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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의 ‘입’ 최후승자는 누구?

    여야의 ‘입’ 최후승자는 누구?

    용산 참사를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대변인의 목소리가 두드러지고 있다. 민주당 김유정(사진 오른쪽) 대변인은 날선 공격으로 ‘창’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결재한 경찰특공대의 건물 진입계획서와 경찰의 무전 녹취 파일를 처음 공개해 정부·여당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용산 참사의 원인을 ‘철거민 도심 테러’로 몰고 가려던 한나라당의 시도를 막고 경찰의 과잉진압을 여론화시켰다는 것이 당내 평가다. 정세균 대표도 “김 대변인이 떴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무전 녹취 파일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보좌진의 노력이 컸다는 후문이다. 당료 출신인 김 의원은 “6명의 희생이 너무 안타까워 최선을 다해 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 윤상현(사진 왼쪽) 대변인은 ‘방패’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사태를 거의 전담하며 야당의 파상공세에 맞서고 있다. 철거민과 전국철거민연합회를 분리 대응하면서 ‘화력’을 전철련의 불법 폭력행위에 집중하고, 민주당의 공세에는 “민주당이 어둠의 촛불·깃발 세력과 같아선 안 될 것”이라는 논리로 반박하고 있다. 오상도 김지훈기자 sdoh@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국정운영의 ‘스마트 파워’

    [김형준 정치비평] 국정운영의 ‘스마트 파워’

    미국 스탠퍼드대의 조지 교수는 정부의 국정 운영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인으로 인지 스타일, 효능감, 정치 갈등에 대한 정향 등 대통령의 개성을 지적했다. 정보를 저장하고 인출하고 평가할 때 선호하는 방식으로서의 ‘인지 스타일’은 대통령이 통치 환경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인식하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며, 새로운 상황에 대해 반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대통령이 자신의 신념과 경험만을 믿고 민심과는 동떨어진 정보를 토대로 상황을 인식할 경우 잘못된 정책 결정에 노출되기 쉽다. 어떤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자신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무엇인가를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서의 대통령 효능감은 소통 방식과 정부의 역할을 규정하는 데 영향을 준다. 대통령의 자신감이 지나치게 강할수록 장관이나 참모와의 쌍방향 소통보다는 이들에게 자신의 믿음과 생각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소통에 치중할 개연성이 크다. 정치 갈등에 대한 정향은 대통령이 정치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준다. 정치를 필요하고 유용한 게임으로 인식하면 정치 갈등을 해결할 때 다양한 견해, 분석, 충고들에 대한 공개적이고 무제한적인 표출을 용인한다. 반면, 정치를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으로 인식하면 정치인이나 전문가보다는 비선 조직과 직관에 의존해 갈등을 해결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여하튼 조지 교수는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확한 정보에 접하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매몰되지 말고,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일수록 정치를 통해 해결하라고 충고한다. 이러한 충고는 집권 2년차 개각을 단행하고 설 이후 새로운 각오로 국정을 운영하려는 이명박 대통령이 깊이 음미해 볼 만한 내용이다. 대통령은 보다 낮은 자세로 설 민심을 정확하게 파악해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무엇보다 대통령은 용산 철거민 참사가 지난 김영삼 정부 때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에 버금가는 국정운영의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또 국회에서 172석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정당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소수 정권임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지난번 입법전쟁과 이번 용산 참사에서 보듯이 MB 정부는 겉으로는 거대 정당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박근혜 전 대표의 말 한마디에 사태가 정부의 의도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갔음을 유념해야 한다. 친박의 도움 없이는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없는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MB 정부의 내재적 한계는 혹독한 현실이다. 이와 같은 취약한 통치환경에서는 ‘단순한 속도전’보다는 ‘스마트한 속도전’에 바탕을 두고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지난해 촛불시위로 허비한 시간을 한번에 만회해 보겠다고 의욕만 앞세워 철저한 준비 없이 속도에만 치중할 경우 국민과 야당을 설득하지 못한 채 오히려 국정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 더구나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를 법치만을 내세워 강경하게 나갈 때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게 된다. 용산 참사에 대해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사실상 불가피해졌다. 설 직전에 실시된 TNS 조사에 따르면 용산 참사에 대해 ‘과잉 집안’ 때문이라는 응답이 58.1%로 ‘과격시위’가 원인이라는 응답(32.4%)보다 훨씬 많았다. 정부 여당은 설 이후의 정국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이번 사태의 책임자를 추궁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받아들이는 대담한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더불어 제2, 제3의 용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개발 철거민 보호 대책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가 힘과 속도에만 의존하는 하드 파워에서 소통과 통합의 ‘스마트 파워’로 바뀌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용산 철거민 참사] 진술 의존 한계… 火因조차 못밝혀

    [용산 철거민 참사] 진술 의존 한계… 火因조차 못밝혀

    용산화재 참사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27일로 수사본부를 차린 지 8일째에 접어들었지만 명확한 화재 원인조차 명쾌하게 결론내리지 못하고 있다. 농성 현장에 있던 철거민과 경찰특공대의 진술에만 의존한 한계 때문이다. 설연휴 동안 경찰 지휘 책임자를 조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식결과까지 통보받았지만 수사는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여기다 전국철거민연합(전철련)과 용산4지구 철거민대책위원회, 경찰과 용역업체간에 각각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면서 사태는 다소 꼬이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다음달 6일까지는 모든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화재원인은 시너… 왜 불 붙었나 국과수는 지난 25일 “화재 원인은 시너”라고 검찰에 감식결과를 통보했다. 철거민들이 준비한 발전기 등으로 인한 화재 가능성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발화지점을 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화인이 화염병이라고 잠정결론을 내린 검찰은 농성자가 투척한 화염병이 시너에 옮겨붙어 참사를 불러 왔을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깨진 유리병 파편 등이 많이 발견됐는데, 국과수에 따르면 화재로 인해 터졌을 때보다는 던져서 깨졌을 때 생기는 파편 모양이다.”고 말했다. 경찰 컨테이너의 망루 충돌과 관련, 철거민들과 시민단체 등은 경찰 컨테이너가 망루에 부딪치면서 생긴 충돌로 인해 화염병이 떨어져 불이 났다고 주장한다. 일부에선 경찰이 쏜 물대포가 화재를 키웠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검찰은 “충돌과 화재는 관련이 없고, 망루 붕괴의 원인도 아니다.”고 밝혔다. 물대포로 인한 화재 가능성도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자 진술과 비디오 판독 등을 통해 좀 더 확인해 보겠다는 게 검찰 설명이지만 논란을 끝낼 수 있는 증거를 찾아낼진 미지수다. ●전철련의 개입 정도는 검찰은 이번 사건에 전철련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잡고 순천향대병원 분향소에 머물고 있는 전철련 의장 남모(54)씨의 검거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번 농성에 주도적이었지만 입원치료를 이유로 조사에 응하지 않는 용산4구역 철거대책위원장 이모씨에 대한 강제수사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모의·기획 과정부터 경찰 진압에 어떻게 대처할지 등에 대해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거나 주도적으로 개입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남씨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철거민들이 건넨 돈의 사용처 등도 추적 중이다. ●경찰 과잉진압 수사는 검찰은 당시 현장에 있던 경찰 지휘 라인 간부들을 소환조사하면서 화재의 위험성이 농후한 데도 무리하게 진압을 시도했는지 여부를 캐고 있다. 검찰은 다만 내부적으로 명백한 불법 행위 등이 없었던 이상 경찰에 대한 처벌은 쉽지 않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족들과 시민단체 등은 “망루 안에 시너 등이 산적해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진입을 시도한 것 자체만으로도 공권력의 남용”이라고 주장, 검찰의 법적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용역업체 합동작전 진실은 정치권에서 제기한 경찰과 용역업체의 합동 진압 작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당시 현장의 경찰 무선 교신 내용과 동영상, 관계자 진술 등을 분석하고 있지만, 경찰이 용역업체 동원 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있어 사실 여부 확인이 쉽지 않다. 특히 무전 교신 내용의 해석을 둘러싸고 경찰은 엇갈린 해명을 내놓고 있다. 검찰은 용역업체 직원이 현장에 있었더라도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철거민들이 용역업체 직원 또는 경찰특공대원들로부터 폭행당했다는 주장을 함에 따라 이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설 이후 정국 ‘5대 관전 포인트’

