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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권에 「내부공천」 “평지풍파”/야의 강행과 여의 대응

    ◎정치도의상 있을수 없는 처사/민자/선거 치르려면 「바람몰이」 필수/민주 여야가 기초지방의회 선거에서 정당공천을 배제하는 선거법개정안을 합의통과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내부공천」을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해 파문이 일고 있다. 민자당은 『민주당의 행동은 불법』이라면서 정치적,법적으로 강력히 대응할 태세여서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민자당◁ ○…이춘구 대표 등 민자당 당직자들은 이날 『법을 떠나 정치도의상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즉각 「내부공천」을 중지하라고 민주당에 촉구. 김덕룡 사무총장은 『처벌조항이 없다고 법을 어겨도 좋다는 사고방식은 없어져야 한다』고 흥분하면서 『벌칙이나 처벌에 앞서 정치인의 양식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그는 이어 『합의해 놓고 첫 선거부터 어기는 것은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국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우려. 김윤환 정무1장관,현경대 원내총무도 『정치적 합의를 통해 않기로 했으면 말아야지…』 『합의한지가 언제라고 그게 말이 되느냐』고 분개. 민자당은 우선 민주당에 대해 정치 공세를 취한 뒤 그래도 「내부공천」을 중지하지 않으면 단계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 박범진 대변인은 『민주당 전주완산지구당의 내부공천은 여야 합의정신을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내부공천을 발표한 정당에 대한 처벌규정은 없지만 출마자가 내부공천을 주장하면 처벌이 가능하며 공천 사실을 발표한 사람도 처벌대상』이라고 말해 법적 대응을 시사. 현 총무도 『선거법개정안이 공포된 뒤 민주당의 내부공천자가 후보로 등록하게 되면 법적인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하고 『선거법 개정안 제84조에 따라 처벌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설명. ▷민주당◁ ○…기초의원선거의 내부공천은 순전히 「집안일」이라는 주장.공천했다고 발표하지 않는다면 법적으로도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따라서 각 지구당의 사정에 따라 내부공천절차를 앞으로도 계속하겠다는 생각. 민주당이 탈법이라는 비난을 무릅쓰면서까지 이를 강행하려는 데는 이를 쟁점화해 자연스럽게 선거운동으로 연결짓겠다는 지도부의 복안이 깔려 있다는 게 주변의 관측. 박지원 대변인은 『지구당 차원의 일을 일일이 중앙당이 개입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해 앞으로도 「내부공천」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다만 『개정안이 공포되면 경선이나 공천장 수여등은 없을 것』이라고 부연. 신기하 원내총무도 『지난 91년 선거에서도 정당공천이 금지돼 있었지만 여야 모두 내부공천을 했다』면서 내부공천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고 주장. 15일 지역구인 전북 전주완산지구당의 기초의원후보들을 선출한 장영달 의원은 『법테두리안에서의 행위를 놓고 인신공격성 비난을 퍼붓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민자당을 공격. 당의 한 관계자는 『바람몰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유권자들의 눈에 띄는 일을 벌여야 하는 게 선거』라고 말하고 『내부공천 역시 이런 작업의 하나』라고 풀이.
  • 여야 “이젠「6·27 선거」총력체제로”/「기초단체선거법 타결」이후

    ◎후보자공천 등 후속조치 가속화 예상/여권,교육·복지부문 개혁 단행 가능성 기초자치단체 선거에서의 정당공천문제를 놓고 여야가 지루하게 벌인 공방은 승자도,패자도 없는 게임으로 끝났다.막바지에는 민자당이 양보한 것처럼 보인다.그러나 과정을 통틀어 보면 민주당도 얻은게 별로 없다. 특히 야당이 의장공관과 부의장 자택을 물리력으로 점거,공권력의 개입을 불렀다는 것은 여야 모두에게 부담이다.무엇보다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정당공천을 허용하고 기초지방의회 의원은 공천을 않음으로써 앞뒤의 논리가 빗나간 측면이 생겼다. 여와 야가 평가받을 수 있는 부분은 최악의 파국을 피했다는 사실이다.통합선거법안이 여당 단독으로 처리됐을 때 빚어질 정국 파행을 우려,서로 타협책을 내놓았다. 정국의 긴장이 해소됨으로써 여야관계는 평상상태로 돌아왔다.아직 감정의 응어리는 남아 있는 눈치이긴 하지만….그러나 첨예한 이해대립이 있었던 사안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은 여야가 모두 정치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이러한 정신이 살려진다면 여야 관계가 호전될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정국은 이제 급속히 지방자치선거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6월의 지방선거에 출마할 공직자가 사퇴해야 하는 시한은 오는 29일이다.출마를 희망하는 공직자들의 명예퇴직이 이어지면서 후보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여야 정당도 선거를 향한 총력체제를 갖출 채비다.후보자 공천도 바로 시작되리라 전망된다. 이번 통합선거법 개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및 그것이 극적으로 해소되는 과정은 각 정당 내부 질서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물론 지방자치 선거전에 있어서도 논란거리를 제공한 셈이다. 민자·민주 양당은 통합선거법의 처리를 둘러싸고 당안에서 강·온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는 혼란을 겪었다. 민주당은 이기택 총재와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동교동계 사이에 보이지 않는 알력이 존재했다.민자당에 대한 강경투쟁을 서로 주도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났다.강경했던 동교동계는 막판에 협상으로 돌아 이총재쪽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여당이 다소 양보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자 이총재의 처지가 강화된 느낌을 준다.선거 뒤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현 위치를 유지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민자당은 민주당보다 속사정이 더 복잡했다. 선거법의 개정을 추진한 것은 물론 협상과정도 김덕룡 사무총장이 주도했다.김 총장은 재선 의원이다.황낙주 국회의장을 포함,당내 중진들은 김 총장에게 별로 협력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민자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면 야당의 양보를 더 얻어낼 여지도 있었다. 이러한 아쉬움은 민자당의 운영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일부에서는 이춘구대표와 김총장체제가 흔들릴 것이라는 성급한 추측도 나온다.그러나 여권 핵심부의 판단은 다른 것 같다.이대표와 김총장의 발목을 잡은 행동이 보다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당의 한 고위관계자가 전했다.때문에 이대표와 김총장의 위치를 더 확고하게 해주는 조치들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여권은 여러 국면전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교육·복지 부분에서 각종 개혁조치를 단행,그동안 어수선한정국에 염증을 느꼈던 민심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정치권 자존심 회복됐다” 안도/「선거법 타결」 여야 반응/“야당에 너무 양보” 일각선 불만 표출/민자/“잘됐다” 대세속 기초의획 약화 우려/민주 지방자치 관련선거법을 개정하기 위한 협상이 타결되자 여야의원들은 자칫 파국을 맞을 뻔한 정치권이 최소한의 자존심을 회복하게 됐다면서 다행스러워 했다. 그러나 민자당의원들 사이에는 『너무 양보한 것 아니냐』는 불만의 소리가 없지 않은 반면 민주당의원들은 대체로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더 많다』는 반응이었다. ▷민자당◁ 이민섭 의원은 『여야가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가면서 가파르게 대결하다 이렇게 타결된 것은 상당히 잘 되었다고 본다』고 말하고 『그러나 이번에 우리가 노력했던 것은 적어도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해서는 정치색을 없애 지방자치제를 뿌리내리게 하려는 차원이었다』고 야당의 공세에 밀린데 대해 아쉬움을 표시. 그는 그러나 자치단체장후보를 공천해야 하는데 대해서는 『공천과정에서 여권의 분열이 우려되는 점도 있으나 당력을 한데 모은다는 장점도 있으므로 문제될 것은 없다』고 설명. 변정일 의원은 『지역구마다 특수성은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제주도는 도의회의 운영과정에서마저도 정당을 배제하는 것이 옳다는 인상을 주어왔다』고 설명하고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인 어려움이고 크게 보더라도 자치단체장의 공천은 안하는 것이 옳았다』고 지적. ▷민주당◁ 대체로 『잘됐다』는 반응이 두드러진다.호남과 수도권지역을 제외하고는 비세인 현실을 감안할 때 차라리 공천을 않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인 것이다.이번 여야협상에서 기초의회의 공천을 배제하는 방안을 역제의한 것도 이같은 바람이 오래전부터 당 내부에서 싹터 있었던 데 따른 것이다.반면 일부 의원들은 정당의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기초의회가 파행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공천장사를 우려하는 지적이 많으나 기초의회선거는 원래 지구당위원장으로서도 장사가 안되는 선거』라고 지적하고 『따라서 선거풍토의 개선이라는 의미는 그다지 크지 않다』고 풀이. 그러나 임채정의원은 『기초의회가 이권집단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면서 부정적인 반응.임의원은 『기초의회가 졸부들의 신분상승의 장으로 변질될 뿐만 아니라 이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감시가 불가능해져 결과적으로 의회기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
  • 판치는 「외제」 뮤지컬(브로드웨이 “새바람”:9)

