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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량진 재개발 금품 비리 의혹 野 중진의원 前 비서관도 체포

    노량진 재개발 금품 비리 의혹 野 중진의원 前 비서관도 체포

    서울 노량진본동 재개발사업 정·관계 로비와 문충실(63) 동작구청장의 불법 자금 제공 등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민주당 중진 A의원의 수석보좌관 임모씨에 이어 10일 전 비서관 이모씨도 전격 체포했다.<서울신문 6월 11일자 11면, 6월 18일자 8면> 검찰은 이날 임씨에 대해 2010년 지방선거 때 문 구청장의 부인 이모씨로부터 1억여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전·현직 비서관과 보좌관을 연이어 강제 연행·조사하면서 A의원을 전방위 압박하고 있어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박찬호)는 법원으로부터 전 비서관 이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오전 8시 30분쯤 자택 인근에서 이씨를 체포했다. 검찰은 노량진본동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이씨가 지방자치단체 등 공무원을 상대로 로비를 한 핵심 인물로 특정하고 수사해 왔다. 검찰은 이씨가 2006년부터 공무원들에게 청탁과 함께 금품을 준 것으로 보고 2006년 1월부터 2008년 7월까지, 2009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두 시기로 나눠 이씨의 자금거래 내역을 추적해 왔다. 검찰은 이씨의 로비 자금 출처로 재개발사업의 철거 용역을 맡았던 J산업개발 이모 대표를 지목하고, 이 대표와 법인의 자금거래 내역도 분석해 왔다. 검찰은 ‘노량진본동 지역주택조합 전 조합장 최모(51·수감 중)씨→이 대표→전 비서관 이씨→공무원’ 순으로 금품이 흘러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이씨가 몇 명에게 투자한 뒤 받지 못한 1억 7000만원을 돌려받았다고 하는데 이 돈의 출처 등이 소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씨와 A의원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혀 A의원이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씨는 체포 전날 통화에서 “검찰이 가족까지 조사해 속상하다. 죄지은 게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문 구청장 비리와 관련해 최근 고모 동작문화원장과 김모 동작복지재단 이사장도 소환 조사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 구청장이 금품 제공 대가로 김 이사장을 재단 이사장에 임명했고, 고 원장은 김 이사장이 힘을 써 원장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사설] 월미은하레일이 준 850억짜리 교훈

    월미은하레일에 ‘사망선고’가 내려진 것은 국민의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점에서 당연한 결정이다. 인천시는 은하레일이 총체적 부실공사로 정상 운행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처리방안에 고심해 왔다. 850억원이 넘는 혈세가 투입된 만큼 당초에는 되도록 보수·보강해 사용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마저 포기한 것이다. 한 차례 보수 이후 인천시장과 취재진을 태운 시승행사에서도 멈춰서기 일쑤였고, 역사(驛舍)를 지나쳐 정차하기도 했다니 처음부터 회생 가능성은 없었다고 본다. 월미은하레일은 인천역과 월미공원을 잇는 6.1㎞의 관광용 철도이다. 2009년 인천세계도시축전을 앞두고 추진됐지만 새로운 모노레일 시스템을 도입하면서도 공사 기간은 1년에 불과했다. 결국 지자체가 사업성이나 기술성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고 업적 과시 차원에서 대형 사업을 추진했을 때 어떤 결과가 빚어지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실패 사례가 되고 말았다. 시공자는 철도 건설 경험이 없었고, 차량제작사는 철도완성차를 만든 경험이 없었으며, 감리와 사업관리도 부실했다니 오늘의 참극은 너무나도 당연한 귀결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은하레일 시설을 다른 용도로 바꾸어 쓰기로 했다는 인천시의 방침은 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안전성이 검증된 다른 방식의 모노레일이나 레일바이크, 하늘둘레길의 세 가지 방안 가운데 하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방식을 택해도 기존 설비의 철거와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는 수백억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기존에 투입된 예산이 아깝다고 경제성 없는 사업에 매달려 더 많은 세금을 낭비할 가능성은 없는지 더욱 철저한 타당성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남은 일은 책임 소재 규명과 재발 방지다. 인천시는 전 시장 당시의 정치적 사안으로 치부하지 말고 시공사와 감리단, 발주처 관련자를 가려 준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운행이 불가능한 모노레일을 만들어 놓은 당사자들로부터 투입된 예산을 전액 환수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다른 지자체들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반드시 타산지석으로 삼아 이런 어이없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를 해야 한다.
  • 강남역 상가 전기과소비 집중단속

    서울 강남구가 에너지 과소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잇단 원자력발전소 가동중지 등으로 전력 공급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폭염과 맞물려 냉방수요가 늘면서 불랙아웃(대규모 정전)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구는 다음 달 말까지 전 직원이 나서 전기와 에너지 다소비 건물 2338곳을 포함한 강남역 상가 등 영업점포 전체에 대해서 에너지 사용 제한조치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고 10일 밝혔다. 서울시 지정 에너지사용 특별 관리구역이 강남역, 가로수길, 도산공원 인근 등 세 곳에 이르는 데다 7~8월 전력수급 비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기존 담당 부서 중심의 단속으로는 역부족이라고 판단해서다. 에너지 다소비 건물에 대해서는 실내 냉방온도 26도 이상을 유지하는지 여부를, 일반 점포에 대해서는 냉방기를 가동하며 5분 이상 출입문을 열어놓고 영업하는지 등을 점검한다. 또 일반 점포는 자동문인 경우 출입문을 개방한 상태로 전원을 차단하는 행위, 수동문인 경우 출입문을 개방상태로 고정해놓고 영업하는 행위, 출입문을 철거하고 영업하는 행위, 기타 고의로 출입문을 열어놓고 영업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행위 등이 대상이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애물단지 학교 인조잔디 철거지원 ‘0’

    애물단지 학교 인조잔디 철거지원 ‘0’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각급 학교 운동장의 인조잔디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초·중·고교 운동장에 깔린 인조잔디에서 발암물질과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대량으로 검출돼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내구연한이 지난 인조잔디를 걷어내는 데도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9일 교육부와 일선 교육청에 따르면 인조잔디는 2004년부터 각급 학교에 깔리기 시작했다. 모래가 날리는 흙 대신 푹신한 잔디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뛰어놀도록 한다는 취지였다. 최근까지 시·도교육청과 자치단체가 국민체육진흥기금, 지자체 예산 등을 투입해 전국 1580개 학교에 인조잔디를 설치했다. 그러나 인조잔디를 푹신하게 만들기 위해 뿌리는 충전제가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무 알갱이인 충전제에서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AHs)나 납 성분이 허용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돼 물의를 빚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결과 부산 다송중의 인조잔디에서는 납 성분이 기준치(㎏당 90㎎)의 98배인 8800㎎ 검출되기도 했다. 전주 전일고에서는 다환방향족 탄화수소가 기준치(10)의 3.6배인 36.1이 검출됐다. 이같이 인조잔디의 위해성 논란이 일고 있으나 이를 걷어내는 데도 상당한 예산이 필요해 일선 학교들이 고충을 겪고 있다. 전북 지역의 경우 2005년부터 5억원을 들여 48개 학교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설치했으나 올해 7곳이 내구연한을 맞았고 내년에는 3곳, 내후년에는 11곳이 내구연한을 초과하게 된다. 하지만 내구연한이 지난 인조잔디를 철거하는 데 1곳당 4000만원의 예산이 필요해 일선 학교들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운동장 인조잔디의 내구연한이 지난 곳은 전국 236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인조잔디를 깔기만 했지 교체하거나 철거하는 지원책은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보수비와 철거비를 지원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북교육청은 위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인조잔디를 학교 운동장에 더 이상 깔지 않고 내구연한이 지난 인조잔디는 모두 걷어내기로 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종로, 보행장애물 철거

    서울 종로구는 도시 비우기 사업의 하나로 보행 지장물 정비 사업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종로1가부터 6가 양쪽 보도에 설치된 노점 및 적치물 방지용 펜스 83개가 대상이다. 이번 사업은 2010년 ‘걷기 편한 종로 거리 조성 사업’으로 종로대로 노점들이 이면도로로 옮겨 간 후 기능을 잃은 펜스가 보행에 큰 불편을 주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구는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펜스를 철거하고 있으며 보도 판석 재설치 등 모든 공사를 이달 안에 끝낼 계획이다. 구는 올해 초부터 쾌적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고 주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도시 시설물 비우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각종 안내 표지판, 전신주 등의 각종 지주와 보도블록, 펜스, 교통 표지판, 신호등, 가판대, 입간판 등 보도에 설치된 모든 시설물 가운데 불필요하거나 경관을 해치고 기능이 겹치는 것을 정비 대상으로 한다. 김영종 구청장은 “도시 미관을 저해하고 위험 요인이 됐던 펜스를 제거함에 따라 복잡했던 종로대로가 보행자 중심의 행복 거리로 거듭나는 등 시민들이 걷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사라진 달동네’ 박물관에 살아있네!

