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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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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장엽 자연사하게 둬선 안 된다”

    “어떤 임무라도 수행할 수 있겠는가. 황장엽의 목을 따라면 따겠는가.”(김영철 정찰총국장) “그렇게 하겠습니다.”(공작원) “친척으로 위장해 남조선 침투, 황장엽을 없애 버려라.” 김 총국장의 지시가 떨어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진한)는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인 황씨를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고 위장탈북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로 동모(36)씨와 김모(36)씨를 4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동씨 등은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소속의 공작원으로 황씨 암살 지시를 받고 지난해 12월 중국 옌지와 태국을 거쳐 탈북자로 신분을 가장, 국내로 들어왔다. 동씨 등은 수사과정에서 “정찰총국이 ‘황장엽이 당장 내일 죽더라도 자연사하게 놔둬서는 안 된다.’며 살해 지령을 내렸다.”고 진술했다. 동씨 등은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정착한 뒤 황씨의 동향을 파악해 상부에 보고하고 구체적인 살해 방법과 계획을 담은 지령을 내려받을 계획이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들은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 공작원을 통해 상부와 연락을 주고받아 국내에서 암약하는 고정간첩망과의 접선은 따로 하지 않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인민군 소좌 계급인 동씨와 김씨는 1992년 9월 인민무력부 정찰국(현 정찰총국) 전투원으로 선발돼 대남 침투 교육과 6개월, 2년간 신분 위장 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입국 후 동향 탈북자와의 대질신문, 거짓말탐지기 조사 등 심사과정을 거치면서 가짜 신분이 들통났다. 동씨는 특히 천안함을 공격한 북한 어뢰의 ‘1번’ 글자에 대해 “시험문제를 낼 때 1번, 2번이라고 하지 1호, 2호라고는 안 하지 않느냐.”며 ‘번’이라는 단어가 북한에서도 일상적인 표현이라고 진술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특파원 칼럼] 2010년 6월 한·미동맹의 현주소/김균미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2010년 6월 한·미동맹의 현주소/김균미 워싱턴특파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2010년 6월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를 두고 워싱턴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양국 정부 관계자들은 물론이고, 싱크탱크 소속 한반도 전문가들도 이 같은 평가에 인색하지 않다. 특히 천안함 사태는 한·미동맹의 현주소를 실감케 한 계기가 됐다. 국제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북한이 배후로 굳어지고, 공동 대응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의 한국 지원은 본격화했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전격적인 방한 결정, 양국 정상 간 전화통화, 백악관 대변인 명의의 두 차례 심야 성명 발표, 한·미 연합군사훈련 계획 발표로 이어졌다. 미 의회도 상·하원이 한국 정부의 조사결과 발표를 전후해 결의안을 채택하며 한국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불과 2주 동안 몰아서 일어난 일들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일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 만찬에 이례적으로 영상메시지를 보내 “같이 갑시다.”며 변함 없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원사격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은 한국에서 6·2 지방선거 결과 한나라당이 참패,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사건 대응 및 대북정책에 대한 중간평가가 내려진 날이었다. 남은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조치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한·미 공조가 결실을 맺길 기대해 본다.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나타난 미국의 이 같은 전폭적인 지지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담담했던’ 한·미관계를 생각하면 의외다. 한·미 관계가 왜 이렇게 좋아진 걸까.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서너 가지로 그 이유를 설명한다. 첫째, 한국 정부,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지도력이다. 미국이, 오바마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선뜻 도와준 나라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한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전략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을 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마저 아프간에서 철군계획을 발표하는 힘든 상황에서 한국이 국내 반대여론을 감내해가며 파병을 결정한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한다. 또 몇몇 국가들이 대답을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달 2012년 2차 핵안보정상회의를 한국이 주최하기로 기꺼이 수락한 것도 마찬가지다. 둘째, 일본 변수다. 오키나와현의 후텐마 비행장 이전 등을 놓고 미·일관계가 삐걱거리면서 상대적으로 한·미 동맹관계가 강화된 측면이 있다. 셋째, 한·미 정부 간 원활한 의사소통이다. 그동안 주미한국대사는 보통 두세 달에 한 번 정도 국무부의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 양국 현안을 협의하곤 했지만, 한덕수 주미대사는 수시로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물론 국무부 부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국장 등을 만나거나 전화통화로 양국 현안을 논의한다고 한다. 허심탄회하게 듣기 싫은 소리도 할 정도로 한·미 정부 간 소통이 매우 원활하다고 한다. 미 당국자 발언의 뉘앙스를 놓고 속을 끓이는 단계는 아니라는 얘기다. 천만다행이나 만사는 차면 기울게 마련이다. 한국 외교 당국자들은 좋은 한·미 동맹관계에 만족할 시간이 없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전시작전권 이양, 원자력협정 개정 등 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이런 좋은 한·미동맹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고민할 때다. “Don´t take it for granted.” ‘당연시하지 마라.’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이 말은 한·미 동맹관계를 얘기할 때 미국 측 관계자들이 자주 쓰는 표현이다. 한·미 동맹이 저절로 강화되는 게 아니며,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뼈 있는 지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발표한 새 국제전략보고서에서 미국이 21세기의 짐을 혼자 짊어지고 갈 수 없다며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글로벌 코리아’와 한·미동맹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지금이야 말로 정말로 ‘창의적인 외교’가 필요할 때다. kmkim@seoul.co.kr
  • [사설] 군 편법관광 말고 부사관 사기진작 제대로 해야

