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천주교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임명동의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농어촌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민간업체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닮은꼴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103
  • [종교플러스]

    천주교 ‘유아세례 증서’ 발급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은 유아를 비롯한 가정 전체가 세례성사를 더욱 뜻깊게 추억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자는 취지에서 ‘유아세례 증서’를 냈다. 이 증서는 청소년국 유아부가 지난 3∼9월 진행한 ‘우리아기 유아세례 받기’ 프로그램의 연장선상에서 마련한 증서. 임신부 태교 프로그램이 시범적으로 운영됐던 서울 당산동 본당 유아세례식에서 처음 발급됐다. 서울대교구는 “유아세례는 부모가 아이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신앙적 실천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유아세례증서가 단순히 종이 한 장이 아니라 아이와 가족 모두에게 사랑이 담긴 하나의 징표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아세례 증서 사용을 원하는 본당은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장터 누리방(www.catholicshop.or.kr)에서 증서를 구매할 수 있다.(02)727-2343. 원불교 호스피스회 창립 원불교는 최근 원광대병원에서 사단법인 원불교 호스피스회 창립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원불교 호스피스회는 생사관 정립,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연구 및 사회화 사업, 호스피스 관련 전문인 양성교육, 실천사업, 말기 환자와 그 가족들을 돌보는 연계 활동 등을 수행한다. 호스피스 회원들은 지난 1993년부터 서울과 전북 익산에서 각각 활동해왔으며 창립총회를 계기로 전국 조직망을 갖춰나가기로 했다. 원광대병원 정은택 병원장은 “삶에 대한 애착이 강할수록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강하다. 병고에 지친 수많은 영혼과 그 가족들에게 한 줄기 빛이 되길 염원한다.”며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호스피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길에 앞장서 달라.”고 회원들을 격려했다. 한편 총회에서는 환자들이 온전한 상태에서 직접 적은 ‘안녕카드’(유언장)도 나눠 눈길을 끌었다. 원불교 호스피스회가 마련한 이 ‘안녕카드’는 죽는 시간을 뒤로 미루기 위한 연명조치에 대한 거부,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인위적 생명유지 치료 중단과 함께 고통 완화를 위한 조치는 최대한 취해주길 염원한다는 메시지를 담고있다.
  • “한국 천주교 외형 급성장… 北선교 같은 새 모델에 주목해야”

    “한국 천주교 외형 급성장… 北선교 같은 새 모델에 주목해야”

    “파리외방전교회와 한국은 전교회 초기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고 지금도 여전히 각별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한국에 파견된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의 순교는 한국 천주교회의 뿌리를 다지는 고귀한 희생이었지요.” 지난달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중심가 뤼드박 128번지 전교회 본부에서 만난 조르주 콜롱(58) 총장. 그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 주관으로 유럽 성지를 순례 중인 기자단을 반갑게 맞아 “한국은 우리에게 외국이지만 외국이 아닌 나라”라며 “국가와 종교, 종파를 떠나 사랑과 평화를 위해 함께 연대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1658년 로마 교황청 직할단체로 출범한 파리외방전교회는 프랑스 최초의 해외 선교단체. 한국과의 인연은 1811, 1827년 두 차례에 걸쳐 이 땅의 신자들이 미사를 집전할 신부를 파견해줄 것을 교황청에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70여명의 선교사가 조선에 파견됐고 그중 12명이 순교했으며 순교자 중 10명은 천주교 최고의 명예라는 성인품을 받았다. 파리외방전교회 사람들은 조선에서 선교사들의 순교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모여 감사의 노래 ‘테 데움’(Te Deum)을 불렀다고 한다. 지금도 본부 정원 팔각정에는 한국에서 순교해 성인 반열에 오른 10명의 선교사 이름이 새겨져 있다. ‘테 데움’을 불러줄 수 있느냐는 순례단의 요청에 “잘 기억하지는 못한다.”며 대신 찬미가 ‘살베 레지나’를 들려 준 콜롱 총장은 한국 천주교에 대한 조언도 전했다. “이제 한국 천주교는 외형적으로 크게 성장했고 보편화됐지만 외형에 치우치다 보면 정작 중요한 가치를 외면할 수 있습니다. 북한 선교 같은 새로운 모델과 사업에 주목해 가톨릭 본연의 가치를 확장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이 전교회는 초기의 지향과는 달리 해외 전교보다는 프랑스에 건너 온 신학생들의 교육에 더 치중하고 있는 상황. 아시아에 파견한 선교사가 지난해 5명, 올해 7명에 그쳤고 소속 사제도 한국에서 활동 중인 12명을 포함해 280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콜롱 총장은 “과거 한국에 파견된 선교사들이 했던 것처럼 북한, 미얀마, 중국 같은 나라에서도 아직 우리 선교사들이 할 일이 많다.”며 전교회의 위상을 강조했다. 40여분간의 인터뷰를 마친 뒤 순례단을 선교사들의 사진과 유품이 전시된 지하 박물관으로 안내한 콜롱 신부. 한국과 베트남 등 아시아의 각지에서 피를 뿌리며 숨져간 선교사들의 흔적을 보여 준 그는 “예수님이 당신을 희생한 첫 순교자였다면 전교회의 선교사들은 그분의 뒤를 따르는 제자들”이라는 말로 순례단을 배웅했다. 파리 글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서울플러스] 서소문공원 관광자원화 심포지엄

    중구(구청장 최창식) 천주교 서울대교구(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와 함께 8일 오후 1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서소문공원의 역사관광자원화를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도시디자인과 3396-5952.
  • 루르드 ‘동굴의 샘’ 치유의 기적 소망하는 순례객 행렬

    루르드 ‘동굴의 샘’ 치유의 기적 소망하는 순례객 행렬

    ‘천주교는 예수보다 성모 마리아를 더 숭배하는 종교.’ 천주교와 관련해 적지않은 이들이 품고 있는 오해 중 하나이다. 그러나 천주교계는 이 말에 정색하고 반대한다. “성모 마리아는 오로지 예수의 존재와 뜻을 밝힐 뿐이다.” 원죄의 속박 없이 잉태된 무염시태(無染始胎)의 성모 마리아. 성모 마리아의 성심(聖心)은 곳곳에 현현하지만 그 몸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비쳤다는 발현처는 성모 성심을 더욱 도드라지게 하는 이적의 땅들이다. 순례단이 지난 18, 19일 잇따라 찾은 프랑스 남서부의 작은 시골마을 루르드와 파리 중심가 파리외방전교회 인근 ‘기적의메달 성당’은 예사롭지 않은 영성의 공간이었다. 지금까지 가톨릭교회가 성모 마리아 발현과 그 발현때 이루어진 사적 계시를 인정한 곳은 모두 8곳. 이 가운데 루르드는 가장 널리 알려진 발현처로 연간 600여 만명의 순례객이 찾아든다. 1852년 성모 마리아가 14세 소녀 마리아 베르나데트 수비루에게 18차례에 걸쳐 발현했다는 성소. 성모 마리아는 가난한 시골 소녀 베르나데트에게 모습을 보이면서 ‘가엾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고’‘이곳에 성당을 지을 것’과 ‘많은 사람이 이곳으로 행렬을 지어왔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그 계시를 따라 이곳에는 ‘동굴 성당’과 ‘비오 10세 성당’, ‘무염시태 성당’을 비롯해 30여개의 성당이 들어서 있다. 순례단이 루르드를 찾은 때는 성수기가 끝난 무렵이지만 루르드 샘물이 솟는 동굴과 성당은 미사와 기도에 참여하려는 순례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치유의 능력을 가졌다는 동굴 샘물은 가장 많은 순례객이 찾는 곳. 베르나데트가 성모를 만난 이 동굴의 샘에서는 지난 153년 동안 끊임없이 하루 14만ℓ의 물이 흘러나와 순례객들의 식수와 침수로 사용되고 있다. 7000여건의 치유 사례가 접수돼 그 가운데 교황청이 67건을 인정한 이적의 샘이다. 얼마 전까지 이 샘 앞에는 병자들이 놓고 간 목발들이 걸려 있었지만 외적인 것보다 내면이 중요하다는 여론에 따라 모두 치워졌다고 한다. 이곳에 상주하는 사제는 30여명. 사제들이 매일 미사를 집전하고 있으며 부활절 일주일 전부터 11월 1일까지의 성수기엔 비오 10세 성당에서 성체강복 미사와 6개 국어로 진행되는 국제미사가 열린다. 이곳에서 한국인들의 성지순례를 안내하는 예수성심시녀회 소속 이 마리 스텔라 수녀는 “각국에서 자비를 들여 와 묵묵히 순례객들을 돕는 자원 봉사자가 8000여 명에 달한다.”며 “이곳을 다녀간 순례객은 이웃을 더 사랑하면서 살아야 하며, 그것이 성모님 뜻에 진정으로 따르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루르드에 이어 순례객이 찾은 기적의메달 성당. 파리외방전교회에서 100m쯤 떨어진 이곳은 루르드보다 28년 앞서 성모 마리아가 발현한 곳이다. 성모 마리아가 카타리나 라브레(1806~1876) 수녀에게 발현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성당. 성모는 카타리나 수녀에게 발현해 “나는 원죄 없이 잉태됐다.”며 성모 공경에 대한 메달을 만들라는 계시를 전했다고 한다. 이후 신뢰심을 갖고 이 메달을 지닌 많은 이들에게 치유와 회개 등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나 ‘기적의 메달’로 부르게 됐다. 순례단이 성당을 찾은 때는 마침 오후 미사가 열리던 무렵. 세계 각국에서 찾아든 신자며 순례객들로 성당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미사가 끝난 뒤 이웃 박물관과 기념품점엔 기적의 메달을 사려는 발길들이 이어졌다. 천주교 성물방이며 웬만한 신자들의 묵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적의 메달. 이곳을 찾는 이들이 어디 기적의 메달 하나쯤을 사려 모이는 것일까. 루르드·파리 글 사진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가톨릭 ‘영성의 심장’을 가다-유럽 수도원·성지 순례기

