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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의 유럽 20년] 獨 독주·유로화 불신 가장 큰 난제로… ‘유럽시민’ 아직 멀었다

    [하나의 유럽 20년] 獨 독주·유로화 불신 가장 큰 난제로… ‘유럽시민’ 아직 멀었다

    “우리는 독일의 유럽이 아니라 유럽의 독일을 원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토마스 만은 1953년 함부르크대학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이 유럽 내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목표를 제시했다. 통일을 이끈 독일의 헬무트 콜 총리 역시 이 말을 공식석상에서 자주 인용했다. 유럽연합(EU)은 ‘하나의 유럽’이라는 슬로건보다는 훨씬 현실적인 체제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의 가장 큰 화두는 독일이 다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였다. 이 때문에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는 1951년 독일을 끌어들여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출범시켰다. 전쟁의 근본이 되는 석탄과 철강을 공동관리 영역으로 묶어 후환을 없앤 것이다. 이후 1965년 유럽공동체(EC)가 탄생했고 로마조약 등 수많은 조약과 회원국 확대를 거듭해 현재의 EU 모습이 갖춰졌다. 탄생 배경이 무색하게 현재 EU의 가장 큰 고민은 ‘독일의 독주’다. 정치력에서 독일을 앞서며 EU의 맹주를 자처했던 프랑스는 높은 실업률과 저성장으로 신음하고 있고, 다른 국가들은 존재감조차 희미해지고 있다. 독일은 전범국가라는 인식을 60년 만에 완전히 벗어던졌고, 호황까지 구가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전 유럽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EU대표부 한국대사관 김희상 참사관은 “독일이 현재 EU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게 잡아도 50% 이상”이라며 “앞으로도 독일을 견제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작 독일 국민들 사이에서는 EU에 대한 반감이 크다. 독일인 수잔나 셰퍼(28·여)는 “독일의 경제성장은 국민들이 실업급여와 수급기간을 줄이고, 복지혜택을 낮추는 등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한 결과”라며 “자국민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지, 방만하게 국가를 운영한 다른 나라 정치인들을 도와주는 데 세금을 쓰면 안 된다”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다른 EU 국가 국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탈리아인 다니엘라 반니(33·여)는 “제조업 강국인 독일은 역내 장벽이 없어지면서 셀 수 없이 많은 혜택을 입었고, 독일이 벌어들인 돈 대부분이 EU 국가들의 것”이라며 “독일이 유럽의 중국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라고 반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EU가 처한 또 다른 위기는 EU의 근간인 유로화에 대한 불신이다. 한때 미국 달러화를 대체할 것으로까지 여겨졌던 유로화는 계륵 취급을 받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 독일인 65%는 유로화가 없으면 더 잘살 것 같다고 답했고, 심지어 49%는 EU 소속이 아닌 독일이 좋다고 답했다. 프랑스에서는 유로화가 탄생한 마스트리흐트조약을 놓고 오늘 다시 투표한다면 반대할 것이라고 답한 비율이 64%에 달했다. EU 28개국 중 유로화를 사용하는 나라는 17개. 내년 라트비아가 추가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국가)에 가입한다. 하지만 나머지 EU 회원국 대부분은 유로존 가입에 소극적이다. 재정위기가 유로화 때문이라는 시각 탓이다.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스위스,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이 유로존 국가들에 비해 빨리 경제위기에서 탈출했다는 점이 이 같은 시각을 뒷받침한다. KOTRA 부다페스트무역관 관계자는 “EU에 늦게 가입한 동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U에 가입하는 순간 독자 행동이 어려워지면서 개별 국가들이 감내해야 하는 외교적 마찰도 빈발하고 있다. 한 예로 EU는 경제규모가 큰 우크라이나를 주요 교역상대로 삼으려고 공을 들이고 있는데, 이를 못마땅해하는 러시아는 EU 대신 순회의장국인 리투아니아에 보복 조치를 가하고 있다. EU 차원에서 공식 대응하기가 쉽지 않아 리투아니아는 속만 태우고 있다. EU가 유럽 내 장벽은 철폐했지만, 이민자 등 외부인에 대한 장벽은 더욱 높이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상당수 국가는 재정적자의 원인으로 ‘저소득층 이민자에 대한 복지 혜택’으로 화살을 돌리며 국민의 비난을 피하고 있다. EU는 마스트리흐트조약 발효 20주년인 올해를 ‘유럽시민의 해’로 선포했다. 본격적으로 ‘유럽시민’이라는 인식을 심겠다는 것이다. 지난 5월 EU 공식 여론조사 기관인 ‘유로바로미터’는 “EU 회원국 국민 62%는 자신이 유럽 시민이라고 생각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조사에서 유로화에 대한 지지율은 51%였다. 하지만 이 같은 EU의 발표는 구성원들의 생각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안드레아 만츠 독일 자를란트대 교수는 “스스로 어느 나라 국민이라고 생각하지 유럽 시민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사실상 0%”라며 “각자 자신의 나라에서 자신의 언어를 쓰고 사는데, 어떻게 동질감을 느끼겠나”라고 반문했다. EU 한가운데에 위치한 비회원국 스위스는 특히 냉소적이다. 스위스인 페어 뢰트만(44)은 “자체적으로 잘 살아가는 강소국들은 유로존에 가입할 경우 돈만 많이 내고 기득권은 모두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EU에 가입하려고 시도도 하지 않겠지만, 유럽인보다는 스위스인이 더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글 사진 브뤼셀·프랑크푸르트·부다페스트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정부 “투자하라”… 재계 “알겠다” 립서비스

