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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용산참사 구속자 8명 사면 건의

    박원순 서울시장이 용산 참사와 관련해 구속된 철거민 8명을 전원 사면해 달라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건의서를 공문 형식으로 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7일 밝혔다. 박 시장은 이 건의서에서 “구속 중인 8명의 철거민은 범법자이기 이전에 사회적 약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고로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사는 그들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건의 이유를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용산참사 구속자 사면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2009년의 ‘용산 참사’와 관련해 구속된 이충연씨 등 철거민 8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2일 청원했다. 자승 스님은 청원서에서 “아직도 용산 참사로 인한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고 하니 종교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참사의 원인에는 세입자의 권리와 철거민에 대한 사전 대비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부분도 크며 책임을 온전히 철거민에게만 떠넘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자승 스님은 “진정한 대화와 소통은 관용으로부터 시작된다.”며 “정부는 이제라도 특별사면을 단행하는 조치를 내려주기를 바란다. 구속자 대부분은 이미 형기의 절반 이상을 살았고 하루하루 생존이 버거운 가난한 서민들”이라고 덧붙였다. 자승 스님은 구속된 철거민들에게 위로 편지, 영치금 등을 전달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단체장 새해 포부] 성장현 용산구청장

    [단체장 새해 포부] 성장현 용산구청장

    “용산참사는 아직 진행형이며 비단 용산구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전국 어느 현장에서도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용산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19일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새해 구정 계획을 밝히며 이와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이 아직 감옥에 있다는 것은 100번 양보해도 재고해야 할 일”이라며 “앞으로 용산구에서 추진되는 재개발·재건축에서는 그런 분쟁이 없이, 또 원주민들이 소외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용산구에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한남뉴타운 등을 포함해 대규모 개발 사업들이 줄줄이 진행 중이다. 특히 용산구는 용산참사를 기화로 덧씌워진 개발과 관련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탓에 이를 풀어가기 위한 성 구청장의 고민도 깊다. ●“용산참사 유가족들 감옥살이 재고할 일” 성 구청장은 이와 관련해 우선 갈등 당사자 간 중재를 유도하는 도시개발분쟁 조정위원회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처음 조직된 분쟁조정위는 담당 국·과장 및 건축, 법무, 도시계획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당사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서로 충분한 대화를 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게 가장 큰 임무다. 성 구청장은 “개발 관련 갈등의 경우 서로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해결된다.”며 “끊임없이 주민들과 대화하고 설명하는 방법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용산구는 장기간 구청 청사 앞에서 노숙 시위를 벌이던 신계동 철거민 문제, 또 용문동 재개발문제 등을 분쟁조정위를 열어 해결했다. 더불어 사후 해결보다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춰 수요 현장마다 공무원을 보내 행정 지원을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성 구청장은 ‘교육특구’ 재건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성 구청장은 “용산은 과거에 교육하기 좋은 곳이었지만 단국대, 수도여고 등이 이전하고 대형학원들도 줄줄이 강남지역으로 떠나면서 교육 낙후 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말았다.”며 “용산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강북의 교육1번지로 자리매김하도록 기반을 조성할 것”이라고 했다. ●“낙후된 학교시설 교체… 아낌없이 투자” 그 일환으로 용산구는 올해 처음 고려대와 손잡고 과학 영재 육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더불어 낙후된 학교 시설도 단계적으로 교체해 나간다. 성 구청장은 “교육을 용산의 최대 역점사업으로 삼겠다.”며 “ 지난해보다 예산에 더 어려움을 겪지만 아이들 키우는 일에는 시설, 기자재 등을 아낌없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구정 핵심 키워드로는 ‘믿음과 희망’을 손꼽았다. 국민들의 명운을 가를 총선과 대선이 있는 만큼 공무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구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취지다. 성 구청장은 “정치를 떠나 구민들에게 든든한 신뢰를 줘야 하는 게 공무원들의 책임”이라며 “구민들에게 희망을 심을 수 있는 따뜻하고 편안한 행정을 계속해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한나라 이준석 비대위원, 시위 철거민에 “진짜 미친놈들” 발언 구설수

    한나라 이준석 비대위원, 시위 철거민에 “진짜 미친놈들” 발언 구설수

    한나라당 이준석(26) 비상대책위원이 30일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의혹을) 신속하게 털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철거민들에 대한 모욕성 트윗글과 관련해서는 사과했다. 이 위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진행자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에게 맞서기 위해 필요한 것을 묻자 “박 위원장이 넘어야 할 것들이 좀 있지 않으냐.”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아무래도 전직 대통령의 따님이고 그래서 의혹이라든지 이런저런 이야기 나오는 것들이 있다.”면서 “국민이 아직 그것에 대해 해소가 안 됐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원장에 대해서는 “박근혜 의원과 함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라고 평가했다. 이 위원은 강용석(무소속) 의원을 비롯해 일각에서 자신의 병역과 학력 문제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 “사람들이 검증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 정도까지 가혹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면서도 “검증 자체는 성실히 응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작성한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비하성 트윗글 대해서는 “층간소음에 대응하는 소시민의 짜증트윗 정도로 이해해주시면 되고, (전체) 철거민이 아니라 전철연 얘기”라고 해명했다. 앞서 이날 새벽에 “순간적으로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두 차례에 걸쳐 트위터를 통해 사과했다. 그는 당시 철거민들의 시위에 대해 “미친놈들”이란 표현을 써가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고, 이것이 비대위원 선임과 맞물려 논란의 불씨가 됐다. 당시 이 위원은 “전철연이 얼마나 정의로운 단체인지는 모르겠지만 두달 넘게 서초2동 전역을 쩌렁쩌렁 울리면서 시끄럽게 하는 건 진짜 미친놈들이 아닌가 싶다.”고 트위터에 썼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LH, 탄광촌 첫 공공임대주택 건설

