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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금강산 독자개발 의욕… 정부, 경협 지렛대 잃을 수도

    김정은, 금강산 독자개발 의욕… 정부, 경협 지렛대 잃을 수도

    엄포용 메시지 아닌 경제 자력갱생 분석 金, 이달 백두산 등 3대 관광 개발지 방문 시설 철거 배경엔 中상대 외화벌이 관측 김연철 장관 “北 일방 처리 못하게 노력”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철거에 대해 실무협의를 하자는 한국 정부의 제안을 일축하고 서면협의를 고수하면서 시설 철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당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철거 지시가 한국과 미국을 향해 제재 완화를 목표로 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유인책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북측이 대면 협상을 거부함에 따라 단순한 유인책이 아니라 철거 실행 수순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석이 맞다면 그동안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을 ‘당근책’으로 남북대화에 활용해 온 한국의 대북 레버리지가 사라지는 셈이어서 진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금강산 시설 철거 지시와 관련해 “기업의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북측이 일방적으로 처리하지 않게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북측이 지난 29일 통지문에서 “별도의 실무회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한 것을 고려하면 김 장관의 발언은 희망 사항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입장에서는 북측이 철거를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철거 방식 등 구체적인 분야에 국한해 서면협의를 하는 것을 우려해야 하는 형편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철거 지시가 단순한 엄포용이 아니라 실제 금강산 관광지구의 독자 개발 계획에 기반한 것이라는 분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한미의 제재 해제가 지지부진하면서 더이상 남한에만 목을 매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이로울 게 없다고 보고 독자 개발로 마음을 굳혔다는 것이다. 특히 남한의 대안으로 인접한 중국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남한보다 인구가 훨씬 많고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관광객들의 씀씀이도 크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아예 중국을 상대로 외화벌이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김 위원장이 양덕 온천지구, 금강산·원산 갈마지구, 백두산·삼지연군 관광단지 등 3대 관광 개발 지역을 잇달아 방문한 것도 남한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중국 등으로 시장을 돌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외화 획득 자원으로서 남북 경협에 의존하는 시기가 있었지만 이후 중국 교역 비중이 커지면서 더이상 남북 경협에 매력을 못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만약 김 위원장의 철거 지시가 그대로 이행된다면 한국은 북한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지렛대를 잃게 되는 꼴이 된다. 한국은 쌀·약품 등의 인도적 지원뿐 아니라 금강산 관광지구·개성공단 등 경제협력 분야에서 북한을 도와주고 관계 개선의 디딤돌로 활용해 왔지만 더이상 같은 전략이 통하지 않는 것이다. 정부는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북한과 대화의 끈을 이어 가려고 해도 섣불리 개별 관광 재개 등을 제안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개별 관광은 유엔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으로 제기된 신변 안전 우려가 여전하고 국민 정서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대동강변에서 족구하는 청년들

    대동강변에서 족구하는 청년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금강산관광 문제의 해법으로 거론되는 개별관광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변 안전인데 남북 간에 협의가 이뤄지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금강산과 개성공단 개별관광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김 장관은 “우리 국민이 안심하고 관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남북 협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금강산관광은 남북한의 협의가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해 철거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 “(현대아산 등 관광사업자의) 사업권에 대한 나름대로의 원칙을 이야기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강산 시설 철거가 재산권 침해 이슈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재산권 보호가 전제돼야 하는데, 시설물의 소유체 등이 복잡해 현장 점검을 통해 정확한 실상을 우선 파악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 기업의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것은 당연히 투자보장 합의서가 전제됐다는 뜻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이 원산 갈마와 양덕군, 마식령 등 동해안 지대에 광역관광지대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9·19 평양공동선언에도 동해관광특구를 공동으로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해보자는 합의 사항도 있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는 의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지역의 동해안 관광군과 강원도의 동부·북부 관광군을 연결하기 위해 중국 관광객을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로 받아들여 교차 방문하게 하는 방안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북한도 인정하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방북해서 북측과 금강산 문제를 협의하도록 하는 것을 검토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 질의에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현대아산과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북측이 전날 현대아산에 보낸 통지문을 통해 ‘현대 측이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해 많은 고심과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을 잘 안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선 “금강산관광이 되면서 북한과 현대아산 간 다양한 우여곡절을 거친 경험이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강산관광 문제 해결을 위해 고위급 회담이나 특사 방북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는 “전반적인 남북관계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포괄적으로 남북관계 재개를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측이 시설 철거 비용을 부담할 것이냐는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의 질문에는 “국민들의 우려를 충분히 고려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평양 주니어역도선수권 선수단 고별 만찬 “이 음식 뭐지”

    평양 주니어역도선수권 선수단 고별 만찬 “이 음식 뭐지”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의 남측 시설 철거에 대해 실무협의를 하자는 한국 정부의 제안을 일축하고 서면협의를 고수하면서 시설 철거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당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철거 지시가 한국과 미국을 향해 제재 완화를 목표로 협상을 끌어내기 위한 유인책이라는 시각도 있었지만 북측이 대면 협상을 거부함에 따라 단순한 유인책이 아니라 철거 실행 수순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석이 맞다면 그동안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등을 ‘당근책’으로 남북대화에 활용해 온 한국의 대북 레버리지가 사라지는 셈이어서 진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금강산 시설 철거 지시와 관련해 “기업의 재산권 보호를 최우선으로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북측이 일방적으로 처리하지 않게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북측이 지난 29일 통지문에서 “별도의 실무회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한 것을 고려하면 김 장관의 발언은 희망 사항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입장에서는 북측이 철거를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철거 방식 등 구체적인 분야에 국한해 서면협의를 하는 것을 우려해야 하는 형편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철거 지시가 단순한 엄포용이 아니라 실제 금강산 관광지구의 독자 개발 계획에 기반한 것이라는 분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한미의 제재 해제가 지지부진하면서 더이상 남한에만 목을 매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이로울 게 없다고 보고 독자 개발로 마음을 굳혔다는 것이다. 특히 남한의 대안으로 인접한 중국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남한보다 인구가 훨씬 많고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관광객들의 씀씀이도 크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아예 중국을 상대로 외화벌이를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김 위원장이 양덕 온천지구, 금강산·원산 갈마지구, 백두산·삼지연군 관광단지 등 3대 관광 개발 지역을 잇달아 방문한 것도 남한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중국 등으로 시장을 돌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은 대남 관계 기조 전환을 선언한 것”이라며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외화 획득 자원으로서 남북 경협에 의존하는 시기가 있었지만 이후 중국 교역 비중이 커지면서 더이상 남북 경협에 매력을 못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만약 김 위원장의 철거 지시가 그대로 이행된다면 한국은 북한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지렛대를 잃게 되는 꼴이 된다. 한국은 쌀·약품 등의 인도적 지원뿐 아니라 금강산 관광지구·개성공단 등 경제협력 분야에서 북한을 도와주고 관계 개선의 디딤돌로 활용해 왔지만 더이상 같은 전략이 통하지 않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다음 수순은 개성공단 독자 운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딜레마에 빠진 모양새다. 북한과 대화의 끈을 이어 가려고 해도 섣불리 개별 관광 재개 등을 제안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개별 관광은 유엔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으로 제기된 신변 안전 우려가 여전하고 국민 정서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안개 낀 평양 시내와 맑게 갠 평양 시내

