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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별 이야기] 30억 광년을 날아온 중력파/안상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별별 이야기] 30억 광년을 날아온 중력파/안상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우주 저 멀리에서 두 블랙홀이 병합할 때 생긴 시공간의 파문이 30억 광년을 날아와 지난 1월 4일 미국 대륙에 있는 두 대의 ‘라이고’ 중력파 검출기에 검출됐다. 세 번째로 검출된 이번 중력파는 태양 질량의 32배인 블랙홀과 19배인 블랙홀이 합쳐지면서 태양 질량의 49배인 블랙홀이 생겼고, 그 과정에서 태양 질량의 2배에 해당하는 에너지가 파동을 만들어 우주로 방출된 것이다. 처음 두 블랙홀은 서로 중력으로 묶여 공전하고 있었다. 공전할 때마다 계속 중력파를 내면서 에너지와 각운동량을 잃어서 더욱 다가가게 된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공전 주기는 짧아지므로 두 블랙홀은 더 가까워지고 점점 강하고 높은 진동수의 중력파가 만들어진다. 이 시기의 중력파는 호수에 돌을 던졌을 때 사방으로 퍼져 가는 물결과 같은 파장으로 나타난다. 두 블랙홀이 병합해 하나의 블랙홀이 만들어진 직후에는 블랙홀이 출렁거리기 때문에 특유의 파문이 나타난다. 이 출렁거림은 1000분의1초 동안만 나타난다. 그 직후에는 블랙홀이 조용해진다. 그런데 블랙홀은 자전도 한다. 두 블랙홀의 자전축 방향이 다르면 ‘맥놀이 현상’이 일어나게 되고 자전축이 정렬돼 있다면 맥놀이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맥놀이는 원래 소리와 부딪혀 되돌아오는 소리가 마주치면서 진폭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현상이다. 이번에 검출된 세 번째 중력파의 파형은 두 블랙홀이 서로 다가가던 때 방출된 시공간의 파문이 오랫동안 관측됐다. 분석 결과 두 블랙홀은 공전축에 대해서 자전축이 수직 방향으로 정렬하지 않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천문학자들은 만일 두 블랙홀이 처음에 쌍성으로 묶여 있었던 별들이었다면 별들의 진화 단계에서 서로 강하게 영향을 미쳐서 각각의 자전축이 공전면에 수직으로 정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고 만일 자유롭게 날아다니던 두 블랙홀이 포획되어 블랙홀 쌍성이 됐다면 자전축이 정렬할 까닭이 없다고 예측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블랙홀 자전축이 정렬되어 있지 않았다는 사실로부터 블랙홀 쌍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추론해 볼 수 있었다. 지난 6월 25~30일 세종시 인근 한 대학에서는 중력파 여름학교가 열렸다. 80명의 학생과 20명의 중력파 천문학자들이 모여서 상대성 이론, 중력파 천체물리학, 유체역학, 인공지능 등에 관해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여름학교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전 세계의 과학자들은 우주와 생명, 자연의 비밀을 밝혀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그런 수준에 올라가야 할 때다. 조선 세종 시대의 천문학 발전을 보면 단 한 세대라는 짧은 시간에도 그런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문제는 행동이고, 그 행동은 우리의 의식을 개혁해야 나올 것이다.
  • [아하! 우주] ‘태초의 별들’은 어떻게 됐을까?

    [아하! 우주] ‘태초의 별들’은 어떻게 됐을까?

    제1세대 별들의 놀라운 ‘운명’ 빅뱅 직후의 우주 공간에 가장 먼저 나타났던 제1세대 별들의 놀라운 운명이 밝혀졌다고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천문학자들이 2만7000광년 떨어진 우리 은하의 중심부를 들여다보려면 늘 성가신 존재를 만나게 된다. 요동치는 가스와 먼지 덩어리들이 시선을 가로막는 것이다. 그러나 거기서 방출되는 강력한 전파 신호는 이런 방해물을 거뜬히 통과해 우리에게까지 도달하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이제 우리 은하 중심부에서 전파 신호를 방출하고 있는 ‘궁수자리 A’ 전파원이 지름 4400만km(대략 태양-수성 간의 거리)에 태양 질량의 400만 배인 블랙홀일 거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다. 우리 은하의 거의 모든 천체는 이 괴물 같은 블랙홀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태양계 역시 마찬가지로 이 블랙홀을 중심으로 해 우리 은하의 가장자리를 돌고 있다. 그러나 궁수자리 A 그 자체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과연 이 괴물 블랙홀이 어디서 왔느냐는 근원 문제이다. 과학자들의 오랜 관측과 우주론에 기초한 연구와 추론, 그리고 가설을 종합해보더라도 이 괴물 블랙홀의 근원에 대해서는 아직 어떤 확실한 단서도 얻지 못하고 있었다. 빅뱅이 일어나고 약 백만 년이 지났을 무렵, 그 까마득한 태초의 우주 공간에 최초의 별들이 태어났다. 원시 가스 구름 속에서 태어난 이 제1세대 별들을 만든 것은 빅뱅에서 생겨난 수소와 헬륨이었다. 원시 별들은 엄청난 양의 수소와 헬륨을 포식했고, 그 결과 우리 태양의 수백 배 되는 거대한 덩치를 지닌 별로 성장했다. 이처럼 거대한 덩치의 괴물 별은 현재 우주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질량이 무거울수록 별 속의 핵융합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져 별들은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며 빛나다가 순식간에 소진되고 만다. 우리 태양이 수십억 년을 사는 데 비해 그런 괴물 별은 200만 년을 버티기가 힘들다. 우주적인 척도에서 볼 때 거의 폭죽같이 빛나다가 한순간에 끝난 셈이다. 그러나 별의 죽음이 모든 것의 종말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 별들은 살아 있을 때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우주에서 수행한다고 볼 수도 있다. 별이 살아생전에 자기 몸속에서 만들었던 중원소들을 우주 공간에 흩뿌림으로써 새로운 별들을 잉태하게 해 수많은 다른 별로 환생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우주를 채우고 있는 수많은 은하와 별들은 이런 별들의 윤회에 다름 아닌 것이다. 미국 뉴욕주 리먼 대학의 매트 오다우드 천체물리학 교수는 “원시 우주에서 태어났던 수많은 거대 별은 죽은 뒤 블랙홀을 남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괴물 별들로 이뤄진 무리는 거대 블랙홀 집단으로 진화했다. 그리고 연쇄적인 병합을 통해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가 되는 괴물 블랙홀로 성장해갔다”면서 “우리 은하의 중심에 똬리를 틀고 있는 블랙홀도 그런 블랙홀을 씨앗 삼아 태양질량의 수백만 또는 수십억 배 되는 초질량 블랙홀로 성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우리 은하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데, 태초의 우주 공간에 나타났던 제1세대 별들이 그 근원이었을 거로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또한 우주를 채우고 있는 2000억 개의 다른 은하들 역시 이런 블랙홀을 품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완전한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 천문학자들이 첨단 망원경을 만들고, 매일 밤 망원경에 매달려 우주를 들여다보는 것은 이런 의문들을 해소하고 더욱 견고한 우주론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이제 차세대 우주망원경인 제임스 웨브가 머지않아 우주 공간으로 발사된다. 천문학자들은 이 망원경을 통해 태초의 우주에 나타났던 제1세대 별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 은하의 심장인 궁수자리 A의 근원을 확인하고 우주의 탄생에 대한 근원적인 통찰을 얻게 될 수도 있다. 그 근원은 우리 인간의 근원이기도 하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태양의 150억 배…두 쌍의 블랙홀 운동 첫 포착

