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철거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지역 민심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환호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수술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 7월 3일
    2026-06-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272
  • [지금 그곳은] 뚝섬 서울숲 공사현장

    [지금 그곳은] 뚝섬 서울숲 공사현장

    꽃샘 추위가 전국에 몰아친 1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1가 685번지 입구에는 ‘서울숲 조성 공사-서울을 맑고 푸르게’라는 글씨의 간판이 중장비의 주차 행렬 사이로 솟아있다. 뚝도정수사업소 오른쪽 좁은 골목길로 들어섰다. 꼬리를 물고 있는 인적 없는 판잣집 마을. 한기와 흙먼지를 가득 실은 바람이 목덜미 사이로 비집고 들어왔다. 버려진 개들만이 부서진 판잣집 문가 안에서 ‘컹컹’ 짖어대며 낯선 이를 맞았다. 이곳은 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서울의 허파’ 서울 숲 조성 공사 현장이다. 서울 숲은 서울시가 ‘뚝섬 숲 조성 기본계획’에 따라 조성하는 대규모 자연 공원이다.2500억여원의 사업비를 들여 기존 뚝섬체육공원 일대를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대규모 도시 숲으로 만드는 역점 사업이다. 성수동 1가 685 일대 35만여평 규모다. 서울숲에는 42만 3000여주의 다양한 수종과 고라니, 사슴 등 120여마리의 야생동물이 인간과 함께 숨쉬게 된다. 뚝섬이 예전의 면모를 되찾는 셈이다. 서울숲 공사는 현재 85% 이상 완료된 상태다. 소나무, 느티나무 등 큰 나무들을 중심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심어지기 시작했다. 서울숲 지하를 관통하는 도로와 진입부 공사를 끝내고 오는 6월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 그러나 어디에나 빛과 그림자는 함께 있는 법이다. 서울숲 현장도 그 예외가 아니다. 용비교∼뚝섬길 사이 1㎞ 구간 왕복 4∼6차선 지하도로 건설 현장 앞에는 3채의 민가가 남아 있다. 중장비와 수백명의 공사 현장 인력들 사이의 외로운 섬인 셈이다. 이곳의 공사가 시작된 것은 지난해 5월.28년째 이곳에 뿌리를 내린 조윤환(50)씨는 1년 가까이 공사장의 소음과 먼지를 이웃삼아 살고 있다. “원래 685번지에만 400가구 이상의 주민들이 살고 있었어요. 비록 공공용지 위에 무허가로 지은 집이었지만 다들 ‘자가 주택’이라는 자부심이 있었죠. 그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30만원도 손에 못 쥔 채 쫓겨나다시피 했습니다.” 남아 있는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아파트 입주권. 서울시에서 도시계획사업상 철거되는 주택 소유주에게는 입주권이 나간다. 무허가건물이라도 82년 항공사진에 나와 있고, 동사무소에 등록이 돼 있으면 입주권을 준다. 그러나 서울시 등은 이들 집은 무허가 건물 대상으로 등재돼 있지도 않을 뿐 아니라 항공사진에도 없는 등 확인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입주권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들은 집이 사진에만 나오지 않았을 뿐이고, 당시 전화요금 영수증 등 증빙서류가 없다는 이유로 분양권을 주지 않는 것은 불법이라며 행정 소송까지 낸 상태다. 서울시는 소송과는 상관 없이 서울숲의 개장을 위해 15일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방침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세종문화회관 퍼포먼스홀 사라지나

    세종문화회관 퍼포먼스홀 사라지나

    세종문화회관 퍼포먼스홀이 철거 위기에 놓였다.3년 전 특혜시비를 낳으며 들어선 뒤 파행 운영을 거듭해 오다 이달 31일 이후 아예 사라질 운명에 처해졌다. 퍼포먼스홀의 원래 이름은 ‘델라구아다홀’. 미국 브로드웨이 퍼포먼스 ‘델라구아다’를 공연할 극장이 마땅치 않아 제작사인 엠컨셉트가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를 1년간 설득,2002년 7월 개관했다. 공연장이 세워진 곳은 세종문화회관 뒤편의 주차장 한쪽 250평의 서울시 소유 부지. 이 때문에 제작사의 연간 부지 사용료(1억 5000만원) 지급에도 불구하고 당시 온갖 특혜 시비가 일었다.‘델라구아다’는 1년도 못 가 막을 내렸고 이후 제작사와 투자사간 지분 분쟁으로 공연장은 제 구실을 하지 못한 채 방치돼 왔다. 그나마 지난해 6월부터 비언어 무술 퍼포먼스 ‘점프’가 공연되면서 퍼포먼스홀로서의 이름값을 해왔다. 계약서대로라면 이 공연장의 ‘유통기한’은 3년. 엠컨셉트는 15억원을 들여 3층 철골 건물을 지었고 세종문화회관과 3년간 사용한 뒤 기부채납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계약 만료 날짜는 오는 31일.2억원 가까이 소요될 철거 비용은 현재 법인만 살아 있는 엠컨셉트의 부담이다. 따라서 서울시나 세종문화회관측이 예산을 낭비할 소지는 없다. 그러나 지리적인 위치나 시설면에서 제대로 격을 갖춘 공연장이 부족한 현실에서 애써 지은 멀쩡한 건물을 굳이 철거할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각 지자체마다 부족한 공연장을 확충한다는 명목으로 문예회관을 경쟁적으로 짓고 있는 판에 있는 공연장을 허문다는 것은 더욱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다. 당시 유명 건축가가 참여해 지은 이 건물은 가건물이긴 하지만 공연장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게 공연 관계자들의 중론이다.1층에서 3층까지 막힘없이 뻥 뚫려 있는 일명 ‘깡통극장’으로 공연 성격에 따라 얼마든지 변형 가능해 활용도가 높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 유일의 퍼포먼스홀인 데다 좌석을 놓으면 400∼500석은 거뜬히 나온다. 서울시의 현재 계획은 내년까지 세종문화회관 지상 주차장을 녹지화하고 분수대 부근에 야외 공연장을 새로 짓는다는 것. 서울시 문화과 김동완 주임은 “당초 3년 사용을 목적으로 가건물로 지어졌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유지될 게 못된다. 다시 안전 진단을 받아야 하는데 그 비용도 만만찮다. 그럴 바엔 차라리 새로 짓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세종문화회관측도 “종로구청에 재연장 허가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아깝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클릭 이슈] 수사기록 공개 공방

