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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태후는 몰라도 환관들은 알았다

    서태후는 몰라도 환관들은 알았다

    자금성, 최후의 환관들/신슈밍 외 지음/주수련 옮김/글항아리/476쪽/1만 9000원 예나 지금이나 사람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기 마련. 자식마저 희생시키고 권좌를 지킨, 그래서 ‘권력욕의 화신’으로 알려진 청말 서태후에 관한 이야기가 그렇다. 서태후와 융유황후, 단강태비를 잇따라 모셨던 태감(환관의 우두머리급 관리)들의 입을 통해 들어 본 서태후는 지혜롭고 선 굵은 여성이다. 외아들인 동치제와 조카인 광서제가 아침 문안을 여쭐 때도, 자신을 ‘아버지’라 부르도록 했다. 또 키가 작아 20㎝ 높이의 신발을 즐겨 신었다. 하지만 후덕한 동태후와 달리 불같은 성정을 다스리지 못해 아랫사람을 쉼없이 뭇매질했다. 어느 나이 든 태감에게는 대소변을 강제로 먹여 죽음에 이르도록 했다. 존망의 기로에 선 청나라의 운명은 그를 극도로 예민하게 만들었다. ‘자금성, 최후의 환관들’은 청 황실이 빚어낸 숨겨진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16명의 구술자 중 한 명인 신슈밍(信修明)은 10년간 유학을 공부하다 노모와 나이 어린 동생들, 처자를 부양하기 위해 23세 때 스스로 거세했다. 태감으로선 몇 안 되는 지식인이었다. 점을 잘쳐 ‘신선’으로 불렸던 그는 “서태후에 대해 특별히 좋은 감정도 나쁜 감정도 없다”면서 20여년간 보고 들은 이야기를 풀어 간다. ‘고리타분한 이야기’라고 거부감을 느낄지 모르나 서태후는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혈기왕성하게 자기계발에 힘썼다. 날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뿐만 아니라 상하이에 머물던 외국인을 불러들여 어학을 공부했다. 저자는 “태후의 불행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사람을 가려서 들이지 않아 거짓되고 터무니없는 소문들이 퍼져 나갔다는 것이다. 저자들이 전하는 동치제와 황후의 죽음은 서태후 탓이 아니다. “체구가 건장한 동치제는 총명했으나 밤에 홀로 궁문을 넘어 기방에 들락날락하는 버릇이 있었다. 서태후까지 나서 권면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후 동치제가 ‘화류병’에 걸렸는데 어의가 이를 감히 말하지 못하고 천연두라고 고해 일찍 사망했다.” 동치제의 아이를 밴 황후가 스스로 곡기를 끊어 자살한 것에 대해선 “세상의 어느 어미가 제 아들의 후사를 끊는단 말인가”라며 ‘서태후 배후설’을 일축했다. 태감들이 말하는 청말 궁궐의 이면은 또 있다. 지나친 관리·감독 탓에 굶주린 어린 황제가 태감들의 방에 숨어들어 찐빵을 훔쳐 먹는다든지, 신해혁명으로 선통제가 폐위당한 뒤 융유황후가 용포를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빌리는 모습이 그렇다. 권력의 지근거리에 있던 청말 1000여명의 환관들은 사실 천한 노비와 다름없었다. 황실의 살림을 떠맡았지만 나이가 들어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때는 대부분 궁 밖으로 쫓겨나 풍찬노숙 끝에 이슬을 맞으며 생을 마감했다. 이처럼 16명의 태감들이 구술한 회고록은 자금성 출판사가 책으로 엮으면서 귀중한 사료로 변신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두창·마마·천연두…괴질·고레라·호열랄·콜레라…질병이 변했나? 시대가 변했지!

    두창·마마·천연두…괴질·고레라·호열랄·콜레라…질병이 변했나? 시대가 변했지!

    이광수는 소설 ‘흙’에서 “염병할 자식, 제 집에는 계집도 없고 딸자식도 없담”이라며 불만을 늘어놓았다. 구한말 의병장 유인석은 당시 암울한 상황에 대해 “국병(國病)이 깊도다. 매국의 무리들이 일어나 외국 오랑캐들에게 아첨하여…”라며 울분을 토했다. 전염병을 뜻하는 염병(染病)은 요즘도 자주 쓰일 만큼 검질긴 생명력을 지닌 단어다. 돌림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으면 나라가 불안해진다. 그래서 전통사회에서 질병은 정치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병의 개념, 변천사를 통해서도 우리 사회의 변화상을 짚어볼 수 있다. 병의 영향력은 개인은 물론 사회에 전방위적으로 미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문집이나 실록, 신문과 잡지, 사전에 나타난 어휘, 서양의 의학과 위생학 텍스트, 민속학 보고서, 문학 작품 등의 기록물을 섭렵해 병의 개념을 추적했다. 또 병이 전통 한의학에서 서양의학의 범주로 편재되면서 우리나라는 위생, 검역 등 근대적인 개념이 도입됐지만 식민지배가 강화되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다. 콜레라, 천연두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 1821년 처음 발병해 1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콜레라(Cholea)는 한글학회가 해방 후 펴낸 큰사전을 보면 ‘고레라’ ‘코레라’ ‘호역’ ‘호열자’ 등으로 기록돼 있다. 일본이 콜레라를 ‘고레라’로 음역하고 한자어로 ‘호열랄’(虎列剌)로 썼기 때문이다. 중국에선 호역(虎疫)이라고 했다. 호열랄이 ‘호열자’(虎列刺)가 된 것은 랄(剌)을 비슷한 글자인 자(刺)로 읽었기 때문이다. 콜레라는 처음에는 정체가 파악되지 않아 괴질(怪疾)이라고 불렀다. ‘변강쇠가’를 보면 “아 그놈의 신사년(1821년) 괴질, 괴질”이라는 대목이 나와 대역병이 얼마나 심했는지를 엿보게 한다. 천연두는 두창(痘瘡)과 함께 마마라고 했다. 저자는 두신(痘神)이 만주어로 ‘마마’인 것으로 미루어 이 말은 병자호란 이후 생겨난 것 같다고 추측한다. ‘사람을 고치는 것과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서로 다른 일이 아니다’라는 ‘의국’(醫國)과 ‘병든 나라를 고치자’는 ‘국병’(國病)의 개념은 동아시아의 오랜 전통이다. 인체의 병과 나라의 폐단에는 서로 상통하는 구조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국병의국의 사상이 정점에 이른 때는 19세기 말~20세기 초이다. 저자는 다른 연구자들의 자료를 인용해 “독립신문, 황국신문에서도 국병담론이 적잖이 나왔지만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는 남달랐다”고 말한다. 1905년부터 1910년까지 천하의 명의를 모셔 국병의 위급함과 원인을 짚어내자는 ‘진찰국맥’(診察國脈·1908년 2월 14일자), 희망이라는 알약을 만들어 무료로 나누어줄 테니 절망병을 깨자는 ‘희망보단’(希望保丹·1909년 4월 28일자) 등 1905년부터 1910년까지 74개의 기사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 어제에서 내일의 답을 찾는다

