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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성탄절에 기대 보는 엉뚱한 사랑/김정현 소설가

    [열린세상] 성탄절에 기대 보는 엉뚱한 사랑/김정현 소설가

    장면1. 여행이든 출장이든 다른 나라로 향하는 여정이다 보니 아무래도 짐이 많다. 차에서 내려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나면 난감하다. 그 흔한 카트 하나 눈에 띄지 않고 우둘투둘한 돌바닥과 계단만 기다린다. 장면2. 계단을 오른 뒤 다시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 항공사 수속창구로 향하자면 도중에 걸음을 가로막는 이가 나타난다. 먼저 공항으로 향하는 직통열차 승차권을 구매하지 않으면 수속조차 밟을 수 없단다. 법적 근거가 아리송한 협박이다. 장면3. 직통열차 탑승구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사이 맞은편 일반열차는 벌써 두어 대나 출발한다. 운이 좋아 시간이 맞으면 직통열차 시간 단축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뭔가 억울하다. 모두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에서의 장면이고 내 기억으로 벌써 3년이 다 되어간다. 창구에서는 수시로 나라 망신이라며 그에 대한 시정요구를 목격할 수 있지만 내내 요지부동이다. 공식적으로는 ‘코레일공항철도주식회사’이지만 지배구조상 ‘공사’와 같은 공공적 성격에서 벗어나지 않은 한계가 아닐까 싶다. 어떤 일에 나서면 모두가 내세우는 명분은 ‘국민’과 ‘고객’이다. 국민이 운영자의 몫이라면 고객은 종사자의 몫이다. 책임으로 치자면 운영자에 있겠지만 시작은 종사자로부터다. 온당치 않은 앞의 장면들이 무려 3년 동안 버젓이 지속되고 있는 현상도 종사자들의 자세가 시작이다. 시정요구는 요구, 나는 나라는, 도무지 주인의식이라고 없는 자세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이다. 또한 그런 자세에서 내세우는 고객 혹은 국민이기에 진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철밥통’에 대한 고집이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장면4. 직통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와 승차하면 출발 시간 안내도 거의 없다. 열차 밖을 내다보면 단정한 유니폼의 여승무원이 서 있기는 하다. 그저 우두커니 서 있던 승무원이 열차에 오르면 출발한다. 40분 남짓 운행하는 동안 승무원이 하는 일은 그저 객차 통로를 한 번 지나가는 것밖에 없다. 급여, 유니폼, 사무실 등 그들 승무원을 위한 경비가 얼마나 될까 참으로 궁금하다. 서비스 차원? 우두커니 무슨 서비스? 인생살이 복불복의 터무니없는 구석이 많다지만 특히 청년실업의 시선으로 보자면 떨떠름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그렇지 않은가. 누군가 종일토록 땀 흘려 ‘우두커니’와 비슷한 보수를 받거나, 온몸을 내던져 일할 자세는 돼 있는데 자리가 없어 못한다면 말이다. 사랑을 제일로 여기시는 예수님께서 태어난 성탄절에 덕담 아닌 쓴소리를 해서 머쓱하지만 요즘 그쪽 동네가 하도 시끄러워 기억이 떠올랐다. 물론 국민 대다수가 수시로 이용하는 공공시설의 민영화를 우려하는 목소리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국민’과 ‘공공’이라는 이름으로 유지되는 조직이 국민에게 준 부담이 너무 컸다는 사실을 먼저 생각해야 할 일이다. 국가를 운영하는 지도자나 정당이 선거를 통해 국민에게 심판받는 기준은 국가를 제대로 운영했느냐이다. 그것을 기업에 대비하자면 이익을 얼마나 남겼느냐일 테고. 공공 역시 다르지 않다. 다수 국민의 편의를 위한 것이니 반드시 이익을 우선으로 삼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터무니없는 적자는 없어야 할 일이다. 그를 위해서는 때로 구성원들이 먼저 살을 깎는 자세도 필요한데, 적자를 메우는 자금원인 국민 입장에서는 한 번도 들어본 바 없었다. 게다가 여기저기 ‘우두커니’와 ‘나는 나’의 자세가 수두룩하고, 철밥통에 보수까지 더 많다면 자금원 중 일부는 화가 치밀 수도 있는 일이다. 기왕 성탄절이니 사랑의 마음으로 돌아가도 그렇다. 코레일을 이용하는 고객 중에는 일자리를 찾는 청년도 있고 회사를 운영하느라 동분서주하는 이들도 많다. 청년을 위해 내 밥그릇을 줄이지는 못할지언정 운송의 발목을 잡고 내 목소리만 높일 일은 정녕 아니다. 날씨가 춥다. 사랑으로 서로의 마음이라도 따뜻하게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아, ‘공항철도’는 ‘코레일’이라는 모체어 때문에 유탄을 맞은 셈이다. 그래도 기왕 들었으니 이참에 시정해 보는 건 어떨까.
  • 여 “철밥통 귀족노조… 野 부화뇌동” 야 “철도법 원포인트 개정 수용하라”

    여야는 철도민영화 논쟁으로 맞붙었다. 24일 새누리당은 철도민영화가 아닌 귀족 노조·방만경영 개혁 차원임을 집중 부각했고, 민주당은 ‘정부의 민영화 방지 대책’의 미흡성을 파고들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과거 철도청을 공사로 전환한 철도개혁의 원조 정당”이라면서 “불과 몇 년 사이 입장을 180도 바꾸고 노조에 부화뇌동하고 있다”고 정면 겨냥했다. 철도공사에 대해서는 “민간기업 같으면 벌써 부도가 났어야 할 상황”이라면서 “그런데도 철밥통 귀족 노조는 민영화 저지라는 국민 호도 프레임으로 눈속임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철도 민영화 주장은 괴담”이라는 내용의 ‘늑대가 나타났다’는 제목의 긴급 당보 12만여부를 제작해 전국 당협위원회에 배포하며 여론 진화에도 나섰다. 공기업 구조조정의 ‘잘된 예’를 제시하며 철도개혁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한국공항공사는 코레일처럼 방만경영으로 악명이 높았지만 뼈를 깎는 자구책으로 세계 최고의 공항을 만들었다”면서 “수서발 KTX의 자회사 설립 이유도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환경노동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국회와 노사정 ‘4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여권이 내세운 ‘KTX 자회사의 민영화 방지’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철도사업법에 ‘민영화 금지’ 명시를 거듭 요구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영화를 안 한다며 민영화 방지 장치를 거부하는 정부의 이중적 태도가 사태를 악화시킨다”면서 민주당이 제안한 철도사업법 ‘원 포인트’ 개정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국토교통위 야당 간사인 이윤석 의원은 “국토교통부 장관은 조건부 면허 발급(민간 매각 시 면허취소)에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했지만 철도공사가 법무법인에 자문한 결과 전혀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장병완 정책위의장도 “정부가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에 국민연금 등을 투입하겠다는 것은 국민연금 운용 원칙을 정면 위배하는 것으로 현실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공기업 탐방-한국농어촌공사] “농촌에 지식기반 산업단지 유치…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 것”

    [공기업 탐방-한국농어촌공사] “농촌에 지식기반 산업단지 유치…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 것”

