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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가장 중요한 환경뉴스 “미세먼지”

    2018 가장 중요한 환경뉴스 “미세먼지”

    국민들이 2018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환경 관련 뉴스는 ‘미세먼지 대기오염 문제’인 것으로 조사됐다.환경보건시민센터는 서울대 보건대학원과 함께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17일부터 3일간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올해 국내와 국제 환경 문제 가운데 중요한 사건을 조사한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6.6%가 미세먼지 대기오염 문제를 꼽았다. 올해 4월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에 포함해야한다는 논란이 나올 정도로 미세먼지가 극심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일회용 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16.1%,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7.9%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국제환경뉴스 역시 ‘미세먼지 문제’(40.4%)와 ‘해양생물 위협하는 플라스틱 쓰레기’(33.5%)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역시 플라스틱 컵 금지 정책과 불법 플라스틱 폐기물 수출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민센터 관계자는 “국내와 국제분야에서 모두 미세먼지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1∼2위를 차지해 최근 지구촌 전체에서 가장 골치 아프고 해결이 어려운 환경 문제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시민상’에는 불법적인 학교 석면철거현장을 내부고발한 임경호·임준호 씨가 선정됐다. 시민센터는 “이들은 대전지역 학교 석면철거현장의 문제점을 고발해 석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문학 속 서울공화국… 욕망으로 지은 도시

    문학 속 서울공화국… 욕망으로 지은 도시

    정부가 19일 발표한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은 ‘서울로의 접근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정부는 신도시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새로 깔고 지하철을 연장하며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신설해 “30분 내 서울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역설적이게도 이번 계획은 서울의 위상을 다시금 보여 준다. 서울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유인책으로 서울에 가기 쉽다는 점을 강조하니 말이다.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은 ‘서울공화국’이다. 도대체 서울은 언제부터, 어떻게 이런 위상을 갖게 된 것일까.신간 ‘서울 탄생기’는 1960~70년대 서울의 변화상을 추적하며 해답을 내놓는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도구가 문학작품인 점이 독특하다. 저자인 송은영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학술연구교수는 이호철 ‘서울은 만원이다’, 김승옥 ‘무진기행’, 최일남 ‘서울의 초상’, 최인훈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박태순 ‘정든 땅 언덕 위’, 박완서 ‘낙토의 아이들’,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등 작가 16명의 작품 110편으로 서울의 변화를 분석한다. 저자는 1960년대 초반 이후 경제성장과 도시개발이 본격화하면서 과거와의 ‘단절’과 ‘망각’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빠른 변화가 지금 서울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우선 1960년대 초반은 혼란을 거쳐 현대 도시 서울을 형성한 법적·행정적 토대가 마련된 시기였다. ‘무진기행’에서 하인숙은 당시 젊은이들의 서울 열망을 보여 준다. 그러나 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에서 여주인공이 보여 주는 서울 생활은 혼란 그 자체다. 사기꾼이 득실거리고, 내 몸 하나 제대로 누일 곳도 없다.1962년 1월 도시계획법과 건축법에 이어 서울은 1966년 현대 도시로 나아간다.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61~1966년)의 효과가 슬슬 나타난 지점이기도 했다. 1965년 한·일회담 결과로 한국에 돈이 풀리며 경기가 살아났고, 같은 해 베트남 전투부대 파병과 건설사업 참여 등으로 서울은 고도성장의 기반을 마련한다. 이를 진두지휘한 이는 1966년 4월 부임한 ‘불도저’ 김현옥 서울시장이다. 군인 출신인 그는 서울을 현대 도시로 만들기 위해 도시개발을 무자비하게 밀어붙인다. ‘서울은 만원이다’는 그를 가리켜 ‘부산 거리를 의욕적으로 밀어버리고 계속 두 눈을 부릅뜨고 서울로 전임해 온 젊은 시장’으로 묘사한다. 그는 400여동의 시민아파트를 짓고, 봉천·신림·상계동 등지에 거대한 불량지구를 만든다. 판자촌을 쓸어버리려 서울 외곽 변두리 지역인 경기도 광주로 철거민을 강제 이주한다. 결과적으로 사대문 안에 머물러 있던 서울의 실질적 경계는 확장됐고, 현재 서울 전체의 모습도 이때쯤 형성된다. 그러나 이런 급작스런 도시 개발은 부작용을 부른다. 1970년 서울 마포구 와우아파트 붕괴사고, 1971년 광주 대단지 소요 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시 사건에 관해 박태순은 ‘정든 땅 언덕 위’의 ‘외촌동’이라는 가상 마을에서 이를 구체적으로 묘사한다.김 시장은 물러났지만, 서울 개발은 강남으로 이어진다. 포화 상태에 이른 강북 인구를 분산시킬 신시가지인 강남은 전쟁이 나면 또다시 한강을 건너지 못하는 시민들이 생길까 하는 걱정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부동산 투기를 통해 개발자금과 정치자금 등을 마련해야 했던 권력층의 탐욕이 있었다. 특히나 1972년과 1973년은 강남과 강북을 가르는 중요한 지점이다. 1972년 4월 서울시가 강남을 발전시키고자 강북을 특정시설 제한구역으로 설정하며 강남은 뜨고 강북은 쇠락한다. 당시 서울시는 도심부 인구 분산계획의 일환으로 종로구와 중구 전역은 물론 용산구와 마포구의 기존 시가지 전역 등에 백화점, 도매시장, 공장 등 신규 시설을 불허했다. 이듬해에는 강남 지역을 개발촉진지구로 지정한다. 수많은 상업시설이 규제도 받지 않고 특별법 혜택으로 취득세, 재산세 등을 면제해 주는 강남으로 옮겨갔다. 와우아파트 사고 이후 침체했던 아파트 붐이 살아났고, 명문 고교들이 강남에 터를 잡으며 명실상부한 서울의 또 다른 중심으로 자리잡는다. 박완서의 ‘낙토의 아이들’에서는 강을 경계로 생겨나는 강남과 강북의 거리감을 탁월하게 짚어낸다. 1960~70년대 서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욕망’이라 할 수 있다. 서울을 향한 사람들의 거대한 욕망은 수많은 부작용에도 불구, 지금의 서울을 만든 근원적인 힘이다. 서울은 주택, 교육, 취업, 여성의 권리 등 현재의 문제가 집약된 곳이자, 제대로 된 자기성찰 없이 근대화에 매진해 온 한국 현대사 현장 자체이기도 하다. 꿈틀거리는 욕망으로 가득한 서울에서 우리는 이렇게 또 하루를 살아간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은평, 관리형 주거환경개선 후보 선정

