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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제친 韓 강관에 보복?… 업계 “70% 관세는 수출 금지령”

    美 제친 韓 강관에 보복?… 업계 “70% 관세는 수출 금지령”

    세계 ‘유정용’ 시장서 양국 선두 다툼 韓철강 美점유율 3위… 강관 절반 넘어 작년 관세 46%에 추가로 25% 부담 철강주 이어 현대차 등 관련주도 폭락 “일괄 적용해 한국 경쟁력 우위” 지적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국내 철강업계는 “최악은 피했지만 대미(對美)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5% 관세’는 철강업계가 이미 내는 관세에 추가로 부과된다. 특히 최대 70% 관세를 물게 된 넥스틸과 세아제강 등 강관업체들은 “사실상 수출 금지령”이라며 울상이다. 올해 초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이어 철강까지 ‘연타’를 맞으면서 국내 수출업계 전반이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한 대형 철강사 관계자는 2일 “추가 관세는 업계의 경쟁력 약화와 이익률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해외 현지법인 소재 공급뿐 아니라 미국 현지의 수급 부족, 제품가격 상승 등 자동차 및 가전까지 현지 철강 수요산업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추가 관세 타격은 중견 강관업체가 가장 심하다. 예컨대 미국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연례재심 예비판정에서 유정용 강관(OCTG)에 최대 46.37%의 관세를 부과했는데 여기에 25%가 추가되면 약 70%의 관세를 내야 한다. 넥스틸, 휴스틸, 세아제강 등이 대표적인 ‘직격탄’ 대상이다. 이미 다른 지역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한 포스코, 현대제철 등 대기업과 달리 이들 강관업체는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아서다. 넥스틸은 수출의 90%가 미국으로 가는 물량이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전체 수출 약 70만t에서 대미 수출 물량이 약 50만t이다. 원유와 셰일가스 채취에 사용하는 유정용 강관(OCTG)이나 송유관 등의 수요가 대부분 미국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관세에 대한 세부 이행 계획을 아직 공개하지 않은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산 철강은 미국 수입시장에서 점유율 3위(9.9%)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산 대미 수출 철강제품 중에서는 강관이 절반을 넘는다. 총 600여 종류에 이르는 미국의 각종 수입철강시장에서 한국산이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품목은 총 20개(2016년)다. 중국 156개, 캐나다 131개, 독일 57개, 멕시코 48개, 일본 37개 등이다. 특히 유정용 강관은 한국의 전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43.4%로 종전의 이 품목 수출 1위였던 미국(32.9%)을 따돌리며 미국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라 25% 관세 부과 이후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의 수입 철강 추가 관세 소식에 국내 증시도 하루 종일 출렁였다. 장중 한때 2400선이 무너졌던 코스피는 오후 들어 하락폭을 줄이면서 전날보다 25.20포인트(-1.04%) 내린 2402.16에 장을 마쳤다. ‘철강주’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포스코가 1만 3000원(-3.6%) 하락한 34만 8500원으로 마감했고, 세아제강(-1.84%), 휴스틸(-2.54%), 현대제철(-2.99%), 고려제강(-2.65%) 등 다른 철강주도 줄줄이 떨어졌다. 간접 피해가 예상되는 현대차(-3.41%)와 기아차(-2.47%), 만도(-6.02%) 등 자동차 관련주도 부진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악은 피한 만큼 주가 하락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이미 높은 수준이고 모든 국가에 일괄적으로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경쟁력 우위를 지킬 수 있다”면서 “미국 철강제품 가격이 오르면 결국 글로벌 제조업체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전 세계 철강 가격이 상승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트럼프發 관세 폭탄… ‘무역전쟁’ 시작됐다

    트럼프發 관세 폭탄… ‘무역전쟁’ 시작됐다

    각국 반발에 트럼프 “무역전쟁은 좋다” 한국 대미 철강 수출 타격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우리로서는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에 대해서만 53%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려 했던 것보다는 낫지만, 대미 철강 수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 철강 대미 수출 3위국으로, 지난해 354만t(약 3조 6000억원)을 수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철강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외국업체들이) 우리 공장과 일자리를 파괴하고 있다”면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이를 규제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에는 25%, 알루미늄에는 10%를 부과할 것”이라면서 “상당히 긴 기간, 무제한적 기간(unlimited period)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 1월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패널에 대해 발동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와 관련해 “그 덕분에 미국에 가전 공장이 건설되고 있고, 폐업했던 태양광 공장도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으로서는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 상무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한 3개안 중에는 한국 등 12개국에 최소 53%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었다. ‘53% 관세안’이 선택됐다면, 한국 등 12개국은 대미 철강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일부 국가에 대해서만 강하게 제재할 경우 우회수출 등으로 자국 철강 산업이 또다시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일괄 25% 관세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에 관련국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은 “우리 기업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면서 “필요한 조치를 통해 합법적인 권리를 수호하겠다”고 맞섰다. 또 캐나다와 유럽연합(EU) 등도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호하면서도 상응하는 대응을 하겠다”고 강력한 맞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 나라(미국)가 거의 모든 나라와의 무역 거래에서 수십억 달러를 잃고 있다면, 무역전쟁은 좋으며 이기기도 쉽다(trade wars are good and easy to win)”고 써 후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다음주 이런 내용의 행정명령에 공식적으로 서명할 방침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트럼프, 수입산 철강에 25% 관세 부과 결정…다음주 공식 서명

    트럼프, 수입산 철강에 25% 관세 부과 결정…다음주 공식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산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주 이 같은 내용의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자국 철강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간담회에서 “(외국 업체들이) 우리 공장과 일자리를 파괴했다”면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이를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또 수입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10%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율의 관세가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며 참석한 CEO들에게 철강산업의 부흥 노력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심하게 학대당했는지 모른다. 우리는 모든 것을 다시 일으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 철강 관세부과 방침과 관련, 모든 수출국에 일률적으로 25%를 부과할지, 아니면 일부 국가를 제외할지에 대해선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워싱턴 통상가에서는 미국 노동자 고용이 많은 캐나다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철강 규제안이 최종 확정되면 한국으로서는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미 상무부는 당초 한국을 최소 53% 이상의 ‘관세 폭탄’ 부과 대상 12개국에 포함하는 방안도 3가지 옵션 중 하나로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기 때문이다. 한국은 캐나다, 브라질에 이어 미국에 대해 3위 철강 수출국이며, 지난해 수출 물량은 365만t이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조 3교대·탄력근로제…‘주 52시간 황금률’ 찾아라

