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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당권경쟁 벌써 불붙나

    與 당권경쟁 벌써 불붙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국민연금의 ‘한국형 뉴딜’ 투자에 공개적으로 반발하자, 열린우리당에서는 계파에 따라 입장 차이를 보였다. 국민정치연구회는 “주무 장관으로서 충분히 문제 제기”라는 입장을 밝혔고, 바른정치모임은 “공식입장 외에 할 말이 없다.”고 입단속을 했다. 의정연구센터쪽은 “국민연금 수익률 1%가 오르면 고갈 속도를 5년 정도 연장할 수 있다.”며 분개했다. 결국 당내 계파들은 김 장관의 발언을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고 파악하고 내년 3월 전당대회를 5개월이나 앞두고 당권 경쟁이 조기에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장관의 의사와 무관하게 ‘조기 당무복귀설’이 급속히 당내에 확산된 또 하나의 배경이다. 이런 조기 과열 분위기는 당 안팎에서 감지된다. ●당의장, 누가 나오나 22일까지 당의장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은 김혁규 의원과 김두관 전 장관이지만, 자천타천으로 출마 예상되는 인물들은 10명 안팎에 이른다.‘친노’ 계열로 분류되는 문희상 전 대통령 비서실장, 한명숙 상임위원과 함께 재야개혁세력에서는 임채정 통일외교통상위원장과 장영달 의원, 개혁당에서는 유시민·김원웅 의원이,‘당권파’에서는 신기남 전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이미경 문화관광위원장 등 물망에 오르내린다. 재야개혁 세력들은 “더이상 당이 방치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어서, 당 의장이 계파 안배적인 관리형으로 가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들은 4선의 임채정 의원을 선호하지만, 정작 본인은 국회의장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다. 당권파는 신 전 의장의 출마에 부담을 느끼며, 관리형으로 김혁규 의원을 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시민 의원을 정점으로 한 개혁당 세력도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문희상 의원은 모든 계파가 선호하는 카드지만,‘수평적 당청’ 관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흠이다.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의원들 지난 10월부터 지역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혁규 상임위원은 22일 상임중앙위 회의에서 “경제인의 기(氣)를 죽이는 입법은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는 고려해봐야 한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김 위원은 이시종·심재덕 의원 등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의원 20여명과 자주 회동하는 등 내년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정적 개혁을 지향하는 당내 세력을 끌어안으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권파’인 정동영 장관은 24일 서울 여의도 음식점에서 광주 지역 의원들과 만찬을 갖는 등 분주하다. 지난주에도 신기남 전 의장이 광주 지역 의원들과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져,‘천신정’으로 불리는 당권파가 호남지역에 공을 들이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신 전 의장은 당권에 직접 뛰어들 것으로 판단돼, 당권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김근태 장관의 경우 측근은 “장관 취임 이후 국민정치연구회 소속 몇몇 의원들과 개별적인 만남을 할 뿐 ‘조직적 만남’을 갖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당내에서는 “김 장관이 최근 직접 나서서 의원 60여명을 조직했다.”는 ‘미확인 소문’이 유포되고 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최근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한층 높이 잡고, 내년 전당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고 한다. 차기 대선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20%의 높은 지지도가 나오자 ‘4대 입법’의 국회 통과를 성공시킨 뒤 당의장 선거에서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문소영 박록삼기자 symun@seoul.co.kr
  • 연기금 ‘한국형 뉴딜’ 투입 재확인

    연기금 ‘한국형 뉴딜’ 투입 재확인

    청와대와 정부, 열린우리당은 21일 연·기금을 ‘한국형 뉴딜(종합투자계획)’ 정책에 투입하는 방안을 당초 방침대로 추진키로 재확인했다. 그러나 연·기금 투자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수익성 있는 장기적·안정적 투자기반을 마련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원내대변인은 이날 고위 당·정·청 협의회 뒤 이같은 논의 내용을 밝혔다. 이에 따라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이 연·기금 투입에 반대하면서 촉발된 여권내 갈등은 일단 봉합되는 국면이다. 김 장관의 한 측근은 이날 “김 장관이 어제 열린 당·정·청 협의회에 참석했고, 거기에서 이미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문제가 매듭지어진 것으로 봐도 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당·정·청은 연·기금이 독자적 판단 아래 내년 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가자는 데 견해를 같이 했다. 이를 위해 기금관리기본법과 국민연금법, 민간투자법, 한국투자공사법 등 관련 경제법안을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처리하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당·정·청은 조만간 자체 실무회의와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이들 4개 법안에 대한 최종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박 대변인은 “기금관리기본법은 여야간에 의견 접근이 거의 이뤄졌다. 나머지 관련 법안도 이번 주중 상임위에 상정해 야당과 본격적인 협의를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기금의 안정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 여권내에서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특히 회의에 김 복지부 장관이 불참한 것을 놓고 갈등이 종식된 게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불참이 예고돼 있던 반면 김 장관은 회의 시작 직전에 테이블에 놓여 있던 명패가 갑자기 치워져 불참이 예정에 없던 것임을 확인케 했다. 한편 당·정·청은 정기국회에 계류 중인 민생경제 법안과 내년도 예산안을 원활히 처리하기 위해 정부와 여야 정당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개최할 것을 한나라당에 제안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미 각종 법안이 제출돼 국회운영과 관련된 부분만 남은 만큼 원내대표간에 논의해도 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협의회에는 이해찬 국무총리,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김병일 기획예산처 장관,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 송재성 복지부 차관,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각계원로 “與는 보수로…野는 개혁 좀 해라”

    각계원로 “與는 보수로…野는 개혁 좀 해라”