    가톨릭 ‘영성의 심장’을 가다-유럽 수도원·성지 순례기

    많은 종교는 세상과 섞이기도 하고 세속과 단절한 채 절대자에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몸과 마음의 정화를 추구한다. 가톨릭의 수도원은 그런 정화의 가치를 온전히 담은 영성의 뿌리이자 심장으로 통한다. 세상과 교회가 어지럽고 흔들릴 때마다 쇄신과 정화의 기치를 들어 사람들의 영혼을 가다듬었던 수도원은 그래서 세상에서 더 멀리 있을 때 빛이 난다. 천주교주교회의 주관으로 지난 14∼24일 독일·프랑스·이탈리아의 수도원과 성모 마리아의 발현지에서 진행된 순례의 현장을 소개한다. ●‘수도생활의 아버지’ 베네딕트 이상 구현 독일 바이에른 주 수도인 뮌헨 시내를 둘러본 순례단이 처음 찾아간 곳은 성 오틸리엔 수도원. 뮌헨에서 고속도로를 1시간쯤 달려 한적한 시골마을에 접어들자니 고즈넉한 수도원이 얼굴을 내민다. 베네딕도 수도회의 창설자이자 ‘수도생활의 아버지’로 불리는 베네딕트(480~547) 성인이 제시한 규칙과 이상을 변함없이 따르는 수도원. 1500년 전 베네딕트의 정신을 오롯이 지키고 있다는 이곳 사람들의 삶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일까. 순례단 앞에 불쑥 나타난 인상 좋은 젊은 수사가 수도원 구석구석을 보여준다. 밭이며 축사·돈사, 출판사, 김나지움(중·고등학교) 교사, 체육관…. 이곳에 살고 있는 100여 명의 수사라면 누구라도 빠짐없이 해야만 하는 노동의 현장들이다. ‘기도하고 노동하라’(Ora et labora). 사막과 동굴에서 흩어져 살던 수도승들을 한 곳에 모여 살게한 정주(定住) 수도원을 처음 세운 베네딕트의 규칙이 생생하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 갈 무렵 미사 시간을 알리는 종 소리가 수도원의 적막을 깬다. 줄을 지어 성당을 들어 선 수사들. 가톨릭 전례음악인 그레고리안 성가의 음률에 맞춘 ‘요한의 첫째 서한’에 이어 성경 구절 봉송과 시편 독서, 신자들의 기도, 주의 기도를 이어가는 수사들의 표정이 엄숙함을 넘어 신비롭게 다가온다. 수사들의 기도를 카메라에 담으려는 순례단의 어수선한 몸짓들. 성당 밖으로 순례단을 인도해 던지는 한 수사의 말이 인상적이다. “세상의 소리는 크게 울린다. 그 속에서 들리는 하느님의 소리는 작다. 우리는 하느님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느님의 소리를 듣기 위해선 침묵이 필요하다.” 하루 5차례의 미사말고도 늦은 밤 끝 기도 부터 새벽기도까지 수사들의 침묵이 이어진다. 기도와 노동의 조화를 통해 하느님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그들의 수도는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해발 1300m 알프스 산자락 ‘단절의 땅’ 베네딕도 수도회가 ‘기도와 노동의 조화’를 추구했다면 브루노(1030~1101) 성인이 설립한 카르투시오 수도회의 영성은 철저한 고독과 침묵을 통한다. 순례단이 두 번째로 찾은 해발 1300m 알프스 산자락, 프랑스 생피에르 샤르트뢰즈에 자리한 그랑드 샤르트뢰즈 수도원. 11세기 브루노 성인이 창립한 카르투시오 수도회의 본원이다. 영화 ‘위대한 침묵’으로 국내에도 알려진 ‘단절의 땅’이자 ‘창살 없는 감옥’. 한 번 들어가면 죽어서야 나올 수 있다는 그 수도원은 지난 1000년간 외부 세계에 드러나지 않고 수도자들의 고독한 기도처로 존재했던 그대로 순례단에게도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입구에 수도원 모델 하우스 격으로 설치된 박물관을 통해 수도원 속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33명의 수사가 오로지 기도 수행을 위해 홀로 생활하는 독채들. 1층에 조그만 정원과 목공 및 철공 작업실, 장작보관소, 화장실이 있고 2층에는 작은 침대와 기도공간, 세면대, 책상, 성모상을 모신 경당이 들어있다. 매일 아침 함께 드리는 공동미사를 빼곤 모든 시간을 각자의 거처에서 홀로 지내는 수사들은 하루 한끼만 먹는다. 방마다 마련된 음식 투입구를 통해 제공되는 음식은 혼자 해결한다. 1주일에 한번씩 하는 산악행군 때 말고는 철저히 침묵한다는 수사들은 불교 선사들의 무문관(無門關) 수행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14세기 유럽 전역에 흑사병이 돌던 때에도 가난과 고독 속에 하느님의 음성을 찾아가는 엄격한 규칙을 고수했다는 카르투시오 수도원의 휘장엔 이렇게 쓰여있다. ‘세상은 돌지만 십자가는 우뚝하다.’ 알프스 자락 그곳에서 1000년간 이어 온 수사들의 고독한 침묵이 가톨릭과 세상을 떠받치고 있다면 무리한 생각일까. ●聖者 프란치스코의 고향 순례단이 마지막 찾은 영성의 땅은 로마에서 차로 2∼3시간 떨어진 목가적인 지방 아시시. ‘제2의 예수’라 불릴 만큼 성자 중의 성자로 꼽히는 프란치스코(1182~1226)가 태어나고 죽은 곳이다. 프란치스코는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스무살 때 기사의 꿈을 품고 참가한 전쟁에서 포로로 잡혀있다가 병을 앓고 난 뒤 회심해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무소유의 탁발승이 됐던 인물이다. 베네딕도 수도회의 세속화에 반발해 초기 수도회의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뜻을 세웠던 그는 맨발에 누더기를 걸친 채 나환자며 거지 등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예수의 사랑을 전했다. ‘청빈’ ‘순결’ ‘순명’. 그가 세운 수행의 정신은 아시시 곳곳에 스며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쓰러져 가는 나의 집을 수리하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은 뒤 맨 먼저 수리했다는 작은 ‘포르치운쿨라’성당과 그 성당을 품고있는 ‘천사들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 프란치스코의 묘가 있는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 사형수들의 처형장이 있어 ‘죽음의 언덕’으로 불렸던 자리에 묻히기를 원해 유해가 안치된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 후세 사람들은 그곳을 ‘희망의 언덕’ ‘천국의 언덕’이라 부른다. 극단적인 가난을 택해 청빈과 단순함을 목숨처럼 여겼던 프란치스코. 그의 영성이 오롯이 담긴 아시시를 떠나는 순례단에게 한 수사는 이런 말을 남겼다. “사람들은 이 세상이 잠깐 지나가는 순례의 세상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집착하며 살아간다.” 오틸리엔(독일)·상트피에르 샤르트뢰즈(프랑스) 아시시(이탈리아) 글 사진 김성호 편집위원
  • ‘어머니가’ 펴낸 박청수 원불교 교무 “어머니 가르침으로 세계인의 엄마 됐죠”

