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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스틱 사용 줄이고 폐기물은 처리한 만큼 보조금 지급해야”

    “플라스틱 사용 줄이고 폐기물은 처리한 만큼 보조금 지급해야”

    공공의 일을 민간에 맡기는 순간부터 부작용은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돈이 되지 않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편법과 탈법이 등장했고 여기에 브로커까지 관여하면서 불법 폐기물 수출이 체계화됐다. 이제 비정상을 공공이 나서 바로잡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불법 폐기물이 수출되지 않으려면 관리체계 개편과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시에 재활용할 수 없는 폐기물을 줄이고, 폐기물 처리시설을 확대하고, 재활용 불가능한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불법 폐기물 말만으론 안 줄어 규제 강화를 지방자치단체는 민간 선별 업체와 폐기물 처리계약 조건으로 선별 후 잔재폐기물의 비율을 40% 이하로 줄이도록 요구한다. 인천시의 ‘재활용품 선별·처리 민간대행 계약조건’을 보면 ‘잔재쓰레기 양이 반입량의 40%를 초과하면 재활용품 선별 업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해 초과분에 한해 익월 대행료를 전액 감액해 지급한다’고 명시했다. 선별 후 잔재폐기물을 줄이는 의무를 민간 선별 업체에 모두 떠넘긴 셈이다. 업계는 “처음부터 재활용이 불가능한 제품이 많이 나오는 한국 플라스틱 제품의 특성상 무리한 요구”라고 항변한다. 이들은 재활용할 수 없는 폐기물을 생산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독일 사례가 참조할 만 하다. 독일은 2022년까지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현재 17%에서 19% 포인트 높은 36%로 끌어올릴 계획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플라스틱 제품과 포장을 줄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친환경적인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도록 하고, 포장용품을 생산하지 않는 기업엔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강력한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7일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재활용촉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재활용이 어려운 3등급 포장재의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에서는 포장재 겉면에 포장재 재질구조 평가 결과를 표시해 소비자가 포장재의 재활용성을 고려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재활용업계에 8년간 종사한 박모씨는 “가정에서 분리수거를 잘 하지 않거나 선별장이 제대로 선별하지 않아 재활용할 수 없는 폐기물이 많아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의 생산을 금지하고, 플라스틱 사용량을 제한하는 규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EPR’ 제도 개선·폐기물 처리 시설 확대 재활용업계 보조금 체계인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에도 문제가 적지 않다. EPR 제도는 비닐이나 페트와 같은 포장재를 쓰거나 만든 생산자가 분담금을 내면 그 분담금을 재활용업체에 지원하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그러나 기업 분담금이 재활용업체의 지원금으로 제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최근 4년간 EPR 제도 분담금 및 지원금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분담금은 2014년 대비 40.7% 증가했지만 지원금은 26.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미스매칭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그 이유로는 EPR 제도의 의무할당량과 연관이 있다. 현재 매년 의무할당량을 정해주고 그 범위 내에서 지원금을 주기 때문이다. 소비량이 많은 비닐 이행률은 147.2%나 된다. 폐비닐 사용량이 많아 EPR 의무가 없는 업체의 비닐까지 재활용하다 보니 이행률이 초과달성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폐기물을 처리한 만큼 보조금이 돌아가는 구조가 필요하다. 국내 폐기물 처리시설도 확대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중반까지 주민 반대로 신규 소각시설 설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일부 소각시설이 설치됐지만 모든 폐기물을 처리할 수준은 아니다. 정부는 이런 이유로 2000년대 후반부터 폐기물고형연료(SRF)를 대안으로 내놓았다. 폐기물고형연료로 가연성 폐기물을 처리하면 환경오염을 줄이고 주민들의 민원도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올해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SRF 처리시설에 대한 반감도 커졌다. 지난 4월 중국의 폐기물 수입 금지 조치까지 더해져 폐기물을 SRF로 처리하는 게 더욱 어려워졌다. 주민 반대를 설득하고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는 게 급선무다. 주민 보상시스템을 마련해 주민 반대를 제도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불법 폐기물 유출 경로 몰라 분리 수거 ‘헛수고’ 불법 폐기물 수출이 이뤄진 데는 폐기물 이동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분리수거율은 2016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에 오를 만큼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선별장 등에서 폐기물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일반 가정의 분리수거가 모두 헛수고가 될뿐이라고 지적한다. 불법 폐기물이 흘러나가는 사각지대가 있다는 것이다. 5t 이상 건설 폐기물처럼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일정 규모 이상의 폐기물은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올바로 시스템’ 전자등록서비스에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업자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분산 배출하거나 양을 줄이는 수법을 쓴다. 이런 폐기물들이 빠져나가면 환경당국은 실태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폐기물 수출 관계부처의 주기적이고 지속적인 단속이 요구된다. 환경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관세청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나서야 효과적인 감시가 가능하다. 각 기관들이 가진 최신 기술을 활용해 불법 폐기물 수출에 관여하는 업체들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게 급선무다. ●드론 활용 감시·‘앱’ 통한 신고 체계 구축해야 최근 주목받는 기술이 드론 활용이다. 정부는 최근 공적 사업에 드론을 활용하고 있는데, 폐기물 무단 유출 감시체계에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 해양수산부는 2022년까지 우리나라 전 해역에 드론 500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불법 조업 단속, 항만시설 관리, 항만 보안, 적조 예찰, 해양 쓰레기 모니터링 등에 드론을 활용한다. 불법 폐기물 수출 감시는 해양 쓰레기 감시와 크게 다르지 않아 해수부의 노하우를 전수받는다면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으로 감시를 확대해 불법 폐기물의 포위망을 촘촘히 해야 한다. 폐기물 수출 애플리케이션(앱) 등으로 주민들이 사진을 찍어 올리면 지자체가 기동감시반을 투입하는 식이다. 서울시는 서울스마트불편신고 앱, 행정안전부는 생활불편신고 앱을 통해 민원을 받고 있다. 아직까지 폐기물 무단 유출에 대한 신고체계가 구축되지 않았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은 “허가를 받지 않은 업체들이 해외로 폐기물을 수출하고 있는데, 현재 올바로 시스템이 있으면서도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상당히 큰 문제”라면서 “정확히 어떤 지점에서 폐기물 누수 현상이 발생하는 것인지를 정확히 따져보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내륙에 방치된 폐기물에 한정했던 ‘방치·불법투기 폐기물 발생 예방 및 처리 대책’을 내년 1월부터 불법 수출 폐기물로 확대해 실태 조사에 나서겠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수출 전 현장 확인 절차 강화 등 폐기물 불법 수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록밴드 공연 중 ‘청각장애 아빠’ 위해 수화로 가사 전한 딸