    다국적 해군 연합기동훈련 림팩(RIMPAC) 에 참가하기 위해 하와이에 파견된 해군 간부들이 가족동반 관광에 나서 눈총을 받고 있다. 현지에 머물던 세종대왕함 승선 간부 200여명 중 절반인 30명이 함선을 떠나 현지서 합류한 가족들과 쇼핑과 해양스포츠를 즐겼다고 한다. 부사관 등 장병들에 대한 사기진작 측면이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천안함 폭침 후 안보 불안감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벌어진 군의 일탈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더군다나 국내는 물론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천안함 사태의 당사자인 해군이 아닌가. 우리 군의 기강이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는 우려가 괜한 게 아님을 보여준 것 같아 걱정스럽다.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함 침몰 후 전군주요지휘관 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이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하기는 건군 이래 처음이다. 우리 군의 해이해진 기강과 안보태세가 어느 정도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일일 것이다. 해군도 천안함 사태 이후 ‘필승 50일 작전’을 천명해 최고의 경계태세 유지와 자숙의 시간을 갖는 지금이다. 국가안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군의 기강잡기가 한창인 때 훈련 중인 해군 간부들의 안이한 가족동반 관광을 납득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제 국가정보원과 국군기무사령부는 북한 공작원에게 극비 군사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현역 장성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혐의가 사실이라면 군 수뇌부까지 간첩활동을 하고 있다는 말이니 섬뜩하다. 기강잡기와 안보태세 강화를 거듭 외치고 있는 군 당국의 요란한 구호가 헛된 것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군의 기강과 사기는 서로 분리될 사안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해군 간부들의 하와이 관광을 놓고 해군 측은 파견기간이 길어져 사기 차원에서 외출을 허용했다지만 변명이 궁색하다. 군의 사기를 높이려면 이렇게 편의적으로 할 게 아니라 제대로 해야 한다.
  • 野 “광역長들과 협의”… 4대강 전면중단보다 수정 ‘무게’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해온 핵심 정책에 제동을 걸려는 민주당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발판으로 새로 당선된 단체장들과 함께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을 중단·폐기하겠다는 것이다. 천안함 사태 이후 더 강경해진 대북 정책도 대화·협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정부·여당에 계속 압박을 가할 태세다. 민주당은 최우선 목표로 4대강 사업 중단을 꼽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4일 “4대강 사업 중단과 수정을 위해 당선된 광역단체장들과 협의기구를 만들 것”이라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심각한 대립이 발생하기 전에 대통령이 먼저 수정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찾은 안희정 충남도지사 당선자도 “4대강 사업 중단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단체장들이 협조해 공동대처하기로 했다.”면서 “4대강 사업을 치수사업 범위 내에서만 할 수 있도록 신규사업 개시 및 기존사업 중단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당선자는 “중앙정부와 다짜고짜 싸움부터 하지는 않겠다. 민의로 뽑힌 당선자들의 건의를 중앙정부가 이해하지 않겠냐.”라고 덧붙였다. 4대강 사업은 국가하천 사업이어서 광역단체장이 직접 중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강바닥에서 파낸 흙(준설토)을 쌓고 관리하는 일은 해당 지역 지방정부의 몫이어서 단체장이 준설토 처리를 거부하면 보(洑) 건설과 함께 사업의 핵심인 준설 공사에 차질이 빚어진다.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 당선자(한강), 안희정 당선자(금강)와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낙동강)가 4대강 사업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다만 민주당은 이미 예산이 집행되고 있는 공사를 전면 중단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사업 수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세종시 수정안 처리는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민주당은 보고 있다. 이해당사자격인 대전·충남·충북 주민들이 표로 심판한데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동요하고 있어 국회 통과가 힘들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대통령의 수정안 철회 발표, 정운찬 국무총리 등 내각 쇄신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북정책 변화 요구와 함께 천안함 사태 및 ‘북풍’(北風)도 국회에서 쟁점화할 계획이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천안함 특위를 가동해 진상규명에 나서는 한편 여권의 북풍 선거 악용 의혹을 파헤치고, ‘스폰서 검사’ 특검을 추진해 검찰개혁의 고삐를 죄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세균 대표와 이광재 강원지사·송영길 인천시장·강운태 광주시장·안희정 충남지사·박준영 전남지사·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정 대표는 헌화 뒤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승리”라면서 “국민의 위대한 선택을 받들어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두번째로 묘역을 참배한 김두관 당선자는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정치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편히 쉬십시오.”라고 했다. 이들을 맞이한 권양숙 여사는 “민주당이 전국정당으로 자리잡은 것에 감사드린다. 잘 가꾸고 단단히 뿌리 내려 요지부동으로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이창구·김해 유지혜기자 window2@seoul.co.kr
  • ‘천안함’ 안보리에 정식 회부

    천안함 사건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됐다. 천안함이 침몰한 지 70일 만이다. 정부는 4일 오전 11시(뉴욕 현지시간) 박인국 주 유엔대표부 대사 명의로 천안함 사건을 안보리에서 다뤄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안보리 의장국(멕시코)에 제출했다. 정부는 서한에서 “천안함 침몰은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임이 민·군 합동조사단 조사결과 명백히 드러났다.”며 “북한의 무력공격이 국제평화와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는 만큼 안보리가 이번 사안을 논의해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엄중하게 대응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북한의 이번 공격행위가 1953년 유엔군이 당사자로 참여한 정전협정 2조12항, 15항과 유엔헌장 7장을 정면 위배한 것으로 규정했다. 박 대사는 이날 클라우데 에예르 주 유엔 멕시코 대사를 만나 이같은 내용의 서한과 함께 합조단의 조사결과 요약본을 직접 제출했다. 이에 따라 안보리 의장은 조만간 이사국들이 서한을 회람하는 절차를 거쳐 천안함 사건 논의를 위한 의사일정을 확정하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안보리에서의 대북 징계 결정은 천안함 사태가 북한 소행이라는 점을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안보리 징계를 명분으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대북 금융 압박 등 실질적인 제재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대북제재의 동력을 잃지 않도록 서둘러 오는 20일 이전에 안보리 의장성명과 같은 대북 징계를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북한은 이날 우리 정부의 안보리 회부 전에 “일방적인 조사 결과만 갖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정 논의를 강행한다면 우리가 지난 시기처럼 초강경 대응해도 미국과 안보리는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천안호 침몰 문제가 안보리 이사회에 제기될 경우 그 성원국들이 사건의 진상을 객관적으로 밝히는 데 선차적 주의를 돌리고 자체의 옳은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미국과 남조선은 피해 당사자인 우리가 제기한 국방위원회 검열단을 받아들여 조사결과를 확인시키도록 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 김정은기자 carlos@seoul.co.kr
  • ‘대북정책 변화 올까’ 전문가 진단

