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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마루 개장… 일제 잔재 지우고 쉼터로

    서울마루 개장… 일제 잔재 지우고 쉼터로

    옛 조선총독부 체신국 터에 개관한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옥상에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18일 개장한 서울마루. 1937년 지어진 조선총독부 체신국 건물은 1978년부터 국세청 별관으로 쓰이다 2015년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해 철거됐다. 서울시는 이 자리에 연면적 2998㎡ 규모의 도시건축전시관을 지었다. 서울마루는 남쪽으로는 덕수궁, 북쪽은 서울시의회, 서쪽은 성공회 본당, 동쪽은 서울광장으로 이어진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승효상 “재개발식 도시재생은 위험…설계 절차 혁명적으로 바꿔야”

    승효상 “재개발식 도시재생은 위험…설계 절차 혁명적으로 바꿔야”

    “도시는 생물체와 같아서 늘 변한다. 따라서 늘 재생해야 한다.” 국가 건축정책을 총괄하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승효상 위원장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이로재 건축사무소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목표를 두고 추진하는 도시재생은 재개발 방식과 다를 바가 없어 굉장히 위험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승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부터 서울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까지 각종 국가 건축정책에 사령탑 역할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18일 발표한 공공건축 디자인 개선방안도 주도했다. 승 위원장은 “하급의 저질 건축으로 생산됐던 제도를 이제는 고칠 때가 됐다”며 “설계업무 절차를 혁명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새 광화문광장 조성 공사를 위해 이순신장군·세종대왕상의 이전을 검토하는 데 대해서는 “이순신장군상은 수십년 동안 있었고 광화문 광장의 남단에 위치해 광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세종대왕상은 세종문화회관 옆 쪽으로 옮겼으면 좋겠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공공건축 디자인을 개선해야 하는가. “건축은 우리 삶의 방식과 깊은 연관이 있다. 단순히 예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 삶이 진보되기 위해선 반드시 바꿔야 하는 일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경제 대국이다. 그런데 행복지수로 따지면 아직 선진국에 못 미친다. 국제연합(UN)에서 행복지수에 관한 통계를 낸다. 기준이 10가지 정도인데 반 이상이 건축이나 도시환경과 관련됐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건축도시 환경이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어떤 건축들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 “우리 삶은 한 나라, 또는 한 도시의 랜드마크 또는 기념비와는 별로 관계가 없다. 살면서 남산서울타워를 한 번 밖에 가본적이 없으니까 내 삶과 관계가 없는 것이다. 집을 나가면 만나는 골목길처럼 아주 익숙한 환경들은 우리 삶과 관련이 있다. 매일 우리 기분을 좌우한다. 이런 것들을 일상적인 건축이라고 한다. 동사무소, 유치원, 파출소 등이 공공건축의 중요한 요소지만, 작기 때문에 무시돼 왔다. 좋은 건물은 좋은 건축가가 설계하는게 마땅하다. 그동안 조달청이 발주하면 설계비를 가장 싸게 써내는 사람에게 돌아갔다. 설계를 싸게 낸 사람은 좋은 건축을 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하급 건축, 저질의 건축으로 생산됐다. 이제는 고칠 때가 됐다.” -굵직한 대형 사회간접자본(SOC)에서 생활SOC 중심으로 바뀌는 흐름에 동의하는가. “지난 수십년간 국가 건설산업은 토목, 혹은 굵직한 인프라 투자를 많이 해왔다. 지금은 충분할 정도다. 외형으로 보더라도 토목 인프라는 어지간히 갖춰진 형편이다. 이제는 발주 물량을 보더라도 건축 물량이 많아졌다.” -초대 서울시 총괄건축가를 역임했다. 가장 불편했던 점은 무엇인가. “관습이 제일 불편했다. 토건 위주의 행정 체제가 아주 강건하다. 그게 아니라고 설득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 대형이 아닌 작은 사업들에 더 많은 관심을 쏟으니 그러한 사업들으로 인해 이익을 보던 업체들과의 관계가 악화됐다. 예를들어 개발업자나 건설업자 등이다. 이들과 전부 ‘적’이 되는 것이다. 당연히 넘어가야 할 장애였고 심정적으로는 개의치 않았다.” -공공건축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가. “건축설계 사업으로 창출되는 일자리가 많다. 종래의 큰 사업은 대기업들이 가져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공건축은 소상공인이 가져가는 것이니까 훨씬 더 생활밀착형 이익을 가져가는 셈이다.” -현재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평가하자면. “도시재생을 재개발하듯 하면 결과는 망할 것이 뻔하다. 그런식으로 하면 안된다고 원론적으로 이야기를 해왔다. 지금도 우려되는 바가 없는 게 아니다. 우선 시한을 두면 안된다. ‘몇 년안에 끝내자’라는 방식은 실패로 가는 첩경이다. 지금의 방식은 굉장히 위험하다. 도시는 생물체 같아 늘 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늘 재생을 해야 한다. 어느 한 기간 동안만 재생하고 그다음에 재생을 하지 않으면 도시를 죽이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도시는 하드웨어만 있는 게 아니라 사는 사람들이 있다. 주민들이 어떻게 변화되는 지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대처를 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시간이 굉장이 많이 걸린다. 이번에 (사업이) 끝나면 이제는 도시재생이 없다는 식의 목표 설정은 굉장히 위험하다. 재생의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전주 한옥마을은 상업화, 대형화로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옥마을에서 개인에게 직접적인 비용을 지원했는데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했다. 한옥을 지으면 돈을 보수해주는 방식은 타락시킬 염려가 굉장히 크다. 공공시설이 부족하거나 길이 낙후된 곳을 조정해주면 스스로 (주민들이) 따라오게 해야 한다. 자율적으로 환경을 스스로 바꾸게 해야한다. 그래야 자기 것에 애착이 가고 공공과 긴밀하게 소통하려고 한다. 개인에게 돈을 지원해주면 도덕적 타락이 금방 따른다. 그것은 마약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는. “콜롬비아의 메데인이다. 원래 범죄율이 90%로 치솟던 곳이다. 마약으로 유명했다. 이 험악한 도시에 도시재생이란 방법을 꺼냈다. 빈민 마을에 작은 공공시설을 하나씩 지어줬다. 도서관, 어린이 놀이터 등을 지었더니 처음에 주민들이 뜨악하더니 곧 아이들이 놀기 시작했다. 범죄율이 10년 사이에 20% 이하로 떨어졌다. 어마어마한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다. 이런 방법을 도시 침술이라고 부른다. 자극을 줘서 주변이 되살아나고 생기가 돌게 하는 것이다. 우리 도시재생도 그 방법을 써야 한다.” -도시재생에는 젠트리피케이션(둥지내몰림) 우려가 잇따른다. “공공에서 아주 전략적으로 개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공공에서 개인 영역이 아닌 공공 역역만 건드려야 한다. 광장, 길, 도로 등이 대한 디자인의 질을 높여주고 동시에 시설물을 공공화를 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 개인에 대해 직접적으로 지원하면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경제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임대료만 부추긴다. 따라서 세입자로 살고 있던 사람들을 위한 장치를 공공에서 만들어줘야 한다. 공공임대주택을 많이 짓거나 공공시설을 중간 중간 포섭해서 전체적인 지가나 건물 임대료를 낮출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건축을 위해서 어떤 예산을 늘려야 하는가. “건축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발주와 설계, 허가, 짓는 단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세 단계 다 후진적 수준이다. 발주는 싸게 써내는 사람에게 준다. 건축사 면허라는 것은 허가를 면해주는 것이다. 국가에서 자격증(라이센스)를 주면 알아서 설계하라는 것이다. 의사자격증과 같은 성격인데 의사는 수술을 할때마다 허가를 받는 게 아니지 않는가. 건축사는 설계할 때마다 허가를 받아야 한다. 책임을 지기 싫어하는 공무원은 심의제도를 만들었다. 어떤 건물을 허가받으려면 최소한 35개의 심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심의를 담당하는 이들은 대부분 실무를 잘 모르고 책임도 없다. 그 과정에서 설계가 폄훼당하고 오독되고 왜곡되기 마련이다. 또 설계와 감리를 분리한다. 아기를 낳은 어머니가 아기를 기르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런 후진적인 건축에서 좋은 건축이 나오기가 만무하다. 세 단계를 정말 혁명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떻게 고쳐야 하나. “우리나라 공공건축의 설계 발주는 대부분의 지자체가 조달청에 발주한다. 심사를 익명으로 하면 부정부패가 반드시 개입되기 마련이다. 서양에서는 심사위원이 누구라고 공고할 때 발표한다. 그러면 이 심사위원의 성향을 생각하면서 사람들이 응모한다. 공개돼 있으니까 절대 부정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익명성 뒤에 숨어서 비리 부정이 횡횡하고 있다. 이처럼 서양의 선진국의 모범 사례를 따라만 하면 된다. -용산 미군기지 건축물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전체 975동 중 81동은 존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사적 가치 때문인가. “우리 설계팀에서는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생태 복원, 역사보존, 도시 복원 등이다. 975개 건물 중 아주 소중한 것도 있지만, 정말 형편없는 게 대부분이다. 난개발이 돼 있다. 그런 것을 두고 생태를 복원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건물을 보존해야 한다. 사라지는 건물도 그 건물이 있었다고 하는 사실을 기억하게 만드는 장치를 둬야 한다. 용산 미군기지는 대단한 땅이다. 옛날에는 서울의 변두리였지만 지금은 서울의 중앙에 있다. 저는 국방부가 거기 있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국방부도 옮겨야 한다. 세계 어느나라 도시 한복판에 국방부가 있는 도시가 없다.” -청와대 관저 이전을 주장한다. “집무실은 광화문으로 안 나오겠다고 청와대에서 이야기를 했고, 관저는 이전을 해야 한다. 관저에 한번 가봤는데 사람이 살 곳이 못된다. 건축 구조가 그렇다. 빛도 잘 안통하고, 환기도 잘 안 된다. 오래 살면 정신·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결단코 좋아질 까닭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의 건강을 위해서도 관저는 옮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무실은 옮기고 안 옮기고 가 중요한 게 아니다. 청와대 본관이 있는 북악산 기슭이 역사 이래로 국민에게 내줘본 적이 없다. 전부 권력자가 잡았던 공간이다. 우리가 광화문에서 대모를 하면 그쪽을 보고 한다. 방향성이 있다. 중요하는 것은 국민에게 내어주라는 것이다. 서울의 축이고 대한민국의 상징 축이다. 이런 주축을 권력과 비권력,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를 떠나서 온전히 국민의 축으로 만들자는 게 제 주장이다.” -우리는 왜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같은 자산을 갖지 못했나. “그동안의 공공건축 등은 그동안 턴키방식(일괄수주계약)를 해왔다. 건설회사와 시공 회사와 설계 회사가 한 팀이 돼서 들어오라는 것이다. 이건 마치 변호사와 검사가 한팀으로 법정에 들어오라는 것과 같다. 검사와 변호사가 서로 견제를 해야지 한 팀이 돼면 어떻게 되겠나. 많은 부정부패가 있을 수밖에 없다. 건축설계사무소는 돈이 없다. 시공회사가 돈이 많으니까 시공사가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제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건축가라고 하는데 공공시설을 설계해본 적이 없다. 불륜의 장소라고 생각해 근처에 가지도 않았다.” -서울의 특징을 어떻게 살려야 하나. “서울은 다른 나라의 도시들과 달리 독특한 성질이 있다. 서울시 총괄건축가를 하며 서울에 5가지 요소가 있다고 했다. 1000년 이상 존재했고, 600년 이상 한나라의 수도로 역사가 있다. 산수가 있는 도시다. 유라시아 대륙의 동단에 위치한 중요 도시며, 1000만 인구가 산다. 이 도시를 합한 것은 서울밖에 없다. 서울의 정체성이다. 다른 도시는 대부분 평지다. 서울은 산이 있어 지형마다 다 다르다. 파리나 뉴욕은 도시 설계의 원칙을 적용할 수 있는데 서울은 다 다른 원칙을 적용해야한다. 사대문 안은 전혀 다른 풍경을 갖고 있다. ‘메가 시티’(megacity)가 아닌 ‘메타 시티’(metacity)적 방법으로 불린다. 서울은 더 이상 확장이 필요한 게 아니라 서로의 커뮤니티 내에서 연결이 필요하다. 잠실은 산도 없고 이미 롯데월드타워가 들어서 있어 마천루의 도시처럼 만들어도 된다. 하지만 서대문 안은 건물을 지어선 안 된다. 지금이라도 건물을 지으면 안 된다. 세계에서 엄청나게 많은 도시 가봤는데 서울만큼 잠재력이 많은 도시가 없다.” -광화문광장이 갖는 상징적 의미는. “중요한 공간인데 세계 최대의 중앙 분리대처럼 돼있다. 누구나 쉽게 가야 하는데 지금 광장은 목숨 걸고 건너가야 한다. 기념비적 광장이지 일상적 광장이 아니다. 기념비적 광장에서 일상의 광장으로 바꾸자는 게 서울시에서 하는 것이고 제가 적극 찬성하고 도와주고 있다.” -광화문 광장 동상 논란이 있다. “현상 공모에서 좋은 안을 만들었다. 이순신 장군 동상은 수십년동안 있었고 광화문 광장의 남단에 위치해 광장에 영향을 안 준다. 세종대왕 동상은 한 가운데 있고 너무 주변을 압도할 듯이 서 있다. 장소를 옮기면 좋겠다고 하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다. 만들 때부터 문제가 많았다 세종문화회관 옆 쪽으로 옮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교통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교통은 늘 무책이 상책이다. 광화문 광장은 차도나 보도를 전부 같은 자료를 써서 필요할 때 차를 다니게 하면 된다. 서양의 보행전용도로는 대부분 아침엔 차가 다니도록 한다. 오후엔 사람만 다니게 한다. 일부분 한두개 차선은 열어둘 수도 있다. 그런식으로 운영하면 된다.” -을지면옥 철거 논란이 있었다. “을지로 일대가 고통받는 것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만들어진 개발계획 때문이다. 세운상가 주변에 엄청난 개발계획을 세우고 법제화를 시켜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넘겼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도시재생의 방법으로 추진할 것이다.” -세종시에 대한 평가는. “세종시는 맨 처음에 만들 때 추진위원회 위원이었다. 처음엔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다. 가운데를 비우고 환상형으로 평등한 도시 구조다. 작년에 처음 가봤는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새로운 도시를 계획했는데 흔히 보던 도시다. 주된 원인은 옛날 방식 그대로인 아파트 때문이었다. 도시는 아파트가 풍경을 좌지우지한다. 3기 신도시를 만든다고 하는데 옛날 방식대로 하면 큰일난다. 전반적으로 방법을 바꿔야 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3개월째 우륵교 잠금장치 철거 묵살하는 ‘수공’

