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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대 할아버지 이웃 할머니 구하려 철길로

    70대 남성이 열차 선로에 떨어진 60대 이웃주민(여성)을 구하려고 철길로 뛰어들었다가 함께 열차에 치여 숨졌다. 23일 오전 8시13분께 부산 부산진구 부전역에서 800m쯤 떨어진 지점 동해남부선 철길에서 A(63·여)씨와 B(70)씨가 포항발 부산행 1761 무궁화호에 치였다. 이 사고로 B씨는 현장에서 숨지고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목격자들은 “철로에 떨어져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A씨를 본 B씨가 철길로 뛰어들었고, A씨를 부축해 밖으로 나오려다 열차에 부딪쳤다”고 진술했다. 철길 근처에서 거주하며 홀로 사는 A씨와 B씨는 옆집에 사는 이웃으로 평소 친하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나는 순간에도 B씨가 A를 보호하려고 A씨를 감싸며 열차에 부딪쳐 충격을 더 받았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사고가 난 곳은 철로 양쪽 땅이 3m가량 언덕을 이루고 있어 일반인들의 발길은 없는 곳이다. 경찰은 언덕위에 텃밭이 있는 점으로 미뤄 A씨가 이곳에서 작업하다가 철로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목격자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륙철도·북극항로 ‘꿈’ 실현될까… 北 태도 변수

    박근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꿈의 실크로드’로 불리는 유라시아철도와 북극항로가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회담에서 “개인적으로 부산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철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꿨다”면서 “두 나라 관계 강화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는 한국의 러시아 경협, 특히 극동 개발에 참여하는 것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생각”이라면서 “북극항로 협력이라든가, 극동 개발과 관련해 금융 협력 등도 검토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또 북극항로 개척을 위해 처음으로 우리 업체가 임차한 내빙선(耐氷船·수면의 얼음이나 빙산에 부딪쳐도 견뎌 낼 수 있는 단단한 배)이 오는 1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부근에서 출발한다고 소개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새로운 물류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한·러 양국의 이해는 어느 정도 맞닿아 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새로운 철길과 뱃길이 뚫리면 물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한반도 개발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철길과 연계한 가스관 건설, 북극 주변 자원 개발 등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러시아 역시 사할린과 시베리아를 비롯한 극동 지역을 개발하는 이른바 ‘신(新) 동방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북한 변수가 중요하다. 철도 건설 등은 북한의 동의 없이는 추진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정치적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양국 정상은 또 북한 나진항 현대화, 한·러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의 문제도 논의했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등 새 정부의 외교 기조를 설명하고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러시아의 협조도 당부했다. 이로써 박 대통령은 한반도 주변 4강 중 일본을 제외한 3강과 정상회담을 마쳤다. 윤 장관은 “올해 말 이전에 푸틴 대통령이 방한하는 쪽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경의선 철길, 꽃길로 변신

    경의선 철길, 꽃길로 변신

    16일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공원에서 교사와 함께 산책을 나온 어린이들이 활짝 핀 코스모스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원주 레일바이크 불법 운영… 경찰 수사 착수

    강원 원주 중앙선 철길 폐선 구간에서 운영 중인 레일바이크가 시설 사용 허가 없이 불법 운영 중인 것으로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원주시에 따르면 경찰이 중앙선 폐선 구간인 간현역~판대역(6.8㎞) 구간을 활용해 지난달 8일부터 체험관광 사업을 하는 E산업을 관계 공무원의 묵인 아래 사용 허가 없이 불법 영업을 한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레일바이크 영업은 관광진흥법상 유원지로 분리돼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시설 사용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E산업은 이 같은 절차 없이 지난달 초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특히 관광시설은 방문객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지자체 시설 검증과 승인 절차 없이는 체험관광 사업장 운영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E산업은 2인승과 4인승 120대의 레일바이크를 이용해 불법 운행하며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E산업이 레일바이크 운영 허가를 받으려면 현 철도시설·농지 등으로 분류된 용지를 도시계획상 공원·유원지로 변경해야 하지만 절차가 까다롭고 단기간 해결이 불가능하자 불법 운영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레일바이크 사업 유치에 적극 나섰던 원주시는 E산업의 불법 운영이 문제가 되자 뒤늦게 영업정지 등 행정제재 조치를 취했다. 시 관계자는 “원주 레일바이크는 관광진흥법상 설치가 불가능한 용지로 분류돼 있어 시설 사용 허가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레일바이크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상 문제를 비롯해 시설부지의 용도 변경 없이 레일바이크를 불법 운행한 경위, 담당 공무원의 불법 영업 행위 묵인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 수사가 이뤄지면서 레일바이크를 운행 중인 다른 지역까지 파장이 확산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한국철도시설공단과 해당 업체에 5차례나 도시계획 변경 요청을 했고 두 차례에 걸쳐 운행 정지 조치를 취하는 등 계도해 왔다”고 말했다. 원주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동화같은 기차여행

    동화같은 기차여행

    동화같은 기차여행 시속 300km의 고속철도가 등장했어도 여전히 기차여행은 낭만으로 통한다. 철길 소리를 들으며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그런 낭만이 그리워질 때쯤 O-train과 V-train에 몸을 실었다. 기차 타고 수채화 속으로 명절마다, 방학마다 고향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타는 친구들과 달리 내게 기차는 언제나 ‘여행’이었다. 당연히 항상 설렘을 동반했다. 부산으로 가는 KTX에 처음 올랐을 때처럼, 남자친구의 손을 잡고 춘천행 ITX청춘열차를 탔을 때처럼 기분 좋은 기대감을 안고 아침 일찍 O-train중부내륙순환열차에 올랐다. 코레일의 첫 번째 관광전용 열차로 탄생한 O-train은 중부 내륙 3도강원·충북·경북 257.2km를 동그랗게 하나로 잇는 순환열차다. 과거 우리나라 근대화와 산업화의 대동맥 역할을 했던 중부내륙 철도는 경제발전과 함께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내륙지방의 수려한 자연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관광지로서의 가치가 높다. O-train은 다람쥐를 닮은 동글동글한 외관과 유럽 특급관광열차처럼 꾸민 목조 느낌의 객실로 여행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창밖 풍경과 마주하고 앉을 수 있는 전망석부터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도록 좌석마다 설치해 둔 콘센트까지 여행객을 위한 소소한 배려가 엿보였다. 도시락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첫 번째 목적지인 경북 봉화 분천역에 도착했다. 체르마트를 닮은 분천 “외국에서 왔어요?” 분천역 앞에서 고운 얼굴의 할머니 한 분이 말을 건네신다. 마을에서 못 보던, 카메라를 들고 머리에 선글라스를 얹은 젊은 처녀가 신기하셨나 보다. 그도 그럴 것이 인구 20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분천역 인근 마을에는 할머니·할아버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시골마을의 작은 역사는 스위스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다. 한국-스위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 이벤트의 주인공이 분천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깨끗한 강과 산, 소박하고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기 때문. 스위스 풍으로 곱게 꾸며진 역의 모습도, 정답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주민들의 포근한 표정도, 작은 시골길을 걷는 고양이의 뒷모습도 모두가 그림 같았다. 분천역은 O-train과 V-train백두대간협곡열차의 환승역이다. 분천역에서 갈아탄 V-train은 중부내륙지역 백두대간 협곡의 가장 아름다운 구간분천·양원·승부·철암 27.7km을 하루 3번 왕복 운행한다. 바깥 풍경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시속 30km로 천천히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프랑스 디자이너인 펠릭스 부코브자Felix Boukobza의 작품인 백호 무늬의 기관차와 진달래색 열차의 앙증맞은 모습은 동화 속 기차를 탄 듯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열차가 출발했다. 철커덕~ 철컥, 철커덕~ 철컥…. 정겨운 기찻길 소리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차창을 통해 기분 좋은 바람이 불었다. 밖으론 수채화 같은 풍경이 쉼 없이 펼쳐졌다. 작은 터널을 지날 땐 열차 안을 수놓은 귀여운 야광별 스티커가 반짝반짝 빛났다. 어릴 적 꿈꿨던 기차여행이 이곳에 현실이 되어 있었다. 이야기가 있는 시골역 V-train의 다음 기착지는 양원역. 양원역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 역사다. 1955년 영동선이 개통됐지만 양원역 인근 원곡마을에는 역사도, 기차도 없었다고 한다. 때문에 이곳 주민들은 분천역 또는 승부역에 내려 양원까지 걸어와야 했다는 것. 장날에는 주민들이 달리는 기차 밖으로 무거운 짐을 던지는 바람에 원곡마을 인근 기찻길을 따라 짐이 수북하게 쌓이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고. 불편함을 견디다 못한 주민들이 정부에 청원을 넣었고 마침내 개통 33년 만인 1988년, 양원에도 기차가 정차하게 됐다는 이야기다. 지금의 양원역은 그 당시 주민들이 직접 지게를 지고 벽돌을 쌓아 만든 것이라고 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분천역에서 출발한 V-train의 종착역, 철암역에 도착했다. 역 인근 탄광문화마을에는 천변에 시멘트 기둥을 박아 세운 ‘까치발 건물’들이 늘어서 있었다. 태백시는 광산 개발 당시의 생활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 건물 11동의 외형을 보존하면서 내부는 미술관으로 꾸미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루 15~20명밖에 찾질 않던 마을이 V-train과 O-train이 생긴 뒤로 주말이면 400~500명이 찾을 만큼 활기를 찾았다고 한다. 관광열차는 여행객들의 낭만을 실어 나르고 여행객들은 도시에 생명을 불어 넣고 있었다. 글 고서령 기자 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코레일 www.korail.com, 스위스정부관광청 www.myswitzerland.co.kr, 레일유럽 한국사무소 www.raileurope-korea.com ▶travie info 오-트레인 패스 O-train·V-train 및 연계 노선 일반 열차를 무제한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패스. 1일권 어른(만 26~54세) 기준 5만4,700원. 청년(만 14~25세)과 시니어(만 55세 이상)는 30% 할인, 어린이(만 13세 미만)는 50% 할인해 준다. 사용개시일 12일 전부터 여행 당일까지 구입할 수 있으며 명절(설·추석) 기간에는 사용할 수 없다.
  • [이슈 & 논쟁] 한국사 수능 필수