    [클릭 이슈] 수사기록 공개 공방

    공무원 A씨는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건설업자 B씨가 그에게 8000만원을 건넸다고 자백했기 때문이다.A씨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지만 사흘간 검찰에 불려가 꼬박 12시간씩 신문받았다. 검찰은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본인은 물론 가족 등 참고인 20여명에 대한 계좌추적을 실시하는 한편 통화기록도 조회했다. 이런 수사기록만 수백장에 이르렀다. 검찰의 기소로 법정에 선 A씨는 다시 한번 당황했다. 검찰이 수사기록을 법정에 제출하지 않아 변호인이 아무런 사전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상사건은 검찰이 수사기록을 법원과 변호인에게 제출하지 않아서 생긴 것이다. 검찰은 실제로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철거업자로부터 아파트 재개발과 관련해 1억 40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조합장 김모씨를 기소했다. 검찰은 1차 공판에서 관행을 깨고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았다. 재판이 시작되면 검찰은 수사기록을 법원에 넘긴 뒤 확정 판결 후 돌려받는다. 불기소·무혐의 사건기록은 검찰이 관리하고 있다. 이런 관행을 깨고 현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만 기록을 제출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다른 지검으로 확산될 분위기다. 검찰이 수사기록을 내지 않는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수사기록을 읽고 피고인이 증인을 회유하거나 협박하는 일이 일어나는 등 공소유지를 방해한다는 점이다. 또 수사기록에 등장하는 다른 관련자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도 이유다. 수사기록의 의존도를 낮추고 법정 진술과 증거로 유·무죄를 판단하자는 공판중심주의와도 일맥상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법원의 잦은 영장 기각과 관대한 판결에 대한 불만이 숨어 있다. 검찰은 어떤 자료를 법정에 낼지, 제출한다면 언제 어떻게 공개할지 등 수사기록에 관한 모든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재판에서 효과적으로 유죄를 입증하려면 피고인에게도 수사기록을 모두 공개할 수 없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검찰은 피고인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만을 선별해 법원에 제출하고 그밖의 수사기록은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으니까 판사도, 피고인도 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검찰청은 이에 대해 일률적인 지침을 내려보내지는 않고 각 지검과 지청이 자체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기록을 제출하지 않는 것은 공식적인 대검 입장은 아니고 일선 검사의 재량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검 예규는 피고인이 수사기록 중 본인의 진술만 열람·등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수사기록 전체가 아니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할 기록만 피고인에게 미리 공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제3자가 아닌 피고인의 수사기록 열람을 막는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한다. 한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피고인의 개인 기록인 수사기록은 검찰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수집, 활용할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피고인의 방어권 확보를 위해서도 수사기록 열람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피고인이 첫 재판에 섰을 때 검사는 이미 수개월간 사건을 파헤친 전문가지만, 피고인은 무방비 상태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변호인은 수사기록을 읽으며 사건을 분석, 허점을 찾아내 피고인을 방어해야 하는데 수사기록도 보지 못하면 방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소동기 변호사는 “증거수집 능력이 탁월한 국가기관이 유리한 증거만 법정에 제출하는데 개인이 맞서 이길 수 있겠느냐.”면서 “법원 제출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수사기록을 피고인과 공유해야 대등한 재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미국·독일도 피고인에게 원칙적으로 수사기록을 공개하고 있다. 김선수 변호사는 “수사기록은 무죄를 밝힐 자료가 될 수도 있다.”면서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하는 국가기관이 진실을 은폐한다는 의혹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헌법재판소도 1997년 검찰이 수사기록의 열람을 이유 없이 거부한 것에 대해 “피고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서울중앙지법도 김씨 사건에서 검찰은 수사기록을 피고인에게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수사기록은 국가기관인 검찰이 국민의 세금을 받아 수집·작성한 공문서란 주장도 있다. 피고인 등 이해 당사자뿐 아니라 언론매체나 사회단체도 역사를 재조명하고자 공개를 청구하면,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해석이다. 대법원은 “공개될 경우 국가 안보나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는 구체적 설명 없이 단순한 가능성이나 주관적 추측으로 검찰이 수사기록의 공개를 거부해선 안 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실제로 5·18 광주민주화운동,KAL858기 사건기록이 지난해 공개됐다. 방송사의 청구로 지난달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미수사건 수사기록도 빛을 봤다. 지난 1월 서울고법은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 수사기록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검찰의 공개 거부 결정은 대부분 행정소송을 통해 뒤집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용유도 포장마차와의 전쟁

    용유도 포장마차와의 전쟁

    ‘포장마차와의 전쟁’. 인천국제공항 인근인 인천시 중구 용유도에 난립했던 포장마차가 철거되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본 한 주민은 이렇게 표현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영종·용유도를 관할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거잠포선착장, 마사란해변, 용유사무소 앞 등에 늘어서 있던 포장마차 95개를 강제철거했다. 이에 앞서 118개는 지난 2·3일 업주들에 의해 자진철거됐다. 용유도 해변을 울긋불긋 장식했던 포장마차 군단이 마침내 자취를 감춘 것이다. 아직 철거되지 않은 것은 시설물이 많아 철거시한을 이달 말까지로 늦춘 5개에 불과하다. ●관광지 미관 해치고 바다 오염 포장마차는 인천공항 건설이 시작된 1995년 들어선 이후 2000년 영종대교 건설,2002년 공항개항 등을 거치면서 크게 늘어났다. 한창 때에는 하루 매상이 100만원을 넘어 기업형 포장마차라는 말까지 나왔다. 포장마차는 각종 민원을 몰고 다녔다. 해변가를 뒤덮다시피 한 200여개의 포장마차가 관광지 미관을 해친다며 인근 주민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포장마차로 인해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받은 식당들의 불평은 말할 것도 없다. 관광객들 또한 포장마차가 바다를 가려 호젓한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고 원망했다. 또 업주들이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폐수를 바다로 무단배출하고 쓰레기를 불법소각하면서 환경훼손 문제를 일으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별다른 관광자원이 없는 용유도에 포장마차가 색다른 정취와 먹거리를 제공하고 영세민들의 생계유지에 상당부분 기여한다는 긍정적 반응도 있었다. ●미관형 포장마차 “조건부 허용” 경제청은 포장마차로 인한 민원이 극심하자 지난해 초부터 여러 차례 철거 계고장을 보내고 지난해 여름에는 수억원의 예산까지 책정해 철거방침을 세웠지만 업주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다. 생계대책을 호소하는 포장마차 업주들의 민원도 무시할 수 만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던 차에 경제청은 지난달 11일 “덕교동에 65개의 미관형 포장마차촌을 조성해 업주들에게 추첨을 통해 배정하겠으며 기존 업소는 모두 강제철거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른바 장고끝에 나온 ‘묘수’인 셈이다. 경제청 관계자는 “포장마차를 철거하더라도 불법 포장마차가 다시 생길 것이 뻔하기 때문에 차라리 합법적인 포장마차촌을 조성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초 강제철거를 강하게 외쳐오던 행정당국이 ‘조건부 허용’쪽으로 급선회한 것은 업주들의 요구에 떼밀린 것이라며 비판한다. 처음 경제청 발표에 대해 반발하던 포장마차 업주들 사이에서도 경제청의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됐고, 마침내 지난 2·3일 전국노점상연합회 소속 업주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진철거했다. ●배정 과정에서 마찰 예상 강제철거 과정에서 큰 마찰이 일어나지 않아 외견상으로는 포장마차 문제가 순조롭게 마무리된 것 같지만 속사정은 복잡하다. 경제청은 거잠포선착장에서 잠진도 입구에 이르는 500여m 구간에 미관형 포장마차 65개를 오는 6월까지 지어 정식으로 영업허가를 내주는 등 양성화할 계획이다. 업소당 11평을 배정하고 상·하수도와 정화시설 등을 갖추게 해 민원의 소지를 없애고 세금도 내게 한다는 것이다. 65개 가운데 25개 가량은 원주민에게 배정할 방침이나 철거된 포장마차 200여개 가운데 100여개를 원주민들이 운영해온 점을 감안하면 배정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주민 110가구 가운데 절반 가량이 포장마차업을 해온 덕교동 8통 주민들은 “서너 가구가 공동으로 신청해 운영하지 않는 한 입주를 못하는 원주민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설사 자리를 배정받는다 하더라도 위치를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철거는 됐지만 미관형 포장마차촌 예정지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 상당수는 철거 전 자리를 배정받기를 원하는 상태다. 하지만 여러 여건상 자리 재배치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경제청은 현재 입주 대상 원주민을 심사중이나 주민들 사이에 “이미 다 내정되었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주민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반된 입장을 보이기 때문에 말이 서로 다르다. 또 일부 주민들은 외지인 때문에 자신들의 몫이 줄어들었다며 외지인 입주를 제한해 달라는 탄원서를 준비중이다. 한 주민은 “마땅히 할 일이 없어 포장마차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데 아직 모든 것이 오리무중이어서 동네 사람들은 폭풍 전야와 같은 심정으로 날을 보낸다.”고 말했다. 경제청은 94년 11월 28일 이전에 주민등록이 된 가구에 한해 원주민으로 간주할 방침이나 주민들은 지나치게 까다로운 규정이라고 주장한다. 나머지 40개는 외지인에게 추첨 방식으로 배정하는데 이 또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경제청이 자진철거를 독려하기 위해 거의 모든 업주들에게 “양성화지역에 입주할 수 있는 자격을 주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탈락자들의 반발이 우려된다. 박모(42)씨는 “입주권을 준다고 해서 그동안 경제청 방침에 반발해왔던 전노련 소속 업주들까지 자진철거했는데 입주에서 제외된다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자진철거하지 않고 버티다 강제철거된 업소들은 괘씸죄에 걸려 배정 순위에서 밀릴 것이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제청 관계자는 “1개 업소를 여러 명이 운영한다는 조건으로 연합해서 신청할 경우 우선권을 주는 등의 방식으로 탈락자를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김충환·김희선의원 영장방침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남기춘)는 10일 불법자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과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법리검토 등을 거쳐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02년 민주당 서울 동대문구청장 후보 경선과정에서 기업인 송모씨로부터 2억여원의 공천헌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열린우리당 김 의원을 이날 오후 두번째 소환,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김 의원은 귀가하면서 “대질조사를 통해 송씨에게 따져보려고 했지만 조사가 원하는 대로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9일 출두해 이날 새벽까지 조사받다 귀가한 뒤 오전 10시에 다시 검찰청사에 나온 한나라당 김 의원은 “검찰이 신빙성 없는 진술에만 의존해 수사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검찰은 김 의원을 상대로 2003∼2004년 강동시영아파트 재개발사업과 관련, 철거업체인 S산업 대표 상모씨로부터 공사수주 등 청탁 명목으로 1억여원을 받았는지 캐물었다. 특히 김 의원이 구청장 퇴직 이후 17대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씨한테서 불법 자금을 받았는지 집중 추궁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정치권 불법로비 해법 없나] 정치권 “필요악… 내외국인 로비 합법화하자”