    “이제는 우리 공사가 농업보다 농촌 지원에 집중할 때입니다.” 이상무(64)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지난달 29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농촌과 어촌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농촌 마을’을 ‘농촌 광역시’로 변모시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농촌이 최소 500가구 이상의 단위 주거지를 구성하도록 확장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농어촌공사가 내륙산업단지를 개발하면 자연스레 젊은 사람이 몰려들고 의료·교육 등 사회서비스도 만들어진다고 했다. 동남아시아에 부는 새마을운동 바람에 맞춰 농업기술의 해외 수출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농업 협력을 인도적으로 접근하되 정부가 필요할 때 바로 북한 농업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준비도 하겠다고 말했다. 또 공공기관 혁신과 관련해서 ‘철밥통’이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경영혁신에 나서겠다고 했다. →지난 9월 취임 이후 공사 업무의 중심을 농업에서 농촌으로 바꾸겠다는 말을 줄곧 했는데. -그동안은 저수지 등 농업용수 관리나 농업 기계화 등 농업 인프라를 만드는 데 업무의 중점을 두었다. 성과도 거두었다. 하지만 농촌의 인프라는 사실 도시에 비해 여전히 빈약하다. 의료기관이나 교육기관이 부족하니 사람들이 도시로 떠난다. 해결책은 농촌을 매력 있는 투자처로 만드는 것이다. 내륙 산업단지를 조성해 지식기반사업을 유치하면 인구가 늘어나고 의료기관 등 사회적 인프라도 자연스럽게 조성될 것이다. 지식기반산업을 목표로 하는 것은 해외 원료 조달이 필요 없어 공장이 항구 근처일 필요가 없고 물류비용도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단지가 농촌에 들어와 5000명 정도 상시 고용이 이뤄지면 부대서비스 등 인력도 5000명은 필요하기 때문에 1만명 도시가 형성될 수 있다. →체계적인 농촌 개발을 의미하는 건가. -맞다. 법적으로 농어촌 개발을 할 때 도시처럼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하게 돼 있지만 현실은 좀 다른 것 같다. 농어촌 개발을 하려면 우선 주택지, 산업용지, 농업용지 등으로 엄격하게 토지 용도를 지정해야 한다. 또 몇 개 시·군을 묶은 경제권역을 만들어 광역 개발을 해야 한다. 공사가 여기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미 농촌의 촌락은 사람들이 살지 않아 사라지고 있다. 최소 500가구는 돼야 문방구, 약국 등 편의시설이 들어온다고 본다.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을 개척하는 등 해외 수출도 강조하고 있는데. -우리는 세계 최장의 새만금 방조제를 구축한 기술력을 갖고 있다. 그동안은 개도국 등에 기술 자문을 하고 인건비만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대형 프로젝트를 받아서 직접 시행해야 한다. 물론 개도국은 돈이 없어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에서 돈을 빌려와야 한다. 이 돈을 빌릴 때 우리나라와 협력한다고 하면 신뢰도가 올라간다. 이미 일부 동남아 국가와 방조제 축조와 관련해 얘기 중이다. 하굿둑을 막아 바다의 염수가 강으로 올라가는 것을 막는 공사다. 다음 달 초에 예비조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일본도 미얀마에 투자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아는데. -동남아의 많은 국가에서 일본이 선점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침략 역사도 있고, 일본과 사이가 좋지 않은 중국을 많이 의식하는 것 같다. 또 방조제 기술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앞서 있기도 하다. 게다가 한국은 전통적인 강대국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과 같은 어려운 시절을 겪었기 때문에 동질감을 많이 느낀다. 한류의 영향도 있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베트남 메콩강, 인도 갠지스강, 파키스탄 인더스강 등에서 해수의 역류를 막으려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과 태국에 주재사무소를 설립하고 해외 농업개발을 확대하고 있는데 작물을 재배한 후 우리나라로 들여오는 데 제약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복잡한 통관 절차와 물류 비용, 국제 곡물가격의 변동, 상대국가의 곡물 정책 등으로 해외 농업개발이 우리나라 식량 안보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기는 사실 힘들다. 오히려 전문 기술과 경영능력을 갖춘 쌀 전업농과 후계농업인 등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현지에서 생산한 곡물을 그곳에서 유통시켜 이윤을 얻는 쪽으로 사업방향을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동남아에 주재사무소를 세우는 것은 수자원 관리나 관개배수 인프라 개발 등 농업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 농업기술을 개도국에 수출하기 위해서다. →남북 관계가 호전되면 북한과 농업협력도 가능하지 않을까. -남북 농수산업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어 언젠가 다가올 통일에 대비해 북한의 농수산업 현황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수산업은 먹거리의 생산기반이자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정치와 이념을 넘어 민족 공동의 가치로 접근해야 한다. 북한의 농업 인프라를 만드는 데 우리 공사가 직접 참여할 수 있다고 본다. 선제적으로 준비를 해야 때가 됐을 때 바로 관련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에 비해 어촌이나 산촌의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맞다. 그간 농어촌이라고 불렀지만 어촌에는 소홀했다. 어촌은 관광산업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풍경도 좋지만 배를 타고 해초 따기 체험을 하는 등 바다에서 할 수 있는 관광상품은 무궁무진하다. 공사가 관광 지역을 조성하면 많은 관광업체들이 이용할 수 있다. 또 어촌의 방파제를 만드는 사업에도 공사가 진입할 수 있다. →농지연금이 꽤 인기를 끄는 것으로 알고 있다. -농지연금은 농민들이 농지를 맡기고 연금을 받는 역(逆) 모기지 상품인데 반응이 좋다. 최근 부부 모두 만 65세 이상이었던 가입 조건을 부부 중 한 사람만 만 65세가 넘어도 가입이 가능하게 변경했다. 부부의 나이 차이가 많은 다문화 가정을 배려하는 차원이다. 국회의원들이 가입 대상을 만 60세로 내리자는 주장도 하고 있어 가입자 확대 논의가 더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휴농지 지원 등 귀농·귀촌에 대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는데 -매년 2000명씩 귀농인과 창업농에게 농지를 지원한다. 귀농과 귀촌을 나누어 지원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귀촌의 경우 돈을 벌려고 농업에 종사하지 않고 생활 근거지만 농어촌으로 옮기는 것이니 귀농보다는 정착이 어렵지 않다. 따라서 농촌에 집을 지을 때 여러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방자치단체도 귀촌 유치 노력을 해야 한다. 지원보다 중요한 것은 의료·교육 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이다. 귀농은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효과가 있지만 농사를 지어본 사람이 아니면 쉽지 않다. 귀농은 단계별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농사를 짓던 이들과 형평성 문제도 생긴다. 하지만 귀촌이 많아지면 이들 중 자연스레 귀농인이 되는 비율이 높아질 것이다. →새만금 개발은 공사의 가장 큰 사업 중 하나인데 환경과 개발의 조화가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새만금호 수질 관리의 핵심은 축산폐수 유입을 차단하고 비점(非點) 오염을 관리하는 것이다. 비점 오염이란 논밭에서 농약 등이 빗물에 씻겨 새만금호로 들어오는 것을 말한다. 2010년부터 연구기관들과 비점 오염 연구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전북 익산에 현장 시험장을 만들었다. 새만금 유역 내 지역주민과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공공기관이지만 기업 최고경영자(CEO)로 근무하는 게 처음인데. -일하는 분위기를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 안 해도 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 가장 짜증난다고 생각한다. 우선 사장에 대한 대면 문서보고를 없앴다. 모든 보고 및 결재를 태블릿PC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받는다. 매일 하던 간부회의도 없앴다. 2014년 전남 나주시로 본사를 이전할 때도 인력 유출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본다. 새 청사는 문서캐비닛이 없는 스마트 청사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 바람이 거세다. -공기업 개혁에 대한 정부 정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공기업 내부의 자발적인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 우리도 경영혁신본부를 설치하고 다음 달부터 조직 개편안을 실행하는 등 성과 중심의 조직 체계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또 공기업이 더 이상 철밥통이라는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관료제와 피라미드 조직에서 창의와 소통의 조직문화로 바꿔갈 것이다. 또 도덕성도 높일 것이다. 정리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이상무 농어촌공사 사장은 ▲1949년 경북 영천 출생 ▲경북고, 서울대 농과대학, 미국 미시간주립대 농업경제학과 석·박사 ▲행정고시 10회, 농림수산부 농업구조정책국장·농어촌개발국장·기획관리실장, 세계식량농업기구(FAO) 필리핀 주재대표, 세계농정연구원 이사장, 아·태농정포럼 의장, FAO 한국협회 회장 겸 아프리카·아시아 농촌개발기구(AARDO) 극동지역사무소 대표, 중국인민대학 농업·농촌발전학원 객좌교수, 통일농수산포럼·사업단 공동대표, 농식품·농어업특별포럼 상임대표·한국관개배수위원회(KCID) 회장
  • [공공기관 개혁] “국책사업 공공기관 자금 활용 구태 버려야”

    정부가 14일 공공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하면서 향후 정책 방향과 강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기관의 자기 반성과 개혁도 중요하지만 정부가 과거와 같은 구태를 답습해서는 공공기관 개혁에 스스로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을 추진한다고 매번 말은 하지만 제대로 된 개혁 방안과 논리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선 공공기관이 맡고 있는 업무의 공공성 여부를 다시 한번 평가하고, 시장원리에 따라 운영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민영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공공기관도 방만 경영을 하면 민간기업처럼 파산하도록 정부가 부채를 책임져 주지 말고 독립채산제 형태로 운영해야 한다”면서 “대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성과를 내는 기관의 임직원들에게는 성과급 등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단 부채가 많은 공공기관의 임직원에 대해서는 현재의 연봉을 대폭 삭감하고 부채를 줄이지 못하는 기관장은 퇴출시키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호봉제를 적용받는 공공기관 임직원의 철밥통 연봉을 기관의 생산성에 비례해 매년 인상 또는 인하하는 방식으로 임금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공공기관이나 기관장 모두 정부의 평가를 받고 있어서 정부의 지시를 거부할 수가 없는 실정”이라면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민간위원들도 정부에서 입맛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데 공공기관 개혁을 위해서는 평가 방법과 민간위원 선임 절차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지만 정부가 무리하게 공공기관 자금으로 국책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문제”라면서 “4대강 사업과 같이 정부가 공공기관을 자금줄로만 사용하니까 공공기관은 국내외에서 돈을 마구 빌려 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참여정부 시절 공공기관운영위원을 지냈던 박광서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개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낙하산 인사를 없애야 한다”면서 “능력이 없는 낙하산 인사가 임명되면 경영 성과를 제대로 낼 수 없을 뿐 아니라 조직 장악을 위해 직원들에게 성과급만 더 많이 얹어주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재환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관장의 낙하산 인사도 문제지만 기관장을 견제해야 하는 사외이사도 낙하산이란 게 더 큰 문제”라면서 “거수기 역할만 하는 사외이사 대신 공공기관 각 분야의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이 xx야 10년 동안 뭐하는 거야, 철밥통이오?” 이번엔 아모레 막말 논란…제2 남양유업 되나

