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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 반란의 시대] 예산 부족·생색내기·기관간 정책차이… 갈등 원인도 다양

    정부 기관끼리 갈등을 빚게되는 원인은 예산에서부터 생색내기, 정치성향, 기관 간의 입장차 등 다양하다. 현재 서울시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환경부와 보건복지부는 예산 문제와 함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입장차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사례다. 환경부가 부과하는 한강상수원 물이용 부담금에 대해 서울시는 사용처 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환경부는 공개를 반대하고 있다. 무상교육 예산 부족에 대해 복지부는 서울시가 예산 편성을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서울시는 정부와 정치권 주도로 정책을 갑작스럽게 시행했음에도 재정지원은 인색했기 때문이라고 날을 세우고 있다. 또 최근 빚어진 성남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간의 갈등은 기관간의 정책차로 볼 수 있다. 성남 구시가지 재개발 문제와 판교 백현마을 임대주택의 임대분양을 두고 충돌했다. 이영희 성남시의회 새누리당 대표의원은 “남의 탓을 잘하는 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찾으려는 행위”로 혹평했다. 일종의 ‘정치적 이벤트’로 보는 것이다. 실제 성남시가 고발장을 제출하고 LH본사에 중장비 등을 투입시켜 불법시설물을 강제철거한 행위는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반면 야권과 시민사회단체 입장은 LH의 일방통행에 대한 책임론을 들고 있다. 윤창근 성남시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은 “시와 주민 동의 없이 먼저 도발한 것은 LH다. 이미 LH가 임대분양을 공고했기 때문에 시에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현덕 중부대 교양학과 교수는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중앙정부의 입장이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역 주민들의 이익과 배치될 때는 어쩔 수 없이 다툴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시민들이 먼저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알아야 단체장들의 과잉 행동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 vs 양의 탈 쓴 미학자… 야나기 작품전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 vs 양의 탈 쓴 미학자… 야나기 작품전

    “반항하는 그들보다 어리석은 것은 압박하는 우리다.” 1919년 3월 2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에는 낯선 글이 실렸다. 전날 조선의 3·1운동에 대한 일제의 무력 진압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조선인을 생각한다’라는 제목의 이 기고문은 모두 5차례나 이어졌다. ‘조선의 친구에게 보내는 글’도 실렸다. “조선과 조선민족에게 느끼는, 누를 수 없는 애정은 예술에서 받은 충동에 의한 것”이란 고백이었다. 글쓴이는 30대의 젊은 미학자였던 야나기 무네요시(1889~1961). 일본 공예운동의 아버지로 불린 그는 조선의 공예를 조선인보다 더 사랑했다고 한다. 일제가 조선총독부를 세운 뒤 시야를 가린다며 광화문을 없애려 하자 반대하는 글을 발표해 철거를 막았고, “조선 물품은 조선에 있어야 한다”며 경복궁 집경당에 조선민족미술관을 개관했다. 세상을 떠난 그에게 한국정부는 1984년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보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하지만 야나기에 대한 평가는 1970년대 이후 급격하게 갈렸다. ‘조선을 사랑한 일본인’이냐, ‘양의 탈을 쓴 일제의 조력자’이냐의 논란이다. 1940년을 전후해 일제에 협력하는 그의 글과 행동이 잇따랐던 탓이다. 그의 아버지는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해군 중장 출신. 작고한 최하림 시인은 야나기를 가리켜 “(조선에 대한) 애정은 있었지만 그 애정을 올바르게 활용할 사상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조선인을 수동적인 민족으로 도식화하고, 조선의 미를 ‘비애의 미’라고 부른 것을 놓고도 비판했다. 지난 25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막 올린 ‘야나기 무네요시’전은 이런 점에서 다분히 ‘논쟁적’인 전시다. 아베 총리 등 일본 지도층의 식민침략을 정당화하는 언행이 잇따르는 가운데 논란의 여지가 큰 기획전이다. 류지연 덕수궁관 학예연구사는 “야나기는 한국 근대미술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라며 “수년째 기획만 하다가 숙제처럼 미뤄놓은 일을 펼쳐 놨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작가에 대한 가치판단을 배제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그가 수집한 공예품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7월 21일까지 계속된다. ‘논쟁적’ 예술가의 수집품을 얼마나 깊이, 어떤 시각으로 감상하느냐는 관람객의 몫이 됐다. ‘민예(民藝)’를 미술 장르로 끌어올린 작가이자 일제 강점기의 조선 공예와 미술, 문학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친 미학자. 그를 깊이 바라볼 수 있는 자리인 건 분명하다. 1부 ‘서유럽 근대 문화에 대한 관심과 연구’에선 도예가 버나드 리치와 교류하며 시야를 넓힌 그의 젊은 시절을 조명한다. 윌리엄 블레이크의 작품에 심취하고 종합예술지 ‘시라카바’를 창간해 조선예술계에 영향을 주던 당시 야나기의 수집품이 공개된다. 2부 ‘조선과의 만남’은 소박한 조선 공예품들로 채워졌다. 개다리소반과 담배상자, 화각화문빗, 철사운죽문항아리 등이 나왔다. 조선의 막사발을 두고 ‘무기교의 기교’라 부르던 야나기가 소장했던 조선백자들이 볼 만하다. 야나기는 27세 때 처음 떠난 조선여행에서 백자를 접한 뒤 21차례나 현해탄을 건너왔다. 3부 ‘주변에 대한 관심과 민예’에선 일본 오키나와, 중국, 만주로 확장된 작가의 관심 영역을 엿볼 수 있다. 민예론 정립의 단초가 된 일본의 목조불상 허공장보살상과 오키나와 지방의 직물 문양 등이 전시된다. 야나기는 ‘일상 공예품에서 실용적인 아름다움을 발견한다’는 원칙에 따라 공예품을 수집해 왔다. 이번 전시회에는 그가 일본 도쿄에 설립한 일본민예관에서 옮겨온 139점이 선보인다. 한국 관련 전시물은 30점 안팎. 야나기는 평생 2만여점의 작품을 모았는데 이 가운데 2000여점이 한국 관련 작품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마포구 허파’ 성미산 나무 1만 그루로 새단장