    [정치권 불법로비 해법 없나] 정치권 “필요악… 내외국인 로비 합법화하자”

    입법활동에 있어 로비는 필요악으로 여겨지고 있다. 음성적 불법로비에 몸살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는 지난 16대 국회때부터 양성화의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고 17대에 들어 더욱 탄력을 받았다. 다수 전문가들은 로비활동이 양성화되면 정치인들의 불법로비가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아직 우리사회엔 ‘로비=불법’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로비의 3기’라고 해서 돈·여자·술이 자연스레 통용된 적도 있었다. 또 지연·학연 등 연고주의가 강한 우리사회의 특수성도 로비 양성화의 변수다. 따라서 투명성확보라는 본래 취지에도 불구, 로비법 제정은 쉽지만은 않은 듯하다. 한보사건과 고속철도 등 대형 로비사건의 후폭풍이 몰아쳤던 지난 2001년 정몽준 의원이 ‘외국대리인 로비활동 공개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정부 정책이나 국회 입법과정에 정해진 룰 하에서 외국 당사자의 이익을 반영하는 로비활동을 인정하는 내용이었으나, 통과되지는 못했다. 지난해 8월 정몽준 의원이 다시 같은 법안을 제출했고 12월 국회에선 법사위에 상정되면서 활발한 토론까지 진행됐다. 정 의원은 “우리의 국익차원에서 법안을 만드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를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법안을 제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의원측은 입법화에 기대감을 보였다. 정 의원측은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4대 열강에 둘러싸여 있어 외국과의 이해관계가 없을 수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외국대리인에 대한 로비활동을 공개하는 게 투명성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열린우리당은 부패척결 차원에서 내외국인에게 모두 적용하는 확대판 로비양성화 방안 마련에 적극적이다. 로비스트 등록제도를 신설, 활동을 공개하고 법에 규정되지 않은 방법으로 로비활동을 하면 강력하게 처벌하자는 것을 기본 취지로 법안마련에 착수했다. 로비공개법을 준비중인 이은영 의원은 올 상반기중 공청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한 뒤 하반기에 법안을 완성할 예정이다. 이 의원측은 정치권에서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지난 대선서 대선자금 문제로 홍역을 치른 한나라당도 반대할 처지는 아니다. 학계에서도 로비법 제정에 긍정적 목소리가 많다. 물론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일단 시도해 본 뒤 문제점을 고쳐 나가자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남영 교수(숙명여대 외교학)는 “로비를 양성화하면 밀실거래는 없어질 것”이라면서 “특히 전문성이 떨어지는 국회를 대상으로 우선 실시하는 것도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정재영 교수(성균관대 경영학부)도 “로비가 막을 수 없는 현실이라면 정해진 룰에 따라 하도록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용범위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지방 의회까지 대상을 확대한다면 나라 전체가 소란스러워질 수 있다.”면서 “일단 국회와 행정부 등에서 실시한 뒤 점차 지방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로비법 제정에 반대목소리도 있다. 참여연대 이재명 투명사회국장은 “여론수렴이나 전문가 의견 청취가 가능한 청문회나 토론회가 요식행위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청회나 토론회를 충분히 이용한다면 굳이 로비법이 필요없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비변호사에게 변호사 활동을 허용해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등을 이유로 정몽준 의원이 낸 법안에 반대의견을 냈다. 그러나 대한변협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강해 대한변협 내부 기류도 조금씩 변하는 듯하다. 한 관계자는 “내부회의에서도 찬반의견이 강하게 엇갈렸다.”고 전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로비 양성화 미국에선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워싱턴 시내 한 가운데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K 스트리트. 이곳에 미국 의회와 행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각종 이익단체와 협회, 기업들의 사무소가 밀집돼 있다. 지난해 말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K 스트리트에는 공화당원 강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민주당의 아성이랄 수 있는 전미영화협회에서도 로비스트를 민주당원에서 공화당원으로 바꾸는 문제가 거론될 정도다. 미국 정치에서 로비의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체가 미국총기협회(NRA)이다. 날마다 수천 건의 총기 사고와 폭력 사건이 발생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오히려 총기 소지를 권장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1971년 창립된 NRA는 수석 로비스트 제임스 베이커를 정점으로 전직 국방장관을 포함한 7명의 로비스트를 두고 있다. 이들은 연간 1억달러(약 1000억원)의 예산을 사용하며 총기 판매나 사용을 규제하려는 의회의 입법 움직임을 철저히 봉쇄해 왔다. 미국에서는 로비가 법률로 보장돼 있다. 그 토대는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 시민들이 공공기관에 대해 자신의 이익을 옹호하고 평화적으로 집회하며 정부에 청원을 제출하는 행위를 기본권으로 인정한다. 청원제출권은 1946년에 로비 활동의 권리를 보장하는 ‘로비 활동법’을 탄생시켰다.1995년 ‘로비 공개법’이 제정된 뒤에는 로비스트로 등록할 때 “누구를 위해서, 어떤 목적으로 일하는가.” 등 구체적인 활동 내역도 보고해야 한다. 현재 미국 상·하원의 기록담당과에 등록된 전문 로비스트는 상원이 2만 5000명, 하원이 1만명 정도다. 그러나 미 의회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법을 무시하고 로비 산업에 종사하는 미등록 로비스트를 포함, 워싱턴의 로비스트는 최소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 의회소식 전문지인 ‘더 힐’은 워싱턴 정가에서 활동하는 로비스트들의 연봉을 모두 합하면 연평균 15억달러(약 1조 5000억원)가 넘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집단은 기업을 비롯, 농민단체, 노동조합, 인권·환경 등 공익단체, 이념단체, 종교단체 등이다. 심지어는 백악관과 행정부가 고용한 로비스트들이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정권 실세인 백악관 및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과 면담을 주선해주고 대가를 받는 로비스트들의 활동도 늘어나고 있다. dawn@seoul.co.kr ■ ‘악어와 악어새’ 로비 실태 지난해 정치자금법 개정 등으로 맑은 정치판이 되리라 예상했던 17대 국회 들어서도 전현직 의원 5명이 이런저런 수뢰혐의를 받고 있다. 물론 사실관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무혐의 처리될 개연성은 있으나, 일부는 끝내 법의 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30여개 기업이 전직 의원 등 고위공직자를 ‘로비용 사외이사’로 선임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처럼 ‘잠재적 권력’을 로비로 활용하겠다는 셈법이 보여주듯 정치권력과 로비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실감케 한다. 마치 권력 냄새에 ‘검은 돈’이 불나방처럼 몰려드는 형국이다. ●실태:올해만 5명 줄줄이… 10일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과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이 수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2차 소환됐다. 김희선 의원은 지난 2002년 지역구인 서울 동대문구청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공천헌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충환 의원의 혐의는 강동구청장 시절인 2003년 철거업체 대표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것이다. 14일엔 열린우리당 배기선 의원이 대구지검에 소환될 예정이다.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광고물 로비사건과 관련,1억원을 받은 혐의다. 같은 사건에서 2억 1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한나라당 강신성일 전 의원은 이미 구속됐다. 앞서 1월6일 한나라당 박혁규 의원도 다른 사건으로 같은 운명에 처했다. 공통점은 바닥에 청탁 혹은 로비가 존재한다는 것이고 당사자들이 대부분 혐의 사실을 부인한다는 것이다.“도의적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지만 위법 행위 사실은 전혀 없다.”(김희선)거나 “어떤 부탁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혹은 “채권·채무와 관련”(박혁규)됐다거나 “5000만원 받은 뒤 영수증 처리”(강신성일) 등 받은 돈의 정당함을 내세운다. ●원인:정치적 영향력과 검은 돈의 친화력 권력과 로비의 친화력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국가 정책권 등 이들이 지닌 정치적 영향력은 특혜나 불법로비 등에 유혹받을 개연성이 상존한다.”고 진단한다. 이어 “정치자금의 수요는 줄지 않는데 정치자금법 등 ‘도덕적 동아줄’만 강화된 정치 환경도 한 원인이다.”라고 덧붙였다. 수뢰혐의 사건의 단골로 등장하는 계약·입찰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도 있다. 대정부 질문에서 이 문제점을 지적했던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공사 발주 기준을 객관화해야 한다.”면서 “동일한 기준을 제시한 뒤 최저가 수주인에게 낙찰하면 문제가 없는데 기술성·자금력·신용 등 적격 심사를 이유로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넓어서 로비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학연·지연 등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연고주의도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한 의원은 “선거시 도와준 사람이 부탁할 때나 고교나 고향후배라며 찾아온 사람이 부탁할 때 매정하게 잘라 말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롯데, 잇단 악재에 곤혹

