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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라운지] 8년만에 천하장사 복귀한 서른다섯 황규연

    [스포츠 라운지] 8년만에 천하장사 복귀한 서른다섯 황규연

    무릎…왼쪽 무릎이 아팠다. 소리가 불길했다. 넘어지는 순간 둔탁한 파열음이 일었다. 그리고 칼로 도려내는 듯한 아픔.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 수 있겠어? 진짜 설 수 있겠어?” 감독 목소리가 다급했다. “쓰러져도 모래판에서 쓰러지자.” 139.1㎏ 황규연은 다시 몸을 일으켰다. 다친 무릎은 체중을 못 받치고 흔들렸다. 첫 판을 내주고 둘째 판. 일단 버텨야 했다. 상대 이태현은 맹렬하게 들어왔다. 황규연은 밀면 빠지고 당기면 함께 돌았다. 모래 위를 더듬거리는 왼쪽 다리가 위태로웠다. 1분 경과. 주저앉을 듯한 순간 징이 울렸다. 2㎏ 가벼운 황규연의 계체승이었다. 셋째판 통증이 희미해졌다. 경기에 몰입한 황규연은 통증마저 잊었다. “먼저 들어가자.” 탐색전 하는 이태현을 잡채기로 넘겼다. 괴력이었다. 이제 급한 건 이태현이다. 황규연은 기다렸다. 이태현의 왼쪽 잡채기. 눈에 보였다. 오른쪽으로 빠지며 되치기 했다. 축포가 터졌다. 8년 만의 황규연 천하장사 복귀였다. 지난 13일 열린 2009 천하장사대회 결승전 모습이었다. 고통은 경기 직후 바로 찾아왔다. 기쁨에 펄쩍 뛰던 황규연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시상대는 절뚝이며 올라가야 했다. “아프더라고요. 시합할 땐 몰랐는데….” 23일 현대아산병원에서 만난 황규연은 멋쩍어했다. “2년 전 다쳤던 무릎이라 더 불안하더라.”고 했다. 당시엔 십자인대가 끊어졌다. 재활에 1년이 꼬박 걸렸다. 이번엔 연골이 찢어졌다. 넘어질 때 반쯤 찢겼고 시합을 하면서 완전히 두 조각이 됐다. 담당의사는 “말도 못할 고통이었을 거다.”고 했다. 황규연은 지난 17일 접합수술을 했다. 현재 재활훈련 중이다. 그래도 행복하다고 했다. “팬들이 이번에 다시 씨름을 찾아준 게 꿈만 같다.”고도 했다. 그만큼 지난 몇년 동안 힘들었다. 씨름 인기는 급격하게 시들었다. 팬은 떠났고 팀들은 잇따라 해체됐다. “3년 전 소속팀이 해체됐을 땐 피눈물이 났습니다. 몸담을 보금자리를 잃었으니….” 덩치 큰 장사가 말을 못 이었다. 유혹의 손길도 많았다. 이종격투기 전향 제의도 왔다. “돈이 될 테니 한번 해보자, 그러더군요.” 그러나 단박에 거절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배운 게 씨름이니 저라도 씨름판을 지켜야죠.” 황규연은 “씨름이 부활하려면 후배들이 좀더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체중이 많이 나가면 유리하지만 그걸로만 해결하려 하면 다 죽는다.”고 조언했다. 씨름이 단순해지면 팬들이 떠나고 그럼 씨름은 공멸할 수밖에 없다. 황규연은 올해 35세다. 체력의 한계가 올 시점이다. 그는 “어린 후배들과 시합하면 힘이 달리는 걸 절실히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불리하지 않다고 했다. “힘이 줄어든 만큼 경험과 여유가 생겼습니다. 더 유연해지고 강해졌습니다. 황규연의 자랑이다. 그럼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계속할 계획일까. 노장 천하장사는 두 마디로 답했다. “설 힘이 남아 있을 때까지. 관절이 다 닳을 때까지.”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경남문화재단 대표이사 이만기씨

    경남도는 내년 1월 출범예정인 경남문화재단 대표이사에 공모를 거쳐 방송·체육인 이만기(46) 인제대 교수를 내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도는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0일까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접수한 후보자 6명을 대상으로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이 교수를 대표이사로 선정했다. 이 교수는 내년 1월 중순 재단 창립 이사회 때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이 교수는 천하장사 씨름 선수 출신으로 KBS 비타민, MBC 세 바퀴 등에 출연하고 있다. 1991년부터 인제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후진 교육에 힘쓰고 있다.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황규연, 8년만에 천하장사 등극

    ‘노장은 살아 있다.’황규연(34·현대삼호중공업)이 무려 8년만에 씨름판 최고의 자리인 천하장사에 등극했다. 황규연은 13일 경북 경주체육관에서 열린 2009천하장사 씨름 대축제 마지막날 결승전(5전3선승제)에서 올 시즌 모래판으로 돌아온 이태현(33·구미시체육회)과 접전을 펼친 끝에 3-1로 이겨 상금 1억원을 차지했다.2001년 울산에서 천하장사에 처음 올랐던 황규연은 이후 기술보다는 체중을 앞세운 선수들에게 밀려 좀처럼 정상의 자리를 되찾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추석장사대회 백두급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제2의 전성기가 왔음을 알렸다.특히 씨름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동료들이 줄줄이 은퇴하거나 다른 종목으로 눈을 돌렸을 때도 모래판을 지켰던 황규연으로서는 이번 우승이 더욱 큰 기쁨으로 다가왔다. 황규연은 8강전에서 체중이 190㎏이나 나가는 김상중(마산씨름단)을 2-1로, 준결승에서 정원용(29·기장군청)을 2-1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 지난 10월 백두장사 결승전에서 만났던 이태현과 맞붙었다.종합격투기를 접고 올 시즌 모래판에 복귀한 이태현도 두달전 대회에서 황규연에게 당한 패배를 되갚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첫째 판은 힘을 앞세운 이태현이 따냈다. 이태현은 저돌적으로 밀고들어온 황규연을 밀어치기로 되치기하며 1-0으로 앞서 갔다.황규연은 둘째 판에서 기술로 승부를 내지 못했지만 체중이 이태현보다 적게 나가 계체승을 거두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셋째 판에서 이태현의 집요한 잡채기 공격을 막아낸 황규연은 밀어치기를 시도해 2-1로 전세를 뒤집은 뒤 넷째 판에서 잡채기로 경기를 마무리했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오늘의 경기]