    ‘어머니가’ 펴낸 박청수 원불교 교무 “어머니 가르침으로 세계인의 엄마 됐죠”

    “시집, 그까짓 시집 무엇하러 갈 것이냐? 다른 길이 있는 줄을 모르면 여자로 태어나서 시집을 안 갈 도리가 없지만, 더 좋은 길이 있는데 무엇하러 시집을 갈 것이냐? 너는 커서 꼭 교무(원불교 교역자)가 되어라. 기왕이면 한평생 많은 사람을 위해 살고 큰 살림을 해라.” ●“침묵·명상속 마침표 잘 찍을 것” 원불교 박청수(74) 교무가 위와 같은 가르침을 남긴 어머니에 대한 책 ‘어머니가 가르쳐준 길’(한길사 펴냄)을 내고 28일 기자들과 만났다. 책에는 그에게 “나는 외손주를 등에 업고 싶지 않다. 사위 절도 받고 싶지 않다.”며 큰일을 하라고 등 떠민 어머니(김창원, 2008년 작고)와 50여년간 55개국을 돌며 무지, 빈곤, 질병 퇴치에 힘쓴 봉사활동에 대한 이야기가 할머니가 들려주는 동화처럼 조근조근 담겨 있다. 박 교무는 “컴퓨터를 할 줄 몰라 직접 쓴 원고 내용이 토씨 한 자도 바뀌면 안 된다고 출판사에 강조했다.”며 “독자는 책 한 권을 설렁설렁 보는 수도 있지만 (올 1월 작고한) 박완서 선생이 말씀하셨듯 필자는 다 피로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7년 서울 원불교 강남교당을 은퇴하고 경기 용인시 사암리 ‘삶의 이야기가 있는 집’에 혼자 머무는 그는 “이번이 마지막 책이다. 앞으로는 침묵과 명상 속에서 인생 마침표를 잘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무의 봉사활동이 빛나는 것은 종교와 정치, 국적 등 모든 경계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그는 20여년간 봉사와 모금 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법정 스님과 편지를 주고받았다. 또 천주교 시설인 성 라자로 마을에서 31년간 나환자를 도왔다.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따지지 않고 많은 종교와 깊은 인연을 맺은 것은 ‘종교 협력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노벨상 후보 오른 ‘한국의 테레사’ 캄보디아와 히말라야에 병원을 세우고 탈북청소년을 위해 학교를 만들 때도 원불교의 교리를 알리기보다는 그저 “엄마 같은 마음으로” 달려가서 도왔다. 언제부턴가 이름 앞에 ‘한국의 마더 테레사’란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지난해에는 노벨위원회의 유일한 아시아인 선임자문관인 한영우 박사가 스웨덴에서 전화를 걸어왔다. “좋은 소식이 있다. 한국인 수상 가능 대상자가 한 명 있다.”며 박 교무가 노벨평화상 최종 후보 10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됐음을 알려줬다. 박 교무의 어머니는 27살에 홀로 되어 자매를 모두 원불교의 정녀(貞女)로 길러냈다. 가난하고 많이 배우지 못했지만 딸들이 ‘세계인의 엄마’가 되도록 가르친 여성이었다. 박 교무는 “난 세계적인 사람”이라며 “20년간 ‘민병철 생활영어’ 테이프로 공부해 비록 쓰지는 못하지만 영어로 자유로운 회화와 설교를 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50년을 하루같이 봉사를 일로 삼고 했더니 작은 것이 커지고 숨은 게 드러났다.”는 게 박 교무의 얘기다. 책에는 세상을 떠난 김수환 추기경과 법정 스님, 박완서 작가 등 그의 봉사를 도운 여러 고마운 인연들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동창끼리만 결혼하는 이 학교 알고보니까…

    동창끼리만 결혼하는 이 학교 알고보니까…

    12월 하면 떠오르는 친숙한 광경이 있다. 구세군의 자선냄비와 종소리다. 자선냄비 옆에서 군대식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딸랑딸랑 종소리를 울리면 “아, 또 한 해가 가는구나.” 하고 가는 세월을 실감하게 된다. 그리고 모진 추위와 맞서야 하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게 된다. 세밑 스산한 도심을 따뜻하게 만드는 정감 어린 풍경이다. ●대기업 사원·공무원 등 전직 화려함 뒤로하고… 구세군 하면 자선모금을 위해 일시적으로 모인 봉사조직쯤으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구세군(The Salvation Army)은 1865년 영국 감리교 목사 윌리엄 부스가 창시한 엄연한 기독교의 한 교파다. 우리나라에는 1908년 개신교의 한 교단으로 도입됐다. 다른 교파처럼 교회와 교리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자선냄비와 같은 사회봉사 활동에 큰 역점을 두고 있어 교회이면서 동시에 사회봉사단체라고 볼 수 있다. 구세군의 가장 큰 특징은 군대의 조직 형태를 본뜬 사관학교 제도다. 기자가 찾아간 곳은 경기 과천시에 있는 구세군사관학교. 2년의 교육과정을 마치면 신학대학을 졸업한 천주교 신부나 개신교 목사처럼 사제 자격을 받는다. “할렐루야!” 여기저기서 생도들이 우렁찬 목소리로 오른손 검지를 들어 올리는 구세군식 인사를 한다. 짙은 감색 제복의 그들의 동작에 ‘군기’가 바짝 들어 있다. “과거 서울역 개찰구에서 차표 검사하는 승무원 같죠?” 농담을 건네는 1학년 최철호(39) 생도는 대기업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이곳에 들어 왔다. “집안 어른 중 한 분인 구세군 사관에게 영향을 받았는데 처음엔 삶의 안락을 포기하는 데 고민이 많았어요.” 최 생도의 동기생들은 공무원,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경력을 가졌다. 나이도 26세에서 45세까지 천차만별이다. 이들은 사관학교 사택에서 공동체 생활을 한다. 기상 시간이 정해져 있고 소등 시간이나 외출 제한도 있다. 일요일에는 각자 배정받은 교회에 가서 목회 실습을 하며 수요일은 소그룹 모임과 봉사 활동을 한다. 학교에는 관리인이 따로 없다. 청소를 비롯한 사관학교 내 모든 일은 학생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체 생활로 이뤄진다. 결혼을 하려면 반드시 사관 커플이어야 한다는 독특한 원칙도 있다. 10년 전 결혼해서 지난해 생도가 된 윤현충(38)씨와 김선화(38)씨는 “사관의 길은 가족이 아니면 감내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평생을 헌신하며 청빈하게 살아 가야 한다는 것을 몸소 깨우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구세군 사관은 4인 가족 최저생계비 수준인 150만원 정도의 월급으로 한 달 생활을 한다. 청빈이 구호가 아닌 생활인 것이다. 생도들은 임관 후에 전국 250개 교회와 300여곳의 구세군 복지시설로 간다. 실제로 군대처럼 본영의 명령을 받으면 2주 안에 부임해야 한다. 그들은 스스로를 ‘그리스도의 군병(軍兵)’이라고 부른다. 세상의 탐욕과 빈곤, 나태 등 신의 영광을 가로막는 사회악에 맞서 ‘영적인 전투’를 벌이는 군대처럼. ●임관후 전국 250개 교회·300여 복지시설로 일과를 마친 생도들이 12월 1일부터 거리 모금에 사용할 자선냄비를 손질하고 있다. “자선냄비 모금을 왜 12월에만 하느냐.”고 한 생도에게 물었다. 이 생도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인 만큼 이웃사랑 실천을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기숙사 입구에 설치된 개인 사물함에 들어있는 후원물품을 살펴보고 있는 구세군 사관들 올해도 전국 76곳에서 315개의 자선냄비가 따뜻한 손길을 기다릴 것이다.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어려운 이웃이 늘어날 것이란 걱정이 많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사랑으로 자선냄비가 펄펄 끓어 넘치길 기원한다. 글 사진 jongwon@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 故 박병선 박사, 인천 가톨릭대에 유산 기부

