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철밥통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캐피탈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탄원서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이은주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 컬렉션
    2026-01-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37
  • [수평사회를 만들자](5)해외에서는 - 변화하는 日 국립대

    학벌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문화는 아니다.세계의 어느 곳에도 학벌문화는 형성돼 있다.하지만 우리나라의 학벌에 대한 집착 정도는 다른 나라보다 유달리 강하다.단지 같은 학연이라는 이유만으로 서로 끌어주고 밀어준다.뛰어난 능력이나 다양한 경험도 학벌이라는 패거리 문화속에 끼지 못하면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세계는 정글과 같다.쉼없이 변화해야 하는 것도 살아남기 위해서다.일본과 영국·프랑스·독일·네덜란드를 방문,새로운 전환을 시도하는 대학과 연구기관,기업 등을 소개한다. 도쿄 박홍기기자 일본 최고의 국립대인 도쿄(東京)대학이 대변혁을 맞고 있다. 국가의 보호막 속에서 벗어나 내년 4월1일부터 독립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다.도쿄대학이 설립된 지 꼭 130년 만의 일이다. 독립법인화는 도쿄대학에만 해당되는 조치가 아닌 99개 모든 국립대학의 일이다.국립대학법인은 기업이나 다른 비영리기관과 같이 완전한 독립법인이 아니다.정부의 예산이 계속 지원되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운용과 집행은 정부의 간섭이 없이자율에 맡겨진다.대신 객관적이고 엄격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24개大 통폐합 합의… 새달 법안 통과 독립법인화는 국립대 스스로 택한 길은 아니다.99개 국립대의 엄청난 규모의 예산 삭감과 공무원 수의 감축을 위한 국가의 결단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정부에서 추진중인 행정기관의 ‘독립행정법인화’와는 달리 대학의 특수성을 고려한 ‘국립대학 독립법인화법’에 따른다.독립법인화는 ▲대학 통폐합 ▲대학 평가체제 강화 ▲교원의 유동화 ▲민간 경영기법 도입 등 다양한 방향으로 진행된다. 99년 독립법인화에 대한 첫 논의과정에서는 교직원들의 적잖은 반발도 있었으나 지금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이미 고베대와 고베상선대,규슈대와 규슈예술대 등 24개 국립대는 통폐합에 합의했다.법인화 법안은 다음달 국회에 상정,통과될 예정이다. ●병원·특허이용 자체 수익사업 허용 법인화된 국립대는 무엇보다 교육·연구·인사·예산 등 학교 경영 전반에 대해 총·학장이 최종 결정권을 갖는다.대학의 개성과 창의성을 살린 자율적인 조직 편제도 가능하다.교직원 수나 학생정원,학과의 신설 및 폐지,부속 기관의 독립 여부 등도 대학이 결정한다.때문에 총·학장은 강력한 지도력과 경영 능력,즉 교육과 경영을 동시에 책임져야 한다. 또 국립대는 대학의 교육과정과 수업연한 등을 감안해 6년 단위의 중기목표와 중기계획을 세워 외부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평가 결과에 따라 정부는 차등적으로 운영교부금 형식의 예산을 지원한다.대학법인도 문부과학성에 설치된 ‘국립대학 평가위원회’의 엄격한 평가를 받는다.대학의 수입 및 지출 등 재무내역은 사회적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공개돼야 한다. 더욱이 국립대학법인은 자체 수익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총·학장의 CEO 역할이 확대된 셈이다.기업의 이사회와 같은 의사결정기관도 설치된다.따라서 민간기업으로부터 연구위탁을 받거나 연구성과로 나오는 특허권 수입,부속병원 수입 등도 자체 수익을 잡을 수 있다.자체 수익은 정부에서 배정된 예산과는 별도로 관리된다.산학협동을 통한 연구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서다. 국립대별로 차이가 없는 현행 등록금도 자유롭게 책정된다.이럴 경우 등록금이 현재보다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학 관계자의 설명이다.전공별로 등록금도 차별화된다. 도쿄대학 법대 4학년 곤도 게이고는 “독립법인화에 따른 등록금 인상은 분명하다.”면서 “과연 우리에게 돌아올 혜택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립대 교수·직원 ‘철밥통' 인식 깨져 도쿄대의 교수와 교직원 1만 5000여명은 법인화와 동시에 국가공무원의 신분을 잃는다.단 고용은 보장된다.다른 국립대도 마찬가지다.흔히 ‘철밥통’이라는 개념이 깨진 셈이다.교원인사의 유동성·다양화를 꾀하기 위해 임기제와 공모제 등이 도입된다.자체 능력평가 시스템도 시행된다.직급이나 급여는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시킬 방침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별로 달라질 것 같다. 대학안에는 외부인사로 구성돼 경영을 책임지는 ‘운영협의회’와 단과대학장들로 짜여져 교육을 관장하는 ‘평의회’를 둔다.두 기관의 대표들로 구성된 총장선출위원회에서는 총·학장을 선출,문부과학성에 추천하면대신이 임명한다.총·학장은 외부에서 영입할 수도 있다. hkpark@ ■니타가이 도쿄大 부학장 “국립대 독립법인화는 공무원 수도 많고 국고를 많이 쓰는 방만한 조직을 축소,국가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한 의도에서 출발했습니다.” 도쿄대학 니타가이 가몬(似田貝 香門·50·사회학) 부학장은 내년 4월1일부터 시행될 국립대 독립법인화의 취지를 밝히면서 “대학들이 스스로 원한 것은 아니지만 민간 경영기법을 통해 경쟁력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적인 문제 이외에 학력저하나 도덕적 해이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아닌지. -경쟁력 강화 부분에 그런 이유도 있을 수 있겠지만 꼭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다.대학은 지금껏 연구라든지 교육에 대해 국민들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국가의 예산을 어떻게 썼는지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법인화는 조직운영이나 교육비 및 연구비의 투명화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독립법인화가 가져올 변화는. -일일이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예컨대 수요자인 학생의 경우,수업료가 인상돼 부담이 된다.현재 국립대가 모두 수업료를 똑같이 받고 있다.앞으로 대학은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수업료를 건드릴 수 밖에 없다.교수를 포함,교직원의 신분도 크게 변한다.공무원에서 비공무원이 된다.급료나 근로기준 등 구체적인 안이 나오면 반발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수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은 없는가. -의학보다 자연과학분야에서 두드러진다.여학생들의 자연과학분야 지원율이 상당히 낮아졌다.공학부도 일시적이나마 약간 줄었다.국가에서도 신경을 쓰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지역할당제나 기부입학제 등을 허용하는지. -지역할당제는 국립대나 사립대 어느 곳에도 시행되지 않는다.기부금입학제는 일부 사립대에 있을지 모르겠다.도쿄대는 신입생 선발때 시험 성적 이외에 다른 전형 요소는 적용하지 않는다.전체의 10% 정도는 논문 시험도 실시한다.그렇다고 소질과 적성을 보는 것은 아니다. 박홍기기자 ■법학전문대학원 추진 배경 일본의 대학들은 내년 4월1일부터 미국의 로스쿨(Law School)과 같은 법학전문대학원제를 도입,시행에들어간다.현행 학부의 법학대학는 법학 연구자를 키우기 위해 유지된다.이원체제인 셈이다.최근에 만들어진 법과대학원의 교육과 사법시험 등과의 제휴에 관한 법률에 따른 조치이다.전문대학원은 우리나라에서 99년 9월 발표했던 ‘4+3’체제의 법학전문대학원제를 벤치마킹,많은 논란끝에 마련됐다.현재 도쿄대와 교토대,와세다대 등 주요 대학은 전문대학원의 설립 방침을 확정했다. 일본 정부측은 전문대학원의 도입에 대해 “앞으로 사법을 담당할 법조에 필요한 자질은 풍부한 인간성이나 감수성,폭넓은 교양과 전문적 지식,유연한 사고력,설득·교섭 능력 등의 기본적인 자질뿐만 아니라 사회나 인간관계에 대해 통찰력과 인권감각,첨단 법분야,외국법의 식견,국제적 시야와 어학능력 등이 한층 요구된다.”고 설명한다.이런 자질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현행 사법시험 체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환을 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금껏 일본은 우리나라의 사법시험과 같이 ‘점수’에만 의존해 법조인을 선발했다.하지만 전문대학원제의 시행으로 점수가 아닌 교육과정의 비중이 높아지게 됐다.전문대학원에는 법학 전공 여부에 상관없이 모든 희망자들에게 입학시험을 치를 자격이 주어진다. 입학시험의 경우 비법학전공자들은 적성시험을,법학전공자는 법률과목시험을 봐야 한다.수업연한은 법학 전공 여부에 따라 다르다.법학 전공자는 2년 단축형 과정,비법학 전공자는 3년 표준형 과정을 밟아야 한다. 전문대학원을 졸업하면 ‘법무박사’ 학위가 수여되는 데다 수료뒤 5년 안에서 3차례에 걸쳐 사법시험 1차를 면제해준다.전문대학원에는 교수를 최저 12명을 두도록 규정,교수와 학생의 비율을 1대15를 유지토록 했다.교수 중에는 변호사·검사·판사 등의 실무경험이 있는 법조인을 20% 이상 채용해야 한다.교육과정은 크게 법률기본과목·실무기초과목·기초법학 및 인접과목·첨단과목 등으로 이뤄진다. 박홍기기자
  • [공직자 에세이] 공무원과 죽순키우기