    한양에 약을 공급한 언덕바지 마을이라고 해서 약현(藥峴)이라고 불렸던 곳은 어디일까. 서울 도심에서 마지막 달동네가 남아 있었던 지역은 어디일까. 서울 중구가 9일 중림동 중림종합복지센터 광장에서 ‘중림동 역사전시관’ 개관식을 한다. 동 단위 역사전시관이 문을 여는 것은 전국 최초다. 복지센터 1층에 60㎡ 규모로 들어선 전시관은 중림동의 옛 모습이 담긴 유물과 사진으로 꾸며졌다. 국가기록원과 서울시사편찬위원회, 서울역사박물관 등의 협조를 받았다. 남대문시장에 대규모로 제품을 납품하던 봉제 공장과 구둣방의 옛 모습을 접할 수 있다. 대표적인 달동네 가운데 한 곳으로 지난해 철거가 시작된 서울역 뒤 만리2구역 주택재개발 지역의 골목길과 주민 모습 등을 담은 영상 ‘만리동별곡’도 상영된다. 조선시대 마을 형성 과정, 일제강점기 식민 도시 계획, 해방 뒤 도시 재건 및 발전 과정 등 중림동의 오랜 역사를 그래픽 패널로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 밖에 옷 한 벌, 구두 한 켤레에 담긴 중림동 토박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도 준비됐다. 최창식 구청장은 “중림동을 시작으로 15개 동별로 역사 전시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리모델링, 부분교체 방식도 있어요

    리모델링 하면 흔히 전면 교체방식을 생각한다. 그러나 낡은 자재만 선택적으로 바꾸는 부분 리모델링도 있다. 부분 리모델링은 적은 비용으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자원 낭비도 막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공사와 함께 부분별 리모델링 방법, 소요 비용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수익성 문제 등으로 수직증축이나 전면 교체방식의 리모델링을 하지 못하는 단지에서 맞춤형 리모델링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부분 리모델링은 수직증축이나 뼈대만 남기고 모두 철거하는 전면 교체방식과 달리 낡은 자재를 선택적으로 리모델링하는 방식이다. 주차장 부족이나 낡은 배관 교체 등 공동주택 거주자들이 꼭 필요한 부분만 고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전용 85㎡ 이하 아파트의 경우 면적 증가 없이 급·배수관 및 내장재를 교체하고 단열재 등 난방 성능 향상, 주차장을 신설하는 리모델링(일반형·타입Ⅰ)을 할 경우 공사비는 가구당 5000만원 정도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입Ⅰ’에 더해 복도식을 계단식으로 변경하고 방·화장실 일부를 확장하면(중소형 일부 증축형·타입 Ⅲ) 비용은 가구당 8000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중대형 주택은 ‘타입Ⅰ’에 추가해 가구 구분용 출입문과 화장실을 별도로 설치하는 등 평면 일부를 재구성(중대형 가구 구분형·타입 Ⅱ)할 때 가구당 70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타입Ⅰ~Ⅲ’와 같은 리모델링을 하면서 대지 내 공지를 활용하거나 노후 상가·주민이용시설을 철거해 수평·별동 증축을 하는 경우 일반분양을 통해 공사비를 이보다 낮출 수 있다. 부지가 여유 있으면 별개의 동(棟)을 증축, 신규 아파트를 지어 리모델링 공사 기간 중 주민들의 단기 이주공간으로 활용한 뒤 분양하는 방법도 있다. 가구별 면적 증축 없이 1개층을 수직증축해 일반분양해도 공사비를 낮출 수 있다. 박승기 주택정비과장은 “앞으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은 단지 여건에 따라 수직증축과 맞춤형 리모델링 등 여러 유형으로 나눠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공사비를 국민주택기금에서 저리로 융자해 주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달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수직증축 리모델링은 당초 예정대로 내년 초 시행될 수 있도록 법(주택법) 시행 시기를 당초 ‘공포 후 6개월’에서 4개월로 앞당기고 시행령 등 하위규정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영화 ‘나눔’… 인디음악 ‘자립’… 미술 ‘룰루랄라’

    [주말 인사이드] 영화 ‘나눔’… 인디음악 ‘자립’… 미술 ‘룰루랄라’

    “문화계에서 협동조합이 늘어나는 이유? 간단합니다. 다들 답답하니까요.” 지난 4월 출범한 영화나눔협동조합의 최종태 상임이사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플라이 대디’ ‘해로’ 등을 연출한 감독인 최 이사는 “정부 지원이 풍족한 것도 아니고 체계가 공평한 것도 아니어서 예술인 스스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몸부림 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화나눔협동조합은 돈줄을 쥔 투자·배급사의 영향력에 반발해 설립됐다. 이윤 창출을 목표로 한 ‘산업으로서의 영화’ 대신 인간과 사회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을 표현하는 ‘문화로서의 영화’를 추구한다. 이 조합이 주력하는 것은 크게 상영과 교육, 웹진 사업으로 구분된다. 조합원이 보고 싶은 영화를 적극적으로 선택해 상영관에 걸고, 다양한 시민교육과 영화 웹진 등을 통해 영화에 대한 소통창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조합원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조합비를 모아 영화 제작도 할 예정이다. 지난달 출범한 그림책작가협동조합은 작가들이 출판과 유통, 마케팅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조합원은 6명에 불과하지만 최근 20여명이 추가로 가입 의사를 밝혔다. 첫번째 프로젝트는 전자책 출판을 통한 판로 개척이다. 최소 6개월, 길게는 수년씩 걸쳐 그림책을 완성하더라도 출판사에 선택되지 못하면 인쇄출판물로 빛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권오철 이사는 “어렵게 책 2000부 정도를 출판하더라도 인세 10%가량을 받으면 손에 쥐는 돈은 200만원 남짓한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음악계에선 인디 음악인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자립음악생산조합’이 대표적이다.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된 자립음악생산조합은 거대 자본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들의 힘으로 인디의 정신을 지키려는 음악인과 음악 애호가의 대안 공동체로 자리잡았다. 이 조합의 설립은 무분별한 재개발에 반기를 든 ‘두리반’ 투쟁 과정에서 시작됐다. 2009년 홍대 인근에서 강제로 철거된 음식점 ‘두리반’이 시공사를 상대로 벌인 점거농성은 이를 지지하는 홍대 인디 음악인들의 문화투쟁으로 확대됐다. 투쟁 뒤 협동조합이란 해법을 떠올렸고, 2011년 8월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아직 정식 협동조합은 아니다. 단편선 운영위원은 “법에 맞게 운영 방식과 사업 내용 등을 다듬는 한편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지지활동 등 다양한 사회 참여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인가받은 ‘룰루랄라 예술인협동조합’은 화가, 조각가 등 미술가들이 주축이 된 국내 첫 미술인 협동조합. 절반이 넘는 화랑의 미술작품 수수료 등 미술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꾸고 작가들의 창작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 조각가인 전미영 이사장은 “미술가들이 화랑에 내야 하는 수익금을 모아 선순환 구조의 회사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모았다”고 말했다. 1계좌(10만원) 이상만 출자하면 조합원이 될 수 있다. 현재 민중미술운동계에서 알려진 작가 신학철, 주재환과 목판화가 이철수, 시인 송경동씨 등 30~60대 회원 6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지난달 9일까지 열흘여간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첫 전시회(‘멘붕 속에 핀 꽃’)를 열기도 했다. 16~31일에는 ‘영 아트 쿱’ 전시도 계획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엎을 걸 엎어라/송한수 메트로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엎을 걸 엎어라/송한수 메트로부 부장급

