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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집값 잡히나 (하) 경기대책이 필요하다

    “집값 대책을 왜 부동산에서만 찾나요.”천정부지로 뛰어오른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9·5대책’을 내놓은 뒤 부동산업계에서 나온 얘기다.재건축 규제와 세금 중과,투기단속 등의 재래식 부동산대책으로는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여기에는 최근의 집값 상승이 단순한 ‘주거수단’의 문제가 아니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집값 상승의 배경을 다각도로 분석해 처방을 내놓지 않으면 미봉책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종합처방이 필요하다 서울 강남권에 집을 산 사람들은 ‘더 오를 것 같아서’부터 ‘자녀교육 때문에’,‘주거 질이 높아서’,‘재건축 대상이어서’,‘저금리 때문에’에 이르기까지 이유가 각양각색이다. 집값 상승의 배경이 다양한 만큼 그 처방도 다양하고 종합적이어야 한다.어느 한가지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저금리로 시중의 여유자금이 넘치는데 이에 대한 흡수방안은 내놓지 않은 채 재건축 시장만 막아 놓을 경우 그 돈은 은행이나 증시로 가지 않고 다른 부동산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9·5대책’이 강력하기는 하지만 저금리가 지속되는 한 약효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정부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저금리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고육책이기 때문이다.교육문제는 더 심각하다.자녀교육이 다 끝난 뒤 강남을 떠나겠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교육부 등 범부처적 종합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남 외부에 해법이 있다 정부 대책은 강남권에 집중돼 있다.강남권 집값을 끌어내려 하향평준화하자는 것과 다름없다.비강남권의 교육여건이 나아지면 강남 집값 상승 요인의 하나는 사라지는 셈이다.그러나 비강남권에 대한 대책은 전무하다시피하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 공조부족도 문제다.강북 개발의 경우 서울시가 그런대로 방향은 잘 잡았다고 볼 수 있다.뉴타운 개발과 청계고가도로 철거를 통한 강북 개발은 강남·북의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지만 정부의 반응은 냉담하다. 서울시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데도 서울시가 재건축 연한 규제를 완화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구청은 더욱 심하다.정부의 방침이나 서민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는데만 관심이 쏠려 있다. 김성곤 기자 sunggone@
  • 세운상가 개발사기 ‘조심’/市 ‘재개발 구상’ 발표후 들썩 가짜 건축허가로 투자자 현혹

    서울시가 지난 7월말 청계천 복원 사업과 관련,세운·대림상가 일대 재개발 구상안을 밝힌 뒤로 이 일대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심지어 건축허가가 났다는 사기성 투자 권고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8일 서울 종로구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구 건축과나 도시계획과 등으로 “예지동 일대에 대규모 재개발,재건축이 시행되고 있다는데 인·허가 진행상황이나 건축심의 통과 여부 등을 알고 싶다.”는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문의자들은 “세운상가 보석상점이 밀집해 있는 예지동 85일대 대지 4000여평에 37층짜리 고층 건물이 들어설 예정인데 현재 건축심의를 통과했고 곧 사업을 시행한다며 투자나 철거·건축공사 참여 등을 권유받았다.”면서 확인을 요청했다. 대부분 신분을 밝히길 꺼린 문의자들은 건설업체,철거업체 등 건축 관련 종사자들로,일부는 “재건축 사업에 참여하려면 이번 추석에 인사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협박성 권고’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관할 종로구는 한마디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예지동일대는 지난 80년대 초반 도심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이후 이렇다 할 사업진전이 없었다.현재까지 건축허가는 물론 재개발사업 시행을 위한 어떠한 행정절차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다만 서울시가 7월 말 청계천 복원과 관련,세운·대림상가의 대규모 재개발 구상을 밝히면서 “예지동의 반응이 좋아 이르면 2008년쯤 공사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구상단계에 불과한 것으로 재개발 사업 방식 결정,입주상인 이주문제 등 건축허가 전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쌓여 있다. 종로구는 최근 홈페이지(jongno.seoul.kr) 공고문을 통해 “예지동 일대 건축허가 등과 유사한 내용으로 하도급에 참여를 종용하거나 사업계약을 조건으로 업체를 현혹시키는 자가 있을 경우,구체적인 인적사항을 확인해 도시계획과(731-1422∼4)에 신고해 달라.”면서 “구청으로부터 인·허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허가서나 공문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고시촌 불법홍보물 ‘몸살’/신림동 “현수막·벽보 철거해달라” 민원 봇물

    서울 신림동 ‘고시촌’이 불법 현수막과 벽보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시학원·식당 등은 고시생을 끌기 위해 현수막과 벽보를 거리에 나붙이고 있고 주민들은 철거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 김모(31)씨는 7일 “신림동에 거주하는 수험생 수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업체 수는 크게 늘면서 업체간 경쟁은 치열해졌다.”면서 “경쟁만큼 현수막 숫자도 늘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한 주민은 “자신의 업체만 홍보하면 된다는 얌체 상혼 때문에 주민들의 편익은 뒷전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 학원 관계자는 “수험생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한 홍보수단으로 비용이 싼 현수막과 벽보 등을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벽보가 급증하면서 무분별한 홍보물을 막아 달라는 주민들의 민원도 늘어 관악구청이 결국 단속에 나섰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고시촌 주변 불법 현수막과 벽보 등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면서 “특히 이같은 불법 옥외 광고물에 대해 최고 3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청은 그동안 건물 외벽에 설치하는 불법 현수막과 벽보를 민원 접수분만 철거했으나 이번에는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다. 관계자는 “고시촌 인근에서는 하루에도 3∼4건씩 불법 광고물을 철거해 달라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면서 “쾌적한 환경 조성 등을 위해 불법 설치물에 대한 단속을 강화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이처럼 불법 옥외 광고물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강화되면서 마땅한 대체 홍보수단을 찾지 못한 대부분의 지역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학원 관계자는 “단속이 강화돼 마땅한 대체 홍보수단을 찾아야 하지만,이마저도 쉽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 학교위 고압선 땅속으로/상계8동 1.5㎞ 지하매설키로