    “8·15 광복 이후 정국 같다.”(송월주 스님) “국회만 없고, 여와 야만 있다.”(오경환 신부) 국회의원들이 19일 각계 원로들에게 꾸지람을 들었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원로·시민사회 인사와 국회의원 시국간담회’에서다. 원로들은 상생(相生)이 아닌 상쟁(相爭)만 하는 여야를 질책했다. 원로들은 여야 갈등이 국론 분열을 조장하는 것을 우려하며 대화와 타협을 주문했다. 송월주 스님은 “여당은 개혁 명분만 내세우며 수를 앞세워 일방통과를 하지 말고,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를 말고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는 상생정치를 실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세중 변호사는 “국회를 보면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이 매우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전 경실련 공동대표는 “국회를 먼저 지키고 정치는 다음에 하라.”고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은 “토론을 할 때는 감정을 억제해야 하며 철저히 냉정하게 상대방을 설득하라.”고 주문했다. 오경환 신부는 “여당은 좀더 보수적으로, 야당은 보다 개혁적으로 해주기 바란다.”고 상호 존중을 당부했다. 원로들의 ‘쓴소리’가 쏟아지자 의원들은 고개를 숙이고, 또 숙여야 했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피고가 된 기분”이라고 죄책감을 표시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무한 책임을 느낀다.”고 자성했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원로들이 국민을 대신해 리콜한 것”이라고 이 자리를 규정했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탁류에 떠밀려 가는 가랑잎 같은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민주당 이낙연 원내대표는 “지난주 무료급식소에 가서 밥을 먹으며 이런 시기에 정치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고 생각했다.”고 한숨을 지었다.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은 “여야가 잘못된 점을 먼저 보고 접근하는 게 꼭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여야의 원내사령탑 역시 원로들의 꾸지람에 반성하고 화답했다. 천 원내대표는 최대 현안인 4대 입법 문제와 관련해 타협의 여지를 보였다. 그러면서 “한번도 우리가 밀어붙이겠다고 한 바가 없다.”고 유화적인 자세를 거듭 확인했다. 김 원내대표는 “천 대표가 밀어붙이기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기대해 마지않는다.”고 ‘도장’을 한번 더 찍었다. 하지만 두 원내사령탑은 서로를 겨냥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천 원내대표는 “여권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과 좌파공세, 색깔론은 자제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공정거래법 등의 처리에 있어 타협은 없고, 힘과 수로 밀어붙인 일방통행만이 있었다.”고 쏘아붙였다. 상생을 얘기하면서도 상쟁하는 여야의 두 얼굴이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3개법안’ 연내 처리 가능성

    ‘4대 입법’ 중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제외하고 사학법·언론법·과거사진상규명법 등 3개 법안의 연내 처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 ‘4대 입법’에 대해 야당과의 ‘타협론’이 확산되고 있고, 한나라당은 ‘국보법’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법안을 확정하고 해당 상임위에서 병합심리에 들어가 ‘각개격파’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타협으로 3개법은 처리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1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나라당의 대안이 마련되는 대로 내주 초부터 민생개혁법안을 발의해 심사하겠다.”면서 야당과의 대화·타협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초대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도 전날 국민정치학교 강연에서 ‘4대 입법’과 관련해 “적절한 선에서 타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도 “(한나라당과) 끝까지 좁혀질 수 없는 것은 타협정신에 입각해서 표결할 수 있지만 대안을 내놓을 경우 토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종석 대변인은 “우리가 모든 걸 걸고 밀어붙인다고 하면 저쪽은 모든 걸 걸고 막을 것”이라며 “4대 법안에 대한 야당의 강경 기류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국보법 외에 3개 법안은 상임위에서 조정해 보고, 국보법은 최종적으로 전원위원회에 보낼 수 있다.”고해법을 제시했다. 한편 이부영 의장은 외신기자와의 오찬간담회에서 “한나라당이 계속 반대만 하고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연내에 법안들을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하지만 청와대 일각에서 국가보안법 우선 처리를 고수해 여권 내 조율 과정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나라당, 국보법 폐지 협상은 불가 한나라당은 국보법 개·폐 문제에 대해 여권이 폐지안을 철회하기 전에는 국보법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기로 당론을 결정한 가운데, 사립학교법·언론관계법·과거사진상규명관계법 등 3개 법안의 제·개정안을 제출하고 사안별로 대응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17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이같이 당론을 확정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4대 입법’ 처리와 관련,“정부 여당이 이성적으로 하지 않는다면 치열하게 투쟁할 수밖에 없다.”면서 “싸울 것은 치열하게 싸우고 참을 것은 국민을 보고 참아야 한다.”며 사안별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여당이) 국보법 폐지를 철회하고, 개정에 임한다면 최선을 다해 협상하겠다.”면서 “다른 법안들도 위헌적 소지, 정략적 의도를 제거한다면 우리 안을 제시해 충분히 토론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소영 전광삼기자 symun@seoul.co.kr
  • ‘백봉신사상’ 김근태·김부겸의원

    열린우리당 김근태(보건복지부 장관) 의원과 김부겸 의원이 정치부 기자들이 선정하는 ‘가장 신사적인 의원’으로 뽑혀 백봉(白峰) 라용균 선생 기념사업회(회장 이만섭 전 국회의장)가 주는 제6회 백봉신사상을 수상하게 됐다. 기념사업회가 국내 18개 주요 언론사 정치부 기자 207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5일까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두 의원이 가장 신사적인 의원으로 선정됐으며, 오는 25일 국회에서 시상식이 열린다. 두 의원을 포함해 정세균 유재건 천정배 이종걸 임종석(이상 열린우리당) 의원, 박근혜 맹형규 박진 임태희 원희룡(이상 한나라당) 의원 등이 ‘올해의 신사의원 베스트 12’에 선정됐다.
  • [열린세상] 대정부 질문을 폐지한다고?/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