    “이곳에 웬 아스팔트….” 벗이 한숨을 훅 내뱉었다. 일요일 북한산에 올랐다. 한참 내려오던 참이다. 참으로 빼어난 산이다. 숱한 이들이 이야기한다. 오르고 또 올라도 새롭단다. 그러나 풍경을 깨는 게 있다. 지금 마주친 그런 길이다. 벗은 혀를 끌끌 찼다. 화난 얼굴로 볼을 실룩거렸다. 북한산 예찬론을 펴는 친구다. 처음 지나는 곳도 아닐 터인데. 자꾸만 길을 되돌아봤다. 그리고 또 중얼댔다. “젠장, 누가 저런 일을….” 엊그제 남산에 올랐다. 국립극장 바로 위로 갔다. 어느 선배의 말이 겹쳤다. 활터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걱정이다. 석호정(石虎亭) 얘기다. 가뜩이나 없애거나 옮기라는 요구가 많았다. 네댓 해 전 불거졌다. 남산 르네상스 사업을 하면서다. 석호정이 경관을 해친다는 것이다. 그곳엔 6명이 145m 앞 과녁을 겨누고 있었다. 국궁 애호가와 마주쳤다. 그는 “석호정을 그냥 두기로 했다고 들었다”며 웃었다. 하지만 금세 표정을 바꿨다. “자세한 것은 (땅 주인인) 서울시에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연 석호정을 지켜야 하나. 문제는 석호정이 남산에 적절치 않은 곳이냐다.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자. 서울 정도(定都) 600년 사업이 벌어졌다. ‘남산 제 모습 찾기’가 뜨거웠다. 석호정은 꿋꿋이 살아남았다. 보존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런데 다시 도마에 오른 셈이다. 석호정엔 이런 역사가 얽혔다. 조선 인조 때 세워졌다. 1630년이니 383년이 지났다. 이름에 깊은 뜻이 숨었다. 중국 한나라에서 따왔다. 바탕은 이광(李廣) 설화다. 활을 잘 쏜 장군이다. 어느 날 밤 길을 걷고 있었다. 호랑이와 마주쳤다. 금세 겨냥해 시위를 잡아당겼다. 화살은 깊숙하게 박혔다. 그런데 가까이 가니 바위였다. 이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준다. 온 힘을 다하면 못 이룰 게 없다. 사자성어를 하나 낳았다. 사석위호(射石爲虎)다. 이를 두 글자로 줄이고 정자를 뜻하는 정(亭)을 뒤에 붙였다. 석호정은 그렇게 태어났다. 차라리 아스팔트를 걷어내자. 너무 과격한 주장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산을 철갑처럼 칭칭 감았다. 남북측 순환로 통틀어 7.5㎞다. 너비 8m에 이른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몇몇 건물에 눈길이 간다. 군사정권 때 지은 것이다. 당시 안전기획부 터다. 모두 성냥갑 모양을 했다. 때때로 외벽에 색깔을 입혔다. 그래도 주변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생뚱맞기는 마찬가지다. 과연 남산을 그르치는 게 무엇인가. 이쯤이면 또렷하다. 더욱이 석호정은 1940년대 철폐 대상이었다. 지나친 비약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석호정 철거는 일제를 따르려는 것인가. 그러면서 30년 전 정부의 결정과는 거꾸로 달린 꼴이다. 반면 석호정 철거론도 교훈을 준다. 공직자들의 정책결정 과정이 지닌 무게를 새삼스럽게 일깨운다. 국궁을 아끼는 이들에게 생채기를 안겼을 터이다. 문화유산은 무너지면 일으키기 참 어렵다. 서울시는 괜한 것을 사냥할 뻔했다. 마냥 밀어붙이지 않은 게 다행이다. 옛 말씀에 ‘경당문노 직당문비’(耕當問奴 織當問婢)라고 했다. 농사를 지으려면 마땅히 머슴 의견을 들어야 하고, 베를 짜는 일을 하려면 계집종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뜻이다. 몸 낮추기를 부끄럽게 여기지 말라는 충고를 담았다. onekor@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④한강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④한강