    정부 “투자하라”… 재계 “알겠다” 립서비스

    투자와 고용을 대하는 재계의 분위기가 예전같지 않다. 정부의 주문에 재계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2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30대 그룹 투자·고용간담회’와 ‘서울상의 회장단 간담회’는 정부에 대한 재계의 불신과 반발을 읽어낼 수 있는 대조적인 행사였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는 표면적으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박기홍 포스코 사장 등 반도체·전기전자·자동차, 조선·항공, 철강·정유, 화학·기계·소재, 유통, 건설 분야 30개 그룹 기획총괄 사장이 참석했다. 윤 장관은 정부의 투자활성화 의지를 강조하면서 “30대 그룹이 올해 계획한 155조원대 투자와 14만명 고용 계획을 100% 이행할 수 있도록 남은 4분기에 적극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장단은 당초 목표로 했던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 중이라고 화답했지만 ‘립 서비스’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면전에서의 ‘예스’보다 ‘투자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안 된다’는 게 솔직한 속내다. 재계는 정권 초기 기업들 군기 잡기 차원에서 검찰 조사, 국세청 세무조사가 줄줄이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누적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기업 임원은 “이미 조사받은 기업이 투자에 신경 쓸 분위기가 아닌 건 당연하고, 조사받지 않은 기업도 다음 표적이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한 상황에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너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 대규모 투자, 주요사업 추진 여부를 오너가 결정하는 대기업들은 오너 공백이 크다. 오너가 철창 신세인 한화, SK, CJ 등은 사업 확장에 대한 고려에서 수동적일 수밖에 없다. 경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환경으로 조성되기 때문에 기업이 인위적으로 좋게 만들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 투자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건 정부뿐이다. 규제 완화이든 세제 혜택이든 인센티브가 있어도 투자에 나설까 말까 하는 상황인데, 기업들에 비우호적인 현재와 같은 분위기에서는 몸을 사리는 기업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은 틀리지 않는다. 같은 날 열린 서울상의 회장단 모임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극명하게 표출됐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상의 회장단 모임에서 “국내외 경제지표를 보면 회복의 변곡점에 있으나 경제민주화 속에 각종 기업 관련 법안들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우려가 조금 되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세계경제가 회복의 변곡점에 있고 국내 경제도 회복돼야 하는데, 통상임금 등 몇몇 법안이 기업에 부담을 줄 것 같아 걱정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 회장은 “경제계 현안은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문제인데,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통상임금에 대해서 중소기업의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대법원에서 합리적이고 현명한 판결을 해주기를 기대한다”면서 “기업에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이 일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최근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에 부담을 주는 제도나 법률이 완화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의에는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 김윤 대림산업 부회장, 김희용 동양물산기업 회장,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 신박제 엔엑스피반도체 회장,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 이인원 롯데그룹정책본부 부회장, 김진형 남영비비안 사장,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유성근 삼화인쇄 회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창의인재경영] 포스코, 윤리 의식 등 기본적 인성 갖춘 인재 추구

    [창의인재경영] 포스코, 윤리 의식 등 기본적 인성 갖춘 인재 추구

    포스코는 ‘비전 2020’을 바탕으로 ▲기존 철강업에서 에너지·신소재 사업을 포함하는 종합소재기업으로 업(業)의 진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아프리카, 시베리아, 남·북극해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장(場)의 확대를 구현하고자 한다. 또 ▲신뢰와 소통, 혁신과 시너지가 어우러진 스마트한 경영시스템을 확립하려는 동(動)의 혁신, ▲개인 비전을 통해 회사와 직원 간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인(人)의 성장을 꾀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회사의 공유가치에 적극 부합하는 인재를 원한다. 그 핵심 가치는 고객 지향, 도전 추구, 실행 중시, 윤리 준수, 인간 존중 등이다. 사회규범 및 윤리를 준수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기본적 인성을 갖춘 ‘실행인’을 말한다. 또 최고 수준의 목표 달성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지식과 가치를 창출하는 융·복합적 ‘창조인’을 원한다. 아울러 글로벌 경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 대내외적으로 신뢰 관계를 쌓을 수 있는 ‘세계인’이 포스코의 인재상이다. 신뢰와 소통을 바탕으로 문제해결 능력과 통찰력을 지니고, 통섭적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글로벌 마인드를 보유한 인재도 필요하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동국제강, 올 들어서도 부채비율 급증

    동국제강, 올 들어서도 부채비율 급증

    포스코·현대제철에 이어 국내 3대 철강사(매출액 기준)인 동국제강의 재무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29개 철강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손실을 냈을 뿐만 아니라 올 들어서도 차입금이 늘면서 부채비율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난 15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18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조달한다고 공시했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동국제강의 차입금 의존도는 53.5%, 제1 계열사인 유니온스틸도 43.3%에 이른다. 동국제강은 총자산 9조 5758억원 가운데 5조 1268억원을 사채를 포함한 장·단기 차입금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국제강의 어려움은 근본적으로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세계 철강업계의 불황에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국내 주요 철강사의 수익성이 모두 악화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글로벌 경쟁력 1위를 자랑하는 포스코도 지난해 매출액은 63조 6041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고, 이에 따른 영업이익도 3조 6531억원으로 33.2%나 줄었다. 현대제철과 동부제철의 영업이익 감소율도 각각 31.6%, 20.9%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유동성 위기 논란을 빚으면서 총수가 직접 진화에 나선 동부제철의 경우도 16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동국제강은 영업하고도 수익보다 비용과 부채가 더 많아졌다. 동국제강의 지난해 매출은 7조 8707억원으로 전년보다 1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669억원으로 국내 29개 철강사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그럼에도 최근까지 차입금의 비중을 계속 높이면서 재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동국제강은 2015년 9월 완공을 목표로 브라질 페셍 산업단지에 연산 3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총 투자액 48억 6000만 달러 가운데 동국제강이 7억 3000만 달러(약 7746억원)를 대고 있다. 포스코나 현대제철처럼 일관제철소를 보유하지 못해 철강재 생산의 재료를 양사로부터 공급받거나, 고로보다 생산단가가 높은 전기로에 의존하는 구조를 벗어나려는 시도인데 문제는 철강 경기의 불황기에 대규모 투자 결정을 한 게 그룹 전체에 유동성 위기를 부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지주사 격인 동국제강과 15개 계열·자회사 대부분이 건설산업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전승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동국제강의 경우 조선경기가 좋을 때는 선박 건조용 후판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호황을 누렸고, 적극적인 투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조선경기 침체 후 수익은커녕 투자금마저 회수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차입금의 비중을 서둘러 줄이면서 자체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기로 본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현대차그룹 효율성·3세 경영 ‘탄력’

    현대차그룹 효율성·3세 경영 ‘탄력’

    현대·기아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의 주요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형식으로 부분 합병해 매출 20조원대의 거대 철강사로 거듭난다. 자동차에 공급하는 강판 사업을 일원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게 겉으로 드러난 이유다. 일각에선 최근 삼성그룹이 제일모직을 에버랜드로 넘겨주는 등 후계 작업에 나선 데 이어 재계 2위인 현대차그룹도 계열사 합병과 지분 정리를 통해 3세 경영 체제 다지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현대제철은 17일 이사회를 열고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충남 당진제철소의 3고로 완공 이후 일관제철소 완성 차원에서 현대하이스코의 냉연강판 제조 및 국내 판매 부문에 대한 분할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31일로 정했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 당진공장과 순천공장을 인수해 고로 쇳물에서 제철 과정을 거쳐 열연강판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이를 가공해 냉연강판까지 생산, 판매하는 명실상부한 종합제철소로 변모하게 됐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지난해 각각 14조 1287억원, 8조 405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냉연 부문은 현대하이스코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이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의 재무구조는 빠르게 개선될 전망이다. 대규모 신규 투자를 해 온 현대제철의 총차입금은 11조원으로 순이자 비용만 3000억원에 달한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환이 시작된다. 현대하이스코가 분기당 1500억원 정도의 현금 수익을 창출하는 덕분에 현대제철은 채무 부담을 덜게 됐다. 증권가와 재계는 이번 합병을 두고 현대차그룹의 후계 구도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는 현대제철 지분이 없었지만 현대하이스코의 최대 주주이므로 두 회사가 합쳐지면 현대차가 합병 기업의 지분을 10.1% 갖게 된다. 그룹 지배 구조의 핵심인 현대모비스에서 현대차-기아차로 이어지는 기존 순환출자 구조에 또 다른 순환출자 구조(현대모비스-현대차-현대제철)가 새로 생겨나는 것이다. 이 경우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연내에 통과되면 문제가 된다. 이 때문에 정몽구 회장이 가진 합병 회사의 주식을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주식과 맞바꿔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6.95%)이 늘어나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에게 증여하기가 쉬워진다. 정 부회장은 이미 지난해 3월 현대제철 사내이사로 선임돼 그룹 내 지배력을 넓혀 가고 있다. 반면 정 회장의 셋째 사위인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대표의 입지는 좁아지게 됐다. 핵심 알맹이인 냉연 부문을 제외하면 신 대표의 관장 영역은 강관 부문과 자동차 경량화 사업 등으로 크게 줄어든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정 부회장은 현대제철이나 현대하이스코에 지분이 전혀 없다”며 “이번 사업 조정은 경쟁력 제고를 위한 계열사 간의 기능적 합병일 뿐 경영권 승계와 연관 짓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철강협회, 세계철강지도 제작