    故 박병선 박사, 인천 가톨릭대에 유산 기부

    지난 23일 프랑스에서 타계한 재불 서지학자 박병선 박사가 유산 2억원과 장서 9박스를 인천 가톨릭대학교에 기부했다고 천주교 인천교구가 24일 밝혔다. 고인의 유해는 다음 주 중 국립묘지에 안장된다. 가톨릭 신자인 박 박사는 생전에 인천교구의 정신철 세례자요한 보좌 주교와 두터운 친분을 가져왔다. 전달식은 26일 인천교구 설정 50주년 폐막 미사 때 열린다. 인천가톨릭대는 고인의 뜻을 기려 도서관에 ‘박병선 루갈다 전용 도서를 위한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립묘지안장대상심의위원회(위원장 국가보훈처 차장)는 “서면 심의를 통해 고인이 국가·사회에 현저하게 공헌한 업적을 인정해 고인의 국립묘지 안장을 의결했다.”고 이날 문화체육관광부가 밝혔다. 이날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고인의 선종에 애도를 표시하고 서울 용산 국립박물관에 마련된 빈소에 조화와 애도 메시지를 전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계성여고 67년만에 이사

    서울 중심부 명동에서 67년동안 자리를 지켜온 계성여고가 성북구 길음뉴타운으로 옮긴다.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입학생 수가 줄고, 명동성당 일대의 정비 사업 때문이다. 2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계성여고는 최근 법인 이사회에서 학교 이전을 결정하고 시교육청에 ‘학교 위치변경 계획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계성여고는 학교 위치변경 계획 승인을 받으면 내년 초 길음뉴타운 부지를 확보해 학교 신축 공사에 들어가고서 2015년 3월 1일자로 이전할 계획이다. 계성여고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유지재단이 설립한 사립고교로 1944년 8월 개교했다. 명동성당 뒤편 샬르트 성 바오로 수녀회 수녀들이 교장과 교사로 재직하는 곳으로도 알려졌다. 1968년에는 고 김수환 추기경이 재단 이사장을 맡기도 했으며, 현재 정진석 추기경이 학교법인 이사장이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충남관광 밑그림 나왔다

    충남관광 밑그림 나왔다

    해양도서, 내포문화, 역사온천, 백제문화, 녹색성장 등 5개 권역으로 나눠 개발하는 충남 관광의 밑그림(그림)이 나왔다. 충남도는 16일 도청에서 ‘제5차(2012~2016년) 5개년 관광개발계획’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를 가졌다. 보고회에서 도는 태안, 보령, 서천 등을 기존의 해양도서관광권 인프라를 활용해 관광레저도시로 개발한다고 밝혔다. 안면도 개발과 관련해서는 개발사업자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이 6성급 최고급 호텔, 해수온천장과 미술관, 승마장 등 국제 수준의 휴양 해양관광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은 개발 계획 용역이 진행 중이고, 보령 대천해수욕장에는 워터파크가 조성될 예정이다. 서산, 당진, 예산, 홍성 등 내포문화관광권은 백제 불교의 전래지인 데다 당진의 김대건 신부 생가와 서산 해미읍성 등 천주교 성지가 즐비한 특색을 살려 역사문화 관광지로 개발된다. 예산군에 ‘보부상(부보상)촌’도 만들어진다. 김좌진 장군, 만해 한용운 시인, 윤봉길 의사 등 역사적 인물을 적극 활용하는 개발에 중점을 뒀다. 천안·아산 일대 역사온천관광권은 전통의 온양온천과 현충사, 독립기념관을 아우르는 문화·휴양 관광지로, 백제문화관광권은 백제의 고도(古都) 부여와 공주의 무수한 역사 유적 및 금강 생태축을 묶은 역사·생태 관광지로 각각 개발된다. 녹색성장관광권은 금산의 쾌적한 산림자원을 활용하고 기호학파의 본거지인 논산·계룡시의 유교문화를 계승하는 형태로 개발이 이뤄진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광주시 ‘도가니’ 봐주기?

    장애학생 성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광주 인화학교의 법인 허가 취소가 잠정 연기됐다. 지난 11일 인화학교 사회복지법인 ‘우석’이 제3의 사회복지법인에 재산을 증여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광주시의회 문상필 환경복지위원장은 “인화학교 대책위원회 회의 결과 학교 법인이 재산 증여 의사를 밝혀와 14일 예정이던 법인 허가 취소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문 위원장은 “금주 중 대책회의를 다시 소집해 법인 허가 취소와 재산 증여 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 허가가 취소되면 법인의 재산은 증여하지 못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 관계자는 “법인이 자진 해체하고 재산을 증여하겠다는 것을 두고 백기를 들었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시민의 혈세로 온갖 비리와 범죄를 저질러 놓고 타 법인에 재산을 증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목소리도 있어 의견이 분분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천주교 광주 대교구 관계자는 “지역의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해 진정성만 있다면 우석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며 법인 증여 의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원회의 관계자는 “강제 해체 절차를 당하는 재단이 스스로 법인 거취를 결정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법인 자진 해체와 재산 증여를 반대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육군행정학교, 年 40만 방문객 안고 영동으로

    육군행정학교, 年 40만 방문객 안고 영동으로

    육군종합행정학교가 43년간의 경기도 성남시대를 마감하고 충북 영동시대의 막을 올린다. 9일 영동군에 따르면 양강면 양정리 일원 109만 5000㎡에 30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육군종합행정학교가 2년 8개월간의 공사를 마치고 11일 준공식을 갖는다. 이 학교는 헌병, 경리, 정훈, 법무, 군종 등 6개 병과의 행정인력 전문 교육기관으로, 장교와 부사관, 행정병 등 연인원 5000여명이 군사 및 직무, 특기교육 등을 받게 된다. 최고의 교육환경을 자랑하는 육군종합행정학교는 사무공간인 학교본부, 학교 소속 단기하사와 사병들이 생활할 근무대, 교육동, 다목적체육관, 각개전투·대테러전·헬기레펠·가상시가전 등을 할 수 있는 군사훈련장과 사격장, 상시 근무자 가운데 장교와 부사관들이 거주할 영외숙소 396가구 등으로 구성됐다. 부대시설도 다양하게 갖췄다. 9홀 규모의 골프장, 농구장, 테니스장, 풋살경기장, 족구장, 종합운동장 등 체육시설과 천주교, 교회, 절 등 종교시설도 학교 내에 마련됐다. 영외숙소 내에는 목욕탕, 헬스장, 당구장도 꾸며졌다. 이들 부대시설은 지역 주민들에게도 개방된다. 목욕탕과 골프장을 제외한 모든 시설이 무료로 운영될 예정이다. 골프장의 경우 평일 기준 그린피 5만 5000원, 카트비 1만 2000원, 캐디피 2만원이다. 군은 육군종합행정학교 이전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전과 동시에 근무자와 가족 등의 전입으로 1500여명의 인구 증가가 예상되고, 교육생 면회객과 골프장 이용객 등 연간 40여만명이 영동군을 찾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상생발전협약에 따라 육군종합행정학교에서 소비하는 식재료를 영동지역에서 구매함으로써 지역상권이 활성화되고, 학교 내 시설물관리, 식당, 골프장 등에 지역 주민 100여명을 채용키로 해 일자리도 창출된다. 군 장길호 현안사업 팀장은 “육군종합행정학교 이전 파급효과가 단순한 인구유입과 경제활성화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방위산업체 유치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1968년 창설돼 현재까지 16만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육군종합행정학교는 성남지역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해 이번에 영동군으로 이전하게 됐다. 군은 2006년 말 유치전에 뛰어들어 범군민결의대회 등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전개해 왔다. 영동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종교플러스]