    >>청계천:거꾸로 흐르는 역수(逆水)가 서울 풍수의 핵심 서울은 하천의 도시다. 서울 바닥에는 35개의 하천이 흐른다. 큰 하천은 강(江)이요, 작은 하천은 내(川)다. 한강이 모든 하천의 본류이자 유일한 강이며 나머지 청계천, 중랑천, 홍제천, 불광천, 양재천, 안양천, 탄천, 고덕천, 성내천 등이 한강의 지류인 하천이다. 하천의 발원지는 대부분 북한산, 도봉산, 남산, 관악산이다. 2000년 이전에는 한강을 제외한 34개 하천의 31%가 복개돼 생명을 잃었다. 2005년 10월 청계천 복원을 계기로 19개 하천 복원 계획이 세워져 지금까지 15개의 하천이 되살아났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아직도 절반가량의 하천이 청계고가를 뜯어내고 복개도로의 배 속을 갈랐을 때와 같은 모습으로 누워 있다. 빛과 바람이 끊기면서 광합성 활동이 정지된 지하 세계에 남아 있다. 정도전의 북악주산설(北岳主山說)에 의한 한양 풍수의 핵심은 북악을 주산으로 목멱산(남산)이 내명당(內明堂)을 이루는 혈(穴) 자리에 경복궁을 짓는다는 계획이었다. 도읍 중심부에 개천(청계천)이 흐르고 외명당(外明堂)을 이루는 목멱산과 관악산 사이에 한강이 흐르도록 설계했다. 청계천을 내수(內水), 한강을 외수(外水)라고 불렀다. 서울을 관통하는 두 개의 하천, 한강과 청계천은 반대 방향으로 흐른다. 본류인 한강은 태백에서 발원해 황해로 흘러가지만 지류인 청계천은 역으로 북악에서 발원해 사대문 중심부를 흐르고서 중랑천을 거쳐 한강으로 빠져나간다. 그래서 청계천을 역수(逆水)라고 한다. 풍수에서 ‘세상만사는 순(順)해야 하나 지리(地理)는 역(逆)해야 한다’는 이치 그대로다. 풍수에 따르면 거꾸로 흐르는 청계천의 역기(逆氣)가 사대문 안을 조선 도읍터로 600년 세월을 버티게 한 ‘힘’이라고 풀이한다. >>한강의 섬과 나루:여의도 등 10여개 크고 작은 섬들 물길 따라… 뚝섬, 잠실(잠실도), 여의도, 난지도가 대표적 하중도(河中島)였다.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은 300년 전 강원도를 여행하고 나서 “홍수가 나서 산이 무너지면 한강으로 흘러들어 한강의 깊이가 점점 얕아진다”라고 기록했다. 한강을 따라 흘러들어 온 모래와 흙은 자연 제방과 삼각주 섬을 형성했다. 한강변 지명에 섬 도(島)와 나루 진(津) 자가 많이 들어 있는 이유다. 눈에 보이는 밤섬, 노들섬, 선유도를 하중도의 전부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불과 60년 전만 해도 한강에는 뚝섬, 잠실도, 여의도, 난지도 같은 큰 섬을 비롯해 석도, 부리도, 저자도, 선유도 같은 크고 작은 10여개의 섬들이 그림처럼 떠 있었다. 광나루(광진)부터 뚝섬, 이촌, 노량진, 양화진(합정)까지 은빛 백사장으로 이어져 강(江)수욕을 즐기던 자연 휴양지였다. 뽕나무가 숲을 이룬 잠실은 대대적인 매립공사가 이뤄진 1971년 이전에는 강북 쪽에 근접해 있었다. 지금은 내륙의 인공호가 돼 버린 석촌호수는 한강의 물줄기가 이곳으로 흘렀던 유일한 증거로 남았다. 난지도는 이름처럼 꽃섬이었지만 쓰레기매립장으로 둔갑했다. 지금은 사라져 버린 동호대교 아래 저자도는 정선의 그림에 등장하는 경승지였으며 얼음을 채빙하는 벌빙꾼이 살았다. ‘신선이 노닌다’는 선유도는 정수장이 되었다가 공원으로 돌아왔다. 1968년 한강제방과 여의도를 짓는 골재 채취로 파괴된 밤섬은 자연의 치유력으로 기적처럼 되살아나 철새도래지가 됐다. 지금은 서강대교를 머리에 이고 있다. 조선시대 한양은 전국의 재물이 모이는 수운(水運)의 중심지였다. 한강 중 한양을 감싸고 흐르는 강을 경강(京江)이라고 불렀는데 17세기 후반부터 19세기에 걸쳐 경강상인들이 용산과 마포 그리고 서강 나루를 주름잡았다. 두모포(두무개)와 뚝섬은 땔나무의 집산지였다. 송파나루에는 쌀과 지방 특산품 등이 몰렸다. 고려시대 한강은 사평도(沙平渡) 또는 사리진(沙里津)이라고 불릴 정도로 모래 천지였다. 광나루, 뚝섬, 난지도 등이 퇴적 사면이며 백사장이었다. 한강 나루를 이루는 이촌은 사평리(沙坪里)라고도 불렸고 광나루 둔치는 서울의 마지막 강수욕장이었다.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선거 구호가 난무했던 1959년 대통령 선거 유세장에 20만 인파가 구름 떼처럼 몰린 곳이 한강백사장이었다. 한강제방이 축조되기 전 경원선(지금의 용산~성북 간 전철) 철길 바로 옆 지금의 동부이촌동에서 흑석동까지가 바로 그곳이다. 이때 강물은 흑석동~노량진 언덕에 붙어 가늘게 흐르고 있었다. 해마다 여름이면 10만, 15만명의 인파가 강수욕을 즐겼다. 겨울이면 천연 얼음 스케이트장이 제공됐다. 60년 전 한강 풍경이다. >>3차례 한강 개발:개발독재시대의 비극 3차례의 한강 개발 사업은 한강의 쓰임새와 풍광을 바꿨다. 지도를 다시 그려야 했다. 강변은 콘크리트 호안과 도로가 됐으며 강수욕을 즐기던 모래밭은 매립용 모래로 쓰였다. 한강은 ‘강물’이 주가 아니라 ‘강변’이 주가 되는 이상한 강이 됐다. 손이나 발을 담글 수 없는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으로 변했다. 일차적인 원인은 홍수와의 전쟁 때문이었다. 한강 상류에 댐이 없고, 제방이 없던 시절 물난리는 최악의 재앙이었다. 1925년 을축년 대홍수 때 용산, 뚝섬, 광진, 여의도, 잠실, 압구정동, 신사동, 반포, 잠원이 잠겼다. 이때 몽촌토성과 암사동 유적지가 발견됐다. 한강은 자원이 아닌 극복의 대상이었다. 한국전쟁 당시 한강철교 폭파에서 보았듯이 군사정권은 한강을 피란 시간 확보 대책용으로 여겼다. 1967년 김현옥 서울시장이 급조한 ‘한강 개발 3개년 계획’에 따라 강변을 메워 제방을 쌓았고, 제방 위에 강변도로가 건설되고, 여의도가 물에 잠기지 않도록 윤중제가 건설되고, 잠실이 내륙이 됐다. 택지 개발과 도로 건설을 목적으로 한강을 파괴한 것이다. 서울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대비용으로 1982년부터 1986년까지 진행된 ‘한강종합개발계획’에 따라 2개의 수중보(잠실보와 신곡보)와 올림픽대로, 한강둔치공원이 들어섰다. 두 번의 공사를 거친 이후 한강은 본모습을 잃었다. 풍광은 사라졌다. 혹자는 ‘빠질까 봐 겁나는 강’ ‘거대한 콘크리트 호수’라고 깎아내린다. 개발독재시대의 즉흥적인 개발이 빚은 비극이다. 서울시사편찬위원회는 2001년 펴낸 ‘한강의 어제와 오늘’에서 1982년 착공한 한강종합개발사업을 “말끔하게 정리된 한강의 모습이 보기에 좋을지 모르나 자연미의 상실과 함께 한강 본래의 생태계는 엄청난 타격을 받고 말았다.…한강종합개발사업은 한강 자연 하천의 모습을 앗아갔으며 생명 서식지 교란으로 한강 생태계를 크게 바꾸어 놓는 결과를 가져왔다. 서울 도심 속에서 한강 생태계가 갖는 기능과 역할은 경제 가치로는 평가할 수 없을 만큼 귀중하다”라고 기록해 놓았다. 2007년 오세훈 시장이 내건 ‘한강 르네상스’도 구호만 요란했을 뿐 저수 제방 탈피, 호안 콘크리트 철거라는 한강 복원의 핵심에는 손이 미치지 않았다. ‘유람선과 요트가 떠다니는 한강’이라는 서구식 만화경에 매달려 본질에 접근하지 못했다. >>한강 복원:도시고속도로 울타리를 걷어내자 동서로 뻗은 두 개의 도시고속도로가 거대한 철책선처럼 한강을 남과 북으로 갈라놓고 있다. 강은 도시와 유리된 채 따로 흐른다. 서울은 남과 북으로 인위적으로 절단됐으며 서울 사람은 강북 사람, 강남 사람으로 나뉘었다. 양쪽은 다리로만 통행한다. 자전거길과 산책길이 부분적으로 열렸지만 강북 사람은 강북 쪽으로, 강남 사람은 강남 쪽에서 다닐 뿐이다. ‘한강의 남북 절단’에서 ‘한반도의 분단’이 떠올려진다. 환경학자들은 두 도로를 일반도로로 바꿔서 건널목과 신호등을 놓아 사람들이 자유롭게 건너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버스전용차선을 놓거나 전차를 놓는 방법도 제시됐다. 한강은 사람들을 위해 심장(잠실)과 내장(여의도)을 아파트 택지로 내놓았다. 두 개의 보(洑)가 목젖과 다리를 각각 누르고 있고, 29개의 한강 다리가 포박하고, 고층 아파트 숲이 태양과 바람을 가로막고 있다. 양팔과 두 발은 올림픽대로와 강변도로가 돼 꼼짝달싹 못하지만 묵묵히 흐를 뿐이다. 이제 한강을 풀어줘야 한다. 한강은 대한민국과 서울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지난해 서울 시민 1000명에게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니 37%가 한강을 꼽았다고 한다. 남산타워(35%)와 경복궁(25%)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에게도 ‘한강의 기적’은 한국과 한국의 경제성장을 대표한다. 우리는 60년 전 아름다운 섬과 백사장이 있었던 시절의 한강을 잠시 잊고 있다. 다리 위에서, 배 위에서, 자전거 위에서, 산책로에서 바라보는 강이 아니라 손발을 담글 수 있는 강이 필요하다. 사람이 자유롭게 다가갈 수 있는 진정한 한강 복원이 이뤄져야 서울 소통, 한민족 통합도 가능하다. 서울이 세계 최고의 관광 휴양 도시로 발돋움하는 건 덤이다. 파괴된 밤섬이 20년 만에 기적처럼 스스로 살아난 것이 그 예언이다. joo@seoul.co.kr
  • 인천 최대 규모 재개발 루원시티 8년째 제자리