    ‘마포구 허파’ 성미산 나무 1만 그루로 새단장

    마포구의 허파 성미산이 성산근린공원으로 재탄생한다. 구는 27일 성산동 옛 골프장 자리에서 박홍섭 구청장, 정형기 마포구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가졌다. 10만 4000㎡(3만 1500평) 넓이의 도심 속 자연숲이자 자생적 마을 공동체 형성으로 주민자치의 산실인 성미산은 기존 골프연습장, 배트민턴장을 철거하고 다목적 커뮤니티 센터와 숲속체력단련장, 다목적운동장을 갖춘다. 이와 함께 1.2㎞ 등산로를 정비하고 나무 1만 2785그루를 새로 심는다. 10월까지 40억원을 들인다. 성미산은 대부분 사유지여서 관리가 힘들 뿐 아니라 보상을 요구하는 민원까지 쏟아져 종합적인 개선대책을 요구하는 지적을 줄곧 받았다. 이에 따라 구는 2009년 성미산에 대해 서울시 도시계획상 공원으로의 확대 지정을 추진하고 이듬해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전체면적의 78%(8만 1000㎡)에 대해 보상을 마쳤다. 성경호 구 공원녹지과장은 “나머지 2만 3000㎡는 2~3년 더 걸릴 것으로 보여 보상완료 지역을 먼저 공원으로 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성산근린공원이 조성되면 성미산 배수지 건설 시도, 홍대 부속 초·중·고 이전 등으로 갈라졌던 주민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훼손된 생태계를 복원, 주민들에게 되돌려줌으로써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철거 위기 나무건물 문학창작 공간으로

    서울 구로구 매봉산 자락에 문인 사랑방이 들어섰다. 구로구는 문인에게는 자유로운 창작 공간을, 주민에게는 다양한 문학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문학의 집·구로’가 최근 현판식을 가졌다고 27일 밝혔다. 이곳은 6월부터 본격 운영된다. 구는 지난해 5월 온수 도시자연공원 내 낡은 단층 목조 건물 관리를 서울시로부터 위임받았다. 1968년 지어진 이 건물은 원래 철거 대상이었으나 수필집을 발표하며 등단했던 이성 구청장이 아이디어를 내 문인 양성을 위한 창작 공간으로 꾸며져 왔다. 부지 126㎡, 건물 면적 46.15㎡ 규모의 ‘문학의 집·구로’는 창작실, 전시실, 사랑방, 마당 전시 공간 등으로 구성됐다. 구는 ‘문학의 집·구로’가 문인 스스로 자유롭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한국문인협회 구로지부와 위탁 계약을 맺었다. 문인협회가 관리 및 운영하고 운영비 등은 구에서 지원한다. ‘문학의 집·구로’는 문인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 지역 청소년 등을 위한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시문학 강좌, 시 낭송회, 시 경연대회, 다문화 가정 국어 및 예절 교육 등이 준비되어 있다. 지역 문인인 김복 시인이 초대 관장을 맡았다. 이 구청장은 “장기적으로는 주변 지역을 문학 거리로 조성해 문화 예술 저변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남산에 배드민턴장 없어진다면서?

    서울 한복판인 중구 을지로 5가 훈련원공원 안에 종합체육관이 들어선다. 2009년부터 건립논의를 벌여 드디어 첫 삽을 뜨게 됐다. 중구는 29일 을지로 5가 훈련원공원 종합체육관 건립 현장에서 최창식 구청장과 지역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갖는다. 내년 완공 예정인 종합체육관은 지하 2층과 지상 2층 규모로 79억원 투입된다. 지상 1층에는 3면 규모 배드민턴장이 들어선다. 또 훈련원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을 위해 공중화장실도 설치된다. 다목적 경기장과 관람석이 지하 2층에 마련돼 여러 가지 종목의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공원관리사무실(지상 2층), 헬스장과 프로그램실(지하 1층) 등 지역 주민의 건강을 위한 시설도 마련된다. 훈련원공원 종합체육관 건립을 둘러싸고는 5년여 전 성곽과 생태경관보존지구 주변 소규모 근린체육시설 철거를 담은 남산르네상스 마스터플랜 수립과 함께 논의가 시작됐다. 철거되는 남산 주변의 배드민턴장 등 생활체육시설을 대체하는 종합체육센터를 훈련원공원에 건립하기로 하고 그해 9월 훈련원공원 내 종합체육시설 건립계획을 자체 수립했다. 그 뒤 수십 차례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지하 2층, 지상 2층으로 조성하는 안을 마련해 지난해 7월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를 통과했고 10월 서울시의회의 동의를 받았다. 최창식 구청장은 “서울시와 5년간 마라톤협상 끝에 중구 숙원 사업의 하나인 종합체육관 건설에 나서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중구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센터와 체육시설 등 확충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몽골에 전통가옥 지어준 수출입銀