    3개월째 우륵교 잠금장치 철거 묵살하는 ‘수공’

    경북 고령소방서 “응급상황 대비 철거를”한국수자원공사가 119구급차량 통행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없애거나 완화해 달라는 소방당국과 주민들의 요구를 외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7일 경북 고령소방서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수자원공사 측에 낙동강 고령강정보 위에 놓인 우륵교(길이 810m) 차량통행을 막기 위해 설치해 둔 쇠말뚝 잠금장치를 철거하거나 전자식 개폐기로 교체해 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서울신문 1월 28일자 12면> 인구 1만여명의 고령 다산면과 관광객이 몰리는 강정고령보 인근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119구급차량으로 5분 거리에 있는 계명대 동산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하기 위해서다. 응급환자를 태운 119구급차량이 우륵교 쇠말뚝 잠금장치를 수동으로 해제하는 데 최소 1분 정도 걸려 자칫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인 ‘골든 타임’ 확보에 차질이 우려가 된다. 그러나 수자원공사는 철거 요구를 3개월째 묵살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2012년 9월까지 250여억원을 들여 차량 통행이 가능한 설계하중 1등급(43.2t)의 우륵교를 준공한 뒤 보 유지·관리 전용 교량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쇠말뚝 잠금장치를 설치해 차량통행을 막아 왔다. 고령소방서 관계자는 “수자원공사는 분초를 다투는 응급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쇠말뚝 잠금장치를 즉각 철거해야 한다”고 촉구했고, 강정고령보 차량통행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지금의 쇠말뚝 잠금장치로 인해 응급환자가 골든 타임을 놓쳐 사망할 경우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우륵교 차량 통행 방지시설을 철거할 경우 일반 차량 통행이 예상돼 불가하고, 전자식 개폐기로 바꾸는 데는 많은 예산이 필요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황창규 “KT 채용비리 의혹, 檢수사 후 자체 조사 진행”

    한국당 “정치공세 금지 여야 합의” 방어 황창규 KT 회장은 17일 자사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 후 자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이날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의 KT 아현국사 화재 관련 청문회에서 ‘자체 조사 계획이 있느냐’는 김종훈 민중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황 회장은 다만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답변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자 과방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청문회 전에 여야 간사가 합의해서 이번에는 정치공세를 하지 말자고 했다”고 밝혔다. KT가 김성태 전 한국당 원내대표의 딸을 부정 채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방어막을 친 것이다. 황 회장은 KT가 2014년부터 정치권 인사, 퇴역 장성 등 14명을 경영고문으로 위촉해 자문료 명목으로 총 20억원을 지급했다는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화재 조사일지를 보면 도면 자료가 수집되지 않았고 시설이 철거돼 현장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상임위 차원에서의 황 회장에 대한 고발을 요청하기도 했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 선임을 올해의 주요 과제로 밝혔고 (황 회장이) 후계자를 뽑아서 ‘2기 체제’를 운영하려 한다는 소문이 KT 내외부에 자자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고교 무상교육 재원 확보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을 심의했으나 합의가 불발돼 24일 재논의하기로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KT 아현지사 화재’ 청문회, 채용비리·증인 불출석 문제로 시끌