    어제에서 내일의 답을 찾는다

    이번에도 700여쪽이다. 두 전작과 마찬가지로 쪽수 압박이 상당하다. 재레드 다이아몬드(76) 미국 UCLA 지리학 교수의 신간 ‘어제까지의 세계’(강주헌 옮김, 김영사 펴냄) 얘기다. 다이아몬드 교수가 누군가. 대학생들이 소설보다 더 많이 대출해서 읽는다는 교양인문서 ‘총, 균, 쇠’의 저자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세계적인 문화인류학자다. 그가 10년 만에 돌아왔다. 50년에 걸친 문화인류학적 탐사 끝에 그가 내린 결론은 어제에서 내일의 답을 찾았다는 것이다. 전통사회와 현대사회를 아우르는 성찰의 깊이로 보나 대중성으로 보나, 책 두께가 만만치는 않지만 도전해볼 만하다. ‘어제까지의 세계’는 다이아몬드 교수의 ‘문명대연구 3부작’의 완결판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전작들을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1997년에 낸 ‘총, 균, 쇠’(2005년, 김진준 옮김, 문학사상 펴냄)에서 다이아몬드 교수는 인류 역사의 탄생과 진화에 천착했다. 인디언의 땅인 북아메리카는 미국과 캐나다로 바뀌고, 아스텍과 잉카 문명의 발상지 중남미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통치 아래 있었던 민족 변화사를 탐구하면서 질문을 던진다. ‘민족의 발달 속도 차이는 어디에서 생기는가.’, ‘어떻게 유라시아 민족이 다른 민족을 지배할 수 있었나.’ 1만 3000여년 동안 진행된 전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군사적 불균형을 군사력과 무기(총), 천연두와 인플루엔자(균), 기술(쇠)로써 명쾌하게 설명하면서 질문의 답을 찾아간다. 1998년 미국 퓰리처상을 받고 세계적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총, 균, 쇠’에서 문명의 차이를 다루었다면 ‘문명의 붕괴’(2005년, 강주헌 옮김, 김영사 펴냄)에서는 문명의 몰락 과정을 심도 있게 파헤친다. 이번 질문은 “과거의 위대한 문명사회가 붕괴해서 몰락한 이유는 무엇이고 그들의 운명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이다. 로마 제국과 오스만튀르크 제국, 마야 문명, 르완다, 아이티, 중국 등 화려한 문명을 꽃피웠지만 완전히 몰락한 사회와 20세기 들어 붕괴 조짐을 보이는 곳을 조명했다. 책에서 꼽은 붕괴의 원인은 환경 훼손으로 인한 자연 재앙, 이웃 나라와의 적대적 관계, 사회문제에 대한 구성원의 위기 대처 능력 저하 등이다. 책은 암울한 미래를 말하는 듯하지만 희망과 생존의 해법도 함께 담았다. “과거의 성공사례를 통해 오늘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 교수가 10년 만에 낸 ‘어제까지의 세계’는 필연적인 파생작이다. 전작에서 말한 ‘과거의 성공사례’를 ‘전통사회’에서 찾고, 600만 년의 지혜를 지키고 있는 전통사회를 세세하게 탐구한다. 뉴기니 원주민, 아프리카 !쿵족, 알래스카 이누피아크족, 아마존 야노마모족, 필리핀 아그타족 등 39개 부족사회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전통사회를 들여다보면서 ‘지속가능한 문명’보고서를 완성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전통사회가 우리의 관심을 끌고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조상들이 실질적으로 수만년 동안 살아온 특징들이 그 사회에 간직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그렇다고 마냥 낭만적인 면모만 조명하지는 않았다. 영아살해, 고려장, 굶주림, 환경훼손 등 현대사회에는 충격적일 수 있는 전통사회의 풍습도 가감없이 드러냈다. 그럼에도 저자가 전통사회에 주목하는 것은 “아이들을 키우고 노인을 대하는 방법, 건강을 유지하고 대화를 나누며 여가 시간을 활용하고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 등 전통적인 관습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상당한 이득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책에는 친구와 적, 평화와 전쟁, 어린아이와 노인, 종교와 언어 등 아홉 가지 주제로 나눠 설명한다. 이 중 ‘양육’과 ‘평화’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저자는 전통사회의 양육 방식이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두뇌발달에 더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쿵족을 예로 들어 서너 살 때까지 모유 수유를 하면서 아이에게 안정감을 준다고 소개한다. 전통사회의 육아는 노인 능력의 활용으로도 연결된다. 조부모가 육아에 관여하면서 아이의 부모가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전통사회에서 아이들은 진흙으로 가축 우리를 짓고 목축을 하며 장난감 그물과 작살을 만들어 논다. 성인의 삶과 아이들의 놀이가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형태다. “일부 현대 국가에서는 기초적인 삶까지도 노골적인 교육이 필요한 지경”이라고 지적한 저자는 “수렵채집인들의 양육법이 우리에게 색다르게 보이지만 해롭지는 않고, 그런 양육법이 반사회적인 인격 장애인들의 사회를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들의 양육법은 삶을 즐기면서도 커다란 역경과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시민을 키워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분쟁 해결 과정에서도 전통사회는 당사자 간 협상이 먼저다. 평화적인 협상과 화해가 가능한 것은 이들 사회에서는 당사자가 어떤 형태로든 개인적인 관계로 연결되거나 평생 얼굴을 마주치며 살아야 하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잘잘못을 따지는 현대사회의 분쟁 해결 방법과 관계의 회복을 우선시하는 전통사회의 방식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방식이 무엇인지 곱씹게 한다. 위기에 처한 현대문명에 대한 해법을 어제의 전통사회에서 찾는 것은 미개의 시대로 되돌아가 자연인으로 살라는 것이 아니라, 내 방식만이 유일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인정하면 그 속에 길이 있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2만 9000원.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일제강점기 조선인은 의료혜택 대상 아니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은 의료혜택 대상 아니었다”