    LH, 탄광촌 첫 공공임대주택 건설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강원 삼척 탄광촌에 공공임대주택 280가구를 건설한다. 탄광촌에 들어서는 첫 공공임대로 24~25일 양일간 청약이 이뤄진다. LH는 이를 위해 17일 삼척에서 이지송 사장, 김대수 삼척시장과 지역주민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척도계2 공공임대주택 기공식을 열었다. 삼척 도계2지구 인근에는 기존 주택 철거민, ㈜경동과 대한석탄공사 직원 2000여명 등이 거주해 주택 수요가 높은 곳이다. 입주는 2013년 11월 예정이다. 18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는 이번 임대아파트는 전용면적 59㎡ 168가구, 74㎡ 65가구, 84㎡ 47가구 등으로 구성됐다. 이 중 135가구는 당초 관사에 거주했던 철거민에게, 99가구는 다자녀 가구와 노부모 부양가구·신혼부부·생애최초 주택구입자 등에게 각각 특별공급된다. 일반분양분은 46가구다. 분양조건은 전용 59㎡의 경우 임대보증금 2100만원에 월 임대료 24만 5000원, 84㎡의 경우 보증금 3200만원에 월 33만 3000원이다. 청약은 인터넷(myhome.lh.or.kr)과 현장에서 함께 진행된다. LH 관계자는 “지역 여건을 고려해 임대료를 다른 공공임대와 비교해 최저 수준으로 잡았다.”면서 “계약자가 원하면 보증금을 높이는 대신 월 임대료를 절반 가까이 낮출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급은 공기업과 지자체, 지역업체의 모범적인 협력 사례로 꼽힌다. LH 외에 삼척시가 재정을 투자해 보상과 철거를 마무리했다. 향후 시에서 각종 분담금과 기반시설까지 책임질 예정이다. 임대주택 예정지의 땅을 95%가량 보유한 경동도 공시지가로 토지를 제공하고, 보상금 지급 이전에 우선 토지를 사용하도록 허락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성남시청서 시장 집단폭행한 철거단체 3명 불구속 입건

    경기 성남시청 광장 행사장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을 폭행한 판교철거민단체 회원 중 3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성남시가 지난 12일 시장을 폭행한 8명을 폭행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이들 중 직접 가담자 황모(62·여)씨 등 3명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성남시장은 지난 12일 오후 3시 10분께 성남시 중원구 여수동 시청 광장에서 열린 행사를 둘러보던 황모씨 등 철거민 5명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시장의 수행비서도 얼굴에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판교철거민대책위원회는 지난달 14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집회신고를 내고 성남시청 앞에서 차량에 설치된 확성기로 노동운동가를 틀어놓고 집회를 계속할 예정이다. 경찰은 황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폭행 경위 등을 가릴 예정이다. 성남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송파 “화훼마을 신도시 편입을”

    [박원순 시장에게 바란다] 송파 “화훼마을 신도시 편입을”

    송파구 장지동 ‘화훼마을’은 1982년 잠실아파트 조성 당시 철거민들이 이주해 만든 무허가 판자촌이다. 198가구 360여명 주민이 꽃과 채소를 길러 생활하고 있다. 이곳은 한창 대규모 개발사업이 벌어지고 있는 위례신도시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고 지하철 8호선 복정역에 인접한 금싸라기 땅이다. 하지만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매번 개발 계획에서 배제돼 왔다. 송파구는 화훼마을을 위례신도시에 편입해 함께 묶어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7일 “화훼마을 주민들 대부분은 건설 일용직이나 날품팔이로 생계를 이어가는 취약계층이고, 아직도 공동화장실을 사용할 정도로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여 있다.”며 “화훼마을 문제는 단순히 택지 개발이나 사업성만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송파구는 이를 지역 내 균형발전과 복지 사각지대 해소 차원에서 이해하고 있다. 이 곳은 자력 개발이 어려운 소규모 토지이고 주요 간선도로에 둘러싸여 있어 위례신도시 같은 특정 사업대상지에 편입되지 않을 경우 끝까지 ‘미개발의 섬’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이곳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나 인근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이 커지고 범죄나 안전, 위생 문제도 계속 악화될 것으로 송파구는 내다보고 있다. 박 구청장은 “중장기적인 복지사각지대 해소와 사회적 갈등 예방을 위해서라도 화훼마을의 위례신도시 편입은 꼭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송파구는 현재 화훼마을의 위례신도시 편입을 위한 물밑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다. 특히 이 사업과 관련, 지난 9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약을 맺은 서울시 SH공사가 일부 사업시행자로 지정돼 있는 만큼, 서울시에 화훼마을의 위례신도시 편입과 공공부지로의 활용 등을 적극 요청할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부자구로 불리는 강남3구에도 극심한 생계곤란 가구가 다수 존재한다.”며 “서울시가 현장행정을 지향하는 만큼 이들 주민이 역차별당하지 않도록 세심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덧붙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재개발 도심 속살에 반해 파리行 포기했죠”

    “재개발 도심 속살에 반해 파리行 포기했죠”