    여당의 원내 대표가 대정부 질문이 인신공격과 야유로 얼룩졌다며 대정부 질문을 폐지할 수도 있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필자가 ‘알려졌다.’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요사이 정치권은 자신들의 말뒤집기를 ‘밥먹듯’ 정도가 아니라 ‘숨쉬듯’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발언의 파문이 커지면 어떠한 방식으로 변명하게 될지 우리 국민들은 너무나 잘 안다. “내 뜻은 그런 게 아닌데, 언론이 잘못 보도했다.” “본래의 뜻을 왜곡 보도한 악의적 언론의 태도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 문제의 발언 이후에는 언제나 관례처럼 듣던 말들이다. 이번 천정배 원내 대표의 발언은 여러 측면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천 대표의 발언은 국회 경시 풍토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리 사회에는 국회 경시 풍조가 만연되어 있다. 이러한 국회경시 풍조가 국회의원의 자질과 품격에서 비롯된 것은 분명하다. 시민단체와 함께 국회의원 특권제한 운동에 참여했던 필자로서는 이러한 부분에 상당히 공감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국회의원 개개인의 능력과 품위에 관한 문제, 혹은 제도적 특권만 있고, 실제 하는 일은 없다는 문제는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지, 바로 그러니까 국회가 없어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리 국민들이 국회의원들이 문제가 있고, 국회가 열려도 싸움만 하고 민생에 대한 고민은 찾아볼 수 없다고 비난하는 것 역시 국회가 좀더 잘하라고 하는 것이지, 국회가 필요없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국회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고, 앞으로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벌써 잊은 사람도 있겠지만,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분명히 국회는 나름의 고민을 했었고, 혹독한 시절을 그런대로 버텨 주었다. 국회란 본래 법을 만드는 곳일 뿐 아니라,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역할도 하는 곳이다. 국회의 이러한 기능과 역할을 생각할 때, 국회의 기능을 오히려 잘 보존하고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지, 그 기능을 축소하는 데 맞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두번째 지적하고 싶은 점은 이런 발언이 여당 ‘원내 대표’에게서 나왔다는 점이다. 여당의 원내 대표의 역할은 국회가 제 역할을 다하도록 야당과 타협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발언은 오히려 국회가 제 역할을 못하도록 기능을 축소하자는 것인데, 이런 발언에 앞서 자신이 과연 어느 정도의 인내를 가지고 역할 수행을 하려 했는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원내 대표도 국회의 기능이 막강할 때, 당내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점 역시 반문하고 싶다. 국회뿐 아니라, 우리 정치인들의 입에서는 무차별적으로 헌법기관을 무시하는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 사회의 모든 권위를 부정하면 과연 정치인들이 할 일은 무엇일까? 결국 그들은 자신들이 파놓은 함정에 스스로 빠지는 꼴이 될 것이라는 것에 대해 과연 어느 정도 깊이 생각해 보았는지 묻고 싶다. 자신들의 뜻과 생각에 배치되는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혹은 자신들을 비난하는 데만 몰두했다고 해서 그 기구 자체를 ‘초헌법적’으로 비난하거나, 아니면 아예 ‘폐지’하겠다는 발상을 하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는 ‘비판’과 ‘다름’이 용인되는 다원주의 사회이지, 한쪽으로 쏠린 ‘일원적 사회’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점은 국민들을 더 이상 비참하게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아무리 국회의원이 국민의 손으로 선출됐다고는 하지만, 국민들의 동의 없이 국회의 중요한 기능 혹은 절차를 일방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과거 군사 독재 정권시절 맨손으로 거리에 나와 항거하던 ‘우리 모두’의 역사를 너무 쉽게 보는 것에서 비롯되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하건대, 국회는 이른바 ‘선출된 권력’인 ‘당신’들의 것이 아니라,‘우리 국민’의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 교수
  • 당정, 부동산 등록세 0.5%P 추가인하 합의

    당정, 부동산 등록세 0.5%P 추가인하 합의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내년 보유세제 개편에 따른 급격한 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거래세를 1% 내리기로 한 데 이어 추가로 0.5%를 더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등록세율은 현행 3%의 절반 수준인 1.5%로 줄어든다. 당정은 16일 국회에서 천정배 원내대표와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연석회의를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당정은 거래세 가운데 개인간 주택과 건물 거래시 적용되는 등록세율을 내리는 것이 실질적으로 세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크다고 보고 추가 인하 방침을 정한 것이다. 당정은 지난주 현행 3%인 등록세율을 2%로 내린다는 방침을 발표했었다. 당정은 그러나 개인이 법인으로부터 매입하거나 법원 경매를 통해 사들이는 등 매입가격이 파악되는 경우엔 등록세율을 2%로 적용키로 했다. 신축주택의 경우 과세표준 미비로 내년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인근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비슷한 수준으로 세 부담을 조정하거나 세금인상 상한선(50%)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은 18일 의원총회에서 종부세 도입을 당론으로 확정한 뒤 김종률 의원의 대표발의로 법안을 국회에 제출, 연내 입법을 완료할 계획이다. 홍재형 정책위의장은 “오늘 회의에서 재정경제위원회와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종부세 도입안을 만장일치로 지지하기로 했다.”면서 “당론으로 채택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장은 1가구 3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를 연기하는 방안에 대해 “정부가 알아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해, 당정이 연기하기로 합의했음을 시사했다.1가구 3주택 보유자 양도세 중과세는 3주택 보유자들이 집을 팔 경우 양도차익의 60%를 세금으로 환수하는 것으로, 정부는 당초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방침이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與·野 ‘4대입법’ 여론업기

    與·野 ‘4대입법’ 여론업기

    국회 파행 이후 정상화의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15일 ‘대표·원내대표간 4자 회담’ 제의와 ‘원내대표·정책위의장간 4자회담’ 역제의 등으로 정국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14일간의 국회 파행으로 예외 없이 타격을 입은 양당 지도부는 ‘4대 개혁입법’ 처리를 앞두고 여론을 등에 업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다. 이날 본회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파행만은 피하자.’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부 ‘튀는’ 의원들을 제외하고는 나름대로 발언 수위를 조절하거나, 상대 당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으려고 꽤 신경을 쓰는 듯했다. ●열린우리당,“대정부 질의 없애겠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이날 오전 느닷없이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 의장은 이 자리에서 “산적한 민생법안과 내년 예산안을 예정대로 처리하기 위한 일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양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조건없이 만나 정국 현안에 대해 합의를 도출해내자.”고 제의했다. 야당의 반응이 영 시원치 않자, 민병두 기획위원장이 나서 “원내문제뿐만 아니라 사상전, 민생현안, 국정 전반에 대해 함께 다루자는 취지이므로 큰 틀의 정치를 하기를 바란다.”고 수용을 촉구했다. 이 의장의 유화 제스처와는 달리 천정배 원내대표는 강공 카드를 내던졌다. 천 원내대표는 대정부 질문과 관련해 “국회의장단에게 질서유지를 위해 발언 금지나 퇴장 조치 등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국회 윤리위 회부도 고려하겠다.”며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한나라당, 여론 업고 ‘사법 쿠데타’ 항의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에야 부랴부랴 지난 12일 대정부 질문의 ‘마이크 소동’을 문제삼으며 대여 강경 자세를 견지했다. 당 안팎에서는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도 나왔지만 대정부 질문 도중 의장단이 마이크를 끄도록 지시한 ‘횡포’를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강공을 택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당초 10시에 예정된 본회의 일정을 미룬 채 김원기 국회의장, 열린우리당 천 원내대표와 만나 “여당은 헌재를 가리켜 ‘사법 쿠데타’라고까지 했는데, 왜 야당 의원의 발언만 문제삼는가.”,“발언 도중에 마이크를 끈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강력히 항의하고 의장단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촉구했다. 김 의장은 한동안 버텼으나 본회의가 2시간 가량 지연되자 한발짝 뒤로 물러서기로 방향을 바꿨다. 김 의장은 “의사 진행이 원만치 못해 소란이 일어나고 발언이 중단된 데 대해 유감스럽다. 재발하지 않도록 의장단과 의원들이 함께 노력하자.”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한나라당측도 만족한 수준은 못 되지만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오늘은 그냥 넘어가자.”고 입장을 정리하면서 이날 본회의 파행은 면했다. 한편 박근혜 대표는 열린우리당 이 의장의 ‘4자 회담’ 제안에 대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여하는 회담은 고려할 수 있다.”고 역제의했다. 문소영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 여야대표 ‘국회 공전→정쟁’ 네탓 공방

