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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권오준·조양호·구자열… 최대 경제사절단 동행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1일 이란을 방문함에 따라 이란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정부와 산업계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번 이란 경제사절단 규모는 역대 최대인 236명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회장단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등 국내 대표 공기업과 여러 기관장이 동행한다. 이란 시장 진출에 대한 현지 눈도장을 제대로 찍겠다는 뜻이다. 대기업 38개사 외에 중소·중견기업 146개사, 공공기관·단체 50개사, 병원 2개사 등이 참여한다. 경제 재건을 위해 에너지, 교통 등 인프라 투자와 정유·철강 등 산업 기반 확충에 나서고 있는 이란은 구조조정 위기를 겪고 있는 조선, 해양플랜트 등 우리 중후장대 산업의 시설 유지·보수 시장에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란 해양플랜트 서비스 시장 진출 전략’이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이란이 경제제재로 장기간 운영이 중단돼 시설이 노후화된 해양플랜트 시설을 조만간 개량, 유지·보수하는 프로젝트를 대거 발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원유와 가스 개발을 확대하기 위해 2020년까지 자국의 석유·가스산업 분야에 185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을 포함한 중동지역 해양플랜트 유지·보수 시장은 2019년까지 4년간 11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현대제철, 제품가격 하락에 1분기 영업익 25% 줄어

    현대제철, 제품가격 하락에 1분기 영업익 25% 줄어

     철강업 침체가 지속되면서 현대제철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9% 줄었다. 현대제철은 27일 공시를 통해 1분기 매출(별도 기준)은 3조 2040억원(-7.4%), 영업이익 255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제품가격 하락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면서도 “지속되는 철강 시황 부진에 비하면 양호한 경영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철강가격 상승세로 인해 2분기부터 판매량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제품별 시장 대응능력을 강화하고, 고부가강 판매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1분기 원료 구매를 최적화하고 노후 설비 고도화로 생산 효율성을 높여 877억원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고부가강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만t 증가한 214만t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강판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순천 공장에 1702억원을 투입해 연간 생산량 50만t의 아연도금설비를 구축한다. 순천공장의 설비 합리화 작업에도 138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노동 관련법 개정 없이 원활한 구조조정 어렵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어제 산업·기업 구조조정 협의체 3차 회의에서 “구조조정 부작용 방지를 위해 노동개혁 4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실업 문제에 대비하려면 고용안정, 근로자 재취업 지원 등을 위한 고용보험법, 파견법 등의 입법이 시급하다”면서 “여야 각 당에 법 개정을 적극적으로 요청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날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기업과 산업 상황에 따라 3단계 트랙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고용 부문의 구조조정이 수반되는 것은 어떤 단계든 불가피하다. 충격파를 최소화하려면 하루빨리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서둘러 입법에 나서도 시원치 않을 정치권은 시늉으로만 일관하고 있어 임 위원장의 ‘정치권에 법 개정 요청’ 발언도 나왔을 것이다. 지금은 정치권이 노동 관련법을 놓고 기싸움을 벌일 때가 아니다. 경과야 어떻든 이제는 명분보다 실리를 좇지 않으면 안 된다. 주지하다시피 노동개혁 4개 법안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말한다. 새누리당은 총선 이후에도 제19대 국회 회기 안에 ‘노동개혁 4법’을 일괄 처리해야 한다는 뜻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밝히고 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파견근로자보호법이 비정규직을 양산할 우려가 있다며 ‘처리 불가’ 방침을 고수한다. 다른 3개 법안도 지금의 형태로는 문제가 있다고 본다. 국민의당은 파견근로자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3개 법안은 수용할 수도 있다는 뜻을 피력한 적도 있다. 구조조정으로 고통받을 근로자를 생각하고 정치력을 발휘한다면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할 엄청난 견해차는 아니다. 정부가 밝힌 구조조정 3단계 트랙의 제1트랙은 정부가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경기민감 업종의 구조조정, 제2트랙은 채권단의 신용위험평가를 바탕으로 하는 상시적 구조조정, 제3트랙은 해당 산업이 자발적으로 인수·합병과 설비 감축에 나서는 공급과잉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조선·해운 분야는 제1트랙으로 먼저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철강과 석유화학도 그 뒤를 따르게 될 것이다. 전통적인 주력 산업으로 종사자도 그만큼 많은 업종에 구조조정의 회오리가 몰아닥치고 있는 상황을 걱정하지 않는 국민은 아무도 없다. 정치권만 손을 놓다시피 하고 있는 것은 불과 보름도 지나지 않은 총선 민심에 대한 배반이다. 3당은 당장이라도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부문의 부작용을 입법 차원에서 어떻게 줄여 나갈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은 파견근로자법을 제외한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의 분리 처리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협상 과정에 걸림돌이 된다면 ‘노동개혁’이라는 표현도 양보해야 할 것이다. 야당도 파견근로자법의 장단점을 정부·여당과 다시 한번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절충점을 찾을 가능성은 없는지 고심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 여야는 구조조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존 법안도 보완해야 할 것이다. ‘민생·경제 법안을 최우선 처리한다’는 엊그제 원내총무 회동의 합의문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지 말라.
  • 철강산업 위기·BHS 백화점 법정관리… 英 일자리 5만여개 붕괴될까 패닉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문제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잇따른 기업 도산으로 수만개의 일자리가 한꺼번에 사라질 위험까지 겹쳐 영국 경제가 패닉에 빠졌다. 인도계 타타스틸이 영국 내 철강사업 철수를 결정한 데 이어 대형 백화점 BHS도 자금난으로 파산보호(우리의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됐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BHS의 파산보호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소매업체 울워스(종업원 2만 7000명) 이래 최대 규모다. BHS는 영국 대표지수인 FTSE100지수 종목일 만큼 ‘잘나가던’ 회사였지만 영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진 데다 구조조정 기회마저 여러 차례 놓치면서 몰락했다. BHS는 종업원 1만 1000명으로 영국에만 164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18개국에도 합작법인을 갖추고 있다. 타타스틸 철수에 이은 BHS 파산으로 영국 정부는 고민에 빠졌다. 타타스틸에 대한 지원은 없다는 애초 입장을 바꿨다. 현지에서 포트 탤벗 제철소를 포함해 여러 생산 현장을 운영해 온 타타스틸의 직원은 1만 4200명으로 영국 철강산업 전체 인력의 80%에 달한다.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포함하면 4만명이 훨씬 넘는다. 지난 21일 사지드 자비드 영국 기업장관은 이와 관련해 “새 인수자가 나타나면 정부가 최대 25%의 지분을 소유하고 대출 지원과 설비 지원금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정부가 자국 철강산업 붕괴 위기에 ‘국유화’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영국 보수당은 전통적으로 국가의 시장 간섭을 최소화할 것을 요구하는 자유주의 경제이념을 강조해 왔으나 대규모 실직 위기가 발생하자 악화된 여론을 달래고자 부분 국유화 방안을 타협안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국제 철강 가격 급락 등으로 영국 철강산업은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한 터라 정부의 개입이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현대상선 용선료 인하 실패 시 법정관리… STX조선은 회생 절차

