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철강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구급차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과학기술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레슬링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 2025-12-2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643
  • 트럼프 “한미FTA 폐기 여부 다음주 논의” 파문 확산

    트럼프 “한미FTA 폐기 여부 다음주 논의” 파문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여부를 내주부터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참모들에게 ‘한미FTA 폐기 준비를 지시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앞서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폐기를 준비할 것을 참모들에게 지시했다고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FTA에 조건을 재협상하기 위해 협정에 남는 결정을 할 수 있지만, FTA 폐기를 위한 내부 준비는 많이 진척됐으며 공식적인 폐기 절차는 이르면 다음 주 시작될 수 있다”고 WP에 밝혔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조치는 미국과 동맹인 한국 양국이 북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위기에 직면한 시점에 경제적 긴장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WP는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백악관과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정 폐기 움직임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백악관 고위 보좌관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정 폐기 움직임을 막는 것은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과 핵실험, 일본 상공으로의 미사일 도발 등으로 점점 더 적대적이 되는 시점에 한국 정부를 고립시키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을 폐기하고,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어떤 논의도 거부하기로 한다면 양국 간에 무역전쟁이 촉발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내다봤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WP에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현시점에서 발표는 없다”고 말했다. 한미FTA는 지난 2007년 조인돼 2012년 발효됐다. 한국은 미국의 6위 상품교역국으로 양국 간의 무역규모는 1122억 달러 규모다. 하지만 대선 기간 한미FTA를 취임 후 재협상이나 폐기를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30일 사실상 재협상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이어 양국은 지난달 22일 미국 측의 요구에 따라 서울에서 한미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열었지만, 개정 협상 개시합의는 고사하고 서로 입장차만 확인한 채 향후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헤어졌다. 미 측은 한미FTA 발효 이후 미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2배 이상 증가한 점을 지적하면서 자동차와 철강, 정보통신 분야의 교역 불균형 문제를 제기했으며 즉각 개정 또는 수정 협상을 개시하자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FTA에 양국에 호혜적이었던 만큼 개정 전에 FTA 시행 효과와 미국의 무역적자 원인에 대한 공동 조사분석 평가를 먼저 하자고 맞섰다. 실제 FTA가 폐기된다면 미국 전자제품과 휴대전화, 자동차 등 한국산 관세를 끌어올리고 이에 맞서 한국도 미국산 농산물 등에 대한 수입 관세를 크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구 감소 더는 안 돼” 경북 시·군 안간힘

    포항, 특별양육금 지원 늘리고 전입가구에 무상 종량제 봉투 경주, 각 단체와 ‘주소 갖기’ 홍보 영주·상주·영천 10만 붕괴 위기…귀농·귀촌 은퇴자 마을 개발 경북의 시·군들이 끝없이 추락하는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고 있다. 도에서 가장 작은 영양군부터 가장 큰 포항시에 이르기까지 자치단체의 규모를 막론하고 앞다퉈 총력을 동원하고 나섰다. 포항시는 최근 부서장 20여명이 모인 가운데 ‘저출산 및 인구 감소 극복 시책 추진 보고회’를 열고, 청장년 인구 유입을 위한 신규 일자리 창출과 출산율 향상에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또 출산장려금·다자녀 특별양육금 지원 확대, 민·관·학 실천협약 및 출산장려 선포식, 직장맘지원센터 운영, 공동육아나눔터 조성과 전입가구 종량제 봉투 무상 지원 등 전입 장려 지원책도 적극 펼친다. 2015년 53만명에 육박하던 포항 인구는 지난 7월 52만명 선이 붕괴됐다. 포항을 대표하는 철강 경기 침체와 저출산 등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인근 경주시도 인구를 늘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시는 10월 31일까지 경주시민은 물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인구 늘리기 아이디어를 공모한다. 시 홈페이지 제안방과 전자메일, 우편, 방문 등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다. 지난달엔 인구정책팀을 신설해 다양한 인구 증가 정책 마련에 들어갔다. 또 경주지역 각 기관·단체를 방문해 ‘제2의 고향, 경주 주소 갖기’를 홍보하고 있다. 경주 인구는 1997년 29만 2000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년간 해마다 평균 1270명씩 감소, 현재는 25만 8000여명에 불과하다. 영주·상주·영천시도 비상이 걸렸다. 인구 10만명 붕괴가 임박한 탓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영주는 10만 9000여명, 상주 10만 1000여명, 영천 10만 200여명이다. 이들 도시는 내 고장 주소 갖기 운동을 비롯해 귀농·귀촌 은퇴자 마을 조성 등 인구를 늘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 세 도시의 인구 10만명 선이 무너지면 경북 23개 시·군에서 10만명 이상 도시는 6개로 줄어든다. 도서지역을 제외한 전국 지자체 가운데 인구가 가장 적은 영양군도 최근 인구 늘리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2025년까지 인구 2만명 회복을 목표로 잡았다. 군의 현재 인구는 1만 7500여명으로, 전국 243개 지자체 가운데 242위이다. 웬만한 도시의 동(洞)보다 인구가 적다. 시·군 관계자들은 “인구 절벽이 현실화되면 자치기반 붕괴 등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앞으로 인구 늘리기를 시·군정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잿빛도시 사상공단 살아나는 상상공간