    “무책임한 이념·정치 공세를 자제해야 상생 정치.”(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면서 상생을 얘기하면 어불성설.”(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 여야의 두 원내 사령탑이 한자리에서 ‘상생(相生)정치’를 외쳤다. 하지만 현 정국을 보는 시각도, 상생을 위한 해법도 달랐다. 상생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상생정치를 이뤄내지 못하는 책임은 서로에게 떠넘겼다. 두 원내대표는 14일 ‘상생의 정치 어떻게 이룩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심포지엄에 초청됐다. 원불교 서울청운회와 서울평화교육센터가 주최한 행사로 14일간 국회 공전을 빚다가 겨우 본회의를 열자마자 또다시 막말, 야유 등 구태를 재연한 여야 정치권의 싸움을 말리기 위해 종교계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먼저 천 원내대표는 “정당의 민주화 및 지역주의 정치구도의 완화 등 상생의 정치가 가능한 조건들이 만들어졌다.”면서 “상생의 정치라고 해서 무조건 싸움이 없는 정치는 아니며 토론과 비판, 때로는 격렬한 논쟁을 통해 최선의 결론을 찾아가는 과정이 정치”라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지난 5월,10월 두 차례에 걸쳐 여야의 지도부들이 만나 정쟁을 하지 말자고 합의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자성했다. 그러면서 ‘양당은 입법 등 국회운영에서 대립과 정쟁을 지양하고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에 이르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합의문 내용을 두차례나 반복해 읽으며 한나라당에 국회 파행의 책임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양당의 지도부가 이를 지키고 자기 당의 의원들로 하여금 지키도록 만들어야 하며 지키지 못할 경우 지도부는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각오를 하고 이를 국민들에게 약속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 원내대표는 “상생은 국민 내부의 화합과 국력의 극대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면서 “국민을 분열시키고 서로를 불신하게 하면서 어떻게 상생하자고 말할 수 있겠나.”고 정부 여당을 비판했다. 김 대표는 여권이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와 언론법 개정 등을 사례로 들며 “국보법이 필요없게 되면 국보법은 저절로 안락사할 것”이라며 폐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적대와 미움을 가득 담고 있는 언론관계법 개정을 주장하면서 상생하자고 할 수 있나.”면서 상생 정치가 이뤄지지 않는 책임을 정부 여당에 돌렸다. 김 대표는 “화해나 상생은 정부와 여당이 먼저 청해오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며 정도”라면서 “그러나 총리가 한나라당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고 사과하는데 인색하고 편협했으며 여당 의원이 야당 의원에게 ‘스파이’ 운운했다.”고 국회 파행의 원인이 정부 여당에 있음을 지적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與지도부 ‘샌드위치 신세’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개혁입법’과 관련해 당 안팎으로 협공을 당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초·재선 의원들은 “이대로 가다간 어떤 법도 연내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며 “지도부의 전략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한나라당은 4대 개혁법에 대해 위헌소지를 지적하며 ‘당론 결정 및 대여협상의 우선순위 확정’을 추진하기로 해 천정배 원내대표가 공언하고 있는 ‘연내 처리’에 비상이 걸리게 됐다. ●당론대로 ‘연내처리’ 밀어붙여야 열린우리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임종석 의원은 14일 “이부영 의장과 천 대표가 서로 입장이 엇갈리는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은 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당내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지만, 이미 결정된 당론이 흔들리는 듯 외부에 비춰지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국가보안법 폐지 의원서명을 앞장서서 추진해온 임 의원은 “가장 어렵다는 국가보안법 폐지의 경우 야당이 결사반대한다면 국회통과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도부의 판단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고,“그렇다고 해도 지도부는 당론이 정해진 대로 열심히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변인인 김현미 의원도 당 지도부 일각에서 ‘3개법 처리-1개법 유보’ 또는 ‘2개법 연내처리-2개법 내년 봄처리’ 등의 시나리오가 제기된다는 지적에 대해 “어느 쪽도 여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야당 압박을 위해서라도, 단일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출신의 한 초선의원도 “지도부는 국민여론이 긍정적인 법안을 먼저 처리해 대야 전선을 최소화시켰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도부,“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당 개혁세력의 반발에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연내 처리’를 위한 야당과의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12일 대정부 질문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한나라당의 ‘좌파 공세’에도 불구하고 본회의를 중단시키지 않은 것도 어떻게 하든지 야당을 4대 법안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는 대화 의지의 표현이란 해석이 많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與 ‘정체성 확립’ 비상

    與 ‘정체성 확립’ 비상

    열린우리당이 정체성 모색에 비상이 걸렸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전 원내대표는 지난 4월 강원도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당 정체성에 대해 “핵심은 개혁노선이고, 이를 지키면서 실용적이고 실사구시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게 결론”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이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국가보안법 폐지 등 크고작은 사안마다 당내 ‘보(保)-혁(革) 갈등’이 불거졌다. 이에 따라 당 정책위는 정책의 ‘좌향좌’를 위해 개혁적인 초·재선 의원들을 보강했다. 반면 당의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은 좌·우도 아닌 ‘제3의 길’을 모색하겠다고 나섰다. 열린우리당은 12일 국회에서 ‘정책위 위원장단 확대회의’를 열어 정책위원회를 확대·개편했다. 정책위 산하 6개 정조위원회에 국회 상임위의 각 특별위와 태스크포스팀 간사 등이 참석하기로 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 앞서 “열린우리당은 개혁정치를 위해 태어난 정당이고, 개혁정치의 요체는 정책 중심의 정치”라면서 정책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따라서 정책위의 확대·개편은 단순한 조직 정비 차원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의 개혁적 ‘정체성’ 확보라는 측면이 강하다. ‘보수적’이라고 낙인된 홍재형 정책위의장과 6명의 정조위원장 중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안개모)’의 회원이 안영근(2정조), 이계안(3정조), 안병엽(4정조), 조배숙(6정조) 의원 등 4명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정책위가 각종 경제정책에서 ‘우향우’하는 등 개혁성이 부족한 원인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에 새롭게 정책위의 논의 테이블에 참여하게 된 인물로는 강창일·송영길·윤호중·김선미·정청래·최재천 의원 등 ‘재야출신’의 초·재선 의원들이다. 결국 정책위가 ‘우향우’를 꾀할 때 개혁성을 지키는 방향타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관련해 당내 노선투쟁을 겪고 있는 열린우리당은 창당 1주년을 맞아 당 정체성을 정립하기 위한 연구작업에 착수했다. 의장·원내대표·정책위의장 등 ‘빅3’의 지도력에 대해 ‘회의론’이 확산돼, 전당대회 전에 대책도 마련될 예정이다. 당의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 핵심관계자는 이날 “2005년과 2006년 선거를 앞두고 당의 새로운 정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당내 요구를 받아들인 연구작업이 시작됐다.”며 “가능한 한 연말까지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엔 고려대 임혁백 교수가 주도하고, 부원장을 맡은 이은영 의원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100년 가는 정당 만들자” 우리당 창당1돌 기념행사

