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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우각로 문화예술의 거리

    배다리 지역의 헌책방 거리는 쇠뿔고개길, 우각로로 접어들면서 움트고 있는 예술·문화 거리와 만난다. 그 초입에 대안미술공간 ‘스페이스 빔’이 자리 잡고 있다. 인천 중심가 구월동에서 잘나가던 화랑이던 스페이스 빔은 2009년 이곳에 왔다. 버려진 유서깊은 양조장은 작업장이자 갤러리로, 문화 카페이자, 동네 조무라기들과 주민들의 쉼터이자 화방으로 탈바꿈했다. 지역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아낀 화가, 사진작가, 시인, 건축가들이 모여들면서 역사·문화마을로 탈바꿈시키려는 몸짓이 뜨겁다. 포토 갤러리, 미술 작업소…. 이들은 마을 축제와 강연회를 열고, 주민과 함께 인천 곳곳을 다니며 문화탐사와 놀이를 벌인다. 매월 마을 신문도 내고, 해외 예술가들이 이곳에 모여 며칠씩 함께 자고 먹으면서 새로운 미술 실험과 공동체의 진화를 토론하고 모색하는 페스티벌도 해마다 갖는다. 우각로 주변 학교와 건물 벽에는 소박하고 정겨운 벽화와 만화들이 가득하다. 2007년 우각로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배다리 헌책방들도 책만 파는 곳은 아니다. 아벨 서점 2층 시 낭송회는 빼놓을 수 없는 연륜 깊은 지역 문화 행사고, ‘나비 날다’ 책방과 달이네에서는 마을 쉼터이자 유기농과 재활용을 실천하고 의논하는 곳이다. 작가 박경리도 1948~49년 배다리지역에서 서점을 운영하며 글을 썼다. 송도와 청라지구를 연결하는 산업도로가 당초 쇠뿔고개길 허리를 자르고 놓이려다가 중단됐다. 철거된 터는 주민들의 텃밭이 됐고, 도로를 내기 위해 미리 놓은 육교와 산업 도로와 이어지는 철문은 지난 산업시대의 상징처럼 뻘줌하게 한편에 서 있다. 스페이스 빔의 민운기 대표는 지역 역사와 특성에 맞는 자연스러운 발전을 꿈꾸고 있다. 주택재개발 계획도 인천세무서를 지나 금송구역 등에서 추진 중이지만, 조선 기와 집의 보전과 막히지 않는 스카이라인을 지니고 있는 쇠뿔고개길을 더 소중히 여기는 주민들은 과거의 기억과 감정의 교류가 차단되지 않고 흐를 수 있는 그런 공간과 삶의 진화를 바라고 있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中 센카쿠 실효지배 강화 고민중

    일본과 영토분쟁을 겪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의 실효지배를 무력화시키지 못한 것은 물론 자신들이 주장하는 중·일 공동 실효지배 국면으로 들어섰다고 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23일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일본 해상보안청 직원 및 오키나와 경찰 수십명이 지난 21일 센카쿠 열도에 상륙한 것에 대해 “중국 영토 주권에 대한 엄중한 침해”라고 항의했다.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이날 대표 칼럼을 통해 일본의 경찰 파견 행위를 강력 성토했다. 무엇보다 중국은 이번 사태로 자신들이 센카쿠열도에 대한 일본의 실효지배 조치를 무력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1000여대의 어선을 센카쿠열도 해역으로 출어시켰지만 어선들은 며칠째 일본이 주장하는 센카쿠열도 영해(12해리)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접속수역(12~24해리)에 잠시 진입했을 뿐이다. 중국이 센카쿠열도에 최신형 호위함을 배치하자 일본은 한술 더 떠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를 투입하는 등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전날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센카쿠열도 및 주변 도서의 산과 계곡 등의 중국식 이름을 담은 센카쿠열도 지도를 공개했다. 앞서 이 지역에 대한 기상예보도 시작했으나 일본의 실효지배를 무력화하는 데 별 도움은 주지 못한다는 평이다. 향후 국제법정에서 센카쿠열도 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일본 해상보안청의 순시활동을 중단시키고 이 도서 일대의 일본 등대를 전량 철거하는 등 섬에 대한 일본의 실효지배 조치를 무력화시키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 중국의 해양감시선이 센카쿠해역에 전면 포진할 경우 일본의 자위대가 대응할 수 있고, 이럴 경우 무력충돌이 불가피하다. 한편 중국이 푸젠(福建)성 내륙에 중거리탄도미사일인 둥펑(東風)21C를 배치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23일 러시아 군사 사이트의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둥펑21C는 사거리가 약 2000㎞로, 이 지역에선 센카쿠가 사정권에 들어온다고 명보는 전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8개월간 1044건! 동작골 안전지킴이 민원해결사로 떴다

    지난 2월 첫발을 뗀 ‘동작골 안전지킴이’가 동작구 현장 민원 해결사로 활약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일 구에 따르면 통별 1명씩 504명으로 구성된 안전지킴이는 현재까지 민원 1044건을 해결했다. 도로 훼손 사례는 물론 공원 산책로와 운동 기구 파손 등 훼손된 공공시설물을 집중적으로 찾아내 안전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신고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9일에는 지하철 4호선 이수역 인근 한전 남부지점 후문 사거리를 통행하는 차량과 보행자의 불편을 초래한 통신주를 철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민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통신주 옆 불법 주차 차량과 각종 쓰레기에서 풍기는 악취 때문에 수년간 민원이 이어졌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조명환(56) 동작골 안전지킴이 회장은 “통신주 이설을 위해 한전과 KT에 공문을 두 차례 발송하고 적극적으로 주민 불편 사항을 점검해 문제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문충실 구청장은 “공공시설 안전지킴이 요원들의 활약으로 깨끗한 마을이 조성됐고 주민센터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 갖가지 주민 불편이 일시에 해소되는 효과를 거뒀다.”면서 “주민 편의 행정의 모범 사례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비룡대교 확대 205억 낭비 우려