    故유성갑 제헌의원 남긴 불교기록물 전시 동산 스님 상좌인 고(故) 석계(石谿) 유성갑 제헌의원이 남긴 불교기록물 전시회가 조계종 중앙기록관 주최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오는 18일까지 열린다. 전시되는 유물은 유성갑 제헌의원의 장남인 유대진씨가 기증한 근세불교 자료 100점. 유 제헌의원이 평생 간직한 불교 자료들로 용성 스님과 동산 스님의 친필서신을 비롯해 조선불교동경유학생회 회칙과 유학생 명부, 범어사불교전문강원 통신부 등 근세불교 연구의 귀한 사료들과 함께 제헌의원 당시의 사진 및 선거 자료들을 포함하고 있다. 유 제헌의원은 1930년 범어사에서 동산 스님의 제자로 출가한 후 일본 대정대학 불교학과 예과를 수료하였으며 법호는 석계, 법명은 성안(性眼)이다. 1948년 초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1950년 북한군에 의해 순절했다. 중앙기록관장 영담 스님은 “평생 부친의 기록물을 보관하면서 느꼈던 마음을 종단에서 이어받아 소중하게 보존하겠다.”고 밝혔다. 5권짜리 ‘포켓 성경’ 20일 발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는 주교회의 성서위원회(위원장 이형우 아파스)가 편찬한 포켓 ‘성경’을 20일 발행한다. 국반판 크기(105×148㎜)의 다섯 권짜리 포켓 성경은 권당 두께가 1㎝ 미만으로 휴대하기 편하게 만든 게 특징이다. 전체 성경 가운데 필요한 부분만 소지하고 다닐 수 있는 장점도 갖췄다. 전체 구성은 창세기부터 신명기까지 오경 내용을 담은 1권과 함께 2권에는 역사서를, 3권에는 시서와 지혜서를 담았다. 4권에는 예언서 내용을 수록했으며, 5권에는 신약성경 내용을 묶었다. 각 권 표지를 블루, 핑크 등 화사한 색상으로 장식해 선물용으로도 적합하다. (02)460-7582∼3.
  • [열린세상] 100년 전 실패의 역사를 생각한다/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열린세상] 100년 전 실패의 역사를 생각한다/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놓고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선 오늘. 미국과의 수교를 놓고 수구파와 개화파의 대립이 파열음을 울리던 1881년이 생각난다. 충돌의 계기는 한 해 전 일본에 갔던 수신사 김홍집이 청국 외교관 황준헌에게서 받아 온 ‘조선책략’이 제공했다. “러시아의 침략은 조선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오늘 조선의 급무는 러시아를 막는 계책을 세우는 것이다. 오대주(五大洲) 사람들이 다 조선이 위태롭다 하는데 조선인들만 절박한 재앙을 알지 못하니, 집에 불이 난지도 모르고 재재거리는 처마 밑 제비나 참새 꼴과 무엇이 다르겠소.” 그가 러시아 침략이 임박했음을 경고하며 던진 ‘연작처당’(燕雀處堂)의 경구는 조선왕조 위정자들의 정수리에 일침으로 꽂혔다. “중국과 친하고(親中國), 일본과 맺고(結日本), 미국과 연대해(聯美國) 자강을 도모하라.” 그가 제시한 러시아 침략 대비책은 고종의 마음을 움직였다. 고종은 일본과 중국의 근대화 경험을 따라 배우려 했다. 조사(朝士)시찰단과 영선사(領選使)를 보내고 신식군대 별기군도 만들었으며, 대미 수교도 추진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양무(洋務)운동과 일본의 메이지 유신에 비해 시기적으로 20여년 늦었지만, 대외개방과 부국강병에 나선 고종의 판단은 옳았다. 양반 유생들이 감긴 눈을 뜨길 바란 고종은 정문일침의 깨침을 준 ‘조선책략’을 전국에 배포했다. 그러나 그때 유생들은 “천주교, 기독교와 다르니 포교를 허용해도 큰 탈이 없을 것”이라는 구절을 빌미로 삼아 정부의 개화정책에 반발하는 거국적 시위에 나섰다. 공자와 주자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인간세계가 추구할 바른 목표라고 여겼던 선비들에게 유교 외의 모든 사상과 종교는 배척의 대상일 뿐이었다. 그때 위정척사(衛正斥邪)를 모토로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처형된 홍재학의 상소는 이를 웅변한다. “중국이 시궁창에 빠져 온 세상에 짐승냄새를 풍긴 지 300년이나 되었습니다. 어찌 삼천리 우리 옛 강토가 오늘에 와서 개, 돼지가 사는 곳으로 되고 500년 공자·주자의 예의가 오늘에 와서 똥물에 빠질 줄을 생각했겠습니까?” 유생들은 우물 밖을 나와 큰 시각으로 세상의 흐름을 볼 것을 바란 고종의 기대를 저버렸다. 그들은 힘의 정치가 작동하던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시대를 맞이하고도 유교화 정도를 기준으로 세상을 중화와 이적으로 가르는 화이(華夷)론의 세계관을 고집했다. 정저지와(井底之蛙)의 어리석음을 범한 그들의 눈에 비친 미국은 예의염치를 모르는 오랑캐 나라에 지나지 않았다. 전국적인 유교 지식인들의 반대에 밀린 정부는 대미 수교 교섭을 중단하고 궁여지책으로 협상실무를 종주국인 청국에 일임하고 말았다. 조약협상 과정에서 청나라가 조선이 자국의 속국임을 명시하려 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자주권은 큰 상처를 입었다. 한 세기가 흐른 오늘의 시점에서 볼 때 개화정책을 펴려 한 고종과 개화파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소중화(小中華)의 낡은 사상과 양반 지배 체제를 사수하려 한 유생들은 시대착오의 오판을 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수구와 개화 세력이 범한 우(愚)의 차이는 전쟁에서 적에게 등을 보이고 오십 걸음을 달아난 이가 백 걸음을 도망친 사람을 보고 비웃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예의로 나라를 세웠기에 남의 땅과 백성을 탐하지 않으며, 굳이 정치에 간여하지도 않는다.” 황준헌이 한 미국에 대한 찬사는 조미조약 제1조에 거중조정(居中調停) 조항이 들어가면서 우리 위정자들에게 사실로 믿겨졌다.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에 비해 고율인 10~30%의 협정관세율도 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부당한 간섭이나 침략에 대한 중재를 규정한 거중조정은 외교적 꾸밈말에 지나지 않았으며, 고율관세도 최혜국대우조관으로 인해 명목에 지나지 않았다. 한·미 FTA 비준의 핵심쟁점인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한 찬반논쟁이 거리로 확산되고 있는 오늘. 훗날 사가(史家)들이 여기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어떻게 기록할지 두렵다. 여야 모두 한 세기 전 아프디아픈 실패의 역사를 곱씹어 교훈과 지혜를 찾길 바랄 뿐이다.
  • [부고]