    화장품업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가 대리점주에게 욕설 및 폭언과 함께 ‘대리점 운영을 포기하라’고 종용하는 내용을 담은 녹취록이 공개돼 지난 5월 남양유업 사태에 이어 갑(甲)의 횡포 논란이 재연될지 주목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13일 “아모레퍼시픽의 영업팀장이 대리점주에게 운영권을 포기하라며 욕설과 폭언을 했다”며 관련 녹취록 일부를 공개하면서 “‘대리점 쪼개기’(강탈) 과정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는 2007년 3월 아모레퍼시픽 부산지역 A영업팀장과 대리점주 M씨 간의 50분 분량의 대화 내용이 담겨 있다. A팀장은 M씨가 계속 영업권 포기를 거부하자 “이 XX야! 니 잘한 게 뭐 있노? 10년 동안 뭐 하는 거야? 마 그만두자”라면서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영업권을 포기할 것을 강요했다. A팀장은 “사장님 철밥통이오? 공무원이오? 능력이 안 되고 성장하지 못하면 가야지 어째 하려고….공무원도 아니잖아요”라며 비꼬거나 “××, (대리점)접어라. 알았제? 나이 마흔 넘어서 이 ××야, (다른 대리점에) 뒤지면 되나. 기준이 어딨노, 가라면 가는 거지”라고 모욕을 주기도 했다. M씨는 “회사 측이 대리점 영업 핵심인 방문판매원과 화장품을 직접 판매하는 카운슬러를 빼가는 방식 등으로 영업을 방해해 결국 대리점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의원은 “공정거래위는 2009년 아모레퍼시픽의 대리점 쪼개기를 포함한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밀어내기 등의 불공정 사례를 접수했으나 대리점 쪼개기 문제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갑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행위 정황이 드러난 만큼 공정위는 철저한 재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언론보도 내용에 나온 녹취록 내용만으로는 언제 어디서 누가 발언을 했는지 알기 어렵다”면서 “대화 맥락과 배경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손영철 아모레퍼시픽 사장은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불공정 거래행위 여부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할 예정이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커버스토리-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내신 1%도 기간제 교사… 취업문 거의 닫혀… 결혼도 생존게임 내몰려

    [커버스토리-밥그릇이 부른 세대갈등] 내신 1%도 기간제 교사… 취업문 거의 닫혀… 결혼도 생존게임 내몰려

    “옛날이 좋았지. 내가 입사했을 땐 말이야, ‘양폭’(양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만 마셨어. 그래도 우리 때에는 낭만이란 게 있었는데, 요즘 친구들은 참….”회사원 우모(27·여)씨는 관리자급 회사 상사들이 그들의 화려했던 ‘옛이야기’를 하면 빈정이 상한다고 했다. 우씨는 11일 “그 분들 나름대로의 고충이란 게 있겠지만 솔직히 비슷한 ‘스펙’으로 우리보다 훨씬 많은 것을 쟁취할 수 있었던 세대”라면서 “지금은 피 터지는 경쟁에 살아 남더라도 ‘나만의 공간’(집) 조차 마련하기 힘든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2030 세대’는 ‘5060 세대’가 만들어놓은 황금기에서 스스로를 ‘밀려난 세대’라고 말한다. 2030 세대가 바로 설 자리가 없다는 자괴감에서 나온 얘기다. 희망을 잃은 ‘3포 세대’(취업·결혼·출산을 포기한 세대)’의 속마음을 들여다봤다. 5년차 ‘임고생’(교원임용 고사 준비생) 차모(26·여)씨는 고등학교 때까지 이른바 ‘전교’에서 놀았다. 반 1등은 고정이고, 전교에서 3등 안에 들었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진학도 충분했지만 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기에 물가와 학비가 비싼 서울보다 고향 근처에 있는 지방 국립대를 택했다. 그는 내신점수 상위 1%로 수시에 합격한 ‘지방 인재’였다. 차씨는 “입학 때부터 임용 시험이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나만 착실히 공부하면 충분히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차씨가 졸업하던 해 임용 고사의 전공과목 지역모집 인원은 10명으로 뚝 떨어졌다. 졸업 동기만 33명이었고, 이미 재수·삼수 선배까지 있어 경쟁률이 30대 1을 웃돌았다. 차씨는 “처음 3년은 임고에만 올인했다”면서 “이제는 졸업한 지도 오래돼 다른 걸 해볼 엄두조차 못 낸다”며 말끝을 흐렸다. 차씨는 현재 지역 사립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를 하고 있다. 그는 “공부만 하다가 사람도 만나고 돈도 버니까 즐겁다”면서도 “운이 좋으면 기간을 연장해 계속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선생님처럼 무기계약직 신세가 될까봐 답답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교직원 구성원을 보면 나이 많은 선생님들이 정규직, 젊은 선생님은 비정규직으로 양분된 꼴”이라면서 “처음에는 나이가 많고 때때로 무능력한 정규직 선생님들을 보면 우리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 화가 났었다”고 토로했다. 회사원 이모(31)씨는 집 문제 때문에 결혼을 미뤘다. “서울 잠실에서 신혼집을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예비 장모님의 한마디가 컸다. 이씨는 “부모님의 도움 없이 직장에서 받는 연봉으로는 한 푼도 안 쓰고 십년을 모아도 서울에 그럴듯한 전셋집을 구하는 것도 어려운게 현실”이라면서 “집 문제 때문에 여자친구와 헤어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이씨의 연봉은 3500만원. 대기업 3년차 사원인 이씨는 월급의 절반 이상을 모으고 있지만 “(부모님 집에서) 독립은커녕 돈도 없는데 집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결혼을 앞둔 또래 친구들도 “작은 결혼식이 유행이라지만 부모 도움 없이 서울에서 살기란 하늘의 별따기”라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이씨는 대학 입시와 취업에 이어 결혼도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씨는 첫 수능을 망쳤고, 재수 끝에 서울의 4년제 대학에 턱걸이로 입학했다. 입학 후에도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학점과 스펙 쌓기에 열정을 다했지만 이씨는 졸업 후 2년간 취업 전쟁을 치러야 했다. 그는 “우리 세대는 전셋값 상승으로 경제적 자립은 물론 신혼집 장만도 쉽지 않다”면서 “1980년대 초만해도 방 한 칸 월세로 신혼 살림을 시작했다는 부모님 세대가 많지만 지금은 그런 사람에게 누가 시집을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의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이모(26·여)씨는 중소회사의 계약직 사원이다. 연봉은 대략 2400만원 . 이씨는 야근을 밥 먹듯이 하지만 각종 세금과 식대, 차비를 빼면 저축은커녕 생활비도 빠듯하다고 했다. 때문에 이씨의 부모님은 지금이라도 일을 그만두고 공무원 시험을 보라고 권유한다. 이씨는 가끔 멀쩡한 대학에 스펙도 나쁘지 않은 자신이 왜 ‘낙오자’ 취급을 받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했다. 이씨의 토익점수는 920점. 그는 계약직이지만 번역 업무부터 회사의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이씨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온 삶인데도 윗사람들로부터 ‘요즘 젊은이들은 패기가 없다’는 소리를 듣곤 한다”면서 “그럴 때마다 ‘철밥통을 꿰차고 앉아 왜 일도 제대로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씨는 요즘도 토익 시험을 보고 있다. 그는 “그 분들은 왜 우리가 자격증에, 토익 점수에 목을 매는지 모를 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윤모(26)씨는 지난해까지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다가 올해 로스쿨로 진로를 틀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사실상 취직문이 거의 닫힌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서다. 현재 집에서 독립해 자취를 하는 윤씨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며 생활하고 있다. 윤씨는 “같은 도시에 부모님이 살고 계시지만 서로 스트레스를 줄까봐 잘 가지 않는다”면서 “하루 빨리 좋은 소식을 들고 달려가고 싶다”고 밝혔다. 윤씨는 “부모님이 ‘노력하면 된다’고 말할 때가 제일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윤씨도 1학년 때부터 학점과 취업에 필요한 각종 스펙을 착실히 준비하고 과대표 등 대학 생활도 열심히 했지만 취업이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윤씨는 이런 상황이 세대 갈등을 심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무늬만 개방형 직위제 비판 언제 면할 텐가