    자치구의 끈질긴 노력과 설득으로 초등학교 옥상 위를 지나가는 고압선이 20년만에 땅 속으로 들어가게 돼 지역 주민들의 오랜 민원이 해결됐다. 서울 노원구는 4일 상계8동 상계근린공원에서 한신빌라에 이르는 1.5㎞구간에 걸쳐 주택가,대규모 아파트단지 및 초·중학교 위를 가로지르고 있는 고압 송전선로(사진 동그라미 안 부분)가 지중화된다고 밝혔다.지난 86년 설치된 고압선은 2006년 9월까지 8개의 대형 송전탑이 철거되면서 지하에 묻힌다.고압선이 지나가는 지역은 주택가와 상계주공아파트 14·15·16단지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돼 있다.3000여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상경초등학교(1900명),상원중학교(1123명)가 위치해 그동안 송전탑을 철거해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특히 학교 옥상에서 불과 10m 위로 1만 5000V의 고압선이 지나가 학생·주민의 전자파 피해는 물론 감전,낙뢰 피해 등이 늘 우려됐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청계천의 추억 생생히 간직하자”/온라인 사진동호회·블로그등 부쩍 늘어 거리표정·장터풍경·사람이야기등 올려

    “서민들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청계천 상가의 모습도 머지않아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청계천 복원공사가 시작된 지 두 달.시끌벅적한 흥정소리와 장터의 구경꾼,차로를 채우던 차량의 물결 등 ‘청계천의 추억’을 인터넷에 남기려는 네티즌의 손길이 바쁘다.직접 경험한 청계천 사연을 글로 풀어내거나 동영상이나 사진 등을 올려 다른 네티즌들에게 전하고 있다. ●추억 담기에 분주한 네티즌들 최근 들어 인터넷에는 청계천 관련 온라인 사진동호회와 1인 미디어 블로그(Blog)가 부쩍 늘었다. 지난 7월 청계천 복원 공사가 시작되면서 디지털카메라 포털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와 마이미디어 등 블로그 사이트들에 게재된 관련 사진만 1만점을 넘는다. 이들은 각자의 디지털카메라에 황학동 풍물시장과 벼룩시장,철거되는 교각의 모습 등을 담아 다른 네티즌에게 제공하고 있다. 마이미디어의 ‘좋은사람 미디어’(mm.intizen.com/poporo)나 ‘한 조각의 여유’(mm.intizen.comadoe) 등은 전성기 때의 청계천 시장과 청계고가의 향수를 담아낸 사진들로 인기가 높다.짧은 도보여행의 느낌을 적어 내려간 ‘청계천 르포’도 눈에 띈다. 디시인사이드에서 활동하는 이철주(26)씨는 “사진에 나온 상가가 문을 닫고 상인이 떠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안타까울 뿐”이라면서 “북적거리던 일상이 인터넷의 추억으로 간직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 백과사전에도 청계천 바람 사이버 백과사전을 펴내는 두산엔사이버에선 ‘청계천 스케치’(cheonggye.encyber.com)코너를 차렸다.책장을 넘기듯 꾸며놓은 웹페이지에는 분주했던 청계천 상가와 거리표정,장터풍경,카메라 앵글 속에 잡힌 사람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또 3명의 사진작가가 40여일 동안 찍은 사진 500여장을 볼 수 있다. 회사측은 향후 공사과정과 청계천이 변해가는 모습도 있는 그대로 보여줄 계획이다.두산 엔사이버팀 홍진기 과장은 “딱딱한 지식정보보다는 감성에 다가가는 백과사전을 만들어 보자는 의미에서 시작한 작업이었는데 호응은 기대 이상”이라면서 “지난 7월 초 청계천 코너를 개설한 이후 전체 방문자가 20%나 증가했다.”고 말했다. ●정보제공 사이트도 속속 생겨 청계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사이버 청계천(www.ccsk.co.kr)과 청계천쇼핑몰(www.goodcs.com) 등은 주변 업체와 상품 정보를 깔끔하게 정리해 놓았다. 청계천 7가에서 10년 가까이 자영업을 하다 사이트를 개설한 이주용(44)씨는 “청계천이 복원되더라도 일부 상가는 여전히 운영되는 만큼 직접 현장을 찾아가는 것도 추억을 되살리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
  • [씨줄날줄] 장군님 사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 막바지에 엉뚱한 일이 또 터졌다. 북한 응원단이 28일 오후 경북 예천군 예천읍 청복리 34번 국도 진입로 부근에서 갑자기 차를 세우고 예천지역 시민단체들이 내건 ‘북녘 동포 여러분 반갑습니다’ 등의 글귀가 씌인 플래카드 4개를 멋대로 거둬가 버렸다.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을 가리키며 (한쪽이 장승에 매달린 플래카드를 보면서) “허수아비에 장군님의 사진이 걸려 있다니.”,“장군님 사진이 이렇게 낮게 걸려 있다니.”,“장군님 사진이 비를 맞잖아요.”라며 마치 영정을 모시듯 플래카드를 들고 갔다는 것이다.사진 취재기자의 카메라는 빼앗았다가 밤에 돌려 주었지만 플래카드는 29일 낮까지 예천 주민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북한 선수단과 기자단에 이어 이번엔 응원단이 ‘파문’를 일으킨 셈이다.선수단과 기자단은 그렇다 치더라도 미녀 응원단의 고운 웃음에 홀려 있던 사람들은 눈물까지 흘리며 플래카드를 철거했다는 소식에 눈이 휘둥그래졌다.허참 어떻게이해해야 좋을까. 평양 상주 특파원을 지낸 사회주의권 출신 기자와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다.TV를 보면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김정일 부자에 대해 발을 동동 구르며 열광하는데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은 적이 있다.돌아온 대답이 “TV카메라가 지나가면 그들도 팔 내리고 조용해져요.”라는 것이다.응원단의 행동도 ‘보여주기 위한 행동’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심하게 말할 수도 있다.공포정치는 개인숭배를 불러일으킨다.공포가 숭배를 가져온다는 게 괴이하지만 사람들은 종종 탈출구가 없는 공포 앞에서 숭배를 택한다.스탈린 시절의 공포정치와 개인숭배도 그러한 예다.그러나 ‘공포정치와 개인숭배론’ 해석에 대해 북한쪽은 펄쩍 뛸 게다.장군님을 정말로 존경한다고 말이다. 지난 5년여 동안 북한에 햇볕을 쪼이면서 열린 사회로 나아가길 기대했던 마음에는 응원단의 행동이 무척 당혹스럽다.‘오냐 오냐’하다가 수염 잡힌 할아버지 신세라고 개탄할 이들도 많을 터이다.언제쯤이나 미녀가 아니라도 좋으니 자연스럽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북한의 ‘보통응원단’을 볼 수 있을까. 강석진 논설위원
  • 청진동 재개발 본격화/2006년까지 20층짜리 대형 복합건물 건립

