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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쇼는 그만 좀 하시지요/육철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쇼는 그만 좀 하시지요/육철수 논설위원

    대통령 직선제가 다시 실시된 1987년 대선 때는 분위기가 험악했다. 민주화의 두 축인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야권 단일화 실패와 지역감정, 군사독재 후유증 등으로 선거판은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5년 단임 대통령’ 개헌안은 선거일(12월 16일)을 두 달도 남겨놓지 않은 10월 27일에야 국민투표를 통과했다. 야권은 통일민주당과 평화민주당으로 갈라져 11월 9일(김영삼)과 12일(김대중) 부랴부랴 후보를 정했다. 그러니 유력 후보(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들은 국정수행 능력과 정책을 검증받거나 알릴 틈도 없이, 각자 기존의 이미지만 갖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서로 선명성을 내세우고 강성 발언을 쏟아내니 유세장은 폭력으로 얼룩지기도 했다. 김대중 후보는 대구 유세에서 반감이 있는 청중들에게 돌멩이와 달걀 공격을 받았다. 노태우 후보와 김영삼 후보는 광주 유세 때 돌과 쇠붙이가 연단에 날아들어 연설조차 못했다. 요즘 후보들처럼 부드럽고 친밀한 분위기로 아기자기하게 이끌어 가는 선거운동을 지켜 보면 그 당시와 비교가 된다. 벌써 25년이 흘렀고 후보와 유권자도 많이 성숙해졌다. 하지만 후보들의 중량감과 선거의 역동성이 점점 뒷걸음질 치는 느낌을 받는 것은 왜일까. 추석을 지나면서 18대 대통령 선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연일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박근혜(새누리당)·문재인(민주통합당)·안철수(무소속) 등 ‘빅3’ 후보의 박빙으로 나타난다. 아직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게 아니어서 후보들은 좋은 이미지를 심기에 정신이 없다. 박 후보는 태풍 피해 현장을 찾아 고무장갑을 끼고 빨래를 하고, 대학생들과 어울려 어설프나마 싸이의 말춤을 추었다. 다문화가정을 대표한 베트남 여성의 발을 씻겨주기도 했다. 문 후보가 논산 육군훈련소를 찾아 얼굴에 위장 크림을 바르고 훈련병처럼 각개전투를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어느 여성모임에 참석해 앞치마를 두르고 서툴게 요리 솜씨를 보여주기도 했다. 안 후보도 소방제복을 입고 휴일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태풍 피해 지역을 방문해 어민들을 위로했다. 대학 강연회에도 참석해 젊은이들과 자주 의견을 나눈다. 후보들은 이런 ‘쇼’를 통해 국민과 아픔을 함께하고, 낮은 자세로 섬기며, 세대 간 소통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정치는 쇼 비즈니스’라고 했듯, 연출한 이벤트를 탓할 일만은 아니다. 다만 ‘쇼’가 일회성 사진 촬영용으로 끝나지 않고, 거기에 담긴 마음과 열정이 국정에 파묻힐 대통령이 되어서도 변치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제는 그들의 겉모습을 볼 만큼 봤다. 하루에 한 가지씩 보이려면 후보도 피곤할 테고, 신선하고 눈길을 끄는 행사를 준비해야 하는 캠프 관계자들은 더 고달플 것이다. 형식적인 ‘쇼’는 하면 할수록 식상하고 감동도 식어 버리기 마련이다. 상품은 외관이 좋아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역시 성능이다. 정치 소비자들은 후보의 성능(국정수행능력과 정책)을 들여다보고 싶어 하는데, 찔끔찔끔 내놓으니 감질이 난다. 박 후보는 ‘하우스 푸어’ 대책을 내놓았다가 시장에서 외면을 당했다. 그래도 대안을 찾으면 되니까 침묵하는 것보다는 낫다. 문 후보는 남북 10·4 선언 5주년을 맞아 대북정책을 밝혔다. 전문가나 언론의 평가·비판과는 별개로 유권자들이 지지 여부를 판단할 근거를 일단 내놓은 셈이다. 안 후보도 “경직된 남북관계를 풀려면 박왕자씨 피격사고,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얽매이지 말고 대화부터 조건 없이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논리가 분분하겠지만 그의 대북관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한 가지 성능만 보고 물건을 고를 수는 없는 법. 후보들은 경제민주화, 복지, 동북아 정세 등 집권을 위해 준비한 각자의 보따리들을 좀 더 속도감 있게 풀어야 할 때가 됐다. 그래야 다음 5년 동안에 꿈을 꾸든 미리 희망을 접든 할 게 아닌가. ycs@seoul.co.kr
  • [2012 대한민국 부끄러운 자화상들] 韓銀 간부들 도 넘은 ‘나이스샷’

    [2012 대한민국 부끄러운 자화상들] 韓銀 간부들 도 넘은 ‘나이스샷’

    평일에도 골프장 필드에는 그들만의 ‘나이스샷’ 소리가 요란했다. 4일 국회 기재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홍종학 의원이 한국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0년 8월부터 2012년 9월까지 26개월 동안 한은 간부와 금융통화 위원들이 총 461차례 골프장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보유한 국내외 골프장 8곳의 회원권은 모두 10개 계좌로 취득 가격만 37억 9000만원에 달했다. 특히 이 기간 중 평일에 골프장을 찾은 횟수는 국내외를 통틀어 53차례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재외사무소 직원의 평일 골프 사례는 두 차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재외사무소는 광복절, 개천절, 3·1절은 물론 천안함 1주기(2011년 3월 26일)에도 필드를 밟았다. 홍콩사무소의 한 직원은 2년 동안 거의 매주 골프장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한은 본부가 소유한 골프장 회원권 이용 현황을 보면 342회 중 237회(69%)가 총재, 부총재, 부총재보 등 한은 임원급과 금통위원들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한은 측은 “평일 골프자는 전임 총재 및 금통위원들로 현직 임원은 없다.”고 해명했다. 골프장 이용 목적도 “정보 취득 및 업무 협조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중수 한은 총재의 잦은 외국행도 도마에 올랐다. 김 총재는 2010년 4월 취임 후 지난달까지 2년 6개월 동안 총 47차례 국외 출장을 다녔다. 전체 기간만 225일로 매년 4분의1(90일)을 해외에서 보낸 셈이다. 출장비는 5억 8000만원에 달한다. 전임 이성태 총재는 4년 동안 29차례 국외 출장에 2억 6000만원을 썼고 출장 기간은 김 총재의 절반에 불과했다. 홍 의원은 “골프장 이용 현황을 보면 한은 고위층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미국 CNBC가 지난 8월 김 총재를 세계 최악의 중앙은행장으로 선정한 것을 봐도 잦은 국외 출장이 실제 성과가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한은 관계자는 “김 총재의 해외 출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정책 당국 간 국제 공조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위상이 커진 데 따른 국제회의 증가로 인한 것이며 동반 인원을 최소화해 총출장 경비는 전임 때보다 36.5% 절감했다.”고 반박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이념과 전쟁의 상흔들 예술로 다독여 주다