    ‘대북정책 변화 올까’ 전문가 진단

    6·2 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패배함에 따라 천안함 사태 이후 강경 일변도이던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변화가 올까. 전문가들은 거시적이고 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할 정부의 대북 정책이 선거에 의해 좌지우지될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과 이번 선거가 천안함 국면에서 치러진 만큼 표출된 민의를 반영해 향후 정부가 천안함 외교나 대북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박찬욱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방선거에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은 사실이나 선거 결과를 통해 반드시 대북정책을 변경해야 할 이유는 없다.”면서 “이번 선거는 현 정권과 국민 간의 소통의 부재, 국정운영 방식에 불만을 품은 민의가 반영된 것이지 특정 정부 정책을 바꾸기 위한 민심이 반영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 정책, 그중에서도 대북 정책은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기보다 북한이라는 상대를 고려한 것”이라면서 “상대인 북한의 큰 변화가 없는데 갑자기 선거 결과를 대북 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판단,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를 변경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나라의 안보와 안전”이라면서 “북한 스스로 추가 도발 등을 운운하며 강경한 입장을 내보이고 있는 가운데 선거 결과만 갖고 정부의 대북정책의 방향을 변경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지방선거 결과가 야당의 승리로 나왔다고 해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바뀐다면 남측 스스로 북측에 우스운 꼴을 보이는 셈”이라고 말했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대북 정책은 국내 정치 환경 및 정치 구조 변화 등 내부적 큰 요인에 의해 바뀌는 중장기적인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특히 외교안보 정책 가운데 큰 축을 차지하고 있는 대북정책은 국제사회의 정세 변화 등의 요인에 의해 변경돼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가 천안함 사태라는 중대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치러지긴 했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대북 정책이 변화된다면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등이 선거 때마다 변화돼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반면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시각도 있다.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부의 대북정책은 선거 결과를 볼 때 바뀌어야 한다.”면서 “천안함 사건과 같은 안보이슈가 선거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것은 대북 정책의 경직성에 대한 국민의 비판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남북 간 대립과 대결구도를 강화시키고 있는 정부의 현 대북정책이 실용과 유연성 위주로 변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도발을 예고한 대북심리전 등 불필요한 갈등 발발 요인을 자제하고 남북 간 대화를 재개하고 협상과 협의를 통해 북핵 문제 등을 풀어 나가는 쪽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20대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천안함 사건 등으로 안보정국 분위기가 되면서 한반도 긴장 지수가 높아졌지만 과거와 달리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전쟁 분위기 등에 반대, 대결국면의 대북정책을 구사하는 정부와 여당에 등을 돌렸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한다는 민심을 표출했다. 이를 받들어 정부는 대결보다는 대화와 평화 위주의 대북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가 대북정책을 판단하는 선거는 아니었지만 천안함 사태 등을 주시하며 안보 과잉의식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국민의 감정이 표출됐다는 점에서 대북정책의 변화 필요성이 제기된다.”면서 “특히 정부의 대북정책은 너무 강경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모든 남북관계를 설명하는데 북한의 비핵화를 인정하는 시점과 과정의 기준도 애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천안함 사태 이후 정부가 밝힌 대북조치 가운데 북한이 무력 도발을 예고한 대북심리전 등은 사실상 불필요한 남북 간 긴장고조를 불러일으키는 측면이 있다.”면서 “대북정책의 전면적인 방향을 바꾼다기보다는 대결보다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부분적으로 바꿔야 할 부분은 변화시키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뉴스&분석]한·미 서해합동훈련 발목잡은 ‘G2 암투’

    한반도 안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관계가 심상치 않다. 중국이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방문 요청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3일 전해진 데 이어 4일에는 미국이 서해에 항공모함을 파견하려던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외교적·군사적으로 이례적인 현상이 연달아 일어난 격이어서 양대 강국이 뭔가 말 못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는 관측이 뒤따르고 있다. 게이츠 장관의 방중 좌절 소식만 전해졌을 때는 미국이 타이완에 무기 판매를 결정한 데 대한 반발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곧바로 미군의 항모 파견 취소 사실이 알려지면서 천안함 사태가 두 나라 사이를 긁어놓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늘고 있다. 장광일 국방부 정책실장은 4일 “다음주 초에 (서해에서) 열릴 계획이던 무력시위 성격의 연합훈련이 미측의 준비사정을 감안해 2~3주 연기됐다.”면서 “훈련은 6월 중순 이후 실시되며 대(對)잠수함 훈련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훈련에는 미 해군 7함대 소속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하는 것으로 언론에 이미 통보됐었다. 한국 국방부에서는 항모를 취재할 풀 기자단까지 구성했었다. 그러나 이날 한·미연합사령부 측은 항모 참가 여부에 대해 “불분명하다.”고 물러났다.제프 모렐 미 국방부 대변인도 “조지 워싱턴호를 금명간 한반도 인근 해역에 파견할 계획은 없다.”고 부인했다. 훈련 변경이 미국 측의 요구일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미군의 입장이 갑작스럽게 변하자 중국이 미국의 서해 항모 파견에 강력 반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즉각적으로 나오고 있다.서해는 중국 대륙에 접해 있어 중국이 안보상 극도로 민감하게 여기는 곳이다. 이를 감안, 미 해군은 그동안 경남 진해 서쪽으로는 기동을 자제해 왔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에 따른 무력시위 때도 미군은 항공모함을 동해에 파견했었다. 그에 반해 이번 훈련은 서해 덕적도 인근 해상에서 항모는 물론 전투기와 이지스 구축함 등이 대규모로 참여할 예정이었다. 중국의 앞마당에서 실전과 다름없는 군사훈련이 예정된 데 대해 중국이 발끈했다고 볼 수 있다. 당초 한·미가 항모 파견을 계획했던 데는 순수한 훈련 목적 외에 중국을 압박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논의에서 중국의 협조를 끌어내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게이츠 장관은 이날 “유엔에서 성과(안보리 대북제재)가 있는지를 보고 그 다음 단계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훈련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말해 서해 훈련을 중국에 대한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심중을 드러냈다. 중국이 안보리 논의에서 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서해 훈련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뜻이어서 중국의 반응이 주목된다. 김상연 오이석기자 carlos@seoul.co.kr
  • 한나라, 커지는 쇄신 목소리