    ‘KT 아현지사 화재’ 청문회, 채용비리·증인 불출석 문제로 시끌

    지난해 11월 24일 KT 서울 아현지사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여야 합의로 17일 청문회가 열렸다. 하지만 여야는 ‘KT 채용비리 의혹 관련 질의’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청문회 불출석 문제’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이날 KT 청문회는 자유한국당이 유영민 장관의 증인 불출석 문제를 제기하며 예정보다 1시간 가량 늦게 시작됐다. 유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동행을 이유로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자유한국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태 의원은 “유 장관이 청문회를 의도적으로 회피했고 청와대가 나서서 대통령 순방에 장관을 동참시키는 등 꼼수를 부려 장관이 청문회에 불출석했다”면서 “정부·여당과 청와대까지 나서서 KT를 비호해 주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청문회 연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성수 의원은 “오늘 청문회는 KT 화재 원인을 묻기 위한 것으로 황창규 KT 회장과 KT 임직원들이 핵심 증인”이라면서 청문회 연기에 반대했다. 결국 이날 오전 10시에 열리기로 예정됐던 KT 청문회는 오전 11시가 넘어서야 본격적으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시작됐다. 오전 청문회에서는 KT가 소방청의 화재 원인 조사를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소방청이 요구한 현장 출입이나 자료 제출을 (KT가) 거부한 일이 있다고 알고 있다”고 지적했고,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도면 자료도 수집되지 않았고 시설이 철거돼 현장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조직적·의도적 방해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면서 상임위 이름으로 황창규 회장을 고발할 것을 요청했다.청문회 참고인으로 출석한 사건 발생 당시 소방청 화재조사 책임자도 “일부 조사 관련 방해를 느꼈다”면서 “자료 제출 5건을 요청했는데 빠른 것은 1일, 늦은 것은 20일 걸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황창규 회장은 “화재 원인 규명에 필요한 모든 부분은 적극적으로 지원과 협조를 하라고 강조해왔다”면서 “조사 방해 사실은 이 자리에서 처음 듣는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오후 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당과 더불어민주당 쪽에서 KT 채용비리 의혹 관련 질문이 나왔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KT의 정치권 줄대기의 꽃은 채용비리”라면서 “(과방위 자유한국당 간사가 아닌 동명이인의)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자녀뿐 아니라 조카도 KT에 있다고 들었다. 직접 보고받거나 파악한 것이 있냐”고 황 회장에게 물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서 내부 진상조사를 하고 있는지를 황 회장에게 질의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채용비리 의혹 관련 질의가 나올 때마다 강하게 반발했다. (과방위 간사인) 김성태 의원은 “청문회 개최에 합의했을 때 정치공세가 되지 않도록 유의하자고 강조했고, 그 정신이 지켜져 청문회가 성립된 것”이라고 항의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KT 화재 상생보상협의체’ 구성 과정에서 노웅래 과방위원장이 자유한국당을 ‘패싱’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27일 (상생보상협의체 구성의 근거가 된) 이해관계자 간담회가 의원회관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의원은 아무도 통보받지 못했다”면서 “왜 제1야당을 빼놓았냐”고 비판했다.이에 노웅래 위원장은 “국회 차원의 지원이 아니라 시민사회단체의 주선으로 간담회를 여는 것을 국회의원 입장에서 지원했다”면서 “분명히 야당의원들에게도 연락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KT 하청업체 직원이 청문회에 불출석한 것이 KT 협박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종훈 의원은 “KT가 김모 참고인에게 청문회에 출석하면 하청 계약에서 탈락시키겠다는 협박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황 회장은 “김 참고인에게는 저희가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보고받았다”면서 “공문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안내라고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부산시,강제징용 노동자상 철거 닷새 만에 ‘반환’하기로

    부산시가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철거한 지 5일 만에 시민사회단체에 빈환하기로 결정했다. 오거돈 부산시장과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은 17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노동자상 반환과 원탁회의 구성에 관한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는 부산시의회를 추진기구로 하는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을 위한 부산시민 100인 원탁회의’를 구성하고,노동절인 5월 1일 전까지 원탁회의가 지정하는 장소에 노동자상을 설치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100인 원탁회의 운영에 관한 세부적 내용은 건립특위와 시의회가 협의해 정하기로 했고,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보관 중인 노동자상은 즉각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오시장은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아픔을 나누고 치유하기 위한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취지에는 공개적으로 공감의 뜻을 밝혀왔지만,행정기관으로서 절차적 문제와 관련해 불가피한 조처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노동자상은 반환하도록 하겠으며 노동자상 건립을 위해 모금하고 마음을 모은 시민과 노동자들에게 걱정을 끼친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그는 또 “행정 집행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점검해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조처를 하고 원탁회의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어려운 용단을 내리고 이 자리까지 함께해준 오 시장께 감사드린다”며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는 데에는 민·관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양측을 중재한 박 의장은 “이제 노동자상은 폭넓은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합법적으로 설치될 수 있는 물꼬를 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지난 12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정발 장군 동상 앞 인도에 있던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기습 철거하는 행정대집행을 벌였다. 노동자상은 지난해 5월 1일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하려던 것으로,지금까지 공식적인 설치 장소를 찾지 못해 정발 장군 동상 앞 인도에 임시 설치된 상태였다. 건립추진위원회 등 시민단체는 “노동자상 철거는 친일행위”라며 지난 15일부터 부산시청 청사 로비에서 농성을 벌여왔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강제징용 노동자상 철거는 친일” 이틀째 농성

    “강제징용 노동자상 철거는 친일” 이틀째 농성

    강제징용 노동자상 철거에 반발한 전국 공무원노동조합 등이 부산시청 청사에서 이틀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16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전공노 부산본부와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등은 전날인 15일 오전부터 청사 로비에서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30여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철거는 친일이다’는 문구를 적은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노동자상 반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오전 오거돈 부산시장 출근에 맞춰 시위를 계속했으나 충돌을 빚진 않았다. 전공노 등은 시장 면담 성사 때까지 청사 로비 농성을 이어 갈 계획이다. 전공노 관계자는 “오 시장은 즉시 국민 앞에 사과하고 (노동자상) 원상복구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15일 오후 노동자상을 기습 철거한 것에 유감의 뜻을 밝히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설치 위치를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지난해 5월 1일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하려던 것으로, 지금까지 공식적인 설치 장소를 찾지 못해 정발 장군 동상 앞 인도에 임시 설치했다. 부산시는 지난 12일 기습적으로 노동자상을 철거한 뒤 현재 남구 대연동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보관 중이다.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강제징용 노동자상 행정대집행을 “성급한 결정”이라며 유감을 나타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영상] 세월호참사 5주기, 4·16 그날의 기억

    [영상] 세월호참사 5주기, 4·16 그날의 기억

    지난 12일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비극의 아픔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 전라남도 진도군 팽목항을 찾았다. 차로 다섯 시간 반을 넘게 달려 늦은 아침에 도착한 팽목항. 참사 이후 실종자 구조와 사고 수습, 의료지원을 위해 진도군민 뿐 아니라 전국에서 한 걸음에 달려온 많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과 땀이 가득했던 이곳엔 쓸쓸한 적막한 기운만이 맴돌았다.팽목항에서 출발해 조도와 관매도를 운행하는 새섬두레호를 기다리는 여행객과 주민들만 간간이 눈에 띠었다. 배를 기다리며 힘든 시간을 쪼개 가족과 함께 팽목항을 찾아온 박근태(37·동대문)씨는 “딸이 태어난 때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해였다. 그래서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 사건만 아니었면 이곳은 정말 아름답고 좋은 곳인데, 너무나 안타깝다. 그래도 직접 오니깐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지는 거 같다”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모든 궁금증이 해소될 만큼 밝혀진 건 없는 거 같다. 유가족 분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이 되겠냐만은 그래도 그분들 제발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심인숙(39·동대문)씨도 “세월호를 추모하는 일이 무시받거나, ‘아직까지 사람들이 왜 저렇게 오버하지’ 라는 식의 시선들이 없어지길 바라며, 정말 마음 놓고 다 같이 진심으로 슬퍼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슬퍼하는 시선조차도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현실이 너무 마음 아프다”고 했다.세월호 참사 유가족 중 유일하게 팽목항에 남아 묵묵히 이곳을 지키고 있는 단원고 학생 故 고우재(당시 18세) 아버지 고영환씨. 세월호 참사 후 2014년 10월 말 경기도 안산에서 팽목항으로 내려온 고씨는 지난해 9월 철거된 팽목항 분향소 자리에 임시로 설치된 ‘세월호 기억관’ 옆 컨테이너에서 숙박을 해결하며 5년째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세월호 기억공간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고씨는 “이곳 팽목항에 아이들을 기억할 수 있는 조그만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게 목표다. 그 뒤의 일은 아직 생각 해본 적 없다”며 “국가는 우리 가족을 포함한 모든 피해자 분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만 나는 아들에게 한 약속만은 꼭 지키겠다”고 했다. 그는 또한 “아들이 천국에선 선배고 난 후배다. 천국에 올라가면 아들에게 살면서 못한 거 속죄할거다. 앞으로도 많이 노력할테니깐 하늘에서라도 지금의 아빠 모습을 많이 지켜봐주고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날 이곳을 찾은 장완익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 관련 진상을 최대한 밝힐 수 있는 것만이 피해자분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라며 “진상이 밝혀져야지만 안전한 사회, 안전한 나라 그리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손진호, 박홍규, 문성호, 김민지 기자 nasturu@seoul.co.kr
  • 기억하라 존중하라 그리고… 치유하라