    한국철강협회는 16일 세계 주요국 및 제철소의 조강생산 능력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2013년판 세계 철강산업지도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3년 만에 제작된 철강산업지도는 철강 생산과 소비, 수출 등 현황을 망라했다. 이 지도는 철강 관련 기관과 대학의 금속 관련 학과 등에 무료 배포된다.
  • 포스코, 상생 발걸음 빨라진다

    포스코가 중소기업들과의 상생을 위해 공동구매 협약을 맺고 중소기업에 철강재를 싸게 공급하기로 했다. 포스코와 중소기업중앙회는 14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코업비즈’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코업비즈는 자금과 담보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협동조합을 통해 철강재 등 원부자재를 싸게 공동구매하는 상생 사업이다. 조합의 신용을 통해 금융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포스코는 우선 한국산업로공업협동조합, 서울경인금속가구공업협동조합, 한국조명공업협동조합 등 3개 조합에 열연·냉연 판재류를 중소기업의 개별 구매 단가보다 싼 가격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로써 3개 조합의 회원사들은 10~20%의 원가절감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중기중앙회는 시범사업의 효과를 지켜보며 철강재 수요가 있는 다른 협동조합에도 확대하고, 총매출액 100억원대까지 참여 업체를 늘리기로 했다. 남명근 중기중앙회 본부장은 “철강재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해져 중소기업의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길호 포스코 상무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중소기업과의 다양한 협력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기업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는 산업은행의 협조를 받아 제2차 동반성장펀드 800억원을 추가로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업체별로 최대 40억원을 기준금리 대비 1.49% 포인트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10월 4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12개 중소기업에 자금 지원을 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대구 세계에너지총회] 포스코, 매년 전력량 70%를 자가발전 조달

    [대구 세계에너지총회] 포스코, 매년 전력량 70%를 자가발전 조달

    포스코는 매해 전기 사용량의 70%가량을 자가발전으로 조달하며 사회적 전력 절감 요구에 맞춰 발전시설의 수리 일정 등을 조정해 자가발전시설을 최대로 가동함으로써 자가발전 비율을 꾸준히 높여 오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전량 회수해 공정 에너지원으로 바로 재사용하거나 자가발전에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제조 비용 및 에너지 절감, 환경 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매해 전력량 중 약 70%는 부생가스를 이용한 자가발전과 코크스 건식 소화설비, 고로 노정압발전 등 에너지 회수설비와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설비를 통해 자체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또한 제철소 조업 부서별로 자체 에너지 절감 목표 달성 계획을 수립하고 신규 절감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며 조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다시 저장해 발전한다. 이 외에도 공장의 경우 피크시간대(10~12시, 17~19시) 전력 사용을 최소화하며 중앙 조절식 난방설비의 사용을 중지하고 공장 내부 조명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건물에도 중앙 조절식 난방설비 사용 중지를 권고하고 개인용 난방기기 및 프린터, 복사기 등의 사무기기와 커피포트, 냉온수기 등의 사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안전과 보안을 위한 최소한의 조명만 남기고 모두 소등할 것도 권고했다. 서울 포스코센터는 오후 7시 30분 이후 강제 소등되며 제철소의 모든 사무실에는 카드키가 설치돼 있어 마지막으로 퇴근하는 직원이 카드키를 빼면 사무실 전체 전원이 꺼지는 등 작은 것에서부터 에너지 절약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1분기 포스코의 에너지 절감액은 119억원을 기록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사용을 권장하고 건물 외벽에 단열 필름을 부착해 전기 사용량을 감축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인사]

    ■미래창조과학부 △국립과천과학관장 김선빈 ■산업통상자원부 ◇승진 <서기관>△기획재정담당관실 김윤기 이승헌△행정관리담당관실 최만현△무역정책과 김현철△투자정책과 김민정△산업정책과 박성준△기계로봇과 고상미△창의산업정책과 심균택△지역경제총괄과 고현△산업기술시장과 한영열△통상협력총괄과 김영윤 한영로△자유무역협정상품과 윤정원△에너지자원정책과 정재환△석유산업과 김정예 배성준<기술서기관>△산업정책과 송호기△전자부품과 박용민△철강화학과 권현철△섬유세라믹과 문철환△조선해양플랜트과 이진모△창의산업정책과 박종학△산업기술개발과 고광필△구주통상과 김용태△가스산업과 서성태△신재생에너지과 남궁재용△에너지수요관리정책과 이혁재 권덕중 ■국가인권위원회 ◇서기관 승진△조사총괄과 정상영 ■원자력안전위원회 △고리지역사무소장 강정환 ■관세청 △감사관 김충호 ■매일일보 ◇편집국△건설부동산부장 김태혁△전국부장 이석호 ■분당제생병원 △원장 정봉섭 ■교보생명 ◇FP지원단장△송파 문영진△충주 김병춘△평택 노승용△둔산 강응대◇센터장△소매여신운영지원 유재원△노블리에 김현석 ■NH농협증권 △채권영업팀장 최병준△이자율매크로팀장 김현중
  • [아세안 세일즈외교] “인구 6억·GDP 2조弗 ‘빅 마켓’… 기술이전 등 미래에 투자하라”

    [아세안 세일즈외교] “인구 6억·GDP 2조弗 ‘빅 마켓’… 기술이전 등 미래에 투자하라”