    ●이진흥(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현석(서울수치과 원장)소영(부천 이화약국 대표)씨 모친상 정남준(전 행정안전부 차관·전 광주시 행정부시장)씨 장모상 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5일 오전 9시 (02)2227-7577 ●옥윤창(전 전북은행 감사)씨 부인상 재용(사업)기주(전 전북은행 지점장)씨 모친상 송병대(전 국회의원)씨 장모상 3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5일 오전 6시 (031)787-1505 ●나동연(양산시장)씨 장모상 2일 양산 부산대병원, 발인 6일 오전 7시 (055)389-0600 ●김필재(전 전국해상노련 위원장)현재(자영업)군재(삼동기업 대표)안재(국민건강보험공단 차장)석호(KNN 사회부장)씨 부친상 강헌주(건설업)조형건(〃)씨 장인상 3일 한중프라임장례식장, 발인 5일 오전 7시 30분 (051)305-4000 ●오보환(대우건설 연구위원)씨 모친상 이영익(LG전자 폴란드지사장)씨 장모상 3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20분 (02)2227-7580 ●심재홍(보병56사단 작전부사단장)씨 모친상 2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40분 (02)2227-7587 ●전명근(전 주택은행 지점장)씨 별세 승수(KB금융지주 팀장)씨 부친상 3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5일 오전 6시 20분 (02)2227-7569 ●김형배(동국대 교수)혜순(혜성내과 원장)남순(한남대 사범대학장)씨 모친상 김경민(바이올리니스트)씨 시모상 최운식(천주교 의정부교구청 관리부장)조창화(공익광고협의회 위원장)배창용(전 동산정보산업고 교감)씨 장모상 3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5일 오전 7시 (02)2258-5959 ●박용학(한국ABC협회 사무국장)씨 부친상 3일 경기 화성 봉담장례식장, 발인 5일 오전 8시 20분 (031)278-0405
  • 제주 추자도 올레 코스

    제주 추자도 올레 코스

    이제 올레를 빼고 제주를 말할 수는 없게 됐습니다. 1코스부터 19코스까지, 일부를 제외한 제주 해안 전역이 올레로 연결돼 있습니다. 제주의 경승지들은 죄다 꿰고 있는 셈입니다. 추자도나 마라도 등 제주 본섬 밖의 곳들에도 올레는 어김없이 조성돼 있습니다. 예컨대 추자도는 18-1코스인 것이지요. 산지천에서 조천을 잇는 18코스의 가짓길, 추자도를 다녀왔습니다. 제주의 다른 부속섬과는 달리 제주 같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는 섬입니다. ●바다 위에 뜬 꽃봉오리 같은 섬 추자도는 전남 완도와 제주의 중간쯤에 있다. 상·하추자와 추포도, 횡간도 등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로 이뤄졌다. 고려 때는 영암, 조선시대엔 완도 등에 속했다가, 일제강점기(1910년)에 제주도로 편입됐다. 제주특별자치도에 속하지만 주민들의 말투나 습속, 음식 등은 전남에 가깝다. 면적으로는 하추자도(3.5㎢)가 상추자도(1.5㎢)보다 세 배 가까이 크다. 하지만 주민 2500여명 가운데 3분의2가 상추자도에 모여 산다. 남동쪽에 놓인 하추자도가 상추자도의 바람막이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상·하추자도는 추자대교로 연결돼 있다. 추자도의 주요 볼거리들은 추자도 올레 구간에 대부분 포함돼 있다. 상추자도 추자항에서 출발해 상·하추자도 산 능선길과 해안길을 돌아 다시 추자항으로 돌아온다. 거리는 17.7㎞. 오르락내리락 7~8시간은 족히 걸리는 상(上)급 코스다. 추자도의 전망 포인트로 꼽히는 나바론 절벽과 등대전망대, 돈대산 정상, 바다 위로 뜬 섬 예초마을 등을 두루 거친다. 상추자도의 중심인 추자항에서 추자도 올레 트레킹은 시작된다.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최영 장군 사당이다. 고려 공민왕(1374) 때 목호(牧胡·원나라 출신의 목자)의 난을 진압하러 가던 최영 장군이 풍랑을 만나 추자도에 들렀다가, 주민들에게 그물 짜는 기술을 가르쳐 줬다고 한다. 주민들이 이를 기려 해마다 제를 올린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원정길에서 최영 장군은 제주 본섬 주민들과 허물기 힘든 벽을 쌓게 된다. 현지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최영 장군이 제주 사람들과 섞여 토착 세력화한 목호들을 정벌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민들이 죽임을 당했다. 이로 인해 ‘육지부’와 달리 제주에서는 최영 장군을 전혀 존경하지 않게 됐다는 것. 한 인물에 대한 평가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대목이다. 그런데 여기서 올레가 놓친 지역이 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다녀와야 할 곳들이다. 우선 상추자도 끝자락의 다무래미다. 추자 10경 가운데 제2경인 직구낙조(直龜照)와 만날 수 있는 곳. 썰물 때면 앞 섬까지 다녀올 수 있다. ‘용둠벙’도 마찬가지. 올레 코스를 따르자면 최영 장군 사당에서 봉글레산을 지나 곧바로 대서리 처사각 쪽으로 발걸음하게 돼 있다. 처사각 옆길을 통해 나바론 절벽 정상까지 오르는 맛도 각별하지만, 아무래도 절벽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 견줘 나바론 절벽 전망터에서는 물 고인 ‘용둠벙’ 너머로 장쾌하게 펼쳐진 나바론 절벽과 마주할 수 있다. 유람선을 이용하지 않는 이상 걸어서 이처럼 기골이 장대한 절벽과 마주할 수 있는 곳은 전망터가 유일하다. ‘나바론’은 영화 ‘나바론 요새’(1961)에서 독일군 야포 진지가 있던 절벽을 닮았다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옛이야기 안고 가는 섬길 추자도를 거쳐간 이 가운데, 다산 정약용의 맏형인 정약현의 딸 정난주(정마리아)와 그의 아들 황경한(‘황경헌’이란 설도 있다) 이야기도 흥미롭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에 따르면 천주교 신자였던 정난주는 신유사옥 때 남편 황사영을 잃고 자신은 탐라도로 유배돼 관노로 살았다. 유배 갈 때 2살 난 아들 황경한을 추자도 예초리 물쌩이끝 바위에 내려놓았는데, 주민이 발견해 키웠다고 한다. 황경한의 묘가 예초리 산자락에 있다. 어머니 정난주의 묘가 있는 대정읍 11코스와 마주하고 있다. 묘 아래엔 ‘황경한의 눈물’이란 샘이 있는데, 어머니를 그리며 흘린 그의 눈물을 닮아 마를 날이 없다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먼 바다의 섬들이 대개 애틋한 정이 담긴 이름을 갖듯, 추자도의 새끼섬들도 그렇다. 푸랭이섬, 섬생이, 악생이, 미역섬, 밖미역섬, 납덕이, 큰보름섬, 덜섬, 검은가리, 사자섬, 쇠머리섬…. 한 올레꾼은 이런 추자도의 새끼 섬들을 ‘동물농장’이라고 표현했다. 사자섬은 갈기 세운 사자를 빼닮았고, 고릴라나 악어를 닮은 섬도 있단다. 이런 풍경은 추자도 최고의 전망대 돈대산에 서면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먼 바다로 향한 신양항의 자태가 장쾌하고, 하추자도 끝자락 예초마을은 바다 위에 뜬 꽃봉오리처럼 어여쁘다. 배로 한 시간 거리의 완도 보길도나 제주 한라산도 손 뻗으면 닿을 듯하다. ●“간세다리 다 모입서”… 9~12일 제주올레걷기 축제 한국방문의해위원회(위원장 신동빈)는 올해 ‘4대 특별이벤트’ 가운데 하나로, 9~12일 ‘2011 제주올레걷기축제’(www.ollewalking.co.kr)를 연다. 행사 구간은 올레 6~9코스다. 9일은 6코스, 10일 7코스, 11일 8코스, 12일 9코스 등 하루 한 코스씩 걸으며 진행된다. 세계적인 여행서 ‘론리 플래닛’의 창업자 토니 휠러도 참가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축제의 특징은 참가자들이 길을 걸으며 야외 공연을 감상하고, 각 마을에서 선보이는 먹거리 등을 즐길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길 곳곳에 40여개의 공연 프로그램이 마련됐고 ‘쉰다리’와 ‘지름떡’ 등 각 마을의 독특한 먹거리도 싼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쉰다리는 제주의 전통 발효 음료로, 제주 사람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음식이다. 여느 청량음료보다 몇 곱절 새콤달콤하고 시원하다. 한 잔에 1000~2000원. 알코올이 약간 함유돼 있으나 취할 정도는 아니다. 6코스 중간 한가세자(75) 할머니가 처음 소개한 뒤 인기를 얻고 있다. 매일 밤 8~9시 서복전시관 야외무대에선 ‘간세다리, 다 모여라’가 펼쳐진다. ‘간세다리’는 게으름뱅이란 뜻의 사투리로, 느릿느릿 걷는 제주올레 걷기축제 참가자들을 일컫는다. 축제 기간 중 각 코스 시종점과 제주시·서귀포시를 오가는 셔틀버스(편도 3000원)와 축제 코스 순환버스(무료)도 운행한다. 캠핑 장비를 가져가지 않은 캠핑족이라면 롯데호텔 제주의 캠핑존을 찾는 것도 좋겠다. 완벽하게 세팅된 캠핑장에서 흑돼지 오겹살과 LA 갈비, 전복 등 계절 해산물 모둠, 수제소시지, 랍스타 테일 등 온갖 바비큐 메뉴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 각종 야채와 밑반찬, 주먹밥, 컵라면, 생수, 커피, 과일 등이 곁들여진다. 직접 고기를 구울 수 있도록 앞치마와 장갑, 조리사용 모자 등도 제공된다. 이마저 서툴거나 귀찮다면 호텔 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텐트, 캠핑 트레일러 등에 전기장판까지 설치돼 따뜻하게 쉴 수도 있다. 여느 캠핑장과 똑같지만 숙박만은 객실을 이용해야 한다. 글 사진 추자도(제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4) ▲가는 길:제주항에서 하루 두 번 추자도를 오간다. 제주항→추자항은 매일 오전 9시30분(핑크돌핀·1만 2500원)·오후 1시 40분(한일카훼리 3호·1만원), 추자항→제주항은 오전 10시 30분(한일카훼리 3호)·오후 4시 15분(핑크돌핀·1만 1000원)에 출발한다. 쾌속선 핑크돌핀 호(758-4233)는 1시간 10분, 차량을 싣고 가는 한일카훼리3호(751-5050)는 2시간이 걸린다. ▲잘 곳:민박집만 20여곳 된다. 숙박과 식사가 가능하다. 낚시 관련 도구들도 빌릴 수 있다. 무인도 등을 오가는 어선도 운영한다. 일인당 4만원. 추자면사무소 742-8400. ▲맛집:굴비정식은 추자도의 별미로 꼽힌다. 추자항 선착장 앞 중앙식당, 추자삼거리 등이 이름났다. 대개 2인 기준으로 판다. 1인 8000원 선.
  • ‘아름다운 전북 순례길’ 세계에 알린다