    서울 종로구 청진동 일대 도심 재개발사업이 본격화된다. 종로구와 부동산 개발업체인 르메이에르㈜에 따르면 ‘피맛길’일대 청진6지구 도심재개발지구에 상가와 오피스텔이 입주하는 대형 복합 건물이 들어선다.이곳 재개발 사업은 2001년 시행인가와 건축허가까지 받았으나 피맛길 보존과 상인들의 반대 여론에 밀려 사업이 중단됐었다. 그러나 세입자들과 일부 문화·예술인들이 중심이 돼 옛 정취가 살아있는 피맛길을 보존해야 한다며 사업에 반대하고 있다.피맛길은 종로에서 18m정도 떨어진 2∼3m의 골목길로 음식점 등이 주로 들어서 있으나 건물이 낡고 오래돼 도시미관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르메이에르는 이곳에 내년 1월 공사를 시작,2006년 12월까지 지하 7층,지상 20층 규모의 ‘르메이에르 종로타운’을 세우기로 했다. 건축계획안에 따르면 피맛길의 옛 정취를 살리기 위해 건물 1층을 뚫고 지나가는 5m정도의 길이 만들어진다.복원될 피맛길 양쪽에는 지금의 분위기를 살릴 수 있도록 전통음식점 등을 집중 배치할 계획이다.또 피맛길이 끝나는 곳에는 250평 정도의 빈 공간을 만들어 쉼터기능을 갖도록 할 계획이다. 르메이에르 이점세 상무는 “세입자와 지주들이 상가 이전을 약속하는 화해조서를 맺어 철거에는 어려움이 없다.”면서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 달동네 가옥주에 18평형 우선공급

    주택공사는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에 거주하는 영세 가옥주가 원하면 18평형 분양 아파트를 우선 공급하고 보상금을 뺀 나머지 전액을 장기 저리로 융자해 주기로 했다. 예를 들어 이주대책용으로 제공되는 18평형 아파트 분양가가 7200만원이면 정부가 지원하는 국민주택기금 4500만원을 뺀 실입주금 2700만원 가운데 보상 평가금이 1700만원이라고 치면 나머지 1000만원을 연리 3%,5년거치 15년 상환조건으로 빌려준다는 것이다.주공은 ‘달동네’ 영세 가옥주들은 보상금이나 소득수준에 비해 분양가가 너무 높아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해 보상 및 철거과정에서 일어나는 마찰을 해소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류찬희기자
  • ‘U대회충돌’ 언저리/ “김정일 타도”시위에 항의 몸싸움