    안개 낀 평양 시내와 맑게 갠 평양 시내

    통일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관광지구 남측 시설 철거 지시와 관련해 대면 협의를 하자는 내용의 답신을 보낸 지 하루 만인 29일 북한은 답신 통지문을 통해 문서 협의를 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북측이 지난 25일 문서로 얘기하자고 한 데 대해 남측이 28일 만나서 얘기해 보자고 했더니 북측이 다시 문서로 얘기하자고 한 것으로, 북측이 강경한 입장을 보인 셈이다. 통일부는 이날 “북측이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통일부와 현대아산 앞으로 각각 답신 통지문을 보냈다”며 “북측은 시설 철거 계획과 일정 관련 우리 측이 제의한 별도의 실무회담을 가질 필요없이 문서 교환 방식을 합의할 것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현대아산에도 답신을 보내 “현대 측이 재개를 위해 고심과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을 잘 안다”고 했을 뿐 앞서 현대아산이 금강산 지구의 ‘새로운 발전 방향’에 대해 협의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북측의 강경 반응은 김 위원장의 철거 지시가 단순한 압박용이 아니라 ‘실행 계획’일 가능성을 더 높이는 대목이다. 통일부 관계자도 “김 위원장이 직접 철거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남북 협의를) 시설물 철거 문제로 제한하고자 하는 의도로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통일부는 난감한 모습이다. 일각에선 통일부가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유감 표명을 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북한에 대한 물밑 접촉이 필요하다는 제안까지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 현지지도에서 대남의존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시사한 만큼 북한이 남한의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창의적 해법이나 실무회담 제의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에 계속 접촉하자고 제의하며 북한이 합의 사항을 일방적으로 뒤집으면 북한에 아무도 투자를 못한다고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청주시 일제 잔재 천지신단비 철거한다

    청주시 일제 잔재 천지신단비 철거한다

    청주시는 호국영령들을 추모하는 충혼탑 인근에 있는 ‘천지신단비(天地神壇碑)’를 철거한다고 30일 밝혔다. 일제는 미신을 배격하고 일본 신사 신앙을 강조하기위해 1930년대 천지신단비를 전국에 세웠다. 당시 청주에는 사직동 충혼탑, 가경동 발산공원, 용정동, 가덕면 등 4곳에 세워졌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는 충북대 야외박물관과 발산공원 2곳에 남아 있다. 충북대 야외박물관에 있는 천지신단비는 충혼탑 인근에 있던 것을 1970년대에 이전한 비석이다. 이번에 철거되는 충혼탑 천지신단비는 비석이 충북대로 이전한 뒤 주민들이 천지신단비를 전통숭배신앙으로 잘못 이해하고 다시 설치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충혼탑에 일제 잔재가 있다는 것은 적절치 않은데다, 지역주민의 오해로 잘못 설치돼 철거하기로 했다”며 “철거후 당분간은 시가 보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금강산 관광 중단 11년만에 개별 관광객 모집 다시 추진한다

    금강산 관광 중단 11년만에 개별 관광객 모집 다시 추진한다

    “11년만에 금강산 관광객 모집에 나섭니다” 금강산관광재개범강원도민운동본부(이하 범도민운동본부)가 전국 규모의 관광객을 모집해 금강산 개별관광을 신청할 전망이다. 범도민운동본부는 30일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개월 내에 전국 규모의 금강산 개별관광 희망자들을 모아 이른 시일 안에 통일부에 방북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정부와 북한 당국은 우리 국민의 금강산 개별관광이 이뤄져 남북 간 협력의 불씨가 살아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와 조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는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의 시설 철거를 지시한 이후의 국내 민간인 단체의 움직임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범도민운동본부는 또 ‘금강산관광, 개성공단재개범국민운동본부’와 더불어 금강산관광 시작 21주년이 되는 11월 18일 강원도 고성에서 전국 각계 대표들이 참여하는 평화회의를 연다. 이날 DMZ박물관∼통일전망대(약 8.7㎞)까지 금강산관광 재개 촉구를 위한 행진도 펼친다. 최윤 범도민운동본부 상임대표는 “금강산 개별관광은 대북제재 대상이 아니기에 유럽 등 외국인 관광객 20만명, 중국 관광객 120만명이 다녀갔고, 정부가 밝혔듯 우리 국민의 관광 가능성도 열려있다”며 “국민의 염원을 모아 방북단을 모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12월 중에 미국을 방문해 미국 의회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를 찾아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국제적 협력을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29일 통일부는 금강산관광 재개와 관련해 “개별관광은 신변안전 보장 문제에 대해 북과 협의가 이뤄지면 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남북 당국 간 합의를 통해 신변안전 보장을 강화하고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금강산 관광은 현대그룹이 처음 추진한 대북사업으로 1998년 11월 18일 뱃길을 통해 첫 관광을 시작한 이후 2003년 9월에는 육로관광이 시작 되었고, 2007년에는 내금강 지역으로 관광 지역이 확대되었다. 하지만 2008년 7월 11일 북한군의 총격으로 우리나라 일반인 관광객이 사망하면서 전면 중단돼 지금까지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시민밀착형 복합 복지문화시설 부천 ‘상동어울마당’ 개관