    한나라, 커지는 쇄신 목소리

    6·2 지방선거가 패배로 끝나자 한나라당 안팎에서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권 중간심판에 대한 민심이 선거 결과로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당심(黨心)’도 여권 전체에 대한 쇄신 요구로 퍼지고 있다. 전날 정몽준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정정길 청와대 대통령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내각 개편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천안함 침몰사건을 비롯해 전교조 교사에 대한 해임·징계 방침, 5·18 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식에서의 잇따른 실수 등 각종 악재가 있었던 것과 관련해 내각 쇄신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한구 의원은 4일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지방선거의 중요한 포인트는 ‘세종시 수정안은 절대 안 된다.’는 국민들의 인식이 확인됐다는 것”이라면서 “세종시 수정안을 들고나온 국무총리 이하 중요한 사람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근본적으로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면서 “국민이 반대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생각은 바꾸고 이 같은 사업을 하는데 주체가 된 청와대나 정부, 여당 지도부를 대폭 바꿔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전날 구상찬 의원은 ‘국민여러분,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청와대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참모진을 교체하여야 하며, 총리를 비롯한 모든 국무위원이 책임지고 물러나고, 전면개각을 단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태근 의원도 “청와대를 비롯한 내각 개편이 큰 폭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에서 추진해온 정책과 국정사업들을 비롯해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4대강 사업과 세종시 문제는 선거에 패배하면서 정국 장악력이 약화돼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 전략기획본부장인 전여옥 의원은 “(4대강 사업 및 세종시 수정안 등)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국민의 불만이 컸다.”면서 “좀 더 대화했어야 했고, 여야가 더 많은 시간을 협조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국민들은 중시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태 의원은 “당이 이념적으로 일부 이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국정운영의 자세에 대해서도 겸손하고 통절한 자기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만 생기면 불거지는 계파갈등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영우 의원은 “이번 기회에 여당이 새롭게 탈바꿈하기 위한 밑그림을 함께 잘 짜야지, 여기서 친이·친박 등 계파 얘기가 나오면 완전히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열린세상] 한·일·중 정상회담의 성과와 다자협력 /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한·일·중 정상회담의 성과와 다자협력 /조윤영 중앙대 국제정치학 교수

    한·일·중 3국이 제주도에서 개최된 정상회담에서 동아시아 지역 및 국제정세에 대해 논의하고 향후 3개국의 협력 및 발전의 비전과 미래상을 담은 한·일·중 협력 비전 2020을 발표하였다. 비전 2020은 3국 협력관계의 제도화, 공동번영을 위해 경제 및 환경을 포함하는 다양한 분야의 협력 등을 2020년도까지 달성한다는 구체적 목표와 미래상을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비전 채택은 3국의 공동이익과 동아시아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3개국의 역량을 보다 집중, 협력을 한 차원 높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한·일·중 공통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제주도 3국 정상회담의 핫이슈는 천안함 사태였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를 보는 일본과 중국의 시각은 판이하게 달랐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천안함 사건으로 생긴 엄중한 영향을 해소하고 긴장을 점차적으로 완화하며 특히 충돌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대북조치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하는 전략적 모호함을 견지하였다. 반면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천안함사태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하고 한국의 조사결과 발표와 대응책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였다. 이같은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강력한 지지 입장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정부의 천안함 사태에 대한 적극적 협력과 조치는 일본 민주당 정부가 추구하는 동아시아 중시 외교정책 목표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에서 읽을 수 있다. 민주당 정부는 대미 편중외교에서 벗어나 일본 대외정책의 불균형을 바로잡으려 하고 있다.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 및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통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의 위상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후텐마 기지의 오키나와현 밖 이전 문제가 무효화되면서 대등한 미·일관계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리고 하토야마 총리가 사임하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아시아 국가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일본의 정책은 여전히 큰 과제이고 간 나오토 새 총리 체제에서도 지속될 것이다. 반면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 한국과의 관계, 그리고 국제적 위상을 고려해야 하는 G2 책임론 등 세 가지 문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그러면서도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은 책임 있는 국가”라며 “국제합동조사단과 각국 반응을 중시하겠다.”고 강조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할 것임을 분명히 하였다. 중국은 한반도 내에서 발생하는 북한의 무력도발 등의 이슈가 남북한의 문제로 한정될 경우는 항상 북한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지만, 한반도 문제가 국제화할 경우 국제사회의 여론에 편승하거나 객관적 입장에 서려는 경향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3국의 정상이 회의를 마치면서 채택한 공동언론발표문에 천안함 사태 관련 내용을 담은 것은 우리 외교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북한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되었지만 한국·일본·중국의 복잡한 국가이익이 교차하는 동아시아에서, 그것도 합의하기 매우 힘든 안보문제를 의제로 삼아 한·일·중 3국이 모이는 다자회담에서 천안함 사태에 대한 공통의 인식과 이해를 발표문에 담았다는 것은 의미가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오랜 기간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처가 남북한의 문제 또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주로 다루어져왔다. 그러나 한·일·중 정상회담이 정착화되고 서울에 상설사무국이 설치되는 등 다자협력이 제도화되는 단계에서 동북아 안보의 실질적 당사자인 3국이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다룬 것은 북핵문제의 6자회담 이후 안보문제의 동아시아 다자협력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한·미동맹과 함께 한·일·중 다자협력의 제도화는 한반도의 평화뿐만 아니라 한국외교의 역량을 확대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국제 제도이다.
  • 병합 100년… 과거사반성 총리담화 낼까