    기억하라 존중하라 그리고… 치유하라

    800여명 나환자 밤에만 걸어 140㎞ 이동… 눈물로 지은 공동체수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켜켜이 쌓은 가치… 그 가치 담은 공간●애양원에 대한 무섭고 슬프고 아름다운 단편들 #기억 1. 초등학교 때 아버님을 따라 시골의 할아버지 댁을 두어 번 갔었다. 그곳은 전기도 대중교통도 닿지 않는 ‘깡촌’으로 어린 내게도 낯설고 불편한 곳이었다. 그러나 마을 뒷산을 넘으면 바로 바닷가로 내 또래 아이들과 물놀이하는 큰 재미도 있었다. 바다 건너편에 교회가 보이는 녹음 우거진 섬이 있어 호기심이 일었다. 그러나 친척 아이들이 들려준 얘기는 정말 무서웠다. ‘문둥이’들이 사는 곳이며 그 섬에 헤엄쳐 갔다가 사라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기억 2. 배정받은 중학교는 성경과목을 가르치는 미션스쿨이었다. 어느 날 담당 목사 선생님이 한 권의 책을 가져와 한 인물을 소개했다. ‘사랑의 원자탄’이라는 책으로 주인공은 손양원 목사였다. 일제 말기에 신사참배를 거부해 6년간 옥살이를 하다 해방 후 지방 교회의 목회를 맡았다. 공산당의 반란이 일어나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이 총살을 당했다. 그러나 손 목사는 아들을 살해한 주범을 용서하고 오히려 양자로 삼는 사랑을 실천했다. 6·25전쟁 때 그 역시 목사라는 이유로 처형을 당했다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기억 3. 10년 전, 여수공항 뒤에 있는 한 병원을 방문하게 됐다. 애양원이라는 이곳은 원래 미국 선교사들이 세워 나환자들을 수용해 치료하던 곳이었다. 서울의대를 졸업한 김인권 원장(현 명예원장)은 나환자 섬인 소록도에 공중보건의로 자원 복무했고 제대 후 바로 애양병원에 부임해 소외된 이들을 위해 일생을 헌신하는 우리 시대의 의인이었다. 동행했던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을 포함한 일행들은 김 원장의 고귀한 삶에 크게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40여년 전, 어릴 때 단편적 기억들의 무대는 모두 이곳 전남 여수 애양원이었다. 이제는 강같이 좁은 애양원 앞바다 건너편 공단 지역이 아버님 고향마을이 있던 곳이다. 육지에서 돌출한 반도의 끝을 본 것을 섬이라 착각했고 ‘문둥이’라 두려워한 가상의 대상은 한센병 환자들이었다.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는 이곳 애양교회에 부임해 한센인들을 돌보다 여순반란사건(여수·순천사건)에 휘말려 두 아들과 함께 목숨을 잃었다. 세 부자의 순교묘지와 손양원기념관이 있는 이곳은 개신교의 성지로 많은 신자들의 순례지가 됐다.●나환자들 사회서 격리돼 비참한 삶… 1909년 벽돌가마터에 환자 첫 수용 처음 방문한 애양원 일원은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애양원의 역사는 안타깝고 처절한 이야기다. 한국의 개신교는 조선말 개항기에 주로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전파됐다. 초기 선교사들은 의료 기술을 겸비한 이들이 많았는데, 미국 영사관 의사로 와서 제중원을 설립한 알렌이 대표적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1960년대까지 1000여명의 외국인 선교사들이 이 땅에서 활동했는데 그들은 기독교 전파뿐만 아니라 현대적 의료시설을 설립하고 교육기관을 정착시켰다. 1909년 봄날, 미국 남장로회에서 파견한 목포선교부의 포사이트 선교사는 광주의 동료 선교사가 위중하다는 소식에 말을 타고 광주로 향했다. 도중 길가에서 여자 나환자를 발견해 광주로 호송했고 광주진료소 인근의 벽돌가마터에 수용해 치료하기 시작했다. 당시 나환자들은 치료는커녕 가족과 사회에서 버림받은 불가촉천민으로 저주의 대상이었다. 당시 벽돌가마터 여환자의 비참한 모습은 이랬다. “몇 달 몇 년 동안 빗질도 않고, 옷은 더러운 넝마이며, 손발은 짓물렀다. 온몸에서 참을 수 없는 냄새가 났다. 한 발은 짚신을, 다른 발은 두꺼운 판자조각을 묶어 걸을 때마다 심하게 절뚝거렸다.” 이 사건을 계기로 광주선교부에 한센환자의 집이 설치됐고 2년 후에는 광주나병원이 출범했다. 애양원의 역사는 바로 1909년 4월 7일, 벽돌가마터에 여환자를 수용한 날부터 시작한다. 초대 원장인 윌슨(우일선) 선교사는 체계적인 치료는 물론 나환자들의 자립자생을 위해 목공, 석공, 직조, 의료기술까지 자체 기술자들을 양성했다. 또한 교회를 설립해 신앙을 통한 재활을 시도했다. 이 신앙적 한센공동체는 이후 애양원의 전통이 됐다.일제는 도시 공공위생을 문제 삼아 나병원 이전을 강권했고 1926년 여수 율촌면 신풍리 바닷가로 이전 명령을 내렸다. 800여 나환자와 가족들은 기차도 못 타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밤에만 걸어서 무거운 침상과 짐을 들고 140㎞를 이동했다. 이른바 ‘눈물의 이주’ 끝에 애양반도에 한센인의 자치 공동체, 애양원을 건설하게 된다. 반도의 중앙에 병원과 교회를 세우고 그 남쪽에 여환자 숙소를, 북쪽에 남환자 숙소를 각 20여동 지었다. 이외에도 기술학교, 이발소, 창고, 오락실 등 총 110동의 건물을 세웠다. 현지에서 채취한 응회암과 사암들로 돌벽을 쌓고 목조 지붕틀을 올린 간략한 서양식 건물들이었다. 목수, 석공, 토공 등은 모두 훈련된 한센인들로, 자체 인력과 기술로 완성한 공동체 건축이었다. 해방 후에는 한성신학교를 세워 한센인 교역자를 양성했다. 첫 방문 당시, 남환자 숙소는 모두 철거돼 그 터에 한센인 정착지인 도성마을이 자리잡았다. 병은 완치됐지만 신체적 불구로 남은 음성한센인들의 자립갱생을 위한 마을이었다. 여환자 숙소는 폐가인 채로 14동이 남았고 한성신학교는 토플하우스라는 숙소로 개조했다. 원래 병원 건물을 애양병원역사관으로 개조했고 입구 쪽에 새 병원 건물을 크게 세운 상태였다. ●1967년 건축가 조자룡 설계·김종규 전시관 증축 계획… 장장 한 세기 걸친 건축 애양원 설립부터 1950년대까지 건설된 모든 건물들은 선교사들이 계획하고, 한센인들이 건설한 일종의 민간건축이었다. 굳건한 막쌓기 돌벽과 직선적인 서양식 지붕들은 마치 18세기 유럽의 마을에 온 듯 이국적인 경관을 이룬다. 경제적 부족과 기술적 제약으로 건물은 비록 낮고 허술하지만, 소외된 이들의 초보적인 안식처로서 충분한 근원적인 건축들이다.1967년 새로운 병원을 세우게 되는데 설계를 건축가 조자룡(1926~2000)이 맡았다. 해방 직후 하버드대학원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했고 스웨덴 설계회사에서 실무를 쌓은 후 귀국해 1950~60년대를 풍미한 풍운아였다. 돌아가시기 얼마 전 그분을 뵙게 돼 1박2일로 말씀을 들었는데, 아마도 설계한 건물이 150개 이상은 되리라 회고했다. 그럼에도 조자룡은 늘 한국의 전통미에 관심을 두었다. 1970년 민학회를 조직했고, 최대의 민화 수집가로서 사설 민속박물관까지 경영했다. 새 애양병원에 도입된 휘어진 처마나 쌍사자석 등을 모티브로 한 현관 기둥도 그가 노력한 전통 계승의 표현이었다.2010년 애양원 방문 때 2년 후 열릴 여수해양엑스포에 대비해 여환자 숙소 잔해들을 철거하고 새롭게 펜션을 지을 계획이라고 들었다. 나는 남겨진 건축적 흔적을 살려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고 그 설계를 자원해서 맡았다. 기존 건물의 돌벽을 최대한 보존하고, 그 뒤편에 단순하고 무성격한 새 숙소를 부가했다. 원 숙소부는 새 숙소의 안마당이 되고, 원 건물의 정면만이 돋보이도록 설계 전략을 세웠다. 애양원 개척 당시의 소중한 건축유산을 보존하고 새롭게 쾌적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치유의 숲’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원 병원이었던 역사관은 외벽의 풍화가 심하고 비좁았다. 함께했던 서 회장이 비용을 쾌척해 기존 역사관을 수리하고 넓은 새 전시관을 증축하게 됐다. 이 설계는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창조적 건축가 김종규가 맡았다. 그 역시 기존 건물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뒤편에 단순한 형태의 백색 전시관을 덧붙였다. 기존 건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내부공간의 깊이와 빛의 변화를 담은, 외유내강형의 세련된 건축이다.거의 한 세기에 걸쳐 애양원은 수많은 이들의 건축적 노력을 결집해 왔다. 선교사들과 한센인들, 조자룡, 김봉렬, 김종규 등 전문, 비전문 건축가들은 이국적인 돌집부터 미니멀한 현대적 공간까지 다양한 형태와 공간을 차곡차곡 쌓아 왔다. 그럼에도 이들은 서로 중요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과거의 의미를 기억하고, 앞선 건축의 흔적들을 존중하며, 총체적인 환경의 상처와 기억의 아픔들을 치유하려는 소중한 가치들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건축학자
  • 2022년까지 동네 체육관 1400개·도서관 1200개로 늘린다