    [이슈 & 논쟁] 한국사 수능 필수

    반만년 역사를 한 학기에 가르치는 파행적 교육법으로 청소년들의 역사 인식과 한국사 교육이 위기에 처했다. 고등학생 10명 가운데 7명이 6·25전쟁을 ‘북침’이라 일컫고, ‘3·1절’을 제대로 읽을 줄 아는 학생이 드문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뒤늦게 역사교육 강화 방안 마련에 나서며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학생들이 한국사 교과서를 다시 손에 쥘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학 입시 반영만큼 효과적인 대책이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과 중국과 일본이 촉발시킨 ‘역사전쟁’에 맞서기 위해 한국사 교육 강화가 시급하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 하지만 한국사 수능 필수가 능사일까. 입시 위주 암기식 역사교육이 우리 역사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양측의 주장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들어 본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贊] 조법종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357시간 교육…中·日보다 적어 더이상 외면받는 과목 방치 안돼” 최근 국가적 이슈가 돼 버린 역사교육 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으로 역사교육 강화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역사교육은 매우 기형적인 교육방식과 입시제도에 의해 ‘학교에서 가르치지만 배우지 않는 과목’으로 전락했다. 또 중국·일본과의 역사 갈등으로 인해 국가적으로 한국사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지만 정작 학생들은 소 닭 보듯이 역사 과목을 보고 있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중국에서는 애국주의 교육의 핵심으로 중국사가, 일본에서는 과거 영광 재현을 위한 과목으로 일본사가 강조되는데 한국에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교육에 손을 대더니 학생에게 외면받는 한국사를 만들어 버렸다는 현실이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중국·일본과 역사전쟁을 한다면서도 현재 시행 중인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역사교육 시간을 총 357시간(초등 102시간, 중등 170시간, 고등 85시간)으로 중국(446시간), 일본(375시간)에 비해 가장 적게 만들었다. 게다가 ‘집중이수제’라는 학원주입식 단기 속성 방식이 도입되면서 중·고교에서는 2년에 배울 한국사 내용을 1년 또는 1학기에 몰아서 가르쳤다. 결국 이미 중학생 때부터 한국사는 재미없고 짜증만 나는 과목이 돼 버렸다. 더욱이 한국사는 2005학년도 대입수능 필수에서 선택과목이 되면서 27.7%만 선택하더니 서울대 진학생만 공부하는 과목이 된 이후인 2013학년도 수능에서는 전체 응시생의 7.1%(4만 3918명), 그리고 2014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에서는 6.7%(4만 243명)가 선택했다. 만일 서울대마저 입시 과목에서 한국사를 제외한다면 한국사는 선택 0% 과목으로 전락할지도 모를 상황이 됐다. 이는 대입이란 지상목표 앞에 입시와 관련이 없는 과목이면 어떤 명분과 논리로도 선택받지 못하는 가슴 아픈 우리 교육의 현실을 보여 주는 것이다. 최근 고등학교에서 특강을 하는 도중 극소수 학생만이 기초적인 역사 관련 물음에 답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중에 특강이 끝나고 고 3학생이 자신은 서울대를 준비하지 않아 진작 한국사를 포기해 우리 역사를 잘 몰랐는데 1학년 후배가 답을 잘하는 것을 보고 너무 부끄럽고 화가 났다고 했다. 솔직히 한국사를 공부하고 싶어도 서울대에 갈 학생이 아닌 사람은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해 선택할 수 없는 현재 상황이 너무 화가 난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반면 미국 조기 유학을 준비하는 지인의 아들은 미국 대학을 들어가기 위한 시험인 SAT를 준비하면서 미국 역사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다. 우수한 인재가 유학을 가면서 미국사는 열심히 하지만 한국사는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렇게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 없이 성장한 ‘우수한 해외유학 인재’가 우리나라에 돌아와 국가 운영에 참여할 때 과연 무엇을 근거로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까. 이공계 학생들은 더더욱 역사 과목을 접할 길이 없다. 정말 역사가 필요 없는 것일까. 1980년대 철길을 도로로 바꿔 확장하는 공사가 실시됐는데, 일제가 의도적으로 우리 역사 유적을 파괴하고 한반도의 혈맥을 끊기 위해 부설한 철길을 도로로 덮게 됐다. 뒤늦게 이를 알려 주니 당시 지역 국토관리청장이 공사 설계 때 그 내용을 알았으면 유적을 복원한 뒤 도로 방향을 바꿨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당시 5억원이면 될 유적 복원이 이제 1000억원이 넘는 대공사가 돼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는 우리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역사 지식과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주는 사례다. 인문계뿐만 아니라 이공계 학생들에게도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와 교육이 절실히 필요함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사 교육 정상화는 대입수능 필수화가 아니면 현실적인 효과가 없다는 것이 교육계의 답이다. 학생들의 부담이 문제이긴 하지만 우리 미래의 주역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국가 백년을 아니 만년을 위해 할 것은 해야 한다. [反] 나인호 대구대 역사교육과 교수 “시험 위한 역사교육 본질 흐려져…정치·이데올로기의 도구로 전락” 얼마 전 여러 언론은 청소년들의 역사에 대한 무식함을 연일 질타했다. ‘3·1절’과 ‘6·25’에 대한 무지, ‘야스쿠니 신사(神社)’의 ‘젠틀맨’(紳士)으로의 오해와 같은 비난이 그것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사교육의 강화와 한국사의 수능 필수 과목 지정’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정확한 진단에 입각한 타당한 주장일까. 먼저 정량적 기준에서 볼 때 한국사가 경시되고 있다는 생각은 편견이다. 많은 사람들이 개탄하기를 국사 과목이 서울대 입시를 위한 소수에게 한정돼 대다수의 학생에게 외면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예를 들어 2012학년도의 경우 사회탐구 영역 가운데 ‘국사’를 선택한 학생은 12%에 불과했으나, 같은 한국사 계열인 ‘근현대사’ 과목은 45%로 세 번째로 많이 선택된 과목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역사 지식은 모두 ‘근현대사’에서 가르치는 것들이다. 국사 과목이 외면을 당해 한국사 지식이 빈곤하다는 말은 사실과 어긋난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사를 모르고는 각종 공무원 시험 및 공기업 시험에서 엄청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해야겠다. 9급 공무원, 경찰 공무원 그리고 소방공무원 시험에서 한국사는 필수 과목이다. 또 외무·행정고시에 지원하려면 한국사검정능력시험 2급에 합격해야 한다. 올해부터 중등교원임용시험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 시험 3급 합격이 필수적이다. 이 밖에 각종 공기업 시험에서 이 시험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이다. 둘째, 시험 준비를 위한 한국사 교육 및 학습이 더 큰 문제다. 네덜란드의 역사가 호이징가가 말했듯이 역사란 과거가 우리에게 던져 주는 의미를 해석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시험을 위한 역사교육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역사교육 과정에 담긴 이론과 현장 교사들의 교육학적 고민은 시험이라는 넘을 수 없는 벽 앞에서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 역사는 이제 필연적으로 암기 위주의 딱딱하고 지루한 과목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몇 가지 주제를 선택해 심도 있는 토론 수업을 진행하고 역사 에세이를 쓰게 하는 유럽 및 미국의 역사교육과 단 1점이라도 더 높은 점수를 올리기 위해 주입식으로 교과서의 진도를 끝내야 하는 우리의 역사교육은 결코 같은 것일 수 없다. 그럼에도 한국사의 수능 필수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암기 위주의 수업이 아닌 토론과 이해 위주의 역사 수업을 주장한다면 이는 공허한 수사학에 불과하다. 셋째, 한국사만을 강조한다면 이는 외눈박이 역사교육에 불과하다. 앞서 언급한 수능 관련 통계를 한 번 더 언급하자. 불과 8%의 응시자만이 선택한 세계사는 사회탐구 과목 가운데 꼴등을 차지했다. ‘세계화’의 시대에 우리의 세계사 인식은 쇄국시대에나 걸맞은 수준이다. 미국 및 유럽, 그리고 일본의 역사교육에서 자국사와 세계사의 비중은 거의 반반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도 개정 7차 교육과정 이후 ‘세계사 속의 한국사’ 교육의 틀이 갖춰졌다. 그러나 현재 국제 역사학계의 흐름이 초국사(transnational history), 더 나아가 글로벌 히스토리의 패러다임 속에서 진행되는 것을 고려한다면 한국사와 세계사가 더욱 유기적으로 통합된 역사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사 교육을 강조하는 목소리 가운데 역사교육을 국가안보와 애국주의, 즉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도구로 간주하는 흐름을 읽을 수 있다. 현재 동아시아의 평화를 해치는 한·중·일 삼국의 ‘역사전쟁’은 ‘과거를 현재의 욕망으로 해석’하려는 이러한 민족주의 역사학의 산물이다. 더 나아가 근래 과열되고 있는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이념 논쟁을 보자. 역사가 정치와 이데올로기를 위한 날카로운 무기로 사용되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역사가 정치와 이데올로기의 도구로 기능하는 한 나는 역사교육의 강화에 반대한다. 이런 역사의 과잉은 니체가 말했듯이 현재의 삶을 질곡시킨다. 미래를 향한 창조성과 에너지를 고갈시키기 때문이다.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④한강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④한강