    서울 은평구는 응암동 675 일대가 관리형 주거환경개선사업 새 후보지로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 기존의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서의 전면 철거 대신 주민들 요구를 반영한 새로운 주거 형태를 만들고 주민들 정주권도 보장하는 사업이다. 주거 환경 개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지역공동체를 공고히 다질 수 있다. 응암동 675 일대는 지난해 3월 재건축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지역과 인근 학교 주변을 포함한 지역으로 오래된 저층 주거지가 많다. 구는 50% 이상 주민 동의를 얻어 사업 대상지로 확정되면 보행 환경 개선, 공원, 마을회관, 폐쇄회로(CC)TV 등 기반시설 확충 등으로 지역을 쾌적하고 살기 좋게 바꿔 나간다. 총괄계획가, 지역 재생 활동가가 파견되고 주택 개량 상담 창구도 운영된다. 구 관계자는 “주민이 중심으로 마을 공동체를 형성해 마을 발전을 구상하고 실현해 가는 관리형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주민이 마을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자영업 역량 강화… 2022년까지 구도심 상권 30곳 육성

    0%대 수수료 ‘제로페이’ 내년 본격 시행 정부가 2022년까지 자영업이 밀집한 구도심 상권 30곳을 혁신 거점으로 집중 육성하고, 자영업·소상공인 전용 상품권 18조원어치를 발행한다. 정부는 여당, 업계 등과 협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8대 핵심 정책과제를 담은 ‘자영업 성장과 혁신 종합대책’을 20일 발표했다. 내년부터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액을 올해보다 5배 이상 늘린 2조원으로 확대해 2022년까지 8조원어치를 발행한다. 같은 기간 온누리상품권도 총 10조원어치 발행한다. 자영업 역량 강화를 위한 ‘상권 르네상스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정부는 2022년까지 구도심 상권 30곳을 지정해 쇼핑·커뮤니티·청년창업·지역문화가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키운다. 또 전통시장의 주차장 보급률을 100%로 끌어올리고, 주요 상권에 공영주차장 설치도 확대한다. 0%대 결제수수료 실현을 위해 ‘제로페이’도 내년에 본격 시행하기로 하고, 이날 서울, 부산 등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제로페이의 안착을 위해 자영업 점포에서 쓸 수 있는 국민포인트제도 내년에 도입한다. 폐업 연착륙과 재기를 돕도록 지난해 말 기준 지역신용보증기금이 보유한 부실 채권 8800억원에 대한 조기 정리를 진행하고, 이를 돕기 위한 ‘맞춤형 채무조정제도’를 도입한다. 상가임대차법 적용의 기준이 되는 환산보증금을 2020년까지 없애고, 철거·재건축 시 우선입주요구권 및 퇴거보상도 인정해 줄 방침이다. 이 밖에 ‘소상공인·자영업 기본법’을 제정, 중앙과 지방에 자영업정책 컨트롤타워를 구축한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과밀화, 양극화, 정보화, 세계화 등의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가 성장하고 혁신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恨 서린 서대문형무소, 달동네 각박한 삶… 그해 겨울은 스산했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 투어] 恨 서린 서대문형무소, 달동네 각박한 삶… 그해 겨울은 스산했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33회 서대문(안산 아랫동네)편이 지난 15일 서대문구 현저동과 영천동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 서대문역 8번 출구에 집결한 참석자들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서대문 통술집~석교교회~영천시장을 차례로 둘러봤다. 이어 서대문역사공원에서 서울미래유산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김광섭의 시 ‘독방 62호실의 겨울’과 심훈의 시 ‘그날이 오면’ 해설을 통해 엄혹했던 경성교도소(서대문형무소) 시절 행해졌던 옥살이와 옥바라지의 고통을 되새겼다. 자락길을 따라 봉수대에 올라 안산 아랫동네의 고즈넉한 겨울 풍경을 내려다봤다.서대문(돈의문)은 행정적으로 한성부 서부 반석방에 속하는 성 밖 십리지역이다. 그러나 서대문은 행정지리학적으로 사대문 안 새문안과 진배없는 특수지역이기도 했다. 서울~개성~평양~의주를 오가는 조선 제1대로인 의주대로와 영은문·모화관 그리고 경기감영의 존재가 조선 수도 한성부 서대문 도시 공간의 핵심 코드이다. 서대문은 1915년 서대문~청량리 간 전차궤도 부설로 말미암아 강제 철거될 때까지 종각~남대문 간 남북대로와 함께 동대문~서대문 간 동서대로의 종착점이었다. 의주로가 시작되는 지점에는 조선 초(1393년)부터 수원으로 옮겨간 1896년까지 경기감영이 자리잡았다. 조선시대 1번 국도는 중국 가는 길이었다. 그래서 연행로(燕行路) 혹은 사행로(使行路)라는 별칭이 따랐다. 조선 제일의 무역로이기도 했다.영천시장 앞 석교교회 앞은 말 그대로 돌다리가 놓여 있었다. 모두 6개의 다리 중 북쪽에서 첫 번째 다리가 석교이다. 다리 아래에는 1967년 복개 이전까지 서대문~홍제동~고양~파주~장단~개성~의주를 잇는 의주로를 끼고 무악천이 철철 흘렀다. 다리의 남쪽은 교남동, 북쪽은 교북동이었다. 무악천은 일제강점기인 1915년 욱천(旭川)이라는 일본식 이름이 붙으면서 본명을 잃었고 지금은 만초천이라고 불린다. 기봉·기산·봉우재·봉화뚝·모악산·무악재 같은 다채로운 이름을 가졌던 무악산 또한 길마재의 한자표기인 안산(鞍山)으로 개명됐다. 무악은 동봉과 서봉 두 봉우리로 나누어져 있는데 멀리서 바라보면 두 봉우리 사이가 움푹하므로 길마(소에 짐을 실을 때 그 등에 얹는 기구)와 같다 해 길마재라고 불렸다. 안산이란 말의 안장같이 생긴 산이란 뜻이다. 무악(毋岳)이라는 산 이름의 유래는 풍수지리상 서울의 진산(鎭山)인 삼각산(북한산) 인수봉이 어린애를 업고 나가는 모양이어서 이를 달래려고 ‘어미의 산’이란 뜻에서 모악(母岳)이라고 칭했던 데서 유래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무악이라는 신령스런 지명이 길을 잃고 방황하는 것은 내 탓도, 네 탓도 아니고 나라를 잃은 탓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돈다. 어쨌거나 안산에 오르려면 지하철 무악재역에서 내려야 하는 게 우리의 지명현실이다.무악과 인왕산은 북방으로부터 서울을 지키는 방어선이었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도성에서 서쪽으로 5리를 가면 사현(무악재)이 되고, 그 고개를 넘으면 녹번현이 있다. 당(唐)나라 장수가 여기를 지나면서 ‘한 사람이 관문을 막으면 만 사람이라도 열 수 없겠다’고 했다”고 한다. 또 “서쪽으로 40리를 가면 벽제령인데 임진년 왜란 때 이여송이 패한 곳이다. 고개 두 곳과 벽제령은 모두 관문을 설치할 만한 곳이다”라면서 외침 때마다 지키지도 못한 한양도성과 북한산성, 남한산성을 쌓는다고 백성을 달달 볶는 왕조를 비판했다. 한성부 서부 반송방은 오늘의 인천처럼 서울을 드나드는 제일 관문이었다. 반송방은 고려 남경 때부터 소반처럼 생긴 반송(盤松)이 많아서 붙은 지명이다. 서지(西池)라는 학교운동장만 한 큰 연못이 지금의 금화초등학교 자리에 있었는데 이를 반송지, 반송정, 천연정이라고도 지칭했다. 정조는 국도팔영(國都八詠), 서거정은 한성십경(漢城十景)에 속하는 명소로 꼽았다. 도성대지도, 경조오부도 등 옛 지도에 나타나는 서대문 밖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는 1407년 태종이 명나라 사신을 맞이하려고 세운 모화관과 영은문이다. 연못 자리에는 개화기 일본 공사관(청수관)과 죽첨공립소학교(동명여중)가 들어섰다. 하필이면 경기감영을 한성부 관할 지역인 반송방에 뒀을까. 경기감영의 설치 연원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경기도를 다스리는 경기관찰사는 반송방에 본영, 영평(포천)에 신영을 두고 왕래하면서 업무를 봤다. 지금도 수원에 경기도청, 의정부에 경기 제2청(경기북부청)을 따로 두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이다. 예나 지금이나 경기도는 수도방위의 중책을 맡고 있으므로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관계 유지가 필요한 때문이다. 김종서 장군의 집이 서대문 밖 지금의 농업박물관 자리에 있었다. 계유정난 때 수양대군 일행이 일흔 살 노장군의 집에서 철퇴를 휘둘러 즉사시킨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죽지 않았다. 왕에게 반역을 고하려고 부인의 가마를 타고 성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경기감영과 사대문을 장악한 한명회의 수하들이 서대문과 남대문의 문을 열어 주지 않는 바람에 주저앉았다. 수양은 다음날 새벽 자객을 보내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이방원에 의해 척살당한 정도전의 수송동 집이 마구간으로 변한 것처럼 김종서의 서대문 집은 여행객에게 말을 대여해 주는 고마청으로 둔갑했다. 역사의 가설은 성립하지 않지만 김종서의 집이 사대문 안에 있었다면 역사는 또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를 노릇이다.경기감영 터는 1896년 수원으로 이전하면서 군부대로 사용되다가 1903년 한성부 청사, 죽첨공립소학교 사택, 고양군청을 거쳐 경성적십자병원(서울적십자병원)이 들어서는 독특한 장소 변화를 겪었다. 또 서부 경찰분서, 경성감옥 분감, 경성측후소(서울기상청) 등도 들어서 이후 변화상을 예감케 한다. 사대주의의 상징 모화관과 영은문을 헐어내는 대신 독립관과 독립문이 세워졌다. 일본의 자본과 부추김에 의해 세워진 독립문과 독립관은 진정한 독립이 아니라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했다. 현저동이란 말 그대로 고개(峴) 아래(底) 동네를 말한다. 인왕산과 무악산이 이어지는 무악재 아래에 형성된 마을이다. 1975년 대통령령에 따라 현저동 절반이 종로구로 편입돼 의주로 동쪽 인왕산 자락은 무악동으로 바뀌었다. 의주로를 중심으로 안산 쪽은 서대문구, 인왕산 쪽은 종로구로 각각 나뉜 것이다. 서대문 밖은 지배세력의 교체에 따른 공간 변화가 두드러진 곳이다. 점유주체가 바뀌면서 공간의 이력도 덩달아 달라졌다. 일제강점기 이후 적산가옥이 많았던 인왕산 아래 대로변 평동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빈민층이 스며들었다. 염상섭은 ‘삼대’에서 “전차에서 내려서 몇 번이나 물어 홍파동에까지 와가지고 수첩을 꺼내보고, 이 골목 저 골목을 꼬불꼬불 뺑뺑 돌아야 양의 창자다. 서울서 이십여 년을 자랐건만 이런 동네에는 처음 와 보았다”고 묘사할 정도였다. 박경리는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서 “영천시장엔 한 귀퉁이에 제법 시장까지 선다고 했다. 아무리 공화국의 하늘 아래라 해도 사람 사는 세상인 이상 먹어야 사는 것 다음으로 참을 수 없는 것이 사고파는 일…”이라고 한국전쟁 와중에도 열린 영천시장을 그렸다. 현저동에서 성장기를 보낸 박완서의 자전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도 현저동 달동네의 각박한 삶이 절절히 펼쳐진다. “여기가 서울이야?” 나의 한 섞인 물음에 엄마는 뜻밖에도 아니라고 대답했다. “여기는 서울의 문밖이란다. 느이 오래비가 이담에 취직해서 돈 많이 벌면 우리도 그때 가선 버젓이 문안에 살아 보자꾸나.”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삼청동(삼청공원의 겨울)●일시: 12월 22일(토) 오전 10시~낮 12시●집결장소: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5번 출구●신청·안내: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일본 내년 7월부터 학교·병원 등 실내 절대금연...‘금연규제’ 본격화

