선교, 대운산 철쭉, 억새평원 등이 인접해 있다. 또 1919년 ‘4·8만세 운동’을 기리는 남창선일제도 장에서 열린다. 1935년 건축된 목조건축물로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남창역과 인접해 있는 등 울주 관광의 중심이다. 노점상을 포함해 장을 찾는 상인이 600~800명에 달하다 보니 시장 규모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2007년 95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14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사라지는 5일장’을 무색하게 한다. 남창시장이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 9월30일부터 10월24일까지 처음으로 열리는 세계 옹기엑스포가 그것이다. 102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옹기엑스포기간 남창장은 변신을 시도한다. 장이 서지 않는 평일 낮시간대는 주차장과 ‘먹을거리 장터’를 운영키로 했다. 성창수 PC(Project Coordinator·문화기획자)는 “상인 대부분이 장돌뱅이로 서비스 개선을 기대하기 힘들어 옛 정취를 유지하자는 게 기본 컨셉트”라며 “시장이 최종 목적지가 아닌 방문객이라도 울주에 오면 반드시 찾아야 하는 방문지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아케이드 설치를 놓고 논란도 있다. 장터의 모습을 유지하자는 의견과 현대화를 통해 쇼핑 및 영업 편의를 높이자는 주장이 맞선다. 최동규 상인회장은 “아케이드 일부 설치 후 손님이 늘고 상인들도 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면서 “노점이 펼쳐지는 곳에는 옹기 가마형 아케이드를 설치, 차별화하면서 장터의 모습을 유지할 계획이다.”라고 소개했다. ●옛 정서 살린 ‘메이드 인 울주’ 남창장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100년을 훌쩍 넘긴 국밥집(15곳)이 시장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과거 우시장이 성행하면서 선지와 내장 등을 이용했던 국밥집이 지금까지 장의 명성을 뒷받침한다. 부산과 울산 등에서 국밥을 먹으러 일부러 찾는 이들이 많다. 국밥 외에도 남창 양조장과 막걸리가 유명하고 개상어와 참상어 등 ‘메이드 인 울주’의 색다른 먹을거리 체험이 가능하다. 상인회와 문화기획단이 옹기엑스포를 겨냥해 야심차게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테마파크 민속장이다. 전국 옹기의 70%를 소비하는 옹기장에 전통주막거리를 조성하고 씨름장을 만들어 장날에는 대회도 연다. 야바위꾼을 등장시키고 도둑잡기와 소경매 등의 프로그램도 선보일 계획이다. 시장 내 음식점의 모든 그릇도 옹기로 교체키로 했다. 이색 코너로 다문화가정과 새터민들에게 그 나라의 음식과 물품 등을 판매할 수 있는 ‘서역판매대’를 운영한다. 울주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충북 영동 황간 월류봉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충북 영동 황간 월류봉