    “이상하다 싶었을 거예요. 파리 보내준다는 데도 대답을 안 하니…. 하하하. 그런데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다시는 찾아보기 어려운 거대한 스펙터클이 벌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그걸 포기합니까. 현장을 지키기 않으면 다 놓칠 판인데….” 한달에 400만원씩 드는 작업비용을 감당하느라 집세도 몇달째 밀려있다면서도 아쉽다거나, 후회한다는 표정은 아니다. 아직 흥이 채 가시지 않았다. 11월 27일까지 서울 신문로2가 성곡미술관에서 ‘서울, 침묵의 풍경 Ⅱ’ 전시를 여는 안세권(43) 작가다. 원래 영상작업을 해왔던 작가는 2003년 7월 청계천 공사 착공에 앞서 그 일대 풍경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인파, 바리케이드, 교통통제, 다이아몬드커팅기까지 어우러진 풍경을 영상물로 남겼다. 몇달간 천변 부근 차 안에서 먹고 자면서, 비오는 날마다 청계고가 달리기를 반복하면서 매진했다. 그러다 공사현장 그 자체에 매료됐다. 한층 더 두터운 화장을 바르기 위해 예전의 화장을 걷어내는 순간, 근대의 이름으로 덮어뒀던 서울이라는 도시의 속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때부터 사진기를 들기 시작했다. 청계천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웅장함과 거대함을 나타내는 구도와 시점을 택하면서도 세부묘사는 현미경을 들이댄 듯 세밀하다는 데 있다. 이번에 전시된 ‘청계천에서 본 서울의 빛’이 대표적이다. 사진이라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모든 디테일이 살아있다. 특히 휘어진 철근은 지금 청계천에서 뛰논다는 물고기보다 더 생생하게 퍼덕댄다. “저 철근 느낌 때문에 새벽에 그냥 공사현장에 뛰어들어가서 찍은 거예요. 박정희식 근대를 고스란히 드러낸다고 봤거든요. 그 때 민원 방지 차원에서 폐건축자재를 정말 빨리 치웠어요. 우연히 발견해서 바로 뛰어들지 않았다면, 영원히 놓쳤을 장면이죠.” 미세함을 포착하자니 품이 많이 든다. 기본은 4~5시간 노출촬영이다. 한 번에 찍으면 명암 때문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 노출 시간이 길어야 빛이 고루 스며들면서 작은 부분이 다 살아난다. 대신, 움직이는 물체가 없어야 하니 새벽시간대에만 작업한다. 촬영 뒤에는 후반 작업에만 보름 이상 매달린다. 그 결과 도시의 속살은 땀구멍 수준으로 확대된다. 그의 사진이 다큐멘터리라기보다 회화에 가까워 보이는 이유다. 청계천프로젝트 덕분에 2005년 가나아트에서 신진작가로 뽑혔다. 들어온 제안이 프랑스 파리 레지던시 참가. 그런데 서울에선 뉴타운이 한창이었다. 비행기 티켓 대신 카메라 가방을 움켜쥐고 다시 뛰었다. 도시의 내밀한 살내음을 추적하기 위해 금호, 약수, 월곡 같은 재개발지역을 훓고 다녔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끄는 작품은 ‘서울 뉴타운 풍경 - 월곡동의 사라지는 빛’이다. 특이하게도 2005~2007년에 걸쳐 찍었다. “보통 재개발하면 바로 밀어서 바로 짓잖아요. 그런데 저곳은 교회가 저항하면서 천천히 진행됐어요. 그래서 저렇게 연작을 뽑을 수 있었지요.” 말이 쉽지 3년 내내 다닌 셈이다. “출퇴근하듯 매주 찾아가면 별로 어렵지는 않아요. 하하하.” 환한 가로등이 점차 잦아들면서 마을은 점차 사라져가는 풍경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런데 공사현장과 달리, 용역과 철거민이 맞부딪히는 재개발 현장은 위험하지 않을까. 낯선 사람이 새벽에 큰 가방 메고 이리저리 나다니는데. 월곡동에선 포크레인이 집을 부수는 순간을 찍으려는 데 주민들이 무척 반발했었어요. 집 부수는 순간은 그 찰나가 아니면 못 찍잖아요. 잽싸게 차에 가서 도록을 집어다 줬죠. 그랬더니 우리 동네도 이렇게 찍어줄거냐 하시더니 내버려두시데요.” 그래서 월곡동에서 청계천 철거민을 만났을 때 가슴 아팠다. 박정희 시대 청계천 공사 때문에 월곡동으로 밀려나간 사람이 뉴타운으로, 또 다시 시 외곽으로 밀려나 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에게도 다큐 작업이 있다. 아무래도 다큐는 스산하기 마련. 도시 재개발을 왜 삐딱하게 보느냐는 시선 때문에 잘 공개하지 않을 뿐이다. 혹시 청계천과 뉴타운 덕을 톡톡히 보신 ‘그 분’ 때문에? “으흐흐” 웃기만 하더니 다른 답을 내놓는다. “어떤 현상에 대해 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겠지요. 그 가운데 예술로 말한다는 것은 일단 아름다워야 한다는 겁니다.” 온통 땅을 할퀴고 뒤집어놓은 사진인데도 거칠고 탁하기보다 따뜻한 온기가 도는 이유다. 3000원. (02)737-765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시장보선 D-15] 나경원·박원순 첫 토론… 서로 아킬레스건을 찌르다