    몽골에 전통가옥 지어준 수출입銀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외곽 바얀주르크구(區) 차이츠 지역의 게르(ger·몽골의 이동식 주택)촌. 지난 20일 수출입은행의 봉사단 10여명이 2m가량 되는 70여개의 나무 막대와 씨름을 했다. 나무 막대 하나하나를 게르 가운데의 기둥 지지대가 받치고 있는 원형 나무의 홈에 끼우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장익환 수은 사회공헌팀장은 “그래도 땅을 골라 바닥을 평평하게 만드는 과정보다는 힘이 덜 든다”고 말했다. 나무 골조가 완성되자 다음 작업은 쉬웠다. 양털을 압축한 펠트를 나무벽에 몇 겹 두르고 나무 골조에는 비닐과 하얀 천을 덮었다. 2시간이나 걸린 땅 고르기 작업부터 게르 완성까지 4시간가량이 걸렸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남미성 수은 무역금융부 부부장은 “나무로 이렇게 짧은 시간에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게르는 유목민인 몽골인의 특성을 고려한 주택이다. 반나절이면 철거나 조립을 해 이동할 수 있고, 100만원 상당인 재료도 계속 쓸 수 있다. 하지만 이 게르가 도시로 들어왔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 겨울이면 영하 52도까지 떨어진 ‘차강조드’(하얀 재앙)라 불리는 재해로 유목민의 20%가 가축을 잃었다. 먹고살 수단을 잃은 유목민은 게르만 들고 상경해 도시 빈민으로 전락했다. 수은 봉사단 20명은 20~22일 한·몽골 문화복지센터와 연계해 게르를 짓고, 청소년들에게 우리나라의 전통놀이를 가르치고 몽골의 전통놀이를 배웠다. 2010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수은은 우리나라 정부가 개발도상국에 지원하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집행기관이다. 지금까지 몽골에 지원된 EDCF는 총 716억원이다. 국립의료원 건립을 위해 대기 중인 619억원까지 합하면 1335억원이다. 수은은 개발도상국에 자금뿐 아니라 직원들의 봉사도 지원하고 있다. 직원들의 현지 사정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현지 사람들의 우리나라에 대한 호감도도 높이기 위해서다. 2009년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네팔, 베트남 등에서 봉사활동을 벌였다. 울란바토르(몽골)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완공 하루 만에 건물 ‘와르르’…대륙의 건축물

    완공 다음날 건물이 내려앉는 황당한 사건이 중국에서 벌어졌다. 지난 24일 첸장만보는 저장(浙江)성 린하이(臨海)시에 세워진 3층 노인센터 건물이 완공 다음 날 무너지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 당시 건물 안에 있던 사람은 당직하고 있던 인씨 부부. 부부는 “갑자기 집이 흔들리는 느낌이 나 밖으로 나와 살펴보니 건물이 한쪽으로 기울고 3m 정도 가라앉아 있었다.” 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현지 언론의 조사결과 작년 10월 착공된 이 노인 센터의 건축 비용은 약 80만 위안(약 1억 5000만원)으로 건물과 가까운 곳에 강이 흐르고 있어 건물을 세우기엔 적합하지 않은 곳으로 밝혀졌다. 한 주민은 “건축 당시 기초공사를 전혀 하지 않은 것을 보고 몇 번이고 말했지만 소용없었다.” 면서 “최근 강에 물이 불어 지반이 물러진 것도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한편 23일 오후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해 이 건물은 완전히 철거됐다. 인터넷뉴스팀
  • [생각나눔] 새달 신촌 연세로 ‘보행자 중심 거리’ 조성 놓고 지자체 vs 노점상 충돌

    [생각나눔] 새달 신촌 연세로 ‘보행자 중심 거리’ 조성 놓고 지자체 vs 노점상 충돌

    ‘행정권이 우선인가, 생존권을 보장해야 하나.’ 다음 달 공사가 시작될 예정인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일대의 대중교통 전용지구 조성 사업이 지방자치단체와 노점상 간 대립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구청과 시청은 “보행자 중심의 거리를 만들겠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연세로에 있는 노점상들을 철거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오랫동안 그 자리에서 장사를 해 온 노점상들은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반박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부터 연세로 인도를 기존 3.5m에서 8m로 넓히는 대신 차도를 좁혀 대중교통만 다닐 수 있는 대중교통 전용지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세대 정문에서 신촌로터리까지의 직진 거리 550m가 사업 대상 지역이다. 이 사업엔 시 예산 72억원이 투입된다. 하지만 공사에 착수키로 한 시점이 다가왔지만 노점상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연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관할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23일 “인도를 넓히기 위해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기분전함을 옮기기로 했다”면서 “보행자 통행을 개선하기 위해 도로를 넓히는 사업인데 그 자리에 노점상들이 다시 들어온다는 것은 안 될 얘기”라고 주장했다. 구청은 노점상들에게 통행이 비교적 적은 연세대 앞 굴다리나 신촌놀이터 주변으로 이동할 것을 제안했지만 노점상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청이 지정한 곳은 사람이 별로 없을 뿐더러 기존 상권과 또 다른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재춘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연세로지부장은 “우리에겐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데 십수년간 그 자리를 지켰던 노점상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전 계획을 결정했다”면서 “강제로 옮기려 한다면 끝까지 버티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세로에는 모두 49개의 노점상이 있다.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신촌에 사는 김근주(28)씨는 “연세로는 특히 통행 밀도가 높아 붐비는 곳인데 노점상들이 자리 잡고 있어 매우 불편했다”면서 “영세 상인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공공재인 도로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직장인 강지희(26·여)씨는 “노점상이 불법이긴 해도 오랫동안 일종의 거리 문화로 자리 잡아 왔는데 무작정 나가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당장 공사를 시작해야 하는 구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2008년 신촌 이화여대 앞 거리도 보행자 도로를 대폭 넓혔지만 그 자리에 더 많은 노점상이 들어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이번에는 시범 지역인 만큼 좋은 선례를 만들기 위해 노점상과 최대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노점상들도 주변 환경에 맞는 가판대 개선 등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밀어내려고만 하지 말고 하나의 문화로 인정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요구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박현갑 시시콜콜] 21세기 마을은 사람이 우선이다