    2022년까지 동네 체육관 1400개·도서관 1200개로 늘린다

    내년부터 3년간 총 48조원 규모 투입 거주지 10분거리 체육·문화시설 이용 2021년까지 공보육 이용률 40%까지↑ ‘지역 주도-중앙 지원’ 방식으로 추진 야당선 “총선 겨냥 선심성 정책” 비판2022년까지 전국의 동네 체육시설이 1400개로, 도서관은 1200개로 늘어난다. 정부는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생활 SOC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정부 합동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 전 여가 활력, 생애 돌봄, 안전·안심 등 3대 분야 8대 핵심 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내년부터 3년간 국비 30조원, 지방비 18조원을 포함해 총 48조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지역밀착형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체육시설과 도서관, 보육시설 등이 부족한 곳엔 새로 만들어주고, 낡은 시설은 손을 봐 국민의 삶과 질을 높이고,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하려는 취지에서 정부가 지난해 8월 처음 도입했다. 정부는 여가 활력을 위해 문화·체육시설과 기초 인프라에 14조 5000억원을 투자한다. 체육시설의 경우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10분 안에 이런 시설을 만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현재 5만 3000명당 1개(963개) 수준인 체육관을 인구 3만 4000명당 1개(1400여개) 수준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도서관과 생활문화센터 등 문화시설도 확충한다. 공공도서관의 경우 현재 5만명당 1개(1042개)에서 4만 3000명당 1개(1200여개) 수준으로 늘린다. 농어촌를 비롯해 취약 지역은 지역 단위 재생사업을 통해 주차장과 복합 커뮤니티센터 등 기초 인프라를 확충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생애 돌봄 분야인 유치원·어린이집 등 공보육 인프라 확충과 공공의료시설 확충에 2조 9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2021년까지 공보육 이용률을 40%까지 높이고 초등돌봄교실 이용 대상도 기존 1·2학년 위주에서 전 학년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시군구에 최소 1곳씩 공립노인요양시설을 설치하고, 주민건강센터도 현재 66곳에서 110곳으로 확충할 예정이다. 특히 안전하고 깨끗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안전·안심 분야에 12조 6000억원을 투입한다. 석면 슬레이트 철거 숫자를 현재 16만동에서 2022년 29만여동으로 늘리고, 현재 170곳인 휴양림도 190곳으로 늘린다. 정부는 이 사업들을 지방자치단체가 이끌 수 있도록 ‘지역 주도·중앙 지원’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수요가 많은 핵심시설에 대해선 소외 지역에 우선적으로 시설을 확충할 방침이다. 또한 체육관·도서관·어린이집·주차장 등 다양한 시설을 한 공간에 모으는 시설 복합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다음달 말까지 복합화 대상 사업의 3개년 투자 물량과 추진 절차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지자체에 제공할 계획이다. 지방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앞으로 3년간 복합화 시설에 대한 국고 보조율을 10% 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생활 SOC 사업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정책”이라면서 “토목사업이라고 비판했던 과거 정부의 SOC 사업과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최영주 서울시의원, 서울시 공동주택과 방문…개포동 단독주택지역 주민들 숙원 전달

    최영주 서울시의원, 서울시 공동주택과 방문…개포동 단독주택지역 주민들 숙원 전달

    서울특별시의회 최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남3)이 지난 11일 개포동 지역주민들과 함께 서울시청 공동주택과를 방문하여 주민의 숙원 사항을 전달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개포동 660-27번지(언주로 6길)는 개포택지개발지구(공동주택) 내 소규모 단독주택 지역으로 제2종 일반주거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지구단위계획에서 공동주택 중 아파트가 불허용도로 지정된 곳이다. 이에 본 대상지는 개포주공1.2.3.4단지, 시영아파트 등 인근 대부분의 공동주택 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상황에서 향후 2~3년 후 인근 단지들(약 1만 2000여 세대)의 재건축이 완료되면 35층 고층 아파트로 둘러싸여 고립된 섬과 같은 형태가 되어 더 이상 단독주거지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당 단독주택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오랫동안 규제로 묶여 있는 지구단위계획의 변경을 통해 소규모 정비사업을 추진해 해당 대상지가 주변 지역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강남구청을 찾아가 수차례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이 관철되지 않자 최 의원과 함께 서울시의 문을 두드렸다. 최 의원은 “해당 지역의 주민들이 인근의 철거 및 건축 행위로 인한 분진, 진동, 소음 등에 따른 주거환경 악화로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개원초등학교의 휴교로 해당 대상지의 어린 자녀들이 조정된 통합초교로 통학을 해야 하는 등 여러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하며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이어,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는 기간에 해당 대상지도 사업을 추진하여 주거환경을 정비하고, 노후주택을 개량할 수 있도록 해야 재건축 이후 새롭게 입주한 주민들의 또 다른 민원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조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울시가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 공동주택과장은 “현재 강남구청에서 해당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을 위한 공람·공고를 하고 있다. 공람 기간 내에 의견서를 제출하여, 지역주민들의 의견이 다시 한 번 전달될 수 있도록 하라”고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거돈 부산시장, 강제징용 노동자상 철거 유감 표명 …입장문 통해 공론화 제안

    오거돈 부산시장이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기습 철거와 관련,유감의 뜻을 밝히고 공론화를 통해 노동자상 설치 위치를 정하자고 제안했다. 오 시장은 15일 ‘일제 강용 징용노동자상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부산시가 노동자상을 행정대집행한 것에 대해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특별위원회(건립특위)와 관계자들께 유감을 뜻을 전한다”며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고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위원회 활동을 단순히 법적·행정적 잣대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대집행 때 발생할지 모르는 충돌을 최소화하고자 시기를 전격적으로 정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충분한 소통이 없었던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시민 의사를 확인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노동자상 설치 위치를 정하는 방안을 다시 제안한다”면서 “5월 1일 노동절 이전까지 위치를 결정하도록 하고,건립특위에서 공론화 기구 구성을 맡을 기관이나 단체를 지정하면 공론화 방식이나 내용은 모두 공론화 추진기구에 일임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 12일 기습적으로 노동자상을 철거한 뒤 현재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보관 중이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 조합원과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 회원 등 100여 명은 이날 오전 부산시가 노동자상을 기습 철거한 것에 항의하는 집회를 시청 앞에서 열었다. 집회 후 이들은 시청 안으로 들어가 오 시장 사과와 면담,노동자상 철거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하며 1층 로비에서 연좌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16일에도 오 시장 출근을 저지할 예정이며,면담이 성사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오시장은 이날 오전 강제징용 노동자상 기습 철거에 반발한 공무원노조의 출근 저지를 피해 비밀리에 출근했다. 공무원노조가 오 시장 출근 저지에 나선 것은 지난 12일 부산 동구 초량동 정발 장군 동상 앞 인도에 있던 노동자상을 부산시가 기습적으로 행정대집행에 나서 철거한 데 항의하기 위해서다.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지난해 5월 1일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하려던 것으로,지금까지 공식적인 설치 장소를 찾지 못해 정발 장군 동상 앞 인도에 임시 설치했었다. 부산시는 지난 12일 기습적으로 노동자상을 철거한 뒤 현재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보관 중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朴정부 경찰, 靑에 세월호 특조위 방해 여론전 제안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 경찰이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를 밀착 감시한 정황을 검찰이 파악하고 수사하고 있다. 최근 특조위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검찰은 조만간 경찰 간부를 소환할 예정이다. 1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정보 경찰 문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성훈)는 최근 경찰청 정보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12월에 이어 지난 9일 3차 압수수색을 통해 박근혜 정부 시절 정보 경찰이 작성한 세월호 특조위 관련 복수의 보고서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정보 경찰이 생산한 특조위 관련 문건들이 직무 범위를 벗어나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정보 경찰은 세월호 특조위 구성 전인 2014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동향 파악 문건 등을 작성해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조위는 2015년 8월 시작해 2016년 9월까지 활동했다. 문건 등에서 경찰은 이석태(현 헌법재판관) 당시 특조위원장 등 특조위원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이 위원장 등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경력 등을 들어 ‘좌편향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 위원장의 성향으로 미뤄 ‘반정부 성향’ 인사를 대거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참여연대와 민변 출신 인사들이 유력한 대상으로 거론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는 보수 언론을 이용한 여론전을 제안하기도 했다. 경찰은 “보수 언론과 법조계 원로 등을 통해 정부 입장을 대변하고 좌파 진영의 특조위 개입 시도에 대한 우려 여론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일반 방청객이 참여할 수 있는 특조위 전원회의에 ‘어버이연합’ 등 보수 단체 회원들의 참석을 유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실제로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전원회의를 방청하고, 특조위 청사 앞에서 장기간 시위를 하기도 했다. 문건에는 유족들이 설치한 광화문 농성장을 서울시를 압박해 조기에 철거하는 방안도 담겨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개포주공 1단지 강제집행에 13명 부상···강제집행 중지

    개포주공 1단지 강제집행에 13명 부상···강제집행 중지

    서울 강남구의 대형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 1단지 종합상가의 명도 강제집행을 둘러싸고 재건축조합과 전국철거민연합회(전철연)가 충돌해 13명이 다치고 11명이 체포됐다. 대규모 인명 피해 우려로 강제 집행이 중지됐다. 12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아파트단지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이하 조합)의 조합원들과 강제집행을 나온 법원 집행관 40여명이 강제철거를 시도하다 철거민과 대치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충돌로 전철연 구성원과 철거민 등 11명이 공무집행방해로 현장 체포됐다. 또 충돌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해 총 13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부터 철거 현장에서 대기하던 용역인력은 오전 7시 30분께 투입됐고 충돌 끝에 오후 5시 30분쯤 철수했다.이날 집행은 해당 아파트단지에 대한 3차 명도 강제집행이었으나 물리적 충돌로 인해 다시 미뤄졌다. 앞서 법원은 지난달 4일과 22일에도 강제집행에 나선 바 있다. 두 차례 모두 집행관들이 종합상가 진입을 시도했으나 전철연의 반발에 부딪혀 몸싸움을 벌인 끝에 집행을 연기했다. 7000여세대 규모의 개포주공 1단지는 2016년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으며 당초 지난해 9월 이주를 마칠 예정이었으나 일부 아파트 세대와 상가 주민이 퇴거에 불응하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대다수 가구는 법원 명령에 따라 순차적으로 퇴거하고 있으나 이 아파트단지 중앙에 있는 상가 세입자들은 이주 대책을 마련하라며 퇴거에 불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체포된 11명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법원과 재건축조합 측은 이른 시일 내에 집행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으로 시일을 다시 잡을 예정으로 알려졌다.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노승재 서울시의회 부위원장 “‘풍납토성 일대 도시재생지역 후보지 선정’ 환영”