    ‘유통 명가’인 롯데그룹이 잇따른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신동빈 부회장의 화려한 등극을 위해 기획한 롯데백화점 명품관이 개관 일정을 늦추고 있는가 하면 영등포 역사점에서 일어난 인사사고가 회사측의 거짓말로 판명되는 등 그룹 체면이 말이 아니다. 롯데백화점 명품관 개관 지연은 개관 예정지의 노점상 철거문제. 그러나 백화점측은 “내부 인테리어 마감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아 오픈 일자를 늦췄다.”고 해명하고 있다. 원래 명품관 ‘에비뉴엘’은 지난 2월에 개관한다는 계획 아래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러다 뜻하지 않은 노점상과의 충돌로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명품관의 준공 허가를 받으려면 건물 앞 보도의 보수 공사를 해야 하나 이곳에서 장사를 해오던 노점상 12곳이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비켜주지 않아 공사를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6일 새벽에는 용역직원과 노점상들의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서울 소공동 본점 옆의 옛 한빛은행 자리에 들어서는 명품관 에비뉴엘은 매장면적만 5200평 규모로 루이뷔통 등 해외 명품 브랜드를 입접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특히 신 부회장이 에비뉴엘에 상당한 관심을 표명, 개장도 하기 전에 화제를 불러왔다. 롯데측은 오는 18일 예정이던 개점일을 일주일 정도 후인 25일로 연기했다. 또 영등포역 에스컬레이터 급작동으로 인한 70대 노인 사망도 명품관이 오픈도 하기 전에 ‘빛을 바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측의 당초 주장과는 달리 에스컬레이터 작동의 주체가 철도공사측이 아닌 롯데백화점측에 있는 것으로 판명났기 때문이다.“철도공사와의 에스컬레이터 관리 계약은 지난달 28일 끝났고, 안전요원에게만 지급되는 작동열쇠 2개는 사무실에 보관하고 있어 책임이 없다.”던 롯데백화점의 주장이 경찰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 롯데는 ‘거짓말’ 논란에까지 휘말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롯데측은 “사고 당시 잘못된 내부 보고를 받고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한 것처럼 비쳐졌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Zoom in 서울] ‘남산흉물’ 철책 6월말 사라진다

    [Zoom in 서울] ‘남산흉물’ 철책 6월말 사라진다

    남산공원을 둘러싼 철제 울타리가 철거된다.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데다 야생동물들의 이동을 자유롭게 해주자는 취지에서다. 서울시는 7일 남산공원 전역에 설치돼 있는 마름모 그물망 형태의 철제 울타리 25.9㎞ 가운데 14㎞를 오는 6월 말까지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산공원을 둘러싼 철제울타리는 지난 1968년부터 설치되기 시작해 남측순환로(14.6㎞)와 북측순환로(6.7㎞)를 비롯, 소월길 등 외곽도로와 산책로 전 구간에 걸쳐 있다. 울타리의 높이는 1∼1.4m로 당초 숲 속에서의 음주나 무속행위, 풍기문란행위 등을 제한하고 산불 발생을 막기 위해 설치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철책이 30년 이상 지나다 보니 낡아 자연경관과 어울리지 않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시의 이번 조치는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지난 2월5일 서울시장과 시민의 정례 대화모임인 ‘안녕하세요. 이명박입니다.’에서 이시명(용산구 후암동)씨 등은 이 시장에게 철제 울타리 철거를 요구했다. 시는 도로 양쪽의 울타리 가운데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산 아래쪽 울타리(11.9㎞)와 북측순환도로에 설치된 장애인 보호용 안전대는 그대로 남겨둔다. 그러나 존치 예정인 울타리 가운데 8.9㎞는 목재 등 자연친화적인 소재로 교체하고 높이도 낮추기로 했다. 사실상 철제 울타리가 대부분 사라지는 셈이다. 최용호 푸른도시국장은 “과거와 달리 시민들의 자연보호 의식 수준이 크게 향상돼 펜스를 철거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면서 “낡은 펜스를 철거해 남산공원 주변경관을 개선하고 야생동물들의 이동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부동산in]물건확인설명서 당당하게 요구하라

    [부동산in]물건확인설명서 당당하게 요구하라

    신접살이집 어떻게 구하나. 예비 신혼부부들은 집을 사거나 전셋집을 구해본 경험이 없는 데다 도움을 받을 만한 사람이 없어 서두르게 되고 자칫 실수로 이어진다. 집값·전셋값이 안정됐다고는 하지만 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여전히 큰 부담이다. 서울 강남이나 도심, 신도시 아파트는 20평형 크기라도 매매·전세 모두 부모 도움없이 혼자 구입한다는 것이 여간 버겁지 않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넘쳐나고 전세 물건을 쉽게 구할 수 있어 예년 같은 전세대란을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 신혼보금자리 구하기…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우선 직장과의 접근성, 대중 교통여건, 건물 상태 등을 고려해야 한다. 여유가 있어 내집을 마련하는 신혼부부라면 가능한 서울 강남권, 신도시 아파트를 노리는 것이 좋다. 앞으로 집값 상승세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심 전철역 주변 아파트도 괜찮다. 가급적 대단지 아파트를 찾아가야 매물이 많아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수 있다. 전세 역시 편리한 대중교통편을 지닌 역세권 새 아파트 20∼30평형대가 좋다. ●건물 하자·직장 접근성·교통여건도 체크 포인트 현장 확인은 필수다. 맞벌이 부부라면 어느쪽에 집을 구할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다음에는 교통여건이 편리한지 현장을 찾아 점검하고 교통 수단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개업자의 말만 믿지 말고 정류장에서 집까지 걸어서 걸리는 시간을 체크하는 등 발 품을 팔아야 후회하지 않는다. 주택 내부 설비는 아무리 살펴도 지나치지 않는다. 오래된 아파트는 늘 배관, 화장실 등에서 문제점이 생긴다. 건물 하자 중에서도 가장 지저분하고 고치기 어려운 것이 누수, 배관 설비인 만큼 직접 이용해보고 상태를 살펴야 한다. ●공제조합 가입한 중개업소 이용해야 안전 계약은 절대로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반드시 공제조합에 가입한 부동산중개업소를 이용해야 안전하다. 공제조합에 가입한 업소를 이용해야 중개업자의 알선 과정에서 고의·실수가 발생하더라도 보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개인 중개업소는 5000만원, 법인 업소는 1억원까지 보상받는다. 중개업소를 들렀을 때 업무보증증서를 확인할 수 있다. 계약서 뿐만 아니라 중개업자에게 물건확인설명서를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당 부동산의 권리관계, 건축 연도, 평형 등이 자세하게 기록된 서류이므로 중개업자의 실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등기부등본에 복잡한 권리관계가 있는지 살피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등기부등본 갑구에는 건물의 얼굴을 보여주는 소유지, 전용면적, 토지 지분 등이 적혀 있다. 특히 등본의 을구를 잘 살펴야 한다. 소유권 외에 가등기, 가압류, 근저당권, 전세권 임차인 등의 권리관계가 있는지도 꼼꼼하게 뒤져야 한다. 단독주택은 도시계획확인원을 떼어 철거대상 여부, 무허가 건물은 아닌지 확인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좋다. ●계약금·중도금·잔금영수증 받도록 계약금을 치르기 전 등기부등본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중도금, 잔금을 치를 때까지 모두 영수증을 받아두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돈은 주인(계약 당사자)에게 직접 주어야 한다. 중개수수료는 주거용 건물의 경우 매매는 거래 가격의 0.4∼0.6%, 전세는 보증금의 0.3∼0.5%안에서 주면 된다. 등기업무는 본인이 할 수도 있지만 법무사에게 맡기는 것이 편하다. 중개업소가 소개해주는 연결된 법무사를 이용해도 무방하다. 류찬희기자 chani@ seoul.co.kr
  • [지역플러스] 인천 영종·용유도 포장마차 철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4일 오전 6시부터 영종·용유도 해변 일대 불법 포장마차에 대한 강제 철거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전체 포장마차 210여개 동 가운데 160여개 동이 사전에 자진철거를 하거나 철거에 동의, 철거반원들과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경제청은 이날 철거작업에 용역업체 직원 300명과 굴착기 2대를 동원, 거잠포선착장 주변 무허가 포장마차에 대한 철거를 시작으로 6일까지 3일 동안 해변에 위치한 불법 포장마차들을 완전 철거할 계획이다. 철거 과정에서 일부 노점상들이 “사전에 자진철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막무가내식으로 철거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항의했으나 큰 마찰은 빚어지지 않았다. 경제청은 이 지역 일대 무허가 포장마차를 모두 철거한 뒤 용유도 덕교동 일대 1200평에 65개 포장마차로 구성된 ‘미관형 포장마차촌’을 조성, 추첨을 통해 입주게 할 방침이다.
  • 김민수 前교수 서울대 복직 확정