    5조 3교대·탄력근로제…‘주 52시간 황금률’ 찾아라

    업종·회사 규모따라 깊은 한숨 중견기업, 인원 등 뒷감당 부담 건설·빙과업계 계절 변수 많아 금융권은 ‘특례업종‘ 제외 실망‘직원 근무시간의 황금률을 찾아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지난 27일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안’을 통과시킨 이후 각 기업 인사와 노무팀에 내려진 특명이다. 직원들의 평균 근무시간을 최대한 줄여 위법 가능성을 원천봉쇄하면서도 생산성은 높이고, 인건비 부담은 최대한 줄이는 ‘삼차함수’를 찾으라는 게 회사가 낸 숙제다. 회사마다 태스크포스(TF) 등 전담조직을 만들고 있지만 여기저기서 답을 찾기가 어렵다는 아우성도 나온다.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민의 무게는 기업의 업종과 회사 규모에 따라 확연히 갈린다. 정유, 화학, 철강, 시멘트 등 장치산업계 중에서도 이른바 대기업은 “큰 문제는 없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같은 업종에서도 중견기업들은 한숨 소리가 깊다. 장치산업의 특성상 365일 24시간 내내 공장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 많은데 무리하게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인원을 고용하면 뒷감당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여유 인원을 두고 ‘4조 3교대’를 유지하는 대기업 등은 주당 52시간 이하 근무가 가능하겠지만 중견기업은 기준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외국계 회사 등을 중심으로 ‘5조 3교대’ 도입이라는 새로운 실험도 고려 중이다. 실제 외국계 기업 A사의 경우 현행 ‘4조 3교대’에서 ‘5조 3교대’로의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법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5조 3교대는 노동자들이 하루씩 오전, 오후, 야간을 차례로 근무한 뒤 이틀을 쉬는 형태다. 북유럽 등에선 일반적인 근무 형태지만 우리나라에선 경찰 중에서도 일부 직군 등에서만 해당 근무체계를 도입하는 중이다. 5조 3교대를 도입하면 근무시간은 확실히 줄지만 반드시 추가 고용이 뒤따라야 한다. 화학회사 한 임원은 “5조 3교대 같은 제도를 도입하려면 느는 휴식 시간과 추가 인력 만큼 월급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는데 동의해 줄 노조가 얼마나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역시 시름이 깊다. 계절 변수가 워낙 많은 건설 현장에서는 탄력적인 근로시간을 적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현장 특성상 여름철 낮시간이 길 때는 근로시간이 길 수밖에 없지만 반대로 겨울철에는 8시간을 겨우 채우기도 바쁘다”면서 “근로시간은 현장 중심으로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건설현장조차 무조건 주당 근로시간을 지키라고 주장하는 건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예를 들어 레미콘 차량이 콘크리트를 부어 놓고 간 상황에서 하루 근로시간이 끝났다고 근로자들이 삽을 놓으면 콘크리트는 굳어버리고 만다. 결국 콘크리트 타설공의 경우 초과 근무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비슷한 목소리는 성수기에 집중적으로 생산이 이뤄지는 빙과업계에서도 나온다.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를 생산하는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현재 생산직군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면서 “추가 생산 인원을 뽑거나 근무 교대 조를 현행 3교대에서 더 다양하게 편성 운영하는 방법,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방법 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서 재계는 ‘평균 주 52시간’ 적용 기간을 현행 3개월 평균에서 1년 평균으로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어 주 평균 52시간을 맞추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확대하 자는 것이다. 또 다른 제과업계 관계자는 “성수기와 비성수기가 뚜렷한 제조업의 경우 분기별 혹은 월별 총 근로시간의 상한선을 두는 식으로 탄력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세부적인 지침을 마련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야근이 잦은 정보기술(IT)과 게임업계도 부산하다. 게임업체인 넥슨은 조직장 재량으로 탄력 근무시간제를 일부 도입했다. 오전 8~10시 사이 출근해 규정 시간 근무 후 오후 5~7시 사이 퇴근하는 식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탄력근로시간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2016년 직원의 돌연사로 문제가 됐던 넷마블은 야근, 주말 근무를 없애고 퇴근 후 메신저 업무지시도 금지했다. 넥슨 관계자는 “출시에 임박해 연일 야근을 해야 하는 부작용은 사라지겠지만 창의성이 중시되는 게임 업계의 특수한 분위기는 어느 정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홈쇼핑업계도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근무시간이 유동적인 방송직이 많아서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방송기술 등 일부 직군은 8시간씩 4일 일하고 이틀 쉬는 방식으로 교대 근무를 해 오고 있지만 휴가자, 휴직자가 발생하면 일시적으로 근무시간이 초과되는 일이 발생한”면서 “추가 고용 혹은 교대 근무 체계 조정 등 여러 가지 방안을 두고 시뮬레이션을 돌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일단 ‘주 52시간 이하 근로’가 보편화돼 있어 문제가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금융업이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것에 대해선 아쉽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또 업무량이 몰리는 점포 또는 야근이나 주말 출근이 잦은 여신 담당자, IT 부서 등 현실적으로 초과근무가 불가피한 경우도 많다는 점에서 향후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서울광장] 개운찮은 경총 회장 교체/안미현 부국장 겸 산업부장