    총사업비 2조 8926억원으로 인천 최대 규모의 구도심 개발사업인 ‘루원시티’가 7년이 지나도록 갈피를 못 잡고 있다. 4일 루원시티 사업 공동 시행자인 인천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토지이용계획과 개발계획 등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루원시티 사업은 인천 서구 가정동 가정오거리 주변을 인구 3만명의 입체복합도시로 만든다는 계획 아래 ‘가정오거리 도시재생사업’이란 명칭으로 2006년에 시작됐다. 2008년 보상에 착수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철거만 마친 상태다. LH는 이 사업의 예상 적자 1조 5000여억원을 줄일 수 있도록 사업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LH 관계자는 “수익성이 열악한 상황에서 손실을 최소화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인천시는 입주할 주민들의 편의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따라서 기반시설용지 비율이 전체 97만 1892㎡ 가운데 적어도 50%는 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적자를 줄이기 위해 기반시설용지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LH와 일정 부분 적자를 감안하더라도 적정한 기반시설 용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시가 충돌하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기반시설을 충분히 갖춰야 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익성’과 ‘공공성’이 맞서면서 루원시티 사업은 당초 오는 12월까지 마무리될 예정이었지만 사업기간이 계속 연장되고 있다. 지금까지 보상비 등으로 투입된 1조 7000억원에 대한 이자 비용만 하루 2억 4000만원에 달한다. 시와 LH는 올해 안에 나올 ‘루원시티 사업추진전략 수립 연구용역’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건설, 금융 등의 전문가들에게 적정 분양가와 기반시설 규모 등 50여 가지를 연구토록 해 경쟁력 있는 개발구상안을 마련하겠다는 게 이번 용역의 취지다. 시와 LH는 이 용역 결과가 나온 뒤에나 진전된 사업계획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H 관계자는 “당초 이달 말 용역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실질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조금 더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이라며 “수요창출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시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경동시장 일대 한방바이오산업 메카로

    경동시장 일대 한방바이오산업 메카로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한약재 시장인 동대문구 제기동 ‘경동시장’과 주변 지역이 한방바이오산업의 메카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11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동대문구 제기동 1082 일대 ‘서울약령시 한방특정개발진흥지구 결정안’에 대해 ‘조건부 가결’을 했다고 4일 밝혔다. 도시계획위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때 기존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전면 철거 대신 점진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수복형 정비수법’을 적용하는 것을 전제로 계획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건폐율, 용적률, 건축물의 높이가 일부 완화되고 지구 내 권장업종 종사자에게는 경영안정자금 등 자금융자 혜택도 주어진다. 21만 1355㎡ 규모로 조성되는 서울약령시 한방특정개발진흥지구는 경동시장 주변의 고산자로-제기로-정릉천-왕산로로 둘러싸인 지역으로 서울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과도 맞닿아 있다. 한방바이오산업 및 서비스업이 주 업종, 연구개발(R&D)업이 보조 업종으로 권장된다. 한편 위원회는 ‘면목패션 특정개발진흥지구 결정안’에 대해서는 재심의가 필요해 보류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경상감영 도면 확인… 복원 잰걸음

    경상감영 복원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구시가 경상감영 객사의 정확한 위치와 감영 건물의 위치를 그린 도면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경상감영 복원과 관련해 규장각, 국가기록원, 국외 박물관 등의 소장 자료를 기초 조사한 결과 객사의 정확한 위치를 보여주는 문서를 찾았다고 4일 밝혔다. 감영 건물의 위치를 그린 공해도(관아도) 원본도 확인했다.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소가 소장한 주본(奏本)에서 1908년 대구재판소 관사 부지 확보를 위해 국유지인 객사 부지와 동문 밖 관사 예정지인 개인 소유지를 교환한다는 기록과 객사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도면을 찾았다. 또 각관찰도거래안(各觀察道去來案)에서 1907년 작성한 경상북도관찰부 관아도 원본을 확인했다. 이 도면은 경상북도관찰부의 40개 건물명과 선화당을 중심으로 한 관풍루, 내삼문, 징청각, 내영리청, 외영리청, 사령청, 도훈도청, 연초당 등 경상감영 주요시설의 위치를 보여준다. 일본 도쿄박물관에서 영남제일관과 달서문의 사진 등 신규 자료도 발굴했다. 영남제일관 사진은 서까래와 부연, 단청까지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하다. 하부의 홍예문, 성벽돌 부분과 상부의 누각 부분을 감싼 벽돌, 현판도 보인다. 달서문 사진은 이번에 최초로 확인했다. 정면 가로 세 칸, 측면 두 칸 구조의 팔각지붕 형태이다. 용마루에 올린 장식, 전면의 달서문 현판, 달서문 우측 출입문이 사진에 담겨 있다. 이는 읍성을 철거하기 전에 찍은 사진으로 영남제일관과 달서문의 구조와 원형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들이다. 김대권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에 발굴된 자료는 내년 경상감영 복원 정비계획 수립의 고증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울산 송전탑·변전소 건립 파열음

    울산 지역의 송전탑과 변전소 건설 공사가 주민들의 반대로 곳곳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3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온산국가산업단지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2011년 3월 착공해 내년 4월 준공 예정인 울산 울주군 온산읍 덕신삼거리~청량면 신울산변전소 6.5㎞ 구간 ‘345㎸ 송전선로’ 건설 공사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현재 2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이 구간에는 모두 22기의 송전탑(345㎸ 21기, 154㎸ 1기)이 건설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온산읍 울벌마을 주민 30여 가구 100여명은 건강을 위협한다며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 좌우로 송전선로가 지나고 있는데 또다시 송전선로를 설치하면 약 100만V의 전력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면서 “마을 주민 이주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집회 등 실력행사에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5가구의 경우 신설 송전탑이 150m까지 근접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주민 주장과 달리 기존의 우측 선로를 철거하고, 좌측에 한 개의 선로를 추가하게 된다”면서 “요구 사항인 도시가스 유입과 경로당 건립은 마을 내부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늦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북구 대안동 산 2-1 일원 6만 2000㎡에 들어설 동울산변전소(345㎸급) 건설 공사도 지지부진하다. 한전은 동울산변전소에서 동구 방어전변전소까지 18㎞ 구간에 철탑 50기를 건설하는 사업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2011년 10월 사업 승인 이후 1년여의 시간을 허비한 데 이어 지난해 말 간신히 착공에 들어갔지만, 보상 문제를 놓고 또다시 늦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지난달 마을 진입로의 공사 차량 진입을 차단하는 등 강경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변전소 설치 반대대책위원회는 “한전의 사업 책임자가 1년에 한 번꼴로 바뀌고, 그때마다 당초 약속했던 합의 내용을 어기고 있다”면서 “한전이 약속한 가구당 현금 보상과 도로 확장 등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권혁 변호사의 행정법 판례 강의 ] 미신고 건축물에 이행강제금 부과는 적법