    노승재 서울시의회 부위원장 “‘풍납토성 일대 도시재생지역 후보지 선정’ 환영”

    서울시는 지난 11일 신 경제거점조성 및 산업 상업 역사문화 중심지 육성을 위해 신규 도시재생지역 후보지 8개소와 근린재생형 신규 도시재생활성화지역 5개소를 선정했다. 송파구 풍납동 일대는 역사문화특화 도시재생지역 후보지로 선정됐다. 서울특별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노승재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송파1)은 제285회 임시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송파구 풍납토성 복원사업 주변 지역의 도시재생사업 선정을 촉구했다. 문화재 복원으로 인한 건축규제로 슬럼화 되고 있는 풍납동 인근 지역 문제를 해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시재생사업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번에 선정된 8개의 중심지 도시재생 후보지가 그동안 시에서 구상했던 사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도시재생을 통해 사업추진이 탄력을 받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지역 활성화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4월부터 후보지 공모 당시 제시한 핵심사업의 내용을 구체화하고 지역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소규모 재생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다. 이후 8월 최종 성과 발표를 통해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우수 지역을 중심으로 최종 도시재생활성화지역을 선정한다. 특히 서울시는 건축, 도시재생 분야 전문가 집단과 협력을 통해 후보지 컨설팅에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번 도시재생지역 후보지로 선정된 풍납동 일대는 보상과 철거 후에 주차장, 소공원으로 임시활용 되거나 철제펜스만 설치하여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 등 주택가 곳곳이 흉물이 되어가고 지역 슬럼화에 따른 문제점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송파구는 2014년, 2016년 두 번 이나 서울시에 도시재생사업을 신청 했으나 모두 탈락됐다. 서울시는 풍납토성 주변 지역을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지역상생 및 관광활성화를 목적으로 지역의 특화된 역사문화자원과 상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 할 계획이다. 노승재 부위원장은 이번 풍납동 도시재생지역 후보지 선정, 특히 3권역을 기초로 하고 있다는 점을 환영하며 “풍납동은 문화재와 주민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어느 지역보다 도시재생사업이 성공 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반드시 도시재생사업 지역으로 선정되어 풍납토성 인근 문제를 해소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춘향이 발그레하듯… 생기 도는 광한루, 몽심재·구룡폭포… 이몽룡 다녀간 듯

    춘향이 발그레하듯… 생기 도는 광한루, 몽심재·구룡폭포… 이몽룡 다녀간 듯

    ‘이편에는 함양 저편에 담양/ 꿈에는 가끔가끔 산을 넘어/ 오작교 찾아찾아 가기도했소/ 그래 옳소 내 누님, 오오 누이님/ 해 돋고 달 돋아 남원땅에는/ 성춘향 아가씨가 살았다지요/ (김소월의 시 ‘춘향과 이도령’ 중) 퇴기 월매의 딸 성춘향과 남원 부사의 아들 이몽룡의 신분을 뛰어넘은 로맨스는 전북 남원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사랑 이야기다. 춘향가는 지금까지 전해지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음악적으로나 문학적으로 으뜸으로 꼽히고, 이들의 사랑을 노래한 명시만도 여러 편이다. 춘향제가 열리는 매년 5월이 다가올 무렵이면 남원은 이팔청춘 춘향이처럼 생기가 돈다. 싱그러운 봄바람이 살랑이던 날 지리산 자락의 맑은 정취, 천년고찰의 운치, 민족의 문학혼을 함께 돌아볼 수 있는 남원을 다녀왔다.●기왓장과 나무로 지어진 옛 서도역 수도권에서 남원으로 향한다면 남원 시내에 이르기 전 시 북동쪽에 자리한 옛 서도역에 먼저 들르는 것이 동선을 짜는 데 좋다. 임실군과의 경계에 위치한 옛 서도역은 전라선 철도에 놓인 기차역으로 일제강점기인 1931년 영업을 시작했다. 2002년 전라선이 정비되면서 도보로 5분 남짓 떨어진 곳에 새 역사가 생겼고 철거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보존을 주장하는 주민들의 요구에 남원시가 철도청으로부터 역사와 부지를 매입했고, 기왓장과 나무로 지어진 과거 모습으로 복원하면서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 거듭났다.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는 아름드리 벚나무 아래 세월을 거슬러 서 있는 듯한 옛 서도역을 돌러보던 중 짤랑짤랑 방울 소리를 들었다. 할아버지를 따라 산책을 나온 생후 1개월 된 강아지가 짧은 다리로 아장아장 뛰어다니고 있었다. 젊은 시절 군대에 가기 전 서도역에서 급사로 일했었다는 이길무(76) 할아버지는 지금도 서도역 맞은편에 살고 있다. 이 할아버지는 “기차가 다니던 시절엔 줄을 서서 표를 끊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때는 역 앞에 여관도 있었고 하루 한 마리씩 돼지를 잡을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역 앞 벚나무는 할아버지가 젊은 시절에도 컸고 수령 100년은 족히 넘었다고 한다.●소설 속 여러 장면 볼 수 있는 혼불문학관 최근에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 중 한 곳으로 소개되며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의 배경이 된 곳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있다. ‘혼불’은 1930년대 말 전라도의 유서 깊은 문중에서 무너지는 종가를 지키는 종부 3대를 통해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애환을 담아낸 작품이다. 소설 속 종가집 효원이 마을로 시집을 오는 장면, 주인공 강모가 전주로 전학하는 장면 등에서 서도역은 주요 배경으로 등장한다. 옛 서도역에서 차로 3분가량 떨어진 곳에 혼불문학관이 자리하고 있다. 문학관 내부에서는 소꿉놀이, 혼례식, 액막이연 날리기, 명혼식, 장례식 등 소설 속 여러 장면들을 디오라마(입체전시)로 볼 수 있고 각 장면마다 전통 풍속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다. 생전 집필실이 재현돼 있고 자필 원고 등 여러 전시물을 통해 작가의 생애를 돌아볼 수 있다. 문학관 옆 최명희 가문에서 100여년 전 만들었다는 청호저수지는 둘레로 짧은 산책을 하기 좋다.●몽룡이 춘향이 보고 첫눈에 반한 곳,광한루 혼불문학관을 나서 차로 25분쯤 달려 남원 시내의 광한루원으로 향한다. 광한루에 올라앉아 있던 이도령이 단오날 그네를 뛰는 춘향이를 보고 첫눈에 반한 그곳이다. 보물 281호인 광한루는 지금으로부터 600년 전인 1419년 남원으로 유배를 오게 된 황희 정승이 지은 누각으로 처음에는 광통루라고 이름 붙여졌다. 이후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인지가 이곳의 경치에 취해 달나라 미인 항아가 사는 ‘광한청허부’로 부른 것을 계기로 광한루라는 이름을 얻었다. 1461년에는 부사 장의국이 광한루를 보수하면서 남원 시내를 흐르는 요천의 물을 끌어다 둘레에 연못을 만들었다. 1582년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한 정철은 연못 가운데에 신선이 살고 있다는 전설의 삼신산을 따 섬을 만들고 정자를 세웠다. 금실 좋은 원앙 한 쌍이 노니는 연못 위로 돌다리 오작교가 가로놓여 있다. 버드나무 가지가 수면에 닿을 듯 드리우고 그 너머 광한루가 고즈넉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풍경은 그대로 한 폭의 수묵화가 된다. 여러 차례에 걸친 확장공사로 2만 여평 부지에 조성된 광한루원에는 수중누각 완월정, 춘향 어머니의 집인 월매집, 이도령과 춘향이 백년가약을 맺은 부용당, 춘향전기념관 등이 있어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한편에서는 춘향이 된 듯 커다란 그네를 타고 투호놀이 등도 즐길 수 있다. 춘향의 일편단심을 기리기 위해 1931년에 세워진 영정각에는 김은호 화백이 그린 단아한 모습의 춘향 영정이 모셔져 있다. 이 사당에서 축원을 빌면 백년가약이 이뤄진다고 하니 광한루원을 찾은 연인이라면 이도령과 춘향의 사랑을 떠올리며 소원을 빌어 봐도 좋겠다.●요천 따라 산책로 양옆으로 벚꽃 활짝 광한루원을 나서면 맞은편 도로변에 활짝 핀 벚꽃이 장관이다. 남원 중심부를 흐르는 요천을 따라 숭사교에서 춘향교 부근까지 산책로 양옆으로 벚나무가 빽빽이 심겼다. 사방으로 풍성하게 뻗은 가지마다 핀 벚꽃이 연분홍 장막을 드리운다. 군밤, 솜사탕 등을 파는 노점이 즐비하고, 엿장수의 구성진 입담에 지나가던 어르신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함박웃음을 짓는다. 벚꽃으로 물든 요천변과 광한루원 일대는 다음달 8일부터 12일까지 춘향제의 무대로 변신한다. 완월정 무대에서는 개막공연과 춘향선발대회, 춘향국악대전 등 공식행사가 펼쳐진다. 평소 출입이 제한되는 광한루각은 1년에 단 한 번 축제 기간 동안 개방된다. 이 밖에 명인·명창·명무들의 국악 향연과 전국에서 온 버스커들의 거리공연도 풍성하게 열린다.●춘향테마파크 지나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요천 벚꽃길 남쪽의 춘향테마파크를 지나 춘향의 흔적에서 벗어나 본다. 춘향테마파크 남쪽 출구 부근에 옅은 회색의 깔끔한 외관이 인상적인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이 서 있다. 지난해 3월 개관한 공립미술관으로 남원 출신 김병종 작가가 남원시에 기증한 컬렉션을 기반으로 문을 열었다. 입구로 들어서는 나지막한 오르막길 주위로 계단식 물의 정원이 조성돼 있다. 작품 감상에 앞서 잡념을 씻어 주는 듯하다. 1층에서는 김병종 작가의 상설전이, 2층에서는 기획전이 열린다. 약 2000권의 미술·문학·인문학 서적이 비치된 1층 북카페는 물의 정원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에 제격이다.●몽심재, 조선 후기 상류 가정 가옥 형태 그대로 시내를 벗어나 ‘숨은 보석’을 찾아 떠난다. 차를 타고 남쪽으로 15분가량 가다 호곡삼거리를 지나면 몽심재에 다다른다. 내비게이션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다면 ‘수지면 내호곡2길 19’로 주소를 입력하면 찾아갈 수 있다. 마을 입구 빨간 하트 모양 표지판이 ‘남원의 숨은 보석 10선 몽심재’라고 길을 안내한다. 몽심재는 조선 후기 전북 지방 상류 가정의 전형적인 가옥 형태를 고스란히 보존한 고택이다. 경사진 지형 위에 뒤로는 대나무숲을 두고 앞으로는 소나무가 병풍처럼 자란 낮은 언덕을 마주한다. 잿들에서 흘러내린 물이 마당 앞으로 흘러 연못을 이루고 배산임수의 명당을 완성시킨다. 솟을대문을 높게 세웠는데, 여인네들이 가마를 타고 마당 안까지 들어올 수 있도록 지은 것이라고 한다. 대문 오른편으로는 하인들이 기거하는 문간채가 있다. 문간채 앞으로는 거북 모양의 큼직한 바위가 놓여 있어서 사랑채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 하인들이 마음 놓고 쉴 수 있도록 배려한 조경이라고 한다. 가옥 중심에 있는 사랑채는 정교하게 쌓인 높은 축대 위에 자리해 고고하고 위엄 있는 인상을 준다. 사랑채 뒤편 안채에는 양편으로 다락이 있다. 다락방의 창을 열면 사랑채 지붕 너머로 집 앞 아미산의 눈썹 같은 능선이 내다보인다. 건물 주위를 둘러싸고 높낮이를 알맞게 조절해 완성한 배수시설에서는 몽심재의 세심한 건축기법을 엿볼 수 있다. 몽심재를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이곳에서 묵어갈 수 있다. 사랑채와 안채 등의 일곱 칸을 묵어가는 방문객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지리산 자락 구룡폭포·회덕마을도 가볼 만 이번에는 남원 동남쪽 지리산 자락으로 들어간다. 내비게이션에 ‘구룡폭포 주차장’을 찍고 달리다 보면 어느새 경사가 가파르고 구불구불한 길이 계속된다. 40분가량 달려 도착한 주차장에서 구룡폭포까지는 400여m. 가까운 거리지만 산길을 타고 가는 게 쉽지만은 않다. 산을 오르다 작고 가파른 계단 400여개를 내려가야 폭포를 만날 수 있다. 4월 초파일에 아홉 마리의 용이 내려와 놀다가 승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구룡폭포는 굽이쳐 흘러내리는 물살을 보면 그 전설에 왠지 수긍이 간다. 작지만 아찔한 출렁다리에서 폭포를 감상한 뒤 비폭동, 지주대, 유선대, 육모정으로 이어지는 절경을 둘러볼 수도 있다.구룡폭포 주자창에서 멀지 않은 곳에 회덕마을이라는 동네가 있다. 지리산 둘레길 상에 놓인 이 마을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오래된 샛집이 있다. 평범해 보이는 시골마을인 회덕마을 경로당 뒤편에 자리잡은 덕치리 초가는 1985년 박창규씨가 지은 것이 시초로, 6·25전쟁 때 불타 없어졌다가 1951년 재건했다. 억새풀로 지붕을 이은 샛집은 조선시대 일반가옥 형식을 따르고 있어 지리산 골짜기 마을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을 느낄 수 있다.●신라 흥덕왕 때 창건한 천년고찰 실상사 마지막 목적지는 경남 함양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천년고찰 실상사다. 회덕마을에서 40여분 차를 달리면 닿는다. 신라 흥덕왕 때인 828년 증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실상사는 신라 구산선문 중 처음으로 문을 열었을 만큼 유서 깊다. 이곳에는 국보 제10호 백장암 3층석탑과 보물 제33호 수철화상능가보월탑 등 1000년 넘는 세월을 견딘 유물이 가득하다. 막상 절 문턱을 넘으면 글로 쓰인 거창한 역사 대신 고즈넉한 분위기에 사로잡힌다. 지리산 자락 봉우리들이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한가운데 너른 평지에 자리잡아 부처님 품에 감싸인 듯한 안온한 느낌이 든다. 절 오른편에 조성된 크지 않은 대숲에서는 마음을 툭 내려놓고 바람이 움직이는 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글 사진 남원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여행수첩 전북투어패스를 이용하면 남원을 포함한 전북 여행을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다. 광한루원, 춘향테마파크, 지리산허브밸리 등 남원의 유료 관광지를 여러 곳 방문할 계획이라면 전북투어패스를 사용하는 것이 저렴하다. 관광형 카드 기준 1일권 8300원, 2일권 1만 3900원, 3일권 1만 9900원 등이 있다. 전북 14개 시·군의 60여개 주요 관광시설에 해당 기간동안 제한 없이 입장할 수 있다. 교통형 카드 이용 시 시내버스, 공영주차장 무료 이용 등 혜택이 추가된다. 관광안내소 등 40개 판매점과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다.
  • [자치광장] 사람길, 이제 ‘백년 다리’ 차례/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