    이념과 전쟁의 상흔들 예술로 다독여 주다

    천안함 사태 이후 서해안은 위험한 곳이 됐다. 그 위험을 예술이 풀어 줄 수 있을까. 11월 25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리는 ‘평화의 바다, 물위의 경계’전이 내건 화두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인천 중구 제물량로, 그러니까 인천 차이나타운 옆에 자리 잡은 옛 항구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형 창고를 개조한 전시장이다. 이곳에서 지난 5~6월 미술 작가들을 모아 답사 행사를 벌였다. 인천 자유공원, 인천항을 시작으로 강화도, 교동도를 다녀왔고 쾌속선으로만도 4~5시간 정도 걸리는 연평도와 백령도도 답사지에 포함시켰다. 60여명의 작가들은 구한말 외국 군함들이 개항을 요구했던 곳,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거점이었던 곳,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서 있는 자유공원,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사태 당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 포격 사태 때 초등학생들이 대피했던 곳 등 상처의 현장을 찾아다녔다. 이곳이나 저곳이나 바다는 그냥 바다였을 뿐이지만, 그곳에는 이념과 전쟁과 상처의 자국들이 흩뿌려져 있었다. 홍지윤 작가는 빨래라는 퍼포먼스(‘어진 바다-화려한 경계’)를 통해 이념과 전쟁과 상처의 자국들을 떨어내는 작품을 선보였다. 백령도 사곶 해안에서 이뤄진 퍼포먼스가 고스란히 담겼다. ‘귀신 잡는 해병’을 패러디한 이수영 작가의 퍼포먼스, 위아래가 거꾸로 뒤집힌 듯한 바다 위를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묘사한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 태극기와 인공기가 하나가 되는 설치작품을 내놓은 탈북 작가 선무 등이 눈길을 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다음 번에는 한국을 넘어선 아시아의 평화를 주제로 한 미술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올 추석 민심이 우리 5년 삶을 결정한다

    오늘부터 길게는 닷새간의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국민의 절반이 넘는 3000만명이 올해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는다고 한다. 이른바 ‘민심의 용광로’가 들끓는 시기다. 이번 연휴기간 ‘밥상머리 대화’의 화두는 역시 대통령 선거일 게다. 오는 12월 대선에 나서는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 가운데 누가 국민 각자와 가정, 회사, 더 나아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후보인가에 대한 열띤 토론이 오고갈 것이다. 후보들의 이런저런 흠결도 드러나고 있지만, 국민의 우선적 관심은 민생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극심한 경제적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 경제 민주화라는 구호가 던져졌고, 후보들은 온갖 복지정책을 양산하고 있다. 또 잇따른 성폭력 범죄로 인한 치안 불안,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실형 선고와 함께 논란이 되는 교육 현장의 문제 등이 국민의 주된 관심사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추석에는 민생을 넘어 좀 더 넓고 긴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바라볼 필요도 있다. 현재 경제 민주화와 복지 논란에 가려져 있지만, 우리의 안보·외교 상황은 심상치 않은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단절된 남북관계는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북한 권력 내부에 어떤 변화가 올지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의 안보 지형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 일본의 위축, 미국의 아시아 복귀선언이 가져온 동북아 지역의 세력 재편은 중·일 간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분쟁, 일본의 독도 영유권 분쟁지역화, 중국의 이어도 분쟁지역화 시도 등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통령 선거가 중요하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가 처한 민생·경제·안보 상황이 과거 어느 때보다 심각하기 때문에 유권자의 선택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물론 추석에 형성된 민심이 12월 대선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지만 이번 연휴는 우리 국민이 대선 전에 여야 후보들에 대해 여유를 갖고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 대통령 선거의 주인공은 후보가 아니라 국민, 즉 유권자들이다. 올 추석 민심이 향후 5년간 우리의 삶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국민 각자가 주권자로서의 고민을 함께 나누기를 바란다.
  • [데스크 시각] 동아시아의 슬픈 자화상/박홍환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동아시아의 슬픈 자화상/박홍환 국제부장