    [서울시장보선 D-15] 나경원·박원순 첫 토론… 서로 아킬레스건을 찌르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격돌하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10일 첫 토론 대결을 벌였다. 두 후보는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총무 정병진 한국일보 수석논설위원) 초청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 참석해 정책·자질을 놓고 열띤 공방을 주고받았다. ■ 병역기피 의혹 토론회 시작 전만 해도 연단에서 손을 맞잡고 길을 양보하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인 두 후보는 그러나 토론 시작과 동시에 날 선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박 후보에 대해서는 병역의혹과 안보의식, 기업의 거액 기부 논란이, 나 후보에 대해서는 사학법 개정 반대 전력 논란과 탤런트 정치인 논란, 무상급식에 대한 견해 등이 도마에 올랐다. 한강 르네상스 사업 등 오세훈 전 시장의 시정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렸다. 먼저 박 후보는 작은할아버지의 양손으로 입적돼 6개월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게 병역기피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박 후보는 “13세 때 일이었는데 제가 어떻게 알았겠냐.”면서 “일제시대 강제징용으로 사할린에 가신 작은할아버지의 제사를 대신 지내도록 입적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양손 입적이 현행법상 무효라는 한나라당 지적에는 “1987년 양손 입적은 잘못된 것이라는 판례가 나왔는데 오히려 그 이전엔 광범위하게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이게 60년대 일이다. 시골에서 대가 끊기는 경우가 있으면 양자 가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 사학법·재산 논란 나 후보는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 전력에 대해 부인했다. 부친이 사학 재단을 소유해 법 개정을 반대했다는 주장에 대해 “법 개정 당시 객관성을 의심받을까봐 의원총회에서 발언도 하지 않았고 교과위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당론이 결정된 이후 적극 참여해 사학법 개정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화 ‘도가니’ 개봉 이후 사학법 등이 한나라당 반대로 개정되지 않았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개정안은 개방형 이사 참여로 건학 이념이 실현되지 못하고 전교조의 학교 장악 의도가 담겨 있었다.”면서 “개방형 이사와 사회복지법 개정안의 공익이사는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2004년 첫 재산신고 때 18억원이던 재산이 2011년 40억원으로 배 이상 증가한 데 대해선 “새 재산을 취득한 부분은 없고 주택가액 상승, 갖고 있던 건물의 시세차액 때문”이라고 답했다. 후보들은 예민한 지점에 대해서는 교묘하게 피해 가는 언변도 구사했다. 일명 ‘박근혜 효과’(박 전 대표의 선거지원으로 지지도가 올라가는 효과)를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나 후보는 “예상은 예상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전제한 뒤 “이번 선거가 자꾸 정치선거로 가는 게 안타깝고 서울시 미래 비전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여당이 박근혜 효과를 위해 복지당론까지 바꿨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중요한 것은 친이·친박이 하나 된 선거대책위가 국민에게 변화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받아쳤다. ■ 정체성·기부금 공방 때론 서슴없는 정공법도 나왔다. 나 후보는 “박 후보가 상임집행위원장을 지낸 참여연대에서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서신을 유엔에 보냈다.”면서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라고 믿느냐 안 믿느냐.”고 물었다. 이에 박 후보는 “저는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고 믿는다.”면서도 “그러나 정부를 신뢰하지 못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상당수다. 정부가 왜 신뢰를 잃었는지 성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나 후보는 물러서지 않고 “참여연대 출신 중 캠프에 같이 다니는 분이 있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에 박 후보는 “제가 참여연대를 떠난 지 10년이 넘었다. 그런 주장은 좀 억지스럽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두 후보는 2009년 용산 철거민 참사를 예로 들며 사회적인 갈등 조정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했다. 박 후보가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 시절 대기업에서 받은 기부금도 도마에 올랐다. ‘아름다운 재단 모금 액수가 2003년 123억여원으로 1년 사이 6배나 뛰었다. 기업의 다른 목적을 의심해 보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박 후보는 “한 푼이라도 허투루 썼다든지 개인 용도로 가져갔다든지 하면 지적할 가치가 있지만 가장 적합한 곳에 쓰면 문제 삼을 바 아니다.”면서 “아름다운 재단은 기부문화의 상징이며 기부문화를 바꿔 놓았다. 목적과 수단 모두 정당했다.”고 강조했다. ■ 서울시 정책 대립 이날 저녁 SBS에서 생중계된 TV 토론회에선 나 후보의 ‘비강남권 재건축 연한(40년) 규제 완화’ 공약이 논쟁거리였다. 재건축 연한을 40년에서 20년으로 축소하겠다는 데 대해 박 후보는 “전·월세난 속에서 엄청난 폭탄발언”이라면서 “투기만 조장하고 결국 뉴타운 사업처럼 되고 말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나 후보는 민간이 주도하는 재건축사업과 공공이 주도하는 뉴타운 사업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노원이나 도봉 등 강북권의 지은 지 30년 이상된 아파트에 가 보셨느냐.”고 물은 뒤 “부족한 주차시설, 녹슨 배관 등 주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에 지나친 규제를 완화시켜 주자는 취지이고, 재건축 여부는 주민들이 판단토록 하면 된다.”고 응수했다. 서울시 재정건전성 회복, 수중보 철거 등 정책 사안을 둘러싸고도 첨예한 입장 차를 보였다. 나 후보는 한강 수중보 철거와 관련한 박 후보의 말 바꾸기를 문제 삼았고, 박 후보는 공약으로 내걸지도 않은 내용을 가지고 나 후보와 한나라당 지도부가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역공을 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인문학에 볕 들었다 그래도 궁금하다…사람은 왜 사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문학에 볕 들었다 그래도 궁금하다…사람은 왜 사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한 장면처럼 따뜻한 햇살과 신선한 바람이 부는 한적한 테라스에서 은은한 향의 드립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인간의 삶을 성찰하는 여유. 정정훈 수유너머N 연구원이 생각하는 오늘의 인문학 이미지다.  2000년 활동을 시작한 연구공동체 ‘수유너머’는 연구공동체 실험과 대중강연 등으로 인문학 부흥에 거름 역할을 했다. 공동체에 몸담은 연구원들이 인문학의 미래를 고민하며 내놓은 책이 바로 ‘불온한 인문학’(최진석 외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이다.   지난 10년간 ‘대중과의 소통’을 고민해 왔던 인문학은 요즘 ‘돈이 된다.’는 찬사를 얻고 있다. 도대체 10년간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대학은 인문학 최고위 과정을 신설해 기업 대표들을 입학시키려 혈안이 되었다. 은행과 백화점, 문화센터와 공공기관이 앞다퉈 고전강좌를 개설해 대중에게 똑똑해지라고 유혹한다. 국가는 ‘인문 한국’(BK·Brain Korea)이란 거창한 부흥 프로젝트를 내세워 연간 400억원에 이르는 돈을 쏟아붓고 있다.  덕분에 ‘박사 백수’ 신세를 면치 못하던 수많은 시간강사와 대학원생들은 열심히 연구계획서와 보고서를 작성하고, 실적을 증명해 줄 논문을 찍어낸다. 구글은 심지어 수천 명의 인문학 전공자를 채용하겠다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불온한 인문학’은 이처럼 ‘유용한 학문’으로 주목받는 인문학의 현재 상태가 본연의 비판적 힘을 잃어버리는 독이 될 수 있음을 직시한다. 즉 수유너머를 비롯한 여러 인문학자와 단체들이 노력해서 일군 ‘인문학 부흥’ 현상을 오히려 인문학의 위기와 몰락의 징후로 본다.  국가와 자본의 넘치는 관심과 후원은 인문학 재생의 밑거름이 아니라 나락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즉 인문학이 권력과 돈에 눈멀고 귀 막고 입을 봉한 산송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유너머 연구원이자 지난해 10월 30일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 넣어 징역 10개월을 구형받은 그래피티(길거리 낙서 예술) 작가 박정수씨가 인문학의 현장은 어디인지 고민하는 글도 책에 실렸다.  박씨는 “21세기 인문학은 ‘인간’을 해체하는 앎의 실천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어 “우리가 장애인, 재소자, 탈(脫) 성매매 여성, 외국인 노동자, 노숙인, 철거민과 함께 인문학을 하려는 이유는 그들의 강퍅한 영혼을 인문학으로 위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처한 비인간적인 처지가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인문학적 질문을 던지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노들야학과 매주 인문학 세미나를 열고 있으며, 동네 아이들과 놀이터에 텃밭을 일구며 마을 공동체 만들기를 도모하고 있다.  수유너머 연구원들이 지난 한 해 동안 서울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토대로 낸 ‘고전 톡톡: 고전, 톡하면 통한다’(채운·안명희 기획·엮음, 그린비 펴냄)는 인문학의 근간이 되는 고전을 ‘읽기’보다 ‘말하는’ 책이다. 50편이 넘는 동서양의 고전을 읽기 쉽게 해설하고 있다. 고전과 소통하는 ‘수다’가 이뤄지지 않은 고전 읽기는 ‘울며 겨자 먹기’의 악순환일 뿐이란 것이 ‘고전 톡톡’ 필자들의 생각이다.  고전을 읽으면 좋은 점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공자가 ‘논어’에서 밝힌 ‘시경을 읽으면 좋은 점’을 빌려 여섯 가지만 먼저 소개한다. 첫째, 가이흥(可以興·감흥이 일어난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고전을 따라가다 보면 절로 감흥이 생기고 공감하는 능력이 생겨난다.  둘째, 가이관(可以觀·잘 보게 된다). 고전은 인터넷이나 TV와 달리 지금까지 생각해 왔던 관성을 멈추고 성찰하게끔 한다. 셋째, 가이군(可以羣·무리와 잘 어울리게 된다). 고전은 여러 사람을 모이게 하고, 함께 읽고, 수다 떨고, 글을 쓰게 한다. 저자들은 그 결과물인 책 ‘고전 톡톡’을 증거로 내세운다.  넷째, 가이원(可以怨·잘못을 싫어하게 된다). ‘아Q정전’의 아Q, ‘고리오 영감’의 재산을 쪽쪽 빨아먹는 딸 등 고전 속의 ‘민폐’ 캐릭터들을 보노라면 절로 수오지심이 발현된다는 이야기다. 다섯째, 사람의 도리를 알게 되고(이지사부 원지사군·邇之事父 遠之事君) 여섯째, 동식물의 이름을 많이 알게 된다(다식어조수초목지명·多識於鳥獸草木之名).  ‘고전 톡톡’은 ‘편안하지 않고, 불쾌하며, 위험한 인문학’을 내세운 수유너머의 연구원들이 썼지만 유쾌하기 그지없는 새로운 개념의 고전 읽기다. ‘불온한 인문학’ 1만 5000원, ‘고전 톡톡’ 1만 7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지금&여기] 청경(請警)에게 배웁시다/송한수 사회2부 차장

