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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 서천으로 떠나는 명품 가을 여행

    충남 서천으로 떠나는 명품 가을 여행

    바람이 분다. 갈대가 운다. ‘사르락’대는 소리 듣자니 계절의 끝에 서 있음을 실감한다. 이맘때라면 충남 서천을 찾아야 한다. 솜털 같은 갈대꽃이 바람 장단에 맞춰 춤사위를 펼쳐내는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겨울나기 위해 찾아든 수만 마리 철새와 만나는 것도 이즈음이다. 뜻밖의 볼거리들도 많다. 여태 근대의 기억이 머물고 있는 마을이며, 국립생태원 등의 품 너른 전시관도 있다. 이만하면 명품 가을 여행지라 부를 만하지 싶다. 서천에는 나라에서 세운 전시관이 두 곳 있다. 국립생태원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다. 금강이 휘돌아가는 언저리에 터를 잡은 국립생태원은 규모가 약 100만㎡(약 30만평)에 이른다. 축구장 90여 개 정도의 크기다. 생태원은 금구리구역, 하다람구역, 에코리움구역, 고대륙구역, 그리고 연구교육구역 등으로 나뉜다. 관람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에코리움이지만 너른 야외공간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그만이다. 에코리움은 면적만 2만 1932㎡에 달하는 국립생태원의 중심 시설이다. 열대, 온대, 지중대, 극지, 사막 등 세계 기후별 생태계에 따라 전시관을 구성했다. 그래서 별칭도 ‘작은 지구’다. 섭씨 35도를 유지하는 열대관엔 다양한 수종의 나무와 멕시코산 도롱뇽 우파루파, 이구아나 등이 전시됐다. 사막관에서는 다양한 선인장과 목도리도마뱀 등을, 지중해관에서는 바오밥나무와 덤피 개구리 등을, 극지관에선 애교 넘치는 펭귄들과 마주할 수 있다. 에코리움 밖에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하다람 놀이터가 조성돼 있다. 나무 미끄럼틀, 개구리 혀 미끄럼틀, 무당벌레, 버섯 그늘 등 다양한 동물 모양의 놀이시설들이 아이들의 발길을 잡는다. 우리나라의 식생을 찾아볼 수 있는 ‘한반도숲’, 습지 식생을 재현해 놓은 습지생태원, 사슴들이 자유롭게 뛰노는 사슴생태원(고대륙구역) 등도 둘러볼 만하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차원이 다른 해양생물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국내 해양생물자원의 종합적 관리와 생물주권 확립을 위해 조성됐다. 내년 정식 개장을 앞두고 지난 5월 말 임시 개관했다. 해양생물자원관 중앙에는 원통형의 구조물이 세워져 있다. 자원관의 건물 높이와 맞먹는 거대한 규모다. 구조물 안에는 물고기 등의 표본이 담긴 사각형의 상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게 바로 핵심 전시물 중 하나인 ‘씨드 뱅크’다. 5200여 종에 달하는 우리나라 바다생물들의 표본을 모아 놓았다. 보존을 위해 출입은 제한됐지만, 외부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 전시실은 모두 네 개다. 각기 다른 주제의 전시물을 선보이고 있다. 해양생명홀, 해양정보홀 등에서도 차원 높은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고래, 쥐가오리 등 거대 해양동물들의 실제 뼈와 바다사자, 북극곰 박제 등 정교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한국관광공사의 윤재진 대전충남협력지사장은 “국립생태원을 중심으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 서천의 생태자원을 중부권의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개원한 국립생태원의 9월 누계 관람객이 77만 명에 달할 정도로 순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천의 가을을 대표하는 건 신성리 갈대밭이다. 너비 200m에 달하는 갈대밭이 금강을 따라 1.5㎞ 정도 펼쳐져 있다. 이병헌, 소지섭, 장혁, 오지호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간지남’들이 이 갈대숲에서 ‘JSA 공동경비구역’ ‘추노’ ‘미안하다 사랑한다’ 등의 영화, 드라마를 찍었다. 갈대는 이맘때 가장 볼만하다. 솜털처럼 부드러운 꽃이 바람결에 이리저리 춤사위를 펼친다. 바람이 가는 길을 따라 누웠다가 일어서고, 그러다 다시 눕는다. 그때마다 ‘사르락~’대며 노래도 부른다. 갈대는 고마운 식물이다. 기수역에서 살며 이런저런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땅을 건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사람들과 부딪치며 살아온 탓에 면적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야금야금 잠식해 들어오는 억새도 문제다. 육지화되어 간다는 징조이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주객이 전도될 판이다. 서천군에서 소금을 뿌리는 등 갈대의 생장을 위해 힘을 쓰고는 있지만, 별무신통인 듯하다. 제때, 제자리에서 갈대의 노래를 들어야 할 텐데, 안타깝게도 그 시간은 나날이 짧아지고 있다. 낡은 근대의 풍경을 찾아가는 여정도 흥미롭다. 첫걸음은 판교면이다. 영화 ‘살인의 추억’ 등의 촬영지였던 사진관과 100년 넘은 양조장, 정미소 등 적산가옥들이 여태 남아있다. 장항읍의 낡은 풍경도 볼만하다. 특히 장항제련소의 음울한 풍경은 정말 압권이다. 바닷가 거대한 갯바위 위로 높이 솟은 공장 굴뚝이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담긴 오벨리스크처럼 보인다. 안정심 문화관광해설사에 따르면 비철금속 제련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장항제련소는 일제강점기인 1936년 금강 하구에 조성됐다. 백제 시대 때 외국 군대의 출입이 빈번했던 기벌포가 있던 자리다. 제련의 불꽃이 꺼진 지는 오래지만 여태 일본 자본이 주식 등 공장 소유권의 일부를 갖고 있다고 한다. 열강과의 기벌포 전투는 아직 끝나지 않은 모양이다. 서천엔 이른바 ‘명당’이 몇 곳 있다. 안정심 해설사에 따르면 토정 이지함이 조선 최고의 명당 가운데 하나로 현 종천면 일대를 꼽았다고 한다. ‘부내복종’(府內伏鍾)터라고 하는데, 정확한 위치는 여태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목은 이색의 묘도 무학대사가 알려준 명당이라고 한다. 기린산 중턱에 터를 잡았다. 인접한 문헌서원과 함께 둘러볼 만하다. 마량포구는 가을날의 일몰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지형적으로 바다 쪽으로 돌출돼 있어 서해안인데도 일출과 일몰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글 사진 서천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41) →가는 길 국립생태원(950-5300)은 서해안고속도로 서천나들목으로 나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회전, 4번 국도로 갈아탄 뒤 곧장 가면 된다. 금강하굿둑과 인접해 있다. 입장료는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이다. 장항역 쪽에도 출입문이 있다. 코레일과 다양한 연계할인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950-0600)은 임시개관 중이다. 2015년 정식개장 전까지는 화, 목, 토에만 운영된다. 국립생태원에서 나와 4번국도를 따라 가다 막다른 삼거리(원수교차로)에서 우회전하면 된다. 장항제련소도 인근에 있다. →맛집 요즘 전어가 제철이다. 한데 어획량이 좋지 않아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다. 전어축제가 열리는 홍원항, 마량포구 등에 맛집들이 많다. 서천수산물특화시장은 각종 해산물을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서천읍내에 있던 여러 재래시장을 한곳에 모았다. 서천읍내 외곽에 있다. 한산 소곡주(sogokju.co.kr)는 서천의 대표 명주다. 1300년 전 백제왕실에서 즐겨 마시던 술로 알려져 있다. 최고급 찹쌀로 빚어 100일 동안 숙성시켜 만든다. 한산면 지현리 한산모시전수관 맞은편에 소곡주 제조과정 등을 엿볼 수 있는 전시장이 마련돼 있다. 951-0290. →잘 곳 국립생태원에서 방과 거실이 딸린 숙박시설을 대관하고 있다. 문헌서원(953-5895)에서도 고택체험을 할 수 있다. 서천비치텔(952-9566)은 마량포구 가장 높은 곳에 터를 잡아 전망이 좋다.
  • 국내여행 | 마음이 뻐근해지는 DMZ 시간여행