    설 이후 정국 ‘5대 관전 포인트’

    설 명절 이후 정국 앞엔 대형 변수가 켜켜이 쌓여 있다. ‘용산 참사’와 관련된 여야의 대치는 27일에도 여전했다. 2월 임시국회는 여야의 가파른 대치가 불가피하다. 이명박 정부 2년차 인사들에 대한 청문회와 입법 대립도 예고돼 있다. 오는 3월 귀국설이 무성한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복귀는 여권 내 중층적 갈등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승부수는 오는 4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로 고스란히 귀결될 전망이다. 설 이후 정국 추이를 가늠할 5대 관전 포인트를 짚어본다. ① 용산 철거민 참사 후폭풍 우선 용산 참사 후폭풍이 거세다. 한나라당은 신속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문책을 통해 조기 수습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민주당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대여 공세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다음달 1일 대규모 집회를 열어 범진보진영의 결집을 촉발한다는 복안이다. 법안 대립은 이미 예열이 돼 달아올랐다. 여야의 정체성과 지지기반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처리를 다짐하는 한나라당은 29일과 30일 각각 국회 폭력예방방지법 공청회와 법안설명 연찬회를 열고 내부 동력을 다질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날 박병석 정책위의장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발의요건을 강화하는 법안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입법전에 대비했다. ② 인사청문회 벼랑끝 대치 둘째, 2월 임시국회와 맞물린 인사청문회는 여야 대치전의 서막이다. 이명박 정부 2년차의 첫 관문인 인사청문회에서 한나라당은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자진사퇴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도 원세훈 국가정보원장 내정자의 청문요청안은 단독 청문회라도 열어 통과시킨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일부 내정자의 청문회를 거부하더라도 다음달 5일까지 청문회 일정을 속전속결로 매듭짓고 국회 대정부질문에 들어간다는 생각이다. 민주당은 연일 두 사람의 내정에 대해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③ 이재오 前최고 3월 귀국설 셋째, 오는 3월 귀국설이 유력한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복귀는 여권 내 지각변동을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최고위원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이상득 의원의 신주류 진영 등이 얽히고 설켜 여권 내 지형이 출렁일 전망이다. ④ 민주 위상회복 가능할까 넷째,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 승패에 따라 위상이 달라진다. 1차 입법대치전에서 거둔 절반의 승리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제1야당의 존재감을 업고 이명박 정부의 국정독주를 압박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 ⑤ 4월 8곳 재·보선 빅매치 마지막으로 4월 재·보선은 상반기 여야의 최대 격전지다. 현재 8개 지역구에서 결전이 예상되지만 오는 3월까지 대법원의 판결이 빨라질 경우 늘어날 수도 있다. 서울 금천과 인천 부평을, 수원 장안 등 수도권 승부가 주목된다. 선거결과에 따라 정국 주도권의 향배가 결정될 것임은 물론이다. 구혜영 주현진기자 koohy@seoul.co.kr
  • [데스크 시각] 난청의 시대/심재억 미래기획부 차장

    [데스크 시각] 난청의 시대/심재억 미래기획부 차장

    설 명절 황망하게들 보내셨지요? 연휴가 짧았지만 하루, 이틀 연휴 짧은 게 대수겠습니까. 다들 마음이 눅눅하고 무거우니 설도 예전 같지 않았을 터이고, 수상한 시절을 말하자니 눈알 부라리는 세태와의 거친 입싸움이 부담스러워 말문을 닫기도 했을 것입니다. 태평성대라면 가솔들 결혼이나 취직 못한 것이 차례상 요깃거리였겠지만 모두들 내일 일을 모르니 언죽번죽 말 꺼내기 뭣해 그냥 입맛만 다시다 만 말들도 많았겠지요. 그러자니 주전부릴 해봐도 주린 듯 헛헛하고, 뭔가 부족한 공복감이 가시지 않습니다. 설 분위기가 예전과 다른 것도 따지고 보면 갈라지고 뒤틀린 세상 일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권력은 한사코 국민들 말문에 쇳대를 채우려 들고, 그러지 말라는 외침엔 오불관언 콧방귀도 뀌지 않습니다. 국민들 가슴이라도 열어봐야 할 사람이 고쟁이 속 똥 뭉개듯 눙치고 앉아 딴전만 피우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러니 ‘난청의 세상’이랄밖에요. 말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못 듣는 것보다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르는 게 문제이고, 이보다 난감한 것은 알아듣고도 못 들은 척 잡아떼는 것입니다. ‘느물거리며 고집 안 꺾는 방안퉁수’ 하나가 여럿 골병 들이기는 일도 아니듯 말이지요. 의학적으로 난청은 대부분 감각신경의 이상이 원인입니다. 풀어 말하면 내이(內耳)의 문제이거나 내이와 뇌 사이의 회로가 손상된 결과이지요. 지금 권력의 동향을 보면 국민들이 중구난방 떠들거나 혀짧은 소릴 해대서가 아니라 확실히 듣는 쪽의 문제라는 사실을 알고도 남습니다. ‘30대 백수’라는 인터넷 논객에게 우롱당하는 수준의 경제정책에 무조건 전임자의 반대로만 하면 된다는 투의 부동산정책과 대북문제, 대운하 시비에 지역·파벌인사, 여기에다 “같이 좀 살자.”는 철거민들을 떼죽음으로 내몰고도 검찰이 내놓은 웃기는 수사결과를 보면 병증이 참 위중해 보입니다. 왕조시대에나 있을 법한 참담한 인간 유린 등 어느 것 하나 귀를 열고 국민의 말을 경청한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우니까요. 이런 세상을 지켜보자니 가슴에 서늘한 고드름이 돋습니다. 그렇다고 권력이 국민의 말을 통 못 알아들은 건 아닙니다.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많은 후회를 했다.” “지금 주식 사면 부자 된다.” “광우병 걱정되면 안 먹으면 된다.” “국민들이 반대하면 대운하 추진하지 않겠다.” “전임 대통령들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겠다.” 등 사안마다 꼬박꼬박 촌철살민(寸鐵殺民)의 멘트는 빠뜨리지 않고 있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나라와 국민의 일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논죄든 상찬이든 이명박 대통령의 1년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합니다. 동서·남북도 모자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강자와 약자, 청소년과 기성세대를 깡그리 싸움판으로 내몰아 감당 못할 분열을 조장한 과오, 단지 전임자와 다르게 보이기 위해 잘못된 정책을 고집한 과실, 철거민들을 주저없이 불지옥으로 밀어넣는 그런 죄악 위에다 천박하기 짝이 없는 ‘잘만 사는 나라’를 세워본들 제 정신 가진 누가 그걸 성취라고 평가하겠습니까. 이 엄동에 고립된 농성자들을 향해 얼어죽으라는 듯 물대포를 쏘아대는 것도 모자라 희망 대신 죽음을 안기고 그것도 성에 차지 않았는지 “자해다.” “어쩔 수 없었다.”고 우기는, 저 ‘법치’를 빙자한 권력의 만행. 금수에게도 하지 못할 짓을 공공연히 자행하는 그들에게서 우리는 법의 정신을 잊은 충견들의 포효와 권력의 가치를 망각한 제왕식 군림을 볼 뿐입니다. 그러니 우리 국민들 지지리도 복이 없다는 거지요. 꼴랑 이 정도 먹고 사는 일도 복에 겨운지 뽑아세우는 사람마다 앞앞이 ‘허당’이고, 더구나 이 어이없는 난청이 최첨단 보청기로도 해결될 일이 아닌 듯해 참 난감한 정초(正初)입니다. 심재억 미래기획부 차장 jeshim@seoul.co.kr
  • [용산 철거민 참사] “옥상에 쓰러져 짓밟히고 맞았다”