    “인구 6억명, 국내총생산(GDP) 2조 달러의 거대 경제권인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미래에 투자하라.” 신흥 거대 경제권인 아세안은 글로벌 경제·안보 경쟁의 최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 중국의 대국굴기(?起·우뚝 솟음), 중국과의 영토갈등 등 경제·안보 차원의 전략적 경쟁이 집약되고 있는 모습이 바로 ‘오늘의 아세안’이다. 서울신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및 브루나이 순방을 계기로 서희외교포럼(대표 장철균 전 스위스 대사)과 공동으로 우리의 대(對)아세안 전략을 점검하고,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하는 긴급 좌담을 마련했다. 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좌담에는 이선진 전 인도네시아 대사, 서정인 외교부 남아시아태평양 국장, 장 대표,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최동주 숙명여대 교수 등 아세안 전문가 5명이 참여했다. 서 국장은 “아세안은 한국의 제2위 교역 대상으로, 한국과 아세안 간에는 정치·안보·경제·정보통신(IT) 등의 분야에서 24개의 협력 메커니즘이 운영되고 있다”며 “회원국 간의 ‘연계성’을 추구하는 아세안에서 한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사는 “아세안은 저임금 생산기지에서 거대 소비시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다국적 기업의 투자 및 기술 의존 구조에서 탈피해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산업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프라 투자 중심의 협력에서 이제는 철강, IT, 조선, 녹색·방위산업 등 기술 이전 중심의 협력으로 전환해 아세안의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며 “아세안 전체가 단일 생산기지이자 소비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는 점에 맞춰 경제외교의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압박 등 기로에 선 한국 경제에 주목했다. 그는 “중국은 TPP 참여를 배제하면서 아세안과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구체화하고 있다”며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추진하는 동시에 RCEP 협상에 대응해야 하는 등 미·중 간의 견제와 경쟁 구도 속에서 섬세한 외교전략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국장은 “정부는 한·중·일 FTA와 RCEP 등 지역경제 통합 과정에 모두 참여해 호혜적 이익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아세안 정책이 명확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장 대표는 “아세안 국가들과의 개별 양자관계는 발전했지만 동아시아에서의 협력 정책은 모호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도 “박근혜 정부의 동남아 정책은 명확한 비전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경제·개발 협력을 확대하는 기조 속에서 정치·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하지만 한국의 적극적 역할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치·안보 등 비경제적 협력 강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히 국내 방위산업의 전략적 수출 시장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대두됐다. 최 교수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동남아 역내 국가 간 긴장이 앞으로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며 “필리핀과 베트남이 방어용 무기체계에서 공격형 무기체계 확보를 위한 방산 증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도 안보 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내 잠재적 해상 갈등으로 인한 방산 수출 시장이 가시화될 가능성에 맞춰 우리의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며 “아세안 국가들의 군비 증가 추이가 매우 가파르기 때문에 한국의 방위산업이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에서 대아세안 외교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이 아시아로 회귀하면서 중국이 남중국해 문제 등과 관련, 기존 강경 기조에서 유연한 자세로 변하고 있다”며 “중국은 중장기적으로 아세안 지역 영토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충돌하지 않도록 전략적 균형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증시 전망대] 기업 실적부진에 美 악재…이달 코스피 박스권 등락

    [증시 전망대] 기업 실적부진에 美 악재…이달 코스피 박스권 등락

    삼성전자의 4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국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개막됐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과 대외 악재인 미국 연방정부 폐쇄, 양적 완화 축소 우려 등 위험 요소가 산재해 이달 증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연결기준)은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 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 2분기보다 매출은 2.68%, 영업이익은 5.98%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기대치 이상의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141만 8000원으로 전 거래일과 같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연방정부 폐쇄 장기화 우려로 전 거래일보다 2.49포인트 떨어진 1996.98에 장을 끝냈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미 정치권 갈등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도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이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 등이 조정의 폭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NH농협증권에 따르면 253개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7% 증가한 35조 9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7월 초 전망치보다 5.9%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들이 각자 맡은 기업의 3분기 실적 추정치를 살펴본 결과 57개 기업에서 추정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은 5개, 하회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은 25개, 실제 발표와 비슷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은 27개였다. 추정치를 밑돌 것으로 보는 비율이 44%로 약 절반에 달했다. 양해정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가 건설 실적 쇼크로 인한 충격기라면 2분기는 최악의 국면은 벗어났다는 안도기며 3분기는 나머지 기간을 어떻게 마무리할 수 있는가를 판단할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이라면서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3분기와 4분기, 올해 연간 추정치는 하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른 투자 전략보다는 3분기를 넘어 4분기, 내년에 이어 점차 좋아질 수 있는 종목을 찾아 개별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이달은 약화된 실적 장세 기대로 코스피 1920~2080포인트의 박스권 내 움직임이 예상되기 때문에 지수 관련주보다 실적 개선 개별주 중심의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구재상 케이클라비스 투자자문사 대표는 “앞으로 투자는 현 상황을 볼 것이 아니라 내년에 좋아질 수 있는 종목 중심으로 가는 것이 좋다”면서 미국 경기가 좋아지면서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조선이나 화학 업종, 가격대가 낮았던 은행 업종 등을 관심 있게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행 업종의 경우 상반기까지 최악의 실적을 보였지만 곧 발표될 3분기 실적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을 들여다본 결과 예상보다 실적이 나아졌다”면서 “워낙 상반기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에 더 좋아진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둔화되면서 이자 이익도 전분기에 비해 늘어나는 은행들이 많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양대용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발표 시즌과 함께 글로벌 경기 회복,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최근 주가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 등을 감안해 매력적인 업종으로 에너지, 철강, 건설, 유통, 은행, 보험, 정보기술(IT) 하드웨어 등을 꼽았다. 양 연구원은 “지금과 같은 글로벌 경기 회복 초기 국면에서 주목해야 할 투자지표는 불안정한 이익 지표보다 경기회복과 더불어 자기자본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또 하나의 전쟁 ‘스모그 전쟁’

    [김규환 선임기자의 차이나 로드] 또 하나의 전쟁 ‘스모그 전쟁’

