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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재 전 차관 “조윤선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보고 받았을 것”

    조현재 전 차관 “조윤선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보고 받았을 것”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014년 6월 퇴임 직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직접 봤다”고 폭로한 적이 있다. 이 때 청와대로부터 블랙리스트를 직접 받아온 인물이 당시 조현재 전 문체부 제1차관이었다. 조 전 차관은 “2014년 블랙리스트를 제게 건낸 김소영 문화체육비서관(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실 소속)이 (블랙리스트를) 정무(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실)에서 만들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 전 차관은 지난 29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2014년 6월 초 청와대로부터 블랙리스트를 받은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조 전 차관은 “2014년 6월 초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에서 근무하던 김소영 문화체육비서관이 저에게 A4 두 장짜리로 돼 있는 명단을 전달해 줬다. 그래서 유진룡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하고, (김 비서관이) ‘이 명단에 있는 사람들한테는 문체부에서 지원이 안 가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블랙리스트를 받은 문체부는 회의를 열고 청와대의 지시가 문체부의 문화 육성 정책과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청와대는 명단에 있는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지원을 하지 말 것을 재차 요구했다. 그러자 문체부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서 향후 청와대에서 같은 내용의 요청이 왔을 때 ‘완곡하게 거절’하는 모양새를 갖췄다는 것이 조 전 차관의 설명이다. 그런데 조 전 차관에게 블랙리스트를 건넨 김 비서관이 2014년 6월 말쯤 연락을 해와 “그것(명단)을 폐기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전 차관은 “그 이후에 유 전 장관이 물러나고 새로운 장관(김종덕)이 오고 했는데 이 TF에 참여했던 1급(실장급) 공무원들, 새로운 장관한테 1급들 사표를 받았는데 특히 여기 TF에 참여했던 1급들 3명이 결국은 나중에 사직당하게 된 그런 배경도 이와 관련이 돼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유 전 장관은 이 블랙리스트의 배후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현 문체부 장관)을 지목했다. 조 장관이 민정수석에 임명된 시점은 2014년 6월 중순쯤으로, 블랙리스트가 문체부에 전달된 같은해 6월 초보다 늦은 시점이다. 하지만 정무수석비서관실에서의 블랙리스트 작성이 조 장관의 정무수석 임명 전 일이라 할지라도 임명 후에는 이 명단의 존재를 알았을 것이라는 것이 조 전 차관의 의견이다. 그는 “조윤선 장관은 아마 6월 초에는 정무수석을 하지 않은 걸로 기억하고 있다. 6월 중순쯤 온 걸로 알고 있다. 제가 (명단을) 받아온 거는 6월 초니까 (임명) 초창기 때 그거(블랙리스트)는 모를 수가 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명단이) 많이 만들어진 것은 아마 2014년 말이나 지난해 초로 기억한다”면서 “그러면 (블랙리스트 관련) 보고를, 상식적으로는 보고를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 명단에는 청와대 눈 밖에 난 9473명의 문화·예술인들의 명단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차관은 블랙리스트 작성 전에도 청와대가 문화계 쪽 일에 대한 간섭이 잦았다고 폭로했다. 아래는 그가 밝힌 사례. “2013년 12월에도 CJ엔터테인먼트가 만든 ‘변호인’이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그 영화에 대해서 청와대 김기춘 실장이 굉장히 화를 많이 냈다고 이야기 들었고요. 그래서 CJ에서 만든 거지만 저희 문체부가 모태펀드에다가 투자를 해서 거기에서 자금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청와대로부터) ‘모태펀드에서 CJ 영화 투자하는 쪽에 지원을 하지 말아라’, ‘CJ 쪽에 규제를 많이 하라’이런 압력을 많이 받았고요. 여기 전주국제영화제가 이제 독립영화제입니다. 거기에 ‘천안함 프로젝트’라는 독립영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여러 영화들하고 같이 상영이 돼서 그게 좀 이슈가 돼서 그때 당시에 제가 참석하기로 돼 있었는데 그 부분도 이제 청와대에서 참석을 하지 말도록 종용을 했습니다마는, 저희는 그래도 독립영화제를 좀 육성하는 그런 정책을 펴고 있었기 때문에 청와대 반대를 무릅쓰고 참석을 한 그런 적도 있고요.”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백령도·연평도가 수도권?… ‘규제’묶여 기업유치 장애

    “백령도와 연평도가 수도권이라니 말이 됩니까.” 조윤길 인천 옹진군수의 지속적인 비판이다. 인천항에서 178㎞나 떨어진 서해 최북단으로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백령도와 북한으로부터 피격된 연평도 등이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적용을 받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항변이다. 옹진군 관계자도 29일 “지도만 펼쳐 놓고 봐도 백령도가 수도권으로 묶여 있다는 것은 난센스”라며 “기업 유치에 장애가 많다”고 했다. 강화군도 행정구역상 인천시에 속한다는 이유로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제를 받는다. 여기에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문화재보호법’, ‘국토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촘촘한 법 그물이 추가된다. 1982년 수도권정비법 제정 이후 1980년 9만명을 넘었던 강화군 인구는 6만 8000명으로 줄었고, 옹진군은 3만 8000명에서 2만 1000명으로 감소했다. 지역 경제가 침체하고 마을이 낙후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한국개발연구원이 지자체 244곳의 낙후도를 조사한 결과 강화군은 116위, 옹진군은 76위였다. 두 군은 수도권 규제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수차례 정부에 건의했다. 정부는 대체로 이런 지적에 공감하지만, 두 군을 수도권에서 제외하면 경기 동북부 지역 해제 요구도 거세질 것이라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열린세상] 탄핵 가결 후 한국의 외교·안보가 갈 길/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탄핵 가결 후 한국의 외교·안보가 갈 길/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혼돈의 국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악화되는 경제 못지않게 외교·안보의 현재와 미래가 걱정이다. 대통령의 권력은 5년이라는 시간의 제한이 있지만 평화롭고 안전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중단 없이 전진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이 처한 막중한 외교·안보의 과제는 무엇인가? 첫째 미국에 대한 외교를 보자. 한국의 안보를 공동으로 책임지는 미국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로 새로이 바뀐다.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일본의 아베 총리는 만사 제쳐 두고 미국으로 날아갔다. 미·일 동맹의 굳건한 기반을 현지에서 확인하고 귀국하자마자 2조원에 가까운 미국의 새로운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시스템을 사겠다고 선물을 안겨 주었다. 일본의 사드 시스템은 고도 600㎞에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이지스함 탑재 SM3 미사일과 대기권 내로 진입할 경우를 대비한 사정거리 15~20㎞의 패트리엇 3 미사일의 2단계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들여오기로 한 신형 패트리엇 3 미사일은 고도 150㎞에서 상대방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어 3단계 방식으로 변하게 된다. 국익을 위해서 가장 먼저 미국의 차기 대통령 트럼프를 만나러 간 일본의 모습을 보며 대한민국의 안보가 걱정스럽기만 하다. 국제 정세는 팽팽 돌아가는데 한국은 국정 혼란에 빠져 불안한 미래가 계속되고 있다. 둘째 대중국 외교는 어떤가. 한국은 미국의 요구로 사드 시스템을 배치하기로 되어 있다. 이 결정이 나오자마자 중국은 ‘갑질’을 하기 시작했다. 화장품 산업에서부터 한류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제동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 계속되고 있는 북한 미사일 발사의 대비책으로 사드 시스템을 배치하겠다는 미국의 주장을 무시할 수 있는가? 미군을 내보내라는 말인가? 북한이 5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을 계속 실험하고 발사하는 동안 6자 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은 무엇을 했는가? 서해에서 꽃게를 불법적으로 훔쳐가고 남해를 돌아 동해에서 수백척의 중국 어선이 오징어를 싹쓸이하는 중국은 과연 강대국의 자격이 있는가? 중국에 항의할 것은 하고 설명할 것을 하는 다방면의 대중외교를 펼쳐야 한다. 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화장품산업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무슨 죄가 있는가? 비열하기 짝이 없는 중국의 작태다. 셋째 국방을 보자. 지난 2년간 중국에 거점을 둔 북한 사이버 해킹 그룹에 의해 중요한 국방정보가 탈취당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대비는 오래전부터 엄중하게 거론되어 왔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는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잊을 만하면 도발하는 북한의 다양한 공격에 국민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도발, 5차례의 핵실험, 2016년만 해도 10회가 넘는 미사일 발사 등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불안하기만 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변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야기된 국정 혼란은 국회의 탄핵 가결에 이어 헌법재판소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제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차분하게 기다리며 국내외 산적한 문제들을 지혜를 모아 헤쳐 나가야 한다. 세계를 다니다 보면 대한민국의 위상이 어떤지 실감케 된다. 국정은 비록 혼란스럽지만 한국이 그동안 이루어 놓은 경제기적은 우리의 어깨를 으쓱하게 했다. 세계와의 경쟁에서 선두권에 올라선 대한민국의 건설, 자동차, 전자, 석유화학, 철강, 조선 등 국가기간 산업이 잘 굴러갈 수 있도록 할 위정자들의 리더십을 국민은 요구하고 있다. 어떻게 쌓아 올린 대한민국의 위상인데 국내 정치의 혼란 때문에 곤두박질치게 할 수는 없다. 통일을 이루어낸 독일 브란덴부르크 앞을 지나가면 사진을 찍어 주는 독일 사람들이 한국 사람임을 알아보며 ‘강남스타일!’ 하며 말춤을 추며 다가온다.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세계 각국이 한국을 위대한 국가로 바라보고 있다. 무게 중심을 잡고 대한민국호라는 배가 안정되게 항진을 계속할 수 있도록 온 국민이 합심할 때이다.
  •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이승만·박정희 ‘독재 표현’ 인색… 北 비판 서술은 2배 늘어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이승만·박정희 ‘독재 표현’ 인색… 北 비판 서술은 2배 늘어