    [자치광장] 사람길, 이제 ‘백년 다리’ 차례/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

    세계 도시들은 낙후된 철길, 도로 등을 보행 중심 공간으로 재생, 시민 삶의 질을 높여가고 있다. 서울도 ‘걷는 도시 서울’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게 ‘서울로7017’이다. 오래된 고가차도를 철거하지 않고 사람길로 만든 결과 개장 이후 1500만명이 방문하는 서울의 명소가 됐다. 서울시는 서울로7017에 이어 노량진과 노들섬을 잇는, 한강대교 남단에 보행자 전용교인 ‘백년 다리’를 2021년 개통한다.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뉴욕의 ‘브루클린 브리지’처럼 1층은 차도, 2층은 보행로로 운영한다. 아치 구조와 기존 교각을 이용해 폭 10.5m의 보행데크를 설치하고, 이를 2020년 철거 예정인 노량진 북고가차도 일부를 남겨 노들섬 보행육교와 연결해 500m의 보행교를 조성하게 되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곳에 전망대와 광장, 쉼터를 마련해 보행교 자체를 볼거리, 즐길 거리로 만들 계획이다. ‘브루클린 브리지’가 낙후됐던 맨해튼과 브루클린 재생에 큰 역할을 했던 것처럼 백년 다리도 노들섬과 노량진 일대 지역 재생에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와 사람이 공존하게 될 한강대교는 1917년 한강에 최초로 개통된 한강인도교를 모태로 한다. 100여년 만에 보행교가 부활하게 되는 것으로, 이것이 백년 다리란 이름을 붙인 이유다. 당시 한강인도교를 세우는 과정에서 다리를 지탱하기 위해 강 중간에 둑을 쌓으면서 생긴 인공섬이 노들섬이다. 이 노들섬은 올해 9월 ‘음악 중심 복합문화공간’으로 선보이는데, 백년 다리가 완성되면 시민들이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백년 다리를 건너 노들섬에서 다양한 문화 예술 공연을 보고, 여유롭게 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백년 다리는 걷는 도시 서울을 한강으로까지 확장시키는 중요한 축이 된다. 백년 다리는 노량진 방향으로는 육교 형태로 재탄생하게 될 ‘노량진 고가차도’와, 노들섬 쪽으로는 노들섬 동서를 잇는 보행육교와 연결된다. 올림픽대교 밑 수변보행길과는 엘리베이터로 연결된다. 노들섬에서 백년 다리를 지나 노량진 일대와 한강공원 수변보행길까지 보행로가 연결되는 것이다. 그 중심이 바로 백년 다리다. 길이 생기면 사람이 몰리고, 사람이 몰리면 지역이 살아나는 걸 우리는 서울로7017에서 확인했다. 이제는 백년 다리 차례다.
  • [세월호 5주기] 다섯 번째 봄, 팽목항 색바랜 노란 리본만 ‘그날’ 기억하듯 ‘몸부림’

    [세월호 5주기] 다섯 번째 봄, 팽목항 색바랜 노란 리본만 ‘그날’ 기억하듯 ‘몸부림’