    김민수 교수가 우여곡절 끝에 3일 서울대에 재임용됐다. 서울대는 이날 인사위원회를 열고 재임용안을 통과시켰다. 재임용안은 재적위원 33명 가운데 29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23표, 반대 5표, 기권 1표로 가결됐다. 정운찬 총장은 김 교수를 미대 디자인학부 조교수로 임명했다. 김 교수는 “7년간 함께 고생한 교수·학생 대책위원회에 감사한다.”면서 “학교측과 합의한 양해문대로 4월1일 부교수 승진이 이뤄질 때까지 천막을 철거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김 교수가 상당 기간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을 받은 데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재임용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1998년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뒤 복직을 요구하며 법정투쟁과 교내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김희선의원 채무탕감 경위 추궁

    김희선의원 채무탕감 경위 추궁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의 공천헌금 수수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남기춘)는 3일 김 의원을 소환,2002년 지방선거 당시 동대문구청장 출마를 준비하던 인사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경위 등을 집중 조사했다. 이날 오후 검찰청사에 출두한 김 의원은 “지구당 사정이 어려워 차용한 것을 검찰이 오해한 것 같다. 검찰에서 과학적·객관적·사실적으로 결백을 밝히겠다.”고 말한 뒤 11층 조사실로 올라갔다. 검찰은 김 의원을 상대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민주당 동대문구청장 후보 경선에 나온 사업가 송모(60)씨한테서 1억 9000만원을 어떤 명목으로 받았는지 캐물었다. 특히 이중 1억원을 처음에는 차용증을 써주고 빌린 뒤 구청장 선거를 앞둔 시점에 차용증을 돌려받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채무를 탕감받은 이유를 추궁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송씨 외에 당시 구청장 후보 경선에 나섰던 유모씨, 김 의원의 전 보좌관 서모(현 청와대 4급 행정관)씨 등에 대한 조사에서 김 의원의 혐의 입증에 필요한 정황을 이미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의원이 동대문갑 지구당위원장으로서 금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 배임수재 혐의로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자정을 넘긴 뒤 김 의원을 일단 귀가시켰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에 소환할 예정이던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에게는 오는 9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2일 김 의원 부인에 대한 조사에서 일부 해명이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김 의원 쪽에서 소환 연기를 요청해 왔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의원이 나오면 지난해 8월 재건축아파트 철거업체 대표인 상모(구속)씨로부터 김 의원 부인이 1200만원을 받았다가 20여일이 지나 돌려준 경위와 상씨한테서 강동구청장 재직때 수천만원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靑 “충의사 현판 철거 옳지않다”

    청와대는 2일 윤봉길 의사의 사당인 충의사에 걸려 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 현판이 무단 철거된 데 대해 “설령 뜻이 옳다 해도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김우식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일일현안점검회의에서 “지금은 혁명의 시기가 아니다.”며 “따라서 마음에 들지 않는 문제가 있더라도 법적, 민주적 절차에 따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 종로 버스정류장 노점 정비

    서울 종로거리에 빼곡하게 들어선 노점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2일 종로 1∼6가 버스정류장 주변에 난립한 불법 노점상에 대해 이달 한달동안 계도기간을 거쳐 이르면 다음달부터 일제 정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버스정류장 주변에만 132개의 노점이 영업하고 있어 버스 승객들이 차도에서 기다리거나 노점 뒤로 돌아 이동해야 하는 등 승·하차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는 3일까지 노점에 대한 실태 파악을 마친 뒤 일정 계도기간내에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해당 구청인 종로구를 통해 강제 철거할 방침이다. 시는 이어 정류장 주변에 위치한 노점 정비를 마치면 보행자의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는 도보 노점까지 단계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또 버스 승객의 비가림막의 수와 규모를 늘리는 등 노점이 들어올 여지를 줄여나가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종로에는 광역·간선·지선버스 정류장이 함께 있어 3∼4대의 버스가 함께 들어오는데 넘쳐나는 노점 탓에 타고 내리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노점 자체가 불법이며 특히 버스정류장과 지하철 입구는 ‘절대금지구역’으로 지정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심 보도에 위치한 변압기와 개폐기 등 서울시내 1만 4907개의 전력기기를 소공원이나 이면도로 등 국ㆍ공유지로 옮기거나 두서너곳을 통폐합하는 등 전력기기 정비도 병행할 방침이다. 올해 81억여원을 투입해 도심 4대문안에 있는 916대의 전력기기 가운데 종로와 대학로, 인사동길, 세종로 등에 설치된 264대를 먼저 정비하며 단계적으로 대상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김희선·김충환의원 3일 소환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남기춘)는 공천헌금 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을 3일 소환할 계획이다. 또 아파트 철거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도 같은 날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김희선 의원은 지난 2002년 당시 민주당 동대문 구청장후보 경선에 나선 송모씨로부터 후보 추천과 관련한 청탁과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충환 의원은 아파트 철거업체로부터 강동시영아파트 철거업체 선정과 관련해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토지 헐값매입 의혹을 받고 있는 이연택 전 대한체육회장에게 오는 7일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충의사 ‘박정희 현판’ 다시 달까

    3·1절날 한 주민이 무단 철거, 파손시킨 윤봉길 의사의 사당 충남 예산 충의사 현판을 어떻게 다시 달까. 2일 예산군 관계자에 따르면 1968년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화선지에 쓴 원본이 충의사관리사무소에 보관돼 있어 철거된 현판처럼 이를 또다시 새겨 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윤 의사의 생가와 기념관 등으로 구성된 이곳은 예산군이 관리중이나 1972년 사적 229호로 지정돼 현판제작 방안은 군에서 수립해도 문화재청의 승인을 거치게 돼 있다. 하지만 다른 글씨를 써 제작하는 것도 있다.2001년 11월 곽태영 박정희기념관 건립반대국민연대 상임공동대표 등 2명이 떼낸 서울 종로 탑골공원 정문 ‘삼일문’ 현판의 경우 3·1독립선언서에서 같은 글자를 골라 조합한 뒤 1년3개월이 지난 2003년 2월 이를 현판으로 제작해 달았다. 이 현판 글씨는 서울시 문화재위원회와 문화재청이 협의, 결정했다. 서울 종로구 관계자는 “그때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이 컸고 3·1독립선언서가 낭독된 탑골공원에 친일 시비가 있는 이의 글씨를 달기는 곤란하다는 의견이 팽배해 국민여론도 별 이견이 없었다.”며 “삼일문은 박 전 대통령의 원본도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당시 이 현판도 충의사 현판처럼 부서졌고, 이 현판은 종로구청에 보관됐다 지난달 25일 문화재청으로 이전됐다. 충의사의 현판 글씨도 예산군과 충의사 관리사무소가 협의해 문화재청에 방안을 올리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에서 이의 승인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충의사 현판 상태를 봐 복원할 수도 있지만 많이 부서졌을 경우 복원이 어렵다.”며 “현판자체가 국가지정 사적은 아니나 사적지 안에 있기 때문에 넓은 의미로 문화재로 보는 것이 옳고, 제작방안도 지자체 의견을 많이 반영해 문화재청에서 결정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한편 충의사 현판을 떼내 가져간 양수철(46)씨는 지난 1일 경찰에 출두했으나 “잃어버렸다.”며 현판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8) 계룡산과 원불교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8) 계룡산과 원불교