    시민밀착형 복합 복지문화시설 부천 ‘상동어울마당’ 개관

    경기 부천시에 시민밀착형 복합 복지문화시설인 ‘상동어울마당’이 지난 29일 개관식을 열고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개관식에는 장덕천 부천시장을 비롯한 내·외빈과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개관식은 경과보고에 이어 기념사와 테이프 커팅식, 시설관람 등 순으로 진행됐다. 상동어울마당은 2017년 2월 착공해 지난 6월 30일 완공됐다. 기존 상동종합사회복지관과 상동어린이집 건물 철거부지 1739㎡에 연면적 4967㎡,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로 지어져 8개 시설이 입주했다. 국도비 90억원을 포함해 160억원을 들여 복합 복지문화시설로 조성됐다.상동어울마당에 입주한 상동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복지사업과 주민 동아리활동, 장애아동 치료 프로그램, 아동청소년 학습프로그램 등 다양한 교육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저소득 어르신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는 ‘경로식당’을 비롯해 발달장애인 운영 카페 ‘느림과 여유’, 화목경로당, 영어특화도서관인 상동어울마당 작은도서관, 100세건강실과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 국공립 상동어린이집이 입주했다. 이로써 아동부터 노인까지 모든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장덕천 시장은 기념사에서 “상동어울마당이 모든 지역주민에게 사랑받는 시민밀착형 복지문화공간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원도심 지역 도시재생과 지역 활성화를 위한 복지문화시설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2주 연속 반정부 시위에 레바논 총리 결국 사퇴 … ‘불확실성의 사이클’ 진입

    2주 연속 반정부 시위에 레바논 총리 결국 사퇴 … ‘불확실성의 사이클’ 진입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가 2주간 계속된 반정부 시위에 미셸 아운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dpa·로이터통신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사퇴로 15년간 지속된 내전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를 맞은 레바논에서 새로운 정부 구성을 두고 정치적 긴장이 고조된다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서방과 중동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의 지원을 받았던 그가 떠남에 따라 레바논은 예측불가능한 사이클에 진입했다. 앞서 지난 1월 출범한 ‘하리리 내각’ 구성은 레바논의 복잡한 정파 및 종교적 관계 탓에 9개월이 걸렸다. 하리리 총리는 이날 대통령궁을 향하기 직전 TV 연설에서 “나는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며 “국가보다 더 큰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레바논 반정부 거리 시위는 정부가 지난 17일 소셜 미디어 왓츠앱에 하루 20센트의 세금을 부과하는 등 각종 요금 인상을 발표하면서 비롯됐다. 정부를 잘못 운영한 정파, 공공기금 낭비, 만연한 부패가 시위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시위로 주요 도로가 막히면서 전국이 사실상 마비됐다. 은행은 10일 이상 폐쇄됐고, 학교들도 휴교했다.하리리 총리는 모든 정파에 레바논을 보호하고 경제를 부양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기회가 있다. 나는 사퇴서를 대통령과 레바논 국민의 처분에 맡긴다”고 말했다. 그가 사퇴함에 따라 레바논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에 장악될 수 있다. 이럴 경우 절실한 해외투자 유치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로이터가 전했다. 그가 사퇴함에 따라 아운 대통령은 의회와 논의를 거쳐 새로운 정부를 구성할 총리를 지명해야 한다. 그의 사퇴 소식에 수도 베이루트 등에서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는 국기를 흔들며 “레바논 국민보다 더 큰 사람은 없다”고 외치고 춤췄다고 dpa가 전했다. 또 시위대와 레바논 시아파운동 간 충돌로 6명이 다쳤다.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헤즈볼라 추종자들은 베이루트 중앙 순교자의 광장에 설치된 시위대들의 텐트를 강제로 철거했다. 한 헤즈볼라 추종자는 dpa에 “도로에 설치된 텐트들이 일터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을 막고 있다”며 “우리는 길을 다시 열 것”이라고 말했다. 연립정부의 한 축인 헤즈볼라에 참여하고 있다. 헤즈볼라 지지자들은 “(헤즈볼라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에게 축복을”라고 외쳤다. 그들은 또 국가를 부르면서 “평화” “평화”를 반복해 고함쳤다.시아파 추종자들 역시 1975년부터 1990년까지 이어진 내전에서 동서 베이루트 경계선이 된 링브리지에 설치된 텐트를 철거했다. 당시 15년간 지속된 내전으로 12만여명이 사망했다. 국가 지도자들은 일련의 회담을 열고 국가를 정치적·재정적 위기에 몰아넣는 대치를 종식시키고했지만 시위대는 개혁 약속을 거부하고 내각 사퇴를 요구했다. 아운 대통령의 동맹인 헤즈볼라 지도자인 나스랄라는 앞서 지난 25일 혼란과 정치적 공백을 야기하는 시위대에 경고했다. 하리리는 정파들의 9개월간 치열한 협상 끝에 지난 1월 헤즈볼라 출신을 비롯한 30명의 거국내각을 구성했다. 레바논에는 18개의 종교단체가 있지만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기독교 마론파가 정부를 떠받치고 있다. 종파간 권력 균점을 위해 대통령은 마론파, 총리는 수니파, 의회 의장은 시아파가 맡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서울광장] 단풍보다 먼저 온 연말/이지운 논설위원