    [서울광장] 개운찮은 경총 회장 교체/안미현 부국장 겸 산업부장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7일 임기 2년의 새 회장에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선임했다. 1970년 한국경총이 출범한 이래 회장 선임이 이렇게 사회의 관심사가 된 적도 없었던 듯싶다. 매스컴을 타 봤자 ‘아무도 회장을 맡지 않으려 해 구인난을 겪고 있다’는 정도였다.그랬던 경총이 최근 일주일 새 재계를 넘어 정치권까지 흔들어 놓았다. 대구경총 회장이자 중소기업 출신인 박상희 미주철강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한다고 했다가 하루 만에 없던 일로 되돌리고 다시 새 회장을 공표한 것이다. 확인된 팩트(fact)는 크게 두 가지다. CJ그룹의 대관 담당 임원이 지인을 대동하고 더불어민주당 H의원을 만났다는 사실이다. H의원은 CJ 임원이 ‘손 회장을 차기 경총 회장으로 밀어 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하고, CJ 측은 “우리가 먼저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반박한다. 누가 먼저 제안했든 손 회장은 회장직을 마다하지 않았다. 물론 손 회장이나 CJ그룹은 억울할 수 있다. ‘판’을 짜놓은 정권의 요청을 거부하기 힘들었다면 말이다. 하지만 전(前) 정권에서 최순실에게 찍혀 그룹 오너 일가가 망명 아닌 망명을 떠나야 했던 수모를 겪은 게 CJ그룹이다.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그 “떠나라”는 지시를 대리 전달받았던 사람도 다름 아닌 손 회장이다. 바뀐 정권에서 보란 듯이 설욕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오십보백보인 구태 재연에 또다시 등장한 CJ의 존재에 뒷맛이 영 씁쓸하다. 또 한 가지 사실은 경총 상임부회장에 일찌감치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이 거론됐다는 점이다. 최 전 원장은 한 달쯤 전에 김영배 당시 경총 상임부회장을 찾아가 “14년이나 (부회장을) 했으니 물러나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한다. 최 전 원장이 스스로 경총행(行)을 원했는지 아니면 “당신이 가서 경총을 좀 평정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는 정권 일각의 요청을 받아들인 건지는 알 수 없다. 이 두 가지 사실에 기반해 ‘경총 회장 파동’의 전말을 추론해 보면 이렇다. ‘손경식(회장)-최영기(부회장) 카드’를 희망하는 진영과 ‘박상희-김영배 카드’를 희망하는 진영이 서로 은밀히 경총 접수 모의를 꾸민다. 그리고 지난 19일 회장단 모임 때 각자의 패를 꺼내 보인다. 충돌한 두 진영은 대놓고 싸우면 시끄러워질 수 있으니 “다음에 다시 논의하자”며 헤어진다. 그런데 ‘박-김 진영’에서 마치 차기 회장이 내정된 것처럼 언론에 흘린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손-최 진영’은 우군을 총동원해 쿠데타 진압에 나선다. 결과는 성공. 경총이 누구를 회장으로 뽑든, 누구를 부회장으로 뽑든 그것은 경총 회원사가 알아서 할 일이다. 정권에 찍힌 게 부담스러워 친정부 혹은 친노동계 인사를 앉힌다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그 또한 경총의 선택이다. 그런데 이건 정치판이 따로 없다. 혹자는 “뭘 새삼스럽게…”라고 냉소한다. 하지만 그렇게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산입 범위 조정 등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민감한 현안이 너무 산적해 있다. 이날만 해도 국회 상임위는 법정 근로시간을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데 합의했다. 본회의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올 7월 1단계 시행이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장 근로시간 국가’라는 오명을 떼고 ‘저녁 있는 삶’으로 연착륙할 수 있다. 경총은 사용자 집단을 대변하는 단체다. 산업계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있는 힘껏 목소리를 내야 한다. 마주 앉은 노총은 월급봉투로 유탄이 튀지 않도록 있는 힘껏 맞설 것이다. 치열하게 맞붙고 싸우는 과정에서 건설적인 타협과 절충이 요구되는 것이지 경총이 노총화, 노총이 경총화될 필요는 없다. 아니 그래서도 안 된다. 각각의 존재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경총은 이번 파동의 책임을 물어 사무국을 징계할 모양이다. 공식 발표까지 기다리지 못한 언론의 조급증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지만 차기 회장 내정과 인터뷰 기사가 온라인에 도배를 하는 동안 수수방관한 회장단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 hyun@seoul.co.kr
  • 손경식 신임 경총회장 “中企·재계와 소통… 노사 상생에 기여”

    손경식 신임 경총회장 “中企·재계와 소통… 노사 상생에 기여”

    2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한 경제계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중차대한 역할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인도 출장 중인 손 회장은 CJ를 통해 ‘취임 소감’을 전했다. 경총은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신임 회장 선임을 위한 전형위원회를 열어 차기 7대 회장으로 손 회장을 추대했다. 손 회장이 국제전화로 회장직 수락 의사를 밝히면서 이날부터 바로 임기(2년)가 시작됐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지낸 손 회장은 “그동안 기업 현장과 경제단체를 거치며 쌓은 경험을 토대로 상생의 노사 관계 및 경제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면서 “특히 중소기업을 포함한 재계와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경영계 목소리를 충실히 대변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총 일각에서 중소기업인 출신인 박상희 미주철강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려 했던 움직임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에는 한진현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선임됐다. 한 상근부회장은 행정고시 25회 출신으로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 대표이사 사장도 지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트럼프 “美 철강 산업 살리기 위해 관세 부과하겠다”

    트럼프 “美 철강 산업 살리기 위해 관세 부과하겠다”

    수입량 많은 캐나다 제재 불똥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주지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 공장들이 문을 닫고 있거나 이미 폐쇄됐다. 우리나라의 철강, 알루미늄 산업을 다시 살리고 싶다”면서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면 부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치러야 할 대가가 좀더 생길지 모르지만, 우리는 일자리를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의 반발이 있더라도 자국 철강 산업을 살리기 위해 수입산 철강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지난달 상무부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수입제한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한국 등 12개 특정 국가의 수입산 철강에 53% 초고율 관세 적용 ▲모든 수입산 제품에 24% 일률적인 관세 부과 ▲수입쿼터제 등 3가지 안을 담은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부 보고서 후 90일 이내에 어떤 조치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철강은 4월 11일까지, 알루미늄은 4월 19일까지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수입산 철강의 관세 부과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인터넷매체인 악시오스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 보고서 작업을 진두지휘한 윌버 로스 상무장관에게 ‘끔찍한 일을 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특히 매티스 장관은 “국방부는 보고서에 명시된 제안들이 주요 동맹국들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다”며 보고서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그 주체를 ‘중국’으로 특정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고율 관세’를 기반으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제재 불똥이 중국보다는 미국의 최고 동맹국 캐나다로 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무역 제재를 통해 세계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산 저가 철강을 정조준했지만 정작 미국이 가장 많은 양의 철강과 알루미늄을 수입하는 나라가 캐나다이기 때문이다. 2016년 기준 미 알루미늄 수입량의 절반 이상이 캐나다산인 데다 미 철강 수입량도 캐나다산이 지난해 기준 17%로 가장 많다. 그다음은 유럽연합(EU)과 브라질, 한국, 멕시코, 터키의 순이고, 중국은 11위로 철강수입 상위 10개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캐슬린 윈 캐나다 온타리오 주지사는 미국의 적개심과 무역 긴장이 캐나다인을 놀라게 했다면서 “우리가 친한 친구인 미국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상황은 예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폴란드 등 EU, 北 노동자 24개월 안에 모두 송환