    공무원이 되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눈물을 흘렸던 시간이 있었다.음대생이 무슨 공무원이냐,월급도 적고 일도 많은데 왜 고생을 하려 하느냐는 이야기도 수없이 들었다. 그러나 나 자신도 확실하게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인가에 이끌려 이미 공직을 목표로 삼았었기에 그저 묵묵히 그 길을 따라갔고,‘공무원’이라는 타이틀을 단지 벌써 1년의 시간이 흘렀다. 흔히 공무원은 무능하고,공무원은 철밥통이고,공무원은 부패하다고 말한다.시험에 합격한 뒤에도 여기 저기서 들리는 이러한 이야기들에 은근히 걱정한 적도 있었다.실제 공무원 사회가 내가 원하던,내가 그리던 공무원의 모습과 너무나 다른 것은 아닐까.그러나 8개월간의 교육을 마친후 배치된 행정자치부에서의 생활은 그런 걱정은 기우일 뿐이고,공직 밖의 사회에서 공직 내부의 모습을 너무나 모르는 채 그저 쉽게 하는 말임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행정자치부는 공무원의 인사와 조직,지방행정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업무의 스케일이 크고 그 성격도 다양해 흥미롭기도 하지만 많은 공부가 필요한부처다.수습기간 몇 개의 과를 거치고 지금의 과에 배치되는 동안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의 모습이었다.그들은 진심으로 나라를 걱정하고,진심으로 국민을 위한다.밤낮으로 일하고,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한다.멋 모를 때 상상했던 정시 퇴근이나 정년까지의 평생직장 보장은 이미 옛날 이야기다. 물론 공무원들의 업무처리에도 불합리한 관행과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업무의 파급효과를 감안하기 때문이긴 하겠지만 공직사회가 다소 보수적이라는 말에도 공감한다.다양한 계층의 국민을 상대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에서는 공무원을 탓하고 공무원을 비판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최선의 대안이 있을 수 없다.현실이 이미 최선의 상황에 놓여있지 않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최선은 아니지만,차선을 향해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것이다.내가 본 공무원들의 모습이 그러했다.그들은 차선의 한계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그 노력하는 모습은 진정 아름다웠다. ‘공무원은 무능하고 불합리하다’고국민들이 쉽게 말한다고 해서 속상해하거나 섭섭해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중심을 세우고 흔들리지 않는다면 진심은 통한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사무관 동기가 해준 죽순 이야기가 생각난다.종죽을 심은지 5년이 지나서야 대나무가 되기 위한 죽순이 자라 올라오기 시작한다.5년이 되는 해부터 대나무가 큰 키로 자라기 시작한다.그래서 미리 포기하면 죽순은 볼 수 없다. 정부의 일,공무원의 일은 죽순을 키우는 일과 같다.씨를 뿌리고 조급해 하지 말고 기다리며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그러다보면 죽순이 올라오고 어느새 커다란 대나무가 자라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지금은 공무원을,공직사회를 알아가는 처음 단계이다.곧 이를 좋아하게 될 것이고,나아가 즐길 수 있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김 정 예 행정자치부 법률담당관실 사무관
  • 책꽂이

    ●띠따런뚜어(박영국 지음,책읽는사람들 펴냄) 띠따런뚜어란 지대인다(地大人多),즉 땅이 넓고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이 말은 중국인들에겐 자부심과 긍지의 표현이지만,때론 자신들의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변명거리가 되기도 한다.저자는 배낭여행을 하듯 경쾌한 문체의 산문을 통해 중국과 중국인의 속살을 드러내 보인다.‘티에 판 허(철밥통)’‘심양조선족 대 연변조선족’‘춘지에(설날)’등 70편의 글이 실렸다.1만 2000원. ●밀실의 제국(김민웅 지음,한겨레신문사 펴냄) ‘전쟁국가’미국의 제국수호 메커니즘을 밝혔다.부시정권은 자본과 군사력의 극우적 동맹체제를 중심으로 미국판 파시즘 체제의 강화를 꾀하고 있다는 게 책의 입장.저자는 진보신학의 요람인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에서 기독교 정치경제윤리학을 전공한 재미목사다.1만 2000원. ●습지와 환경(김귀곤 지음,아카데미서적 펴냄)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습지에 관한 연구서.습지자원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기 위한 방법과 사례를 제시한다.2만 8000원. ●야생화 쉽게 찾기(송기엽·윤주복 지음,진선출판사 펴냄) 한라에서 백두까지 피어있는 들꽃의 모습을 1300여컷의 사진에 담은 야생화 도감.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식물에 대한 기초지식을 부록으로 실었다.3만 3000원. ●예술·심리치료 임상사례연구 방법론(로빈 히긴스 지음,김진아 옮김,학지사 펴냄) 다양한 예술치료 모델을 토대로 임상상황을 설명.1만원. ●리드베터,벤 호건 골프를 분석하다(데이비드 리드베터 지음,원형중 옮김,루비박스 펴냄) 스윙 천재 벤 호건의 풀스윙과 그립 자세 등을 분석해 쓴 골프교습서.저자는 어니 엘스·그렉 노먼·닉 프라이스·닉 팔도·톰 왓슨 등 유명 골퍼들을 길러낸 현대 골프교습 혁신가.2만 4900원. ●루브르를 훔친 기사(필립 솔레르스 지음,박수현 옮김,푸른미디어 펴냄) 쉰 살이 넘어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에 동반하고 훗날 예술장관까지 된 화가이자 판화가인 비방 드농.그는 루이 15·16세,프랑스 대혁명,공포정치,집정정부,제정,왕정복고 등을 거치면서도 불사조처럼 살아남았다.이 책은 78세로 죽을 때까지 숱한 비밀을 간직한 드농의 삶을 다룬 전기소설이다.1만 7000원.
  • [사설] ‘1급 사표’ 객관적 기준 있어야

    공직 사회가 술렁대고 있다.차관보나 실장 등으로 행정 부처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온 1급 관리관의 상당수가 본의 아니게 공직을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해양수산부에 이어 행정자치부의 1급 11명 전원이 사표를 제출했다.후배를 위한 용퇴 혹은 일신상 이유로 포장되었지만 사실상 사표 제출을 강요받은 것이라고 한다.특히 정부의 인사와 총무 업무를 주관하는 행정자치부 사례는 다른 부처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상당수 1급 공무원의 인위적 퇴진은 세대 교체로 이어져 공직 사회 개혁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일부는 출퇴근 시간만 지키며 버티다 보면 승진도 되고 자리도 보존된다는 철밥통 의식에 젖어 있기도 하다.자질이나 능력을 개발하는 대신에 복지부동과 무사안일로 고비를 넘기려 하기도 한다.공직 사회의 인사 적체도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다.직급을 승진시겨 놓고도 걸맞은 보직이 없어 복수 보직제를 편법으로 운용해온 게 한두 해가 아니다. 그러나 진퇴를 선별하는 과정에는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이 있어야 한다.주위의신망이나 평판,실력과 같은 주관적인 지표는 기준이 될 수 없다.선별 기준의 불투명은 공직 사회의 길들이기나 줄 세우기로 비쳐지기 십상이다.공무원의 신분 보장 정신을 무시한다는 오해를 면할 수 없다.원칙 없는 면직은 자칫 공직 사회의 잘못된 관행이 될 수 있으며,공직 사회의 동요도 불러 올 것이다. 여론이 비등하자 청와대의 정찬용 인사보좌관은 18일 “청와대에서 지침을 준 것이 없다.”고 밝혔다.이어 적재적소,실적주의,투명과 공정 등이 인사 원칙이라고 강조했다.그러나 주관적이고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행자부에선 차관의 고시기수가 기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하지 않은가.국가공무원법 68조는 ‘1급 공무원은 그러지 않는다.’고 단서를 두면서 공무원 신분은 포괄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1급도 공무원이다.특례 규정을 적용할 때에는 객관적 기준이 있어야 한다.
  • 與 지구당위원장 폐지 무산되나/표류하는 민주개혁안

    지구당위원장 및 최고위원제도 폐지를 핵심 내용으로 한 민주당 개혁안이 구주류측과 일부 신주류 인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다. 특히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이 비등하고 있는 지구당위원장 폐지 방안에 대해서는 당개혁특위가 12일 전면 재검토에 들어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지구당위원장 폐지야말로 기득권 포기를 유도할 개혁안의 핵심인데도 내부 복병을 만난 셈이다. 지구당위원장제를 폐지하고 관리위원장을 두는 방안은 지구당위원장들이 대의원을 선정·관리하고 대의원에 의해 총선 후보로 선출되는 ‘철밥통’을 깨고 상향식 공천을 하자는 것이었고,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도 이를 가장 중요한 개혁과제로 강조했었다.하지만 당내 저항에 막혀 좌초될 가능성이 크다. 당내 반발이 예상외로 커지자 개혁특위 김원기 위원장과 정대철·추미애·장영달·이해찬·이상수·이호웅·이강래 의원 등 신주류 핵심인사 10여명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지구당위원장제 폐지 방안을 재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구당위원장제폐지는 현실성을 결여하고 있고,총선 대비에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당개혁특위 간사인 천정배 의원은 이같은 소식을 뒤늦게 전해듣고 “개혁특위를 다시 열어 수정안을 논의하면 특위는 문을 닫아야 한다.”면서 “몇몇 사람이 아니라 집단적으로 강하게 반발하면 민주당은 망한다.”고 언성을 높였다.방향을 잘못 잡으면 민주당이 분당(分黨) 사태로 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당이 신·구주류간 불협화음에 이어 신주류 내 갈등까지도 불거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노 당선자가 취임도 하기 전 당의 통제력을 위협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구주류의 반발은 거세지고 있다.민주당 부위원장단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중앙위원회 제도 도입과 지구당위원장제 폐지에 반대했다.사무처 실무당직자들은 전당대회 때까지 한화갑 대표 등 현 지도부가 유임돼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이처럼 민주당이 노 당선자 취임 전 당개혁안을 확정·시행하려는 일정이 중요한 시점에 차질을 빚자 한 대표는 13일로 예정했던 최고위원회의를 하루 연기,절충안을 마련토록 하는 ‘시간벌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개혁안을 둘러싼 찬·반 양측의 대립이 워낙 날카로워 노 당선자 취임 전 지도부 일괄사퇴 등 민주당의 환골탈태는 극히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춘규기자 taein@
  • [이경형 칼럼]선거구제와 ‘헤쳐 모여’