    친일 희석·대한민국 정통성 강화 ‘친일파’ 용어 대신 ‘친일세력’ 표현‘박정희 비상사태 선포 불가피’ 묘사 교육부는 28일 국정 ‘올바른 역사교과서’ 검토본을 공개하면서 ‘균형’을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학생들이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역사관과 올바른 국가관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정부 수립’과 ‘건국절’ 사이의 논란에서 국정 교과서는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을 택했다. 1948년 이후 현대사에 있어서는 종전 검인정 교과서에 비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에 대한 기술을 강화했다. 하지만 가장 관심이 집중됐던 현대사 부분에서 우편향 집필진이 다수 포함된 것을 비롯해 이승만과 박정희의 독재 평가에는 인색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이날 공개한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은 특히 현대사 부분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현대사는 모두 7개 단원으로 구성된 고등학교 한국사에서 가장 마지막인 ‘대한민국의 발전과 현대 세계의 변화’에 들어 있다. 250쪽 ‘대한민국 수립’ 소주제에는 ‘제헌 헌법에 따라 국회에서 이승만과 이시영이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에 선출되었고…대한민국 정부가 구성됨으로써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이 수립되었다(1948.8.15.)’라고 기술했다. 검인정 교과서에 북한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수립’으로 묘사된 반면 남한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표기된 내용을 ‘대한민국 수립‘과 ‘북한정권 수립’으로 고쳐 잡았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강조하고자 북한에 대한 비판은 검정교과서보다 분량이 배 이상으로 늘었고, 비판 강도도 세졌다. 북한의 3대 세습과 핵개발, 천안함 피격을 비롯한 북한의 실태와 도발 행위 등에 대한 서술이 강화됐다. 반면 친일 관련 서술은 줄었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는 ‘친일파’라는 용어 대신 ‘친일세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교육부는 “친일 반민족 행위를 별도 소주제로 편성해 친일 부역자의 명단과 친일 부역 행위를 상세하게 서술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검정교과서에서 “친일파가 광복 후 청산되지 못하고 반공을 내세우면서 다시 등장해 군과 경찰, 정·관계의 요직을 차지했다”고 한 것이 국정교과서에는 빠졌다. 다만 국정교과서는 비무장 독립운동을 다루는 ‘외교 독립·선전 활동의 전개’와 ‘일제에 맞선 여성운동가’를 소주제로 소개하며 영화 ‘암살’의 실제 주인공인 남자현 열사 등을 싣는 등 다양하게 다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공체제와 이승만의 장기집권’에서는 이승만 정부 때의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고, 마지막 부분에 ‘이승만 정부의 독재 때문에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있었다’는 언급을 하는 데에 그쳤다. 이승만 정부가 반민특위 활동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결과적으로 친일 잔재 청산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검정 교과서 내용은 배제됐다. 박정희 정권에 대해서는 기술이 늘었고,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표현들이 감소했다. 유신 체제의 경과와 긴급조치권, 국민투표 부의권, 국회해산권 등 막강한 권력이 부여됐다는 점을 서술했지만,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한 독재체제였다’ 정도로 평가에 인색했다. ‘1971년 12월 반공을 강조하며 정권을 유지하던 박정희 정부는 국가 안보를 최우선시하며 “일체의 사회불안을 용납하지 않는다”라는 담화를 발표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265쪽)라면서 마치 ‘비상사태 선포가 불가피했다’는 식으로 표현했다. 앞서 검정교과서는 5·16 군사정변에 대해 ‘민주화를 지향한 4·19 혁명 정신이 사실상 부정되었다’(천재교과서)는 평가와 함께 군복을 입은 박정희의 사진을 함께 실었다. 그러나 국정교과서에서는 사진 자료로 서울 도심에 나타난 (쿠데타) 주도 세력의 탱크 모습을 실었다. 교육부는 앞서 검정교과서에 관해 “성과보다 부작용을 지나치게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국정교과서 ‘대한민국 수립’ 강조하고 北체제 비판 서술 대폭 보강