    ◎2년이상 롱런 8편중 영국작품 7편/70년대엔 「사운드 오브 무직」등 미국작품 주류/80년대이후 판도 변화… “미국은 없다” 비판 고조 『브로드웨이에 미국은 없다』 80년대 이후 런던 웨스트엔드의 영국 뮤지컬이 뉴욕 브로드웨이를 휩쓸고 있는 현상을 미국인들이 자조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말이다.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2년 이상 장기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8편 가운데 「그대에게 반했다오」 한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영국 뮤지컬이다.세계 4대뮤지컬로 불리는 「캐츠」「레미제라블」「오페라의 유령」「미스 사이공」을 비롯,「거미여인의 키스」「피의 형제」「후스 토미」등이 런던의 극장가 웨스트엔드를 거쳐왔거나 아니면 영국 작곡가 혹은 영국 연출가의 작품인 것이다. 이 가운데 「레미제라블」「오페라의 유령」「미스 사이공」등은 프랑스 소설을,「거미여인의 키스」는 아르헨티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또 「캐츠」「오페라의 유령」은 영국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레미제라블」과 「미스 사이공」은 프랑스인 클로드 미셸 쇤베르크가각각 작곡을 맡았다.어디서든 「미국」은 찾을래야 찾아보기가 힘든 실정이다. ○영 작곡가·연출가 작품 이같은 현상은 브로드웨이뿐 아니라 오프 브로드웨이의 연극들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특히 올봄에 히트가 예상되고 있는 샌 마티어스의 「무분별」등 연극 네편과 트레버 넌의 새 뮤지컬 「아카디아」등 다섯편이 모두 영국인 연출가들의 작품이어서 당분간 영국의 브로드웨이 점거(?)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코러스 라인」「사운드 오브 뮤직」「웨스트사이드 스토리」「아가씨와 건달들」 등 수많은 미국 뮤지컬로 전성기를 이루던 70년대까지의 브로드웨이를 그리워하는 미국인들이 많다. 영국 뮤지컬의 전성시대를 맞은 요즘의 브로드웨이에서는 영국 뮤지컬들끼리의 경쟁은 물론 심지어는 같은 작곡자의 작품끼리 경쟁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뮤지컬의 황제라고 일컬어지는 로이드 웨버가 작곡한 「오페라의 유령」과 「선셋 불러바드」는 정상인과 비정상인간의 이루지 못한 애틋한 사랑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다루면서 두편 모두 장중한 스케일과 화려한 무대의 극치를 보이고 있는 작품들이다. 지난 88년 1월 브로드웨이 44스트리트의 머제스틱 극장에서 개막,「캐츠」와 「레미제라블」에 이어 세번째 롱런가도를 달리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은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중인 뮤지컬 가운데 가장 치밀하고 정교한 구성과 기상천외의 무대장식으로 7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입장권이 매회 매진될 정도의 폭발적 인기를 모으고 있다. 「선셋 불러바드」는 지난해 11월 이 작품에 도전장을 내고 브로드웨이 45스트리트의 민스코프 극장에서 막이 올려진 작품으로 결국 로이드 웨버는 자신의 작품에 자신이 도전장을 내는 결과가 됐다.72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제작,영국 뮤지컬이 미국 뮤지컬을 압도하는 전기를 이룩했던 로이드 웨버는 끊임없는 자기 혁신을 위한 혼신의 몸부림으로 만드는 작품마다 대히트하는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가고 있다. ○장엄한 무대·의상 인기 「오페라의 유령」은 파리 오페라극장 지하에 숨어사는 흉칙한 모습의 유령작곡가(데이비스 게인스)가 소프라노 가수 크리스틴(테리 비브)를 짝사랑하는 이야기다.크리스틴과 그녀의 애인 라울(브래드 리틀)은 유령의 방해를 받지만 끝내 이를 극복한다.극중의 오페라 공연중 갑자기 가수가 사라져,공연이 중단되는등 갖가지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토니상 7개부문을 휩쓴 이 작품은 파리 오페라극장의 화려한 무대와 「한니발」등 극중 공연되는 오페라의 무대장치와 다양한 의상이 볼 만하다.더욱이 폭발로 불을 뿜으며 대형 샹들리에가 천장으로 치솟고,유령이 크리스틴을 데리고 자신의 은신처로 가기 위해 극장지하의 호수위로 곤돌라를 타고 가는 등 한시도 긴장을 풀 수 없는 박진감으로 극이 진행된다.. 1861년 완공된 파리 오페라 극장은 지하에 인조호수가 있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는데 프랑스 소설가 가스통 르루는 이를 바탕으로 음산한 유령 이야기를 썼다.1911년 발표된 소설 「오페라의 유령」은 1925년부터 이미 네차례나 영화로 만들어져 일반에 잘알려져 있다. 로이드 웨버는 1986년 카메론 매킨토시와 함께 이를 뮤지컬로 제작,런던 웨스트엔드의 무대에 올려 대히트를 기록했다.이는 공연에 앞서 85년 크리스마스 시즌부터 발매되기 시작한 「오페라의 유령」 음반의 큰 히트로 예견됐던 바다.「에비타」「거미여인의 키스」의 해럴드 프린스가 연출한 이 뮤지컬은 2년후 브로드웨이 공연에 나섰을 때 1천8백만달러에 달하는 입장권 예매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선셋 불러바드」는 빌리 와일더 감독의 50년대 히트영화를 뮤지컬화한 것으로 로이드 웨버가 「캐츠」와 「레미제라블」의 연출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트레버 넌과 손잡고 제작,93년 로스앤젤레스에서 공연을 시작했던 작품이다.넌의 새 뮤지컬 「아카디아」가 이달 30일부터 링컨센터에서 공연되면 당분간 브로드웨이는 로이드 웨버-트레버 넌의 전성시대를 맞게 될 듯하다. 할리우드의 한 거리인 선셋 불러바드의 한귀퉁이에 있는 호화저택에 편집증적인 왕년의 인기 여배우 노마 데스먼드(글렌 클로스)가 살고 있다.빚쟁이에 쫓기다 우연히 그녀의 집안으로 뛰어들게 된 젊은 극작가 조 길리스(앨런 캠프벨)를 사랑하게 되나 그 사랑은이루어지지 못하는 사랑이다.주변인물로는 노마의 충실한 집사인 맥스(조지 히언)와 조의 애인 베티(앨리스 리플레이)등이 등장인물이다. ◎이루지 못할 사랑 그려 이 극에 나오는 노마의 호화를 극한 로코코 양식의 저택은 무대장치의 제일인자 존 내피어가 설계한 것이다.연말파티 장면에 나오는 윗부분의 쓸쓸한 노마 저택과 대비시켜 아랫부분을 젊은이들로 북적대는 아파트 거실로 만든 상하 복층구조 무대는 공간 활용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과 「선셋 불러바드」는 등장인물들과 내용의 유사성에서 흔히 비교되고 있다.즉 오페라 유령과 노마 데스먼드의 성격이 비슷하다.이들이 남자와 여자,이들의 주거 장소가 오페라극장 지하의 밀실과 인적이 끊어진 대저택의 거실이라는 차이가 있지만 둘다 편집광적 성격의 소유자다. 또한 이들에 의해 일종의 노리개가 되는 젊은 인물로 크리스틴과 길리스가 설정돼 있고 그들의 애인 라울과 베티의 설정도 이들이 남녀 성만 서로 반대일 뿐 똑같은 구도로 돼 있다. 그러나 「오페라의유령」에서는 유령이 사라지고 젊은이들의 재결합이 이뤄지는 해피앤딩인데 비해 「선셋 불러바드」에서는 길리스가 노마의 총에 죽음으로써 비극적인 결말이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작품들은 별로 뒷맛이 개운치 않은 칙칙한 사랑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완벽에 가까운 작품구성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 정치 떠난 원로의 정치발언(사설)

    김대중씨의 정치적 발언이 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지자제를 둘러싼 여야의 첨예한 대치로 국회의장이 억류되고 국회가 공전되고 있는 때에 쟁점인 기초단체선거의 정당공천을 옹호함으로써 야당의 편을 들고 나선 것이다.그의 발언자체야 시비할 수 없지만 독특한 위상과 민감한 시기,그리고 내용으로 보아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민주당의 당원인 김씨의 야당주장 지원은 얼른 보면 이상할 게 없을지 모른다.그러나 정치일선을 떠나 있는 원로로서 굳이 말을 한다면 싸움을 말리는 것이 도리이지 당파적 주장으로 싸움을 부추기는 형국을 만든 것은 국민의 기대와는 다른 자세다.정당공천문제와는 달리 일체의 대화거부와 감금,납치라는 야당의 과잉행동에는 비판여론이 절대다수다.그럼에도 한마디도 국회정상화 촉구의 말이 없는 그의 발언은 야당을 고무하여 대화론이 고개를 못들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황낙주 국회의장의 말대로 협상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사실이라면 의회정상화의 길을 낭패스럽게 하는 정치개입이된 셈이다. 김씨가 우리정치의 변수라는 사실은 상식이다.이기택 총재가 말한 바,민주당의 오너격인 그의 말 한마디가 지지세력의 행동지침이 될 만큼 결정적인 무게가 있음을 알면서 무심코 그런 발언을 했을 것 같지는 않다.그러지 않아도 정치권에서는 지방선거의 공천장사논쟁과 야당의 실력저지배후설이 있었다.정치권을 떠나 있어도 그가 지방선거에서 어떤 형태로든 이해당사자임은 부인할 수 없다.따라서 그의 한마디한마디는 자칫하면 이런저런 이야기와 관련지어 오해를 받을 소지가 크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정치권 밖에서 정치싸움을 조장하면 국론분열과 갈등의 사회적 확대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따라서 우리는 결과까지 미리 헤아리는 신중한 언행을 바란다. 정치를 그만두었다면서 너무 자주 정치에 관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치권에 부담을 주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
  • 「공천배제」 둘러싼 여야대치를 보며/강태훈 단국대교수·정치학