    [서울광장] 단풍보다 먼저 온 연말/이지운 논설위원

    ‘모임’이 연말을 재촉하는 때다. 송년회가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지 오래긴 해도 올 연말은 훨씬 더 당겨진 느낌이다. 북의 메시지 덕분일 것이다. 연일 ‘연말’과 ‘시한’을 강조하고 있다. 연말이 단풍보다 먼저 왔다.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담화를 낼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다. 사흘 지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까지 등장해 “미국이 정상 간 개인적 친분 관계를 내세워 시간 끌기를 하면서 이해 말을 넘겨 보려고 생각한다면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했다. 뒤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나타나 선대(先代)의 일을 비판하며 금강산 시설을 철거하라고 지시했다. 묘한 장면들이다.  적어도 연말까지 북이 미국에 뭘 바라는지는 세상이 알고 있다. 경제 제재를 풀라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어떤 전문가들은 북이 당장 바라는 건 제재 해제도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통치자금’ 해결이 더 시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홍콩, 마카오 등에 묶인 통치자금을 쓸 수 없어 속태운 지 한참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의 최근 보도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2016년 8월 북한산 로켓 추진 수류탄 3만개가 이집트로 수송되다 미 정보기관에 적발돼 압수된 적이 있는데, 이후 북한이 이집트에 대금 지급을 압박했다는 내용이다. 이집트 외교부가 2017년 5월 작성했다는 보고서에서는 ‘북이 수류탄 수송의 구체 내용을 폭로하겠다고 위협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수류탄은 2300만 달러어치였다.  김정은 집권 초기 북한의 30대 귀(貴)청년들이 베이징에 출몰하곤 했다. 북 정권 요인들의 2세들인데, 당시 서방은 그들 부친의 생사를 궁금해할 때였다. 뒤에 장성철과 일련의 요인들이 포연 속에 사라진 배후에 이들이 있었으며, 사라진 자들의 일부는 이들의 부친이었다는 얘기도 있었다.  한동안 뜸하던 이들의 모습이 또 포착됐다. 이런저런 만남을 갖는 것이 당시에도 중국쪽 자금을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금강산 시설 철거 지시와 관련해 조태용 전 외교부 차관이 한 인터뷰에서 “북한이 금강산 개발에 참여할 투자자를 찾은 게 아닌가 싶다”고 한 게 오버랩된다. 조 전 차관은 “김정은이 필요로 하는 것은 북한 체제를 잘 통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돈이 들어오는 것”이라고도 했다. “김정은 입장에선 북한 주민들이 너무 잘살게 돼도 안 된다. (유일 독재) 체제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급하고 꼭 필요한 것은 경제 제재 해제가 아니라 통치자금 해제라는 얘기로 들린다.  김정은이 지난해 남북 평양공동선언에서도, 올 신년사에서도 금강산 개발을 자신 있게 언급한 것은 미국과 일정 부분 협의가 진행된 때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때 ‘통일사업꾼’ 사이에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투자 얘기까지 오갔다는 소문도 있었다. 금강산 시설 철거 지시로, 북은 ‘대체재’로의 선회 의사를 내비치려 한 것 같다. 단순히 금강산 투자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미국이 계속 외면한다면 남은 선택은 중국이라는 메시지도 주고 싶었을 것이다. 요약컨대, “‘교역, 무역’은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돈’ 자체는 풀어줄 수 있지 않느냐”며 ‘우회로’를 따져 물은 것이다.  통치자금 해제라면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 전례가 있다. 과거 6자회담에 나오는 것을 조건으로 김정일의 자금을 마카오의 은행 방코델타아시아(BDA)에서 풀어준 적이 있다. 미국계 은행을 한 번 거쳐야 결제망으로 연결되는데, 당시 미국계 씨티은행이 기겁을 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가져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작은 은행으로 송금했다 한다.  북은 미국과의 테이블을 걷어차기에는 온 길이 너무 길고, 투자도 많이 했다. 북은 미국과 테이블에 앉을 때 조명도 받고 대우도 받고 그랬다. 미국도 알고 있다. 그래서 태도를 바꿀 이유가 없다고 보고들 있다. 북한의 ‘연말 시한’ 협박이 공허하면서도 절박하게 들리는 이유들이다.  북은 ‘어떻게’ 해야 ‘약간’이라도 숨통을 틔울 수 있을지를 생각할 것이다. 미국에 대고 얘기했다지만, 그 ‘어떻게’는 우리와 무관치 않을 것이고, ‘약간’이라는 양 역시 그러할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영변+알파’가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알파’는 ‘약간’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큰 것을 들어 올리는 레버리지가 될 수 있기에 북은 여기에 집중하고 있을 것이다. 큰 관심을 가져도 모자랄 일인데, 그저 연말이 다가온다. 새해는 어떻게 올는지. jj@seoul.co.kr
  • 신촌 명물길 고지대에 에스컬레이터 생긴다

    신촌 명물길 고지대에 에스컬레이터 생긴다

    서울 서대문구 도심 고지대에 가파른 계단을 대신할 에스컬레이터(조감도)가 만들어진다. 국내에서 야외 공공 도로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는 것은 처음이다. 서대문구는 신촌 명물길에서 신촌동자치회관 쪽으로 오르는 연세로4길 42-7 옆 계단을 철거하고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다고 29일 밝혔다. 노약자와 어린이 등 보행약자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에스컬레이터는 시비 약 7억 6000만원을 투입해 약 20m 길이의 상·하행 양방향으로 조성된다. 이달 착공해 내년 4월 완공할 예정이다. 신촌동자치회관 일대에는 신촌문화발전소, 창천노인복지센터, 창천데이케어센터, 신촌어린이집 등 다양한 세대의 주민들을 위한 시설이 있다. 하지만 진입 계단이 가파른 데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이 어려워 불편을 겪어 왔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앞으로도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 모노레일, 무빙워크 등 현장 상황에 맞는 이동편의시설 도입을 적극 검토해 보행친화도시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흑석동 주민 숙원’ 고교 유치 닻 올렸다