    현대상선 용선료 인하 실패 시 법정관리… STX조선은 회생 절차

    조선·해운 채권단 앞세워 적극 개입… 철강·유화는 자율적 구조조정 방침 부실 징후 신용위험기업 상시 정리… 건설업은 아예 빠져 정부 의지 의문 26일 정부가 내놓은 ‘3트랙 구조조정’은 조선·해운업에 방점이 찍혀 있다. 이 두 업종은 개별 기업 여건에 따라 추가 인력 감축 등 자구 계획 수준을 높여야 한다. 철강이나 석유화학과 같이 공급 과잉으로 분류된 업종은 자율 구조조정을 통해 설비를 감축해야 한다. 한마디로 조선·해운은 채권단을 앞세워 구조조정에 적극 개입하고 철강·유화는 기업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감업종이 갑자기 공급과잉업종으로 바뀌는가 하면 건설업은 아예 빠져 있는 등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가 의심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경기민감업종에 포함돼 정부의 ‘관리’를 받는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정상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당초 계획안보다 더 고삐를 조여야 한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년간의 수주가 예정돼 있어서 인력을 확 줄이긴 어렵지만 인력 감축이 안 되면 인건비라도 100에서 90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주채권은행과의 협의 아래 자구 계획을 마련하고 이행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두 회사는 지난해 경영 정상화를 위해 대대적으로 자산을 매각하고 1500명 이상의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중소형사도 마찬가지다. STX조선은 올해 하반기 중 경영 정상화를 지속하거나 회생 절차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해운업은 ‘조건부 자율협약’ 방식으로 정상화를 추진한다. 현대상선은 이미 발표된 대로 용선료 인하, 사채권자 채무 조정, 협약채권자의 조건부 자율협약 등 3개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협상 실패 시 사실상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가게 된다. 지난 25일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한 한진해운도 현대상선과 동일한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 ‘부실 징후 신용위험기업’은 지금처럼 상시 구조조정 절차를 밟는다. 채권단이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부실 징후 기업을 가려낸 후 살리든가 퇴출하든가 하는 것이다. 철강·유화 등 공급과잉업종은 기업활력제고법에 따라 개별 기업 또는 해당 산업이 자발적으로 인수·합병(M&A)이나 설비 감축 등의 구조조정 계획을 진행토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철강·유화 업종의 경우 지난해 금융위 발표 때까지만 해도 경기민감업종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공급과잉업종으로 바뀌었다. 건설업은 어디에도 들어가 있지 않다. 지난해에는 경기민감업종에 들어가 있었다. 이러다 보니 건설업계에서조차 “우리는 구조조정 대상에서 빠진 것이냐”고 문의할 정도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업종 분류 기준도 명확하지 않을뿐더러 (분류에 따른) 처방도 확실치 않다”며 “정부가 구조조정 안을 발표한다기에 기대를 걸었는데 구체적인 알맹이는 없고 말장난(3트랙)만 있다”고 실망감을 표시했다. ‘엄포’도 있긴 했다. 금융위는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미공개 정보 이용 주식 매각’ 의혹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임종룡 위원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의 이해관계자, 특히 대주주의 위법 사실이나 도덕적 해이가 있으면 끝까지 추적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死卽生… 고통 없으면 지원도 없다