     폴란드 등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를 오는 2020년 1월까지 북한으로 돌려보내 외화벌이를 차단하기로 했다. 또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 EU 역내로 들어오면 억류하거나 동결한다.  EU는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지난해 12월 22일 채택한 대북결의 2397호를 EU법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최근까지 마치고 이를 전날 열린 EU 외교이사회에 보고해 채택했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결의 2397호는 정유제품의 대북수출 연간 20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제한 북한 식품· 농산품·기계류·전자기기·토석류·목재류·선박 등의 수입금지 산업기계·운송장비, 철강 등 각종 금속류의 대북 수출금지 유엔 제재위반 의심 선박에 대한 해상제한조치 강화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의 24개월 이내 송환 등을 포함한다.  특히 폴란드 등 일부 EU 회원국에는 북한 노동자 수백 명이 체류하고 있으며, 이들이 북한으로 송금하는 외화가 핵·탄도미사일 개발 비용으로 상당 부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북한 노동자 송환조치는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U 그동안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폐기하도록 하고자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결의를 EU법으로 전환해 적용해 왔다. 이외에도 독자적 대북 제재안을 발표해 실행하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왔다.  EU는 앞서 지난 1월 8일과 22일에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에서 제재대상에 포함했던 북한인과 북한 단체를 EU의 제재대상에 추가했다. 현재 EU는 유엔이 지정한 북한 개인 79명·단체 54개, EU가 별도로 지정한 북한 개인 55명·단체 9개를 제재하고 있다. EU와 북한 간 직접 교역은 지난 2006년 2억 8000만 유로에서 2016년 2700만 유로로 줄어들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GM사태ㆍ일자리ㆍ통상압박’… 고민 깊은 김동연號

    ‘GM사태ㆍ일자리ㆍ통상압박’… 고민 깊은 김동연號

    김동연 경제팀 앞에 놓인 한국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면서 1만여 명의 노동자가 실직할 위기에 처했고, 지난해 청년 실업률이 9.9%로 2010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청년 일자리 한파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통상압박’까지 겹쳤다. 정부로서는 ‘3각 파고’를 돌파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6일 “한국GM과의 협상 전략을 세우기 위해 GM이 해외 정부들과 협상했던 사례들을 연구하고 있다”면서 “GM의 지분 가운데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의 지분이 17%에 불과한 상태에서 정부가 GM과의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GM이 장기적인 경영 정상화 방안을 가져오도록 계속 압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GM 측이 최근 정치권과 정부 각 부처에 구두로 전달한 요구사항을 정리해 장기 경영정상화 방안을 공식 문서로 제출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내용 있는 문서를 전달받을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한국GM에 대한 실사가 이르면 이번 주 중에 시작될 예정이지만, 실사가 끝나길 기다릴 수는 없다”면서 협상 과정에서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불거진 GM 구조조정 주무부처 논란도 경제 컨트롤타워인 기재부가 산업통상자원부에 책임과 역할을 떠넘긴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산업부가 GM 구조조정 주무부처라고 발표했지만, 구조조정 컨트롤타워 역할은 기재부가 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부총리가 언급한 ‘일자리 추경(추가경정예산)’에 대해서도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일자리 추경을 실시한 뒤 효과를 제대로 따져보기도 전에 또다시 추경 편성을 언급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하지만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특단의 대책”을 위해서는 추경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수가 많은 상황에서 추경을 안 할 수가 없다”면서 “이런 식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진 않지만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통상압박’도 유례없이 거센 상황이지만, 정부는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산업부 통상교섭본부 실장급 조직을 50명가량 증원하는 방안을 뒤늦게 추진 중이어서 전형적인 ‘뒷북행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부터 통상교섭본부 내에 신통상질서전략실을 신설하는 내용의 직제개편안을 추진했지만 기재부의 반대로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 태양광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와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강도 높은 수입규제안을 발표하면서 기류가 바뀐 것이다. 이에 대해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협상 이후 정부가 관련 예산을 책정하지 않고 기구도 빠져버렸는데 시장관리를 평소에 안 하다가 사건이 터지면 수습하려고 하니까 성과가 날 수 없다”면서 “비용이 들더라도 현지에서 ‘아웃리치’(외부접촉)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中, 초미세먼지 매년 33% 뚝… ‘스모그와의 전쟁’ 승기 잡았다