    │도쿄 이종락특파원│일본 총리의 교체에도 기존 한·일 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간 나오토 신임 총리는 한·일의원연맹에서 활동하면서 친한·친중 노선을 견지해 왔다. 그동안 내정에 전념하느라 외교분야 활동은 그다지 활발하지 않았으나 한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기조를 계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함 사태에 대한 국제 공조에서도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간총리 야스쿠니참배 부정적 입장 간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만큼 한·일 과거사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그는 지난 2002년 5월 기자회견에서 당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 “인기하락에 대처하기 위한 과시행위에 불과하고, 다른 나라의 기분을 생각하지 않는 안일한 행위”라면서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으며, 정교분리상의 문제도 있다.”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영주외국인 지방참정권에 찬성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 교포들의 최대 현안인 영주외국인 지방참정권 부여에 대해서도 간 총리는 찬성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지방에 대한 투표권을 인정해도 좋지 않을까라고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한국 정부가 한·일병합 100년을 맞아 기대하고 있는 과거사 반성에 대한 총리의 담화나 지방참정권 부여 문제는 7월 참의원 선거가 끝나 봐야 실현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만약 민주당이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간 총리는 하토야마 전 총리의 잔여임기 만료인 9월30일까지 재임하는 ‘단명 총리’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간 총리는 북·일 국교정상화추진 의원연맹 고문을 맡는 등 북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신인 의원 시절인 1989년 선배 의원인 덴 히데오 의원의 요구로 이른바 ‘재일한국인 정치범 29명 석방 요청서’에 서명했다가 이들 정치범 가운데 일본인 납북에 관련된 북한 공작원 신광수가 포함돼 있다고 해서 문제가 된 적이 있다. 하지만 이후 북한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뚜렷이 밝히고 있다. jrlee@seoul.co.kr
  • “中, 책임있는 국가로 대처 밝혀”

    │싱가포르 김성수특파원│이명박 대통령은 4일 천안함 사태의 유엔안보리 회부와 관련, “며칠 전 중국 원자바오 총리와 한국에서 만났을 때 ‘중국은 세계의 책임있는 국가로서 책임있는 대처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9차 샹그릴라 안보대화 기조연설과 질의응답을 통해 “북한이 이번 사태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재발을 약속해야 6자회담이 열릴 것이며, (이렇게 하려면) 중국의 역할이 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 강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 잘못 손을 대면 더 큰 화를 입는다는 인식을 강하게 줄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이 어떤 전쟁도 도발할 수 없도록 국제사회가 더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문제와 천안함 군사도발은 대한민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이 걸린 심각한 문제일 뿐 아니라 세계 평화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1박2일간 아시아안보회의가 열리는 싱가포르를 방문하기 위해 이날 오전 출국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 이후 리콴유(李光耀) 싱가포르 고문장관과 면담을 가졌다. 5일에는 싱가포르 경제인과의 조찬간담회를 갖고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을 접견한 뒤 리셴룽(李顯龍) 총리와 정상회담 및 오찬을 갖는다. sskim@seoul.co.kr
  • [모닝 브리핑] 오바마 “한국과 협력해 北 침략 저지”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북한의 침략을 저지하고 북한에 천안함 사건의 책임을 묻기 위해 한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지금이야말로 한·미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뉴욕의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례만찬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천안함에 대한 공격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북한의 침략 행위”라고 말했다. 연례만찬에서는 백선엽 예비역 장군과 콜린 파월 전 미 국무장관이 한·미 관계 증진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밴플리트상을 수상했다. kmkim@seoul.co.kr
  • 한나라당, 지방선거 참패…외신 반응은?

    한나라당, 지방선거 참패…외신 반응은?

    KBS, MBC, SBS 등 공중파 3사를 비롯한 각 방송사가 지난 2일 열린 제 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외국 언론들의 관심을 보도했다.KBS 1TV ‘뉴스광장’은 4일 오전 방송을 통해 “외신들은 선거결과를 천안함 사건과 연관지어 보도하면서 집권당인 한나라당에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이어 ‘뉴스광장’은 “한국의 지방선거 결과는 전 세계 언론들의 관심이었다”며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월스트리트 저널, BBC, AF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의 반응을 차례로 전했다.이날 보도에 따르면 뉴욕 타임스는 한나라당에 대해 “뜻밖의 좌절을 겪었다”고 전했으며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로 보수진영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야당이 압승을 했고 심지어 사건발생 지역인 인천에서도 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승리했다”고 덧붙였다.또한 워싱턴 포스트는 “천안함 사건이 오히려 친미 성향인 이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약화시켰다”고 평가했다.사진 = KBS 1TV ‘뉴스광장’ 방송화면 캡처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화제의 당선자] 수도권 첫 진보출신 기초단체장