    死卽生… 고통 없으면 지원도 없다

    대우조선 임금 삭감·추가 감원… 현대·삼성重도 자구계획 요구 국책은행 자본 늘려 ‘실탄’ 마련 설(說)이 무성했지만 정부 발표에는 해운사 ‘합병’도 조선 3사 ‘빅딜’도 없었다. 대신 정부는 ‘사즉생’(死則生)을 강조하며 “고통 없이 지원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수조원의 부실을 낸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는 “사람을 더 자르든가 아니면 임금을 더 깎으라”고 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도 자구계획을 제출하라고 했다. 구조조정에 필요한 ‘실탄’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자본을 늘려서 마련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6일 서울 중구 금융위에서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협의체’ 회의를 연 뒤 이런 구조조정 방향과 계획을 발표했다. 구조조정은 크게 ▲조선·해운 등 경기민감업종 ▲부실 징후 신용위험기업 ▲철강·석유화학 등 공급과잉업종 등 3개 트랙으로 나눠 추진한다. 기업의 명운이 위태로운 조선·해운업부터 당장 강력한 구조조정을 한 뒤 다른 업종도 단계적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게 정부의 큰 그림이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임금을 동결하고 2019년까지 3000명의 직원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709명을 줄였다. 정부는 이보다 더 강력한 자구계획을 요구했다. 인원을 더 줄이든가 아니면 임금을 더 깎으라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구조조정 파고에서 벗어나 있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 대해서도 자구계획 제출을 주문했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용선료(선박 임대 비용) 협상과 채권단 자율협약 진행 경과를 살펴보기로 했다. 현대상선의 경우 용선료 협상 시한을 5월로 못박고 선주와 사채권자들이 채무조정에 동의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로 가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이는 ‘외과수술’ 방식의 강제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임 위원장은 “기업 간 자율이 아닌 정부 주도로 합병을 강제하거나 사업부문 간 통폐합 등 소위 ‘빅딜’을 추진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거니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신속한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국책은행의 자본 확충 및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등은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시장 자율을 강조하지만 정부가 책임지는 일은 하지 않겠다며 한발 빼는 모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정부가 정말 구조조정 의지가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구체화된 그림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44조원 규모 호주 잠수함사업 최종 승자는 프랑스

    44조원 규모 호주 잠수함사업 최종 승자는 프랑스

     44조원 규모의 호주 차세대 잠수함사업이 치열한 국제 경쟁 끝에 프랑스의 손에 돌아갔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26일 총 500억 호주달러(약 44조원) 규모의 잠수함사업 최종 낙찰자로 프랑스 DCNS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을 놓고 프랑스 국영 방산업체인 DCNS 외에 독일 티센크루프(TKMS)와 일본 미쓰비시-가와사키 컨소시엄 등 3파전을 벌여왔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턴불 총리는 앞으로 차기 잠수함 12척이 건조될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한 TV 연설을 통해 “프랑스의 제안이 호주의 특별한 요구사항을 가장 잘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12척의 새 잠수함은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해군 함정이 될 것”이라며 “호주 노동자들이 호주의 철강으로 호주의 잠수함을 건조할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잠수함 수주전은 당초 유력 후보로 꼽혔던 일본 컨소시엄이 가장 먼저 경쟁에서 탈락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지난주 보도한 이후 프랑스와 독일의 사실상 양자대결로 좁혀진 상태였다.  티센크루프는 2000t 규모의 214급 잠수함을 제안한 반면, DCNS는 4500t 규모의 바라쿠다 핵잠수함 모델을 제시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오는 2026년 퇴역 예정인 콜린스급 잠수함을 대체할 12척의 차기 잠수함 건조를 추진 중인 호주 정부는 이날 최종 발표를 앞두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미리 결정을 통보했다. 프랑스는 장 이브 르 드리앙 국방장관이 지난 2월 일주일간 호주를 방문하고 올랑드 대통령이 최근 호주 총독을 국빈 만찬에 초대하는 등 이 사업 수주에 공을 들여왔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수주 발표 후 낸 성명에서 “앞으로 50년 동안 프랑스와 호주 양국이 맺을 전략적 파트너십을 결정적으로 진전시켰다”고 환영했다.  르 드리앙 국방장관은 이날 현지 라디오 유럽1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수주로 프랑스에 수천 개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면서 “호주와 50년간 결혼하는 장기 계약이다”라고 이번 사업의 의미를 설명했다.  르 드리앙 장관은 조만간 호주를 방문해 계약 이행을 위한 로드맵을 논의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이번 호주 차세대 잠수함사업 수주까지 최근 들어 무기 수출에 잇달아 성공했다.  프랑스는 작년 이집트와 카타르에 처음으로 라팔 전투기를 판매했으며 최근 인도와도 라팔 전투기 36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방위산업 수출 촉진은 물론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맞서 호주와의 관계 강화를 도모하던 일본 정부로서는 수주 실패가 이중의 타격이 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호주의 차기 잠수함 사업자 선정은 연말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턴불 총리가 7월2일 총선 이전으로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잠수함 사업은 호주 남부의 조선업계 일자리 수천 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턴불 내각의 재선 가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호주 연방경찰은 일본이 잠수함 수주전에서 탈락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미리 유출된 것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한진·현대 대주주가 먼저 책임지는 자세 보여라

    정부가 조선·해운·철강·석유화학·건설 분야 등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에 칼을 빼 들었다. 금융위원회는 오늘 구조조정협의체 회의를 열고 구조조정 방향을 밝힌다. 이에 앞서 그저께에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주형환 산업통상부 장관,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 정부 경제부처 수장들이 청와대에서 경제현안회의를 열고 구조조정 추진 현황과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등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의 구조조정 우선 대상 업종은 해운업과 조선업이다. 현대상선은 이미 한 달 전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뒤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과정에서 300억원을 출연하는 등 경영 악화에 따른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한진해운의 자율협약에 앞서 경영권 포기를 명확히 밝히지도 않았다. 또 전 경영진인 최은영 유수홀딩스회장과 두 딸이 보유 주식을 전량 매각해 현대상선과 비교되고 있다. 모럴해저드가 아닐 수 없다. 금융 당국은 이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위법 사항이 드러나면 엄벌해야 마땅하다. 구조조정에는 필연적으로 혈세가 투입되고, 대규모 실업이 발생한다. 대주주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만으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사재 출연 등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며, 노조원들도 고통 분담을 감내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은 실업대책 마련, 대주주의 고통분담, 인력 구조조정, 혈세 지원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야권에서는 특별한 대책은 나오지 않았지만 인력 감축보다는 임금 삭감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어떤 방식이 됐든 노조의 동의 없이는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없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노조도 인력 감축이나 임금 삭감 등 고통 분담을 반대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양대 해운사의 구조조정은 전체로 보면 시작에 불과하다. 조선업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조선업에서만 1만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올 들어서도 현대중공업은 물론 대우조선해양 등 모든 업체가 구조조정과 인원 감축을 진행 중이다. 협력업체 상황은 더욱 어렵다. 협력업체 노동자 2만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생겼다. 정부는 이들에 대해서도 눈을 돌려야 한다. 해운과 조선은 기간산업이다. 해운업 부실에는 역대 정부의 정책 실패도 한몫했다. 이번에는 실패를 거울삼아 기업 통폐합을 포함한 근본적인 구조조정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는 기업’ 52%가 제조업