    [글로벌 인사이트] 中, 초미세먼지 매년 33% 뚝… ‘스모그와의 전쟁’ 승기 잡았다

    중국이 5년간 벌인 스모그와의 전쟁에서 1차 고지를 점령했다. 베이징시 환경보호국은 지난 1월 베이징의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평균 ㎥당 34㎍을 기록해 처음으로 국제 기준을 만족했다고 밝혔다. 2012년 만들어진 국제 기준은 초미세먼지 농도 35㎍ 이하다. 1월 한 달 베이징의 공기 지수도 31일 가운데 25일이 ‘좋음’ 또는 ‘아주 좋음’을 기록했다고 환경보호국은 소개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베이징 공기 지수가 ‘좋음’이었던 날은 226일로 2013년보다 50일 더 많았다. 공기 지수가 ‘심각’했던 일수는 58일에서 35일로 떨어졌다. ●공기 지수 ‘심각’ 일수 58→35일로 국제 환경보호단체인 그린피스는 베이징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매년 평균 33.1%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16만명에 이르는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사망 숫자가 줄어들었다. 황웨이 그린피스 동아시아 기후에너지 운동가는 “중국 정부의 대기 오염 행동 계획은 공기오염과 건강문제를 획기적으로 감축했다”고 말했다.2013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74개 도시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년 33% 떨어졌는데 2014년에서 2015년 사이에 가장 획기적인 미세먼지 감소율을 기록했다. 석탄 소비와 석탄 사용 공장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제한하는 기준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는 석탄, 시멘트, 철강 등에 대해 재도약을 추진한 경제 정책 탓에 대기 오염 개선 속도가 현저히 감소했다. 5년 전인 2013년 9월 중국의 최고 행정기관인 국무원은 ‘대기 오염 방지 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모두 35개 항목으로 이뤄진 이 계획은 기업, 지방정부, 경제구조를 모두 아우르는 광범위한 대기 청정화 계획으로 도심 식당의 고효율 공기청정기 설치를 강제할 정도로 꼼꼼했다. 가정에서는 환풍기 사용을 의무화하고, 자동차 보유 대수 통제, 자전거 보급 확대 등을 의무화했다. 석탄 사용량을 통제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강제했다. 공기질이 최악인 10개 도시와 최고 10개 도시의 명단을 발표하도록 해 각 지방정부가 공기 질 개선 경쟁을 벌이도록 했다. 중국 각 성(省)과 시는 현지 주요 언론에 공기질 측정 정보를 실시간으로 배포했다. 중점 지역의 미세먼지 개선 지표를 경제 사회 발전의 지수로 삼아 공기질 개선을 중국 정부의 핵심 목표로 삼은 것이다. 각 지방 공산당 지도부의 종합 심사 평가에 공기질 개선이 중요 근거가 됐음은 물론이다. 업무 태만 등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대응 효과가 미흡하고 단속과 감시, 자료 처리와 연간 목표 임무 완수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지역과 기업에 대해서는 엄격한 책임을 물었다.●지방정부 간 공기질 개선 경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기후 변화의 지도자를 자처하면서 스모그 전쟁의 든든한 후원자로 나섰다. 시 주석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자 “중국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국제 협력의 운전자석에 앉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찮다. 푸른 하늘의 무법자로 여겨진 석탄 산지에는 스모그와의 전쟁으로 인한 상흔이 곳곳에 남아 있다. 중국 최대의 석탄 산지인 산시성에서는 석탄을 때거나 팔면 체포되기도 한다. 지난해는 산시성 성도인 타이위안에서 27개의 탄광이 문을 닫았다. 천연가스 보일러가 설치되기도 전에 석탄 보일러를 제거해서 수많은 주민 이 추위에 떨어야만 했다. 천연가스는 석탄보다 유지 비용도 훨씬 비싸다. 중국에서 낙후 지역 가운데 하나인 산시성 한 달 평균 월급은 650달러에 불과하지만, 가스 보일러로 바꾼 뒤에는 난방비만 한 달에 400달러가 든다. 올해는 지방정부에서 보일러 교체비용과 난방비를 보조해 주지만 만약 정부 보조가 끊기면 가스 보일러를 사용할 수 있는 주민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허베이성 바오딩시 취양현에서는 석탄을 때지 못해 난방이 없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받았다.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매년 11월 15일부터 다음해 3월 15일까지 중앙난방을 하지만, 보일러 교체 공사가 채 끝나지 않아 아이들은 추운 교실을 피해 운동장에서 햇볕을 쬐면서 수업을 들었다. 교사는 학생들과 같이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며 몸을 데웠다. 난방이 이뤄지지 않아 최저 기온이 계속 0도 아래로 떨어진 취양현의 많은 어린이가 동상을 입었다. 이런 아이들의 사진이 돌면서 “어린아이들은 차가운 바닥에서 숙제하는데 관리들은 따뜻한 사무실에서 일한다”, “장관의 아들딸이 이 학교로 전학하라”, “전체 공무원은 학교 난방이 될 때까지 실외에서 근무하라”는 등 비난 댓글이 폭주했다. 우리나라 감사원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취양현 기율검사위원회는 이 사건 조사와 책임 규명 작업을 벌였고, 취양현 교육국은 보일러 교체 공사를 빨리하겠다고 밝혔다. ●“집에서도 패딩 입고 살아요” 베이징 퉁저우구에 사는 주민들은 중앙난방 기간에도 실내온도가 겨우 10도밖에 되지 않아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최근 인민망이 보도했다. 대부분의 베이징 주택은 개별 보일러가 없고 정부가 정한 기간에만 중앙난방이 이뤄진다. 온돌이 아닌 라디에이터로 난방이 되는데 특히 오후 10시 이후에는 실내 온도가 떨어져서 집안이 얼음골이 된다고 주민들은 불평했다. 낮에도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어야만 그나마 집에서 버틸 수 있는 지경이다. 이런 부작용에도 중국 정부가 석탄 사용 감축 정책을 후퇴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현재 중국에서 가정용 또는 상업적인 용도로 석탄을 사용하는 비율은 6%에 지나지 않는다. 이 비율도 주로 화력발전소에서 사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정의 석탄 사용을 줄이는 것이 전체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효과는 거의 없는 셈이다. 지난해 전국적인 천연가스 사용량은 16%나 증가했다. 베이징시는 대기 오염 정책의 주안점을 석탄에서 자동차 배기가스 단속으로 옮겨 가는 추세다. 베이징시 환경보호국 측은 최근 “아황산가스 농도는 2012년 ㎥당 28g에서 지난해 8g으로 떨어졌다”며 “지난 5년간 석탄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최대 목표였다면 앞으로는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오염 배출 공장은 1만 1000곳이 폐쇄됐다. 중국의 수도는 올해 새로운 3년짜리 대기 오염 방지 행동 계획을 발표했는데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더 밀접한 내용이다. 베이징의 6환(環) 순환도로 내에서만 금지됐던 배기가스 과다 배출 차량 통행이 베이징시 전체로 확산된다. ●작년부터 설 폭죽놀이도 금지 심지어 중국 설의 상징과도 같았던 폭죽놀이도 스모그 때문에 지난해부터 금지됐다. 지난해 베이징시에서는 폭죽놀이 때문에 4시간 만에 초미세먼지 농도가 75에서 647로 치솟았다고 환경보호부는 설명했다. 폭죽이 절정에 이르는 설 전날인 지난 15일 베이징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을 기록해 전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3만 2000명의 경찰과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단속에 나선 결과다. 세계 최초로 화약을 발명한 중국인들에게 설날 폭죽놀이는 잡귀를 쫓아내는 특별한 의식이다. 중국 도심 반경 10㎞ 이내인 5환 순환도로 내에서는 폭죽이 금지되는 바람에 올해 설에는 화려한 불꽃을 목격하는 것이 어려웠다. 시 주석의 반부패 강경책으로 예산 사용이 줄어 직원들에게 폭죽을 나눠 주는 풍습이 거의 사라진 것도 깨끗하고 조용한 설을 만드는 데 한몫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美 한국산 철강 관세 “일괄” “선별” 양론