    민간에 공직의 문호를 개방하는 개방형 직위제가 실질적으로 운영된 지 10년이 되었지만 ‘무늬만 개방형’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개방형 직위로 지정된 전체 직위 가운데 실제로 외부 민간인을 임용한 비율은 올해 6월 기준 26.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민간인 채용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감사관은 128개 기관 중 9.9%인 단 12명만이 외부 인사로 채워져 가장 폐쇄적이었다. 개방형 직위제의 파행적인 운영은 해마다 국정감사 때가 되면 단골손님처럼 의원들의 지적사항으로 등장해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그때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슬며시 수면 밑으로 들어가 문제점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개방형 직위제는 소위 ‘철밥통’ 소리를 들을 만큼 타성에 젖은 공직사회에 외부의 피를 수혈해 활기를 불어넣자는 취지다. 하지만, 법제화하는 등의 강력한 규정이 없고 배타적인 공직사회의 자기방어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실력 있는 공무원 출신이 민간인과 경쟁해 채용되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상당수의 전직 또는 현직 공무원을 개방형 직위에 임명하는 관행이 고착됐다. 그러다 보니 제도의 본래 취지는 무색해지고 공무원의 내부 승진이나 돌려막기 인사, 재취업의 통로로 악용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로비 창구로 이용되는 공직자의 재취업을 줄이고 민간전문가의 공직 진출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주문은 눈길을 끈다. 공직의 개방성을 높이려면 몇 가지 짚어볼 점이 있다. 우선 우수한 민간자원을 영입할 여건을 갖춰야 한다. 5년 계약직인 개방형 직위는 신분의 안정성이 높다고 할 수 없고 임금 또한 민간 분야보다 박한 게 사실이다. 따라서 우수한 자원에 걸맞은 임금과 충분한 신분보장책을 제공해야 한다. 민간인 채용을 강제하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 엊그제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가공무원법 등 개정안도 같은 맥락이다. 개방형 직위에 민간인이 일정 비율 이상 반드시 임용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과장급 공모직위’ 개선안도 기대가 크다. 개방형 직위 공모 때 적격자가 없으면 공무원을 임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채용 전문기관 등을 통해 민간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니 두고 볼 일이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미꾸라지들 사이에 메기를 풀어놓으면 미꾸라지의 활동력이 높아져서 고기 맛이 좋아진다는 ‘메기 효과론’도 있다. 개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우리나라 공직의 개방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국 평균에 못 미쳐 전체 17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공직의 경쟁력이 국가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공직 개방에 속도를 내기 바란다.
  • [생각나눔] 민간기업 복지포인트만 세금 걷는 불편한 진실

    [생각나눔] 민간기업 복지포인트만 세금 걷는 불편한 진실

    복리후생 증진 등 명목으로 지급되는 공무원 ‘복지포인트’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이번 세제 개편안에서도 그대로 유지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세수 증대와 조세 형평성 강화 등을 목적으로 다양한 비과세·감면 철폐가 이뤄졌는데도 공무원에 대한 특혜 시비를 불렀던 복지포인트 비과세는 살아 남았기 때문이다. 연간 1조원 넘는 복지포인트에 대해 소득세가 부과되면 거둬 들일 수 있는 세금은 1100억여원으로 추정된다. 2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일반직, 교육직, 지방직 등 모든 공무원에게 주어지는 복지포인트는 1조 512억원에 이른다. 전체 복지포인트 규모는 2011년 9341억원, 지난해 1조 55억원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8일 발표된 세제 개편안에서 ‘공무원 직급보조비’와 ‘재외근무 수당’을 새롭게 과세 대상에 포함시켰다. 공무원 개인의 통장에 들어오는 소득과 같은 개념이므로 세금을 부과하는 게 타당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공무원 복지포인트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기재부는 “복지포인트는 물품 구매 등에 지출되는 일종의 ‘경비’로, 소득이라고 볼 수 없어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복지포인트는 여행·숙박·레저시설 이용료, 영화·연극 관람료, 학원 수강료, 기념일 꽃배달 요금, 헬스장 이용료, 병원비 등 결제가 가능하다. 따라서 일부 공무에 쓰일 수도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경비와 거리가 멀다. 기재부는 논란이 불거지자 “복지포인트는 복리후생비 성격으로 지급하는 것이라 과세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고쳐 설명했다. 그러나 공무원 복리후생비 성격인 가족수당이나 휴가비 등은 모두 과세를 하고 있어 이 또한 적절한 논리가 성립되지 못한다. 공무원 복지포인트의 과세에 대한 적절성은 둘째치고 민간기업 근로자와의 형평성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복지포인트 제도가 있는 일반 기업의 직원들은 대부분 이에 대해 세금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기업이어도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통한 복지포인트 제공은 비과세 혜택을 받고 있지만 여기에 해당하는 금액은 미미한 수준이다. 대기업의 한 회계사는 “통상 직원들이 인지하지 못하지만 회사에서 복지포인트를 많이 지급하면 그다음 달 월급에서 원천징수되는 소득세가 많아진다”고 말했다. 사실 공무원 복지포인트 과세는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다. 국세청은 8년 전 공무원 복지포인트에 세금을 매겨야 할지 기재부(당시 재정경제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2011년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복지포인트 과세 여부가 논란이 됐을 때 당시 박재완 기재부 장관은 “직급보조비와 복지포인트는 ‘회색지대’에 있다. 실무적으로 비과세로 정리돼 있다”면서도 “국회에서 심층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으며 다시 논의해서 결과에 따라 과세로 할 수도 있겠다”고 답한 바 있다. 공무원 복지포인트는 공무원 1인당 연간 300포인트(1포인트=1000원, 30만원)가 기본적으로 지급된다. 재직기간 1년마다 10포인트 늘고(최대 300포인트 제한), 부양 자녀마다 50포인트를 더 준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중앙공무원 예산만 6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큰 규모”라고 말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현재 공무원들의 연봉 수준이 아직 대기업에는 못 미쳐 고민이 되는 부분은 있지만, 공무원 복지포인트도 소득이므로 원칙적으로 과세를 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세제 전문가는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부농(富農), 종교인, 공무원 직급수당 등 숨어 있는 세원을 많이 발굴했다”면서 “하지만 유사한 복지포인트에 대해 민간 기업의 직장인에게는 소득세를 과세하고 공무원에게는 부과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했다. 그러나 중앙부처의 한 공무원은 “이번 세제 개편안으로 직급보조비와 재외근무수당을 과세로 전환하면서 세금이 크게 늘어날 텐데 복지포인트에 대해서까지 세금을 매기는 것은 너무하다”면서 “과세 필요성이 있다고 해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유엔 이어 EU도 “4년간 2500명 감축”

    유엔에 이어 ‘철밥통’ 유럽연합(EU)도 사상 처음으로 예산 삭감에 따른 직원 감축에 직면하게 됐다. 유럽의회와 EU 각료이사회는 감원과 임금동결 등을 통해 인력 예산을 감축하는 인력 운용안에 합의했다고 EU 전문매체 EU옵서버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향후 4년간 EU 공무원 2500명이 감축된다. 또 2년간 임금과 연금이 동결되고 주당 근로시간은 37.5시간에서 40시간으로 늘어난다. EU 공무원의 봉급에 부과되는 특별세인 ‘연대세’는 지난해 말 폐기됐으나 다시 부활된다. 연대세 세율도 5.5%에서 6%로 인상된다. EU 공무원의 평균 임금은 월 5000 유로(약 740만원)이며 세금은 유럽국 평균 세율보다 훨씬 낮은 20%를 낸다. 이 때문에 독일·영국 총리보다 연봉을 많이 받는 EU 공무원이 3000~4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지난 2월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사상 처음으로 예산안 삭감에 합의했다. EU 정상들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간 예산을 EU 집행위원회 안보다 120억 유로 삭감한 9600억 유로로 결정했다. 이 예산안은 2007~2013년 예산 9900억 유로에 비해 3% 삭감된 것이다. EU 역사상 실질예산이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한번 따면 끝? 철밥통 국가자격증