    권역별 비례대표제 효과적 정치개혁 기운 새롭게 분출 올해도 작년 대통령선거 과정에 못지않게 정치가 넘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내년 4월 제17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당 개혁,선거제도 개혁 등으로 정치권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과 때를 같이하여 한국 정치의 큰 흐름이 대변혁의 궤도로 진입하고 있다.사회 전체의 움직임이 세대 교체의 물결을 타고 있는 가운데 ‘3김 정치’로 대변되는 지역할거주의 정치구도도 급격히 붕괴되고 있다.새로운 정치 구도는 영남·호남·충청권 등 지역 기반에 의해서가 아니라,민주노동당의 세력 확장 등 이념적 스펙트럼에 의해 형성될 수 있는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참여 민주주의 바람은 서서히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변화를 희구하는 바람은 필경 국회의원 충원 방식도 변경하도록 만들 것이다. 노 당선자는 ‘국민과의 TV 토론’에서 내년 총선후 대통령과 총리가 권력을 분담하는 프랑스식 분권형 대통령제(이원집정제) 운영 의사를 밝혔다.그러면서 정치의 지역구도를 극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먼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언급은 국회의원 선출 방식의 변경을 강력히 희망한 것으로 봐야 한다. 지역주의를 극복하려면 현행 소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제로 바꾸거나,전국구 대신에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그러나 소선거구를 중·대선거구로 바꾸는 것은 현역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어 매우 어렵다.또 중·대선거구제는 소선거구제에 비해 정치 신인들의 진출을 막는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도 않다. 이에 반해 현행 시·도의회 비례대표 의원 선출에 적용하고 있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상대적으로 반발이 적을 것이다.지역주의도 극복하면서 이념적으로 차별화된 정당의 원내 진출도 촉진하는 효과를 꾀할 수 있다. 대한매일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지난 15∼17일 선거구제 등에 관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1지역구 1인 선출의 소선거구제는 51.5%의 지지를 얻은 반면,2인 이상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는 40.3%에 그쳤다.또현행 전국구 비례대표제(35.2%)보다는 ‘특정 정당의 특정 지역 의석 독식을 막는’ 권역별 비례대표제(62.4%)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처럼 현역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정치 생명을 좌우하는 선거구제를 기꺼이 바꾸기는 어렵다.그렇다고 온 세상이 새로운 물결로 넘실거리는데 현행 제도를 철밥통처럼 껴안고 있을 수는 없다. 이미 헌법재판소도 현행 ‘1인1표식’ 투표제로 전국구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그런 만큼 ‘1인2표제’로 각기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뽑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결국 소선구제와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채택하는 방향으로 갈 공산이 크다. 지역주의 구도를 깨기 위해서는 전국을 서울,인천·경기,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호남,충청,강원,제주 등으로 나눠 권역별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다.이 경우 현행 광역의회 비례대표제 의석 배분처럼 제1당이 아무리 득표를 많이 해도 3분의2이상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하면제2,3당도 특정 지역에서 의석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역주의를 효율적으로 극복하려면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선출되는 의석수가 지금의 전국구 의석(46석)보다는 크게 늘어나야 의미가 있다.지방분권적 역사가 깊은 독일은 지역구와 권역별 비례대표 의석이 균등하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도 기존 선거 제도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새롭게 분출되는 정치 개혁의 기운을 잘 읽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논설위원실장 khlee@
  • [베이징은 지금]中공무원 ‘깨진 철밥통’

    지난 7일 쓰촨(四川)성의 작은 도시인 쯔공(子貢)시 교외에서 한·중 합작 공장 기공식이 열렸다.한국의 중견기업인 휴닉스가 95%를 투자,세계 제1의 폴리에스테르 단섬유 공장을 세운다는 야심찬 계획의 일환이다. 쓰촨성 당서기(성 서열1위)가 직접 행사장을 찾아선지,동네 주민들이 대거 몰려 나왔고 초등학생들의 매스게임과 고전극 등 식전행사는 참으로 화려했다.하지만 정작 놀란 것은 쯔공시 당국이 프로젝트 성사를 위해 보여준 불굴의 노력이다. 당초 중앙정부는 국내 폴리에스테르 섬유시장 보호를 위해 외국인 투자를 금지시켰다고 한다.하지만 쯔공시는 2년여 동안 “외국인 투자 없이 지방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없다.”는 논리로 중앙을 설득,결국 ‘항복’을 받아냈다는 후문이다. 그 주역 탕지엔(唐堅) 쯔공시 시장은 싱가포르에서 유학을 했을 정도로 경영 마인드를 갖춘 인물이다.그는 이날 한국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쯔공시에 한국기업의 투자를 요청하는 등 세일즈 시장의 면모를 과시했다. 선전(深玔) 등 경제특구나 일부 개발구에서는이미 공무원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가 시행중이다.상하이 인근의 우시(無錫)시 신취(新區)의 경우 공무원들에게 투자유치 액수에 따라 승진과 보너스를 차등 조정하고 있을 정도다. 이처럼 개혁·개방 20여년만에 중국의 모든 신경은 외국인 투자유치와 경제개발에 집중됐고 이를 집행하는 고위 공무원들도 변신을 거듭중이다. 중국 정부는 그 동안의 실험을 토대로 과거 다궈판(大鍋飯·철밥통)의 대명사로 불렸던 공무원 사회에 고용계약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평생직장 제도를 폐지키로 결정했다.향후 5년내에 130만명의 고위 공직자에 대해 고용계약제를 도입할 예정이다.사회주의 중국이 자본주의 한국보다 파격적인 관료사회 개혁에 나선 것이다. 앞으로 몇년 후에 혹시 우리가 중국 공무원 사회를 ‘벤치마킹’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oilman@
  • 이근식 행자부 장관에 듣는다 - “공무원노조 인정 못하겠다”