    “베이징은 비가 잘 내리지 않는 건조한 날씨에 바람도 잘 불지 않아요. 게다가 사람들마저 많으니 (스모그에 대비하는) 무슨 뾰족한 방법이 있겠어요? 그냥 잘 적응하는 수밖에 없죠, 뭐. ” ‘스모그 황색경보’가 내려진 지난달 29일 중국 베이징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 중국 여자 테니스 선수인 정제(鄭潔·30)가 러시아의 마리야 키릴렌코(26)와 시합을 끝낸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악의 스모그 속에서 선수들이 목숨을 걸고 시합을 하는 것 같았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털어놓은 말이다. 중국 정부가 ‘스모그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허베이(河北)·톈진(天津)·산시(陝西)·산둥(山東)·산시(山西)·허난(河南)성에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최악의 스모그로 시민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4일 베이징 기상당국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베이징에서 악성 스모그 현상이 관찰된 날은 모두 15일이다. 예년 평균(3.6일)보다 4배 이상 많다. 지난달 30일 베이징 둥청(東城)구의 경우 초미세먼지인 PM 2.5의 농도가 ㎥당 242㎍을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 25㎍/㎥의 10배나 초과한 수준이다. 중국 환경보호부는 앞서 7월 말 74개 주요 도시 가운데 PM 2.5 농도의 적합 기준을 충족한 도시는 하이난(海南)성 하이커우(海口)와 저장(浙江)성 저우산(舟山),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라싸(薩) 등 단 4곳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 지역의 도시들이 전국에서 스모그 현상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74개 도시의 평균도 76㎍/㎥에 이른다. 대기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일부 외국 기업들은 올해 초부터 위험수당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중국판 유튜브인 ‘투더우’(土豆)의 공동 설립자인 마크 반 데어 치스가 13년간의 중국 생활을 청산하고 캐나다 밴쿠버로 옮기는 등 외국인들 사이에는 ‘베이징 탈출’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이 앞다퉈 보도했다. 중국의 스모그 현상은 통상 1월 하순부터 2월 중순까지 겨울철에 본격 시작된다. 황사가 시작되는 시기와 맞물리면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까닭이다.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은 지난 1월 12일 베이징 PM 2.5의 농도가 WHO 기준치의 무려 40배에 가까운 993㎍/㎥을 기록하는 등 1월 3주 동안 사상 최악의 스모그 현상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우샤오칭(吳曉靑) 환경보호부 부부장은 “베이징·톈진·허베이·창장(長江) 삼각주·주장(珠江) 삼각주 지역의 대기 오염이 가장 심각하다”며 “도시에 따라 해마다 스모그 발생일수가 100∼200일에 달한다”고 말했다. 스모그 현상이 빈발하는 것은 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데다 ‘세계의 공장’에서 뿜어내는 산업용 석탄 연소화합물 탓이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2009년부터 3년 연속 세계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2012년 한 해 동안에만 1930만대나 팔렸다. 베이징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이미 500만대를 돌파했고 상하이(上海), 톈진,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광둥성 선전(深?) 등도 각각 200만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전력생산을 위한 석탄 사용량 증가도 스모그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석탄은 전력생산 등 중국 에너지 공급의 70% 가까이를 책임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스모그 현상이 평균 기대수명을 5.5년 단축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중국 칭화(淸華)대·베이징대, 이스라엘 헤브루대 연구팀은 1981~2000년 중국 주민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PM 2.5 농도가 ㎥당 100㎍ 증가하면 평균 기대수명이 3년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스모그 상습 발생 지역인 베이징과 허베이성 등의 PM 2.5 농도가 185㎍/㎥인 점을 감안하면 평균 기대수명이 5.5년이나 짧아진다는 설명이다. 리훙빈(李宏彬) 칭화대 경제관리학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대기오염이 인간의 생명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 준다”며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을 희생하더라도 문제 해결을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중국 정부는 스모그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무원은 지난달 12일 공기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석탄사용 축소, 차량 수 제한, 오염물질 배출 공장 폐쇄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내용의 ‘대기오염 방지 및 개선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베이징과 텐진, 허베이성 등 수도권과 창장 삼각주, 주장 삼각주 지역의 PM 2.5 농도를 2017년까지 각각 25%, 20%, 15%를 떨어뜨리기로 했다. 국무원은 “이번 계획에 모두 1조 7500억 위안(약 307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이는 국내총생산(GDP) 2조 3900억 위안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계획에는 연도별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는 기관과 관련 공무원의 경우 감찰기관이 조사를 벌여 법적 책임을 묻는다는 내용까지 포함시켜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도 읽힌다. 이를 위해 국무원은 발전소 연료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전환하는 등 우선 전체 에너지 소비량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을 65% 이하로 끌어내리기로 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는 60% 이상의 시내버스를 청정에너지 버스로 교체하기로 했다. 오염 배출이 많은 낙후 산업이나 설비를 적극 폐기하고 철강·시멘트·화학·석유화학 등의 오염 배출량을 2012년 대비 30% 이상 줄이기로 했다. 베이징의 경우 2017년까지 PM 2.5 농도를 현재보다 50% 이상 낮은 60㎍/㎥ 이내 수준으로 낮추기로 했다. 자동차 등록대수를 600만대 이내로 묶고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홀짝 운행을 하기로 했다. khkim@seoul.co.kr
  • [미래경영 향해 공기업이 뛴다] 한국전기안전공사

    [미래경영 향해 공기업이 뛴다]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는 박철곤 사장 취임 이후 ‘제2의 창사’를 위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박 사장은 ‘내일 경영’이라는 경영 브랜드를 강조하고 있다. ‘내 일(Task)을 내 일(My work)처럼 하면 나와 공사의 행복한 내일(Tomorrow)이 열린다’는 의미가 담겼다. 공사는 새로운 미래 성장기반 마련에 애쓰고 있다. 지난해 10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첫 해외사업소를 개설하고 국내 건설사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멕시코를 비롯한 해외시장 개척 노력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총 32개국의 건설 현장과 산업시설에 공사 직원들이 파견돼 기술지원·교육 등을 실시했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기술혁신에도 앞장서고 있다. 반도체·석유화학·철강 등 국가 주요 산업시설은 단 0.1초의 순간정전도 허용치 않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를 위한 해법이 무정전 검사(POI)다. 무정전 검사는 운전 중인 전기설비에 대해 정전이 아닌 상태에서 검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공사는 2011년 7월 세계 최초로 이 검사 방법을 도입했다. 전기안전관리 기능에 정보기술(IT)을 접목시킨 지능형 홈분전반(H-SCP) 시스템도 개발해 주요 문화재 시설과 재래시장 등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포스코 개발 특허기술 첫 해외수출

    포스코 개발 특허기술 첫 해외수출

    포스코가 개발한 특허 제철기술이 해외에 처음 수출된다. 100년 이상의 철강 역사를 지닌 선진국을 제치고 차세대 기술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포스코는 22일 중국에서 충칭강철집단과 연산 30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합작 협약(MOA)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정준양 포스코 회장과 황치판 충칭시장이 참석했으며, 김준식 포스코 사장과 주젠파이 충칭강철 사장이 협약서에 서명했다. 포스코와 충칭강철은 2011년 7월 파이넥스 공장 합작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뒤 2년여에 걸쳐 타당성을 검토한 끝에 지분을 절반씩 투자한 신공법 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양사는 내년 말까지 한국 정부의 기술수출 승인과 중국 정부의 비준을 받을 예정이다. 파이넥스 공법은 포스코가 1992년부터 연구에 들어가 15년 만인 2007년에 상용화에 성공한 뒤 이를 통해 현재 국내에서 210만t을 생산하고 있으며, 오는 12월에 200만t 규모의 제3파이넥스 공장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공법은 기존 용광로에서 원료를 예비처리하는 코크스 공정과 소결공정을 생략, 시설 투자비와 함께 전체 철광석의 80%를 차지하는 가루 형태의 철광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생산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주말 하이라이트]