    국가자격증 가운데 약 60%가 보수(補修)교육 관련 규정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가 지난 6일 민간자격증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가운데 국가자격증도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수교육은 해당 서비스 능력을 지속적으로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필수적 요소임에도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14일 내놓은 ‘면허형 국가자격의 보수교육 실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148개 자격 중에서 66개만 보수교육을 명시하고 있고 나머지는 관련 조항이 아예 없었다. 직업능력개발원의 김미숙 선임연구원 팀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보수교육 조항이 있는 자격은 대부분 국민의 생명·신체·안전과 관련이 있는 것들이다. 핵연료 물질 취급 감독자면허, 방사성물질 취급 감독자면허 등이 이에 포함된다. 하지만 교통안전관리자, 철도운행안전관리자와 같은 직업 역시 국민의 건강과 관련성이 있지만 보수교육 조항이 없었다. 또한 변호사, 변리사, 공인노무사는 보수교육 관련 조항이 있는 반면 유사 분야인 법무사, 세무사, 공인회계사는 이 조항이 존재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보수교육을 이수하지 않았을 때 벌칙조항도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수교육을 명시한 66개 자격 가운데 교육을 이수하지 않으면 과태료(100만~500만원 이하)가 부과되는 자격은 불과 13개에 그친다. 나머지 53개는 제재장치가 없다. 자격에 따라 금액 차이를 보이는 과태료의 분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과태료는 ▲100만원 이하(수의사, 약사, 청소년상담사, 한약사) ▲200만원 이하(공인노무사, 무선통신사, 아마추어무선기사) ▲300만원 이하(사회복지사) ▲500만원 이하(변리사, 변호사, 영양사, 운항관리사, 주택관리사) 등으로 분류돼 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한약사나 약사의 자격이 변리사 자격보다 국민의 생명·건강·안전과 더 관련이 있다는 것이 상식임에도 과태료는 20%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자격의 질적 향상에 대한 요구, 자격 취득자의 평생 학습 등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 지금, 국가자격의 보수교육 제도를 전반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유엔, 사상 첫 대규모 인력 감축

    유엔이 창설 이래 처음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 경제 침체에 따라 유엔 등 국제기구 예산이 축소되는 데 따른 것이지만, 반기문사무총장의 임기 2기 개혁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10일 복수의 유엔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유엔은 최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 감축 규모를 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감축 규모는 본부 기준 260명 선인 것으로 안다”며 “예산 규모가 어떻게 편성되느냐에 따라 인력 감축 규모는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 유엔 본부에는 6600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파견된 직원은 4만명 정도다. 본부에서 260명을 감축할 경우 본부 전체 인원의 4%가 줄어드는 것으로, 이 같은 대규모 구조조정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동안 유엔 내 조직 개편 등에 따른 일부 보직의 정리나 조정은 있었지만 수백명 규모의 감축은 없었다. 유엔이 이처럼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게 된 것은 예산 축소가 가장 큰 이유다. 한 소식통은 “당초 삭감됐던 유엔의 2012~2013년 예산이 전년 회계연도 규모인 54억 달러(약 6조원)로 복원됐다가 회원국들이 다시 1억 달러 이상 감축을 요구하고 나섰다”며 “예산 압박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 카드를 선택한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구조조정의 중심에는 그동안 유엔 개혁을 추진해 온 반 총장이 있다. 반 총장은 2007~2011년 첫 임기에 이어 지난해 시작된 2기에도 유엔 조직의 개혁을 추진해 왔으나 내부 반발에 부딪혀 뜻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개혁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는데 예산 문제에 떠밀려 구조조정을 하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번 구조조정이 반 총장 2기 개혁의 신호탄이 될지는 실제로 인력 감축이 얼마나 이뤄질지에 달려 있다”며 “이번에도 내부 반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엔뿐 아니라 유럽연합(EU)도 예산 삭감에 따른 인력 감축이 예상돼, 유엔발 구조조정이 다른 국제기구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U 소속 직원 3500여명은 지난달 EU의 긴축 정책과 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파업을 단행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고임금에 ‘철밥통’인 EU 공무원의 파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철밥통 본색’ 미래부 그 이름이 부끄럽다

    새 정부 출범 3개월을 앞두고 있지만 공직사회는 제자리를 못 잡은 듯 어수선하다. 일부 부처에서는 여전히 조직 개편에 따른 인사잡음이 이어지는가 하면, 개방형직위제는 ‘겉치레’ 공모로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정규직 공무원에게 줄 보직이 모자란다며 민간에서 영입한 ‘계약직’ 전문가들을 무더기로 퇴출시킨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을 낳고 있다. 다시 한번 공직사회의 ‘철밥통 본색’을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미래부는 2011년에 뽑은 전문가들을 계약해지했거나 해지할 예정이라고 한다. 타 부처 기능이 통합된 미래부에는 현재 보직이 없는 과장급이 14명에 이른다. 반면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영입한 과장급은 8명이다. 이들은 채용 당시 약속받은 ‘5년 보장’은커녕 그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느닷없이 계약 해지 통보를 받고 쫓겨날 판이니 황당할 따름이다. 계약 해지 대상자들은 국과위가 미래부 소속으로 바뀐 뒤에도 생명복지, 미래성장, 과학기술전략 등의 과장직을 수행해 왔다. 미래부의 핵심업무인 R&D 예산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전문성을 살리는 것이 단지 ‘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제 식구를 챙기는 일보다 덜 중요하다는 말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안전행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안행부는 미래부의 전체 정원을 적게 배정한 측면이 없지 않다. 이로 인해 계약직 전문가들이 퇴출 대상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래부가 보직 수를 적정하게 분석했는지도 따져볼 일이다. 이처럼 매끄럽지 못한 사례는 최근 안행부가 부처와 기관에 통보한 신규 9급 등의 인력 배치에서도 드러났다. 미래부 산하의 한 기관에서는 정확한 수요 분석 없이 떼밀듯 인력을 배정해 인력이 남아돈다는 말도 들린다. 정부조직 개편이 지연되면서 부처 간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우려된다. 개방형직위제가 유명무실해지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공모절차 없이 내부 인사를 특정한 자리에 임명하는가 하면, 내정 상태에서 공개모집 공고를 낸 곳도 여럿 있다고 한다. 미래부는 다음 달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두 축인 기초과학과 방송통신분야 인력 30%를 섞어 창조경제 마인드를 조직에 스며들게 하겠다는 포석이다. 조직 개편과 함께 이들 계약직 민간 전문가들의 그간 성과를 면밀히 심사평가해 재계약 여부를 다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이번 사태는 공직사회에 미만한 뿌리 깊은 집단이기주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래부는 새 정부의 으뜸 정책기조인 소통과 협업을 전파하는 핵심 부처로서 제 이름값을 다하기 바란다.
  • [사설] ‘대학의 죽음’ 부르는 교수사회 도덕불감증

    지식인의 위기다. 지금 우리 사회의 지식인, 특히 대학교수들은 과연 학문 공동체, 지성 공동체의 일원으로 제 기능을 다하고 있는가. 거짓과 불의를 용납하지 않는 도저한 비판정신을 찾아볼 수 없다면 진정한 지식인, 진짜 교수라고 하기 어렵다. 안타깝게도 우리 주위에는 무늬만 그럴듯한 ‘유사 교수’들이 넘쳐난다. 교수사회의 표절은 새삼 거론하기도 민망할 정도다. 그제 교수신문이 전국 4년제 대학 전임교수 6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대학교수 중 86%가 동료 교수의 표절행위를 조용히 처리하거나 묵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적 발언에는 그토록 비판의 날을 세우면서 자신이 속한 사회의 지적 절도행위에 대해서는 눈을 질끈 감고 있다니 야누스의 몰골과 다를 게 없다. 지난주에는 어느 대학 교수가 표절을 비판하는 글을 쓰면서 남의 글을 훔쳐 써 망신을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 이쯤 되면 표절불감을 넘어 표절망국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서울대가 연구윤리 규정을 대폭 강화키로 한 것이나, 고려대가 석·박사 논문 표절 검증 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은 대학 사회의 표절을 막기 위한 필요 최소한의 조치라고 본다. 하지만 당사자 개인의 지적 각성이 전제되지 않는 한 표절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 학문하는 것 자체가 좋아서 교수직을 택한 이들이라면 표절을 하라고 해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밀린 숙제하듯 마지못해 쓰는 ‘논문 아닌 논문’이 굴러다니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더욱 엄정한 표절기준을 마련하고 학위논문심사위원회 설치 등 제도적 개선책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 교수사회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교수들 스스로 ‘무분별한 정치 참여’를 꼽은 이번 교수신문 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학의 죽음’의 주된 원인이 지각머리 없는 폴리페서 행태임을 자인한 셈이니 부끄러워해야 마땅한 일 아닌가. 철밥통 같은 교수 자리를 베이스 캠프 삼아 끊임없이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정치교수들에 대한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 ‘폴리페서금지법’이 시급하다. 이 땅의 많은 교수들은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한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 日 공무원 철밥통 깨질까