    [화제의 당선자] 수도권 첫 진보출신 기초단체장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진보 정당 후보 2명이 동시에 기초단체장에 선출돼 야권 단일화의 위력을 증명했다. 주인공은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 인천 남동구청장과 동구청장에 각각 선출된 민주노동당 배진교(41) 당선자와 조택상(51) 당선자. 앞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민노당은 전국적으로 광역·기초의원 81명을 배출하고, 정당 득표율도 13%를 기록하는 등 선전했다. 그러나 울산 북구·동구청장을 한나라당에 내줌으로써 민선 4기에서 진보 정당 출신 단체장은 자취를 감췄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진보 정당의 악전고투가 예상됐다. 진보 정당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으로 양분된 데다, 천안함 사건 등으로 입지가 약화됐기 때문. 따라서 배 후보와 조 후보의 당선은 이러한 안팎의 악재를 극복하고 이뤄낸 값진 성과로 평가받는다. 배 당선자는 “야권후보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예상보다 강력해 무난히 당선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조 후보의 당선은 본인조차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한나라당 후보에게 10% 포인트 이상 뒤져왔기 때문이다. 조 후보는 “그동안 동구를 발전시키지 못한 한나라당에 대한 구민들의 반감이 매우 커 이 같은 결과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MB 대북강경책 변화 불가피”

    │워싱턴 김균미·도쿄 이종락·베이징 박홍환특파원│“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벽에 부딪혔다.” 외신들은 한국의 6·2 지방선거에 천안함 사태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선거결과를 정권에 대한 심판으로 분석하면서 이 대통령의 대북강경정책에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3일 뉴욕타임스는 서울발 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사건 대응에 대한 사실상의 국민투표였던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예상을 깨고 고전했다.”면서 선거에서 승리한 야당인 민주당이 대통령의 대결적인 대북정책 폐기를 요구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천안함 사건이 미국에 우호적인 이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들은 지방선거 결과가 천안함 사건 대응 등 대북정책에 미칠 영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산케이신문은 서울발 기사에서 투표율이 54.5%로 높게 나타났다고 전한 뒤 “북한에 연민을 느끼는 젊은층의 부동표가 현 정권의 대북강경책에 반발해 민주당으로 흘러갔다.”고 야당 선전 원인을 분석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으로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와 정병국 사무총장 등이 사퇴했다.”고 전했다. 인민일보는 “높은 투표율로 집권여당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이번 선거를 통해 반영됐다.”면서 “이번 선거가 다음 대통령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3일 ‘6·2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 “남조선의 민주세력이 압도적으로 승리하고 극우보수적인 한나라당은 대참패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천안함 사태를 “선거를 앞둔 모략적인 괴뢰군 함선 침몰사건 조작”으로, 한나라당의 참패를 “남조선 인민의 단호한 징벌, 준엄한 철추”라고 주장했다. kmkim@seoul.co.kr
  •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대는 통일한국”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대는 통일한국”

    세계적인 석학 기 소르망(66) 프랑스 파리정치대학 교수가 3일 “천안함 침몰 이후 한국과 동북아시아 정세는 중국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지한파 지식인 중 한 사람인 소르망 교수는 자신의 책 ‘원더풀 월드’의 번역 출간에 맞춰 한국을 방문했다. 서울 봉래동 프랑스문화원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문제 해결의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다.”며서 “중국의 입장이 발표되기 전에는 이번 사건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중국에 경제적으로 종속, 이미 중국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면서 “중국이 북한을 어떤 방향으로 이용할 것인지에 따라 동북아 정세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아시아에서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잠재적 경쟁상대는 ‘통일 한국’이라고 지적했다. 소르망 교수는 “중국은 앞으로 30년, 50년 뒤에 미국과 함께 세계의 두 축이 되려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아시아 경쟁국들을 하나씩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라면서 “북한을 붙잡고 통일에 반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국력이 약해져 중국의 경쟁상대가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원더풀 월드’는 소르망 교수가 2006년부터 4년간 블로그에 올린 400개 칼럼 가운데 세계화 현상과 전망 등에 관한 글을 묶은 책이다. 소르망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제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中, 게이츠 美국방 방문 거부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중국이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의 방중 요청을 거부하고, 미국이 이 같은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불쾌감을 나타내는 등 양국 간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천안함 사태 이후 표면화된 양국 간 외교적 갈등이 보다 노골화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국무부는 게이츠 장관이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9차 아시아 안보회의에 참석하는 길에 중국 방문을 타진했으나 중국 측이 “시기가 적절치 않다.”며 요청을 거부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대변인은 “최근 베이징에서 개최된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역내 안보문제와 군사교류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게이츠 장관의 방중은 양국 간 기본적인 교류의 하나”라면서 “게이츠 장관의 요청이 거부된 이유를 짐작하기 어렵다.”고 중국 측에 불만을 나타냈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도 최근 중국이 수주 안에 게이츠 장관을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가 돌연 퇴짜를 놓았다며 중국의 의도와 향후 미·중 관계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국 정부는 이날 게이츠 장관의 방중 논란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양국 외교가에서는 중국의 게이츠 장관 방문 거절 배경으로 두 가지를 꼽고 있다. 우선 미국이 지난 1월 타이완에 60억달러 규모의 무기판매를 결정한 데 따른 불편한 입장을 노골적으로 표출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또 천안함 사태를 처리하는 미국 방식에 대한 중국의 불만이 자리잡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 크롤리 대변인은 “역내 안보문제에 대해 (중국 측과) 논의할 의제가 많다.”면서 “특히 천안함 침몰을 둘러싼 상황이 눈앞에 있다”고 말해 게이츠 장관의 방중 의제 가운데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중국에 협조를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됐음을 시사했다. kmk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민심 독해(讀解) /이지운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민심 독해(讀解) /이지운 정치부 차장