    국내여행 | 마음이 뻐근해지는 DMZ 시간여행

    끊어진 국토의 허리는 우리 민족이 50년 넘게 앓고 있는 요통이다. 그러나 욱신거릴수록 주무르고 두들기며 관심을 쏟아야 하는 법. 철원 백마고지역으로 향하는 DMZ 트레인이 치유의 몸짓인 이유다.시간을 달리는 기차 기차가 ‘현재’를 출발했다. 2014년 여름, 도심의 고층빌딩숲과 아파트촌을 지나 북으로, 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기차가 철로를 휘감으며 질주하자 시간의 태엽도 뒤로 감기기 시작했다.경원선의 시간은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4년 8월14일에 서울에서 원산元山까지 223.7km를 개통했다. 그러나 분단과 함께 허리가 끊겼고, 이후 용산에서 신탄리역까지만 운행했다가 2012년 11월에 백마고지역이 신설되면서 용산역-백마고지역까지 94.4km를 운행해 왔다. 그리고 이번 경원선 DMZ 트레인의 개통으로 운행 구간이 조금 더 늘어나게 됐다. 끊어진 북쪽 구간(백마고지역에서 평강까지 총 31km)에서도 조금씩이라도 운행구간이 늘어나면 좋겠는데, 세월만 고속열차보다 빨리 달리고 있다.가장 애가 타는 곳은 월정리역이다. 경원선의 간이역 중 하나였던 월정리역에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멈춰선 이후 다시는 달리지 못하게 된 열차 하나가 슬픔에 겨워 철로 위로 무너져 가고 있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열차의 유언이 먹먹하다. 현실은 슬프고도 삼엄하다. 월정리역은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철책에 근접한 곳이라 조금이라도 렌즈 방향이 금지된 곳을 향하면 군인들이 다가와 카메라를 확인한다. 역사의 아픈 장면들도 그렇게 쉽게 ‘Delete’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전쟁, 분단으로 멈춰 버린 것은 경원선뿐이 아니었다. 1931년에 완공된 금강산철교 역시 일만이천봉 금강산을 그리워하며 기다리고 있다. 한때 이 교량은 철원에서 내금강까지 운행했던 전철이 수많은 물자와 관광객을 싣고 지나갔던 길이었다. 잠깐, 기차가 아닌 전철이 맞느냐고? 그렇다고 했다. 철원 문화관광해설사 김미숙 선생이 거듭 강조한 말이다. 1930년대에 금강산으로 가는 전철은 하루 8번 출발했는데 요금이 당시 쌀 한가마 값인 7원56전이나 됐다. 연간 15만4,000여 명(1936년 통계)이 전차를 이용했을 정도로 1930년대 철원은 번화한 남북 교통의 요지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금강산철교(등록문화재 112호)는 허리춤에 ‘끊어진 철길!, 금강산 90키로’라는 문구를 두른 채 한탄강을 내려다볼 뿐이다.사실 전쟁의 비극은 기차나 교량을 넘어선다. 전쟁 전의 철원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철원과 전혀 다른 도시였다. 10세기 초 궁예가 태봉국의 도읍으로 지정하고 청주 사람 1,000여 호를 이주시켜 건설했다는 도시. 궁예도성, 태조 왕건의 사저가 있던 곳이다.이후 남북을 잇는 중심 도시로 번성했는데 (구)철원역사, 철원군청 옛터, 제2금융조합 건물터(등록문화재 137호), 농산물검사소(등록문화재 25호), 얼음창고(등록문화재 24호), 철원제일감리교회 등이 건물 일부로, 혹은 그 터로만 남아 있다.쏟아지는 폭격, 한국전 사상 가장 치열했다는 철의 삼각지 전투 등은 철원의 모든 것을 파괴했다. 그나마 가장 원형을 가장 잘 유지하고 있는 근대건축은 노동당사다. 1946년 주민들을 강제동원하고 모금까지 해서 지었다는 노동당사는 연건평 1,900여 평방미터 규모의 큰 건축물이다. 공산당에 협조하지 않는 이들을 끌고 와서 취조하고 고문했던 잔혹한 현장이기도 하다.소중한 것들은 사라지고 남겨진 것은 지뢰들이다. 철원 시가지는 남쪽으로 이동해 새로 건설됐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신시가지에 살면서 구철원의 농경지로 출퇴근을 하며 살아간다. 딸이 아기였을 때 아장아장 걸어서 지뢰밭으로 들어갔었다는 해설사님의 체험담은 듣기만 해도 아찔했다. 1968년 대북 심리전을 위해 조성된 두루미마을은 황무지를 일구어 낸 이주민들의 결실이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한 지붕 아래 2가구씩이 살고 집집마다 무기가 지급되었었다는 이야기는 낯설지만 엄연한 현실이다.그러나 멸공OP에서 바라본 북녘 땅은 끝까지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커튼에 가려져 있던 전면의 통유리창이 병사의 프리젠테이션이 끝나는 동시에 활짝 공개되는 ‘극’적인 전개 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휴전을 앞두고 그 보이지 않는 선을 쟁탈하기 위해 수많은 젊은 목숨이 고지 위에 흩뿌려졌고, 종종 그 선을 넘는 자들은 죽음을 맞이했으며 지금도 이 땅의 많은 젊은이들이 서로를 적이라 부르며 그 선을 사수하고 있는 서글픈 현실도 영상처럼 스쳐갔다. 얼어붙은 시간을 초월해 자유로운 것은 자연뿐. 지금의 철원은 철새들의 낙원이다. 날개를 펼치면 몸길이가 2~3m나 되는 두루미들이 겨울마다 이곳을 찾아 장관을 이룬다고 했다.하루 동안의 철원 안보여행을 마치고 기차는 다시 온 길을 더듬어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사이 차창 밖의 풍경도 과거에서 현재로 바뀌고 있었다. 백마고지에서 분단 상태로 얼어붙어 있던 시간이 해동되어 지난 50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한 대한민국 서울의 한복판으로 승객들을 내려놓았다. 그러나 여전히 허리께가 뻐근하다. DMZ가 그렇게 내 몸에 각인되어 버렸다.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코레일 www.korail.comDMZ트레인평화열차 DMZ트레인은 두 곳으로 달려간다. 도라산역까지 가는 경의선은 지난 5월4일 개통했고, 백마고지역까지 가는 경원선은 8월1일부터 운행을 시작했다. DMZ트레인은 총 3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객실별로 테마가 있다. 철도·전쟁·생태 사진을 감상할 수 있는 사진 갤러리도 있고, 카페석, 전망석도 있다. 열차의 앞뒤 풍경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영상모니터로 승무원들이 깜짝 이벤트도 실시한다. 카페에서는 군용건빵, 주먹밥 등도 판매한다.경원선 DMZ 트레인은 서울역-백마고지역 구간 기준으로 1만2,400원(주말 1만2,800원). 1일간 왕복 이용할 수 있는 경원선 DMZ Pass는 성인 2만3,000원, 시니어와 청년은 1만6,000원이다. 문의 및 예약 | 철도고객센터 1544-7788 www.letskorail.com철원 안보관광 & 시티투어철원 안보관광에서는 두루미마을 시골밥상 및 반공호 체험, 노동당사, 백골부대 멸공OP, 금강산철교, 월정리역, 백마고지전적지를 방문한다. 안보관광에서는 신분증이 필요하며 민간인 통제구역에서는 사진을 촬영할 수 없다. 철원 시티투어는 고속정, 승일교, 송대소, 백마고지전적지 등을 둘러보게 된다. 철원 안보관광 033-452-3030 1만1,000원 철원 시티투어 033-455-8275 1만1,000원☞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마곡지구 철새 떼죽음… 508마리 현장서 발견

    최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서 발생한 철새 집단 폐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정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환경부는 9일 마곡지구 철새 집단 폐사 현장을 조사해 조류 508마리의 사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죽은 철새의 종류는 흰뺨검둥오리, 넓적부리, 고방오리, 청둥오리, 쇠오리 등 11종이다. 집단 폐사가 시작된 시기는 4~5일 전으로 추정된다. 폐사 발생 지점은 비가 내릴 때 침수 피해를 막으려고 설치한 임시 저류지와 인근 공사 현장이다. 해당 저류지는 장기간 물이 순환되지 않아 수질오염이 심각한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폐사체와 병든 새의 행동이 ‘보툴리즘’ 증세와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보툴리즘은 부패 환경에서 증식하는 미생물이 생성하는 독소인 보툴리눔을 조류가 섭취했을 때 발생하는 질병이다. 환경부는 폐사하거나 병든 조류의 몸에서 시료를 확보하고 인근 토양, 수질도 조사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계획이다. 또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가능성도 확인할 방침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이리저리 휘돌면 좀 어떤가 구불구불 에돌면 또 어떤가