    용산 화재참사 당시 건물 옥상에서 경찰특공대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생존자들의 주장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경찰은 폭행이 전혀 없었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어 검찰수사에서 진위가 가려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용산4구역 철거민측 김종웅 변호사는 27일 “입원 중인 부상자들 가운데 4명으로부터 경찰 폭행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생존자들의 주장은 일관된다. 경찰이 망루 4층 꼭대기에서 옥상으로 떨어진 생존자들을 폭력으로 진압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순천향대병원에서 치료 중인 천모씨는 경찰이 휘두른 곤봉에 맞아 왼쪽 눈이 함몰되는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천씨는 “급박한 상황이어서 몇명인지 기억은 못하지만 쓰러진 나를 경찰들이 군홧발로 짓밟았다.”고 말했다. 그는 온몸에 멍이 들고 발목 신경계통도 다쳐 정밀검사를 앞두고 있다. 김 변호사는 “천씨가 옥상에서 거적에 싸인 채 바닥에 방치돼 있었고 화재 진압을 위해 올라온 소방관들에게 ‘살려달라.’고 가까스로 외쳐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왼쪽 발목 부상으로 입원 중인 김모씨 역시 “망루에서 떨어질 당시 의식이 혼미했지만 경찰로부터 맞은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녹색병원에 입원 중인 생존자 2명도 동일한 진술을 했다. 부상자들이 망루에서 옥상으로 떨어진 직후여서 의식은 희미했지만 폭행 사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철거민 부상자들은 26일 기자회견에서도 경찰의 폭력 진압을 주장하며 엄중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한 여성은 “망루가 기우는 상황에서 경찰특공대가 안으로 진입해 앞에 있던 남자의 머리를 발로 밟았고 나 역시 맞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현장을 지휘했던 경찰 특공대 제1제대장은 “내가 망루 현장엔 없었지만, 폭행은 전혀 없었다고 보고받았다.”고 반박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김석기 서울청장 소환 가능성

    용산 철거민 화재 참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본부장 정병두 1차장검사)는 경찰청장 내정자인 김석기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진압 과정의 지휘에 관여했거나 실시간으로 보고받았는지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김수정 서울지방경찰청 차장과 특공대장을 다시 부르는 등 현장 지휘라인에 있던 고위 간부들을 연휴 기간 중 1~2차례 조사했으며 조만간 김 청장의 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농성과정에 전반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있는 전국철거민연합회 의장 남모(54)씨의 경기도 안성 소재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용역업체 동원 논란과 관련해서는 경찰 진입 시작 뒤 업체 관계자가 건물 내부에 남아 있었다는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지난 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통보받은 감식결과에서도 정확한 화재 원인이 규명되지 않자 관련자 진술 등을 재분석해 발화지점과 화재 원인 등을 확인하기로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공권력과 공의(公義)

    [오풍연 대기자 법조의 窓] 공권력과 공의(公義)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행동은 법과 질서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태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것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우리는 고위관리들의 공정성과 성실성이 심히 의문시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저명한 법률학자인 말빈 E 프랑켈의 말이다. “악인이 권세를 잡으면 백성이 탄식하느니라. 왕은 공의로 나라를 견고케 하나 뇌물을 억지로 내게 하는 자는 나라를 멸망시키느니라.”(성서 잠언 29:2,4.) 지난 20일 발생한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사건을 보면서 거듭 공의(公義)를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경찰 특공대를 투입한 게 화근을 불러왔다. 모두 6명이 사망했으니 끔찍한 일이다. 그 정점에는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있다. 특공대 투입을 최종 승인했기 때문이다. 국민 여론은 김 내정자의 퇴진을 요구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고심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권력은 공의를 위해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도(度)를 넘었다면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 그와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함은 물론이다. 최근 무죄 확정판결을 받은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의 주장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검찰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진실을 외면한다. 어느 날 대검 중수부의 한 수사관은 나에게 말했다. ‘우린 진실에는 관심이 없다. 사건으로 만들어 처리하면 된다.’ 검찰은 진실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을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미완성 회고록에 나오는 대목이란다. 변씨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채무탕감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5년 및 추징금 1억 5000만원을 선고받았었다. 필자에게도 여러 사람들이 억울함을 호소해 온다. 지난해 한 분이 회사로 찾아왔다. 서울 양재동에 사는 50대 후반으로 평생 이발사를 해왔다고 소개했다. 자신의 땅을 전문 브로커들에게 빌려줬다가 큰 손해를 본 뒤 피해자가 피의자로 둔갑된 사건이었다. 그는 경찰과 검찰 조사과정에서 유도신문에 넘어가 기소됐었다. 공판과정에서도 그의 누명은 벗겨지지 않았다. 그래서 훌륭한 검사 출신의 변호사를 찾아갈 것을 권유했다. 변호사는 친정의 잘못을 갈파했다. 그러나 엎질러진 물이었다. 다행히 또 다른 소송에서는 구제를 받았다. 미국에서는 한 사람의 변호를 위해 175명의 변호인단이 구성된 일이 있었다. “이 나라에서 공의의 질은 피고의 호주머니 사정과 직접 관련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이러한 사법제도에서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없어 감옥에 가는 사람들은 그들이다.” 변호인단을 대표한 변호사는 이렇게 꼬집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법치를 부르짖는 국가에서 모두 통용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 재벌들은 수조원의 비자금을 만들고서도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지 않은가. 공의와는 멀다 하겠다. 그렇다. 공권력을 행사하는 기관은 먼저 공의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을 무시해 버리면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김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가 주목되는 이유다. poongynn@seoul.co.kr
  • 여야 의원들이 전하는 설 민심