    국내의 보혁갈등이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남북간 몸싸움으로 이어졌다.대회를 취재중인 북한기자들과 반김정일 집회를 갖던 보수단체 회원들이 20여분간 심한 몸싸움을 벌여 경찰이 충돌하는 사태가 빚어졌다.그러나 북한 응원단은 예정대로 응원을 하면서 한국측이 건네준 한반도기를 받아 흔들기도 했다. ●北기자 플래카드 철거 요구 30여개 보수단체 모임인 ‘북핵저지시민연대’ 회원 20여명은 24일 오후 2시쯤 미디어센터(UMC) 앞 광장에서 ‘김정일 타도하여 북한주민 구출하자.’ 는 등의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들고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 유감성명 발표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때마침 경기장 취재를 마치고 UMC로 들어가던 북측 기자 2명은 플래카드를 보고 즉각 치울 것을 요구하다,UMC 3층 북한 취재단 사무실로 뛰어올라가 동료 기자 10여명과 함께 달려나왔다.이어 보수단체 회원과 북측 기자간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탈북자를 지원하고 있는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45)이 쓰러지기도 했다.북측 김광진기자도 와이셔츠가 찢어지고 손가락을 다쳤다.충돌은 20분쯤 지나 경찰이 출동하면서 일단락됐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북측 기자가 돌아가자 즉석 집회를 열고 “회원 5명이 부상을 입었다.”면서 “북측의 사과를 촉구하고 정부가 북한의 사과를 받아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 행사에 참석한 인터넷 독립신문 신혜식 대표는 “북한의 인권에 대해 평화적으로 얘기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북측의 한 기자는 “우리 장군님을 공개적으로 모독하는 것은 노골적 도발행위”라고 반박했다.북측 전극만 대표는 이날 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학생체육협회 대표단’ 명의의 성명을 내고 “가슴에 붙인 공화국기가 뜯기우고 옷이 찢어지는 등 신변까지 위협당했다.”면서 “이는 우리 겨레에 대한 도전으로 준렬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경찰,안이한 대응 경찰은 이날 보수단체의 행사를 미리 알고도 적극 대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경찰 관계자는 “정보를 입수하고 원천봉쇄 여부로 고민했다.”면서 “그러나 국내외 기자들이 드나드는 UMC 앞에서의 기자회견인 만큼 제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그러나 경찰은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망명을 요구하는 듯한 문구를 적어 UMC 주위에 뿌린 것과 관련,보수단체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당초 특별치안구역으로 설정한 UMC,선수촌,주경기장 등 주요 시설 1㎞ 이내에서는 집회나 시위를 자제하도록 촉구하고 원거리 집회로 적극 유도키로 했다.관련 정보활동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기자회견이나 문화행사를 빙자한 미신고 집회는 불법집회로 간주,강력 차단키로 했다.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대회기간중 보수·진보단체가 같은 장소에서 집회를 열거나 특정국가를 비난하는 성격의 집회로 충돌이 예상되면 적극적인 경비대책을 마련토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 대구시청과 U대회조직위는 이날 저녁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박상하 대회집행위원장은 “북측에서 재발 방지를 요구하면 이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위원회 및 북측 움직임 대회 조직위원회와 대구시 등 관계 당국은 이날 밤 긴급 회의를 소집,북측 성명의 진의를 파악하는 한편 대책을 논의했다.한 관계자는 “끝까지 대회를 무사히 마무리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북측 응원단은 전극만 총단장의 성명이 발표되던 시간에 프랑스와의 여자축구 경기가 열린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응원전을 펼쳤으나 이 사건에 따른 이렇다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진보단체 비판 성명 진보 성향의 ‘통일 유니버시아드 시민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민주참여네티즌연대’ 등 보수단체와 대회 안전통제본부측에 책임을 물었다.시민연대 김두현 대외협력국장은 “극우 냉전세력들이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행동을 한 것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는다.”면서 “또한 사태가 일어날 줄 알았으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안전통제본부에도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구 이창구 박지연기자 window2@
  • 메트로 플러스 / 오늘밤~내일낮 차량 전면통제

    서울시는 22일 현재 청계고가 구간의 89%가량이 철거됐으며 오는 31일 철거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청계고가에서 삼일고가로 연결되는 램프를 철거하는 24일 오전 0시부터 낮 12시까지 종로2가→을지로2가 방면과 을지로2가→광교 방면 차량통행을 전면 통제한다.
  • “임대주택 轉貸 꼼짝마”서울시, 단속 강화… 신고자 포상금 검토

    철거 세입자나 청약저축 가입자 등에게 제공되는 임대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전대(轉貸)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서울시가 단속을 대폭 강화한다.임대주택 전대는 불법이지만 일반 아파트에 비해 임대보증금과 임대료가 절반도 안되기 때문에 불법전대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관리하는 임대주택 136개 단지(8만 2299채) 중 불법전대 적발 사례는 최근 4년간 총 466건(2000년 18건,2001년 155건,2002년 183건,올해는 8월 현재 110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불법전대는 원 입주 예정자가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보증금 985만원(재개발 임대 14평형 기준)과 비슷한 1000만원대에 입주권을 부동산업자에게 넘기면 이들이 생활정보지 광고 등을 통해 2500만∼4000만원에 실제 입주자에게 다시 임대를 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도시개발공사에 따르면 임대주택을 전대받는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언젠가는 분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들어왔지만 대부분은 임대주택 전대가 불법인줄 모르고 ‘싼 맛’에 입주한 것으로조사됐다.원입주자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임대주택을 도개공에 반환하지 않거나,부동산업자들이 재개발사업에 직접 참여해 입주권을 확보한 뒤 전대하기도 한다. 임대주택 전대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전대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데다,적발되더라도 대부분 벌금 100만원 이하로 판결나기 때문에 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 법적으로는 2년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지만 이면계약 여부 등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아 처벌이 약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해마다 2차례씩 실태조사를 벌여왔지만 입주자들이 ‘사생활 침해’라며 반발하는 데다,실태조사나 임대차 계약 때는 원입주자가 어김없이 나타나기 때문에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에 따라 앞으로는 입주자 실태조사 횟수를 연 4회로 늘리기로 했으며,불법전대를 신고하거나 색출한 사람에게는 30만원 정도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불법전대를 한 원입주자와 중개업자뿐 아니라 불법전대를 통해 입주한 사람도 형사 고발할 수 있도록 임대주택법을 개정할 것을 건설교통부에 건의키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불법전대가 확산될 경우 정당한 입주 자격을 가진 사람들의 입주 기회가 제한된다.”면서 “전대받은 사람도 적발되면 보증금 외의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앞으로는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NGO / 시민단체 대중적 이슈 발굴 초점