    ■프로농구 ●삼성-KT&G(잠실체) ●KCC-모비스(전주체 이상 오후 3시) ●동부-SK(오후 5시 원주치악체)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삼성생명(오후 5시 춘천호반체) ■프로배구 ●KEPCO45-LIG손해보험(오후 2시) ●현대건설-도로공사(오후 4시 이상 수원체) ■씨름 천하장사 대축제(오후 2시 경주체)
  • [내일의 경기]

    ■프로농구 ●전자랜드-오리온스(인천삼산월드체) ●모비스-KT(울산동천체 이상 오후 3시) ●KT&G-LG(오후 5시 안양체) ■여자프로농구 ●금호생명-신한은행(오후 5시 구리시체) ■프로배구 ●대한항공-현대캐피탈(오후 2시) ●우리캐피탈-신협상무(오후 4시 이상 인천 도원시립체) ■씨름 천하장사 대축제(오후 2시 경주체)
  • [오늘의 경기]

    ■프로농구 ●오리온스-LG(대구체) ●KT-전자랜드(부산사직체 이상 오후 7시) ■여자프로농구 ●금호생명-신세계(오후 5시 구리시체) ■씨름 천하장사 대축제(오후 2시 경주체)
  • [정윤수의 종횡무진] 야구선수와 그들의 테마송

    ‘꿈의 구장’에 가면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음악이 울려 퍼진다. 선수들의 스타일이나 기호에 맞는 ‘테마송’이 그것이다. 한순간에 거대한 노래방이 된다. ‘테마송’을 신중하게 고르는 선수로는 두산의 김현수가 있다. 그는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그룹 힌트의 ‘열정의 시대’를 테마송으로 골랐다. ‘백 번 쓰러져도 천 번 실패해도 우린 아직 젊기에 뭐든 할 수 있어’ 하는 가사가 맘에 들었다는 후문이다. 사실 김현수는 성적이 좋지 않거나 컨디션이 떨어질 때마다 테마송을 바꿔왔다. 꽤 오랫동안 ‘let’s go’를 썼다가 지난해 시즌 초에 민효린의 ’Touch me’로 바꿨는데, 올 가을에 또 한번 바꾼 것이다. SK에 한국 시리즈 진출권을 빼앗겼으니 내년 시즌에 또 바뀔지도 모른다. ‘테마송’이 울려 퍼지면 팬들은 선율에 맞춰 몸을 흔들거나 막대 풍선을 요란하게 두들기며 노래를 따라 부른다. 만능 선수로 등극한 두산의 고영민은 만화 영화 ‘가제트 형사’의 테마송에 붙인 ‘고~~제트!’ 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타석에 들어선다. 비록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올 가을 고영민은 자신의 테마송에 어울리게 공수 양면에서 큰 역할을 했다. 테마송이 선수들에게 힘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2007년 10월23일 한국시리즈 2차전. 그 때도 두산과 SK가 맞붙었다. 당시 SK의 홍보대사로 가수 이현지가 활동했는데 그녀는 히트곡 ‘초콜렛’을 틀어놓고 ‘SK 승리기원 응원전’을 펼쳤다. 그런데 이 노래는 두산 최준석의 ‘테마송’이었다. 최준석은 ‘SK가 내 테마송을 불러도 상관없다.’고 했으나 결국 이어지는 경기들에서 5타수 1안타로 부진했고 팀도 쫓기기 시작했다. 하는 수 없이 최준석은 5차전을 앞두고 노브레인의 ‘넌 내게 반했어’로 테마송을 바꿨다. 징크스는 피해 가는 것이 상책이기 때문이다. 양준혁은 컨디션 난조로 2군으로 내려갔다 온 뒤에는 테마송 자체를 없애버렸고 LG는 구단 차원에서 테마송을 트는 일은 없다. 올 가을에는 SK 테마송이 쉬지 않고 울려 퍼진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 이어 KIA와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과정이 생중계되면서 연거푸 SK 선수들의 테마송이 TV로도 흘러넘친다. 발 빠른 정근우의 ‘근우가 치면 안타가 되고’, 박재홍의 ‘SK 박재홍! 호타준족 박재홍!’을 비롯하여 ‘DOC와 춤을’을 개사한 나주환의 테마송은 꼬마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백미는 단연 박정권이다. 박정권의 테마송은 만화 영화 ‘마징가Z’를 개사한 것으로 ‘기운 센 천하장사! 무쇠로 만든 박!정!권!’이라는 노래가 강력하게 울려 퍼진다. 이 노래 덕분일까. 박정권은 그야말로 ‘무쇠로 만든’ 두 팔로 포스트시즌에서 홈런 4방 등 무려 5할대의 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정교한 선구안과 우람한 파워가 SK의 드라마를 빛내주고 있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1할대에 머무는 극심한 부진을 겪었지만 9월 중순 이후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집중적인 지도를 받아 포스트시즌의 히어로가 되었다. 박정권은 안과질환 때문에 렌즈 대신 안경을 껴야 한다. 그러나 무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필사적인 노력과 코칭 스태프의 정교한 지도에 힘입어 안경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무쇠로 만든’ 박정권이 되었다. 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프로야구 PO] 임태훈 잡은 박정권 SK 구세주로

    ‘기운 센 천하장사 무쇠로 만든 박!정!권!’ 프로야구 SK의 박정권(28)이 타석에 들어설 때면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노래. ‘플레이오프의 사나이’ 박정권이 그야말로 ‘천하장사’처럼 활약하며 플레이오프 2연패로 벼랑 끝에 선 SK의 구세주가 됐다. 연일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던 박정권은 11일 잠실 두산과의 4차전에서 3-3으로 맞선 7회 2사 1·2루에 타석에 들어서 임태훈을 상대로 왼쪽 담장 상단을 때리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뿜어냈다. 팽팽했던 승부의 흐름은 순식간에 SK 쪽으로 바뀌었다. ‘두산 불펜의 핵’ 임태훈은 바로 강판됐고 이어 등판한 고창성도 볼넷과 3루타를 얻어맞아 추가점을 내줬다. 플레이오프에서 놀라운 타격감을 과시하는 박정권은 특히 임태훈을 만나면 펄펄 날았다. 7일 1차전에서 1-3으로 뒤진 8회 솔로포를 뽑아냈고, 8일 2차전에서도 0-1로 뒤진 7회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팀은 두 번 다 패했지만 SK의 끈질김을 살리는 원동력이 되는 홈런포였다. 그동안은 팀 승리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4차전에서는 마침내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두산에서 최고의 구위를 자랑하는 임태훈과의 기싸움에서 이겨 팀을 구한 것은 5차전을 앞둔 상황에서 고무적이다. 박정권은 정규시즌에는 임태훈을 상대로 5타수 2안타를 때렸지만 홈런은 없었다. 반면 플레이오프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장타를 펑펑 날리고 있다. 시즌 중 주로 6번 타자로 나섰던 박정권이 연일 맹타를 휘두르자 SK 김성근 감독은 2차전에서 5번 타자로, 3~4차전에서는 4번 타자를 맡겼다. 이번 플레이오프 타율은 무려 .438로 무시무시하다. 4경기 동안 홈런 2개에 5타점. 올 시즌 박정권은 타율 .276에 홈런 25개, 타점 76개로 2004년 데뷔 후 가장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박정권은 “포스트 시즌은 가을 축제인 만큼 즐기려고 노력했다.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박정권이 ‘가을의 전설’로 거듭날 수 있을지 5차전에 이목이 쏠린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스타 24명 연예계 비화 ‘토크배틀’