    태양의 150억 배…두 쌍의 블랙홀 운동 첫 포착

    거대한 두 쌍의 초질량 블랙홀의 궤도운동이 사상 처음으로 감지됐다. 최근 미국 뉴멕시코대학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미 전역에 설치된 10개의 전파망원경 네트워크인 VLBA(Very Long Baseline Array)를 이용해 두 쌍의 초질량 블랙홀의 궤도운동을 포착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구에서 약 7억 5000만 광년 떨어진 타원은하 ‘0402+379’ 중심부에서 발견된 이 블랙홀 한 쌍은 22.8광년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서로 바라보며 일정 궤도로 움직인다. 두 블랙홀의 질량을 합하면 우리 태양의 무려 150억 배가 된다. 여기에 블랙홀이 완전히 한 바퀴 회전하는 궤도 주기는 대략 3만 년으로 인간의 시간으로는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은하들은 그 중심부에 우리 태양 질량의 수백 만 배 심지어 수십 억 배가 넘는 거대한 블랙홀을 품고 있다. 우리 은하에도 역시 태양 질량의 400만 배가 넘는 거대 블랙홀이 ‘조용히’ 존재하는 반면, 어떤 블랙홀은 주변 물질을 게걸스럽게 잡아먹으며 요란을 떨기도 한다.  지난 1995년 처음 인류에게 발견된 이 두 쌍의 블랙홀은 흥미롭게도 서로 다른 은하에 속해있다가 멀고 먼 옛날 두 은하가 합쳐지면서 가까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곧 두 블랙홀 역시 언젠가는 서로 충돌해 하나가 될 운명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연구를 이끈 그레고리 테일러 박사는 "1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두 블랙홀의 궤적을 관측해왔다"면서 "역대 발견된 블랙홀 중 서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은하와 블랙홀이 합병되는 이벤트는 우주에서는 흔한 일"이라면서 "이같은 천체 간의 결합은 은하의 진화와 발전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Astrophysical Journal) 27일 자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인류 멸망시킬 소행성 충돌은 시간문제 일 뿐”…英학자 경고

    “인류 멸망시킬 소행성 충돌은 시간문제 일 뿐”…英학자 경고

    인류를 없앨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시기는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한 저명한 천체물리학자가 경고하고 나섰다. 지구 주위에는 수천 개에 달하는 잠재적 위협이 되는 천체(PHO)가 존재한다는 게 그 이유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퀸스대(QUB) 천체물리학연구소 소속 앨런 피츠시먼스 박사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세계에서 예기치 못한 소행성 충돌로 대도시는 쉽게 파괴될 수 있고 더 큰 소행성은 잠재적으로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전문가는 “과학자들과 기술자들이 지구 근접 소행성(NEA·Near-Earth Asteroid)들을 탐지하고 그 위협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금까지 1800개가 넘는 잠재적 위협이 되는 천체가 발견됐지만, 앞으로 더 많이 발견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천문학자들은 매일 지구 근접 소행성들을 발견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은 위험한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퉁구스카 대폭발 사건을 일으킨 것과 같은 소행성이 우리를 놀라게 할 수 있는데 우리는 큰 소행성을 발견하기가 쉬워졌지만, 그런 소행성을 대비할 준비는 아직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피츠시먼스 박사는 오는 6월 30일 ‘국제 소행성의 날’을 맞아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에서 영국의 물리학자 겸 BBC 방송 진행가 브라이언 콕스 박사와 아폴로 9호에 탑승했던 우주비행사 러스티 슈바이카르트, 그리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렀던 우주비행사 니콜 스토트 등 천문학자들과 함께 온라인 생방송(asteroidday.org)으로 소행성 충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국제 소행성의 날은 1908년 같은 날 오전 7시쯤 중앙 시베리아 퉁구스카 지역에 지름 60~190m 정도 되는 소행성이 5~10㎞ 상공에서 폭발해 2000㎢의 숲이 황폐해진 이른바 퉁구스카 대폭발 사건을 기억하고 소행성 충돌에 관한 인식을 높이고자 지정된 날이다. 당시 소행성 폭발은 히로시마 원자폭탄 185개가 동시에 터진 것과 같은 위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elzloy / Fotolia(위), 앨런 피츠시먼스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케플러의 사냥은 계속’…지구 닮은 행성 10개 발견

    ‘케플러의 사냥은 계속’…지구 닮은 행성 10개 발견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19일(현지시간)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사용한 관측 연구에서 새로운 태양계 밖 외계 행성 후보군 219개를 찾았으며, 그중 10개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NASA 산하 아메스연구센터에 따르면, 이번 발견으로 케플러 망원경이 지난 4년간 찾은 행성과 행성 후보군은 총 4034개로 늘었다. 지금까지 케플러 망원경이 발견한 행성 후보군 중 행성으로 확정된 2335개 가운데 약 30개는 지구와 크기가 비슷하고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인 이른바 ‘골디락스 존’에 속해있다. 또한 이번에 발견된 219개 행성 후보군 중 10개 역시 지구와 크기가 비슷하고 항성으로부터 떨어진 거리도 적절해 생명체가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외계생명체를 탐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NASA 천체물리학부 소속 과학자 마리오 페레즈 박사는 “이번 발견은 행성과 은하의 여러 형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행성 생성에 대한 지식을 진보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름을 딴 것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행성을 발견해 ‘행성 사냥꾼’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2009년 발사돼 2010년 1월 처음 지구로 조사 결과를 보내기 시작한 이 망원경은 2012년 공식적으로 임무를 마쳤지만, 아직 ‘현역’으로 뛸 수 있다고 판단돼 행성뿐만 아니라 소행성이나 초신성까지 관측하는 새로운 임무 ‘K2’를 부여받기도 했다. 또 케플러 망원경은 2013년 관측 방향을 조정하는 장치가 파손되고 2016년에는 연료 문제가 발생해 그대로 임무가 종료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탐사 임무는 계속됐다. 이 망원경은 지난해에도 104개의 외계 행성을 발견한 바 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오경진 수습기자 oh3@seoul.co.kr
  • [남순건의 과학의 눈] 천재과학자 이휘소, 그를 만나고 싶다

    [남순건의 과학의 눈] 천재과학자 이휘소, 그를 만나고 싶다

    한국 출신 최고의 과학자는 과연 누구일까. 필자는 한 명의 이름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이휘소. 2015년 우리나라 첫 과학자 우표에 실린 그는 1935년생으로 여전히 우리 곁에 있었을 수도 있지만, 불행하게도 1977년 6월 16일 교통사고로 42세에 생을 마쳤다. 그의 연구기간은 20년도 안 되지만 그는 입자물리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업적을 남겼다. 우주 기원 이해에 필수인 표준모형을 완성하는 데 없어선 안 될 게이지 이론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 중 노벨상을 수상한 이들도 많다. 2013년 힉스와 앙글레는 한 입자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이 입자를 힉스 입자라 이름 붙인 주인공이 이들과 입자물리학계에서 함께 활동했던 이 박사다. 이 박사는 1979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와인버그와 함께 1977년에는 암흑물질의 질량 최소값을 추정하는 계산을 했다. 이 방법은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이 박사는 한국 태생이지만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중국계 부인과 결혼했기 때문인지 국내에서 그의 흔적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의 제자였던 고(故) 강주상 고려대 교수가 쓴 ‘이휘소 평전’을 통해 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가 모두 의사인 집안에서 유복하게 자랐다. 대학에서 의욕적인 젊은 교수를 만났고, 한국을 돕던 미국의 유학프로그램 덕에 미국에서 대학 공부를 다시 할 수 있었다. 가장 훌륭한 수리물리학 교과서 저자인 아프켄이 그가 다니던 오하이오 마이애미대 교수로 부임해 좋은 강의도 들을 수 있었다. 피츠버그대학원에서도 출중한 능력을 드러낸 그가 펜실베이니아대로 옮기려 하자 일부 교수들이 그를 붙잡았다. 펜실베이니아대 출신의 젊은 교수가 그의 전학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펜실베이니아대 물리학과에서도 매우 유연하게 전학하도록 해 주었다. 필자도 대학원장이라는 직책을 수행해 봤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제도들이 매우 경직돼 있어 좋은 학생이 시의적절하게 교육을 받기 어렵다. 그에게 최대의 행운은 그가 박사학위를 받았을 때가 입자물리학 분야의 전성기였다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입자들이 발견되고 이론적 발전이 비약적으로 일어났다.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로 놀란 미국이 과학 전반을 개혁하고 대학마다 좋은 물리학 교수진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했다. 물론 이런 환경이 제공된다고 저절로 이 박사 같은 업적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가장 어려운 문제에 도전해 남보다 먼저 해결하는, 이런 일을 감당할 능력이 있었다. 사실 이 정도의 물리학자가 있는 다른 나라는 그를 기리는 사업과 이름을 딴 연구소를 만드는 것을 당연시한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일부 물리학자들의 노력으로 그의 생과 업적을 살피는 일이 간간이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특히 그와 같이 입자물리학에 뜻을 둔 젊은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활동은 매우 적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출중한 인물들이 마음껏 기회를 잡고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그의 이름을 딴 물리학연구소 하나쯤은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론물리연구소 설립은 큰 재원 없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정부가 하지 못하더라도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도 많다. 캐나다 최고의 이론물리연구소인 페리메타 연구소는 블랙베리로 큰돈을 번 라자리디스가 1999년 만들었다. 2000년 설립된 카블리 재단은 전 세계에 기초과학 특히 이론물리학과 천체물리학 연구소들을 세우고 운영비를 대고 있다. 중국과 일본에도 카블리 연구소가 있다. 이런 연구소가 조속히 한국에 설립돼야 한다. 오로지 젊은 세대의 장래를 위한 연구소여야 한다. 이 박사가 생전에 한국의 젊은 과학도들에게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많이 고민했던 것처럼 그의 뜻을 살리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연구소여야 할 것이다.
  • [우주를 보다] 21광년 너머 지구 빼닮은 ‘슈퍼 지구’는…