    ◎「의장억류」 정당화 될 수 없다 국회가 또다시 공전되고 있다.6월에 실시될 기초자치단체 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의 정당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여당인 민자당은 정당공천배제를,야당인 민주당은 공천배제 불가를 주장하고 있다.민자당의 논리는 주로 정당공천제가 실시되면 공천장사가 만연해질 것이며 기초자치단체의 장이 특정정당에 소속되면 한국과 같은 권위주의적 풍토속에서는 그들이 중앙당이나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예속된다는 것이다.한편 야당은 정당공천을 배제하게 되면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정당정치의 본질왜곡일 뿐만 아니라 정당대신 돈과 지연,학연으로 얽혀진 사당이 들어서게 된다는 것이다.물론 여야의 논리 모두 나름대로의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생각해야 될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공천배제냐 불가냐가 아니라 여당과 야당이 이 정치쟁점에 임하는 자세에 있다.정당공천제가 우리의 정치현실에 바람직한 것인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에 일반 국민들은 이 문제에 관하여 문외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실제로 민주당 당무기획실에서 설문조사를 한 것을 보면 정당공천배제여부에 대해서는 찬성이나 반대보다도 「잘 모르겠다」가 27%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이 문제에 관하여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보다도 여야가 빨리 타협하여 국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여당은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야당을 의회의 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구체적 타협안을 야당에 제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수 있다. 야당은 무조건 협상을 거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여당이 제출한 개정안의 문제점을 들추어내 국민의 편에서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그것은 대화와 협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우선 야당이 일체의 협상과 대화 자체를 거부한 것은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보여진다.야당은 또한 국회에서 정당공천을 배제한 개정통합선거법이 날치기로 통과될 것을 두려워하여 국회의장과 부의장의 외부출입을가로막고 내무위원장과 민자당간사의 지방격리라는,상식적으로 생각하기 힘든 행동을 자행하였다.물론 그동안 문민정부하에서 여당이 변칙사회 등의 수법을 동원하여 법안을 변칙적으로 통과시켰다는 점을 상기할 때 야당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그러나 다른 이성적 방법을 도외시하고 국회의장,부의장의 외부출입금지 등의 물리적 방법을 동원한다는 것은 그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다. 금번 정당공천에 관한 여야간의 격렬한 대치상황을 볼때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민주 대 독재라는 흑백논리적 체제논쟁과 흡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현 문민정부하에서는 체제의 정통성문제가 해결되었기 때문에 국회에서의 여야 대결은 협상과 타협이 가능한 정책논쟁이어야 한다.각축하는 정치세력들간의 체제에 대한 합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정책 대결은 민주 대 반민주,이데올로기나 인종,종교 등의 심각한 사회적 균열에 따른 정치적 대결과는 달리 타협이 가능한 것이다.특히 지자제선거에서의 정당공천 문제는 이데올로기나 체제논쟁이 아닌 여야의 당리당략이 얽힌 원내에서 타협 가능한 정치쟁점이다.따라서 여당은 다수당이라 하여 다수결의 원칙을 마구 적용하여 야당을 무시하고 선거법 개정안의 강행통과만을 기도해서는 안될 것이다. 흔히 민주주의 의사결정의 대표적 방식인 다수결의 원칙은 다수의 횡포가 아니라 소수의 권리를 존중하는 다수결원칙이다.영국에서 의회민주주의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도 여당이 야당의 의견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국정에 반영하기 때문이다.야당도 여당의 법안개정의도가 당리당략에 있다고 하여 장내에서의 대화와 협상을 무조건적으로 거부하지 말고 국회안으로 들어와 여당과 합의하여야 할 것이다.여당과의 협상을 일체 거부하게 되면 강행통과의 명분을 주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문민정부가 들어섰다하여 과거 한국정치가들의 관행,의식,문화가 하루아침에 변하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그러나 모든 분야에서 세계화를 외치고 있는 현상황에서 여야정치인들의 정치행태가 조금씩이라도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김 총장/“의원단 봉쇄 헌정사 없던 일”/여야총장 TV토론 요지

    ◎“날치기 통과 막기위해 불가피”/최 총장 민자당의 김덕룡 사무총장과 민주당의 최낙도 사무총장이 7일 밤 KBS­1TV 「뉴스라인」에서 벌인 기초자치단체 선거문제에 대한 공방은 여야가 첨예한 대립을 벌이면서도 대화의 길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여러 사람의 눈길을 끌었다.토론내용가운데 중요쟁점을 간추려본다. ­국회의장단 출입봉쇄에 대해. ▲김 총장=감금이라는 표현이 옳다.헌정사에 없던 일이며 한심하다는 생각이다. ▲최 총장=대단히 유감스런 일이다.그러나 지금까지 사회자는 청와대에서 지시만 하면 날치기 통과를 시켰다. ­관련자 사법처리를 추진하나. ▲김 총장=엄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그러나 여러가지를 감안,당내에서 충분히 정치적으로 논의할 생각이다. ­봉쇄작전을 계속할 것인가. ▲최 총장=여야가 합의한 선거법을 시행도 않고 당리당략에 따라 개정하려는 것은 마땅히 막아야 한다. ­국민들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볼 것으로 생각하나. ▲김 총장=부끄럽다.스스로 만든 법을 짓밟고 있는데 책임을 느낀다.▲최 총장=의장의 공정한 사회를 기대할 수 없어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 ­공천배제는 논리모순이 아닌가. ▲김 총장=시·군·구 행정은 도로건설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일인데 중앙정치가 개입하면 지방행정까지 정치싸움판이 될 것이다.특정지역을 특정정치집단이 독점해 지역감정을 격화시킬 것이다.3백48억원의 국민혈세를 낭비해도 좋은가.공천과 관련해 공천장사,입도선매등의 얘기도 있다. ­선거를 3개월 앞두고 왜 이런 문제를 제기하나. ▲김 총장=지방자치에 집착하느라 미리 폐해를 예상못했다.우리 당이나 정치권 모두에 책임이 있다.그러나 그대로 간다면 정치권의 책임을 못하는 것이다. ­선거법을 일방적으로 고칠 수 있나. ▲김 총장=야당에게 같이 개정하자고 제의했으나 야당은 거부했다.그래서 우리 당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토론과정에서 협상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민주당은 왜 협의를 거부하는가. ▲최 총장=통합선거법은 여야가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그런데 실시도 않고 서울을 4개로,경기도를 2개로 분할하자,자치구를 준자치구로 하자고 행정구역 개편을 김총장이 들고 나왔다.그뒤 선거를 연기하자는 불평이 민자당쪽에서 나왔다.우리가 입도선매를 한다고 그런다.수사기관과 정보기관을 독점하고 있는 정부여당이 가만히 놔두고 있겠는가.그건 근거도 없는 음해다. ­9일에도 계속 봉쇄할 것인가. ▲최 총장=날치기를 하려 한다면 당연히 막아야 한다. ­민주당이 협의를 거부하면 민자당은 어떻게 할 것인가. ▲김 총장=다수결원칙에 따라 결정할 것이고 결과는 선거로 심판받겠다.
  • “공천배제 처리불가피”/김 민자총장/여야총장 TV토론

    ◎“불법… 후보공천 할것”/최 민주총장 민자당의 김덕룡 사무총장과 민주당의 최낙도 사무총장은 7일 밤 KBS­1TV 「뉴스라인」프로그램에 출연,기초자치단체 선거의 정당공천 배제를 위한 통합선거법개정안의 처리와 야당의원들의 국회의장공관 점거사태 등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이날 토론에서 민자당의 김 총장은 『최근 지방자치선거 공천과 관련,돈이 거래된다는 얘기가 있고 심지어 공천장사니 입도선매니 하는 불미스런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정당공천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김 총장은 또 『정당정치는 국회의원 선거와 광역선거의 정당관여로 충분하다』고 말하고 『기초자치단체의 행정은 생활과 직결된 자치이기 때문에 정당이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공천배제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최 총장은 『공천장사 운운은 근거 없는 음해』라고 주장하고 『책임행정과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정당공천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법개정안의 처리에 대해 김총장은 『만일 야당이 합법적인 의사를방해한다면 우리는 다수결 원칙에 따라 결정할 것이고 그 결과는 국민에 의해 선거로 심판을 받자는 것』이라고 강행처리의 불가피성을 역설한 반면 최총장은 『날치기를 한다면 당연히 불법 무효선언을 하고 당당히 후보를 공천할 것』이라고 맞섰다.
  • 경찰,누전발화 추정

    4일 하오 11시쯤 서울 종로구 삼각동 36의1 월성인쇄소(주인 임화식·40) 2층에서 불이나 이 인쇄소 직원 오성철(32)씨가 온몸에 2도 화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 이날 불은 건물 내부 1백50평 중 60여평과 인쇄기계 등을 태워 4천5백여만원(경찰추산)의 재산피해를 낸뒤 20여분만에 꺼졌다. 경찰은 이 건물 1층 천장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보았다는 인근 주민의 말로 미뤄 일단 전기 누전에 의한 화재로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중이다.
  • 여야 「공천장사」 논쟁 가열/「기초」정당공천 배제 싸고 공방