    4괘(卦) 대신 바퀴벌레가 그려진 태극기, 불타는 일제 전범기와 짓밟히는 일장기, ×표시가 선명한 오성홍기…. 지금 일본, 중국, 한국 등 동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살풍경들이다. 서로를 증오하고, 헐뜯고, 밟으려는 동아시아 각국 국민들의 적개심은 점점 더 커져만 가고 있다. 동아시아의 슬픈 자화상이다. 일본과 중국은 센카쿠열도, 한국과 일본은 독도 및 일본군 위안부, 중국과 한국은 역사문제와 탈북자 등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어느 누구도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영토와 역사문제라는 점에서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물론 3국 내부의 정치적 목적 때문에 민족주의로 포장되면서 확대된 측면도 있다. 지금 중국, 한국, 일본은 모두 권력교체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중·일 간에는 전쟁이라도 불사할 태세다. 동중국해에서는 센카쿠열도 주변 해역에 중국과 일본의 관공선들이 몰려들고 있다. 중국이 군함을 파견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일본의 해상자위대가 맞대응에 나섰다는 보도가 꼬리를 문다. 중국의 제1호 항공모함 바랴크함이 오색깃발을 펄럭이며 취역하게 되면 첫 번째 임무는 일본 위협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곧 매캐하고 기분 나쁜 화약 냄새가 동중국해에 진동할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들이다. 한·일 간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한국이 일본 선박의 독도 해역 진입을 경계하는 가운데 일본은 한국 군의 독도 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측이 독도 해역에서 맞닥뜨리면 충돌은 불가피해진다. 한·중은 또 어떤가. 2010년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한국 군이 미군과 합동으로 항모를 동원한 대규모 서해 훈련에 나서자 중국은 그들의 ‘황해’ 상에서 대규모 맞불 훈련을 실시해 긴장감을 높였다. 중국인들은 그들 것이 조금이라도 다칠 수 있다는 판단이면 “몽둥이로 때려잡자.”며 상대국 성토에 나서고 있다. 돌이켜보면 100여년 전의 풍경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중·일 3국은 서로 상대국을 불신하면서 강자가 약자를 억압했다. 일본은 제국주의 야욕을 감췄고, 중국은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애썼으며, 그리고 ‘대한제국’은 먹잇감이 되지 않을까 떨었다. 중국 베이징에서 특파원으로 근무할 때인 2009년과 2010년 랴오닝(遼寧)성 뤼순(旅順)과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 100주년과 서거 100주기 취재를 위해서였다. 안 의사의 행적을 그대로 뒤쫓아 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하얼빈역에서 브라우닝 권총을 작렬시켜 막 플랫폼에 내려선 일본 군국주의의 우두머리 이토 히로부미를 제거했다. 이토가 쓰러지자 안 의사는 소리 높여 “만세”를 외친 뒤 저항 없이 러시아 경찰에 검거됐다. 안 의사는 곧바로 뤼순으로 압송돼 일제 형무소의 차가운 1평 남짓한 독방에 갇혔다. 그러곤 재판 과정에서 “이토 사살은 동양평화를 위한 의로운 전쟁”이라고 역설했다. 안 의사는 뤼순 감옥에 수감돼 있는 동안 비록 사형집행으로 완성은 못 했지만 자신의 구상이 오롯이 담긴 ‘동양평화론’을 남겼다. 한·중·일 3국 간의 상설기구인 동양평화회의체 구성, 동북아 3국 공동은행 설립과 공용화폐 발행, 동북아 3국 공동평화군 창설 등이 핵심이다. 이 같은 선구적인 안 의사의 구상은 그러나 여전히 뤼순 감옥의 철창 안에 갇혀 있다. 3국은 여전히 불신하면서 언제라도 총구를 겨눌 태세이다. 가해자의 뼈아픈 과거반성이 없었고, 그래서 아픈 역사를 치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안 의사는 최후의 순간에도 “국가와 민족을 뛰어넘어, 불신의 장막을 걷어내고 서로 보듬으며 동양평화를 이루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까지 동양평화를 희구했던 그의 처절한 목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들려오는 듯하다. “언제까지 적대적이고 슬픈 자화상만 그려대고 있을 테냐!” 그럼에도 여전히 희망이 보이지 않아 더 슬픈 동아시아의 살풍경이다. stinger@seoul.co.kr
  • 北 “수해지원 받겠다”… 제의 7일만에 수용

    북한이 우리 정부의 대북 수해지원 제의를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10일 통보해 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북측이 오늘 오전 조선적십자회 장재언 위원장 명의로 수해지원을 받겠다는 의사와 함께 지원 품목과 수량을 알려 달라고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북측의 입장 통보는 우리 정부가 지난 3일 대북 수해지원을 제의한 지 7일 만에 나온 것이다. 정부는 세부 협의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북측과 추가 접촉에 나설 예정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원 품목과 수량에 대해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통한 문서교환 등의 방식으로 북측과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이 통지문을 통해 “지난해 같은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지원 품목과 수량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신경전도 예상된다. 북측은 지난해 수해지원 협의 과정에서 식량과 시멘트, 복구 장비 등을 통 크게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우리 정부는 비축 및 전용 우려 때문에 영·유아용 영양식, 과자, 초코파이, 라면 등 50억원 규모의 지원을 역제의했다. 결국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아 무산된 전례가 있다. 그러나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이날 간부회의를 통해 “북한으로부터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아무런 조건 없이 수해지원 제의를 한 것”이라고 밝힌 만큼 전향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지원 품목과 관련해 북측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본 뒤 정부 내 협의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순서”라고 밝혔다. 따라서 대북 수해지원 규모는 일단 지난해 준비했던 50억원 수준보다는 많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쌀과 시멘트의 경우 제한된 수량 내에서 지원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수해지원 제의를 받아들인 것은 그만큼 올해 수해가 심각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가 최근까지 보도한 수해 집계에 따르면 올여름 제15호 태풍 ‘볼라벤’ 등으로 수백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주택 1만 5000여 채와 농경지 11만 5000여 정보(1140㎢)가 피해를 봤다. 이런 맥락에서 수해복구 물자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절실한 만큼 남측의 제의를 고민 끝에 수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지원을 받기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남북관계 개선의 제스처를 보여 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이번 수해지원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질 경우 이산가족을 비롯한 인도적 문제와 남북관계를 가로막는 천안함·연평도 사건, 금강산 관광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 간 후속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해난구조대 신병 교육 현장

    KBS 2TV ‘수요기획’은 5일 밤 11시 40분에 ‘지옥훈련, 84일간의 기록 - SSU 해난구조대’를 방송한다. SSU로 불리는 해난 구조대는 천안함 폭침, 성수대교 붕괴, 서해 페리호 침몰 등의 사고 당시 깊은 물 속에서 목숨을 걸고 구조 및 인양 작업을 벌였다. 지원자의 40%는 탈락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신병훈련 코스 해난 구조대의 12주 신병 교육 현장을 공개한다. 경남 창원시 진해 앞바다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 훈련은 기초체력훈련, 바다수영, 스쿠버, 인명구조 등으로 구성된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해군에 지원한 장교와 프로게이머, 어려서부터 전국 1, 2위를 다투던 수영선수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입대한 스무 살 청년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SSU 지원자들의 이야기도 소개한다.
  • 백령도·연평도 관광객 작년보다 20~30%↑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연평도를 찾은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 이후 고사 위기에 놓였던 관광산업이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21일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 1∼7월 백령도를 방문한 관광객은 4만 67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 8797명보다 20.3% 증가했다. 천안함 사건이 일어난 2010년 같은 기간(2만 8942명)에 비하면 61%나 늘어났다. 월별로 보면 5월 1만 696명, 6월 1만 2105명이 백령도를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 8127명, 8018명보다 각각 31.6%, 50.9% 증가했다.특히 국토해양부가 올 하계 휴가철 연안여객선 특별수송기간으로 정한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12일까지 백령도 방문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나 급증했다. 국토부는 거문도와 홍도, 청산도 등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전국 주요 섬 가운데 백령도의 증가율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북한군 포격사건이 발생한 연평도도 휴가철 특별수송기간 동안 관광객 수가 875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630명보다 32%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옹진군의 사활을 건 관광 활성화 정책에 힘입었다. 군은 위축된 관광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백령도와 연평도를 각각 안보관광지로 특화시키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게다가 섬을 찾는 도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여객선 운임을 반값으로 할인해 줬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시론] 한국외교의 구조적 비관론과 신뢰 회복/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시론] 한국외교의 구조적 비관론과 신뢰 회복/봉영식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