    충북 영동 황간면 초강천(초강) 상류에는 월류봉(月留峯)이란 멋진 이름을 가진 산이 있다. 월류봉을 타고 오른 달이 서편으로 그냥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능선을 따라 강물처럼 흐르듯 사라진다고 한다. 그 모습에 반한 우암 송시열은 이곳에 한천정사를 짓고 아침마다 월류봉 중턱 샘까지 오르내렸다. 그래서 이곳 8개 명소를 한천팔경이라 부르는데, 으뜸은 월류봉이다. 아래에서 지긋이 올려보는 월류봉도 좋지만, 월류봉에 올라 내려다본 모습 또한 일품이다. ●한천팔경 중 으뜸인 월류봉 월류봉은 원촌리 주차장 앞에서 보는 모습이 가장 멋지다.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휘어져 나가는 초강천 뒤로 송곳처럼 우뚝한 봉우리 6개가 부챗살처럼 펼쳐진다. 맨 왼쪽 봉우리 앞으로 월류정이란 정자가 날아갈 듯 앉아 있는 모습도 근사하다. 기막힌 자리에 화룡점정처럼 앉은 정자 덕분에 월류봉의 모습은 더욱 돋보인다. 이 정자는 예전부터 있던 것이 아니라 2006년에 세운 것이다. 후대 사람들이 만든 것으로는 가히 돋보이는 역작이다. 한천팔경은 월류봉을 비롯해 화헌악·용연동·산양벽·청학굴·법존암·사군봉·냉천정의 여덟 경치를 말하는데, 대부분 월류봉의 여러 모습을 지칭한 것이다. 화헌악(花軒岳)은 봄에 진달래와 철쭉으로 붉어진 산을, 용연동(龍淵洞)은 월류봉 아래의 깊은 소를, 산양벽(山羊壁)은 월류봉의 깎아지른 절벽을, 청학굴(靑鶴窟)은 월류봉 중턱의 깊은 동굴을 이른 것이다. 월류봉 감상은 대개 주차장 앞에서 산을 올려다보며 감탄하다가 차를 타고 되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월류봉에 오르면 유장하게 흘러가는 초강천과 웅장하게 펼쳐진 백화산 조망이 기막히다. 산행에 앞서 주차장 앞에 세워진 월류봉 등산 안내판을 유심히 봐야 한다. 안내판에 따르면 초강천을 건너 산에 올랐다가 다시 강을 건너 원점회귀한다. 강변으로 내려가자 아저씨 한 분이 다슬기를 잡고 있다. “많이 잡으셨어요.” “뭘요, 물살이 세 많이 안 잡혀요?” 그의 바구니 안에는 다슬기가 가득했다. “돌이 물에 쓸려갔어요. 산에 가려면 신발 벗고 강을 건너오세요.” 징검다리가 물에 쓸려간 흔적이 보인다. 신발을 벗고 발을 물에 담그자 시원한 물살이 발가락을 어루만진다. 물의 촉감이 부드러워 기분이 좋아진다. 이 물을 예전에는 차다고 해서 한천으로 불렀다. 백두대간의 깊은 계곡인 물한계곡에서 내려오는 냇물이다. 강 중간쯤에 이르자 센 물살이 흐르는 곳에 물고기 몇 마리가 힘차게 지느러미를 흔들고 있다. 바닥이 미끄러워 발가락에 힘을 꽉 주고 건너는 맛이 제법 스릴 있다. 강을 건너면 미루나무들이 우뚝한 넓은 백사장이 펼쳐진다. 이곳에서 TV 드라마 ‘해신’을 찍었다. 산행에 앞서 월류정에 오르자 초강천의 유연한 곡선이 보기 좋다. 산길은 미루나무를 지나 백사장을 따라 이어진다. 월류봉 산신을 모신 서낭당을 지나면 길은 산비탈을 부드럽게 타고 돈다. 치솟은 산에 비해 길이 순한 것이 신기하다. ●초강천과 석천이 만나는 풍경 서늘한 공기가 밀려오는 큰 동굴을 지나면 길은 코가 땅에 닿을 듯한 급경사로 이어진다. 15분쯤 비지땀을 흘리면 점점 조망이 좋아지면서 5봉에 올라붙는다. 아래에서 보면 월류봉 5개 봉우리 중에서 왼쪽 봉우리인 월류봉(1봉)이 정상으로 보이지만, 위성항법장치(GPS)로 확인한 결과 의외로 5봉이 가장 높았다. 이제 휘파람 불며 봉우리를 타고 넘으면서 느긋하게 조망을 즐기면 된다. 4봉에 이르자 월류정 앞을 스쳐 U자를 그리며 흘러나가는 초강천 모습이 잘 보인다. 역시 강은 높은 곳에서 봐야 제맛이다. 봉우리를 넘을 때마다 풍경은 조금씩 바뀌고, 1봉에 이르자 기다렸다는 듯 시원한 조망이 열린다. 물한계곡에서 발원해 황간을 적시고 흘러온 초강천과 백화산에서 내려온 석천이 월류봉 앞에서 합류하는 장면이 감동적으로 펼쳐지고, 북쪽으로 주행산과 포성산으로 이어진 백화산맥의 흐름이 웅장하다. 