    잿빛도시 사상공단 살아나는 상상공간

    부산 지역 노후공단 재생사업인 ‘사상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이 최근 밑그림이 완성되면서 추진에 탄력을 받고 있다. 부산시가 그동안 낙후 마을에 대한 재생사업은 활발히 추진했지만, 만든 지 오래된 공단 지역에 대한 대규모 재생사업은 사실상 처음이다. 따라서 사상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의 성공 여부가 향후 금사공단, 장림공단 등 낡은 부산의 다른 공단 지역 재생사업에 대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여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부산시가 사상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전국 처음으로 ‘지가상승기부금제’를 도입해 사업비 절약은 물론 민간 참여를 통한 개발이라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부산시는 사상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사상공업지역을 경쟁력 있는 도시 첨단산업으로 재생시키고 스마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삶과 문화 및 일터가 공존하는 세계적인 산업도시로 만든다는 전략이다.●주거·문화·산업 첨단복합산업 마중물 역할로 부산시는 노후공단인 사상공업단지 일대를 2030년까지 경쟁력 있는 기업, 좋은 일자리, 삶과 문화가 함께하는 스마트시티로 조성한다고 29일 밝혔다. 사상 스마트시티는 산업단지 기능에다 주거와 문화 등이 함께하는 첨단복합산업단지로 재탄생한다. 사상 스마트시티 중심지구에 제2청사인 서부산청사, 비즈니스센터, 주거시설 등을 함께 조성해 문화와 지원시설이 있는 중심상권으로 육성하는 등 마중물 역할을 맡도록 했다. 부산시는 서부산청사 등이 들어서면 유동인구의 유입으로 상권이 살아나고 이는 자연스레 지역 경제활성화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내 의견수렴 거쳐 내년 3월 종합 수립 계획안 확정 사상공업지역은 1960년대 공업지역으로 지정된 후 신발, 조립금속, 기계장비 등 부산 최대의 공업지역으로 성장했으나 1990년대부터 관련 산업이 쇠퇴하고 기반시설이 오래돼 재생사업이 요구되고 있다. 2009년 9월 국토교통부는 노후산업단지 재생사업 우선사업지구로 지정했다. 2013년에는 사상공단 재생사업을 위한 타당성 검토 및 기본구상 수립용역이 이뤄졌다. 2014년 민선 6기가 출범하면서 사상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으로 이름을 바꾸고 사업이 본격화됐다. 이듬해 1월 부산시에 사상 스마트추진과가 신설되고 지난해 7월에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사업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 시는 이달 말부터 해당 지역에 대한 보상 협의에 들어가는 한편 올 연말까지 전문가와 토지 소유주, 공장주, 세입자 및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협의를 거쳐 내년 3월 종합수립 계획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사상 스마트시티 대상지는 학장동, 감전동, 주례동 일대 302만㎡다. 이곳에는 서부산청사, 공원 및 주차장, 비즈니스센터, 행복주택, 경제진흥원, 문화거리, 활성화 구역 부지 조성은 물론 도로 확장, 감전천 생태하천 복원 등이 이뤄진다. 시는 이곳에다 강소기업과 기술지원센터 등 국책연구소를 유치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산업, 지능형 메카트로닉스 등 유망산업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재생사업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떠나야 하는 기업에는 강서구 명동2지구에 대체산업단지를 마련해줄 방침이다. 이 밖에 도로와 주차장, 공원 등의 기반시설을 확대하고 이들 기반시설에 ICT를 접목해 산업단지의 주요시설과 공공기능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미래형 첨단산업단지로 만들 계획이다. 또 감전천과 새벽로 등 주요 도로를 확장하고 주변 일대를 복합용지로 개발해 기존 산업시설 위주에서 주거와 상업·업무시설 등이 동시에 입주 가능한 공간으로 환경을 개선한다. ●공간 재생사업 법적 근거 마련… 1400억 기금 유치 부산시는 사상 스마트시티의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전국 처음으로 ‘노후공단 지원을 위한 총괄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도시 및 공단 재생사업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이 조례에는 재생사업추진협의회 구성, 특별회계설치, 재생사업 지원방안 등 재생사업 지원을 위한 제반사항을 담았다. 지가상승기부금제는 사상공단의 기존 산업용지를 주거나 상업용지로 용도를 바꿀 경우 지가 상승분의 50%를 기부받아 스마트시티 내 유망산업 유치 등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시는 또 현재 현물로만 가능하게 돼 있는 지가 상승 기부금을 현금으로도 낼 수 있도록 정부에 올 2월 법령 개정을 건의했다. 행정안전부 규제개혁심의는 지난 6월 관련 시행령을 수정하기로 결정해 지가 상승분의 50%를 현금으로 기부받을 길이 열리게 됐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지가 상승 기부금으로 들어오는 돈이 14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돼 재원 마련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사상 스마트시티 조성에는 국·시비 5400억원 등 1조 23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송삼종 부산시 서부산개발 본부장은 “산업단지에만 적용되던 지가 상승 기부금을 전국 최초로 재생사업인 사상 스마트시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총괄지원 조례를 제정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사상 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을 1~ 2단계 활성화구역으로 나눠 추진한다. 1단계 활성화구역은 올해 말 국토부를 통해 확정되는데 서부산청사 등이 포함되며 2023년까지 진행된다. 2단계 활성화 구역은 1단계 활성화 구역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 경제유발 효과가 큰 지역을 지정해 추진된다. 민간자본에 의한 개발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서부산청사·비즈니스센터 스마트시티 쌍두마차로 복합행정타운으로 건립되는 서부산청사는 학장동 230-1 현 동일철강이 있는 곳에 지하 5층, 지상 30층 규모로 2023년 완공 예정이다. 도시철도역이 인접해 있어 중심상업지역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도시철도 사상~하단선에 스마트시티역을 신설해 이 주변을 역세권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시유지인 위생사업소 용지를 매각하고 기존 청사 임대보증금과 매각비용 등으로 사업비 2243억원을 충당할 방침이다. 서부산청사에는 서부산개발본부, 서부산건설본부, 낙동강 관리본부, 부산관광공사, 부산시설공단, 부산발전연구원, 영어방송재단, 부산경제진흥원, 신용보증재단, 테크노파크, 국제교류재단, 도시재생지원센터, 과학기술평가원, 인재평생교육진흥원, 부산문화재단 등이 입주하게 된다. 또 서부산청사 바로 옆에 지하 2층·지상 15층 규모의 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해 국책연구소 및 창업지원 센터, 소규모 강소기업과 기업지원시설을 유치한다. 스마트시티 내 학장동 725-4 2만 7829㎡에는 2023년까지 공단 근로자를 위한 행복주택 2500가구도 조성된다. 행복주택은 부산도시공사에서 2020년까지 부지를 조성하고, 이후에 부산도시공사 또는 민간 참여로 공동주택을 건립할 계획이다. 2단계 활성화구역은 감전천과 새벽로 등 중심도로축을 기준으로 복합용지를 집중배치해 산업시설과 지원시설이 함께하도록 해 입주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현재 오염된 감전천을 2019년까지 생태공원으로 복원한다. 감전천 주변에는 테마 문화거리와 쉼터, 문화공간을 조성해 시민 휴식과 여가활동 공간으로 만든다. 부산시는 자동차로 불과 20~30분 거리에 부산시청사가 있는데 사상 스마트시티에 제2청사 격인 서부산청사를 짓는 것과 관련, 일부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서는 “서부산청사는 향후 서부산권 발전의 견인차 역할과 마중물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사상 스마트시티 성공은 도시재생 혁신 사례 될 것” 부산시는 ‘사상 스마트시티’ 조성이 완료되면 정주인구는 현재 900명에서 1만 9000명으로, 1인당 지역총생산액(GRDP)은 26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좁은 도로와 부족한 공원 및 주차시설 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사상공단은 공단지역이라 정주인구가 거의 없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사상 스마트시티의 성공은 노후공단과 도시재생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트럼프 ‘中의 대규모 철강 감축안’ 두 번이나 거절했다”

    “트럼프 ‘中의 대규모 철강 감축안’ 두 번이나 거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 전쟁의 주요 이슈인 중국의 철강 대규모 감축 제안을 두 번이나 거절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철강에 고율의 관세를 물리는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중국은 지난달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끝나고 일주일 후 2022년까지 자국의 철강 생산을 1억 5000만톤 줄이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철강 과잉 생산을 비판하면서 중국 등 외국산 철강에 폭탄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제안이 불필요한 무역분쟁 없이 철강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라고 판단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를 승인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나 거부당했다. 두 번째 거절은 같은 달 19일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중 경제대화에서였다. 중국은 재차 철강 대규모 감축 제안을 했고, 로스 장관도 중국의 제안을 수락하자고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선을 그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퇴짜를 맞고 중국과의 회담장으로 돌아온 로스 장관은 몹시 충격을 받은 듯한 모습이었다고 전 정부 당국자는 회상했다. 미·중 경제대화가 구체적인 성과 없이 빈손으로 막을 내린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절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공동 성명도 없었고 예정됐던 기자회견도 취소됐다. 미 정부 관계자는 “중국이 제안한 감축량은 꽤 많은 양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초과 생산량에 대한 관세부과 등 다른 방식의 해법을 원했기 때문에 양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을 거부한 배경에는 대중 무역에서 강경파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있다고 FT는 해석했다. 그러나 크리스 존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전문가는 “배넌이 백악관을 떠났어도 대중 무역과 관련한 백악관의 강경 노선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부동산 플러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당진2차’ 분양

    [부동산 플러스]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당진2차’ 분양

    현대건설이 충남 당진 기지시리 송악도시개발구역에서 ‘힐스테이트 당진2차’ 아파트(조감도)를 분양 중이다. 62~99㎡ 1617가구로 설계됐다. 1단지와 합쳐 2532가구에 이르는 대형 단지다. 현대제철을 비롯해 크고 작은 철강업체들이 즐비하고 협력업체가 몰려 있는 당진 철강단지와 가깝다. 아파트 단지와 현대제철을 잇는 도로가 최근 개통됐다. 단지에 안심보육단지가 들어선다. 150명을 받을 수 있는 대규모 어린이집도 설치된다. 동호인실, 파티룸, 게스트하우스, 각종 체육시설 등을 갖춘 대형 커뮤니티 시설도 설치된다. 2018년 3월 입주 예정.
  • 의지로 좌절 넘었다…美 백인 빈민의 기적