    국정교과서 ‘대한민국 수립’ 강조하고 北체제 비판 서술 대폭 보강

    28일 공개된 국정 역사교과서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기술하며 건국 과정의 정당성을 강조한 점과 북한에 대한 부정적 서술을 강화한 점이다. 특히 북한 체제 비판과 관련한 내용은 분량 면에서도 현행 교과서 보다 배 이상으로 늘었고 기술도 상당히 구체적이다. 특히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아닌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해 ‘뉴라이트’의 시각을 반영, 우편향 논란을 촉발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뉴라이트란 2000년대 들어 ‘새로운 보수’를 지향한다며 등장한 세력으로, 그동안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이라고 주장해왔다. 또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와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대해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저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총 7개 단원으로 구성된 고교 한국사에서 현대사 부분은 제일 마지막인 ‘대한민국의 발전과 현대 세계의 변화’에 등장한다. 국정 한국사 교과서는 250쪽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소주제에서 ‘제헌 헌법에 따라 국회에서 이승만과 이시영이 각각 대통령과 부통령에 선출되었고, 광복군 지도자 이범석을 국무총리로 하는 내각이 조직되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구성됨으로써 대한민국 임시 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이 수립되었다’고 기술했다. 현행 검정교과서에 ‘이승만 대통령은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을 국내외에 선포하였다’(천재교육 308쪽), ‘이승만 대통령은 곧바로 내각을 조직하고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을 국내외에 선포하였다’(금성출판사 370쪽) 등 ‘정부 수립’이라고 돼 있는 표현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고친 것이다. 대한민국 수립 혹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에 이르는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도 국정과 현행 검정은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현행 교과서는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이라는 소단원에서 ‘총선거에는 김구, 김규식 등 남북 협상에 참여한 정치 세력이 통일 정부 수립을 요구하며 불참하였다. 좌익 세력도 제주도를 비롯하여 전국 각지에서 단독 선거 반대 운동을 벌였다’(천재교육 308쪽), ‘유엔에서 남한만의 단독 선거를 결정하자 좌익 세력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단독 선거 반대 투쟁이 일어났다’(비상교육 351쪽) 등의 혼란상이 묘사돼 있으나 국정 교과서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현행 교과서에는 정부 수립을 전후한 진영 간 갈등 사례도 별도 소주제로 등장한다. 이 가운데 제주 4·3 사건에 대해 현행 교과서는 ‘1948년 4월 3일 제주도에서는 남로당 제주도당의 주도 아래 남한만의 단독 선거 반대와 통일 정부 수립을 주장하는 무장 봉기가 일어났다…미군정은 경찰과 군대를 동원해 무력 진압에 나섰다. 이후 무장 봉기 세력과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 과정에서 수만 명의 무고한 제주도민이 희생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천재 309쪽), ‘이승만 정부는 군인과 경찰, 우익 단체들을 동원하여 대규모 진압 작전을 벌였다.진압과정에서 2만 5000명 이상의 주민들이 희생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금성출판사 369쪽) 등 비교적 상세한 기술과 함께 수만명의 제주도민 피해, 이승만 정부의 무력 진압 등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국정 교과서에는 ‘1948년 4월 3일에는 5·10 총선거를 반대하는 남로당 제주도당의 무장봉기가 일어났다. 1953년까지 지속된 군경과 무장대 간의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많은 무고한 제주도 주민들까지 희생되었다. 이로 인해 제주도에서는 총선거가 제대로 실시되지 못하였다’(250쪽)라고만 짧게 기술했다. 여수·순천 10·29 사건에 대한 서술도 뉘앙스 차이를 보인다. 검정교과서는 ‘이승만 정부는 제주도에서 일어난 무장 봉기를 진압하기 위해 여수와 순천에 주둔 중이던 국군을 파견하려 했다. 이때 부대 내에 있던 좌익 세력들이 제주도 출동 반대,통일 정부 수립 등의 구호를 내세우며 반란을 일으켰다. 정부는 여수·순천 지역의 반란을 진압하는 동시에,군대 내 좌익 세력을 몰아내는 숙군 작업을 강화하였다. 1948년에는 좌익 세력의 활동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 아래 국가 보안법을 제정하였고, 이듬해에는 국민보도연맹을 조직하였다’(천재 309쪽)고 썼다. 하지만 국정 교과서에는 ‘대한민국 수립 직후인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하고 있던 국군 제14연대 내 좌익 세력이 제주도로 출동하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반란을 일으켜 여수·순천 지역을 점령하였다.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반란군을 진압하였다’(250쪽)라고 기술했다. 6·25 발발 당시의 서술과 관련해 현행 검정교과서는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이 38도선을 넘어 기습 남침하였다.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되었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피난길에 올랐다’(천재 313쪽), ‘인민군은 1950년 6월25일 남침을 강행하였다’(금성 378쪽) 등으로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국정 교과서는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은 38선 전역에서 불법적으로 기습 남침하였다. 북한군은 치밀하게 준비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불과 3일만에 서울을 점령하였고 7월말에는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왔다’(254쪽)고 서술, ‘불법적인 기습 남침’을 강조했다. 6·25 전쟁의 피해와 영향을 서술한 부분에서도 시각 차이가 드러난다. 현행 교과서는 ‘전쟁으로 민족 공동체 의식이 약해졌으며 서로 불신하고 적대하는 감정이 깊어지는 가운데 한반도의 분단 체제가 더욱 공고해져 갔다…전쟁 이후 반공은 한국 사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가 되었으며 정부는 국가 보안법을 개정하고 반공 교육을 강화하였다’(천재 314쪽), ‘각지에서 발생한 민간인 희생은 이후 남북한 주민이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을 갖게 되고 더 나아가 분단이 굳어지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금성 381쪽) 등 민간인 피해나 그로 인한 분단 고착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국정 교과서는 ‘전선이 오르내리는 동안 좌우 이념 대립은 더욱 격화되었는데, 특히 북한이 강압적으로 시행한 점령지 정책은 많은 반발을 샀다. 전쟁을 통해 국민들이 경험한 공산주의 실상은 전후 한국 사회에서 반공 이념이 자리잡게 된 배경이 되었다’(256쪽)고 기술, 이승만 정부의 반공주의 배경을 설명하는 데 방점을 뒀다. 국정 교과서는 ‘북한의 3대 세습 독재 체제와 남북한 관계’라는 별도 소단원 아래 김일성 독재 체제의 구축, 3대 세습 체제 형성, 탈북자와 인권·이산가족 문제, 북핵 위기와 북한의 대남 도발,평화 통일의 노력 등 5개 주제를 자세히 기술했다. 4페이지 분량으로 현행 교과서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분량이다. 김일성 독재 체제 구축과 3대 세습 체제 형성까지의 기술 역시 현행 교과서는 약 8줄에 불과하지만 국정 교과서는 한 페이지를 할애해 김일성이 권력을 장악해 나간 과정, 3대 세습 체제 형성 과정을 자세히 기술했다. ‘김일성은 소련파와 연안파 등 반대파들을 차례로 제거하여 1인 독재 권력을 강화하였다’ ‘중소 이념 분쟁을 이용하여 사상, 정치, 경제, 군사, 외교에서 주체를 명분으로 내세워 수령 독재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였다’ ‘분야별 자주 노선 주장들을 1960년대 후반부터 주체사상으로 집대성하면서 김일성 독재를 이념적으로 정당화하였다’ ‘장남인 김정일을 후계자로 최종 선정함으로써 유례가 없는 부자 세습 체제를 구축하였다’ ‘유일사상 체계확립 10대 원칙을 세우고 김일성을 신격화하기 위한 우상화 정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였다’ 등의 서술이 대표적이다. 북한 인권에 대한 비판적 기술도 상당히 늘었다. 현행 검정교과서는 ‘언론과 종교 활동 제한, 여행 거주 이전의 자유 억압,정치범 수용소 운영, 공개 처형 등의 인권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천재 356쪽) 정도로 언급했다. 금성교과서의 경우 ‘북한은 ’우리식 인권‘을 내세우며 개인의 자유보다는 전체 조직을 위한 공민의 의무를 강조하고 물질적 보장이 인권의 가치로서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등 북한이 인권을 제한하는 이유를 북한 입장에서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정 교과서는 한 페이지에 걸쳐 북한의 인권 탄압, 반인륜적 통치 방식, 유엔의 북한 인권 결의안 채택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또 2008년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기술 외에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서는 ‘2010년 3월26일 서해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한국 해군의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공격을 받아 40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되었다. 2010년 11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으로 군인과 민간인이 사망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상세히 기술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 공개된 국정교과서…‘대한민국 수립’ 보수 진영 주장 내용 그대로