    록밴드 공연 중 ‘청각장애 아빠’ 위해 수화로 가사 전한 딸

    최근 캐나다의 한 유명 록밴드가 공연하는 콘서트 현장에서 한 여성 팬이 함께있던 아버지에게 수화로 노래 가사 내용을 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CNN 등 외신은 18일(현지시간) 최근 페이스북에서 이 같은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고 전하며 해당 부녀의 사연을 소개했다.부녀는 캐나다 앨버타주(州) 에드먼턴에 사는 데린 카베리(53)와 캐리(19)로, 지난 12일 지역 내 쇼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록밴드 쓰리 데이즈 그레이스의 콘서트를 함께 보러갔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부녀와 동행해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다음날 페이스북에 공유한 여성 줄리안 마리아에 따르면, 데린은 선천적으로 귀가 들리지 않아 보청기를 착용한 한쪽 귀로도 소리를 조금밖에 들을 수 없어 그의 딸 캐리가 수화를 사용해 가사 내용을 전했다.약 30초 분량의 영상에서 캐리는 데린을 바라보며 쓰리 데이즈 그레이스의 저스트 라이크 유(Just Like You)를 따라부르며 수화를 사용했으며 데린 역시 그런 딸을 보며 수화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이 같은 모습을 직접 촬영한 마리아는 “정말 아름다운 광경을 봤다. 무대에서의 퍼포먼스도 잊을 수 없지만, 부녀의 모습에 완전히 넋을 잃고 말았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영상은 지금도 그 조회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데 1900만 회를 돌파한 것으로 확인된다.그리고 영상 속 주인공 캐리에게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메시지가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전 세계에서 엄청난 수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사람들의 반응에 압도당하고 말았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또한 이날 공연을 펼친 록밴드의 멤버도 해당 영상을 보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까지 내가 인터넷상에서 본 가장 멋진 영상”이라고 소개하고 캐리에게도 직접 메시지를 보냈다. 캐리는 앞으로도 아버지와 함께 여러 록밴드의 콘서트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나도 대학졸업”…명예학위 받은 반려견의 사연

    [반려독 반려캣] “나도 대학졸업”…명예학위 받은 반려견의 사연

    함께 대학을 다니며 장애가 있는 주인의 졸업을 도운 반려견이 명예학위를 받은 가슴 따듯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 외신은 지난 15일 뉴욕 주 포츠담에 있는 클라크슨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브리트니 홀리(25)와 반려견 그리핀(4)의 사연을 보도했다. 선천적으로 척추장애가 있는 브리트니는 이날 휠체어를 타고 학교 연단에 올라 꿈에 그리던 작업치료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그의 옆에 함께 오른 반려견 그리핀 역시 학교에서 특별히 수여한 명예학위를 받았다. '견공계'에서는 아마도 가장 가방끈 긴 개인 셈.학교 측이 특별히 그리핀에게 명예학위를 수여한 것은 브리트니의 공부를 도운 일등공신이기 때문이다. 도우미견인 그리핀은 가정은 물론 학교에서도 모든 생활을 브리트니와 함께했다. 브리트니는 "그리핀이 강의실 문을 열어주는 것은 기본이고 불을 켜주거나 내가 가르키는 물건을 가져다준다"면서 "물리적인 도움은 물론 정신적인 안정까지 준다"고 말했다. 이같은 그리핀의 헌신적인 도움 덕에 브리트니는 석사학위를 받고 기쁨의 웃음과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브리트니는 "우리 둘은 인턴십 기간 동안 정신적, 사회적 장애가 있는 군인들을 도왔다"면서 "내 환자들은 항상 '오늘의 치료사는 브리티니와 그리핀'이라고 말한다"며 웃었다. 이어 "앞으로 우리는 치료사로 일할 때 항상 함께 하게될 것"이라면서 "그리핀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5차 국토종합계획, 北영토도 포함”