    이행강제금은 행정법상 의무이행 확보 수단의 일종으로 현재의 의무 위반을, 장래를 향해 강제하는 성격의 집행벌에 해당하며 과태료와 같은 행정벌과 구별된다. 대체적 작위 의무에 대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는지에 관해 논의가 있으나, 대체적 작위 의무에 대해 대집행에 의한 강제보다는 이행강제금의 부과에 의한 강제가 보다 합리적이므로 합리성이 있다고 본다. 헌재 2002헌바26 결정에서는 개별 사건에서 위반 내용, 위반자의 시정 의지 등을 감안해 대집행과 이행강제금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이처럼 합리적인 재량에 의해 선택이 가능하므로 중첩적인 이중제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행정청은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 전에 의무 이행에 필요한 상당한 기간을 정해 그 기간 내에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이행강제금을 부과·징수한다는 뜻을 문서로 계고해야 한다. 통상 위법 건축물이 있을 때 행정청은 철거 혹은 원상 회복을 명하고, 그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게 되는 것이다. 2005년 건축법 개정 이전에는 이행강제금의 징수 및 이의절차에 관해 과태로 부과 처분에 대한 불복절차를 준용한다고 규정돼 있었다. 따라서 이행강제금 부과 처분에 대해서는 비송사건절차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이의신청 등을 통해 다투었다. 2005년 11월 8일 건축법 개정 이후 이행강제금에 대해서도 항고 소송으로 다툴 수 있게 됐다. 오늘 살펴볼 대판 2011두10164 판결에서는 이행강제금에 관해 설시하고 있다. 원고는 허가를 받거나 신고하지 않고 컨테이너를 설치해 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인천 남동구청장은 원고에게 미신고 건물임을 이유로 철거 명령을 내리고, 그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 부과 예고를 거쳐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 이에 원고는 이행강제금은 허가 대상 건축물에 한해 부과할 수 있고, 건축법상 신고를 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원심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다. 종래 건축법상 신고는 수리를 요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생각됐고, 신고에 대한 반려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았지만, 대법원은 최근 판례의 변경으로 태도를 변경한 바 있다(대판 2008두167, 대판 2010두14954). 종래 건축법상 신고에 관한 판례의 태도에 따르면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바로 구청에 신고를 하면, 구청의 수리 여부에 상관없이 신고 절차를 충족한 것이 되므로 위법 건축물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의 신고를 구청장이 반려해 건축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구청장의 신고 수리 여부에 상관없이 신고에 따른 효력이 발생한 것이므로 역시 위법 건축물이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신고에 관해 변경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미신고의 경우나 신고 불수리의 경우 모두 위법 건축물이 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번 대법원 판결은 변경된 대법원 판결에 따른 것이다. 이 사건에 관해 또 한 가지 의문은 신고대상 (가설) 건축물은 신고를 하면 결국 하자가 치유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이행강제금이 적법한가 하는 점이다. 이행강제금의 근거가 되는 시정명령에는 실질적 하자가 있어야 하고, 형식적 하자만으로는 바로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함으로써 치유되므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견해도 있다. 하지만 대판 95마1048 판결에서는 설사 설계변경 신청을 하여 설계변경 허가가 날 수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적법한 허가를 받지 않은 이상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판단해 추후 허가나 신고 등으로 하자가 치유되거나 보완되는지 여부는 이행강제금의 적법 여부에 영향이 없다고 보고 있다.
  • 강서구 개화 어린이공원 친환경 선언! 몰라 보겠네

    강서구 개화 어린이공원 친환경 선언! 몰라 보겠네

    강서구 개화 어린이공원이 각종 편의시설과 나무들이 우거진 친환경 공원으로 탈바꿈했다.강서구는 방화3동 818 일대 1512㎡ 부지에 조합놀이대와 회전놀이대 등 놀이시설과 주민들을 위한 운동·편의시설을 갖춘 공원을 마련했다고 2일 밝혔다. 덩굴장미와 회양목, 산철쭉, 백철쭉 등의 꽃과 나무들로 공원을 꾸몄다. 구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기존 놀이터 시설과 바닥을 철거하고 각종 편의시설과 부대시설을 설치했다. 특히 공원 조성 전반에 대해 어린이 설문과 주민 간담회, 디자인 설명회 등을 거치며 주민 참여를 강화해 특색 있게 리모델링을 마쳤다. 이번 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회 공헌 활동인 ‘친환경 놀이터 리모델링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공모를 통해 개화 어린이공원을 포함, 세 곳을 선정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세종시, 귀한 중형 공공분양 나온다

    세종시에 중형 공공분양 주택이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3일부터 세종시 1-1생활권과 1-3생활권(위치도)에서 공공분양 아파트 2605가구를 공급한다. 모든 가구가 수요층이 두꺼운 전용면적 74㎡, 84㎡형으로 구성돼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앞으로 공급하는 공공분양 아파트 면적을 60㎡ 이하로 규제했기 때문에 세종시에서 귀하신 몸이 된 중형 공공분양 아파트 공급은 사실상 마지막이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702만원으로 책정됐다. 가구당 국민주택기금 75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1-1생활권에 982가구(74㎡ 612가구, 84㎡ 370가구), 1-3생활권에 1623가구(74㎡ 884가구, 84㎡ 739가구)이다. 행정기관을 걸어서 오갈 수 있고 단지를 남향 위주로 배치했다. 도심을 흐르는 제천과 방사형 녹지축의 중심인 근린공원이 붙어 있어서 주거환경도 쾌적한 편이다. 세종시 이전기관 종사자, 행복도시 사업지구 철거민, 장애인에게 특별공급한다. 일반공급은 지역제한 없이 무주택가구주로서 청약저축 또는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이면 청약이 가능하다. LH 청약시스템(myhome.lh.or.kr)이나 세종특별본부 판매부(044-860-7970)로 문의하면 된다. LH 관계자는 “2014년 말까지 행복도시에서 LH 아파트 공급 계획이 없는 만큼 행복도시에서 내집 마련을 기다리던 실수요자들에게는 청약통장을 사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자연에 순응한 삶터… 물 따라 구릉 따라 길들이 흘렀다