    일본 내년 7월부터 학교·병원 등 실내 절대금연...‘금연규제’ 본격화

    한때 ‘흡연자의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담배에 관대했던 일본에서 내년 7월부터 학교, 병원, 관공서 등에서의 실내 금연이 의무화된다.산케이신문은 19일 일본 후생노동성이 학교나 병원, 행정기관 청사 등의 내부 전면금연을 내년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우선은 내년 9월에 열리는 럭비 월드컵에 맞춰 간접흡연에 대한 1차적인 규제에 착수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7월부터는 간접흡연의 영향을 크게 받는 학생이나 환자, 임산부 등이 이용하는 학교, 병원은 물론이고 행정기관의 건물도 전면 금연시설로 지정된다. 약국과 노인요양시설, 아동복지시설 등도 대상에 포함된다. 해당 건물에서는 옥외 흡연실 설치는 허용되지만 실내 흡연실은 금지된다. 현재 있는 실내 흡연실도 철거해야 한다. 도쿄올림픽이 개최되기 직전인 2020년 4월부터는 일본내 금연규제 강화가 전면적으로 시행된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음식점이나 철도역, 호텔 로비 등이 전면 금연으로 지정된다. 단, 연기가 나지 않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서는 전용 흡연실의 실내 설치가 가능하다. 면적 100㎡ 이하인 소규모 음식점에서는 업소 측에서 손님들의 흡연 가능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5·18기념재단, 아웅산 수치 광주인권상 철회

    5·18기념재단, 아웅산 수치 광주인권상 철회

    5·18기념재단이 미얀마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수여한 광주인권상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기념재단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2004년 아웅산 수치에게 수여한 광주인권상과 수상자에 대한 기념재단의 예우를 모두 철회한다”고 밝혔다. 수상자를 기념하는 얼굴 모양의 동판 전시물이 철거되고 홈페이지에 게시된 수상자 목록에서 이름이 삭제된다. 국제 행사나 워크숍 등에 광주인권상 수상자를 연사로 초빙하는 등 수상자에 대한 예우도 박탈한다.재단은 성명에서 “2015년 이후 미얀마의 영향력 있는 정치인인 아웅산 수치가 국제적 공분을 사는 미얀마 내 로힝야족에 대한 박해와 인권유린에 대해 방관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재단은 수상 철회 소식을 미얀마대사관과 미얀마 인권네트워크 등을 통해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조만간 전달할 계획이다. 광주시의회도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에게 수여된 광주인권상과 광주 명예시민증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軍 “北 GP 지하까지 완전 파괴… 감시초소 임무 불가능”