    >>청계천:거꾸로 흐르는 역수(逆水)가 서울 풍수의 핵심 서울은 하천의 도시다. 서울 바닥에는 35개의 하천이 흐른다. 큰 하천은 강(江)이요, 작은 하천은 내(川)다. 한강이 모든 하천의 본류이자 유일한 강이며 나머지 청계천, 중랑천, 홍제천, 불광천, 양재천, 안양천, 탄천, 고덕천, 성내천 등이 한강의 지류인 하천이다. 하천의 발원지는 대부분 북한산, 도봉산, 남산, 관악산이다. 2000년 이전에는 한강을 제외한 34개 하천의 31%가 복개돼 생명을 잃었다. 2005년 10월 청계천 복원을 계기로 19개 하천 복원 계획이 세워져 지금까지 15개의 하천이 되살아났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아직도 절반가량의 하천이 청계고가를 뜯어내고 복개도로의 배 속을 갈랐을 때와 같은 모습으로 누워 있다. 빛과 바람이 끊기면서 광합성 활동이 정지된 지하 세계에 남아 있다. 정도전의 북악주산설(北岳主山說)에 의한 한양 풍수의 핵심은 북악을 주산으로 목멱산(남산)이 내명당(內明堂)을 이루는 혈(穴) 자리에 경복궁을 짓는다는 계획이었다. 도읍 중심부에 개천(청계천)이 흐르고 외명당(外明堂)을 이루는 목멱산과 관악산 사이에 한강이 흐르도록 설계했다. 청계천을 내수(內水), 한강을 외수(外水)라고 불렀다. 서울을 관통하는 두 개의 하천, 한강과 청계천은 반대 방향으로 흐른다. 본류인 한강은 태백에서 발원해 황해로 흘러가지만 지류인 청계천은 역으로 북악에서 발원해 사대문 중심부를 흐르고서 중랑천을 거쳐 한강으로 빠져나간다. 그래서 청계천을 역수(逆水)라고 한다. 풍수에서 ‘세상만사는 순(順)해야 하나 지리(地理)는 역(逆)해야 한다’는 이치 그대로다. 풍수에 따르면 거꾸로 흐르는 청계천의 역기(逆氣)가 사대문 안을 조선 도읍터로 600년 세월을 버티게 한 ‘힘’이라고 풀이한다. >>한강의 섬과 나루:여의도 등 10여개 크고 작은 섬들 물길 따라… 뚝섬, 잠실(잠실도), 여의도, 난지도가 대표적 하중도(河中島)였다.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은 300년 전 강원도를 여행하고 나서 “홍수가 나서 산이 무너지면 한강으로 흘러들어 한강의 깊이가 점점 얕아진다”라고 기록했다. 한강을 따라 흘러들어 온 모래와 흙은 자연 제방과 삼각주 섬을 형성했다. 한강변 지명에 섬 도(島)와 나루 진(津) 자가 많이 들어 있는 이유다. 눈에 보이는 밤섬, 노들섬, 선유도를 하중도의 전부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불과 60년 전만 해도 한강에는 뚝섬, 잠실도, 여의도, 난지도 같은 큰 섬을 비롯해 석도, 부리도, 저자도, 선유도 같은 크고 작은 10여개의 섬들이 그림처럼 떠 있었다. 광나루(광진)부터 뚝섬, 이촌, 노량진, 양화진(합정)까지 은빛 백사장으로 이어져 강(江)수욕을 즐기던 자연 휴양지였다. 뽕나무가 숲을 이룬 잠실은 대대적인 매립공사가 이뤄진 1971년 이전에는 강북 쪽에 근접해 있었다. 지금은 내륙의 인공호가 돼 버린 석촌호수는 한강의 물줄기가 이곳으로 흘렀던 유일한 증거로 남았다. 난지도는 이름처럼 꽃섬이었지만 쓰레기매립장으로 둔갑했다. 지금은 사라져 버린 동호대교 아래 저자도는 정선의 그림에 등장하는 경승지였으며 얼음을 채빙하는 벌빙꾼이 살았다. ‘신선이 노닌다’는 선유도는 정수장이 되었다가 공원으로 돌아왔다. 1968년 한강제방과 여의도를 짓는 골재 채취로 파괴된 밤섬은 자연의 치유력으로 기적처럼 되살아나 철새도래지가 됐다. 지금은 서강대교를 머리에 이고 있다. 조선시대 한양은 전국의 재물이 모이는 수운(水運)의 중심지였다. 한강 중 한양을 감싸고 흐르는 강을 경강(京江)이라고 불렀는데 17세기 후반부터 19세기에 걸쳐 경강상인들이 용산과 마포 그리고 서강 나루를 주름잡았다. 두모포(두무개)와 뚝섬은 땔나무의 집산지였다. 송파나루에는 쌀과 지방 특산품 등이 몰렸다. 고려시대 한강은 사평도(沙平渡) 또는 사리진(沙里津)이라고 불릴 정도로 모래 천지였다. 광나루, 뚝섬, 난지도 등이 퇴적 사면이며 백사장이었다. 한강 나루를 이루는 이촌은 사평리(沙坪里)라고도 불렸고 광나루 둔치는 서울의 마지막 강수욕장이었다.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선거 구호가 난무했던 1959년 대통령 선거 유세장에 20만 인파가 구름 떼처럼 몰린 곳이 한강백사장이었다. 한강제방이 축조되기 전 경원선(지금의 용산~성북 간 전철) 철길 바로 옆 지금의 동부이촌동에서 흑석동까지가 바로 그곳이다. 이때 강물은 흑석동~노량진 언덕에 붙어 가늘게 흐르고 있었다. 해마다 여름이면 10만, 15만명의 인파가 강수욕을 즐겼다. 겨울이면 천연 얼음 스케이트장이 제공됐다. 60년 전 한강 풍경이다. >>3차례 한강 개발:개발독재시대의 비극 3차례의 한강 개발 사업은 한강의 쓰임새와 풍광을 바꿨다. 지도를 다시 그려야 했다. 강변은 콘크리트 호안과 도로가 됐으며 강수욕을 즐기던 모래밭은 매립용 모래로 쓰였다. 한강은 ‘강물’이 주가 아니라 ‘강변’이 주가 되는 이상한 강이 됐다. 손이나 발을 담글 수 없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으로 변했다. 일차적인 원인은 홍수와의 전쟁 때문이었다. 한강 상류에 댐이 없고, 제방이 없던 시절 물난리는 최악의 재앙이었다. 1925년 을축년 대홍수 때 용산, 뚝섬, 광진, 여의도, 잠실, 압구정동, 신사동, 반포, 잠원이 잠겼다. 이때 몽촌토성과 암사동 유적지가 발견됐다. 한강은 자원이 아닌 극복의 대상이었다. 한국전쟁 당시 한강철교 폭파에서 보았듯이 군사정권은 한강을 피란 시간 확보 대책용으로 여겼다. 1967년 김현옥 서울시장이 급조한 ‘한강 개발 3개년 계획’에 따라 강변을 메워 제방을 쌓았고, 제방 위에 강변도로가 건설되고, 여의도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윤중제가 건설되고, 잠실이 내륙이 됐다. 택지 개발과 도로 건설을 목적으로 한강을 파괴한 것이다. 서울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대비용으로 1982년부터 1986년까지 진행된 ‘한강종합개발계획’에 따라 2개의 수중보(잠실보와 신곡보)와 올림픽대로, 한강둔치공원이 들어섰다. 두 번의 공사를 거친 이후 한강은 본모습을 잃었다. 풍광은 사라졌다. 혹자는 ‘빠질까 봐 겁나는 강’ ‘거대한 콘크리트 호수’라고 깎아내린다. 개발독재시대의 즉흥적인 개발이 빚은 비극이다. 서울시사편찬위원회는 2001년 펴낸 ‘한강의 어제와 오늘’에서 1982년 착공한 한강종합개발사업을 “말끔하게 정리된 한강의 모습이 보기에 좋을지 모르나 자연미의 상실과 함께 한강 본래의 생태계는 엄청난 타격을 받고 말았다.…한강종합개발사업은 한강 자연 하천의 모습을 앗아갔으며 생명 서식지 교란으로 한강 생태계를 크게 바꾸어 놓는 결과를 가져왔다. 서울 도심 속에서 한강 생태계가 갖는 기능과 역할은 경제 가치로는 평가할 수 없을 만큼 귀중하다”라고 기록해 놓았다. 2007년 오세훈 시장이 내건 ‘한강 르네상스’도 구호만 요란했을 뿐 저수 제방 탈피, 호안 콘크리트 철거라는 한강 복원의 핵심에는 손이 미치지 않았다. ‘유람선과 요트가 떠다니는 한강’이라는 서구식 만화경에 매달려 본질에 접근하지 못했다. >>한강 복원:도시고속도로 울타리를 걷어내자 동서로 뻗은 두 개의 도시고속도로가 거대한 철책선처럼 한강을 남과 북으로 갈라놓고 있다. 강은 도시와 유리된 채 따로 흐른다. 서울은 남과 북으로 인위적으로 절단됐으며 서울 사람은 강북 사람, 강남 사람으로 나뉘었다. 양쪽은 다리로만 통행한다. 자전거길과 산책길이 부분적으로 열렸지만 강북 사람은 강북 쪽으로, 강남 사람은 강남 쪽에서 다닐 뿐이다. ‘한강의 남북 절단’에서 ‘한반도의 분단’이 떠올려진다. 환경학자들은 두 도로를 일반도로로 바꿔서 건널목과 신호등을 놓아 사람들이 자유롭게 건너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버스전용차선을 놓거나 전차를 놓는 방법도 제시됐다. 한강은 사람들을 위해 심장(잠실)과 내장(여의도)을 아파트 택지로 내놓았다. 두 개의 보(洑)가 목젖과 다리를 각각 누르고 있고, 29개의 한강 다리가 포박하고, 고층 아파트 숲이 태양과 바람을 가로막고 있다. 양팔과 두 발은 올림픽대로와 강변도로가 돼 꼼짝달싹 못하지만 묵묵히 흐를 뿐이다. 이제 한강을 풀어줘야 한다. 한강은 대한민국과 서울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지난해 서울 시민 1000명에게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니 37%가 한강을 꼽았다고 한다. 남산타워(35%)와 경복궁(25%)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에게도 ‘한강의 기적’은 한국과 한국의 경제성장을 대표한다. 우리는 60년 전 아름다운 섬과 백사장이 있었던 시절의 한강을 잠시 잊고 있다. 다리 위에서, 배 위에서, 자전거 위에서,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강이 아니라 손발을 담글 수 있는 강이 필요하다. 사람이 자유롭게 다가갈 수 있는 진정한 한강 복원이 이뤄져야 서울 소통, 한민족 통합도 가능하다. 서울이 세계 최고의 관광 휴양 도시로 발돋움하는 건 덤이다. 파괴된 밤섬이 20년 만에 기적처럼 스스로 살아난 것이 그 예언이다. joo@seoul.co.kr
  • ‘동해’ 열고 꿈의 뱃길 북극항로로… 수출길 확 짧아진다