    벌어들인 돈으로 부채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만성적 한계기업’ 50% 이상이 제조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고용정보원의 ‘한계기업 특성과 고용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자보상비율이 3년 이상 100%를 넘지 못한 만성적 한계기업 가운데 제조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52.2%로 가장 높았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금융이자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 분석하는 지표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대출금이나 회사채 이자 지급도 못한다는 뜻이다. 고용정보원은 기업 1만 7841곳의 2005~2014년 재무정보를 분석했다. 만성적 한계기업 비중이 특히 높은 제조업 업종은 디스플레이(31.9%), 반도체(23.7%), 가전(19.1%), 철강(17.2%) 등이었다. 제조업 다음으로 만성적 한계기업이 많은 업종은 운수업(17.3%)이었고 출판·영상·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7.0%), 도·소매업(5.8%)이 뒤를 이었다. 한계기업이 무너지면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시장에 한파가 몰아닥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 해 동안 늘어난 취업자 가운데 제조업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3.2%에 불과했지만 2013년 20.4%, 2014년 27.4%, 2015년 46.3%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고용정보원 분석 결과 2013~2014년 고용을 10% 이상 줄인 한계기업 비율은 23.5%로 정상기업(10.4%)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조선업과 섬유업종 한계기업은 고용을 10% 이상 줄인 기업 비중이 정상기업보다 20~24% 포인트 높았다. 정한나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제조업의 높은 한계기업 비중이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서비스법 발상 바꾼 최운열 당선자의 용기

    더불어민주당 최운열(비례대표) 당선자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의료산업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가 며칠 전 총선 당선자 대회 강연에서 야권의 기존 당론을 거스르는 주장을 펴면서다. 그의 발언이 정국에 큰 울림을 주는 까닭이 뭐겠나. 우리 경제를 선도해 온 제조업이 무너지고 청년 실업난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현실과 무관치 않을 게다. 그는 “의료 관광이 활성화되면 관광업 등에 파급 효과가 크고, 늘어난 세수로 의료 복지를 확대하면 모두가 윈·윈”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런 역발상이야말로 한국 경제의 현실을 정직하게 직시한 용기 있는 태도라고 본다. 지금이 어느 때인가. 세계 주요국이 모두 구조 개혁을 강요받고 있다.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아 ‘고용 없는 저성장’이 뉴노멀이 되다시피 하면서다. 조선·해운·철강 등 주력 제조업이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우리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그래서 더민주 김종인 대표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도 그간 야권이 소극적이었던 구조 개혁의 당위성을 이제 인정하고 있지 않나. 그러나 부실 제조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단기적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이미 5조원 적자 기업인 현대중공업에서 임직원 3000명을 구조조정한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 이런 산업 구조 개혁의 고통을 최소화하려면 서비스 시장에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긴요하다. 그럼에도 서비스산업발전법이 19대 국회 내내 쟁점 법안으로 묶여 있다. 정부의 서비스산업 지원 대상에 의료 분야를 포함하는 데 대해 야당이 반대하면서다. 이명박 정부 때인 18대 국회 말 제출된 이 법안이 4월 임시국회에서도 처리되지 않으면 다시 20대 국회로 넘겨야 할 처지다. 시대의 화두인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뭐라도 해야 할 판에 우리가 풍부한 인재풀로 국제 경쟁력이 있는 의료 분야를 제외한다면 설득력이 있을 리 만무하다. 최 당선자뿐만 아니라 여야의 합리적 정책통들이 긍정적으로 접근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나마 희망적이다. 더민주 윤호중 의원은 “의료 공공성 훼손을 방지하는 조항을 신설하는 부분만 여당이 수용한다면 충분히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니 말이다. 더욱이 새누리당 기획재정위 간사인 강석훈 의원도 “의료산업을 무조건 제외하자는 것만 아니라면 야당의 ‘의료 민영화’ 우려에 대한 조항을 손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그간 의료법에 이미 의료 민영화를 금지하는 장치가 있는데도 야당이 괜한 시비를 건다는 식으로 대응했던 것에 견줘 보면 매우 유연한 자세 변화다. 19대 의원 292명이 국민 혈세와 다름없는 세비를 받는 임기가 아직 한 달 넘게 남았다. 야당 지도부가 결단하면 서비스법 처리를 굳이 최 당선자 등이 등원할 20대 국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다. 여권의 경제 살리기가 실패로 돌아가 청년 실업자가 늘어나는 게 차기 대선에서 유리하다는 셈법은 그야말로 유권자의 수준을 얕잡아 보는 일이다. 야권이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 수권 정당으로 발돋움할 발판을 만들겠다는 발상의 전환을 하기 바란다.
  • 영국, 일자리 감소 위기에 타타스틸 부분 국유화 제안