    “100년 가는 정당 만들자” 우리당 창당1돌 기념행사

    11일 창당 1주년을 맞은 열린우리당은 2003년 국회의원 47명의 ‘소수여당’으로 출발했다.6개월 만인 지난 4월 총선에서 152석의 ‘거대여당’으로 리모델링됐다. 그 사이에 수적 열세에 밀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초유의 사건도 겪었다. 이날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창당 기념행사에서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풍찬노숙(風餐露宿)을 각오해야 했던 어려운 선택이었다.”고 회고하고,“가슴 벅찬 창당 1주년의 아침에 창당의 초심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서 제2창당의 도목수(都木手)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기쁨과 환희를 맛본 영광의 순간도 있었고, 때로는 안타까움과 아쉬움 속에 절치부심한 경우도 있었다.”며 “우리 모두 동지이자 동반자의 마음으로 오늘의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가자.”고 호소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축하메시지를 보내 “1년 전 우리는 스스로 기득권을 포기하고, 고난의 길을 선택했다.”면서 여당의 책임론을 강조한 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10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성공한 정당을 만들어 보자.”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당 지도부와 문희상·유인태·김부겸·유시민 의원 등 소속의원 100여명과 당직자 등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결의도 다졌다. 특히 김근태 장관은 열린우리당 17대 총선 출마 원외인사 연찬회에서 “당이 앞장서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어가고 개혁도 해야 한다.”며 ‘초심론’을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이 이처럼 축하보다는 결의를 다지는 이유는 창당 1주년의 현실이 무작정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지지율은 20%대에 불과하다.‘4대 개혁법’ 중 최대 현안인 국가보안법 폐지문제에 대한 다수 국민여론은 반대하고 있다. 일부 국민은 ‘좌파정부’라고 비판하고, 지지자들은 “개혁이 미흡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참여정부의 핵심적인 사업이자, 정권의 명운을 걸고 추진하던 신행정수도 이전은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 결정이 내려져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민생·경제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당 분위기는 내년 재·보선에서 과반상실을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김형식 부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은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참여경선제를 도입해 공직후보자에 대한 국민참여를 전면화했고, 정치자금법·선거법 개정으로 정치문화를 개혁했다.”고 공적을 평가했다. 또한 그는 “대통령의 평당원화로 청와대와 여당의 관계가 과거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대등한 관계로 혁신됐다.”고 덧붙였다. 숙제도 적지 않다.151명(김원기 의장 탈당)의 거대여당으로서 정치력·기획력이 복원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선주자 후보인 김근태·정동영 장관이 행정부에 참가함에 따라, 한나라당과의 ‘전투’에서 밀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래서 당의장에게 권한을 더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내년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제기되고 있다. 전당대회에서 불거질 ‘계파간 노선갈등’을 최소화하는 것도 과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與 ‘4대입법’ 속도조절 잡음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입법안’의 연내 처리를 유보할 수도 있다는 유화 제스처를 한나라당에 보냈다. 이는 여야 대치정국에 해빙의 메시지라는 의미를 갖기도 하지만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열린우리당에서 60%를 차지하는 ‘개혁파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는 반발하는 기류가 있어 자칫 ‘내홍’으로 번질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부영 의장은 10일 창당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개혁입법의 발걸음을 어떻게 취해 나갈 것인가 하는데 대해 국민들이 우리를 주시할 것”이라고 전제,“산이 높으면 돌아가고, 물이 깊으면 좀 얕은 곳을 골라 건너가야 한다.”며 4대 입법안 처리와 관련한 ‘속도조절’을 시사했다. 이 의장은 전날 대전을 방문해서도 “개혁 조급증에 걸려서는 안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이날 몇몇 기자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4개 법안 처리가 지지부진하다는 비판들에 대해 “성급한 개혁주의자들이 비판한다.”면서 “2∼3년 걸리더라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연내 처리를 유보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재선 의원인 유선호 의원은 이와 관련해 “당내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면서 “국가보안법과 사학법은 여론도 나쁘고 야당과의 협상이 어려우니 내년 봄으로 미루고, 과거사법과 언론개혁법을 연내에 통과시키자는 것”이라며 고민스럽다고 했다. 국보법 위반으로 두 차례나 감옥생활을 했던 민병두 기획위원장도 “국보법 폐지를 지금 꼭 처리해야 하느냐는 것에 대해 의문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전병헌 의원은 “‘3민1개’로 민생법안 3개에 개혁법안 1개를 통과시키겠다.”고 말해, 속도 조절할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이같은 지도부의 기류에 대해 개혁성향의 초·재선 의원들 분위기는 완연히 다르다. 유시민 의원은 이날 오전에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4대 법안을 반드시 연내에 처리해야 한다.”면서 “내년으로 넘어가게 되면 사실상 처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노동당과의 공조를 통해 4대 법안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야 강경파로 알려진 정봉주 의원도 “내년 봄에는 열린우리당의 과반이 무너진다.”면서 “국민이 지난 4월 총선에서 만들어준 ‘과반 카드’를 단 한번도 쓰지 않고 이렇게 물러설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한나라당과 협상하는 강도로, 민주노동당·민주당과 협상해 ‘1여2야’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386의원으로 불리는 의원들 역시 “연내 처리가 필요하다.”면서 “이 의장이 ‘산이 높으면 돌아간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 의장 개인의 의견이지, 소속 의원 전체의 의견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김부겸 의원은 “의석이 절반을 넘는다고 해서 법안 처리를 힘으로 밀어붙여서는 안된다.”면서 “적어도 야당이 표결처리를 용인하는 정도의 합의까지는 이뤄내야 하는 것”이라고 개혁파의 강경기류를 반박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우리당, 4대입법안 연내 강행처리 않을듯