    [박현갑 시시콜콜] 21세기 마을은 사람이 우선이다

    “도시 정비는 사람을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과거 우리는 재개발, 재건축 등 쓸어버리고 건물만 짓는 정책을 해왔다. 살고 있는 사람들이 복지, 문화 등의 혜택을 누리며 공동체를 만들 순 없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도시빈민과 서민을 위한 정책적 노력으로 도시재생특별법이 통과됐다. 도시 재생을 활성화할 아이디어를 만들어 달라”(서병수 새누리당 의원).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포스트타워 10층 대회의실. 한국도시설계학회와 건축도시공간연구소가 ‘마을만들기 사업’을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한 포럼에서 서 의원이 한 축사의 일부다. 화두는 도심 한복판에서 생소할 수밖에 없는 마을이었다. 하지만 대학생과 일반시민 등 회의실을 가득 메운 300여명은 주제발표자의 발표를 경청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 시민은 즐겨 찾는 근린공원이 마을만들기 사업 대상지역에서 빠졌다며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 마을만들기 사업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전면 철거를 바탕으로 한 재개발, 재건축 등 사업성 중심의 도시관리 틀에서 벗어나 주민의 거주환경과 생활여건을 점진적으로 개선시키는 거주민 중심의 도시 재생방식이다.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추진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13개 구역, 22개 지역에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은 22일 마을만들기 지원센터 개소식에서 도시재생 선언문까지 만들며 마을만들기 사업의 전국적 모델 확산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아직은 주민들의 인식부족 때문인지 사업에 대한 호응도는 낮다. 서울시의 진희선 주거재생정책관은 “올해 15개 사업을 하려 했으나 개발 잠재력을 노린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미련 때문인지 7개 지역만 신청이 들어왔다”며 아쉬워했다. 사업지로 선정되면 골목길 확충, 주차장 확보 등 공공시설에 필요한 재원은 시에서 지원해 준다. 현대도시는 1960~1970년대 압축성장의 결정판이다. 고층빌딩 옆 판자촌 모습은 사업성 중심의 개발에 따른 폐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국 대부분의 도시에서 원도심이 쇠퇴하고 외곽으로 인구가 빠져나가는 현상도 마찬가지다. 지자체가 전면 철거 방식을 지양하고 사람과 장소 중심의 도시 재생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도시의 기능이 갈수록 중시되는 현대사회에서 도시계획에 대한 출발점도 물리적 공간보다 사람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자세가 옳다. 서울시가 준비 중인 ‘2030년 서울시 장기도시기본계획’에 이런 철학이 담기길 기대해 본다. 주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 까다로운 절차 등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런 노력과 함께 주민이 마을만들기를 주도하고 행정은 마중물 역할에 그칠 때 무너진 지역공동체는 회복될 수 있다.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성남시, LH본사 정문시설 전격 철거

    성남시, LH본사 정문시설 전격 철거

    경기 성남시는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판교 백현마을에 지은 재개발 이주단지(아파트)를 임대용으로 전환해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것은 위법하다며 분당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성남시는 이와는 별도로 공무원 300여명과 대형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LH 본사 사옥에 진입, 불법으로 설치한 차량통제용 접이식(자바라) 철재·벽돌 구조물(15㎡)과 진입로변 스테인리스 울타리 4개, 중앙 화단 등을 전격 철거했다. LH는 지난 21일 신흥2동 등 성남지역 3개 재개발예정지역 주민들의 이주단지로 조성한 백현마을 3, 4단지 3696가구 중 4단지 1869가구를 일반 임대용으로 전환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냈었다. 이 이주단지는 2009년 12월 조성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재개발사업 추진이 잠정 보류됐으며 이때부터 이곳은 빈 건물로 방치돼 왔다. 시는 고발장에서 “지난해 4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따라 재개발 주민 임시수용시설에 대한 일반공급 중지 명령을 내렸으나 LH가 이를 무시하고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것은 사업시행인가 처분을 위반하고 행정명령에 불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도시개발단 관계자는 “백현마을에 대한 2009년 4월 사업시행인가 처분을 변경하지 않고 입주자를 모집하고 행정명령에 불응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도정법에 규정돼 있다”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시는 조만간 재개발 주민단체와 협의해 입주자모집 공고 효력정지 가처분도 신청할 계획이다. 특히 공기업인 LH 본사 사옥의 불법 시설물에 대한 시의 철거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오후 1시 20분쯤 시 공무원 300여명이 정문 앞으로 집결하자, LH 직원 600여명이 막아서면서 몸싸움과 고성·욕설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양측의 물리적 충돌은 오후 2시쯤 LH 총무고객처장이 시의 굴착기 진입을 허용하면서 일단락됐다. 시는 “도로법 제45조를 위반해 같은 법 제65조에 따라 대집행한다”고 선언하고 철거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LH는 “1997년 4월 준공 때부터 16년간 사용해온 시설을 법적 절차도 이행하지 않고 철거를 강행한 것은 불법”이라며 이재명 성남시장을 비난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성동구, 슬레이트 지붕 철거비용 지원

    서울 성동구는 1970년대 건축 붐을 타고 석면 건축자재로 지은 슬레이트 지붕의 노후 소형 단독주택 74개의 지붕을 전면 교체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슬레이트의 석면가루가 공기 중에 날리면 주민의 호흡기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슬레이트 지붕재는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지정폐기물로 분류되어 있고 해체·제거 작업 시 지정폐기물 처리계획 확인과 고밀도 내수성 재질의 포대로 이중 포장하거나 견고한 용기에 밀봉해 적정하게 보관해야 하는 전문성이 요구된다. 여기다 교체·처리 비용이 500여만원이나 돼 주민들은 선뜻 공사를 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성동구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경제적 취약계층에는 최대 500만원(개량비의 100%), 일반 가구에 대해서는 최대 440만원(개량비의 80%)을 구분해 지원하기로 했다. 단 슬레이트 지붕 주택이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계획구역 내에 있는 총 21개 슬레이트 지붕 주택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조한종 맑은환경과장은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슬레이트 지붕 철거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흉물’ 짓다 만 건물 정비 길 열려

    2년 이상 공사가 중단돼 방치된 건물을 정부가 정비할 수 있는 길이 트였다. 국토교통부는 장기간 공사가 방치된 건축물을 구제·관리하는 ‘공사중단 장기 방치 건축물의 정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정안이 22일자로 공포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말 현재 전국에 공사가 중단된 건물은 1463개동으로 이 가운데 595개동은 공사를 재개하거나 철거했지만 868개동은 그대로 방치돼 있다. 특별법은 국토부 장관이 2년마다 공사 중단 건축물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공사 중단 건축물 정비를 위한 기준, 재정지원계획 등을 담은 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시·도지사는 기본계획을 토대로 정비사업의 방향, 사업기간, 정비방법 등을 담은 세부 정비계획을 수립해 사업을 추진한다. 만약 공사 중단 건축물이 공사현장의 미관을 저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 시·도지사가 건축주에게 건축물 철거 명령을 내릴 수 있고 건축허가도 함께 취소할 수 있게 했다. 시·도지사가 직접 토지·물건, 권리 등을 취득해 정비사업을 추진하거나 위탁 시행도 가능하다. 이 법은 하위법령 제정을 거쳐 내년 5월 22일부터 시행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학교앞 성매매업소 방 빼”