    ‘공무원 킬러’ 하시모토 도루 일본 오사카 시장이 공무원들의 철밥통 깨기에 나섰다. 하시모토 시장은 그동안 공무원의 급여와 퇴직금을 삭감하는 것은 물론 평가가 좋지 않은 공무원을 인사 조치하는 등 공직사회에 메스를 가했다. 실제로 2008년 오사카부 지사에 취임한 하시모토는 공무원의 임금과 단체 보조금을 삭감해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오사카부를 취임 2년 만에 흑자 상태로 전환시켰다. 이 덕분에 대중적 인기를 얻은 하시모토 시장은 지난 1일 공무원의 직급 강등과 연공서열 파괴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공무원의 신분이 보장돼 강등이나 면직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개정안을 밀어붙일 태세다. 하시모토 시장이 추진하는 개혁안에는 ▲면직 규정 재검토 ▲ 연공서열 급여 체계 재검토 ▲인사평가 제도 엄격화 ▲낙하산 인사 규제 강화 등이 포함됐다. 이처럼 하시모토 시장이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공무원 개혁안을 들고 나온 것은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를 겨냥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54석을 얻어 제3당이 된 일본유신회를 명실상부한 제2당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참의원 선거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국민이 공감하는 공무원 개혁안을 들고 나오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참의원 선거에서 제1당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자민당의 ‘보완 세력’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여겨진다. 그는 지난달 30일 오사카에서 열린 당 대회에서 “공무원법 개정은 우리 당의 공약 중 큰 핵심이다. 자민당이 할 수 없는 것을 우리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열린세상] 미국 의대의 경쟁력과 우리 의대의 현실/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열린세상] 미국 의대의 경쟁력과 우리 의대의 현실/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 학장

    매년 전세계 대학의 순위를 발표하는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가 지난주에 2013년도 미국 의대 순위를 발표했다. 하버드, 스탠퍼드, 존스홉킨스 의대가 1~3위를 차지했다. 평가의 기준은 학생 선발 및 합격률, 다른 의대 학장에 의한 평판, 미국국립보건원(NIH)의 연구비 규모, 교수 대비 학생 비율 등이다. 이와 같은 기준을 국내 대학에 적용했을때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과연 몇 위 정도일까? 학생 선발 기준이나 교수와 학생 비율은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나 외국 의대 학장의 평판과 NIH 연구비 규모 면에서는 미국 중위권 대학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지난주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의 주요 의대를 방문해 학생 교환 및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학장들과의 면담과 방문 경험을 통한 미국 상위 의대의 경쟁력을 두 단어로 표현하면 ‘자율과 무한경쟁’이다. 뉴욕에 있는 마운트 사이나이 의대는 좋은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대학 2학년 때 우수 학생을 우선 선발한다. 이때의 선발 기준은 리더로서의 자질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우선적으로 본다. 동부의 명문 코넬 의대 학장은 지난해 선발한 학생 중에는 전문 탭댄서로 16년간 일한 학생과 미술을 전공한 학생이 포함됐다고 했다. 컬럼비아 대학은 예술과 의학을 복합으로 전공하는 의사-석사(MD-MSc) 과정과 매년 한 학년의 10%에 해당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의사-박사(MD-PhD) 연계 학위 과정을 통해 의과학자 리더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의대 교육 과정도 대학의 특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한다. 컬럼비아 의대는 해부학 실습에서 전체 의대 학생이 직접 시신 실습에 참여하는 전통적인 수업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UCLA대학은 전문 조교가 인체 구조물을 찾아내면 학생이 관찰하는 것으로 해부학 실습을 대체하고 있다. UCLA 교육부학장은 전문 조교의 도입 이후 해부학 실습 강좌 만족도가 훨씬 높아졌다고 한다. 이렇게 미국 명문 의대는 학생 선발에서뿐 아니라 의과대 커리큘럼도 대학의 사정에 맞게 다양한 강좌와 복합 연계 학위 과정을 통해 학문의 자율성을 유지하는 것이 그들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컬럼비아대 개교 150년 만에 한국인 최초로 정형외과에서 정년 보장을 받은 이영인 교수는 현재의 위치에 오게 된 것을 무한 경쟁에서의 생존이었다고 표현했다. 정년 보장을 받는 과정에서 연구 업적에 대한 평가는 물론이고 NIH에서 주는 연구비에 대한 평가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연구비가 없으면 아무리 정년이 보장되어도 본인의 봉급을 만들 수가 없어서 학교를 떠나야 된다고 한다. 정년 보장을 받은 이후에도 교수들의 학문 및 연구에 대한 경쟁은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국내 대학도 최근 정년 보장에 대한 강화와 경쟁 체제가 도입되었으나 ‘대학교수는 철밥통’이라는 얘기는 아직도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 간의 경쟁도 상상을 초월한다. 뉴욕의 유대인계 의대인 마운트 사이나이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는 학생 선발이나 장학금 수혜율 등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아인슈타인 대학은 지난주 의대 랭킹에서 30위권에 머물렀지만 연구중심 의대로 발돋움하기 위해 MD-PhD 과정에 들어온 학생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을 주고 있다. 코넬 의대가 MD-PhD 학생들 중에서 40%만 장학금을 주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학교의 명예와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 의대협의회에서는 8년에 한 번씩 미국에 있는 140여개의 전체 의대를 평가한다. 올해 평가에서 1개 의대가 인증 탈락의 위기에 처해 있고, 13개 의과대학이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미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이 의대를 선택한다. 하지만 미국 대학이 우리의 의대와 다른 것은 의과대 학생들이 사회의 리더가 되고 학문 발전의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이끌어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이제는 우수한 의대생들이 미래를 창조하는 의과학 선도자가 돼 다음 세대 신성장 동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대학과 정부가 다 같이 힘을 모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 [사설] 신입생 못 채우는 카이스트 환골탈태해야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올해 신입생 등록률이 1971년 개교 이래 가장 낮은 84%로 떨어졌다. 사상 처음 추가 모집까지 나섰지만 850명의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다른 대학들의 추가합격 발표가 끝나면 등록을 취소할 수도 있어 최종 등록률은 더 낮아질지도 모른다. 카이스트의 등록률은 지난해에도 89%로, 2008년 106%를 기록한 이후 80~90%대를 맴돌고 있다.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요람이라는 명성을 누려온 특별한 대학이 이러다가 그렇고 그런 대학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카이스트는 과연 이 같은 위기의 본질을 똑바로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추가모집 미달사태까지 부른 카이스트의 수모는 갈수록 심화되는 이공계 기피현상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걸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서울대·포항공대 등 경쟁 대학들이 장학금 지급을 늘린 데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적어도 세계 초일류를 지향하는 대학이라면 스스로 부끄럽게 여겨야 할 대목이다. 그런 안이한 자세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요원하다. 한때 대학 개혁의 전범으로 꼽힌 ‘서남표 신드롬’의 명암만 제대로 관리했어도 카이스트의 오늘은 이렇게 초라하지 않을 것이다. 서남표 총장의 ‘불통’ 리더십은 끝없는 학내 갈등을 불러왔다. 하지만 교수 정년 심사를 강화해 ‘철밥통’ 교수사회를 흔들어 깨운 것은 누가 뭐래도 개혁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획기적 조치였다. 100% 영어수업 또한 현실 부적합성과는 별개로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교육실험이라고 할 수 있다. 나름의 성과도 거뒀다. 학생도 교수도 고달팠지만 카이스트의 세계 대학순위는 꾸준히 상승했고 기부금 또한 크게 늘었다. 서남표식 개혁은 절반의 성공이자 절반의 실패다. 이공계 기피 풍조를 탓하고 장학금 타령을 하기 전에 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 냉철히 돌아봐야 한다. 카이스트는 모레 이사회를 열어 신임 총장을 선출한다. 세계적인 과학기술 연구중심 선도대학으로 거듭나게 할 책무가 그에게 있다. 좋은 게 좋다는 식의 현실 안주는 금물이다. 학내외에 만연된 신뢰의 위기를 극복하고 못다한 개혁을 완수하는 것만이 카이스트의 명예를 회복하는 길이다.
  • 공무원 보수 들여다보니