    우리당, 4대입법안 연내 강행처리 않을듯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입법안 처리와 관련,“이르면 이번 정기국회 안에, 늦으면 (원내대표) 임기 안에 처리할 생각”이라며 사실상 연내에 강행 처리하지는 않을 뜻임을 시사했다. 천 대표는 10일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일부 성급한 개혁론자들은 그동안 한 게 뭐가 있냐고 하지만 (개혁입법은)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천 대표의 언급은 한나라당이 4대 입법안 정기국회 처리에 끝까지 반대하는 한 이를 무릅쓰고 강행처리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한나라당의 반발기류를 감안할 때 사실상 연내 처리 방침을 접은 것으로 해석된다. 천 대표는 다만 “(4대 법안에) 수용할 만한 합리적 내용은 다 수용했고 내용을 자세히 보면 개혁이냐 보수냐를 말할 문제도 아니다.”고 말해 연내 처리를 위해 야당을 계속 설득할 뜻임을 내비쳤다. 한편 파행을 거듭하던 국회는 이날 한나라당의 등원 결정으로 공전 14일만에 정상화됐다. 이에 따라 여야는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을 갖고 국회 파행으로 중단된 대정부질문을 11일 통일·외교분야부터 재개,12일과 15,16일 나흘 동안 다시 갖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국회 파행에 대한 이해찬 국무총리의 사의(謝意) 표명을 수용키로 하고 국회 등원을 결정했다. 박근혜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총리의 사과가 미흡하지만 국민 앞에 사과하고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한나라당은 국민을 보고 국회에 등원할 것”이라며 “그러나 여당의 ‘4대 법안’은 당의 명운을 걸고 나라를 지킨다는 비장한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는 그러나 다음달 9일까지 정기국회 남은 회기가 30일에 불과한 반면 열린우리당의 50대 민생·개혁관련 핵심법안 및 새해 예산안 등 처리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졸속 심의가 우려된다. 특히 한나라당은 여당의 ‘4대 입법안’ 정기국회 처리를 적극 저지하는 한편 ‘한국형 뉴딜’로 불리는 정부의 내년도 종합투자계획도 철저히 문제점을 따진다는 방침이어서 여야의 대치도 계속될 전망이다. 진경호 김준석기자 jade@seoul.co.kr
  • “지도부 소극대응탓” 불만 봇물

    선거법의 예리한 칼날이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겨누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여당 프리미엄’은 사실상 기대할 수 없게 되자 10일 비공개 의총에서 의원들이 선거법 재판과 관련해 당 지도부를 성토하기까지 했다. 불만은 정성호 의원으로부터 터져나왔다. 정 의원은 “선거법 위반 기소 숫자가 한나라당은 10여명인데 비해 우리당은 20여명이다. 이는 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탓”이라며 천정배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비판했고 이에 유시민 의원, 노웅래 의원 등 5∼6명의 의원이 가세해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에 천 대표는 “손놓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그치지 않자 사회를 보던 전병헌 의원이 “지금 이 논의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무마하려 했으나 노웅래 의원이 작심한 듯 불쑥 일어나 “여당 우대가 아니라 최소한 야당과 형평성은 맞아야 한다.”면서 “당내 의사결정구조와 당 지도부의 의견 수렴 자세에 민주성이 떨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일침을 가했다. 현재 열린우리당에는 이상락(성남 중원)·오시덕(공주·연기)·신계륜(성북을) 의원이 2심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의원직 박탈 위기에 놓였다. 한편 이부영 의장도 지난 5일 검찰로부터 벌금 500만원형을 구형받았다. 이에 대해 이 의장은 “그만하라면 그만해야지.”라며 애써 대범한 자세를 보이면서도 “내년 3월 전당대회까지 임무를 다한 뒤 최종 판결이 났으면 좋겠다.”고 희망사항을 밝혔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우리가 미숙해 이해 못얻어”

    10일 오후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이 국회 당의장실에서 창당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는다는 소식이 기자들에게 전달됐다. 즉각적으로 ‘개혁’ ‘타파’ ‘종식’ 같은 전투적인 용어들이 떠올랐다. 이런 반작용은 지난 1년간 열린우리당을 취재한 기자의 뇌세포에 각인된 ‘일관된 경험’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이 의장의 발언은 예상과 달리 따뜻했다.“국민의 이해가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우리 당이 하고 있는 개혁작업의 어려움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자신이 아직 미숙한 점이 있어서 국민에게 넓은 이해를 얻지 못한 측면이 있다. 혹은 우리 자신의 주관적 의지에 열중하다보니 객관적 조건 같은 것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고 본다.” 지난 1년간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내놓은 자성론 가운데 최고의 지위를 차지할 만큼 간곡한 어조였다. 의미심장한 현실론이 이어졌다.“…우리가 개혁입법의 발걸음을 어떻게 취할 것인지 국민이 주시하고 있다. 산이 높으면 좀 돌아가고, 물이 깊으면 좀 얕은 곳을 골라 건너가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옛말에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라고 했다.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의 맘을 헤아려 그런 일도 해가야 한다.” 눈이 동그래진 기자들이 “돌아가야 한다는 말은 4대 입법을 내년으로 미룰 수 있다는 얘기도 될 수 있나.”라고 묻자, 이 의장은 “왜 4대 입법과 결부시키느냐.”면서도 자세변화의 필요성은 인정했다.“우리 당이 좀더 유연하고 포용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가야 한다. 국민이 볼 때도 우리가 좀 가파르다든지, 여유가 없다든지 그렇게 보인 측면은 없나 스스로를 되돌아보자는 것이다. 우리가 과반이 넘는 지지를 받았으면 야당도 120석 넘는 지지를 받은 정치세력이라는 것을 현실적으로 인정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천정배 원내대표도 이날 사석에서 4대 입법 얘기가 나오자,“언론에서 자꾸 ‘연내 강행처리’ 운운하는데, 내가 언제 강행처리한다고 했느냐. 나는 임기 중 최대한 타협하고 토론하는 의회민주주의의 전통을 세우고 싶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날 발언만 보면,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일방적인 개혁 드라이브로 여론이 악화됐다고 보고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다만 이것이 일시적인 숨고르기인지, 근본적인 변화를 담고 있는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런 기류변화가 그동안 당론을 주도해온 급진개혁파를 뒤로 밀어내고 온건파가 주도권을 쥐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사과·유감 절충한 ‘묘수’