    [지금&여기] 청경(請警)에게 배웁시다/송한수 사회2부 차장

    “아무리 근무 규칙을 지키라고 해도, 곧이곧대로 따라서는 곤란하지요.” 서울시 서소문청사 청원경찰 H씨는 짐짓 심각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코앞에서 집회가 끊이지 않는 청사를 지키는 입장이라 난감한 일을 많이 겪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먼저 왜 그러는지 물어본 뒤 타당한가를 판단해 시장실 아닌 해당 부서로 안내하되 다른 민원인도 많으니 소란을 삼가고 원만하게 논리를 펴야 한다는 점을 알린다.”고 한다. 언뜻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간단찮은 의미가 숨었다. 자칫 수장(首長)에게 번질지 모르는 폐해를 미리 막을 수 있어서다. 꼭 1년 전인 지난해 6월 3일 이런 해프닝도 벌어졌다. 당선 소감을 밝히기 위해 기자실 브리핑룸으로 들어서던 오세훈 시장이 생계대책을 요구하며 항의차 방문한 옛 황학동 노점상 철거민들과 마주칠 뻔했다. 그런 와중에 H씨의 슬기가 빛났다. 민원인들은 3층에서 계단으로 내려오고 있었고, 오 시장은 2층 복도를 지나고 있었다. H씨는 “시민들에게 말을 건네며 얼굴을 돌리도록 만들었다.”면서 “뿔난 그들이 시장을 만났더라면 어떤 불상사를 일으켰을지 아무도 모르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기자는 삐딱한(?) 말을 곧잘 내뱉는 H씨가 오 시장을 거들려고 이런 행동을 보였다고 여기지 않는다. 불필요한 마찰을 없애려는 노력이었다. 원래 청경들의 근무 수칙만 따졌다면 시장을 만나야겠다는 그들을 청사 출입구에서부터 가로막아야 했다. 그러지 않고 사연을 들은 다음 담당자에게 연결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런데 거꾸로 규정(법규)을 철저히 지켜야 할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청사를 찾는 수많은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적잖다. 잘 가꾼 화단 옆 인도(人道)를 가로막는 고급 승용차 행렬은 손가락질을 받는 대표적 광경이다. 시끄러움을 줄이기 위해 규정을 약간 깬 청경 H씨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많은 이들을 불편하게 한 시의회 별관 앞 승용차들은 완전히 다른 평가를 듣기 마련이다. 시민들에게 폐를 끼치면서 입법(조례)에 대한 권한을 외쳐서는 곤란하지 않을까. onekor@seoul.co.kr
  • ‘망명 티베트인’에서 ‘명동 철거민’ 기구한 운명

    ‘망명 티베트인’에서 ‘명동 철거민’ 기구한 운명

    국내 유일의 티베트 레스토랑인 서울 명동 ‘포탈라 레스토랑’이 재개발 계획으로 철거 위기에 놓였다. 사장인 텐진 델렉(34)은 망명 티베트인 2세로, 박범신의 소설 ‘나마스테’의 주인공 ‘카밀’의 실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국에서 쫓겨난 델렉은 재개발 시행사에서 보내온 통보문 한 장에 이국에서 일군 삶의 터전을 잃을 상황에 처했다. ●박범신 소설 ‘나마스테’의 실제 인물 델렉은 티베트에서 네팔로 망명한 아버지를 둔 네팔 국적의 티베트인. 1998년 한국에 들어와 청바지 공장과 공사판 등을 전전했다. 2008년부터는 국내에서 티베트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그해 3월 중국이 티베트 민중 봉기를 유혈 진압하자 그는 국내에서 ‘프리 티베트’ 시위의 선봉에 섰다. 베이징올림픽 성화봉송 행사가 열린 광화문에서는 티베트 국기를 펼쳐 들었다가 중국 유학생들에게 얻어맞기도 했다. 델렉은 그해 6월 명동성당 앞에 ‘포탈라 레스토랑’을 열었다. 티베트의 현실을 한국인들에게 더 잘 알릴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동기였다. 문을 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TV와 잡지 등에 ‘이색 맛집’으로 소개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그런 포탈라도 재개발의 굉음을 비켜가지 못했다. 2008년 8월 포탈라가 세들어 있는 건물이 재개발 시행사에 매각되고 말았다. 그는 “그냥 건물주가 바뀌는 줄만 알았지 그 회사가 재개발 시행사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4월 초 명동 제3구역이 용역업체 직원들에 의해 강제 철거되던 날, 상인들이 철거에 반대해 자해 소동을 일으키는 모습을 보며 ‘뭔가 일이 잘못되고 있다.’는 불길한 생각을 지우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26일 그에게 한 장의 통고서가 전달됐다. 재개발 시행사가 보내온 통보문은 ‘5월 31일까지 명도를 하지 않으면 강제 명도를 단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주비나 보상비에 관한 이야기는 아예 없었다. 수차례 구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답변조차 없었다. 구청에 전화를 걸어봤지만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는 답변만 들었다. ●조국 현실 알리려 티베트 레스토랑 오픈 포탈라가 위치한 저동1가 일대 명동 제4구역의 가게 19곳은 같은 날 똑같은 통보를 받았다. 급기야 상인들은 비상대책위를 구성, 구청에 생존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철거 기한인 5월 31일을 넘겼지만 델렉 부부는 어떻게든 포탈라를 지킬 생각이다. 델렉은 “국회의원들은 선거철이면 가장 먼저 서민을 찾지만, 금배지를 달고 나면 서민들을 잊어버린다.”면서 철거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위정자들을 비판했다. 그의 얼굴에 얼핏 티베트의 수난이 어리는 듯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은평뉴타운 70가구 일반분양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은평뉴타운 3지구 1단지 내 분양아파트 70가구에 대한 입주자 모집공고를 25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분양되는 물량은 전용면적 101㎡ 45가구, 134㎡ 25가구로 철거민에게 특별분양한 후 남은 물량이다. 가구당 분양가는 전용면적 101㎡ 5억 2536만~5억 6028만원, 134㎡ 7억 562만~7억 5275만원이다. 단 주택공급계약 체결이 최초로 가능한 날부터 1년간 전매할 수 없다. 분양물량의 50%는 청약예금 또는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청약가점제를 적용하고, 나머지 50%는 추첨제로 입주자를 선정한다. 청약 신청은 31일부터 국민은행이나 금융결제원 홈페이지를 통해 받는다. SH공사 콜센터 1600-3456.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순박한 시골 할머니들의 ‘물과 풀 같은 투쟁’