    지방자치단체의 도로·하천 건설사업 과정에서 무리한 사업추진이나 관리부실로 인해 예산이 낭비되는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지난 3월 실시한 ‘경기지역 도로·하천 등 건설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 경기 화성시는 1981년 4월∼1988년 5월 도로건설사업 과정에서 취득한 32필지 3173㎡에 대한 소유권 이전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2008년 1월∼2011년 7월 이 가운데 10필지에 대한 보상금 2억 5000여만원을 중복 지급했다. 또 평택군은 도로 포장공사 구간 4필지에 대한 보상금 2000여만원을, 안성시는 도로 확장공사 구간 3필지에 대한 보상금 731만원을 같은 이유로 이중 지급했다. 경기도 공무원 A씨는 지난해 10월 도로공사 업무를 담당하며 시공업체가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시공계획서 작성비용 2000여만원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도와줬다. 감사원은 경기도지사에게 A씨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A씨와 공사비 도용에 공모한 시공업체 관계자 등을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 경기도가 추진 중인 비룡대교 신설 계획도 낭비요인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30년 이상 더 사용할 수 있는 기존 2차로 규모의 비룡대교를 철거하고 4차로 규모로 확대신설하는 계획은 사업비 205억원을 낭비할 우려가 크다.”며 내구성에 문제가 없는 기존 비룡대교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경기도에 통보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12척으로 왜선 133척 격퇴 명량대첩 뒤엔 오익창의 사대부 참전 호소 있었다

    12척으로 왜선 133척 격퇴 명량대첩 뒤엔 오익창의 사대부 참전 호소 있었다

    이순신 장군은 명량해전에서 어떻게 12척의 배로 133척의 왜군을 격파할 수 있었을까. 그저 이순신의 탁월한 작전과 전투능력만이었나. 임진왜란과 관련해 최고의 연구자로 알려진 여해(汝諧)고전연구소 노승석(43) 소장은 최근 명량대전의 전황을 생생히 기록한 오익창의 문집 ‘사호집’(沙湖集·오른쪽)을 발굴해 명량해전을 세세히 들여다봤다. 전북 고창 출신의 유학자인 오익창(吳益昌·1557~1635)은 명량해전 당시 외딴섬으로 몸을 피하려는 사대부들에게 전쟁에 가담할 것을 호소해, 이들이 이순신과 해군에 식량을 지원하게 했던 공이 있다. 노 소장에 따르면 그 결과 명량해전은 단 12척의 배로 왜군의 배 133척을 격파하는 기적을 일궈냈다는 것이다. 오익창이 사대부에 호소한 내용은 절절하다. “통제사(이순신)가 패하게 되면 우리의 울타리가 철거될 것이니, 비록 외딴섬에서 저마다 보전하고자 한들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차라리 힘을 모아 합세해 통제사를 위해 성원(聲援)한다면 온전히 살 길이 있을 것이니 가령 모두 죽을지라도 나라를 위해서 충성을 다했다는 명분은 있게 될 것이오.”(統制敗則我之藩籬撤矣 雖欲各保孤島 得乎 毋寧幷力合勢 爲統制聲援 有可以苟全之路 藉令俱死 亦有爲國效忠之名也) 노 소장은 “‘사호집’은 영조 49년(1773)에 간행됐는데 지금까지 소개된 적이 없는 자료”라고 밝혔다. 노 소장은 400여년 동안 ‘사호집’을 보관해 온 오익창의 직계 자손에게서 자료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이순신이 당사도(무안군 암태면)로 진을 옮기려 했으나 “영험한 기운이 있어 함부로 범접할 수 없다.”는 오익창의 조언을 받아들여 당사도에 접근하지 않았지만 명나라 진린 장군은 당사도에 군사를 주둔시켰다가 폭풍우를 만나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했다는 이야기 등 새로운 내용도 실려 있다. ‘사호집’에는 이순신이 “12척의 군졸들이 굶주림과 추위를 면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공의 힘이었다.”며 오익창의 공을 치하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 ‘난중일기’를 최초로 완역한 노 소장은 이번에 ‘사호집’을 완역해 책으로 펴냈다. 노 소장은 19일 오후 2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사호집 자료 발표회를 열고 이의 자료적 가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정비체계 매뉴얼 마련 우선… 정책협의체 만들어야”

    방송통신위원회는 전봇대 공중선에 점용료 부과를 골자로 하는 도로법 시행령 개정 논란과 관련, 정책협의체 구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정부의 관련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민간 사업자가 공동으로 협의체를 구성, 공중선 정비체계의 매뉴얼을 만드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방통위 고창휴 사무관은 17일 “공중선 정비는 당장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면서 “다만 사업자가 무단으로 설치했거나 철거하지 않았던 선로를 먼저 정비하는 등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비에 대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고 연간 목표치를 설정해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등 장기적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개정안의 적용 시점만 뒤로 미루는 것도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고 사무관은 “지자체와 합동단속을 통해 미관을 해치거나 불법적으로 설치된 공중선을 조사해야 한다.”며 “적발된 공중선에 대해서는 사업자에게 주의나 시정명령 등 조치를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의체를 통해 지자체에 접수되는 공중선 관련 민원을 먼저 처리함으로써 관할 자치단체에 쏟아지는 민원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이 같은 내용의 ‘공중선 관리 개선안’을 국무총리실에 제출한 상태다. 국토해양부가 추진하는 도로법 시행령 개정으로는 법안 취지인 도시미관 정비가 불가능하고 사유재산 침해, 이중 규제 등 논란만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홍혜정기자 jukebox@seoul.co.kr
  • 다시 불붙은 ‘전깃줄 점용료’ 논란