    스타 24명 연예계 비화 ‘토크배틀’

    SBS 버라이어티 토크쇼 ‘강심장’(연출 박상혁·박경덕)이 6일 베일을 벗는다. ‘강심장’은 ‘예능 천하장사’ 강호동을 전면에 내걸고 ‘찬란한 유산’ 이후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승기를 공동 진행자로 투입해 방송전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5분 방송. 이 프로그램은 국내 인기 연예인들이 게스트로 대거 출연해 자신의 입담을 자랑하는 토크쇼. 연예계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소재로 치열한 토크 대결을 벌여 마지막까지 살아 남는 최후의 1인이 토크 우승자 ‘강심장’에 등극하는 방식이다. 6일 첫방송에는 빅뱅 지드래곤, 승리를 비롯해 브라이언, 에픽하이, 문정희, 장윤정, 백지영, MC몽, 붐, 유세윤, 김영호 등 24명의 초호화 게스트들이 나와 자리를 빛낸다. 또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볼 수 없었던 팝 아티스트 낸시랭, 힙합그룹 ‘부가킹스’의 주비 트레인 등도 참여해 토크 대결을 펼친다. 특히 이날 방송에는 지난 추석 특집방송 KBS 2TV ‘이승기의 이상형 월드컵’에서 이승기의 이상형으로 뽑힌 소녀시대 윤아가 출연한다. 윤아는 처음 토크쇼 진행을 맡은 이승기에게 “강호동씨를 넘어서는 일등 MC가 되라.”는 응원메시지를 남겨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 빅뱅의 지드래곤 등은 신인시절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한다. 멤버들이 집단도주를 계획했던 ‘빅뱅잠적사건’, 승리가 저지른 비밀 사건 등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빅뱅 멤버들에 얽힌 사연이 공개된다. 또 브라이언이 들려주는 ‘설경구 사건’ 등 게스트들의 각종 연예계 뒷이야기 폭로전과 함께 문정희의 살사댄스 등 출연자들의 축하공연도 이어진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황규연 백두장사 복귀

    4일 진주체육관에서 열린 2009추석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105.1㎏ 이상) 결정전. 모래판을 지켜보던 팬들은 물론 두 장사도 감회가 남달랐다. 2000년대 초까지 모래판을 주름잡았지만 이젠 ‘올드보이’가 된 황규연(34·현대삼호중공업)과 이태현(33·구미시체육회)이 각각 윤정수(수원시청)·윤승록(용인백옥쌀)을 준결승에서 꺾고 결승에 오른 것. 특히 일본 종합격투기에 진출했던 이태현이 지난해 말 모래판에 복귀할 때 용기를 불어넣었던 인물이 황규연이었다. 그만큼 절친한 사이였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 우정이 끼어들 틈은 없었다. 복귀 이후 3번째 대회에 출전한 이태현이나 3년여 동안 꽃가마를 타지 못했던 황규연 모두 ‘황소트로피’가 절실했다. 첫 판 호각과 함께 이태현이 먼저 뽑아들었지만 황규연이 되치기로 따냈다. 둘째 판은 이태현의 잡채기가 통했다. 모처럼 보는 기술씨름의 향연에 팬들은 열광했다. 셋째 판에서 이태현의 안다리 공격을 황규연이 되치기로 받아치면서 승부는 기울었다. 넷째 판도 황규연의 잡채기가 빠르고 정확했다. ‘모래판의 귀공자’로 불렸던 황규연이 한때 ‘모래판의 황태자’였던 이태현을 3-1로 꺾고 꽃가마에 올랐다. 그가 장사타이틀을 거머쥔 것은 2006년 9월 금산인삼장사대회 이후 3년여 만. 군살 없는 몸매로 훈련량을 가늠할 만했던 이태현도 복귀 이후 최고 성적을 거둬 가능성을 확인했다. 황규연은 최중량급에서 드물게 화려한 기술을 구사해 기술 씨름의 달인으로 불렸다. 천하장사 꽃가마를 탔던 2001년이 전성기. 그러나 허리 부상이 깊어지면서 좀처럼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노장은 죽지 않았다. 여전히 정교한 기술과 스피드로 최고의 자리에 복귀한 것. 황규연은 “씨름이 체중만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오랜만에 이태현과 맞붙어 향수를 불러일으킨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씨름이 쇠퇴했지만 끝까지 모래판을 지키겠다. 천하장사대회에서 다시 모래판을 제패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5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50분) 전남 구례 동네에서 ‘정장사’로 소문난 정연숙씨는 구례를 대표하는 전직 천하장사다. 하지만 어느 날, 기계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해 찾아간 병원에서 ‘뇌종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게 된다. 그런 그녀가 요즘 새로운 일을 계획했다. 바로 전북 장수에서 열리는 씨름대회에 출전을 결정했는데…. ●한국 한국인(KBS2 밤 12시45분)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 한글 교과서 제작에 주도적 역할을 하며, 한글 세계화를 위해 노력하는 서울대 언어학과 이호영 교수. 그에게 듣는 찌아찌아족의 공식 언어로 한글이 채택되기까지의 과정, 찌아찌아족에게 한글 나눔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과 소수민족 언어 표기에 유리한 한글의 장점 등을 들어본다. ●멈출 수 없어(MBC 오전 7시50분) 병주는 노수리와 비밀장부와 관련해 연시를 닥달하고 그런 병주에게 연시는 최악이라는 말을 한다. 분을 참지 못한 병주는 연시의 뺨을 때리고 만다. 봉자는 효선을 데리고 연시와 병주가 있는 펜션으로 향하고, 연시가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사실을 알고 차에서 내려 도망친다. 봉자는 그 뒤를 쫓아가는데…. ●망설이지마(SBS 오전 8시40분) 결혼식장 신부대기실, 수현이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친구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이때 정수가 들어와 웨딩초를 수현의 드레스에 던지고, 장내는 불 때문에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이런 꿈을 꾸던 수현은 깜짝 놀라 깨고, 옆에서 운전하던 민영은 웃으며 무슨 꿈을 꾸었는지 궁금해한다. ●요리비전(EBS 오후 10시40분) 막국수 하면 떠오르는 곳 춘천. 지금 춘천은 막국수를 먹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성황을 이루는데 9월 말이면 갓 수확된 메밀로 막국수를 만들기 때문이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밥과 같은 막국수를 만들고 싶다는 춘천 막국수 집. 달콤 쌉싸래한 가을의 전설, 메밀 막국수의 요리 비전을 찾아가 본다. ●스페셜 두 바퀴의 녹색혁명(YTN 오전 10시25분) 공공 자전거 벨리브를 통해 뒤늦게 자전거 열풍에 뛰어든 프랑스에서부터, 주륜장이라는 자전거 주차장을 통해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성공한 일본 그리고 기업 차원의 자전거 타기 운동에 참가하고 있는 독일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에서 불고 있는 자전거 열풍을 취재한다.
  • ‘외인구단’에서 ‘국가대표’까지…왜 열광할까?