    이리저리 휘돌면 좀 어떤가 구불구불 에돌면 또 어떤가

    대부분의 지자체마다 ‘길’ 하나쯤은 조성해 뒀다. 여태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걷기 열풍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전북 군산의 구불길도 그런 연유로 조성됐다. 관광안내서에 따르면 ‘이리저리 구부러지고 수풀이 우거진 길을 여유·풍요·자유를 느끼며 오랫동안 머무르고 싶은 여행길’로 만들겠다는 게 조성 목적이다. 구불길은 모두 11개 코스로 나뉜다. 비단강길, 햇빛길, 큰들길, 구슬뫼길, 물빛길, 달밝음길, 탁류길, 고군산길 등 이름만으로도 정겹다. 그 가운데 옥산저수지를 에둘러 돌아가는 구슬뫼길은 구불길의 정수 중 하나로 꼽힌다. 산책이라기엔 발품깨나 팔아야 하고, 트레킹이라 하기엔 다소 난이도가 낮은 길이다. 이 계절, ‘공활한 가을 하늘’ 머리에 이고 사부작사부작 걷기 딱 좋다. 여유… 구슬 꿴 듯한 청암산, 그 품에 안긴 옥산저수지 옥산저수지는 일제강점기인 1939년 조성됐다. 공업용수 확보가 주요 목적이었다. 1963년에는 군산의 제2수원지 노릇을 하느라 상수원보호구역에 지정됐고, 자연스레 사람들의 출입도 통제됐다. 그러다 2008년, 45년 만에 상수원보호구역에서 해제됐다. 호수를 에둘러 아름다운 수변길이 조성될 수 있었던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옥산저수지 구불길은 ‘구슬뫼길’이라고도 불린다. 한자이름 ‘구슬 옥’(玉)과 ‘뫼 산’(山)을 순우리말로 바꿨을 뿐인데 이렇게 정감 넘치는 이름이 됐다. 공식 명칭은 군산호수다. 구슬뫼길의 전체 길이는 18.8㎞다. 군산역에서 ‘한국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이영춘 박사 고가와 옥산저수지 등을 지나 남내마을까지, 혹은 그 역순으로 돈다. 마냥 걷기만 해도 6시간 이상 걸리는 긴 코스다. 해서 대부분의 도보꾼들은 옥산저수지 주변을 도는 3~4시간짜리 코스를 선호한다. 원점회귀가 가능하고 걷다 쉬다를 반복하며 호수와 주변 숲의 그윽한 정취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구슬뫼일까. 현지 주민들은 저수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작은 산들이 구슬처럼 아름답다 해서 이름 지어졌다고 했다. 옥산저수지 뒤는 청암산이다. 옥산저수지 전체를 큰 팔로 품은 듯한 형상이다. 저수지에 물이 담수되기 전만 해도 여느 산과 다름없는 풍모였겠지만, 물이 들어차면서부터는 확연히 달라졌을 게다. 필경 산자락 중턱 위까지 물에 잠겼을 테고, 산봉우리들만 동글동글하게 남았을 텐데, 그 모양이 꼭 하나로 꿴 구슬처럼 보였을 게다. 옥산면사무소 지나 농로를 따라 100m 남짓 들어가면 논 옆으로 대형 주차장이 나온다. 시골마을과 어울리지 않는 주차장이 언뜻 생뚱맞게 보이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구슬뫼길을 찾는다는 방증일 터다. 주차장 바로 앞은 저수지 양수장관리사무소다. 이곳이 구슬뫼길의 실질적인 들머리다. 풍류… 억새꽃 춤추고 잔잔한 물 위로 산자락 흔들흔들 옥산저수지 주변을 도는 길은 모두 세 종류다. 구슬뫼길(구불 4길), 수변길(13.8㎞), 청암산 등산로(약 7㎞) 등이다. 수변길이 등산로보다 두 배 가까이 긴데, 이는 손가락처럼 생긴 호수 주변을 굽돌아가기 때문이다. 구슬뫼길은 수변길, 청암산 등산로 등과 길을 공유했다 떨어지길 반복한다. 실제 길이는 수변길과 비슷한데 난이도는 약간 더 높다. 이정표에는 ‘구불 4길’로 적혀 있다. 청암산 등산로를 따르는 건 빠르긴 하나, 호수의 그윽한 맛을 느끼기 어렵고 수변길은 편하지만 호수의 다양한 표정을 엿볼 수 없다. 수변길을 따라가다 약 4㎞ 지점의 갈림길에서 청암산 등산로로 바꿔 타길 권한다. 수변길을 따르는 것보다 시간이 덜 소요되고, 호수의 다양한 면을 엿볼 수 있다. 양수장관리사무소 앞 주차장에서 신들메를 고친 뒤 제방에 오르면 길은 양옆으로 갈라진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 길, 어느 쪽으로 가도 결국 같은 곳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오른쪽 제방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자박자박 걷는다. 길 오른쪽엔 물억새가 한창이다. 아직 영글지는 않았지만, 늦가을쯤이면 흐드러진 억새꽃들이 장관을 펼쳐내지 싶다. 길 왼쪽은 호수다. 장판처럼 잔잔한 물 위로 청암산 자락 하나가 떠 있다. 바다 위에 뜬 섬 같다. 아직 일러 철새들은 오지 않았지만, 추수 끝낸 군산의 들녘에 나락들이 흔천일 무렵이면 저 물 위에도 수많은 생명들이 떠 있을 터다. 제방 끝의 정자를 지나며 숲길이 시작된다. 숲은 습하다. 물가라 더 그렇다. 예전엔 흙길이었는데, 수변길을 정비하면서 나무 둥치나 목재데크 등으로 디딤판을 만들어뒀다. 그 덕에 진창길을 걷는 곤욕은 피했지만 습기 듬뿍 머금은 나무 둥치들이 얼음처럼 미끄러워져 넘어질 위험은 높아졌다. 목재데크보다는 나무 둥치로 만든 디딤판을 건널 때 특히 조심하는 게 좋겠다. 자유… 사람 손 타지 않아 사랑스러운 숲과 물의 속살 길은 평이하다. 편백나무 산림욕장도 있고, 지역의 한 자동차 회사에서 사회공헌 사업으로 조성한 숲도 지나지만 각별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얼추 2~3㎞, 30분 가까이 이런 길이 이어진다. 한데 이후 길은 완벽하게 변신한다. 대나무와 왕버드나무, 갈참나무 등이 어우러진 비밀의 숲이 펼쳐진다. 단언컨대 예서부터는 감동할 준비를 해도 좋다. 대숲은 정돈되지 않았다. 전남 담양 일대의 잘 가꿔진 대숲들의 조형미엔 당연히 견주지 못한다. 한데 외려 그 덕에 한결 자연스럽고 웅숭깊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리 휘고 저리 굽은 소나무와 보랏빛 맥문동이 어루러진 풍경도 이채롭다. 길 중간중간 왕버드나무 군락지도 만난다. 초록색 이끼와 거무튀튀한 나뭇가지가 절묘한 대비를 이룬다. 호수는 맑다. 45년 동안 사람의 간섭이 없었던 덕이다. 호수에 깃든 생명들도 건강한 삶을 이어간다. 크고 작은 연꽃들이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꽃들을 틔워냈고, 파스텔톤의 몸통이 예쁜 물잠자리도 곧잘 눈에 띈다. 저수지 둘레 산길은 완만한 편이다. 청암산 정상(115m)을 오를 때 다소 된비알이 있을 정도다. 정상에 서면 호수 전체가 눈에 잡힌다. 윤슬 반짝이는 호수와 너른 만경평야를 굽어보는 것만으로도 그간의 노고는 씻은 듯 사라진다. 산길이 지루하다 싶을 때는 다시 수변길로 내려오면 된다. 주의할 것 하나. 길 중간에 간이매점이나 식당 등은 없다. 이는 구슬뫼길 초입도 마찬가지다. 마실 물, 먹을 것 등은 옥산면사무소 주변의 농협이나 편의점 등에서 미리 사놔야 한다. 글 사진 군산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3)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군산 나들목으로 나와 706번 지방도로 갈아탄 뒤 호덕교차로에서 좌회전, 29번 국도를 따라가다 개정교차로에서 우회전, 21번 국도를 타고 옥산 교차로까지 간다. 예서 좌회전, 대위로를 타고 가다 옥산파출소 지나 우회전해 곧장 가면 된다. 내비게이션이 공식 명칭인 군산호수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엔 옥산면사무소로 검색하면 된다. →맛집 군산 짬뽕(④)이 이름났다. 특히 복성루(445-8412)는 전국의 맛 순례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집이다. 채 썬 돼지고기와 홍합, 오징어, 바지락 등 해산물들이 풍성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웍(Wok·중화요리에 사용하는 큰 냄비)의 맛, 그러니까 불의 맛과 향이 풍성하게 녹아 있다는 거다. 대개 오후 2~3시면 문을 닫는데 문을 여는 동안엔 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인근의 지린성(467-2906)도 맛이나 명성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집이다. 두 집 모두 군산항 쪽에 있다. 주전부리 음식 중엔 중동호떡(445-0849)이 이름났다. 옥산저수지 인근에선 향촌국수(461-8111)가 이름값을 높이는 중이다. →잘 곳 옥산저수지에서 10분 거리의 군산시청 주변에 깔끔하고 값 헐한 모텔들이 많다.
  • 전국 유일 백조공원 6개월 지각 개장