    의지로 좌절 넘었다…美 백인 빈민의 기적

    힐빌리의 노래/J D 밴스 지음/김보람 옮김/흐름출판/428쪽/1만4800원 책을 읽기 전에 ‘힐빌리’(hillbilly)의 의미부터 알아보자. ‘힐빌리’는 미국의 쇠락한 공업지대를 가리키는 ‘러스트 벨트’(rust belt) 지역의 가난하고 소외된 백인 하층민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교육수준이 낮고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시골사람을 뜻하는 ‘레드넥’(red neck)이나 ‘화이트 트래시’(white trash) 같은 비하적 표현과 맥을 같이한다.‘힐빌리의 노래’는 힐빌리 출신으로 미국 최고 명문 예일 로스쿨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의 전도유망한 사업가가 된 32세 청년 J D 밴스의 회고담이다. 젊은 나이에 회고담이라니 좀 의아하지만 성장기라고 하기엔 담고 있는 내용은 너무나 묵직하다. 계층과 가정환경이 가난한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무기력증에 빠진 백인 하층민들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지난해 6월 미국에서 출간돼 대통령선거에서 백인 하층 노동자 계층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 이유를 설명하는 책으로도 주목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책을 ‘트럼프의 승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여섯 권의 책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밴스는 오하이오의 철강 도시 미들타운과 캔터키 남동부의 탄광촌 잭슨을 오가며 ‘시궁창 같은’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가 사는 세상은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가득한 곳’이었다.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인 출신 애팔래치아 사람들인 외가 쪽은 시비가 생기면 언쟁을 생략하고 바로 방아쇠를 당기는 유형이었다. 약물중독에 빠진 어머니와 돈 때문에 일찍이 양육을 포기한 아버지, 수없이 바뀌는 어머니의 동거인들, 소외와 가난과 마주하며 목표의식도 없이 정신적 빈곤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그는 다혈질에 괴팍한 성격을 지녔지만 손자를 지극히 아끼는 외조부모와 누나 등 가족 덕분에 안정을 찾고 고등학교 졸업후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자립심과 자신감을 키운다. 제대 후 그는 오하이오주립대학을 졸업하고 예일대 로스쿨에 합격해 ‘아메리칸 드림’을 이뤘다. 밴스는 서문에서 “이런 일(성공)이 나와 같은 환경에서 자란 대부분의 아이에게는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이기에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통계적으로 그와 같은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이들의 미래는 비참하다. 운이 좋으면 수급자 신세를 면하는 정도고, 운이 나쁘면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사망한다. 그는 “나 역시 비참한 미래를 앞둔 아이들 중 하나였다”면서 “자포자기 직전까지 간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어쩌다 그런 상황까지 가게 되는지, 가난한 사람들의 인생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신적·물질적 빈곤이 자녀에게 어떤 심리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길 바랐다”고 적었다. 그는 책을 통해 윤리와 문화의 붕괴, 가족해체, 미래에 대한 체념, 소외와 가난으로 점철된 가족사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진솔하게 드러냄으로써 무관심 속에 버려졌던 힐빌리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그는 가난을 대물림하며 피폐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힐빌리 문제의 본질을 ‘학습된 무기력’에서 찾는다. ‘내가 내린 결정이 앞으로의 인생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현상이다. 저자의 경우 해병대 입대가 변화의 계기가 됐다. 절대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일들을 배워 나갈 때마다 조금씩 자신을 향한 믿음이 생겨났다. 그는 “기대할 것이라고는 없는 미들타운의 환경부터 혼란이 끊이질 않는 집안 상황까지 인생은 내게 내 힘으로는 바꿀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가르쳤다”면서 “집에서 ‘학습된 무기력’을 배웠다면 해병대에서 ‘학습된 의지’를 습득했다”고 말한다.그는 “미국 백인 노동자계층의 상당수가 나와 마찬가지로 산골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 산골 사람들은 여전히 안녕하지 못하다”고 단언한다. 저자는 마법처럼 이 문제를 해결할 공공정책이나 획기적인 정부 프로그램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자신 같은 환경에 놓인 아이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요소가 무엇인지 먼저 이해한 뒤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170조원 산소호흡기 달고… 中 부실 국유기업들 ‘불안한 연명’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170조원 산소호흡기 달고… 中 부실 국유기업들 ‘불안한 연명’

    중국의 부실 국유기업들이 ‘화려하게’ 복귀하고 있다.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부실 국유기업들이 무더기로 도산할 것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이들 기업에 출자전환이라는 ‘산소호흡기’를 달아 연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 금융권의 출자전환 규모가 2분기에 1160억 달러(약 131조 5000억원)에 이르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프랑스 자산운용사 나티시스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중국의 2분기 출자전환 자금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가 이미 과잉 생산에 시달리는 석탄과 철강 업계에 집중돼 있다고 블룸버그가 강조했다. 중국 거시경제 정책 당국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앞서 금융권이 철강·석탄·화학·기계 등 부채 비율이 높은 업종의 부실 국유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조 위안(약 170조 26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출자전환해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출자전환은 자금난에 빠진 기업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인 기업에 빌려준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부채 비율을 낮춰 기업의 생존을 도와주는 방식이다.●국유기업 부채비율 GDP의 200% 국유기업인 중국중강(中鋼·SINOSTEEL)그룹은 2015년 10월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맞았다. 무리한 사업 확장과 방만한 경영으로 자금난이 가중돼 2010년 10월 20억 위안 규모로 발행된 5년물 채권에 대한 원금 상환은 말할 것도 없고 이자 지급마저 어려워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이다. 중강그룹 산하 72개 자회사는 건설경기 침체와 철강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 악재가 겹쳐 자금 흐름이 급격히 악화되는 바람에 총부채(2014년 기준)가 무려 1000억 위안을 넘어서기도 했다. 중국 정책금융기관인 국가개발은행에서 빌린 6억 9000만 위안은 이미 상환 기한을 넘긴 상태였다. 이런 중강그룹이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국유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정부의 출자전환 프로그램을 적용받은 덕분이다. 중강그룹의 출자전환은 2016년 전체 부채 규모 600억 위안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270억 위안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해 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중강그룹 외에도 무한철강과 태원강철, 마안산철강, 안양철강, 주강그룹, 안강철강, 남경철강, 하북철강, 산둥철강 등 모두 10개 철강업체가 출자전환에 합의했다. 이 10개 기업의 출자전환 규모는 2000억 위안에 이른다. 올해 초 국유 석탄업체인 로안그룹과 산서진성무연탄광업그룹도 200억 위안 규모의 출자전환에 성공했다.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유기업 가운데 2041곳은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으로 간신히 연명하는 좀비기업(한계기업)으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기업들의 총자산 규모만 3조 위안에 육박한다. 출자전환은 부실 국유기업들의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되는 만큼 부채 비율은 그만큼 낮아져 생존 가능성을 높여 준다.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머물렀던 중국의 기업 부문 부채 비율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으로 지난해에는 169.1%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2016년 중국 국유기업의 부채비율은 200%를 돌파했다. 이들 부실 국유기업의 총부채(지난해 7월 말 기준)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6% 증가한 83조 7400억 위안을 기록해 전체 자산의 66.2%를 차지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낮아지는 상황에서 좀비 국유기업들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악재로 이들 기업이 무더기로 도산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 금융시장 전반에 ‘패닉’(공황상태)을 몰고올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커졌다. 이에 당황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건전한 기업은 이자 부담을 줄이고 부실한 기업은 자동 퇴출하겠다”는 출자전환 방침을 제시한 뒤 10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문제는 리 총리의 의도와 달리 빚더미에 앉은 좀비 국유기업들이 우량 회사를 위한 출자전환 자금마저 갉아먹는 탓에 가뜩이나 위험 수위에 오른 중국의 부채 리스크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중국 국무원은 당초 출자전환 과정에서 생존 가능성이 극히 낮은 좀비 국유기업과 디폴트 기업, 국가 산업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기업 등은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출자전환 자금 가운데 상당수는 좀비 국유기업들의 부채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치 로 BNP파리바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출자전환 프로그램이 자금줄을 찾는 부실 기업의 노림수에 오르게 됐다”면서 “좀비 국유기업이 금융 시스템을 먹어치우는 암세포로 돌변했다”고 지적했다. 출자전환은 좀비 국유기업의 부채 부담을 가계로 떠넘긴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중국 건설은행은 윈난틴주석과 무한철강의 출자전환된 부채를 이재상품으로 판매해 자본을 조달했다. 금융정보업체 크레디트사이츠의 매튜 판 애널리스트는 “악성 대출 중 일부는 가계로 흘러들어가 기업이 다시 자금난에 빠질 우려가 있다”면서 “출자전환이 우량 기업을 살리는 데 얼마나 효율적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기업 재무개선 없으면 결국 다시 터질 것” 출자전환은 ‘부채 폭탄’ 돌려막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제이슨 베드포드 UBS 뱅킹애널리스트는 “기업의 리파이낸싱 리스크를 줄이지만 재무 개선을 위한 조치가 없다면 부채 문제 해결을 미루는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판 애널리스트는 “거시적으로 볼 때 출자전환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좋은 기업들을 살리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부실 부채는 부분적으로 가계에 의해 흡수되겠지만 5년 안에 기업 부채가 다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5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Aa3→A1) 강등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당시 무디스가 중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발생한 1989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무디스는 2011년 중국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올렸다가 7년 만에 제자리로 되돌린 것으로, ‘A1‘은 한국 ‘Aa2’보다 두 단계나 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무디스의 중국 신용등급 강등은 정부에 대한 등급 평가가 아니라 정부의 보증에 기댄 국유기업에 대한 재평가”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중국 국유기업들은 채권 발행 때 자체 신용등급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받는 혜택을 누려 왔다. 중국 정부가 지급 보증을 서 준 덕분이다. 중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의 신용등급은 ‘Baa2’이다. 하지만 중국은행이 발행하는 모든 채권의 등급은 ‘A1’이다. 기본 등급보다 4단계나 높은 것이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외화채를 활발하게 발행하고 있는 기업들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높아져 채권 발행 비용이 많아진다. 국제통화기금도(IMF)도 지난 15일 발표한 ‘연례 중국 보고서’에서 중국의 좀비 국유기업을 정조준했다. IMF는 “중국에 ‘좀비 기업’으로 불리는 국유기업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이들 좀비 국유기업은 재무적으로 불건전한 상태임에도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를 이용해 은행들로부터 막대한 돈을 빌리면서 연명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 좀비 국유기업은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제품을 생산해 중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과잉 공급을 일으켜 경기회복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떠올랐다고 비판했다. khkim@seoul.co.kr
  • ‘FTA 효과 공동조사’ 강공 이후…김현종 다음 수, NAFTA서 찾나