    주민 “평일 한산… 주말엔 100여명 찾아” 20대 추모객 “4월만 되면 왠지 숙연해” 컨테이너 20여개 철거, 2동만 덩그러니 기념관엔 단원고생 반별 단체사진 걸려 팽목항 개발 사업중… 진도 관광객 증가세그날 이후 다섯 번째 봄을 맞아 화려한 꽃망울을 터트린 벚꽃들은 울음바다를 이뤘던 길에 활짝 피워 올렸지만 쓸쓸함을 달랠 순 없었다. 2014년 4월 16일 제주로 가던 유람선 세월호 침몰과 함께 미처 꿈을 피우지도 못하고 차가운 물속으로 잠긴 5년 전 어여쁜 아이들이 자꾸자꾸 떠올라서일 터이다. 11일 오후 1시 며칠 사이 비가 내리고 강풍으로 벚꽃이 하나둘씩 떨어진 전남 진도군 팽목항은 약간 흐린 날씨에다 거센 바닷바람 탓에 썰렁하기만 했다. 뼈아픈 참사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렸던 비극의 장소이자 수습 거점으로 여겨졌던 팽목항은 5년이란 세월을 뛰어넘어 이젠 평온하게 손님을 맞았다.이곳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양재석(50) 비취타운 사장은 “평일엔 사람들을 거의 찾을 수 없는데 주말엔 가족과 교회 단위로 100여명쯤 온다”며 “세월호 5주기를 앞두고 더러는 처음 방문했다며 슬픈 얼굴을 한다”고 귀띔했다. 파랗게 출렁대는 바다에 시선을 보내고 있던 서승원(28·전남 순천시)씨는 “14일 생일이라 와보고 싶었다. 그날을 생각하면 해소되지 않는 먹먹한 슬픔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다. 서씨는 “세월호 사고 이전에는 마냥 즐겁기만 한 날들이었는데 그날 이후 4월만 되면 꼬리표처럼 세월호와 학생들을 떠올리며 숙연해진다. 그러면서도 더불어 당연한 일상에 다시 한번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사고 수습현장으로 자원봉사자와 미수습자 가족들이 4여년간 머물던 이동식 컨테이너 건물 20여개는 모두 철거되고 황량함만 풍겼다. 가족식당과 화장실, 세월호 팽목기념관 등 건물 2동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임시분향소로 이용됐던 팽목기념관엔 영정사진 대신 ‘그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경기 안산 단원고생들의 반별 단체사진들이 걸려 한결 밝은 표정을 자아냈다. 귀여운 미키마우스 인형과 장남감, 노란 색종이로 만든 바람개비 등이 놓여 방문객을 환영하는 듯했다. 바로 옆 방파제에는 색이 바랜 노란 리본만이 나부껴 안전한 대한민국을 빌었다. 아직 가족을 만나지 못한 5명에게 어서어서 신고 오라며 운동화 다섯 켤레가 꽁꽁 묶여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이들에게 하늘에선 안녕하기를 기원하는 희망의 편지들이 발길을 붙잡았다. 이곳 팽목항은 2020년까지 진도항 배후지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어서 대형 덤프트럭들이 연약지반 처리를 위해 흙을 나르느라 바빴다. 업무차 한 달에 두 번씩 이곳에 들른다는 김모(여·54·진도읍)씨는 “진도군민들로선 너무나 큰 생채기를 마음에 새기면서 고통을 함께 안고 가고 있다. 흐르는 세월에 따라 지우개처럼 잊는 게 아닌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기억과 각오를 새기고 지낸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기피지역으로 바뀌었던 진도엔 관광객이 차츰 예년처럼 회복되고 있다. 2014년 29만여명에 그쳤지만 이후 연간 50여만명, 지난해에는 73만여명으로 늘어났다.진도군은 오는 15일과 16일 팽목항 등대와 옛 분향소 마당에서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행사’를 마련한다. 문화제와 토론회, 청소년 체험 마당, 예술 마당 등으로 그날의 아픔을 씻는다.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수색 작업은 지난해 10월 마무리됐다. 그러나 남현철·박영인(당시 단원고 2년)군, 양승진(당시 57) 교사, 제주로 이사를 가던 권재근(당시 50)·혁규(당시 6) 부자의 흔적은 끝내 찾지 못했다. 글 사진 진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독립운동가 잠든 효창공원, 일상 속 추모공간 재탄생

    독립운동가 잠든 효창공원, 일상 속 추모공간 재탄생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이 독일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추모공원’과 같은 일상 속의 기념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백범 김구 선생, 윤봉길·이봉창 의사 등 독립운동가 7인이 잠들어 있지만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이곳을 서울의 대표적인 독립운동 추모공원(조감도)으로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효창공원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효창독립 100년 공원 구상안’을 발표했다. 구상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4년까지 노후시설 단장과 운동장 재정비, 지하주차장 설치 등 주민편의시설을 늘려 참배객 위주에서 시민의 일상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이를 위해 1000억원가량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우선 독립운동가 7인의 묘역 주변 연못을 개보수해 엄숙함을 유지하면서도 접근성을 높여 시민들의 휴식처 역할을 더한다. 철거가 검토됐던 공원 내 효창운동장도 국내 최초의 국제축구경기장이란 의미를 되살려 보존한다. 축구장 아래 1만 5000명의 ‘뭇별’(독립운동가) 기념공간도 들어선다. 지역사회와 공존하는 공원으로 공간적 범위도 확대한다. 식민지 역사박물관을 비롯해 내년 4월 개관하는 ‘이봉창의사 기념관’, 같은 해 6월 준공 예정인 ‘손기정 체육공원’, 경의선숲길, 숙명여대 등 주변시설과 유기적으로 연결할 방침이다. 특히 용산구의 ‘효창 100년길 조성사업’과 연계해 담장이 사라져 자연스럽게 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국가보훈처, 문화재청, 용산구, 독립운동 단체, 축구협회, 시민 등 100여명이 참여하는 ‘효창독립 100년포럼’을 만들고 토론회, 심포지엄, 주민참여프로그램 등을 거쳐 구상안을 확정해 2021년 착공한다. 효창공원은 16만 924㎡(약 4만 8680평)에 달하며 조선 정조의 큰아들 문효세자의 묘역 ‘효창원’이 있던 자리다. 일제가 묘역을 경기 고양시 서삼릉으로 옮기고 골프장과 유원지를 지었다. 해방 이후 백범 김구 선생이 독립운동가 묘역을 조성했다. 안중근 의사 유해를 찾으면 안장하기 위한 가묘도 있다. 연간 방문객은 약 33만명으로 어린이대공원 934만명, 보라매공원 835만명, 현충원 223만명 등에 크게 못 미친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114년 ‘금단의 땅’ 용산기지, 질곡의 근현대사 켜켜이

    114년 ‘금단의 땅’ 용산기지, 질곡의 근현대사 켜켜이

    내부 들어서자 일제 방공작전실 SP벙커 안두희·김두한 수감된 일본군 위수감옥 한미연합사령부, 70년대 韓건축 오롯이 용역 결과 “건물 975동 중 81동만 존치”“서울 용산 미군기지는 100여년의 역사가 쌓여 있는 야외 박물관입니다.”(김천수 용산문화원 용산문화실장) 지난 9일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용산기지 버스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캠프킴 부지 내 용산공원 갤러리 앞에 모인 시민들의 표정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114년 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아 ‘금단의 땅’으로 닫혀 있던 용산기지에 발을 딛는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날 버스투어에 동참해 둘러본 용산기지에는 일제강점, 해방과 분단 그리고 한미동맹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안내를 맡은 김 실장은 “건물 하나하나가 질곡을 겪은 우리 근현대사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기지 서남쪽에 위치한 14번 게이트를 통해 내부에 들어가자마자 일제가 일본군사령부 방공작전실로 사용했던 사우스포스트(SP)벙커가 눈에 들어왔다. 한국전쟁 때 대한민국 육군본부 정보작전실로 쓰인 이곳에서 한강다리 폭파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지금은 한미연합군사령부 군사시설로 남아 있다.붉은색 벽돌 담장으로 둘러싸인 위수감옥은 국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일본군 감옥이다. 광복 이후에는 군 감옥으로 사용됐으며 김구 선생 살해범 안두희와 일제시대 ‘주먹’으로 불린 김두한 등도 이곳에 수감됐다. 감옥 곳곳에는 일제 침략과 남북 분단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감옥의 환기구 덮개는 일제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별 문양으로 잔재해 있었으며, 벽돌 담장에도 한국전쟁 당시 탄흔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다.한미 부대의 작전을 통합 지휘하는 한미연합군사령부 건물은 한국 전통 기와와 콘크리트 벽체 등 1970년대 한국 건축 양식의 특징이 반영됐다. 기지 일부가 개방됐어도 이곳은 보안 관계상 접근 및 사진촬영이 제한됐다. 여의도(290만㎡)보다 다소 작은 264만㎡ 규모의 용산기지 안에는 주요 미군 시설과 숙소, 초·중·고교, 식료품점, 호텔 등이 들어서 있다. 마치 미국의 한적한 도시를 옮겨 놓은 모습이다. 그러나 2017년 7월 미8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을 시작으로 현재도 이전이 진행 중인 만큼 인적이 드물어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지는 않았다. 용산기지 내 모든 시설의 이전이 완료되면 부지반환협상, 환경조사 등을 거쳐 국가공원으로 조성된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1월 용산기지 건축물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전체 975동 가운데 81동은 존치하고 53동은 판단을 유보했으며, 나머지는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권혁진 국토부 도시정책관은 “용역 결과가 정부 의견은 아니다”면서 “공론화 과정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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