    서울대 의과대학 인문의학교실 황상익(61) 교수가 최근 펴낸 ‘근대 의료의 풍경’(푸른역사 펴냄)은 본문만 842쪽이다. ‘목침용 책’이라 할 만한 두께다. 1876년 개항과 함께 시작되는 조선의 근대 의료 진행상황을 이 책을 통해 완전정복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지적 호기심은 다른 데서 나온다. 자료가 부족해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의료뿐 아니라 개항기의 모습을 어떻게 채워나갈까이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푸른역사아카데미에서 만난 황 교수는 이 책을 집필한 의도에 대해 “한국에 근대의학이 도입되는 과정을 지난 20여년 연구한 결과를 집대성한 것”이라며 “이 책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1910~45년), 해방 이후의 의료까지 130여년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1977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생리학 연구를 하다가 1994년 관심사가 의료사(醫療史)로 바뀌면서 소속도 의사학교실로 변경했다. 황 교수는 “한 사회의 정치·경제·문화·사회의 발전은 사람의 몸에 투영될 수밖에 없고, 건강의 변화를 통해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일제 식민지시대와 관련해서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낙성대연구소’ 중심의 경제학자와 그렇지 않았다는 허태열 충남대 교수의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그 논란의 진위를 밝히는데, 몸의 역사, 보건의료의 역사가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의 근대적 변화를 조선사람의 몸을 통해 읽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질병의 발생과 치료, 극복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명의 변화 등을 통해서다. 그는 “흔히 일제식민지가 시작되는 1910년 이전에는 조선의료에 큰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짐작하고, 일제강점기인 36년 동안 생활의 개선, 의료의 발전, 수명의 연장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근대의료사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의 자료를 보자. 1909년 펴낸 ‘한국위생 일반’과 1928년 출판한 ‘일본제국 통계전서’ 자료에 나온 인구 10만 명당 환자 및 사망자를 보정해서 계산해보면 당혹스러운 결과가 나온다. 인구 10만명 당 전염병 환자는 재한 일본인 1001명, 재일 일본인 181명, 한국인 23명으로 나온다. 전염병 사망자는 재한 일본인 270명, 재일 일본인 49명, 한국인 7명이다. 명확한 사실은 같은 일본인이라도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이 일본에 거주하는 경우에 비해 환자와 사망자가 5배 이상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 환자와 사망자 수는 왜 그리 적을까. 게다가 이런 경향은 일제강점기 내내 유지된다. 한국인은 ‘19세기 전염병의 챔피언’ 호열자(虎列刺: 호랑이가 살점을 찍어내는 것과 같이 고통스럽다는 의미로 콜레라의 일본식 음역어)나, 장티푸스, 두창(천연두), 발진티푸스 등에 천하무적이었다는 의미인가? 이보다는 한국인들이 전염병 신고가 매우 낮고 조사에 극히 비협조적이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479~481쪽). 황 교수는 “일제강점기에 총독부가 의학·보건상의 혜택을 가져다준 것은 사실이나 그 혜택을 조선인들이 받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현실과 큰 차이가 있다”면서 “근대적 의사는 늘어났지만, 의료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한국의 한의사를 ‘의생’으로 격하시키고 새로운 한의사의 진입을 억제했기 때문에 조선인의 의료 소외는 심각했고, 보건은 악화했다. 당시 조선총독부가 도립의원들을 세우고 시설을 개선했지만, 조선인들은 거의 이용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제강점기 내내 조선인 전염병 환자와 사망자 수가 극히 낮은 진짜 이유는 근대적 의료혜택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는 천연두를 극복하기 위한 선구자들로 지석영과 그의 동료들이 있었고 국가에서는 우두의사를 배출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의료기관인 제중원 학당에서 의사 양성이란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1902년에는 지석영의 건의로 1899년에 세운 의학교에서 19명의 근대식 의사를 배출하기도 했다. 1899년 일본 유학생 출신으로 대한제국 근대적 의사(서양식 의사) 1호인 김익남도 탄생했다. 근대적 의학발전을 정부와 선각자들이 주도하고, 민중이 참여했던 것이다. 황 교수는 “근대를 규정할 만한 충분한 연구가 안 되어 있는 상황에서, 근대화 식민지론이나 근대화 맹아론을 주장하는 양자 모두 문제다. 그 당시에 선각자들을 찬미하라는 것이 아니라 당대 역할에 맞게 그들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중원의 적통을 누가 이었느냐를 두고 서울대 의과대학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다투는 과정, 최초의 종두술 시술자가 정약용이냐 지석영이냐, 또는 이완용이 1909년 피습당할 당시 어떻게 회복할 수 있었느냐와 같은 흥미로운 설명은 이 책에 관심을 기울여 볼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국제사회,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엄단해야

    내전이 장기화되면서 궁지에 몰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독재정권이 반군에 대해 최소 두 차례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미국 정보기관이 파악했다고 한다. 백악관 측은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이를 공식 확인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시리아를 향해 “화학무기 사용이야말로 미국이 정한 금지선(Red-Line)”이라며 시리아 정부가 내전에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이 확인되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현재로선 화학무기 사용량이나 피해규모가 확실치 않아 미국이 당장 군사 개입에 나서기는 어렵지만, 심각한 사태임은 분명하다. 시리아는 수도 다마스쿠스 등 8곳에서 신경성 독가스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샤르의 아버지인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도 지난 1982년 반정부 시위 진압에 치명적 유독가스를 사용해 주민 2만명을 학살한 전력이 있다. 그런 만큼 아사드 정권이 최후의 수단으로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국제사회의 우려다. 더 큰 문제는 시리아 정국이 통제불능사태에 빠질 경우 반(反)이스라엘 투쟁을 벌이고 있는 시아파 헤즈볼라의 손에 화학무기가 넘어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시리아 내전으로 7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시리아 내전이 국제전으로 확산돼 엄청난 인명살상이 자행되도록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 우리가 국제사회의 적극적 개입을 촉구하는 이유다. 특히 시리아와 강한 군사적·경제적 유대관계를 지속해 온 러시아와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시리아 사태는 우리에게 먼 나라의 일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과 시리아는 독재자들이 대를 이어 권력을 차지하고, 주민들을 무참히 탄압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흡사하다. 더구나 북한은 이미 5000여t의 다양한 화학무기를 확보하고 있으며 탄저균, 콜레라, 천연두 등 생물무기 배양·제조 능력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에 고무돼 행여 북한이 화학무기를 꺼내들 가능성에 우리 정부는 대비해야 할 것이다. 그 이전에 북한이 아예 꿈도 꾸지 못하도록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국제사회가 엄중히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
  • 조선시대 덕담, 이렇게 달랐다

    조선시대 덕담, 이렇게 달랐다

    “아주머님(고모님)께서 새해는 숙병(宿病)이 다 쾌차(快差)하셨다 하니 기뻐하옵나이다” 조선 제19대 왕 숙종(1661~1720)이 고모 숙휘공주(1642~1696)에게 보낸 새해 덕담 편지다. 숙종은 고모의 오랜 병이 완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마치 병이 다 나은 것처럼 기정사실화해 덕담을 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은 “조선 시대 신년 덕담에서 특이한 것은 바라는 바를 확정된 사실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라고 31일 소개했다. 요즘 흔히 쓰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는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신다 하니 축하합니다”라고 말하고, “새해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시길 바랍니다”는 “새해에 하시는 일 모두 잘 되신다니 축하드립니다”라는 식이다. 한중연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든지 , ‘부자 되세요’와 같은 명령형 인사말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전통적인 조선에서는 잘 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종의 비이자 숙종의 어머니인 명성왕후(1642~83)도 딸 명안공주(1667~87)에게 “새해부터는 무병장수하고 재채기 한 번도 아니하고 푸르던 것도 없고 숨도 무궁히 평안하여 달음질하고 날래게 뛰어다니며 잘 지낸다 하니 헤아릴 수 없이 치하한다”고 완료형으로 표현했다. 숙종은 동생 명안공주를 몹시 아껴 공주의 거처인 명안궁을 전례가 없는 1826칸의 대규모로 지어주었지만, 공주는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효종의 비인 인선왕후(1618~74)가 딸 숙휘공주에게 보낸 덕담도 멋지다. “새해맞이는 네가 괴로이 앓던 병을 다 떨쳐 버리니, 기운이 강건하여 무병하고, 인상이와 태상이 등은 이마에 마마 반점이 돋아 붉은 팥 한 쌍을 그린 듯이 마마(천연두)를 잘 치르고, 80세까지 산다고 하니 사람에게 기쁘기는 이밖에 더한 일이 없으니, 이런 경사가 어디 있으리”라고 새해 덕담을 건넸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아리랑 인류무형유산 등재… 세계의 가락으로