    [우주를 보다] 21광년 너머 지구 빼닮은 ‘슈퍼 지구’는…

    지구에서 21광년 떨어진 곳에 ‘슈퍼 지구’가 존재한다는 것을 과학자들이 발견해 냈다. 슈퍼 지구는 물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된 지구형 행성으로, 질량이 지구보다 큰 천체를 말한다.●물·생명체 존재 가능성 있는 행성 ‘GJ625’ 발견 카나리아제도 천체물리학연구소(IAC) 연구진은 M형 왜성이자 적색왜성인 글리제625(GJ625)에서 약 0.08천문단위(AU·1AU는 지구~태양 간 거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새로운 암석 행성 GJ625 b를 발견했다. 이 암석 행성이 바로 슈퍼지구의 0순위 후보로 떠오른 것이다. 이들 천문학자는 카나리아제도에 있는 로크 데 로스 무차초스 천문대의 3.6m 구경 갈릴레오국립망원경(TNG)의 북반구용 고정밀 시선속도측정 행성탐사기(HARPS-N)를 사용해 3년 6개월 동안 스펙트럼 151개를 얻었다. 연구진은 이 중에서 시선속도(천체가 관측자의 시선 방향에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속도)에 생긴 작은 변화를 찾아내 슈퍼 지구의 존재를 밝혀냈다. ●지구보다 질량 2.8배… 14일 주기 공전 이 행성은 분석 결과 질량은 지구의 약 2.8배로, 생명거주가능구역에서 안쪽 가장자리를 따라 약 14일을 주기로 공전하고 있어 액체 상태의 물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서늘한 온도를 가진 암석 세상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알레한드로 수아레스 마스카레뇨 연구원은 “GJ625는 비교적 서늘한 별이므로, 이 행성은 생명거주가능구역 가장자리에 있어 표면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다”면서 “사실 이 행성의 대기를 덮는 구름과 자전 속도를 살펴봐도 이 행성은 잠재적으로 생명체가 거주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지구 태양계와 비교적 가깝고 가장 닮아 특히 이번 행성은 지구에서 약 21광년 거리에 있어 태양계와 비교적 가깝고 지금까지 발견된 슈퍼 지구들 중 가장 적은 질량을 갖고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이 행성이 지구와 가장 유사한 환경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 또 다른 연구 저자인 라파엘 레볼로 교수에 따르면 앞으로 과학자들은 이 행성이 다시 모성(GJ625) 앞을 지날 때를 자세히 관측해 밀도와 반지름은 물론 대기 특성 등 더 상세한 정보를 알아낼 계획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달 18일 미국 코넬대학 도서관이 운영하는 물리학 분야의 권위 있는 온라인 논문저장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org)에 공개됐으며, 조만간 국제 천문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에 실릴 예정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물과 생명 존재 가능성…21광년 거리 슈퍼 지구 발견

    물과 생명 존재 가능성…21광년 거리 슈퍼 지구 발견

    지구에서 21광년 떨어진 곳에 ‘슈퍼 지구’가 존재한다는 것을 과학자들이 발견해냈다. 슈퍼 지구는 물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된 지구형 행성으로, 질량이 지구보다 큰 천체를 말한다. 카나리아 제도 천체물리학연구소(IAC·Instituto de Astrofísica de Canarias) 연구진은 M형 왜성이자 적색왜성인 글리제625(GJ625)에서 약 0.08천문단위(AU·1AU는 지구-태양 간 거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새로운 암석 행성 GJ625 b를 발견했다. 이 암석행성이 바로 슈퍼지구의 0순위 후보로 떠오른 것이다. 이들 천문학자는 카나리아 제도에 있는 로크 데 로스 무차초스 천문대의 3.6m 구경 갈릴레오국립망원경(TNG·Telescopio Nazionale Galileo)의 북반구용 고정밀 시선속도측정 행성탐사기(HARPS-N·High Accuracy Radial Velocity Planet Searcher for the Northern Hemisphere)를 사용해 3년 6개월 동안 스펙트럼 151개를 얻었다. 연구진은 이 중에서 시선속도(천체가 관측자의 시선 방향에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속도)에 생긴 작은 변화를 찾아내 슈퍼 지구의 존재를 밝혀냈다. 이 행성은 분석 결과, 질량은 지구의 약 2.8배로, 생명거주가능구역(HZ·habitable zone)에서 안쪽 가장자리를 따라 약 14일을 주기로 공전하고 있어 액체 상태의 물을 유지하기에 충분한 서늘한 온도를 가진 암석 세상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알레한드로 수아레스 마스카레뇨 연구원은 “GJ625(이번에 발견된 슈퍼 지구의 모성)는 비교적 서늘한 별이므로, 이 행성은 생명거주 가능구역 가장자리에 있어 표면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다”면서 “사실, 이 행성의 대기를 덮는 구름과 자전 속도를 살펴봐도 이 행성은 잠재적으로 생명체가 거주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행성은 지구에서 약 21광년 거리에 있어 태양계와 비교적 가깝고 지금까지 발견된 슈퍼 지구들 중 가장 적은 질량을 갖고 있다고 연구진은 말한다. 이 말은 지구와 가장 유사하다는 것. 또 다른 연구 저자인 라파엘 레볼로 교수에 따르면, 앞으로 과학자들은 이 행성이 다시 모성(GJ625) 앞을 지날 때를 자세히 관측해 밀도와 반지름은 물론 대기 특성 등 더 상세한 정보를 알아낼 계획이다. 이에 대해 레볼로 교수는 “카나리아 대형망원경(GTC·Gran Telescopio Canarias)의 고정밀 고안정 분광기나 30m 망원경(TMT·Thirty Meter Telescope)과 같은 북반구의 차세대 망원경을 사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조네 곤살레스 에르난데스 박사는 “앞으로 측광 관측을 진행할 때 새로운 관측 연구는 모성을 가로지르는 행성 통과를 탐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GJ625 주변 생명거주가능지역에 암석 행성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계속해서 탐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18일 미국 코넬대학 도서관이 운영하는 물리학 분야의 권위있는 온라인 논문저장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org)에 공개됐으며, 조만간 국제 천문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에 실릴 예정이다. 사진=IAC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하! 우주] 은하 속 괴천체 발견… ‘괴물 블랙홀’ 충돌 코스로 돌진

    [아하! 우주] 은하 속 괴천체 발견… ‘괴물 블랙홀’ 충돌 코스로 돌진

    가까운 은하 중심 부근에 있는 두 개의 ‘괴물 블랙홀’이 충돌 코스에 진입한 것이 확실시된다는 새 연구가 발표되었다. 천문학자들은 백조자리 A 중심에 있는 알려진 초질량 블랙홀에서 1500광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엄청난 광도의 천체를 발견했다. 백조자리 A는 지구로부터 8억 광년 떨어진 은하로, 천문학자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되고 있는 은하 중 하나다. 미국 국립전파천문대(NRAO) 소속 크리스 카릴리 논문 공동 저자는 발표문을 통해 “우리는 이 은하에서 제2의 초질량 블랙홀을 발견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 블랙홀은 천문학적으로는 비교적 가까운 과거에 이 은하에 다른 은하가 합병되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파천문대는 미국 국립 과학재단에서 운영하는 전파천문 연구시설로 뉴멕시코에 소재하고 있다. 그는 “이 두 블랙홀은 지금껏 발견된 블랙홀들 중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것으로 머지않은 미래에 충돌, 합병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논문을 집필한 연구자들은 2015년에서 2016년까지 이 천문대의 장기선 간섭계(Very Large Array; VLA)를 이용해 백조자리 A 은하를 연구했다. 전파망원경에 의해 발견된 이 수수께끼 같은 밝은 천체는 1980년대와 90년대의 백조자리 A 이미지에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이었다. 1994년에서 2002년 사이에 허블 우주망원경과 하와이의 케크 망원경의 자외선 이미지로 잡은 이미지를 보면 같은 지점에서 희미한 빛을 내는 천체가 잡혀 있다. 이 수수께끼의 천체는 처음에는 무리지은 별들의 집단으로 추정되었지만, 최근 급격히 밝아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아 다른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연구자들은 두 개의 가능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데, 폭발 단계에 들어선 초신성이거나 아니면 초질량 블랙홀일 거라고 연구자들은 보고 있다. 연구팀이 선호하는 가설은 초질량 블랙홀이다. 왜냐하면, 어떤 초신성 타입도 그토록 오래 밝게 빛난 사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제2의 초질량 블랙홀이 지금처럼 활동적인 된 것은 주변의 별이나 가스를 엄청나게 폭식한 탓으로 보인다고 연구자들은 덧붙였다. 영국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 천체물리학 연구소 소속 대니얼 펄리 논문 대표저자는 “아직까지 풀리지 않은 의문들은 앞으로 계속될 관측에서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만약 이것이 제2의 블랙홀로 밝혀진다면 우리는 다른 은하에서도 이 같은 예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연구는 조만간 천문학 분야 권위지 '천체물리학 저널'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과학계는 지금]