    전국 유일 백조공원 6개월 지각 개장

    조류인플루엔자(AI)에 발목이 잡혔던 전국 유일의 백조공원이 마침내 문을 열고 방문객들을 맞는다. 경북 안동시는 오는 23일 국내 최초로 조성한 백조공원을 개장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당초 지난 3월 개장 계획보다 6개월 정도 늦어졌다. 전북 고창과 대구, 횡성 등지에서 AI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백조가 AI에 감염될 것을 우려해 무기한 개장을 연기했기 때문이다. 시가 지난해까지 총 49억원을 들여 낙동강 지류인 안동 남후면 무릉유원지 인근 2만㎡에 조성한 백조공원은 관리동과 백조 부화장, 검역장, 생태연못, 관찰로, 육각정자 등을 갖췄다. 이곳에는 2011년 네덜란드에서 들여온 혹고니 25마리, 흑고니 4마리 등 29마리가 노닐고 있다. 시는 백조가 낳은 알을 부화시켜 번식시킨 뒤 일정 수준의 개체 수가 확보되면 낙동강 등에 방사해 텃새화시킬 계획이다. 천연기념물 201호인 백조는 겨울 철새로 우리나라에는 러시아 등지에서 11월에 왔다가 이듬해 2월쯤 돌아간다. 안동호 주변과 낙동강에서는 수년 전까지만 해도 수십 마리가 보이다가 최근 몇 년 사이 잘 관찰되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4일자로 사실상 AI 종식 선언을 함에 따라 백조공원을 개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철새 도래지 사시사철 AI 감시

    방역 당국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전국에 있는 철새 도래지를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관리지구’로 지정해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겨울철에 주로 발병했던 AI가 올해는 한여름인 7월까지 계속되면서 토착화될 우려가 커져 AI 발생 가능 지역에 상시 방역 시스템을 도입할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4일 이런 내용의 ‘AI 방역 체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내년 상반기부터 철새 도래지와 닭, 오리 등 가금류를 기르는 농가가 많은 지역을 AI 방역관리지구로 지정해 발병을 예방하기로 했다. 철새 도래지 주변을 비롯한 전국 132개 읍·면·동 지역의 1700농가가 방역관리지구에 포함된다. 방역관리지구로 지정된 농가는 위생·소독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고 축산업 허가 기준도 다른 지역보다 엄격하게 적용된다. AI 확산 위험이 커지면 가금류의 출하, 이동도 통제된다. 대신 정부가 농가에 AI 등 가금류 질병에 대한 컨설팅을 해 주고 다른 지역으로 축사를 옮기려는 농가에는 축사를 짓는 비용과 닭, 오리 등을 새로 사 오는 자금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생명의 窓] 울음의 진화/이재무 시인

    [생명의 窓] 울음의 진화/이재무 시인

    숫돌 다녀온 왜낫처럼 날 선 햇볕이 정수리를 따갑게 베는 듯하다가도 갑자기 하늘의 괄약근이 약해져 걸핏하면 폭우가 쏟아지는 계절인 여름을 대표하는 사물들에는 무엇, 무엇들이 있을까. 숲, 계곡, 바다, 강물, 장마, 태풍, 수박, 참외, 토마토, 개구리울음, 매미울음, 그늘, 땡볕, 콩국수, 냉면, 냉커피, 화채, 아이스크림, 빙수, 우산, 부채, 에어컨, 선풍기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물들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누군가 그중 나에게 굳이 우선순위를 매기라 한다면 나는 서슴없이 ‘매미울음’을 맨 앞자리에 놓겠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매미울음’은 극성맞게 울어댈 때마다 그것이 극단으로 치닫는 문명발달의 위기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기제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과 주의를 끄는 사물이기 때문이다. 모처럼 휴일을 맞아 한가하게 낮잠이나 한숨 붙이려고 거실 바닥에 자릴 펴고 누웠는데 난데없이 열린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한 떼의 매미울음으로 도통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안면을 방해하는 저들을 어쩌면 좋을까. 하지만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는다. 어항의 오래된 물을 새 물로 씻어내듯이 소리는 소리로 몰아내는 수밖에 없다. 궁리 끝에 카세트 음악을 틀어놓고 잠을 청한다. 그러나 매미울음은 어찌나 드세고 집요한지 감미로운 선율을 타고 넘어와 한사코 항의하듯 안면을 방해한다. 나는 매미의 소음이 몸에 귀찮게 달라붙는 검불이나 된다는 듯이 습관처럼 허공으로 손을 휘저어 떼어내려는 무위한 짓을 계속하다가 결국 잠을 포기하고야 만다. 저 금속성의 날카로운 울음들은 이제 더 이상 자연의 연주가 아니다. 어느 날부터인가 쥐도 새도 모르게 무형의 폭력으로 변해버린 소리들. 소리의 송곳에 찔리고 소리의 칼날로 베어져 마음의 맨살이 아플 지경이다. 저 무지막지한, 막무가내로 질러대는 소리들의 집단 시위와 농성은 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이유는 간단하다. 저들의 종족 보존 본능이 저들의 소리를 저렇게 가파르게 만든 것이다. 종족 보존을 위해 낮밤을 가리지 않고 울어대는 저, 자연의 집단 시위와 농성을 물대포로 강제 해산시킬 수는 없는 일이다. 따지고 보면 저들 저 쇳소리들의 배경에는 인간 문명이 생산해온 엄청난 양의 소음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만들어온 소음이 저들의 울음을 강퍅하게 만들어온 것이다. 어찌 매미울음만일까. 자기 완결을 향한 진화의 과정을 거듭하고 있는 생물과 무생물 가운데에는 인간 세계에 미래 재앙의 징조를 보이는 것들이 적지 않다. 가령 가을철에 피어야 할 코스모스가 절기를 앞질러 한여름에 핀다든가, 비록 일부이긴 하나 떠날 시기가 한참 지났는데도 남아있는 이름뿐인 철새라든가 등등 생태 재앙의 전조를 보이는 것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는 것이다. 무생물도 예외가 아니다. 달라진 길을 보면 알 수 있다. 길도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갈수록 반듯해지는 길 위로, 재규어, 크거, 바이퍼, 머스탱, 갤로퍼, 무소, 포니 등등의 맹수 이름을 가진 차들이 경쟁하듯 질주하고 있다. 굶주린 맹수들이 사람과 산짐승을 잡아먹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로드 킬’이란 말까지 생겨난 것이다. 해마다 야생 열매들의 껍질이 두꺼워지듯 매미울음이 높고 가파르게 진화하고 있다. 내게서 달콤한 낮잠을 앗아간 저 괴성에 가까운 소음들을 나는 우리가 점점 더 위험사회로 진입해 가고 있다는 증표로 듣고 있는 중이다.
  • [TV 하이라이트]

    ■꾸러기 탐구생활(SBS 오후 4시 30분) 조개류부터 집게발로 춤추는 게, 그리고 철마다 찾아오는 철새까지 다양한 생물들을 만나보는 시간을 갖는다. 여름방학을 맞아 서해안 갯벌로 떠난 꾸러기 대원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생물이 사는 것으로 알려진 갯벌을 찾았다. 한편 대원들은 갯벌 체험 중 궁금한 게 생겼다. 왜 갯벌에는 이렇게 수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는 것일까. ■플랜맨(캐치온 오전 8시 55분) 정석은 정확한 아침 기상 시간은 물론 옷 입기, 심지어 횡단보도 건너기까지 모든 일을 알람을 맞춰 계획대로 사는 남자다. 어느 날 자신과 똑 닮은 지원을 짝사랑하게 된 정석. 하지만 그녀는 정석의 계획적인 생활방식이 싫다며 구애를 거절한다. 그러자 정석은 그녀를 위해 무계획적인 삶을 살기로 결심하고 지원의 후배 소정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잉여공주(tvN 밤 11시) 동화 ‘인어공주’를 모티프로, 진정한 사랑을 찾아 인간이 되어 서울 생활을 시작한 인어공주를 그린 드라마. 인간 세상을 동경해 온 인어왕국 18번째 공주 에이린의 취미는 스마트폰으로 인간 세계에 있는 셰프 권시경을 관찰하는 것이다. 어느 날 에이린은 한강에 빠진 시경을 구하려다 키스를 하게 된다. 그 일로 좋아하는 마음은 깊어지고 에이린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는데….
  • [7·30 재보선 후폭풍-지역구도 타파] 이름값 정치 지고… 지역민과 호흡 ‘의리정치’ 뜬다

    7·30 재·보궐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자신의 정치적 위상만 믿고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출마하는 정치인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철새·거물 정치인’이라는 딱지가 붙은 후보들을 모두 낙마시키며 쓰라린 정치적 타격을 안긴 것이다. 유권자들이 한마디로 ‘의리’의 한 표를 행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통 여야는 선거에서 상대 진영의 텃밭을 빼앗아야 할 때 혹은 반드시 수성해야 하는 ‘정치 1번지’ 선거일 때 대선 후보급 거물 정치인을 내세운다. 이들은 출마 명분이 없어도 자신의 높은 이름값으로 불리함을 극복했고 늘 필승 카드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달랐다. 유력 대권 주자로 거론돼 온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경기 수원병(팔달) 보궐선거에서 정치 신인인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에게 참패를 당했다. 유권자들이 누군지 잘 알지는 못하지만 수원에서 태어나 수원고를 졸업한 ‘토박이’에게 표를 던진 것이다. “팔달이 아무리 새누리당 텃밭이어도 설마 손학규가 지겠느냐”는 전망은 ‘허언’(虛言)이 됐다. 경기 김포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행정자치부 장관과 경남지사를 지내고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까지 뛰어들었던 김두관 새정치연합 상임고문도 무명의 홍철호 새누리당 후보에게 참담한 충격패를 당했다. 수원정(영통) 유권자들은 분당을에서 의원을 지냈고 이번에 평택을에 도전장을 던졌다가 결국 수원정으로 옮겨 출마한 임태희 새누리당 후보에게 주저 없이 ‘레드카드’를 선사했다. 박광온 새정치연합 후보도 딱히 영통과 인연은 없었지만 새 얼굴이라는 점과 ‘철새’ 이미지는 아니었던 까닭에 상대적 우위에 설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향이 이번 선거에서 두드러지면서 앞으로 ‘인지도 정치’가 아닌 지역 신뢰 정치, 지역 유권자와 호흡하는 정치가 선거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유명한 정치인일지라도 지역을 배신한 전력이 있는 후보는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짙게 형성됐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수원병 (팔달)] 토박이 김용남… 골리앗 ‘孫’ 찌른 검사 출신