    ‘외인구단’에서 ‘국가대표’까지…왜 열광할까?

    사람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스포츠에는 드라마틱한 감동과 흥분이 있기 때문이다.지난 2007년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 이후 올해 ‘킹콩을 들다’와 ‘국가대표’가 흥행 바통을 이어 받으며 한국 스포츠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또한 오는 24일 또 한편의 스포츠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를 소재로 한 영화 ‘나는 갈매기’가 그 주인공이다. ‘동티모르의 히딩크’라 불린 김신환 감독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맨발의 꿈’도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소재의 다양화…인기 종목에서 비인기 종목까지.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는 누가 뭐라 해도 야구다. 축구팬들에게는 서운한 말이겠지만 그 이유는 시즌 관중 수(대표팀 경기 제외)가 말해 준다.인기가 있다는 것은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고,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돈을 지불하고 볼 사람이 많은, 즉 시장이 크다는 의미다.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야구를 소재로 한 스포츠영화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1986년 첫 야구영화 ‘이장호의 외인구단’을 시작으로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1998년), ‘YMCA야구단’(2002년), ‘슈퍼스타 감사용’(2004년)에 이르기까지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는 끊임없이 등장했다.그러나 2007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물론 이전에 ‘말아톤’(2005년)과 ‘천하장사 마돈나’(2006년)가 선전했지만 두 작품은 온전한 스포츠영화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비인기 종목인 여자 핸드볼 선수들의 열악한 환경과 훈련과정, 그리고 그들의 도전을 감동적으로 그려내 4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그 뒤를 이어 올해 ‘킹콩을 들다’와 ‘국가대표’가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시골 여자중학교 역도부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킹콩을 들다’는 역도와 여중생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소재로 130여만 명의 관객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핸드볼보다도 못한 무관심 종목, 스키점프 선수들의 이야기 다룬 ‘국가대표’는 말할 것도 없다.영화의 모티프가 된 실제 국가대표 선수들은 스키복이 하나 밖에 없어 터진 곳을 기워 입으며 국제대회에 나서왔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최소한 700만 명의 대한민국 국민에게 만큼은 최고의 선수로 기억될 것이다.기술의 발전…휴먼 감동 드라마에서 스펙터클 액션으로.이처럼 한국 스포츠 영화의 소재가 다양해 진 것은 스포츠 자체의 다이내믹함을 보다 잘 살리는 것이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스포츠 영화는 무엇보다 리얼리티가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 선수들이 아닌 배우들의 액션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할 수밖에 없다.이를 커버할 수 있는 촬영 기술의 발전이 큰 몫을 차지한다. 때문에 ‘외인구단’과 ‘YMCA야구단’, ‘슈퍼스타 감사용’ 등의 영화는 스포츠 자체의 스펙터클한 볼거리 보다는 사실 그 안에 담긴 휴먼 드라마적 요소가 강했다.‘우생순’이나 ‘국가대표’ 등도 휴먼 드라마적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감동 코드 자체에서 벗어나 스포츠 자체의 박진감과 재미, 시각적 즐거움까지 준다는 점이 다르다.‘국가대표’의 경우 제작 과정 또한 국가대표급이었다. ‘국가대표’는 경기 시 하늘을 나는 순간의 스케일과 리얼함을 포착하기 위해 10대의 멀티 카메라를 사용했다.특히 국내 최초로 특수 촬영 장비인 캠캣(CamCat)을 도입, 케이블을 따라 시속 100km로 움직이며 선수들의 표정 하나까지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아울러 이런 촬영 장면을 보다 화려하고 리얼하게 만드는데 한 몫 한 것은 바로 컴퓨터그래픽이다.점프대를 활강하는 시합장면이나 하늘을 날아오르는 스키선수와 창공에서 내려다보는 순백의 설경, 환호하는 관중들의 뜨거운 열기와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건 모두 CG 기술의 발전이 가져다 준 선물이다.사진설명 = 위부터 ‘나는 갈매기’, ‘슈퍼스타 감사용’,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국가대표’의 한 장면.서울신문NTN 조우영 기자 gilm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5일까지 삼청동 아트파크서 여동헌 개인전