    ●만성 신장병 치료 프로바이오틱스 개발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박용곤) 장내미생물연구단과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장내과 공동연구팀은 만성 신장질환 치료용 프로바이오틱스 개발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만성 신장질환은 동맥경화와 혈관 석회화를 유발하기 때문에 칼슘(Ca)과 인(P) 성분 조절이 필요한데 연구팀은 혈액 내 인 조절기능이 탁월한 프로바이오틱스를 선별해 동물실험한 결과 효능을 확인했다. 이번에 개발된 물질은 혈중 인 농도를 22.3%, 요독증 유발 물질을 39.5% 낮추는 것으로 밝혀졌다. ●은하 진화 밝힐 해파리형 은하 발견 한국천문연구원(원장 한인우) 신윤경 박사팀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지구로부터 약 11억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거대은하단에서 해파리 은하를 발견하고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나선형 은하가 아니라 타원 형태의 은하에서 가스의 꼬리가 나온 형태의 해파리 은하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칠레 VLT 8.2m급 망원경에 장착된 3차원 분광관측기기를 활용했다. 이번 발견은 은하 주변 환경이 은하의 진화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UNIST-헬름홀츠 공동연구센터 설립 울산과학기술원(UNIST·총장 정무영)이 독일 헬름홀츠 율리히 연구소와 공동연구센터를 설립했다고 16일 밝혔다. UNIST는 16일 ‘UNIST-헬름홀츠 율리히 미래에너지 혁신 연구센터’ 개소식을 갖고 산업화가 가능한 수준의 차세대 에너지 원천기술 공동개발에 나선다. 이번 공동연구센터 개소로 UNIST는 독일 3대 연구기관인 헬름홀츠, 막스플랑크, 프라운호퍼 연구회와 공동연구센터를 모두 구축한 유일한 국내 대학이 됐다.
  • [달콤한 사이언스] 광속 우주여행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 원자 충돌

    [달콤한 사이언스] 광속 우주여행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 원자 충돌

     SF영화를 보면 광속으로 날아가는 우주선이 흔히 등장한다. 금속합금으로 만든 우주선으로 우주 여행을 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우주선이 광속으로 날아간다면 얘기를 달라진다. 금속합금 우주선으로 광속 이동하면 화성도 못 가서 폭발하거나 운전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캐나다·미국 공동연구진은 광속의 20% 정도 속도로 비행하는 초고속 우주선은 미세한 우주먼지나 원자의 충돌로도 기체 파손이나 심할 경우 폭발까지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국천문연구원 이론천문연구센터 티엠 황 박사와 캐나다 토론토대,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지난해 4월 억만장자 유리 밀너와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주커버그 등은 20년 내에 지구로부터 4.3광년 떨어져 있는 알파 센타우리로 우주선을 보내는 ‘스타샷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들은 무게는 몇 g에 불과하지만 속도는 광속의 20% 수준의 나노 우주선을 띄울 계획이다. 연구에 따르면 초고속 우주선의 경우 우주공간에 있는 마이크로미터(㎛, 1000분의1㎜) 크기의 먼지입자나 무거운 원소의 원자들과 충돌하더라도 치명적이다. 특히 알파 센타우리까지의 공간에는 수소나 헬륨 원자를 제외한 무거운 원자가 10의16제곱개, 이 중 우주먼지는 10만개 정도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런 무거운 원자나 먼지입자들이 우주선이 부딪칠 경우 표면을 뜨겁게 가열시켜 녹이고 구멍을 만들수 있으며 머리카락 크기의 먼지는 우주선을 폭발시킬 수 있다는 계산 결과도 나왔다.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초소형 우주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우주선의 표면적을 최소화하고 그래핀처럼 녹는점이 높고 강한 소재로 얇은 차폐막을 2중으로 코팅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티엠 황 박사는 “이번 연구는 미래에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우주여행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천문학적 관점으로 분석한 것으로 미래 우주선 설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하! 우주] 태양보다 100만 배 밝은 초신성

    [아하! 우주] 태양보다 100만 배 밝은 초신성

    30년 전 발견된 놀라운 초신성 하나가 허블 망원경을 포함한 손꼽히는 망원경들을 사로잡았다.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과 칠레 아타카마 사막의 알마 전파망원경(ALMA·Atacama Large Millimetre/submillimetre Array)도 문제의 초신성을 끈질기게 관측했다. SN 1987A로 불리는 이 초신성은 대마젤란은하 부근에 위치하는데, 이는 “수백 년래 발견된 초신성 중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이라고 미국항공우주국(NASA) 측은 밝혔다. ‘타이태닉’이란 별명을 가진 이 초신성은 1987년 2월 23일에 발견된 것으로, 태양 밝기의 100만 배나 되는데, 이는 400년래 발견된 초신성 중 가장 밝은 것이다. 초신성이란 거대 질량의 별이 항성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대폭발로 생을 마치는 것으로, 새로운 별이 탄생한 것이 아니라, 늙은 별의 죽음이다. 초신성이란 별이 없던 곳에서 엄청 밝은 별이 나타난 것처럼 보여 붙여진 이름일 뿐이다.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로버트 커시너 연구원은 “SN 1987A는 30년 동안 관측할 만한 가치가 있는 천체인데, 별의 진화에서 최종 단계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천문학자들은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끝에 이 초신성의 충격파가 별이 폭발하기 전 방출한 가스 고리 너머로 진출하는 중요한 단계를 막 넘어섰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같은 현상은 별에서 방출된 고속의 항성풍이 그전 적색거성 단계에서 나온 느린 항성풍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가스 고리 바깥으로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카리 프랭크 박사는 “이 변화에 관한 자세한 과정은 종말에 이른 별이 어떻게 별의 생애를 끝내게 되는가에 대해 많은 것들을 알려주리라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찬드라 망원경으로 진행된 SN 1987A 연구를 이끈 대표 저자다. 이 같은 초신성 폭발은 다른 별과 행성의 생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별이 폭발하기 전 중심부의 핵융합으로 생명 기본 구성물질인 탄소, 산소, 질소, 철 같은 원소들을 벼려서 켜켜이 내부에 쌓아둔 것을 폭발과 함께 우주 공간으로 흩뿌린다. 이러한 잔해들이 다른 별과 지구 같은 행성들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며, 여기에서 생명이 싹튼 것이다. 초신성에 관한 연구는 이러한 별과 생명의 진화과정을 이해하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믿고 있다. 허블 망원경은 여러 해에 걸친 관측으로 1987A 초신성의 가스 고리가 가시광선을 방출하면서 빛나며, 그 지름이 무려 1광년이나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가스 고리는 적어도 별이 폭발하기 이전부터 약 2만 년 동안 존재해온 것으로, 폭발에서 나온 자외선으로 몇십 년간 에너지를 공급받아 빛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가스 고리 속의 중심 구조는 지름이 반 광년 정도로 팽창되었으며, 중앙에 보이는 두 잔해 덩어리는 시간당 3000만 km의 속도로 서로 멀어져가고 있다. 1999~2013년의 찬드라 데이터는 X선을 방출하면서 확장하는 가스 고리가 더욱 밝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최초의 폭발에서 나온 충격파가 고리에 에너지를 공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관측에서 이 가스 고리는 더는 밝아지지 않고 있는데, 고리의 저에너지 X선 에너지 총량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 사진의 좌측 하단에 있는 고리는 흐릿해지기 시작하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폭발의 충격파가 가스 고리의 얇은 부분을 지우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는데, 이 같은 과정이 계속 진행되면 이윽고 고리의 시대는 마감된다. 2012년부터 시작된 ALMA의 관측 데이터는 초신성 잔해가 선대의 별이 남긴 물질로 새로운 우주먼지를 만들고 있을 보여준다. 이 발견은 초기 우주에서 이와 비슷한 경로로 우주먼지가 생성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초신성 폭발에서 중성미자를 발견하고,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이 혹시 없을까 싶어 고리 중심부를 뒤지고 있는 중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별별 이야기] 블랙홀 사냥꾼의 열정이 바꾼 세상/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선임연구원