    내년 하반기 발표 목표 의견 수렴 과정 170명 국민참여단 상향식 의사 결정 강현수 국토연구원장은 ‘제5차 국토종합계획’(2020~2040년) 수립 방향에 대해 “과거의 국토종합계획이 남한 영토만 대상으로 삼았다면 이번에는 북한 영토도 함께 담아 낼 것”이라고 제시했다. 강 원장은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북 관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내년에 발표할 5차 계획에 남한만 반영하면 시대착오적으로 비쳐질 수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다만 북한에 대한 국토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남북이 국토 이용의 효율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도록 비무장지대(DMZ)와 접경지역에 대한 관리 계획을 우선적으로 체계화하는 방안 등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국토종합계획은 헌법 등에 명시된 20년 단위 계획으로, 국토 이용의 밑그림을 제시하는 최상위 법정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은 내년 하반기에 5차 계획을 내놓는다는 목표로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밟고 있다. 강 원장은 “1972년 1차 계획이 수립된 이후 그동안 우리나라가 경험해 보지 못한 시대에서 (5차 계획 수립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일종의 개발 시대, 고성장 시대가 종언하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구가 늘어날 때를 대비해 추진했던 개발 중심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수밖에 없다”면서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인 만큼 개발 중심의 계획은 더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5차 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170명의 국민참여단이 참여하는 상향식 의사 결정 방식을 꼽을 수 있다. 국민참여단은 지난달 ‘국민과 함께 만드는 국토종합계획’을 주제로 1차 회의를 연 데 이어 내년 1월 2차 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강 원장은 “5차 계획은 수립 과정부터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게 아니라 국민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함께 참여하는 열린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의 삶터, 일터, 쉼터에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실천적인 전략을 연구·발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불법 폐기물 수출 적발 되고서야… 현장 실태 조사한다는 환경부

    환경부는 17일 불법 쓰레기 수출과 관련해 다음달까지 관세청, 지방자치단체 등과 공동으로 폐기물 수출업체에 대한 전면적인 현장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수출길이 막혀 방치된 불법 폐기물을 조기에 처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관계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수출 전 현장을 확인해 폐기물의 불법 수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달 필리핀 세관 당국으로부터 한국의 불법 쓰레기 수출이 적발된 뒤 불법 폐기물 매립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는데, 앞으로는 불법 폐기물 수출업체까지 확대해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환경부는 폐기물 수출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16일에야 환경부는 관세청과 합동으로 필리핀 세관당국에 적발된 경기 평택 A폐기물 수출업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여기에 환경부 측은 이 업체가 유일한 불법 폐기물 수출업체라고 사건을 축소하는 데 급급했다. 그러나 불법 쓰레기 수출이 다양한 경로로, 은밀하게,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안이한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환경오염 실태조사에 책임이 있는 환경부의 특별사법경찰관이 불법 폐기물 수출과 관련한 피해자를 면담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물류업체(포워딩업체) 대표 김동만(가명)씨는 “환경부 수사관이 방문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떠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B재활용업체로부터 플라스틱 물품 운송을 위탁받아 베트남 호치민항으로 옮겼지만 세관 통관 검사 중 불법 폐기물이 확인돼 통관이 보류됐다. 이로 인해 체재 비용을 비롯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다. 김씨는 A재활용업체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지만 베트남 현지에서 물건을 받기로 했던 수입업자가 잠적해 재판은 ‘참고인 중지’로 무기한 보류됐다. 김씨는 “환경부 수사관을 만났는데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그래서 형사고소를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시민단체들도 불법 폐기물 수출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했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이사장은 “폐기물을 처리하면 전산에 등록하는 온라인 시스템 등이 있는데도 법망을 빠져나가는 폐기물들이 많은 게 문제”라면서 “환경부뿐 아니라 지자체, 관세청 등이 합동으로 폐기물 감시 체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강남구, 여성창업아이템전시·바자회 ‘나누GO, 즐기JOB’ 개최

    서울 강남구는 오는 13일 오전 10시, 구청 본관 로비에서 여성창업아이템 전시 및 알뜰바자회 ‘나누GO! 즐기JOB!’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구는 여성 창업 활성화와 홍보를 위해 행사장을 창업제품 전시와 판매, 체험, 먹거리코너로 꾸린다. 행사엔 강남구여성능력개발센터 창업 과정 교육생과 수료생, 학습동아리와 강남구청년창업지원센터 여성창업기업 등이 참여한다. 액세서리, 셀프웨딩 용품과 답례품, 건강·위생용품, 유아용품, 뜨개목도리 등을 판매, 수익금 일부는 관내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된다. 관람객들은 무료로 취·창업 상담도 받을 수 있고, 취업타로, 명리학을 이용한 선천적 진로상담, 네일아트 등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현장에서 구직·구인 신청도 받는다. 먹거리코너에선 맘마미아쿡, 베이킹스튜디오, 다문화결혼이주여성 바리스타교실 수료생들이 도시락, 수제 맛간장, 샌드위치, 에그타르트, 커피, 각 나라 전통차 등을 판매한다. 이선형 보육지원과장은 “민선 7기 이후 구정 전반에 걸쳐 성별 격차를 해소하고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는 ‘기분 좋은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며 “여성의 사회 참여를 존중하고 지원해 실질적인 성평등정책이 확산되는 ‘품격 있는 강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김혜련 위원장, 2018 지방자치 의정大賞 수상