    15일까지 삼청동 아트파크서 여동헌 개인전

    보물섬을 찾아 야심차게 대항해를 떠났던 ‘실버선장’은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천하장사 소시지와 김밥, 새우초밥, 아이스크림, 도넛 등이 넘쳐 나고, 물감이 가득하다. 버블세탁기와 커피메이커, 스파이더맨과 스타워즈, 이웃집 토토로 등 영화의 주인공들과 영화필름, 다양한 기종의 카메라도 그를 반기고 있고, 록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다. 게다가 핑크색 미니스커트와 힐을 신은 여인까지 있지 않은가. 그는 보물섬을 발견한 기쁨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낙원(Paradise City)’이다. 서울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15일까지 ‘여동헌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11번째 개인전이다. 인터넷 아이디 ‘실버선장’인 여동헌 작가의 작업은 즐겁고 유쾌하다. 원색적인 색채도 그렇고, 귀여운 양과 펭귄, 그리고 본인의 이미지를 동물로 표현했다는 돼지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모습도 그렇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실버선장의 보물상자’가 등장하고, ‘낙원’에는 다정한 남녀들이 수십 명 여기저기 숨어 있다. 여 작가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듯이 스페인, 포르투갈, 이집트, 스위스, 러시아, 프랑스 등 명승지를 그려 놓고, 커피를 마시고, 춤을 추고, 산책을 하는 사람들을 여기저기에 곰곰이 그려 놓았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눈으로 쓱 훑어 보기보다는 꼼꼼히 그림을 살펴 보니 묘미가 있다. 절대 지루하지 않다. 뭐가 좋은지 사람들은 물론, 동물들도 모두 즐겁게 웃고 있다. 떠들썩하고 잔치를 벌이는 것 같다. 왜 이렇게 즐겁지 하고 의아해하다가도, ‘아차, 이곳은 낙원이었지.’ 싶다. 회화로 돌아섰지만 판화를 전공했던 작가답게 화면을 매끈하게 처리한 것이 특징이다. 흔히 마티에르(질감)를 나타내기 위해 애쓰는 회화출신 작가와 다른 점이다. 화면구성이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지만, 판화적인 속성이라는 평가다. (02)733-850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추억의 천하장사들 뭉쳤다

    이만기(46)와 이준희(52), 이봉걸(52). 이들은 1980년대를 관통한 국민스포츠 민속씨름의 아이콘이었다. 이만기 인제대 교수가 최다인 열 차례 천하장사에 오른 것을 비롯, 이들 3명이 15번의 천하장사 타이틀을 나눠 가졌다. 1980년대 17번의 천하장사 중 딱 2번을 제외하면 모두 이들 차지였다.왕년의 천하장사들이 다시 뭉쳤다. 올 2월 민속씨름동우회 인맥을 중심으로 꾸려진 세계씨름연맹에서 ‘지구촌 씨름 보급’을 모토로 힘을 합친 것. 대한체육회 산하 대한씨름협회와는 별도 단체로 지난 5월 국제레슬링연맹(FILA)에 가입했다. FILA는 레슬링 저변 확대를 위해 지역의 전통 격투기들을 산하 단체로 받아들이고 있다.TV 프로그램 출연과 해설 등으로 여전한 인지도를 갖고 있는 이만기 인제대 교수가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모래판의 신사’로 불렸던 이준희는 경기운영본부장을, ‘인간기중기’ 이봉걸 에너라이프 씨름단 감독은 상벌위원장이 됐다. ‘3이(李)’ 외에 17대 천하장사 김칠규 전 현대삼호중공업 씨름단 감독이 경기위원장, 25대 천하장사 임용제는 기술위원장을 맡았다. 심판위원장은 최홍만을 비롯해 숱한 스타들을 키워낸 차경만 전 LG씨름단 감독이다.‘세계 연맹’이지만 이제 걸음마를 뗀 단계. 새달 8~13일 리투아니아 샤울라이에서 열리는 제 2회 세계씨름선수권대회가 시험대다. 지난해 9월 부산 세계사회체육대회에 30여개국 선수들이 씨름에 출전한 것을 1회 대회로 간주, 이번이 2회 대회가 됐다. 이 대회에는 남자 -90㎏급과 91~140㎏급, 여자 -90㎏급 등 세 체급에 40개국 120명의 선수가 출전할 예정이다. 주로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국가 선수들이다. 한국에서는 금강장사 출신 김유황(에너라이프) 등 5명이 출전한다.이만기 집행위원장은 “국내에 대한씨름협회가 있지만 외국에는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외국인들이 샅바를 잡고 씨름을 익히면 자연스럽게 우리 문화도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타임머신]웃음판의 천하장사를 꿈꾸며

    [타임머신]웃음판의 천하장사를 꿈꾸며

    전국 장사씨름대회에서 천하장사로 등극한 이후 타고난 ‘끼’를 감출 수 없어 개그맨으로 나섰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애교 있는 몸짓과 코믹한 사투리로 ‘소나기’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한때 제일 듣기 싫었던 말이 있다. “씨름판에서 힘을 쓰지 못하자 결국 연예계에 들어왔군.” 연예계에 대한 비아냥거림과 함께 내 청춘의 피와 눈물이 밴 샅바를 놓게 된 것에 대한 조소어린 한마디다. 분명 씨름을 그만두게 된 것은 나이와 체력에 따른 어려움 때문이었는데. ‘결국 연예계’라는 식의 이야기는 적잖게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제일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새롭게 부여잡은 ‘웃음의 샅바’에 대한 비하였다. 전혀 접해보지 못한, 새롭게 들어선 세계가 ‘형편없는,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곳’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씨름판에서 ‘웃음판’으로 나의 무대를 옮겨오면서 부담감으로 작용했던 것도 그것이었고, 때문에 나는 더욱 웃음판에서 예전의 강호동이 아닌 개그맨 ‘호동이’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만 했다. 지금에 와서야(물론 웃음꾼으로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말하는 것이지만 씨름 선수가 되기 전부터 나에게는 개그맨 자질이 있었다. 물론 이러한 자질은 모래판에서도 발휘되었다. ‘쇼맨십’이라고 표현한다면 조금 좋지 못한 느낌을 가질 수 있겠지만 내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천하장사 벨트를 땄을 때 내 모습을 보았던 사람들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겠지만 내가 모래판 위를 ‘설치고’ 다녔던 것은 누가 뭐래도 ‘쇼맨십’의 한 부분이었다. 상대 선수의 샅바를 잡고 모래판에 뉘일 때 그 시원한 맛을 씨름팬들에게 전해주고 싶었고, 천하장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면서도 그 기쁨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풍만한 내 체구(물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만큼이나 ‘풍만한 웃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선사한다는 것. 모래판과 웃음판이 다르고, 통쾌한 한판승의 쾌감과 신선한 웃음을 전해준다는 것이 다를 뿐, 천하장사 ‘강호동’이나 개그맨 ‘호동이’의 차이점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내가 몸담았던 웃음판과 씨름판이라는 무대만 조금 바뀌었을 뿐, ‘무엇을 못하기 때문에 어디로 왔다’는 식의 이야기는 흔히 남의 말 좋아하는 사람들의 비아냥거림이라고 이제는 흘려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다. 씨름선수도 최선을 다했고,현재 개그맨으로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 ‘남들 웃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내가 다른 선수를 모래판에 눕히지 않았다면 다른 사람들이 그랬을 것이고, 내가 건강한 웃음을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삶에 대한 최선을 그 어떤 누구도 대신해 주지 못한다. 그것은 전적으로 내 몫이다. 만약 그런 마음이 없었다면 천하장사로 인정받을 수도 없었고, 개그맨도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고 모래판에서 웃음판으로 내 삶의 무대를 옮기는 것 역시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글 강호동 개그맨
  • [정윤수의 종횡무진] ‘각본 없는 드라마’의 각본을 써라