    다시 불붙은 ‘전깃줄 점용료’ 논란

    전봇대에 연결된 공중선에 도로 점용료를 물리는 법안이 다시 추진되면서 찬반 논란이 되살아나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도로법 시행령 개정안이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 통신·케이블TV사업자, 한국전력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이다. 2009년 국무총리실에서 추진했던 법안을 당시 국토부가 반대했으나, 이번에는 국토부가 추진하고 총리실에서 중재에 나섰다. 17일 국토부와 방통위에 따르면 개정안은 전봇대 사이 5~6m 높이에 연결된 공중선(전력선, 통신선, TV케이블)에 대해 ▲설치 또는 철거 때 관할 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고 ▲새로 점용료를 부과하며 ▲기존 점용료도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전환하도록 했다. 얽히고설킨 공중선 정비를 통해 ‘도시 미관’을 살리고, 관리 주체가 분명하지 않은 공중선의 교통 방해를 개선한다는 게 개정안의 취지다. 그러나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은 개정안대로라면 통신선 점용료 895억원 등 총 2조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 수익성 악화로 큰 부담일 뿐만 아니라 이용자들의 통신비도 오를 수 있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이승진 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실장은 “점용료를 정률제로 바꾸면 통신선이 충분히 구축돼 있는 도심 거주민은 인터넷 설치비 등에서 별 차이가 없겠지만, 수십㎞씩 깔아야 하는 시골 주민들은 그 몇 배의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이는 정보화 정책에 역행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개정안이 반대에 부딪히자 법안의 적용 시점을 2013년 7월에서 2015년 1월로 늦추는 대안을 내놓았고 총리실은 점용료를 부과하되 액수를 조금 낮추는 조정안을 제시했으나,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기고] 위기의 걸작 ‘더 갤러리’를 살리자/한민호 문화체육관광부 지역전통문화과장

    [기고] 위기의 걸작 ‘더 갤러리’를 살리자/한민호 문화체육관광부 지역전통문화과장

    “제주도민은 파라다이스에서 사는 것이다.” 멕시코가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리카르도 레고레타가 한 말이다. 실제로 제주도는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등 유네스코 3관왕이자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었다. 그런데 유네스코가 간과했고 어쩌면 우리 스스로도 잊고 있는 것이 있다. 제주도가 외국의 세계적인 관광지들이 갖지 못한 독보적인 매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제주도민의 절절한 삶의 이야기이다. 지난해 명예제주도민이 된 노벨문학상 수상자 르 클레지오는 2009년 유럽 최대의 잡지 ‘GEO’ 창간 30주년 기념호에 실린 ‘제주찬가’라는 기행문에서 ‘감동적이면서도 잔인한’ 4·3사건의 한 단면을 소개했다. 자기가 처형한 남자의 아내와 사랑에 빠져, 그 남자의 아이를 자기 아이처럼 애틋하게 키워냈다는 경찰관의 이야기이다. 레고레타가 “그냥 감동을 받은 정도가 아니라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다. 완전히 빠졌다.”고 고백한 돌문화공원은 또 어떤가. 영혼을 울리는 감동을 주는 것이 돌 때문만은 아니다. 평생을 바친 수집품을 기꺼이 내놓고 설문대할망을 모시겠다는 일념으로 봉사하고 있는 백운철 원장과, 선뜻 100만평의 군유지를 제의한 작고한 신철주 군수의 삶이 묵직한 감동의 향기를 뿜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제주도가 스스로를 ‘인정이 넘치는 문화와 예술의 섬’으로 더욱 부각시킬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맞았다. 그 문화예술적 가치에 더 이상의 논란이 불필요한 레고레타의 유작 ‘더 갤러리’의 보존이 그것이다. 철거가 불가피했던 건물을, 그것도 건물과 땅의 소유자가 따로 있는 건물을 제주도의 민과 관이 합심하여 세계와 미래를 위한 유산으로 남기기로 했다. 얼마나 감동적인 이야기인가.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 자체가 제주도민과 대한민국의 문화적 역량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더 갤러리’를 보존하는 데 넘어야 할 벽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법 앞에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원칙이다. 당연히 지켜야 할 원칙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건물을 제주도가 소유하는 것이다. 환경영향평가의 예외를 인정할 것인지는 제주도민이 이미 의사를 밝혔다고 본다. 다행히 건물주 JID는 이미 제주도에 기부의사를 밝혔다. 그러니 지주인 부영도 30여년 동안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온 건실한 주택명가로서, 도민의 여망을 외면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더 갤러리’는 건물이 그동안 방치되어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입지의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 설계는 몰라도 시공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나라이다. 건축법 등 기술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나, 역시 기술적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본다. 문제는 의지이다. 지난 7월, 멕시코건축가협회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일본은 레고레타가 작고하기 전에 그의 예술적 성취를 기려 상을 수여했다, 그런데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 멕시코의 거장이 남긴 마지막 걸작이 파괴되는 것을 방관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미 세계가 ‘더 갤러리’의 운명을 주시하고 있다. 우리가 ‘더 갤러리’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세계의 문화예술인들이 뭐라고 할까. 설문대할망은 뭐라고 하실까. 그대, 제주도를 사랑하는가.
  • ‘임대 80만+분양 70만’ 총 150만 가구 공급

    ‘임대 80만+분양 70만’ 총 150만 가구 공급

    보금자리주택은 공공이 짓는 중소형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포괄하는 새로운 개념의 주택이다. 국가 재정이나 기금을 지원받아 건설하거나 기존 주택을 매입해 소득 계층별 수요에 맞춰 공급하는 주택이다. 정부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동안 모두 150만 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이 중 임대주택이 80만 가구, 분양주택이 70만 가구다. 임대주택은 공공임대(10년) 20만 가구, 장기전세(20년) 10만 가구, 장기임대(30년 이상) 50만 가구로 계획됐다. 같은 단지 안에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이 함께 들어서는 것이 기존 주택단지와 다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100만 가구, 지방에 50만 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주택단지는 도시 외곽을 확장 개발해 택지를 조성하는 방식을 벗어나 대도시 인근에 조성된다. 특이한 것은 도심 재건축·재개발단지에서도 20만 가구를 내놓는다는 점이다. 서민들의 일자리가 도심에 많다는 것을 감안했다. 그린벨트를 풀어 짓는 주택은 30만 가구다. 그린벨트로 묶인 곳 가운데 녹지가 크게 훼손돼 사실상 그린벨트 기능을 상실한 곳이 지구 지정 대상이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수도권 그린벨트에 지정된 보금자리주택단지는 21곳, 44㎢에 이른다. 20만 가구를 지을 수 있는 땅이다. 150만 가구를 짓기 위해서는 추가 지구 지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국토해양부는 150만 가구를 차질 없이 공급하되 유형별 공급 물량은 시장 상황과 사업 여건에 따라 연차별로 탄력 조정키로 했다. 주택시장 침체기에는 임대 아파트 공급을 늘리고 활황기에는 분양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사업 추진에 따른 어려움도 없지 않다. 보상을 둘러싼 주민 간 분쟁이 가장 큰 골칫거리다. 그린벨트에 무허가 공장, 창고 등이 많이 들어서 있어 지장물 철거, 보상에 엄청난 비용이 따른다. 사업비 증가는 분양가,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보금자리주택 본래의 의도를 살리기 위해서는 그만큼 사업자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예컨대 경기 시흥 은계지구는 서울 강남지구에 버금갈 정도로 보상비가 많이 들어간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유신체제로 정경유착·재벌 탄생… 결국 외환위기 대재앙 불러”