    갱도 시설 연결통로 폭파·매몰 확인 미확인 지뢰지대 총안구는 철거 안돼 北, 잔해물 처리 요구…검증은 완료 남북이 지난 12일 65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한 시범 철수 전방 감시초소(GP) 11곳에 대한 현장검증은 전반적으로 협조적인 분위기에서 상호 안내에 따라 남북이 각각 확인하고 싶어 하는 지점을 공개하고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욱 합참 작전본부장은 17일 “국방부와 합참은 금번 시범 철수한 북측의 GP가 감시초소로서의 임무 수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해 불능화가 달성됐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상호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통합평가분석회의와 전문가 토의 등을 거쳐 평가·분석작업을 실시한 결과 북측 GP 지하시설의 완전한 매몰 및 파괴에 대한 부분도 완전히 이뤄진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북측 GP는 남측 GP와 달리 대부분 여러 개의 지하 갱도가 연결된 형태로 이뤄져 있다. 북측도 남측이 지하시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지하시설이 매몰됐다는 점을 현장에서 남측 검증반에 적극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측 검증반은 이 과정에서 지하투과레이더(GPR) 장비와 내시경 카메라를 매몰 구역에 깊숙이 삽입하고 레이더 신호와 육안으로 매몰이 이뤄진 것을 직접 확인했다. 북측 GP의 지상시설인 전투시설과 병영막사·유류고·탄약고 등 지원시설도 폭파 방식 등을 통해 완전히 파괴한 후 흙으로 복토되거나 건물 흔적을 제거하고 정리된 상태였다. 다만 북측 GP 11곳 중 5곳에 위치한 10여개의 총안구는 미확인 지뢰 지대 내에 있다는 점과 철수가 합의되지 않은 GP에 연결됐다는 이유로 철거가 이뤄지지 않았다. 총안구는 GP와 지하갱도 혹은 교통호로 연결된 전투시설로 1~2명이 들어가 화기를 운용할 수 있는 진지다. 군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총안구는 미확인 지뢰 지대로 안전상 접근이 어려워 북측 인원도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일부 총안구도 GP와 연결된 지하 연결통로 등이 전부 매몰된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GP가 수행하는 기능과 역할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한다고 평가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측도 남측 GP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일부 의심되는 지역에 대해 확인을 요구했으나 미확인 지뢰 지대라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남측 검증반의 설명을 듣고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현장 검증 과정에서 남측이 아직 처리하지 못한 철거 잔해물 처리를 요구한 것 외에는 전반적으로 남측의 설명을 이의 없이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 본부장은 “북측 검증반에 의한 남측 철수 GP의 검증도 전반적으로 완전 파괴됐다는 긍정적인 현장평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뉴스 AS] 北, 1973년 ‘주한미군 철수·군대 축소’ 골자 평화협정 南에 첫 제안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한국 군사 정전에 관한 협정(정전협정)은 한반도 문제의 최후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전쟁의 완전한 정지를 보장하는 과도기적 군사협정이었기에 정전협정을 대체할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는 불가피했다. 정전협정 제4조 60항은 한국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한 급 높은 정치회의를 소집하고 한국으로부터의 모든 외국 군대의 철수 및 한국 문제의 평화적 해결 문제들을 협의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남한과 북한, 미국, 소련, 중국 등 19개국은 1954년 4월부터 6월까지 제네바회담을 개최한다. 회담에서 남일 북한 외무상은 “정전상태를 점차적으로 퇴치하기 위한 조건들을 조성하며 쌍방의 군대를 평화상태로 전환시키는 문제를 심의해 북과 남의 정부에 해당한 협정을 체결할 것을 제의”하면서 처음으로 평화협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北, 남북대화 결렬되자 ‘북·미협정’ 제의 이후 평화협정에 관한 논의를 주로 제기하고 주도한 측은 북한이었다. 김일성은 1962년 10월 최고인민회의 제3기 1차 회의 연설에서 “미국 군대를 철거시키고 남북이 서로 상대방을 공격하지 않을 데 대한 평화협정을 체결하며 남북조선의 군대를 각각 10만 또는 그 이하로 축소”할 것을 제시하며 평화협정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남북이 주체가 되며 주한미군 철수와 상호불가침, 군대 축소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북한의 평화협정 구상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채택 이후 이듬해 열린 남북조절위 2차 회의에서 남측에 제안됐다. 하지만 1973년 남북 대화가 결렬되자 북한은 북·미 평화협정 체결로 정책 노선을 전환한다. 북한은 1974년 최고인민회의 제5기 3차 회의에서 미합중국 국회에 보내는 편지를 채택하고 “남조선에 자기의 군대를 주둔시키고 모든 군수통수권을 틀어쥐고 있는 미국과 직접 평화협정 체결에 관한 문제를 해결할 것”을 공식 제의했다. 북한의 평화협정 공세에 미국은 1975년 9월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의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남·북·미·중 4자 회담을 제안했으며, 1979년 박정희 대통령과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열고 남·북·미 3자 당국 회담을 제의했다. ●북핵 6자회담 ‘동북아 평화 구축’ 모색 1991년 12월 남북이 기본합의서를 채택하고 상호 불가침에 합의하자 북한은 북·미 평화협정 체결에 주력한다. 1994년 북한은 ‘새로운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북·미 회담을 제의했고, 이에 한·미는 남·북·미·중 4자 회담을 역제의해 1997년 12월 회담이 개최된다. 남한도 북한의 평화협정 공세에 맞서 본격적으로 남북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했으나, 주한미군 철수와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고수하던 북한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2000년대 북핵 문제를 다루는 6자회담이 구성되자 평화협정 논의는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으로 확대된다. 2005년 9.19 공동성명에서 6자는 동북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전을 위해 공동 노력하며 별도의 적절한 포럼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추진하고 동북아 안보협력 증진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후 북한은 지속적으로 평화협정 체결과 평화체제 구축을 주장하면서도 핵·미사일 개발에 치중하면서 평화협정 논의는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올 판문점선언서 ‘정전→평화협정’ 명문화 하지만 2018년 북한이 핵·경제 병진 노선에서 경제건설 총력노선으로 전환하고, 남북이 4·27 판문점선언에서 최초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을 명문화하면서 평화협정에 대한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됐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아프리카 가나 간디 동상 철거...인종차별 담은 친필 메모 논란