    이현세 원작 ‘공포의 외인구단’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조기 종영되고 말았다. 원작은 ‘1980년대 전설’로 불리던 것이다. 까치·엄지·마동탁…. 그 이름만으로도 한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뜨거운 아이콘들이 조기 종영이라는 판정패를 당했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이 순정 드라마에 대해 시청자는 눈물을 흘리는 대신 리모컨 버튼을 찾았다.스포츠를 흔히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조훈현 9단은 자신이 평생 둔 바둑이 하나도 엇비슷한 것이 없었다고 말한 적 있다. 그만큼 스포츠는 예측 불가능한 세계다. 그 비범한 의외성 때문에 우리는 스포츠에 몰입한다.여기서 드라마 작가와 연출자의 비애가 비롯된다. 아무리 사전에 치밀하게 각본을 쓰고 철저하게 연출을 한다 해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포츠 그 자체의 놀라운 긴장을 드라마로 재현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9회말 역전 만루 홈런, 승부차기 결승골, 종료 0.1초 전 3점슛 성공 같은 일이 스포츠 현장에서 벌어지면 관계자 일동이 짜릿하게 기절하는 사태가 발생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진부한 설정이 되고 만다.하지만 의외의 승부수로 성공을 거둔 사례도 많다. 국내의 경우로 핸드볼 대표팀을 다룬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성장기의 씨름부 소년들을 그린 ‘천하장사 마돈나’ 등이 있고 외국의 경우로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밀리언달러 베이비’, 자메이카 봅슬레이 팀을 다룬 ‘쿨 러닝’도 기억난다. ‘코치 카터’, ‘더 팬’, ‘불의 전차’ 같은 영화도 있다.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소재가 된 스포츠 종목의 원리와 미학을 충실히 반영하되 결국 그 반석 위에 각별한 주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는 점에 있다. 여성성을 주제로 한 ‘우생순’이나 인종과 교육 문제를 다룬 ‘코치 카터’같이 ‘정치적으로 올바른’ 작품은 물론이고 어느 프로야구 팬의 일그러진 욕망을 다룬 ‘더 팬’ 같은 작품은 해당 종목(핸드볼·농구·야구)의 섬세한 원리를 충실히 그려내면서 그 바탕 위에 오늘날의 인류가 반드시 한번은 생각해야 할 중요한 주제를 예리하게 그려냈다. 아, 물론 ‘쿨 러닝’처럼 지극히 인간적인 웃음과 희망의 이중주 역시 아름다운 성취다.또 하나의 스포츠 영화가 있다. 이범수 주연의 ‘킹콩을 들다’. 역도 이야기다. 그것도 어린 소녀들 이야기다. 웃으면서 보다가 울면서 나왔다는 시사회장의 호평이 들려온다. 한국 영화의 소재가 더 넓어지는 한편으로 비인기 종목인 역도 선수들의 등을 두드려주는 긍정적인 효과까지 기대되는 영화다.경기장에 갈 때나 영화관에 갈 때나, 우리는 결국 ‘인간의 인간다움’을 보기 위해 그곳을 찾는다. 선수와 배우들이 강렬하게 뿜어내는 자유와 열정의 아름다운 몸짓을 보러 가는 것이다. 앞으로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 소설, 드라마가 더 많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그리하여 우리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우쳐주고 그 어떤 관습이나 속박도 자유를 향한 우리의 열정을 억누를 수 없음을 증명해 주기 원한다.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75홀…해뜰 때부터 질 때까지 골프치기 373명 세계기네스協 인증 받아

    해가 뜨기 시작해 질 때까지 골프장 75홀을 돈 373명이 기네스북에 올랐다. 이들은 28일 국내 최다 81홀을 보유한 전북 군산골프장에서 94개조로 나뉘어 오전 5시20분 출발, 오후 7시10분 75홀 돌기에 성공했다. 참가자 전원은 세계기네스협회로부터 인증서를 받았다. 대회에는 씨름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 인제대 교수를 비롯해 김영철, 김성환, 박준규, 이경규 등 유명 연예인들이 참가했으며 라운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간식으로 식사를 때우느라 김밥 총 3500줄과 닭다리 600개, 생수 7100통, 캔커피 3000개, 오이 1100개가 소비됐다고 군산골프장은 밝혔다. 참가가 중 69세 손광길씨가 최고령자로 기록됐고 여성 참가자도 27명이나 됐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주민번호 뒷자리 2xxxxxx→1xxxxxx 로 가는 여정, 그 일상