    기초자치단체장 및 의회의원의 정당공천 배제문제를 둘러싼 여야의 「공천장사」논쟁이 점입가경이다. 민자당은 국민적 공감을 받고 있는 기초선거의 공천배제를 야당이 받아 들이지 못하는 것은 한마디로 오는 6월의 지방선거 후보를 이미 입도선매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기택총재가 『민자당이 야당을 향해 「공천장사」,「입도선매」 운운하고 있는데 오래동안 정치를 했지만 이처럼 비열한 짓을 하는 여당은 처음 본다』고 분통을 터뜨렸고 동교동쪽에서도 「정치음모」라고 펄쩍 뛰고 있다. 민자당은 정당이 기초단체장 후보공천에 나서면 각종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시장·군수·구청장의 「공천가격」이 국회의원의 몇배에 이르는데다 당선된 단체장들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를 보전하며,다음 공천을 위해 이권개입 등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게 된다고 설명한다.처음 「공천장사론」은 이처럼 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을 배제시켜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는 수단의 하나로 쓰였다. 민자당은 그러나 민주당이 통합선거법 개정안을 완강히 거부하고 나선 지금 야당을 협상테이블로 끌어 들이고,개정안을 큰 반발없이 처리하기 위한 무기로 「공천장사론」을 활용하려는 듯 하다. 지난 3일 소집된 민자당 시·도지부장회의서도 야당의 기를 죽이기 위한 방안들이 논의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환의 광주시지부위원장은 『며칠전 한 일간신문이 특정지역까지 적시하며 「군수공천의 단가는 10억∼15억원」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실었는데도 야당쪽에서 전혀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도금까지 넘어가고 잔금만 남은 상태니 공천을 배제할 수 있겠느냐』고 비난했다. 지부장들은 또 『야당의 「공천장사」가 시·도당이나 지구당 차원이 아니라 중앙당 차원』이라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공천헌금은 공식경리장부에만 계상하면 합법적 정치자금이니 호남서 헌금받아 취약지역으로 돌리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여권은 여기에 「공천장사에 대한 관계당국의 내사설」까지 흘리고 있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자신감을 상실한데서 나오는 민자당의 처절한 몸부림』이라고 평가절하한다.겉으로는 당국이 내사를 하든 말든 우리는 결백하니 신경 쓸 것 없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여당에서는 공천장사한 사람이 없는 줄 아느냐』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공천장사」는 주로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확실시되는 지역에서 이루어지는데 민자당 지역도 예외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물론 이같은 주장은 민주당쪽 「공천장사」를 끝내 부인하지 못한 나머지의 궁색한 변명일 수 있다.어쨌든 통합선거법 개정안을 다룰 6일 국회 내무위는 야당이 실력저지에 들어가기전 「공천장사론」만으로도 한바탕 소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여수 오동도/“봄의 전령” 동백꽃이 손짓

    ◎이달 중순 온섬 물들여 “환상적 풍광”/전망대 오르면 그림같은 다도해가 한눈에/박제수족관엔 3천여종의 바다생물 전시 올해도 어김없이 「계절의 전령」동백꽃이 남녘 곳곳을 점점이 물들이며 새 봄을 안고 북상 중이다. 요즘 남부 해안이나 섬지방으로 나서면 봄기운을 머금은 동백나무 꽃망울이 붉게 피어올라 봄의 생동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동백꽃은 음력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서 꽃망울을 맺기 시작,4월 중순까지 붉은 자태를 뽐내는데 긴 겨울 끝에 처음 대하는 꽃이라 보는 이들의 감동을 더해준다. 전국의 동백꽃 명소들 가운데 남도의 미항 여수 오동도가 벌써부터 동백맞이 나들이객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오동도관리사무소 직원 명주완씨(35)는 『현재 동백꽃이 30% 정도 개화된 상태이나 최근 성급한 봄나들이객들이 몰려 전국에서 하루 평균 1천여명씩 찾고 있다』면서『올해 오동도의 동백꽃은 3월 중순쯤 만개해 온 섬을 붉게 뒤덮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동도는 광주에서 2시간,여수시내에서 10여분 거리의 신항에 위치하고 있으며 승용차로 접근이 쉬워 오고가는길이 편리하다.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바라다 보이는 푸른바다와 그곳에 정박해 있는 수많은 배들은 남해의 싱그러운 바람과 어우러져 도시인들의 답답했던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주며 항구의 따듯한 정취에 빠져들게 한다. 오동도에는 1백93종의 수종이 펼쳐져 있는데 그 사이사이로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이 봄의 소리로 전해져 온다.동백꽃은 등대를 중심으로 섬 전체에 번지고 있다.특히 소라·병풍·지붕바위 등의 기암괴석 주변에서 자생하는 동백나무는 바다와 어우러져 절경을 연출하고 있다.또 등대 옆 박제수족관에는 어류·패류 등 3천여종 바다생물이 전시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모터보트나 유람선을 이용해 주변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도 있다.구항 주변에는 횟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저렴하고 싱싱한 회맛을 즐길 수 있다.입장료는 2월1일부터 어른 8백원,어린이 2백원으로 인상됐다. 이용시간은 상오 6시부터 밤 12시까지. 이와함께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선운사도 미당 서정주의 시에등장할 정도로 동백꽃의 명소로 꼽히는 곳.동백꽃의 북방 한계선인 이곳은 아직 꽃이 피지 않아 아쉽게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들이 많다.그러나 3월 말부터는 그 아름다움의 절정을 즐길 수 있다. 선운사 입구 오른쪽 비탈부터 대웅전 뒤쪽까지 약 30m에 걸친 동백나무숲이 천연기념물(184호)로 지정될 정도로 절경을 이룬다.선운사가 창건된 백제 위덕왕 24년(577)이후 심어졌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숲 주변에 별다른 나무가 자라지 않아 순림에 가깝다.선운사 입구에는 풍천장어로 유명한 민물장어집들이 들어서 별미를 제공한다. 이밖에 천연기념물 223호로 지정된 거제도 동부면 몽돌밭 해변 일대와 해남 대흥사 주변 등도 동백꽃 명소로 이름나 있다.
  • 이종일 선생/3·1 독립선언서 인쇄 배포(이달의 독립운동가)

    ◎제작중 조선인 형사에 들켜 무산될뻔/제2만세 운동 좌절… 고문·옥고로 숨져 3·1운동 이틀전인 1919년 2월27일 밤. 3·1운동의 민족대표 33인 중 1인인 옥파 이종일 선생(1858년 11월6일∼1925년 8월31일)은 천도교 소유 인쇄소인 보성사의 문을 닫아걸고 직원들과 함께 한창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언론·종교활동을 통해 민족구국계몽운동을 펼쳐온 선생은 3월1일 낭독·배포할 독립선언서 3만5천장을 찍던 중이었다. 그러나 독립운동가를 수없이 체포해 악명이 높은 일제 종로경찰서 조선인 형사 신철이 갑자기 들이닥치면서 애국심으로 뜨겁게 달궈져있던 인쇄소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냉각됐다.신철은 막무가내로 인쇄중이던 독립선언서를 빼앗으려 했다. 보성사 사장으로 인쇄를 총괄하던 이종일 선생은 『이것만은 안되오.이 일은 멈출 수 없는 일이오』라면서 신철 앞에 무릎까지 꿇으며 그를 설득했다. 일단 신철을 「잠시 기다리게」 한 선생은 곧바로 이웃 손병희 선생의 집으로 달려가 사정을 전했으며 손병희 선생은 거금 5천원을 신문지에 싸선생에 건네주었다. 선생은 이 돈을 들고 인쇄소로 뛰어와 신철에게 주자 그는 아무 말 없이 돈을 받아 나갔다. 기미년 3·1독립운동이 무산될 뻔한 위기를 간신히 모면한 것이다. 신철은 이후 만주에서 일경에 붙잡혀 조선으로 압송돼 오던중 열차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조선인의 자존심을 세계에 알린 3·1독립운동은 선생 등과 같이 자신의 안위를 아랑곳 않은 독립지사가 없었으면 역사에 기록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3·1독립운동의 산파역을 맡았던 선생은 15세때 문과에 급제,관직생활을 하다 1896년 독립협회에 가입,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같은해 말 손병희 선생의 천도교에 입교한 선생은 민족의식 고취와 인재양성을 위해 신문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1898년 유영석 등과 함께 순한글의 「뎨국신문」을 창간했다. 여성들을 포함한 전국민 계몽지인 이 신문은 당시 소수 한자해독층을 대상으로 하던 황성신문과 대비됐다.주필은 이승만이 맡았다.이 신문은 경술국치를 당한 1910년까지 발행됐다. 그동안 수차례 필화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선생은 신문 폐간이후 1919년까지 10여년동안 동지들과 함께 천도교조직을 이용한 민중운동 전개,윌슨 미대통령의 민족자결원칙 표명에 따른 민중시위 감행 계획 등을 추진했으나 시기가 성숙되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그러나 선생 등은 1919년 1월 붕어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광무황제가 일제에 독살됐다는 소문에 힘입어 항일의식이 확산되자 전국 규모의 항일시위를 벌이기로 결심했다. 선생은 이때 『육당 최남선과 선언문을 완료해 놓고 있다.2월28일 결행하자.생명을 걸고 독립선언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마침내 3월1일 상오.선생은 집에 있던 선언문들을 주민들에게 배포하도록 동지들에게 지시하고 종로 태화관으로 향했다. 하오2시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식이 개최되자 선생은 『오등은 자에 아 조선의 독립국임을 선언하노라』라며 독립선언서를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선생 등 민족대표들은 이어 들이닥친 일경에 모두 체포됐으나 거리에서는 본격적인 독립만세운동이 전개됐다. 박은식의 「한국독립운동지 혈사」에 따르면 3월1일부터 5월말까지 3개월동안 국내 궐기횟수는 1천5백42회였다.이 과정에서 7천5백9명이 피살되고 1만5천9백61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4만6천9백48명이 일경에 검거됐다. 3년동안 옥고를 치른 선생은 출옥 직후인 1922년 3월1일 「3·1운동 기념식」을 갖고 제2의 만세운동을 추진했으나 일경에 의해 사전탐지되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선생은 일경의 고문후유증 등으로 시달리다 1925년 8월31일 아무도 돌보는 이 없는 가운데 68세를 일기로 종로구 평동 초가에서 영양실조로 서거했다.
  • 사법개혁·외국어교육 “2대과제”/「세계화」 무엇을 어떻게 추진하나