    이해찬 국무총리가 9일 발표한 사과 성명은 즉각적으로 무성한 뒷말을 낳았다. 그만큼 이 총리의 사과 형식과 타이밍은 예상을 벗어난 것이었다. 그동안 정치권의 관심은 이 총리가 과연 ‘사과한다.’는 표현을 쓸지 여부였다. 사과라는 표현은 상대방에게 너무 굴복하는 것처럼 비쳐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식의 표현은 너무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야당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커 처음부터 빠졌다. 그런데 이 총리는 ‘사의’라는 뜻밖의 표현을 사용했다. 사의의 사전적인 의미는 첫번째로 ‘남의 호의에 대한 감사의 뜻’과 부차적으로 ‘자신의 잘못에 대한 사과의 뜻’이 있다. 물론 이 총리는 후자를 염두에 두고 사용한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이 총리는 사과와 유감 사이의 중간 지점에서 고민하다가 사의라는 ‘절묘한’ 단어를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이 총리의 사과 표명에 대해 확실한 수용도 거부도 않고 판단을 유보한 것이 사의라는 표현이 갖는 애매한 성격을 방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왜 사과 발표를 직접 안 했나 정치권에서는 당연히 이 총리가 카메라 앞에 나와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했었다. 다만 정부청사에서 할지, 국회에 와서 할지 장소가 관심거리였다. 그런데 이 총리는 이날 이강진 공보수석을 통해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것은 자신이 사과하는 장면이 국민에게 직접 각인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택한 ‘탈출법’인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 한나라당과 대놓고 논쟁을 벌이는 장면이 국민에게 알려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고개를 숙이는 장면이 나가는 것은 총리로서의 권위 손상은 물론 향후 대야 관계에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문제라고 판단한 듯하다. 일각에서는 “이 총리가 어쩔 수 없이 사과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진심이 아니기 때문에 카메라 앞에 서지 않은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이 총리가 앞으로 큰 꿈을 염두에 두고 책잡힐 장면을 피한 것 같다.”면서 대권과 연결시키는 시각도 나온다. ●사과 시기 왜 앞당겼나 이 총리가 사과 시기를 앞당긴 것은 열린우리당의 강력한 요청 때문으로 보인다. 정기국회 회기가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지금 내년도 예산안과 ‘한국형 뉴딜’ 관련 법안,‘4대 법안’ 등 국회에서 처리할 안건은 산더미같이 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냥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여당만 손해라는 인식이 이 총리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천정배 원내대표는 최근 사석에서 “국회 파행으로 여당만 손해다.”라고 토로했다고 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국회정상화 ‘해법’ 찾았나

    국회정상화 ‘해법’ 찾았나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던 국회 파행에 8일 변화 징후가 나타났다. 김원기 국회의장이 이해찬 국무총리의 ‘사과’를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나섰고, 이 총리 파면을 요구하던 한나라당이 “한번 지켜보겠다.”고 화답한 것이다. 국회를 등진 한나라당이 유화적으로 돌아선 형국이고, 파행정국의 쟁점도 ‘이 총리 파면’에서 ‘이 총리 사과’로 수위를 낮춘 셈이다. ●김 의장, 이총리에 ‘유감 표명’ 촉구 ‘지둘러 선생’. 정치권에서 통용되는 김원기 국회의장의 별명이다.‘지둘러’는 기다린다는 뜻의 호남 사투리로, 지난 10대 국회 이후 6선 의원을 거치면서 끈기와 인내력을 바탕으로 각 정파간 ‘타협’을 이끌어 낸 그의 정치역정을 빗댄 애칭이다. 그런 그가 국회 파행을 더 이상은 못참겠던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오전 자신의 ‘호출’을 받은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가 국회 본청 2층 의장 집무실에 도착하자 김 의장은 곧바로 비서를 시켜 문부터 걸어 잠그게 했다. 그리고 11시45분부터 12시40분까지 55분간 3자간 밀담이 진행됐다. 회담 머리에 김덕룡 원내대표가 “해법이 있느냐.”고 뼈 있는 농(弄)을 던지자 김 의장은 “아, 해법이 있지….”라고 응수, 이날 중재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55분간의 회담은 김 의장이 기대했던 만큼 속 시원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 총리 파면을 요구하던 한나라당으로부터 “이 총리 사과를 지켜보겠다.”는 답변을 얻어내는 성과도 거뒀다. 김 의장은 두 원내대표가 물러난 뒤 곧바로 이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적절한 선의 유감 표명’을 촉구했다고 한다. 통화에서 이 총리가 어떤 답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오후 이 총리가 참모진들과 집무실에서 긴급대책회의를 가진 만큼 일단 김 의장의 요청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해석들이 나왔다. ●與,“좀 더 기다린다!” 김 의장이 중재에 나서면서 이날부터 단독으로 각 상임위 활동에 나서려 했던 열린우리당은 일단 발걸음을 멈췄다. 박영선 원내부대표는 브리핑을 통해 “김 의장이 직접 중재에 나선 만큼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당분간 국회를 단독진행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법안’ 처리를 정기국회에서 강행하지 않을 뜻임을 내비쳤다. 심지어 “앞으로 4대 법안이라는 말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 주요법안으로 꼽은 50개 법안의 하나로 평가절하함으로써 야당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野,“우리도 기다린다!” 3자 회동이 끝난 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오후 박근혜 대표와 회동,30분간 향후 대응방안을 숙의한 끝에 일단 이 총리의 유감 표명 여부를 지켜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 지도부는 그러나 이 총리의 유감 표명이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향후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여옥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오늘 회담은 아무 것도 합의된 게 없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언급, 국회 정상화와 관련한 섣부른 낙관론에 제동을 걸었다. 진경호 박록삼 박지연기자 jade@seoul.co.kr
  • 黨 “3개법안 먼저” 靑 “국보법 우선”