    공무원 보수 들여다보니

    많은 돈을 벌겠다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5년 전, 9급 공무원에 입직한 나꼼꼼(32)씨는 박봉에 푸념한다. 3년 전 결혼해 예쁜 아이도 낳았고, 주변에서는 ‘철밥통’이라 부르며 시샘 반, 부러움 반의 시선으로 바라보건만 속은 타들어간다. 9급 5호봉인 나씨의 기본급은 146만 9800원으로 지난해보다 4만 6800원 올랐다. 여기에 정근수당 50%, 명절수당 120%와 매월 나오는 정액급식비 13만원, 직급보조비 10만 5000원, 가족수당 아내 4만원, 아이 2만원 등 6만원을 더해 연봉 개념으로 따져야 2370만원이다. 지난해보다 56만 1600원 오른 셈이다. 매월 시간외 근무수당 10만~20만원과 연초 성과상여금 100만원 안팎을 더해야 빠듯하게 살림이 가능하다. 그래도 출근해 꼼꼼히 업무를 처리하고, 민원인을 만난다. 나씨는 공무원이니까. 정부가 3일 발표한 공무원 보수를 보면 하위직은 여전히 짜다. 그나마 5급 공채로 들어온 사무관은 나씨처럼 5년쯤 지나면 기본급 240만원에 정근수당, 매달 정액급식비 13만원, 직급보조비 25만원이 나오니 연봉은 3864만원 남짓이 된다. 다만 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경우 학비보조수당이 나오고, 위험직무수당 등이 별도로 나온다. 또 소속기관별, 근속연수별, 부양가족별로 사용할 수 있는 액수는 다르지만 도서, 안경, 등산화 등을 구입할 수 있는 1년 30만~50만원 정도의 복지카드가 있다. 행안부 한 주무관은 “정년이 보장되고, 공무원연금을 받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축복받은 직업임에는 틀림없지만 당장 박봉으로 살림을 꾸려가야 하니 팍팍한 것은 분명한 현실”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대통령, 장·차관 등을 민간업체 임원들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올해 받는 총연봉은 2억 3251만원이다. 지난해에는 2억 2637만원이었다. 장관급은 1억 2621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70만원 많아졌다. 차관급은 1억 1956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40만원 많아진 셈이다. 이번 보수·수당 규정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군인 사병월급과 각종 수당 신설이다. 일병에서 병장까지 모두 20%씩 올랐다. 어차피 쥐꼬리지만 그나마 현실에 근접했다. 또 헌병대 소속 군교정시설 근무자에게는 월 17만원의 특수직무수당이 새로 만들어졌다. 또 국립극장 공연무대 제작 공무원에게도 월 2만~3만 5000원의 특수직무수당이 신설됐다. 업무특성상 고압·고열이나 유해물질 등에 상시 노출된 관용차량 정비자에게는 장려수당이 지방자치단체 조례를 통해 새로 지급된다. 보건의료직 공무원에 대한 의료업무 수당은 월 5만원에서 조례로 정하는 금액으로 인상된다. 해양고 실습용 선박 상시근무자에게는 월 5만원의 위험근무수당이 새로 생겼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4) 출입국관리직 9급 합격 김거중씨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4) 출입국관리직 9급 합격 김거중씨

    “기업에서는 고졸 공채와 대졸 공채를 따로 뽑는데, 유리천장이 있어요. 사원식당에서 대졸 관리자와 고졸 생산직은 겸상을 안 해요. 공무원 시험은 나이도 보지 않고, 정확하게 자기가 공부한 것으로만 평가하기 때문에 공정하다고 생각해서 응시하게 됐습니다.” 김거중(25)씨는 올해 9급 공무원 공채시험 출입국관리직에 합격해 경기 용인시 법무연수원에서 연수를 마쳤다. 내년 1월 2일 시보 발령을 받게 된다. 전남 순천 효천고등학교를 졸업한 김씨는 모대학 법학과에 1년 정도 다니다 군복무를 마쳤다. 대학을 계속 다녀도 희망이 없다는 생각에 자퇴하고 낮에 배관공 일을 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수험기간은 모두 1년 반 정도다.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김씨를 만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비법을 들어보았다. “회사에 다니면서 공부할 때는 오후 5시쯤 집에 들어오면 7시까지 씻고 저녁을 먹고 나서 매일 밤 11시까지 하루에 한 과목씩 공부했습니다. 9급 공무원 시험은 다섯 과목을 보니까요. 토요일에는 아침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집이나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했고, 일요일에는 쉬었습니다.” 김씨는 필수과목인 국어, 영어, 한국사와 출입국관리직 선택과목인 행정법과 국제법 다섯 과목의 시험을 치렀다. 그는 다섯 과목 가운데 영어가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영어는 7~9급 공무원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 대다수가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영어는 1년 반 동안 공부하면서 점수가 5점 올랐어요. 행정법과 국제법은 70~80점 올랐는데. 영어를 20년 가까이 배웠는데도 어려웠습니다. 출제위원들이 좀 치사하게 느껴질 정도로 일부러 틀리라고 내는 문제도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풍토병’이란 단어는 한국어로도 모르는데 영어 시험에 나왔어요.” 행정법과 국제법은 아예 모르니까 어렵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고 한다. 오히려 몰랐던 만큼 책을 보면 성적이 쑥쑥 올랐다. 대학을 1년 정도 다니긴 했지만, 거의 수업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도움이 되진 않았다. 군대에서 행정병으로 일했던 것이 많이 도움됐다고 김씨는 털어놓았다. 밤에 전깃불이 있고 따뜻한 데서 일하니까 일과가 끝나면 영어 단어를 조금이라도 볼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영어 공략법에 대해서는 “포기는 빠를수록 좋아요. 절대로 맞힐 수 없는 문제가 2~3개 있는데 영어는 만점이 85점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과목을 더 열심히 하는 것이 나아요.”라고 조언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내신 성적이 398명 가운데 380등 정도로 좋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좋은 대학을 못 갔기 때문에 ‘그냥 대학 다니지….’란 말을 들을 때마다 학벌이 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바텐더, 술집 매니저, 배관공, 일용직 근로자, 에어컨 설치 보조 등 다양한 사회 경험을 쌓으면서 ‘평등한 기회’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됐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학벌을 제외하고 정당하게 평가받는 건 공무원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경기 부천에서 친구와 자취하면서 서울 노량진의 공무원 시험 대비 학원에서 넉 달 동안 수업을 들었다. 노량진 학원에 다닐 때는 수험생활에 찌든 사람들을 보는 게 오히려 힘들었다고 김씨는 이야기했다. 그리고 노량진의 컵밥이 맛있게 느껴지고 노량진 생활이 익숙해지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컵밥은 노량진 학원가의 명물 음식으로, 바쁘고 돈 없는 수험생을 위해 밥과 반찬을 컵에 섞어 싸게 판다. “노량진 학원가는 ‘노량도’라는 섬으로 불리기도 해요. 합격배를 타고 나가야 합니다. 노량진은 물가가 싸기 때문에 공부하는 게 재밌고 편하다고 주저앉으면 안 돼요.” 김씨가 국어와 한국사를 공부한 과정은 재미있지만 눈여겨볼 만하다. 일상 생활과 공무원 시험 공부를 접목시켰다. 국어 공부는 노래방을 자주 가면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9급 시험의 국어 과목에는 생활 국어가 꼭 나오는데 이번에는 국어사전의 배열 순서가 출제됐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리모컨이 아니라 책으로 찾은 덕을 톡톡히 봤단다. 한국사는 사극의 열혈팬인 어머니와의 대화가 큰 밑천이 됐다. 김씨의 어머니가 역사드라마를 볼 때마다 악당들 욕을 했는데, 실제로 아자개란 악역이 문제로 나와 도움이 됐단다. 하지만 사극은 시간 날 때나 봐야지 공부는 하지 않고 드라마만 보면 안 된다고 김씨는 덧붙였다. 면접은 하나의 잘 짜인 연극과 같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 면접 준비팀을 직접 조직해 실제 면접처럼 준비했는데, 같은 팀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합격했다고 한다. “출근카드를 찍는 줄이 밀렸는데 출근 시간은 2분밖에 남지 않았다. 어떻게 하겠는가?”란 질문에 “최대한 빨리 출근카드를 찍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더니 일찍 출근할 생각은 없느냐는 반박 질문이 면접관으로부터 날아왔다. “꼭 일등으로 출근하겠다.”란 패기와 재치가 넘치는 김씨의 대답에 결국 면접관도 흡족한 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법무연수원의 교육 과정도 그에게 큰 자극이 됐다. “보통 공무원이라고 하면 철밥통, 복지부동, 무사안일을 이야기하는데 절대 아니고,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더 노력하면 더 쓰임이 많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외국어 능력이 되면 해외 영사로도 파견 나갈 수 있고, 출입국관리직 공무원이 성실하게 일하면 오원춘 사건과 같은 외국인 범죄도 예방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부모님은 김씨에게 대학을 다시 가라고 했지만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는 빠른 길이 있다.’며 오히려 그가 부모님을 설득했다. 돈이 없어 책을 못 사볼 때 적금을 깨서 도와준 친구 백수민씨도 고마운 존재다. 내년부터 고등학교 교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도입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기존 수험생은 지옥문이 열린다고 걱정한다. 김씨는 시험에 일찍 합격해서 손해 보는 기분은 없느냐는 질문에 “군대가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다시 가고 싶지는 않다.”며 씩 미소 지었다. “고졸이라고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면서 남들보다 빨리 출발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인생은 곱셈으로 자신이 ‘0’이 아니라 ‘1이나 2’를 갖고 있어야 합니다.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한 조언을 남긴 김씨는 발령받기 전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무료 과외를 할 계획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3) 특성화 공직설명회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3) 특성화 공직설명회