    ‘전시효과나 명분보다 실리를 추구한다.’ 입법청원과 주민감사청구,법원 가처분 신청,국가인권위원회와 부패방지위원회 제소 등이 NGO(비정부기구)의 주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과거 캠페인과 시위에 포커스가 맞춰졌던 NGO의 활동반경이 넓어지면서 목표달성을 위한 전략·전술이 점차 고도화·다양화·전문화하고 있는 것이다.참여연대와 경실련,환경운동연합 등 주요 시민단체들은 정치·경제·민생분야의 대중적인 이슈를 발굴,소송과 입법청원 등을 시의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목표 성취위한 전략·전술 다양화 올 들어 증권집단소송제와 통합방송법 개정,평화의 날 제정,핵에너지 정책 전환 등 각 분야에서 시민단체들의 입법청원이 쇄도했다. 전북 부안군 위도의 원전센터 유치에 반대하는 ‘부안 핵폐기장 백지화 및 핵에너지 정책전환을 위한 범도민 대책위’는 19일 ‘핵에너지 정책전환을 위한 입법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을 통해 핵폐기장 백지화에 나선다. 그동안 핵폐기장 반대 인간띠잇기 행사와 촛불시위 등을 벌인 이 단체는 입법청원을 통해 정부의 핵에너지 정책전환을 촉구할 계획이다.경실련과 미디어세상 열린사람들,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한국여성민우회 등 7개 단체는 지난 4일 ‘시청자주권 실현을 위한 방송법 개정 입법청원안’을 방송위원회에 제출했다. 통일연대,학술단체협의회 등 100여개 사회단체로 구성된 ‘정전 50주년 한반도 평화대회 조직위원회’는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27일을 ‘평화의 날’로 제정하는 입법청원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113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연대’도 지난 5월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한 민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입법청원·가처분신청 봇물 지난 10년간 중단과 재개를 거듭했던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공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동안 새만금 백지화를 요구하며 ‘3보1배’ 행사 등을 벌여 온 시민단체로서는 공사중단이라는 뜻밖의 ‘원군’을 만난 셈이다.우리 사회가 로또복권 광풍에 휩싸여있던 지난 3월 대한불교 조계종 자비실천본부와 기독교윤리 실천운동본부는 “로또복권이 사행심을 부추기고 근로의식을 저하시키고 있다.”며 로또복권 발행과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비록 기각되기는 했지만 이후 1등 당첨금 축소와 복권판매가격 인하촉구 여론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조아세)은 지난 6일 독립기념관에 전시된 조선일보 윤전기를 전시실에서 철거하는 데 성공했다. 조아세는 이 윤전기가 독립을 기념하는 성지에 있어서는 안 된다며 줄곧 철거를 요구했고,8·15까지 윤전기를 철거하지 않으면 독립기념관장에 대해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국민감사청구 활용도 활발 민주노동당 부패추방운동본부는 지난 11일 청와대가 직원 498명에게 휴가비 명목으로 최고 100만원 등 모두 3억여원을 지급한 것에 대해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이들은 정부예산 편성지침에 있지도 않은 휴가비를 지급하기 위해 급여를 과다 책정했다며 시민 604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또 경기북부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의생명과 안전한 소각장 운영을 위한 의정부시민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6월 다이옥신 초과배출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의정부시 장암동 생활폐기물자원 회수시설에 대해 국민감사를 청구하기 위한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지난 5월 전교조가 NEIS가 학생과 교사 등의 정보를 유출하는 등 인권 침해 소지가 크다며 인권위에 진정,인권침해라는 견해를 얻어낸 이후 인권위 제소도 활발하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민단체들이 정부정책에 너무 깊이 개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지만 시민의 적극적인 권리 찾기를 위한 수단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오히려 더 많다.”면서 “앞으로 입법청원과 주민감사청구 등 국회와 정부를 대상으로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활발하게 구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서울시 ‘무수골’ 개발제한 해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성북구 정릉3동 757 일대 29만 5628㎡와 도봉구 도봉1동 435의 16 일명 ‘무수골’ 9만 2154㎡를 32년만에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은평뉴타운 사업 예정지인 은평구 진과내·외동,구파발동 일대 359만 3000㎡에 대한 개발제한구역 해제는 또다시 보류됐다. 정릉 3동 일대는 1960∼1970년대 청계천 철거민이 이주하면서 형성돼 현재 1154가구,3612명이 살고 있다.도봉1동은 무수천 골짜기를 따라 형성된 취락지로 현재 499가구,1096명이 거주하고 있다.한편 지난달 16일 열린 8차 도시계획위원회와 같은달 30일 열린 속개회의에서 결론을 짓지 못한 24개 자치구의 일반주거지역 종세분화는 이번에도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시는 22일 3차 속개회의를 열어 종세분화를 재심의할 예정이다.이에 따라 예정대로라면 7월1일부터 시행됐어야 할 종세분화가 두달 이상 표류하게 됐다. 류길상기자
  • 청계천 33년만에 ‘햇빛’/성북천 합류지점 복개도로 오늘부터 철거