    천안함 사건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이어진 2011년 한국 외교의 화두는 북한과 중국을 한 축으로 하고 한국-일본-미국을 다른 축으로 하는 한반도 ‘신냉전’ 시대의 도래였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방한 불필요’ 발언, 일본 민주당 정부 각료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강행으로 이어진 2012년의 화두는 ‘신냉전’ 체제의 내부 균열이라 할 수 있다. 그 어느 때보다 한·미·일 간의 공고한 안보공조체제가 요구되지만 극단으로 치닫는 최근의 동북아 상황은 한국외교의 비전 부재와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감소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입장과 이익을 주장하고 이해를 구하려면 무엇보다 한국 외교에 대한 구조적 비관론을 경계해야 한다. 구조적 비관론의 핵심은 한국 외교의 태생적 한계론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조건이 한국 외교의 발목을 잡아 한국이 국제정치에서 독창적이고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일견 한국 외교의 기본전제는 자국 이익 추구임을 잊지 말자는 타당한 조언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한국 외교에 대한 소극적· 폐쇄적 태도는 장기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 외교가 국제정치의 구조적 변화라는 큰 파도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그 변화의 파도를 적절히 타고 넘느냐는 외교력은 정부의 능력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외교의 구조적 비관론이 위험한 이유는 일단 자국 외교에 대한 무기력증이 퍼지기 시작하면 외교는 더이상 국익의 대외적 추구 수단이 아니라 국내 정치용 도구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최근의 정치사를 돌아보면 정권 말기에 시도한 ‘충격외교’는 정권의 정통성을 회복하거나 대중의 지지도를 높이는 기대효과를 달성하기보다 공들여 구축했던 대외협력관계만 틀어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 경우가 많다. 1990년대 후반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장담했던 김영삼 정부는 이후 일본 하시모토 정권과 어업협정 개정 샅바싸움에서 어선납포외교에 당하고 아시아 통화위기 때에는 일본 측에 지원을 요청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에도 국민의 정책 지지가 정권 평가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독도 방문 다음 날 아산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3.6%가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지지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 지지도는 6월 31.4%, 7월 28.2%로 떨어지다가 8월 16일 31.5%로 약간 회복했다. 하지만 58% 이상은 여전히 이명박 정부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근 한·일 간 ‘외교전쟁’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가장 효과적인 외교는 기본에 충실한 외교라는 점을 다시 부각시켰다. 외교는 내치의 수단이 아니라 바깥세상(外)과 사귀는(交) 일이다. 모든 관계가 그렇듯 사귐이 깊어지고 지속되는 데 있어 가장 큰 자산은 신뢰다. 이명박 정부는 그간 견지해 왔던 보편주의의 언어로 설명하던 외교정책 기조를 임기 말 들어 한국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급선회해 한국 외교에 대한 신뢰와 정체성의 상실을 초래했다. 한·미동맹을 대북 억지력에 기초한 군사동맹에서 범세계안보에 기여하는 가치동맹으로 격상하고, 북한 인권문제를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인권의 보편적 틀에서 논의했다. 자유시장과 자유무역 원리에 입각해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며 ‘글로벌 코리아’ 외교를 주창해온 이명박 정부는 최근 노무현 정부의 신일본독트린과 비슷한 주권외교로 선회했다. 결국 한국 외교의 지속성과 신뢰에 대한 문제를 야기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2월 대선에서 어느 당이 집권하건 새 정부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편주의에 입각한 한국 외교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노력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과거사·영토 충돌… 한·미·일 vs 북·중 구도 ‘혼돈속으로’

    과거사·영토 충돌… 한·미·일 vs 북·중 구도 ‘혼돈속으로’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아시아 중시 외교정책으로 굳어지던 ‘한·미·일 대(對) 북·중’의 동북아 세력구도가 한·일 간 독도 및 과거사 논란과 중·일 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영토분쟁으로 크게 흐트러지고 있다. 2012년은 공교롭게도 동북아 관련 당사국 모두가 선거나 권력교체를 맞는 해여서 격변 가능성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북한과 중국발 변수가 초점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과거사와 영토 분쟁이 판을 흔들어 놓으면서 동북아 세력판도가 예측불허의 혼돈 국면으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선거와 권력교체 등 당사국들의 국내적 요인이 갈등을 격화시키는 것도 변화의 방향을 가늠하기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가장 난감한 쪽은 미국이다. 한·일 양국과 함께 동북아에서 중국을 봉쇄하려는 ‘기획’이 갈수록 기대를 벗어나고 있다. 첫 단추였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이 무산된 데 이어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기점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악화되는데도 뾰족한 수 없이 “두 동맹국이 잘 해결하길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한·일 양국이 모두 선거를 앞두고 있어 ‘통제’가 힘든 데다 대선을 코앞에 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본인도 선거에 전념하느라 관심을 쏟기 힘든 형편이다. 일본 입장에서도 한국과의 싸움은 득보다 실이 많다. 점증하는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한국과의 관계 강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영토 문제와 관련해 한국, 중국, 러시아 등 3국으로부터 협공받는 모양새는 달가울 리 없다. 그러면서도 일본 정부는 올가을로 예상되는 총선 때문에 강경 일변도로 갈 수밖에 없다. 한국도 일본과의 관계악화가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하지만 적반하장격인 일본의 태도에 국민 감정이 격앙돼 있는 데다 임기 말 대통령의 레임덕 피하기와 대선이 겹쳐 있어 쉽게 발을 빼기 힘든 상황이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아직 미·일의 협력이 필요한 중국도 이들과의 관계 악화는 유리할 게 없다. 그러나 빈부격차 심화와 부패 만연 등에 따른 내부적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에는 민족 감정만큼 좋은 게 없다. 더욱이 천안함·연평도 사건 이후 미·일 쪽으로 급속히 기울었던 한국을 끌어당기면서 한·미·일 동맹 구도를 흔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북한 입장에서도 물론 한·미·일 동맹이 흐트러지는 게 유리하다. 한·일 간 갈등 국면이 한국 대선 이후로까지 이어진다면 소원했던 남북관계를 자연스럽게 복원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한·일, 중·일 갈등을 활용해 북·일 관계와 북·중 관계에서 실리를 챙길 수도 있다. 반면 ‘갈등의 주연’에서 조연으로 전락하면서 동북아 정세에서 지렛대 역할을 잃는 일은 북한으로선 피하고 싶은 대목이다. 물론 선거와 권력교체가 완료되면 기존 ‘한·미·일 대 북·중’의 구도로 복원력이 가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아직은 우세하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만 봐서는, 복원되더라도 천안함·연평도 사건 이전 수준 정도에 그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나아가 한·일 양국 선거에서 정권이 교체되는 경우 복원력이 거의 힘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한국에서 북·중에 보다 우호적인 정권이 등장하거나 일본에서 한국에 보다 강경한 정권이 등장할 경우를 말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한·중 수교 20주년…상생의 미래를 열자] “탈북자·동북공정 등 韓中 살얼음… 對中정책 새 비전 필요”