    “학교앞 성매매업소 방 빼”

    “이렇게 정문에 ‘불법시설물 철거 명령서’까지 붙이는데 설마 영업을 할 수 있겠어요.” 21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논현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손모(44)씨는 이렇게 말하며 혀를 끌끌 찼다. 손씨는 정문 바로 앞을 가리키며 “불과 50m에 자리한 R키스방이 며칠 전까지만 해도 문을 열고 손님을 유혹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업소는 단속하러 현장에 나온 직원들과 숨바꼭질하는 통에 영업을 하다 말다를 반복하고 있다. 성매매와의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강남구가 이번엔 어린이들 정신을 좀먹는 학교 주변 성매매 업소들을 솎아내는 데 소매를 걷어붙였다. 논현초등학교 주변 2곳과 신구중학교 옆 A휴게텔 등 모두 3곳을 상대로 강제 철거에 나선 것이다. 강남구는 학교 주변 정화구역(200m 이내)에서 유사성행위로 적발된 6개 업소에 오는 28일까지 자진 철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따르지 않으면 강남경찰서 등과 함께 곧장 행정대집행(강제 철거)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지난 20일 이들 업소의 정문에 ‘불법시설물 철거 명령서’를 붙이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3곳은 이미 미장원과 커피숍 등으로 업종을 전환하거나 폐쇄했다. 다른 자치단체의 유명무실한 퇴폐업소 단속과 달리 강남구의 단속이 효과를 내는 것은 업소뿐 아니라 건물주까지 압박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이런 퇴폐 업소들은 해당 구에 영업신고를 하지 않고 담당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만 한 채 영업을 했다. 따라서 불법 행위로 단속돼도 벌금형의 형사처벌만 받고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강남구는 불법영업을 알고도 임대한 건물주에게 ‘건축법’ 위반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와 형사 고발로 맞섰다. 이희현 강남구 불법퇴폐행위 근절 전담팀장은 “업주들만 압박해서는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건물주에게 강제부과금 등을 물리는 등 제재를 병행했다”면서 “건물주가 알아서 퇴폐 업소들을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강남구에 전담팀이 꾸려지면서 끊이지 않았던 강남역 일대의 불법 마사지 전단도 사라졌다. 강남·수서경찰서 등과 합동으로 불법 전단의 연락 수단인 110여대의 대포폰을 단속한 덕분이다. 이 팀장은 “전단에 인쇄된 대포폰을 추적해 원주인에게 명의 도용 사실을 알리고 해지하도록 했다”며 “불법 마사지 업주들의 대포폰이 끊기면서 자연스럽게 불법 전단이 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전용도로 늘리기커녕 없애기 바쁜 자전거 1000만대 시대

    전용도로 늘리기커녕 없애기 바쁜 자전거 1000만대 시대

    지방자치단체들이 수년 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두 바퀴(자전거) 정책’이 슬며시 꼬리를 내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녹생성장 드라이브로 수많은 자전거 도로를 건설했지만 이용자가 많지 않은 데다 각종 민원이 속출해 추진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난 정부가 4대강 사업과 병행해 2011년 조성한 북한강 자전거 도로(75㎞)는 누더기로 전락했다. 강원 춘천, 강촌 구간 곳곳에서 자전거 도로의 콘크리트 표면이 떨어져 나오는 박리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강촌교∼경강교 6㎞ 구간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해 이용자들이 넘어지는 등 안전 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7월 조직 개편 때 자전거정책팀을 신설, 팀장을 포함해 3명을 배치했다. 이들은 시내와 이웃 도시를 자전거 도로로 잇는 정책을 개발하는 일 등을 전담한다. 그러나 올해 196개 노선 584㎞의 자전거 도로 가운데 일부에 대한 보수, 관리만 계획하고 있다. 예산이 3억원뿐이라 신설은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2009년 전국 최초로 자전거정책팀을 신설한 인천시도 2010년까지 도심 등에 889억원을 들여 715㎞의 자전거 도로를 설치했다. 성과를 자축하기도 전에 운전자, 버스 이용객, 상가 주민들이 차선을 점거한 자전거 도로로 인한 교통 체증과 사고 위험, 주차 불편 등을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결국 시는 자전거 도로 3.2㎞를 철거했다. 인천시는 2011년 자전거정책팀을 없애고 수세적인 방향으로 정책을 바꿨다. 도로 개설 지역이나 택지개발지구 등에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난 정부가 청계천 복원하듯이 자전거정책을 밀어붙인 게 문제”라며 “시차를 두고 시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가면서 추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대전시도 2011년 4.6㎞의 대덕대로 자전거 도로를 철거했다. 폭 3.25m인 차도를 3m로 줄인 뒤 철제 펜스를 설치하고 자전거 도로를 만들었으나 이용자들이 펜스에 부딪히는 사고가 잦고 차들과 뒤엉켜 교통 체증이 발생한 탓이다. 이용자도 많지 않아 14억원이 들어갔음에도 1년 4개월 만에 철거되는 수모를 당했다. 도안신도시는 차도 옆에 1.1∼2.7m의 자전거 도로를 만든 뒤 자전거가 없으면 차량이 유턴 및 좌우회전 시 들어갈 수 있도록 했으나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정부 정책으로 자전거 도로를 만들었지만 여러 문제가 발생해 더 이상 차도에 자전거 도로를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자전거 도로를 철거했다. 그럼에도 자전거 인구가 늘어나는 추세이므로 자전거 도로를 지속적으로 건설해야 한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자전거 인구는 현재 1000만명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나 지자체가 도로에 선만 긋는 식으로 급조하지 말고 자전거 이용량 예측, 안전, 편의성, 교통 체증 유발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자전거 도로를 설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태옥 안전행정부 지역발전정책관은 “도심은 차량이 많아 자전거로 장거리를 가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며 “출퇴근 등 생활형 자전거는 5㎞ 미만 거리에서 이용하는 것을 권장하고 레저형 자전거 도로는 시 외곽이나 강변 등에 시원하게 설치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당진제철소 8개월간 안전사고로 10명 숨졌다