    서울특별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혜련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서초1)은 지난 12월 5일 서울특별시의회 의원회관 제2대회의실에서 열린 ‘2018 지방자치 행정·의정·경영 大賞’ 시상식에서 의정大賞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지방자치 행정·의정·경영 大賞은 지난 2008년부터 서울기자연합회가 건전한 정치문화를 앞당기고 주민자치 발전에 업적이 뚜렷한 의원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의정대상을 수상한 김혜련 위원장의 주요 의정활동을 보면,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서울특별시 사회서비스원 설립 및 운영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이를 통해 사회서비스 시장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공공성 강화를 통한 서비스 질 제고의 기반 마련을 위해 서울특별시 사회서비스원을 설립하고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의회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심의하는 결정적 단초를 제공하는데 기여했다. 또한 GMO 규제방안을 주도적으로 논의하여 서울시민의 먹거리 안전성 확보에 기여하였고, 「서울특별시 혁신교육지구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대표발의하함으로써 지속적이고 안정된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운영을 위한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데 일조했다. 「서울특별시 청소년 친화도시 조성 조례안」을 대표발의하여 청소년을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고, 청소년 친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기본계획의 수립·시행, 청소년 참여, 권리증진, 안전조치, 지원, 국제협력, 실태조사 등 청소년을 존중하고 보호할 수 있는 법적 기반 마련하는데 기여했으며, 서울시 동작구 대방역 부근 개나리 아파트 하부를 통과하는 신림선 경전철의 안전성 확보와 아파트 주민의 불안 해소를 위해 아파트의 하부를 우회하는 제3의 대안을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제안하여 관철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신종전염병인 MERS가 발생한 2015년과 2018년에 MERS 조기종식을 위한 의회와 집행부, 보건단체의 3각 체계 구축을 통해 적극적 지원하여 전염병 보건분야의 민관협력 체계 확립에 기여하였으며, 서울금융복지센터가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및 LH 등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서울시민이 빚을 빚으로 갚는 악순환에서 벗어나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취약계층의 주거와 의료 및 고용 등 복지 전반의 기반 서비스 연계 구축에 큰 관심을 가지고 의회 차원에서 협조와 지원을 해왔다. 또한 북한 주민들이 결핵 등 감염병과 관련한 보건 환경에 관련되어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북한의 보건의료체계와 상호 협업하는 내용의 남북 보건의료분야 교류협력 추진을 서울시 집행부에 건의하는 등 실천적인 의정활동을 펼쳐왔는 바, 이를 서울기자연합회가 높은 평가를 하게 되어 대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김혜련 위원장은 “서울시의회의 유일한 재선 출신 여성의원으로서 시민이 있는 현장 곳곳을 찾아다니며 달라지고 변화하는 환경과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이를 서울시에 알리고 정책에 반영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 온 점을 인정받아서 개인적으로 기쁘다. 그러나 앞으로 더 잘하라는 시민의 희망과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히며 변함없이 시민의 행복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의정활동을 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와우! 과학] 어려울 땐 진딧물도 서로 돕는다…놀라운 생존 전략