    [노주석 선임기자의 서울택리지] 자연에 순응한 삶터… 물 따라 구릉 따라 길들이 흘렀다

    <풍경1> 흐름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생겨난 고갯길·골목길들 육조대로·운종가 조선시대 이름이 기록된 유일한 길 현대를 도시의 시대라고 부른다. 만약 신이 인간과 자연을 창조했다면 인간은 도시를 창조했다고 할 만큼 도시는 인간의 걸작품이다. 사대문 안 ‘원(原)서울’은 인간의 도시라기보다 마치 자연이 만든 무위(無爲)의 도시 같다. 풍수지리와 도교 사상이 저변에 깔렸다. 도성 앞뒤에 산이 있고 가운데 물이 흐르는 지형이다. 모든 인공건조물은 구릉과 물을 거스르지 않았다. 고갯길과 골목길이 자연 생성됐다. 서울 지명에 황토마루(세종로 사거리), 구리개(을지로입구), 운현(운현궁), 진고개(충무로), 박석고개(명륜동), 배고개(종로4가), 맹현(삼청동), 안현(안국동), 야주개(당주동), 무학재 등 고개(현)가 유독 많이 나오는 까닭이다. 청계천 물길을 따라 종로가 생성됐고, 중랑천을 따라 동부간선도로, 홍제천과 정릉천을 따라 내부순환도로가 지어진 것도 물길에 순응한 결과다. 사람들이 드나드는 길은 산과 산이 이어지는 곳에 만들어졌다. 사대문(흥인지문, 돈의문, 숭례문, 숙정문)과 사소문(혜화문, 소의문, 광희문, 창의문)이 그렇다. 동서남북을 가리키되 인위적으로 배치하지 않았다. 크기나 위치에 따라 오솔길, 한 길, 두렁길, 골목길, 고갯길, 샛길이 됐다. 상태에 따라 흙길, 황톳길, 진창길, 박석길(포장길)이 됐으며 쓰임새에 따라 피맛길, 순라길이 됐다. 조선시대 서울의 숱한 길 중 정사(正史)에 지명이 등장하는 길은 단 두 개다. 실록이나 승정원일기에 기록된 길은 육조대로(세종로)와 운종가(종로)뿐이다. 태조실록에 운종가라는 기록이 나오고, 인조실록과 영조 당시 승정원일기에 육조대로가 나온다. 그 밖에는 관도(官道), 어가(御街)라는 불특정 길로 존재할 뿐이었다. 이후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과천로, 시흥로, 강화로, 고양로 같은, 서울에서 지방으로 나가는 간선도로명이 기록됐다. 대한제국 시기 들어 정동을 공사관거리라고 부르거나, 황토현이나 신작로라는 길 이름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풍경2> 좁고 불결, 그리고 황량 : 개항기 외국인 눈에 비친 도성 길 먼지·진흙 뒤범벅… ‘눈 돌리면 매혹적인 풍경’ 애정 어린 눈길도 개항 이후 길에 관한 기록의 칠팔 할은 소설이나 외국인의 여행기, 수기와 함께 전한다. 성종 때 명나라 사신으로 왔던 동월(董越)은 ‘조선부’(朝鮮賦)에서 “트인 길, 트인 거리는 바르고 곧아서 구부러짐이 없다”는 인상기를 남겼다. 당시 대표 길인 육조거리와 운종가는 폭이 각각 60m, 20m로 큰길이었다. 이 길을 본 외국인의 입이 벌어졌다. 16세기 중세 도시로서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예를 찾기 어려운 마치 광장 같은 길이었다. 그러나 외국인의 눈에 비친 서울 길은 대체로 좁고 지저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양 문물을 일찍 접한 실학자들이 저서를 통해 도로의 확장과 정비를 지적했다. 박제가는 ‘북학의’에서 “시중의 주민들이 길을 차지해 말을 탄 사람이 서로 만나면 다닐 수 없는 때도 있다”면서 가로 정비를 촉구했다. 박지원도 ‘열하일기’에서 “길이 험하여 수레를 쓸 수 없다 하니 이는 무슨 말인가. 수레를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도로가 나빠서 그렇고 도로가 나쁜 것은 사대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실학자들과 개화파 주도로 도로의 정비 개선이 실제 이뤄졌다. 외국인들은 길이 좁고, 쓰레기와 오물로 가득 차 있다고 투덜거렸다. 1883년 미국인 천문학자 로웰은 “제물포와 서울 간의 풍경은 황량하다”고 썼고, 1894년 영국인 여행가 비숍은 “네 사람의 가마꾼이 멘 가마 한 채가 지나는데도 양쪽 인가의 처마에 걸려 애를 먹기 일쑤였다”고 전했다. 1882년 독일인 외교고문 묄렌돌프는 “조악하고 교량은 드물다”, 미국인 선교사 앨런은 1908년 펴낸 ‘서울견문기’에서 “당나귀, 마차, 전차 그리고 사람들이 먼지와 진흙 속에 뒤범벅되어 있다”라고 혹평했다. 1885년 선교사 아펜젤러도 “좁고 불결하며 늘 오물이 널려 있다”, 미국 해군장교 보스트윅은 “하이에나의 소굴보다 더한 지독한 악취로 진동하고 있다”고 악평했다. 혹평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서울 특유의 풍광에 반한 외국인의 칭송도 있었다. 1892년 ‘서울풍물지’를 발간한 미국인 신학자 길모어는 “한국인들은 누군가 주장하는 것처럼 그렇게 불결하지 않으며 서울 근교는 산책하기 좋은 곳이 많고, 어느 방향으로 가든 눈을 매혹할 전경을 발견하게 된다”고 감탄했다. 비숍도 1897년이 되자 “인구가 25만명에 이르는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수도 가운데 하나이며, 이만큼 좋은 입지를 가진 수도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면서 “내가 처음 한국에 대해 느꼈던 혐오감은 이제 거의 애정 수준의 관심으로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풍경3> 모든 길은 한양으로 : 지독한 도성 중심주의 상경·낙향… ‘어떻게든 사대문 안에서 살아라’ 광적인 인구집중 증보문헌비고나 김정호의 대동지지에는 서울 밖으로 나가는 길이 나온다. 주요 국도라고 보면 될 터다. 제1로는 중국 가는 길인 의주로였다. 서대문~홍제동~고양~파주~장단~개성~의주로 이어졌다. 제4로는 남대문~한강진~판교~용인~부산의 부산 가는 길이다. 이 밖에 평해 가는 길, 고성 가는 길, 상주와 통영 가는 길, 정읍을 거쳐 제주 가는 길, 강화 가는 길 등이 있다. 고전소설 ‘이춘풍전’에는 “무악재 넘어 홍제원(홍제동)에 다다르니…”라면서 개성과 평양을 지나 의주로 가는 장면이 나온다. ‘춘향전’에서 “역졸을 거느리고 숭례문 내달아 칠패 팔패 돌모루 백사장 동작강 얼른 건너”라는 구절은 한강을 건너 충청도와 경상도와 전라도로 가는 길이다. 오늘의 숭례문~이문동~청파동~노량진 구간을 이른다. 또 ‘홍길동전’에서는 “양천 강변을 지나 서울 서강으로 대령하라” 하였는데 숭례문~약현(만리동)~노고산(신촌 뒷산)~양화~서강(서강대교 북단)에 이르는 길을 이른다.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평구역 말을 갈아 흑수로 돌아드니”라고 읊은 구절은 동쪽 방면의 동대문~왕십리~살곶이다리~송파로 가는 길의 하나다. 조선시대는 한양이 곧 나라였다. 지독한 도성 중심주의가 판쳤다.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것을 상경(上京)이라 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낙향(落鄕)이라고 할 정도였다. 문외송출(門外送出)이라고 해서 죄를 지으면 성문 밖으로 내쳤다. 사대부가 서울 밖에 사는 것은 일종의 형벌이었다. 유배 살던 정약용은 “너는 사정이 어지간만 하면 한양 사대문 밖에 살지 말고 어떻게 해서든 사대문 안에서 살아라…. 그것도 힘들거든 사대문 가까운 곳에서는 살아야 한다. 그래야 여러 가지 보고 듣는 게 많고 기회들이 많다”라는 편지를 아들에게 보낼 정도였다. 광복과 한국전쟁 이후 서울로의 광적인 인구 집중은 예고된 ‘참사’였다. <풍경4> 청계천 따라 북촌-남촌 : 계층 생활권 나뉜 이중도시 오늘날엔 한강을 경계로 강북 -강남으로… ‘스타일’ 차이 뚜렷 오늘의 서울에 강북과 강남의 문화 차이가 있듯이 조선시대 한양은 청계천을 경계로 남북으로 나뉘었다. 청계천 북쪽 5대 궁궐 주변 일대에는 사대부 지배층과 궁 관련 아전들이 주로 살았다. 청계천 아랫동네는 벼슬을 하지 못한 선비와 상민들의 거처였다. 청계천 변에는 하층민과 거지들이 살았다. 엄연한 계층 차이가 존재했다. 남산 기슭의 남촌 사람은 상대적으로 지위가 낮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으로 인식됐다. 박지원의 ‘허생전’에 묘사된 것처럼 끼니가 없으면 냉수로 주린 배를 채우고서 갓을 고쳐 쓰고 앉아 헛기침하며 글을 읽는 ‘남산골샌님’이 그들이다. 진흙탕 길에 나막신을 신어야 했기에 ‘딸깍발이’로 불렸다. 북촌과 남촌은 다시 한번 진화한다. 1935년 서울에 사는 일본인의 수가 서울 총인구의 30%에 육박하는 11만 4000명에 이르렀다. 일본인 거주 지역이 급속도로 확장된다. 남산 아래 필동, 회현동을 비롯해 후암동, 청파동 등 용산 일대가 일본인 거주지로 변했다. 북촌은 조선인, 남촌은 일본인이 사는 곳으로 양극화됐다. 일본인 거주지를 낀 본정통(충무로), 황금정(을지로), 남대문통(남대문로)에 포장도로가 깔리고, 전기와 전차, 상하수도가 갖춰졌다. 조선인 중심지인 종로는 상대적으로 낙후됐다. 소설가 박태원은 ‘천변풍경’에서 “전차도 전차려니와 웬 자동차며 자전거가 그렇게 쉴 새 없이 이어서 달리느냐. 어디 장이 선 듯도 싶지 않건만, 사람은 또 웬 사람이 그리 거리에 넘치게 들끓느냐”라고 남촌의 휘황찬란한 풍경을 비아냥댔다. 북촌과 남촌 간 민족적 갈등이 밤거리의 주먹 세계에서 격렬하게 분출된 시절도 있었다. 서울은 일찍부터 민족적·계층적으로 분리되거나, 생활권과 상권 그리고 문화가 갈리는 ‘이중도시’(Dual City)의 양상을 보였다. <풍경5> 일제의 길 확장 : 서울다움을 잃다 전차 궤도 부설 핑계로 도읍 상징 성곽 허물어 깊은 생채기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일제가 시행한 길 확장이 서울의 서울다움을 결정적으로 훼손시켰다. 인력거 및 자전거의 도입과 마차를 대체한 달구지, 자동차, 전차의 도입은 한양도읍의 상징인 성곽을 철거하는 구실이 됐다. 전차 궤도가 부설되기 시작한 1899년부터 동대문과 서대문, 남대문 성곽 일부가 차례차례 헐렸다. 일제는 1907년 성곽처리위원회를 구성해 동대문 북쪽 성곽과 남대문 남쪽 성곽을 뜯어냈다. 성곽의 철거는 서울의 공간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곧게 뻗은 포장도로와 전차 궤도는 근대화의 상징으로 홍보됐다. 일제는 성곽 철거를 통해 ‘낡은 도시구조’와 ‘왕조의 잔재’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는 역사가 살아 있는 구시가지의 파괴로 이어졌다. 이후 한국전쟁과 개발 연대를 거치면서 서울은 600년 된 전통 도시의 향기를 잃었다. joo@seoul.co.kr
  • 역세권 및 교통접근 가치 따라 집값 천차만별