    [한·중 수교 20주년…상생의 미래를 열자] “탈북자·동북공정 등 韓中 살얼음… 對中정책 새 비전 필요”

    한·중 관계는 지난 20년간 비약적 발전을 이뤘지만, 북한을 둘러싼 이견과 탈북자 문제, 과거사와 영토·영해 관할권 갈등, 영사 문제 등이 도사리고 있어 정치·외교 관계에서는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위기관리 체제 구축, 소통 강화 등 장기적인 대중(對中)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한·중 관계는 지난 20년간 3단계로 변화했다.”고 평가한 뒤 “수교 초기인 노태우·김영삼 정부에서는 우호적 상승기였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안정기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합의에도 불구하고 양국 관계는 급격히 하강 국면을 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한·미 동맹을 앞세운 안보 이익과 경제 이익 간 불일치, 남북 관계 악화 등이 양국 관계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중은 1992년 수교 이후 정상회담만 30여 차례, 외교장관회담은 100여 차례나 했을 정도로 고위급 교류가 늘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한·중 관계는 폭발적으로 확대된 경제 등 교류협력에 힘입어 2008년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관계가 격상됐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태를 둘러싼 한·중 간 이견, 동북공정과 이어도 관할권, 탈북자 강제북송, 불법조업 문제에 이어 최근 북한인권 운동가 김영환씨 고문 논란 등으로 상호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흥규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는 “교류 증가 등 구조적 차원에서 보면 한·중 관계는 긍정적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보다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상호 갈등과 분쟁이 격화하는 시기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또 “앞으로 한·중 관계는 중국의 대북 편향적 태도에서 보듯 불확실성이 강화되고 단기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역사 문제와 탈북자 문제, 영해 관할권 문제 등 잠재적 갈등 요인이 남아 있으며 이를 관리할 위기 대응 기제가 미비하기 때문에 정부는 소통 강화 등을 통한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다음 정부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미·중 간 균형외교를 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중 전문가 공동연구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한·중 관계는 짧은 기간에 큰 발전을 했다는 긍정적 결과와 함께 많은 문제점도 노출하고 있다.”며 “북한 문제와 민족주의적 이슈 등 정치·사회·문화적 측면에서 갈등 요인들이 확산되고 있는데, 양국이 합리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기본적으로는 낙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그동안 대중 정책을 포괄적 맥락에서 추진하지 않았기에 일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중 정책을 대북, 대미 정책과 나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외교 정책 전반에 대한 비전과 안목을 가지고, 21세기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대중 관계에서 여론에만 신경 써 사안별로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실리를 추구하는, 방향성 있는 큰 틀의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김미경·하종훈기자 chaplin7@seoul.co.kr
  • 文 “천안함 폭침, 정부발표 믿어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예비 후보가 침몰 원인을 두고 논란이 인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의 발표를 믿어야 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지난 5일 발간한 대담집 ‘사람이 먼저다’에서 ‘강한 안보’를 내세우며 “천안함 침몰의 경우 여러 가지 논란이 있었고 재판도 진행되고 있지만 안보 문제에 대해서는 우선 정부의 발표를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참을성을 가지고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누구든 안보의 중요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안보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면서 “다만 안보에 무능한 세력이 특정 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보수 진영의 종북 논란을 차단함과 동시에 대선 당락을 좌우할 중도파를 흡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 후보는 북핵과 관련, “핵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전제한 뒤 “북한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며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 실험은 남북 간, 북·미 간 합의 위반으로,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압박과 남북이 주도하는 협상이 병행돼야 한다.”고도 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美국방 “전작권 전환 연기 반대”

    미국의 대표적 외교·안보 관련 싱크탱크 중 하나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된 보고서에서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 상황에 따라서는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은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미국내 기류는 ‘연기’ 쪽으로 미 국방부가 2012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따라 CSIS에 의뢰해 최근 작성된 ‘아시아태평양 미군배치 전략보고서’에 따르면, 패네타 장관은 이 보고서의 서두 의견문에서 “CSIS의 분석에서 일부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서 “CSIS 보고서에는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한·미 연합사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한국군이 지휘·통제권 등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는 게 전제돼야 한다는 권고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이미 전작권을 예정대로 이전할 것에 대비해 한·미 연합전투태세에 손실이 없도록 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지난 수년간 우리는 2015년 12월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에 대비하기 위해 전력 재배치를 진행해 왔고 한국 정부의 ‘국방개혁 2020’을 지지한다.”고 했다. CSIS 보고서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이 높아지는 경우에는 전작권 이전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패네타 장관의 언급은 한·미 연합사 해체 등 기존 전작권 전환 계획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그럼에도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가 의회에 제출되는 보고서에 ‘전작권 전환 연기’를 담을 정도로 전작권 전환에 대한 미국 내 기류가 갈수록 부정적으로 흐르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美해병대 추가 한국주둔 주장도 CSIS는 보고서에서 한국군의 서해 대북 방어 능력을 지원하기 위해 미 해병대를 한반도에 추가 주둔시킬 필요가 있으며 미군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방어역량 확충을 위해 패트리어트3(PAC-3)와 고고도방어체계(THADD) 등 첨단 요격미사일시스템을 한반도에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천안함·연평도 사건으로 서해에서 한국 해병의 대응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한국의 고위급 지도층에서도 서해 북방도서 인근에서 한국 해병과의 훈련을 위해 미 해병대를 확충하는 것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두천의 캠프 케이시가 새로운 훈련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 美방위군 배치에 긍정적” 보고서는 또 북한의 도발 위협 등을 감안해 제2보병사단 예하 포병여단의 캠프케이시 북쪽 배치, 전투헬기 부대의 한반도 복귀 등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미 주방위군 여단의 한국 내 순환배치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반도가 통일되는 등 긴장이 완화하는 경우에는 비상시 미국 민간인의 대피작전 등을 위한 최소한의 주한미군 병력(1만명 미만)만 유지하고, 군산 공군기지 등도 폐쇄할 수 있다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백령도 천안함 침몰지 ‘추모 부표’ 설치