    여야 의원들이 전하는 설 민심

    이번 설 명절 동안 전국 각 지역의 화두는 단연 용산 화재 참사와 경기 침체였다고 여야 의원들은 전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경제 살리기가 중요한 만큼 용산 참사로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조기 수습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밝혔다. 대구 달서병 출신의 조원진 의원은 27일 “경기 침체에 대한 걱정이 가장 많았지만 용산 참사와 관련한 여론도 많았다.”면서 “공권력이 할 일을 한 것이란 의견도 있었으나 정부가 더 신중히 대처했어야 했고,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북 상주의 성윤환 의원은 “김 청장이 철거민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이나 진압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고려할 사항을 빠뜨렸거나 업무가 미숙했던 부분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역 민심을 전했다. 경남 김해갑의 김정권 의원도 “사태의 조기 수습을 위해서는 김 청장이 잘잘못을 떠나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민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용산 참사가 현 정부의 속도전이 가져온 결과라며 진상 규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민심을 전했다. 안양 동안갑 출신 이석현 의원은 “용산참사와 관련해 정부·여당이 너무 무리하게 일을 추진한 결과가 아니냐는 여론이 비등하더라.”고 전했다. 김 청장의 경질 여부와 관련, 당 정책위의장인 대전 서갑 박병석 의원은 “희생자가 6명이나 발생한 용산 참사를 책임지려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경제 살리기가 중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이를 해석하는 시각은 여야가 엇갈렸다. 한나라당 경남 밀양·창녕 출신의 조해진 의원은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172석의 의석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국정 운영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주문이 쇄도했다.”고 전했다. 경남 양산의 허범도 의원은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지지해줬는데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는 과단성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광주 동구의 박주선 의원은 “여느 설 명절보다 경제 이야기가 단연 많았다.”면서 “국회에서 경제살리기를 위한 대안을 충실하게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당부를 들었다.”고 전했다. 같은 당 서울 광진을의 추미애 의원은 “정부가 생색내기용 고용 대책을 철회하고 매년 1조 5000억원씩 모두 10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실질고용률을 7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며 일자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역 민심을 대변했다. 주현진 오상도기자 jhj@seoul.co.kr
  • [사설] 경찰·용역업체 합작의혹 더 파헤쳐야

    민주당 김유정 의원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용산 철거민 진압과정 당시 무전교신 기록을 제출받아 확인한 결과 사건 당일인 20일 경찰과 용역업체가 합동 진압작전을 벌였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경찰무전 녹취록은 용역경비원들이 시정장구를 지참하고 경찰병력 뒤를 따라 망루 3층과 4층 사이에 설치된 장애물을 해체 중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찰은 용산경찰서 경비과장이 오인보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용산 참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도 현재(27일)까지 용역업체 직원이 진압 당시 현장 건물 안에 있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경찰이 그동안 진압작전 과정의 용역업체 동원설을 전면 부인해 왔던 것은 이것이 사실이라면 경찰의 도덕성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용역업체는 허가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불법 용역업체에 공권력을 위임해 시민을 제압한다는 것은 이유가 정당하다 하더라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검찰이 일단 용역업체 직원이 현장에 없었다고 밝혔지만 의문은 여전하다. 검찰 관계자가 밝힌 “ 무전 내용은 앞으로 그렇게 하겠다는 취지였고 실제 건물 안에 투입된 바 없다는 것이 경찰의 해명” 이라는 진술은 경찰과 용역업체의 합작 가능성이 열려 있었음을 보여 준다. 검찰은 현장 건물에 용역직원이 없었다고만 할 게 아니라 경찰과 용역업체의 합작 의혹을 더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우리는 검찰이 최초 발화 과정, 경찰의 과잉진압 여부는 물론 경찰이 용역업체를 동원했거나, 하려 했는지까지 모든 의혹을 가려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당시 정보보고와 상황일지, 무선기록, 동영상 등을 모두 공개하기 바란다. 의혹을 남기지 않아야 불신을 덜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 [용산 철거민 참사] 광명서도 용역·경찰 합동작전 의혹

    “용역업체는 많은 불법을 저지르고, 경찰은 이를 묵인한다.” 철거민들은 용산 참사에서 나타난 용역업체와 경찰의 행태는 오랜 관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찰의 방조없이는 협박·폭행 등 용역업체의 불법 행동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철거용역업체가 재개발 사업에 개입하는 과정은 이렇다. 재개발조합이 승인되면 조합은 시공사뿐만 아니라 용역업체까지 선정한다. 빈민해방철거민연합(빈철련) 가재웅 지도위원은 “1990년대까지 ‘적준’, ‘거산’, ‘입산’, ‘인덕’, ‘신한’ 등 5개 업체가 철거 시장을 장악했다. 최근에는 이 업체들에서 파생된 수십개의 업체들이 난립한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그 중 하나가 용산 4구역을 맡은 H건설이다. ●철거 일찍 끝내면 보너스 받아 용역업체는 계약서에 언제까지 철거를 완료하겠다고 명시한다. 보수는 대개 가구수에 500만원 가량을 곱해 산정한다. 예정보다 일찍 철거를 끝내면 업체는 보너스를 받고, 예정보다 늦게 끝나면 위약금을 문다. 용역업체가 계약을 맺고 나면 철거민들을 상대로 협박과 구타가 이어진다. 강제집행일엔 경비업법 시행규칙에 따라 집행 24시간 전에 직원 명단을 경찰서에 제출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는 업체는 거의 없다. 신고가 제대로 되지 않다 보니 불법을 저지를 여지는 넓어진다. 철거민들에 따르면 경찰은 이를 지켜보는 것 외에 별다른 일은 하지 않는다. 철거민들이 “현장에서 폭행이 벌어지는데 왜 현행범을 체포하지 않느냐.”고 항의하면 “고소장을 제출하면 되지 않느냐.”는게 경찰의 반응이다. 경기 수원 이목동의 장근영 철거민 비상대책위원장은 “경찰의 비호 아래 용역업체는 마음대로 폭력을 행사한다.”고 했다. ●“400~500여명 활동중” 용산 참사처럼 경찰과 용역업체가 합동 작전을 벌였다는 의혹을 받는 곳은 또 있다. 빈철련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경기 광명6동에서는 철거민 20여명이 3층 빌라 옥상에서 시위를 벌였다. 용역업체는 새벽부터 나와 있었고 뒤늦게 출동한 경찰은 빌라를 에워싸고 외부 활동가의 출입을 막았다. 그 사이에 소방차는 계속 철거민들에게 물을 뿌려 시야를 흐리게 했다. 용역업체는 안으로 들어가 철거민들을 제압했다. 사고만 일어나지 않았을 뿐, 용산 참사와 같은 양상이다. 용역업체들은 허가제가 아닌 신고제이기 때문에 몇 개 업체가 있는지, 몇 명이 활동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철거민 단체들은 대략 400~500명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업체들은 최근에는 인력시장을 통해 노숙자를 동원하기도 하고, 여성 철거민 진압을 위해 여성 용역직원도 등장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한 번이라도 경찰 입장에 서보시면 안되나요”