    오늘 공개된 국정교과서…‘대한민국 수립’ 보수 진영 주장 내용 그대로

    국정 중학교 역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현장 검토본이 28일 공개됐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학교 역사 1·2, 고등학교 한국사 등 총 3종의 국정 교과서 현장 검토본을 공개했다. 이 부총리는 “올바른 역사 교과서는 학생들이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는 역사관과 올바른 국가관을 가질 수 있도록 심혈을 기해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비밀에 부쳐졌던 집필진 31명의 명단도 이날 함께 공개됐다. 대표 집필자로 이미 공개됐던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선사, 고대) 외에 한상도 건국대 사학과 교수, 이민원 동아역사연구소 소장, 김권정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이상 근대),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이상 현대) 등이 포함됐다. 현장 검토본에 따르면 대한민국 건국 시기와 관련해 현행 교과서에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고 돼있던 표현은 ‘대한민국 수립’으로, ‘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수립’이라는 표현은 ‘북한 정권 수립’으로 수정됐다. 이외 6·25가 북한의 불법 남침임을 분명히 서술했으며 북한의 군사도발, 인권문제, 핵개발 등에 대한 서술도 소주제로 구성해 대폭 늘렸다. 천안함 사건도 ‘북한에 의한 천안함 피격’으로 도발 주체를 명확히 표현했다. 역대 정부와 관련한 서술은 산업화 시기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상에 대한 긍정 내용이 늘어났다. 교육부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역대 정부의 공과를 균형있게 기술한다는 편찬기준에 따라 교과서를 집필했다고 밝혔지만 일부 내용에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수립’ 표현이나 경제개발계획, 새마을운동 등 산업화 시기 긍정 측면을 부각한 기술 등은 모두 뉴라이트 등 보수진영에서 주장했던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어서 치열한 논쟁이 예상된다. 현장 검토본은 국정 역사교과서 전용 웹페이지(http://historytextbook.moe.go.kr)에 이북(e-Book) 형태로 다음달 23일까지 4주간 공개된다. 의견을 내려면 휴대전화나 공공 아이핀으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며, 제출된 의견은 공개되지 않는다. 한편 교육부는 의견 수렴이 끝나는 다음달 23일까지 국정 역사 교과서의 향후 현장 적용 방안을 결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948년 대한민국 수립’ 기재… 뉴라이트 ‘건국절’ 개념 사실상 수용

    ‘1948년 대한민국 수립’ 기재… 뉴라이트 ‘건국절’ 개념 사실상 수용

    5·16 ‘군사 정변’ 표현 그대로 사용 경제성장 시기별 서술로 늘어날 듯 北 3대 세습 비판·인권 심각성 담아 천안함 피격·연평도 포격 피해 기술 교육부가 오는 28일 공개할 국정 역사교과서에는 기존의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재될 전망이다. 뉴라이트 진영에서 주장했던 ‘건국절’ 개념을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진보와 보수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5·16은 종전처럼 ‘군사정변’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민주화 운동’과 함께 ‘경제성장’에 대한 기술도 강화된다. 교육부는 60쪽 분량의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 기준을 25일 공개했다. 편찬 기준은 교과서 집필 시 유의사항을 담은 이른바 ‘집필 가이드라인’이다. 교육부는 이날 공개한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역사과 교과용 도서 편찬 기준(안)’에서 ‘역사적 사실을 오류 없이 서술할 수 있도록 학계의 최신 학설을 충실히 소개해야 하며, 편향성을 지양하도록 서술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가장 첨예한 논란이 된 대한민국 건국 시기와 관련해 ‘정부 수립’ 대신 ‘대한민국 수립’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중학교 역사교과서 편찬 기준에는 ‘대한민국의 수립과 6·25 전쟁의 전개 과정을 파악한다’는 성취기준이 나온다. 편찬 방향으로는 ‘대한민국 수립 과정을 설명하고 대한민국이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과 법통을 계승했음을 서술한다’고 표현했다. 고등학교 한국사 편찬 기준에서도 ‘8·15 광복 이후 전개된 대한민국의 수립 과정을 파악한다’는 성취 기준을 제시해 ‘대한민국 수립’으로 동일하게 기술하게 된다. 경제 성장 서술은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 주도의 경제 개발 계획을 기반으로 이룩한 경제 발전의 과정과 그 성과를 시기별로 서술(고등학교 기준)한다. 오늘날 세계적 경제 대국으로 도약한 사실을 서술하도록 했다. 5·16과 관련해서는 미화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종전과 마찬가지로 ‘군사 정변’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했다. 북한과 관련해 북한의 3대 세습 체제를 비판하고 핵과 인권, 북한 이탈 주민 문제 등 최근 북한 동향의 심각성에 관해서도 서술하도록 했다.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등도 내용과 함께 피해상도 기술하도록 했다. 독도 문제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의 허구성과 일본의 역사 왜곡 실태·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독도가 우리의 고유 영토로서 분쟁 대상 지역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밝히도록 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전시체제하에서 일제가 펼친 억압 정책을 징용, 징병,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등의 사례를 조사해 파악한다’는 성취 기준을 내세웠다. 교육부는 애초 오는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과 함께 편찬 기준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의원들이 법원에서 집필 기준 공개 판결을 내린 만큼 바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날 편찬 기준을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조국의 수호신’ 연평도 희생장병 넋 기린다

    해병대 주관 대전현충원서 열려 서방사 지휘소 통합훈련도 실시 해병대사령부는 23일 대전현충원에서 연평도 포격 도발 6주기 추모행사를 거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조국의 수호신으로 영원히 살아 숨쉬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행사에는 북한의 포격 도발 당시 전사한 고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의 유가족과 전상자, 참전장병, 이상훈 해병대사령관 등 200여명이 참석한다. 행사는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영상물 상영, 헌화·분향, 추모사, 추모공연 등의 순서로 진행되며 본 행사에 앞서 현충탑 참배와 전사자 묘역 참배가 이뤄진다. 추모공연은 서 하사의 모교인 문성중 학생들의 추모헌시 낭독, 해병대 군악대 중창단 합창 등으로 꾸며진다. 연평도 포격 도발과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을 통합한 ‘서해 수호의 날’이 제정되면서 지난해까지 정부 행사였던 연평도 포격 도발 추모식은 올해는 해병대 주관으로 열린다. 해병대는 앞서 지난 16일 문 일병의 고향인 군산에서 흉상제막식을 진행했다. 해병대는 11월 한 달을 ‘해병대 전승의 달’로 지정, 지휘관 특별 정신교육을 하고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가 주관하는 통합훈련을 실시한다. 통합훈련은 서방사를 비롯해 백령도 해병대 6여단과 연평부대 등 서북도서 부대가 참가해 화력도발과 기습상륙, 무인기 도발 등 북한군의 다양한 도발을 상정해 실시하는 지휘소 훈련이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사설] “불행한 국무위원 나오지 않기를”

    박근혜 정부의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류길재 북한대학원대 교수가 최순실 국정 농단과 관련해 “정말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시국 참회’라는 제목으로 “저와 같이 불행한 국무위원이 다시는 이 땅에서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썼다. 또 “아이들이 ‘대통령 퇴진’을 외쳐야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국민이 국가를 걱정하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류 교수는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그럴 수 있다고 확신하는 밤”이라고도 말했다. 지난 주말 100만명의 촛불 민심을 TV로 지켜본 현 정부 국무위원 출신의 첫 반성문이다. 179자짜리 짤막한 글에는 작금의 정치현실에 대한 착잡한 심정을 읽을 수 있다. 최순실 파문으로 박 대통령은 벌써 두 차례나 머리를 숙였고, 금명간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책임을 둘러싼 계파 싸움에 매몰된 새누리당 의원들도 국회의사당 계단에서 사과 이벤트를 갖기는 했다. 하지만 대통령을 보좌했던 국무위원의 참회는 남다르다. 따져보면 류 교수는 2015년 3월까지 만 2년 동안 통일부장관으로 재직했지만 남북관계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나름대로 천안함 폭침에 대응했던 5·24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의 남북관계를 위한 ‘돌파구’까지 구상했지만 정부 내부에서조차 거센 비판을 받았다. 심지어 ‘교류 콤플렉스’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터다. 더욱이 ‘통일 대박’이라는 표현과 ‘개성공단 폐쇄’ 결정마저 최씨의 힘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남북기밀마저 최씨에게 넘어간 판이니 전직 장관으로서 황당할 수밖에 없다. 다른 전·현직 국무위원들도 떳떳할 수는 없다. ‘문고리 3인방’이나 실세 참모들의 벽에 막혔건, 대통령의 기에 눌렸건 간에 헌법 87조 2항에 규정된 국무위원의 소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의 분노를 유발한 공동정범이나 다름없다. 최씨의 국정 농단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식의 해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전직은 차치하고 현 국무위원들은 비상시국에 국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맡은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국록을 받는 공무원의 막중한 책무인 까닭에서다. 대통령이 식물상태인 상황에서 국무위원들이 흔들릴수록 국정 정상화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은 더이상 ‘불행한 국무위원’이 나오기를 원하지도 않고, 참회를 듣고 싶지도 않다.
  • 공공기관 성폭력 예방대책 의무화