    [와우! 과학] 어려울 땐 진딧물도 서로 돕는다…놀라운 생존 전략

    진딧물은 강력한 무기나 단단한 외피를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얼핏 보기엔 매우 약한 곤충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런 외형과는 달리 진딧물은 엄청난 번식 능력을 통해서 인간이 재배하는 식물과 작물에 적지 않은 피해를 끼친다. 이를 박멸하기 위해 인간은 살충제를 쓰고 천적인 무당벌레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는 곤충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진딧물의 생존 방식을 연구해 이들을 억제할 방법을 찾고 있다.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의 모쉐 기쉬 박사는 진딧물에 대해서 연구하던 중 독특한 사실을 발견했다. 다 큰 진딧물 위에 작은 새끼 진딧물이 올라타 있는 것이다.(사진) 이런 모습은 식물에서 수액을 빨아먹을 때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연구팀은 그 이유를 조사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진딧물의 상생 협력이 밝혀졌다. 가축이나 혹은 다른 초식동물이 식물을 먹는 경우 이 식물은 물론 이 식물에 기생하던 진딧물 역시 위험한 상황에 직면한다. 진딧물은 살기 위해 바닥으로 뛰어내리는데, 설령 늦지 않게 뛰어내렸다고 해도 새로운 숙주를 찾아 이동하는 일은 만만치 않은 과제다. 특히 작은 흙덩이도 지나가기 힘든 어린 개체는 더 위험하다. 하지만 이때 어른 등에 올라탄다면 어린 개체의 생존 가능성은 훨씬 커진다. 그런데 사이좋게 올라탄 똑같이 생긴 진딧물을 보고 있으면 당연히 어미 자식 관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이들의 관계를 조사했다. 야외에서 채집한 진딧물을 실험실로 가져와 테스트한 결과 놀랍게도 성체 진딧물은 혈연관계와 관계없이 등에 새끼를 태웠으며 이를 떨쳐내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어려운 상황에서 일단 서로 돕고 보는 진딧물의 상생 협력이다. 아마도 이런 과정을 통해 진딧물 군집 전체가 자손을 남길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물론 이 과정을 통해 식물에 더 피해를 주기 때문에 인간 입장에서는 감탄만 할 순 없겠지만, 작고 힘없는 곤충도 서로 돕고 산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 진딧물은 약해 보이지만, 사실 매우 성공한 곤충으로 5,000여 종에 달하는 진딧물이 지구 곳곳에서 나름의 생존 전략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들을 이해하는 것은 효과적인 해충 구제는 물론 생물의 다양한 적응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금요칼럼] 사립다운 사립학교/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사립다운 사립학교/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한국 역사에서 유학의 대가를 한 명 꼽는다면 이황(李滉)이 으뜸 자리에 오를 것이다. 이이(李珥)도 만만치 않지만 학자라기보다는 경세가에 더 가까운 삶을 살았다.성리학이 고려 말 이 땅에 들어온 지 200년이 지나도록 성리학의 우주론과 인성론을 제대로 이해한 이는 거의 없었다. 철학적 탐구보다는 소학(小學)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실천적 사회운동의 매뉴얼로 성리학이 유통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리학의 철학세계를 모두 이해하고 토착화한 이가 바로 이황이었다. 이게 바로 그를 조선시대 최고의 학자로 꼽는 이유이다. 대학자로서 이황은 후학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60세에 도산서당을 세우고 독서하고 수양하되, 동시에 많은 제자를 열성으로 훈도하였다. 이에 필요한 경비는 자신의 일부 토지를 학전(學田)으로 돌리고 거기서 나오는 소작료로 충당하였다. 당시 도산서당에서는 수업료를 받지 않았으므로 재단 출연금만으로 학교 예산의 100%를 감당한 셈이다. 명실공히 사립다운 사립이었던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교육은 투자에 끝이 없는 영역이다. 도산서당의 재정도 항상 넉넉하지는 않았다. 재정 압박에 시달리기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수제자가 재정 문제를 풀고자 건의하였다. 학전서 나오는 수입만으로는 서당을 온전히 운영하기가 여의치 않으니 창고의 곡식을 대여하여 이자를 취하자는 것이었다. 조선시대에 곡식의 자연손실률은 1년에 15%를 넘을 정도로 높았다. 따라서 그런 곡식을 15% 이율로만 대여해도 최소한 자연손실률만큼 벌충할 수 있었다. 당시 사채 이율은 대개 50%였으니 25% 정도의 저리로 대여한다면 빈농과 서당이 모두 ‘윈윈’할 수 있었다. 따라서 제자의 제안은 꽤 합리적이었다. 그런데 이황은 식리(殖利)라는 두 글자는 선비가 취할 도리가 아니라며 단호하게 거절하였다. 이후의 이야기가 전하지 않아 도산서당의 재정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아마도 이황이 자기 재산을 추가로 출연하여 해결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황이 선택한 이런 정도(正道)는 그가 상당한 재력가였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현재의 수치로 환산할 때 이황의 재산은 전국에 산재한 전답이 최소로 잡아도 무려 34만평이 넘었으며, 노비도 360여명에 달했다. 그는 당시 대부호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부자가 더 악질적 갑질을 일삼는 일이 비일비재하므로 이황의 선택은 그 자체만으로도 칭송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나라가 몇 달째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로 떠들썩하다. 아무리 사립이라도 재정과 회계가 투명하지 않으면 불법 비리의 온상일 수밖에 없는데, 심지어 국고지원금마저도 교육과는 무관하게 개인 용도로 지출했다면 말 그대로 범죄이다. 그런데도 일부 정치권력과 결탁하여 되레 아이들을 볼모 삼아 목소리를 높이는 ‘한유총’의 추태를 보자면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정부에서는 지역별 초등학교에 임시 공간을 마련하고 교사를 급모해서라도 공립유치원을 전격적으로 확대함으로써 비리 사립유치원의 폐원을 차라리 권장하는 수준으로 정도를 걸어야 할 것이다. 그동안의 보조금을 비리의 정도에 따라 회수하면서 말이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 중등 사립학교 지원에도 원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 사립학교의 1년 예산 가운데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이사회를 구성하게 하면 거의 모든 사학 비리는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보조·지원금이 예산의 30%라면 그 학교법인 이사회의 30%는 관선이사로 구성하는 식이다. 이것이 싫다면 퇴계 이황의 도산서당처럼 관련비용을 직접 모두 조달해 사립다운 사립학교로 스스로 우뚝 서면 될 일이다.
  • 하현우 “금양체질이라 고기 먹으면 설사해”

    하현우 “금양체질이라 고기 먹으면 설사해”

    하현우가 금양체질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가수 하현우와 윤도현이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하현우는 금양체질임을 밝히며 “고기를 먹으면 설사를 한다. 그래서 고기를 낙지나 생선으로 대체하고 있다”며 “그나마 오리고기와 양고기는 괜찮다. 소고기를 먹고는 토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의 냉장고에서는 소고기가 발견돼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에 하현우는 “소고기 뭇국은 좋아한다. 대신 국에는 소고기를 많이 안 넣고 조금씩 먹으니까 부담이 없어서 먹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현우가 말한 ‘금양체질’이란 팔체질의학의 8가지 체질 중 폐가 강하고 간이 약한 체질을 말한다. 해당 체질은 선천적으로 간이 약하기 때문에 육식이나 화학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이나 대부분의 약이 몸에 해롭다. 이 체질은 다른 체질보다 체질식이 까다로운 편이며 모든 육식고기 및 인공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은 몸에 이롭지 않다. 푸른 채소 또는 메밀, 팥, 녹두 등 채식위주의 식단과 바다생선, 게, 조개 어패류를 권하고 있다. 사진=JTBC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SNS 시대에 좋은 평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권성우의 청파동 통신] SNS 시대에 좋은 평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