    [별별 이야기] 블랙홀 사냥꾼의 열정이 바꾼 세상/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선임연구원

    1970년대 영국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크기가 원자만큼 작은 ‘미니 블랙홀’들이 우주에 존재하고 이들이 짧은 순간이지만 밝게 빛난다는 이론을 발표했다. 호킹은 이런 작은 블랙홀이 우주를 탄생시킨 ‘빅뱅’ 과정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미니 블랙홀의 존재 여부는 우주 탄생 과정이 어떠했는지를 알려 주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 빅뱅과 블랙홀은 젊은 과학도들의 피를 끓게 만드는 주제다. 호주 출신의 젊고 재능 있는 과학자 존 오설리번 박사도 ‘미니 블랙홀’을 발견하기 위한 연구에 집중했다. 천체물리학자 마틴 리즈가 제안한 ‘미니 블랙홀은 전파 신호를 낼 수 있을 것’이란 이론에 착안해 전자공학과 전파천문학을 전공했던 오설리번과 동료들은 이 전파 신호를 찾기 위한 연구에 온 열정을 바쳤다. 아쉽게도 그들의 관측 시도는 실패했고 미니 블랙홀이 내는 전파 신호는 관측 가능성이 제기된 지 40년가량 지난 지금까지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사실 미니 블랙홀이 있다 하더라도 이들이 내는 전파신호를 잡아내기에는 현재 전파망원경들의 크기가 턱없이 작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의 수많은 잡음 속에서 미니 블랙홀이 보낸 신호를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오설리번 박사팀은 미니 블랙홀이 우주에서 보내오는 신호를 찾아내기 위해서 전파신호를 주파수에 따라 잘게 쪼갠 뒤 잡음 속에서 블랙홀의 신호를 걸러 내는 처리 기법을 개발했다. 본래 목적이었던 미니 블랙홀의 신호를 찾아내지는 못했지만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다. 1990년대에 그들의 신호 처리 기법을 바탕으로 오늘날 무선랜 기술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와이파이의 핵심 특허를 등록한 것이다. 무선랜 기술 개발에 뛰어든 연구자들은 많았지만 가장 먼저 제대로 작동하는 무선랜 칩을 개발한 것은 그들이 유일했다. ‘순수한 열정’에 대한 보상이었을까. 인류가 사용 중인 50억개 이상의 무선랜 기기가 오설리번 박사의 열정과 성실한 실패에서 파생된 특허를 사용하고 있다. 오설리번 박사가 소속된 호주 연방과학원(CSIRO)은 와이파이 특허사용료로 지금까지 5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얻었다고 한다. 수입의 상당 부분은 CSIRO의 ‘미래 연구를 위한 펀드’ 조성에 사용되고 있다. 오설리번 박사는 와이파이 기술 개발을 위해 잠시 CSIRO를 떠났다가 최근 다시 복귀해 태양계로부터 50광년 떨어진 행성의 공항 레이더 신호까지도 찾아낼 수 있다고 하는 초대형 전파망원경(SKA)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40여년 전 그를 사로잡았던 미니 블랙홀 발견도 SKA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이다. 머지않아 그의 열정에 대한 또 하나의 큰 보상을 받게 될지도 모르겠다.
  • [아하! 우주] 현대천문학 최대 화두 블랙홀…팩트와 픽션

    [아하! 우주] 현대천문학 최대 화두 블랙홀…팩트와 픽션

    우주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에 지난 17일자(현지시간)로 호주 스윈번 공과대학의 앨리스터 그레이엄 천문학 교수가 블랙홀에 관한 흥미로운 칼럼을 게재했다. 칼럼 내용을 약간 가공해 소개한다.​ 블랙홀에 대한 지식이 ​커갈수록 우주 마니아들의 블랙홀 사랑도 덩달아 커가고 있다. 블랙홀에 관한 최근 뉴스는 블랙홀 가족 중에도 아주 낯선 존재인 '중간질량 블랙홀'의 발견에 관한 것이다. 우리는 블랙홀 중에는 태양 질량의 수십억 배에 이르는 초질량 블랙홀이 있는가 하면, 태양 질량의 몇 배밖에 되지 않는 블랙홀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런데 태양 질량의 2200배 정도 되는 중간 질량의 블랙홀이 발견되어 과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 블랙홀은 큰부리새자리47(47 Tucanae) 구상성단 안에서 발견되었는데, 중간 질량의 불랙홀로서 희귀한 사례에 속한다. 큰부리새자리는 남반구에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볼 수가 없다. 그러나 구상성단 자체는 겉보기 등급 +4.91로 맨눈으로 흐릿하게 보인다. 지구로부터 약 1만 6700 광년 떨어져 있으며, 성단의 지름은 무려 120 광년에 달한다. 가까이 접근하는 모든 물체를 가리지 않고 게걸스럽게 집어삼키는 중력의 감옥, 블랙홀. 모든 연령층, 모든 직업군을 아우르면서 블랙홀에 대해 크나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은 대체 무엇 때문일까? '검은 별(Dark stars)' 질량이 너무 커서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중력을 가진 존재에 대한 개념은 1783년까지 거슬러올라간다. 18세기 영국의 과학자 존 미첼은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만약 태양과 같은 밀도를 가진 어떤 구체의 반지름이 태양의 500분의 1로 줄어든다면, 무한한 높이에서 그 구체로 낙하하는 물체는 표면에서 빛의 속도보다 빠른 속도를 얻게 될 것이다. 따라서 빛이 다른 물체들과 마찬가지로 관성량에 비례하는 인력을 받게 된다면, 그러한 구체에서 방출되는 모든 빛은 구체의 자체 중력으로 인해 구체로 되돌아가게 될 것이다." 뉴턴 역학의 얼개 안에서 그러한 개념의 천체는 검은 별 또는 암흑성(dark stars)으로 불렸다. 그러나 이 암흑성 개념은 19세기 이전까지 거의 무시되었는데, 질량이 없는 파동인 빛이 중력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1915년 아인슈타인이 우주를 기술하는 뉴턴 역학을 대체하여 시간과 공간이 하나로 얽혀 있음을 보인 일반 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직후, 암흑성 개념은 새로운 활력을 얻어 재등장했다. 독일의 카를 슈바르츠실트와 요하네스 드로스터가 각기 독립적으로 점질량에 대한 동일한 방정식의 답을 구했다. 이 풀이는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일부 항이 무한대가 되는 특이점을 가지는 특이행동을 보이는데, 이것을 오늘날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라고 부른다. 이는 어떤 물체가 블랙홀이 되려면 얼마만한 반지름까지 압축되어야 하는가를 내타내는 반지름 한계점이다. 그러나 이 슈바르츠실트의 방정식은 당시 하나의 수학적인 해석에 지나지 않았고, 그뒤 핵물리학이 발전하여 충분한 질량을 지닌 천체가 자체 중력으로 붕괴한다면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이 같은 예측은 결국 강력한 망원경으로 무장한 천문학자들에 의해 관측으로 입증되었고, 충돌하는 블랙홀이 만들어낸 중력파가 미국의 LIGO에 의해 검출됨으로써 오랜 블랙홀 논쟁에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초밀도의 천체들 초밀도의 물체는 사람을 경악시키는 바가 있다. 예컨대 태양이 블랙홀이 되려면 얼마나 밀도가 높아야 할까?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의 풀이 공식으로 구해보면, 태양 질량을 그대로 지닌 채 70만km인 반지름이 3km까지 축소되어야 하며, 지구가 블랙홀이 되려면 반지름이 0.9cm로 작아져야 한다. 그러면 밀도는 자그마치 1cm^3에 200억 톤의 질량이 된다는 뜻이다. 각설탕 하나 크기가 그만한 무게가 나간다는 얘기다. 물질이란 게 이렇게까지 압축될 수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랍다고 하겠다. 만약 당신이 그러한 초질량의 물체가 다가간다면 끔찍한 상황이 기다리고 있다. 지구에서는 중력의 크기가 당신의 지금 키만큼 유지되게 해주고 있는 정도지만, 블랙홀 안으로 떨어지면 사정은 좀 달라진다. 블랙홀의 강력한 기조력이 당신의 머리와 발끝에 동시에 작용하는데, 그 힘의 차이가 엄청나서 당신의 몸은 스파게티 가락처럼 사정없이 늘어나게 된다. 마치 강력한 크레인 두 대가 각각 당신의 발과 머리를 잡아당기는 형국이다. 그러면 결국 어떻게 될까? 당신의 몸은 최종적으로 원자 단위로 분해된다. 천문학자들은 이를 '스파게티화'라 한다. 1958년에 미국 물리학자 데이비드 핀켈스타인이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개념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사건 지평선이란 외부에서는 물질이나 빛이 자유롭게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내부에서는 블랙홀의 중력에 대한 탈출속도가 빛의 속도보다 커서 원래의 곳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경계를 말한다. 말하자면 블랙홀의 일방통행 구간의 시작점이다. 블랙홀, 화이트홀 1964년, 두 명의 미국인인 작가 앤 어윙과 이론 물리학자 존 휠러가 최초로 '블랙홀'이라는 단어를 대중에게 선보였다. 이어서 1965년, 러시아의 이론 천체물리학자 이고르 노비코프가 블랙홀의 반대 개념인 '화이트홀'이라는 용어를 들고나왔다. 만약 블랙홀이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면 언젠가 우주공간으로 토해낼 수 있는 구멍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이 화이트홀 가설의 근거다. 말하자면, 블랙홀은 입구가 되고 화이트홀은 출구가 된다. 이 아이디어는 부분적으로 아인슈타인-로젠의 다리로 알려진 수학적인 개념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1916년에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루트비히 플램에 의해 수학적으로 발견된 후, 1935년에 아인슈타인과 미국-이스라엘 물리학자 나단 로젠에 의해 재발견되어 아인슈타인-로젠의 다리는 나중에 역시 존 휠러에 의해 '웜홀(wormhole)'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1962년, 존 휠러와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풀러는 그러한 웜홀이 양자 하나도 통과하기 어려울 만큼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정립했다. 블랙홀에 관한 팩트와 픽션 블랙홀의 현관 안으로 들어갔던 물질이 다른 우주의 시공간으로 다시 나타난다는 아이디어는 그다지 놀랄 만한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서 무수한 공상과학 스토리가 탄생했다. '닥터 후(Doctor Who)', '스타게이트(Stargate)', '프린지(Fringe)', '파스케이프(Farscape)' 디즈니의 '블랙홀' 등 끝이 없을 정도다. 이런 얘기들은 하나같이 등장인물들이 우리 우주와 다른 우주 또는 평행우주를 여행한다는 줄거리로 되어 있다. 그러한 우주는 수학적으로 성립되는 인공물일 뿐으로, 그 존재에 대한 증거는 아직까지 하나도 밝혀진 것이 없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시간여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만약 우리가 엄청난 속도로 여행하거나, 또는 블랙홀 안으로 떨어진다면 외부 관측자의 눈에는 시간의 흐름이 아주 느리게 보일 것이다. 이것을 중력적 시간 지연이라 한다. 이 효과에 의해 블랙홀로 낙하하는 물체는 사건의 지평선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느려지는 것처럼 보이고, 사건의 지평선에 닿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무한대가 된다. 즉 사건의 지평선에 닿는 것이 외부에서는 관찰될 수 없다. 외부의 고정된 관찰자가 보기에 이 물체의 모든 과정은 느려지는 것처럼 보이기에, 물체에서 방출되는 빛도 점점 파장이 길어지고 어두워져서 결국 보이지 않게 된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빠르게 운동하는 시계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2014년의 영화 '인터스텔라'는 블랙홀 근처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현상을 보여주었다. 우주 비행사 쿠퍼(매튜 맥커너히 분)가 시간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때문이다.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는 '블랙홀'이란 이름은 사실 오해의 소지가 있는 명칭이다. 그것은 시공간의 구멍을 의미하는 것으로, 어떤 물체이든 그 안으로 떨어지면 더이상 물체로서 존재할 수 없이 극도의 고밀도 상태가 된다.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안에는 실제로 어떤 것이 있을까란 문제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블랙홀 내부를 이해하기 위해 끈이론, 양자 중력이론, 고리 양자중력, 거품 양자 등등 현대 물리학의 거의 모든 이론들이 참여하고 있다. 어쨌든 당분간 블랙홀은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질 때마다 일반의 관심을 고조시키며 물리학의 화두로서 위세를 떨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지구 크기 망원경’으로 사상 최초 블랙홀을 본다