    ‘동해’ 열고 꿈의 뱃길 북극항로로… 수출길 확 짧아진다

    ‘꿈의 뱃길’ 북극항로 시대를 앞두고 강원 동해안 항구들이 설레고 있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2020년쯤이면 연중 100일 이상 북극항로를 통한 상업 운항이 가능해지면서 낙후된 강원 동해안이 세계 교역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란 희망 때문이다. 최근 정부에서 오는 8월 북극항로 시범 운항 추진계획을 밝히고 러시아 쇄빙선 용선 확보 등 북극항로 개척을 서두르면서 더 구체화하고 있다. 실제로 북극항로 시대가 열리면 지금까지 수도권~부산·울산을 잇는 국내 물류 흐름이 운송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도권~동해로 몰릴 전망이다. 현재 부산·울산항 등을 중심으로 한 경부축 물류 흐름은 철길과 도로 모두 포화상태에 이른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경부축 철길은 혼잡률이 98%를 넘어서 물류 지체 현상이 심각하다. 대량 수송이 어렵고 연료비가 많이 드는 고속도로 또한 정체와 포화 상태로 장점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비해 북극항로 시대에는 동해항 등을 중심으로 한 강원 동해로의 횡축 물류 흐름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부선 등 종축에 비해 영동고속도로나 경춘고속도로, 서울~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길 등을 이용한 동서축으로 바꾸면 내륙 물류비용 절감뿐 아니라 해상 거리도 짧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동해항 간 내륙운송비도 수도권~부산항에 비해 1TEU(6m짜리 컨테이너 1개)당 14만원 이상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삼척 호산항은 현재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어 북극해 에너지자원 유입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이동철 도 환동해본부장은 “북극항로는 앞으로 수백년간 동북아시아와 유럽 등을 연결하는 핵심 항로가 될 것”이라며 “수도권 화물을 부산항으로 옮긴 뒤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것과 동해안 항만을 이용할 경우의 비용만 감안하더라도 동해안 활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국내를 벗어난 북극항로 뱃길 물류도 거리와 시간, 비용 모두 종전보다 크게 단축된다. 유럽~아시아를 잇는 북동항로만 해도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수에즈운하~인도양~동아시아(동해항)까지 2만 100㎞ 거리를 24일 걸려 운항하던 뱃길이 로테르담항~북극해~베링해~동아시아(동해항)까지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1만 2700㎞로 12일이 소요된다. 종전 수에즈운하를 이용할 때보다 무려 7400㎞의 뱃길이 단축된다. 시간도 절반으로 줄어들고 가장 큰 부담이 되는 연료비가 절감되면서 상품 경쟁력도 높아지게 된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강원 동해항~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의 운송 시간은 부산항~로테르담항보다 육상운송 거리가 짧아 최소한 2일 단축된다.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강원도는 동해항과 삼척 호산항을 북극항로 물류항으로 특화해 나갈 방침이다. 동해항은 시멘트와 석탄 등 벌크화물 중심항으로 육성한다. 러시아 북극해 일대에서 생산되는 석탄 등을 동해항으로 수입하면 최단거리 벌크 전문항으로 자리 잡게 된다. 북극해는 전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30%에 이르는 470억 배럴과 전 세계 13%에 해당하는 석유 900억 배럴, 각종 지하자원 2조 달러 등이 매장돼 있는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급부상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해가 최적지로 각광 받을 전망이다. 일단 현재 7만t급 1선석과 5만t급 5선석 등 2200만t급 규모의 하역 능력을 갖춘 동해항 규모를 대폭 늘린다. 2020년까지 1조 6895억원을 들여 5만t급 이상 15~22선석으로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현재 연료부두 18만t급 1선석과 8만t급 2선석, 액화천연가스(LNG) 12만t급 1선석을 갖춘 삼척 호산항도 북극해의 가스자원 중심항으로 떠오르면서 2020년까지 8조 6398억원(민자)을 들여 북극항로 LNG 허브 전진항으로 변신한다. 이에 발맞춰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최근 해양수산부를 찾아 “신동북아 시대를 대비해 동해안권 항만 기능을 확대하고 새로운 교통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동해항의 북극항로 모항 지정을 요청했다. 정부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는 북극항로 개척과 북극 개발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최 지사는 동해안 항만의 이 같은 경제성 등을 설명한 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등과 연계한 동해·묵호항, 속초항의 기능 확충에 필요한 720억원의 국비 지원도 요청했다. 국내 유일의 쇄빙선인 ‘아라온호’의 기항지도 강원권 항만이 출항 모기지가 되도록 적극 건의할 방침이다. 이달부터 부지사를 위원장으로 18명 안팎의 북극해 전략협의회도 가동된다. 앞으로 위원장을 도시사로 격상시켜 정례적으로 정부의 북극해 정책과 관련한 강원도 대응 전략을 협의하고 대처해 나가게 된다. 동해·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백두대간 너머 ‘서울바라기’ 그만… 동해, 살 길은 크루즈다

    백두대간 너머 ‘서울바라기’ 그만… 동해, 살 길은 크루즈다

    ‘험준한 백두대간을 뒤로하고 동해를 통해 세계로 나가자.’ 높은 산맥에 둘러싸여 서울만 바라보던 강원도가 바다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동해를 낀 강원도가 크루즈 관광과 북극항로 뱃길 개척에 팔을 걷어붙였다. 항로 추진에 필수인 선박 접안시설 등 각종 인프라는 보잘것없지만 미래를 위해 과감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해가 열리며 더 없는 호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서울 등 수도권만 바라보며 살 수 없다는 자각도 컸다. 그래서 눈을 바다로 돌려 아무도 도전하지 않은 크루즈관광 모항을 추진하고 북극항로 개척에 지역의 명예을 걸었다. 대한민국 최북단에 있는 속초와 동해, 삼척 등 항구들도 10~20년 뒤를 내다보며 희망의 불씨를 피우고 있다. 설악권과 양양국제공항을 낀 속초항이 국내 첫 크루즈 관광 모항 추진에 닻을 올렸다. 인프라 시설이 다소 부족해도 발 빠르게 선점해 놓으면 낙후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나다는 판단에서다. 크루즈 산업은 수천 명의 관광객을 태우고 한 번 출항하면 수개월씩 바다를 다니며 관광길에 나서다 보니 모항에서 식재료 등 필요 물품을 모두 준비해야 한다. 관광객을 맞아 배 안에서 모든 서비스가 이뤄지기 때문에 크루즈 산업은 노동집약 산업이다. 1, 2, 3차 산업이 동시에 이뤄지는 산업으로 물류와 고용 효과도 막대하다. 이렇게 영향이 크지만 아직 국내에는 모항조차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1월 부산~일본 간 첫 크루즈선이 운항을 시작했지만 1년 만에 300억원의 적자를 내고 문을 닫았다. 전문가들은 크루즈 산업은 호텔, 관광이 주요 목적인데 해운산업 위주로 잘못 운영한 결과라는 진단을 내렸다. 뒤늦게 크루즈 관광 산업의 중요성을 알고 올 들어 크루즈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준비되고 있다. 강원도가 이 같은 크루즈 관광 산업의 틈새시장을 겨냥해 속초항을 중심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속초항이 크루즈 모항이 되면 크루즈 관광선을 통해 중국 다롄 등 동북 3성과 러시아 연해주 관광객들이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통해 속초항으로 들어오고 이들이 국내 경주~여수~제주도~중국 상하이를 넘나들며 관광할 수 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관광객은 지금도 한 해 4만명이 넘어 승산은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또 속초항에서 일본 오사카권의 관광객을 끌어 올 수 있는 쓰루가항이나 마이주르항, 도쿄권의 니가타항, 중부권의 사카이미나토, 규슈권의 시모노세키와 후쿠오카와도 연계할 수 있다. 수년 내 북극항로가 열리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항~러시아~베링해~속초항을 오가며 북극의 장대한 자연을 즐기는 관광도 가능하게 된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수에즈운하를 지나 동북아시아까지 40~50일이 걸리던 운항 거리도 20일이면 가능해진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거리가 짧아진 만큼 크루즈 선박 운항비의 30%를 차지하는 연료비도 대폭 줄어 북극항로 크루즈 관광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나 크루즈 관광객들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 철길을 이용해 러시아 대륙 횡단 여행도 할 수 있고 속초항에서는 양양국제공항을 통해 서울과 인천으로 이어지는 비행기 여행도 할 수 있다. 이렇게 속초항이 크루즈관광 모항이 되면 유럽은 물론 중국, 러시아, 일본을 잇는 뱃길과 철길, 비행기길을 여는 다양한 여행상품 개발도 가능해진다. 강원도는 국회에서 관련법이 만들어질 때까지 국제 협의체를 위한 크루즈 관련 산업협회를 설립하고 인력 자원을 육성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2만 6000t급 선박 유치를 위한 물밑 작업도 한창이다. 또 내년부터 2015년까지 국비 212억원을 들여 속초항 관광선 여객부두를 조성할 청사진을 그려 놓고 대형 크루즈 유치를 위한 기반 조성에 나선다. 이동철 도 환동해본부장은 “이미 지난 4월 사업비 15억원을 들여 ‘여객부두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시작했고 연말쯤 완료될 예정”이라면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사업비 684억원을 들여 국제여객터미널도 건립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업비 1억원을 들여 ‘크루즈 및 해운산업 발전전략 연구용역’도 진행하고 있다. 속초항을 중심으로 ‘크루즈 특구’ 지정도 신청할 계획이다. 특히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기간에 크루즈를 외국인 숙박시설로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속초~일본~러시아~중국~제주도를 연결하는 구체적인 국제 크루즈 관광항로 개설도 추진한다. 지난 3월에는 ‘크루즈 산업 특성화 및 기반조성’을 위해 국내 유일의 크루즈선사인 하모니크루즈와 대경대, 속초시가 크루즈 운영 시범사업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달 중에는 중국 상하이에 있는 12~13개 크루즈 관광 전문회사를 초청해 사계절 관광이 가능한 속초와 설악권의 관광 실태를 보여 주고 크루즈 모항으로의 가능성도 타진한다. 박태욱 강원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속초항은 주변이 청정 자연관광 지역으로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바다도 수심이 깊고 조수간만의 차가 없어 크루즈 관광 산업의 모항으로 안성맞춤”이라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만 따라 준다면 낙후된 강원 동해안권의 경제를 살리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민선 5기 3년! 구정의 품격] 성장현 용산구청장