    “유신체제로 정경유착·재벌 탄생… 결국 외환위기 대재앙 불러”

    5·16 군사쿠데타, 10월 유신과 관련한 논쟁이 뜨겁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하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다. 박 후보는 5·16 군사쿠데타와 10월 유신에 대해 ‘구국의 결단, 불가피한 역사적 선택’이라고 거듭 주장한다. 홍사덕 전 의원은 지난달 29일 ‘수출 100억 달러를 넘기기 위해 유신을 한 것’이라고 주장해 파장을 일으켰다. 하지만 근대화의 토대를 완성했다는 경제적 성과를 놓고는 평가가 갈린다. 이런 가운데 진보 성향의 학자들이 유신체제가 정경유착은 물론 1997년 외환위기를 불렀다고 비판하면서 진보·보수 간 논란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1972년 10월 17일 오후 7시 박정희는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국회를 해산하고 모든 정치활동을 중지시켰으며, 일부 헌법의 효력을 중지한다는 제1항을 시작으로 모두 4개 항의 ‘특별선언’도 발표했다. ‘10월 유신’의 시작이었다. 올해는 10월 유신과 유신헌법 공포 40주년이 되는 해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역사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한국역사연구회 등 진보 성향의 4개 역사 단체는 ‘역사가, 유신 시대를 평하다’를 주제로 오는 14~15일 덕성여대 평생교육원에서 연합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유신체제의 현재적 의미는 무엇인가.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학)는 ‘8·3 사채 동결 조치와 재벌의 탄생’을 설명하고 있다. 박 교수는 “유신체제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다면 성립과 유지가 어려웠다.”면서 박정희 정권과 기업의 유착 고리를 “1972년 긴급조치 14호로 발효된 8·3 사채 동결 조치와 500억원의 산업합리화 자금 방출”에서 찾았다. 이론상으로는 고리사채의 성행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막겠다는 명분이었지만, 사실은 대기업에 대한 일방적인 특혜였다. 정부는 사채 동결 조치에 따른 자금난 해소로 2000억원의 특별 금융채권, 200억원의 긴급 금융, 500억원의 합리화 자금 등을 방출하면서 8%의 금리를 적용했다.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19%, 사채금리가 36.5%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특혜였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런 특혜 금리로 기업은 연간 1500억원의 자금 지원 효과를 얻었다. 특히 이 특혜는 중소기업이 아니라 전체 사채의 60%를 끌어다 쓰던 대기업과 공기업에 집중됐다. 1971년 대기업의 타자본 의존도는 79.5%로 중소기업의 67%보다 12.5% 포인트나 높았다. 위장 사채까지 활용한 부실 기업을 정리하지도 않고 정책자금을 마구 쏟아부었다. 정책자금이 방출되면서 조선, 석유화학, 방위산업, 철강, 석탄, 자동차 등 중화학 공업을 하는 공기업과 대기업만 100% 혜택을 보았다. 대마불사식의 기업지원 정책은 대기업의 서열을 바꾸었고, 재벌의 탄생을 이끌었으며, 결과적으로 1997년 외환위기라는 거대한 위기를 초래했다고 박 교수는 규정했다. 박 교수는 “8·3조치는 부실 기업에 면죄부를 주고 그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하면서, 기업을 유신을 지탱했던 경제적 토대로 활용했다.”고 평가했다. 전남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박진우씨는 유신체제의 시작이 1971년 경기도 광주대단지 폭동부터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박정희가 1962년부터 시작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농촌은 빈곤에 빠지고 급격한 이농이 발생한다. 1960년대 초반 연 19만명에서 1960년대 후반 연 50만명으로 이농 인구가 급증한다. 도시 인구의 비중이 1960년대 29.9%에서 1970년 41.2%로 증가한다. 농촌을 떠난 농민들은 서울 청계천 주변 등 대도시의 대규모 무허가 판자촌에서 살게 된다. 정부는 위생 문제를 내세워 청계천 판자촌을 철거하면서 1969년부터 광주로 대규모 강제 이주를 실시했다. 열악한 생활환경과 생활고에 시달리던 광주 이주민들이 폭발하는데, 이것이 바로 1971년 8월 10일에 발생한 광주대단지 폭동이다. 이는 시민 저항의 신호탄으로, 그해 8월 16일 서울대 교수의 대학자율화 운동과 8월 26일 인천 부평시장 노점상 500여명과 노점철거반의 투석전으로 이어졌다. 3일 전인 8월 23일에는 북파부대원들이 벌인 ‘실미도 사건’이 벌어졌다. 도시 문제가 전면에 드러나자 박정희 정권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같은 해 10월 15일 위수령을 발동하고, 12월 6일에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그리고 이듬해 8·3 긴급경제조치 등이 10월 유신으로 연결됐다는 것이다. 1970년대 강남개발이야말로 2012년 ‘토건족’의 모태이자 ‘부동산 불패신화’의 근원이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전강수 대구가톨릭대 경제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박정희 정권의 강남개발은 도시개발 그 자체가 아니라 경부고속도로의 도로용지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됐다.”면서 “박정희 정권은 1970년 평당 5100원에 산 강남의 토지 약 18만평을 1년 뒤인 1971년 5월에 1만 6000원에 매각해 20억원의 정치자금을 조성했다.”고 했다. 특히 잠실아파트 단지 등 대단지의 연안공유수면 매립 사업을 진행하면서 매립면허를 내주는 과정에서 정치자금을 거뒀다고도 주장했다. 4대문 안의 명문 고등학교를 강남으로 이전해 ‘강남 8학군’이 탄생하게 됐다. 또한 박정희 정권은 강남 이주를 촉진하기 위해 강북지역 개발 억제책도 실시해 ‘강북=낙후지역’이라는 인식도 생겼다. 특히 잠실지구 개발과정에서는 구획정리를 하면서 개인의 소유권을 침해하기도 했다. 전 교수는 “강남개발 과정에서 불로소득을 차단·환수할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정권 담당자들이 정치자금 조달을 위해 직접 투기에 가담했다.”면서 “결국 한국이 땀흘리는 사람의 사회가 아니라 부동산 투기를 통해 지대를 추구하는 ‘짜릿한’ 사회로 변질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박정희가 없었다면 오늘날 한국은 없었다.’는 식의 인식에 대해 정태헌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겸 역사문제연구소장은 “왜곡된 주술에서 벗어나야 한국 경제의 좌표와 과제를 제대로 설정할 수 있다.”면서 “유신체제가 왜 붕괴했나 생각해 보자. 명확하다. 국민이 저항했기 때문이다.”라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박정희의 업적이 친일행적, 유신독재, 인권탄압, 민주주의 억압 등의 실정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이 아니라, 그런 수준에서의 경제성장이었다.”면서 “박정희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면 더 이상의 경제발전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파이를 키워야 분배가 가능하다.’든지 ‘선 경제성장, 후 민주화’, ‘경제성장은 독재 덕분에 가능했다.’는 명제들은 모두 착시이거나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오히려 경제발전이 질적 변화를 보인 것은 민주화 운동이 확대된 1980년대 이후”라면서 “박정희 시기 무역적자가 233억 달러였던 반면 재임 기간이 4분의1 정도에 불과했던 김대중 시기에는 846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대구 서문시장 2지구 사람들, 6년여만에 귀환