    [아하! 우주] ‘지구 크기 망원경’으로 사상 최초 블랙홀을 본다

    우리는 머지않아 초질량 블랙홀의 이미지를 최초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과학자들은 4월 5~14일 사이에 궁수자리 A 블랙홀을 관측하기 위해 가상 망원경(virtual-telescope)을 구축 완료했다. 궁수자리 A는 지금까지 직접적으로 관측된 적은 한번도 없지만, 과학자들은 근처 별들의 움직임을 통해 틀림없이 블랙홀이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만약 블랙홀의 이미지를 직접 관측할 수 있다면 이는 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을 재평가하는 결정적인 사례가 될 것이며, 물리학을 기초부터 다시 써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궁수자리 A는 지구로부터 약 2만 6,000광년 떨어진 거리에 있으며, 지름은 2000만km 정도 된다. 과학자들은 수많은 전파수신기의 연결로 이루어진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으로 이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이미지를 최초로 잡아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이란 외부에서는 물질이나 빛이 자유롭게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내부에서는 블랙홀의 중력에 대한 탈출속도가 빛의 속도보다 커서 원래 있던 곳으로 다시 되돌아 갈 수 없는 경계선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블랙홀의 일방통행 구간이다. 가상 망원경은 이런 이유로 해서 ‘사건 지평선 망원경’이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 프로젝트 리더인 셰퍼드 돌먼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연구소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참으로 흥미진진한 결과가 기대된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 20년 동안 이 가상 망원경을 구축해왔다. 오는 4월이면 사상 최초로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이미지를 망원경 초점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가상 망원경은 남극에서 하와이,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까지, 전 지구적으로 연결된 전파 수신기 네트워크"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이 가상 망원경의 지름이 지구 크기와 맞먹는 만큼 궁수자리 A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을 잡아낼 수 있을 만한 해상력을 확보했다는 얘기다.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은 1931년 미국 물리학자 칼 잰스키가 은하 중심에서 오는 라디오 파를 발견함으로써 그 존재가 예측되었다. 돌먼 교수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대해 내기를 하는 것은 아주 현명치 못한 일이다. 하지만 기대치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면 아인슈타인의 중력이론도 재평가되어야 한다"면서 "물론 그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보진 않지만, 그렇다고 그 가능성을 제외할 수는 없다. 그게 물리학의 아름다움”이라고 밝혔다. 가상 망원경을 이루는 각 전파 수신기에는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대형 하드 드라이브를 갖추고 있으며, 이 데이터들은 모두 미국 메사추세츠 보스턴 근교에 있는 MIT 헤이스텍 천문대로 수집되어 분석에 들어간다. 분석작업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금년 말 또는 내년까지 가야 그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 어쨌든 우리는 사상 최초로 궁수자리 A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될 것이며, 혹 아인슈타인 이론에 결함이 있다면 그 사진이 무엇이 진실인지를 보여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별의 탄생 촉진하는 ‘블랙홀의 트림’

    [아하! 우주] 별의 탄생 촉진하는 ‘블랙홀의 트림’