    ‘흑석동 주민 숙원’ 고교 유치 닻 올렸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 둘을 키우는데 흑석동 주변에 고등학교가 없어 아이를 어디로 보내야 할지 걱정입니다. 40년간 살아온 동네를 떠날 수도 없어 주변 학부모들도 우려가 크죠.”(흑석동 주민 정유정씨)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는 1997년 중대부고가 강남으로 이전한 이후 고등학교가 한 곳도 없다. 흑석동은 물론 인근의 상도동, 노량진 권역에도 일반계 고교가 전무하다. 지역의 일반계 고교는 5곳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이 때문에 고교 유치는 아이 키우는 지역 주민들의 오랜 염원이다. 동작구는 지난 24일 고교 용지가 포함된 흑석동 90번지 일대 흑석9재정비촉진구역의 관리처분계획을 인가·고시하면서 고교 유치에 속도를 낸다고 29일 밝혔다. 흑석4·9재정비구역 내 흑석동 고교 부지는 연면적 1만 4047.5㎡로 24학급 규모다. 흑석9구역은 하반기 이주, 철거 등을 거쳐 2023년 1536가구가 입주할 계획이다. 구는 아파트 착공과 동시에 학교 부지 조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인근의 흑석 4·5·6·7·8구역까지 합치면 1만 가구가 새롭게 유입되면서 학생 수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구는 그간 주민과 함께 교육청을 수차례 찾아 학교 유치의 필요성을 설득해 왔다. 교육청, 서울시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70여 차례에 걸쳐 이전 학교 확정에 대해 협의해 왔다. 구는 빠른 시일 내에 교육청과 함께 이전 대상 고교를 공식화할 계획이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흑석동 고교 유치는 주민들의 간절한 소원으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며 “조만간 학교 이전을 가시화해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 떠나는 도시가 아닌, 이사 오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은평 광역포럼 ‘도시재생 최우수 區’ 선정

    서울 은평구가 도시재생협치포럼에서 주최하는 ‘2019 도시재생 한마당 제5차 광역협치포럼’에서 도시재생 최우수구로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그간 은평구는 재개발, 재건축 등 전면 철거가 이뤄지는 기존의 획일적 주택 개발 방식에서 탈피해 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성공적으로 일궈 왔다. 주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새로운 주거 형태를 조성하고 주민들이 계속 살던 마을에 머무를 수 있도록 보장하는 구의 도시재생사업은 서울시 정책에 반영돼 서울형 도시재생사업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물리적 재생만이 아닌 경제, 사회, 문화를 포괄하는 인문적 재생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지켜 나갈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선진 도시재생지역을 벤치마킹하고 마을 대표단 회의를 통한 정보 공유에 힘쓰며 도시재생사업 종료 이후에도 살기 좋은 삶터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학생들이 바꾼 강동 행복학교… “칙칙한 도서실이 북카페 됐어요”

    학생들이 바꾼 강동 행복학교… “칙칙한 도서실이 북카페 됐어요”

    “어둡고 칙칙해서 애들이 찾지도 않던 도서실이 이젠 점심시간마다 꽉 찰 정도로 인기예요.” “세련되고 편안한 서점이나 북카페처럼 바꿔 달라고 의견을 냈는데 정말 그렇게 바뀌니 너무 신기했어요.” 지난 21일 서울 강동구 천호중학교 도서실. 이곳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도서부원 양윤서(15)양과 박시연(15)군의 얼굴에 뿌듯함과 흐뭇함이 어렸다. 낮 12시 40분 점심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삼삼오오 모여든 학생들로 도서실은 금세 북적거리며 활기로 가득 찼다. 이런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변화를 일으킨 건 강동구가 지난 8월부터 지역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퍼뜨린 ‘행복학교’ 사업이다. 행복학교는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공간이 바뀌면 아이들이 바뀐다’는 기치 아래 민선 7기의 핵심 교육 정책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도서관, 복도, 로비, 옥상 등 쓸모없이 죽어 있던 학교 안 공용 공간들을 아이들이 누구나 차별 없이 즐기고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 주며 창의적이고 즐거운 교육 환경을 제공하려는 취지다. 핵심은 학교의 주인공인 아이들이 직접 아이디어와 의견을 내서 자신들이 꿈꾸고 원하는 학교를 빚어 낸다는 것이다. 학생, 교사, 학부모로 이뤄진 태스크포스(TF)가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원하는 디자인과 요구 사항을 도출해 내면 강동구 공공건축가 5명이 디자인디렉터로 참여해 이를 도면에 반영하고 현실로 탄생시킨다. 강동구 도시경관총괄기획가는 공간의 색채, 형태, 효율성 등에 대해 조언해 주며 완성도를 높인다. 천호중 도서실도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달 초 새롭게 탈바꿈했다. 벽으로 둘러싸여 창도 없고 조명 시설도 낡아 어둡던 도서실은 한쪽 벽면 전체에 창을 내 빛이 환하게 내부를 감싸는 따뜻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천편일률적인 교실처럼 서재 외에는 책상과 의자가 채워져 있던 공간에는 평상처럼 쉬어 갈 수 있는 계단형 의자, 마루, 빈백 등이 놓인 휴게 공간이 새롭게 자리했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새로 들어온 책이나 추천 도서를 선보이는 큐레이션 코너도 바로 학생들을 맞이한다. 서재를 둘러싼 둘레 공간 곳곳에는 다양한 형태의 의자와 소파들이 자리해 아이들의 취향대로 쉬어 가거나 책을 펼쳐 볼 수 있다. 색감도 붉은 창틀, 연둣빛 소파 등이 조화를 이뤄 전체적으로 온화하고 다정한 분위기가 감돈다.천호중 김효정(49) 사서 교사는 “북카페처럼 곳곳에 쉬어 갈 수 있는 편안한 공간과 환한 분위기로 도서실이 바뀌면서 하루에 20명 남짓 오던 도서실이 요즘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빈다”며 “다른 학교 사서 선생님들도 개선된 시설과 독서 환경을 보러 와 부러워하며 도입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 4월 공모를 통해 강명·강솔·묘곡·성내·성일초교와 강명·고덕·천일·천호·한영중 등 10곳을 올 하반기 ‘행복학교’ 조성 학교로 선정했다. 학교별로 1억원씩 100% 구비를 투입해 학교를 즐거운 배움터로 만들어 준다. 강명초는 중앙 현관의 버려진 화단을 철거하고 2층으로 된 놀이 공간 ‘오르락내리락’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활력을 선사했다. 묘곡초는 낡고 어두웠던 현관과 계단에 다락방을 본뜬 아늑한 휴식 공간을 조성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그려 넣어 재미를 줬다. 구는 올해 10억원을 들인 데 이어 2022년까지 24개 학교에 ‘행복학교’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김경인 강동구 도시경관총괄기획가는 “학교의 주인은 아이들인데 그동안에는 교장 선생님, 선생님들이 공간을 디자인해 아이들이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며 “이런 관행을 바꾸기 위해 학교를 문화, 예술, 휴식이 있는 공간으로 바꾸고 연령별, 학령별, 성별로 선호하는 색감과 형태를 담은 디자인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효과는 서서히 체감되고 있다. 김 기획가는 “아이들이 직접 공간의 문제점을 찾고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낸 게 디자인에 반영되기 때문에 자신이 변화를 이뤄 냈다는 자부심과 주인 의식,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된다”며 “예전에는 쉬는 시간에도 교실에 엎드려만 있던 아이들이 ‘숨 쉴 구멍이 생겼다’고 한다. 새롭게 개선된 공간과 친해지며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고 친구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학교 폭력이나 따돌림 등의 교내 문제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의미를 짚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北 ‘금강산 대면 협의’ 하루 만에 거절, “문서 교환” 고수… 철거 의사 강경한 듯