    “트럼프, 모든 국가 24% 부과” 국방부선 “동맹국 선별관세 필요” 한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규제 방향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미국 현지에서 엇갈린 신호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 산업 보호’에, 미국 국방부는 ‘동맹 체제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어서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25일 상무부가 발표한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상무부의 제안 가운데 가장 가혹한 선택지를 원한다. 세계 각국에 똑같이 24% 관세를 부과하고 싶다’는 뜻을 지인들에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일괄 관세’(모든 국가에 24% 관세 부과), ‘선별 관세’(한국·중국 등 12개국에 53% 관세 부과), 일괄 쿼터(모든 국가의 철강 수출을 지난해의 63%로 제한) 등 3가지 권고안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대로라면 우리가 최악의 시나리오로 간주하는 선별 관세를 피해 갈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우리 정부와 철강업계는 선별 관세가 이뤄지면 사실상 대미 철강 수출길이 막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만 미국 국방부는 상무부에 보낸 서한을 통해 “보고서 권고안이 우리 핵심 동맹들에 가져올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계속 우려한다”면서 “권고안 중 글로벌 쿼터(할당)나 글로벌 관세보다는 (12개국에 대한) 선별 관세가 더 바람직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선별 관세가 최선책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셈이다. 국방부는 또 “이런 조치가 중국의 생산 과잉을 바로잡고 기존 반덤핑 관세를 우회하려는 중국의 시도를 막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지 미국과의 양자 관계에 맞춘 게 아니라는 점을 핵심 동맹국들에 강조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면서 “교역 파트너들이 중국산 철강 환적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협력할 인센티브가 생기도록 선별 관세를 다듬을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 상무부와 국방부의 입장은 권고안일 뿐 최종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 몫”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을 수도, 더 강력한 카드를 꺼낼 수도 있는 만큼 최악의 상황을 감안해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경총 새 회장 선임 과정 ‘보이지 않는 손’ 개입했나

    전형위 “27일 회장 선임 마무리할 것” 차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선임을 둘러싼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여권의 핵심 국회의원이 차기 경총 회장과 상임 부회장 선임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내분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경총은 이르면 27일 전형위원회를 열고 회장 선임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23일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H 의원이 주요 그룹 관계자들을 만나 임기 만료된 박병원 경총 회장의 후임으로 재계 원로인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선임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H 의원은 경총 상임 부회장에는 최영기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임 부회장은 노동계와의 협상 등 경총 실무를 책임지는 자리다. 그동안 경총은 14년간 ‘장수’한 김영배 상임 부회장이 문재인 정부를 향해 “세금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임시방편”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정권과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김 부회장은 전날 경총 정기총회에서 물러났다. 일각에서는 김 부회장이 같은 TK(대구·경북)이자 중소기업인(미주철강 회장) 출신인 박상희 대구경총 회장을 차기 경총 회장으로 추대함으로써 연임을 시도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박 회장이 ‘내정자’ 신분으로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김 부회장을 연임시킬 생각”이라고 말한 게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탰다. 그러자 H 의원 측이 부랴부랴 움직이며 ‘박상희 경총 회장 내정’을 없던 일로 되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눈엣가시였던 김 부회장을 아웃시키고 그 자리에 (친노동계인) 최 전 원장을 앉히려 했으며 (정권과 연결고리가 깊은) H 의원이 총대를 멘 것이라는 주장이 나돈다”고 전했다. H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친노친문계 인사다. 초선이기는 하지만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중책을 맡았고 지금도 청와대와 통하는 핵심 의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H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아는 지인이 CJ측 임원을 소개해 주며 서로 잘 도우면 좋겠다고 하길래 ‘알았다’고 대답한 것 뿐”이라면서 “경총 회장 선임에 개입한 적도 없고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전했다. 박복규 전형위원장은 “정치권 개입은 들어본 적 없다”면서 “오래 끌수록 잡음만 커질 수 있는 만큼 27일 회장 선임을 매듭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경총, 박상희 회장 추대 하루 만에 “NO” 왜

    경총, 박상희 회장 추대 하루 만에 “NO” 왜

    확정 전 언론 인터뷰에도 불만 朴 “전형위원 대기업 중심” 항의 이르면 이달 내 朴 포함 재논의 박병원 회장ㆍ김영배 부회장 사임 사상 초유 지도부 공백 사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차기 회장에 중소기업인 출신인 박상희(67) 미주철강 회장을 선임하려던 시도가 일단 무산됐다. 경총은 22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정기총회 및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전형위원회를 열었으나 회장 선임 안건을 의결하지 못하고 해산했다. 이날 박병원 회장과 김영배 부회장은 동반 사임했다. 이로써 경총은 1970년 설립 이래 초유의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도대체 경총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경총은 전날 박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기업 위주의 경영자 입장을 대변해 온 경총으로서는 파격적인 시도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하루도 안 돼 ‘없던 일’로 했다. 물론 ‘박 회장 카드’를 완전히 폐기한 것은 아니다. 경총 측은 “이르면 이달 안에 전형위원회를 다시 열어 박 회장을 포함해 신임 회장 후보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 내정이 하루 만에 틀어진 것은 일부 대기업 회원사들의 반대 때문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총이 너무 대기업 입장만 대변한다”는 눈총을 받아왔다고는 해도 ‘중소기업 출신 경총 회장’은 아니지 않느냐는 의견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재정위원장 출신이자 대구경총 회장인 박 회장이 차기 회장 선임이 공식 확정되기도 전에 전날 언론과 인터뷰를 갖는 등 너무 ‘앞서간’ 것도 일부 회원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후문이다. 박복규 전형위원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 19일 (경총 회장단) 오찬 모임 때 박 회장이 후보군으로 거론된 것은 맞지만 전형위원회 공식 절차를 밟은 상태는 아니었다”면서 “그런데도 어제(21일) 박 회장이 ‘회장 포부’를 밝히는 등 다소 가볍게 처신해 ‘뽑히지도 않았는데 너무 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있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기류를 간파한 박 회장이 뒤늦게 “기자들의 질문에 어쩔 수 없이 대답한 것”이라고 부랴부랴 해명해 왔지만 그렇더라도 ‘공식 확정 단계가 아니니 아직은 답할 수 없다’고 했어야 한다는 말이 오갔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선임 안건이 일단 불발되자 박 회장은 “전형위원 6명 가운데 5명이 대기업이고 중소기업 출신은 1명밖에 없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박 회장은 “19일 오찬 때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추대하자는 의견도 나왔으나 일부가 반대해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후 나를 추대하는 의견이 나와 (회장직을) 받아들였는데 어이 없다”고 반발했다. 전형위 멤버는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김영태 SK 부회장, 박복규 전국택시연합회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 조용이 경기 경총 회장 등 6명이다. 경총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에 일자리 정책 등을 비판하면서 다소 껄끄러운 관계가 됐다. 명예회장으로 추대된 박 회장은 “(차기 회장 선임 등) 다 끝내고 홀가분하게 떠나려 했는데 여의치 않게 됐다”며 여운을 남겼다. 동반 사임한 ‘미스터 쓴소리’ 김영배 부회장은 “세금을 쏟아부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임시방편적 처방에 불과하다”며 현 정부의 공공 일자리 창출 방침을 비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경총 새 회장 ‘中企 출신’ 파격 내정