    올해가 한 달 남짓 남은 지금 ‘올해의 책’을 단 한 권 선택한다면 기꺼이 하워드 아일런드, 마이클 제닝스가 쓴 ‘발터 벤야민 평전’을 고르고 싶다. 20세기 전반의 문화사에서 가장 뛰어난 비평가로 손꼽히는 발터 벤야민(1892~1940)의 파란만장한 삶과 외로운 죽음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고 마음이 아리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비평가이자 에세이스트다. ‘베를린의 유년 시절’, ‘일방통행로’,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 같은 벤야민의 글을 읽으며 늘 매력적인 문체와 빛나는 사유, 충만한 영감을 느끼곤 했다. 그래서였을까. 이 두꺼운 평전이 번역되자마자 완독했다. 지금까지 출간된 벤야민 평전의 결정판이다. 48년에 걸친 벤야민의 인생을 마치 다시 사는 느낌이었다.이 흥미로운 평전을 통해 벤야민의 고뇌, 일상, 지성, 우정, 망명, 희망, 여행, 성(性), 글쓰기, 죽음 등 벤야민을 둘러싼 모든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여러 가지 대목이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벤야민은 모순적인 인물이다. 고독을 원하면서도 외롭다고 하소연했으며, 종종 공동체의 일원이 되고자 했고 심지어 공동체를 조직하는 일에 직접 나섰지만 하나의 집단에 투신하는 것은 마다했다”는 구절은 고독과 우정의 공동체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갔던 그의 성정을 잘 보여 준다. 생활의 안정을 위해 교수가 되기를 강렬하게 열망했다는 사실도 먹먹하게 다가왔다. 역설적으로 그가 교수가 되지 못했던 사실이 벤야민으로 하여금 한층 치열한 글쓰기와 깊은 사유로 이끈 게 아닐까. 대학과 지성이 몰락하는 이 시대에 자유로운 지식인의 면모에 대해 생각해 본다. 평전은 인문 저술의 꽃이다.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따뜻한 이해 없이는 결코 쓸 수 없는 유형의 글이다. 좋은 평전은 인간을 섬세하고 복합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좋은 평전은 그 인간의 결핍과 상처, 어두운 마음, 내면의 균열, 콤플렉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 좋은 평전은 인간을 겸허하게 만든다. 깊이 있는 평전을 읽다 보면 한 사람을 마녀사냥하거나 한 사람을 지나치게 숭상하는 것, 그 둘 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의 부족에서 생기는 현상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한국어로 간행된 읽을 만한 평전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비운의 시인이자 식민지 시대 최고의 비평가인 임화(林和·1908~1953)처럼 꼭 필요한 문제적 인물의 평전도 아직 출간되지 못한 경우가 꽤 있다. 무엇보다 전쟁과 분단으로 일기, 편지 등의 사적 기록이 제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물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조차도 검열과 낙인에서 자유롭지 못했으며, 때로 이념적 편 가름의 증거로 활용됐기 때문이리라. 스스로 편지를 불태운 경우도 많지 않을까. 임화에게는 가족에 대한 정보와 증언, 편지를 포함한 사적 기록, 월북 이후의 행적 및 죽음에 관한 정확한 기록(증언)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임화에 대한 매력적인 평전을 집필하는 작업은 원천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이 땅 근대의 슬픔이다. 그토록 섬세한 ‘발터 벤야민 평전’이 가능했던 것은 무엇보다 벤야민이 숄렘이나 아도르노 등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 때문이다. 특히 2000년에 완간된 6권에 달하는 편지 전집은 벤야민의 내면과 일상, 고뇌를 생생하게 복원하는 데 결정적인 보탬이 됐으리라. 이에 비해 평전을 쓰기 위한 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송우혜 작가의 ‘윤동주 평전’과 같은 탁월한 성과가 발간될 수 있었던 것은 작은 기적이 아닐까 싶다. 의미 깊은 평전을 읽으면 읽을수록 인간이 얼마나 모순적인 존재이며 다양한 내면을 지니고 있는지를 새삼 절감한다. 그렇다면 한 인간을 쉽게 매장하고 쉽게 추켜세우는 SNS 시대일수록 좋은 평전을 읽을 필요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급한 일이 마무리되는 대로 신간 ‘베토벤 평전’을 읽어 봐야겠다.
  • 문 대통령, 트럼프 만남 3시간전 “싱가포르 합의 신속이행 기대”

    문 대통령, 트럼프 만남 3시간전 “싱가포르 합의 신속이행 기대”

    문재인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제2차 미·북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려 싱가포르 합의의 구체적 이행조치들이 신속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문 대통령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 리트리트 세션 발언에서 “한반도 평화는 동북아 평화의 기반이 되고, 세계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의 리트리트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배석자 없는 양자회담을 3시간여 앞두고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역사적 북·미정상회담으로 평화를 열어가는 등 올해 한반도 정세는 극적으로 바뀌었다”며 “현재 남북한 사이에서는 군사적 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없애려는 실천적 조치를 이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는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진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과 관련해 “에너지·경제공동체를 실현하고 다자평화안보체제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처음 밝힌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은 동북아 6개국(남북한·중국·일본·러시아·몽골)과 미국이 협력해 철도로 남과 북을 잇고 동북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문 대통령은 “핵 없는 한반도가 다리가 돼 대륙과 해양 사이에 자유롭게 사람과 물류가 오갈 때 공동번영은 우리 앞에 현실이 된다”며 “지속가능한 발전은 평화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한반도 평화가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길이라 믿고, 끊임없이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G20 정상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광명시, 뉴타운·재건축 공사현장 안전관리 매뉴얼과 정보공개 업무처리기준 나왔다