    청계고가도로 철거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청계천 복개 슬래브가 철거돼 청계천 하류쪽 바닥이 33년 만에 햇빛을 보게 된다. 서울시는 고가 철거공사가 빨리 진행된 3공구 난계로∼성동구청앞 사거리 구간 가운데 성북천 합류지점∼무학로 교차로 구간에 대해 13일부터 복개도로를 철거한다고 12일 밝혔다. 우선 폭 70∼80m 도로의 가운데 10.4m 부분을 올해 말까지 들어낸 뒤 1·2공구 등 나머지도 내년 말까지 완전히 철거할 계획이다.청계천로는 1937∼1978년에 걸쳐 복개됐는데 이번에 철거되는 구간은 1970∼1978년 복개됐다. 철거공사는 바퀴톱(Wheel Saw)으로 먼저 복개도로 철거구간을 자른뒤 압쇄기로 콘크리트를 부숴 바닥으로 떨어뜨린다.이어 청계고가를 받치고 있던 대형 교각을 줄톱(Wire Saw)으로 잘라 들어내고 콘크리트 덩어리를 포클레인과 덤프트럭을 이용,폐기물중간처리장으로 옮긴다. 철거되는 복개도로를 제외한 나머지 양쪽 2차로 구간에 대한 보수·보강공사와 하수관로 이설공사 등도 함께 진행된다.소음방지,차량소통 등을 위해 포클레인·트럭 등 중장비들은 복개도로밑 청계천 바닥에서 작업한다. 복개도로 철거기간에도 난계로·무학로·고산자로 교차로 등 3공구 구간 5개 교차로는 남아 있기 때문에 남북간 차량통행에는 지장이 없다. 서울시는 당초 10월 중순으로 예정됐다가 9월 중순으로 앞당겨졌던 청계고가도로의 철거기간을 다시 단축,이달 말까지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중동평화 다시 먹구름/‘이’ 로드맵 중단… 헤즈볼라와 충돌

    미국이 주도해온 중동평화를 위한 로드맵이 좌초 위기에 처했다.이스라엘은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측이 휴전을 구실로 재무장을 서두른다며 팔레스타인 경찰이 폭력테러단체들을 무장해제할 때까지 로드맵 이행을 위한 외교 노력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발표는 특히 이스라엘 정착촌 철거 이행 지연,보안장벽 설치 강행 등으로 이스라엘이 미국과 마찰을 빚는 가운데 나와 중동평화 로드맵은 당분간 사문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날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지대에서 레바논의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간의 무력충돌이 7개월 만에 재개됨으로써 중동평화는 또 다른 암초를 만나게 됐다. 시리아와 레바논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는 지난 8일부터 사흘 연속 이스라엘 북부 국경마을에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10일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1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하자 이스라엘은 즉각 보복공습에 나섰다. 2000년 5월 이스라엘이 22년간 점령했던 남부 레바논에서 철수한 이래 처음으로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 다시전운이 감돌기 시작한 것이다. 중동 전문가들은 헤즈볼라가 오랜 침묵을 깨고 이스라엘에 공격을 가한 것은 지난 2일 헤즈볼라의 보안간부 알리 후세인 살레가 베이루트 남부의 헤즈볼라 거점에서 차량 폭발 사고로 숨진 데 따른 보복으로 보고 있다. 유세진기자 yujin@
  • “청계천서 헌책방 30년 헐린다니 서운하네요”/황학동 ‘터줏대감’ 경안서림 주인 김시한씨