    아프리카 가나 간디 동상 철거...인종차별 담은 친필 메모 논란

    비폭력 저항 운동을 이끈 인도의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마하트마 간디(1869∼1948)의 동상이 아프리카의 한 대학에서 철거되는 수모를 겪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 있는 가나대학 내부에 건립됐던 간디 동상이 전날 철거됐다. 이 동상은 2016년 6월 가나대학 캠퍼스를 방문했던 프라나브 무케르지 당시 인도 대통령이 양국 연대의 상징으로 선물한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 철거 청원에 1000명 이상이 서명하면서 2년여 만에 철거가 시행된 것이다. 가나대학 교수들은 간디가 인종차별주의자였다고 주장하며 간디가 젊은 시절 21년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살면서 남긴 친필 메모를 근거로 들었다. 그 메모에는 간디가 흑인을 ‘깜둥이’(kaffir)라고 언급한 내용이 들어 있고, ‘인도인들이 흑인보다 절대적으로 우월하다’는 표현도 포함됐다. 특히 깜둥이(kaffir)이라는 단어는 지금도 모욕적인 단어로 분류된다. 가나대학 법학과 학생인 나나 아도마 아사레는 BBC에 “간디의 동상을 두는 건 그가 옹호하는 모든 것을 우리도 옹호한다는 의미이며 (의혹이 제기된 것처럼) 그가 인종차별을 옹호한다면 그의 동상을 두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말라위 정부도 인도의 컨벤션센터 건립 지원에 대한 화답으로 간디 동상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3000여명이 반대 서명에 나서 논란을 빚고 있다. 간디의 손자이자 전기작가인 라즈모한 간디는 할아버지가 흑인에 대해 무지했고 편견이 있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의왕시 동안양변전소 옥내화, 개발사업 내년 7월 본격 착공

    의왕시 동안양변전소 옥내화, 개발사업 내년 7월 본격 착공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동안양변전소 옥내화, 개발사업이 내년 7월 본격 착공한다. 14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까지 총 33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동안양변전소 옥내화를 추진한다. 내년 공사 착공을 위해 44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2021년 7월 옥내화 변전소 준공 후 2022년 6월까지 송·배전선로의 이설을 마무리하고 연말까지 기존의 옥외 변전소를 철거할 예정이다. 시와 한국전력은 2만 259㎡ 규모의 동안양변전소 부지에 자연녹지지역(전기공급설비)에 대해 옥내화 사업을 진행하고, 나머지 지역에는 공동주택과 판매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한전은 이에 필요한 행정절차로 지난해 7월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하고, 12월 실시설계에 들어갔다. 올 8월부터 옥내화 예정부지 내 설비(154㎸) 이설 공사를 진행 중이며 내년 7월부터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동안양변전소 인근 지역 주민들은 2011년부터 소음과 전자파 등의 피해를 호소하며 변전소 이전을 요구해왔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국유재산의 변신] 불법 판매장 만들어 장사… 경작용 필지 창고로 사용

    [국유재산의 변신] 불법 판매장 만들어 장사… 경작용 필지 창고로 사용

    트럭기사 주차장으로 국유지 무단점유 상업용지 불법전대 후 수익 나눠갖고 사용 목적과 다르게 국유지 활용 포착국유지에 대한 불법 사용은 비단 농지에 대한 전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가의 허가 없이 시설물을 무단 설치하거나, 대부계약을 맺은 알짜배기 영업공간을 제3자에게 다시 빌려주는 경우도 모두 불법이다. 여전히 국유지를 ‘주인 없는 땅’이라고 생각하고 국가로부터 잠시 빌린 땅을 아예 소유권이 넘어간 것처럼 여기는 잘못된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 최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실태조사 혹은 공익 신고를 통해 밝혀낸 국유지 불법 사용 사례도 각양각색이다. 유형별로 보면 무단 점유, 불법 전대, 목적 외 사용, 불법 시설물 설치 등이 있다. 지난 10월 경기 여주 강천면에서는 한 공간에서 두 사람이 동시에 무단 점유를 하다 적발됐다. 2.5t 트럭을 몰던 한 사람은 지난해부터 국유지를 주차장처럼 써가며 공사자재까지 마구 쌓았고, 인근에서 논농사를 짓던 농민은 국유지까지 침범해 경작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국유지인지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주변에서 무단 점유에 대한 신고까지 접수된 사례”라면서 “각각 34만원, 25만원의 변상금이 부과됐다”고 설명했다. 무단 점유에 따른 변상금은 점유 기간과 면적, 점유 목적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지난주 실태조사에서 최종 확인된 충남 보령 남포면 사례는 ‘관광지 불법 전대’의 양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대천 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섬 죽도 내 토지 37.4㎡를 상업용(횟집)으로 대부받은 50대 부부는 수익을 3대7로 나누는 조건으로 제3자에게 국유재산을 다시 빌려주다 7개월 만에 덜미가 잡혔다. 해당 자리는 섬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위치해 주변 상인들에게도 명당으로 꼽히는 곳이다. 정현영 캠코 내포지부장은 “횟집의 사업자 정보를 조회해 보니 애초 국가와 대부계약을 맺지 않은 사람이 명의자로 확인됐다”면서 “즉시 철거하라고 공문을 보낸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달 경남 사천 서포면에서는 국유지에 허가 없이 굴 작업장·판매장을 만들고 판매까지 하다가 ‘불법 가설건축물 설치’로 판명돼 대부계약이 해지된 경우도 나왔다. 국유재산에 가설건축물을 세우려면 철거이행보증, 토지사용승낙서 등을 미리 받아야 하는데 임의로 시설을 세운 만큼 계약이 위반됐다. 캠코 경남지역본부는 대부계약 해지 이후에도 철거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만큼 무단 점유에 따른 변상금 부과는 물론 명도 소송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최근 경기 광주와 대전에서는 대부계약서상 사용 목적과 달리 국유지를 활용한 사례가 잇따라 포착되기도 했다. 사용 목적은 크게 경작용, 주거용, 상업용으로 분류되는데, 대부료를 산정할 때 적용되는 대부요율도 각각 1%, 2%, 5%로 다르다. 지난달 광주에서는 값싸게 경작용으로 땅을 빌린 뒤 창고용지로 쓰다 대부계약이 해지됐고, 대전에서는 주거용으로 빌린 토지에 카페(상업용)를 만들어 영업을 한 계약자가 지난 7월 적발됐다. 허태회 캠코 국유대외협력팀장은 “‘목적 외 사용’ 사례들 중에는 계약 당시 실제 목적을 제대로 밝혔으면 아예 대부계약이 체결되지 못했을 것들이 많다”며 “용도를 속이고 나라 땅을 빌린 셈”이라고 전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아현 철거민 사망 부담됐나… 노량진 수산시장 강제집행 취소