    영국, 일자리 감소 위기에 타타스틸 부분 국유화 제안

    영국 보수당 정부가 자국 철강산업 붕괴 위기에 결국 ‘국유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인도 철강업체 ‘타타 스틸’이 영국 내 사업부문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사지드 자비드 영국 기업장관이 21일(현지시간) 인수자가 나타나면 정부가 최대 25%의 지분을 소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일간 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자비드 장관은 또 상업적 기준에 따른 대출 지원과 설비지원금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에서 금지된 보조금 지급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대출 지원을 하겠다는 뜻이다.  타타 스틸 인도 본사는 경쟁력을 상실한 영국 철강산업에서 철수하기 위해 영국 내 공장 전부 혹은 일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경쟁력이 없는 생산시설들이다보니 이를 사겠다는 기업이 없어 공장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다.  타타 스틸은 영국에서 포트 탈봇 제철소를 포함해 여러 생산 현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현장에서 일하는 타타 스틸 종업원은 1만 4200명으로 영국 철강산업 전체 인력의 80%에 달한다.  보수당은 전통적으로 국가의 시장 간섭을 최소화할 것을 요구하는 자유주의 경제이념을 강조해왔다. 당연히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국유화는 옳은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타타 스틸 종업원뿐만 아니라 계약직과 연관업체 종업원들을 포함해 일자리 4만개가 한꺼번에 사라질 위험에 처하자 결국 부분 국유화 방안을 타협안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국제 철강가격 급락 등으로 적자에 허덕여온 타타 스틸 영국 공장들의 매각 성사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앞서 캐머런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RBS, 로이즈 등 두 대형 은행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국유화한 바 있지만 경영난에 처한 제조업체의 국유화에는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타타 스틸이 정부 소유 지분과 대출 지원에 힘입어 인수자를 찾게 될 경우 집권 보수당 정부의 한계기업 대응 정책에서 중대한 변화를 맞게 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현대차 ‘초고장력강판’ 국제 기준 논란

    현대차 ‘초고장력강판’ 국제 기준 논란

    기준 낮춰 강판을 UHSS 분류 완성차업체 “세계 흐름과 달라” 현대자동차의 초고장력강판(UHSS) 기준이 국제 기준과 부합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EQ900’의 초고장력강판 비율을 51.7%라고 표기하지만 국제 기준을 적용하면 21%로 떨어진다. 2017년형 쏘나타의 초고장력강판 비율도 51%가 아닌 28%로 내려간다. 21일 세계철강협회 자동차분과위원회에 따르면 초고장력강판은 1㎟의 넓이에 80㎏ 이상의 힘을 가했을 때도 견디는 강판을 말한다. 기존 강판보다 무게는 10%가량 줄고 강도는 30% 높다. 경량화와 안전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어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탑재 비율을 늘리는 추세다. 문제는 현대차와 현대제철이 60㎏ 이상의 힘을 견디는 강판을 초고장력강판으로 분류한다는 점이다. 2013년 출시된 2세대 제네시스부터 신형 쏘나타·스포티지, EQ900, 아이오닉까지 대부분 신차의 초고장력강판 비율이 50%를 넘는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의 S500, BMW7 시리즈의 초고장력강판 비율은 16% 수준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현대차가 초고장력강판을 훨씬 더 많이 사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같은 잣대(세계철강협회 기준)로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일본 도요타는 국제 기준보다 더 엄격한 기준(100㎏ 이상)을 적용하는데, 현대차는 기준을 낮춰 잡는 등 세계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르노삼성도 지난 2월 SM6를 내놓으면서 도요타 방식을 따랐다. 현대제철 측은 “세계적 철강업체 아르셀로미탈도 우리와 동일한 기준을 쓴다”면서 “80㎏ 기준으로 올려도 우리가 높다”고 반박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美 GM처럼, 정부는 돈 풀고 과정은 전문가 집단에 맡겨라”

    “美 GM처럼, 정부는 돈 풀고 과정은 전문가 집단에 맡겨라”

    정치권에서도 기업 구조조정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나타내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정부가 세제 지원이나 실업 문제 등의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구조조정 과정에선 최대한 정치권의 입김을 배제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21일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꺼져 가는 국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협의체를 구성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도 다음주 중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와 제3차 구조조정협의체를 열어 5대 취약 업종(조선·해운·건설·철강·석유화학)에 대한 구조조정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구조조정을 위한 큰 그림과 지원책을 마련하고 전문가 집단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개입을 특히 경계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구조조정은 철저히 효율과 성과 위주의 경제 논리로 진행할 때 성공할 수 있다”면서 “형평과 명분 중심의 정치 논리를 배제하지 않고 하게 된다면 구조조정이 산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역설했다. 윤 교수는 “정부는 채권은행이 소신껏 할 수 있도록 믿고 지원하는 것이 역할”이라며 “산업은행 중심의 구조조정 전문가를 발굴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예컨대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 구조조정 과정에서 미 정부는 구조조정 초기에 집중적으로 자금 지원을 한 이후 구조조정의 방식이나 방향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전문가 집단에 맡겨 놓은 결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해운과 조선업종 등 과잉설비와 저유가, 지속된 업황 불황으로 사실상 출구전략이 없는 산업의 재편을 위해서는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10월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범정부 구조조정협의체를 가동하고 채권단 중심으로 체계적인 구조조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6개월이 지나도록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민간 주도로 기업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대규모 설비·장치산업의 경우에는 자발적 퇴출이 쉽지 않기 때문에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정부가 직접 나서 구조조정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원활한 인수·합병을 위한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하고 부실기업을 인수하는 정상 기업에 대해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재원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업 문제와 부실기업 인수에 대한 인센티브 등을 제도적으로 마련하기 위해서는 금융위보다 기재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매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신용위험평가에 따라 부실기업을 선정할 때에 관련 정보가 더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한계기업(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을 기준으로 금융감독원이 워크아웃(C등급)과 법정관리(D등급) 대상 기업의 수만 공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 연구위원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정부가 5조원의 부실을 잡아내지 못했던 것처럼 이자보상배율만으로 부실 여부를 가려내는 데는 상당히 한계가 있다”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건에 대해 부실기업의 이름과 부실 정도, 구조조정 계획 등을 분명히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여야 경제통들이 보는 구조조정] 국민의당 채이배 당선자 “부실 경영 책임 분명히 물어야”