    다섯평 남짓한 가게 안은 묵은 책냄새로 가득했다.발디딜 틈 없이 쌓여 있는 먼지투성이 책더미들.한쪽에는 철거를 앞둔 청계천 책방가의 운명을 암시하듯,주인을 찾지 못한 한지책들이 곰팡이를 머금은 채 쓸쓸한 ‘최후’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안서림 주인 김시한(73)씨는 낡은 철제 의자에 ‘삐딱하게’ 기댄 채 기자를 맞았다.마침 이 곳을 찾아 헌책을 뒤적이던 김명준(80)씨는 “고문서를 수집하는 대학교수건 헌 참고서를 찾는 중학생이건 손님을 일어나서 맞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김명준씨는 10년 단골이다.단골손님들은 김시한씨의 이런 태도를 ‘붙임성 없는 성격 때문’이라고도 하고,‘50년 책장사의 자존심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반복되는 질문에도 “신문에 날 만한 인물이 못된다.”며 한사코 답변을 사양하던 김씨가 ‘사랑방 손님들’의 강권에 못이겨 입을 열었다. “청계천 생활이 올해로 30년째입니다.청춘의 전부를 보낸 이곳을 누군들 떠나고 싶겠습니까.평생 해온 일을 그만 두게 된다니 안 서운할 리 없지요.” 그와 반평생을 함께 한 낡은 선풍기가 힘겹게 더운 바람을 뿜어댔다. 서울 중구 황학동 171번지.1973년 건립된 삼일아파트 14동이 자리잡은 곳이다.서울시는 지난달 이곳을 철거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이곳에서 김씨는 지난 73년부터 헌책을 팔았다.상인들은 그를 ‘청계천 터줏대감’이라 부른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복개가 막 끝난 상태였습니다.청계천도 8가를 지나 영미다리까지만 복개돼 있었고 고가도로는 아예 없었지요.장마가 오면 어김없이 홍수가 졌고 사람이 빠져죽었다는 흉흉한 소문이 떠돌곤 했습니다.” 지금은 도심의 흉물로 손가락질당하는 삼일아파트지만 김씨가 입주할 당시에는 최신식 ‘주상복합’ 아파트였다.지금 13,14동 일대에 남아있는 헌책방은 20여곳.전성기때 100곳에 육박했던 책방들이 언제부턴가 공구상,옷가게,골동품 가게로 간판을 바꿔 달기 시작했다.김씨 역시 전업의 유혹에 시달리지 않은 것은 아니다. “70년대 말까지도 학기 초만 되면 중고생과 대학생들이 교재를 구하러 청계천으로 몰려들었습니다.그 뒤론 죽 사양길이었어요.지금은 가게세나 근근이 내는 형편입니다.” 젊은 시절 그는 초등학교 교사였다.광복 이후 사범학교를 졸업한 뒤 안동에서 교편을 잡았다.그러다 전쟁이 터졌다.50년 9월 그는 피란지 부산에서 헌병에게 붙잡혀 팔자에도 없는 미군생활을 했다.“광복동을 걷는데 갑자기 헌병이 붙들어요.다짜고짜 무슨 학교 같은 곳으로 끌고 가더니 신체검사를 하더군요.그러고선 바로 일본행이었지요.” 일본으로 건너가 4주간 기초훈련을 받은 그는 그해 11월 미3사단에 배속돼 미군 상륙정에 몸을 실었다.그가 내린 곳은 원산이었다. 3년 뒤 전쟁이 끝났지만 김씨는 안동의 교사 자리를 단념하고 서울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한 사립대학에 편입해 영문학을 공부했다.하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던 그는 호구지책으로 서울대 문리대 앞 둑 위에 판자를 덧대 책방을 열었다.54년 봄이었다. “당시만 해도 평생 헌책방 주인으로 살게 될 줄 몰랐어요.헌책 장사란 게 돈 없는 학생과 학자들을 상대하다 보니 돈이 들어올 리 없거든요.제 자신이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진작 다른 길을 걸었을 겁니다.” 경안서림 단골 중에는 이름 난 국어학자,역사연구자들이 많다.하동호 전 공주사대 교수,박성봉 경북대 초빙교수 등이 그들이다.이 중에서도 지난 99년 타계한 진동혁 교수와의 인연은 각별하다.조선 영조대 시조작가인 이현보의 시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진 교수에게 문제의 시조집을 처음 발견해 알려준 사람이 김씨였다.조선 중기의 선비인 방원진과 김응정의 시조도 김씨가 발굴해 진 교수에게 보냈다.이 때문에 김씨는 청계천 책장사들 사이에서 ‘논문 제조기’란 별명까지 얻었다. 김씨는 책을 아무에게나 팔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희귀한 고서적이 들어오면 연구자들의 전공과 관심분야를 고려해 미리 연락한다. “저라고 책에 대한 욕심이 없겠어요? 하지만 제가 갖고 있으면 그저 희귀한 수집품에 불과합니다.연구와 해석을 통해 책의 의미가 풍부해져야 문화도 풍요로워지는 법이지요.” 김씨는 서지학 연구에도 대학교수 못지 않은 식견을 갖고 있다.지난 2000년 1월 열린 서울문화사학회 학술발표회에서 김씨는 서울의 한자표기가 ‘徐 ’이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하루는 은퇴한 원로 국문학자가 찾아와 ‘서울이야말로 순 우리말 지명인데 한자표기가 어디 있느냐.’고 호통을 치더군요.그래서 이중화의 ‘경성기략’이란 책을 보여드렸습니다.그랬더니 ‘이런 책이 다 있었냐?’며 한참을 들여다보다 돌아가시더군요.” 김씨는 조선 영조대에 편찬된 ‘문헌비고’와 박제가의 ‘북학의’ 등 서울의 한자표기가 등장하는 고문헌 20여종을 확보하고 있다.조만간 서울 표기의 변천사에 대한 논문과 함께 이 자료들을 전시할 계획이다. 김씨가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는 교회사다.기독교의 국내 전파와 관련된 고문헌의 내용은 그의 머릿속에 다 들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당나라를 통해 경교(기독교)가 통일신라에 전파됐다는 학설과 관련,이슬람 연구자인 정수일 교수와 서신을 교환하고 직접 만나 토론하기도 했다.“서점 문을 닫으면 한국 교회사와 관련된 책을 한 권 쓸 계획입니다.요즘 자료를 모으고 있는데 녹내장 때문에 책 읽기가 쉽지 않아요.” 이세영기자 sylee@
  • 삼일고가도로 폐쇄 후 어제 첫 출근/서울 도심 교통소통 원활

    ‘자율요일제’ 참여기업 교통부담금 30% 할인 청계천 복원을 위해 청계고가도로 철거에 이어 지난 2일 삼일고가도로가 폐쇄된 이후 첫 출근일인 4일 서울 도심의 교통소통은 예상과 달리 원활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7∼9시 사이 출근시간대의 서울시 전역의 차량 평균 주행속도는 시속 24.8㎞로 평소보다 2.4㎞ 더 빨랐다고 밝혔다.도심 주행속도도 시간당 평균 20.7㎞로 지난주 월요일에 비해 0.2㎞ 빨랐다.특히 삼일고가 폐쇄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던 남산1호터널을 통한 도심 진입도 시간당 64.7㎞를 유지,평소와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서울시 교통상황실에 따르면 이날 남산1호터널의 교통량은 시간당 1534대로 지난달 14일과 28일 등 평소의 월요일에 비해 각각 17.9%,8.9% 정도 줄어들었다. 서울 전역의 출근시간대 시간당 도심유입 차량은 3만 8000대로 청계천복원공사 착공 전인 지난 6월30일 4만 3800대와 착공일인 지난달 1일의 3만 9400대에 비해 10% 이상 감소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의 지속적인이용 확대를 위해 월∼금요일 가운데 하루를 선택해 승용차를 운행하지 않는 ‘자율요일제’에 참여하는 기업에 대해 교통유발부담금을 최고 30%까지 할인해 주기로 했다.이달 중 교통유발부담금 경감 등에 관한 조례도 개정할 계획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기업체가 건물 주차장을 자율요일제로 운영할 경우,대형시설에 부과하는 교통유발부담금을 20% 줄여 주기로 했다.종사자의 90% 이상이 자율요일제에 참여하면 교통유발부담금의 10%를 별도로 경감해 주기로 했다. 자율요일제 위반 차량을 100% 통제하는 등 기업체의 주차장 운영 내용에 따라 교통유발부담금 경감 외에 추가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다.자율요일제 참여 시민에 대해서는 자동차세 감면을 위해 행정자치부와 계속 협의하고,거주자 우선주차제 우선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시민들이 자율요일제에 가입하면 5000원권 지하철 정액승차권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여 도심 교통난을 줄이자는 시민운동으로 시작된 자율요일제에는 3일 현재 개인과 단체 7만 3228명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동구 송한수기자 yidonggu@
  • 청계천상가 화물주차장 24시간 운영·심야할인