    北 ‘금강산 대면 협의’ 하루 만에 거절, “문서 교환” 고수… 철거 의사 강경한 듯

    北 “노력 잘 안다” 현대아산에도 답신통일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강산관광지구 남측 시설 철거 지시와 관련해 대면 협의를 하자는 내용의 답신을 보낸 지 하루 만인 29일 북한은 답신 통지문을 통해 문서 협의를 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북측이 지난 25일 문서로 얘기하자고 한 데 대해 남측이 28일 만나서 얘기해 보자고 했더니 북측이 다시 문서로 얘기하자고 한 것으로, 북측이 강경한 입장을 보인 셈이다. 통일부는 이날 “북측이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통일부와 현대아산 앞으로 각각 답신 통지문을 보냈다”며 “북측은 시설 철거 계획과 일정 관련 우리 측이 제의한 별도의 실무회담을 가질 필요없이 문서 교환 방식을 합의할 것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현대아산에도 답신을 보내 “현대 측이 재개를 위해 고심과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을 잘 안다”고 했을 뿐 앞서 현대아산이 금강산 지구의 ‘새로운 발전 방향’에 대해 협의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북측의 강경 반응은 김 위원장의 철거 지시가 단순한 압박용이 아니라 ‘실행 계획’일 가능성을 더 높이는 대목이다. 통일부 관계자도 “김 위원장이 직접 철거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남북 협의를) 시설물 철거 문제로 제한하고자 하는 의도로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통일부는 난감한 모습이다. 일각에선 통일부가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유감 표명을 해야 한다는 주장부터 북한에 대한 물밑 접촉이 필요하다는 제안까지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 현지지도에서 대남의존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시사한 만큼 북한이 남한의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창의적 해법이나 실무회담 제의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에 계속 접촉하자고 제의하며 북한이 합의 사항을 일방적으로 뒤집으면 북한에 아무도 투자를 못한다고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日, 강제징용 ‘청구권 해결 완료’ 주장은 가해행위·인권침해 역사 은폐하는 것”

    日조선사연구회 한국 판결 지지 성명 “日재판에서도 위법한 강제 노동 인정” 일본 국내외 학자 약 400명이 속해 있는 일본 학술단체 ‘조선사연구회’가 29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위자료 배상 청구권을 인정한 한국 대법원 판결 내용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조선사연구회는 지난해 10월 30일의 대법원 판결 1주년을 맞아 내놓은 성명에서 “이 판결은 불법적 식민지 지배하에서의 전시 강제동원·강제노동에 대한 손해배상 위자료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과 가해기업의 반인도적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해 피해자의 인권회복을 요구한 것”이라며 “그럼에도 일본 정부와 주요 언론매체는 청구권협정으로 ‘해결 완료’라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韓 대법 판결은 피해자들 인권회복 요구” 이어 “(일제 전시하에) 위법한 강제노동이 있었다는 사실은 일본에서 열린 재판에서도 인정됐다”면서 “일본 정부와 언론매체는 피해자들이 어떤 경위로 강제노동을 하게 됐는지 등 역사를 공정하게 얘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지 않은 상태에서 청구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본의 가해행위와 인권침해 역사를 은폐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사연구회는 특히 “청구권협정 협상 과정에서 한일 양국의 ‘재산’과 ‘청구권’만 논의됐고, 이 문제에 국한해 ‘완전하고도 최종적인 해결’이라는 단서가 붙은 것”이라며 “일본의 식민지 지배 책임, 전쟁 책임 및 강제동원 피해자의 인권침해라는 논점은 교섭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959년 창립된 이 학회는 조선사 연구와 북일 관계사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일본학술회의 등록단체다. ●日 시로 변호사 “개인청구권 소멸 합의 없어” 또 일본의 전후 배상 책임 문제에 밝은 가와카미 시로(61) 변호사는 지난 29일 연합뉴스에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서 개인의 배상 청구권을 소멸시키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양국이 합의하지 않았고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던 것을 한국 대법원이 인정한 것이기 때문에 이 판결이 ‘약속을 어긴 것’이라는 일본 정부의 비판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만일 한일 청구권협정에서 징용 피해자의 배상 청구권을 법적으로 소멸시키는 약속이 이뤄졌는데도 대법원이 이를 인정했다면 조약 위반이라는 논리가 성립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일본 정부는 1991년 8월 27일 야나이 지 당시 일본 외무성 조약국장이 참의원에서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포기한 것은 외교 보호권이며 개인의 청구권을 소멸시킨 것이 아니다’라는 뜻을 밝히기 훨씬 전부터 개인 청구권이 남아 있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역사적인 맥락을 고려하면 일본 정부가 사죄를 해야 하지만 아베 정권하에서 현실적으로 이런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적어도 기업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날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징용배상 원고 측이 추진하는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절차를 거론하면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며, 그런 일이 발생할 경우 한일 관계는 한층 심각한 상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日, 美 글렌데일 소녀상 철거 노골적 압박도 한편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주재 일본 총영사가 미국에 세워진 첫 소녀상을 철거하기 위해 글렌데일 시장과 시의원들을 노골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 시의원이자 글렌데일 소녀상이 세워질 당시인 2013년 시장이었던 프랭크 퀸테로는 최근 열린 위안부 다큐영화 ‘주전장’ 상영회 후 질의응답에서 이렇게 말하고 “올해 부임한 아키라 무토 LA 주재 일본 총영사가 ‘총영사로서 내 임무는 글렌데일 소녀상을 철거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는 글렌데일 시의원들에게도 같은 주장을 펼치며 압박했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北, 금강산관광 시설 실무회담 제안에 “문서교환” 주장