    “한번이라도 경찰 입장이 돼 본 적은 있습니까?  ‘용산 참사’를 놓고 경찰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한 네티즌의 ‘경찰 옹호’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당시 경찰이 조기투입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현실적인 문제 등을 풀어낸 이글은 수많은 네티즌들의 갑론을박 속에 또다른 화제로 떠올랐다.     ‘메릴린’이라는 네티즌은 25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 게시판인 ‘아고라-자유토론방’에 “여러분은 단 한 번이라도 경찰관의 입장이 되어 본 적 있냐.”고 글을 올렸다. 25일 오전 10시 정도에 올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글은 48시간이 지난 27일 오전 10시 현재 4만 7000 정도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30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붙어있을 정도로 네티즌들은 이 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찬성 1100과 반대 2000로 반응이 갈렸다.   메릴린은 글에서 당시 ‘용산 참사’가 일어난 이유에 대해 “재개발행정의 난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사태가 벌어진 이유는) 시민의 주장에 국가가 귀기울이고 도우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그렇기에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이라는 ‘폭력전문단체’가 탄생했고,그들이 ‘주장을 폭력적으로 분출,사회를 타격하지 않으면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는 학습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논리를 이어갔다.   이어 “경찰관들에게 전철연은 정말 힘든 대상이다.서로 죽여야 하는 적국도 아니고,쏴죽이면 되는 토끼도 아닌데,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쇠구슬을 사냥용 새총으로 발사하고 사제총도 쏘면서,저희 경찰을 ‘쏴죽여도 되는 국가의 개’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말 대하기 힘들다.그런 폭력도 힘들지만, 경찰을 그렇게 대해도 된다는 사람들을 마주 대하는 것이 더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러고는 이번 참사에 대한 경찰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급속히 악화되는 상황에서 경찰은 대화를 시도했지만,전철연은 ‘경찰이 철수하기 전엔 상대하지 않겠다.‘고 하고, 해당 행정기관은 ’우리가 개입할 일이 아니다.‘고 했습니다.그 와중에 전철연은 대로에 화염병을 투척하기 시작했습니다.버스가 아슬아슬 피해가는 장면도 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경찰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처럼 경찰의 입장을 설명한 메릴린은 ’용산 사태 조기 진압‘에 대한 이유를 말했다.   “예를 들어, 전철연이 던진 화염병이 한강로를 지나던 버스에 맞아 수십명이 사상했다면 ‘야! 왜 제대로 안해!’라면서 (경찰을) 야단쳤을 거잖아요.경찰은 그걸 막기 위해,조기 진압을 단행한 겁니다.”   그의 하소연은 계속됐다.   “오히려 경찰이 생각하기엔,안전 위협 상황의 해소를 위한 투입에 ‘경찰, 너도 죽어도 좋다’는 식으로 신나(시너)를 뿌린 곳으로 화염병을 던져대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한탄이 우선되어야 하는 건 아닙니까.도대체 이런 일이 있을때, 앞으로 어떻게 하라고…. ’무고한 사람들에게 위험한 일이 발생해도,위험을 자초한 사람들이 다쳐도,그리고 경찰이 죽어도,다 경찰책임‘이라면 어떻게 하라고….정말 어떻게 하라고….정말 아연, 아연, 아연합니다.”   시민들에 대한 당부와 사망자에 대한 위로의 말도 이어졌다.   “‘니들의 이야기도 뭔지 들어보자’, ‘니들만의 문제가 아니구나,모두다 달라지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 일이구나.’,‘니들만을 벌하면,이 문제는 더욱 악화되겠구나.’라고 생각해주시는 것이 경찰의 주권자이신 국민께 바라는 ‘염원’입니다.사망하신 농성시위자와 전철연 활동가분들의 명복을 빕니다.그러나 임무 수행중인 경찰관도 사망하셨습니다.그 경찰관의 죽음은 어디에서 위로받아야 합니까. … 중략. 경찰은 ‘조직’이기 이전에 ‘제복을 입고 있지만, 보통 사람과 똑같이 사는 가장들이 모여 있는 사람들의 합일체’입니다.”    ‘삼프로’라는 네티즌은 “화염병을 길가는 택시에 던져 불붙게 하고,옆 건물까지 화재를 발생시킨 전철연 때문”이라며 “대화로 풀어야 할 일을 철거민과 무관한 외부 폭력테러집단을 끌어들인것이 화근이었고,수십 통의 시너와 수염산까지 준비한 철저한 살인계획에 의한 예견된 사고였다.그나마 경찰의 조기진압으로 사고를 최소화한 공이 크다.”고 동조했다.   네티즌 ‘제환공’은 “그 답답함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심정 이해한다.”면서도 “그런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경찰의 책무이고 그렇기 때문에 일하기 힘든것이고 잘하면 존경받고 못하면 질타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VERITAS’라는 네티즌은 “일선 경찰의 고충은 다 이해한다.”며 “국민들이 비난하는 대상은 어느 누군가의 가장으로서의 경찰이 아니라 그릇된 생각을 갖고있는 경찰 수뇌부”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일부 그의 글에 공감을 표하는 이가 있었으나 대부분은 “변명 같지도 않은 변명”이라며 비난의 글을 올리고 있다.   ‘달맞이꽂’은 현역 국회의원이 용산 현장에서 경찰에 폭행당한 것을 두고 “진상조사하겠다는 국회의원은 왜 패고 밟아버렸나요.상식을 벗어난 경찰이란 조직은 욕을 좀 먹어야합니다.”라고 말했다.   ‘Horizon’은 “단 한번이라도 서민이 되어 본적 있나.”며 “국가란 국민을 보호해야할 울타리이고 경찰은 그 울타리를 구성하는 지지대 같은 것인데 울타리와 지지대가 없어지면 무엇이 울타리가 되고 무엇이 울타리 안에 존재를 지킬 것인지 생각은 해 보았는가.”는 말로 반박했다.   ‘소띠해에는’도 “희생당한 유족입장에서 생각해보셨습니까.”라며 “만약에 처음부터 경찰이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를 했다면 이렇게 싸잡아서 욕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네티즌 ‘메릴린’의 글 보러가기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차례상 감놔라 배놔라 이제 그만 8년 전 귀성대란 ‘분유찾아 삼만리’ 그 아기는 이제 Clapton & Beck 일본 사이타마 共演 해리왕자 여자친구와 결별
  • [용산 철거민 참사] 한파에도 조문객 발길 늘어