    피해 발생땐 재발방지책 세워야… 위기가족 긴급지원 절차 구체화 앞으로 중앙 부처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는 성폭력 예방지침을 의무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성폭력 피해가 발생한 경우엔 별도의 재발 방지대책을 반드시 수립해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15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개정안은 오는 30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공공기관이 연간 1차례 1시간 이상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재난 사고를 겪은 위기가족에 대한 긴급지원 절차를 규정한 ‘건강가정기본법’ 시행령 개정안도 통과됐다. 위기가족 긴급지원은 재난이나 사고를 당해 부양·양육·보호·교육 등 가족기능이 저하된 가족에게 정부나 지자체가 가족 돌봄과 심리·정서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다. 앞으로 누구나 긴급지원이 필요한 가족을 발견하면 지자체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담당 공무원이나 건강가정지원센터 직원은 해당 가족의 거주지를 방문해 긴급지원 여부를 판단한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특별재난으로 분류된 경우가 우선 지원 대상이고, 그 밖에 여가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긴급지원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 그동안 천안함 희생자 가족, 연평도 피격 피해 주민,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유가족 등에 대해 위기가족 지원 서비스가 제공됐다. 여가부 관계자는 “국가와 지자체의 긴급지원서비스 지원 절차와 방법 등을 명시적으로 규정함에 따라 향후 위기가족 발생 시보다 체계적인 지원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美 싱크탱크 “한·미 동맹 위협받지 않을 것”

    對中 정책 변화에 충격은 불가피… 미·중 무역 갈등 속 韓 피해 전망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의 한반도 경제·안보 정책이 급변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의 유력 싱크탱크 전문가들이 기존 정책들이 큰 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도널드 맨줄로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1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서울 롯데호텔에서 주최한 ‘미국 신행정부 정책전망’ 세미나에서 “의회를 누가 장악했든, 백악관에 누가 앉아 있든 한·미 동맹은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의 경우 어차피 수년에 한 번씩 해 왔던 협상”이라며 “단지 미국이 몇 퍼센트를 내고 한국이 몇 퍼센트를 내는지에 대한 협상에 달린 사안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과 관련해 “트럼프 당선자도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수정하면 미국의 입지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과 똑같은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1993년부터 20년 동안(10선) 미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맨줄로 소장은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지역 소위원회 의장을 맡았고 천안함 사태 때는 ‘북한 테러 지원국 재지정 법안’을 직접 내기도 했던 대표적인 ‘한국통’이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신행정부가 고립주의를 지향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현재 미국에서는 고립주의보다는 국제주의가 더욱 지배적인 사고”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대선 후보 시절에 내세웠던 ‘오바마 케어’(건강보험 개혁법) 폐기, 이민 정책 등 강경한 공약들에서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조너선 폴락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적 사안보다 세제 개혁, 인프라 확보, 규제 혁신 등 국내적 안건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대중국 정책 변화에 따른 수출 등 교역 분야의 충격은 피할 수 없다는 점에 한·미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클라우드 바필드 미국 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트럼프가 다른 정책과 달리 무역 정책은 오랫동안 고민해 왔고 스스로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정부는 수개월 안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면서 “미·중 무역 갈등으로 그 사이에 끼인 한국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대중 수출의 상당 부분이 부품(중간재)이기 때문에 두 거인 사이에서 한국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면서 “이 기회에 한·중 FTA를 업그레이드하고 무역 환경이 크게 바뀌는 시대에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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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작 뒤에 숨겨진 사랑(이동연 지음, 평단 펴냄) 불후의 명작을 만든 예술가 15명의 증오와 이별, 집착 그리고 사랑을 한 편의 소설처럼 풀어냈다. 464쪽. 1만 6800원. 네덜란드 행복육아(황유선 지음, 스노우폭스북스 펴냄) 세 아이의 엄마이자 아나운서 출신의 교수인 저자가 우리 가정과 학교가 배워 적용할 수 있는 네덜란드의 행복 육아법을 전한다. 256쪽. 1만 3800원. 2030 인재의 대이동(최현식 지음, 김영사 펴냄) 혼란과 혼돈의 기술혁명 시대에 미래가 요구하는 인재상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260쪽. 1만 5000원.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이언 보스트리지 지음, 장호연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세계적인 테너인 저자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 24곡을 음악적인 설명과 함께 당시의 역사, 사회, 문화를 통해 풀어낸다. 520쪽. 2만 5000원. 천안함의 과학 블랙박스를 열다(오철우 지음, 동아시아 펴냄) 천안함 침몰 참사의 충격과 더불어 전개된 ‘과학 논쟁’의 성격과 구조를 정리하며 증거가 ‘과학적 사실’의 지위를 얻어가는 과정을 파헤쳤다. 536쪽. 2만 5000원. 그대가 곁에 없어 바람에 꽃이 집니다(강원석 지음, 아트네트웍스 펴냄) 공직자 출신의 시인이 사계절의 흐름에 따라 풀어낸 사랑과 그리움에 대한 시편들이 수채화처럼 맑게 펼쳐져 있다. 160쪽. 1만 2000원.
  • [2016 공직열전] 북핵 위협 속 중요성 높아져… ‘꽃보직’ 불리기도