    [여야 경제통들이 보는 구조조정] 국민의당 채이배 당선자 “부실 경영 책임 분명히 물어야”

    국민의당의 경제 정책인 ‘공정성장론’을 이끈 채이배 비례대표 당선자는 2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부실기업에 대한 기업 구조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구조조정에 앞서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구조조정은 근로자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통을 분담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발표한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에 동의하는가. -구조조정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니 꺼야 하는게 맞다. 한국의 주력 산업이었던 조선, 해운, 철강, 건설·부동산까지 모두 한계에 도달했다. 하지만 구조조정 이전에 부실 경영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우선이다. 그동안 부실기업들은 분식회계, 재벌 계열사 지원 등으로 연명해 왔다.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업의 회생 여부도 판단해야 한다. →구조조정에 따른 근로자의 고용불안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기업 구조조정은 결국 근로자들을 해고하는 문제로 연결되는데, 이는 노사정이 함께 풀어야 한다.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대신 해고를 최소화하거나 기업이 정상화되면 우선 채용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는 방안을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한다. 이를 위해 노사정위원회도 재가동될 수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해고 근로자들을 위해 재취업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또 이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복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의당의 ‘미래산업’ 비전과 정부의 ‘산업개혁’은 일맥상통하는가. -국민의당은 그동안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를 통해 미래 일자리, 미래 먹거리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정부가 말하는 산업개혁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대기업 위주로 정부 정책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당장 삼성에 사물인터넷(IoT)에 투자하라고 한다면 결국 대기업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당이 제안한 국회 미래일자리특위를 통해 여야가 한자리에 모여 교육, 과학기술, 미래먹거리사업 등을 논의해야 한다. 창의적인 교육, 혁신적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벤처·중소기업을 키워야 한다. →새누리당이 내놓은 ‘한국형 양적 완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은행을 동원해 기업들에 돈을 풀자는 것인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계속 필요성을 제기한다면 논의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연쇄부도 경고음이 울리는 중국 기업들

    연쇄부도 경고음이 울리는 중국 기업들

     중국 기업들의 연쇄부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중국 성장 둔화세가 심화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대금을 결제받는데 걸리는 기간마저 길어지는 이중고(二重苦)로 중국 기업들이 이자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판매 대금 등을 결제받는 데 걸리는 기간이 불과 한 달새 2.3배로 길어지면서 중국 기업들의 연쇄부도가 임박했다. 중국 상하이·선전(深?) 주식시장에 상장된 제조업체들이 납품한 물건에 대한 대금을 결제받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192일로 늘어났다. 지난 2007년 대금결제 평균 기간이 50일로 2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4배 가까이 늦춰졌다. 불과 한달 전인 지난달 21일 기록했던 평균 83일보다도 2.3배나 늘어나 역대 최장 기록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신흥국들의 평균 대금 결제일의 중간 값이 44일인 점을 고려하면 5배에 가까이 더 긴 셈이다. 업종 별로는 공업 기업들이 131일로 비교적 길고, 기술 기업과 통신 기업도 각각 120일, 118일로 긴 편이다. 특히 석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기업의 경우 대금결제를 받는 데 걸리는 기간이 지난해 68% 늘어나며 평균 196일을 기록해 가장 길었다. 중국 기업의 대금결제가 늦어지는 것은 무엇보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로 기업과 가계의 현금 유동성이 압박을 받고 있는 까닭이다. 중국 기업들의 수익이 3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되는 상황에서 대금결제 기간마저 늘어나면서 현금 유동성이 떨어져 중국 기업들이 이자 지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의 자회사 오일러 에르메스에 따르면 중국 기업 부채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며 많은 기업이 채무 변제에 어려움을 겪어 지난해 기업 파산은 전년보다 25% 증가했다. 오일러 에르메스 마하모우드 이슬람 이코노미스트는 “파산이 증가하고, 경제 환경이 나빠지고, 중소기업들의 유동성이 떨어지면 큰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난 2년간 공기업들의 미수금은 23% 늘어난 5900억 달러(약 699조원)에 이른다. 대만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을 웃도는 수준이다. 기업들의 대금결제 지연은 경기 침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실제 중장비업체인 중국제일중형기계는 지난 1월 외상매출에 대한 예비비 배정으로 지난해 17억 5000만 위안(306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9월로 끝난 중국제일의 1년간 대금결제기간은 전년 490일에서 1260일로 크게 늘어났다. 프랑스계 금융회사 나티시스 홍콩지사 아이리스 팡 중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대금결제를 받는 데 걸리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기업들이 빚을 갚기 위해 충분한 현금을 융통하지 못할 위험이 상승한다”면서 “이는 연쇄부도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부도를 낸 중국 기업은 7곳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와 같은 수준이다. 1월에 상하이 윈펑이 66억 위안, 2월에 광시비철금속이 10억 위안, 3월에 둥베이특수철강이 8억 위안, 난징위룬푸드가 5억 위안, 쯔보훙다광산업이 2억 위안, 4월에 샨시화위가 6억 위안 등 7개 기업에서 101억 위안 규모의 역내 채권 상환이나 이자 지급을 하지 못했다. 부도가 임박한 것으로 지목되는 바오딩톈웨이그룹의 작년 대금결제에 걸리는 기간은 321일이었다. 쓰촨런즈유전기술서비스도 대금 결제에 걸리는 기간이 678일로 가장 긴 기업 중 하나이다. 스페인 BBVA은행 샤 러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성장이 어느 수준으로 둔화하면, 모든 경제주체가 거래상대방에 돈을 갚지 않고 시간을 질질 끄는 경향이 있다”면서 “대금 결제 기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기업들이 더 많은 자금조달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비용도 상승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의 부도를 목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대표단 ‘급’ 낮아 참석 말라”… 국제회의서 대만 쫓아낸 중국