    ■런닝맨(SBS 일요일 오후 6시 10분) 남자도 이기는 무지막지한 에이스의 송지효를 잊어라, 이제는 절세미녀 공주님으로 변한다. ‘지효공주, 내 마음을 받아주오’로 공주를 위한 대서사시가 펼쳐진다. 꽃미남 왕자군단 빅뱅의 지드래곤, 대성, 승리가 함께 하는 런닝맨 멤버들의 공주쟁탈전. 그녀의 마음 얻기 프로젝트, 과연 공주의 마음을 얻는 자는 누구일까. ■다큐극장(KBS1 토요일 밤 8시) 우리는 반세기 전만 해도 제철소는 있었지만, 고철을 녹여 제품을 생산하는 수준에 불과해 철강 제품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했다. 하지만 1973년 6월 9일 아침, 모래바람 몰아치는 포항 황무지에서 세계의 상식을 뒤엎는 일이 일어났다. 필요한 자원도, 경험도 없는 나라에서 3년 3개월 만에 이뤄낸 기적이었다. ■금나와라 뚝딱(MBC 토요일 밤 8시 45분) 현수의 차가 추락하는 것을 막은 현준은 크게 다치고 의식을 잃는다. 현준은 병원으로 옮겨지지만, 수술 후에도 깨어나지 못한다. 현준이 다치고 나서야 덕희는 비로소 자신이 잘못해 왔던 일들을 뉘우친다. ■잘 먹고 잘사는 법(SBS 토요일 오전 8시 45분) 국악인 신영희는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 덕에 실제 나이는 70대이지만 유연성만큼은 20대 못지않다. 그는 채소 위주의 소식을 실천하며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 때문인지 그의 생체나이는 실제 나이와 동일한 건강한 삶을 사는 듯 보였다. 하지만 성대 검사에서 뜻밖의 진단을 받게 된다. ■K소리 악당(KBS1 일요일 오후 1시 20분) 음악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는 가수 신해철이 1, 2차 오디션을 통해 직접 선발한 15인의 음악 신동이 정식 데뷔무대에 올랐다. 퓨전국악 밴드의 첫 무대는 북적이는 화개장터의 사람들을 새로운 소리로 사로잡는 것이 과제다. 15인의 악동들과 음악감독 신해철은 몇 날 며칠 밤을 지새우게 되는데…. ■신비한 TV서프라이즈(MBC 일요일 오전 10시 35분) 인형같이 예쁜 아기들부터 금슬 좋은 노부부까지 19세기 말에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장의 가족사진들. 이 사진들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다. 각기 다른 사진들 속에 숨겨진 공통된 비밀이란 과연 무엇일까. ■명불허전(OBS 일요일 밤 9시 15분) 구수한 입담으로 60년이란 세월 동안 청취자와 함께한 성우 오승룡의 인생이야기를 나눈다. 그는 1954년 KBS 공채 1기 성우로 데뷔해 성우로서는 최초로 라디오 진행을 맡은 1호 DJ다. 1962년부터 10년간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사회고발 프로그램 ‘오발탄’ 진행 중에 있었던 뒷 이야기를 공개한다.
  • 현대제철 3고로 쇳물 생산… 7년 대장정 마무리

    현대제철 3고로 쇳물 생산… 7년 대장정 마무리

    현대제철 제3고로(高爐)가 7년간의 대장정 끝에 쇳물을 뿜어낸다. 현대제철은 13일 충남 당진시 송악읍 당진제철소 제3고로 공장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엔지니어링 주관업체 폴워스사 마크 솔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당진제철소 3고로 화입식(火入式)을 열었다. 지난 7년간 9조 9000여억원을 투입한 일관제철 사업을 마무리함으로써 연산 1200만t 규모의 자동차 소재 전문제철소를 완성했다. 3고로는 기존 1·2고로와 같은 내용적 5250㎥, 최대 직경 17m, 높이 110m 규모로 연산 400만t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현대제철은 고로 부문 연산 1200만t 체제를 구축, 기존 전기로(연 1200만t)를 더해 총 2400만t의 조강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또 세계철강업체 순위에서 2006년 31위였던 현대제철은 2010년 20위로 뛰어오른 데 이어 3고로를 본격 가동하는 올해 이후에는 세계 11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3고로 가동으로 연간 8조 90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현대제철은 설명했다. 우리나라 철강산업은 상(쇳물)-하(제품) 공정의 불균형으로 연간 2000만t이 넘는 소재용 철강재를 일본·중국 등지에서 수입하고 있다. 고로 가동 첫해인 2010년 내판재, 섀시용 강판 전 강종 등 49종을 개발한 현대제철은 2011년 외판재 13종과 고강도강 등 22종, 지난해 100-120K급 초고장력강 등 10종을 개발했다. 올해부터는 강재의 물리적 특성으로 인한 변형을 억제한 내시효 외판과 저항복형 50K급 외판, 사이드아우터용 고강도 외판 등 신강종 개발에 나섰다. 당진제철소는 철광석·유연탄 등 제철 원료를 밀폐형으로 하역·이송·보관하고 철스크랩을 재활용하는 자원순환형 친환경 제철소로 운영된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12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10월 착공한 철분말 공장을 내년 2월 양산을 목표로 건설 중이며, 당진제철소 내 23만 6000여㎡에 1조원을 투자해 정밀압연설비를 갖춘 특수강 공장을 신축하고 있다. 엔진·변속기 등 자동차 핵심 부품의 소재로 쓰여 고강도·내마모성이 요구되는 특수강은 대표적인 고부가제품으로 지난해 국내 수요의 30%(231만t)를 수입에 의존했다. 현대제철은 연산 100만t 규모의 고품질 특수강을 생산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현대제철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7년 동안 총 9조 9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차질 없이 추진해 20여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며 “앞으로도 현대제철은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를 향한 끝없는 도전을 계속하면서 지속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가와 지역경제 발전에 공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3)해외진출 도전사- 포스코, 글로벌 최고 철강사의 꿈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3)해외진출 도전사- 포스코, 글로벌 최고 철강사의 꿈