하산은 1봉 오른쪽으로 이어진 길을 따르면 곧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는 리본이 붙어 있는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급경사를 10분쯤 내려서면 길이 순해지고 이어 물소리가 들리면서 초강천에 닿는다. 징검다리에서 탁족을 즐기고, 우암 송시열이 머물렀던 한천정사와 유허비를 둘러보면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글 사진 진우석 여행전문작가 mtswamp@naver.com ●산길 가이드 원촌리 월류봉 입구에서 5개 봉우리를 모두 돌고 내려오는 데 약 3.5㎞, 넉넉하게 2시간30분쯤 걸린다. 주차장에서 강을 건너고, 내려와 다시 강을 건넌다. 징검다리가 떠내려갔기 때문에 물살이 셀 때는 주의해야 한다. 스포츠 샌들을 가져가면 편리하다. ●가는 길과 맛집 월류봉은 황간면에서 4㎞쯤 떨어져 있다. 자가용은 경부고속도로 황간나들목으로 나오면 월류봉이 지척이다. 영동이나 황간에서 월류봉 가는 버스가 없다. 황간역에서 걸으면 월류봉까지 30분, 택시를 타면 5분도 안 걸린다. 월류봉 앞 한천가든(043-742-5056)은 민물 매운탕을 잘하고, 황간역 앞 동해식당(043-742-4024)은 30년 넘게 올갱이국을 내온 원조집이다. 칼칼한 국물에 수제비를 넣은 것이 특이하다. 올갱이국 5000원.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소백산 철쭉능선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소백산 철쭉능선

    소백산이 옷을 갈아입었다. 능선에 초록 양탄자를 깔아놓고, 군데군데 철쭉 군락으로 한껏 치장했다. 소백산에서 들리는 철쭉 소식은 초원 능선이 가장 아름다운 때라는 신호다. 유독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연둣빛에서 초록으로 바뀐 초원 능선은 눈부시게 빛나고, 여기에 연분홍빛 철쭉과 붉은병꽃나무 꽃이 화룡점정으로 찍힌다. 어느 산이 이처럼 찬란하고 아름다울까. ●초원 물들인 철쭉 치마 소백산은 철쭉 산행의 원조다. 지금이야 보성 일림산, 남원 바래봉, 산청 황매산, 남양주 축령산 등 전국적으로 철쭉 명산이 이름을 날리지만 예전에는 지리산 세석과 더불어 소백산 철쭉이 거의 전부였다. 소백산 철쭉은 개화 시기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워낙 바람이 드센 고산지대에서 살아남으려는 생존 전략이다. 그래서 소백산에 여러 번 가도 철쭉 구경을 못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올해는 이상 저온으로 5월 말~6월 초에 간 사람은 대부분 허탕을 쳤다. 소백산 철쭉 군락지는 상월봉~국망봉, 비로봉, 연화봉 일대다. 주능선에 골고루 퍼져 있는 셈이다. 사람들은 대개 연화봉~비로봉 코스를 선호하는데, 상월봉~국망봉 일대가 호젓하고 빼어나다. 그래서 산행 코스를 단양 어의곡 새밭 벌바위골을 들머리로 상월봉~국망봉~비로봉까지 종주하고 천동계곡으로 내려오는, 제법 먼 길로 잡았다. 산행 들머리인 새밭은 최근 탐방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곳이다. 두 개의 등산로 덕분에 원점회귀 산행이 가능하고, 오토캠핑장을 말끔하게 단장했기 때문이다. 주차장을 지나면 나오는 오른쪽 등산로는 비로봉 가는 길이고, 구멍가게 앞을 지나 10분쯤 더 가면 벌바위골 입구가 나온다. 계곡을 건너 숲길에 들어서면 훅~ 서늘한 공기가 밀려온다. 벌바위골은 손때가 묻지 않은 원시 계곡이다. 그 흔한 다리, 철계단 등 인공시설물이 아예 없다. 국립공원에 이런 계곡이 남아 있는 건 아주 드문 일이다. 인적 없는 원시 계곡은 고요하면서 물길은 거세다. 물가에는 함박꽃나무의 탐스러운 흰 꽃이 함빡 피었다. 