    민심(民心)을 오독(誤讀)한 대가는 크다. 한나라당은 지금 그걸 확인하고 있다. 3일 아침 회의 참석차 여의도 당사로 몰려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얼굴은 사색이 되다시피 했다.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을 내준 국회의원들은 2012년 총선에서 공천도 어려울지 모른다. 앞서 한나라당은 2004년에도 ‘민심 오독’으로 큰 대가를 치렀던 적이 있다. 그해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정치의 전면에 서 있었고, 이를 두고 여야 간에 논쟁이 한창이었다. 험한 대치가 이어졌고, 민심은 야당인 한나라당에 있는 듯했다. 각종 여론조사가 그렇게 속삭였다. 이에 힘입어 한나라당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과일을 땄다. 그리고는 이어진 총선에서 쓰디쓴 패배를 맛봐야 했다. 한나라당이 놓친 것은 ‘민심의 평균’이었다. 지지와 반대가 각각 50%라고 해서 민심의 평균이 정중앙에 위치하지는 않는다. 55일 수도, 45일 수도 있으며 이 범위 밖에 놓여 있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여론 조사 숫자는 그것을 말해주지 못한다. 그것을 읽는 것이 정치의 몫이다. 당시 민심은 ‘적당히 겁만 주고 견제하라.’는 쪽에 가까웠다. 틀린 문제는 또 틀리기 쉽다. 잘못 읽은 민심은 잘못 읽힌 채로 계속 지나가기 쉽다. 6·2 지방선거에도 해당된다. 6·2 지방선거가 끝나니 민심(民心)과 표심(票心)이 거론되기 시작한다. 2일 밤~3일 서울신문에 의견을 전달한 전문가들은 선거의 밑바닥에는 ‘천안함 사건’이 깔려 있다고 진단했다. 요약해 보면, “천안함 사건으로 안보 의식이 작동해 여권 대세론이 형성됐다가 이에 대한 반발로 역풍이 불어 여당이 참패했다.”는 것이다. 천안함에서 시작해서 천안함으로 끝났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큰 틀에서는 일단 정답으로 보이지만, 정치인들에게만은 아니다. 이런 답으로는 민심의 평균을 읽을 수 없다. 천안함 북풍이 어디로 와서 어떻게 지나갔는지를 찾아야 그 평균값을 낼 수 있다. 우선 역풍의 실재값을 찾아야 한다. 그 역풍의 내용이라는 것이, (1)천안함 사건 발표를 믿지 않는 국민들이 늘어났다는 얘기일까? (2)천안함 사건 발표는 믿되 북풍(北風)을 부채질하는 정부가 미웠다는 것인가? (3)너무나 불안하니 더 이상 불안감을 조성하지 말라는 뜻인가? 한 정치학과 교수는 “이제 군대에 가야 하는 젊은 대학생들과 그들의 부모가 여당을 지지하면 전쟁이 날 것 같으니 야당을 밀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분명한 차이가 있다. 여기에 ‘가중치’를 부여하면 그 편차는 더욱 커진다. 예컨대 천안함과 북풍에 관련된 일련의 일에 반감을 가진 유권자층은 누구인가? 20~30대뿐인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강남3구를 제외하고 서울 전역에서 밀리거나 접전을 벌인 것이 20~30대만의 힘 때문인가?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도리어 “40대가 돌아선 탓”이라고 진단하고 있으며, 나아가 “50~60대의 이반에서 야기됐다.”는 주장도 들려온다. 이쯤 되면 헷갈려지기 시작한다. 아예 (4)“처음부터 북풍이라는 게 미풍일 뿐이었는데도, 정부와 보수 언론들에 의해 부풀려진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천안함 사건이 선거의 본질을 가리고 착시현상을 가져왔다.”고 했다. 그저 ‘정권 심판론’이고 ‘견제 심리’였다는 말에 가깝다. 한바퀴 돌아 다시 원점 근처로 돌아온 셈이다. 무엇이 진실에 가까울까? 너무 복잡한가? 그래서 ‘선거란 원래 수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펼쳐지는 종합 작품’이라 할 것인가? 민심 해독의 의무는 한나라당에만 있는 게 아니다. 승리한 민주당과 야당은 지금 받아든 것이 ‘내 성적표’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민심 해독에 전념할 때다. 표를 던질 때 유권자의 생각과 마음은 저마다 다르겠으되, 그 평균을 이루는 큰 물줄기는 분명 존재한다. ‘사람의 마음은 깊지만 명철한 자는 그것을 길어낸다.’고 했다. 누가 그것을 길어내 우리의 갈증을 적셔줄 것인가.
  • [시론] 적벽대전과 천안함사태/이준태 경희대 교수·중국학연구소 소장