    지구에서 약 57억 광년 거리에 있는 ‘봉황자리 은하단’. 그 중심의 한 은하에는 거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 블랙홀은 주변 가스를 흡수하면서도 그중 일부를 마치 ‘트림’하는 것처럼 고속으로 분출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찬드라 X선 위성이 관측한 데이터에서는 이른바 ‘전파제트’로 불리는 이 천문 현상이 호스트 은하 양쪽으로 거대 거품을 일으키고 있다. 거품은 플라스마로 이뤄진 희박한 가스로 은하를 둘러싸고 있는데 그 온도가 너무 높아 별의 탄생에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식어서 수축하는 과정’을 발견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헬렌 러셀 박사가 이끄는 천문학 연구진이 알마 우주망원경을 사용한 최근 관측 조사에서 해당 거품의 측면을 따라서 저온의 분자 가스가 가늘고 길게 분포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천체물리학저널(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했다. 저온 가스는 은하의 양쪽에 8만2000광년에 달하는 길이에 걸쳐 있으며, 총질량은 무려 태양 100억 개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가스는 거품에 의해 은하 중심부에서 밀려나고 있거나 거품의 표면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러셀 박사는 “거대질량 블랙홀에 의해 형성된 거품의 구조와 은하의 성장에 필요한 별의 재료인 가스 사이의 관계를 알마 망원경의 관측으로 직접 확인했다”면서 “이번 연구는 이런 블랙홀이 앞으로 별 형성 활동을 어떻게 제어하고 연료가 되는 물질을 호스트 은하가 어떻게 얻는지 새로운 정보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사실, 블랙홀이 강력한 전파제트를 형성하려면 별의 재료가 되는 가스를 소비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별의 탄생 현장이 흐트러져 별의 탄생이 멈춘다는 게 지금까지의 생각이었다. 이론적으로는 은하의 중심에 전파제트와 같은 열원이 없으면 별이 맹렬한 기세로 형성되겠지만, 실제 관측에서는 이런 은하는 그다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연구진은 활동성 은하핵(AGN, 활발하게 활동하는 천체)이 발하는 전파제트와 빛이 열원이 돼 별의 탄생을 방해한다고 생각해 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공동 연구자인 캐나다 워털루대의 브라이언 맥나마라 교수는 “이번 관측으로 거대질량 블랙홀이 거품을 밀어내고 주변 가스를 가열해 은하의 성장을 제어하면서도 그와 동시에 가스의 온도를 충분히 식히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셀 박사는 “이번 결과는 대부분의 거대질량 블랙홀이 60억 년이 넘는 우주 역사 동안 어떻게 폭발적인 별 형성의 폭주를 억제하면서 그와 동시에 은하의 성장을 제어해 왔는지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ALM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하! 우주] 지구 닮은 ‘슈퍼지구’ 찾았다…새로운 이주 행성 될까

    [아하! 우주] 지구 닮은 ‘슈퍼지구’ 찾았다…새로운 이주 행성 될까

    해외 연구진이 태양계 근처에서 지구형 행성, 일명 ‘슈퍼지구’ 후보를 새로 발견했다고 밝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하트퍼드셔대학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예일대학, 카네기과학협회 소속 합동 연구진은 태양계 근처를 공전하는 새로운 행성 50개를 찾는데 성공했다. 합동 연구진은 미국 하와이에 있으며, 동시에 몇 개의 은하를 살펴볼 수 있는 켁(KECK) I 망원경을 이용해 수많은 별을 꾸준히 관찰한 결과를 분석했다. 이들이 찾은 행성 중 ‘글리제 411b’로 명명된 행성은 태양과의 거리가 매우 가깝고 지구보다 표면온도가 매우 높지만, 지구처럼 태양의 주위를 일정한 주기로 돈다는 점에서 슈퍼지구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지구는 지구보다 질량이 2~10배 큰 천체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행성을 지칭한다. 중력이 강해서 대기가 안정적이고 지각 운동이 활발해 생명체가 탄생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글리제 411b를 포함해 이번에 발견한 대부분의 새로운 행성이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으며, 특히 글리제 411b는 지구와 불과 8.1광년 떨어져 있다는 특징이 있다. 천문학계는 그동안 3000개가 넘는 외계생성을 발견했지만 대부분이 수백 광년 떨어져 있어 탐구가 거의 불가능했다. 연구진이 슈퍼지구로 꼽은 글리제 411b의 공전주기는 10일 미만으로 파악된다. 때문에 ‘쌍둥이 지구’라고 칭하긴 어렵지만 지구 및 태양과 근거리에 있어 언젠가는 인간의 직접 탐사가 가능하고, 더 나아가 인간이 이주할 수 있는 외계 행성 후보를 선정할 때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를 이끈 하트퍼드셔대학의 미키 투오미 박사는 “새로운 행성의 발견은 우주와 태양계의 형성 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며, 동시에 우주와 관련한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정체’가 확인된 행성 60개 외에도 우주공간에 존재하는 것으로 예측되는 행성 후보군 54개의 목록을 함께 공개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천문학 분야 최상위급 학술지인 미국의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외계인 만나는 날이 곧 지구 멸망의 날” 美 학자 주장

    “외계인 만나는 날이 곧 지구 멸망의 날” 美 학자 주장

    과학의 발달로 우주의 신비가 한 겹씩 벗겨질수록 외계인에 대한 호기심도 높아져만 간다. 외계인의 존재 유무는 일반인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도 오랫동안 논쟁거리로 꼽혀왔는데, 최근 한 천체물리학자가 “외계인과 접촉하는 날이 곧 지구 멸망의 날일 것”이라고 ‘예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시카고에 있는 애들러천문관 소속의 천체물리학자인 루씨앤 월코비치 박사는 최근 NBC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실제 외계인과 접촉하는 것이 인류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외계에 사는 지적 생명체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만, 우리가 접촉하고자 하는 외계인은 우리의 관심을 필요로 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지구상의 생명체를 끝내는 결과를 나을 수 있으며, 그들은 지구에서 높은 퀄리티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우려를 내비치는 전문가는 루씨앤 월코비치 박사 뿐만이 아니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를 비롯한 일부 과학자들은 외계인이 지구를 발견하게 된다면, 지구를 정복하고 식민지화 하기를 원할 것이라는 우려를 여러 번 내비쳤다. 스티븐 호킹은 최근 인터뷰에서 “외계인이 지구를 방문한다면, 콜럼버스가 미국에 도착했을 때와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콜롬버스의 미 대륙 발견은 인디언들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외계 지성체를 탐색하는 미국 세티(SETI) 연구소 수석 천문학자 세스 쇼스탁 박사는 라이브사이언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외계인으로부터 신호를 받으면 이를 즉시 확인한 뒤 국제적인 협의 없이는 이에 응답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미국 정부와 UN은 이 조항을 업데이트 하는 것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외계인과 만나면 좋은 첫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인류에 대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외게인에게 이야기해야 하는지에 대해 여러 사람과 토론하는 자리를 가진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비영리단체 메티(METI·Messaging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는 2018년 우주로 전파 형태의 메시지를 송출해 외계인과의 접촉을 시도하겠다고 밝혀, 외계인이 지구에 적대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다고 믿는 일부 과학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아하! 우주] 영화 속 ‘웜홀 여행’ 정말 가능할까?

    [아하! 우주] 영화 속 ‘웜홀 여행’ 정말 가능할까?