    수협 “외부단체 개입으로 충돌 우려 정당한 공무 집행인데 당혹스럽다” 민중당 “비인권적 강제집행 멈춰야” 수협중앙회의 노량진 수산시장 옛 건물에 대한 5번째 강제집행(명도집행)이 13일 오전 7시로 예고됐다가 돌연 취소됐다.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아현2 재건축 구역의 철거민 박모(37)씨가 강제집행에 반발하며 한강에 투신한 사건이 법원과 수협 측의 강제집행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수협 관계자는 “외부단체 사람들이 현장에 많이 찾아와 물리적 충돌이 우려돼 법원에 취소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집행은 취소됐지만 오전 7시 10분쯤 수협 측 일용직 노동자와 상인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윤헌주 노량진수산시장 공동비대위원장은 “시장 상인이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호소했다. 이에 수협 관계자는 “충돌 당시 채증한 영상을 확인해보니 시장 상인이 먼저 직원의 뺨을 때렸다”고 팽팽히 맞섰다. 이날 수협이 강제집행을 취소한 것은 아현동 철거민의 투신 사망 이후 강제집행이 폭력적이고 비인권적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민중당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협의 13일 명도집행 예고를 강력 비판했다. 민중당 관계자는 “아현동 철거민이 사망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다”면서 “시장 상인들은 ‘우리도 누군가가 죽어야만 그만두겠느냐’고 외치는데 더 큰 희생이 일어나기 전에 서울시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 측은 “법원의 집행에 시가 개입하기 어렵다”면서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수협 측에 구두로 동계철에 집행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협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수협 관계자는 “불법이 아닌 정당한 집행이며, 명도 소송도 3심까지 거쳐 법원으로부터 강제집행 권한을 부여받았다”면서 “민중당 소속 국회의원이 도리어 떼법을 이끌며 ‘자본 논리가 아닌 생존권 문제’라고 주장하는데 우리는 생존권을 침해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구시대적인 강제집행의 사슬을 끊을 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과거의 방식은 극단적인 선택을 낳게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상인들과 충분한 협상과 협의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南 “역사적 첫발” 北 “오솔길, 대통로 되길”… 담배 권하며 화기애애

    南 “역사적 첫발” 北 “오솔길, 대통로 되길”… 담배 권하며 화기애애

    남북 미리 만든 오솔길 따라 11곳 둘러봐 오전엔 南, 오후엔 北 2시간씩 철수 검증 文대통령, 지하벙커서 생중계로 지켜봐 “오늘의 신뢰 잇는다면 평화의 땅이 될 것”남북이 12일 실시한 비무장지대(DMZ) 내 전방 감시초소(GP) 11곳에 대한 상호 현장검증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북측 검증반 책임자인 리종수 상좌(중령급)는 이날 오전 9시 군사분계선(MDL) 상호연결지점에서 남측 검증반 책임자인 윤명식 대령이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라며 악수를 건네자 “반갑습니다. 남측 성원을 안내하는 안내책임자 육군 상좌 리종수라고 합니다”라며 손을 맞잡았다. 윤 대령이 “여기서 이렇게 만나는 게 최초다”라고 하자 리 상좌는 “이 오솔길이 앞으로 대통로가 되길 바랍니다”고 화답했다. 윤 대령도 “저도 바라는 바입니다”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이들은 최근 남북이 미리 만들어 둔 11개의 오솔길 통로 중 한곳으로 이동하며 간단한 얘기를 나누고 서로 담배를 권하는 등 불과 얼마 전까지 서로 대치하던 군인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모습을 보였다. 윤 대령은 북측 검증단과 함께 MDL 북측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역사적인 첫걸음을 우리가 같이 떼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오솔길을 함께 걸으면서 “이 길을 보니 고생 많으셨습니다. 추운데…”라며 북측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고지에 오른 북측 검증반이 남측 검증반에게 지형지물 등을 설명하는 모습도 목격됐다.남측 검증반은 충실한 현장검증을 위해 레이저 거리측정기, 원격카메라 등 다양한 첨단장비를 활용해 북측의 지하 갱도 등 주요 시설물의 파괴 여부 등도 철저히 확인했다. 남측은 검증을 마친 뒤 낮 12시쯤 MDL 남측으로 복귀했다. 오후 2시에는 북측이 남측으로 MDL을 통과해 검증한 뒤 오후 4시 53분쯤 MDL을 넘어 북측으로 복귀했다. 남북 모두 각 두 시간씩 검증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이날 각각 77명씩 총 154명의 검증 요원과 촬영 요원을 현장 검증에 투입해 상호 철수 GP에 대해 화기·장비·병력 철수 및 지상시설물 철거 등 전반적인 GP 불능화 상태에 대해 확인했다. 군은 향후 각 현장에서 확인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확한 검증 결과를 평가하고 상호 미흡 사항에 대해서는 12월 말까지 추가 보완조치를 해 나가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지하 벙커의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20분간 GP 철수 검증 작업을 현장 생중계로 지켜보고 화상회의를 통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동참모본부장 등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상호 간 GP 철수와 검증은 그 자체만으로도 남북 65년 분단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사건”이라며 “오늘처럼 군이 한반도 평화 과정을 든든하게 뒷받침해 나간다면 오늘의 오솔길이 평화의 길이 되고, 비무장지대가 평화의 땅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DMZ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된 국군 전사자 유해 12위 등 올해 발굴된 총 365위의 유해에 대해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합동 봉안식을 거행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분단 이래 처음” 남북, 시범철수 GP 상호검증 완료

    “분단 이래 처음” 남북, 시범철수 GP 상호검증 완료

    남북 군사당국이 12일 최근 철수 및 파괴 작업을 마친 비무장지대(DMZ) 내 시범철수 GP(감시초소)에 대한 상호 현장검증 작업을 마쳤다. 남북이 1953년 정전협정 이후 DMZ 내 GP를 서로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남북은 ‘9·19 군사분야 합의’에 따라 합의된 군사분계선(MDL) 내 연결지점에서 만나 상대측 안내로 GP를 방문해 검증을 마치고 복귀했다. 남측 검증단이 북측에 가서 철수된 GP를 검증할 때 남북 군 관계자들이 서로 담배를 권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환담 시간을 가졌고, 북측은 남측이 지하시설 폐쇄를 검증하는 과정을 불편해하지 않고 적극 협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이날 △모든 화기·장비·병력 철수 △감시소·총안구 등 지상시설물 철거 △지하 연결통로·입구 차단벽 등 지하시설물 매몰·파괴 상태를 확인했다. 1개씩 보존하기로 한 GP에 대해서는 병력과 화기 등 군사적으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조치를 했는지 여부를 살폈다. 국방부는 이번 검증 결과를 토대로 군사실무접촉을 먼저 한 뒤 추가 GP 철수를 논의할 계획이다. DMZ 내 GP 숫자는 남측 60여개, 북측 160여개로 알려져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남북 현역군인들이 비무장지대 내 오솔길을 만들고 MDL을 평화롭게 이동하는 것은 분단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남북 군사당국의 합의 이행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의미있는 조치”라고 평가했다.앞서 남북은 9·19 군사합의서를 통해 비무장지대 내 모든 남북 GP의 철수를 위한 시범 조치로 상호 1㎞ 이내 근접한 GP 11개를 시범 철수하기로 합의했다. 합의서에 규정된 GP 시범철수 절차는 △ 모든 화기 및 장비 철수 △ 근무 인원 철수 △ 시설물 완전파괴 △ 상호검증 순이었다. 이날 마지막 단계인 상호검증까지 마무리되면서 GP 시범철수 절차는 완료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열리는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을 찾아 비무장지대(DMZ) 내 GP 검증작업을 실시간 영상으로 지켜본 뒤, 국방부장관과 합참의장 등으로부터 화상회의로 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남북 상호 간 GP(감시초소) 철수와 상호검증은 그 자체만으로도 남북의 65년 분단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사건”이라며 “남북 모두 군사합의에 대한 철저한 이행 의지를 보여줬고, 이는 국제적으로도 군사적 신뢰구축의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양측 군이 착실하게 이행하면서 오늘의 신뢰에 이르렀는데, 이런 신뢰야말로 전쟁 없는 한반도 실현을 위해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샬러츠빌 유혈사태 범인, 종신형+419년형 평결 받아