    경총 새 회장 ‘中企 출신’ 파격 내정

    48년 역사 경총 변신 시도 박용만 대한상의회장 연임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에 박상희(사진ㆍ67) 전 의원이 내정됐다. 경총 설립 48년 만에 처음으로 맞는 중소기업 대표 출신 회장이다. 그동안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함께 주로 대기업 입장을 대변한다는 지적을 받아 온 경총이 변신을 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21일 재계에 따르면 10여명으로 구성된 경총 회장단은 지난 19일 오찬 모임에서 박상희 대구 경총 회장을 차기 7대 회장으로 추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병원 회장이 강력한 연임 고사 의지를 내비친 만큼 회장단이 후임자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 대표 출신인 박 회장이 추천됐고, 박 회장도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철강업체 미주철강의 창업자이자 현 대표이사 회장이다. 1995~2000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장을 지냈고, 2012~2016년 국회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재정위원장도 맡았다. 박 내정자는 “지금까지 노·사·정은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각자 자기주장만 하기에 바빴던 게 사실”이라면서 “예전에 맡았던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사실상 노조위원장과 비슷한 성격이고 국회나 정부 일을 한 경험도 있는 만큼 노사정 입장을 조율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가뜩이나 ‘대기업 홀대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 목소리만 너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절대 아니다. 대기업이 잘돼야 중소기업도 잘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내가 잘 안다”면서 “중소기업에 치우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총 회장단은 22일 신임 회장 선임을 위한 전형위원회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 인선을 확정한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3년 더 회장직을 맡는다. 서울상공회의소는 21일 23대 회장에 박 회장을 만장일치로 재추대했다.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박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직도 연임하게 된다. 공식 선임은 다음달 22일 열리는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이뤄진다. 연임은 한 차례까지 가능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해외 자본 업고 전기차공장 전환…군산 ‘호주식 해법’으로 위기 넘나

    “튜닝 묶은 테스트베드 전환 등 다양한 회생 방안 더 모색해야” 지난해 현대중공업 조선소 가동 중단에 이어 한국GM 공장 폐쇄로 ‘고용 위기’에 빠진 군산이 ‘호주식 해법‘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면서, 고용이 회복되기까지 정부 지원도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한국GM 사태를 둘러싼 협상이 GM의 한국 잔류로 매듭짓게 되더라도, GM 군산공장 철수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기존 공장을 어떻게 살리느냐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미 생산량은 20% 밑으로 떨어졌다. 방한 중인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도 GM 군산공장 매각 의사를 시사했다. 정부도 ‘호주식 해법’을 저울질하고 있다. GM이 호주 사업 철수를 선언하자, 영국 철강회사 리버티하우스가 주축인 GFG얼라이언스가 남호주 엘리자베스 공장을 인수해 전기차공장으로 전환했던 방식이다. 다만 말처럼 새로운 업체를 찾는 일은 간단치 않다. 군산 공장이 부지가 넓고 기존 플랫폼을 활용하려면 쉐보레 전기차처럼 대량 생산하는 방식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공장을 새로 짓는 데만도 1년쯤 걸린다. 재취업까지 실업 기금 등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품절 대란’까지 이어진 쉐보레 볼트 전기차는 연구개발(R&D) 비용도 한국 정부가 실질적으로 5000억원을 부담한 데다, 모터 등 핵심부품은 한국산이지만 GM은 미국에서만 완성차를 생산하려고 한다”면서 “군산공장을 전기차뿐만 아니라 튜닝을 묶은 테스트베드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방향을 열어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GM은 한편 이달 말까지 정부 지원과 한국GM 노동조합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반발해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회사는 구조조정 등 먼저 노조가 양보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임단협 교섭 날짜조차 미정이라 사실상 2월 말 타결은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 측은 “한국GM의 경쟁력 약화는 고금리 대출 등 본사가 초래한 면도 큰 만큼 신차 배정이나 내수시장 확대에 대한 계획안을 내놔야 노조가 양보할 명분이 생기지 않나”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GM 사측은 “노조는 회사가 수천억원씩 적자인 데도 해마다 기본급을 인상하고 1000만원 이상의 성과급까지 챙겨 왔다”면서 “70%를 미국 본토로 수출하는 만큼 공급 차질에 대한 공포감 때문에 그간 끌려다녔지만 회생 기로에 선 만큼 이번엔 노조 측의 대승적 양보가 절실하다”고 반박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다음은 반도체ㆍTVㆍ냉장고?

    미국 트럼프 정부의 통상 보복이 세탁기, 태양광에 이어 철강까지 정조준하면서 한국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와 TV, 냉장고 등 나머지 가전 분야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해 12월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조업체 및 PC 제조사를 상대로 관세법 337조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관세법 337조는 미국 지식재산권을 위반한 해외 제품의 반입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가 특허 소송 결과를 통상 이슈로 끌고 오거나 수입 규제, 과징금을 매기는 등 의외의 방법을 동원할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업체들의 경쟁력이 낮은 TV, 세탁기 분야마저 트럼프 행정부는 막무가내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TV를 만들지 않고 대부분 한국에서 수입하는데 한국이 덤핑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LG전자는 미국 수출 전량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따라 ‘0’ 관세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 NAFTA를 파기하며 보복성 관세를 매기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트럼프 통상압박은 자승자박… 美 적자는 기축통화국 숙명”