    설 연휴를 앞둔 23일 분향소에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조문객의 발길은 전날보다 늘었다. 하지만 유족들과 철거민들은 연휴가 지나면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게 아닌지 불안해했다. ●사건 현장서 진실규명 촉구 잇단 기자회견 장례식장 4층에 마련된 가족분향소는 30여명의 유족과 전국철거민연합 관계자들이 지켰다. 분향소에서는 간간이 애끓는 통곡소리가 흘러나왔다. 분향소에서 음식준비를 돕던 전철련 관계자는 “이미 예상했지만 검찰이 경찰의 말만 듣고 철거민에게 사고의 책임을 미루려 한다.”면서 “추운 날씨에 설 연휴까지 겹쳐 국민들의 관심이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도 정치인과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의 발길은 이어졌다. 오전 11시30분쯤 분향소를 찾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진상은 이미 밝혀졌지만 이 정권이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면서 “뉴타운 사업 등 서민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재개발 사업을 중단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보다 앞서 오전 9시40분쯤 분향소를 찾았지만 유족들의 항의를 받은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장기적 대책마련을 위해 유족 의견을 들으러 왔지만, 유족들은 그럴 겨를이 없는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서울역 광장서 나흘째 촛불집회 영하 10도에 매서운 바람까지 몰아쳤지만 서울 한강로 2가 사건현장에는 오전부터 불교, 원불교 종교인들과 시민들이 사건현장에서 합동 위령제를 가지는 등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오후에는 문화연대, 민족미술인협회 등 문화예술인 10여명이 송경동 시인의 시 ‘너희가 누구인지 그때 알았다’와 이은엽 작가의 그림 ‘불속에서 타들어 가는 손, 여기 사람 있다’를 남일당 빌딩 2~3층에 걸쳐 걸었다. 이들은 “이곳을 추모와 저항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이 그림을 건다.”고 말했다.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책임자 처벌 ▲철저한 진상규명 등을 촉구했다. 오후 7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는 철거민, 시민, 대학생 등 2000여명(경찰추산·주최측 추산 5000명)이 모여 ‘이명박 정권 퇴진,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 국민 추모대회’를 나흘째 이어갔다. 대학생 송나리(21·여)씨는 “원래 오늘 집에 가려고 했지만 도저히 분노를 참을 수 없어 귀향을 하루 미루고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49개 중대 4000여명의 병력을 현장에 배치했다. 최재헌 조은지기자 goseoul@seoul.co.kr
  • 도시분쟁조정위 설치한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23일 용산 화재 참사를 계기로 재개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당사자간 분쟁을 조정하는 도시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기로 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재개발 제도 개선을 위한 전문가 회의를 갖고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아 과도한 기대 이익이 발생, 분쟁의 빌미가 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 뒤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사자도 아닌 제3자, 전국철거민연합회 같은 조직이 개입하면서 이번 사건이 커졌다.”면서 “제3자가 개입하는 제도적 미비점을 보완하는 것에 역점을 두고 2월 안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분쟁이 발생했을 때 분쟁을 조정하는 시스템이 없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인식했다.”면서 “주거 및 상가 세입자에 대한 제도도 미비점이 있다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인 논의기구 성격의 도시분쟁조정위원회는 당국과 재개발조합, 시행사 등 관련 전문가로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시개발촉진특별법을 개정해 재개발과 재건축, 뉴타운법 등 7개 관련 법안을 정비하는 방안도 마련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은 이번 참사를 계기로 세입자 보호 대책도 강화할 방침이다. 토지 및 건물 소유주가 보상금을 받고 나가기 전에 공탁금을 맡기면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개발이익환수금과 함께 관리하다 세입자에게 보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용산 철거민 참사] ‘녹취록 변수’ 돌출… 檢 수사 새 국면

    용산 화재 참사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금까지 수사 방향은 ▲화재 원인 ▲전국철거민연합(전철련)의 개입 여부 ▲경찰의 과잉진압 여부 등이었다. 이런 가운데 23일 경찰과 용역업체가 합동진압을 폈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제기되면서 참사 사건을 둘러싼 검찰의 수사는 확대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정치권 진실공방 치열할 듯 아직까지 녹취록의 내용에 대한 진위를 판단하기에는 성급하다. 하지만 진위를 놓고 정치권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검찰로서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과잉진압 여부를 둘러싸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만큼 녹취록의 사실 여부도 병행해 가릴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수사에서는 그런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의혹이 제기되면 수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이 제기한 녹취록의 내용에 대한 경찰의 입장 표명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경찰은 내부의 무전통신인 점은 분명하지만, 지휘 책임자가 오인보고를 한 것으로 용역업체 직원이 작전에 참여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진압작전을 펴기 전에도 용역업체들이 자신들이 직접 들어가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요청했지만 거절했고, 이날도 이같은 상황에서 지휘책임자가 잘못 얘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경찰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경찰은 처음에는 “녹취자료가 경찰 무전 통신이 아니라 용역업체의 무전통신 내용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다 “지휘책임자의 허위보고다.”라고 말을 바꿨다가 이 사건과 관련해 긴급 소집된 대책회의를 마친 뒤에는 “오인보고”라고 주장했다. 특히 경찰의 무전통신이 아니라 용역업체의 것이라면 어떻게 용역업체 무전통신을 국회의원에게 제출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뒤이어 나온 ‘허위보고’는 더더욱 말이 안 된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지휘책임자가 허위로 교신했다는 것은 심각한 지휘체계상의 문제점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련의 발표에는 미심쩍은 대목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경찰 엇갈린 발표 배경도 수사대상 따라서 경찰이 스스로 이를 명확하게 입증해 내지 못할 경우 검찰 수사는 불가피하다. 이럴 경우 녹취록의 진위는 물론 경찰의 엇갈린 발표 배경 등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물론 녹취록에 거론된 용역업체 직원들도 신원을 파악해 경찰과의 합동 진압작전에 가담하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철거민들은 변호인들을 통해 “용역업체 직원들은 우리가 건물을 점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건물 2~3층에 들어왔고 폐타이어 등을 이용해 계속 불을 놓아 우리를 자극했다. 경찰에 항의했지만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경찰과 용역업체가 진압과정에서 긴밀히 협조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녹취록 파문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검찰의 수사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현갑 구혜영기자 eagleduo@seoul.co.kr
  • [용산 철거민 참사] 충분한 협상노력 기울였을 때만 정당성 인정

    검찰은 용산 재개발지역 화재 참사 사건에서 경찰의 진압작전을 정당한 공무수행이라고 밝혔다.일각에서는 철거민에게 특수공무집행치사상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 성급하게 판단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농성사건 등과 관련해 경찰의 공무집행 적법성을 놓고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檢 “경찰 작전은 정당한 공무수행” 대법원은 1990년 ‘동의대 사건’에서 피고인들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먼저 진압 작전의 경위를 파악하고 경찰의 공무집행이 적법했는지부터 꼼꼼히 따졌다. 동의대 학생들은 1989년 5월 학교 입시부정과 관련, 중간 투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정권을 규탄하면서 시위를 벌였다. 당시 시위대는 전경 5명을 납치해 감금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경찰은 수차례에 걸쳐 인질을 풀어달라고 요구하면서 연행된 학생 8명을 석방하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협상을 시도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구속영장이 신청돼 임의석방이 불가능한 학생까지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법원은 이를 “경찰이 이행 불가능한 조건”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피고인들은 경찰이 전경 구출을 위해 농성장소인 도서관 건물에 진입하기 직전에 이 사실을 통고받아 알고 있는 동의대 총장이 설득했는데도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범인을 체포할 긴급성이 있었다고 보여진다.”면서 “이를 근거로 볼 때 경찰이 소화 준비, 고층에서의 추락에 따른 대비 등 사고방지를 소홀히 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공무집행의 적법성을 부정할 만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경찰이 진압 이전에 충분한 협상 노력을 기울였고 사실상 미리 진압 사실을 알려줬으므로 경찰의 공무수행이 정당했다고 본 것이다. 법원 판례까지 들지 않더라도 남일당 점거농성과 성격이 비슷했던 지난 2005년 경기 오산 세교지구 농성 사건에서 경찰의 대응은 사뭇 달랐다. 경찰은 먼저 철판으로 만든 ‘거북선’이라는 장비를 내세워 화염병 투척을 유도했다. 이렇게 위험물질을 소진시킨 뒤에도 사전연습을 수차례 진행한 뒤 농성 54일 만에 실제 진압에 나섰다. 하지만 용산 참사 사건에서 경찰은 해산만 권유했을 뿐 유혈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협상이나 대화 노력은 기울이지 않았다. 그나마 진압을 개시하기 직전 백동산 용산경찰서장이 30분 동안 서너 차례 해산하라고 했을 뿐이다. 인화성 물질이 있는 건물에 진입하면서도 화재사고 등 돌발사고에 대비한 예행연습도 없었다. 경찰특공대가 투입됐을 때 현장에는 소방차 2대와 구급차 1대만이 출동해 있었고, 큰불이 난 뒤에야 경찰은 소방서에 추가지원을 요청했다. ●민변 “절차상 문제… 경찰 책임”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오윤식 변호사는 “용산 참사 현장 진압작전은 시위대 퇴거를 위한 설득이나 협상이 없었고, 경찰이 진압에만 몰두해 있었기 때문에 절차상으로도 문제가 있다.”면서 “경찰이 건물 안에 인화성 물질과 화염병 등이 있어 화재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안전확보를 위한 노력이 미흡했기 때문에 인명 피해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한 번이라도 경찰 입장에 서보시면 안되나요”