    아리랑 인류무형유산 등재… 세계의 가락으로

    한국인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에 등재됐다. 유네스코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7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우리 정부가 신청한 아리랑의 등재를 확정했다. 이로써 한국은 종묘제례·종묘제례악, 판소리 등 현재 15건의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이날 36건의 안건 중 27번째로 심사된 아리랑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로 끝나는 ‘아리랑 노래군’ 전체를 말하는 것으로, 2011년 5월 중국이 국가 무형문화목록에 집어넣은 ‘조선족 아리랑’을 포함하게 됐다. 문화재청은 2009년 8월 ‘정선아리랑’을 단독으로 등재신청을 했다가, 올해 6월 수정 제안서를 제출했다. 중국의 역사왜곡인 ‘동북공정’ 등으로 예민해진 한국은 중국의 노골적인 ‘아리랑 중국문화재 만들기’를 저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문화재청은 ‘아리랑 노래군’ 전체에 대해 수정 제안서를 제출한 이유를 두고 “발생 지역과 시대에 제한을 두지 않아 북한과 해외 아리랑도 포괄하려는 목적이었다.”면서 “지역별로 독특한 가락과 노랫말이 존재한다는 점과 처한 환경이나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지어 부를 수 있다는 점, 지역과 세대를 초월해 광범위하게 전승된다는 점 등에서 ‘아리랑’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아리랑은 한민족을 상징하는 대표 가락이다. 지위의 높낮이도 없다. 고종황제도 사랑했고,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10~20대 여성들이 설움을 다독이느라 흥얼거리는 노래였다. 흔히 ‘아리랑’ 하면 강원도 ‘정선아리랑’과 전라도의 ‘진도아리랑’, 경상도의 ‘밀양아리랑’ 등 ‘전통 3대 아리랑’을 손꼽지만, ‘아리랑 노래군’은 한반도에만 60여 종, 모두 4000여 수가 존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경복궁 중건때 부역꾼의 노랫말 아리랑의 기원은 언제일까. 대표적인 학설은 19세기 말 흥선대원군(1820~1898) 섭정시대에 경복궁을 중건할 무렵 전국에서 부역꾼이 아내나 연인과 떨어져 있음을 한탄하며 부른 노랫말 ‘나는 님과 이별하네(아이랑·我離娘)’가 변해 아리랑이 됐다는 설명이다. 시대를 더 올라가 신라 건국 시조 박혁거세(기원전 69~기원후 4)의 비 ‘알영’의 덕을 찬미하기 위해 지은 시가 등이 ‘아리랑’이라는 말로 변했다는 ‘알영설’을 비롯해 여진어에서 고향을 뜻하는 말 ‘아린’에서 유래했다는 설,인도의 신(神) 이름 ‘아리람 쓰리람’에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이동복 국립국악원장은 “아리랑의 기원 설화가 이렇게 많은 것은 아리랑이 역사 속에서 한민족의 애환을 잘 담은 노래라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리랑은 조선후기와 대한제국,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때로 비창이나, 노동요, 저항가요, 흥겨운 응원가로 변화했다. 한반도를 넘어선 ‘연변아리랑’, 천연두 예방 주사를 널리 보급하기 위한 ‘종두아리랑’, 문명퇴치 교육을 위한 ‘한글아리랑’, 1900년대 의병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부르던 ‘독립군아리랑’이나 뗏목꾼들이 힘든 노동을 잊기 위해 부른 ‘뗏목아리랑’ 등이 그것이다. ●시대따라 노동요·응원가 등 변화 일제 강점기에 나운규가 만든 무성영화 ’아리랑‘(1926년)은 일본에 저항하는 정신으로 전국에 아리랑 붐을 일으켰다. 1960년대에 아리랑은 민주화 운동에 쓰인 항쟁가로 변했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꽹과리 장단에 맞춰 응원가가 됐다. 문화재청은 이번 “등재를 계기로 각 지역의 아리랑 전승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수립해 시행하겠다.”라며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아카이브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17년까지 아리랑 국내외 정기공연에 27억원, 지자체 아리랑 축제 지원에 20억원 등 총 336억원의 예산을 들일 계획이다. 한편 이날 위원회가 아리랑의 등재를 확정한 직후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보유자인 이춘희 국립국악원 예술감독은 회의장에서 아리랑을 직접 불러 등재 확정에 화답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아리랑, 인류무형유산 등재 확실시

    아리랑, 인류무형유산 등재 확실시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가 확실시된다. 문화재청은 아리랑이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심사소위원회인 심사보조기구의 심사 결과 ‘등재권고’ 판정을 받았다고 5일 밝혔다. 이로써 오는 12월 3일부터 7일까지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리는 제7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무형유산 등재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인류무형유산은 심사보조기구의 심사를 거쳐 등재, 정보보완, 등재불가로 구분해 무형유산위원회에 권고된다. 아리랑은 여기서 인류무형유산으로서 가치가 있으니 등재를 해도 된다는 판정을 받을 것이어서 등재가 거의 확실시된다. 문화재청은 “심사보조기구에서 아리랑이 세대를 거쳐 지속적으로 재창조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결속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등재권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등재가 확실시되는 아리랑은 2009년 8월 ‘정선아리랑’ 단독 신청에서 올해 6월 후렴구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로 끝나는 ‘아리랑 노래군’ 전체로 확대해 수정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는 2011년 5월 중국에서 ‘조선족아리랑’을 국가 목록에 집어 넣은 것에 자극받은 것이다. 아리랑 하면 흔히 강원도의 ‘정선아리랑’, 호남의 ‘진도아리랑’, 경상남도의 ‘밀양아리랑’ 등 전통의 3대 아리랑을 손꼽는다. 하지만 아리랑은 1930년대 ‘경기아리랑’ ‘서울아리랑’ 등 신민요를 거쳐 가수 하춘화의 ‘영암아리랑’ 등 대중가요에까지 흘러왔다. 지역적으로는 한반도를 넘어서 ‘연변아리랑’이 있고, 특정한 목적을 위한 아리랑은 천연두 예방 주사를 널리 보급하기 위한 ‘종두아리랑’과 문명퇴치 교육을 위한 ‘한글아리랑’ 등도 있다. 1900년대 의병 활동을 하던 사람들이 부르던 ‘독립군아리랑’이나 뗏목꾼들이 힘든 노동을 잊기 위해 부른 ‘뗏목아리랑’이 있다. 아리랑은 한국인과 함께 시공을 넘어 함께 나이를 먹어 간 것이다. 문화재청 이예나 사무관은 “‘아리랑군’이라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집마다 김치맛과 장맛이 다르듯이 아리랑은 지역별·시대별로 아주 다양하고 많은 사람이 부르고 전승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2011년 ‘한산모시짜기’가 정보보완(등재보류)으로 분류됐다가 그해 12월 등재로 결정 나는 이변이 일어났지만, 아리랑은 그런 변수도 없기에 등재가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국은 종묘제례·종묘제례악, 판소리, 강릉 단오제 등 총 14건의 유네스코 등재 인류무형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29일 TV 하이라이트]