    2005년 화재로 터전을 잃은 대구 서문시장 2지구 상인들이 6년 9개월 만에 새 보금자리로 돌아온다. 서문시장 2지구시장정비조합은 전소된 상가 자리에 새 건물을 지어 지난달 말 중구청에 준공인가를 신청했다고 9일 밝혔다. 조합은 곧 인가를 받아 서구 내당동 옛 롯데마트 등에 분산된 상인들의 입점을 추석 전에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2지구 상가는 당시 전소돼 철거됐으며, 2010년 8월부터 신축이 진행됐다. 부지 5000여㎡에 지하 3층, 지상 4층, 1494개 점포의 규모로 4000여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갔다. 새 건물은 주차공간을 갖춘 현대식 판매시설로 문을 연다.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 226대의 지하 주차장을 마련해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상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철저한 화재예방시설도 갖췄다. 스프링클러는 물론 소화전, 방화벽, 비상통로, 24시간 화재 비상 시스템 등을 설치했다. 화재 시 유독가스를 외부로 배출하고 바깥 공기를 안으로 빨아들이는 제연·급배기시설, 대피를 위한 레이저 유도등을 설치했다. 조합 관계자는 “불이 난 뒤 옛 롯데마트 자리로 이주하고 3년 정도 장사가 안돼 어려움이 많았다.”며 “앞으로 대구뿐 아니라 전국 섬유상권의 중심으로 명실상부한 섬유종합패션센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태풍 할퀸 전남에 ‘온정의 손길’ 밀물

    6일 오후 최근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휩쓸고 간 전남 영암군 시종면 봉소리·신학리 들녘에 조길형 서울 영등포구청장과 직원, 자원봉사자 등 40여명을 실은 버스가 도착했다. 영암군과 자매결연한 영등포구청 직원들은 곧바로 팔을 걷어붙이고 폐허가 된 인삼밭과 감(대봉) 과수원으로 향했다. 이들은 쓰러진 태양 차단막을 걷어내고 살릴 수 있는 인삼을 골라 새롭게 옮겨 심었다. 또 쓰러진 감나무에 지주목을 세우는 등 시설물을 복구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영등포구 직원 50여명은 전날에도 덕진면 운암리 과수와 시설 채소 재배 농가를 찾아 엿가락처럼 휘어져 버린 비닐하우스를 철거하고 낙과도 주웠다. 조 구청장은 “농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듣고 최근 예정됐던 중국 자매도시 방문 계획을 취소하고 한걸음에 달려왔다.”며 “농민들이 하루빨리 태풍 피해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민 이광채(57·시종면 봉소리)씨는 “이번 태풍으로 인삼밭 10만여㎡가 쑥대밭이 됐으나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온 공무원과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복구 의지를 다졌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처럼 이번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광주·전남 지역의 농어민을 돕기 위한 자원봉사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 경남 함안군 박우식 부군수를 비롯한 공직자 45명이 장성군 북일면 성덕리 등 3개 농가를 찾아 쓰러진 비닐하우스를 철거하고 배, 사과 등의 낙과를 줍는 데 일손을 보탰다. 이들은 포도 40박스를 싣고 와 강풍에 쓰러진 시설물을 철거하던 주민과 자원봉사자에게 나눠 주는 등 훈훈한 인정을 베풀었다. 부산시의 전남 지역에 대한 우정은 남다르다. 부산시는 태풍과 폭설 등 자연 재난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이곳을 찾아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부산은 오는 10일 태풍 볼라벤의 피해가 극심한 전남 순천시 낙안면을 찾아 비닐하우스 철거 작업 등 현장 복구 활동에 나선다. 봉사활동에는 부산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 부산시 자원봉사센터 회원, 부산시 주부모니터단 회원, 한국자유총연맹 부산시지부 회원 등 110명이 함께한다. 시는 시청 버스 3대와 참가하는 자원봉사자의 식사 등 피해 복구 작업에 필요한 장비도 지원한다. 이에 앞서 허남식 부산시장은 16개 구·군에 자매결연을 한 전남 지역의 피해 농가를 지원하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수영구와 중구 국민운동단체원과 공무원들은 6일과 7일 전남 구례군과 영광군을 방문해 피해 복구 작업을 벌였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주민을 대표해 부산시민께 감사드리며 이를 영·호남 화합의 디딤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부산 김정한·함안 강원식기자 cbchoi@seoul.co.kr
  • 독도 불법시설물 지자체 고발