    ‘FTA 효과 공동조사’ 강공 이후…김현종 다음 수, NAFTA서 찾나

    지난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첫 만남에서 우리 측 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개정 협상 전에 한·미 FTA 효과 등을 먼저 공동조사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은 “워싱턴DC에 돌아가 검토한 뒤 통보하겠다”고 답했다. 일단 공은 미국으로 넘어간 셈이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FTA 개정 의지가 강한 만큼 미국이 빠른 시일 내 2차 회동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 본부장의 다음 포석에 관심이 쏠린다.미국은 예상대로 전날 자동차, 철강과 함께 자신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개정을 요구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3일 “한국 정부에 미국 기업을 배제하거나 미국 지식재산권에 돈을 물리는 부담스러운 규제를 다뤄 줄 것을 (1차 회동에서) 요구했다”며 “이번 협상이 이러한 문제와 (한·미 간) 또 다른 불균형 장벽들을 해소해 나갈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번에 한국에 직접 오지 않고 미국에서 영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최소 6개월가량 걸리는 공동조사를 최대한 단축하자고 제안할 수 있다고 봤다. 내년 초로 예정된 한·미 FTA 공동위 정기회기 전에 자신들의 정치 일정상 2차 특별회기를 신속히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본부장은 일단 객관적인 수치와 공동조사로 배수진을 친 채 강공 전략으로 최대한 시간을 벌면서 미국이 먼저 진행하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의 선행 과정들을 면밀히 살필 것으로 보인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한·미 FTA 이후 미국 상품 수출은 감소한 반면 대(對)한국 무역 적자는 거의 세 배로 급증했다”며 “미국산 서비스 수출은 지난 4년간 사실상 성장을 멈췄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고 올해도 6개월간 30% 정도 감소했다”고 반박했다. 실제 올해 1~7월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흑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약 53억 달러, 6조원)나 급감했다. 한국 내 미국 자동차 비중은 10%(7월 말 기준)가 넘는 반면 미국 내 한국 자동차 비중은 7.6%에 불과하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제조·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활용도가 높은 ICT 분야는 직전 오바마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당시 높은 수준으로 개방화 작업을 해놨다. 전날 김 본부장의 “TPP와 관련해 검토하겠다”는 발언은 TPP 수준의 개방을 원하는 미국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압박을 차단하거나 역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TPP에서 미국이 요구했던 사항을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개정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보복무역조치인 슈퍼 301조나 환율 문제로 압박할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차이나 스코프> 화려하게 복귀하는 중국의 부실 국유기업