    ●인간극장(KBS1 오전 7시 50분) 보험설계사인 서른다섯 골드 미스 선희씨에게는 남들보다 조금 부족한 가족이 있다. 지적장애인 아버지와 두 동생 선화씨와 금성씨다. 8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로 거동까지 불편해진 아버지, 사회적응력이 부족한 선화씨와 대인기피증과 약 부작용으로 사회생활이 어려운 금성씨에게 선희씨는 햇살 같은 존재인데…. ●엄마가 뭐길래(MBC 밤 7시 45분) 서형은 탐나는 보디로션을 눈앞에 두고 비싼 가격 때문에 사지 못해 고민한다. 그러던 중 문희의 심부름으로 들른 백화점에서 주방장의 선물 대신 보디로션을 충동 구매한다. 선물로 전해야 하는 보디로션이 탐나는 서형은 고민에 빠진다. 한편 아라가 사사건건 자신을 무시한다고 여긴 병만은 급기야 아라에게 화를 내기에 이른다. ●창사 51주년 특별기획 마의(MBC 밤 9시 55분) 소의 역병이 사람들에게도 퍼져 나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성의 모든 마의들과 혜민서 의원들이 모두 이천으로 파견된다. 명환은 소의 천연두가 사람들에게 옮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고주만과 광현은 이에 의문을 갖는다. 한편 광현과 함께 역병의 원인을 찾는 지녕의 몸에 역병의 증상인 반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백세건강스페셜(SBS 오전 5시 10분) 젊은 시절을 열심히 보내고, 이제 편안히 삶을 누릴 시기에 이르러 갑자기 치매를 만난다면 환자 본인뿐 아니라 온 가족에게도 큰 충격일 것이다. 치매는 보통 여러 영역의 인지기능이 점진적으로 떨어지면서 나타난다. 노년의 악몽인 치매의 원인과 증상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나라에서는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도 알아본다.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오늘도 경남 하동 사람들은 어김없이 이른 새벽부터 섬진강을 향해 걸어 들어간다. 가을이면 강의 물이 빠지는 때를 기다려 재첩을 잡느라 분주하기 때문이다. 거랭이라고 부르는 재첩 잡는 도구를 들고 모래 천지인 섬진강 바닥을 긁으면 재첩이 한가득이다. 지나가는 이들의 발목을 잡는 깨끗하고 담백한 재첩의 맛을 보러 하동으로 떠나본다. ●이준한의 12시 세상조명(OBS 밤 12시 5분) 대선 캠프 인사나 이슈 메이커를 초대해 솔직 담백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주요 정치 이슈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시간으로 대선 정국을 맞아 대선 후보 및 정치인들의 이야기를 담아 본다. 또한 그들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해석과 전망을 이준한 교수의 날카로운 시선과 명쾌한 입담을 통해 집중 조명한다.
  • 환경오염 생활습관이 아토피 원인…면역체계 살려야

    환경오염 생활습관이 아토피 원인…면역체계 살려야

    과학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현대인의 건강상태가 좋아지고 평균수명도 늘어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이 질병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아직도 멀어 보인다. 천연두와 페스트 같은 전염병은 퇴치됐지만 그보다 훨씬 복잡한 형태의 새로운 질병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20세기에 새로 발견된 질병중에는 그 원인이 바이러스의 감염이 아닌 환경오염이나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것이 있는데 이들 질병은 생활의 변화없이는 치료가 어렵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질병이 아토피 피부염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0명중 1명꼴로, 아이들은 10명중 1명이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 자체가 그리스어로 ‘알 수 없는’이란 뜻을 지닌 아토피 피부염은 어느정도 유전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최근 10년사이 급증한 점에 비추어 도시화한 환경에 따른 오염도 발병원인으로 보는 추세다. 우리 몸이 노출돼 있는 환경, 즉 공기와 음식 등의 오염이 과거보다 심해진 상황에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해지자 면역체계가 이상을 일으켜 성인아토피나 소아아토피 등 아토피 피부염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신체적 이유와 함께 환경적 원인이 복합돼 일어나는 것으로 피부의 구멍이 꼭꼭 닫혀 배출이 원활하지 않거나 폐나 기관지, 코, 피부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주로 발생한다고 본다. 피부에 가장 중요한 기능은 호흡이다. 피부를 통해 인체는 호흡한다. 코로 하는 호흡이 95%를 차지하고, 피부로 하는 호흡은 5%에 불과하지만 작은 호흡기라고 부르기에는 손색이 없다. 피부에는 피지선과 땀샘이 있어 체온을 조절하고, 가스나 액체상태로 노폐물을 배설하며 필요한 가스를 흡입한다. 피부는 몸의 내부와 외부의 기를 주고받는 통로이자 폐의 상태를 잘 보여주는 곳이다. 편강한의원 서초점 서효석 원장은 “폐기능이 커지면 산소가 혈액에 잘 전해져 건강한 혈액이 몸속의 열을 내리고 털구멍을 열어 독소를 밖으로 배출시키는데 이때 땀을 흘려 땀구멍까지 활짝 열면 피부아래의 독소와 노폐물이 모두 빠져 나온다.”며 “숨결이 고우면 살결도 곱다는 말처럼 대체로 폐가 튼튼하면 살결이 매끄럽고, 폐가 약하면 피부가 거칠고 윤기가 없다.”고 말했다. 폐가 제역할을 하면 대기의 기운이 혈액속으로 잘 전해져 혈액이 몸안의 열을 내리고 털구멍을 열어 독소를 밖으로 내보내는데, 폐가 약해 호흡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땀구멍과 털구멍이 꽁꽁 닫혀버리고 호흡을 해야하는 피부가 노폐물과 독소를 내보내지 못하면서 아토피 피부염을 발생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피부겉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우선적으로 폐기능을 튼튼하게 해 체내에 축적된 독성물질을 배출하고, 혈액을 깨끗하게 하며 면역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면역력이 강해지면 아토피 피부염을 비롯해 다양한 피부질환의 염증이나 상처치유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피부재생이 촉진된다. 아토피 피부염은 주변환경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청소할 때는 진공청소기와 물걸레를 병행하며 카펫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아 먼지를 줄여야 한다. 집먼지 진드기는 온도 25~28도, 습도 75~80%에서 가장 활발하게 번식하므로 실내 온도와 습도를 이보다 훨씬 낮은 상태로 유지한다. 여름에는 호전되나 겨울에는 피부습도가 떨어지고 건조해지면서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겨울철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뉴스팀
  • 국방부, 생물무기 테러 대응지침 일선 부대 배포

    국방부가 북한의 생물무기 테러 시 군의 대응체계와 의료지원 절차 등을 담은 지침서를 작성, 일선 부대에 처음으로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생물무기 테러 대응 지침서를 배포한 것은 핵안보정상회의를 앞두고 북한의 테러 가능성에 대비하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2일 새누리당 송영선 의원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해 12월부터 각 군 의무처, 의무부대 등에 ‘생물테러 대응 의무지원 지침’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배포했다. 이 지침은 생물무기 테러 발생 시 신속하고 효과적인 의료지원을 하고 군의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총 139쪽인 이 지침서에는 환자 발생 양상과 치료법, 테러 발생 시 보고체계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북한군이 다량 보유하고 있는 탄저균과 페스트, 두창(천연두) 등 주요 생물균의 특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북한은 탄저균과 장티푸스, 이질 등 13종의 생물무기를 균체 상태로 다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군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생물무기 중 백신이 필요한 작용제는 7종이며 이 중 콜레라를 비롯한 5종은 국가 차원에서 확보해 대응 중”이라며 “백신이 확보되지 않은 작용제 중 탄저균 백신은 현재 질병관리본부에서 개발 중에 있으며 항생제로도 예방 및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한·미, 올 5월 첫 北생화학테러 대응 훈련

    한·미 양국이 지난 5월 북한의 생화학 테러 대응을 위해 처음으로 공동 훈련을 실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은 지난 5월 17~27일 한미연합사 및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미국 주관으로 ‘한미 생화학 테러 및 재난관리 대응훈련’이 개최됐다고 18일 밝혔다. 미국은 북한의 생화학 무기가 동북아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어 한국에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는 입장이었지만, 한국은 경제 등에 미치는 영향과 국민 불안을 우려해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훈련은 북한 생화학 무기의 비대칭 위협에 대한 대비와 핵 방사능 유출 등에 대한 대응책 등이 주를 이뤘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탄저균, 장티푸스, 천연두, 콜레라 등 생물학작용제 13종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일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1㎏ 탄저균 폭탄을 인구 밀도 1만 4500명/㎢의 도시에 떨어뜨릴 경우, 약 5000~1만 1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서울의 인구밀도는 지난해 기준으로 1만 7240명/㎢이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 ‘신정아 사건’은 왜 계속 회자되나