    주민번호 뒷자리 2xxxxxx→1xxxxxx 로 가는 여정, 그 일상

    “난 남자야, 그냥 다른 남자.” 다큐멘터리 영화 ‘3xFTM(쓰리 에프티엠)’이 새달 4일 개봉한다. 포스터의 글귀대로 영화는 ‘다른 남자’ 3명의 일상을 기록한 작품이다. 다른 남자? 그러니까, 이들은 통상적인 ‘남·여’의 이분법적 인식에서 살짝 비껴서 있다. 모두 생물학적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으로 살기를 원한다. 눈치챘겠지만 FTM은 ‘여자에서 남자로(female to male)’의 영어 약자이다. 법적 성별을 남성으로 바꾸고 싶어하지만,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2’에서 ‘1’로 바꾸기까지 그리고 바꾼 뒤에도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영화는 이들의 성전환 배경과 과정,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상처와 극복 여정을 속깊은 친구와의 대화처럼 조근조근 들려준다. ●“누군가 한사람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성전환남성(FTM)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자체가 아예 없잖아요? 그건 존재 자체를 모르는 거고, 그만큼 FTM에 대한 한국사회의 차별과 억압이 심하다는 것을 말해주죠. 이 다큐는 FTM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일종의 시작점 같은 영화예요.” 개봉을 앞두고 얼마 전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일란 감독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두 주인공 김명진, 한무지(이상 가명)씨도 함께 한 자리였다. 감독의 말처럼 ‘3xFTM’은 FTM에 관한 국내 첫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그동안 성전환여성(MTF·male to female)에 관해서는 연예인 하리수,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와 ‘언/고잉 홈’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대중적으로 알려졌지만, FTM은 예술 영역에서도 거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던 것이 사실이다. “누군가 한 사람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성전환남성도 똑같은 사람이란 이야기를 하고 싶었죠”(김명진) 영화는 이들이 겪는 열악한 삶의 조건을 잘 드러낸다. 김씨는 2006년 호적상 성별을 바꾸었다. 호르몬 치료만 한 상태였지만, 건강이 안 좋아 수술 받기 힘든 몸이란 병원 진단서를 일일이 제출해내서 이뤄낸 일이었다. 이후 징병검사를 받아야 했던 그는 성별변경 관련 증거서류에도 불구하고 “육안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요구에 신체검사에서 바지를 내려야 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 결과 성전환자에 대한 징병신체검사 개정을 이끌어냈지만, 손해배상소송은 1심에서 패소해 현재 항소 중이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입사를 위해 ‘여자중학교’, ‘여자고등학교’에서 ‘여자’자만 지워 이력서를 써낸 그는 얼마 뒤 회사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다행히 무혐의 판정으로 끝났지만, 이미 잘린 뒤였다. 다시 들어갔던 대기업에서도 6개월만에 같은 이유로 명예퇴직을 당했다. 요즘 싸우고 있는 대상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다. “남자로서 가슴, 자궁을 지닌 것은 장애와 같다.”며 성전환수술에 대한 보험 적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전환수술 보험 안 되고 부작용 위험 커 한씨는 가슴 절제수술에 이어 최근 자궁 적출수술을 했다. 하지만 성별변경까지는 아직 요원하다. 성별변경을 위해서는 대법원 예규에 따라 성기수술도 해야하지만, 비용이 엄청난데다 부작용의 위험성마저 크다. 영화 속에서 “여성이라 말하고 합격했다. 연봉 2800만원에 내 영혼을 팔았다.”며 절규했던 회사에는 끝내 입사하지 않았다. ‘3xFTM’은 성적소수문화 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가 기획한 커밍아웃 3부작 중 하나다. 이후로 정치인 최현숙씨의 이야기를 담은 ‘레즈비언 정치도전기(홍지유·한영희 감독)’, 4명의 남성 동성애자들을 다룬 ‘종로의 기적(이혁상 감독)’이 계속될 예정. ‘3xFTM’은 김 감독에겐 기지촌 다큐멘터리 ‘마마상’(2005년)을 잇는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06년 ‘성전환자 성별 변경 관련법 제정을 위한 공동연대’에 참여하면서 주인공들을 만났고, 그해 가을쯤 활동 성과를 정리하기 위한 차원으로 다큐멘터리를 기획하면서 이들에게 출연을 제의하게 됐다. ‘3xFTM’을 찍는 과정은 녹록지는 않았다. 주인공들은 심적 부담감 때문에 촬영 도중 한번씩 다 ‘잠수’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몇 개월 안 가 스스로 돌아왔다. 김명진씨는 “감독님이 그러더라고요. ‘네가 이 다큐의 끝에서 얻을 수 있는 게 하나라도 있다면 좋겠는데, 잃는 것만 있으면 지금 와서 그만둬도 너를 잡지 않겠다.’고요.”라고 회상했다. 조바심 낼 법도 했지만, 감독은 별로 걱정하지 않았단다. “이 다큐에 응할 정도의 사람이면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거라고 봤어요. 제가 끌어들인 것도 있지만,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참여한 거라고 봤죠. 그들의 ‘자기 동기’를 믿고 기다렸어요.” 지난해 4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영화는 이후 다수의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을 받는 것은 물론 2008년 서울독립영화제 우수작품상, 여성영화인모임 다큐·단편 부분 여성영화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소규모 상영을 예상하고 만들었던 영화가 일반 극장에까지 걸리게 된 건 관객의 힘이 컸다. 한무지씨는 “FTM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생겼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용기를 많이 얻었어요.”라고 고마워했다. ●“관객에 대한 믿음으로 개봉 용기내” 영화에서 “난 엄마 뱃속에서부터 남자”라고 했던 또 한명의 주인공 고종우(가명) 씨는 이날 아쉽게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매체 인터뷰에 대한 부담감과 아웃팅(타인에 의해 성적소수자들의 정체성이 알려지는 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듯했다. 김씨와 한씨도 마찬가지 심정이지만, 관객을 믿는다고 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함부로 아웃팅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요. 다만, 우리 모습이 또다른 선입견을 심어주지 않을까 걱정되긴 해요. 우리 외에도 정말 많은 FTM들이 있으니까요. 이 다큐가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FTM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한무지) “영화 카피처럼 우린 그냥 ‘다른 남자’일 뿐이에요. 예전에 여자였기 때문에 조금 더 여자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남자일 뿐, 전염병을 가진 사람도 특이한 사람도 아니거든요. 관객들이 우리를 그냥 한 인간으로, 똑같은 사람으로 봐줬으면 좋겠어요.”(김명진)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윤정수 청룡장사 꽃가마 탔다

    천하장사 윤정수(24·수원시청)가 넉달 만에 포효했다.윤정수는 28일 경북 문경체육관에서 열린 문경장사씨름대회 청룡장사(105㎏ 이상) 결승전에서 노장 정민혁(34·에너라이프)을 3-0으로 물리치고 꽃가마에 올라 탔다. 윤정수가 황소트로피를 차지한 건 지난 1월 설날대회 이후 4개월 만. 지난 4월 용인대회에서 백성욱(용인백옥쌀)에게 내줬던 청룡장사 타이틀을 한달 만에 되찾아 왔다. 천하장사를 포함하면 개인통산 8번째 장사에 올랐다.8강과 준결승에서 유승록(용인백옥쌀)과 이슬기(현대삼호)를 2-0으로 완파하고 결승에 오른 윤정수에게 정민혁은 큰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윤정수는 정민혁보다 50㎏ 가까이 무거운 170㎏의 거구인 데다 동물적인 순발력과 기술까지 갖춘 씨름꾼이기 때문. 정민혁이 오롯이 경험으로 극복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윤정수는 “아버지가 경기 전에 전화통화에서 ‘힘차게 땡겨 봐라.’고 하셨는데 잘 풀린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의 부모님은 트럭에 생선 등을 싣고 아파트단지를 돌며 장사를 하는데 이날 큰 장터가 열려 경기장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윤정수는 이어 “연말 천하장사대회까지 힘차게 뚜벅뚜벅 걸어 가겠다. 천하장사 2연패를 꼭 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한편 관심을 모은 ‘돌아온 황태자’ 이태현(33·구미시체육회)은 청룡급 예선에서 정원용(기장군청)에게 아쉽게 계체패를 당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세 남자의 ‘가슴 서늘’한 영화 ‘3xFTM’