    당진제철소 8개월간 안전사고로 10명 숨졌다

    10일 발생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참사는 안전 불감증이 낳은 인재다. 사고 발생부터 처리까지 허술한 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고는 이날 오전 1시 45분쯤 충남 당진시 송악읍 고대리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내 전로에서 발생했다. 현대제철 협력업체인 한국내화 소속 근로자 남정민(25)씨 등 5명이 전로 내부로 들어가 내화벽돌을 보수하던 중 쓰러졌다. 이들은 곧바로 인근 당진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0여분 뒤인 2시30분 전후로 잇따라 숨졌다. 남씨 등 근로자 5명은 전날 오후 7시 교대 작업에 들어가 전로 외부 등에서 일하다 사고 30분 전쯤 전로 내부로 내려가 내화벽돌 보수작업과 장비 철거작업 등을 벌였다. 나머지 2명은 외부에서 작업했다. 외부 근로자들은 내부 근로자들이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자 내부로 진입해 동료들이 8m 높이의 작업대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회사와 119에 연락해 동료 근로자들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사고 초기에 이유를 몰라 “전기에 감전된 것이 아니냐”며 우왕좌왕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한국내화는 지난 4일부터 근로자 15명을 2교대로 투입해 당진제철소 제3전로에서 내화벽돌 교체작업을 벌여 왔고, 남씨 등이 이날 마지막으로 보수작업 등을 하던 중이었다. 당진제철소는 기존 3곳, 설치 중 2곳 등 모두 5개의 전로가 있으며 사고가 난 전로는 2010년 제1고로와 함께 설치돼 가동 중인 기존 시설 중 하나다. 이 전로는 용광로에서 녹인 쇳물을 받아 불순물을 제거하는 시설로 지름 8m 높이 12m에 무게 300t에 이르는 항아리 형태다. 전로는 1500도에 이르는 쇳물을 견뎌내기 위해 내부에 내화벽돌을 쌓아 놓지만 갈수록 얇아져 5~6개월마다 교체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제철은 이날 전로 재가동을 앞두고 지난 9일 오후 1시부터 2시간 동안 아르곤 가스 배관 연결장치 교체작업과 함께 가동시험을 했다. 아르곤가스 공급 배관은 전로 아랫부분과 밸브로 연결돼 있다. 하지만 현대제철이나 한국내화는 근로자들이 전로에 진입하기 전 내부의 아르곤가스 잔존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고, 남씨 등 근로자들도 안전모 등 기본 장구만 착용했을 뿐 가스누출 대비 장비는 갖추지 않았다. 현대제철은 “사고 당시 전로 내 산소 농도는 기준치 22%에 못 미치는 16%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한국내화는 사고 발생 4시간이 넘어 노동청에 늑장 보고하는 등 안전 불감증은 물론 사후 처리까지 부실했다. 천안고용노동지청은 “(정식보고 전) 전파를 받고서 업체 관계자에게 되레 전화를 걸어 사망 발생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지난해 9월 5일 철구조물 해체 작업을 하던 홍모(50)씨가 구조물이 쓰러지면서 숨지는 등 지금까지 7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10명이 숨지고 1명이 의식불명에 빠지는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손진원 전국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 대외정치부장은 “밀폐 공간에서 하는 위험한 작업을 집중력이 떨어지는 새벽에 강행했다는 게 불감증의 모든 것을 반증한다”고 비난했다. 경찰은 노동청, 가스안전공사와 함께 아르곤가스 누출 경로와 경위, 회사 측의 안전조치 적정 이행 여부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사망자는 다음과 같다. ▲이응우(42) ▲홍석원(35) ▲이용우(32) ▲채승훈(30) ▲남정민(25)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용어 클릭] ■아르곤가스 무색무취이나 공기보다 무거워 바닥으로 가라앉으면서 산소를 밀어낸다. 불산 등 유해가스와 달리 인체에 크게 해롭지 않아 밀폐된 공간이 아니면 2차 피해 우려는 없다.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넣는다.
  • [DB를 열다] 1969년 완공되기 직전의 금화시민아파트

    [DB를 열다] 1969년 완공되기 직전의 금화시민아파트

    주거 환경을 단기간에 개선하고자 1960년대 말에 지었던 서울의 시민아파트들은 대부분 다 헐렸지만 아직도 일부는 역사 유적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서대문구 천연동과 냉천동의 금화시민아파트다. 남아 있는 시민아파트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금화아파트의 입주식은 1969년 4월 21일 당시 박정희 대통령 등 주요 정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는데 사진은 그해 완공 전의 모습이다. 그러나 수천명이 참석했던 입주식은 부실공사의 공포로 곧 악몽으로 바뀌고 만다. 저곳은 안산 줄기인 야산의 정상과 가까운 곳인데, 당시 산꼭대기에까지 들어서 있던 불량 주택들을 철거한 자리에 그대로 아파트를 지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청와대에서 잘 볼 수 있도록 일부러 높은 곳에 지었다고 한다. 금화아파트는 당초 모두 3만㎡가 넘는 부지에 112개 동을 지으려 했으니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계획되었다. 그러나 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가 터지면서 시민아파트 건립 사업이 중단되고 금화아파트의 일부 동을 포함해 부실하게 지어진 아파트들은 도리어 철거 작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부실 판정을 받은 금화아파트의 철거는 중간중간 계속돼 1990년대까지도 이어졌다. 2000년대 중반까지 서울에는 32개 지구에 430여개 동의 시민아파트가 남아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 재개발되거나 헐려 공원으로 바뀌었다. 중구 회현동의 회현시민아파트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배경 장소였다. 남산에 밀집해 있던 무허가 주택들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준공된 회현시민아파트는 당시 최초로 중앙난방 시설을 갖추었고 인기 연예인들이 거주해서 ‘연예인 아파트’로 유명했던 적도 있다. 동숭, 낙산, 김포, 본동, 연희A, 홍제, 청운, 청파, 도봉, 숭인, 영흥, 창신지구 등의 시민아파트는 공원이 되었다. 녹번, 연희B, 삼일, 월곡지구의 시민아파트는 재건축되었다. 금화아파트도 1990년대 말 재건축이 확정되어 거의 모든 동이 헐렸고 그 자리에 일반 아파트들이 들어섰다. 그러나 재개발 지역인 서울 북아현3구역에 포함된 금화아파트 두 개 동은 그대로 남아 있다. 붕괴 위험이 큰 건물로 지정되었지만 옮겨 갈 집이 없는 10여 가구의 주민이 아직도 폐허가 다 된 아파트를 지키고 있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서울광장 사용요금 구역마다 달리낸다