    [수원병 (팔달)] 토박이 김용남… 골리앗 ‘孫’ 찌른 검사 출신

    경기도지사, 통합민주당 대표, 4선 국회의원 경력의 야당 거물 정치인 손학규 후보를 무너뜨린 새누리당 수원병(팔달) 김용남(44) 당선인은 패기 넘치는 정치 신인이다. 수원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한 토박이 출신인 김 당선인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수원지검 부장검사를 끝으로 법조계를 떠나 2012년 19대 총선에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았다. 당시 새누리당 후보로 수원갑(장안)에서 출마했으나 지역구 현역의원인 새정치민주연합(당시 민주통합당) 이찬열 후보에게 밀려 낙선했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는 수원시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새누리당 당내 경선을 뚫지 못하고 꿈을 접어야 했다. 그는 그동안 수원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종편 등 각종 방송에 패널로 단골 출연해 입담을 과시하기도 했다. 자연스레 인지도는 올라갔다. 그럼에도 이번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 당선인이 거물 정치인 손 후보를 넘어설 것이란 예측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역구를 여러 차례 옮기고 과거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 후보를 ‘철새 정치인’이라고 집중 공략하면서 자신만이 지역을 책임질 유일한 ‘토박이 후보’임을 부각한 것이 주효했다. 야권 단일화 효과를 차단한 것도 주효했다. 여론조사 공표금지 직전 조사결과(지난 23일)에서 손 후보와 3~4% 포인트 차로 엎치락뒤치락했던 김 후보는 최종적으로 약 8% 포인트 차로 크게 승리했다. 지난 24일 이정미 정의당 후보와 단일화한 손 후보를 향해 ‘야합’이라 비판한 게 유권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수원의 국회의원은 지역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있고 수원을 떠나지 않고 미래를 책임질 사람이어야 하고 유권자들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줬다”고 승리를 자평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씨줄날줄] 팽목항 하늘나라 우체통/정기홍 논설위원

    편지의 단상을 논할 때 청마 유치환의 시 ‘행복’을 더러 떠올린다. ‘오늘도 나는/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근자에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이를 기리려고 그가 태어나 수천통의 편지를 보냈다는 통영우체국(현 통영중앙우체국) 이름을 청마우체국으로 바꾸려 했고, 생을 마친 곳인 부산 동구의 산복도로가에는 ‘유치환의 우체통’을 설치하기도 했었다. 편지에 그리움과 애틋함을 담은 작품은 이것 말고도 더 있다. 1990년대 말 고 최진실씨가 주연했던 영화 ‘편지’는 뇌종양을 앓는 남자가 죽은 뒤 홀로 남게 될 아내에게 전할 사랑 이야기를 편지로 담아냈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약혼자가 있는 한 여성과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친구에게 편지 형식으로 쓴 작품이다. 당시 이 소설을 읽은 독일 청년들이 잇따라 자살해 ‘베르테르 효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굳이 작품이 아니더라도 베트남에 파병된 외아들이 전사한 소식을 알린 것도, 10대 까까머리 사내와 단발머리 처녀 간 사랑과 이별을 전한 것도 편지였다. 편지가 인터넷에 밀려 존재 가치를 잃은 시대다. 길 모퉁이에 홀로 자리하며 편지를 기다리던 우체통도 하나씩 자리를 내주고 있다. 기다림과 반가움의 정서마저 사라지는가 해서 아쉽다. 우체통은 1993년 5만 7000개를 최고점으로 줄곧 줄면서 지금은 2만개를 밑돌고 있다. 그 자리를 소식을 받는 데 1년쯤 걸린다는 ‘느린 우체통’으로 채워지는 게 다행스럽다. 서울 조계사 옆의 우정총국우체국 입구를 포함해 수십개에 이른다. 전북 군산의 금강철새조망대 ‘철새우체통’은 가창오리가 나타나는 10월 말에 한 번만 편지를 배달한단다. 이색 우체통이 있는 우체국도 있다. 핀란드에는 ‘산타우체국’이,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엔 유리로 만든 ‘수중우체국’이 영업 중이라고 한다. 세월호 사고 100일을 맞아 진도 팽목항에 ‘하늘나라 우체통’이 설치됐다. 유가족이 편지를 넣으면 상담사가 위로의 답장을 보내고 방문객이 쓴 위로 편지는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전달된다. 우체통은 이처럼 나를 털어놓으면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꼭 ‘하늘나라 우체통’이 아니라도 우체통에 사연을 넣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답장이 없으면 어떤가. 가슴 답답한 세상에 대수는 아닐 것이다. 어느 미래학자가 우리 생애에 사라질 9가지 중 가장 빠른 것이 우체통이라고 했지만 ‘정(情)의 메신저’를 담은 우체통은 아직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씨줄날줄] 서해의 독도/서동철 논설위원

    해맞이로 유명한 경북 포항 호미곶의 국립등대박물관 항로표지유물관에는 격렬비도 등명기렌즈 4점이 있다. 등명기(燈明機)는 렌즈로 빛을 증폭시켜 방사하는 등대의 핵심장비다. 이 렌즈는 격렬비도 등대가 1909년 6월 점등한 이후 최근까지 쓰던 것이다. 높이 116㎝에 최대 지름이 47.5㎝에 이르니 가까이서 보면 그 크기에 놀랄 수밖에 없다. 격렬비열도(格列飛列島)는 충남 태안 앞바다에 있는 섬떼를 일컫는다. 한 해양학자는 “격렬비열도에 가면 왠지 격렬해질 것만 같다”고 농담을 했다. 전해지기로는 철새가 대열을 지어 날아가는 모습같다고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서쪽의 서격렬도, 북격렬도, 동격렬도와 주변 작은 섬을 지칭하지만 석도, 우배도, 가의도, 궁시도, 흑도, 난도, 병풍도를 통칭하기도 한다. 해발 107m의 북격렬도 정상에 자리 잡은 등대는 등탑의 높이가 9.7m로 35~40㎞ 밖에서도 불빛을 볼 수 있다. 충남 서해안의 최서단인 격렬비열도는 우리 영해를 결정하는 영해기점 23개 도서의 하나다. 중국 산둥반도와는 직선거리로 268km 떨어져 있다. 한·중 해저광케이블이 태안에서 시작해 격렬비열도 북단을 거쳐 산둥성 칭다오로 연결된 것도 경제성 때문이다. 격렬비열도에서는 중국의 개짖는 소리가 들린다는 옛말은 과장이지만, 그만큼 심리적 거리가 가깝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로 태안반도는 삼국시대 이후 한반도 남부와 중국을 잇는 해상교통의 출발점이자 종착지였고, 격렬비열도 역시 오랜 세월 불빛 없는 등대 역할을 했다. 격렬비열도는 절경이다. 겨울에는 동백꽃이 아름답고, 봄이면 유채꽃이 만발하는데 남해안과 제주도와는 또 다른 절해고도의 아름다움을 짙게 풍긴다. 최근 격렬비열도는 농어낚시의 성지로도 떠올랐다. 아닌 게 아니라 예부터 4월 곡우 무렵 일대에서 잡힌 조기는 살이 연하고 맛있다고 ‘곡우살이’라는 이름으로 좋은 값을 받았다. 지금도 중국어선들은 떼지어 우리 영해를 침범해 불법조업을 벌인다. 무엇보다 한국과 중국은 1996년 협상을 시작했지만 아직 배타적경제수역(EEZ)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은 섬 서쪽 100㎞를 경계로 한다. 격렬비열도가 ‘서해의 독도’라고 불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한·중의 분쟁이 현실화할 경우 최전선이 된다. 그럼에도 1994년 등대 무인화 이후 섬을 비워놓다시피하다가 올해 들어 다시 유인화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유지인 최서단 서격렬비도를 중국인들이 매입하려 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격렬비도를 중국인이 사들이는 것이 독도를 일본인이 매입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7·30 재·보선 격전지를 가다] 수원 벨트