    중국의 압박에 못 이겨 대만 대표단이 국제회의장에서 쫓겨나는 일이 벌어졌다. 20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벨기에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최로 30여 개국 대표가 모인 국제철강회의에서 대만 대표단이 중국의 압력으로 회의장을 떠나야 했다. 이 회의는 철강 과잉 생산 문제를 다루는 OECD 철강위원회의 공식 회의였다. 대만은 벨기에 정부의 초청을 받아 ‘타이완’(Taiwan) 이름으로 선웨이정 경제부 공업국 금속팀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파견했다. 이날 오전 전문가 토론회가 끝나고 오찬을 하는데 벨기에 부총리실 관계자가 선 팀장에게 찾아와 “오후에 열리는 정부 고위급 회의에는 참석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선 팀장이 항의하자 벨기에 측은 “중국 대표가 ‘급’이 낮은 대만 대표가 고위급 회의에 참가해선 안 된다고 계속 압력을 넣어 어쩔 수 없게 됐다”고 실토했다. 중국 대표단 단장은 상무부 부장조리(차관보급)였다. 대만 측은 참가국 대표단 단장의 절반 정도가 선 팀장과 비슷한 직급의 관료라는 점을 들어 부당함을 호소했으나 결국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11년 동안 꾸준히 이 회의에 참석한 대만이 회의장에서 쫓겨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예년 회의에서는 중국 대표와 대만 대표가 웃으며 악수하는 장면도 자주 연출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 같은 태도 변화를 다음달 20일 취임할 예정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당선자에 대한 압박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국제기구에 대만을 받아들이지 말 것을 요구해 오다 친중국 성향의 마잉주(馬英九) 정부가 들어선 이후 대만의 대외 관계에 대한 태도를 다소 누그러뜨려 왔다. 그러나 대만 차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은 대만 수교국이었던 감비아와 외교 관계를 재개하고 케냐에 체류하고 있던 대만 범법 혐의자들을 중국으로 송환하며 대만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대만 중국문화대 니우저쉰 교수는 “중국은 대만을 압박할 수 있는 카드가 여러 장 있음을 과시하며 차이잉원 당선자가 취임 연설에서 어떤 태도를 취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김종인 “정부 제대로 된 청사진 제시하면 구조조정 협조”

    이종걸 “경제활성화법 재검토”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20일 한국경제의 근본적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한편 실업대책을 전제로 “제대로 된 구조조정에는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본질적 문제는 우리나라 경제 구조 자체가 지금 이대로 가선 안 되겠다는 것으로, 근본적 구조조정이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고선 중장기 전망이 별로 밝지 않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IMF(국제통화기금) 사태에서 겪었듯 부실기업에 돈을 대줘 생존을 연장시키는 구조조정이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된다”면서 “지나치게 과잉시설을 가진 분야는 과감하게 털고 체질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기업의 단기 생존을 위해 돈을 투여하는 사고가 팽배하는 것 같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조선·해운·철강업 구조조정이 돈을 풀어 부실기업의 생명을 연장하는 방향으로 흘러선 안 된다”<서울신문 4월 20일자 1면>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또한 “만약 (실업대책, 전직 교육 등이)제대로 이뤄진다면 적극 협조를 아끼지 않을 테니 정부가 숙고해서 제대로 된 청사진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금껏 구조조정을 금기시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수권정당’의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21일 시작하는 19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와 관련해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는 “정부·여당발(發) 경제활성화법을 모조리 원점 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와 관련, 노동개혁 4법(파견법·근로기준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고용보험법)의 처리를 희망하는 새누리당은 국민의당과 협력을 모색 중이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이 전향적이니까 설득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도 “우선 국민의당 지도부에 가서 그간 (노동개혁 4법) 논의 과정을 설명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파견법을 제외한 노동 3법을 우선 처리하자는 국민의당의 제안에 대해 원 원내대표는 “(파견법을 포함)일괄처리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구조조정 이번엔 확실하고 신속히 하라

    그동안 선거에 가려 논의조차 실종됐던 기업 구조조정이 4·13 총선 이후 최대 경제 현안으로 떠올랐다. 유일호 경제 부총리가 직접 나서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밝혔고, 진웅섭 금융감독원장도 채권 은행장들에게 과감한 구조조정을 주문했다. 금융 당국은 늦어도 7월 말까지 대기업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선정하고 10월까지는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를 진행할 정도로 어느 때보다 의지가 강한 것 같다. 지금 우리 경제는 말이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어제 한국은행도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대에서 2%대로 낮췄다. 조선·해운·철강 등 우리의 주력 산업은 줄줄이 적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한계 기업, 좀비 기업을 끌고 갈수록 자원은 낭비되고 산업의 효율은 떨어지며 신성장 동력마저 떨어뜨려 경제 전반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제때 정리하지 않으면 대외 신인도가 급락하고 장기 경기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구조개혁 지연으로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성장 부진이 일시적인 경기 후퇴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구조조정에 대한 당위성과 시급성은 인정하면서도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구조조정 부진의 책임은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지만 대체로 정부·채권단은 물론 정치권의 합작품적 성격이 짙다. 정부 당국은 집권 세력과 야당의 눈치를 보면서 구조조정을 미뤄 왔고 부실 기업주들은 채권은행이 구조조정에 나서면 실업자 양산과 지역표 이탈을 방패로 삼아 정치권에 달려가 읍소했다. 표에 목을 매는 지역 국회의원들이 경제 문제가 아니라 정치·사회 문제로 접근하면서 구조조정이 번번이 지연되고 무산된 측면이 크다. 이번 총선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구조조정 반대를 외치며 표를 구걸할 정도였다. 기업 구조조정은 지역경제를 침체시키고 대규모 감원을 수반하는 심각한 문제를 동반하는 만큼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한국 경제 전체로 보면 산업 전반의 공급과잉과 과당경쟁에서 생긴 비효율을 걷어내고 새 성장 동력을 찾아내기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번 구조조정은 말로만 끝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산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산업 전반의 비효율을 걷어 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는 정밀한 구조조정 계획을 세워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여소야대 구도에서 힘이 커진 야당에 구조개혁의 절박성을 이해시키고 정책 추진의 추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야당 역시 책임 있는 수권 정당으로서 목전의 표를 의식하지 말고 국가 경제의 미래를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 내년부터 본격적인 대선에 돌입하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말까지 남은 8개월이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확실하고 신속한 기업 구조조정에 실패하면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도 어두워진다.
  • 칼자루 쥔 금융당국 구조조정 판 키우나