    제16대 대통령선거를 20일 앞두고 공직사회에서는 선거준비와 더불어 ‘공무원노조’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특히 정부가 지난달 4∼5일정부의 공무원조합법안에 반대하는 ‘연가투쟁’에 참여한 공무원 591명에대한 징계를 각 지방자치단체에 시달하면서 중앙정부와 노조간,정부와 일부지자체 간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대선을 앞두고 공직자들의 복무기강을 다잡는 한편 공무원노조의 연가투쟁에 참여한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를 진두 지휘하고 있는 이근식(李根植) 행정자치부장관을 김인철(金仁哲) 공공정책팀장이 28일 만나 정부의 대처 방안에 대해 들었다.다음은 일문일답. ◆공무원노조 문제가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공무원 징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우선 국민들에게 불편과 불안을 끼쳐 드린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하며,직원들에 대한 징계조치를 취해야 하는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그러나 불법노조와 관련한 징계 대상자들은 명백히 실정법을 위반했으므로 법을 집행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하게밝힌다. ◆행자부의 징계 방침이 너무 강경일변도라는 지적이 있다. 공직기강과 국가공권력을 확립한다는 차원에서 엄격히 다스릴 수밖에 없다.평생 성실히 근무해온 공직자가 단 한번의 실수로도 중징계를 받는 사례와비교하면 이번 징계가 결코 무겁다고 할 수 없다.그리고 공무원 징계는 행자부의 방침이 아니라 정부의 방침이다.행자부는 국무회의 등을 통해 각 부처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정부의 방침을 마련하고,이행하고 있다. ◆노조측이 최근 협상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동안 공무원조합법 제정을 위해 40여 차례의 노·사·정위 회의와 지역공청회,워크숍,공무원노조 등 각종 공무원단체 대표들과의 대화를 갖고 합의를 모색해 왔다.현재도 법이 인정하는 직장협의회 대표들과는 수시로 대화하고 있고,앞으로도 적법한 절차에 따른 대화의 기회를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이다. 또한 정부가 국회에 법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이고,국회가 공청회 등을 거쳐 여론을 수렴할 계획이므로 노조는 국회의 입법과정에 적극 참여해 의견을제시할 수 있을것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해법이 있지 않겠나. 법을 지키는 것밖에 없다.직장협의회 대표들이 오면 대화하겠다.적법절차만 거치면 대화로 모든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다.그러나 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불법단체인 ‘공무원노조’를 결성해 집단행동을 하는 것을 허용할 수없다. ◆공무원노조에 8만여명이나 가입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있다. 가입한 공무원의 수가 문제가 되는 게 아니라,현재 노조활동 등 집단행위가 명백히 법률로 금지돼 있다는 점이다.중앙부처나 자치단체의 직장협의회 대상 공무원 가운데 20만명이 넘는 직원들이 노조에 가입하고 있지 않다.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정부가 제출한 조합법의 조속한 시행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비교적 높은 임금과 신분보장에도 불구하고 노조를 결성하려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나. 공무원법에 의해 강한 신분보장을 받는 공무원들이 민간 근로자들과 같은수준의 노동조합 결성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한다.노조측은 노조를인정해야 되는 이유로공직개혁,부정부패 척결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런문제는 정부의 정책이나 제도에 관한 문제로서 정부에서도 꾸준히 개선·보완해 나가야 할 국가적인 과제다.또한 이러한 과제는 정부가 인정하려고 하는 ‘공무원조합’으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노조측은 공무원조직이 ‘철밥통’이라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노조를 통해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공무원조합법안에서 인정하는 조직으로도 얼마든지 개혁할 수 있다.또한 기존 공무원 직장협의회도 공직 내부를 개혁하는 데는 충분한 제도적장치다. ◆노조측은 최근 몇년 동안 6급 이하 하위직들이 구조조정의 주요 대상이었다며 노조결성 및 단체행동의 한 이유로 신분보장 확보를 들고 있다.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구조조정된 자치단체 공무원 2만 8264명중 노조원의 대상인 6급 이하가 33.8%였다.이는 5급 이상 65.2%에 비해 3분의1에 불과한 수준이다.게다가 공무원들에게는 구조조정 2년 유예,초과정원 인정,직렬조정 등 민간 근로자들에 비해 많은 혜택을줬다. ◆징계에 소극적인 일부 단체장들에 대한 대책은. 지역주민과 언론들이 법에 따른 징계절차를 이행하지 않는 자치단체에 대해 강한 비판적 시각을 보이고 있으므로 이 단체장들도 결국은 법에 의한 절차를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자치단체가 중앙정부의 협조없이 주민들의복리를 도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자치단체들이 국법 질서를 어기는 것을 중앙정부가 간과한다면 이는 오히려 직무유기다.아직 모든 것을 밝힐 수 없지만 징계조치에 비협조적인 자치단체에 대해서는 국가가 가진 행·재정상의여러 지원시책에 차등을 두는 등 다양한 제재조치를 가할 것이다.차기 정부도 국법질서를 어기는 자치단체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정부는 영원하다. ◆대선을 20일 앞두고 공직기강 해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선거와 임기말을 앞두고 공무원들이 줄서기·자료유출 등 기강이 해이해지는 사례가 간혹 등장하고 있다.특히 당적을 가진 자치단체장들의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인 것으로 알고 있다.하지만 단체장들이 아무리 당적을 가지고있다 하더라도 소속 정당을 편드는 일을 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행자부는 혹시 모를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복무기강 점검단’을 중심으로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지속적이고 입체적으로 공직기강 감찰활동을 펴고 있다.적발되는 공직자는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엄중 문책하겠다. ◆공명선거를 치르기 위한 방안은. 대선을 가장 공명정대하게 실시해 세계 일류국가 도약의 기틀을 만드는 일이 선거 주무장관에게 주어진 임무라고 생각한다.정부는 지난 6·13지방선거와 8·8재·보궐선거뿐 아니라 현 시점에서도 관권개입과 관련,어떠한 문제제기도 받지 않았다.시민단체와의 협력강화 등 불법선거가 발붙일 수 없는공명선거 풍토를 적극 조성해 나가겠다. 대담 김인철 공공정책팀장 정리 이종락기자 jrlee@
  • 386세대가 본 W세대/“왜 똑같아야 해?”

    ‘Why be Normal?’스무살은 다른 사람과 특별하고 다르다는 걸 대변하는 광고 카피다.LG 텔레콤은 20대 문화브랜드 ‘카이’의 슬로건을 ‘퓨전 커뮤니케이션’에서 최근 ‘Why be Normal’로 바꾸었다.이 두 광고는 각각 종합적인 다양성과 차별적인 개성을 강조한다.‘다양성’과 ‘차별성’은 획일성에 대해 배타적이면서,차별성에 기초해 커뮤니티를 추구하는 젊은이의 특성을대변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왜 똑같아야 해?”라는 의문형 카피 시리즈는 젊은이들에게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이 시리즈의 첫 광고는 기성세대에게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다.30∼40대라면 귀에 익숙한 국민체조의 배경음악 때문이다.당시기성세대는 ‘하나·둘·셋’ 구령에 맞춰 옆 사람과 다를세라,똑같은 동작을 흉내내기에 바빴다.체육시간에 국민체조 시험은 획일성을 기준으로 해 몸동작이 조금이라도 다르면 점수를 깎았다. 이 광고는 국민체조를 통해 획일성의 시대를 암시하며,질서·상식·습관·고정관념을 차례차례 부정해 나간다.그리고 다시 마지막으로 묻는다.‘왜 똑같아야 하지?’ 이 광고는 격세지감을 느끼게도 한다.어머니는 어린 내게 항상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모나지 말고,남들 하는데로 따라하고 살라고 가르치셨다.혹시 데모를 하더라도 앞에 나서지 말고 ‘중간에서 따라가라.’고 하셨다. 미국 노동부의 여성국장 전신애씨는 지난 17일 교민을 상대로 한 ‘노동시장과 자녀교육’이라는 강의에서 “지금 5세 어린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는 전체 직업의 90%가 현재 존재하지 않는 전혀 새로운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또 이미 사회에 진입하기 시작했거나 진입한 X세대(18∼35세)도“평생 5∼6가지 직업을 바꿔가며 살아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혀 상이한 직종으로 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이러한 시대에,생존능력은 나만의 특별함,특화한 개성이다.‘무난하게’의 시대는 가고,‘특별하게’의 시대가 온것이라 생각해도 좋다. 직업과 취미 사이의 간격도 갈수록 줄어든다.연공서열에 따라 직위가 올라가는 직장 모델은 사라지고 있으며,‘천직’‘철밥통’으로 이해될 평생직장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한 가지 분명히 해 두자.스무살이 나이 하나로 뭉치고,그것으로 먹고 사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저만의 능력을 기르는 사람은 스무살이고,그렇지 못한 사람은 스무살이 아니다.스무살의 개성 바이러스는 기성세대에도 적용된다.기성세대가 불문율로 지켜온,오랜 습관과 방식은 휴지조각이 되기 일쑤다.기성세대를 보며 이상 모델을 찾는 시대는 지나가고,미래세대의변화를 기성세대가 쫓아가는 형국이다. 1990년대 초반,‘최불암 시리즈’라는 썰렁한 유머가 있었다.만화영화 ‘독수리 오형제’를 감동적으로 본 최불암,만화영화가 끝나자 묻는다,“이제 지구는 누가 지키지?” 가장의 권위를 무너뜨리고 권력을 희화화해 해체시켰다.이제 KBS의 ‘개그콘서트’에는 ‘우격다짐’을 하는 청년이 나온다.남이야 동의하든지 말든지,그는 끊임없이 정의하고 자신의 판단을 강요한다.권위의 해체에서 더 나아가 권위 전복 및 새로운 권위의 건설을 꿈꾸는 것 같다. 인터넷 용어,‘아햏햏하오’(굳이 설명하면,황당하다,엽기적이다,아주즐겁다는 복합의미)는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닐까?
  • [사설] 공무원 파업­-징계 악순환 안된다

    행정자치부가 ‘공무원 노조’의 파업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에 파면 22명을 포함, 591명에 대한 징계를 요청해 파업과 대규모 징계의 악순환이 우려된다.공무원 노조의 파업은 불법일 뿐 아니라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파업 참가자들은 정부가 제안한 ‘공무원조합법’의 국회 통과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것을 알고도 집회를 강행했다.그들은 공무원 노조가 결성되면 공직 사회의 비리와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대민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으나,실상은 공무원조합법이 노조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단체협약 체결권과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지 않은 데 대해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공무원 노조의 주장에 많은 지지를 보내는 것 같지는 않다.오히려 ‘깨끗한 공직 사회’를 명분으로 ‘철밥통’을 지키려 한다고 생각한다.공무원도 근로자임은 분명하다.하지만 그들은 또한 국민의 공복이다.공직 사회보다 근로조건이 열악한 영세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도 부지기수다.따라서 적극 가담자에 대한징계는 불가피하다고 본다.그러나 먼저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조율이 필요하다.특히 ‘전교조’ 사태 때와 같이 파업과 징계의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몇몇 지방자치단체장들은 벌써부터 행정자치부의 징계 요청을 거부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그렇게 되면 국가기강이 흔들리고 나라꼴도 우스워진다. 행정자치부는 지자체와 논의해 반성을 하는 공무원들은 경징계하는 등의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단체장들도 공무원만을 의식해 징계 요구를 거부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조율이 끝나면 그대로 이행해야 한다.정부가 이번 파업을 계기로 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제를 검토하고 있는 데서도 알 수 있듯이,파업에 대한 서민의 심사는 편치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불법행위 공무원 끝까지 추적 엄벌”이근식장관 강경방침 천명