    포스코의 해외 진출 전략은 격변하고 있는 세계 철강업계의 기류와 연계돼 있다. 지난 30여년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신화를 쓰면서 포항과 광양에서 쌓은 제철소 건설 및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필요에 맞는 생산 기지를 해외에서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2002년부터 세계 철강업계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위지노르와 룩셈부르크의 아르베드, 스페인의 아셀라리아 등 3사가 합쳐 세계 1위 아르셀로를 탄생시켰다. 이는 수익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성공한 기업 인수·합병(M&A) 사례로 평가됐다. 이듬해인 2003년에는 일본의 NKK와 가와사키제철이 합병해 JFE(세계 조강 생산 4위)를 탄생시켰다. 2006년 M&A로 몸집을 키워 온 인도의 미탈스틸이 아르셀로를 합병해 조강 생산 능력을 1억t까지 높여 세계 철강업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인도와 유럽 기업의 합병으로 탄생한 아르셀로미탈스틸은 27개국에 61개 공장과 종업원 32만명을 거느린 골리앗(시장점유율 10%)으로 우뚝 섰다. 포스코는 이 시기에 아르셀로미탈이나 인도 타타스틸의 적대적 M&A 위험에 노출됐다. 위기를 맞아 해외 진출을 모색하기보다는 방어책 마련에 집중해야 했다. 이때 일본 철강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현대중공업 등 후방산업 기업들과 지분 맞교환 등을 추진했다. 이런 기민한 대응책은 실제 아르셀로미탈의 적대적 M&A 시도를 초기에 잠재우는 효과를 냈다. 이렇게 위기를 넘기기는 했지만 일본 철강사들과의 제휴 등이 포스코의 해외 진출을 방해하는 족쇄가 되기도 했다. 2000년대 후반 들어 포스코는 아르셀로미탈과 중국 철강사들의 성장에 대비해 ‘아시아 생산벨트’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중국~인도~터키 등으로 이어지는 벨트에 생산 기지를 확보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략 지역에 대한 기지 건설이나 M&A가 필요했다. 하지만 일본 철강사들이 제휴 계약을 근거로 매물 탐색이나 M&A 실행 등에 있어 내부 정보 교환을 요구했다. 포스코는 일본 철강사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을 감수하고 해외 진출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포스코는 중국 사강집단과 합작한 장가항포항불수강이 스테인리스 연산 100만t 체제를 갖추고 말레이시아 MEGS(2007년)와 베트남 ASC(2009년), 태국 타이녹스(2011년) 등의 인수에 연이어 성공하면서 아시아 벨트라인을 어느 정도 구축했다. 여기에 인도네시아의 일관제철소 건립이 해외 생산 기지의 교두보를 한층 굳건히 다지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한편 포스코는 지난해 조강 생산량 세계 5위에 올랐다. 현대제철은 17위로 3계단 뛰어올랐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세계 조강 생산 순위 1위는 9360만t을 기록한 인도의 아르셀로미탈이 차지했다. 7년 연속 1위다. 이어 지난해 10월 신일본제철과 스미토모금속의 합병으로 탄생한 일본 신일철주금(4790만t)이 전년 6위에서 2위로 부상했다. 3위와 4위는 중국 업체인 허베이(4280만t)와 보산(4270만t)이 차지했고 포스코(3990만t)는 5위로 전년에 비해 한 계단 밀렸다. 현대제철은 1710만t의 조강 생산으로 2011년 20위에서 17위로 뛰어올랐다. 칠레곤(인도네시아)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3) 印尼 칠레곤 ‘크라카타우포스코’ 일관제철소 건설현장을 가다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3) 印尼 칠레곤 ‘크라카타우포스코’ 일관제철소 건설현장을 가다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동남아시아 최초의 종합제철소를 짓고 있다. 포항과 광양 제철소에서 얻은 기술과 노하우를 전해주고 귀중한 자원을 얻으며 해외생산 거점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포항에서 시작된 철강 기지가 중국과 동남아시아, 인도를 거쳐, 터키로 이어지는 ‘아이언 로드’의 중요한 거점사업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글로벌 철강업계의 경쟁에서 창조적인 발상으로 우위를 선점하려는 고도의 전략이 담겼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의 민심을 얻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칠레곤의 포스코 합작법인 ‘크라카타우포스코’ 일관제철소 건설현장을 찾았다.지난 1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 입국장. 단정한 자세로 앉아 있는 출입국관리소 여직원이 기자의 국적을 확인한 뒤 “어디로 가느냐”고 영어로 물었다. “칠레곤에 간다”고 대답을 하자 그 직원은 “포스코 직원이냐, 자카르타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반겼다. 세계 어느 곳 할 것 없이 무뚝뚝하기만 한 출입국 담당 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웰컴”이라고 말하는 것 아닌가. 인도네시아인이 표정과 입으로 전하는 포스코의 위상을 실감하는 첫 순간이었다. [착공 3년만에 이룬 대역사] 자카르타에서 서쪽으로 100㎞쯤 떨어진 칠레곤 시내에는 공업도시답게 번잡하고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항구와 인접한 일관제철소 건설공사 현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크라카타우포스코’라는 회사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포스코가 현지 국영철강사인 크라카타우스틸과 70 대 30의 투자비율로 합작한 법인이다. 일관제철소란 제선과 제강, 압연의 세 공정을 모두 갖춘 종합제철소를 말한다. 제선은 원료인 철광석과 유연탄 등을 고로에 넣어 액체상태의 쇳물을 뽑아내는 공정을, 제강은 이렇게 만들어진 쇳물에서 각종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압연은 쇳물을 슬래브(커다란 쇠판) 형태로 뽑아낸 뒤 높은 압력을 가하는 과정을 말한다. 동남아시아에서의 일관제철소는 이곳이 처음이다. 2010년 11월 400㏊(120만평)의 드넓은 부지에 동남아시아 최초의 일관제철소 착공식을 가질 때에는 아무것도 없는 평지였다. 그런데 12월 완공을 앞둔 이곳에는 포항이나 광양의 제철소보다 더 웅장해 보이는 첨단 공장이 들어섰다. 철 구조물이 복잡해 보이는 고로 공장도 완공돼 시험가동을 앞두고 있다. 철광석이나 석탄 등 제철 원료를 운송하는 컨베이어벨트도 언제든 움직일 수 있도록 채비를 갖춘 듯하다. 화물차들이 분주히 오간다. 특히 공장 곳곳에는 노란색 대형 배관이 인체의 핏줄처럼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데,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저장 탱크로 보내는 배관이라고 한다. 부생가스를 한데 모아 부생가스발전소를 가동, 다시 제철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절약형 친환경 설비다. 해안의 항구 근처에는 밝은 초록색 지붕을 덮은 대형 야적장이 신선하게 보였다. 일년의 반이 우기인 인도네시아의 날씨 사정을 고려해 야적된 철광석 등을 보호하는 밀폐형 원료 야적장이다. 해양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설비여서, 환경 보호에 세심한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기자를 안내하는 한국인 직원은 “이런 것들이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의 환심을 살 수 있는 부분”이라고 귀띔했다. 기자를 반갑게 맞은 민경준 법인장은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의 성공을 장담했다. 우선 합작투자의 방식을 ‘브라운필드’로 진행했는데, 즉 포스코는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고 인도네시아 측에서는 철도, 도로, 전기, 항만 등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부지를 제공함으로써, 초기 설비투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이 덕분에 1단계 공정에 27억 달러(약 2조 9281억원)만 들여 조기에 연산 300만t의 후판과 슬라브 생산공장을 가동할 수 있게 된다. [창조적 발상 전환의 성과] 인도네시아는 철광석이 22억t, 석탄은 934억t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잠재 매장량을 자랑한다. 국내에서 종종 겪는 원료 공급 차질 탓에 애먹을 일이 전혀 없는 셈이다. 또 후판 생산량 150만t 중 70%는 인도네시아 내수시장에 판매하고, 나머지는 인근 국가에 수출할 예정이다. 동남아시아의 후판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슬래브 150만t 중 50만t은 포스코에서 소화하고, 나머지는 크라카타우스틸에 공급할 예정이다. 판로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아울러 포스코 계열사들의 다른 협력사업에도 기대감이 깃든다. 포스코건설은 제철소 건설을 계기로 반탄 주정부와 인프라스트럭처 부문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또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에서 석탄회사를 운영하면서 철광석, 니켈 등 다른 광물자원까지 사업 분야를 확장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에는 칼리만탄섬(보르네오섬) 등 1만 8000개의 섬이 있는데, 자원탐사를 통해 새로운 자원을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ICT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강구하고 있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은 현지 보고르 농대와 저탄소 녹색성장 및 지구온난화에 공동 협력을 꾀하기로 했다. 민 법인장은 육군 장교 출신답게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공장을 돌아보며 만난 현지인 직원들은 그를 가르켜 “보스”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그가 인기만 좇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 직원들에게는 매몰찰 정도로 엄격하다. 혹시 현지인들의 오해를 살까봐, 실수를 부를 수 있는 술자리는 반드시 현지인 식당을 피하고, 음주 후 노래방은 출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민 법인장의 집무실이 있는 본관 건물 앞에는 높다란 깃대가 5개 있다. 인도네시아 국기와 포스코 깃발, 크라카타우포스코 깃발 등이 휘날리는데, 정작 태극기는 없다. 국가관이 누구보다 투철한 그가 민족적 자긍심이 강한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세심한 배려를 한 것이다. “지금 전투 현장에 있다는 생각으로 항상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그의 말에서 비장한 무게감을 느낀다. [현지인 “우리도 할 수 있다”] 앞서 2011년 10월 7일 칠레곤 일관제철소 건설 현장에서 또 하나의 신기록이 탄생했다. 용광로 ‘본체 기초 1단’에 대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41시간 만에 성공적으로 완료한 게 그것이다. 이날 오후 4시 가로 30.2m, 세로 46.2m, 높이 2.5m 크기의 용광로 본체에 콘크리트를 쏟아붓기 시작해 250여명의 근로자들이 주야간 2교대 근무를 하며 단 1분도 쉬지 않고 타설을 했다. 균열이 전혀 없는 용광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순식간에 작업을 마쳐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다. 긴장감과 속도감에서 전쟁터를 방불케 했을 것이다. 특히 270t의 철근과 3500㎥의 콘크리트가 쓰이는 대단위 작업을 한국의 전문기업이 아닌, 인도네시아 교민 기업과 현지 근로자들이 포스코의 지휘를 받아 무사히 마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현지인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쾌거였다. 포스코는 일관제철소 완공을 앞두고 현지채용 조업요원을 대상으로 한 연수교육에 들어갔다. 현지인 550명이 7차에 나눠서 진행되는 교육은 유·공압 등 기초직무교육과 제선·제강·연주·열간압연·냉간압연 등 기초철강공정교육, e러닝을 활용한 포스코 핵심가치 등 경영전반에 관한 과정으로 진행됐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포스코인을 만드는 작업이다. 인도네시아 직원들은 이론교육 후 개인별 과제가 부여되는 평가에서 가장 당황했다고 한다. 그들은 이를 극복하면서 한국의 발전 동력을 체험한 셈이다.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의 발전을 위해 한 일은 지난해 2월 철골 착공식에 참석한 홍석우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발언에서 잘 나타난다. 홍 전 장관은 “일관제철소가 인도네시아 철강 산업의 중추로서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연 15만여명의 일자리를 창출해, 인도네시아가 2025년 세계 9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칠레곤(인도네시아)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포스코, 러시아 철강회사 위탁 운영