    “더는 미룰 수 없다. 구조조정을 직접 챙기겠다.”(17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원칙에 의거해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해 달라.”(18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필요한 경우 기업 구조조정에 합당한 조치를 하겠다. 재원 조달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19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경제 수장들이 약속이나 한 듯 사흘째 구조조정 ‘속도전’을 주문하고 나섰다. 기업 구조조정의 ‘칼자루’를 쥔 금융 당국의 고민이 커져 가는 모양새다. 19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국장급이 참여한 구조조정협의체 실무회의를 열어 추가로 구조조정이 필요한 업종이 있는지를 점검했다. 현재까지 새로 추가할 산업 분야는 없는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대신 다음달 중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3차 구조조정협의체’ 회의를 열어 5개 업종의 구조조정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던 것부터 잘하자”는 취지다. 정부의 산업 경쟁력 분석 결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채권은행이 진행하고 있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 선별에 영향을 끼쳐서다. 하지만 정부 발표에도 시장에서는 디스플레이 업종 등을 공급 과잉 해소가 필요한 산업으로 거론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 관계부처 차관급이 참여하는 ‘구조조정협의체’를 열어 5개 업종(조선, 해운, 건설, 철강, 석유화학)에 대한 구조조정 방향 등을 발표했다. 구조조정협의체는 금융위원장이 주재하는 범정부 차원의 구조조정 컨트롤타워다. 금융위 관계자는 “범정부협의체는 산업별 주무부처의 산업정책적 판단 등을 통해 구조조정의 큰 방향만 제시한다”면서 “개별 기업 구조조정은 채권단과 기업의 자율적인 협의 아래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은행은 4~6월 중 대기업을 상대로 평가를 진행해 7월 초 구조조정 대상을 선정하고 7~10월에는 중소기업 평가를 거쳐 11월 구조조정 대상을 선별할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구조개혁 통해 내수 살려야… 정치권 ‘협치의 묘수’ 찾아라

    구조개혁 통해 내수 살려야… 정치권 ‘협치의 묘수’ 찾아라

    설비투자 전망치 3.8%→ 0.9%로 ‘폭삭’ 상품수출도 2.2%→ 0.8%로 대폭 하향 내수·수출 부진에 ‘구조적 저성장’ 위기 우리 경제의 성장능력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2%대 저성장’의 덫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라는 인구구조로 인해 ‘다이내믹 코리아’가 경제에는 더이상 맞지 않는 브랜드가 된 것이다. 내수, 특히 내수의 중심인 청년층을 위한 대책 마련과 구조개혁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의 총선 참패라는 정치지형의 변화와는 관계없이 정치권도 경제개혁을 위해서는 갈등 구도에서 벗어나 협치(協治)의 묘수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올해 경제전망 수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설비투자다. 지난 1월에는 올 상반기에 지난해보다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석달 만에 -1.1%로 폭삭 내려앉았다. 하반기에 증가세로 돌아서도 올 한 해 증가율이 0.9%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서영경 부총재보는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이 급격히 감소했다”면서 “특히 반도체, 철강, 화학, 조선업종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은 정부가 정한 5대 구조조정 업종에 속한다. 구조조정 대상에 설비투자를 해야 할 까닭이 없는 것이다. 구조조정마저 지지부진하다는 것도 문제다. 상품수출도 지난 1월에는 올 한 해 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번에는 0.8%로 내렸다. 올 상반기 전망은 아예 1.9% 증가에서 0.3% 감소다. 수출이 줄어들고 있으니 기업의 투자 계획도 위축되는 등 수출이 이제 경제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내수, 수출이 동반 부진한 상황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이 연말까지 불과 8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만큼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정책의 패러다임이 정부에서 시장으로 옮겨 가고는 있지만 아직 시장이 구조조정을 주도적으로 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 구조조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규제개혁, 구조개혁, 서비스 시장 육성을 통해 내수 활력을 높이는 일이 필요하다”면서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은 나랏빚을 늘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위원은 “성장 능력 자체가 떨어졌는데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하고 재정을 투입하다가 일본이 거의 8년 만에 나랏빚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50%에서 100%로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내수를 확대시키기 위한 정책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 영국에서 실시 중인 생활임금 등을 예로 제시했다. 19대 국회가 임시국회를 열어 경제활성화 관련 법을 처리하기로 했지만 실천 여부는 불투명한 만큼 20대 국회에 장기적인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청년층이 좋은 일자리를 갖고 저렴한 주거비로 집을 구하고 결혼하고 아기도 낳으면 인구문제가 해결된다”면서 “청년층이 활발하게 움직여 줘야 기업구조, 산업구조가 역동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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