    조용한 성품인 이근식(李根植) 행정자치부장관이 공무원노조의 연가투쟁에 대해 ‘배임행위’ ‘무뢰한’이란 용어까지 사용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장관은 11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전국 시·도 행정부시장·부지사 회의’에서 “일부 공무원이 국민에 대한 봉사자에서 지금은 국민에 대한 무뢰한이 됐다.”고 운을 뗀 뒤 “불법행위를 저지른 공무원들은 끝까지 추적해 처벌해야 한다.”고 강경 방침을 천명했다. 이 장관은 이어 “공무원의 불법행위는 국가기강을 문란케 하는 행위이자,주인인 국민에 대한 배임행위”라면서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속출하던 IMF 때도 철저하게 신분보장이 돼 ‘철밥통’ 소리까지 들었는데 지금의 불법행동은 이해할 수도,용납할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회의가 끝난 뒤 일부 자치단체장들이 최근 정부 지침과 상충되는 발언을 한 데 대해 “법치주의 국가에서 기초단체장의 이런 발언은 이해할 수 없다.”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또 일부 지역이 ‘공무원의 해방구’가 되고 있다는 본지 기사(11월11일자 23면 보도)에 대해 “공무원 사회에 해방구가 있다는 소리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지자체별로 공무원 조합원에 대한 징계를 조속한 시일 안에 확정하라.”고 촉구했다. 이 장관은 “공무원은 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온정을 보여서는 안 된다.”며 단호한 처벌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장세훈기자 shjang@
  • 네티즌 마당/ ‘공무원노조’ 인터넷 달군다

    요동치는 대선정국 속에 ‘공무원노조’라는 변수가 큰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단체행동권을 포함한 노동 3권의 보장 등을 주장하는 공무원노조는 지난 4,5일 ‘연가(年暇) 파업’을 벌임으로써 온 국민의 시선을 집중시켰다.또한 투쟁 참가자들에 대한 무더기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인터넷에도 이 문제에 대한 갑론을박이 뜨겁다.행정자치부홈페이지(www.mogaha.go.kr),대한매일(www.kdaily.com)의 인터넷 폴,네이버(www.naver.com) 등 포털사이트의 토론마당에는 공무원 노조에 대한 반대,옹호여론이 연일 뜨겁게 부딪치고 있다. ●공무원노조에 반대한다 공무원노조를 못마땅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네티즌들은 사뭇 공세적이다.‘깨끗한 공직사회’라는 명분을 앞세워 속으로는 ‘철밥통’을 지키려는 목적이라고 비판한다.또한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나 목숨을 연명하기도 급급한 직장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무원들이 대선을 틈타 집단이기주의를 표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무원들의 파업사태를 지켜보면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저는 아직 주5일 근무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근로자입니다.아침 8시30분부터 저녁 7시까지 근 11시간을 근무하고 있지요.아직도 일주일에 한번 쉬기쉽지 않은 사람들도 허다하겠지요.그런데 공무원들은 뭐가 부족하다는 겁니까? 하절기 저녁 6시 퇴근에 동절기 저녁 5시 퇴근,거기에 주5일 근무의 일차적인 혜택을 받으면서 파업이라니요.정말 배부른 소리로밖에는 들리지 않습니다.”(ID 홍진숙) “단체행동권이 노조의 가장 무서운 무기라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은 사주의 착취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단체행동권을 보장하는 것이 지당하다.하지만 공무원의 경우에는 착취당할 위험성이 현저히 낮을 뿐 아니라 법 체제와 국가적 명분 등 이를 제어할 수단이 풍부하다.따라서 공무원들의 단체행동권은 공무원조직에 무서운 칼자루를 쥐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ID 나도한마디) “철밥통을 지키려는 극히 이기적인 행동으로밖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정말로 노동운동을 해야 할 사람들은 영세사업장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라 생각한다.아직도 12시간 기본근로에 악취·소음·분진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으면서도 묵묵히 일하는 근로자들이 너무 많다.항상 위압적인 자세로 국민을 다루던 그들이 노동조합이라니….난 그들이 노동자라 생각해 본 적이 없다.”(ID 답답맨) “원래 원님보다 이방의 행패가 더 심한 법.일선공무원의 부정부패가 심하다고 공무원 설문조사에서도 나왔는데 누가 누굴 개혁한다고요? 명분은 그럴싸하지만 속내는 철밥통 지키기 위한 거 다 알지요.정년퇴직 후 국민세금으로 꼬박박 연금 타먹고,일 못해도 잘리지 않고.아마 노조 생기면 연금인상,정년연장,근로시간 단축…별별 요구사항 들먹이며 걸핏하면 파업찬반투표나 해대겠지.”(ID 거사) ●공무원노조를 지지한다 공무원 당사자들이나 노조를 지지하는 네티즌은 우선 국민들의 이해부족을 안타까워하고 있다.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공무원노조의 최우선 목적은 ‘밥그릇’이 아니라 비리를 척결하고,투명한 행정으로 대민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일이라는 것이다.또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기본권 요구가 왜 문제냐고 반문하고 있다. “누구나 중요한 사안이 있으면 자기의사를 표현한다.특히 조직화된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그러나 유독 공무원이란 특수신분으로 옭아맨 우리나라는 한마디 말도 못하게 해왔다.대통령이 공약으로 제시한 공무원노조 만들어 달라는 게 무슨 큰 죄라고 난리인지.자기입장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남의 입장도 생각해보기 바란다.”(ID 깝깝) “국민대다수가 공무원의 신분이 일반직장인보다 우위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공무원도 임금을 받고있는 근로자임을 생각하자.그들이 부정부패 및 권력층과 싸울 수 있는 힘의 원천은 당연히 노조라고 생각한다. 노조 명칭과 3권을 모두 허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ID 한말씀) “배부른 공무원에 왜 노조가 필요하냐고 하신 분들의 말씀 충분히 이해합니다.저도 그런 생각을 가졌던 때가 있습니다.하지만 고위공무원들의 부정부패 얼마나 심합니까.하위공무원들 중에도 부패한 자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대다수 공무원들은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있습니다.노조가 생기면 그들이 정부의 잘잘못을 따지고 큰 목소리를 낼 여지가 많아집니다.”(ID 민중) 이호준기자 sagang@
  • “관료도 기업가 정신 필요”이명박시장 변화론 강조

    몇 해전 모 그룹의 회장이 ‘마누라만 빼고 다 바꿔라.’라고 말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CEO(최고경영자) 출신이 사령탑으로 취임한 서울시도 요즘 ‘바꿔’ 열풍이다.이명박 서울시장은 ‘철밥통’으로 비유되는 공직사회도 21세기 변화의 물결에서 예외일 수 없다며 공직사회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 시장은 최근 4급 이상 고위공직자 특별연수가 실시되고 있는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재차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관료사회는 그동안 세태의 변화에 둔감한 조직이었다.”고 지적한 뒤 “이제는 자기혁신을 통한 기업가적 마인드로 무장할 때”라며 말에 무게를 실었다. 특히 이날 강연에서 ‘희생론’까지 거론,공무원들을 바짝 긴장시켰다.변화의 속도에 따라가는 것 자체만으로는 안되고 변화를 주도해 나가야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변화로 인한 혜택과 함께 희생자도 나오기 마련”이라며 희생자가 내가 될 수도 있다는 각오로 변화에 앞장 설 것을 간부들에게 역설했다. 최용규기자 ykchoi@
  • [밀레니엄] 고령화사회 고용대책