    지난해 8월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열린 백인 우월주의 시위 도중 차량을 타고 반대집회 인파를 향해 돌진한 제임스 알렉스 필즈(21)가 종신형 및 419년 징역형을 평결 받았다. 버지니아 샬러츠빌 순회법원 배심원단은 11(현지시간) 차량돌진으로 1명을 살해하고 수십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필즈에게 48만 달러 벌금형과 함께 이같이 평결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배심원단은 필즈의 살인 혐의에 대해 종신형을 내려야 한다고 평결했다. 아울러 5건의 특수상해 혐의에 대해 각각 70년형을, 3건의 상해 혐의에 대해 각각 20년형을, 사고를 일으킨 뒤 도주하려 한 것에 대해선 9년형을 더해 모두 419년의 징역형까지 더해 처벌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평결 내용을 바탕으로 내년 3월 29일 최종 선고를 할 예정이다. 버지니아주법 상 판사가 배심원 평결 형량보다 무겁게 선고할 수는 없다. 필즈는 지난해 8월 12일 ‘남부연합의 영웅’으로 불리는 로버트 E 리 장군 동상의 철거에 반발해 벌어진 백인우월주의 단체 ‘유나이트 더 라이트’ 시위 현장에서 차량에 탑승한 채 반대집회 인파를 향해 돌진했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32세 여성 헤더 헤이어가 숨지고 35명이 다치는 등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필즈는 현장에서 체포된 뒤 1급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그는 이날 재판정에도 히틀러의 사진을 갖고 온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안전등급 최하” 삼성동 대종빌딩 붕괴위험…입주자 퇴거 조치

    “안전등급 최하” 삼성동 대종빌딩 붕괴위험…입주자 퇴거 조치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대종빌딩이 붕괴 위험에 노출돼 서울시가 긴급 조치에 들어갔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지난 11일 신고를 받고 이 빌딩에 대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그 결과, 건물 2층 중앙기둥 단면이 20% 이상 부서지고 기둥 내 철근에선 구조적 문제도 발견됐다. 안전등급은 최하인 E등급으로 붕괴 발생 위험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1년 준공된 이 건물은 지하 7층 지상 15층으로 사무실과 상가 90여 곳이 입주해있다. 서울시는 입주자들을 모두 퇴거시켰다. 오후 8시 현장을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정밀진단을 신속히 진행해 철거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같은날 소셜미디어에 해당 건물 사진을 게재하며 “당장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위험이 감지된 순간 신속한 대처가 중요하다”라며 “건물주는 물론 주민 누구라도 즉시 신고 가능한 사회적 프로그램과 신속한 대처시스템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맨해튼의 건설 노동자들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맨해튼의 건설 노동자들

    이 그림은 뉴욕 펜실베이니아역의 건설 모습을 담고 있다. 구덩이 앞에서 인부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이른 아침 공사장에 나와 피운 모닥불이 다 타서 흰 연기를 내뿜고 있다. 구덩이 끝에는 건설 중인 건물이 아침 햇살 속에 뿌옇게 솟아 있고 그 뒤로 마천루가 보인다. 전경에 있는 철제 빔의 강한 직선이 일종의 프레임 역할을 해 어수선한 공사장에 정돈된 느낌을 부여한다.맨해튼섬에서 출발한 뉴욕시는 이즈음 걷잡을 수 없이 팽창하고 있었다. 늘어나는 교통량을 해결하려면 새로운 철도 노선과 역이 필요했다. 뉴욕시는 맨해튼을 사이에 두고 흐르는 허드슨강의 지류에 터널을 뚫고 미드타운에 역을 만들어 뉴저지와 퀸스를 철도로 연결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1904년 역 부지가 선정됐고, 500개 가까운 건물이 철거됐다. 벨로스는 1907년부터 1909년 사이에 펜실베이니아역 건설을 소재로 네 점의 그림을 그렸다. 처음 세 점에서는 기초 공사를 위해 땅을 파는 장면을 다루었다. 네 블록이나 되는 거대한 구덩이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잡은 장엄한 그림이었으나 비평가들은 어둡고 거칠다고 비판했다. 벨로스는 네 번째 작품인 ‘푸른 아침’으로 이러한 비판을 잠재웠다. 수평 구도는 안정적이고, 아주 옅은 하늘색에서 감청색으로 이어지는 푸른색들을 매력적으로 구사했다. 분위기는 차갑고 고적하다. 새 건물이 도시의 번영과 기술적 발전을 뽐내듯 솟아오르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고단한 삶은 건물의 모던함과는 동떨어져 있다. 화가는 그 점을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역은 1910년 완공됐다. 그리스 신전 같은 역사는 메트로폴리스 뉴욕의 관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거창한 건물은 오래가지 못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비행기가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떠오르고, 고속도로망이 확충되면서 철도 승객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펜실베이니아역은 급속한 사양길을 걸었고, 1963년에는 역사가 철거되는 수모를 당했다. 철도 트랙은 남아서 지금도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지만, 1990년대에 이 지역이 재개발되면서 역의 서비스 공간은 지하로 들어가고, 지상은 광장과 상업 시설이 차지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 강남, 세곡동 사거리 비닐하우스촌 정비

    서울 강남구는 30년간 세곡동 사거리를 무단 점용하던 컨테이너와 낡은 비닐하우스, 개 사육장 등 불법 시설물을 정비했다고 11일 밝혔다. 강남구는 불법 시설물 관계자들을 수차례 만나고 설득해 자진 정비를 유도, 물리적 충돌이나 강압적인 행정조치 없이 지난달 21일 철거를 마쳤다. 구 관계자는 “세곡동 사거리 주변은 보금자리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2011년 4753명에서 지난해 4만 8977명으로 인구가 10배 이상 늘자 도시미관 훼손, 쓰레기 무단 투기 등 민원이 꾸준히 제기됐다”며 “철거 지역엔 여론 수렴을 거쳐 공원 등 주민 희망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는 또 올해 말까지 지역 국공유지 3889필지 820만㎡의 실태를 조사해 그 결과를 토대로 재산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백경 건설행정팀장은 “무허가시설을 비롯해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하는 문제를 해결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공공의 복리증진을 도모할 것”이라며 “사실상 민선 7기 원년인 2019년엔 재산관리시스템을 바탕으로 국공유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품격 있는 강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국유재산의 변신] 흉물 교도소가 명물 촬영지로… 국유재산 관리 역발상 ‘대박’