    [문화계 블로그] ‘신정아 사건’은 왜 계속 회자되나

    이번엔 소설이다. 2008년 결심 공판을 끝으로 기억에서 사라지는가 싶었던 ‘신정아 사건’은 지난 3월 신씨가 직접 썼다는 수필 ‘4001’에 이어 드라마 ‘미스 리플리’에서 또다시 다뤄졌다. 서하진(51) 경희대 국문과 교수는 신작 장편소설 ‘나나’의 여주인공 나나를 신정아를 연상시키는 욕망의 화신으로 설정했다. 서 교수는 9일 “문학소재로 봤을 때 신정아는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말했다. 그는 신정아란 여성을 개인적 차원에서 보면 ‘예쁜 여자는 거짓말을 해도 사정이 있겠지.’란 한국 사람들의 속물적 통념을 실행에 옮긴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사회적 맥락에서 살펴보면 학위, 간판, 헛된 이름에 목매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제대로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정아 사건은 우리 사회가 가진 기본적인 문제점을 다 폭발시켰기 때문에 자꾸 이슈가 된다.”면서 “우리 사회가 욕망에 휘둘리고 있으며, 신정아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맹목적으로 폼나는 일을 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나나는 거짓말을 할 때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여성이다. 누구든 단박에 사로잡을 정도로 빼어난 매력을 지닌 나나는 거짓말을 일삼고 학력마저 위조하며 성공의 동아줄을 움켜쥔다. 유부녀임에도 자신의 매력을 앞세워 여러 남자를 유혹한다. 비엔날레 총감독이 되려고 고급 공무원에게 접근하고 이복 오빠마저 욕망을 채우는 대상으로 삼는다. 서 교수는 “처음부터 신정아 사건을 염두에 두고 팜므 파탈 여주인공을 설정하지는 않았다.”며 “소설과 미술 모두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는 매체이므로 미술을 소설에 끌어들이다가 욕망에 사로잡힌 여성을 묘사했다.”고 덧붙였다. 치명적인 매력으로 주변 사람을 나락에 빠뜨리는 팜므 파탈은 문학사적으로도 많은 작가가 공들여 묘사해 온 캐릭터다. 우선 나나도 에밀 졸라(1840~1902)의 장편 소설 ‘나나’와 이름이 같다. 졸라의 나나는 창녀로 주변 남자들을 죄다 유혹하지만 모성애만은 잃지 않아 결국 아들에게서 천연두를 옮는다. 서 교수는 “사람들이 나쁜 여자에게 끌리는 이유는 우리 속에 기본적으로 악이 있는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쁘면 죄의식 없이 세상을 편하게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라면서 “기본적으로 악에 대한 동경은 마음속에 선함이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 韓 -日 해저케이블 정보 몰래 수집”

    내부고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각국의 주요 기반시설 정보를 몰래 수집해 온 사실을 보여주는 외교 전문을 전격 공개했다. 지난해 2월 작성된 외교 전문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는 국무부 승인 아래 각국 주재 대사관에 지난 2008년 기준 주재국의 핵심기반시설 및 주요자원정보를 갱신하도록 주문했다. 또 2008년 처음 시작된 정보수집과 관련, 같은 해 3월까지 업데이트하라는 통지도 함께 내려보낸 점에 비춰 미 국무부는 해마다 이 같은 지시를 내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가 규정한 정보수집 대상은 해저케이블과 파이프 라인, 중요 광·화학물질, 공산품, 통신허브, 호르무즈해협과 파나마 운하 등 18개 분야에 걸쳐 국가별 정보 수집 리스트가 제시돼 있다. 한국과 관련된 정보는 지난 2001년 구축된 한국과 일본을 잇는 국제 해저케이블인 부산 KNCN 해저케이블과 충남 태안군 신두리 동아시아 횡단(EAC) 해저케이블 등 모두 5개 해저케이블이다. 부산과 신두리의 해저케이블 등은 소재지도 적시했다. 그러나 한국 해저케이블을 대상으로 한 이유는 드러나지 않았다. 목록에는 기니의 보크사이트, 중동의 액화천연가스(LNG), 덴마크의 천연두 백신, 일본·중국의 해저 송유관, 영국의 통신 센터 등도 포함돼 있다. 특히 미 정부는 ‘2급 비밀’로 분류한 문제의 외교 전문을 통해 자국 외교관들에게 요구 사항과 관련해 주재국 정부와 논의해서는 안 된다고 지시했다. 정보수집방식의 적법성 논란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외교 전문은 “수집 대상은 파괴되거나 운영에 지장을 받거나 자원이 개발되면 미국 국익에 즉각적이고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산”이라면서 “정보수집은 미국을 보다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외교 전문이 공개된 직후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가 미국을 겨냥하고 있지만 사실상 다른 국가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안보 전문가들도 “각국 공장과 철도, 항구 등에 대한 정보가 담긴 외교 전문이 각국을 노리는 테러단체에 역이용될 수 있다.”면서 “위키리크스가 무책임하게 행동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위키리크스의 크리스틴 흐라프손 대변인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승인을 받은 문제의 외교 전문을 통해 미국 정부가 각국 동의 없이 정보를 수집해 왔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흐라프손 대변인은 또 “외교 전문에 해당 시설과 자원의 정확한 위치나 보안대책, 취약점 등에 대한 정보는 없기 때문에 테러단체들이 이를 악용할 것이라는 주장은 옳지 않다.”며 국무부의 논평을 반박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소 돌림병’ 우역, 완전퇴치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15일 소, 양 등에 치명적인 바이러스성 질환인 우역(牛疫)을 지구상에서 완전히 퇴치했다고 선언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날 FAO는 2001년 케냐에서 우역이 발생한 뒤로 발생 보고가 없었던 만큼 2010년 말까지 우역을 퇴치한다는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확인하고 관련 활동을 종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FT는 우역의 퇴치는 30년 전 천연두 퇴치에 이은 인류의 두 번째 바이러스성 질환 퇴치의 쾌거라고 평가했다. 고열과 소화기 염증 및 괴사, 심한 설사를 특징으로 하는 우역은 소 돌림병으로 불려왔다. 인간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가축의 폐사율이 거의 100%에 가까워 역사적으로 기근 등 대규모 경제적 피해로 이어져 왔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호주 과학자 “인류 100년 안에 멸종한다”

    호주 과학자 “인류 100년 안에 멸종한다”