    문화재청이 독도에 설치된 불법 구조물<서울신문 2012년 8월 28일자 14면>과 관련, 경북도와 울릉군을 사법기관에 고발키로 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6일 “경북도와 울릉군이 법을 어기고 독도에 구조물을 설치한 만큼 사법기관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문화재를 보호·관리해야 할 주체가 오히려 훼손을 자행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고발 조치 배경을 설명했다.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 등 문화재 보호구역 내에서 행정명령을 불이행한 관계 기관에 대해 사법기관에 고발 조치하는 사례는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경북도와 울릉군이 오는 20일까지 불법 구조물 철거 및 원상 복구와 관련한 결과를 통보해 올 경우 현장 확인 등을 거쳐 고발 시기 및 대상자 등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문화재청은 지난달 21일 경북도 등에 독도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없이 불법 설치한 구조물 일체를 철거한 뒤 원상 복구하고 그 결과를 9월 20일까지 제출하라고 공문을 보냈다. 문화재청은 또 이날부터 경북도 등이 독도에 불법 설치한 구조물 이외에 또 다른 불법 구조물이 있는지 등에 대해 현장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경북도 고위 관계자에게 불법 구조물의 설치 경위를 묻고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맹형규 장관이 김관용 경북도지사에게 불법 구조물의 설치 경위를 묻고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북도 측은 “행안부 차관이 경북도 행정부지사에게 유감을 나타낸 사실은 있지만 장관이 도지사와 직접 통화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경북도와 울릉군은 지난해 7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예산 1억 1000여만원으로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지 않은 경북도기 및 울릉군기 게양대, 태극문양 기단(바닥석, 지름 5m), 호랑이 조형물, 경북도지사 명의 표지석 등을 불법으로 설치해 물의를 빚었다. 게다가 경북도 등은 같은 해 독도 국기게양대 설치와 관련해 문화재청에 준공 허가를 신청하면서 서류 사진에는 불법 구조물을 모두 삭제한 채 국기 게양대 1기만 설치한 것으로 조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도 독도 표지석 설치를 앞두고 국기게양대 설치 현장을 확인하지 않은 채 준공허가를 내줬다. 경북도와 울릉군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예산 2000여만원을 들여 독도에 설치한 불법 구조물 일체를 철거했다. 지난달 19일 독도에 사상 처음 설치된 이명박 대통령 명의의 ‘독도 표지석’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불법 시설물들을 걷어낸 자리에는 데크를 설치해 원상 복구했으며, 조각가 홍민석(44·인천)씨가 디자인한 호랑이상(높이 1m, 길이 2.5m, 무게 350㎏) 등은 울릉도로 옮겨 이달 중 개관 예정인 안용복기념관에 설치할 계획이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 확정

    재건축 소형평형 비율을 놓고 논란이 됐던 강남구 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안이 소형주택을 30% 확보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강남구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정비계획(안)’을 조건부 통과시켰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3329가구 중 60㎡ 이하의 소형주택을 999가구(장기전세 210가구) 공급하게 된다. 시는 개포지구의 역사성을 보존할 수 있도록 주민들을 위해 제공될 공원과 도서관 부지에 기존 아파트 일부를 철거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 주민편의시설 및 개포역사관으로 활용한다. 앞서 개포주공 4단지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소형주택을 854가구로 계획했으나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 자체 권한으로 30%까지 끌어올렸고, 주민들도 이를 수용했다. 시는 또 지난달 보류했던 강남구 상아3차아파트와 서초구 삼호가든4차아파트의 재건축안을 조건부 가결했다. 구역면적 1만 6447.9㎡의 상아3차는 용적률 299.99%, 최고층수 31층, 총 370가구(임대 49가구)로 재건축된다. 구역면적 2만 7429㎡의 서초삼호가든4차는 용적률 299.86%, 최고층수 35층, 총 746가구(임대 120가구)로 계획됐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박원순 “청계천·수표교 원형복원 불가능”

    박원순 서울시장이 청계천 재복원을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5일 “청계천은 조선시대 토목기술이 집대성된 곳인데 다 파서 없애 버려 복원이 불가능한 것 같다.”며 “수표교 복원도 도로 폭이 커져 있는 등 원형과 전혀 안 맞는 것 같다. (복원이) 힘든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앞서 지난 2월 말 “청계천을 복원하겠다는 생각은 좋았으나 복원 과정에서 생태적·역사적 관점이 결여돼 바람직한 복원이 안 됐다.”며 청계천시민위원회를 구성해 재복원을 추진해 왔다. 수표교는 서울유형문화재 제18호로 길이 27m, 너비 7.5m, 길이 4m로 1959년 청계천 복개공사 때 장충단 공원으로 이전했다. 현재 청계천 수표교는 원래 모형을 본떠 2003년 복원공사 때 만든 것이다. 박 시장은 그러나 한강 수중보 중 상류에 있는 신곡보 철거에 대해서는 강한 의욕을 내비쳤다.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충분히 검토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한강의 경우 수초가 우거지고 모래톱이 어우러진 자연 생태 하천으로 돌려 놓고 싶다.”면서 “신곡보 철거를 국내외 학자와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강시민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신곡보 철거의 쟁점인 김포 지역 농업용수 문제와 취수장 취수 문제에 대해 과학적으로 충분히 검토해 하자는 것”이라며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박 시장은 또 “최근 논란이 됐던 세빛둥둥섬, 국제금융센터 빌딩 유치 등 각종 개발사업 등에서 서울시에 불리한 계약으로 수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변호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법률심사단을 구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박 시장은 “해외 관광객 유입을 늘리고 지하철,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찾는 데도 고민하고 있다.”면서 “대규모 개발 사업보다는 시민들이 행복해하는 안정되고 평화로운 서울을 가꾸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종교 공존 차원서 지하철 문화콘텐츠 아끼고 지켜가길…”