    2010년 3월 천안함이 침몰된 백령도 연하리 인근 2.5㎞ 해상에 주황색의 위치표시 부표가 설치됐다. 백령도를 방문하는 추모객들이 천안함 침몰 지점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인천 옹진군은 2010년 9월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최종보고서에서 밝힌 천안함 침몰 지점(북위 37.929도, 동경 124.601도)에 부표를 띄웠으며 국립해양조사원과도 협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가로 60㎝, 세로 90㎝, 높이 240㎝ 크기의 스티로폼 재질로 만들어진 부표는 해수에 의한 부식을 막기 위해 선박용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재질로 감싸졌다. 양가지형 앵커를 매달아 바다 밑 뻘에 고정했다. 부표 위에는 태양등을 부착, 낮 동안 태양광 에너지를 충전해 야간에 불빛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이 있는 백령도를 찾는 추모객들이 늘고 있어 침몰 지점을 정확히 표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시론] 장병 정신교육은 시비대상 아니다/여영무 전 언론인·남북전략연구소장

    [시론] 장병 정신교육은 시비대상 아니다/여영무 전 언론인·남북전략연구소장

    최근 국내 정치경제 상황은 매우 긴박하고 혼란스럽다. 12월 대선을 앞둔 여야의 힘겨루기와 대통령 친인척들의 잇따른 부정·비리 연루, 종북 인사들의 국회 입성 등으로 말미암은 국가 정체성 훼손, 통진당 내 선거부정 등으로 국가 기강이 심히 흔들리고 있다. 이런 국정 혼란은 정도의 차이일 뿐 어느 나라에서나 항상 있는 문제들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분단 67년간 북한으로부터 6·25 남침 전쟁을 비롯해 부단하게 침공을 받아 항상 전쟁 위험을 조마조마하게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심각성이 다르다. 북한은 ‘대선의 해’마다 친북과 종북 세력을 키우려고 각종 선전선동과 유언비어를 확산하면서 더욱 맹렬히 나서고 있다. 그들은 올해도 그런 대남 정치공작을 이미 시작했다. 북한의 허위 기만 선전선동에 취약한 세대가 6·25를 겪지 않은 청장년들이다. 수십 년간 일부 세력의 편향 왜곡된 친북·반미 세뇌교육 탓도 크다. 햇볕정책 시기 한 고위 안보관계자는 북한에 대한 대북 적개심보다 조국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강조함으로써 대적(對敵)관을 교묘하게 왜곡하기도 했다. 1980년대 출생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미국과 북한 간 ‘전쟁이 난다면 어느 편에 서야 하느냐’는 물음에 ‘북한 편에 서야 한다’고 답한 신세대가 66%에 달했다. ‘미국 편에 서야 한다’는 응답은 불과 28.1%였다. 퍼주기식 대북 포용 햇볕정책이 젊은 세대들의 대적관을 이처럼 엉망으로 흩트려 놓았다. 국가, 특히 군대의 대적관이 명확하지 않으면 전투력을 최대한 향상시킬 명분이 약하고 유사시 대적 섬멸 의지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 같은 민족이지만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라는 것을 젊은 세대와 국군 장병에게 교육하고 확인시켜야 한다. 북한의 호전 세력이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보장을 위협하는 세력이며 주적이 틀림없다. 지난 60여년간 북한의 행태를 보면 그들은 오늘 웃으면서 대화하다가도 내일 당장 전단(戰端)을 여는 핵을 가진 호전 세력이자 1인 독재국가다. 북한을 단순한 동족으로 여기는 것보다 주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6·25와 천안함, 연평도 포격 같은 기습공격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으며 물샐틈없는 방어 태세를 갖출 수 있다. 군사훈련과 장병을 위한 정신교육은 필요불가결하다. 군대 정신교육의 목표는 장병들에게 누가 주적인가, 대적관을 확실히 하고 직접·간접·국내외적 위해 요소들을 미리 알려 일도 필살의 정신무장을 시키는 것이다. 정신교육은 장병의 국토방위 임무가 조국의 간성으로서 얼마나 숭고하고 성스러운 일인지를 고취하는 목적도 있다. 요즘 대형 출판사들이 안보·전략 관계 서적들을 출판하지 않는 것은 이런 부류의 서적들이 전혀 팔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젊은 세대들의 안보관을 무감각하고 취약하게 하는 또 하나의 충격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실은 안보가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 줄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미래 행불행까지도 좌지우지한다는 사실을 똑똑히 깨달아야 한다. 병자호란과 임진왜란, 그리고 김일성의 6·25 남침 전쟁이 남북분단의 고통을 결정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일각에서 최근 군대 내 장병 정신교육을 위한 안보 강연을 시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안보, 국방, 외교(대북정책)는 미국 등 선진국처럼 초당적이라야 적들이 감히 넘보지 못할 것이다. 튼튼한 안보야말로 적과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최상의 병법이자 손자병법의 으뜸 전략이다. 더구나 지난해 12월 김정일 사망으로 김정은이 3대 세습정권을 승계한 후 최근 강경파 리영호 총참모장이 갑자기 해임되는 등 권력투쟁이 치열하다. 김정은의 후계 권력 기반이 아직 공고하지 못하다는 증거다. 마침 대선까지 겹친 올해 북한이 이런 내부 불안을 바깥으로 돌리고자 또 어떤 무력도발을 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다. 장병 정신교육의 필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다.
  • [사설] ‘안철수 생각’ 행동으로 옮길 계획도 밝혀라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그제 ‘안철수의 생각-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라는 대담집을 내놓았다. 대선 출마 선언으로 읽혀지지만 공식적인 출마 선언 시기는 아직도 알 수 없다. 안 원장은 “4·11 총선이 예상치 않게 야권의 패배로 귀결되면서 나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다시 커지는 것을 느꼈을 때,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제가 생각을 밝혔는데 동의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지지율이 상승세를 탈 경우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겠다는 뜻인 것 같다. 안 원장은 대담집에서 경제민주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 해군기지, 천안함 폭침, 4대강 사업, 대북정책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혔지만 미흡하다. 대담집의 내용을 보면 민주통합당의 노선, 생각과 가깝다. 일단 안 원장 대담집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발간 첫날의 판매기록은 역대 최고치라고 하니 안 원장 측으로서는 성공적이라고 할 만하다. 안 원장은 발간 하루 전날에는 SBS의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 녹화를 마쳤다. ‘힐링캠프’는 모레 방송될 예정이다. 대담집 발간과 TV 출연으로 이어지는 치밀한 홍보전략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에게 밀리자 보다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이해된다. 안 원장은 하루빨리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해야 한다. 주위만 빙빙 도는 수동적, 소극적인 자세여서는 안 된다. 그래서는 국가지도자의 자격이 없다. 대담집만 보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를 제대로 알 수도 없다. 이제는 다른 대선 주자들과 마찬가지로 각론도 자세하게 밝히고, 정책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를 제시해야 한다. 대선은 5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출마 선언을 미적거리는 것은 우유부단하게 보일 수 있고 비겁하게 보일 수도 있다. 검증받는 기간을 줄이려는 꼼수로도 비쳐질 수 있다. 대통령의 꿈을 꾸고 있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앞으로 나와 국민과 언론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 [2012 정치를 말하다-오피니언 리더 50인 설문] 취업난·퇴직 러시… 일자리 정책따라 표심 움직인다