    北, 금강산관광 시설 실무회담 제안에 “문서교환” 주장

    북한은 29일 금강산관광 관련 논의를 위한 실무회담을 하자는 정부 제안에 기존의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를 하자고 주장했다. 통일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북측은 시설철거계획과 일정 관련해 우리측이 제의한 별도의 실무회담을 가질 필요 없이 문서교환방식으로 합의할 것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이날 오전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통일부와 현대아산 앞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통지문을 각각 보내왔다. 통일부는 “정부는 남북관계 모든 현안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원칙 하에 금강산 관광 문제 관련해서 사업자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대응 방향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지난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며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손쉽게 관광지나 내어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하여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되어 흠이 남았다. 땅이 아깝다.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비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北, 정부의 실무회담 제안 일언지하에 거절 “문서 교환 협의 고집”

    북한이 금강산관광 관련 논의를 위한 실무회담을 하자는 우리 정부 제안을 거부하고 자신들이 주장한 대로 문서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협의하자고 주장했다. 통일부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북측은 시설 철거 계획과 일정 관련해 우리측이 제의한 별도의 실무회담을 가질 필요 없이 문서교환 방식으로 합의할 것을 주장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이날 오전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통일부와 현대아산 앞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통지문을 각각 보내왔다. 통일부는 “정부는 남북관계 모든 현안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원칙 하에 금강산 관광 문제 관련해서 사업자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대응 방향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5년 가까이 벤치에서 사는 母子, 이들을 어떡하면 좋을까요?

    5년 가까이 벤치에서 사는 母子, 이들을 어떡하면 좋을까요?