    “종교 공존 차원서 지하철 문화콘텐츠 아끼고 지켜가길…”

    “세상의 모든 일이 다 그렇듯이 종교도 평화롭게 공존하려면 사소한 나눔과 공유의 배려부터 먼저 다져야 할 것입니다.” 1999년부터 지하철역 게시판 ‘풍경소리’를 운영해 온 이용성(51) 풍경소리 사무총장. 4일 이른 아침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만난 그는 최근 지하철역에서 ‘풍경소리’ 게시판이 철거돼 사라질 뻔한 사태를 두고 “안타깝지만 넘고 극복해야 할 단계로 본다.”며 희망 섞인 안도의 말부터 꺼냈다. “서울시도시철도공사로부터 지하철 역사의 ‘풍경소리’ 게시판을 철거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곤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요. 서울시 측이 종교적 부착물을 철거하라고 지시했고 서울시 지하철 환경개선시민개혁단이 쾌적한 지하철 환경 저해 요소 제거와 종교적 형평성 차원에서 게시판 철거 결정을 내렸다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풍경소리’는 전국 지하철, 철도역 승강장 벽과 기둥에 설치된 짧은 글 게시판이다. 1992년에 먼저 시작한 개신교의 ‘사랑의 편지’ 게시판과 함께 시민들에게 잔잔한 울림과 감동을 주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아 왔다. 그런데 느닷없이 두 게시판을 철거한다는 방침이 시달됐단다. 철거 소식이 전해지자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지하철 문화 아이콘 풍경소리-사랑의 편지 철거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이슈 청원이 올라왔고 2000여명의 누리꾼이 여기에 동참했다. 이 흐름 때문인지 결국 서울시 측이 백지화로 선회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에 또 한번 놀랐다.”는 이 총장은 시민들의 의식 수준에 못 미치는 시정이 야속하단다. “그동안 타 종교 신자들이 게시판을 훼손한 경우가 드물었고 자체 설문조사에서도 게시판의 종교적 색채를 의식한 시민이 거의 없었던 점을 볼 때 선교 행위와 종교 편향이란 문제 제기는 지나치다고 봐야지요.” 서민 속으로 파고드는 시정은 십분 이해하지만 아직 종교 공존 차원의 깊은 헤아림까지는 못 미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번 사태의 배경에는 종교 마찰에 대한 앞선 우려가 적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불교, 개신교 쪽에서 요란하지 않게 운영해 온 두 게시판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공존의 모범으로 삼아도 될 텐데….” 실제로 ‘풍경소리’와 ‘사랑의 편지’ 운영자들은 게시판 글의 내용이 종교적으로 치우치지 않게끔 수시로 만나 고민을 나누고 뜻을 모은다. 3∼4개월 전부터 공모받은 우수한 글 중 정제된 것만 게시한다. 비영리 공익 사업인 탓(?)에 고료며 운영비 마련도 쉽지 않다고 털어놓는다. ‘높은 분’(?)들의 우려와는 달리 일반인들의 반응은 썩 좋은 편이다. 그동안 게시된 내용을 모아 4권의 단행본을 냈고 지난 3월부터는 외국인들을 위해 게시판에 국문과 영문 글을 함께 싣고 있다. “지금 종교가 공존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는 결국 ‘대중의 평안과 행복을 위한 고민과 활동’이라고 봅니다. 물론 그 바탕에는 자비와 평화, 사랑과 화해가 있지요.” 따져 보면 한 공간에서 서로 다른 종교의 글이 나란히 걸리는 경우도 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쉽지 않을 터. 그래서일까 이 총장은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남겼다. “지금은 불교, 개신교 양측이 따로따로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지만 시민들이 함께 공유하고 향유할 수 있는 형태의 운영 방법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완도 전복양식장 태풍 피해 보상 ‘막막’

    4일 전복 양식장이 밀집한 전남 완도군 보길면 예송리. 주민들은 최근 태풍 볼라벤으로 폐허가 된 양식시설물을 바라보며 연신 한숨짓는다. 이 마을 118어가 가운데 75가구가 어가당 200~500칸(2.4m×2.4m)의 양식장을 운영해 왔지만 이번 태풍으로 쑥대밭이 됐다. 짙푸른 바닷물과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해안가는 태풍으로 떠밀려온 양식 시설물과 썩은 전복 냄새로 악취가 진동한다. 이들 어가는 적게는 2억~3억원에서 많게는 20억원 이상을 투자해 전복을 양식하고 있다. 올 추석을 앞두고 출하 준비에 한창이었으나 지금은 시장에 내놓을 전복이 거의 없다. 이 마을 이장 배학민(73)씨는 “20여억원을 투자해 500칸의 양식장을 운영했으나 한푼도 건질 수 없게 됐다.”며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난 보상금이라도 몇 푼 건지려면 정부의 피해조사가 끝날 때까지 파괴된 양식장을 철거하면 안 된다.”며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어가들이 보험마저 들지 않아 빚더미에 앉을 판”이라고 한숨 짓는다. 같은 마을 이모(45)씨는 “초기 투자금을 담보 없이 융자해 주는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재기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복 양식 어가는 재난지원금을 최고 5000만원까지밖에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파산에 따른 생계난이 유려된다. 전남 완도군에 따르면 지역 내에 3787가구(면적 3161㏊)가 전복 양식을 하고 있으며, 이들이 생산하는 연간 생산량은 7400t(3700억원)에 이른다. 전국 생산량의 81%를 차지할 만큼 양식장이 몰려 있다. 이날 현재 피해 신고가 접수된 전복 양식시설은 10만여칸, 피해액은 240여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피해조사가 끝나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식수산물 재해보험에 든 어가는 150가구, 4%에 불과한 실정이다. 나머지는 대규모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정부가 2009년부터 도입, 운영 중인 ‘양식수산물 재해보험’은 국비지원 70%, 자부담 30%로 책정돼 있다. 여기에 전남도가 어가의 자부담 30% 가운데 10%를 추가 지원한다. 그럼에도 보험 가입률이 이처럼 낮은 것은 이 보험이 자동차보험처럼 소멸성인 데다 자연재해가 없을 경우 연간 수백만원이 그냥 사라진다는 이유로 어민들이 가입을 기피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기존 넙치, 전복, 굴, 김, 조피볼락(우럭) 등 5개 양식 수산물에 적용해 온 보험을 올부터 참돔, 돌돔, 감성돔, 쥐치, 농어, 기타 볼락류 등 6개를 추가해 11개 품목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전남도내 양식어가의 전체 가입률은 5%대에 불과하며 해안을 낀 다른 지자체의 사정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근 적조와 고수온 등으로 260만 마리의 전복 폐사 피해를 입은 전남 고흥군 금산면 일대 20여 어가들도 거의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지난 4월 신안 흑산도에서 전복을 양식하는 A씨가 12억원가량의 양식수산물재해보험(연간 자부담 219만원)에 가입한 뒤 강풍으로 일부 양식시설이 파손되면서 4억 4000만원의 보상금을 받은 사례도 있다.”며 “관내 양식 어가들에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재해에 따른 보상기준을 상향 조정할 것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여수엑스포 ‘해양관광특구’로