    역세권 및 교통접근 가치 따라 집값 천차만별

    우남역 역세권 ‘위례 힐스테이트’ 평균 11대 1로 1순위 청약마감 대규모로 공급되는 신도시 및 택지지구의 분양 성공 요인 중 역세권 여부에 따라 청약 결과 희비가 갈리고 있다. 올해 분양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위례신도시에서 교통 접근성에 따라 청약 결과 희비가 엇갈렸다. 최근에 분양한 현대건설의 위례 힐스테이트의 경우 우남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의 힘을 앞세워 최고 35대 1, 평균 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반면 입지적으로는 위례신도시이지만 행정구역상 하남에 위치한 비역세권 단지인 ‘엠코타운 플로리체’의 경우에는 순위 내 1.61대 1의 청약경쟁률에 그쳤다. 또한 교통접근 가치는 가격에도 반영이 되었다. 도시가 완성된 1기신도시의 아파트 가격 수준이 역세권이냐 비역세권이냐에 따라 가격 격차를 보인다. 특히 2기신도시 판교는 역세권에 따라 분양 당시와 입주 이후 가격 수준 상황이 뒤바뀌고 역세권 아파트와 비역세권 아파트 가격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신도시 역세권 아파트(지하철거리 500m)와 비역세권 아파트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산본을 제외한 신도시의 역세권 아파트 가격이 비역세권 아파트보다 가격 수준이 높게 형성되어 있었다. 1기 신도시별로 역세권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은 ▲판교 2258만원 ▲분당 1505만원 ▲평촌 1280만원 ▲일산 1074만원 ▲중동 962만원 ▲산본 870만원이다. 하지만 비역세권 아파트는 ▲판교 2024만원(↓233만원) ▲분당 1440만원(↓65만원) ▲평촌 1175만원(↓104만원) ▲일산 990만원(↓84 만원) ▲중동 961만원(↓1만원)으로 역세권 아파트보다 저렴했다. 특히 2기신도시 판교는 분양 당시 중대형 아파트가 위치한 서판교가 더 비싸게 공급되었지만 신분당선 판교역이 개통되면서 동판교 아파트 가격이 더 비싸졌다. 업계 관계자는 “신도시 내의 우수한 각종 편의시설, 자연환경 및 학군 등의 여건이 대등하게 적용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세권에 위치했는지 여부가 주택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키 포인트”라며 “신도시의 경우 분양가는 비슷하지만 역을 중심으로 상업, 업무, 커뮤니티 시설 등이 잘 조성되기 때문에 향후 가격차이가 커지는 것을 실제 확인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 대표 역세권 아파트인 현대건설의 ‘위례 힐스테이트’는 다음달 9일부터 4일간 정계약에 돌입한다. 이 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은 인근 창곡 교차로 주변으로 지하철 8호선 우남역이 신설될 예정이고 도보로 약 7분이면 이용이 가능하다. ’위례 힐스테이트’는 위례신도시 A2-12블록에 선보이는 아파트로 지하 2층, 지상 11~14층 14개동 총 621가구로 구성된다. 주택형은 전용면적 99㎡ 191가구와 110㎡ 430가구로 이뤄졌다. ‘위례 힐스테이트’는 전세대 남측향 배치로 설계에서부터 차별화를 두었다. 내부공간은 서비스면적을 활용한 ‘α(알파)공간·2α(투알파)공간’(일부세대)을 제공하는 등 실속 있는 공간 활용에 중점을 두고 설계했다. 또한 전평형 안방에 디럭스 드레스룸을 설치하고, 일부 평형에는 계절 수납창고를 설계하는 등 수납 극대화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위례 힐스테이트’는 기존 아파트 디자인 개념에서 크게 발전한 힐스테이트만의 고객 맞춤디자인 개념을 적용, 입주민의 세대구성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평면을 선보였다. 즉,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는 3세대 가족을 위한 ‘패밀리라이프형’을 비롯해 중년이상의 부부와 성인 자녀를 위한 ‘힐링라이프형’, 학교에 다니는 자녀의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에듀라이프형’ 등 다양한 평면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위례 힐스테이트’ 단지 주변에는 걸어서 통학 가능한 초·중·고교가 2016년 개교 예정에 있다. 아울러, 가든파이브·이마트·롯데마트·가락시장 등이 있어 생활편의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분양문의: 1577-1058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서울 세운상가 철거 대신 리모델링한다

    서울 세운상가 철거 대신 리모델링한다

    서울 세운상가가 철거되지 않고 리모델링 방식을 통해 복합 문화·산업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서울시는 25일 이 같은 내용의 ‘세운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안’을 발표했다. 당초 시는 세운상가 군(현대상가-세운상가 가동-대림상가-삼풍상가-풍전호텔-신성상가-진양상가)을 전면 철거하고 종묘와 남산을 잇는 녹지공원으로 조성하는 한편 주변 지역과 대규모로 통합 개발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상가 군과 주변 지역의 갈등이 일어나고 문화재청의 높이 제한,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달라진 여건 탓에 진척을 보지 못했다. 우선 시는 공원으로 조성된 현대상가 부지를 뺀 나머지 상가 군을 재정비촉진 지구에서 분리해 존치 관리 구역으로 지정한다. 또 주민 의사에 따라 리모델링하고 상가별 협의를 거쳐 관리 방안을 마련하는 등 도심생활 활력거점 및 도심산업 촉매 거점으로 활성화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 보행 데크 설치 및 옥상 공원 조성을 통한 입체 녹지화를 추진해 남북 녹지축 역할도 하게 할 방침이다. 시는 전면철거 때 들어가는 비용 1조 4000억원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가 주변 지역은 옛 도시 모습과 8개 구역별 특성을 고려해 소규모로 분할 개발한다. 조명·전기·인쇄 등 산업 기능이 살아 있는 2·6-1·6-2·6-4구역은 소규모, 슬럼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3·5·6-3구역은 중규모로 개발한다. 사업시행인가 준비 단계인 4구역은 기존 사업 규모를 그대로 유지한다. 시는 정비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주거 비율 50% 이외에 최대 10%까지 오피스텔 추가 건립을 허용하기로 했다. 대신 1∼2인 가구 증가 추세에 맞춰 주거지의 30% 이상은 반드시 소형(60㎡)으로 짓도록 했다. 소형 비율이 기준을 넘으면 초과 비율에 따라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조화로운 경관 유지를 목적으로 종묘, 남산 등과의 조화로운 경관을 유지하기 위해 건축물 최고 높이를 90m에서 50m까지 차등 적용한다. 용적률 확보가 어려운 구역은 건폐율을 최고 80%까지 완화해 준다. 시는 또 도심 산업 활성화 구역과 용도 전환이 필요한 구역에는 각각 100%, 200%의 용적률을 추가해 주기로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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