    [시론] 적벽대전과 천안함사태/이준태 경희대 교수·중국학연구소 소장

    천안함 사태로 인한 이른바 북풍이 거세게 불었던 6·2 지방선거도 끝나고 곧 군의 대응 태세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와 함께 책임의 과중에 따라 군 내부에 삼엄한 문책의 회오리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46명의 소중한 젊은 해군장병의 희생에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그에 따른 문책과 군의 개혁이 필연적이겠지만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보여주기 식의 문책만이 천안함 사태를 풀어나갈 최선의 방도인지 곰곰이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현 시점에서 필자는 역사소설 삼국지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적벽대전의 교훈을 조조의 처지에서 주목해 보고자 한다. 잘 알다시피 손권의 오나라와 유비의 촉 나라 연합군을 치려고 조조는 백만 대군을 양쯔강에 결집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오나라 최고 지휘관 주유의 반간계(反間計)에 속아 조조 스스로 자신의 참모이자 수군 최고 지휘관인 채모와 장윤을 참수케 하였고 이 일은 결국 조조에게 적벽에서의 엄청난 패배를 안겨다 주었다. 평생을 육지에서 전투를 해왔던 백전노장 조조는 수군 장수 채모와 장윤을 참수한 직후 “수군을 어찌하려는가.”라는 주위의 말을 듣고서야 적의 간계에 속았음을 깨닫고 크게 후회했다. 하지만, 이미 그 순간 적벽대전의 운명은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적에게 속고 돌아온 장수일지라도 그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우선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생방송을 통해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모 국회의원이 보여주었던 문제 접근 방식은 시청하는 국민으로 하여금 또 다른 걱정거리를 느끼게 해주었다. 불 끄는 소방관에게 “건물 안에 몇 명이 있느냐?”, “빨리 구해내지 않고 뭐하냐?”, “불났을 때 너는 뭐 했느냐?”와 같은 인기몰이 식의 질문보다는 “불이 더 번질 가능성은 없느냐?” 또는 “번질 경우의 대비책은 세워져 있느냐?”와 같은 질문이 오히려 위기에 직면한 국민의 마음을 하나 되게 하고, 넓은 의미의 국정을 맡은 정치인들에 대해 믿음이 가게 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GNP와 군사력의 함수관계를 따지지 않는다고 해도 대한민국 군대는 결코 약한 군대가 아니지만, 군사전략적으로 의도된 적의 기습을 막아내기는 결코 쉽지 않았으리라 본다. 수중의 적 잠수함을 탐지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과거 한·미 연합훈련 도중 미 항공모함과 주변 함정들이 소련의 핵잠수함을 탐지하지 못 하고 급기야 항모와 잠수함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는데, 이는 수중작전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완벽한 국가안보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안보의 전문인력이라고 할 수 있는 군사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에도 많은 시일과 노력이 소요된다. 동시에 베트남전 이후 실전을 경험한 지휘관이 거의 없다는 현실 등을 고려할 때 천안함 사태는 향후를 대비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이번 사태에 책임져야 할 지휘관이 있겠지만 될 수 있으면 지휘관 스스로 뼈를 깎는 자세로 각성하여 다시는 제2의 천안함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대비할 기회를 줄 필요도 분명히 있다. 전군 지휘관회의에서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지난 3월26일을 국군으로서 치욕의 날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절대 그 의기가 일회성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많은 국민은 이번 사태를 매우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대한민국군을 믿고 신뢰하고 있다. 천안함 사태를 통해 군이 더욱 강해지는 발전적인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고 또한 이것이 먼저 간 46명 장병들의 희생을 값지게 하는 것이라 믿는다. 적의 간계로 아까운 장수의 목숨을 빼앗아 버린 조조처럼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美 핵항모전단 전진배치 작전해역 평택까지 북상

    美 핵항모전단 전진배치 작전해역 평택까지 북상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서해상에서 이뤄지는 한·미 연합훈련은 이미 수주 전부터 준비됐던 것이다. 외형적으로는 급하게 실시하는 훈련처럼 보이지만 이미 4월 말 우리 정부가 ‘단호한 조치’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면서 시작됐다. 군 소식통은 “항모 강습단이 참가하는 훈련의 준비는 2~3주 전에 준비가 끝났으며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훈련계획은 7일 오전부터 시간대별로 세밀하게 작성됐다. 항모를 쫓아 움직이는 잠수함들이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지 여부도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잠수함은 보통 한번의 작전에서 한가지 임무만을 수행하는데 작전해역 도착 직전 수면위로 안테나를 올려 단 한 차례 작전 지시를 받기 때문이다. 일본 요코스카항에서 잠항을 시작한 이후 훈련이 끝나는 10일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달 말 미군이 최신예 전투기 F-22(일명 랩터) 24대를 일본과 괌에 전진배치한 것도 이번 훈련에 무게감을 실어주고 있다. 외형적으로 F-22의 전진배치가 훈련과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때 F-111전투기가 출동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한·미 연합 훈련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일본 가데나 기지에 배치된 F-22는 이륙 후 30분 이내에 북한 영변 핵시설을 타격할 수 있고 1시간 이내에 북한 전 지역에서 작전 수행이 가능해 북한에 위협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훈련해상을 관할하고 있는 서산기지에서 우리 공군의 F-16 전투기 편대도 출격해 무력시위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훈련의 핵심은 훈련해역에 있다. 북방한계선(NLL)에 가까운 서해 덕적도와 어청도 인근 해역에서 실시되는데 작전구역상으로는 평택에서 공해상으로 연장한 해상이다. 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훈련의 포인트는 북상했다는 점”이라면서 “개성과 평양에 가까운 해상에 수십대의 전투기를 탑재한 항모가 전진배치됐다는 것이 실질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훈련이 단순한 경계작전과 북한의 비대칭 전력의 침투 대응 훈련이 아니란 취지다. 그동안 서해상에서 이뤄지던 훈련은 대부분 군산을 중심으로 멀지 않은 근해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훈련은 반경을 군산에서 평택까지로 넓혀 북으로 더 이동했다. 항모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은 개성까지 수분 내에 도착하고 평양도 10분 이내에 도착한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북한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셈이다. 한·미 간 끈끈한 군사 동맹의 천명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천안함 사태에 따른 남북간 대치상황의 악화와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동북아 관계에서 한·미간 군사동맹을 강조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천안함 사태에 대한 중국의 불분명한 입장에 대해 압박한다는 속내도 담고 있다. 중국 영해 코앞에 미해군의 주력 항모 강습단이 자리한다는 점이 이 같은 점을 방증한다. 군 고위관계자는 “이번 무력시위는 단순한 군사훈련을 떠나 북한과 함께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지역에 대한 한·미의 입장을 단호하게 보여주는 훈련”이라고 말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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