꽃을 코에 대고 향기를 맡는다. 함박꽃에는 여름의 풍성함, 달콤함, 신비로움이 모두 들어 있다. 완만한 계곡길을 2시간쯤 꾸준히 오르다 보면 ‘늦은맥이재 500m‘ 이정표를 만난다. 이제부터는 야생화 꽃길이다. 귀한 연령초와 금강애기나리가 반갑고, 풀솜대·터리풀·광대수염 등이 무더기로 피었다. 이어 눈개승마 군락이 펼쳐지면서 드디어 주능선이자 백두대간 마루금인 늦은맥이재에 올라붙는다. 늦은맥이재에서 상월봉까지 이어진 능선 역시 원시림 꽃길이다. 군데군데 큰앵초가 군락으로 피어 있다. 상월봉부터는 연분홍 철쭉의 향연이다. 철쭉은 색이 다양하다. 꽃이 작은 산철쭉과 꽃이 크고 연분홍빛이 도는 철쭉으로 나뉘는데, 소백산에서는 사람 키보다 훨씬 큰 철쭉나무들이 터널을 이룬다. ●펑퍼짐하고 후덕한 비로봉의 품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초원지대에는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초록빛 초원, 연분홍 철쭉, 그리고 유독 시퍼런 하늘이 어울려 그야말로 천상의 세계가 따로 없다. 국망봉 바위에 올라서면 상월봉 일대의 부드러운 철쭉 고원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가야 할 비로봉이 거침없이 눈에 찬다. 국망봉에서 비로봉까지는 소백산에서 보기 힘든 바위들이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길이다. 비로봉 삼거리부터 비로봉을 바라보며 걷는다. 우리나라 어느 능선이 이곳처럼 부드러울까. 펑퍼짐하고 후덕한 비로봉의 품에는 주목과 철쭉이 한바탕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내딛다 보니 어느새 비로봉 정상. 눈부시게 맑은 빛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린다. 정상 조망은 거칠 것이 없다. 도솔봉에서 흘러와 소백산 주능선을 거쳐 선달산으로 흘러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감동적이고, 남쪽으로 풍기와 영주의 시가지가 한눈에 잡힌다. 하산은 비로봉을 내려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천동계곡 방향이다. 아름드리 주목 군락지를 지나면 천동휴게소가 나오고, 쭉쭉 뻗은 낙엽송 숲길이 이어진다. 2시간쯤 팍팍한 돌길과 흙길을 번갈아 밟으면 천동계곡의 절경인 다리안 폭포를 만난다. 폭포 전망대에서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며 보람된 철쭉 산행을 마무리한다. ●산길 가이드 어의곡리 새밭(율전) 벌바위골을 들머리로 늦은맥이재~상월봉~국망봉~비로봉~천동계곡 코스는 약 17㎞, 6시간30분쯤 걸린다. 벌바위골의 원시림, 상월봉~국망봉과 비로봉 철쭉 지대를 감상하는 제법 긴 코스다. 좀 짧게 타려면 국망봉을 지나 나오는 국망봉 삼거리에서 죽계계곡을 타고 초암사로 내려오면 된다. ●가는 길과 맛집 단양이 기점이다. 서울 동서울터미널→단양은 06:59~18:00 약 1시간 간격으로 있다. 단양→어의곡리는 06:30 08:55 11:00 13:10 15:25 17:40 19:25. 천동계곡→단양은 14:40 15:40 17:10 17:45 18:55 20:20에 있다. 단양 읍내의 장다리식당 마늘돌솥밥은 단양의 대표 별미 중 하나다. 돌솥에 마늘을 비롯해 흑미·기장·찹쌀·백미 네 가지의 곡식, 그리고 밤·대추·은행·콩 등을 함께 넣고 짓는다. 평강 마늘정식(1인분). 1만 2000원. (043)423-3960 글 사진 진우석 여행전문작가 mtswamp@naver.com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