    올 정기국회에서 ‘4대 개혁입법’의 우선 처리 순서를 두고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동상이몽의 분위기를 내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고위 관계자는 8일 “4대 개혁입법을 올 정기국회에서 전부 통과시키기 어렵다.”면서 “여야 타협이 가능한 3개 법안을 통과시키고, 나머지 1개는 남겨둘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 아니냐.”고 말해, 사학법·언론법·과거사법과 국가보안법을 분리해 처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봉주 의원 등 일부 초·재선 의원들은 이와 달리 “이해찬 총리가 대정부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한나라당을 ‘차떼기 당’이라고 발언한 것은 ‘4대 개혁입법’을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하라고 주문한 것”이라며 강행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도부는 국민들이 지난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만들어준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며 성토를 쏟아내고 있다. 여기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와 총리실, 열린우리당이 모두 입장이 다른 것 같다.”고 전제한 뒤 “대통령이 언급한 법안은 국가보안법과 과거사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입법활동이 국회의 몫이라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여당이 사학법과 언론법을 붙여서 ‘4대 개혁법’이라고 이름붙인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보법 폐지와 과거사법 제정 문제가 ‘4대 개혁입법’으로 한 묶음이 돼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청와대측은 또한 파행 정국이 장기화되는 데 대한 부담을 적잖게 느끼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이 여당의 4대 개혁법안을 ‘4대 쟁점 법안’이라며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이처럼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법안의 우선 순위를 놓고 청와대와 여당간에 인식의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전략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다. 즉 청와대는 ‘중요한 법안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인 반면 열린우리당은 ‘쉬운 법안부터’ 해결하겠다는 자세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4대 개혁법안’이라는 표현을 쓰지 말아달라.”면서 “이들 법안은 순차적으로 발제돼 10월20일 제출됐다.”고 부연 설명했다. 열린우리당측은 그동안 이들 법안을 ‘빅4’ 또는 ‘4대 개혁입법’이라고 규정해 왔지만 앞으로는 이름에 따르는 부담을 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좌파’라는 색깔논쟁을 차단함으로써 과도하게 형성된 여야의 대립을 완화시키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천 원내대표는 “과거사법은 국민들이 99.9% 찬성하는 법이고, 언론법은 언론관련 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할 정도로 합리적 법안”이라면서,“야당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첨언했다. 이들 두 법안은 여야간 협상이 가능하다난 판단 아래 먼저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또한 한나라당 내부에서 도드라지고 있는 ‘온건파’의 목소리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전략도 곁들이고 있다. 민병두 기획위원장은 “총재가 존재하던 과거 당에서는 현안에 대한 일괄 협상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협상 가능한 것들을 찾아서 개별협상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내부에 강온파들이 맞서고 있는데, 온건파의 입지를 강화시켜야만 국회 정상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소영 박록삼기자 symun@seoul.co.kr
  • [‘한국형 뉴딜’ 워크숍] “구조적 불황… 재정늘려 해결되나”

    7일 당·정·청 경제워크숍에 참석한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적잖이 당황하는 표정이었다. 자신의 야심찬 ‘경기 부양’ 프로젝트에 대해 여당 의원들이 줄줄이 대놓고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가 지난달 2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부의 ‘한국형 뉴딜 정책’에 적극 동조했다는 기억이 이 부총리를 더욱 어리둥절하게 했을 법하다. ●“기업·가계 체질강화 초점둬야” 이 부총리를 비롯한 각료들의 ‘뉴딜 정책’ 브리핑이 끝나고 토론회가 시작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의원들의 ‘반론’이 이어졌다. 초대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정세균 의원의 발언 내용은 사실상 이 부총리를 향해 ‘X’표를 든 것이나 다름없었다.“정부의 재정확대 정책은 우려스럽다. 지금 우리 경제는 일시적인 경기순환적 문제가 아니고 구조적인 문제이니만큼, 재정 확대로 대처할 게 아니다. 기업과 가계의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강화하고 소비 능력을 높이는 등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야 할 때다.” 정 의원은 ‘연·기금 활용’이란 정부의 비장의 무기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던졌다.“연·기금을 생산 부문에 투입할 때는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 과거에 연·기금이 주식시장에 투자됐다가 손해봤던 기억이 국민의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연·기금의 운용과 설계에 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는 게 우선이다.” ●“뉴딜이란 표현 적절치않다” 재경부장관 출신의 강봉균 의원은 “정부가 뉴딜이란 말을 쓰고 있는데 그런 표현은 적절치 않다.”는 말로 이 부총리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뉴딜은 대공황기에 정부가 과감하게 사회간접자본(SOC)에 투자했던 정책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럴 상황이 아니다. 성장기반 확충에 우선 순위를 두면서 기존에 해온 사업이나 이미 타당성 조사가 끝난 사업들을 빠른 시일 안에 앞당겨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지, 자꾸 새로운 사업만 추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강 의원 역시 연·기금 활용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국민들이 연·기금에 대한 걱정이 많기 때문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원금을 날려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으므로 그 부분에 대해 확신을 줘야 한다.” ●“연·기금 손실 보전대책있어야” 이석현 의원도 “뉴딜이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동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국민연금 관련 공청회를 했었는데, 전문가들 사이에 많은 걱정이 있더라. 분명한 대책을 세워야 국민이 신뢰할 것”이라고 연·기금 활용에 난색을 표했다. 현직 정책위의장인 홍재형 의원까지 가세했다.“예산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후 추진도 중요하다. 차세대 동력 산업 선정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어떻게 되고 있는 건가.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환경부장관 출신의 김명자 의원은 과거의 경험을 예로 들며 “너무 일자리 창출 방향으로 정보기술(IT) 정책을 진행하다 보니 전문성 문제가 발생하더라.”라고 충고했다. 김혁규 의원은 “정부의 발표를 보니 중장기 대책만 있고 당장 급한 문제에 대한 대책이 없다. 청년 실업자 문제에 대한 대책이 소홀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희선 의원도 “오늘 많은 방안들이 발표됐는데, 당장 시장이나 기업에서 급한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의 발언이 비판 일색으로 흐르자, 이 부총리가 화들짝 차단에 나섰다. 그는 “정부의 종합투자계획은 성장 잠재력 확충을 기반으로 연계적·보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는 말로 일회성 대증요법이 아님을 해명했다. 이어 연·기금 활용에 대해서도 “연·기금을 단순히 경기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운용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안정성을 보장하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쪽으로 디자인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남탓 말고 우리를 되돌아보자” 앞서 이부영 의장도 한나라당 폄하 발언으로 국회 파행 사태를 촉발시킨 이해찬 국무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남의 탓을 하지 말고 우리를 되돌아보자.”고 ‘자성론’을 펼치는 등 이날 워크숍에서는 정부와 여당 사이에 여러차례 한랭전선이 형성됐다. 이 의장은 이 총리의 인사말이 끝난 뒤 단상에 올라 “우리의 개혁 프로그램이 정당하다는 생각 때문에 우리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 것은 아닌지, 혹시 우리가 아집이나 독선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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