    ◎변호사 늘려 법조문턱 낮추기/사법개혁/국교영어교육 외인·주부 활동/외국어/4대국 전문가·정보센터 집중육성 계획도 세계화추진위원회(위원장 김진현)가 24일 김영삼 대통령에게 보고한 2월 중점추진과제의 핵심은 사법제도에 대한 대수술과 외국어교육 강화다. 위원회의 사법제도 개편안은 변호사의 수가 너무 부족하고 그 때문에 보수 또한 턱없이 높아 일반 국민들의 법률서비스 이용을 가로막고 있는 현실을 개선하자는 것이다.따라서 위원회는 법조인의 수를 늘릴 수 있도록 사법시험제도를 개선하고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지식과 훌륭한 덕목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할 수 있도록 사법고시의 준비과정으로 전락한 현재의 법학교육체제를 바꾸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이 원하는 국제금융 해외투자 보험 특허 세무 노동 증권분야에 밝은 전문법조인의 수가 턱없이 모자랄 뿐 아니라 대외통상협상에 정통한 전문변호사가 적어 협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 또한 사법제도의 개선을 부추기는 대목이다. 위원회가 세계화의 하부구조로 파악하고 있는 외국어교육의 강화방안은 「듣고 말하는 영어」의 습득에 역점을 두고 있다.국민학교에서 고등학교 때까지 배운 실력만으로도 외국인과 충분히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오는 97년부터 영어를 국민학교의 정규 교육과목으로 채택,멀티미디어를 활용해 3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매주 2시간씩 가르치기로 했다.교사는 자격 있는 외국인을 채용하거나 외국에서 공부한 주부등을 자원봉사자로 활용할 계획이다.우리 대학생들이 선진국의 대학생들과 같은 수준의 전문지식을 흡수하고 소화할 능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전과정을 영어로 진행하는 국제대학및 외국대학의 분교의 설립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할 생각이다.대학입학 수학능력 시험에서 영어듣기평가의 비중을 높이고 영어능력 검정제도를 도입해 사원의 임용및 승진 때 객관적 평가기준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이와 함께 국내 TV다중언어방송과 CNN 등 시사프로그램의 방영을 확대,국민들의 외국어 접촉기회를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고급공무원의 임용및 육성방식도 서둘러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위원회는 판단하고 있다.세계화가 요구하는 다양한 분야의 고급 전문인력을 공직으로 흡수하는 유인체제및 인사관행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국장급 이상 공무원의 평균 보직기간이 10개월에 불과해 전문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여건도 개선할 방침이다.위원회는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이 진행되던 지난 7년 동안 담당 국장이 7차례나 바뀐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행정고시 합격자의 초봉이 사법고시 합격자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한 비합리적 보수체계도 손을 댈 계획이다.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 4국에 대한 이해능력을 크게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의 연구기관 가운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부문에 관해 입체적으로 접근할 능력이 있는 정보연구기관을 미국의 옌칭연구소와 같은 수준의 정보자료센터를 보유한 정보및 연구관리조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법안을 제시하고 있다.별도의 재단을 설립해 연구기금을 조성하고 일본의 종합연구개발기구(NIRA)처럼 연구업적을 평가하고 분석·조정하는 기구도 설립해야 한다는생각이다.정부투자기관의 조사·기획부서에 중국과 일본을 전담하는 조직을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전관예우/개혁도마에 오른 법조계의 최대 폐습/마약 연예인 보석조건 억대 수임료/부장판사 출신 “월수 2억∼3억” 고백 정부출연연 통폐합/사실상 백지화 김영삼 대통령이 24일 세계화추진위원회로부터 세계화를 위한 4개 중점추진과제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전관례우」의 잘못된 관행을 시정토록 지시함으로써 이에 대한 대수술이 불가피해졌다. 전관예우란 판·검사로 있다가 갓 개업한 변호사들에게 현직에 있을 당시 함께 일했던 동료 판·검사들이 특혜를 주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보통 변호사들이 해결하기 어려운 사건도 이들 변호사를 찾아가 사건을 의뢰하면 성공활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형사지법에 접수된 구속적부심및 보석사건 처리 결과에 따르면 판·검사로 현직에 있다가 갓 개업한 변호사들의 평균성공률이 77%에 이른 반면 전체 변호사들의 성공률은 50%선에 머물러 큰 차이를 보이고있다. 이 때문에 이들 변호사들의 수임료는 천장부지로 치솟고 있다.형사사건의 경우 착수금과 성공보수를 합쳐 1천만원 이상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이같은 기준이 무시되고 있다. 대마나 히로뽕 사범 등으로 구속된 유명 연예인이나 기업인의 경우 구속적부심이나 보석을 조건으로 변호사들에게 건네지는 돈이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건을 의뢰하는 측이 유리한 판결을 얻기 위해서는 현직 출신으로 갓 개업한 변호사를 엄청난 비용으로 매수해야 되기 때문에 이들 변호사들의 수임료는 부르는게 값이다. 지법부장으로 있다가 개업한 한 변호사는 『현직에 있을 때는 상여금 등을 합쳐 월수입이 3백만원 가량 됐는데 개업한뒤 몇달간은 월 2억∼3억원씩 벌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이같은 전관예우의 유혹 때문에 변호사 개업을 망설이던 판·검사들의 퇴직 희망자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오는 3월 1일자로 단행된 법원과 검찰의 정기인사를 앞두고 30여명의 판·검사들이 옷을 벗었다. 전관예우는 변호사의 수임료를 올리는 첫번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관예우의 폐습은 판·검사들이 퇴임후 변호사 개업에 대비,장래의 독점이익에 대한 장기적 투자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말하자면 독점이익을 계속 향유하기 위한 그들만의 암묵적 담합인 셈이다. 이들 갓 개업한 변호사들이 사건 수임료를 천장부지로 올려 놓는 바람에 다른 변호사들도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수임료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수임료를 적게 받으면 능력이 없는 변호사로 낙인 찍히기 때문. 사법연수원 출신의 P모 변호사는 『전관예우만 시정되더라도 사건 수임료는 지금보다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관예우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변호사의 보수기준은 대한변호사협회가 정한다」고 규정한 변호사법을 개정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민을 위한 사법개혁추진연합회」는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사법개혁에 대한 입법청원서에서 『변호사의 보수기준을 변협이 정하도록 한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격』이라며 『변호사 수임료기준을 법률로 정해 그 비용을 적정화하고 패소자의 부담으로 한다면 모든 국민들이 손쉽게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촉구했었다.
  • 문학평론가 김훈씨 첫 장편소설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

    ◎무의미에 대항한 허무주의자의 죽음/화재 진압하다 숨진 소방관의 삶 회고/“에세이식 소설의 독특한 장르 개척” 평가 문학평론가이자 저널리스트인 김훈씨(47·시사저널 사회부장)가 계간「문학동네」 봄호에 장편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연재를 마쳤다. 문학기자 또는 문학평론가로서 섬세한 언어의 운용과 사유깊은 문장으로 독특한 경지를 이룩했던 김씨는 소설가로서 첫발을 내디디며 선보인 자신의 작품에 대해 그리 만족치 않는 모습이다.기자와의 만남에서 그는 『나의 소설은 실패로 끝났다』고 되뇌었다.시간상의 문제 등으로 석연찮게 마무리했던 소설의 결말부가 끝내 부담으로 남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문학동네」에 2회 분재된 그의 소설은 이제까지 산문작업에서의 자신의 장점들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으며 한국소설로는 드물게 에세이식 소설로 독특한 경지를 획득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장편「빗살무늬토기의 추억」은 한 소방서장이 화재진압과정에서 부하 소방관의 사고사를 계기로 부하의 삶을 되새기는 회고담이다.작가가 한때기자직을 그만두었던 89년말부터 1년반에 걸쳐 3분의 2가량 썼다가 5년의 공백기간을 딛고 지난해 마무리한 소설로서 소방관과 중장비기사에 대한 내밀한 묘사가 돋보이고 있다.일간신문 사회부 사건기자를 지낸바 있는 작가의 체험과 관련수험서 읽기,수년전 시화지구 간척사업에서 십장일을 맡았던 친구 동생의 경험에 빚지고 있는 부분이다.하지만 이 소설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질긴 사유로써 사물의 본질을 파고드는 문장들이다. 『질료의 죽음과 함께 불꽃도 죽는 것이어서,그것들의 삶과 죽음,생성과 소멸은 같은 축 위에 놓여 있었지만,불은 타오름으로 질료를 죽였고 질료는 스러짐으로 불꽃을 타오르게 하다가 이윽고 저 자신의 죽음으로 불꽃을 죽이는 것이었다』 이처럼 불을 비롯해 바람,수직의 구조,한낱 쇳덩어리에 불과할 중장비들이 그의 언어 부림에 의해 사물의 비릿한 속살을 드러낸다.『3인칭으로 소설을 쓰는 일에는 자신이 안선다』고 그는 말했지만 이 소설의 1인칭 시점은 특유의 사유깊은 문장을 구사하는데 좋은 기반이 되고 있음이분명하다. 또한 이전의 산문작업으로 허무주의라 규정지어졌던 작가의 세계관은 이 작품에 독특한 분위기를 부여하고 있다.타오르는 불꽃에 속수무책인 인간,화재현장에서의 맥없는 죽음들,그리고 애완 청거북의 죽음처럼 삶에 언뜻언뜻 끼어드는 죽음 등….그의 생각은 신석기시대의 인간이 도구인 돌도끼로부터 벗어나는데 수천년이 걸린,최신 소방장비조차 불끄는데 별로 소용되지 못하는 문명에 대한 답답함과 불신에 닿아있는듯 하다.그러나 허무주의는 세상에 대항하는 방법일뿐,그는 결코 허무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지는 않는다. 작가는 화재현장에서 불에 이끌리는 소방수,자신의 몸짓이 하릴없는 줄 알면서도 불의 발화점을 향해 돌진하는 장철민을 세상의 무의미함에 대항하는 「허무주의의 전사」로 내세운다.그러나 그 전사는 세상에 부딪혀 깨어지듯 화재현장의 무너지는 콘크리트천장에 머리를 부딪혀 죽는다. 대리인은 죽고 『언어와 실제는 배반이다』『나의 글의 메시지가 남에게 과연 전달될 수 있을까』하고 회의하는 또다른 허무주의자 김훈이 남아있다.『청동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세계변혁의 도구로서 발명된 무기(철기)와 악기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음을 다룬 소설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의 앞 재떨이에는 담배꽁초가 버려진 탄피처럼 혹은 시체처럼 수북이 쌓여있다.그의 허무주의가 어떤 변모를 겪었는지는 다음 작품이 말해줄 것이다.
  • 우리 근·현대사 소설문학 집대성/「한국소설문학대계」 출간