    여수엑스포 ‘해양관광특구’로

    정부는 여수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지와 부대 시설을 법인세·취득세 등을 면제·감면해 주는 ‘해양관광 특별구역’으로 지정해 민간에게 매각하고, 개발과 운영을 맡겨 세계적인 해양복합리조트로 육성하기로 했다. 또 민법상 비영리 재단법인을 설립해 엑스포 부지 및 시설의 매각 업무, 엑스포 한국관·엑스포홀 등 민간에 매각하지 않는 시설의 운영, 여수 엑스포 기념 사업, 해양 연구자에 대한 지원사업 등을 맡기기로 했다. 정부는 5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국토해양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여수엑스포 정부지원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사후 활용방안을 확정할 것으로 3일 확인됐다. 또 투자자들이 실질적인 감세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관련 법 규정을 고치고, 부지와 시설은 2년 이내에 매각을 마무리짓기로 했다. 정부가 엑스포 조직위원회에 빌려준 4846억원의 운영자금에 대해서는 2년 동안 상환을 유예해 주기로 했다. 엑스포 부지는 ▲해양 테마파크 및 숙박·관광시설 ▲복합콘텐츠 시설 ▲해양레포츠 등 세 구역으로 나눠 개발을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부지와 시설에 대한 일괄 매각을 우선적으로 추진하지만 해양레포츠 구역과 숙박·상가 복합 시설 등으로 나눠 팔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당초 철거하려고 했던 국제관은 민간에 매각하고, 여수 엑스포의 상징으로 분수·불꽃 쇼를 벌였던 빅 오와 스카이타워 등도 민간에 매각해 운영하도록 할 방침이다. 총리실과 국토해양부 관계자들은 “지속적인 개발과 발전을 위해 민간 매각 및 개발을 결정했다.”면서 “세계 경기 침체 조짐 속에서 과감한 투자 유치 조건을 제시해 해외 자본 등 민간 투자를 끌어오자는 뜻도 깔려 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32년간 달동네 보듬은 ‘파란눈 신부님’

    32년간 달동네 보듬은 ‘파란눈 신부님’

    달동네, 판자촌, 철거 지역 등 서울의 취약한 주거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지난 32년간 헌신한 파란 눈의 신부가 서울시 복지상 대상을 받게 됐다. 서울시는 뉴질랜드 출신으로 달동네 주민 주거지원 활동을 벌여 온 안광훈(71·본명 브레넌 로버트 존) 신부가 2012년 서울시 복지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3일 밝혔다. 1966년 처음 한국 땅을 밟은 안 신부는 3년 뒤 강원도 정선에 부임하면서부터 어려운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보듬는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는 저소득층 대출을 위해 정선 신용협동조합을 건립하고, 이어 병원이 없는 군민들을 위해 프란치스코 의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8년간 함께 활동하며 안 신부를 지켜본 서울북부실업자사업단 정명훈 국장은 “네덜란드에서 건너올 때 지녔던 옷을 반세기 가까이나 입을 정도로 검소한 분”이라며 “강론 때도 늘 ‘돈과 명예, 권력으로부터 멀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안 신부는 그 흔한 휴대전화도 갖지 않았다. 정 국장은 “그처럼 어려운 사람들이 가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일관되게 도우면서도 자신을 앞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종교를 떠나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 모르게 하라’는 진리를 오롯이 실천에 옮긴 것이다. 안 신부는 1981년 서울로 오며 주거취약 계층을 위한 활동을 본격화했다. 안 신부는 당시 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목동에서 재건축 탓에 마땅한 보상도 없이 삶터에서 쫓겨나는 철거민들을 위해 물심 양면 지원을 시작했다. 이어 1997년에는 국내 실업문제가 심각해지자 서울북부실업자사업단 강북지부의 운영위원으로 나서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여하기도 했다. 안 신부는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재 삼양동 달동네를 지키며 주민들을 위한 일자리, 주거복지, 대안금융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경기, 北전차 막는 구조물 철거

    접경지역을 상징해 온 군 방호벽이 경기북부지역에서 대대적으로 철거된 데 이어 물 흐름을 어렵게 하는 용치(북한의 전차 통과를 막기 위해 하천에 설치한 콘크리트 구조물)도 대대적으로 철거되고 있다. 경기도는 관할 군부대와 협의해 집중호우 때 하천범람의 원인이 되고 있는 용치를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철거해 지금까지 파주 설마천 등 6개 시·군에서 15곳을 철거완료했다고 31일 밝혔다.용치는 1970년쯤 법적 근거 없이 관할 군부대 자체 판단으로 경기북부지역 6개 시·군 53곳에 설치됐다. 집중호우 때 하천범람을 유발해 수해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도는 지난해 관할 군부대와 협의해 7곳을 우선 철거한 데 이어 올해는 37억원을 들여 지난 7월까지 8곳을 추가로 철거하고 북의 전차 진입을 막을 수 있는 낙차댐 등의 대체시설을 설치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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