    전북도가 2014년 천주교 세계순례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 1일 도에 따르면 종교인, 민간단체, 전문가 등으로 종교문화유산세계화 전담팀을 구성해 천주교 세계순례대회 유치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도는 올해 안에 전담팀을 확대하는 등 세계순례대회 유치 준비에 본격 착수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를 위해 올해 2주년을 맞는 ‘아름다운 순례길’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작업을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아름다운 순례길은 240㎞에 달한다. 최근 오스발도 파딜랴 주한 교황청 대사가 ‘아름다운 순례길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을 위한 세미나’에 참석해 도내 천주교 유산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도 도의 세계순례대회 유치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주~완주~익산 지역 종교 성지와 역사 유적을 묶은 이 순례길은 2009년 10월 한국순례문화연구원과 4대 종단이 ‘이야기가 있는 아름다운 길’을 잇자며 시작됐다. 1854년 한국인 첫 사제가 된 김대건 신부가 머문 나바위성지(익산시 망성면), 1866년 병인박해 때 10여명의 순교자가 묻힌 천호성지(완주군 비봉면), 불교문화의 정수인 익산 미륵사지 석탑, 신라 말기에 창건된 송광사(완주군 소양면), 1893년 호남 최초로 설립된 서문교회(전주시 다가동) 등이 연결된다. 도가 대회 유치에 나선 것은 이 행사가 주는 지역 홍보와 관광산업 육성 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신도들뿐 아니라 세계인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로마 교황이 방문하기라도 하면 세계적인 명소로 떠오를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순례대회가 열린 산티아고 순례길은 교황 방문 뒤 연간 방문객이 600만명에 달해 1조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전담팀 공동추진단장인 김영수 전주교구 신부는 “아름다운 순례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4대 종교가 함께하는 순례길인 만큼 경쟁력이 있다.”며 “이런 점을 잘 살려 교황청에 세계순례대회 유치 장소로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안중근 의사 시복시성 본격 추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 숨지게 한 안중근(1879-1910) 의사에 대한 시복시성(諡福諡聖)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31일 한국천주교 주교회의에 따르면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안중근 의사를 포함한 551명을 천주교 최고 명예인 성인 반열의 전 단계인 시복 대상자로 선정해 주교회의 시복시성 주교특별위원회에 명단을 제출했다. 주교특별위에 건네진 시복 추진 대상자는 ‘근·현대 신앙의 증인’ 24명과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와 증거자’ 527명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천주교 안팎에서 시복시성을 놓고 논란이 일었던 안 의사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한층 더 활기를 띨 전망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은 이와 관련, 서울대교구 주간 소식지 ‘서울주보’ 최근 호를 통해 “서울대교구 시복시성 준비위원회가 기초 조사와 여러 차례의 회의를 거쳐 551명을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천주교 주교회의 주교특별위가 “서울대교구로부터 받은 명단이 최종 명단은 아닌 만큼 자료 수집 과정에서 대상자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교황청에 제출할 시복시성 대상 최종 명단에 안 의사가 포함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교구가 의욕적으로 주교회의에 안 의사를 대상자로 올린 만큼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안 의사는 1895년 세례를 받아 천주교에 입교한 뒤 황해도 해주와 옹진 일대에서 전교 활동을 한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평가된다. 그런 신앙 활동과는 달리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것이 살인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천주교에서 배척되다 순국 100주년을 맞은 지난해 3월 명동성당에서 열린 추모미사를 통해 천주교 신자임이 공인됐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0) 진보적 신학자 이반 일리히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0) 진보적 신학자 이반 일리히