    [2016 공직열전] 북핵 위협 속 중요성 높아져… ‘꽃보직’ 불리기도

    국방부는 외부의 군사적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지키기 위한 최전방 안보부처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증대됨에 따라 군사 안보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지만,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군사외교 업무뿐 아니라 각종 재난과 재해에도 대처하는 사회안전망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국방부는 안보부처의 특성으로 보안을 강조하는 보수적인 업무 스타일이 통용되는 곳이다. 현재 5실 19관 71과·팀에 현역 군인 299명과 공무원 663명이 함께 근무하는 국방부에는 국군기무사령부 소속 100기무부대가 상주하며 보안과 방첩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국방부는 현역 군인들에겐 정책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인사권자의 가까이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 진급이 보장되는 주요 보직들은 ‘꽃보직’으로 불린다. 국방 행정의 중심에서 고급 정보를 접할 수 있고 정책 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국방부 근무는 야전 군인이라면 한 번쯤 꿈꾸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육군사관학교 출신 현역·예비역들이 정책과 전력 등 주요 정책 부서를 장악하고 있어 ‘육방부’라는 꼬리표가 끊이지 않기도 한다. 육군 중심의 국방부 편제하에서 해군과 공군, 해병대는 설움을 겪기도 한다. 미래 안보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국방 개혁과 국방 문민화를 숙제로 남겨 두고 있다. 황인무(60·육사 35기) 차관은 군인 출신답지 않은 정무적 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병 출신인 황 차관은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과 여러 보직에서 근무 인연을 쌓아 왔다. 국방부 살림을 책임지는 황 차관은 2017년 예산 확보에서 정부 전체 예산 증가율보다 높은 증가율의 국방예산을 가져오며 소속 공무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얻었다. 황 차관은 선이 굵고 시원시원하게 맥을 짚는 업무 스타일로 ‘쾌도난마’(헝클어진 삼을 잘 드는 칼로 자른다)라 불린다. 류제승(59·육사 35기) 국방정책실장은 최근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부터 한·미·일의 민감한 군사정책 이슈를 아우르는 역할을 맡아 왔다. 류 실장에겐 생도 시절 동기생 중 1명만 갈 수 있는 독일 육군사관학교에서 유학한 ‘독사’ 출신이라는 말이 훈장처럼 따라붙는다. 류 실장은 독일의 군사 전략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번역할 정도로 군사전략과 정책 분야에 능통한 정책통이다. 류 실장은 황 차관과 육사 동기임에도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 사건 당시 4일간 진행된 남북협상의 극적 타결까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을 옆자리에서 보좌할 정도로 김장수, 김관진 전 장관뿐 아니라 한민구 장관에게도 참모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김학주(59·육사 35기) 군구조·국방운영개혁추진실장은 국방부와 각 군의 운영 구조를 개혁하는 군의 미래 권력을 다루고 있다. 내년 7월 25일까지 한시적으로 존속하는 국방개혁실에서 군 구조와 국방운영 개혁 분야를 추진하고 있지만, 보수적인 국방정책의 특성상 개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작전통이었던 김 실장은 동기 중에 선두그룹으로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을 역임했지만,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감사원 징계 대상에 올라 경징계를 받고 군단장 진급이 3차까지 밀렸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김 실장은 문무를 겸비해 부하들이 잘 따르는 ‘신사’라는 평을 받는다. 아직도 사단장 시절 휘하에 뒀던 사병들이 결혼식 주례를 부탁할 정도로 덕장으로 불린다. 황우웅(58·육사 37기) 인사복지실장은 군 인사와 복지 분야를 관장하면서 꼼꼼한 업무 스타일로 정평이 나 있다. 육군종합행정학교장과 국군복지단장을 역임한 황 실장은 인사 전문가로 불린다. 황 실장은 황희종(57·독학사) 기획조정실장과 마산고 36회 동기다. 고교 졸업 후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7급 공채로 국방부에 들어온 황희종 실장은 40년 가까운 국방부 생활을 거쳐 1급 공무원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최근 국방협력단을 이끌고 성주와 김천 지역에서의 사드 문제를 풀어 가는 데 혁혁한 역할을 해 한 장관의 신임을 받고 있다. 부드러운 첫인상과는 달리 자신의 업무 분야에는 집요한 완벽성을 기하는 ‘독종’으로 평가받는다. 강병주(57·육사 37기) 전력자원관리실장은 합참 전력기획부장과 국방부 전력정책관을 역임한 군 전력 강화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작전 특기 중 전력 파트를 맡은 케이스인 강 실장은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한국형 ‘3축’ 체계인 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체계(KMPR)의 조기 전력화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군의 차기 전력 강화를 위한 중차대한 역할을 맡고 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공무원과 그들의 나라/김상연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공무원과 그들의 나라/김상연 정치부 차장

    10여년 전 한 중진 국회의원이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와서 했던 말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기자들을 모아 놓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미약한 국력으로 이리저리 애쓰는 모습이 무척 고달파 보이더라.” 그때 처음으로 북한 공무원들의 ‘실존’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북한 공무원들은 얼마나 불안하고 아슬아슬할까. 생활 형편은 일반 주민보다 낫겠지만, 단 한번의 실수로 총살형까지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 공무원은 ‘단두대 위를 걷는 금수저’가 아닐까. 우리는 그런 사례를 김정은 정권 들어 부쩍 많이 접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 공무원의 이런 실존적 절박성은 역설적으로 적지 않은 ‘성공’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한·미 군의 첨단 경계를 뚫고 귀신같이 침투해 어뢰로 천안함을 격침시킨 뒤 가뭇없이 달아난 일, 국제사회의 감시와 압박을 무릅쓰고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로켓) 발사를 성공시킨 일 등은 목숨을 내놓고 일하는 북한 공무원들의 절실함이 가져온 결과가 아닐까. 그렇다면 휴전선 너머 대한민국의 공무원들은 어떨까. 한국 국방 당국은 당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최적지가 경북 성주의 성산포대라고 발표했다. ‘최적지’의 사전적 의미는 더이상 적합한 곳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랬던 국방 당국이 불과 79일 만에 최적지는 성주골프장이라고 정정했다. 북한 같았으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중차대한 사안을 이렇게 희화화시킨 책임자는 목숨을 부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코미디 아닌 코미디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았다는 얘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은 사실상 전 국민이 영향권 안에 있어 관심이 많았고, 시행 유예 기간이 1년 6개월로 준비할 시간도 넉넉했다. 그런데 막상 시행됐을 때 유권해석을 해 줘야 할 국민권익위원회는 인력 부족을 이유로 문의 전화도 제대로 안 받고 ‘잠수’를 탔다. 이 역시 북한 같았으면 책임자는 물고(物故)를 당할 수도 있는 중대한 과오다. 그런데도 역시 정부에서 누가 책임을 졌다거나 처벌을 받았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물론 정책 실패를 이유로 사람을 처형하는 비인간적 행태가 정상적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비무장지대(DMZ) 남쪽과 북쪽의 공무원들이 가진 정신 자세가 너무 차이 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지금 이 땅의 공무원들은 다른 직군과의 상대성 면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팔자 좋은’ 시절을 누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테크놀로지의 세례로 일자리가 위협받는 이 침울한 시대에 공무원들은 여전히 철밥통을 껴안고 있다. 막강한 권력으로 민간 위에 군림하면서 갈수록 낯은 두꺼워져서 정책 실패에 책임도 지지 않는다. 임기 말로 접어들자 일손을 놓고 시간 가기만을 기다리는 공무원이 태반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그러면서 이런 행태들을 감시할 언론에 대해서는 보안을 핑계로 취재 장벽을 갈수록 높이 쌓아 올리고 있다. 이 부조리를 대체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나라가 썩어 간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공조직, 즉 공무원들이 썩어 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공무원의 ‘천적’이어야 할 정치권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온통 진영 논리와 정쟁에만 혈안이 돼 물고 뜯는 사이 반만년 역사의 이 땅은 공무원의, 공무원에 의한, 공무원을 위한 나라가 돼 가고 있다. carlos@seoul.co.kr
  • 달아오르는 ‘송민순 회고록 논란’…제2의 NLL 되나