    -두 세계를 연결하는 ‘시공간의 터널’​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폴 셔터 오하이오 주립대 교수의 ‘웜홀이 과연 있을까?(Could Wormholes Really Work? Probably Not)’라는 제목의 칼럼이 우주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에 지난 1일자(현지시간)로 게재되었다. 대중이 큰 관심과 흥미를 느끼는 내용을 재미있게 다룬 것으로 보여, 아래 기사는 이 칼럼 내용을 자료로 해서 약간의 가공을 해 소개한 것이다. 다른 은하계로 통하는 지름길, 웜홀이 과연 있을까? 대담한 우주 여행자가 광속 로켓을 타지 않고도 한 항성계에서 다른 항성계로 폴짝 뛰듯이 건너갈 수 있는 시공간 터널이라고 일컬어지는 웜홀. 이 웜홀이 특히 공상과학소설이나 영화에 곧잘 등장하는데, 이는 스토리를 흥미롭게 끌고갈 수 있는 편리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하긴, 순전히 과학적으로 입증된 물리법칙만이 가득한 소설이나 영화라면 그다지 재미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웜홀이란 게 있기나 한 걸까? 시공간을 구부려서 다른 세계로 통하는 터널이란 게 과연 존재 가능한 것일까? 그런게 정말 있다면 우주를 탐험하고자 하는 인류의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시공간의 터널 웜홀의 개념은 빈 대학의 물리학자 루트비히 플람이 최초로 주장했고, 뒤에 아인슈타인과 나단 로젠이 블랙홀이 길게 확장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이 바로 웜홀로, ‘아인슈타인-로젠의 다리’라고도 불린다.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을 풀어서 블랙홀에 대한 해를 구할 때 웜홀과 화이트홀 개념이 자연스럽게 예측되었다. 블랙홀이 사건 지평선 안으로 들어오는 모든 물질을 짐어삼키는 것과는 반대로 화이트홀은 모든 것을 뱉어내는 구멍이다. 말하자면, 블랙홀은 입구가 되고 화이트홀은 출구가 된다. 웜홀은 블랙홀이 회전할 때 만들어지며, 그 속도가 빠를수록 만들기 쉬워진다. 수학적으로만 웜홀을 통한 여행이 가능하다. 블랙홀은 빨리 회전하면 회전할수록 웜홀을 만들기 쉽고 전혀 회전하지 않는 블랙홀은 웜홀을 만들 수 없는 것으로 나와 있다. 웜홀(벌레구멍)이라는 이름은 벌레가 사과 표면의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갈 때 파먹은 구멍으로 가면 표면을 기어가는 것보다 더 빨리 간다는 뜻에서 붙여진 것이다. 수학적으로 도출된 블랙홀이라는 존재는 보너스까지 하나 덤으로 내놓았는데, 모든 블랙홀은 특이점을 경유해 화이트홀로 연결되어 있을 거라는 예측이다. 이것이 바로 시공간의 터널인 웜홀이다. 그런데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넘치도록 많지만, 화이트홀은 순전히 수학적인 픽션으로, 그 존재가 증명된 바 없다. 처음에는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고 있는 것이 웜홀이라고 추측되었으나, 화이트홀의 존재가 부정됨으로써 이제 그러한 의미로 쓰이진 않는다. 화이트홀이 부정되었다고 웜홀의 존재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론에서 유도되는 웜홀의 해가 아주 순간적인 부분에서만 존재하므로 불안정하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 블랙홀의 기조력 때문에 진입하는 모든 물체가 파괴되어 무한도의 밀도로 특이점을 만드는데, 이러한 환경에서 과연 웜홀이란 게 존재할 수 있겠는가, 또한 존재하더라도 웜홀을 통한 여행이 가능하겠는가에 대해 많은 과학자들은 의문을 표하며, 다만 웜홀 여행이란 수학적으로만 가능할 뿐이라고 믿고 있다. 블랙홀이 만들어지는 메커니즘은 거대 질량의 별이 중력 붕괴를 한 결과, 모든 질량이 한 점으로 응축되는 특이점이 만들어짐으로써 가능한 것이다. 이 메커니즘의 진행과정에서 화이트홀이 형성될 수 있는 여지는 완벽히 제거된다. 만약 화이트홀이 어쩌다 형성된다 하더라도(그럴 리도 없지만) 극도의 중력을 행사하는 특이점이 그 즉시로 웜홀을 잡아채어 엿가락처럼 무한히 늘려버릴 것이다. 어떤 것도 웜홀을 통과할 수 없다. 웜홀로 가기 전에 죽는다 이처럼 웜홀 여행은 불가능하다고 과학은 판정을 내렸지만, 대중의 호기심까지 금지시킬 도리는 없다. 대중은 여전히 ‘만약 웜홀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만약 월홀을 통해 여행할 수 있다면...’, ‘만약 화이트홀을 블랙홀에다 부착해 웜홀을 만들 수 있다면...’ 등등 상상의 날개를 멈추지 않고 있다. 웜홀 여행이 불가능한 이유를 우선 하나만 들어보자. 일단 웜홀까지 접근해 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웜홀이 있다면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안쪽에 있을 텐데, 이 사건 지평선이란 게 무엇이든 게걸스럽게 집어삼키면 결코 뱉어내지 않는 성질을 갖고 있다. 만약 당신이 웜홀을 발견하고 거기로 들어가기 위해 사건 지평선을 넘었다고 치자. 그 즉시로 당신의 몸은 엄청난 블랙홀의 기조력에 의해 국수가락처럼 한없이 늘어나면서(‘스파게티화’라 한다) 특이점을 향해 떨어져내릴 것이다. 그리고 특이점은 극한의 중력으로 당신의 영혼까지 물질의 최소단위로 으깨어버릴 것이다. 그러니 웜홀에 들어가 다른 세계에서 온 외계인과 차를 한 잔 나눈다는 것은 숫제 꿈도 꾸지 못할 일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웜홀 여행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일부 물리학자들이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킵 손으로, 특정한 조건에서 웜홀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이것을 통해 우주여행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이론은 더욱 발전하여, 웜홀의 한쪽 입구를 아주 빠르게 이동시켰다가, 다시 돌아오게 하면 ‘시간지연 현상’이 발생하게 되어 웜홀을 통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이론까지 나왔다. 현재 이론적으로 웜홀은 10-33㎝ 정도의 크기에서 존재하는 양자 웜홀로 밖에 존재할 수 없으며, 그것을 시간여행이 가능할 정도로 확대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많은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어쨌든 킵 손은 웜홀 여행에 관한 이론과 주장으로 유명해지면서 영화 ‘인터스텔라’ 제작에 자문을 맡기도 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아하! 우주] 암흑물질 비밀 풀 왜소은하군 최초 발견

    [아하! 우주] 암흑물질 비밀 풀 왜소은하군 최초 발견

    2000억에서 4000억 개의 별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 은하나 안드로메다은하와 달리, 몇십 억 개의 별을 가진 작은 은하를 왜소은하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런 왜소은하 여러 개가 중력으로 결합해 있는 ‘왜소은하군’이 사상 처음으로 관측됐다고 천문학자들이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발견은 이런 은하가 모여 우리 은하와 같은 커다란 은하를 형성하고 이때 수수께끼의 암흑물질이 작용한다는 유력한 이론을 뒷받침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아스트로노미’(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실린 이 연구논문에 따르면, 왜소은하군은 이미 이론화돼 있지만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던 것으로, 최근 ‘슬론 디지털 전천탐사’(SDSS)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탐사 자료에서 발견됐다. 이 자료는 2008년 발표된 뒤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됐다.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왜소은하군은 총 7개. 각각 3~5개의 왜소은하로 구성돼 있다. 그 크기는 우리 은하의 10분의 1에서 1000분의 1 정도까지 다양하다. 왜소은하의 특징은 우리 은하와 달리 새로운 별의 생성을 오래전부터 멈추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미국국립전파천문대(NRAO)의 천체물리학자 사브리나 스티어월트 박사는 “이런 은하군은 중력으로 묶여 있어 미래에는 융합돼 하나의 큰 중간질량 은하를 형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발견으로 초기 우주에서 은하 등 구조가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관한 몇 가지 중요한 문제를 해명하는 단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은하 형성에 관한 유력한 이론은 약 137억 년 전 빅뱅이 일어난 뒤 더 작은 은하들이 생겼고 이들이 결합해 더 큰 은하를 형성해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융합 과정이 왜소은하 정도의 작은 규모에서 발생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는 지금까지 답답할 정도로 거의 없었다고 스티어월트 박사는 말한다. 그리고 그 이유 중 하나로 왜소은하의 관측이 어렵다는 것을 꼽고 있다. 참고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왜소은하는 대마젤란은하와 소마젤란은하가 유일하다. 천문학자들은 10년 전 시점에서 왜소은하를 몇십 개밖에 발견하지 못했다. 이후 망원경의 대형화로 발견 횟수가 늘어나긴 했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왜소은하는 고립된 낱은하(Field galaxy)나 더 큰 은하에게 잡아먹힐 위성은하(satellite galaxy) 중에 한 유형일 뿐이었다. 이에 대해 스티어월트 박사는 “우리가 발견한 것과 같은 저질량 은하로만 구성된 독립적인 은하군은 우리 은하와 같이 더 큰 은하들이 만들어지게 되는 메커니즘을 밝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구에서 2억~6억5000만 광년 거리에 있는 이번 은하군에 대해서는 “거리가 매우 먼 것처럼 생각되지만 우주의 엄청난 크기를 생각하면 비교적 가까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을 확인하기 위해 칠레 라스 캄파나스 천문대에 있는 발터바데 망원경 등 세계 각지의 망원경으로도 관측을 시행했다. 이제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우주의 4분의 1을 구성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정체불명의 암흑물질에 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암흑물질은 우주의 다른 천체에 미치는 중력을 통해서만 감지되는데 미지의 소립자로 구성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왜소은하에는 이보다 큰 은하보다 훨씬 더 많은 암흑물질이 존재하는 경향이 있다고 스티어월트 박사는 말한다. 이는 이런 작은 은하군이 암흑물질의 중력에 영향을 더 잘 받는다는 것. 또한 왜소은하는 비교적 나이가 오래돼 있어 가스나 먼지 같은 파편을 거의 갖고 있지 않아 방해 없이 암흑물질을 조사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왜소은하군은 이런 암흑물질을 이해하기 위한 탐구 과정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흥미로운 천체라고 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하고 있다. 사진=Kelsey E Johnson, Sandra E Liss, and Sabrina Stierwalt(위) Nature Astronomy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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