    패권국ㆍ흑자 동시 달성 어려워 美 내부서도 ‘부메랑’ 우려 커져 트럼프발(發) 보호무역주의가 한국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모듈에 이어 철강·자동차 등 전방위에 걸쳐 ‘통상 압박’이 가시화되는 형국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촉발시킨 무역분쟁의 배경에는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하지만 미국은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통해 누리는 지위를 포기하지 않는 한 무역적자는 숙명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는 결국 미국의 패권질서만 뒤흔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트럼프의 자승자박’이란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맥스 보커스 전 상원의원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철강 문제를 관세와 같은 보복적 행위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19일(현지시간) 사설에서 “미국 철강 노동자는 14만명이지만 철강을 소비하는 다른 산업 분야 노동자는 이보다 16배 많다”며 트럼프 행정부 정책이 부메랑이 될 가능성을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1일 국제정치경제 분야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줄곧 문제 삼아 온 ‘글로벌 불균형’은 자업자득의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달러가 무역을 통해 전 세계로 흘러가 세계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대신 기축통화국으로서 패권을 유지하는 수단이라는 분석이다. 얼핏 역설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세계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은 바로 미국의 무역적자”인 셈이다. 정승일 ‘새로운 사회를 위한 연구원’ 이사는 “미국은 달러체제를 포기하지 않는 한 보호무역을 하면 안 된다. 그것이 패권국가의 운명”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모순을 표현한 것이 바로 ‘트리핀의 역설’이다. 로버트 트리핀 예일대 교수가 1960년 제기한 이 이론은 기축통화 발행국이 국제수지 적자를 허용하지 않고 국제 유동성 공급을 중단하면 세계 경제는 위축된다는 주장이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리핀이 지적한 모순은 변동환율제로 바뀐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미국으로선 적자를 적절히 유지하면서 산업과 분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트럼프 행정부는 목적의 이익을 위해서 장기적으로 미국이 구축한 세계 질서 자체를 허무는 행동으로 귀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양희 대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축통화국 지위와 무역흑자를 동시에 달성하는 건 불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 정 이사는 “트럼프 행정부로선 세계화로 인해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걸 외면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 역시 “핵심 지지층이 몰려 있는 쇠락한 공업지역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국내정치 필요가 이번 사태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美는 제소, 中과는 소통… 투트랙 통상 전략 왜

    군사 동맹국인 미국과 통상 문제를 별개로 풀어 가겠다는 청와대의 ‘투트랙 전략’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야권은 안보와 경제를 분리할 수 없다는 이른바 원트랙 전략으로의 전환을 촉구하면서 현 정부의 대미 통상 전략에 뭇매를 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대한 대응과 미국의 관세폭탄 대처가 사뭇 달라 이중 잣대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통상 압박에 ‘당당하고 결연한 대응’을 주문하면서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포기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 정부의 투트랙 전략은 분쟁의 원인과 성격, 상황 등이 다른 만큼 해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의 원인을 국내 철강산업 보호에서 찾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세계전략 차원에서 한국을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산업적 이유라는 진단이다. 반면 중국의 사드 보복은 자국의 안보적 차원에서 자행된 것으로 본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사드 보복의 경우 강경 대응보다 중국 정부와의 소통이 더 중요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수위가 높아지면서 중국과의 협력이 절실했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9월 ‘제13차 한·중 통상점검 TF’를 열고 사드 보복 대응책으로 WTO 제소를 적극 검토했다가 바로 다음날 청와대가 “중국을 WTO에 제소하지 않겠다”고 번복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의 경우 우리 투자기업, 관광, 특정 품목에 대한 조치의 행위자나 그 근거를 찾기 어려운 기술적 애로를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상무부 등 행위 주체가 명확해 국제기구에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보복 자체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보복 행위의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 WTO에 제소해도 승산이 없다”고 했고 한 통상 전문가는 “미·중의 통상업무 체계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전략으로 상대하는 것이 멍청한 짓”이라고 지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中美로 넓힌 경제영토…5개국과 아시아 첫 FTA

    中美로 넓힌 경제영토…5개국과 아시아 첫 FTA

    우리나라가 중미 5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우리 기업들의 중미 시장 선점이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니카라과, 파나마 등 중미 5개국과 한·중미 FTA에 정식 서명했다고 밝혔다. 2015년 6월 협상 시작 이후 약 2년 8개월 만이다. FTA는 국회 비준 동의 이후 한·중미 상호 간 국내 절차가 완료되면 발효된다. 산업부는 올 상반기 발효를 목표로 후속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중미 5개국은 전체 품목의 95% 이상에 대해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하기로 약속했다.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철강, 합성수지 등에 더해 화장품과 의약품, 알로에 음료, 섬유 등이 포함돼 중소기업의 수출 증가도 기대된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중미 FTA 발효 시 향후 10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0.02% 증가, 소비자 후생 6억 9000만 달러 개선, 일자리 2534개 창출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자동차와 철강을 중심으로 제조업에서 발효 이후 15년간 5억 8000만 달러의 무역수지가 개선되고 2조 5700억원의 생산이 증가할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농산물을 더 싸게 살 수 있다. 커피와 원당에 붙는 관세는 바로 사라지고 바나나(5년)와 파인애플·망고(7년) 등은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쌀과 고추, 마늘, 양파 등 주요 농산물은 FTA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부는 소고기(16~19년)와 돼지고기(10~16년) 등 민감 품목의 관세 철폐 기간을 길게 잡아 농민 피해를 최소화했다. 서비스 시장은 세계무역기구(WTO)보다 높은 수준으로 개방했고, 체계적인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도입과 투자 기업의 자유로운 송금 보장 등으로 투자자 보호도 강화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단독]트럼프, FTA 개정ㆍ무차별 통상 압박 속 “사드 청구서 흔들며 방위비 분담도 압박”

    [단독]트럼프, FTA 개정ㆍ무차별 통상 압박 속 “사드 청구서 흔들며 방위비 분담도 압박”

    사드 1조대 포대ㆍ20억 운용비 비인적주둔비로 성격 바꿔 포함 새달 초 협상서 파상공세 우려미국이 이르면 새달 초 시작하는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서 1조원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비용과 매년 20억원 규모의 사드 운용비용, B1B ‘랜서’ 전략폭격기 등 전략자산의 한반도 파견비용 등을 한국의 방위비 증액 요구 근거로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 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구와 세탁기·태양광·철강 등 통상 압박과 함께 방위비 증액 요구까지 이어지면서 한·미 관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1일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실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1조원대에 이르는 사드 포대비용과 매년 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사드 운용비용이 주한미군의 ‘비인적주둔비’(NPSC)에 반영된다면 미측 비용 부담 증가에 따른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의 2016년, 2017년 방위비 분담금은 각각 9441억원과 9507억원으로, 미 의회조사국(CRS) 등에 따르면 이 같은 규모는 50% 수준이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의 방위비 분담률이 미국의 비용 증가와 보조를 맞추고 있지 못하다면서 방위비 분담률 증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정부 관계자는 “10차 협상의 핵심은 방위비 분담금에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포함시키느냐 여부”라며 “이에 따라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비용 지원이라는 기존 방위비 분담금의 성격 자체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NPSC의 50%를 방위비 분담금 명목으로 부담해 줄 것을 요구하면서도 상세 구성항목에 대한 한·미 간 합의 없이 자의적으로 분담률을 산정하는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정부는 NPSC 구성항목 및 평가액에 대해 미국과 합의한 바 없고 합의되기도 어려운 점을 감안해 이를 방위비 협상의 기초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에 따라 미국에 NPSC 관련 자료를 공식적으로 요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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