    순박한 시골 할머니들의 ‘물과 풀 같은 투쟁’

    ‘문학의 위기’라는 명제는 긴장감을 잃은 지 이미 오래다. 리얼리즘 문학이 구닥다리, 천덕꾸러기 취급받은 것 또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둘은 무관하지 않다. 형식의 파격과 실험이 높게 여겨지고 리얼리즘은 진부한 장르로 치부되는 속에서 대중과 문학은 소통의 방법을 서로 잃어 가고, 문학의 위기는 더욱 부추겨졌다. 문단 내부에서조차 문학이 보통의 사람들이 발 딛고 서 있는 현실의 변화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는데 누가 한가하게 소설을 읽겠느냐는 자조적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선옥(47)의 새 장편소설 ‘꽃 같은 시절’(창비 펴냄)은 이런 상황 속에서 미련스러울 만치 우직하게 리얼리즘을 틀어쥐고 있다. 게다가 예의 리얼리즘 문학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으면 ‘철 지난 얘기’를 심각한 표정으로 풀어 가기 일쑤인 것과 달리 ‘지금, 여기’의 문제를 진지하면서도 섬세하고 경쾌한 문체로 담아내고 있으니 리얼리즘 문학의 또 다른 성취라 할 만하다. 지난해 계간지 창비에 네 차례에 걸쳐 연재했던 작품이다. ‘꽃 같은’은 공선옥이 요즘 흠뻑 빠져 있는 시골과 시골 사람, 시골 생활 이야기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시골 마을 투쟁 이야기’다. 변변히 하소연할 곳 하나 없어 분통 터지게 억울하지만, 소박하고 정겹기 이를 데 없는 방식으로 투쟁을 벌이는 시골 무지렁이 할머니들이 투쟁의 주역들이다. 소설 속 평화로운 ‘전남 순양군 진평리’에 어느날 불법 쇄석 공장 ‘순양석재’가 들어서고 허구한날 ‘독가루’를 날려대니 ‘깻잎에 돌가루가 박혀 입에서 싸그락싸그락 돌이 씹히는’ 지경이 됐다. 개발업자와 지역 정부는 서로 유착해 있고, 감사원이니 법원이니 등은 그들을 거들떠보거나 귀 기울여주지 않고, 언론은 기업 편에서 일방적 기사만 써댄다. 서울의 환경단체는 작은 시골 사정까지 돌보기에 너무 바쁘시다.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93세 ‘맹순이 언니’를 비롯해 시앙골댁, 해징이댁 등 70~80대 할머니들이 나서서 공장 앞에서 덤프트럭을 막고, 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법원에 소송하고, 감사원에 탄원서를 넣는 등 팔을 걷어붙이고 ‘디모’에 나선다. 그런데 정겹기 그지없다. 군청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할 때는 한쪽에서 솥단지 걸어 놓고 밥 지어 먹다가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불러 밥을 먹이기도 한다. 새벽녘부터 굉음을 울리며 시골길을 질주하는 덤프트럭을 보면서는 “저 사람들 밥은 먹고 나왔을까.”라며 안쓰러워한다. 참 ‘물 같고 풀 같은 투쟁’이다. 결과는? 당연히 실패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패배가 아니다. 고구마 캐다가 호미 끝에 고구마 서너 알 매단 채 이승을 떠난 ‘맹순이 언니’의 혼령은 먼저 떠난 무수굴댁 혼령을 만난다. 그리고 “꽃 같은 시절을 보내다 왔어.”라고 자랑한다.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삶을 살았건만 늘 눈치 보느라 절절매며 제 소리 한번 내지 못했던 이들 아닌가. 한데 순사건, 나라님이건 눈치 보지 않고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하다가 왔으니 그 자체가 ‘꽃시절’이란다. 실제로 순양군 도시 철거민, 빈민, 베트남 이주여성, 시인, 노동자 등 거대 담론 바깥에 있는 이들의 느슨하지만 따뜻하게 연대하는 꽃 같은 시절이 작품에 담겨 있다. 공선옥의 소설 속에서는 숱한 소리들이 이어진다. 띠루띠루띠루루루~ 낭랑한 지렁이 울음 소리가 귀에 어른거린다. 팽나무, 대나무, 산죽나무도 우웅우웅 노래하고, 싸락눈은 싸그락싸그락거린다. 공장의 쇄석기 소리에 맞서는 시골 할머니들의 외침에 자연이 거들며 내는 소리들이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면 한껏 귀 기울여도 들리지 않던 온갖 작고 초라한 것들의 소리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한다. 아무리 눈 부릅뜨고 둘러봐도 보이지 않던 ‘낮은 곳, 못난 것’들의 모습이 눈에 선해진다. 눈과 귀를 밝게 해주는 작품이다. 한데 의아하다. 눈과 귀가 밝아졌을 뿐인데, 이상하게도 가슴이 절로 데워져 있다. 공선옥 소설의 힘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中 ‘재스민 혁명’ 선동 글 확산… 당국 긴급차단