    한국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는데 일터에서는 60대는 물론 50대만 해도 찾아보기 힘들다.공기관과 기업의 감원기준이 나이로 정해져 이들이 지난 수년간 집중 밀려난 탓이다.우리 사회는 이들의 원숙한 사회 경험을 재활용할 준비도 되어있지 않다.미·일의 노령층 재고용 실태와 한국의 후진성을 진단해본다. ■유연한 노동시장 구축 서둘러야 “외환위기가 몰아닥쳐 금융권마다 구조조정 회오리바람에 휩싸였을 때 감원 기준이 무엇이 될 것인지를 놓고 조직원들은 저마다 마음졸였다.하지만 인사담당자들에겐 답이 빤히 보였다.정년이 코 앞인데다 생산성에 비해 높은 임금을 받는 고령자 순으로 정리할 수 밖에 없었다.비용절감 측면에서 합리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 통념상으로도 가장 무리없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한 은행 관계자의 회고다. 요즘의 고용시장 자화상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령화 사회의 급속한 진전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의 연령 차별은 여전히 뿌리깊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7%를 돌파한 우리나라의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이 오는 2020년에는 15%를 뛰어넘을 전망이다.세계적으로 유례없이 가파르게 노년층이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불행히도 이들이 갈 곳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노동연구원 허재준(許裁準) 박사에 따르면 외환위기가 발생한 97년 말 10인 이상 사업체의 55세 이상 상용 근로자수는 97년 초에 비해 7만 2000명 감소했다. 전체 55세 이상 근로자의 19.5%로 다섯명중 한명꼴로 직장을 잃은 셈이다.이 가운데 경기가 호전된 2000년 이후 회복된 자리는 5만 4000개였다.허 박사는 “외환위기를 겪으며 사회에서 가장 먼저 내몰린 노년층이 그 이후에도 좀처럼 직업현장으로 복귀할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유럽 등이 오래 전부터 고령화 고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년 철폐 등 시스템 구축작업을 차곡차곡 진행해온 반면 우리사회의 대응 수준은 안일하기까지 하다. 최근 들어서야 정부와 여당 등을 중심으로 정년 연장,고령자 취업비율에 따른 보조금 지급 등 정책 대안들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등은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보장과 고령자 고용대책을 혼동한 데서 나온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 연공서열급 폐지,임금피크제(생산성 증감에 따라 급여가 연동돼 오르내리는 임금 설계) 도입 등 시장지향적 고용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정부는 무기력하기만 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이같은 정책 부재가 결국 외환위기로 내몰린 고령자들을 다시는 직업현장에 되돌아오지 못할 가장 큰 피해자로 만들어버렸다. 고령화 고용문제는 전체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떼어 생각할 수 없다.숭실대 경제국제통상학부 조준모(趙俊模) 교수는 “최근 공직자 정년 연장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지만 합리적 인사평가제,생산성에 따른 급여체계 등이 정착되지 않고서는 늘어난 정년이 오히려 고용시장 진입장벽을 더욱 높이는 역효과를 불러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기존 조직 문화에선 일단 정규직으로 취직만 되면 정년까지 철밥통을 보장받았다.소속 자체가 진입장벽인 이런 고용구조 아래에서는 외부인력들은 아무리 능력자라도 일거리 얻기가 별따기다.내부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은 뒷전이다.오랫동안 기득권에 안주하다 정년퇴직한 이들이 갈 곳은 집과 노인정뿐일 수 밖에 없다. 일부 고령자들의 직업의식도 문제라는 지적이다.조 교수는 “일본에선 퇴직한 은행 지점장들이 창구에서 세금받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면서 “‘이만큼의 직위에 올랐던 내가 허드렛일은 할 수 없다’는 권위 의식이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일본에선 - 서비스분야 ‘노인천국' 개인저축 절반이 노인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은 세계 제1의 ‘노인천국’이다.노령화와 노령화 정책 모두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노인도 많지만 노인들이 살기에 편한 곳이 바로 일본이다. 지난 9월말 현재 65세 이상 노인은 2362만명이다.총 인구 1억 2647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8.5%로 선진 7개국(G7)가운데 가장 높다.75세 이상은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5.4명에 1명 꼴인 노인은 21세기 중반에 이르면 3명에 1명꼴로 급속히 늘어난다.이를 감안해 일본 정부는 2000년부터 고령자를 겨냥한 ‘골드 플랜 21’을 시행하고 있다. 골드 플랜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장기요양 보험인 ‘개호(介護)보험’을 축으로 하고 있다. 나라가 보험재정의 50%를 부담하는 개호보험은 가족이 꺼리는 노인 봉양을 사회가 떠맡는 것이다.재정의 나머지 절반은 40∼64세의 연령층과 65세 이상 노인연금 일부를 보험료로 전환해 충당하고 있다.노인 스스로가 보험료 일부를 부담하는 셈이다. 일본은 1970년대 초반 노인보험료를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정책을 내놨다가 실패했다.노인이 급속히 늘어난데다,노인 의료비가 전체 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컸던 것이 계산 착오였다.하지만 개호보험으로 노인들은 노후 걱정없이 보낼 수 있게 됐다. 노인의 일자리도 상당하다.통계로 나타나지는 않지만 아르바이트는 어디서든 손쉽게 구할 수 있다.유료 도로의 톨게이트 징수원의 상당수는 노인이고,운전이 괜찮을까 싶은 백발의 노인들이 태연하게 택시를 몬다.뿐만 아니라 청소원,경비원,식당 등 사회 구석구석에서 노인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생산성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 서비스 분야에서 노인을 고용하는 측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꼼꼼하고 성실하게 일해주는 이들이 고맙다.최근에는 ‘60세인 정년을 65세로 늘려야 한다.’고 일본 최대의 노조인 렌고(連合)가 제기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노인 복지정책은 빈틈없지만 일본의 고민은 크다.노령화로 국가의 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이를 적게 낳는 소자화(少子化)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노령화로 일본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계산도 있다. 그래도 일본의 노인은 천덕꾸러기는 아니다.총 개인저축 1411조엔(약 1경 4110조원)의 절반을 이들 노인이 쥐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들의 지갑에서 돈을 끌어내기 위한 각종 실버산업이 10년 장기 불황을 겪는 일본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의 한 축이다. marry01@ ■미국에선 - 정년퇴직 법으로 금지 채용도 나이제한 없어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에는 정년이란 게 없다.구조조정에 따른 정리해고는 가능하지만 나이가 차면 무조건물러나야 하는 퇴직제도는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용에서의 연령차별금지법(ADEA)’이 확고하기 때문이다.1967년 미 의회가 제정한 이래 1980년대 중반까지 정년을 70세로 연장했다.1987년 1월부터는 공공이나 민간부문 가릴 것 없이 정년제를 폐지했다.다만 소방관이나 경찰관 등 특수직은 나이를 이유로 해고할 수 있다. 근로자를 채용할 때도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미 신문의 구직란에 ‘몇살 이상 또는 이하’라는 표현은 실을 수가 없다.한국의 신입사원 채용처럼 ‘몇년 이후 출생자’로 자격을 제한했다가는 기업주가 당장 쇠고랑을 차거나 벌금을 물게 된다.페루에서 최근 워싱턴 주변으로 이민온 마리오 아퀴나스(58)는 자동차 판매업소의 경리사원으로 취직했다.면접만 간단히 치른 뒤바로 다음날부터 일을 시작했다.주당 530달러씩 한달에 2300달러 가량을 번다.나이에 비하면 적지 않는 보수다.젊은 사람들에게 밀려 일자리를 찾지 못하던 페루의 현실과는 너무 다르다. 나이를 빌미로 근로자의 일할 권리를 포기하도록 강요하거나 암묵적인 압력을 가한 것으로 비춰질 경우 불법행위로 처벌받는다.불가피하게 조기 퇴직을 실시할 경우 인센티브에 대한 정보를 모든 사원에게 정확하고 공평하게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퇴직은 쉽지 않다. 이런 탓에 공공기관이나 지역 도서관,관광센터,대형 쇼핑몰의 안내소 등에서 백발 노인들의 일하는 모습을 찾기란 어렵지 않다.경쟁력과 취업기술이 없는 노인들을 위해 연방 및 주·지방 정부가 마련한 일자리다.별도의 예산으로 수당을 지급한다.55세 이상이 가능하지만 60세 이상의 저소득층이 우선 대상이다.공공기관이나 비영리법인 등에서 노인들의 전문직 경험을 활용하는 프로그램도 많다.수당은 없지만 교통비와 식비를 지급하기 때문에 노인들의 여가활동으로 활용되고 있다.노인들만을 대상으로 한 레크레이션·관광·식사제공 프로그램은 카운티 단위의 자치단체가 무료로 운영한다.65세 이상의 저소득층 노인에게는 생활비와 임대주택을 제공한다.한달에 임대료와 주택관리비 등을 빼고 나면 500달러 안팎을 용돈으로 쓸 수 있다.물론 고소득 퇴직자들은 골프를 즐기거나 여생을 휴양지 주변에서 보낸다. 유럽 국가들은 정년을 65세로 늘리고 있다.조기 퇴직하면 국가의 사회보장부담이 늘기 때문에 기업주가 되도록 근로자의 정년을 채우게 하는 추세로 발전하고 있다.5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조기퇴직을 강요당하는 한국의 분위기와는 완전히 딴 판이다. mip@
  • [기고] 개방형 임용제 3년의 허와 실

    얼마 전 정부의 정책평가위원회에서 정부가 고위관리직의 전문성과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132개 실·국장급 직위를 개방형으로 지정,운영하고 있으나 제도도입 취지와 달리 민간전문가의 신청과 채용이 극히 저조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금까지 임용된 115개 직위중 외부 인사가 20명으로 17.4%에 그친,그간의 실적만 보면 ‘개방형임용제’가 ‘공무원만의 잔치’로 전락했다는 지적에 대해 인사개혁을 담당한 실무자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질병의 원인을 알아야 치유책을 찾을 수 있다.'는 차원에서 외부임용이 부진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는 공직사회 내부의 구조적 거부감이다.IMF 경제위기가 선후배끼리 밀고 당겨주는 ‘철밥통’ 공무원들 때문에 비롯됐다는 국민의 정부 초기 분위기에 밀려 국장급 이상 직위의 20%를,그것도 가장 영향력 있는 선임직을 개방형 직위로 개방했지만 내심으론 ‘군사평론가가 전쟁할 수 있나.소대장·중대장 거친 직업군인이 낫지.'라고 생각하는 직업공무원과,극심한 승진적체 속에 실타래처럼 연쇄 승진효과를 기대하는 내부의 분위기,한시라도 업무공백을 줄이고 싶어하는 장·차관들의 희망이 어우러져 구조적으로 개방형 정착을 어렵게 하고 있다. 둘째는 ‘직업 이동성’이 선진국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특수성에 기인한다.더구나 길어야 3년밖에 보장되지 않는 국장급 이상의 고위직에,터무니없이 낮은 보수를 받고 선뜻 뛰어들 민간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다. 마지막으로 개방형직위 선정이 고위직에,가장 선임이 되는 중요직위에 집중돼 있는 점이다.예컨대 정부 인사법령이나 인사관행에 해박해야 할 행자부인사국장이나,정부예산을 실질적으로 관장하는 예산처 총괄심의관 자리는 애초에 외부임용 가능성이 지극히 낮은 자리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원인을 치유하기 위해,정부는 유능한 인재에 대해서는 억대 연봉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근무기간도 최대 5년까지 보장하며,개방형 직위도 명분보다는 실리위주로 실제 민간인 전문가가 쉽게 응모할 수 있는,전문성이 특히 강조되는 자리로 점차 바꿔 나가도록 제도적인 개선조치를 취했다.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장관부터 사무관·주사까지 전 공직사회가 진정한 마음으로 ‘개방형임용제’가 국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대세임을 수용하고,적극적으로 민간 전문가를 영입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수십년 고착된 행정풍토가 불과 2∼3년에 바뀌기를 기대하는 것은 애초 무리다.그러나 새로운 제도가,‘공직’하면 으레 우리 차지라는 관념에 사로잡혀 있던 관료사회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예컨대 ‘경쟁을 통한 실력 우선의 인사원칙’ 등은 결코 과소평가돼서는 안된다.언론계나 학계를 비롯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이 있으면 변화는 느리지만 결과는 곧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중앙인사위 사무처장 이성열
  • 복지부 잇단 대기발령 ‘술렁’