    “한번이라도 경찰 입장이 돼 본 적은 있습니까?”  ‘용산 참사’를 놓고 경찰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한 네티즌의 ‘경찰 옹호’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당시 경찰이 조기투입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현실적인 문제 등을 풀어낸 이글은 수많은 네티즌들의 갑론을박 속에 또다른 화제로 떠올랐다.     ‘메릴린’이라는 네티즌은 25일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 게시판인 ‘아고라-자유토론방’에 “여러분은 단 한 번이라도 경찰관의 입장이 되어 본 적 있냐.”고 글을 올렸다. 25일 오전 10시 정도에 올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글은 5시간이 지난 오후 3시 현재 1만 1000여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6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붙어있을 정도로 네티즌들은 이 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찬성 240과 반대 615로 반응이 갈렸다.   메릴린은 글에서 당시 ‘용산 참사’가 일어난 이유에 대해 “재개발행정의 난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사태가 벌어진 이유는) 시민의 주장에 국가가 귀기울이고 도우려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그렇기에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이라는 ‘폭력전문단체’가 탄생했고,그들이 ‘주장을 폭력적으로 분출,사회를 타격하지 않으면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는 학습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논리를 이어갔다.   이어 “경찰관들에게 전철연은 정말 힘든 대상이다.서로 죽여야 하는 적국도 아니고,쏴죽이면 되는 토끼도 아닌데,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쇠구슬을 사냥용 새총으로 발사하고 사제총도 쏘면서,저희 경찰을 ‘쏴죽여도 되는 국가의 개’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말 대하기 힘들다.그런 폭력도 힘들지만, 경찰을 그렇게 대해도 된다는 사람들을 마주 대하는 것이 더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러고는 이번 참사에 대한 경찰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급속히 악화되는 상황에서 경찰은 대화를 시도했지만,전철연은 ‘경찰이 철수하기 전엔 상대하지 않겠다.‘고 하고, 해당 행정기관은 ’우리가 개입할 일이 아니다.‘고 했습니다.그 와중에 전철연은 대로에 화염병을 투척하기 시작했습니다.버스가 아슬아슬 피해가는 장면도 있습니다.이런 상황에서 경찰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처럼 경찰의 입장을 설명한 메릴린은 ’용산 사태 조기 진압‘에 대한 이유를 말했다.   “예를 들어, 전철연이 던진 화염병이 한강로를 지나던 버스에 맞아 수십명이 사상했다면 ‘야! 왜 제대로 안해!’라면서 (경찰을) 야단쳤을 거잖아요.경찰은 그걸 막기 위해,조기 진압을 단행한 겁니다.”   그의 하소연은 계속됐다.   “오히려 경찰이 생각하기엔,안전 위협 상황의 해소를 위한 투입에 ’경찰, 너도 죽어도 좋다‘는 식으로 신나(시너)를 뿌린 곳으로 화염병을 던져대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한탄이 우선되어야 하는 건 아닙니까.도대체 이런 일이 있을때, 앞으로 어떻게 하라고…. ’무고한 사람들에게 위험한 일이 발생해도,위험을 자초한 사람들이 다쳐도,그리고 경찰이 죽어도,다 경찰책임‘이라면 어떻게 하라고….정말 어떻게 하라고….정말 아연, 아연, 아연합니다.”   시민들에 대한 당부와 사망자에 대한 위로의 말도 이어졌다.   “‘니들의 이야기도 뭔지 들어보자’, ‘니들만의 문제가 아니구나,모두다 달라지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 일이구나.’,‘니들만을 벌하면,이 문제는 더욱 악화되겠구나.’라고 생각해주시는 것이 경찰의 주권자이신 국민께 바라는 ‘염원’입니다.사망하신 농성시위자와 전철연 활동가분들의 명복을 빕니다.그러나 임무 수행중인 경찰관도 사망하셨습니다.그 경찰관의 죽음은 어디에서 위로받아야 합니까. … 중략. 경찰은 ‘조직’이기 이전에 ‘제복을 입고 있지만, 보통 사람과 똑같이 사는 가장들이 모여 있는 사람들의 합일체’입니다.”    ‘삼프로’라는 네티즌은 “화염병을 길가는 택시에 던져 불붙게 하고,옆 건물까지 화재를 발생시킨 전철연 때문”이라며 “대화로 풀어야 할 일을 철거민과 무관한 외부 폭력테러집단을 끌어들인것이 화근이었고,수십 통의 시너와 수염산까지 준비한 철저한 살인계획에 의한 예견된 사고였다.그나마 경찰의 조기진압으로 사고를 최소화한 공이 크다.”고 동조했다.   네티즌 ‘제환공’은 “그 답답함과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심정 이해한다.”면서도 “그런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경찰의 책무이고 그렇기 때문에 일하기 힘든것이고 잘하면 존경받고 못하면 질타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VERITAS’라는 네티즌은 “일선 경찰의 고충은 다 이해한다.”며 “국민들이 비난하는 대상은 어느 누군가의 가장으로서의 경찰이 아니라 그릇된 생각을 갖고있는 경찰 수뇌부”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일부 그의 글에 공감을 표하는 이가 있었으나 대부분은 “변명 같지도 않은 변명”이라며 비난의 글을 올리고 있다.   ‘달맞이꽂’은 현역 국회의원이 용산 현장에서 경찰에 폭행당한 것을 두고 “진상조사하겠다는 국회의원은 왜 패고 밟아버렸나요.상식을 벗어난 경찰이란 조직은 욕을 좀 먹어야합니다.”라고 말했다.   ‘Horizon’은 “단 한번이라도 서민이 되어 본적 있나.”며 “국가란 국민을 보호해야할 울타리이고 경찰은 그 울타리를 구성하는 지지대 같은 것인데 울타리와 지지대가 없어지면 무엇이 울타리가 되고 무엇이 울타리 안에 존재를 지킬 것인지 생각은 해 보았는가.”는 말로 반박했다.   ‘소띠해에는’도 “희생당한 유족입장에서 생각해보셨습니까.”라며 “만약에 처음부터 경찰이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를 했다면 이렇게 싸잡아서 욕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네티즌 ‘메릴린’의 글 보러가기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222124
  • “경찰·용역업체 용산 합동작전”