    [민선 5기 3년! 구정의 품격] 성장현 용산구청장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주민들이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는 곳은 어딜까. ‘세계의 중심, 이제는 용산시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용산구가 그런 자부심에 가득하다. 3년째 구정을 이끌고 있는 성장현 구청장은 ‘주민과의 소통’을 제1원칙으로 삼으며 발로 뛰는 현장행정에 애쓰고 있다. 겸손과 친절을 좌우명으로 주민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취임 직후 매주 목요일을 구민과의 대화의 날로 정해 구청장실의 문을 개방해 그들을 만났다. 지난 5월부터는 ‘가가호호 행정서비스 반장에게 듣습니다’를 시작해 현장에서 제기된 민원은 일주일 안에 처리 결과를 통보하는 등 행정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성 구청장은 구립요양원 확충, 용산구 역사상 처음으로 1년여에 걸쳐 재산 현황을 분석해 500억원을 환수했고, 경부선 지하화 기본 구상 용역 발주, 중장기 종합발전계획 구축, 청소년 장학재단 조성 등의 성과를 올렸다. 특히 구립요양원 확충은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대표적 사업이다. 그는 “구립한남노인요양원 개원에 이어 구립용산노인전문요양원 증축 공사가 이달 마무리되면 용산은 기존 67개에서 총 172개의 병상을 보유하게 된다. 도심에서 80병상 이상의 요양원 두 곳을 보유한 곳은 용산밖에 없다”면서 “어르신들이 비록 몸은 아프지만 ‘용산에 살고 있는 게 참 다행이다. 빨리 나아서 의욕을 되찾아야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개발에 대한 열의도 상당하다. 그는 “국제업무단지가 주춤거리고 있는 게 굉장히 가슴 아프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선 정상적인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취임 초기부터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서울역~한강 구간 등의 경부선 철도 지하화를 줄기차게 요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성 구청장은 “용산은 전국의 동서남북으로 뻗은 철길이 존재하는 곳이다. 인구 24만명 중 16만명이 경부선 철도 지하화 촉구 서명운동에 참여할 정도로 주민들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면서 “국책사업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해 이른 시간 안에 철도 지하화를 성사시키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역 내 청소년들의 교육환경 개선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성 구청장은 “구의 출연, 직원 모금, 지역 성금 등의 방식으로 현재 100억원 규모의 꿈나무 장학금 조성에 힘써 35억원을 마련했다”면서 “최근 300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성 구청장은 “올해도 ‘용산구 중장기 종합발전계획’에 따라 지속적으로 사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한국관광공사 추천 7월에 가볼 만한 곳

    한국관광공사 추천 7월에 가볼 만한 곳

    한국관광공사가 7월에 가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 ‘관광지의 변신은 무죄, 재탄생한 여행지’가 주제다. 오래전부터 있었던, 그러나 사람들의 시선에선 살짝 비켜나 있었던 곳들이다. ① 부산 ‘CATs’… 컨테이너가 인디문화 충전소로 부산을 상징하는 화물 수송용 컨테이너가 ‘인디 문화 충전소’로 변신한다. 오는 7월 12일 개관하는 ‘컨테이너 아트터미널 사상인디스테이션’(CATs)이 주인공이다. 비보잉 공연 등 개성 넘치는 청년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각종 하부 문화가 어우러진 부산의 새 랜드마크를 꿈꾸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에 뿌리내린 다문화 사회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컨테이너 수십 개가 모여 조성된 공간 자체가 빼어난 볼거리다. 4만 개가 넘는 LED 전구들이 조명쇼를 펼치는 센텀시티 내 영화의전당도 함께 둘러보는 게 좋겠다. (051)316-7630~5. ② 봉화 분천역 분천마을… 스위스 산장에 온 듯 인구 200명 남짓한 분천마을에 생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백두대간협곡열차(V-train)가 분천역에서 출발하면서부터다. 한국·스위스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분천역과 스위스 체르마트역이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분천역의 외관도 스위스 샬레(산장) 분위기로 단장했다. 분천에서 철암까지 운행하는 V-train은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계곡의 비경을 보여준다. 최근 ‘체르마트길’도 새로 조성됐다. 분천역에서 가까운 비동마을부터 양원역까지 걸으며 계곡의 절경과 숲, 철길을 만날 수 있다. (054)672-7711. ③ 태백 ‘365세이프타운’… 안전체험 해볼까 안전을 테마로 한 ‘안전체험 테마파크’다. 지진, 수해 등의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대처 요령을 배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감 나는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다양한 시설도 세워졌다. 예를 들어 산불, 풍수해, 지진 등의 체험장엔 모형 헬기와 보트가 준비됐다. 여기에 의자가 흔들리고, 물방울이 떨어지는 등의 4D 특수효과까지 곁들여진다. 높이 11m 트리트랙에 올라 아슬아슬한 출렁다리를 건너는 야외 체험이나 소방교육 공간도 마련돼 있다. 인근의 구문소, 태백고원자연휴양림 등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033)550-3101~5. ④ 정선 ‘삼탄아트마인’… 갤러리로 변신한 탄광 2001년 폐광된 삼척탄좌 정암광업소를 문화 예술 공간으로 조성한 곳이다. 1964~2001년, 38년 동안 석탄을 캐던 검은 광산이 화려하게 변신한 것. 이름은 삼척탄좌를 줄인 삼탄과 예술의 아트(art), 광산을 뜻하는 마인(mine)의 합성어에서 따왔다. 삼탄아트마인은 삼탄아트센터와 야외 전시장으로 구분된다. 아트센터에는 레지던시 작가들의 오픈 갤러리 등 전시 공간이 마련됐다. 삼척탄좌 시절 사용하던 건물을 활용한 야외 공간은 산책하듯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033)591-3001. ⑤ 완주 ‘삼삼예예미미’… 양곡 창고를 문화공간으로 비옥한 만경평야를 품은 전북 완주군 삼례읍은 일제강점기 때 수탈의 대상이었다. 1920년대, 쌀을 보관하기 위해 지은 삼례 양곡 창고가 대표적이다. 100년 가까이 제자리를 지켜오던 창고는 그러나, 전라선 복선화로 제 기능을 잃고 만다. 사연 많던 양곡 창고가 마을 재생 사업을 통해 되살아났다. 삼례문화예술촌 ‘삼삼예예미미’다. 완주군청과 지역 예술가들이 힘을 모아 아트갤러리와 문화 카페 오스, 디자인박물관, 김상림목공소, 책공방 북아트센터, 책박물관 등을 예술촌 안에 조성했다. (070)8915-8121. ⑥ 청주 충북문화관… 도지사 관사의 이색 변신 충북 청주시 충북도청 뒤편의 충북문화관은 일제강점기인 1939년 건립된 이후 줄곧 충북 도지사 관사로 쓰이던 곳이다. 일본과 서양의 건축양식이 조화를 이룬 문화관은 지난해 9월 ‘도심 속 문화 예술 공간’을 표방하며 충북문화관으로 재탄생했다. 지역 대표 문인들의 작품을 전시한 문화의 집, 다다미방의 형태로 보존된 북카페, 충북 지역 화가와 서예가, 사진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숲속갤러리, 소규모 공연이 펼쳐지는 야외 공연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043)223-4100. ⑦ 여수세계박람회장… 시민 휴식공간으로 재탄생 지난해 5~8월 축제로 들떴던 여수세계박람회장이 오는 10월 20일까지 시민 휴식 공간으로 개방된다. 박람회 당시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아쿠아리움을 비롯해 엑스포디지털갤러리(EDG), 스카이타워, 빅 오(Big-O) 등 이른바 ‘박람회 4대 명물’을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여수해양레일바이크도 복선 코스로 운행된다. 전 구간 해안을 따라 달리며 오동도와 남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8월 25일까지는 야간에도 운행된다. 오동도, 진남관, 돌산대교 등 인근의 명소들도 함께 둘러보는 게 좋겠다. (061)690-2036~8.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행복주택 주민 반발로 진통