    ◎납북·월북문인 작품도 수록 동아출판사는 한국의 근·현대 소설문학을 망라하는 총 1백권 분량의 문학전집 「한국소설문학대계」를 펴내기로 하고 우선 1차분 27권을 최근 발간했다. 이 전집 발간은 신 소설로부터 90년대에 이르기까지의 우리 소설을 집대성하는 작업으로 광복 50주년과 신문학 1세기를 맞아 뜻깊은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또 개항이후 우리의 근대화 노력이 문학작품 속에 어떻게 수용되고 형상화했는 지를 한 눈에 보여주는 반영물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한국소설문학대계」는 납북 또는 월북한 문인들을 문학사적으로 복권,수록한 최초의 전집이라는 점과 시중에 이미 출판된 작품들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 1년여에 걸친 정본 확정작업을 거친 것이어서 문단의 주목을 끈다.서울대 김윤식 교수와 소설가 박완서씨가 감수를,신예평론가 권성우·류보선·서영채씨가 편집위원을 맡았으며 2백여명의 평론가가 대거 참여해 평균 1백장에 이르는 권말 작가해설도 새로 썼다. 이번에 출간된 1차분은 이인직·이해조·안국선·신채호 등의 신소설로부터 김동리·황순원·장용학·손창섭 등의 60년대 소설작품을 실은 27권.1권에 1작가를 원칙으로 하되 이광수와 염상섭은 2권의 비중으로 무게있게 실었고,경우에 따라서는 한권에 2∼4명을 수록하기도 했다. 특히 1931년 매일신보에 연재된후 단행본으로 나온 적이 없는 염상섭의 장편소설 「무화과」가 4천장의 원고 그대로 한권의 장편소설로 묶여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삼대」 후속편격인 「무화과」는 재미있는 사건전개 속에 일제하 몰락하는 부르주아 지식인들의 전형성을 더욱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한편 나머지 2∼3차분 작품은 30권과 40권으로 묶어 4월초와 8월초에 각각 출간할 예정이다.
  • 키질 천불동/무자트강 40m벼랑위 석굴236개(서역문화기행:10)

    ◎석가 고행 그린 미륵설법도 등 “벽화의 보고”/인도불교문화 동점 중간역… 쿠차·위구르·중국 3가지 문자·풍속 엿보여 쿠차에서 키질천불동을 찾아가는 73㎞는 감탄의 협곡이었다.쿠차에서 서쪽 바이청(배성)까지 그 중로에는 두개의 천불동이 있었다.기암절벽을 병풍으로 두른 염수 계곡을 따라 잠시 북상하면 문득 뻘겋고 황량한 촐타크산을 만나는데 그 바른쪽에 쿠무투라(고목토랍)천불동이 열린다.이곳 사람들은 「아래쪽 천불동」으로 부른다.여기서 다시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방불케하는 도깨비 형상의 뻘건 바위의 협곡을 빠져나오면 활짝 트인 고비사막.그 건너편으로 하얀 눈 모자를 눌러 쓰고 서쪽으로 달리는 천산산맥과 동행한다. 거기서 만난 고비사막 그 대부분은 회백색의 황량이지만 쿠차강 언저리는 기름진 초원이었다.바른편으로 하얀 천산,왼편으로 빨간 촐타크산,그렇게 선연한 색채의 무한속을 덜커덩거리다 필자는 불현듯 서울에 두고온 대칸짜리 집 한채와 반생을 넘게 일심전력 주워모은 만권의 책이 아침 햇살에 희끈거리는 먼지에 지나지 않다는 생각이 났다. 다시 좌회전,촐타크산의 지맥인 밍우타크산(명옥달격산)의 허리를 넘어 서면 동에서 서로 흐르는 무자트강(목찰제하)이 보인다.산과 강사이에는 기름진 총림에 갈대가 우거졌고,그 북쪽 벼랑 40m쯤의 높이로 비둘기집처럼 네모난 석굴들이 일렬,혹은 이렬·삼렬 횡대로 서 있는데 그 2백36개의 석굴군을 통틀어 「키질천불동」으로 불렀다. ○모래돌 퇴적 벼랑이뤄 그것들은 몇 만년전 모래돌이 퇴적한 벼랑이었다.그것들이 석굴로 개착된 것은 기원1∼2세기 동한후기,불교의 동점때 시작해서 13세기 이슬람교에 밀려나기까지 1천여년에 걸친 일이다.바로 승려와 불도들이 불상을 모시고 종교의식을 올리는 불전으로서의 지제굴,승려들이 기도하면서 고행하는 선굴,그리고 승려들이 생활하는 승방으로서의 비가라굴,그리고 물건을 저장하는 창고굴등의 구실을 했었다. 키질석굴은 카슈가르에 남은 삼선동보다 약간 늦지만 돈황의 막고굴보다 1세기 이상 앞선 것으로 판명된 중국서북지역 최초의 천불동이었다.그 규모나 가치로 보아돈황의 그것보다 초라하고 엉성하지만 키질천불동의 석굴 양식이나 벽화의 내용,기법에 있어 인도의 불교문화가 동점하는 중간역이 분명했다.그속에 쿠차·위구르·중국등의 세가지 문자와 풍속이 출현하는가하면 서역의 간다라미술의 동점이 역력했다.예를 들어 타원형의 얼굴에 가는 눈썹과 높은 코,넓은 턱에 엷은 입술,그리고 물결치는 헤어스타일,그러한 불상이 곧 간다라의 그것이었다. 석굴은 2㎞의 벼랑에 동서로 분포되어 있었다.그 가운데쯤 남북을 움푹 자른 작은 골짜기를 중심으로 서쪽에 81개,골짜기에 55개,동쪽에 1백개의 석굴이 분포되었는데 형체가 온전하거나 벽화를 보유한 것은 1백군데에 미치지 못했다. 석굴의 양식으로 볼때 그 절대다수가 지제굴이었는데 지제굴은 인도에서 전래한 원초적인 형태로 석굴의 안쪽에 기둥을 두고 기둥뒤로 반원형,기둥밖으로 사방형,곧 말굽모양의 중심주형과 다만 네모뿐인 방형,리고 불전을 전후 2개실로 나뉘고 전실 중앙에 입불을 모신 대상형 등 세가지가 있는데 중심주형으론 4호·7호·8호·13호·17호등 40개굴,방형으론 3호·9호·14호·39호·40호등 23개굴,대상형으론 47호·48호·60호·1백36호 등 4개굴이 있었다.용도와 내실을 갖춘 승려의 생활 공간인 비가라굴로 2호·5호·6호·10호·15호 등 31개굴이 있었다. 그러나 키질 천불동의 영혼은 석굴에 있지 않고 거기 벽면마다 그려진 벽화임을 누구나 부인하지 않는다.그 벽화가 자그마치 1만㎡에 달했다.그중 가장 보편적인 주제로 석가모니 전생에 노루나 곰·토끼등 짐승이 되었던 사적을 그린 본생고사가 70여종,석가모니의 일생에 있었던 각양각색의 형을 그린 불전고사가 60여종,다시 인과보응의 설법을 도해한 인연고사가 40여종이 있었다.이밖에도 약간의 천궁기락도·비천도·동물도·천상도 등이 있었지만 그림 자체가 불법을 설명하는 시각적인 강론인만큼 그 중요성은 말할 나위가 없다. ○오현의 구자비파 발견 필자는 서쪽 벼랑의 석굴부터 순례를 시작했다.그 최서단의 8호굴은 중심주형 지제굴로 높이 6m쯤의 비교적 큰 석굴이었다.비록 그 벽화의 대부분이 벗겨지거나 탈색되었지만 마름모의 무늬,곧 능격화아래 희미하게나마 오현의 비파,곧 당시에 나오는 구자비파를 발견했을 때의 감격은 대단했다.안내자의 손전등을 빌려 그 높은 벽면을 열심히 비추었지만 오현은 더욱 가물가물 침침한 것이 안타까웠다. 8호굴과 비슷한 서쪽 벼랑을 사다리로 10m쯤 올랐을 때 거기 17호굴이 있었다.키질에서는 특굴로 알려져서인지 그 입장료도 곱으로 비쌌다.거기는 키질 특유의 문양인 마름모 무늬의 천장 아래 정병을 가진 미륵보살이 많은 협시 보살을 거느린 「미륵설법도」를 비롯해 석가모니의 생전 고행을 그린 본생고사가 널려 있다. 17호굴의 아래로 역시 특굴로서의 38호굴은 「음악동」으로 불릴만큼 많은 보살이 피리·공후·북·비파등의 악기를 들거나 원형의 천장에는 기다란 낙천도가 흐르는 선율처럼 그려져 있었다.그런가 하면 선연한 마름모 바탕에 두마리 꿩의 「쌍치도」도 눈에 띄었다. 다시 그 옆으로 나란히 있는 47호굴과 48호굴은 모두 대상형의 지제굴이었는데 18m가 넘는 높은 석굴속에 16m의 불상이 버티고 서 있고,그 좌우로 다섯렬의 좌불들이 빽빽했지만 휑하게 쓸쓸한 공간에서 망망했던 찰나,필자는 그 왼쪽 벽면에서 호랑이에게 몸을 바치고 그 먹이가 되는 「사신사호」의 본생고사에 옷깃을 여밀 수밖에 없었다. ○독일인이 훔쳐간 흔적 서쪽 벼랑 중앙쯤의 76호굴은 궁융굴,석굴은 직방형이지만 천장은 활모양의 반원형,그런데 그 천장엔 공작의 현란한 날개만 남아 있었다.물론 독일사람에게 절도당한 것이다.이 천장에 저토록 현란한 공작의 날개가 온전한 모습으로 거드름을 펼 수 있더라면 얼마나 광채로울까. 바로 그 옆에 대상형 지제굴 77호굴.그 널따란 석굴의 천장은 너울너울 신나게 춤추는 보살의 무기도,격렬한 선율을 타고 무녀의 귀고리·면사·스카프·치마등이 물결치고 있었다.그리고 후실의 용도에는 꿩·양·사슴·오리·말·호랑이·원숭이등 열한가지 동물이 칙칙한 색상으로 생동했다. 그 옆으로 80호석굴,거기 본생고사와 인연고사에는 한마당 지옥이 그려졌는데 석가모니 앉은 땅밑으로 누군지 사람의 머리를 불로 태우는 끔찍한 장면이 자못 리얼했다. 이밖에 화랑식인 석굴로는 석가모니일생의 각종 형상을 종합한 불전고사 50여폭의 1백10호굴과 호랑이·사자·사슴·개·오리·꿩·토끼·뱀·말·곰·기러기등 열여덟가지 동물이 사실적으로 혹은 인상적으로 그려진 2백24호 굴은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키질천불동에서 잊을 수 없는 두 사람이 있다.그 하나는 인도사람으로 정승의 자리를 마다하고 쿠차로 도망왔던 구마라옌(구마라염)의 아들인 구마라주바(구마라십·Kumarajuva 344∼413)가 여기서 나서 출가하여 「대품반야」,「법화」,「유마힐」 등 74부 3백84권을 중역함으로써 남조의 진체,당의 현장등과 함께 중국 삼대불경번역가로 지위를 굳힌 사람이다.마침 지난해 가을 9월17일부터 키질천불동에 있는 키질석굴연구소에서는 그의 1천6백50주 탄신을 기념하는 국제세미나를 개최하고 그 동상을 세웠다. 또 하나는 우리 교포 화가인 한낙연씨(?∼1947).1946년 이곳에 와서 벽화를 임모하다가 결국 석굴의 미술을 고증하는 전문가가 되어 오늘의 69호굴을 발견하고 각 석굴의 벽화를 통일,정리하여 일련번호를 만든 공을 남긴 사람이다.두번째의 정리작업을 마치고 돌아가던 1947년6월,그는 비행기사고로 조난당하고 지금 10호석굴에는 그의 작업일지가 석각되어 있다.
  • 지하철 2개공구 터널 “균열”/서울 5.8호선 0.4㎜