    차기 정부가 주력해야 할 핵심 정책 과제로 ‘일자리 창출’이 1위에 꼽혔다. ‘양극화 해소’ ‘경제성장’ 등 현실적인 생계 문제와 연관되는 정책들이 중요 과제로 부각된 반면, 통일정책이나 재벌개혁 등은 후순위로 밀렸다. ●“일자리 창출 빨리 해결해야” 28.9% 서울신문이 4일 오피니언 리더 50명을 대상으로 대선 주자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건수 90건(복수응답) 가운데 28.9%(26명)가 ‘일자리 창출’을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정책 과제로 뽑혔다. 이어 ‘양극화 해소’ 26.7%(24명), ‘경제성장’ 12.2%(11명), ‘공정사회 구현’ 11%(10명), ‘복지정책’ 8.9%(8명) 등이 5위 내에 올랐다. 일자리 창출은 청년들의 취업대란과 경기불황으로 인한 중년층의 명예퇴직이 증가하면서 생존 문제와 직결, 정권 내내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공정사회·복지정책 뒤이어 여기에 치솟는 전·월세 집값, 고유가 등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대란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터진 유럽발 경제위기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고 중산층마저 위기로 내몰고 있다. 여야가 경제 민주화와 복지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는 것도 이러한 오피니언 리더들의 위기 의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중들의 지적 수준이 높아지면서 대학 반값 등록금 등 교육과 취업 기회의 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공정사회 구현과 복지정책을 강화해야 함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기타 의견이었지만 ‘교육 정책 강국’이 주요 정책의 한 카테고리로 명문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 연루된 민간인 불법 사찰과 대통령 친인척 비리, 정치권의 부정선거 등은 ‘부정부패 척결(4.4%)’ 필요성을 강화시켰다. ●외교·안보·통일 우선순위서 밀려 반면 다소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이거나 추상적인 외교 안보 분야는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특히 연평도 포격사태, 천안함 침몰 사건 등으로 대북 관계가 얼어붙고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통일정책(3.3%)’이 중요하다고 꼽은 리더들은 많지 않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등장과 개방적 사고를 지닌 2030세대들의 사회 활동이 두드러지면서 ‘지역갈등 극복(2.2%)’ 순위도 많이 내려갔다. 특히 민주통합당 등 야권이 강조하는 ‘재벌개혁(1.1%)’은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에 대한 찬반 여론이 팽팽한 데다 ‘대기업 때리기’ 식의 재벌개혁이 서민들의 실질적인 체감 경기를 높이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소통의 장’ 광장의 10년 명암] “특정이념, 권력 독점 못해… 정상국가로 가는 과정”

    “종북세력을 척결하지 않고서는 국가 안정을 얻을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가 이 땅에 뿌리내리도록 기도하자.” 지난달 2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대한민국지키기 6·25 국민대회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명예회장인 조용기 목사가 “종북 척결”을 외치자 2만여명(경찰 추산)의 참석자들은 ‘종북 정당 몰아내자’는 손팻말을 흔들며 환호했다. 이날 행사는 한기총과 애국단체총협의회, 호국보훈안보단체협의회 등 보수단체들이 주관해 열렸다. 보수단체의 목소리가 광장을 채우고 있다. 서울신문이 사용료 징수가 시작된 2004년부터 2012년 6월까지 서울광장 사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북한 정권 규탄’, ‘무상급식 반대’ 등을 주제로 한 보수성향의 집회가 지난해부터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진보단체들의 전유물이었던 광장에서 보수단체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2004년의 경우 보수단체는 서울광장에서 단 두 차례만 집회를 가졌다. 10월 4일 노무현 대통령 규탄과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등을 주제로 열린 ‘국민대회조직위원회’ 행사 등이 그것이다. 2005년에도 ‘북한민주화운동본부’의 행사 등 2건, 2006년 2건, 2007년 0건, 2008년 2건, 2009년 0건, 2010년 1건으로 보수단체의 집회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2011년을 기점으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과 2011년 무상급식 이슈의 영향을 받아 보수단체의 집회는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의 ‘무상급식반대 주민투표서명’ 등 17건에 달했다. 이러한 모습은 올해도 그대로 이어져 6월 말까지 6건의 보수단체 관련 행사가 열렸다. 이재근 참여연대 시민감시팀장은 “2010년 서울광장 사용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꾸면서 보수단체의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관변행사가 대부분이지만 광장이 개방돼 누구든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보수단체들은 “사회가 좌편향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는 “북한 인권과 ‘종북’ 문제가 이슈가 되었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라면서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확실히 추구하는 정당이 집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장에서 보수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민주화에 따라 특정 이념이 더 이상 독점적으로 정치권력을 잡지 못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 군사정권에서 국가가 하던 일을 보수단체가 대행하고 있다.”면서 “국가가 어느 정도 중립성을 갖추고 ‘정상국가’로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민주화로 인해 보수단체들도 의사 표현을 하지 않고서는 자신들의 요구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또 정치이념보다 경제가 더 주요한 화두로 사회에 자리 잡은 것도 보수단체가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이유로 꼽힌다.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학부 교수는 “경제문제가 중요해질수록 이념의 영향은 줄어들게 된다.”면서 “때문에 이념을 중요하게 여기는 보수단체의 불만이 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6·25전쟁과 인구 5000만명 시대/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국민대 겸임교수