    트위터 등 인터넷을 동력으로 한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시민혁명이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에서도 ‘재스민 혁명’을 선동하는 글이 인터넷에 등장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일부 도시에서는 실제 시위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온라인에서는 지난 19일 중국판 트위터인 마이크로블로그 등을 통해 “20일 오후 2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전국 13개 주요 도시에서 ‘재스민 혁명’을 일으키자.”는 내용을 담은 글이 급속히 퍼졌다. 이 글은 “강제철거민, 멜라민 분유로 희생된 아이들의 부모, 실업자, 파룬궁 수련자, 공산당원, 심지어 방관자까지 이 순간 우리는 모두 중국인으로서 미래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일당독재를 끝내기 위한 정치개혁과 민주주의, 자유를 요구하자.”고 주장했다. ‘재스민 씨앗을 중국 황토에 뿌리기 위한’ 시위 구호로는 ‘우리는 먹을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일하고 싶다’ ‘자유만세 민주만세’ ‘일당독재 종식’ 등을 제시했다. 이 글은 미국에 서버를 둔 중국어 웹사이트인 보쉰(Boxun.com)에 지난 17일 처음 올라왔다. 문제의 글은 당국의 조치로 곧바로 인터넷에서 자취를 감췄다. 특정 단어를 차단하는 검열 조치도 취했다. 20일 현재 시나닷컴 등 주요 포털 검색사이트에서는 영어 단어 ‘jasmine’, ‘jasmine revolution’ 등을 검색창에 넣으면 오류 창이 뜬다. 재스민 혁명을 뜻하는 ‘모리화(茉莉花) 혁명’도 일시적으로 검색이 되지 않았다. 적잖은 네티즌들이 재스민 혁명 선동글에 관심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유명 군사포럼 게시판에 “2시에 재스민 행동을 하자고 들었는데 자세한 내용을 알려 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시위 예정시간을 조금 넘겨서는 “베이징의 시위장소인 왕푸징(王府井) 맥도널드 정문 앞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글도 올라왔다가 사라졌다. 공안 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거명된 도시에 대한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홍콩에 있는 인권민주주의정보센터는 중국 전역에서 공안에 붙잡히거나 가택 연금에 처해진 사람들이 100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인권 변호사 니위란은 AFP통신과의 전화에서 “많은 활동가가 공안에 붙잡혀 사라지거나 휴대전화를 빼앗긴 채 가택연금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 장소로 지목된 베이징의 중심가 왕푸징 거리를 비롯해 톈진 구러우(鼓樓), 광저우 인민공원 등에서는 일찍부터 무장경찰들이 대거 배치된 탓인지 본격적인 시위는 발생하지 않았다. 군인들의 휴가가 취소되는 등 군 역시 비상경계태세에 들어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많은 구경꾼이 몰려든 가운데 인권운동가로 보이는 한 남성이 공안 앞에서 흰색 꽃을 바닥에 던지는 포퍼먼스를 한 후 곧바로 연행되는 등 거리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타이완과 홍콩에서도 같은 시간 연대시위가 벌어졌다. 공교롭게도 시위 선동 글이 등장한 이날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베이징의 공산당 중앙당교에서 열린 공산당과 중앙·지방정부 고위간부들을 대상으로 한 사회관리토론반 개강식 연설에서 “사회안정을 해치는 돌발문제를 해결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며 인터넷망 감시 강화를 주문했다. 후 주석은 “인터넷 여론 지도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이 연설에서 직접 중동 사태를 언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정부가 민주화 열기가 전파될까 우려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인구는 4억 5700만명, 마이크로블로그 가입자는 7500만명에 이른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女談餘談] 어느 기자의 남편상(像)/이재연 정책뉴스부 기자

    [女談餘談] 어느 기자의 남편상(像)/이재연 정책뉴스부 기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무크는 사랑을 일컬어 “교통사고 같은 것”이라고 했답니다. 알 수 없는 타이밍에 예기치 않은 이와 부딪쳐 빚어내는 일쯤으로 해석하면 될는지요. 일하는 것 말고는 스스로도 건사하지 못하는 제가 교통사고처럼 만날 님께 무슨 요구를 하겠습니까. 그러나 나이 찬 싱글에게 들이대는 불신의 눈초리는 사방에 수두룩하더이다. 내친 김에 평범한 기자의 남편상을 조금 읊어 보렵니다. 진보든 보수든 가치관의 지향점을 까다로이 따지진 않습니다. 먼저 상대의 말을 경청할 줄 알고 논리로써 대할 줄 아는 분이길 바랍니다. 현장에서 뜨거웠던 취재 후일담에 공감할 자세는 미리 갖춰 주십시오. 연쇄살인범 현장검증에서, 철거민 시위대 속에서, 검찰조사 받으러 가는 재벌총수 뒤꽁무니에서 촌각을 다퉜던, 안타까웠던, 분개했던 기자 아내의 마음을 가늠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가슴 저렸지만 못 이룬 옛사랑 얘기도 말없이 턱 괴고 들어주는 아량을 품어 준다면 더없이 고맙겠습니다. 자신을 갈고 닦는 이유가 본인의 영달보다 낮은 곳의 이들에게 손 내밀기 위해서라면 좋겠습니다. 참여의식이 기본이라면, 감수성은 필수랍니다. 소설가 이순원의 은비령이든, 이성복 시인의 남해금산이든 눈길 맞으면 함께 달려가 주는 낭만도 길러 주시기를. 이왕 시작한 것, 까짓, 다 풀어 놓지요. 취재원과 부대끼느라 거나하게 취해도 늦은 밤 현관문 열어주는 흔쾌함은 베풀어 주시겠지요? 후배들 밥 사느라 카드 영수증 좀 쌓여도 모르는 척 넘어가 주실 테고요. 명절에 일한다고 시댁 못 가도 눙쳐주는 눈치라면 다음번엔 시댁에서 즐거이 전 부칠 수 있겠습니다. 학력이나 재력, 외모가 중요치 않다는 거짓말 따윈 안 하렵니다. 다만, 이런 분이라면 ‘사랑 따윈 뇌의 호르몬 반응’쯤으로 치부해온 냉소적인 기자는 물론 누구라도 기꺼이 마음이 흔들리겠지요. 저출산시대 가족 위주 정책에서 소외되고, 미혼에 불리한 세금체계로 위태로운 처지인데 이런 분 아신다면 꼭 연락주시라. 이렇게 출중하다면 결혼해서 아옹다옹하느니 친구로 평생 지내는 게 더 나을 것 같긴 합니다만. oscal@seoul.co.kr
  • 보금자리 청약 자격 대폭 제한