    ◎크기… 안전사고 위험 서울 지하철 5호선 방이동 현대아파트 앞길과 8호선 성남모란시장앞 단대천변 등 2개 공구의 터널 천장 4백여m에서 허용치가 넘는 심한 균열이 발생,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10일 지하철 5호선 5­52공구 방이∼오금구간과 8호선 8­10공구 모란∼차량기지 구간의 터널 천장에서 각각 0.4㎜과 0.1∼0.4㎜ 가량의 균열이 상당수 발견됐다고 밝혔다. 시는 또 긴급조사 결과 균열이 계속 진행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됐으나 균열의 상태가 통상 발생하는 가로방향이 아닌 전동차 진행방향인 세로방향이라는 점에서 안전상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시는 이에 따라 금명간 대한토목학회에 정밀진단을 의뢰,균열의 원인과 보수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최병렬 서울시장은 이와 관련,『속단할 수 없지만 상세한 조사가 필요한 상태』라면서 『정밀진단 결과 최악의 경우로 판단되면 별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 스크린 골프/라켓볼/다트/“가깝고 편리” 실내레포츠 인기

    ◎스크린… 화면에 유명골프장… 현장감 생생/라켓볼/테니스 비슷… 단시간에 “운동효과” 바깥 날씨에 관계없이,원하는 시간에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실내레포츠가 제철을 맞고 있다. 스키나 눈썰매장 등은 많은 인파로 붐비는 데다 교통체증까지 겹쳐 불편이 큰 반면 실내레포츠는 레저시설을 고루 갖춘 스포츠센타등이 대체로 집 가까이에 위치,이용이 편리해 요즘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최근 스크린 골프와 라켓볼이 대표적인 실내레포츠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크린골프◁ 첨단컴퓨터를 응용,실제 필드에서 라운딩하는 느낌을 스크린을 통해 실내에서 만끽할 수 있는 레포츠이다.미국에서 개발된 이 골프는 정규 골프채와 공을 사용,가로 4m,세로 3m의 대형화면에 펼쳐진 미국 캘리포니아의 페블 비치등 세계적인 골프 코스를 향해 4m거리에서 티샷을 한다.실제 공은 스크린에 맞고 튕겨 나오지만 친 공은 컴퓨터가 속도·방향·각도등을 추정,스크린상에 골프코스에서의 낙하지점을 보여준다. 서울 광장동 골드실내골프클럽 허재균코치(32·프로골퍼)는 『요즘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두배이상 몰리고 있다』면서 『스크린 골프의 경우 기본기가 다듬어지지 않은 초심자들이 자세를 교정하고 정확한 거리를 측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회원 성수경씨(65)도 『스크린 골프는 필드에 나가기 힘든 겨울철에 실내에서 필드의 현장감을 대신할 수 있어 즐겨 찾는다』며 만족했다. 이들 골프장은 전국 20여곳으로 대체로 회원제로 운영되나 강남구 논현동 그린스크린인도어(515­9411),명문골프랜드(548­9821),강서구 염창동 강변골프구락부(644­4403)등은 일반의 이용이 가능하며 18홀 기준 1만∼2만원선이다. ▷라켓볼◁ 경기규칙이 간단하고 30분정도면 최대한의 운동효과를 볼 수 있어 운동부족을 호소하는 바쁜 샐러리맨등에게 적합한 도시형 레포츠. 직육면체 실내코트에서 테니스 라켓보다 짧은 라켓을 이용,상대와 번갈아가며 벽·바닥·천장등 6개면 코트 어디든지 노바운드나 원바운드로 뒤받아 치면 된다.코트 구석구석까지 순식간에 뛰어다녀야 하므로 운동량이 엄청나다.따라서 자신의체력을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코니언(02­723­7237)등 레저업체에서 주말강습을 실시하며 코오롱 스포렉스(02­556­1101)등 스포츠센터에서도 이용과 함께 강습이 있다. ▷다트◁ 병사들이 빈 술통을 과녁삼아 부러진 화살촉으로 맞히기 내기를 한데서 유래했다는 다트도 실내 레저로 인기이다.장비가 간단하고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는데다 경기종류가 다양해 가정내에서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다.지상에서 1백73㎝ 높이에 다트보드를 설치해 보드로부터 2백37㎝ 떨어진 거리에서 핀을 던지는 게임으로 집중력과 사고력등을 기를 수 있다.가격은 일반적으로 1세트에 1만∼5만원선이다.
  • 전단긴급 배포

    【순천=남기창기자】 송광사 조사진영 도난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28일 도난당한 조사진영이 일본이나 유럽 등지의 해외로 밀반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전국의 공항과 세관 등에 밀반출에 대비한 협조를 요청했다. 경찰은 송광사 역대 고승들의 초상화인 조사진영의 내용과 형태 등을 설명한 전단 1천장을 긴급 제작해 전국의 경찰관서와 세관·공항·국내 고서화점상 등에 배포키로 했다.
  • 영 케임브리지대(세계의 명소/걸작건축 감상:10)