    [국유재산의 변신] 흉물 교도소가 명물 촬영지로… 국유재산 관리 역발상 ‘대박’

    대한민국 정부는 장부가치만으로 20조원이 넘는 부동산을 갖고 있다. 일각에서 불법 전대 등 국유지 관리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나라 곳간을 지키고 이에 더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 중이다. 서울신문은 3회에 걸쳐 캠코의 국유재산 관리 모범사례를 살펴보고, 일각에서 불거지고 있는 국유지 불법 사용 실태와 해결책, 그리고 미래의 국유재산 관리 방향에 대해 고민해 본다.“교도소에서 촬영을 할 때면 장흥군 가게들은 말 그대로 ‘대목’입니다. 예전엔 교도소가 흉물이었는데, 이제는 효자가 됐죠.”(조국선 전남 장흥군청 재무과장) “처음 맡았을 때는 눈앞이 캄캄했죠. 장부가치의 절반 이상을 철거비용으로 써야 팔 수 있었으니까요. 한마디로 답이 없는 자산이었죠. 사실 이렇게 대박이 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한국자산관리공사 광주전남지역본부 나기수 과장) 11일 찾은 전라남도 장흥군의 장흥교도소에는 찬바람이 쌩하게 불었다. 영화 ‘더 프리즌’,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 생활’, ‘피고인’, ‘무법변호사’, ‘친애하는 판사님께’, ‘나인룸’ 등 인기작들의 촬영지로 유명한 장흥교도소는 페인트가 벗겨진 높은 담장이 을씨년스러운 ‘진짜 교도소’였다. ‘슬기로운 감빵 생활’의 장소 섭외를 맡았던 양종성 CJ E&M 부장은 “국내에 촬영 가능한 교도소가 몇 곳 없는데, 그중 장흥교도소가 가장 리얼한 교도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판단해 섭외했다”면서 “보통 사람이 보기에는 을씨년스러운 건물이지만, 장소 섭외를 해야 하는 이들에겐 천연기념물 같은 장소”라고 설명했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장흥교도소는 내년에도 새 드라마 촬영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 있다.지금은 드라마·영화의 ‘감빵’ 장면 촬영의 명소로 유명한 장흥교도소지만 법무부에서 기획재정부로 이관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을 맡게 됐을 때는 그냥 ‘골칫덩이’였다. 1974년 건설 당시부터 민원의 온상이었던 옛 장흥교도소는 2015년 9월 용도 폐기 결정이 나자 주민들이 하루빨리 철거를 해달라고 장흥군에 민원을 넣고 있었다. 2015년 캠코가 장흥교도소에 대한 관리를 처음 시작할 때 장부상 가치는 토지 15억 8900만원, 건물 6억 7500만원인데, 철거비용은 13억원으로 예상됐다. 캠코 관계자는 “건물은 장부상 가치이지 사실상 의미가 없었다. 철거비용을 정리하고 나면 사실상 자산 가치가 의미가 없는 수준이 되는데, 이렇게 처분하면 국고에 손실이 적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그렇다고 사용이 중지된 교도소 건물을 그대로 방치하면 범죄장소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고, 국유자산을 묵혀두기도 어려웠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장흥교도소 관리를 맡고 있던 캠코의 박정석 과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장흥교도소를 드라마·영화 등의 촬영 장소로 빌려 주자는 것이었다. 박 과장은 “국내 교도소들이 리모델링을 하거나 새로 지어지면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교도소의 모습을 갖춘 건물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역발상으로 희귀한 건물이니 누군가에겐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과장은 2016년 1월 6일 전남영상발전위원회를 찾아가 장흥교도소가 한국에서 가장 교도소다운 모습을 갖춘 촬영지로 영화나 드라마의 감옥 장면이나 탈옥 장면 등을 찍기에 ‘딱’이라고 홍보를 했다. 보름 정도가 지나자 영화사 나인에서 연락이 왔다. 감옥을 배경으로 한 영화 ‘더 프리즌’의 교도소 장면을 장흥교도소에서 찍고 싶다는 것이었다. 캠코는 2016년 2월부터 그해 5월까지 교도소를 빌려주고 1600만원의 대여료를 받았다. 입소문이 나자 장흥교도소를 빌리겠다는 드라마·영화 제작사들이 줄을 섰다. 장흥교도소는 드라마 ‘캐리어를 끄는 여자’(2016년 8월, 대여료 200만원), ‘피고인’(2016년 10월~2017년 4월, 4200만원),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년 4~12월, 7500만원) 등의 촬영을 유치했다. 캠코는 올해 장흥군과 연간 5600만원의 임대계약을 맺어 장흥군이 직접 장흥교도소를 운영하게 했다. 이렇게 임대를 통해 캠코가 3년간 벌어들인 수익은 1억 9100만원이다.장흥교도소의 드라마·영화 촬영장소 전환으로 장흥군은 임대료 이상의 효과를 거뒀다. 촬영이 있을 때면 보통 버스 2~3대에 적게는 50~60명, 많게는 80~90명의 촬영 인원이 장흥군을 방문했다. 많은 숫자가 아니지만 장흥은 인구가 3만 9500명의 작은 도시다. 장흥군청 조국선 과장은 “장흥처럼 작은 도시에 한 번에 70~80명씩 사람들이 몰려와 식사도 하고 술을 마시면 지역경제가 활성화 된다. 동네 사람들보다 손이 크고, 촬영이 끝나고 돌아갈 때 음식 등 특산품을 사가는 경우도 많아 크게 도움이 됐다”면서 “특히 장흥군에서 한석규나 지성 같은 연기자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또 주민들에게는 즐거움이었다”고 귀띔했다. 캠코는 내년 초 ‘감빵’ 촬영 명소가 된 수감동(3만 9995㎡)을 장흥군에 약 32억원에 팔 계획이다. 장흥군은 수감동 일부를 문화·예술복합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일부는 보존해 영화 촬영지 등으로 계속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캠코는 지난해 1월 장흥교도소 노역장(4만 6492㎡)을 장흥군에 14억 1000만원에 팔아 ‘한약자원본부 비임상연구센터’가 들어서게 도왔다. 또 교정아파트(3831㎡)는 올해 2월 민간에 6억 3000만원에 팔아 국고 수입을 늘렸다. 나 과장은 “국유자산의 가치를 높이고,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했다는 측면에서 옛 장흥교도소 프로젝트는 다른 국유재산 관리의 롤 모델”이라면서 “장흥교도소가 모범 사례가 아닌 일반적인 사례가 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장흥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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