    <차이나 스코프> 화려하게 복귀하는 중국의 부실 국유기업

     중국의 부실 국유기업들이 ‘화려하게’ 복귀하고 있다.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부실 국유기업들이 무더기로 도산할 것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이들 기업에 출자전환이라는 ‘산소호흡기’를 달아 연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중국 금융권의 출자전환 규모가 2분기에 1160억 달러(약 131조 5000억원)에 이르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프랑스 자산운용사 나티시스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중국의 2분기 출자전환 자금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가 이미 과잉 생산에 시달리는 석탄과 철강 업계에 집중돼 있다고 블룸버그가 강조했다. 중국 거시경제 정책당국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앞서 금융권이 철강·석탄·화학·기계 등 부채 비율이 높은 업종의 부실 국유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조 위안(약 170조 26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출자전환해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출자전환은 자금난에 빠진 기업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채권자인 금융기관이 채무자인 기업에 빌려준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부채 비율을 낮춰 기업의 생존을 도와주는 방식이다. 국유기업인 중국중강(中鋼·SINOSTEEL)그룹은 2015년 10월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맞았다. 무리한 사업 확장과 방만한 경영으로 자금난이 가중돼 2010년 10월 20억 위안 규모로 발행된 5년물 채권에 대한 원금 상환은 말할 것도 없고 이자 지급마저 어려워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이다. 중강그룹 산하 72개 자회사는 건설경기 침체와 철강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 악재가 겹쳐 자금 흐름이 급격히 악화되는 바람에 총부채(2014년 기준)가 무려 1000억 위안을 넘어서기도 했다. 중국 정책금융기관인 국가개발은행에서 빌린 6억 9000만 위안은 이미 상환 기한을 넘긴 상태였다.  이런 중강그룹이 ‘극적으로’ 살아남았다. 국유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정부의 출자전환 프로그램을 적용받은 덕분이다. 중강그룹의 출자전환은 2016년 전체 부채 규모 600억 위안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270억 위안 어치를 주식으로 전환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SCMP)가 전했다. 중강그룹 외에도 무한철강과 태원강철, 마안산철강, 안양철강, 주강그룹, 안강철강, 남경철강, 하북철강, 산둥철강 등 모두 10개 철강업체가 출자전환에 합의했다. 이들 10개 기업의 출자전환 규모는 2000억 위안에 이른다. 올해 초 국유 석탄업체인 로안그룹과 산서진성무연탄광업그룹도 200억 위안 규모의 출자전환에 성공했다.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유기업 가운데 2041곳은 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으로 간신히 연명하는 좀비기업(한계기업)으로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기업의 총자산 규모만 3조 위안에 육박한다. 출자전환은 부실 국유기업들의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되는 만큼 부채 비율은 그 만큼 낮아져 생존 가능성을 높여준다.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머물렀던 중국이 기업 부문 부채 비율이 지난해에는 169.1%(국제결제은행 기준)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2016년 중국 국유기업의 부채비율은 200%를 돌파했다. 이들 부실 국유기업의 총부채(지난해 7월말 기준)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6% 증가한 83조 7400억 위안을 기록해 전체 자산의 66.2%를 차지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갈수록 낮아지는 상황에서 이들 좀비 국유기업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악재로 이들 기업이 무더기로 도산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 금융시장 전반에 ‘패닉(공황상태)’을 몰고올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커졌다. 이에 당황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건전한 기업은 이자 부담을 줄이고 부실한 기업은 자동 퇴출하겠다”는 출자전환 방침을 제시한 뒤 10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문제는 리 총리의 의도와는 달리 빚더미에 앉은 좀비 국유기업들이 우량 회사를 위한 출자전환 자금마저 갉아먹는 탓에 가뜩이나 위험 수위에 오른 중국의 부채 리스크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는 데 있다. 중국 국무원은 당초 출자전환 과정에서 생존 가능성이 극히 낮은 좀비 국유기업과 디폴트 기업, 국가 산업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기업 등은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출자전환 자금 가운데 상당수는 좀비 국유기업들의 부채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치 로 BNP파리바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출자전환 프로그램이 자금줄을 찾는 부실 기업의 노림수에 오르게 됐다”면서 “좀비 국유기업이 금융 시스템을 먹어치우는 암세포로 돌변했다”라고 지적했다.  출자전환은 좀비 국유기업의 부채 부담을 가계로 떠넘긴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에 따르면 중국 건설은행은 윈난틴주석과 무한철강의 출자전환된 부채를 이재상품으로 판매해 자본을 조달했다. 금융정보업체 크레디트사이츠의 매튜 판 애널리스트는 “악성 대출 중 일부는 가계로 흘러들어가 기업이 다시 자금난에 빠질 우려가 있다”면서 “출자전환이 우량 기업을 살리는 데 얼마나 효율적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출자전환은 ‘부채 폭탄’ 돌려막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제이슨 베드포드 UBS 뱅킹애널리스트는 “기업의 리파이낸싱 리스크를 줄이지만 재무 개선을 위한 조치가 없다면 부채 문제 해결을 미루는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했다. 판 애널리스트는 “거시적으로 볼 때 출자전환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좋은 기업들을 살리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부실 부채는 부분적으로 가계에 의해 흡수되겠지만 5년 안에 기업 부채가 다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5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한 단계(‘Aa3’→‘A1’) 강등한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당시 무디스가 중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발생한 1989년 11월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다. 무디스는 2011년 중국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올렸다가 7년 만에 제자리로 되돌린 것으로, ‘A1‘은 한국 ‘Aa2’보다 두 단계나 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무디스의 중국 신용등급 강등은 정부에 대한 등급 평가가 아니라 정부의 보증에 기댄 국유기업에 대한 재평가”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중국 국유기업들은 채권 발행 때 자체 신용등급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받는 혜택을 누려왔다. 중국 정부가 지급 보증을 서준 덕분이다. 중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의 신용등급은 ‘‘Baa2’이다. 하지만 중국은행이 발행하는 모든 채권의 등급은 ‘A1’이다. 기본 등급보다 4단계나 높은 것이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외화채를 활발하게 발행하고 있는 기업들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높아져 채권 발행 비용이 많아진다.  국제통화기금도(IMF)도 지난 15일 발표한 ‘연례 중국 보고서’에서 중국의 좀비 국유기업을 정조준했다. IMF는 “중국에 ‘좀비 기업’으로 불리는 국유기업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이들 좀비 국유기업은 재무적으로 불건전한 상태임에도 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를 이용해 은행들로부터 막대한 돈을 빌리면서 연명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 좀비 국유기업은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제품을 생산해 중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과잉 공급을 일으켜 경기회복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떠올랐다고 비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현종 “한·미 공동조사 없이는 FTA 개정 협상 못해” 초강수

    김현종 “한·미 공동조사 없이는 FTA 개정 협상 못해” 초강수

    “무역적자 원인 등 공동조사 선행… 美측 답변 없인 실무회의도 없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가 22일 서울에서 열린 가운데 양측은 아무런 합의 없이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한·미 FTA 효과, 한·미 FTA 개정 필요성 등에 대해 서로 이견이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향후 일정을 포함한 어떤 합의에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미국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 등에 대한 양국 공동 조사 없이는 개정 협상을 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김 본부장은 이날 공동위 회의 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미국 측의 일방적인 한·미 FTA 개정 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개정 협상은 협정문(22조 7항)에 따라 두 나라가 합의해야 가능하다. 미국의 요구로 40일 만에 열린 특별회기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8시간 정도 진행됐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아 30분간 김 본부장과 영상회의를 진행했고 이어 고위급 대면 회의가 이뤄졌다. 미국 측은 한·미 FTA 발효 이후 5년간 미국의 대(對)한국 상품 수지 적자가 두 배 이상 늘었고 자동차, 철강, 정보기술(IT) 분야의 무역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며 조속한 한·미 FTA 개정 및 수정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원산지 검증 등 각종 FTA 이행 이슈를 해소해 달라고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한 무역적자는 2011년 133억 달러에서 지난해 277억 달러로 늘었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FTA가 상호 호혜적인 이익의 균형이 잘 맞춰져 있다며 미국 무역수지 적자 원인 등에 대해 양측 전문가의 공동 조사·분석·평가를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본부장은 “한·미 FTA가 대미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을 객관적 근거를 들어 설명했다”며 “미국 측 무역적자의 원인을 먼저 따져보는 게 꼭 필요하고 공동 조사에 대한 미국 측 답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미국 측 답변 없인 실무회의도 없을 것이라며 강수를 뒀다. 또 다음 회의 일정은 정해진 게 없다며 “우리 페이스대로 답을 갖고 대응해 가면 된다”며 ‘급할 게 없다’는 인상을 줬다. 폐기(termination)란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 김 본부장은 “폐기란 단어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다만 가능성은 열어 두고 폐기되면 미측에도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개정 협상을 통해 한·미 FTA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TPP를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에 대해 “상당한 경험과 경륜을 가진 통상 협상가”라고 평가했다. 올해 취임한 두 사람은 모두 미국 최대 법률회사인 ‘스캐든’ 출신으로, 다양한 국제 협상 경험이 있고 ‘노련한 공격형’이라는 점에서 불꽃 튀는 두뇌 싸움이 예상된다. 고위급 대면회의에서는 스캐든 등 대형 로펌 출신의 제이미어슨 그리어 USTR 비서실장이 미국 측 대표로, 우리 쪽에서는 예전 협상 당시 서비스·경쟁분과장을 맡았던 국내 여성 통상전문가 1호인 유명희 FTA 교섭관이 대표로 나섰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무역적자를 앞세워 상당히 변칙적이고 합리적이지 않은 요구를 해 올 공산이 크다”면서 “미국이 내년 선거 등 정치 일정을 고려해 조기 성과를 거두려고 빠르게 진행하는 NAFTA와 달리 한·미 FTA는 미국 기업들조차 이해관계가 다르고 북핵 문제 등 한·미 공조 균열로 인한 표심 분열도 생길 수 있어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현종, 한미 FTA 공동위원회 참석 “우리 입장 충분히 전달”

    김현종, 한미 FTA 공동위원회 참석 “우리 입장 충분히 전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위한 첫 관문인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가 22일 서울에서 열렸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오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영상회의를 마치고 “우리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밝혔다.‘개정 협상’은 전체 협정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 바꾸는 ‘재협상(renegotiation)’보다 낮은 수준의 협상이다. 영상회의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김 본부장은 USTR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30분 동안 영상회의를 통화 대화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후속 실무회의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회의 내용은 나중에 오후 기자회견 때 말하겠다”면서 “첫 협상은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한 미국 반응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첫 회의에서는 예측하기가 참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그는 공동위원회 참석에 앞서서도 취재진에게 “당당하게 협상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영상회의를 한 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위원회 참석을 위해 회의장을 떠났고, 현재 산업부의 여한구 통상정책국장과 유명희 FTA 교섭관 등이 방한한 USTR 대표단과 실무회의를 하고 있다.첫 회의는 ‘탐색전’ 성격이 강한 만큼 구체적인 협상보다는 서로의 시각차 확인과 향후 일정이나 장소, 대표단 구성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은 무역적자가 심하니 개정을 요구할 것이고 우리는 FTA 효과 분석을 먼저 해야 한다는 입장 차를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 “자동차, 철강은 이미 미국이 숱하게 밝힌 만큼 미국이 협상 대상으로 언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현종 ‘통상교섭’ 복귀…선제적 협상 포문 열까