    서울광장 사용요금 구역마다 달리낸다

    집회나 행사 때문에 서울광장을 사용할 때는 구역마다 요금을 달리 내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 9일 조례·규칙 심의회를 열어 사용 구역과 시간대별로 요금을 달리 받고 질서·청결을 의무로 규정한 ‘서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전부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광장 사용료는 그동안 ㎡당 한 시간에 10원으로만 규정돼 있었지만 개정안에는 광장 동편·서편·잔디광장·전체 등으로 구역을 나눠 사용료를 달리 책정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두 시간을 기준으로 광장 동편(500∼2000㎡)은 1만∼4만원, 광장 서편(500∼1200㎡)은 1만∼2만 4000원, 잔디광장(500∼6449㎡)은 1만∼12만 8000원, 전체(1만 3207㎡)는 26만 4000원이다. 기본 사용시간은 두 시간이며, 이를 넘으면 한 시간 단위로 사용료를 부과한다. 야간 사용료(오후 6시∼다음 날 오전 6시)는 기본 사용료에 30%를 더하고 시설물의 설치·철거시간도 사용시간에 포함했다. 서울광장 사용자가 지켜야 할 의무도 자세히 명시했다. 개정안은 질서·청결 유지, 영리를 목적으로 한 광고·판매 금지, 안전사고 예방 조치, 음향 사용 기준 준수, 시민 통행을 방해하거나 혐오감을 주는 행위 금지 등을 담고 있다. 또 광장사용신고서를 제출할 때 방문 외에 우편과 이메일로도 할 수 있게 했으며, 접수 부서는 사용 신고를 받고 나서 즉시 열린광장 홈페이지에 신고처리 현황을 공개하도록 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우후죽순 강원 골프장… 들불 민원에 ‘OB’

    우후죽순 강원 골프장… 들불 민원에 ‘OB’

    “하나 해결하면 또 하나 불거지고…, 끝없이 이어지는 진흙탕 싸움 같은 골프장 민원이 언제쯤 끝날지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방세수 등을 늘리기 위해 우후죽순으로 허가해 준 강원지역 골프장들이 끝없는 민원의 온상이 되면서 일선 자치단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8일 강원도에 따르면 시·군은 지방세수 확충과 관광자원 확보, 고용 효과 증대 등을 위해 2006년을 전후해 앞다퉈 골프장을 인허가해 줬다. 그러나 분양시장이 얼어붙고 봇물처럼 터지는 민원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또 골프장 운영의 어려움으로 지자체 납부 수수료 감액 주장까지 불거지며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하지나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지금까지 강원 지역에는 71곳의 골프장이 인허가됐다. 이 가운데 53곳(4727만 1535㎡)이 운영 중이고 18곳(2320만 6963㎡)이 공사 중이다. 하지만 공사 중인 골프장 가운데 강릉, 원주, 홍천 등 8곳에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2년 전부터 농성을 벌여 온 강릉 구정 골프장 관련 주민시위는 최근 잠잠해졌다. 업체가 주민 요구를 받아들여 골프장 사업을 포기하고 관광휴양·주거형 복합단지를 조성하기로 어렵게 합의했기 때문이다. 원주 구학리 골프장도 시와 의회가 취소 절차에 드는 비용을 마련하고 나섰지만 갈 길이 멀다. 홍천지역 골프장 건설 반대 주민들은 최근 군수실을 점거하는 등 군청에서 84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반대 주민들은 ‘강원도 골프장문제 해결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등과 연대해 동막리 골프장의 공사 중단과 훼손된 묘지 원상회복, 팔봉리 묘지의 원상복구와 토지 강제 수용 철회, 괘석리 준공 승인의 중단과 두촌면민 상수도 보호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월운리 개발계획 전면 백지화와 갈마곡리 골프장 인허가 취소 등 6개 항목의 요구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노숙을 계속 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골프장 반대 참가 주민이 당직 공무원을 위협하고 폭행하는가 하면 군청 내 시설을 파손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급기야 홍천군이 천막농성을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하겠다고 통보하고 폭행 주민에 대해서는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을 들어 경찰에 고발하는 등 갈등의 골마저 깊어지고 있다. 지방세수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개장한 강릉 메이플비치 골프장은 ‘적자를 내고 있다’며 해마다 시에 내야 하는 골프장 운영 위탁 수수료 조정을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김정필 강릉시 체육청소년과 체육시설 담당은 “개장 초기 어려움을 감안해 납부 위탁수수료 15억원을 5년 동안 절반 수준인 7억 5000만원으로 경감해 줬는데 또다시 감액해 달라는 것은 당초 협약 사안에도 없다”고 일축했다. 홍천군 담당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 분양이 안 돼 앞으로 사업을 포기하는 골프장들도 생겨날 것이고 기존 운영 골프장들도 수입이 줄면서 지방세 납부도 어려워질까 벌써 지자체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도 체육진흥과 체육시설 담당은 “봇물처럼 불거지는 골프장 민원과 앞으로의 세수확보 어려움 등이 예상되면서 지자체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면서 “도에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특별위원회까지 만들어 민원 해결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춘천 옛미군부대 캠프페이지 62년만에 새달 8일 개방