    용산 화재 참사에 대한 경찰의 과잉진압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용산 참사’ 당시 경찰과 용역업체가 합동 진압작전을 벌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국회 행정안전위 소속 김유정(민주당) 의원은 23일 진압작전 당시 경찰 관계자들의 무선 교신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고, “용역업체와 무관하다던 경찰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녹취록은 지난 20일 민주당 강기정 의원실에서 서울경찰청에 요청해 받았다. 김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참사 당일인 지난 20일 오전 6시29분에 한 경찰 관계자가 “용역 경비원들이 해머 등 시정장구를 솔일곱(지참)하고 우리 병력 뒤를 따라 3층에서 4층 그 시정장치 해제를 진중(진행중)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보고를 받은 또 다른 경찰 관계자가 “18(알았다). 경넷(경찰)과 함께 시정장구 지참하고 3단과 4단(3층과 4층) 사이 설치된 장애물 해체할 중 18”이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김 의원은 “무전이 이뤄진 때는 경찰이 철거민들이 농성중이던 용산 남일당빌딩에 병력을 투입하던 때”라고 말했다. 경찰은 “용산경찰서 경비과장과 서울경찰청 경비과장 간의 경찰무전 내용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용산경찰서 경비과장이 오인보고를 한 것으로 용역업체 직원이 작전에 참여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점거농성의 기획단계에서부터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전국철거민연합(전철련) 의장 남모씨의 신병 확보에 나섰으며, 전철련 산하 인천 지부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또 당시 무전으로 특공대를 통제한 이송범 서울경찰청 경비부장 등 현장을 지휘한 경찰 간부들을 이날 불러 진압작전을 개시하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캐물었다. 한편 검찰은 지난 22일 철거민 일부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혐의로 구속하면서 진압현장을 지휘했던 경찰 책임자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은 채 일부 특공대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경찰이 진압작전이 정당한 공무집행’이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 봐주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구혜영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女談餘談] 용산의 두 얼굴/주현진 정치부기자

    [女談餘談] 용산의 두 얼굴/주현진 정치부기자

    서울 용산 철거민 화재 참사가 일어난 용산구 한강로 2가 남일당 빌딩은 평균 328대1이라는 국내 최고의 청약률을 기록한 용산시티파크 주상복합 옆이다. 시티파크와 용산역 집창촌 대로 건너편 사이 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용산 4구역 안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의 3.3㎡(1평)당 예상 분양가는 용산 시티파크의 현재 시세보다도 높은 3500만~3800만원선으로 얘기된다. 용산 개발 호재 때문이다. 용산은 국제업무지구, 한남뉴타운, 한강르네상스 등 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곳이어서 집값 상승 여력이 높기로 유명하다. 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강남(-4.7%), 서초(-4.4%), 송파(-3.1%) 등 강남 3구의 아파트가격은 전년말보다 떨어졌지만 용산구는 3.4% 오르는 저력을 보였었다. 이런 금싸라기 땅에서 철거민 진압 문제로 사람이 6명이나 죽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영세 상가 세입자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마찰을 빚어 왔다고 한다. 이들은 3개월 상당의 영업보상비 정도만 받고 나가도록 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게 투자비를 돌려 받는 것은 고사하고 다른 곳으로 옮겨갈 여력도 없는 딱한 사정인 것으로 보도되면서 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재개발이 지역에서 서민들의 삶을 불도저로 밀어내는 정책으로 새삼 조명되면서 국민들의 충격도 가시지 않고 있다. 자본주의에선 양극화가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국의 빌 게이츠와 같은 선진국의 부자들이 열심히 기부하는 것도 사회 환원이란 좋은 취지도 있겠지만 사회 시스템이 붕괴되면 자기들도 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 모두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능하고 똑같이 보호받을 때 사회 시스템이 작동된다. 부자에게는 ‘세금 고통’ 운운하며 종합부동산세를 깎아 주면서 ‘폭력 철거’에 저항하는 서민에게는 ‘도심 테러’를 들먹이며 죄를 뒤집어씌우는 행태는 ‘부자들이 욕 먹는 사회, 부자들이 돌 맞는 사회’를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을까. 주현진 정치부기자 jhj@seoul.co.kr
  • 애간장 태우는 ‘350년 간장’

    애간장 태우는 ‘350년 간장’

    “돈 때문에 전통을 버렸다.” “명품 간장을 대중화한 것뿐.” 충청도의 한 가문에서 350년간 전해 내려온 간장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종부(宗婦)가 2007년 인터넷 쇼핑몰을 열고 간장을 판매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주인공은 충북 보은군에 있는 보성 선씨 가문의 종가 간장. 대대로 내려오는 간장에 매년 햇간장 20ℓ를 담아 섞는 덧간장 방식으로 전통을 이어 왔다. 이 간장은 2006년 한 백화점이 마련한 판매전에서 1ℓ에 500만원에 팔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만큼 만드는 방법도 특별하고 보관 방법도 엄격하다. 매년 늦가을 무공해 콩으로 메주를 쑤고, 정월이 되면 여기에 1년 이상 묵힌 천일염 간수를 섞어 햇간장을 만든다. 그런 뒤 아미노산·핵산 등 발효균이 풍부한 덧간장을 섞으면 종가간장이 완성된다. 간장은 안채 앞 장독대에 특별보관되는데, 간장독에는 솔가지와 고추, 숯 등을 매단 새끼줄을 쳐 액막이도 한다. 21대 종부 김정옥(57)씨는 시할머니에게서 이런 방법을 물려받았다. 공방은 종부 김씨가 2007년 ‘아당골’이라는 인터넷 쇼핑몰을 열고 보은의 특산품인 대추를 가미한 간장을 팔면서 시작됐다. 엿기름을 달일 때 대추로 끓인 물을 넣은 뒤 350년 된 덧간장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만든 간장인데, 쇼핑몰에서는 1ℓ에 1만 5000원에 팔리고 있다. 종부는 충북도청·보은군청으로부터 1억 8000만원을 지원받아 중요민속자료 134호로 지정된 99칸 한옥에 ‘팔도 장독대 전시장’과 ‘장 체험장’도 열었다. 이에 대해 종가 간장을 ‘한국의 전통장’이라고 적극 홍보해온 김진흥 한국농어업예술위원회 위원장은 “상행위에 빠져 350년의 전통을 날려 버렸다.”며 아쉬워했다. 김 위원장은 “보성 선씨네 간장보다 더 오래된 간장은 많다. 그러나 이 집 간장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엄격하게 전통을 지켜온 정신을 높이 샀기 때문”이라면서 “잡물을 추가했으니 그 장에선 한국 장 특유의 깊고 중후한 맛은 나지 않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덧간장에 직접 대추를 넣지 않았다는 종부 김씨의 설명과는 달리 김 위원장은 김씨가 메주에 대추를 넣어서 쒔기 때문에 ‘종자 간장’인 덧간장 자체를 망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종부 김씨는 “맛이 변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장을 망쳤다고 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간장에 대추를 추가하는 것도 원래 넣는 양보다 조금 많이 넣은 것일 뿐 문제 될 게 없다고 말한다. 김씨는 “보은군청과 손잡고 특산품인 대추도 홍보할 겸 만든 것이다. 종가 어르신들에게도 허락을 받았다.”면서 “대추의 단맛이 가미돼 오히려 더 맛있다.”고 반박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 가기] 뉴타운이 애물단지가 된 이유 또 다른 철거민들…세운상가 떠난 이들의 겨울 “나도 힘깨나 썼지만 요즘같은 폭력 국회는…” 29년만에 벗은 ‘간첩 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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