    프리랜서 작가 톰 드카스텔라는 2017년 어느 날 런던 남부 번화한 거리의 벤치 위에 푸른색 방수포가 덮여 있는 것을 봤다. 낮에는 나이 든 여인과 아들이 벤치에 앉아 멀거니 세상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밤에는 방수포가 벤치를 덮고 둘 중 한 명은 벤치 위에서 자고, 다른 이는 맨바닥에서 자는 듯했다. 작가가 보기에 2년째 모자는 그러고 있었다. 작가는 왜 누구도 이들을 돕지 않는 건지, 모두들 으레 일어나는 일로 받아들이는 건지 궁금해 했으며 캐면 캘수록 신기하게만 느껴졌다고 털어놓았다. 영국 BBC가 28일(현지시간) 여러 장의 삽화와 함께 이들 모자의 사연을 알아본 드카스텔라 기자의 기사를 게재했다. 영문으로 200자 원고지 98장 분량인데 일부만 간추린다.소말리아 출신들이며 어머니는 70대, 아들은 30대가 됐다. 시 의회에서 모자에게 서민용 아파트를 주선했는데 그때마다 거절했단다. 심지어 한 번도 살라고 권하는 곳을 가보지도 않았단다. 벤치에서 사는 삶에 불편한 것이 없어서란 기막힌 답이 돌아왔다. 그 전에 시 의회가 제공한 서민 아파트에서 살인 사건이 나 퇴거 조치된 뒤 2014년 12월 현재의 벤치에서 몇백 m 떨어진 벤치에서 지내기 시작했는데 감기에 걸려 입원힌 동안 시가 벤치를 철거하고 말았다. 두 사람을 돕겠다고 벌인 일이었다. 어머니가 먼저 퇴원했는데 아들이 찾아온다며 벤치가 있던 곳을 떠나지 않았다. 비도 쫄딱 맞곤 했다. 한때 다른 벤치를 찾기도 했다가 2015년 4월 지금의 벤치에 모자가 함께 깃들고는 여즉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평일 오후 2시 15분 두 모자가 방수포를 내리고 얼굴만 내민 채 벤치에 앉아 있었다. 저상 버스의 승객들이 이쪽을 보고 ‘저런 곳에서 사람이 산단 말이지?’ 하는 눈길을 건네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둘은 참선에 열중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아들은 책을 보거나 머리를 빗는다. 어머니는 앉아 그저 앞을 응시한다. 앉은 채로 잠든 것처럼도 보인다. 무덥거나 영하로 내려가는 추위 때 어떻게 견디지, 아니 그것보다 시끄러워서 잠이 오기는 할까 등등 걱정이 앞서는데 둘은 그런 걱정 따위는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구걸을 하지도 않는다. 알코올이나 약물 중독도 아니다. 행인들이 건네는 음식이나 모포도 받지 않는다. 그저 얘기를 나누는 것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그들 옆에는 음식점들이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보내준 음식과 모포들이 쌓여 있다. 화장실과 세면은 옆 도서관과 카페를 이용하면 된다. 아들은 매일 모스크에 기도하러 다니고, 모자는 이곳 미첨 로드의 붙박이가 됐다.지난 1월 아주 추운날 아들에게 말을 붙여봤다. 밤에는 안 춥냐? 춥지, 아주 추워. 여기 얼마나 있었어? 아주 오래, 몇년 됐을 걸. 몇년 씩이나, 왜? 신문에서 봤는데 의회에서 너네한테 아파트 준다고 했는데 싫다고 했다며? 불가능해. 뭐라고? 제대로 말하려면 긴데… (버스가 쌩하니 지나가 못 알아들었음) 집에서 살고 싶지 않아, 아니면 정말 벤치에서 살건가? 우린 여기 있을래. 여기 있는다고? 그래. 영원히? 몰라. 정말? 우린 운이 좋을 수 있어. (역시 소음 때문에 알아듣지 못했음. 지금도 그 내용이 무척 궁금함) 그래도 시에서 아파트를 준다면 그리로 옮겨가지 않을래? 이제 너랑 말 못하겠네. 미안. 이 순간 어머니가 웃음을 터뜨렸고 아들도 키득거렸다. 기자 역시 벙쪄 웃었다. 처음에는 상황이 괴이쩍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자신의 질문이 괴이쩍은 것처럼 느껴졌다. 그들의 답은 명확했고 기자는 멍청한 놈이 돼버렸다. 기자가 BBC에 기사를 써낼 것이라고 했더니 아들이 자기도 안다고 해서 다시 얘기가 오갔다. 다들 안에서 잔다고. 그래, 하지만 우린 아파트 안 들어가. 집 안 침대에서 편하게 자고 싶지 않아? 집도 난방이 필요하고 바깥도 마찬가지야. 어머니가 소리를 질렀다. 맞아! 똑같아! 기자는 어떻게든 벤치에서 사는 삶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려고 소말리아에서 왔니, 등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아들은 더 이상 말하기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영어로는 충분한 대화가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모자의 건강이 걱정됐다. 한 시간 뒤 기자는 소말리아인들이 들락거리는 알자지라 카페에 들어가 차를 마시며 모자를 아는 사람과 얘기를 해봤다. 압디아지즈 하시는 모자에게 알아듣게 얘기했지만 도통 듣지 않는다고 했다. 소말리아 공동체에 큰 상처로 여겨진다고 했다. 조국의 방송이 둘의 얘기를 다룬 것을 유튜브로 볼 수 있었다. 그이는 “만약 나라면 진작 죽었을 것이다. 어떻게 그들이 살아 있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국립통계사무국에 따르면 노숙하다 사망한 사람의 평균 연력은 남자 44세, 여자 42세였다. 지난 2017년 통계에 따르면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597명의 홈리스가 죽었는데 길거리에서 뿐만 아니라 돌봄센터, 병원 등에서도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둘이 의회 앞마당에서 숨진 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만 보도된다.기자와 모자가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봄 날씨 같았던 지난 2월이었다. 어머니가 햇살 속에 말갛게 웃길래 물었다. 행복하냐고? 그랬더니 어머니의 얼굴이 싹 달라지며 ‘애가 날 꼬시려고 그러나?’ 하는 표정을 지었다. 여름에 수은주가 섭씨 30도까지 올라가자 그들은 방수포 대신 우산을 펴들었다. 이제 그들을 내버려두는 게 그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란 점이 명확해졌다. 시도 더 이상 그들을 건드리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영국식 타협책’을 택한 것 같았다. 그런데 그들 모자가 사는 데 벤치가 가장 나은 곳이라고 해야 할까. 기자는 끈질기게 질문을 해댄다. 모자가 심하게 아프거나 목숨을 잃으면 사람들은 무얼 했느냐고 탓할 것이다. 하지만 당장은 푸른색 방수포를 쳐다보며 이상한 궁금증에 사로잡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다고 기자는 결론내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박지원 “공수처법 상정이 아니라 통과가 목표...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박지원 “공수처법 상정이 아니라 통과가 목표...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이 29일 “공수처법 상정이 아니라 통과가 목표이며, 이를 위해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 유튜브 채널 ‘박점치’(박지원의 점치는 정치)에 출연해 “문희상 국회의장이 신중하게 처리하겠다고 했지만 공수처법을 상정할 것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법안의) 상정이 아니라 통과가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상정되더라도 합의되지 않고 부결되면 모양새가 매우 안 좋기 때문에 민주당이 야당과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의원은 뇌관으로 떠오른 의원정수 확대에 “자유한국당이 의원수를 200명으로 줄이자고 한 것은 포퓰리즘”이라면서 “대통령의 권한을 줄이고 국회의 권한을 증대시키는 것이 바람직한데 현재 의원 300명 수준으로는 효과적으로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농어촌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 현재의 10%인 30명을 증원하되 예산은 동결시켜 국회의원 세비나 보좌관수는 줄이는 방법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또한 이철희, 표창원 등 민주당 스타 초선 의원들이 ‘조국 정국’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 및 당 쇄신 필요성을 제기하며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 “각성을 촉구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는 그들의 순수한 충정을 봐야지 비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정치는 책임 문화인데, 대통령만 사과하고 아무도 사과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는 “그래도 당내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민주당이 건전한 정당이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자유한국당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오른소리가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대통령을 하겠다는 황교안 대표가 (문 대통령을) 비아냥거리고 조롱하기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이라면서 “전체 국민을 바라보면서 역사와 시대가 요구하는 언행을 해야한다”고 충고했다. 이와 함께 박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에 있는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현재 북미 실무 회담을 둘러싸고 미국에서 바람직한 카드를 내놓지 않기 때문에 트럼프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면서 “이는 금강산 관광 재개를 넘어서 주체가 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경찰, ‘서울노동청 점거농성’ 전교조 해직교사 18명 연행

    경찰, ‘서울노동청 점거농성’ 전교조 해직교사 18명 연행

    경찰이 법외노조 취소와 고용노동부 장관 면담을 요구하며 서울고용노동청 4층을 점거하고 있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해직 교사들 18명을 연행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9일 오전 9시 10분쯤 서울고용노동청 4층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던 전교조 해직 교사 18명을 공동퇴거불응 혐의로 연행했다고 밝혔다. 이들 18명은 남대문경찰서 등 4개 경찰서로 나뉘어 연행됐다. 이들은 법외노조 통보 6년째를 맞아 지난 21일부터 농성에 들어갔다. 경찰은 그동안 농성 철거를 요구해 오다 전날 서울고용노동청으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아 이날 연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긴급 성명을 내고 “해직 교사들의 장관 면담 요구 농성 9일 만에 연행으로 응답한 고용노동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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