    “1980년대만 하더라도 9급 공무원 합격자의 과반이 고졸자였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5%를 넘기지 못합니다. 9급 공무원의 직무가 어려워진 것일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지난 14일 인천시 샛골로 인천중앙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열린 공직설명회에는 1학년생 270명, 2학년생 280여명이 몰려 행정안전부 조재운 사무관의 ‘공무원이 되는 길’에 대한 설명에 귀를 쫑긋 세웠다. 행안부는 매년 3월과 11월 전국 고교와 대학교에서 공직설명회를 여는데, 이번 달에는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26개 고교를 중심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 인천중앙여상은 회계 특성화고인 만큼 설명회가 끝나고 나서 이어진 질문과 답변 시간에서 학생들은 “9급 공무원 1호봉의 연간 총보수인 1900만원은 세전인가요, 세후인가요?”라는 물음부터 던졌다. 조 사무관은 웃으며 아쉽게도 세금은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중앙여상에서는 올해 한 명이 지역인재 추천채용제를 통해 11.9대1의 경쟁률을 뚫고 회계분야 9급 일반직 공무원에 합격했다. 3학년 선배의 합격 소식에 들떴던 1, 2학년생은 지역인재 추천채용제뿐 아니라 국가직 및 지방직 9급 공무원도 고교 교과목 선택과목 확대로 고졸에게 문이 활짝 열렸다는 소식에 크게 고무됐다. 조 사무관은 “공무원을 흔히 ‘철밥통’이라고 하는데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의무와 신분 보장 때문에 그런 말이 붙었다.”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에서 공무원의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정치에서 독립되어 안정적으로 국민을 위한 일을 하라는 뜻”이라고 공무원의 의미부터 설명해 나갔다. 그리고 최근 정부에서 공무원으로 원하는 인재상은 전문지식과 기술을 갖춘 전문형 인재이자 국민에 대한 사랑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평생 직장에서 평생 직업으로, 연공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 학연과 지연은 일 중심으로, 표준형 인재는 전문형 인재로 바뀐 공무원의 변화도 학생들에게 알렸다. 공직에 일찍 진입한 고졸자는 대졸자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조 사무관은 밝혔다. 예를 들어 고교를 갓 졸업하고 9급 공무원으로 4년간 일하며 방송통신대를 졸업한 A군과 대학을 졸업하고 갓 9급 공무원이 된 B양을 비교해 보자. A군과 B양은 동갑이다. 하지만 A군이 9급에서 7급 공무원으로 승진했을 때 갓 9급 공무원이 된 B양은 보수 및 연금이 A군보다 훨씬 적다. 승진도 A군이 빠르다. 방송통신대를 졸업한 A군은 대학등록금도 정부 지원을 받아 0원이 들었지만, B양은 등록금으로 약 3000만원을 대학에 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A군은 군대 걱정도 없다. 군 복무에 따른 휴직을 보장하기 때문에 군대를 다녀와서도 계속 공무원으로 일한다. 또 공무원으로 일할 때 경력을 살려 특수병으로 군대에 갈 수도 있다. 복무기간 동안 호봉도 인정되어 군에 갔다 오면 2호봉 정도가 오르게 된다. 고졸이 성공할 수 있는 세상에서 특히 공무원이 유리한 점은 학력이 아닌 능력에 따라 일할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조 사무관은 밝혔다. 1973년부터 공무원 공채시험 응시자격에서 학력제한이 사라졌고, 2005년부터 공무원 응시원서를 접수할 때 학력을 쓰는 난도 없다. 면접도 필기시험 점수를 면접관이 알지 못하는 무자료 면접으로 시행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는 공무원의 보직관리 기준 가운데 학력 요건이 삭제됐다. 또 고졸 공무원에게 방송통신대 등 대학 수학 기회를 제공해 2010년 2684명의 공무원이 못다 이룬 학업의 꿈을 성취했다. 공무원의 승진은 근무성적과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2013년 국가직, 지방직, 소방직 9급 공무원은 사회, 과학, 수학과 같은 고교 교과목으로 시험을 치르고 공무원에 임용될 수 있다. 경찰 공무원은 2014년부터 고교 과목을 선택 과목으로 확대한다. 공무원의 전문성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행정학개론, 행정법총론 등 고교 때 배우지 못했던 과목이 9급 시험에 들어가면서 고졸이 합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조 사무관은 “대한민국 9급 공무원 업무는 고졸자 학력이면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고교생이 공무원이 되는 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9급 공무원 공채에 합격하거나 추천채용제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추천채용제는 지역인재 추천제와 기능인재 추천제가 있는데, 기능직 공무원이 2014년부터 일반직 공무원으로 통합되는 만큼 내년부터 기능직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되는 기능인재 추천제는 유명무실해진다. 9급 공무원 공채시험은 내년 7월 27일 국어·영어·한국사 필수 3과목과 고교 교과목인 사회·과학·수학 가운데 2과목을 골라서 응시하면 된다. 면접은 개별면접으로 25분간 시행된다. 올해 국가직 9급 선발인원은 2180명이었지만, 내년에는 세 대선 후보의 공약 등을 검토해 보면 선발 인원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고졸로 9급 공무원이 됐지만 학력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한다면, 방송통신대학·야간대학·사이버대학 진학 등을 통해 실무경험과 학업을 동시에 쌓을 수 있도록 나라에서 지원한다고 조 사무관은 설명을 이어 나갔다. 욕심을 낸다면 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해 석사 학위를 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무원이 교육을 받는 것은 그만큼 국민에 대한 서비스의 질이 높아지는 것을 뜻한다. “사무실에 있다 보면 ‘제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경력이 있는데 공무원으로 채용될 수 있을까요’와 같은 문의 전화가 많이 옵니다.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비록 죄를 지었더라도 죄를 지은 만큼 죗값을 치렀다면 공무원이 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구류·벌금·과태료·신용불량자는 공무원 임용의 결격사유가 아닙니다.” 조 사무관은 대학 신입생이 공무원이 되었는데 학업을 계속하고 싶다면 임용 유예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9급 공무원으로 합격했다면 2년간 임용유예를 할 수 있다. 정부는 고졸 9급 공무원이 앞으로 많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며 사이버대학 및 야간대학과 교류협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조 사무관은 말했다. 인천중앙여상 학생들은 “면접은 어떻게 보나요?” “한국사를 외우는 비법은 없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공직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글 사진 인천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철밥통 끼고 앉아 뭐할 건데? 공무원 현실 안주땐 미래 없어”

    “철밥통 끼고 앉아 뭐할 건데? 공무원 현실 안주땐 미래 없어”

    흔히 공무원이란 직업의 안정성을 비꼬아 사람들은 ‘철밥통’이라고 말한다. 여전히 많은 젊은이들은 회사 망할 리 없고 짤릴 리도 없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몇 년씩 머리를 싸매고 책을 판다. 그런 각고의 과정 끝에 철밥통을 꿰찬 신입 공무원들에게 저자는 묻는다. “철밥통 끼고 앉아 이제는 뭐할 건데?”라고. 심제천 서울시 관악구 홍보전산과장이 쓴 ‘공무원, 안주(安住)는 독(毒)이다’(수리원 펴냄)는 이렇게 던진 화두를 풀이법으로 다룬 30년 선배 공무원의 공무원 생활 안내서다. 310여 페이지 분량의 책에는 공무원의 존재 이유, 공직에 대한 자기 인식 등 공직 철학에서부터, 업무 능력 향상, 지방행정 트렌드 등 실무적 성격의 내용까지 총망라하고 있다. 여기다 특히 공무원 사회의 권력관계와 그 사이에서의 자기관리, 공무원으로서 행복한 생활을 만들어 가는 법 등 오랜 경험 없이는 얻을 수 없는 알짜배기 지식들도 충실히 전하고 있다. ●공직철학·실무·행복 비결 등 망라 심 과장은 후배들에게 공무원의 ‘철밥통’ 의식을 깨는 데서부터 시작하라고 말한다. 현실 안주를 경계하라는 뜻의 책 제목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그는 “공무원이 생각 없이 봉급 받고 시키는 대로만 일하면, 결국에는 자기 발전도 삶의 재미도 또 우리 사회의 희망도 없다.”며 “부단히 정진하며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일들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배우지 않으면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사고가 경직돼, 결국 무사안일주의라는 비난을 받게 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심 과장은 매년 상당수 젊은이들이 공무원으로 사회 첫발을 내딛고 있지만 회사원들과 달리 마땅한 자기계발서가 없는 현실이 아쉬워 이 책을 냈다. 3년 전부터 자료를 모았고, 본격적인 집필은 지난해 시작했다. ●피동적이면 본인·사회 희망 없어 그는 “스스로의 공직생활을 얼마나 잘했는가 하는 평가는 두렵지만, 내 스스로 어려웠던 일, 쓰게 들린 말들은 후배들에게도 좋은 약이 될 거라 생각했다.”며 “동료들의 지적과 제안을 받아 더 좋은 책들을 써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심 과장은 1961년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1982년 경남 삼천포시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시 관악구로 전입해 난곡동장, 도서관과장 등을 역임했다. 2006년 국무총리 모범공무원으로 선발됐으며, 재직 중에 작은 도서관을 주제로 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한 학구파 공무원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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