    세 남자의 ‘가슴 서늘’한 영화 ‘3xFTM’

     김명진이란 남자가 있다.백일 사진 속에서 예쁘장한 ‘계집아이’였고 여자들만 다니는 중고교를 졸업했지만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첫 번째를 ‘2’에서 ‘1’로 바꿨다.여자친구에게 평범한 결혼과 가정을 선사하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그리고 법적으로 남자로 인정받은 상황에서 이력서에 ‘여자공업고등학교’ 가운데 ‘여자’를 지웠다가 취직하려던 회사의 사장에게 사기죄로 고소당했다.  다음달 4일 상업 상영의 막을 올리는 독립영화 다큐 ‘3xFTM’(김일란 감독)은 김명진,고종우,한무지 등 세 명의 FTM(성전환남성·Female Toward Male)들을 다룬 최초의 트랜스젠더 영화다.가수 하리수나 ‘천하장사 마돈나’ ‘장밋빛 인생’ ‘헤드윅’ 등을 통해 MTF(성전환남성 Male· Toward Female)에 대해서는 비교적 어느 정도 알려졌지만 FTM의 면모는 좁처럼 접하기 어려웠던 것.이미 부산국제영화제 등 30개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들었고 이제 정식 개봉을 앞두고 대중이 이 세 청년들이 내민 손을 잡아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 영화가 상업 상영의 관문을 통과한 것 자체가 우리 영화판,사회의 공기가 달라졌다는 반증일까.  ●거북살스럽지 않은 트랜스젠더 영화  거북살스럽지 않겠나 생각했던 걱정은 씻은 듯 달아났다.러닝타임 115분 내내 쉴새없이 세 남자가 살아온 얘기,갖고 있는 생각,삶과 사람을 대하는 자세 등에 대해 얘기하는데 자칫 지겨워질 수 있는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았다.기자는 1시간이 조금 지났을 때 잠깐 졸렸을 뿐이었다.그리고 세 남자 얘기에 정신 없이 빠져들었다.  고종우는 신문사 지국 일을 하면서 혼자 산다.시간 나면 남자학교 운동장 같은 델 가 건강한 남성이 뛰어다니는 것을 지켜본다.힘 깨나 쓴다고 과시하고픈 남성들이 두들겨대는 전자오락기를 때려도 보고 노래방에 가서 혼자 악다구니도 쓴다.그렇다고 마초도 ‘변태’도 아니다.그저 외롭기 때문에,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어할 따름이다.  한무지는 가슴을 절제했다.퍼레이드에서 웃옷을 벗어 던지며 여느 남자처럼 웃통 바람으로 돌아다니며 한껏 해방감에 젖어들었다.한때 “언니”라고 불렀던 여동생으로부터 “오빠”로 자신을 불러주게 된 여동생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지닌 터프 가이가 그다.10년지기 친구가 어느 날 내뱉었던 “아참 너,여자였지” 한마디를 뇌리에 기억해둔 섬세한 이가 그다.  이들의 삶은 힘겹기만 하다.취직을 위해 취업전문학원에 다니고 신문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몰아야 하고 적은 월급과 잦은 월급에 불평을 터뜨리고 있다.그렇게 힘들게 살아온 이들은 영화 초반,”왜 굳이 남자가 되려 했던가에 대한 답”(김명진)이 될 것이라고 했다.”어떤 경계에 대한 문답”(한무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현재에 만족하고 있을까.115분 내내 이들은 쉴새 없이 묻고 질문한다.이들은 고종우 말마따나 “자기 문제에 전문가”들인 까닭이다.태어날 때부터 외모와 성징과 다른 성정체성 때문에 고민해온 탓인지 이들은 생각이 깊고 넓다.24시간 사람들이 자신을 여성으로 인식할까봐 긴장해온 이들은 가슴을 절제하고 압박셔츠로 묶고 두툼한 옷을 겹쳐 입어온 이들이다.  ●’자신을 긍정하는 이가 행복’ 교훈도 선사  세 청년의 질문은 하나로 귀결된다.”자신을 긍정하지 않는 자가 진짜 불행한 존재”(고종우)란 절규는 정말 가슴 서늘한 데가 있었다.  ”내가 세상 편하게 살려고 한 거지요.이기적으로”(김명진)란 설명도 가슴을 적시는 부분이 있었다.왜?  소중한 사람들에게 일단 커밍아웃을 한 이들은 영화 제작과 함께 했던 제2의 커밍아웃에 이어 영화 상영과 함께 세 번째 커밍아웃을 하게 된다.김명진은 가슴 절제수술을 받기 전후해 어머니로부터 ‘미친 년 지랄하고 자빠졌네’’집에 오려거든 낮에 오지 말고 저녁에 와.’ 등의 얘기를 들었다.그리고 어머니에게 “왜?”라고 꼬박꼬박 말대답을 했다고 했다.그 어머니가 새 아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해진다.한무지는 한때 자신을 언니라 불렀던 여동생에게 “오빠”라 부를 것을 강요한 셈이 됐다.고종우는 정말 찐한 사랑을 갈구하고 있는 것 같은데 너무 손해보는 성격 탓에 잘 안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관객이 공유하게 될 것 같다.  ●기대되는 ‘커밍 아웃 3부작’  이 영화는 이른바 ‘커밍아웃 3부작’의 1편 격으로 만들어졌다.최초의 커밍아웃 정치인 최현숙 진보신당 국회의원 후보와 함께 선거운동을 뛴 사람들의 얘기를 다룬 ‘레즈비언 정치도전기’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와 함께 제작하는 ‘종로의 기적’이 계속해서 상영될 예정이다.1월15일 개봉된 이충렬 감독의 워낭소리에 이어 매월 한 편씩 소개된 ‘2009 희망다큐프로젝트’의 여섯 번째 작품이다.  독립영화나 상업영화 판을 통틀어 최고의 미인 감독으로 꼽히는 김일란 감독의 감각적이면서도 섬세한 연출과 커밍아웃의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준 세 남자의 열연(?),이 완성도를 높였다.  찝찝한 영화일 것이란 선입견만 살짝 물리치면 내 곁을 스쳐간 또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영화다.개인적으로 5월 맑은 햇살 속에 시사회 보러 ‘컴컴한 동굴’에 들어가는 게 끔찍했다는 점을 토로해야겠다.하지만 동굴 속에서 새삼스레 거울을 꺼내 들여다보게 됐고 시사회가 끝난 뒤 말간 햇살이 나를 꿰뚫는 것같은 느낌에 되려 기분이 좋아졌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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