    [옴부즈맨 칼럼] 6·25전쟁과 인구 5000만명 시대/김성회 CEO리더십 연구소장·국민대 겸임교수

    한해의 절반이 지났다. 상반기를 되돌아보며 결산하고 하반기의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7월이다. 개인적 결산 외에 국가적 의미에서도 6월 말을 기점으로 되새기고 준비해야 할 연대기적 사건 보도가 잇따라 있었다. 우리나라 인구가 5000만명을 돌파해 세계 7번째 2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 5000만명)에 가입했다는 6월 23일 자 보도와 한국전쟁의 상흔을 되새겨 보는 25일 자 ‘62주년 6·25전쟁 보도’가 그것이다. 6·25는 아직도 종북파 논쟁이 핫이슈가 될 정도로 ‘이념 대치’가 끝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잊혀진 전쟁’이 되어선 안 될 우리 역사의 상처다. 계속되어야 할 관심과 탐구의 대상이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나간다는 점에서 인구 5000만 시대 도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한다. 온고(溫故)의 대상이 6·25전쟁이라면, 지신(知新)은 인구 5000만명 시대 도래였다. 2012년 하반기를 열며 언론의 이 두 가지 보도 태도를 통해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서울신문의 보도는 어떠했는지 살펴보자. 25일 자 1면 사이드로 ‘포화로 한쪽 벽만 남은 가정집’ 사진을 싣고, 2면 전면을 할애한 ‘청소년 57%, 6·25 발발 연도 모른다’라는 국민 안보의식 여론조사 결과, 6·25 소년병 생존자들의 참전명예수당이 12만원으로 재일 학도 의용군의 98만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논란, 이명박 대통령의 6·25 참전국 보은 순방차 콜롬비아 국빈방문 기사를 각각 실었다. 27면에는 6·25 참전용사에게 무공훈장 찾아준 홍성태 예비군 연대장 인터뷰, 한국전 참전 보답차 에티오피아에 교육후원한다는 한양대 기사, 31면에 6·25전쟁과 서울의 한옥 칼럼이 게재됐다. 다른 신문보다 지면 할애의 양적 면에선 앞섰지만, 질적 면에선 아쉬운 감이 있었다. 머리를 짜내고 발로 뛰어 준비한 자체 기획기사, 특집기사보다는 보도자료를 기반으로 한 평면성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남북분단 상황이 오늘날 가지는 의미, 천안함, 연평해전 등 남북관계로 확장해 6·25의 현재적 의미에 대해 심층탐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칼럼이나 기획기사가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6·25는 사설이나 칼럼에서도 우선순위에 밀렸다. 그나마 CEO칼럼에서 ‘6·25전쟁과 서울의 한옥’을 다루었지만, 한옥이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에 그쳤다. 도하 각 신문의 관련 보도 태도 또한 이 궤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사설에서 ‘6·25전쟁 62주년’을 주제로 다룬 신문은 2개사(중앙일보, 한국경제신문) 정도에 불과했다. 국민일보가 관련 칼럼을 다룬 것이 고작이었다. 6·25전쟁이 ‘잊혀진 전쟁’으로 청소년 세대가 그 역사적 의미를 이해하는 것은 고사하고 기억조차 못 한다는 지적이 나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갈수록 이 같은 현상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6·25를 ‘과거 역사책 속 흑백삽화’로 다루거나 무관심한 기성세대와 언론의 책임이 크다. 역사를 되돌아보는 것은 과거에 매몰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미래를 준비하는 새 패러다임으로 주목할 역사적 사건은 대한민국 인구 5000만명 돌파였다. 서울신문은 발 빠르게 ‘메이저 코리아, 고령화가 덫’이란 제목의 커버스토리를 다뤘다.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20-50클럽에 가입하는 의미와 대처방안에 대해 공격적으로 지면을 편성해 1, 2, 3면을 할애하고 심층적으로 보도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인구 5000만명 시대의 빛과 그림자에 대해 다양하고 깊게 조망하고 의미와 추정에 얽힌 뒷이야기를 함께 소개해 ‘재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노력을 읽을 수 있었다. 고령화·저출산의 문제, 경북 군위군의 성공사례 등을 이론적 측면에서부터 실제 성공사례까지 다루는 전방위적 보도도 눈길을 끌었다.
  • [커버스토리] FX기종 검증 단 3개월…전문가 “최소 4~5년 장기전략 필요”

    [커버스토리] FX기종 검증 단 3개월…전문가 “최소 4~5년 장기전략 필요”

    올해 계약을 목표로 14조원 규모의 외국산 무기 도입이 추진됨에 따라 이 사업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올해 국방예산이 32조 9576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액수의 투자에 국민의 혈세가 과연 적절히 쓰이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대체로 육군 대형공격헬기 사업과 해군의 해상작전헬기 사업의 시급성에는 동의하지만 차기전투기(FX) 사업은 지나치게 성급히 추진하는 감이 있다고 평가한다. 이는 후보기종이 검증되지 않았고 짧은 시험평가 기간에 따라 졸속평가가 이뤄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비효율을 줄이기 위해 군이 아닌 민간 차원의 경영진단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 육군이 운용하고 있는 AH1S/F(코브라) 공격헬기의 경우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10년 이상 교체 필요성이 거론돼 왔다.”면서 “이 같은 사정은 해상헬기도 마찬가지”라고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논란의 핵이 되고 있는 차기전투기 사업에 대해 방위사업청은 재입찰 공고를 통해 다음 달 5일까지 2개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다시 받기로 했다. 지난 FX 1차 사업 때는 F15, 라팔, 유로파이터, 수호이35 등 4개 기종을 19개월에 걸쳐 가격협상과 시험평가를 실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10월까지 시험평가를 마치려면 평가할 기간이 1개 기종당 3.5주에 불과하다. 최종건 연세대 교수는 “8조원 정도 규모의 큰 사업이면 4~5년 정도 시간을 가지고 진행해야 한다.”며 “현 정부는 지난 2010년 전임 정부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 3차 예산을 삭감했다가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부랴부랴 2016년에 새로운 기종을 도입한다는 초고속 일정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우리 정부가 절충교역 등 기술이전에 대한 의지보다는 한·미동맹 체제하에서 미국산 무기 구입에 치우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양욱 연구위원은 “차기전투기 사업의 문제는 후보 기종들이 모두 개발 중인 것으로 실전배치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예비역 공군 준장 출신인 이희우 충남대 종합군수체계연구소장은 “군이 스스로의 비효율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은 부족하므로 민간 컨설팅 전문회사에서 군수분야를 진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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