    청계천 상가 앞 화물조업 주차장이 1일부터 24시간 운영된다.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 공사후 차로 감소로 인한 상인들의 영업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상가의 영업특성에 맞게 화물조업 주차장 운영시간을 조정하고 요금을 할인하는 등 주차장 운영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31일 밝혔다. 주차장 운영개선안에 따르면 야간영업을 하는 동평화상가,청평화상가,신발상가 앞 화물조업 주차장이 1일부터 하루 24시간 운영되고 오후 7시 이후 야간에는 주차요금이 50% 할인된다.또 이들 상가의 무료 주차시간이 5분에서 15분으로 확대된다. 그러나 주로 낮에 영업하는 공구상가,조명상가,광장상가,방산시장 등의 주차장은 운영시간이 현행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유지된다. 이밖에 평화·신평화시장 앞 조업주차장은 고가철거와 정비가 이뤄질 때까지 운영이 중단된다. 시 관계자는 “주차장 운영 개선안에 대한 홍보물을 작성,배포하고 이 지역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청계천 유물발굴기관 신청 “無”

    한달째를 맞은 청계고가 철거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유물 발굴과 역사문화 복원 작업이 청계천 복원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31일 현재 진출입 램프 14곳 가운데 8곳이 철거되는 등 41%가량 공사가 진행된 상태다.이에 따라 서울시는 당초보다 한달가량 빠른 9월 중순쯤 철거를 끝낼 계획이다. 하지만 유물 발굴은 조사기관 선정문제로,광교·수표교 복원 등 역사문화 복원은 시와 청계천복원 시민위원회가 이견을 보이면서 삐걱거리고 있다. 시는 9월부터 두달 동안 청계천 바닥의 유물과 유구(遺構·건축물의 남은 흔적) 현장 발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지만 조사에 참여하겠다는 문화재 발굴기관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발굴조사는 조선시대 후기와 구한말 생활상 연구 등을 위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가 결정한 사항.복원공사로 인한 하천준설에 앞서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공고를 내고 23일까지 참가기관의 신청을 접수했지만 단 한 곳도 지원치 않아 25일 다시 공고를 냈다.하지만 마감일인 31일까지 지원한 기관이 없는 상황.참가기관이 없으면 관련 학회에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지만 여의치 않으면 조사를 늦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역사문화 복원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시는 차량통행 문제와 홍수위험 등을 들어 ‘광교는 위치를 옮겨 복원하고,수표교는 원위치에 복제한 다리를 놓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는 “역사문화성을 무시한 행정편의적 발상”이라며 원위치·원형 복원을 주장하고 있다. 시민위는 시의 ‘청계천복원 기본설계안’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시민위 김영주 역사문화분과위원장은 “광교·수표교 문제뿐 아니라 기본설계안에 제시된 나머지 19개 다리 역시 역사문화 복원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청계천을 놀이공원화한 기본설계안이 수정되지 않으면 시민위는 해당 사업에 대한 심의를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계천복원추진본부 관계자는 “복원사업과 관련,시민위 심의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시는 현재의 기본설계안을 토대로수정·보완절차를 거쳐 오는 18일까지 실시설계를 확정할 예정이다. 황장석기자 surono@
  • 세운상가 재개발 2005년 착공

    서울시가 최근 다시 추진중인 청계천 세운상가주변 4만여평에 대한 도심 재개발사업이 빠르면 2008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완공될 전망이다. 시는 세운상가 주변 4개 블록 14만 8226㎡(4만 4000여평)를 IT단지와 주상복합건물,업무시설,호텔,멀티플렉스 극장,도심공항터미널 등의 시설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조성키로 하고 주민 협의 등을 거쳐 우선 1개 블록을 대상으로 2005년 1월 착공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지주들의 반응이 좋은 예지동 일대 재개발사업은 빠르면 2008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며,나머지 블록은 이주 대책 등을 위해 1개 블록씩 차례로 개발하는 순환 재개발 방식에 따라 단계적으로 완공된다. 시는 지주와 건물주가 땅을 신탁하면 신탁회사가 일정기간 토지·건물주에게 임대료를,임차 상인에게는 이주비 등을 각각 지원해 주고 신탁기간이 끝난 뒤 권리를 반환하거나 우선 임대권을 주는 ‘신탁’방식으로 재개발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는 또 당초 재개발구역에서 제외됐던 세운·대림상가를 구역에 포함시켜 건물을 철거한 뒤 부지 2500여평에 종묘-남산축을 연결하는 녹지를 조성하고,3000여 입주 상인은 다른 블록에 수용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한편 청계천 복원이 이 일대의 과밀개발을 부추긴다는 지적과 관련,박성근 청계천복원계획담당관은 “이 일대를 재개발하더라도 청계천변은 5층,안쪽은 최고 25층으로 높이를 제한하고 용적률도 550∼600%로 유지해 과밀을 방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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