    ‘로또 아파트’라고 불리는 보금자리 아파트 청약 기준이 한층 강화된다. 국토해양부는 보금자리주택 청약기준을 청약통장 가입자에서 부동산과 자동차뿐 아니라 은행예금과 같은 금융 자산도 일정 수준 이하여야 청약 자격을 주는 내용으로 ‘보금자리주택 업무 처리 지침’을 개정하고 다음 사전예약 또는 본청약 지구인 위례신도시 등에서부터 적용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등 환경 여건이 좋은 곳을 개발해 주변 시세의 80% 수준에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이 정책 취지에 맞게 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인 근로자·서민에게 배정돼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토부는 우선 생애최초(과거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는 근로자나 자영업자) 및 신혼부부(혼인기간 5년 이내에 자녀가 있는 경우) 특별공급에만 적용하는 소득기준을 3자녀(20세 미만 자녀 3명 이상), 노부모 부양(65세 이상 직계존속 3년 이상 부양), 기관 추천(국가유공자, 철거민, 장애인 등) 특별공급 때도 적용하기로 했다. 즉, 소득 기준이 신청자는 물론 배우자, 직계존비속을 합쳐 전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3인 가구의 경우 현재 388만 9000원 이하) 이하이고 부동산은 2억 1550만원 이하, 자동차는 2635만원 이하여야 청약 신청을 할 수 있게 됐다. 또 은행 예금 평잔 등을 토대로 금융자산 기준도 도입해 일정 액수 이하일 때만 청약 자격을 주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현행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인 소득 기준을 80% 이하로 강화하거나 전용면적에 따라 60~85㎡는 100%, 60㎡ 이하는 80% 이하 등으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국토부는 조만간 연구용역을 시행한 뒤 실태조사, 공청회 등을 거쳐 소득 기준 등을 정할 예정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함바 게이트] 함바는 비리 경찰의 ‘밥’ 왜?

    건설현장 식당인 ‘함바’ 운영권 비리사건에 연루된 인물들 가운데 유독 경찰 출신이 많다. 10일 검찰 조사를 받은 강희락 전 경찰청장과 조만간 소환될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 등 전직 경찰총수를 비롯해 김병철 울산지방청장, 양성철 광주지방청장 등 전·현직 고위간부 10여명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 게다가 브로커 유상봉(65)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사직서를 제출한 청와대 감찰팀장도 경찰 출신이다. 이렇듯 경찰이 함바 비리에 대거 연루된 이유는 뭘까. 경찰 안팎에서는 “건설현장 등 이권 개입 현장에서 ‘교통정리’를 할 수 있는 실질적인 힘을 발휘하는 조직이 바로 경찰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건설사들이 동원한 용역업체나 조직폭력배들이 거주민들을 쫓아내면서 이권 개입을 시도할 때 그들의 폭력 등 불법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조직이 경찰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금품을 제공하면서 “뒤를 봐달라.”는 청탁 유혹에 노출되기 쉽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09년 1월 ‘용산참사’ 당시 경찰과 용역업체 직원들이 함께 철거민을 진압하는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마포경찰서 박모 경위가 아현3구역 재개발지역 조합장과 유착돼 1억 2000만원을 받았다가 구속되기도 했다. 거액이 오가는 건설현장의 이권 개입은 경찰의 도움이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브로커 유씨가 강 전 경찰청장 등을 비롯해 경찰 고위직과 깊숙이 연결돼 있었던 것도 이런 상황의 연장선상에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씨는 모든 건설현장에 있는 함바가 알토란 같은 수익을 낸다는 사실을 알고 현장 경찰관에게 손길을 뻗기 시작, 급기야 경찰총수에게까지 로비를 하는 데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관계자는 “유씨가 함바 브로커로서 전국을 무대로 활개를 칠 수 있도록 경찰이 ‘프리패스’ 역할을 해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용산참사 농성자 4~5년형 확정

    용산참사 당시 화염병을 던져 불을 내고 경찰과 철거민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이충연(37) 용산철거대책위원회 위원장 등에게 징역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11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위원장 등 9명의 상고심에서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당시 농성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이 위원장과 김모씨는 징역 5년, 천모씨 등 5명은 징역 4년, 조모씨 등 2명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각각 확정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가스통·알몸시위 中 ‘강제철거’ 갈등폭발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중국에서 불법 강제철거로 인한 주민과 개발업체의 갈등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폭력적인 개발업체에 대항해 가스통을 매달고 끝장 시위를 하는 중년여성이 현지 언론매체에 보도되는가 하면 알몸으로 항의하는 20대 여성이 등장해 눈길을 모았다. 중국 인터넷 사이트 런민왕(人民网) 에 따르면 최근 네이멍구의 후허후터의 한 철거예정 아파트에서 한 중년 여성이 가스통을 옆에 두고 개발업체의 일방적인 철거통보에 분노를 드러냈다. 그녀가 사생결단 시위를 감행한 이유는 재개발업체가 이주를 거부하는 주민들에게 실제 총알을 넣은 협박편지를 보냈기 때문. 현지 주민들은 아파트 건물 외벽을 부수고 협박하는 개발업체에 대응해 자살시도를 벌이는 일촉즉발 상황이 벌어졌다. 이어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는 허베이성 시링에 사는 한 20대 여성이 강제철거에 반발해 옥상에 올라가 옷가지를 벗어던지며 반발했다. 이 시위로 주변 도로에 정체가 빚어지고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으나 2시간 만에 경찰에 연행됐다. 일방적인 강제철거를 감행하는 일부 개발업체의 만행이 시작되면서 ‘딩즈후’(끝까지 버티는 철거민)와 강제 철거업체의 대전을 모티브로 한 게임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끄는 등 재개발 열풍에서 비롯된 민심이 악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5월 중국 정부가 지방정부에 강제철거를 단속하라는 긴급통지를 내렸지만 부동산개발업체에게 토지를 넘겨 큰 수익을 얻으려는 지방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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