    보건복지부의 잇따른 국장급 공무원 대기발령에 대해 공무원 사회의 ‘철밥통’을 깨는 ‘개혁 인사’냐,아니면 ‘인사권 남용’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복지부는 27일자로 문경태(文敬太) 연금보험국장과 김성일(金誠一) 장애인 복지심의관을 본부대기 발령을 냈다.김 심의관은 개방직 국장으로 채용돼 임기 2년을 두달 앞두고 중앙인사위원회 승인을 거쳐 도중 하차하는 첫 사례가 됐다. 이에 따라 대기발령을 받은 복지부 공무원은 기존의 국장급 2명과 과장급 1명을 포함해 모두 5명으로 늘었다.송모 국장은 이태복(李泰馥) 장관이 지난 1월 취임하기 전인 지난해 8월 교통사고로 대기발령을 받았고,정모 국장은 지난 3월 대기발령을 받았다가 최근 산하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임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이러한 잇따른 대기발령에 대해 조직 활성화를 위한 개혁조치라는 찬성론과 무리한 인사라는 반대론이 엇갈리고 있다. 찬성론자들은 과거 관료출신 장관들이 하지 못한 과감한 ‘물갈이 인사’를 통해 공직사회에 새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김 전 심의관은 임기가 보장된 개방직이지만 획기적인 장애인지원정책을 원하는 장관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등 손발이 맞지 않아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후문이다.장애인문제 전문가인 문 전 국장은 이번 인사에 앞서 후임 장애인복지심의관에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장관의 인사스타일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산하기관의 한 관계자는 “장관과 업무스타일이나 시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임기가 보장된 개방직 공직자를 대기발령내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면서 “인사권 남용의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주석기자 joo@
  • “철밥통 소리 그만 하세요”

    “더 이상 철밥통이라 부르지 마세요.” 부산시 공무원들이 월드컵 축구대회,부산아시아경기대회등 잇따른 국제행사와 지방선거 준비 등으로 인한 과로로순직하는 등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14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시 산하 공무원 중 질병·과로 등으로 숨진 사람은 61명이며,이 가운데 12명이 순직 처리됐다.순직자의경우 지난 98년에 3명,99년 5명,2000년 2명,지난해 2명으로 집계됐다.올해도 1명이 순직했으며,1명은 입원 치료 중이다. 실례로 지난달 12일 부산시 건축주택과에 근무하던 방광주(50) 사무관이 과로로 숨졌으며,지난해에는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에 파견됐던 정복규 선수촌 문화행사팀장이 20여일간 야근을 하는 등 격무에 시달리다가 역시 순직하기도 했다. 또 지난 3월26일에는 안병용 부산시 대중교통과장이 월드컵 등 교통 특별수송대책 수립 등을 위해 며칠간 밤늦게근무하다 뇌경색 증세를 보여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같이 공무원들이 격무에 시달리는 것은 지난 98년의 공공부문구조조정으로 인원은 19.2%인 3333명이 줄어든 반면 각종 국제행사 등으로 인해 업무량은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월드컵 대회,아시안게임,세계합창올림픽 등 40여개의 국제 행사와 함께 양대 선거가 예정돼 있어 업무량이 폭증하는 실정이다.이에 따라 담당 공무원들은 밤늦게까지 일손을 놓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각종 행사와 지방선거준비 등 그 어느 때보다도 공무원들의 업무가 과중한 것은 사실”이라며“직원 스스로 취미활동 등을 통해 건강에 유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정부·직장협 물밑대화/ (중)””공무원노조 시대적 추세””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과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 발전연구회(전공연)가 공무원노조 출범 준비를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불법적인 집단행동에 대해 엄정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자 노사정위원회는 노정(勞政)의 자제를 촉구하는 권고문을 14일 내놓기도 했다. 정부도 공무원직장협의회 관계자와 물밑대화를 시작했다. 행자부는 ‘최후의 순간’까지 공무원노조 추진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하겠다는 자세다.이전보다 적극적인 것으로평가된다. 양측의 만남에서 특별한 합의를 이끌어 낼 수는 없더라도 얼굴을 맞대고 얘기를 나누다보면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4일 오전에는 행정자치부 관계자와 전공련 집행부가 만나는 자리를 만들었다.특별한 합의는 없었지만 양측의 견해를 서로 솔직하게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오후에는 전공연 관계자가 이근식(李根植) 행정자치부장관을 방문,서로의 입장을 개진했다. 행자부는 노사정위 주최로 열리고 있는 전국 순회공청회를 계기로 토론회가 열리는 각 지역에고위관계자를 보내지역의 공직협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다.지난 12일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청회는 공직협의 저지로 무산됐으나양측간 만남의 자리는 있었다.15일에는 부산에서 만남이이뤄진다. 공무원노조 출범은 시대적 추세라는 전제에는 정부와 공직협 관계자간에 의견이 일치한다.다만 출범 시기와 구체적 방법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전공련 관계자 등에게 “공무원노조 출범은 시기가 문제일 뿐 기정사실화되는 것 아니냐.”면서 “월드컵 등 국제경기와 양대선거를 앞두고 무리하게 노조를 출범시켜 정부와 마찰을 빚을 필요가 없다.”고 설득하고 있다.공무원노조 출범이 노정간 갈등의 산물이 아니라 국민의 지지속에 탄생하는 방안을 찾자는 것이다. 전공련 등은 여전히 노조 출범행사가 이미 예정된 것이기 때문에 연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차가 잇단 물밑 대화와 노사정위의 중재에 의해 얼마나 해소될지 주목된다. 김영중기자 jeunesse@ ■차봉천 전공련위원장 “신뢰받는 공무원으로 거듭날것”.“정부가 내심 고마울 때가 있습니다.탄압이 거셀수록 공무원노조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널리 알려지거든요.” 오는 24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출범을 준비중인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의 차봉천 위원장은 정부의 공무원노조 관련자 중징계 방침이 화제에 오르자 ‘반어법(反語法)’을 쓰며 결의를 다졌다. 그는 “그동안 정부가 책임을 외면하다가 이제 와서 법을 어겼다면서 처벌하려 하지만 사법처리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면서 “공무원 전원을 감옥에 보내지 않는 한 공무원노조 설립의 역사적 당위성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법외노조 출범이라는 부담과관련자들에 대한 무더기 사법처리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약없이 정부 방침만을 지켜볼 수 없다는 것이 전공련측의 판단이다. 정부의 불허 방침외에도 공무원노조의 앞길에 어려움은또 있다. 일부 국민들은 ‘철밥통 공무원이 왜 노조가 필요하냐.’,‘공무원도 집단이기주의에 빠진 것 아니냐.’는 생각을갖고 있다.차 위원장도 이런 의심의 눈초리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차 위원장은 “공무원노조는 공무원들이 이익집단화되는것이 아니라 그동안 부패의 한 축을 이뤄왔고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해왔던 공무원들이 이에 대해 반성하고 부정부패를 뿌리뽑아 공직사회 개혁을 이뤄내며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공무원으로 거듭남을 의미한다.”면서 “이제는 정권의 이익이 아닌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한 공무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지난 97,98년 IMF 외환위기를 거치며 공무원들의 직업 안정성이 많이 떨어졌으며 연봉제 도입 등도 신분위협 요소”라면서 “지난 의약분업 파동에서 봤듯 잘못된 정책에 대해 정작 책임있는 사람들이 아닌 실무자들만파면 등 중징계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전공련은 그동안 공무원의 ‘주인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전공련 전체 수련회 2회를 비롯,공직협별로 각 4∼5회씩수련회를 갖도록 했다.여러 차례에 걸쳐 강의를 듣고 토론하는 ‘의식화작업 결과’ 현재 6만여명이 노조 가입원서를 낸 데 이어 앞으로 200여 공직협 소속 공무원 8만여명이상이 가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긴 세월 상명하복의 틀속에서 주인의식을 잊고살았습니다.이번 노조설립 과정이 공무원도 우리 삶과 세계의 주인인 노동자라는 사실을 알게하는 작은 기회가 될것입니다.” 요즘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참여경선 열기가 정가의 최고 화제이지만 전공련 역시 경선 바람이 불고 있다.400여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18∼23일 전국공무원노조 초대 위원장 경선을 위한 전국 순회 유세를 실시하고 24일 공무원노조 출범식장에서 새 위원장이 선출된다.차 위원장을 비롯해 2∼3명이 경선에 나설 예정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집중취재/ 24일출범 법외노조 ‘공무원단체’갈등(상)각계·전문가 해법