    달아오르는 ‘송민순 회고록 논란’…제2의 NLL 되나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을 기화로 안보와 북한 이슈를 둘러싼 대선정국이 조기 가열되는 양상이다. 송 전 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 가운데 지난 2007년 11월 노무현 정부 당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기권 결정이 북한 의사를 묻고 이뤄졌다고 쓴 한 대목이 도화선이 되고 있다. 특히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안보관 검증이 정국의 핵(核)으로 떠오른 양상이다. 5년 전인 2012년 대선에서도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은 대선정국을 크게 뒤흔들었다. 당시 이 논란은 보수진영에 결집효과를 가져다주면서 문 전 대표에게는 엄청난 정치적 타격을 안겨줬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번에도 사안은 다르지만 비슷한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제2의 NLL’ 논란이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미 장기전 태세에 접어든 느낌이다. 회고록 내용이 알려지자 즉각 구성했던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대북결재 요청사건 태스크포스(TF)’를 위원회로 격상하고 내년 12월 대선까지 외교·안보관과 대북정책 검증의 주요재료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회고록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의 주권 포기이자 심대한 국기문란 행위”라면서 “국정조사, 국회 청문회, 특검, 검찰수사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그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색깔론’ 프레임은 경계했다. 자칫 ‘종북몰이’로 비치면 젊은 유권자는 물론 부동층으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 있고, 실제 2010년 천안함 사태 직후 열린 전국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뼈아픈 경험도 있다. 이정현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사안은 정치적으로 접근할 문제도, 정쟁을 벌일 사안도 아니다”라면서 “외교, 남북관계 정책의 결정 과정을 검증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매우 중대하고 심각한, 충격적인 일”이라고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여권으로서는 이번 파문이 정치적으로는 분명히 이득이 된다고 볼 수 있다. ‘회고록’ 국면이 계속될 경우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한 대규모 정권 차원의 모금 의혹 등 야당의 공세를 꺾어놓는 부수적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더민주로서는 ‘색깔론’으로 이번 사태를 규정하면서 국면을 서둘러 미르·K스포츠재단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등의 의혹 규명 쪽으로 전환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과 집권당, 검찰권력은 한참 낡은 환멸스러운 종북몰이 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있다”면서 “측근 실세의 비리를 덮으려 종북의 종자라도 붙일 여지가 생기면 앞뒤 안가리고 마녀사냥 하는 행태를 묵과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국민의당도 이에 가세하며 외형상 새누리당을 비판하고 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여당과 청와대가 시도 때도 없이 색깔론으로 계속 매도하려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종착역에 다가서면 결국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문 전 대표와 경쟁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대응에 있어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이런 가운데 송 전 장관의 회고록 출간 의도를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목적에 두려는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4년 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이 여권에서 흘러나왔을 때에는 ‘정치 공작’이라는 반발이 가능했지만 송 전 장관은 참여정부 외교·안보라인의 키 플레이어였고 제18대 국회에서는 통합민주당(더불어민주당의 전신) 비례대표 의원까지 지냈다는 점에서 야권으로서는 크게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 특히 송 전 장관이 장외 가장 유력 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외교관 후배다. 일각에서는 송 전 장관이 회고록을 2015년에 출간하려 했으나 일부러 대선국면이 시작되는 시점으로 늦춤으로써 문 전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내년 1월 중순 이전 귀국할 예정인 반 총장으로서는 자신의 전공인 외교·안보분야의 지식과 경륜을 토대로 이번 사안을 공략한다면 야권의 유력 주자인 문 전 대표를 상대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송 전 장관이 더민주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가깝다는 점에 주목, 손 전 고문이 야권 후보 자리를 놓고 문 전 대표와 경쟁을 벌이기 전에 회고록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지원 “朴대통령 ‘이 사람들 아직도 있어요?’는 우병우 향해 해야”

    박지원 “朴대통령 ‘이 사람들 아직도 있어요?’는 우병우 향해 해야”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이 사람들이 아직도 있어요?’라고 말하자 공직자들의 사퇴가 결정됐다는 보도를 언급하면서 “이런 말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향해 하셔야 된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어떻게 대통령이 일개 부처의 국장과 과장을 향해서 ‘지금도 그 사람이 있어요?’라고 해서 그 다음날 수십 년간 일해온 공직자가 공직을 떠나게 만들 수 있는가”라며 이와 같이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 전 부처의 공무원은 대통령께서 혹시 자기를 향해 ‘그 사람 있어요?” 할까봐서 복지부동하고 있다”면서 “‘지금도 그 사건이 해결되지 않았어요?’라고 미르·K스포츠·청소년희망·천안함 재단에 하셔야할 말씀”이라고 강조했다. 또 “신의 재단, 신의 사람들을 왜 청와대와 새누리당에서는 그렇게 보호하려고 하는지, 우리는 지금도 그 재단, 그 사람들은 꼭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와서 국민의 의혹을 풀어줄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 한반도 투입…한미 北당창건일 대규모 해상훈련

    美 핵항모 로널드 레이건호 한반도 투입…한미 北당창건일 대규모 해상훈련

    한미 양국 해군이 10일부터 엿새 동안 한반도 전 해역에서 대규모 해상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CVN-76)도 참가한다. 양국 해군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날은 북한의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포함한 대형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돼 한미 양국 해군이 미국의 전략무기를 투입해 무력시위를 벌인다. 해군은 보도자료에서 “한미 양국 해군은 오늘부터 오는 15일까지 한반도 전 해역에서 ‘2016 불굴의 의지’(Invincible Spirit 2016) 훈련을 한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핵실험을 포함한 잇단 도발에 대해 한미동맹의 강력한 응징 의지를 과시하고 양국 해군의 연합작전 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군은 설명했다. 훈련에는 미군의 로널드 레이건호와 이지스순양함을 포함한 함정 7척이 참가한다. 우리 해군에서는 7600t급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을 비롯한 40여척이 훈련에 나선다. 양국 해군의 P-3, P-8 해상초계기, F/A-18 슈퍼호넷 전투기, 우리 공군의 전술기, 미 육군의 아파치 헬기 등 항공기들도 대거 투입돼 입체적인 작전을 벌인다. 한미 해군은 서·남해에서는 로널드 레이건호가 참가하는 항모강습단 훈련을 하고 동해와 서해에서는 북한 특수부대의 후방침투 시도를 가정한 대특수전부대작전(MCSOF) 훈련을 강도 높게 벌일 계획이다. 또 북한 지휘부를 포함한 지상 핵심시설을 정밀타격하는 훈련과 해상무력 억제, 대잠전, 대공전, 항모호송작전 등 실전적인 훈련으로 양국 해군의 상호운용성과 연합작전 능력을 제고하게 된다. 한미 양국 해군은 2010년 7월에도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에 대응해 ‘불굴의 의지’라는 이름의 대규모 연합훈련을 했다. 당시에도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훈련에 참가했다. 이번 불굴의 의지 훈련에 로널드 레이건호가 참가하는 것은 북한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범위한 파괴력을 갖춘 전략무기인 로널드 레이건호는 길이 333m, 배수량 10만 2000t의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축구장 3개 넓이인 1800㎡의 갑판에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할 수 있다. 웬만한 소규모 국가의 공군력 전체와 맞먹는 항공 전력을 공격 목표를 향해 신속하게 투사할 수 있어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린다. 승조원도 5400명에 달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매체, ‘불바다’같은 위협적 단어 역대 최고로 자주 써