    [7·30 재·보선 격전지를 가다] 수원 벨트

    7·30 재·보선에서 이른바 ‘수원벨트’가 여야의 사활을 건 격전장으로 떠올랐다. 수원 4개 선거구 중 3곳(을·병·정)에서 한꺼번에 선거가 치러지면서 수도권 바람몰이의 진원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선거구가 인접해 있는 특성 탓에 선거구끼리 표심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여야 지도부가 하루가 멀다 하게 수원을 찾는 이유다. <수원을(권선)> 22일 수원 권선종합시장 안. 청국장 가게 주인 김효순(여·62)씨와 옆집 옷가게 주인 김경순(여·59)씨가 식혜를 나눠 마시며 선거 내기를 하고 있었다. 김효순씨가 먼저 “저번에 당선됐던 야당 의원이 떨어졌으니 이번엔 여당 차례”라면서 “여기가 호남 인구 비율이 높아서 야당 찍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나는 수원 토박이니 수원에서 하루라도 더 밥 먹고 산 사람을 찍어줘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김경순씨는 “정미경 (새누리당) 후보는 워낙 동네에서 부지런 떨던 사람이고 열의가 넘친다. 백혜련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처음 듣는 이름이긴 한데 인상은 좋아보이더라”면서 “둘이 비슷비슷해 뵈는데 어차피 누굴 뽑으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길 건너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최모(55)씨는 “새누리당이나 김한길당이나 똑같다. 선거하는 날만 세배받고 기껏 뽑아놓으면 얼마 안 돼 의원직 박탈돼서 또 선거 치르지 않느냐”고 불신감을 드러냈다. 역대 총선마다 여야가 번갈아 차지해 온 혼전의 동네임을 반영하듯 수원을 지역 시장통 분위기는 검사 출신에 고려대·사법시험 1년 선후배 사이인 두 여성 후보 간 대결에 시선이 집중됐다. 앞서 16대 때는 한나라당 신현태, 17대에는 열린우리당 이기우, 18대는 한나라당 정미경 의원이 금배지를 달았다. 19대 때는 낙천한 정 의원이 무소속으로 나오면서 민주통합당 신장용 의원에게 자리가 돌아갔다. 19대 낙천 이후에도 지역구 관리를 탄탄히 해 온 정 후보에 대한 토박이 주민들의 친근도가 높았다. 그러나 젊은 층 사이에선 19대 때 낙천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이번에 다시 복당한 정 후보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았다. 세류동에 사는 대학원생 정지원(27)씨는 “여당 후보는 탈당 전력도 있고 문제가 있어 보인다”면서 “참신한 새 인물을 찍겠다”고 했다. 그는 “백 후보가 수원정(영통)에서 예비후보로 뛰었던 것도 걸리긴 하지만 지방선거 때 못한 정권심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선2동 아파트 단지 안에서 유모차를 끌고 가던 주부 조아영(34)씨는 “또래 젊은 엄마들은 여당에 비판적이다. 세월호 사태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새누리당은 기득권 부자정당 이미지만 강하다”고 했다. <수원병(팔달)> 지동·서둔동 등 구시가지 쪽은 토박이와 고령층이 몰려 있어 수원고 출신인 김용남 새누리당 후보의 손을 들어주는 주민이 많았다. 반면 신시가지 거주 주민들은 지역 연고는 약하지만 중앙 정치인인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에 대해 거부감이 없었다. 팔달 못골 종합시장 입구에는 ‘문제는 정치다’, ‘민생에 답하라’고 적힌 손 후보의 플래카드와 ‘수원의 미래’라고 굵은 글씨체로 강조한 김 후보의 플래카드가 어지럽게 펄럭였다. 상인 박모(63)씨는 “이 동네는 원래 1번이다. 김용남 후보가 수원중·고를 나왔다더라”며 지역후보론을 앞세웠다. 박씨에게서 부침개를 사던 서둔동 주민 김병남(72)씨는 “손학규씨는 당과 지역구만 옮겨다니고 수원에 한 게 뭐가 있느냐. 결국 여기서 의원 해먹고 떠날 사람 아니냐”면서 “뜬구름 잡는 플래카드만 펼쳐놓고 실제 지역 얘기는 하는 게 없더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김지영(여·37)씨는 “수원으로 이사 온 지 7년 됐는데 일을 잘했던 사람보다는 일을 잘할 사람을 뽑고 싶다”며 “손 후보는 철새 정치인 이미지가 싫다”고 했다. 시장 건너편 인계동의 한 대형할인매장에서 만난 주부 장모(46)씨는 대답하길 주저하다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그는 “팔달도 빈부격차가 심해서 오래된 주택지구는 낙후가 심하고 발전이 더디다”면서 “수원에서 나고 자랐는데 손 후보가 경기도지사도 했고 일도 잘 하지 않겠나”라고 친근감을 드러냈다. 그는 “여당 후보가 수원사람이라고는 하는데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곳은 경기지사로 자리를 옮긴 남경필 전 의원과 부친 남평우 전 의원이 22년간 여당 아성을 확고히 쌓아놓은 ‘전통적인’ 여당 강세지역이다. 토박이 비율이 높고 부촌이 자리 잡았던 곳이지만, 신시가지가 들어선 이후 커진 빈부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졌다. 직장인 서진철(42)씨는 “팔달은 고여 있는 동네”라며 “부촌도 있지만 도시가스가 안 들어가는 곳도 있어 천차만별”이라고 답답해했다. 서씨는 “항상 여당 후보 찍어줬는데도 이 모양이다. 야당 후보지만 경륜 있는 손 후보를 찍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 장기집권에 대한 피로도를 반영하듯 6·4 지방선거에서 수원시장은 새정치연합에서 배출됐고, 이 지역 시·도 의원도 여야가 정확히 반씩 가져갔다. <수원정(영통)> 퇴근시간 대 영통구청 사거리 삼성 디지털시티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권모(40)씨는 “영통은 토박이 비율이 수원에서 제일 낮아서 구도심인 팔달과는 다르다”면서 “영통 인구의 절반은 삼성전자와 연관된 외지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연봉의 젊은 중산층이 많아 야권지지층이 두터운 건 사실이지만 유권자들은 영악하게 자신에게 유리한 것을 꿰찰 줄 안다”면서 “야당이라고 무조건 찍는 게 아니라 아파트값 변동 등 실생활 부문에서 실리를 챙겨줄 정치인을 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지도에선 임태희 새누리당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야권연대 가능성은 여전히 수원정 유권자들의 마음속에 남아있었다. 종종걸음으로 퇴근하던 은행원 이은진(여·31)씨는 “이름이 생소한 야권 후보들이 여러명 나와서 누굴 찍어야 될지 혼란스럽다”고 했다. 이씨는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천호선 정의당 후보 중에서 아직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전 의원이 3선을 하면서 기반을 닦아놓은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었다. 매탄위브하늘채 아파트 단지에 사는 주부 김지은(35)씨는 “수원 토박이인데 김 전 의원은 ‘영통의 왕’이었다”면서 “수원에서 유독 야당성향이 강한 곳이긴 하지만 김 전 의원보다 네임 밸류(인지도)가 떨어지는 후임 후보가 와서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아이와 함께 단지 내에서 산책하던 직장인 최모(38)씨는 “남은 1주일 동안 살펴보고 찍을 후보를 고르겠지만 모두 기대이하”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여당 후보는 소통을 안 하는 박근혜 정부 이미지 때문에 싫고, 야당 후보들도 거기서 거기다. 천호선 후보도 노무현 전 대통령 이미지에 매달리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자영업을 하는 무당층 정모(55)씨는 제법 정치 전문가답게 말했다. 그는 “영통은 젊은 층이 워낙 많고 투표율도 높은 편”이라면서도 “야권단일화가 물 건너간 마당에 지지도에서 앞서나가는 임태희 후보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영통에 차린 천막당사에 대해서도 “기호 2번 깃발을 이 동네에 올렸지만 부동층 흡수에는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수원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7·30 재·보선 D-8] 중원 뭉치고 영·호남 흩어지고… 여야 ‘바람몰이’

    [7·30 재·보선 D-8] 중원 뭉치고 영·호남 흩어지고… 여야 ‘바람몰이’