    ●신종교의 개벽사상엔 정도령이 숨쉰다 이십일 쯤 전 나는 뜻밖의 전자우편을 받았다. 정감록 산책을 빠짐없이 읽고 있다는 원불교 교무 김정원(가명 53세)씨의 글이었다. 그 뒤 우리는 수십 차례 전자우편을 주고받았는데 그러는 사이 나는 김 교무가 계룡산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다. 오늘은 김 교무와 주고받은 글을 대화체로 편집해 원불교와 계룡산의 관계를 정리해볼까 한다.‘교무’란 물론 원불교의 성직자다. 전자우편에서 나는 김 교무에게 이렇게 물었다.“원불교는 동학 및 증산교와 함께 가장 대표적인 신종교입니다. 그런데 제가 원불교의 경전 ‘대종경’을 읽어본 바로는 다른 신종교들에 비해 신비적, 주술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원불교의 그런 특성은 계룡산과의 관계에도 그대로 나타나겠지요?” 김 교무의 답은 이랬다.“먼저 우리 원불교에 대해 좀 말씀드리겠습니다. 원불교의 교조 소태산(少太山) 박중빈(朴重彬 1891∼1943)은 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 1824∼1864, 동학교조) 선생과 증산(甑山) 강일순(姜一淳 1871∼1909, 증산교조) 선생과 한 가지로 구한말 일제하라는 그야말로 한국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대에 민중을 이끄신 분입니다. 이 분들이 세운 민족종교는 개벽사상(開闢思想)을 공유합니다. 개벽의 주체는 한국이요, 장차 세계의 도덕적·문명적, 그리고 정치적 중심지가 될 나라도 한국입니다. 우리가 사는 지금 이 시대는 선천(先天)과 후천(後天)이 교대하는 시기입니다만 곧 묵은 시대 지나가고 새 세상이 돌아옵니다.‘정감록’에서 말한 정도령 시대가 옵니다. 우리 원불교의 소태산 대종사는 새 시대를 이렇게 정의합니다.“바야흐로 동방에 밝은 해가 솟으려 하는 때이니, 서양이 먼저 문명함은 동방에 해가 오를 때에 그 광명이 서쪽 하늘에 먼저 비침과 같은 것이며, 태양이 중천에 이르면 그 광명이 시방 세계에 고루 비치게 되나니 그 때야말로 큰 도덕 세계요 참 문명 세계니라.” 우리가 좀더 수련해야 될 이유가 바로 거기 있습니다. 얼핏 보면 서양이 우리보다 나아 뵈지만 결국 동서양은 한가지입니다. 미국에 대해 기죽을 이유가 하나도 없어요.” 백:교무님이 말씀하신 대로 개벽사상이란 것은 원불교 고유의 사상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이 땅에 예부터 전해온 미륵신앙 즉, 미륵불이 세상에 와 용화회상(龍華會上)을 연다는 그 신앙에 뿌리를 둔 것입니다. 미륵신앙은 ‘정감록’의 등장으로 더욱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게 된 것도 같습니다. 정감록에선 정도령이 계룡산 아래 새 세상을 펼친다고 했는데, 정도령이 바로 미륵 아닌가요? 많은 신종교 지도자들은 스스로를 미륵불 또는 정도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륵과 정도령은 구별이 안 될 때가 많습니다. 김:그건 옳은 판단이라고 봐요. 증산만 해도 후천개벽을 선언한 분인데 그 제자들은 증산을 미륵불로 보거든요. 그러나 우리 원불교의 입장은 다릅니다. 미륵불과 용화회상에 대해 소태산은 전혀 다르게 설명합니다.“미륵불이라 함은 법신불의 진리가 크게 드러나는 것이요, 용화회상이라 함은 크게 밝은 세상이 되는 것이니, 곧 처처불상(處處佛像) 사사불공(事事佛供)의 대의가 널리 행하여지는 것이다.” 미륵불이란 특정한 인물이 아닙니다. 진리가 크게 밝혀져 곳곳에 부처가 가득 찬 세상이 용화세상입니다. 원불교의 2대 교조 정산종사는 ‘근실(勤實)한 세상’이 바로 용화세상이라고 했습니다. 백:착실한 사람이 많은 세상이 바로 용화회상이라고요? 그렇담 원불교에선 정감록에 나오는 진인왕을 무어라 설명할지 궁금합니다. 어쩌면 원불교에선 정감록 자체를 엉터리라며 근원적으로 부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불교는 신비적·초월적인 존재를 모두 부정하는 것 같으니까요. 김:정감록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만 원불교의 해석은 독특합니다. 소태산은 정도령을 鄭씨 성을 가진 특정인물이 아니라 ‘바른 지도자’라고 보았어요. 정도령과 함께 전개될 이상세계란 것도 새 왕조는 아니고 ‘밝은 세상’이라고 했어요. 정감록의 예언은 장차 참되고 바른 사람들이 가정과 사회와 국가와 세계를 움직이게 된다는 뜻으로 풀이합니다. 백:교무님 말씀을 듣고 자료를 좀더 찾아봤습니다. 정산종사는 계룡산에 대해 아주 특이한 주장을 했더군요.“계룡산에 정씨 왕이 난다는 것은 닭이 울면 날이 새고 바른 법이 나타난다는 뜻이다.”라고 했던가요? 그렇다면 정산이 말하는 ‘바른 법’은 무엇일까요? 종교를 가리킨 것 같지요. 정산의 주장대로라면 민중이 염원한 계룡산 정진인은 바른 종교의 등장이고, 바른 종교란 원불교란 말씀입니까? ●‘불종불박(佛宗佛朴)’의 예언 백:교무님이 답을 안 하시는군요. 전 사실 이렇게 짐작했습니다. 원불교에선 미신이나 이적 같은 것을 조금도 안 믿는 것 같으니까, 계룡산 같은 것은 원불교의 입장에서 무의미할 것이라고요. 원불교 교리에 따르면, 착실한 사람들이 주도하는 밝은 세상이 바로 미륵의 용화회상, 개벽된 세상 아닙니까? 그렇담 계룡산이든 지리산이든 다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생각되는 거죠. 김:백 소장님은 이런 얘기 혹 들어보셨나요? 1936년 4월21일 소태산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계룡산을 찾으셨는데 그 때 각석(刻石) 하나가 화제가 됐습니다. 신도안 대궐 터에 있던 이상한 바위인데 기이하게도 ‘불종불박(佛宗佛朴)’이란 글귀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 바위는 이태조가 신도안에 대궐 터를 닦으면서 운반해 놓은 것이라 하고, 거기 새겨진 글씨는 무학대사의 필적이란 전설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글귀를 이렇게 해석합니다.“장차 불법이 주도하는 세상이 되는데, 그 때 주세불(主世佛)은 박씨”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본다면 신도안은 정치적 의미의 새 도읍이 아니라, 새 불국토의 중심이 될 곳입니다. 이런 이유로 원불교에선 계룡산 신도안을 특별하게 여깁니다. 백:소태산은 자신을 그 전설의 주인공으로 보았던 게 아닐까요? 그가 신도안에 수도 도량을 지으라고 명령했다면 그 역시 그런 맥락에서 이해되네요. 김:소태산의 속성(俗姓)이 박씨여서 저희들은 그 바위를 신비롭게 여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쨌거나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계룡산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느 선배 교무는 이렇게 말했어요.“지구의 축이라는 계룡산, 일찍이 무학대사가 이곳에 도(道, 종교)의 도시(都市)가 열릴 것이라 예언했던 세계의 수도 계룡산, 그래서 그런지 지명조차 갑사(甲寺), 신원사(新元寺), 상도리(上道里)가 있는 계룡산. 그 곳에 원시반본(原始反本)하여 상원갑(上元甲)의 시대가 예고된 곳이 아닌가.” 계룡산은 세계의 수도, 지구의 축이 될 것입니다. 근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새 세상이 펼쳐질 곳, 세계종교의 중심으로 예정된 성지가 계룡산입니다. ●“어서어서 신도안으로 들어가라” 백:조사를 해봤더니 1959년 10월 정산종사의 주도로 당시 충남 논산군 두마면 부남리 64번지 신도안 대궐터의 불종불박 바위 뒤에 있던 초가 1동을 원불교 측이 매입했더군요. 거기서 2㎞ 떨어져 있던 원불교 남선교당도 아마 그 곳으로 옮겨졌지요. 김:그건 그랬어요. 정산종사가 신도안 ‘불종불박’ 땅을 매입하라고 하셔서 그리 된 것입니다. 사실 원불교의 어른들은 모두 신도안에 다녀오셨다고 알고 있습니다. 정산종사는 직접 다녀오신 일이 없었지만 신도안의 역사를 환히 꿰뚫고 계셨습니다.1961년 10월 정산종사가 열반에 앞서 3대교조가 될 대산종사에게 “지체 말고 어서 어서 신도안에 들어가 터를 잡아라.” 하셔 대산종사는 신도안에 정양을 하며 삼동원의 터를 닦았습니다. 백:제자들에겐 신도안으로 들어가라, 명령했지만 정산종사는 신도안에 다녀온 적이 없었다는 교무님 말씀이 이상하게 들립니다. 정산은 신도안을 그저 하나의 상징으로만 생각했을 뿐 실지로는 마음에 두지 않았던 것일까요? 김:전혀 잘못된 추측입니다. 정산종사는 신도안에 대한 관심이 각별했어요. 어느 땐가 풍수에 밝은 제자를 보내 신도안의 지세를 살펴보고 오라고도 했습니다. 신도안을 한 바퀴 돌며 살펴본 제자가 돌아와 보고했습니다.