    62년 동안 닫혔던 강원 춘천 도심의 옛 미군부대 터 캠프페이지(54만㎡)가 새달 8일 시민들에게 완전히 개방된다. 춘천시는 6일 의암호변 도심의 마지막 알짜 땅으로 남아 있는 근화동 캠프페이지 터가 각종 녹지공간과 동물농장, 체육공간으로 시민들에게 개방된다고 밝혔다. 전면 개방은 1951년 6·25전쟁 중 비행장 건설로 닫힌 지 62년, 미군부대가 폐쇄된 지 8년 만이다. 시는 본격 개발이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본개발에 앞서 시민 여가 시설로 제공하겠다는 임시 활용 계획에 따라 개방을 결정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유채꽃, 메밀, 청보리, 귀리 등 경관 식물을 파종해 녹지공간을 조성하며 개방을 준비했다. 초지 외에 현재 주말농장과 동물농장, 원두막, 참외 및 수박밭 등의 전원 시설이 꾸며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조성공사에 들어간 동물농장에는 말과 양, 토끼, 젖소 송아지, 기니피그 등을 구입한 후 이르면 이달 말쯤부터 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동물농장은 캠프페이지 내 근화초교 방향으로 설치될 예정으로 청보리밭과 더불어 방문객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게 된다. 또 미군부대 격납고를 리모델링해 탁구장과 배드민턴장을 각각 50면씩 조성해 새달 하순부터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캠프페이지를 둘러싼 총 3.8㎞의 담장 가운데 근화동 플라타너스 거리, 춘천역 인근 성매매 집결지 등에 세워진 담장을 제외한 2㎞ 거리의 담장도 철거한다. 춘천역 앞 담장은 미술작품으로 보존, 캠프페이지의 역사성과 도시의 변화과정을 알리는 도시 상징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광준 춘천시장은 “본격 개발을 앞두고 임시로 시민들에게 휴식처로 개방하겠다는 취지”라면서 “62년 만에 시민들에게 돌아오는 역사적 의미를 살려 개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광장] 숭례문 준공식이 축제로 그치면 안 되는 이유/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숭례문 준공식이 축제로 그치면 안 되는 이유/서동철 논설위원

    숭례문이 5년 3개월의 복구공사 끝에 오늘 준공식을 갖는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를 비롯한 대표적 장인들이 참여한 복구 결과를 두고서는 칭찬하는 목소리가 많다. 손으로 빚은 기와는 전통가마를 만들어 구웠고, 단청은 천연안료를 써서 우아한 색감을 되살렸다. 한국전쟁 때 상처 입은 현판은 조선시대 탁본을 반영해 당초 필치를 되찾았다. 일제가 철거한 문루 좌우의 성곽을 복원한 것은 가장 큰 외형적 변화이다. 경축행사는 숭례문과 세종로,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국민참여형으로 열린다고 한다. 하나의 국민축제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숭례문이 복구됐다고 온 국민이 나서 기뻐해야 하는지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 오히려 복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무겁게 마음을 다잡는 날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엊그제 종묘에서는 그동안의 경과를 알리는 고유제를 가졌다고 한다. 숭례문 화재에 가슴 아파하고, 성공적인 복구에 다행스러워하는 사람이 어찌 조선의 역대 왕들뿐일까. 그러니 준공식에서는 문화재 보호에 책임이 있는 누군가는 무릎을 꿇고 국민에게 사죄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막말로 국보 제1호를 태워 먹고 간신히 되살려 놓은 게 무슨 큰 공로는 아니지 않은가. 숭례문 화재는 그 자체가 불행이지만, 훨씬 더 큰 불행을 낳았다. 한국 땅에 문화재라고는 숭례문밖에 없다는 듯 다른 문화재 보존에 대한 관심이 사실상 ‘올 스톱’됐다는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서울 종로구 청진동 일대가 초대형 건물 숲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줄지어 발굴된 지하의 시전행랑 유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상점 건물인 시전행랑은 조선시대 광화문네거리에서 동대문에 이르는 종로 양쪽을 메웠고, 그 집터의 기초는 지금도 대부분 남아 있다. 벌써 한 블록이 완전히 파괴된 것이다. 그럼에도 유적 보존은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엊그제 경기 동탄2지구 현장에서도 고려시대 관공서로 추정되는 대형 건물터가 확인됐다. 동탄을 전통이 살아 있는 신도시로 가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겠지만, 역시 굴착기 삽날에 사라질지 지켜볼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정부 문화재 정책의 진전을 가로막은 ‘숭례문 신드롬’이 반구대를 빌려 다시 찾아들고 있는 것은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는 한국의 문화유산을 뛰어넘는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보존 방법을 놓고 갈등이 첨예화할수록 관심도 높아진다. 국무조정실이 ‘조기에 해결해야 할 갈등과제’로 삼고, 정치권이 나서는 것도 국민적 관심을 반영한다. 문화재 보존은 정치적으로 타협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보존이면 보존이고, 아니면 아니지 정치인들이 즐기는 어중간한 타협이란 곧 문화재의 훼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이 반구대만큼은 새누리당에 맡겨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3대 국정과제의 하나로 문화 융성을 내세운 대통령이다. 국민이 문화적 자존심을 드높일 수 있는 세계적 유적의 보존만큼 확실한 문화 융성 방안이 어디에 있을까. 그런데 문화 융성에는 돈이 들기 마련이다. 박 대통령이 문화예산 2%를 공약한 뜻도 여기에 있다고 보고 싶다. 예산을 쓰지 않는 문화유산 보존 의지는 그저 정치적 수사일 뿐이다. 숭례문 준공식이 그저 축제로 그치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준공식에서는 먼저 반구대 암각화 보존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박 대통령의 ‘결단’이 공표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새 정부의 문화재 정책이 반구대의 질곡에서 벗어나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 나아가 준공식은 새 정부의 문화재 정책 구상을 국민에게 소상히 밝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문화융성시대를 실감할 수 있도록 대통령의 전통문화 발전 의지를 확인시켜 주는 자리가 되면 좋을 것이다. 미래를 위한 청사진 없이 그저 봄날 하루를 즐기는 축제에 그친다면 숭례문 화재와 복구의 의미는 남는 것이 없다. dcsu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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