    北 매체, ‘불바다’같은 위협적 단어 역대 최고로 자주 써

    북한 매체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불바다’ 같은 위협적 언사를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매체 감시 사이트인 ‘조선중앙통신(KCNA) 워치’는 ‘북한위협지수’가 6일 현재 0.4를 나타내, 이 사이트가 지수를 공개하기 시작한 지난 1998년 이후 최고치라고 밝혔다.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이 지속되면서 한반도 정세가 얼어붙은 것에 따른 결과라고 이들은 보고 있다. KCNA 워치는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의 기사에서 ‘불바다’, ‘타격’, ‘응징’과 같이 공격적인 표현을 날마다 얼마나 많이 사용했는지 집계해 북한위협지수를 산출한다. 위협지수가 0.4라는 의미는 위협적인 표현이 들어간 기사가 전체의 40%에 이른다는 뜻이다. 중앙통신의 지난 3월 보도 내용을 보면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당시 우리 공군의 대북 정밀타격 훈련 등을 거론하면서 “대구경 방사포들도 박근혜가 도사리고 있는 청와대를 순식간에 초토화시킬 격동상태에 있다”며 “누르면 불바다가 되고 타격하면 잿가루가 되게 되여있다”며 위협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도 지난달 중앙통신을 통한 성명에서 미국 전략폭격기 B-1B의 한반도 출동한 데 대해 “서울을 완전 잿더미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위협지수’는 실제 군사적 도발로 직결되진 않으며, 오히려 반대의 경향마저 나타난 게 그동안의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던 2013년의 경우 북한이 미국 본토와 한국을 미사일로 겨냥하겠다고 주장하는 등 위협발언이 줄이으면서 이 지수가 정점을 찍었으나, 그해 실제 군사적 충돌은 없었다. 반면 2010년 천안함 폭침이나 작년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과 같은 주요 무력도발 직전에 이 지수는 특별히 높은 수준이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과거와 달리 북한이 위협적 언사를 군사도발로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리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은 자기들의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유형의 국지도발, 전략 도발 등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린뱌오 죽음과 음모론/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린뱌오 죽음과 음모론/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1971년 9월 13일 새벽 마오쩌둥(毛澤東)의 공식 후계자 린뱌오(林彪), 그의 부인 예췬(葉群)과 아들 린리궈(林立果), 수행원 등 9명을 태우고 가던 비행기가 몽골 사막에 추락, 전원 사망했다. ‘황위’를 물려받을 황태자의 갑작스런 죽음은 중국 현대사의 최대 미스터리로 떠올랐다. 중국 당국은 사고 3주가 지난 뒤에야 “린뱌오가 비행기를 타고 소련으로 도망가다 연료 부족으로 추락사했다”며 “그는 마오 암살 계획을 세웠다가 사전에 발각됐다”고 밝혔다. 소련 당국은 비행기가 원인 불명으로 추락했는데, 시체와 서류 등이 모두 불타 버리는 바람에 탑승객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일각에서는 중국군이나 소련군의 미사일 발사로 비행기가 격추됐다는 음모론이 무성했다. 음모론은 요즘도 유령처럼 떠돈다. 천안함 폭침과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등 굵직굵직한 사건에 해명되지 않은 의문이 생길 때마다 고개를 쳐든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수년 전 ‘세계 10대 음모론’을 소개했다. 9·11테러 미국 정부의 자작극설, 미 공군기지 ‘에어리어 51’ 외계인 거주설, 엘비스 프레슬리 생존설, 아폴로 11호 달 착륙 연출설, 셰익스피어 가공인물설, 예수 결혼설, 파충류 외계인 지구지배설, 에이즈 개발설, 존 F 케네디 암살 배후설,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망 영국 왕실 개입설 등이다. 당국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간단없이 음모론을 제기한다. 9·11테러 자작설이나 달 착륙 연출설은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음모론을 부추겼다. 음모론은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거나 사회의 비판 기능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할 때 자주 등장한다. 실체는 없지만 현실을 좀먹는 힘은 강력하다. 위기 상황이나 혼란스러운 시기에 주로 유포되는 이유다. 음모론자들은 사건의 인과관계가 분명해야 믿고, 누군가가 꾸민 일이라고 하면 증거나 가정이 미약해도 쉽게 받아들인다. 알기 쉽고 분명해야 하는 만큼 ‘여러 원인의 복합적 효과’로 설명하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 탈레반처럼 자신이 믿는 것이 정답이고 진리인 만큼 절대적 확신을 가진다. 다른 사람의 판단은 의미가 없다. 배움의 많고 적음과도 별 관계가 없다. 이 때문에 사건의 원인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때 배후에 거대한 권력조직이나 비밀단체가 있다고 해야 직성이 풀린다. 음모론이 무서운 것은 세상사를 재단해 한쪽만을 본다는 점이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공동체 중심의 ‘덧셈의 법칙’이 깨지고, 이기적인 ‘뺄셈의 법칙’만 작동한다. 미국의 석학 노엄 촘스키는 “음모론이란 누군가 세상의 일을 좀더 자세히 알려고 할 때 그것을 방해하려는 사람이 들이대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세상사를 명쾌히 설명할 수 있으면 오죽 좋겠는가. 그런 점에서 음모론은 매혹적이지만 사건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얼마 전 45년간 베일에 가려졌던 린뱌오 추락사의 실체가 드러났다. 여러 정황상 격추라기보다 ‘조종사의 실수’로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게 몽골 조사단의 결론이다. ‘피가 흥건한 권력암투’를 기대했던 음모론자에겐 조금 맥빠진 결과다. 국가 정책부터 연예인 스캔들까지 갖은 ‘음모론’으로 도배되는 인터넷 세상에서 이들의 옥석 가리기가 너무나 힘들다는 게 문제다. khk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린뱌오 죽음과 음모론/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린뱌오 죽음과 음모론/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1971년 9월 13일 새벽 마오쩌둥(毛澤東)의 공식 후계자 린뱌오(林彪), 그의 부인 예췬(葉群)과 아들 린리궈(林立果), 수행원 등 9명을 태우고 가던 비행기가 몽골 사막에 추락, 전원 사망했다. ‘황위’를 물려받을 황태자의 갑작스런 죽음은 중국 현대사의 최대 미스터리로 떠올랐다. 중국 당국은 사고 3주가 지난 뒤에야 “린뱌오가 비행기를 타고 소련으로 도망가다 연료 부족으로 추락사했다”며 “그는 마오 암살 계획을 세웠다가 사전에 발각됐다”고 밝혔다. 소련 당국은 비행기가 원인 불명으로 추락했는데, 시체와 서류 등이 모두 불타 버리는 바람에 탑승객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일각에서는 중국군이나 소련군의 미사일 발사로 비행기가 격추됐다는 음모론이 무성했다. 음모론은 요즘도 유령처럼 떠돈다. 천안함 폭침과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등 굵직굵직한 사건에 해명되지 않은 의문이 생길 때마다 고개를 쳐든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수년 전 ‘세계 10대 음모론’을 소개했다. 9·11테러 미국 정부의 자작극설, 미 공군기지 ‘에어리어 51’ 외계인 거주설, 엘비스 프레슬리 생존설, 아폴로 11호 달 착륙 연출설, 셰익스피어 가공인물설, 예수 결혼설, 파충류 외계인 지구지배설, 에이즈 개발설, 존 F 케네디 암살 배후설,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망 영국 왕실 개입설 등이다. 당국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며 간단없이 음모론을 제기한다. 9·11테러 자작설이나 달 착륙 연출설은 다큐멘터리로 제작돼 음모론을 부추겼다. 음모론은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거나 사회의 비판 기능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할 때 자주 등장한다. 실체는 없지만 현실을 좀먹는 힘은 강력하다. 위기 상황이나 혼란스러운 시기에 주로 유포되는 이유다. 음모론자들은 사건의 인과관계가 분명해야 믿고, 누군가가 꾸민 일이라고 하면 증거나 가정이 미약해도 쉽게 받아들인다. 알기 쉽고 분명해야 하는 만큼 ‘여러 원인의 복합적 효과’로 설명하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 탈레반처럼 자신이 믿는 것이 정답이고 진리인 만큼 절대적 확신을 가진다. 다른 사람의 판단은 의미가 없다. 배움의 많고 적음과도 별 관계가 없다. 이 때문에 사건의 원인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때 배후에 거대한 권력조직이나 비밀단체가 있다고 해야 직성이 풀린다. 음모론이 무서운 것은 세상사를 재단해 한쪽만을 본다는 점이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공동체 중심의 ‘덧셈의 법칙’이 깨지고, 이기적인 ‘뺄셈의 법칙’만 작동한다. 미국의 석학 노엄 촘스키는 “음모론이란 누군가 세상의 일을 좀더 자세히 알려고 할 때 그것을 방해하려는 사람이 들이대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세상사를 명쾌히 설명할 수 있으면 오죽 좋겠는가. 그런 점에서 음모론은 매혹적이지만 사건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얼마 전 45년간 베일에 가려졌던 린뱌오 추락사의 실체가 드러났다. 여러 정황상 격추라기보다 ‘조종사의 실수’로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게 몽골 조사단의 결론이다. ‘피가 흥건한 권력암투’를 기대했던 음모론자에겐 조금 맥빠진 결과다. 국가 정책부터 연예인 스캔들까지 갖은 ‘음모론’으로 도배되는 인터넷 세상에서 이들의 옥석 가리기가 너무나 힘들다는 게 문제다.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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