“제가 계룡산 상봉에 올라가 내려다 보니 신도안은 천하제일의 귀(貴)한 터였습니다. 정상에 올라 신도안을 굽어 보니 그 산세가 만조백관이 조공을 바치는 형국이었습니다. 다만 너무도 아쉽게 시루봉 하나가 휙 돌아서 있어 어떤 사람들은 역적봉이라 부릅니다. 시루봉을 싫어봉이라고도 합니다. 자세히 따져 보면 신도안은 농사도 잘 안 되고, 천하에 빈(貧) 터입니다.” 이 말을 정산은 몹시 못마땅해 했다고 합니다. 정산은 계룡산이 명산 중의 명산임을 굳게 믿으셨어요. 그래서 3대 교조 대산종사는 계룡산을 가리켜 정산의 높은 덕을 상징하는 산으로 보았습니다. 사실 정산은 구도 수행하던 시절 가야산에서 ‘격암유록’의 갑을가를 얻으셨다 해요. 그 가운데 “상도(上道)에 가야 큰 스승을 만난다.”는 구절이 있는데 그 상도란 지명이 계룡산에 있어요. 상도는 지명이자 진리의 시작이며 진리 그 자체가 아니겠습니까. 대산은 그런 내력을 다 알아 계룡산과 정산종사를 연계시킨 겁니다. 백:저도 글에서 읽었습니다만 대산의 계룡산 사랑도 대단했더군요.“싫어봉이니 역적봉이니 그런 소리 당최 하지 마라. 성인을 맞이하려고 돌아선 형국이 아니냐. 영성봉(迎聖峯)이라 하거라.”라고 했다고요? 김:1962년 7월 대산종사는 계룡산 상봉을 오르다가 이런 말씀을 하셨답니다.“억조창생개복처(億兆蒼生開福處) 천불만성발아지(千佛萬聖發芽地)” 즉, 계룡산은 억조창생의 복을 여는 땅이니 천명의 부처, 만명의 성인이 나올 곳이란 뜻입니다. 원불교에선 큰 스승님들의 가르침을 받들어 신도안 경영에 힘쓴 결과 1970년대 원불교의 신도안 삼동수양원은 5만 8000평 정도로 규모가 확대됐습니다. ●불교부흥을 예언한 정감록 백:이쯤에서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소태산 대종사 이래 원불교의 지도자들은 계룡산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 이유는 계룡산이 장차 불교 부흥의 성지가 된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고요. 김:맞습니다. 불교부흥은 ‘정감록’ 예언의 핵심입니다. 정산종사는 일찍이 이렇게 말씀했습니다.“정감록에 이런 말이 있다. 왕씨는 나를 벗 삼고(王氏我友), 이씨는 나를 노예 삼고(李氏奴我), 정씨는 나를 스승 삼는다(鄭氏師我) 하였는데 이는 불교를 두고 한 말이다.” 아시다시피 고려는 친불, 조선은 억불이었는데 다가올 세상은 숭불(崇佛)이란 해석이 아니겠습니까? 정산종사는 정감록이 예언한 미래 세상을 불교 세상으로 보신 겁니다. 또 이런 말씀도 남기셨어요.“도교가 하늘이라면 불교는 땅이며 유교는 사람이다. 지금은 땅에서 올라오는 세상이다. 불교 세상이다.” 앞으론 불교가 세상 도덕의 중심입니다. 백:원불교에선 신도안에서 대규모 선교사업을 펼쳤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야학을 운영해 생활 개선, 문맹 퇴치, 미신 타파 운동을 했고, 그에 대한 지역사회의 반응도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보기에 따라선 마치 원불교가 신도안을 접수하려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김:접수라뇨? 나쁜 뜻으로 볼 일이 아닙니다. 원불교는 신도안에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 새 운수가 되기만을 기다리는 정감록 신자들을 깨우치려 한 것입니다. 그들의 신앙은 미신이고, 그런 미신으론 밝은 세상을 절대 일으키지 못합니다. 생활이 우선 근실해야지요. 신도안 주민 가운데 무려 850명이 처음 7년 동안 원불교의 야학에서 올바른 가치를 배웠습니다. ●“계룡대 옮기면 우린 다시 들어간다” 백:그러나 원불교도 결국 신도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까? 1983년 7월27일 제5공화국 정부는 신도안의 전주민에게 이 지역에서 철거하라는 통고를 했지요. 이른바 ‘6·20사업’이었습니다. 신도안 일대에 군사기지 ‘계룡대’가 들어서기로 확정됐습니다. 그렇다면 신도안이 세계종교의 중심이 될 거란 정감록의 해석은 완전히 빗나간 것 아니겠습니까? 김:매사를 그렇게 성급하게 보는 것은 잘못입니다.1959년 정산종사가 이런 예언을 했습니다.“앞으로 30년 후에는 신도안의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과연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1989년,‘6·20사업’으로 신도안 주민들은 모두 철수했고 육·해·공군 참모본부가 들어섰습니다. 실제로 엄청 변한 거지요. 백:요컨대 원불교가 신도안에 건설한 삼동원의 꿈은 백일몽이 된 거죠. 김:성인의 말씀을 범부의 안목으로 헤아릴 수는 없습니다. 언젠가 계룡산 신도안에 원불교도들의 염원이 실현됩니다. 천하를 뒤흔드는 권력의 위세도, 지금 여기 살아 숨쉬는 육신도 수명에 한계가 있으나 소중한 꿈은 한계를 벗어납니다.5공 정부의 무모한 계획으로 삼동원을 포기할 당시 원불교는 조건부로 매매계약에 서명했습니다. 언젠가 군사시설이 철거될 때 최우선 순위로 원불교 측에 반환해 달라고 명시했습니다. 백:신도안 땅은 이를테면 특정한 공간에 불과한 것 아닙니까? 거기 너무 집착하는 것도 일종의 미신이 아닌가요? 김:서산에 해가 지면 동산에 달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미륵불의 용화 세상에 대한 염원을 포기하지 않는 한 신도안의 꿈도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이제 통일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냉전시대의 음해와 대립은 반드시 물러갑니다. 저 하늘에 둥실 떠오르는 보름달처럼 부처님의 원만한 정법이 이 세상을 평화로 이끌 것이고, 계룡대도 물러날 것이 정한 이치입니다. 백:계룡산 신도안이 정법을 상징한다, 정말 흥미로운 말씀입니다. 한때는 그저 새 왕조의 도읍터로 인식됐고, 그러다가 대한독립의 상징, 나아가 세계 중심국가를 향한 염원, 후천개벽의 근원지로 풀이되던 신도안. 현실적으론 중요 군사시설이 위치한 곳인데 이곳을 원불교에서는 용화세계의 구심점으로 보는군요. 원불교에 이르러 정감록에 관한 해석은 그야말로 새로운 경지에 도달했다고 여겨집니다. 참, 요즘 계룡대를 이전하는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했다는군요. 부디 성불하십시오. (푸른역사연구소장)
  • 박정희 친필 현판 떼어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인 충남 예산군 덕산면 시량리 윤봉길(1908∼1932) 의사의 사당 충의사 현판이 1일 한 주민에 의해 무단 철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0분쯤 양수철(46·서천뉴스대표 겸 서천문화원장)씨가 높이 2m인 사당 담을 넘어 침입,30여분만에 현판을 철거한 뒤 테두리만 현장에 버리고 가져갔다. 양씨가 침입할 때는 개관 이전이고 직원들도 출근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이를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으로 가져가 기자회견을 한뒤 사라졌다. 현판은 도끼로 찍혀 세 조각으로 부서져 있었다. 이 현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8년 윤 의사 사당을 건립한 뒤 직접 쓴 것으로 가로 183㎝, 세로 83㎝ 규모의 검은색 바탕에 흰색 한자로 ‘충의사(忠義祠)’라고 쓰여져 있다. 양씨는 이와 관련,“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윤봉길 의사의 사당에는 친일파 박정희가 쓴 현판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국가가 나서서 철거해야 하는데 그런 의지가 보이지 않아 직접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1967년부터 1974년까지 충의사 성역화 사업으로 부지 4만 4788평에 생가와 윤봉길 의사 기념관 및 사당을 조성했고, 이곳은 1972년 사적 229호로 지정됐다. 양씨는 이날 오후 7시쯤 경찰에 자진출두해 조사를 받았으나 부서진 현판은 가지고 오지 않았다. 경찰은 양씨를 공용물 손상 등 혐의로 입건했다. 박 전 대통령이 쓴 현판이 무단 철거되기는 2001년 11월 곽태영 박정희기념관 건립반대국민연대 상임공동대표 등 2명이 떼낸 서울 종로 탑골공원 정문 ‘삼일문’ 현판에 이어 두번째다. 이들은 공공기물 파손죄로 입건돼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다. 예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행정도시 땅 보상비용 ‘눈덩이’