    1992년, 이반 일리히는 암 선고를 받는다. 그러나 그는 일반적인 병원 치료를 거부하고, 요가 같은 자기 수양으로, 고통이 극심할 때는 생아편을 피우면서까지, 최선을 다해 통증을 감당해냈다. 일리히에게 병은 “피하려고 해서는 안 되는 시련”이었고, 삶이 준 선물이었다. 그는 병을 얻음으로써 새롭게 열리는 세계에 대한 숙고가 우리의 삶을 고귀하게 만든다고 믿었다. “죽음에 이르기까지 몇 분 몇 초밖에 남지 않았을지라도, ‘안녕’이라는 작별 인사를 온전히 자기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어느 날 아침, 일리히는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스스로 고귀해지는 길. 그 길을 최선을 다해 걸어간 이 시대의 현자, 이반 일리히(1926~2002). 이반 일리히는 192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났다. 부친이 제2차 세계대전 도중 사망하자 유대계 독일인이었던 어머니는 나치의 박해를 피해 피렌체로 갔다. 일리히는 피렌체에서 학교를 마친 후 사제가 되기 위해 로마의 그레고리안 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고, 잘츠부르크 대학교에서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교황청은 신실하고 총명한 이 젊은 사제가 로마에 남아서 추기경이 되어 주길 바랐다. 그러나 일리히는, 사제란 교회라는 제도에서 복음을 독점적으로 전파하는 사람이 아니라 청빈과 무권력과 비폭력을 실천하며 사는 또 하나의 예수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때부터 교회와 일리히 사이의 갈등은 예견되고 있었다. ●오스트리아 태생… 철학과 신학 공부 일리히는 교회를 ‘그녀’(she)와 ‘그것’(it)으로 구분해서 불렀다. 전자는 “개개인이 따로 또는 함께 믿음과 사랑의 삶을 살아감으로써 그리스도의 삶을 이어나가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 모습을 간직한 교회였고, 후자는 “사랑을 세속적으로 만들고 진실한 믿음을 강제화하는 제도화를 통해 삶을 타락하게 하는” 세속화된 교회였다. 그는 둘 중 ‘그녀-교회’에, 즉 권력 없는 ‘어머니 공동체’로서의 교회에 머물고자 했다. 일리히는 로마교회의 관료제도를 뒤로한 채 미국으로 떠난다. 당시 뉴욕은 푸에르토리코 이민자들로 넘쳐났고, 일리히는 그들이 사는 지역의 사제직을 자청했다. 그러나 기존의 천주교단은 이주민들을 새로운 구성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일리히는 분개했고, 교회에 이들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1956년, 푸에르토리코의 가톨릭 대학교 부총장으로 임명되면서 일리히의 문제의식은 확장된다. 그는 학교라는 제도가 ‘경제성장’ ‘진보’라는 말로 포장된 자본의 배타적 경쟁 논리를 이식하고, 사람들에게 “의무교육을 마치지 못했다는 내면의 죄의식까지 새로 짐 지우는 역할”을 했다고 보았다. 일리히는 ‘교육’이라는 말 속에 계몽자가 수동적인 수혜자를 구원한다는 의미가, 서구 근대 문명에 기독교식 구원의 논리가 깔려 있음을 발견한다. 1960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 한 달 전, 푸에르토리코를 장악하고 있던 두 명의 가톨릭 주교가 사제 권력을 남용해 정치에 개입하는 일이 벌어진다. 일리히는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이 일로 추방된 후 멕시코로 건너가 국제문화형성센터(CIF)를 창설한다. 이를 1966년에 문화교류문헌자료센터(CIDOC)로 전환하고, 일리히는 여기서 주류적 흐름에 반하는 대항-연구와 지식운동을 전개해갔다. 일리히가 멕시코로 건너간 그 해에 존 F 케네디가 ‘진보를 위한 동맹’ 계획을 발표한다. 내용인즉, 미국이 22개 중남미국가와 경제협력관계를 체결하여 그들의 경제발전과 자유민주주의 정치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사회주의 확산을 두려워한 미국이 소수의 부유한 자를 위해 마련한 책략에 불과했고, 미국을 등에 업은 우익단체는 쿠데타를 일으켰다. 그럼에도 교회는 이를 묵인했을 뿐 아니라 미국의 보조를 맞춰 ‘평화봉사단’까지 창설했다. 심지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원자폭탄을 보유하고 있는, 다시 말해 대량학살 도구를 가지고 있는 각국 정부를 아직은 규탄할 수 없다.”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일리히 말대로, 교회는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세상에서 가장 합리적인 정치수단”이 되었고, 교황은 “현대의 개발 경제학이라는 전제 위에 복음주의적 문장을 처바르는 기회주의자”로 전락한 것이다. 일리히는 세속화된 교회권력에 대항하는 운동을 전개해갔다. 기존의 가톨릭 사회에서 일리히는 ‘이상하고 불성실하고 미덥지 못하며 국적을 알 수 없는 사람’ ‘호기심 많고, 교회를 곤혹스럽고 떠들썩하게 하는 눈엣가시’였다. 1967년, 교황청은 미국 정보부(CIA)의 보고서를 도용해 그를 소환하고 심문했고, 침묵으로 저항한 일리히는 결국 파문당했다. 이제 일리히는 신부로서의 공식 임무를 버리고, 새로운 배움과 실천의 길을 찾아 떠난다. ●구원은 우리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 일리히는 세미나를 조직해 공부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으며, 푸에르토리코에서 품었던 질문을 정교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1970년대에는 활발한 저술과 강연활동을 벌였다. 그리고 그가 전하는 새로운 ‘복음’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네 편의 팸플릿, ‘학교 없는 사회’(1971) ‘성장을 멈춰라’(1973)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1974) ‘병원이 병을 만든다’(1976)는 건강, 죽음, 교통, 배움, 사랑과 같은 삶의 보편적 ‘가치’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좋은 삶을 위해 우선은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그 제도에 의존해서만 잘살 수 있으리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일리히의 눈에 제도는 ‘사람을 잡아먹는 우상’일 뿐이었다. 사람들은 사랑과 제도적 허위를 구분하지 못한 채 생의 모든 가치들을 서비스나 보호의 결과로 여기고 제도의 노예가 되었다. 일리히는 넘쳐나는 제도가 인간을 구원하기는커녕 불필요한 소비를 증대시키는 방식으로 인간의 삶을 소외시켰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가치의 제도화’라고 정의했다. ‘제도적 인간’은 자신에게 내재된 잠재적 가치를 실현하는 대신 제도라는 외적 척도에 의해서만 가치가 실현된다고 믿는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전하는 복음은 잘 곳 없는 나그네들에게 기꺼이 잠자리를 내주고, 먹을 것이 없는 이들에게 먹을 것을 전해주는 자발적 실천행위였다.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는 많은 제도가 필요치 않다. 우리는 최소한의 소유와 행위만으로도 복음을 실천하며 살 수 있는 것이다. 제도의 서비스를 구하지 말고, 스스로 자발적인 환대능력을 키워라! 일리히가 존경했던 12세기 수도사 성 빅토르 휴그의 말처럼, 구원은 나 자신과 “내가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통해서 오는” 것이지 제도로부터 오는 게 아니었다. 일리히는 교회 제도와 계몽에 의해 인간을 구원하려는 오랜 기독교 전통을 폐기하고, 꺼져가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불씨를 현재에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누가 내 이웃인가 1980년대 이후에는 ‘그림자 노동’(1981), ‘젠더’(1982)에서 노동과 성의 문제 등을 다루며 연구를 확장시켰다. 일리히는 역사로 눈을 돌린다. 그에게 역사는 “현재를 바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아르키메데스의 기준점”에 이르는 특별한 길이었다. 과거는 오직 현재의 경험에서 출발할 때에만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리히는 역사와 고전을 배움의 보고(寶庫)로 새롭게 인식했다. 부단히 자신을 돌아보는 배움의 과정 없이는 다른 삶이란 불가능하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삶에서 지혜를 이끌어내고 그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배움의 여정에서, 모든 사람은 누구에게나 가르칠 수 있고, 누구에게든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얻어맞아 쓰러져 있는 유대인을 구해주는 사마리아 사람, 유대인을 구해주는 팔레스타인 사람으로 행동하고 싶다.” ‘누가 내 이웃인가?’라는 어느 율법학자의 질문에 예수는 유대인과 사마리아인의 예를 들었다. 강도를 당해 반죽음이 된 유대인을 도와준 것은, 유대인들의 적이자 멸시의 대상인 사마리아인이었다. 사마리아인의 행동은 법, 의무, 종교와 같은 제도와 무관한, 보편적 인류애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일리히는 예수의 답을 평생의 질문으로 간직했다. 누가 내 이웃인가? 끝없는 배움과 실천의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려 했던 자, 일리히는 또 하나의 예수였다. 최태람 남산 강학원 연구원
  • [길섶에서] 정신의 위안/김종면 논설위원

    오로지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고 한다. 미쳐야 미친다고도 한다. 표현은 다르지만 의미는 같다. 한가지 일에 몰두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말이다. 다분히 세속적인 뉘앙스가 담긴 성공지향적 금언이다. 하지만 오늘 하루를 살아가기에도 버거운 이들에게 그런 천의무봉의 말이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차라리 무엇이든 붙잡고 매달릴 가치가 하나는 있어야 살 수 있다는 정신의 위로를 건네는 편이 낫지 않을까. 어느 원로 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병마 속에서도 불굴의 창작혼을 불태우고 있는 그는 언젠가 마흔 고개를 넘긴 내게 나이를 물었다. 이내 종교가 뭐냐고 묻더니 그 나이에 믿는 것도 없이 어떻게 세상을 살 수 있느냐고 하는 것 아닌가. 되돌아보면 참 세련된 어법이다. 그는 지금도 ‘불교적 천주교인’일까. 어린 왕자와도 같은 순백의 영혼을 지닌 그가 부디 청년의 건강을 되찾기 바란다. 그런데 믿음 없는 나는 무엇을 부여잡고 살아야 할까. 가슴에 찬바람이 인다. 지상 그리고 천상의 가치를 생각하는 밤. 김종면 논설위원 jmk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