    여야는 7·30 재·보궐선거가 역대 최대 규모인 15곳에서 치러지는 만큼 총선거에서 사용했던 ‘바람몰이’ 전략을 꺼내 들었다. 보통 재·보선은 마치 외딴섬처럼 국지적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한 지역의 여세가 다른 지역으로 번지는 이른바 ‘바람몰이’가 어렵다는 시각이 팽배했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 9곳(60%)이 몰려 있고 지역구가 인접해 있다 보니 이례적으로 ‘대규모 바람몰이’가 가능해진 것이다. 여야가 경기 수원을·병·정을 ‘수원벨트’로 묶어 마치 한 지역의 선거처럼 운동을 펼치는 것이 단적인 예다. 이제 여야는 대전 대덕, 충북 충주, 충남 서산·태안 등 충청 3곳도 ‘충청 삼각지대’로 묶어 바람몰이에 나설 채비를 갖추었다. 여야 모두 중원(中原)에서는 ‘뭉쳐야 산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21일 경기 평택을과 충남 서산·태안을 잇따라 돌며 중원 여풍(與風) 몰이에 나섰다. 김무성 대표는 “평택을 유의동 후보는 평택 주민의 손으로 선택된 평택 발전의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평택을에서 3선을 지낸 정장선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겨냥했다. 윤상현 사무총장도 “정 후보는 민정당으로 정치에 입문해 도의원을 하려고 자민련으로, 국회의원 하려고 민주당으로 간 철새 정치인”이라면서 “19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가 말을 바꾼 거짓말쟁이 후보”라고 정 후보를 깎아내렸다. 지도부는 이어 충남 서산·태안으로 이동해 김제식 후보 지원 유세에 당력을 집중했다. 새정치연합도 중원 사수에 사활을 걸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수원정·을을 비롯해 평택을과 김포, 서울 동작을에 이르기까지 ‘수도권벨트’를 둘이서 양 갈래로 훑었고, 박영선 원내대표는 대전 대덕에 출마한 박영순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서며 충청권까지 전방위로 공략했다. 안 대표는 “박근혜 정부는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목에 장애물을 만들었다”며 정권 견제론에 불을 붙였고, 김 대표는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면 4·16 세월호 참사 이전으로 퇴행하게 될 것”이라며 선거 현장 숙식 투쟁을 선언했다. 그러나 여야 텃밭인 영·호남에서는 후보들이 ‘각개전투’를 하고 있다. 강한 지역주의 탓에 당 지도부의 지원이 선거 판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거나 오히려 해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전남 순천·곡성의 경우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는 당 지도부의 지원 유세를 거부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에 반감이 큰 호남민들을 괜히 자극해 얻었던 표를 다시 잃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커버스토리] 연고도 없는데 용케 연결고리 찾으셨네요

    [커버스토리] 연고도 없는데 용케 연결고리 찾으셨네요

    7·30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가운데 지역 연고가 전혀 없는 후보들이 지금 출마 지역과의 ‘인연 우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권자들 입장에선 외지인보다 해당 지역 출신에게 마음이 더 가는 게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보들의 인연 과시가 지나치게 ‘견강부회’식이어서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는 “나는 동작구 노량진동에서 태어났고, 어머니가 이름을 상도시장에 있는 작명소에서 지었다. 또 외할아버지가 흑석동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나의 원래 외가는 흑석동”이라며 동작구와의 인연을 과시한다. 같은 구 대방동에 있는 숭의여중을 졸업했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노량진동과 대방동은 동작갑 지역구이지만 같은 ‘동작구’라는 점을 동작을과의 연결고리로 삼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인연 있다고 보기 힘들어 ‘철새’ 비판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이라는 점이 가장 강력한 인연이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경력상 서울의 모든 지역과 인연이 있다는 식이다. 기 후보는 “박 시장과 함께 시작된 서울의 변화를 동작의 변화와 발전으로 실질화시켜 낼 수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노회찬 정의당 후보는 대학생이던 1970년대 후반 동작구에 2∼3년 살았다는 점을 인연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동작을과 정치적 인연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보니 ‘철새’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의 과거를 돌아보면, 나 후보는 2008년 18대 총선에서 서울 중구에서 당선됐고 기 후보는 전남 장성 출생으로 이번 선거에서 광주 광산을에 공천 신청을 했었다. 노 후보는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18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에서 당선됐다. 지역과의 직접적 인연이 없는 후보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지역구와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것을 보면 경이로울 정도다. 경기 수원정(영통구)에 출마한 임태희 새누리당 후보는 “영통 지역은 직전에 의원을 했던 성남 분당을과 인접해 있어 골목골목 거의 다 알고 있다. 또 영통이 겪고 있는 문제가 분당이 겪었던 문제와 대단히 흡사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임 후보와 대결을 펼치는 박광온 새정치연합 후보는 “영통에 누가 먼저 왔느냐가 아니라 영통에 누가 오래 살 것이냐가 중요하다”면서 “영통은 중산층의 도시이고 미래지향의 도시인데, 평생 언론인으로 살면서 대한민국 중산층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 몸으로 겪어 지역 주민들의 애로와 고충을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주자급 경우 희생·주민 요청 명분 내세워 대선주자급 후보들은 철새 행보를 희생으로 포장하거나 지역 주민의 요청이라는 명분으로 덮어 버리기도 한다. 행정자치부 장관, 경남지사 등을 역임하고 경기 김포에 도전장을 낸 김두관 새정치연합 후보는 “김포 시민들의 출마 요청이 있었고, 쉽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정치 경험이 있는 나를 당원들이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김포시민의 75%가 나처럼 서울이나 수도권 등 외지에서 이주해 왔기 때문에 이주민과 전통적으로 김포에서 살았던 분들이 김포 공동체라는 틀 속에서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통합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행정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 중앙에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견강부회식 인연 과시에 유권자 눈살 찌푸려 앞서 경기 시흥·광명·분당을과 서울 종로에 출마했다가 이번엔 수원병에 출마한 손학규 새정치연합 후보는 “(과거 다른 지역 출마는) 나가고 싶어 나간 게 아니라 당에 헌신하는 정신으로 희생하려고 나갔다”며 “이번에도 어려운 지역에 출마해 달라는 당의 요구가 있었다”고 외지에 출마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경기지사 하면서 수원 팔달에 4년을 살았다”면서 “수원 시민들을 만나면 ‘우리 도지사 오셨네’라고 한다. 저를 외지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출마 지역과의 인연을 과시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7·30 재·보선 격전지를 가다] (1) 서울 동작을

    [7·30 재·보선 격전지를 가다] (1) 서울 동작을

    “난 여기서만 30년을 살았어. 돈만 있으면 차라리 내가 출마해서 저 후보들 전부 찍지 말라고 했을 거야.” 7·30 재보선 공식 선거기간 시작 하루 전날인 16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병원 앞에서 만난 한 60대 개인택시 기사는 2주 앞으로 다가온 7·30 재·보궐선거의 동작을 지역 민심을 묻는 질문에 격앙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나는 사당3동에서 아들 셋을 키우고 장가까지 보냈는데 이번에 나온 후보들은 전에 여기를 와 보기나 했느냐”며 “새누리당은 누구누구를 모셔 온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공천 갖고 싸움을 한다고 난리던데 그런 후보들이 돼서 이 지역에 무슨 발전이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작을(상도1동, 흑석동, 사당1~5동) 지역은 이번 재·보선 지역 15곳 중 유일한 서울 지역구로 상징성이 커서 여야 모두 승리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곳이다. 새누리당 나경원, 새정치연합 기동민, 정의당 노회찬 등 주요 후보 3인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지역 곳곳을 돌려 지지를 호소하고 있고, 당 지도부도 치열한 ‘장외 대결’을 벌이는 등 분위기가 뜨겁다. 그러나 정치권의 열기와는 반대로 이날 사당시장, 남성시장, 지하철 사당역·이수역 인근 등에서 만난 유권자들의 민심은 차디찼다. 특히 유권자들은 주요 후보들이 모두 지역 연고가 희미한 ‘낙하산 후보’로 자기네 지역이 ‘철새들의 집결지’가 돼 버렸다며 정치권에 소외감과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었다. 주요 후보들의 발길이 잦은 사당동 남성시장 상인들의 분위기도 냉랭했다. 시장 입구에서 19년째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며 상인회 활동을 하고 있다는 50대 상인은 “상인회에서 이 지역에 전략공천을 하지 말라고 플래카드까지 내붙이며 목소리를 냈는데 여야 모두 꼴이 이게 뭐냐”며 “다른 지역 사람들이 와서 자기들끼리 하는 선거는 관심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신문을 읽던 중 지역 민심을 묻는 질문에 “관심 없다, 지금 누가 되든 무슨 상관이냐. 말도 하기 싫으니 나가라”고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동작을은 젊은 층이 많아 야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직전까지는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이 재선을 했고, 또 지난 6·4 지방선거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정 전 의원을 압도하는 등 일관된 민심을 보여 주진 않았다. 이날 만난 유권자들의 지지 성향도 다양했다. 남성시장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최휘철(현대부동산)씨는 “여기가 과거에는 달동네였지만 지금은 외부인도 많이 들어오고 서울에서도 재산순위가 제법 높아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많아졌다”며 “중개소를 오가는 손님들은 정 전 의원이 여기서 재선을 했으니까 정책을 이어 가려면 나 후보가 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당동 사당시장에서 만난 50대 주부 이순영(사당4동)씨도 “정 전 의원이 하며 크게 나빴던 건 없는 것 같다”면서 “나 의원 정도면 당에서도 잘 밀어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유권자들은 기 후보와 노 후보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기 후보는 ‘박 시장의 오른팔’, ‘젊은 주자’라는 점이 어필하고 있으나 인지도는 다른 두 후보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사당역 앞에서 구둣방을 운영하는 김모(75)씨는 “지금까지 여길 지나간 거물 정치인들은 해 준 게 없다”며 “차라리 기 후보 같은 신선한 신인이 되면 박 시장도 여기에 더 신경을 쓰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남성시장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기 후보가 여길 찾아와 인사를 했는데 얼굴을 잘 모르니 누가 후보고 운동원인지 구분을 못 하겠더라”며 “야권 단일화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군소정당 소속이지만 노 후보의 인지도는 만만치 않았다. 남성시장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이영민(42)씨는 “여기 상인들은 정의당은 몰라도 노 후보는 다들 안다”며 “정치도 오래 했고 이미지도 좋아서 인물만으로 봐선 다른 후보들보다 낫다”고 전했다. 이수역 인근에서 만난 30대 주부 이모(사당4동)씨도 “지난 선거 때 세월호 참사로 말도 많았는데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계속 싸우고 바뀐 게 없지 않느냐”며 “그런 점에서 차라리 노 후보가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與, 수원 찍고… 野, 호남 돌고…