    행복주택 시범사업이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진통을 겪고 있다. 12일 경기 안양 국토연구원에서 열린 행복주택 공청회는 해당 지역 주민 50여명이 몰려와 진행을 막는 바람에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시범지구 비상대책위원회 주민들은 “행복주택 결사반대”를 외치며 일방적인 선정 과정과 향후 예상되는 문제점을 성토했다. 주민들은 “시범지구를 선정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며 “지역 특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권지웅 민달팽이 유니언 대표는 “공공임대주택을 혐오시설 취급하는 게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며 “우리 지역은 안 되고 교외로 나가라는 것은 약자를 거부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남상오 주거복지연대 사무처장도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은 국가적인 과제”라며 정부 정책을 옹호했다. 한편 이날 토론에서 장강석 유니스 테크놀로지 이사는 “현대기술로 철길 위에 집을 지어도 소음진동 문제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발계획단계에서 소음진동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설계시공단계에서 지속적인 검증 및 계측을 통해 소음저감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이사는 소음을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장대레일을 깔거나 흡진노반재료 설치, 방진침목패드 설치 등을 주장했다. 그는 서울 양천의 도시개발공사 아파트나 철길 위에 건설한 일본의 주택들이 이런 공법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유수지 악취 저감 및 방재 강화 방안을 발표한 김두형 동해종합기술공사 이사는 국토부가 제시한 유수지를 활용한 행복주택 건설은 “기술적으로 악취 제거가 가능하며, 유수지의 방재 성능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는 “유수지 내 악취는 정기적인 세척, 자연배기, 기계식 악취저감시설 설치 등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다음 달까지 수요조사·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범지구를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코레일 ‘철도안전 명예의 전당’ 제막식

    코레일은 7일 경기도 의왕의 인재개발원에서 ‘철도안전 명예의 전당’ 제막식을 갖는다. 명예의 전당에는 114년 철도역사에서 살신성인 등 철도안전 분야에서 귀감이 되는 34명이 헌액됐다. 분야별로 살신성인 17명, 대형사고 예방 11명, 무사고 5명, 최고 안전인 1명이다. 고 박기식 건널목 안내원은 1964년 11월 17일 열차가 통과할 무렵 일가족 6명이 건널목을 건너는 것을 발견, 철길로 뛰어들어 이들을 밀쳐낸 뒤 자신은 열차에 치여 순직했다. 고 송석준 남관역장은 1977년 11월 11일 이리역 화약열차 폭발 당시 1㎞를 달려가 역으로 오던 열차를 긴급 정차시켜 600여명의 승객을 구했다. 코레일은 인재개발원을 철도안전의 성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에 따라 지난 2월 철도안전체험센터를 설치했고 영등포에 있던 영등포 철도사고 위령비도 옮겨왔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아침이 오는 게 두렵다”… 복지공무원 열차에 뛰어들어 자살

    사회복지 공무원이 또다시 자살했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복지 정책이 폭증하면서 격무를 견디지 못해 지금까지 벌써 4명의 사회복지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5일 오전 1시 45분쯤 충남 논산시 덕지동 인근 호남선 철길에서 논산시 공무원 김모(33·사회복지직 9급)씨가 익산발 용산행 새마을호 열차에 치여 숨졌다. 열차 기관사는 경찰에서 “열차가 달려가는데 한 남자가 걸어들어와 경적을 울리고 제동장치를 가동했지만 즉각 멈추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지난 7일자 일기장에 “나에게 휴식은 없구나. 사람 대하는 게 너무 힘들다. 일이 자꾸만 쌓여 가고, 삶이 두렵고 재미가 없다. 아침이 오는 게 두렵다”고 적었다. 김씨는 지난해 1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뒤 4월 임용돼 논산시 사회복지과에서 일했다. 동료 3명과 함께 1만명이 넘는 장애인 관련 업무를 보면서 격무에 시달렸다. 보조금, 의료비, 편의시설비 등 지원 업무로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10~11시까지 일했다. 주말도 쉬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지난 2월 이후에는 하루도 쉬지 못했다. 낮에 민원인을 상대하느라 일을 못해 야근을 하면서 보조금 관리와 도 보고서 정리로 바빴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김씨의 아버지는 “결혼도 하지 않은 아들이 택시비를 아끼려고 집에서 3.5㎞쯤 되는 시청까지 매일 걸어다닐 정도로 성실했다”면서 “일이 좀 힘들다고는 했지만 성격이 밝은 아이여서 자살한 게 아니라 철로 자갈에 미끄러져 일어난 사고사일 것”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3월 20일 울산의 사회복지 공무원 A(35)씨가 과도한 업무를 견디다 못해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는 등 전국에서 사회복지 공무원의 자살이 잇따랐다. 경찰은 김씨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공무원 임용 1년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전국공무원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논산시는 우리가 노동환경건강연구소와 함께 실시한 113개 기관에 대한 실태조사에서 우울증 치료가 필요한 공무원 비율이 70%가 넘는 9개 기관 중 하나였다”며 “정부는 미봉책이 아니라 전문인력 충원 등을 통해 사회복지 공무원의 노동조건을 실효성 있게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깔깔깔]

    ●두 명의 술꾼 두 술꾼이 만취된 상태로 철길을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었다. 앞에서 기어가던 친구가 말했다. “야! 무슨 사다리가 이렇게 길지? 끝이 없네~. 내려갈 수도 없고.” 그러자 뒤에서 기어오던 친구가 소리치며 대답했다. “못 올라가겠다. 쉬어가자. 어이구 친구! 밑에서 엘리베이터 올라온다. 서둘러 올라가세!” ●똥침과 실연의 공통점 1. 깊을수록 아프다. 2. 아픔이 오래 남는다. 3. 아파하면 아파할수록 곁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은 재미있어한다. 4. 면역이 되지 않는다. 5.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똥끝 타는 기분을 모른다.
  • 사이버 안보·기후… 대화채널 넓히는 미·중

    사이버 안보·기후… 대화채널 넓히는 미·중

    미국과 중국이 주요 2개국(G2)으로서 대화 채널을 넓혀 가고 있다. 양국 간 이해관계는 물론 복잡다단한 각종 국제 현안에서 협력하고 조정할 일이 갈수록 늘어나는 데 따른 ‘진화’로 보인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을 방문한 케리 장관은 중국 측과 미·중 양국이 사이버 안보 실무협의진을 각각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그는 중국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과의 회담 후 “모든 국가는 자국민, 자국의 권리와 사회기반시설을 보호하는 데 대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고 하늘의 비행기와 철길 위 기차, 댐을 관통하는 물의 흐름과 수송망, 전력, 금융 거래에 이르기까지 사이버 안보가 영향을 미친다”며 “양국은 사이버 기반을 향상시키기 위해 즉각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중국군의 해킹부대가 미국과 다른 외국 기업 등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했다는 의혹을 미국 컴퓨터 보안업체 맨디언트가 제기하자 양국은 서로 비난 성명을 주고받는 등 최근 양국 간에는 사이버 공격을 놓고 갈등이 고조돼 왔다. 양국은 또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협력 관계를 더 공고히 하기 위한 실무협의진도 구성하기로 했다. 기후변화 실무협의진은 미국의 토드 스턴 기후특사와 중국의 셰전화(解振華)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이 이끌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의 연례 전략경제대화(SED)도 꾸준히 추진된다. 13일(현지시간) 미 국무부는 오는 7월 8일부터 시작되는 주에 워싱턴에서 SED가 개최된다고 밝혔다. 양국 외교·재무장관들이 참여하는 SED는 2009년 7월 미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이후 매년 두 차례 양국을 오가며 열리고 있다. 올 7월 SED에는 미국에서 케리 장관과 제이컵 루 재무장관, 중국에서 양제츠 국무위원과 왕이(王毅) 외교부장, 러우지웨이(褸繼偉) 재정부장 등이 참여한다. 국무부는 “이번 회의에서는 양국이 직면한 다양한 양자 현안과 지역 이슈, 시급한 경제·전략적 이슈 등이 주로 다뤄진다”면서 “지난달 루 장관의 베이징 방문과 케리 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 성과의 후속 조치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루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취임 직후인 지난달 19일 중국을 방문해 양국 간에 신경전이 팽팽한 사이버 해킹 문제와 위안화 환율, 지적재산권 문제, 중국의 경제구조 개혁 등을 논의했다. 한편 케리 장관은 이번 중국 방문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물론 시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양 국무위원 등을 두루 만나는 광폭 행보를 펼쳤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화순적벽·화엄사도 지척인데