    포스코, 러시아 철강회사 위탁 운영

    포스코가 러시아 철강사인 ‘아무르메탈’을 위탁 운영하기로 했다. 포스코가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외국 회사를 대리 경영하는 것은 처음이다. 포스코는 9일 러시아 하바롭스크주에서 철강사 아무르메탈의 지분 100%를 보유한 러시아의 국책은행인 대외경제개발은행(VEB)과 아무르메탈의 경영과 운영을 위탁하는 상호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서명식에는 정준양(가운데) 포스코 회장과 전우식 포스코 전무, 안드레이 유리비치 사펠린 대외경제개발은행 부회장이 참석했다. 양해각서에는 포스코는 아무르메탈에 생산·판매·기술을 총괄하는 인력을 파견해 제철소를 운영하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으로 24개월 동안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단기 프로그램을 실시한 뒤 정상 운영에 성공하면 독자생존을 위한 5년간의 장기 프로그램을 연장 수행할 계획이다. 양사는 1개월 안에 프로젝트의 범위, 규모 등을 확정하고 본계약을 체결한다. 정 회장은 협약식에서 “포스코의 축적된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아무르메탈 정상화를 지원하겠다”며 “단기 정상화를 넘어 설비 재조정 등을 통해 독자 생존이 가능한 강한 제철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포스코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 포스코

    포스코는 베트남에서 경제발전계획이 시작된 1990년대 초반에 일찌감치 진출했다. 지금까지 철강과 건설, 발전,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총 16개사가 포스코의 이름으로 활동하면서 베트남에 ‘포스코 콤플렉스’를 완성한 셈이다. 베트남은 중국에서 동남아를 거쳐 인도네시아, 인도, 터키로 이어지는 글로벌 생산·판매 네트워크의 중요한 거점이다. 1992년 호찌민에 설립한 ‘포스비나’(POSVINA)는 현재 아연도강판 4만 5000t, 컬러강판 3만 7000t을 생산하고 있다. 하이퐁에 있는 ‘VPS’는 1995년부터 철근과 선재를 연간 20만t씩 생산한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베트남은 경제 발전 가속화와 함께 고급 철강 제품의 수요가 급증했다. 2009년 호찌민 인근 붕따우에 200만t 규모의 ‘포스코베트남’ 냉연공장을 준공한 것을 계기로 호찌민과 하노이에 각각 가공센터 ‘포스코-VHPC’ ‘포스코-VNPC’를 설립했다. 안정적인 가공 서비스와 고객 밀착형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서다. 포스코베트남의 냉연공장은 108만㏊의 대규모 면적을 자랑한다. 맹그로브 늪지에 길이 45m짜리 파일 수만개를 박아 만든 공장이다. 베트남의 철강재 수요는 2020년 2610만t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건설·플랜트 사업도 활발하다. 포스코건설은 하노이 북쪽에 ‘스플렌도라’ 신도시를 조성하고 있는데 2020년까지 264만㎡ 부지에 8593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최고 75층 높이의 랜드마크 빌딩을 짓는 사업이다. 이 밖에 라오까이·저우저이 고속도로 건설, 티바이 액화석유가스(LPG) 터미널 건설, 후에 종합병원 건설 등을 통해 베트남의 선진화를 돕고 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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