    ◎13세기 고풍·현대건물 케임강변 “조화”/대학별 건물 차별화… 새로 지은 교회관은 현대적/케임강주변은 사색·휴식장소… 시민들도 즐겨 찾아 대학도시 케임브리지는 런던 동북방 1시간 거리에 있으면서 서북방의 옥스퍼드와는 역삼각형을 이룬다.케임브리지는 그 명칭이 말해주듯 케임강에 세워진 다리를 중심으로 형성되었으며,대학도시로서는 13세기 이후부터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은 대학이 어디 있는가 하고 묻는데 답변은 쉽지 않다.대학은 일반건물과 섞여있고,중심부에서 주변 5㎞까지 걸쳐있기 때문이다.학교가 처음 시작된 케임강변과 도심에서는 주로 13∼16세기의 고딕건물을,주변으로 갈수록 그 이후의 양식과 최근의 실험성 짙은 건물들까지 볼 수 있다.최근들어 관광객이 많고 대학시설을 수시로 기웃거리는 바람에 학교당국은 건물출입을 통제하기도 하는데 특히 학기 중에 그러하다.건물은 역시 개인소유이며 수학장소이기 때문이다. ○식당·바등 시설 갖춰 캠퍼스는 문화재급 고전부터 최근의 실험적 건물까지,교묘한 내부 개조부터 완전 신축까지,고고한 전원풍경부터 시끌벅적한 장터까지 여러 모습을 갖는다.캠퍼스는 도시로부터의 유리가 아닌,도시 그 자체로서의 성장을 해왔다.대학과 도시간에는 갈등도 있었으나 수백년간 타협과 공존을 추구하였고 이는 서로에게 필요한 것이었다.대학인은 발전을 이유로 공들여오던 캠퍼스를 버리고 새로운 종합캠퍼스를 만들지 않았으며,도시는 이들을 교외로 내몰지도 않았다. 케임브리지대학교는 31개 칼리지(기숙대학),20개 학부,50여개 학과로 구성된다.학생은 1만4천여명,교수와 연구원은 2천여명에 이른다.이들은 모두 칼리지와 학과에 각기 소속되는데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 대학교만의 독특한 제도다.칼리지는 학문분야를 초월한 독자적 조직으로서 다른 칼리지 또는 대학교 학과와 공식적 관계는 없다.칼리지는 학생교육을 학과와 마찬가지로 담당하는데 대학생 단계에서는 전자가,대학원생에서는 후자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칼리지는 오래된 피터하우스(1284년),클레어(1326년)로부터 가장 최근에 설립된 로빈슨(1977년)까지 여러 규모로(학생수 70∼9백명) 역사·재정·성격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중세에 세워진 트리니티·킹즈·셍존스 등은 명문 중에서도 명문에 속하는데 이는 물론 건물로도 표현된다.근대에 들어서도 새로운 목적을 위해 처칠·다윈·로빈슨 등 새로운 칼리지가 탄생되었다.이들은 독자의 조직과 시설로 학생의 침식·장학·교류를 돕는데 칼리지동문은 돈독한 유대를 가져 학과 동문보다 우위에 선다. 학생은 튜터(지도교수)를 배정받는데 전공분야와 관계없이 관심의 확대와 인성계발을 위한 도움을 받는다.학교생활은 주로 칼리지에서 이루어지는데 기숙사·식당·바·교회·스포츠 및 과외활동 시설이 무대가 된다.대학 학과는 전공과목을 수강하러 상오에만 들르는 곳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케임강변에는 특히 유서깊은 칼리지가 9∼10개 늘어서 있다.이들 고풍스러운 고딕건물과 정원이 만들어내는 경관은 인공과 자연의 조화는 물론,세속과 차별된 학문의 고고함을 시각화한다.여기서 어느 칼리지나 배치체계는 비슷하다:즉 ⑴도시가로에서 정문으로 들어서면 ⑵전정과 이를 둘러싼 식당과 교회가 초점에 있고 ⑶그 너머 몇개의 중정과 기숙동이 배치되고 ⑷후정과 케임강 ⑸케임강 건너 공원(칼리지 공동) ⑹그 너머 녹지 또는 새로운 칼리지가 있고 ⑺이들이 축으로 연결되는 점 등이다. ○전면은 도회적 분위기 칼리지 정면은 도회적 분위기로 충만해 있다.대학교의 학과 건물군,각종 서점,칼리지 문장을 새긴 양복점,시장광장,시청,시교회,우체국,은행등 공공건물,조그만 식당과 찻집들.이곳은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의 상업적·조직적 삶을 사는 도시인의 장소다. 반면에 칼리지 후면과 케임강 주변은 물·공터·녹지·오리·백조 등 자연요소가 주조를 이룬다.이곳은 사색과 정일에 묻히고 고독을 즐기는 장소가 되기도한다.폭 20m,수심 1.5∼2m 물공간과 주변 공원은 펀트 카누놀이와 산책로로서 시민들도 즐겨 찾는다.이곳은 누구나 케임브리지의 진수라고 느끼며 이 환경이 케임브리지대학교를 또다른 명문 옥스퍼드로부터 구분하는 것이 되고 있다. 킹스칼리지(1441년 설립)는 ㄷ자형 전정과 후정으로 유명하다.정원은 각기 동서에 배치되어 도시가로 또는 케임강변 공원을 향하는데 좌우 비대칭,즉 동적 균제의 표본이 되고 있다.이 정원은 주변 보행로를 제외하고는 모두 잔디만으로 덮여 있다.나무 한그루,장미 한뿌리도 없는 이곳은 철저히 인공화된 자연으로서 정원이라기 보다는 마당과 같은 인상을 준다.나무없는 마당은 우리나라의 한옥마당과 유사한 면이 있다.전정에서 북면을 이루는 킹스칼리지교회(1446년)는 독특한 기능과 외관으로 대학교회로서는 전형에 속한다.건물은 정면보다는 측면을 중시한 외관이며 특히 높고 간결수려하게 처리하였다.교회는 의식보다는 설교,설교와 함께 음악을 중요하게 여김으로써 장방형의 단순명료한 평면과 대형 유리창에 의한 밝은 실내를 이루고 있다.매일 저녁예배에 등장하는 남성만으로 구성된 이 교회의 합창단은 세계적 명성을 지닌다. ○뉴턴이 수학했던곳 트리니티칼리지(1548년)는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가장 많은 인구와 넉넉한 재정에 막강한 동문조직을 가진 칼리지다.이 점은 큰 건물규모와 4개에 이르는 중정과 후정으로도 짐작할수 있다.만유인력법칙을 발견한 뉴턴이 수학했던 이곳은 교회는 작게,식당과 도서관은 크고 시각초점이 되게 배치하는 실용성을 특징으로 한다. 다윈칼리지(1964년)는 자연과학계통의 대학원생과 기성 학자를 위하여 기성 칼리지들이 기금을 모아 설립한 것이다.생물학자 다윈 가문의 저택과 부지를 인수하여 기존 주택의 내부개조,기숙동과 식당동의 신축 등에 의해 칼리지시설을 구비하고 있다.여기서 중요한 점은 내부개조이든 신축이든 건물설계에서 케임강변이라는 부지특성과 기존 고딕건물군에의 조화를 최대한 고려했다는 것에 있다.건물 높이 제한밑에서 실내공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천장반자를 생략한다든지,강변 방앗간 분위기를 연출한 식당과 바 등이 그예다. 케임브리지대학교는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현대건물도 갖고 있다.케임강변의 대학교회관(1970년대 마틴 설계)과 클레어칼리지의 기숙동(1980년대)등은 어떻게 신축건물이 기존건물에 조화되면서 개성을 지닐수 있는가의 시도로서 의미를 갖는다.이와 대조적으로 역사학부 도서관(1960년대 스털링 설계)은 감시와 채광과 같은 기능상 요구를 철저하게 형태로 표현하느라고 애쓴 예이며,코퍼스크리스티칼리지의 기숙동(1960년대 마틴 설계)은 건물형태와 토지이용에 관한 새로운 이론을 적용한 것이다. 캠퍼스환경은 새로운 건축이론을 적용하는 실험대상이 되어왔다.이들은 과거유산에 안주하는것이 아닌 새로운 유산의 창조를 위해서도 끊임없이 노력해온 것이다.바로 여기에서 우리는 학문을 탐구하고 교육하는 대학집단의 순수성과 실천의지를 보게되는 것이다.
  • 우편엽서 모으기/미에 동호인 6만­취미클럽 1백개

    ◎“돈 적게 들여 각국풍물 감상”/6·25참전용사 한국엽서 7천장이나 수집 돈을 별로 들이지 않고 세계 각국의 다양한 풍물을 접하면서 수집벽을 만족시킬 수 있는 「우편엽서모으기」가 미국에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미국 뉴 저지주 모리스타운에 사는 데이비드 코베트(36)는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것을 포함해 모리스타운의 풍경을 담은 엽서를 6백장쯤 갖고 있다.그래서 그는 이제 이 도시에서 1910년대의 모리스타운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아는 유일한 사람이 됐다. 펜실베이니아주 노드에 사는 제임스 루이스 로(65).한국전 참전용사인 그는 한국우편엽서를 7천장이나 수집,한국우편엽서 최대 소장자로 꼽힌다.그는 이것들을 모으는데 3만달러(2천4백만원)쯤 들었다. 로가 모은 것은 현대 서울의 화려한 모습이 아니라 일제 지배하에 만들어진 오래된 것들이었다.한국인은 게으르고 일본인은 문명화된 것으로 묘사한 것이 대부분이다.특히 한국인이 술에 취해 술병을 땅바닥에 내팽개친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묘사한 것도 있다. 해방이후 한국은 일본이발행했던 수십만장의 엽서를 없애 버렸다.그러나 전후세대는 그들의 과거의 일부로서 이러한 옛 우편엽서들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갖게 됐다. 로가 지난91년 한국에서 우편엽서 전시회를 열었을 때 관람객들로 성황을 이뤘다.로는 다른 종류의 엽서들도 모으고 있으며 「표준 우편엽서 목록」등을 포함,여러권의 우편엽서 관련 서적을 펴낸 저자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에서는 6만명가량이 엽서를 모으고 있고 전국적으로 약1백개의 수집 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비싸게 팔린 우편엽서는 「아르 누보」작가 알퐁스 뮈샤가 도안한 것으로 1990년 1만3천5백달러(1천80만원)에 매매됐다. 1900년부터 1920년까지의 미국우편엽서 역사를 저술한 앤드리어스 브라운은 『그 취미의 아름다움은 태양아래 있는 모든 사물과 접촉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편엽서 수집을 예찬했다. 우편엽서는 뒷면에 글씨가 씌어 있으면 가치가 깎인다.일부 예외도 있다.마릴린 먼로나 시어도어 루스벨트대통령과 같은 이의 서명이 담겨 있는 엽서는 명사들의 친필을 모으는 사람들 덕택에 수천달러씩에 팔리기도 한다. 일부 수집가들은 그들이 모은 엽서를 발행처나 도안가별로,또는 주제나 지역별로 분류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한다. 이 열성수집가들은 또한 엽서의 사회적·역사적 의미를 탐구한 서적등 우편엽서관련 서적등을 두루 섭렵,우편수집 이론에도 일가견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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