    김현종 ‘통상교섭’ 복귀…선제적 협상 포문 열까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서울서 개최 韓 “효과분석 먼저” 美 “즉시 개정” 양국 입장차 확인하는 수준 예상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위한 첫 라운드인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가 22일 서울에서 열린다. 참여정부 시절 한·미 FTA 체결을 진두지휘했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10년 만에 다시 링에 오르게 됐다. 자동차, 철강 등 대(對)한국 무역수지 적자를 만회하겠다며 벼르고 있는 미국의 거친 창을 김 본부장이 어떤 방패로 막아낼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미 FTA 공동위 특별회기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오전 10시부터 하루 동안 열린다. 연 1회 정기 회의가 아닌, 한쪽 요청에 따른 특별회기 개최는 처음이다. 첫 회의는 ‘탐색전’ 성격이 강한 만큼 구체적인 협상보다는 서로의 시각차 확인과 향후 일정이나 장소, 대표단 구성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은 무역적자가 심하니 개정을 요구할 것이고 우리는 FTA 효과 분석을 먼저 해야 한다는 입장 차를 확인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자동차, 철강은 이미 미국이 숱하게 밝힌 만큼 미국이 협상 대상으로 언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복귀전을 치르는 김 본부장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영상회의로 대면한다. 레이건 정부 때 USTR 부대표로 일했던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20년간 미국 철강업계 변호사로 활동하며 해외 기업들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는 데 앞장서 온 강성파다. 자국 내 일정을 표면적 이유로 내세웠지만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이번에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지 않고 영상으로 대체하는 것도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에 맞서는 김 본부장은 “수동적이고 수세적인 골키퍼 정신은 당장 버리라”고 취임 일성을 던질 만큼 공격적인 협상가다. 4년 만에 산업부로 옮겨온 통상교섭본부가 얼마나 빨리 제자리를 잡을지도 관전포인트다. 이는 김 본부장의 리더십에 달렸다는 게 산업부 내부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빠르고 강한 속도전으로 전면 개정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실제 멕시코, 캐나다 등과 치르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은 1차 협상이 끝난 지 2주도 안 된 다음달 1~5일 2차 협상을 연다. 미국은 내년 7월 멕시코 총선과 미국의 중간선거 등 정치적 일정을 고려해 연말까지 개정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조기 성과를 통해 여론의 지지를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런 만큼 미국의 한·미 FTA 협상도 광폭 행보를 보일 공산이 높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내 정치 상황이 안 좋을수록 강공으로 한·미 FTA를 끌고 갈 것이며 NAFTA에 맞춰 속도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리 정부는 ‘국익 극대화 원칙 속에 당당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이 적자를 보고 있는 서비스교역,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미국의 무역구제 남용 문제 등을 짚고 넘어갈 수 있다. 미국 기업들의 잇단 한·미 FTA 지지 선언도 우리 정부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美 조속한 재협상 vs 韓 효과분석 먼저… FTA 신경전 팽팽

    美 조속한 재협상 vs 韓 효과분석 먼저… FTA 신경전 팽팽

    美 홈서 본협상 실리 챙길 가능성 높아 韓 공동조사 분석… 이익균형 조정 전략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오는 22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첫 협상에 참석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영상으로 우리 측 대표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인사를 나눌 뿐이다. 첫 회의장소를 놓고 두 나라가 팽팽한 기싸움을 벌인 끝에 ‘서울 개최’로 결론 났지만 얼마나 신경전이 팽팽한가를 보여 주는 단적인 면모다. 통상 전문가들은 ‘협상의 달인’인 미국이 상징적 의미인 첫 회의 개최권을 한국에 넘겨주는 대신 본협상 장소를 미국으로 가져가 실리를 챙길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안심하긴 이르다고 조언한다.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를 “끔찍한 협정”이라고 규정한 만큼 사실상 재협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전보다 더 높은 수위의 개방을 최대한 빨리 한국에게서 끌어내겠다는 속셈이다. USTR이 지난달 12일 FTA 특별회기를 요청한 날로부터 30일 이내 회의를 열자고 한 것도 ‘속전속결’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급할 게 없다”는 전략이다. 협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미 FTA 효과를 먼저 조목조목 뜯어보자는 것이다. 산업부는 FTA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양국 공동 조사와 분석을 요구할 작정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가급적 FTA 개정이 아닌, 미국산 셰일가스 확대 등 두 나라 이익 균형을 맞추는 ‘조정’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통상 전문가들은 “미국이 자동차, 철강 등 상품 분야와 법률, 제조업 연계 서비스시장 개방을 요구하면 우리도 통신시장 개방, 투자자국가소송(ISD) 개정, 미국산 소고기 관세율 조정 등으로 맞불을 놓을 공산이 높다”고 분석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미국이 벌이고 있는 나프타(NAFTA) 협상을 잘 지켜보면서 미국의 노림수를 분석하고 대미 투자 확대 등 우회 전략으로 협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각별한 언급 등을 감안할 때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한국에 오기에는 부담이 컸을 것”이라면서 “첫 회의는 협상단 구성 등 몸풀기 성격이 짙은 만큼 워싱턴DC에서의 본협상 때 주도권을 뺏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우리의 시간끌기 작전을 간파하고 미국이 첫 협상부터 빡빡하게 일정을 잡고 강하게 본격적인 협상 돌입을 요구할 수도 있다”며 치밀한 대응 전략 마련을 주문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단독] 전기료 싼 심야시간대 ‘피크타임의 2.5배’ 펑펑

    [단독] 전기료 싼 심야시간대 ‘피크타임의 2.5배’ 펑펑

    기업들 원가 이하로 기계 돌려 설비 좋은 대기업까지 과다 소비 경부하 요금 인상에 힘 실릴 듯 기업체들의 심야시간 전력 사용량이 피크타임 때의 두 배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 가정집 등 비교적 사람들이 덜 쓰는 심야에 공장을 돌리면 전력 수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심야 전기요금을 대폭 깎아 줬는데 오히려 이런 허점을 노려 심야 전력을 펑펑 쓰고 있는 셈이다. 경부하 시간대(오후 11시~오전 9시)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는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17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산업용 전력판매량(2억 7883만㎿h)에서 경부하 시간대 발전량 비중이 50%(1억 3941만㎿h)로 가장 많았다. 전력을 가장 많이 쓰는 시간대인 최대부하(오전 10시~낮 12시, 오후 1~5시, 3~10월 기준) 시간대 사용량은 5298만㎿h로 19%에 그쳤다. 경부하 때 기업들이 최대부하 때보다 무려 2.5배 이상 전기를 쓴 것이다. 경부하와 최대부하 시간대를 뺀 모든 일상 시간을 포함한 중간부하 시간대도 31%(8644만㎿h)로 경부하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유는 값싼 경부하 전기요금에 있다. 경부하와 최대부하 시간대 요금 차이는 최대 3.7배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 기준 경부하 요금은 53.7~61.6원, 중간부하 106.6~114.5원, 최대부하는 178.7~196.6원이다. 홍준희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는 “원래 경부하 요금은 전기 수요가 없어서 안 쓰고 놀리는 설비를 일정량 이상 써 주기 위해 가격을 깎아 주는 것”이라며 “경부하 고객 상당수가 시멘트를 굽거나 쇳물을 녹이는 등 밤새 돌릴 수 있는 자동화 설비가 잘 갖춰진 대기업들인데 원가에도 못 미치는 전기요금 가격대로 공정 일정을 옮겨 전기를 과다 소비하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기요금 원가는 80~90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부하 시간대는 전력 피크 때의 수요를 분산하고 24시간 돌려야 하는 원자력 발전과 석탄 발전의 남는 전기를 소모하는 차원이었지만 발전량이 너무 많다 보니 발전 단가가 비싼 액화천연가스(LNG)까지 돌리는 상황이다. 송일근 전력연구원 부원장은 “경부하 등 시간대별 요금은 1973년 오일쇼크가 터지면서 피크 전력을 저감하고 낮에는 너무 많이 쓰고 밤에는 안 쓰는 전력의 비효율화를 낮추기 위해 1977년 12월 도입됐다”며 “정상적이라면 중간부하 시간대가 가장 많아야 하고 경·최대부하가 비슷한 수준으로 가는 게 맞는데 정책이 뭔가 잘못됐다”고 설명했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이 포함된 산업용 ‘을’(계약전력 300㎾h 이상) 전기요금을 계약한 기업 수는 4만 4414곳으로 전체 산업용 전기요금 계약기업(40만 5771곳)의 10.9%에 불과했지만 연간 전력판매량은 2억 5569만㎿로 전체 산업용 전력판매량의 91.7%에 달했다. 산업용 전력 소비량은 지난해 전체 전력 판매량의 56.1%를 차지했다. 김진우 연세대 글로벌융합기술원 교수는 “중소기업은 경부하 요금이 싸도 부하조정 능력이 안 돼 밤에 일을 안 하지만 24시간 가동하는 석유화학, 철강, 전기전자 등 대기업은 부하 조정이 가능한데도 일정 시간대 요금을 고정시키다 보니 혜택만 주는 모양이 돼 버렸다”며 “경부하 수요를 줄이기 위해 경부하 요금 인상과 최대부하 소폭 인하 등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시간당으로 따지면 경부하대 소비가 최대부하의 1.6배에 그친다”고 해명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車업계 매출 대비 인건비, 수출업 중 ‘최고’