    화순적벽·화엄사도 지척인데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오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6개월 동안 전남 순천의 박람회장과 순천만 일대에서 열린다. 순천은 ‘자체 발광’의 여행지이지만, 주변에 ‘국보급’ 여행지들을 매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자연스레 박람회장을 오가는 길에 둘러볼 수 있는 명소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순천은 남도의 교통 요지다. 시내를 관통하는 고속도로만 네 개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웬만한 명소들은 대부분 한 시간 안팎에 닿을 수 있다. 먼저 호남고속도로 방향으로는 화순과 곡성이 있다. 곡성에선 5월 24일~6월 2일 장미축제가 열린다. 세계 유수 품종의 장미들이 전시되는 자리다. 행사장은 섬진강 기차마을이다. 앞서 5월 1일부터는 ‘섬진강 기차마을 대축제’도 열린다. 이맘때라면 섬진강 철길 따라 조성된 20리 철쭉길이 온통 진분홍으로 물들 터다. 화순 쪽에서는 신록이 아름다운 둔동마을, 중국의 적벽보다 빼어난 ‘화순 적벽’ 등이 계절 여행지로 손꼽힌다. 완주~순천 고속도로 쪽으로는 ‘대한민국 1호 관광특구’인 구례가 지척이다. 산수유꽃이나 벚꽃 등은 지고 없겠으나, 그 자리를 배꽃과 자운영 등이 대신한다. 신록에 물든 ‘절집 투어’도 좋겠다. 화엄사가 앞줄에 서고, 구례의 아이콘으로 꼽히는 사성암도 빼어나다. 지리산 깊은 골에 파묻힌 천은사도 좋다. 남해고속도로 쪽으로는 하동과 광양이 가깝다. 하동에선 5월 17∼19일 화개면 운수리 차 시배지 일대에서 ‘야생차문화축제’가 열린다. 광양 쪽에서는 섬진강 매화마을이 첫손에 꼽힌다. 매화꽃은 절정을 넘겼지만, 섬진강에 기댄 마을의 정취는 여전하다. 구례와 광양, 하동 등을 품고 흐르는 섬진강과 만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테마 여행이 된다. 순천 남쪽으로는 최근 남해고속도로의 지선인 영암~순천 고속도로가 개통됐다. 이 덕에 여수 오동도와 보성 차밭 등 남도의 명소로 여행 목적지를 확대시킬 수 있게 됐다. ‘지구의 정원, 순천만’을 주제로 개최되는 정원박람회에는 실내 정원 포함, 모두 83개 정원이 조성된다. 특히 일본과 중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 23개국에서 조성한 전통 정원들에 관람객들의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각 국의 정원 디자이너들이 순천시에 머물며 조성 작업을 벌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조성한 정원도 ‘내공’이 만만치 않다. 예컨대 순천시 ‘호수정원’의 경우 영국의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찰스 쟁스가 순천의 지형을 본떠 디자인한 것으로, 박람회의 핵심 볼거리로 꼽힌다. ‘갯지렁이 다니는 길’은 정원 예술가들에게 꿈의 무대로 꼽히는 영국 ‘첼시 플라워 쇼’에서 2년 연속 입상한 황지해 작가가 디자인한 ‘작품’이자 관람로다. 정원 문화를 보다 깊게 이해하려면 80여명의 정원해설사에게 도움을 받는 것도 좋겠다. 입장권 가격은 어른 1만 6000원, 청소년 1만 2000원, 어린이 8000원이다. 각종 할인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됐다. 박람회 홈페이지(www.2013expo.or.kr) 참조. 글 사진 순천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중부내륙관광열차 체험

    중부내륙관광열차 체험

    중부내륙관광열차가 새달부터 본격 운행된다. 강원과 충북, 경북 등의 산간지역 산업철도 구간을 운행하는 관광열차다. 정선, 영월, 봉화, 단양 등 이름만으로도 정겨운 내륙의 고을들을 굴비 꿰듯 엮으며 달린다. 대개 빼어난 자연경관을 가졌으나,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에 도회지 사람들의 시선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던 곳들이다. 노선은 중앙선과 영동선, 태백선 등을 둥글게 이었다. 열차가 서는 거점 역을 중심으로 트레킹과 사이클링 등의 여가 활동도 도입될 예정이다. 이번 관광열차 운행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여행 문화를 창출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된 셈이다. 요즘 기차 정말 좋아졌다. ‘비둘기호’를 아는 세대라면 더더욱 그렇게 느낄 터다. 속도를 시속 160㎞쯤 끌어올리는 건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다. 기관사들끼리는 ‘순발력’ 얘기도 나눈다. 어느 기종의 기관차가 ‘스타트’가 좋은지를 견준다. 승용차와 다를 게 없다. 승차감도 향상됐다. 내장재가 고급화됐고, 방음 설비도 좋아졌다. 예전엔 강철의 탄성이 좋지 않아 짧게 끊어 철로를 놓아야 했다. 당연히 철로 간 이음새 숫자도 많았다. 기차 바퀴가 이음새를 지날 때마다 냈던 ‘터덕터덕’ 소리는 기차의 상징이었다. 그 철로가 요즘엔 장대화됐다. 이음새를 두는 간격도 넓어져 기차 바퀴가 철로 위를 소리 없이 미끄러지듯 달릴 수 있게 됐다. 중부내륙관광열차가 새달 12일쯤 첫선을 보인다. 열차가 지나는 지방 소도시의 역무원들조차 ‘저게 뭐꼬?’ 하며 목을 빼고 볼 만큼 ‘따끈따끈한’ 새 열차다. 이름에서 보듯, 열차는 대중교통으로는 찾아가기 힘든 중부 내륙의 산간지역을 돌아본다. 큼직한 전망용 차창에 줄곧 백두대간의 비경을 매달고 달린다. 중부내륙관광열차는 O-트레인(중부내륙순환열차, 이하 순환열차)과 V-트레인(백두대간협곡열차, 이하 협곡열차)으로 구성됐다. 순환열차는 서울역을 출발해, 청량리역을 거쳐 제천역(충북 제천)~추전역(강원 태백)~승부역(경북 봉화)~풍기역(경북 풍기) 등을 돌아본 뒤 다시 제천역을 통해 서울로 돌아온다. 제천역을 기점 삼아 원형으로 순환한다 해서 O-트레인이라 이름지어졌다. 순환열차는 기존 누리호를 관광용으로 개조한 것이다. 장거리를 오가는 만큼 안락함에 초점을 맞췄다. 외부 경관을 내다볼 수 있는 전망석, 독립된 공간으로 구성된 가족·커플석, 편의시설이 설치된 장애인석 등 다양한 형태의 좌석을 갖췄다. 카페와 유아놀이방도 마련해 뒀다. 객차마다 전망모니터도 설치했다. 열차 운전석 쪽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진행 방향에서 펼쳐지는 풍경을 실시간으로 엿볼 수 있다. 정차역은 잠정적으로 제천·영월·민둥산·고한·추전·태백·철암·승부·분천·춘향·봉화·영주·풍기·단양 등으로 정해졌다. 관광객으로서는 정차역 주변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돌아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V-트레인은 ‘V’자 형태의 협곡을 돌아본다는 뜻이다. 중부내륙 구간 중 가장 빼어난 풍경을 가졌다는 분천~양원~승부~석포~철암역 간 27.7㎞ 구간을 하루 3회 왕복한다. 그 가운데 분천역~석포역 구간은 시속 30㎞로 천천히 운행한다. 승객들이 여유 있게 경관을 감상하도록 배려한 것. 양원역과 승부역에선 잠시 정차해 승객들이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했다. 임시승강장인 비동역도 만들어 뒀다. 비동역에서 승부역까지 이어진 6.5㎞짜리 트레킹 코스 ‘가호 가는 길’ 이용자의 승·하차를 위해서다. 협곡열차의 컨셉트는 ‘복고’다. 요즘은 보기 드문 디젤기관차와 객차 3량으로 구성됐다. 옛 비둘기호를 연상시키는 좌석과 접이식 승강문, 목탄 난로와 선풍기, 백열전구 등으로 객차를 꾸몄다. 열차 천장엔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해 자체 소요전력을 충당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탁월한 건 조망이다. 객차 천장을 제외하면 사방이 죄다 유리다. 앉은 자리로 백두대간의 협곡들이 꽉꽉 들어찬다. 백미는 열차 맨 뒤쪽의 전망칸이다. 일반 열차와 달리 툭 터졌다. 차창 너머로 지나온 철길과 주변 풍경들이 걸개그림처럼 매달린다. 열차 이름은 둘이지만 사실상 한 묶음으로 보는 게 알기 쉽다. 같은 철로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각각 이용할 수도 있다. 코레일 관계자에 따르면 중부내륙관광열차는 하루 1회 운행된다. 서울역에서 8량이 출발해, 제천역에서 각 4량씩 둘로 나뉜다. 한쪽은 영월·태백 방향으로, 다른 한쪽은 단양·풍기 방향으로 돈다. 이게 순환열차다. 각 방면으로 하루 두 차례, 전체적으로는 네 차례 순환한다. 협곡열차는 순환열차 구간 중, 가장 경치가 빼어난 구간만 자른 것이다. 각 방향의 순환열차에서 내려 환승할 수 있도록 철암역과 분천역에서의 출발 시간이 맞춰져 있다. 중요한 건 무엇을 어떻게 보고 즐기느냐다. 물리적으로는 당일 여행이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다. 예컨대 낙동강변에 새로 조성된 ‘가호 가는 길’을 목적지로 삼을 경우, 비동역에서 내려 2~3시간 트레킹을 즐긴 뒤 승부역에서 후속 협곡열차로 갈아타면 된다. 하지만 아무리 기차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오전 7시 45분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오후 10시 무렵 도착하는 당일 여정을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 엇비슷한 구간을 도는 기존 ‘환상선 열차’와의 차별성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당연히 이틀 이상의 일정을 잡는 게 순리다. 이 대목에서 각 지방자치단체, 여행업계와의 원활한 협력이 관건으로 떠오른다. 볼거리와 놀거리, 그리고 이동 수단 등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 장치들이 제대로 갖춰져야 관광객이 늘고, 그로 인해 다시 지자체와 여행 업계가 투자할 동력을 얻는 선순환이 구축되기 때문이다. 코레일 측 최고위 관계자가 열차 개통을 앞두고 “사람이 많이 찾지 않거나, 연계 관광 시스템 구축에 미온적인 곳은 (관광열차) 정차역에서 빼겠다”며 엄포를 놓은 것도 그런 이유다. 코레일은 주요 정차역을 중심으로 당일, 1박2일, 2박3일 코스 등 26개의 관광코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중부 내륙의 명소들을 관통하는 프로그램들로 알차게 채웠다.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연계 교통 여건의 해소를 위해선 카 셰어링 서비스를 대안으로 내놨다. 영월·철암·분천·단양역 등 4곳을 테마 여행역으로 정하고, 각 역에 경차를 배치해 싼값에 대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테마 여행역마다 각 4대, 총 16대의 차량을 배치해 시범 운행한 뒤, 여행객의 반응에 따라 점차 차량 대수를 늘릴 방침이다. 관광열차 운임은 서울~제천 1만 8900원, 제천~제천(순환) 2만 7700원, 서울~순환~서울 6만 2900원이다. 협곡열차는 8400원이다. 순환·협곡열차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여행패스는 더 싸다. 1일권 5만 4700원, 2일권 6만 6100원, 3일권 7만 7500원(이상 어른 기준)이다. 여행패스를 이용하면 강릉행 영동선 등 주변을 오가는 일반열차와 환승할 수도 있다. 승차권은 4월 1일부터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 스마트폰 앱 등에서 살 수 있다. 글 사진 단양·정선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이슈&이슈] ‘갈팡질팡’ 갈등 빚는 복선전철 신강릉역사 지하화