    호주의 저명한 과학자가 인류가 100년 안에 멸종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천연두 바이러스를 규명하는 등 혁혁한 연구 성과를 기록한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의 프랭크 패너(94) 미생물학 명예교수가 최근 이 같은 경고를 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패너 교수는 호주의 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소비욕구는 점점 커지는 현실에서 인류가 100년 이상 사는 건 불가능이다. 과거 동물들이 멸종한 것처럼 인류도 100년 안에 멸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인류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으로 돌아선 데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컸다. 패너 교수는 “기후 변화는 시작됐으나 인류는 여전히 아무런 행동도 없이 미루고만 있다. 되돌리기에는 이미 너무 늦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패너 교수는 ‘인류세’(Anthropocene)란 개념을 들어 설명했다. 인류세는 2000년 네덜란드 화학자 폴 크리천이 제안한 새로운 지질시대 개념으로, 자연환경 파괴로 지구 환경체제가 급변하고 인류가 이 지구환경에 맞서 싸우게 된 시대를 뜻한다. 그는 “인류는 스스로 변화시킨 환경 때문에 큰 고통을 치르는 인류세 단계에 이미 접어들었다.”고 단언하면서 “기후변화는 막 시작됐지만 이미 전 세계에서 대단한 피해를 끼치고 있다.”고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그동안 많은 환경론자와 기후 학자가 지구의 환경파괴에 대한 위험성을 지적해왔으나 정확한 시기를 제기하고 인류멸종을 언급한 학자는 극히 드물었다. 한편 페널 교수의 동료인 스티븐 보이든 박사는 “인구폭발 현상과 이산화탄소 배출이 계속될 경우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이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아직 희망은 있다.”고 극단적 비관론과 거리를 뒀다. 사진=프랭크 패너(왼쪽)과 지구(오른쪽)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우리는 정말 스스로 생각하고 사는가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북극 빙하가 녹고,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기후변화의 결정적인 원인을 늘어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라고 규정한다. 그래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탄소 배출을 제한하고 태양열 같은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하는 데 온갖 돈을 쏟아붓는다. 과연 이런 행동은 옳은 방향인가. 사랑에 빠진 상대가 멍청이인 것을 알지만 헤어나질 못하는 여성이 있다. 이성이 자리한 대뇌피질은 “녀석을 차버려!”라고 속삭인다. 하지만 감정 중추인 변연계는 소리친다. “그래도 저이는 진짜 귀엽잖아!” 결국 그냥 사귄다. 이성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면서. 그런데 이게 세계적인 커피 브랜드의 소비를 촉진하는 힘이었다면, 어떤 상관관계로 풀어낼 수 있을까. ●보고 듣는 대로 믿는 현대인 꼬집어 독일에서 ‘가장 재미있는 물리학자’로 불리는 빈스 에버르트는 끊임없이 묻는다. 인간이 지금처럼 생활한다면 수년 뒤 지구를 멸망시킬 것이라는 환경론자의 히스테리는 정당한가. 진정 친환경 제품을 이용하면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을까. 휴가철에 여행가방을 들지 않고, 해외로 벗어나지 않는 독일인은 삶의 지평을 넓힐 수 없는 것인가. 유전자 변형 토마토를 생산하는 기업은 인류의 건강에 해악을 저지르고 있는가. 비만이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하면서 꼭 벗어나야할 ‘악의 축’으로 규정한다면, 다이어트 팁을 ‘먹는 양을 줄이고 운동해라.’가 아닌 ‘다른 부모를 찾아라.’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에버르트는 이런 질문들은 던지고 다소 황당하면서도 유머스럽고 기발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네 이웃의 지식을 탐하라’(조경수 옮김, 이순 펴냄)를 완성했다. “여러분은 스스로 생각합니까.” 책 첫머리부터 저자는 뜬금없이 질문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말을 인용하며 그럴싸하게 ‘당연하지. 생각하지 않는 그 순간은 나 자신은 내가 아닌거야.’라는 대답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정말 우리는 생각하고 있을까. 저자가 말하는 ‘생각’은 ‘언제 천장 페인트칠을 했더라?’거나 ‘괴델의 정리가 뭐였지.’라는 일반적인 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판단과 주장을 만들어내는 사고 행위이다. 하지만 정보 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사회의 인간은 그 사고를 대체로 ‘아웃소싱’한다. 확인되지 않는 소문과 각종 음모론, 감언이설 등에 접하며 사고의 오염을 겪는다. “인간은 특별히 잘 듣지도 못하고, 냄새를 잘 맡지도 못하고 털도 별로 없으며, 날카로운 발톱이나 맹수같은 이빨도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토끼만큼 증식했다. 수레바퀴와 천연두 백신을 발명했고 심지어는 전기로 창문을 올리는 장치마저 고안해냈다. 사고는 우리의 진화적 지위이다. 그런고로 생각하는 사람이 그토록 적다는 사실이 나는 매번 놀랍다.” 저자는 책을 통해 안일하게 생각하고, 들은 대로 되풀이하며, 본 대로 믿어버리는 무감각에 강력한 전기 자극을 주어 사고 세포를 되살리고자 한다. ●논리적이면서도 유머 가득한 풍자 앞서 말한 질문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지구 역사를 보면 인간이 이산화탄소를 방출하지 않았을 때도 이미 엄청난 기온 변화가 있었다. 1만 5000년 전 빙하가 녹은 것은 네안데르탈인들이 고기를 불에 구워먹기 시작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 탓이 아니다. 기후 변화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이산화탄소만 꼽을 수는 없다. 사실 기후 연구도 결코 정확한 과학이라 하기 힘들다. 저자는 세계 기후 보고서 13장의 한 구절을 인용한다. “기후 모델은 연계된 비선형적인 카오스적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따라서 기후 시스템의 장기적 예측은 불가능하다.” 지금의 환경 오염이 안전한 수준이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보험에 가입할 때든, 세상을 구할 작정이든, 어떤 경우에도 간과하기 쉬운 세목을 꼼꼼히 읽어라.”는 저자의 말은 영향력있는 학자들의 말이라도 비틀어보고 따져보는 과정을 가져보라는 의미이다. 사람들이 ‘스타벅스’를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크기, 종류, 추가사항 등을 캐묻는 커피 주문이 귀찮아도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저자는 “평범한 일상에서는 결정권을 갖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뭔가 결정한 기회를 주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2유로 80센트를 내고 얻는 것은 커피 한 잔이 아니라,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빈스, 톨, 프라푸치노, 캐러멜, 로우팻, 디카페인’으로 규정되는 자아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책은 날카로운 풍자와 유머, 기발한 전략으로 가득하다. 물론 과학자답게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논거로 주장을 뒷받침한다. “세상을 구하겠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정작 거기에 사는 사람들을 잊어버린 엘 고어 같은 사람들이 짜증난다.”거나 “전 재산을 침대 밑에 보관하고 빨리 돈을 꺼내줬던 할머니가 홈뱅킹의 최초 형태” 등 톡톡 튀는 내용으로 재미를 더한다. 마치 해학 넘치는 시사 스탠딩 쇼를 글로 옮겨놓은 듯. 1만 3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문화마당] 우리에게 우주란 무엇인가/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 우리에게 우주란 무엇인가/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와 함께 우리 역사에서 한 시대의 종말과 더불어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를 통해 우주시대라는 새 시대가 열리는 듯했다. 하지만 위성이 정상궤도로 진입하지 못하고 지구로 떨어짐으로써 새 시대는 아직 도래하지 않았다. 전 국민적 열망과 자부심을 담은 위성이기에 실패에 대한 아쉬움과 실망은 매우 크다. 우리는 대기권을 뚫고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새삼 실감했다. 이 같은 좌절감을 딛고 8전9기해서 우리는 우주시대를 개막할 것이다. 그러나 그 전에 우리는 ‘우주란 무엇인가’ 하는 화두를 먼저 잡는 것이 필요하다. 우주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무한대 세계다. 그래서 우주시대란 전 지구를 인간 삶의 무대로 하는 세계화시대를 훨씬 능가하는 신기원임에 틀림없다. 인간이 살고 있는 세계가 전 지구로 확장되는 결정적 계기는 1492년 콜럼버스 항해다. 미국의 환경사가 크로스비(Alfred W Crosby)는 이 사건의 세계사적 의미를 아주 오래전 베링 육교로 이어져 있었던 두 세계를 신이 갈라 놓은 것을 인간이 다시 연결하여 두 세계가 점차 하나로 통합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정리했다. 콜럼버스 항해로 시작된 대항해시대를 거치면서 인간과 동식물뿐 아니라 세균까지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하나의 생태계에서 서로 생존투쟁을 벌이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 상황을 연출한 주역은 유럽인들이다. 그들의 정복사업을 통해 구대륙과 신대륙 사이에는 ‘콜럼버스의 교환’이라 불리는 생태학적 교류가 이뤄졌다. 이 교환을 통해 감자와 옥수수 같은 신대륙 작물뿐 아니라 매독이 구대륙으로 유입되고, 천연두와 흑사병 같은 구대륙 질병이 신대륙 원주민 문명의 몰락을 초래했다. ‘콜럼버스의 교환’은 서구가 주도한 전지구시대의 개막임과 동시에 베링해를 통해 갈라진 두 대륙이 5억년 동안 유지한 지구생태계의 균형을 파괴한 ‘재난’이었다. 오늘날 인류는 전지구시대와 똑같은 방식으로 우주시대를 열어서는 안 된다. 문명의 도전에 대한 지구의 응전이 지구온난화와 같은 환경재난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아는 인류가 우주를 정복하겠다는 오만으로 우주로 나간다면 우주의 징벌이 내려질 것이다. 인간은 지구에 살고 있고, 지구는 태양계에 놓여 있으며, 태양계는 우주 안에 존재한다. 우주 밖에 무엇이 있는지를 생각한다는 것은 인간의 사유능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우주란 모든 존재자가 존재할 수 있는 근거다. 인간이 제기하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이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느냐.”다. 전근대에서 인간은 이 문제를 신이라는 절대자를 상상하거나 퇴계 이황처럼 태극이라는 이치를 상정하는 방식으로 풀고자 했다. 근대 자연과학은 이 문제를 종교와 형이상학으로 치부하고 탐구영역에서 제외시켰다. 그 결과 우리는 ‘과학적’ 세계관을 가질 수 있지만 ‘과학’ 그 자체를 세계관으로 삼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인간 존재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를 도외시함으로써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진다. 사라진 이후 나는 무엇인가? 부모가 날 낳기 이전에 나는 없었다. 죽음을 통해 그 원래 없었던 것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 인생이라면, 궁극적인 문제는 우리가 되돌아 갈 그곳은 어디인가이다. 인간은 지구의 생성 이후에 탄생했고, 지구는 태양계가 생겨난 다음에 태동했고, 태양계는 우주로부터 나왔다면, 모든 것의 기원은 우주다. 우주가 우리의 본바닥이고, 그 본바닥으로부터 나라는 존재가 생겨났기에 나는 곧 우주다. 따라서 나로호를 통해 우리가 열고자 하는 우주시대란 우주라는 미지의 영역을 정복하러 떠나는 우주경쟁의 출발이 아닌 나의 본바닥을 찾아 떠나는 여행의 시작이 돼야 한다.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님과 하나로… 하늘 오르는 기분 느꼈다”