    광명시, 뉴타운·재건축 공사현장 안전관리 매뉴얼과 정보공개 업무처리기준 나왔다

    경기 광명시가 안전하고 투명한 뉴타운·재건축 사업 추진을 위해 공사현장 안전관리 매뉴얼과 정보공개 업무처리기준을 마련했다고 30일 밝혔다. 특히 최근 이슈인 석면제거와 관련해 사전 설명회 개최와 석면농도 측정치 공개 등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했다. 환경단체와 공사장 인근 주민으로 구성된 석면안전 주민감시단을 구성해 운영해 석면제거시 주민불안을 해소할 방침이다. 또 비산먼지·소음 등 저감을 위한 방음벽 설치 기준과 공사진행 시 공사차량 운행에 따른 보행자 안전방안 등을 세부적으로 정해 시민안전을 최우선으로 공사를 시행하도록 했다. 시는 광명동·철산동 일대에서 11개 뉴타운사업을, 철산동 일대에서 4개 재건축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 중 광명7동 16R구역을 비롯해 여러 사업장에서 공사 중이거나 빠른 시일 내 공사가 진행될 예정으로 공사현장의 체계적인 안전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시는 뉴타운·재건축 공사시 석면제거와 철거공사로 발생되는 비산먼지나 생활소음·보행안전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광명시 정비사업 공사현장 안전관리 매뉴얼’을 수립했다. 공사장 품질관리를 위해 분기별 감리업무를 점검 실시한다. 경기도 공동주택 품질검수단을 운영해 향후 입주(예정)자와 시공사 간 발생할 갈등을 사전에 방지할 예방책도 마련했다. 또 시는 ‘광명시 정비사업 정보공개 업무처리기준’을 수립해 구역별 조합업무처리와 관련 조합원을 위해 세부적인 정보공개 업무처리 기준을 마련했다. 이로써 주민들 간 불필요한 갈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투명한 사업추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정비사업 정보는 모든 조합원에게 신속히 공개하도록 했다. 조합원명부와 회의록, 용역업체 선정계약서 등 기타 법령에서 공개하도록 하는 정보공개 목록을 세부적으로 설정해 공개할 예정이다. 조합과 조합원 간 갈등과 법률적 다툼 등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외부 전문가그룹 인력풀을 만들어 조합예산 편성·계약 등 전반적인 업무처리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해 잘못된 부분은 시정할 방침이다. 성동준 도시재생과장은 “광명시 정비사업 정보공개 업무처리 기준과 광명시 정비사업 공사현장 안전관리 매뉴얼’을 토대로 조합원이 주인이 되고 투명하고 안전한 정비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청각장애 극복한 작가 김민주 ‘2018 대한민국인재상’

    청각장애 극복한 작가 김민주 ‘2018 대한민국인재상’

    “제가 만든 작품으로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세상이 된다는 꿈을 꾸는 건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2018 대한민국인재상’ 수상자로 선정된 프리랜서 작가 김민주(21)씨는 29일 수상소감을 통해 자신의 꿈을 당차게 밝혔다. 대한민국인재상은 우리나라를 이끌 우수한 청년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교육부가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함께 지난 2008년 제정한 상이다. 해마다 100명에게 상을 주고 있다. 선천적 청각장애인인 김씨는 서서히 시력을 잃어 가는 망막색소변성증까지 얻은 절망적 상황에서도 애니메이션 및 웹툰 작가가 되겠다는 희망을 잃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여기는 남미] 아마존서 심장 돌출 여아 태어나…볼리비아 군사작전

    [여기는 남미] 아마존서 심장 돌출 여아 태어나…볼리비아 군사작전

    남미 볼리비아에서 심장이 가슴 밖으로 나와 있는 여자아기가 태어났다. 볼리비아는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이송작전을 펴는 등 아기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기는 브라질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볼리비아의 아마존 지방 베니의 한 병원에서 최근 태어났다. 몸무게 2.2kg로 태어난 아기는 심장이 가슴 밖으로 나와 있다. 이른바 심장 전위증으로 불리는, 심장이 흉강 밖으로 위치해 있는 선천적 질환이다. 보통 이런 질환을 갖고 태어난 아기가 3일 이상 생존할 확률은 100만 명 중 1명에 채 이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기를 건강하게 살려내기 위해 볼리비아는 다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아기의 생명은 국가가 돌봐야 할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며 관계 당국에 전폭적인 지원을 지시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심장 전위증을 갖고 태어난 아기의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국가는 아기와 가족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장 볼리비아 보건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공군은 군용기를 띄워 아기를 아마존지방에서 산타크루스의 병원으로 긴급 후송했다. 아기가 태어난 아마존지방 베니는 산타크루스에서 808km 떨어져 있다. 현지 언론은 "군용기에 인큐베이터가 임시로 설치되고, 의사 등 의료진이 탑승해 안전한 이송을 책임졌다"며 "관계 당국이 비상사태가 발생한 것처럼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건부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람의 생명보다 소중한 게 없는 만큼 국가는 아기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기를 돌보고 있는 병원은 "상태를 조금 더 지켜봐야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사진=볼리비아 보건부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직원들이 과학 선생 돼 재능 기부

    직원들이 과학 선생 돼 재능 기부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의 역량을 활용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한 ‘투명우산 나눔 캠페인’과 과학영재 육성을 위한 ‘주니어 공학교실’·‘장애아동 이동 편의 지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우선 투명우산 나눔 캠페인은 현대모비스가 2010년부터 매년 투명우산 10만여개를 제작해 전국 초등학교에 배포하는 행사다. 지난해까지 70만개의 투명우산을 전달했으며 대상 초등학교도 전국 1091개교에 달한다. 주니어 공학교실은 4~6학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실습형 과학 수업이다. 현대모비스 직원들이 1일 과학 선생님으로 참여해 재능 기부를 한다. 최근 5년간 200여개 초등학교 3만여명의 학생들과 2000여명의 직원들이 주니어 공학교실에 참여했다. 장애아동 이동 편의 지원 사업은 교통사고 또는 선천적인 이동 장애로 신체활동이 어려운 장애아동의 가족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장애 아동 맞춤 장비와 재활치료비 등을 지원한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행사] 대구사이버대 ‘케이스컨퍼런스’ 개최