    車업계 매출 대비 인건비, 수출업 중 ‘최고’

    ‘통상임금 소송’ 기아차 10.3%, 현대차 15.2%·쌍용차 11.2% 등 국내 완성차 3사는 13% 달해 전체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아1000원의 매출을 올릴 때 현대자동차는 152원이, 기아자동차는 103원이 인건비로 나간다. 반면 장치산업 업종인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14원만 인건비로 지출된다. 기아자동차의 통상임금 소송 1심 판결이 임박한 가운데 자동차 관련업종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주요 수출업종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다. 1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기업 중 334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매출액 대비 연간 급여 총액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 대비 인건비는 평균 5.9%로 집계됐다. 해당 기업들의 매출액 합계는 총 1607조 6518억원이었으며 인건비는 94조 2616억원이었다.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1.9% 감소했지만 인건비는 6.4%가 늘어나면서 인건비 비중이 0.5% 포인트(5.4%→5.9%) 상승했다. 수출 주력업종 가운데 자동차·부품 업종이 10.2%로 가장 높았다. 특히 현대·기아·쌍용 등 국내 완성차 업계 3사의 경우 13.0%에 달해 전체 평균의 2배가 넘었다. IT·전기·전자(8.8%)와 조선·기계·설비(8.5%) 업종은 8%대로 평균을 웃돌았으며 철강(5.8%)과 석유화학(3.4%) 업종은 평균보다 낮았다. 5대 수출 주력 업종 111개 기업의 인건비 비중은 LG실트론이 18.9%로 가장 높고 넥센타이어(17.7%), 삼성SDI(17.1%), 삼성전기(16.7%), 한화테크윈(15.6%), 현대차(15.2%)가 15%를 넘었다. 금호타이어(14.7%), 한국타이어(14.4%), 두산(14.0%), LS산전(12.9%), SK이노베이션(12.4%), SK하이닉스(12.4%), 쌍용차(11.2%), 기아차(10.3%) 등도 인건비 비중이 10%를 넘었다. 반면 SK에너지(1.4%), SK종합화학(1.4%), GS칼텍스(1.4%), 현대오일뱅크(1.4%), 에쓰오일(2.1%), 한화토탈(2.2%) 등 석유화학 업종 기업은 인건비 비중이 크게 낮았다. 2014년에 비해 인건비 비중이 상승한 수출업종 기업이 전체 111개사 가운데 84개(75.7%)로 4분의3에 달했지만 줄어든 곳은 22개(19.8%)에 불과했다. 5개는 2년 전과 같았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통상임금 문제가 정·재계의 주요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자동차 업계를 비롯해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韓 “러스트벨트 수출 年 45% 증가” 美 “韓, 산업용 값싼 전력 지원 부당”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양측의 ‘샅바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를, 미국 업계는 우리의 산업용 전기요금 등을 각각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13일 미국 연방 관보 사이트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지난달 31일 FTA에 대한 입장을 담은 서한을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했다. 정부는 의견서에서 “FTA 5년 전(2007~2011년)과 5년 후(2012~2016년)를 비교하면 미국 50개 주 중 40개 주의 대(對)한국 수출이 증가한 것은 놀랄 만하다”며 “FTA 발효 5년 동안 50개 주의 대한국 수출이 연평균 19% 증가한 데 비해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인디애나, 미시간, 일리노이, 위스콘신, 웨스트버지니아 등 러스트벨트 주의 수출이 연평균 45% 증가한 점에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러스트벨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자 FTA에 부정적인 노동자가 많은 곳이다. 미국 내 FTA 개정 압박 여론을 희석하고 각 주를 FTA 수혜 지역으로 거론함으로써 주 정부의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미국철강협회(AISI)는 USTR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다량의 한국산 철강 제품은 한국 정부의 보조금 혜택을 보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 원가 이하 가격에 덤핑 판매되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공기업인 한국전력은 전기 발전과 송배전, 판매와 관련된 모든 부분을 통제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전 경영진도 한국 정부가 특정 산업을 경제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값싼 전력으로 지원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철강업체들은 우리 철강업체들을 제소할 때마다 가정용보다 낮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보조금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의견서에서 “불법 보조금을 제공한 적이 없다”며 “철강 제품은 이미 2004년부터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철강 무역적자는 FTA와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북핵 위기에 코스피 40P 폭락… 외국인 하루 6500억 던졌다