    ***“노조 허용…공직개혁 지렛대로”. 관가에 ‘공무원 노조’ 비상이 걸렸다.법외노조 출범이 임박했는데 노조 추진측과 정부당국간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이들이 주장하는 바와 함께 어떤 해법이 있는지를시리즈로 알아본다. 정부는 공무원노조 허용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가 아직 확고하게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철밥통’이라고 불릴 정도로 공직 사회의 복지부동과 무사안일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적 시각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무원노조 허용은 국제노동기구(ILO)의 단골 권고사항이다.헌법이 인정하는 노동권을 공무원에게도 인정해야한다는 것이다.오히려 공무원노조 허용을 공직사회 개혁의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미 노정간 갈등은 시작됐기 때문에 정부의 결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노사정위 주최로 공무원노조 관련 의견을 듣기 위해 지난 12일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전국순회공청회가 무산되는 등 특단의 대책 없이는 문제 해결이 어려운 국면이다. [공직협 현황과 입장] 지난 98년노사정위에서 공무원노조 1단계로 공무원의 단결권을 인정한다는 합의가 이뤄진 이후전국에서 공무원직장협의회가 결성되고 있다.행자부에 따르면 13일 현재 모두 349개의 공직협이 결성,8만 6000여명의공무원이 가입돼 있다.전체 가입대상자는 30여만명이다. 이중 200여개 공직협은 노조 결성에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전공련 소속(전공련 추산 260여개)이다.전공연 소속은 140여개다. 김정수 전공련 정책연구소장은 “공무원도 노동자이기 때문에 노조 출범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면서 “공직협의 가장 큰 세력인 전공련을 배제한 노사정위 논의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입장] 공무원노조 결성 허용은 시대적인 추세이기때문에 시기가 문제일 뿐 당연한 수순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다만 아직 국민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공직자는 국민의 공복(公僕)이기 때문에 처신하는 태도가 달라야 한다.”면서 “서둘지 말고 법적인 테두리안에서 차근차근 문제점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계의 입장과 주문] 민봉기 한나라당 의원은 “노조도입으로 발생될 행정 공백에 대한 우려는 중재제도 등의 견제장치로 불식시킬 수 있다.”면서 “조직내부의 전문가들이 단체장의 위법행위를 감시·제어·견제하고 능동적 참여로써 단체장의 독단적 의사결정의 양을 줄이며 양질의 행정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을 가진 공무원노조 도입은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광택 국민대 법학과 교수는 “공무원들이 노조를 결성하는 것은 헌법에 정해진 국민의 기본권을 누리는 당연한 행동”이라면서 “노조는 흔히 말하는 것처럼 이익단체가 아니라 사회의 불균형을 시정해 나가는 질서차원의 국가 기둥”이라고 강조했다. 박재율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도 “지금은 월드컵등 국제대회와 양대선거를 앞두고 있어 갈등양상으로 가지않게 사전예방이 요구되는 때”라면서 “공무원노조가 임금등 이해차원에서 결성되는 것이 아니라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척결,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직사회로 거듭나도록 선도하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중기자 jeunesse@ ■외국사례. 우리나라 행정체계의 주요 비교대상이 되고 있는 일본을 비롯해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무원노조를 인정하고 있다.다만 노동 3권의 운영방식에 약간의차이가 있을 뿐이다. 공무원 노조가 활성화된 영국의 경우 공무원노동조합협의회 내에 행정계급에 따라 일반공무원조합,공무원협회,공무원서기조합,전문직공무원협회 등이 있다.노동조합과 협의회가 동시에 운영되며 보수 등 중요한 교섭은 노동조합이,기타 교섭은 협의회의 몫이다. 그러나 대민(對民)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공무원 조직인 만큼 노동 3권을 모두 인정하는 경우는 드물다.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는 단결권의 경우 영국이나 독일,미국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나 프랑스와 일본에서는 경찰,군인 등에는 단결권을 주지 않고 있다. 또 프랑스,미국,일본에는 단체 교섭권이 있으나 영국이나독일에는 교섭권을 부여하지 않는 등 노동 3권에 대한 운영을 각기 달리하고 있다.현재 공무원노조 결성의 쟁점이 되고 있는 단체행동권의 경우 외국에서도 완벽하게 허용하는 사례는 찾기 힘들다. 가까운 일본과 미국에서는 파업을 할 수 있는 권한은 아예인정하지 않고 있다.프랑스에서는 파업을 한 경우 행정처벌이 가능하고 경찰·군인 등 특정 공무원에 대해 파업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 74년 ‘노동조합·노동관계법’을 제정한 영국은 공공부문 노동자도 민간과 똑같이 파업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특정사업부문은 별도의 규정을 두고 파업을 금지하고 있다. 독일에서도 파업에 대한 규제는 없지만 행정상 징계를 하거나 관련 공무원이 소속된 조직을 고소하는 식으로 파업권을제한하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 ■일지. ●89년 3월= 임시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공무원 노조를 허용하는 내용으로 노동법 개정.노태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입법 무산. ●97년 5월= ‘공무원노조준비위원회’ 발족. ●97년 11월= 김대중 대통령후보,공무원노조 허용 당위성에대해 대국민 약속. ●98년 2월6일= 노사정위에서 공무원 단결권을 인정하는‘공무원직장협의회의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 합의.각 지방단체와 기관별 공직협 결성 본격 시작. ●99년 6월26일= 각 공무원직장협의회 대표자들 첫 간담회. ●2000년 2월19일=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 발전연구회(전공연) 결성. ●2001년 2월3일= 전공연 총회에서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총연합(전공련)’ 결성을 결의.3월24일 전공련 발족. ●2001년 5월7일= 48개 시민단체 ‘공직사회 개혁과 공무원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결성. ●2001년 6월9일= 전공련 창원에서 첫번째 장외 집회. ●2001년 6월23일= 행자부 전공련 차봉천 위원장 등 5명 파면 등 중징계 요청. ●2001년 1월말= 국가공무원법 등 관련 법률 개정청원을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와 환경노동위에 제출. ●2002년 3월16일= 전공연 중심으로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창립대회(예정). ●2002년 3월24일= 전공련 중심으로 ‘전국공무원노동조합’출범(예정).
  • [데스크칼럼] 노사관계 접근방식 전환을

    지난해 10월 노동행정을 담당하는 정부의 고위 당국자를만났을 때 이 당국자는 철도와 발전 등 공공부문의 노사관계가 국민의 정부의 노사관계를 규정짓는 마지막 변수가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로부터 4개월 후.이 당국자가 우려했던 최악의 수순을밟고 있다.가스부문은 타결됐지만 국민생활 및 국가경제에직결되는 철도와 발전부문의 파업으로 전국이 신음하고 있다. 이처럼 오래 전부터 예고된 분규임에도 불법파업-영장발부-국민 불편 가중 등 과거와 똑같은 파업 형태가 되풀이되는 이유는 뭘까? 정부와 해당 공기업은 노조를 공기업 민영화라는 ‘절대선’에 맞서 국민의 불편을 볼모로 철밥통을 고수하려 한다며 ‘악의 축’으로 몰아붙이고 있다.정치권은 물론,시민·사회단체들도 양시론과 양비론에 입각,‘대화를 통한타협’만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분쟁조정에 깊숙이 개입한 한 인사는 교섭의 한축인 경영진과 경영진에 대한 관리·감독의 책임을 진 소관 부처의 책임이 90% 이상이라고 단언했다.그는 “지난해 7월 새로운 노조가 결성된 뒤 파업 돌입직전 열린 노동위원회 중재회의에서 사장의 얼굴을 처음 봤다고 했다.경영진은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불응했을 뿐 아니라 노조사무실 제공도 거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소개했다. 과거 악성 분규에서 수없이 되풀이됐듯이 노조를 백안시하는 경영진의 고압적 자세와 그에 따른 노조의 불신이 이번 분규의 근본 원인인 셈이다. 노사가 주먹다툼에 앞서 말로 해결할 수 있게 경영진에대해서는 달라진 노사환경에 따른 대응자세를 지도하고,노조에 대해서는 민영화에 따른 고용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방안을 제시해야 됨에도 수수방관한 정부의 책임도 이에못지 않다.‘민영화 반대는 노사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유권해석을 빌리지 않더라도 국민의 세금으로 부실경영을 보전하려는 이들 기간산업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메스가 가해져야 한다.또 현행법상 필수공익사업으로 분류된 이들 사업장의 파업은 불법이다. 그럼에도 파업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보면 법 운영측면에서 지나치게 경직됐다는 느낌이 든다.더구나 현행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필수공익사업 파업제한 조항은 근로자의 헌법적 권한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지적을 받고 있다.국제노동기구(ILO)는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지목하고 있다.이 조항은 사용자에게 불법파업-사법처리-대량 해고라는 칼자루를 보장하는 것이나 다를바 없다.지난해 조종사파업이 문제가 되자 월드컵대회를빌미로 항공산업도 필수공익사업에 포함시키자는 논리도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된다. 사실 파업 돌입 몇 시간 전인 24일 밤까지도 정부 당국자들이 ‘설마’라는 요행에 근거한 낙관론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한 것도 이 조항 때문이었다.정부 당국자와 공기업경영진들의 머리 속에는 민영화라는 세계화 조류와 규제강화라는 과거로의 회귀가 혼재했던 탓이다. 정부 당국자와 공기업 경영진은 지난해 11월16일 서울 행정법원이 필수공익사업에 대한 노동위원장의 직권중재 회부결정 조항을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 제청하면서 왜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는지를 적시한 판결 내용을 되새겨볼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득정사회기획팀장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