    대구사이버대학교는 다음 달 1일 오전 9시 대전광역시 동구에 있는 대전청소년위캔센터에서 ‘2018 행동치료 케이스컨퍼런스’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조정연 학과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문현미 인제대학교 교수의 ‘긍정적행동지원의 실천적 전략’ 특강, 허은정 서초아동발달연구소 임상실장의 ‘자폐스펙트럼장애아동의 사회적 의사소통 지도’ 사례 발표, 현장 실습 사례 발표, 집단 상담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경희대, 김천에 2200억원 투자…의료·관광단지 조성

    경희대, 김천에 2200억원 투자…의료·관광단지 조성

    경북 김천에 암 병원 등을 갖춘 의료·관광단지가 조성된다. 경희대는 28일 김천시청 회의실에서 김천시와 업무 협약을 하고 의료·관광단지 조성에 민간 자본 2200억원을 유치해 투자하기로 했다. 암 진단 병원, 요양원, 호스피스 병동 등을 지어 김천시와 인근 지역의 노인층 진료 사업을 한다. 의료사업과 함께 헬스, 음식문화, 교육, 관광단지 등 교육·관광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충섭 김천시장은 “김천에 대학의 의료단지가 들어서면 시민들이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영국 경희대 총장 권한대행은 “지역사회를 발전시키고 공헌할 수 있는 실천적 학문을 이행하기 위해 김천시와 협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경희대는 구미시 등과 의료·관광단지 개발을 추진해 오다 김천시를 최종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청소년 따돌림·폭력 NO”…은평이 칼 들었다

    “청소년 따돌림·폭력 NO”…은평이 칼 들었다

    따돌림, 폭력 등으로 신음을 앓는 청소년 인권 문제에 서울 은평구가 메스를 댄다. 은평구는 29일 오후 3시 서울 혁신파크 공유동 2층 다목적홀에서 ‘2018 은평 청소년 인권포럼(포스터)’을 연다고 27일 밝혔다. ‘시민으로서의 청소년 인권 보장을 위한 실천 과제’를 주제로 하는 이번 포럼은 청소년 인권이 존중되는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제도적, 정책적, 실천적 과제로 시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1부는 은평구에서 연구용역으로 진행한 청소년 인권 실태 조사 결과를 인권교육센터 ‘들’의 정주연 연구원이 청중들과 공유한다. 청소년 참여권을 중심으로 청소년이 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다양한 관점의 방안들이 자유롭게 토론으로 오갈 예정이다. 2부에서는 ‘청소년 인권 보장을 위한 실천과 과제’를 주제로 박상영 은평구 청소년의회 의원과 유여원 살림의료사회적복지협동조합 상무이사, 강화연 은평노동인권센터 대표, 조혜인 은평구 인권위원회 위원이 발표하고 토론한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지역 사회는 청소년들이 일상적인 삶을 영유하는 생활 터전이자 다양한 주체들과 관계하며 성장하는 공간”이라며 “지역 내 청소년 관련 기관과 단체, 시민 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청소년 인권이 존중되는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부작용의 긍정적인 효과

    [임한웅의 의공학 이야기] 부작용의 긍정적인 효과

    최근 들어 스트레스, 기후 등의 영향으로 이른 나이부터 머리숱 문제를 고민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2~2016년 5년간 탈모 증세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1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의 진료비는 2012년 207억원에서 2016년 268억원으로 30%가량 증가했다. 건보공단은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두발 관리 제품을 활용하는 환자까지 합하면 국내 탈모 환자가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현대인의 탈모는 노화나 유전적인 요인뿐 아니라 각종 환경오염, 업무 스트레스, 식생활 변화에 따른 호르몬 분비 이상 등 후천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탈모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녹내장’이 탈모치료제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세간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탈모와 녹내장은 과연 무슨 관계가 있을까. 녹내장이란 눈으로 들어오는 빛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점진적으로 시야가 흐려지고 방치하면 실명에 이르는 안과 질환이다. 그런데 녹내장 치료제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제 중에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점안제가 있다. 이 약을 사용하다 보면 눈 주위가 검게 착색되고 속눈썹이 자라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실제로 녹내장 약을 오래 사용한 사람 중에 눈 주위가 검게 변한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일부 연구자가 이 약의 부작용인 속눈썹 발모에 착안해 ‘속눈썹 증모제’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속눈썹 발모를 넘어 탈모 치료에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약의 부작용을 이용해 개발한 약으로 ‘비아그라’를 빼놓을 수 없다. 비아그라의 탄생은 3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6년 한 글로벌 제약사 연구진은 ‘PDE-5 효소’를 억제하면 관상동맥이 확장돼 협심증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비아그라 성분인 ‘실데나필’을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하지만 임상시험 과정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관찰됐다. 부작용으로 발기 현상이 관찰된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불리는 비아그라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부작용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에 부수적으로 일어나는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특히 의학에서는 약이나 수술과 같은 처치에 의해 그 본래의 작용 이외에 부수적으로 일어나는 작용을 의미하는데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될 때가 많다. 대다수 연구진은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날 때 당황하고 연구 실패의 원인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사례처럼 부작용에 주목할 때 의외의 질환에서 새로운 치료 효과를 나타낼 때가 종종 있다. 과학 연구의 빛나는 결과들은 의외성과 우연성에 기댄 사례가 많다. 정말 행운인 셈이다. 그래서 부작용의 ‘부’는 ‘아닐 부’(不)가 아니고 ‘버금 부’(副)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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