    북핵 위기에 코스피 40P 폭락… 외국인 하루 6500억 던졌다

    코스피가 11일 북핵 위기 고조에 따라 40포인트 가까이 급락하며 2320선이 붕괴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표주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정부가 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외국인은 최근 2년 사이에 가장 큰 규모인 6500억원 가까이 순매도했다.이날 코스피는 나흘 연속 약세를 보이며 전 거래일 대비 39.76포인트(1.69%) 떨어진 2319.71에 마쳤다. 코스피가 2310대로 처진 것은 지난 5월 24일(2317.34) 이후 두 달 보름 만이다. 코스피는 36.41포인트(1.54%) 급락한 2323.06으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49.27포인트(2.09%) 떨어진 2310.20까지 추락했다. 최근 조정 장세 속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북한을 향한 경고가 충분히 강하지 못했다’고 압박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0.93%) 등 미국 증시 3대 지수와 유럽 주요국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외국인은 사흘째 ‘팔자’에 나서면서 이날 하루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649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7239억원을 팔아치운 2015년 8월 24일 이후 2년 만에 최대 규모다. 개인도 648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고 기관만 678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종목별로는 ‘대장주’ 삼성전자(-2.79%)와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4.66) 등 정보기술(IT) 대형주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업종별로도 철강·금속(-3.67%)과 전기·전자(-2.66%) 등이 크게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1.70포인트(1.83%) 떨어진 628.34로 마감했다. 북핵 리스크는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5원 상승한 달러당 1143.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달러당 1148.1원까지 치솟았다가 상승폭을 축소했다.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8일 58bp(1bp=0.01%포인트), 9일 64bp, 10일 66bp 등으로 이틀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은 상태다. 이에 정부는 앞서 이날 오전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 회의를 열고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신속 대응하고 국내외 금융시장·실물경제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시론] 탈원전·탈석탄 정책은 전력 수요관리부터/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시론] 탈원전·탈석탄 정책은 전력 수요관리부터/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요즘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미래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원자력발전소 신고리 5, 6호기의 건설 중단 여부에 대한 공론화가 진행 중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으며 연내에 완료될 예정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력 수요 전망뿐만 아니라 2031년까지 전원 믹스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하는 것이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항은 전력 수요관리다. 탈원전, 탈석탄으로 전력 공급 능력이 줄어들면 이를 전력 수요관리로 충당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하고 환경친화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력수급 계획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같이 시작됐다. 이 계획은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전력을 안정적이고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수립됐다. 2001년 전력산업 구조 개편에 따라 발전부문이 분리되면서 국가 계획인 ‘전력수급 기본계획’으로 승격됐다. 최근 신기후체제와 온실가스 감축, 전력수요 정체, 원전 수용성 저하, 에너지 신산업 대두 등 여건이 변화함에 따라 전력수급 계획도 성격과 방향을 재설정하고 있다. 최근 전력수급위원회는 2030년 전력 수요가 기존 전망 대비 10% 가까이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경제성장 전망이 하향 조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력 수요관리가 지난 계획과 같은 수준으로 이뤄진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전력 수요관리는 두 측면에서 이뤄진다. 최대 전력 감축은 전력 공급에 필요한 발전설비를 덜 건설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것이고, 전력량 감축은 발전연료 소비를 줄여 온실가스, 미세먼지 감축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계획은 수요자원시장 등 에너지 신산업과 연계된 부하관리,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을 통한 전력소비량 14.3%, 최대전력 12% 저감 계획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과거의 전력계획을 돌이켜 보면 수요관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적이 많았다. 전력 수요가 수요관리량을 차감한 목표 수요가 아니라 기준 수요로 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사실 전력 수요관리는 정치적으로 부담이 큰 정책이다. 전기요금을 올리거나 각종 규제를 통해 수요를 억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2011년 9·15 순환 단전을 기억한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인데도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서 피크 시 전력을 절감하는 산업체에 보조금을 주고 국민에게 절전을 호소했다. 당시 정부는 수요관리를 임시방편적으로 대처하고 신규 발전소를 대규모로 건설해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폈다. 그러나 이러한 저가격 공급확대 정책은 에너지 소비 증가, 주민과의 갈등 및 환경문제 등을 야기했다. 전력 저가격 정책은 우리나라 경제의 전력 다소비 구조를 고착시켜 왔다. 국제경쟁력을 명분으로 한 저렴한 전력가격은 철강 등 전력 다소비산업의 확장을 초래했다. 더구나 후쿠시마원전 사고 이후 일본의 전기요금이 오르자 상당수 일본 기업이 전기요금이 저렴한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도 했다. 최근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외국계 데이터센터가 저렴한 전기요금을 향유하기 위해 국내에 건설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외국 투자유치로 볼 수 있으나 국내 부가가치 창출효과나 고용효과는 매우 미미하다. 우리가 발전소 건설에 따른 갈등을 겪고, 미세먼지를 배출하며 생산한 전기를 왜 이런 외국계 기업에 저렴하게 공급해야 하는가. 탈원전 논의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일 중 하나가 온실가스 감축이다. 원전 감축의 대안으로 천연가스 발전 증대를 이야기하는데, 원전과는 달리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신재생 에너지 발전도 간헐성 때문에 백업 전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할 때 전력 수요관리는 가장 경제적이고 안전하며 환경친화적인 전원이 될 수 있다. 전력 수요관리의 첫걸음은 합리적인 가격 책정에서 시작된다. 전력 생산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조세 등을 통해 적절히 전기요금에 반영하고, 시장 기능을 활용한 수요관리 확대, 에너지 공급자 효율향상 의무화제도 등 새로운 수요관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 ‘돈 될 만한’ 분양형 호텔 잘 고르는 노하우는?

    ‘돈 될 만한’ 분양형 호텔 잘 고르는 노하우는?

    중국 관광객 급증과 저금리 시대가 맞물리면서 최근 5년 사이 분양형 호텔이 급증한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옥석가리기’가 한창이다. 유명 관광지마다 분양형 호텔이 경쟁하듯 들어섰지만 올 들어 중국 관광객들 감소로 수익률이 약속했던 것에 못 미치는 경우가 있어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일부 지역에서는 분양형 호텔의 공급과잉 문제가 지적될 정도인데, 앞으로 투자 시에는 물량과 수익률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며 “호텔은 분양 후 관리가 특별히 중요한 만큼 전문 운영사가 노하우가 있는 곳인지도 점검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분양형 호텔에서도 안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사업지가 관심을 받고 있다. 저금리 시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희소성이 있고 잘 입지가 우수한 곳을 노리기 때문이다. 이 같은 투자 분위기 속에서 경북 포항에 위치하는 ‘라마다 프라자 포항 호텔’이 화제다. 포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분양형 호텔이라는 점과 호텔 성공신화로 일컬어지는 ‘제주 코업시티 성산’ 호텔의 위탁사 겸 수탁관리사인 ㈜썬라이즈에서 호텔 운영을 맡는다. ‘라마다 프라자 포항 호텔’은 지하 4층, 지상 20층으로 총 360실(전용 24~29㎡) 규모로 바다 조망이 가능한 객실을 보유하며 우수한 부대시설도 갖춰 투자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곳이다. 특히 객실 운용수익과 부대시설 운영수익을 모두 투자자들에게 지급하기 때문에 수익률을 더 높여준다. 호텔 주요 시설로는 실내수영장, 로비라운지, 스카이라운지, 피트니스클럽, 연회장, 루프탑 스카이 가든 등 자리해 지역민들의 이용도 기대할 수 있고 호텔 본연의 역할로 관광과 비즈니스 수요도 동시에 노릴 수 있다. 포항은 국내 최대규모의 국제불빛축제, 해맞이 축제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많은 동해안 유명 관광지로 한 해 동안 150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핵심 관광명소이다. 동시에 국내 철강산업의 메카로 각종 산업시설과 연구기관이 몰려 있는 지역이다. 분양형 호텔로 지역 내 첫 등장인 이 곳은 선점효과도 노려볼 수 있다. 제주(인구 65만명)에 분양형 호텔이 55개 정도, 강릉(인구 21만명)에도 3곳이 공급된 것과 비교하면 희소가치 면에서는 크다. 제주와 강릉은 대부분 관광객이 숙박에 집중되지만 포항은 비즈니스 장기 투숙객도 많을 것으로 풀이된다. 호텔의 홍보관은 포항시 북구 신덕로와 서울은 강남구 영동대로다. 담당 지정제로 운영되어 예약은 필수다. 호텔은 오는 2020년 상반기 개관할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현대차의 굴욕, 시총 3위도 포스코 맹추격에 빼앗길라

    올해 들어 코스피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빼앗긴 현대차가 3위 자리까지 내줄 위기에 처했다. 현대차가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동안 4위 포스코는 연간 최대 실적 전망 등을 앞세워 맹추격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현대차(31조 9401억원)와 포스코(29조 332억원)의 시총 차이는 2조 9069억원에 그쳤다. 지난 8일에는 이 차이가 2조 2940억원까지 줄었다. 연초에는 10조원에 달하던 두 회사의 시총 격차가 포스코의 급성장으로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해 말 14만 6000원에서 이날 종가 14만 5000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현대차는 주가가 좀처럼 상승하지 못하면서 지난 6월 SK하이닉스에 시총 2위 자리를 내줬다. 반면 포스코 주가는 33만 3000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9.3% 급등했다. 덕분에 포스코의 시총 순위는 지난해 말 10위에서 현재 4위로 급상승했다. 두 기업의 실적 전망을 보면 시총 순위가 조만간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철강 시장은 중국의 과잉 공급 추세가 꺾이면서 호황 국면에 있다. 증권사들은 포스코의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비철강 분야의 수익이 본격적으로 창출되면 올해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늘어 6년 만에 최대 규모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달리 현대차는 중국, 미국 등 큰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7%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48.2% 감소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