    [이슈&이슈] ‘갈팡질팡’ 갈등 빚는 복선전철 신강릉역사 지하화

    “신강릉역사를 지하화하겠다는 정부의 당초 약속을 지켜라.”(강릉시민) “사업비 증가로 도심구간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한 별도의 사업으로 추진하라.”(기획재정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추진하는 강릉~원주 간 복선전철 최종 구간인 도심구간과 신강릉역사 지하화를 놓고 강릉시민들과 정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 복선전철사업(120.3㎞)은 모두 3조 9411억원을 들여 2017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지난해 공사에 들어갔다. 문제는 올해 첫 삽을 뜨는 도심구간 철길이 구정면 금광리에서 강릉 도심으로 이어진 뒤 최종 신강릉역사를 지하로 할 것인지 지상으로 할 것인지다. 발단은 지난해 10월 국토해양부와 철도시설공단, 강릉시가 합의해 구정면 금광리~강릉역 8.6㎞ 도심구간을 지상(6㎞)과 터널(2.6㎞)로 연장한 뒤 신강릉역사를 지하로 한다고 약속했지만 두달 뒤 뒤늦게 재정부가 사업비 증가 등을 이유로 종착역을 금광리로 하겠다고 주장하면서부터다. 재정부는 한발 더 나가 금광리에서 시내로 이어지는 구간은 50년 이상 된 낡은 기존 영동선로를 그대로 연결해 사용하고 예비타당성조사를 통한 별도의 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업비가 늘어나는 것도 이유이지만 유사한 사례를 가진 다른 도시에 파급되는 영향도 우려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국토부가 8.6㎞ 강릉 도심구간과 신강릉역사를 강릉~원주 간 철도연장사업으로 보고 총사업비에 포함하는 일괄 발주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과 상반된다. 당초 국토부는 도심구간에 대해 구체적인 설계까지 내고 사업비도 3150억원으로 별도 책정했다. 이처럼 중앙 부처 이견으로 사업이 난항을 겪자 시민들은 “지난해 논란 끝에 국토해양부와 철도시설공단에서 도심구간은 설계한 대로 추진하고 현재 강릉역 자리인 신강릉역사도 지하로 공사를 해주겠다고 확정했으면 약속을 지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토부에서 주민들과 논의를 거쳐 약속한 사안을 뒤늦게 재정부에서 발뺌하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집단 실력행사도 불사할 움직임이다. 시의회 의원들도 “건설당국이 당초 타당성 조사 때 금광리와 지변동, 회산동, 현 강릉역 등 강릉지역 4개의 종착역 대안을 시에 제시해 전문가들이 평가하고 시민 공청회,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최적안으로 현재의 강릉역이 확정돼 이를 토대로 실시설계가 이뤄졌다”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약속한 2018 동계올림픽 비드파일에도 종착역이 강릉역으로 명시돼 있는데 재정부가 예산 증액을 이유로 별도사업으로 추진하라는 것은 논리에도 맞지 않고 정부 불신만 초래하며 불필요한 논란만 일으킬 뿐이다”고 재정부 주장을 반박했다. 더구나 전문가들은 재정부가 금광리~강릉역 도심 구간에 대해 기존 영동선로를 그대로 이용하라는 것은 시 도시발전과 기술적인 면 등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진단한다. 당장 금광리에서 도시구간을 지나는 철길을 현재 영동선과 연계하면 고속으로 지나는 열차가 낡은 철길과 급한 경사도, 무른 지반을 지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적 측면만 따져 보아도 영동선을 지상으로 활용하려면 노후시설 개량과 소음, 진동 방지를 위한 터널식 방음벽 설치, 철도 노반 정비 등으로 지하화에 맞먹는 비용이 들어 기대만큼 예산을 절감하지 못할 것이란 주장이다. 또 지상으로 고속열차가 지나면 도심이 분리되고 소음, 시각공해 등을 유발하는 등 사회경제적으로 오히려 비경제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밖에 재정부가 주장하는 농경지가 대부분인 금광리를 종착역으로 한다면 주변 기반확충비에만 수천억원이 소요되고 동계올림픽 개최 이전에 정비가 어려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진단이다. 송영국 강릉시 도시계획과 도시개발담당은 “강릉~원주 간 복선전철사업 가운데 강릉 도심노선 지하화와 신강릉역사 지하화는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릉을 동해안 최고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시민들의 열망이 담긴 사업”이라면서 “이런 사업을 재정부가 예산 증액 등의 문제를 들어 시민들과의 약속을 번복하려 한다면 행정 신뢰성의 실추는 물론 주민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위기의 SK 구하라” 위원회 진용 구축

    “위기의 SK 구하라” 위원회 진용 구축

    최태원 SK㈜ 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비상 경영에 돌입한 가운데 SK그룹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6개 위원회의 위원장을 선임하는 등 책임경영에 착수했다. SK그룹은 6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SK㈜,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6개 계열사의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신규 선임 68명을 포함해 110명의 임원이 승진했다. SK그룹은 이번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에서 지주회사의 역할 변화와 우수한 여성 인재 발탁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인 SK㈜는 기업 가치 제고와 성장을 추구하는 포트폴리오 투자 회사로 변모하게 된다”며 “지주회사는 미래 성장을 위한 인수·합병(M&A), 펀딩 등 그룹 차원의 신규 투자를 강화하고 기존 포트폴리오의 지속적 가치 증대에 맞춰 조직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올 들어 계열사 독립 경영을 강화한 새 경영 방식인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시행함에 따라 주요 계열사의 임원 인사를 모아서 발표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계열사별로 인사를 했다. 지난달 SK이노베이션 등 6개 계열사에 이어 이번에도 계열사별 이사회와 최고경영자(CEO) 책임하에 이뤄졌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전략위원회 위원장에 하성민 사장(SK텔레콤 대표이사 겸직), 글로벌성장위원회 위원장에 구자영 부회장(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겸직)을 임명했다. 또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에는 김영태 사장, 윤리경영위원회 위원장은 정철길 사장(SK C&C 대표이사 겸직),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에는 김재열 부회장을 각각 선임했다. 인재육성위원장은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직접 맡았다. 각 위원회에는 관계사 CEO들이 참여하면서 분야별 주요 사항에 대한 논의와 의사 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SK그룹은 특히 재무·포트폴리오 관리에 경험이 많은 조대식 SK㈜ 재무팀장을 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강선희 SK이노베이션 지속경영본부장이 부사장급으로 승진하고 배선경 워커힐아카데미원장이 워커힐 운영총괄 사장(전무급)으로 승진하는 등 여성 임원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SK텔레콤 핵심 보직인 사업총괄로 자리를 옮긴 박인식 사장의 이색 경력도 눈에 띈다. 박 사장은 서울 북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81년부터 체신부(정보통신부 전신)에서 10년간 공무원 생활을 했다. 이후 1992년 SK텔레콤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으로 자리를 옮기며 SK텔레콤과 인연을 맺었다. SK네트웍스 사장에 문덕규 SK E&S 사장, SK E&S 사장에 유정준 SK㈜ G&G 추진단 사장, SK해운 사장에 백석현 SK해운 전략경영부문장을 선임했다. SK네트웍스는 글로벌 성장을 위해 M&A 관련 조직을 통합·일원화하는 한편 기존의 주력 사업인 정보통신기술(ICT)마케팅, 에너지마케팅 등의 조직을 보강하고 중국 본부 산하에 사업개발실을 신설했다. SK해운 황규호 사장은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으로, SK M&C 문종훈 사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통합 사무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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