    “김대중 대통령님, 좋은 곳 가셔서 극락왕생하소서.” 22일 오후 7시40분, 김 전 대통령이 11살까지 유년시절을 보냈던 전남 신안군 하의도 후광리 생가 앞. 민족의 평화통일을 염원하며 노벨평화상을 받은 고인은 씻김굿(중요무형문화재 72호)을 통해 남은 회한과 슬픔을 뛰어넘으며 안온하게 잠들었다. 병풍이 둘러싼 굿청 아래서 소복을 입은 박미옥(48·여·씻김굿 예능보유자)씨가 고인의 김해 김씨 조상들에게 굿을 알리는 ‘안당’으로 시작을 알렸다. 피리와 대금, 해금, 장구, 징, 꽹과리 등 악사 7명이 3현6각을 잡은 가운데 박씨가 “조상신들은 좌정하시고 마마(천연두)를 물려주십시오~”라고 신을 참배했다. 가신 이의 영혼을 부르는 ‘초가망상’에 이어 산 사람들의 굿거리인 제석굿이 이어졌다. 상주가 된 박씨는 유족과 참석한 주민들을 향해 “명(수명)과 복을 주세요. 대통령님 잘 가세요.”라면서 힘차게 춤을 추고 남도 잡가인 육자배기 한 대목을 불러 제쳤다. 관람객 300여명 가운데 몇몇은 어깨춤을 추면서 가락을 맞췄다. 하의도 등에서는 고인의 넋이 온전히 잘들지 못할 정도의 비통한 죽임이 아니라면 씻김굿이 일종의 축제라는 것이다. 맑은 물로 망자의 육신을 대신한 ‘영돈(망자의 옷으로 만든 가짜 시신)’을 씻기는 씻김굿에 이어 마지막 순서인 ‘길 닦음’으로 굿판의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박씨가 무명천 자락을 잡고 애잔한 진양조 곡을 선창하자 주민들이 “나무아미타불~”로 후렴을 매겼다. 이날 씻김굿은 3시간동안 이어졌다. 웅곡리 주민 윤홍달(49)씨는 “씻김굿을 통해 망자와 주민이 한마음이 되며 하늘에 오르는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다. 굿을 주재한 박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진도에서 씻김굿을 할 때는 비통한 죽음에 가슴이 아팠는데 김 전 대통령은 연세도 있으셔서 마음이 조금은 달랐다.”고 말했다. 신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전설의 고향’, 공포·감동·교훈에 호평 ‘기대감UP’

    ‘전설의 고향’, 공포·감동·교훈에 호평 ‘기대감UP’

    “4회 만에 감 잡은 전설의 고향! 시청자들이 원한 건 바로 이런 것” 지난 18일 방송된 KBS 2TV ‘2009 전설의 고향’ 네 번째 이야기 ‘목각귀’ 편에 호평이 쏟아졌다. ‘혈귀’, ‘죽도의 한’, ‘계집종’ 등 지난 3편의 에피소드에서 어설픈 CG와 엉성한 극전개로 공포도 뭐도 없었다고 비난하던 시청자들이 ‘목각귀’편을 본 뒤 칭찬일색으로 돌아선 것. 이날 방송된 ‘목각귀’편에서는 과거 불치병중의 하나였던 천연두에 걸린 아이들이 숲속에 버려지면서 일어나는 기괴한 이야기를 담았다. 내의원 의관댁에 마마에 걸린 흉측한 몰골의 목각인형을 분신처럼 지니고 있는 용이가 들어오면서 끊임없이 사람들이 죽기 시작하고 숨겨졌던 과거의 진실이 밝혀졌다. 천연두에 걸려 버려진 아이들은 내의원 의관이 벌인 생체실험의 희생자들이었고 버려진 아이들 중 구사일생 살아남은 한 아이가 어른이 돼 살인을 저지르고 있었던 것. ‘목각귀’ 방송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으로 공포는 물론 감동과 교훈까지 선사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 네티즌은 “‘계집종’ 편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던 사람으로서 이번 ‘목각귀’ 편은 10점 만점에 9점”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 외에도 “대본도 좋았고,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력도 좋았다.”, “참으로 대단한 감동과 스릴 그리고 추리소설 읽듯 대반전 멋지다.”, “4회 만에 감 잡은 전설의 고향! 시청자들이 원한 건 바로 이런 것” 등 호평이 줄을 이었다. 이처럼 그동안 성장통에 시달렸던 ‘전설의 고향’이 제자리를 찾아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남은 6편의 에피소드에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시청률조사회사 AGB 닐슨 집계 결과 ‘전설의 고향-목각귀’ 편은 전날 ‘계집종’ 편이 기록한 4.9%보다 1.5%상승한 6.4%의 시청률을 기록해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했다. 사진제공 = KBS 2TV ‘2009 전설의 고향’ 화면캡처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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