    與, 수원 찍고… 野, 호남 돌고…

    7·30 재·보궐 선거를 보름 앞둔 15일 여야는 본격적으로 표심 잡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새누리당 새 지도부는 출범 첫 최고위원회의를 경기 수원에 있는 도당 사무실에서 개최하며 속도감 있게 재·보선 국면으로 전환했다. 이번 선거가 새 지도부의 정치력 첫 시험대일 뿐 아니라 자칫 과반 의석을 잃을 수도 있는 중요한 선거라는 판단 아래 가용한 모든 당력을 쏟아부을 태세다. 김무성 대표는 “첫 최고위원회의를 경기도당에서 하게 된 이유는 재·보선에서 경기 지역에 출마한 5명의 후보를 모두 당선시키겠다는 의지를 경기도민에게 보여 드리기 위한 것이며, 재·보선에 임하는 새누리당의 비장한 각오를 나타낸다”면서 “수원에서 박근혜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한 물꼬를 터 보수 혁신의 원천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손학규 상임고문은 시흥·광명·종로·분당에 이어 다시 팔달에 뼈를 묻겠다며 출마했고, 경남 남해군수에 경남지사를 지낸 김두관 상임고문은 쌩뚱맞게도 서해가 보이는 최북단 경기 김포에 출마했다”면서 “새누리당은 재·보선 전략을 지역 참일꾼 대 정치철새로 규정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김 대표를 비롯해 이번에 새로 선출된 서청원·김태호·이인제·김을동 최고위원을 당의 새 얼굴로 선거운동 전면에 내세워 표심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서·이 최고위원의 정치적 연륜, 김태호 최고위원의 젊은 이미지와 연설력, 김을동 최고위원의 높은 인지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치르는 선거에서 승리를 거둬야 향후 2년간의 임기가 순탄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자칫 재·보선에서 패배한다면 새 지도부는 위기에 처한 친박(친박근혜)계로부터 강력한 견제와 함께 조기 사퇴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텃밭인 광주 광산을의 권은희 후보 선거사무소로 향했다. 김 공동대표는 “누가 뭐래도 권 후보는 우리 시대의 양심이고 용기이고 정의”라면서 “권 후보의 정의로움의 진정성에 상처를 내려는 세력은 유권자들께서 표로써 혼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공동대표가 새누리당의 권은희 전략공천 비판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공동대표는 이어 안철수 공동대표, 박영선 원내대표와 함께 전남 순천·곡성의 서갑원 후보 개소식,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의 이개호 후보 개소식에 참석했다. 안 대표는 이날 순천·곡성에 출마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겨냥해 “대통령을 왕처럼 모시면서 민심을 거스르고 무시했던 사람”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안 대표는 서갑원 후보 선거사무실 개소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쓴소리하는 참모가 없어서 국민과 멀어지고 민심을 외면해 왔다”며 “이 지역의 새누리당 후보는 청와대에서 불통의 핵심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이 전 수석을 정조준했다.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에서는 나경원 새누리당,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지역을 돌며 유권자들과의 스킨십을 늘려 나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이끼(KBS1 밤 12시 10분)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왔던 해국(박해일)은 20년간 의절한 채 지내온 아버지 유목형(허준호)의 부고를 듣고 아버지가 거처해 온 시골 마을을 찾는다. 해국을 처음 본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해국을 이유 없이 경계하고 그에게 불편한 눈빛을 던진다. 게다가 마을의 모든 것을 꿰뚫는 듯한 이장과 그를 신처럼 따르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 해국은 이상함을 느낀다. ■민영방송 공동기획 물은 생명이다(SBS 오후 4시 30분) 30분간 방송되는 600회 특집에서는 ‘안양천 살리기’ 현장을 찾아간다. 겨울 철새인 흰뺨검둥오리의 보금자리로 변한 안양천을 통해 우리나라 도심 하천의 바람직한 모습을 고민한다. 아울러 물의 중요성을 알리고, 물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생태환경을 지키는 방법을 비롯해 선진국형 생태하천의 유형 등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리딕(스크린 밤 11시) 리딕은 동료의 배신으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는 척박한 행성에 버려진다. 리딕은 물조차 구하기 힘든 극한의 환경과 잔혹한 에일리언들로부터 벗어나고자 현상금 사냥꾼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스스로 노출시킨다. 한편 그의 계획대로 현상금 사냥꾼들은 우주 최고의 현상금이 걸린 범죄자 리딕을 잡기 위해 몰려들지만, 예상치 못한 에일리언의 공격으로 전멸할 위기에 놓인다.
  • [이 주일의 어린이 책] 인도 하층민 테주, 화가가 되기까지

    [이 주일의 어린이 책] 인도 하층민 테주, 화가가 되기까지

    꿈꾸는 소녀 테주/테주 베한 지금·그림/이상희 옮김/비룡소 펴냄/28쪽/3만원 책장을 펼치자마자 진한 잉크 냄새가 훅 끼쳐온다. 점과 선으로 이뤄진 이국적인 문양의 먹색 그림을 손끝으로 더듬으면 오톨도톨한 촉감이 기분 좋게 간지럽다. 인도 현지에서 실크스크린(공판화) 기법으로 찍어낸 뒤 손으로 제본해 책마다 고유번호를 붙인 그림책, ‘꿈꾸는 소녀 테주’는 이렇게 시각뿐 아니라 후각과 촉감으로 독자를 먼저 홀리는 마법을 부린다. 이색적인 감각의 파동이 지나가고 나면, 작가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연상되는 자전적인 이야기가 마음을 감싼다. 테주의 가난은 대물림된 것이다. 배를 곯지 않으려 아빠는 노래를 불러 사람들에게 돈이나 곡식을 얻고 엄마는 숲 속에서 씨앗이며 열매를 주워 모은다. 꿈꾸는 도시로 나섰지만 테주 가족이 찾을 수 있는 보금자리는 도심에서 밀려난 변두리의 누더기 천막 마을뿐이다. 테주가 결혼한 가네쉬바이 역시 아빠처럼 노래를 불러 벌이를 하는 남자. 순정한 눈빛을 지닌 남편은 테주에게 날개를 달아준다. 다른 사람 앞에선 노래를 부르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던 테주에게 노래를 불러보라, 그림도 그려보라 등을 떠민다. 인도 하층민이었던 테주가 화가가 될 수 있었던 사연이다. 테주가 그리는 자동차엔 늘 두 여인이 있다. 한 여인은 운전을 하고 다른 여인은 창밖을 본다. “두 여인이 다 되고 싶다”는 테주의 말 속엔 질곡 같은 사회적 관습과 제도를 딛고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어가는 기쁨과 자유를 맛본 강인한 여성이 움트고 있다. 작가는 집, 마을에 갇혀 있던 여성들이 각자의 목적지를 찾아 강철새(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르는 그림으로 이런 메시지를 대신한다. 책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여성들의 권익 향상에 기여한 책에 주는 브린다시에르상을 수상했다. 5세부터.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여름 문턱인데… 청정지역 횡성 고병원성 AI

    조류 인플루엔자(AI) 청정지역인 강원 횡성군에서 고병원성 AI(H5N8형)가 발생해 방역 당국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5일 강원도에 따르면 해당 거위 농가의 969마리와 반경 500m 내에 있는 양계농가의 닭 20마리를 살처분했다. 강원지역에서 AI로 살처분하기는 처음이다. 방역당국은 발생농가로부터 반경 3㎞까지 위험지역, 10㎞까지 경계지역으로 설정, 가금류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와 함께 20여곳에 방역초소를 긴급 설치 중이다. 경계지역 내에는 205농가에서 98만여 마리의 가금류를 사육 중이다. 또 최문순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꾸리고 외부인 출입 통제와 방역대 내 소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발생농장 등에서 역학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남부지역에서 AI가 북상할 때마다 막아냈던 강원도는 마지막 AI청정지역이 뚫려 허탈한 모습이다. 강원도는 지난 2월 원주시 호저면 섬강에서 채취한 철새 분변에서 AI 양성반응이 나왔을 때도 가축 이동제한 조치로 지혜롭게 넘겼다. 그러나 이번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여름에 발생해 더욱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홍경수 강원도 동물방역 담당은 “축사 출입 때 차단 방역을 강화하고 농가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횡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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