    신행정도시 건설지역의 토지 보상에 비상이 걸렸다. 각종 세금·보상의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가 지난해와 견줘 2배 가까이 올라 보상가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건설교통부가 28일 발표한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신행정도시가 들어서는 연기군 남면·금남면 일대 공시지가는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올랐다. 공시가 상향조정은 정부가 땅값 상승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셈이어서 보상가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야가 행정도시 건설에 합의한 것을 계기로 땅값이 다시 오를 기미를 보이고 있어 보상 마찰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시지가·시세 동반상승 신행정도시 건설 후보지인 연기군 남면 종촌리 16-1(논) 공시지가는 지난해 평당 5만 9000원에서 올해 11만 5000원으로 올랐다. 같은 마을 55-1(밭) 공시지가는 6만 6000원에서 13만 2000원으로 올랐다. 대지(종촌리 79-21)는 142만원에서 231만원으로 뛰었다. 금남면 신촌리 137-1(논) 땅 역시 지난해 평당 6만 6000원이었던 공시지가가 올해는 14만 8000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단순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수용하더라도 보상비는 당초 예상보다 2배 가까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세도 다시 오르고 있다. 오진우 벤처부동산 대표는 “공시지가 상향조정뿐만 아니라 불확실성이 제거돼 호가가 다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공시지가를 시세 대비 91% 수준까지 끌어올렸다고 하지만 행정도시 주변 시세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남면 양화리 대지의 경우 공시지가는 18만 1000원이지만 시세는 50만∼60만원에 형성돼 있다. 금남면 신촌리 논도 공시지가로는 14만 8000원에 불과하지만 부르는 가격은 50만∼70만원으로 올랐다. ●주민들, 집단 이의신청 움직임 신행정도시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땅주인들은 집단적으로 공시지가 이의신청을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푼이라도 더 보상받기 위해서는 공시지가를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주민 반발은 5월 말 개별공시지가가 발표되면 극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남면 양화리 임길수씨는 “시세가 공시지가보다 3∼4배 비싼데 공시지가로만 보상한다면 땅을 내놓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서 “주민들이 모두 공시지가 이의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수봉 부자공인중개사 대표도 “시세와 공시지가 차이가 워낙 커 주민들이 쉽게 보상에 응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따라서 단순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한 토지 보상비에 지상물 철거비, 영농 보상비, 직·간접 경비 등을 더할 경우 보상비는 당초 예상보다 1조∼2조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러나 2300만평을 수용하는데 있어 당초 책정한 4조 6000억원은 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신행정수도대책위원회 강성식 국장은 “보상비가 평당 20만원으로 책정된데다 국공유지 등이 포함돼 보상비를 추가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미국의 거짓말/제임스 로웬 지음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란 E H 카의 해석이 아니더라도 현대인들은 역사적 사실들을 통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그려보려는 속성이 있다. 그러나 만일 과거의 사실 자체가 왜곡돼 있다면 과거라는 거울속에 비쳐지는 현재와 미래의 모습 또한 일그러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일본이나 중국의 역사왜곡을 경계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이같은 역사왜곡이 한반도 주변만의 이야기는 아닌 모양이다. 미국 버몬트대학에서 인종관계론을 가르쳤던 제임스 로웬은 자유민주주의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국사회야말로 역사왜곡의 고수임을 최근 저작 ‘미국의 거짓말’(김한영 옮김, 갑인공방 펴냄)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는 말한다. 미국 전역의 역사적 현장들은 건망증을 앓고 있다고.20세기 초반 미국을 휩쓸었던 잔인한 린치와 인종폭동은 오늘날 그 현장에서 흔적조차 찾아보기 힘들며, 영웅들에게 누가 될 수 있는 인격상의 결점도 감쪽같이 생략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가장 많은 기념비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에이브러햄 링컨?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아니다. 책에 따르면 그 주인공은 남북전쟁시 남부연합의 기병대장이자 KKK단의 창시자인 네이선 베드포드 포레스트다. 저자는 미국 전역에서 역사적 사실을 기록하고 있는 100군데 이상의 사적지를 돌며 기념비와 동상, 박물관, 생가, 선박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미국의 과거사는 결코 거짓없이, 있는 그대로 기록되고 기념되고 있지 않았다. 미국인들은 특히 인디언, 흑인, 여성, 동성애자 등 사회적 약자와 관련된 역사는 물론 남북전쟁에서 베트남전쟁에 이르기까지 신교도 앵글로색슨족으로 대표되는 백인 우월주의와 남성지배주의의 논리에 의해 역사를 왜곡하여 기록하고 있다. 아이다호주 앨모에 가면 대학살기념비가 있다.300여명의 백인들이 1861년 서부로 이동하던 중 인디언들의 습격을 받아 사망한 사실을 알리는 기념비다. 그러나 나중에 결코 그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혀졌음에도, 기념비는 여전히 역사적 장소로 부각돼 있으며, 관광객들이 몰린다. 마크 트웨인은 인종과 계급 차별을 풍자한 문학대가임에도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한니발에 가면 이같은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 껍데기 기념물만 내세워 돈벌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역사에서 중요한 노예폭동의 현장에 가면 그 흔적을 찾기 어렵고, 여성의 참정권과 인종 차별 폐지를 주장했던 헬렌 켈러 생가엔 그같은 사실은 없고 남부연합 깃발을 꽂아놓음으로써 오히려 그녀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만들고 있다. 책은 특히 부록을 통해 반드시 철거되어야 할 미국의 역사적 기념비 20개를 적시한다. 모자를 벗어 백인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의 루이지애나 바통 루즈의 ‘착한 검둥이’ 동상,KKK단을 기리고 있는 애틀랜타의 스톤 마운틴 기념물, 뉴욕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루스벨트 동상 뒤에 서 있는 흑인들과 인디언 구조물 등이다. 상류계층의 심리적 우월감을 고취하고, 인권이나 정의의 관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실을 좋고 당연한 것으로 고착화하는 이 기념물들이, 바로 지금 미국이 기리고 있는 역사적 현실이라고 꼬집고 있다.2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