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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재정지출 최대 311조원

    내년도 국가 재정지출 규모가 최대 31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2010~14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방향’ 보고서에서 “균형재정 목표 달성을 위해 2010~14년 예산지출 및 기금지출 증가율을 연평균 4~5%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재정지출은 306조~311조원으로 올해 292조 8000억원(국회 확정예산 기준)보다 4.5~6.2% 늘었다. 2012년은 321조~326조원, 2013년 335조~340조원, 2014년 350조~355조원이다. 재정부는 “지방교부세, 국채이자, 공적연금, 건강보험 등 법적·의무적 지출이 확대될 전망이고 성장동력 확충,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지출요구도 증가하고 있다.”고 지출 증가 배경을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언급한 ‘통일세’ 도입도 감안됐다. 재정부는 “저출산·고령화, 장기적인 통일 비용 등 재정위험요인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다.”면서 “통일 대비 역량을 강화해야 하며 남북협력기금 사업은 남북 관계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은 남북협력기금 일부를 통일 계정으로 전환하고 국세의 일부를 여기에 넣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천안함 침몰 사건을 계기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에 대비한 감시정찰·정밀타격 등 핵심 전력을 중점 지원하고, 성폭행 등 강력범죄 예방에 첨단과학 수사장비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앞서 각 정부 부처가 재정부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총지출 기준) 요구안의 규모는 올해 예산보다 6.9% 늘어난 312조 9000억원이다. 하지만 재정부가 이보다 적은 306조~311조원의 재정지출 규모를 제시했다. 때문에 정부가 다음 달 1일 국회에 제출하는 예산안도 이 범위 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년 재정수입은 310조~316조원으로 예상된다. 재정부는 2010~14년 재정수입은 연평균 7%대 수준으로 늘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는 올해 36.1%, 2011년 35~37% 등으로 관측되며 조세부담률은 2010~14년간 19%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여의도는 ‘쌀 쌀’

    쌀이 여의도 정치를 달구고 있다. 남한에서는 남아돌아서 걱정이고, 북한에서는 부족해서 걱정인데, 남는 쌀을 북한에 보내느냐를 놓고 여·야·정부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쌀 정치’에는 대북관계는 물론 농업정책, 국민정서까지 녹아 있어 결론을 쉽게 내릴 수도 없다. 민주당 등 야권은 1일 일제히 “대북 쌀지원 재개만이 남북관계와 농민을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정부가 발표한 쌀값 안정 및 쌀 수급균형 대책과 북 수해지원 제안에서 쌀이 빠졌기 때문에 압박 수위가 더 높아졌다.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정부가 내놓은 쌀 촉진 대책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쌀 50만t을 즉각 북한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권이 쌀 대북지원에 점점 힘을 싣는 것은 3년 연속 풍작으로 쌀값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농심(農心)을 어루만지는 동시에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도 이끌어 내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천안함 사건 이후 동결된 대북지원이 쌀로 인해 물꼬가 트이면 그동안의 정부 정책이 잘못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리란 기대를 갖고 있다. 한나라당은 고민하고 있다. “북한이 전혀 변하지 않았는데 또 퍼주기냐.”는 보수층 여론을 살피지 않을 수 없고, “쌀 수급문제와 대북 쌀 지원은 별개이고, 5·24 조치로 대북지원이 원칙적으로 보류된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는 정부의 태도도 완강하다. 지난달 22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당·정·청 회의에서 쌀 지원을 조건부로 재개하는 방안을 제안한 이후 일부 의원들도 이에 동조하는 듯했지만 대세론으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당 서민대책특위 위원장인 홍준표 최고위원은 “북한에 보내기에 앞서 남한의 극빈층에게 먼저 쌀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림수산식품위 한나라당 간사인 강석호 의원은 “북한에 보내는 게 가장 쉬운 해결책처럼 보이지만 여론을 살펴야 한다.”면서 “과거 정부는 무턱대고 매년 40만~50만t을 북한에 주며 재고를 처리했지만, 이번에는 정부가 50만t을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은 만큼 북한에 대가도 없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개성공단 탁아소 오픈…北 근로자 자녀 350여명 보육

    개성공단 탁아소 오픈…北 근로자 자녀 350여명 보육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의 영유아 자녀를 위한 탁아소가 1일 문을 열었다. 통일부는 “개성공단 내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사무실 옆에 연건평 953㎡(290여평, 지상2층) 규모의 탁아소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탁아소는 지난해 9월24일 착공, 같은 해 12월 말 완공됐다. 탁아소 운영을 둘러싼 남북 간 협의가 마무리됨에 따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북측 근로자 영유아 자녀 350여명이 보육된다. 통일부는 “개성공단 내 탁아소는 영유아 보육지원 등 인도적 차원과 입주기업의 생산성 향성을 목적으로 건립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천안함 사태 후 5·24조치에 따라 대북 지원사업을 보류하고 있지만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순수 인도적 지원은 계속 하고 있다. 북측은 탁아소 부지를 제공했으며, 남측은 건물 신축에 9억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했다. 탁아소는 개성공단관리위원회가 소유권을 갖되 북측에 무상 임대되고, 운영인력 공급 등 운영과 관련된 모든 사항은 북측의 책임 하에 이뤄진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보육비용 가운데 소속 근로자 영유아 1인당 월 15달러 정도의 이용료를 부담하게 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스모킹 드래건 작전/육철수 논설위원

    미국은 북한의 위조달러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연방수사국(FBI)에 따르면 북한은 1970년대 중반 스위스에서 가짜달러 제조용 인쇄기를 사들였다고 한다. 이걸로 위폐를 만들어 유통하다 1989년부터 2008년까지 6~7차례 들통났다. 위폐 유통에는 외교관과 공작원, 김정일 비자금 담당 직원들이 총동원된다고 한다. 달러화는 기축통화여서 북한의 위폐는 세계적인 골칫거리다. 북한의 위조달러가 FBI의 수사망에 결정적으로 걸려든 것은 2005년 8월이다. 당시 FBI의 한 요원은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 앞바다에서 호화요트를 빌려 딸의 가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에는 위폐·무기·마약 관련 범죄 조직원들이 대거 초청됐다. FBI는 위장 결혼식장을 덮쳐 범죄단으로부터 위폐를 압수했다. 그런데 이 위폐는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입금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이 은행을 통해 불법자금을 세탁한 사실도 알아냈다. BDA를 통한 북한 금융제재는 그렇게 시작됐다. 이 수사의 작전명이 바로 ‘스모킹 드래건’(Smoking Dragon)이다. 이 작전명은 결정적인 증거물을 뜻하는 ‘스모킹 건’(Smoking Gun)과 일맥상통하는 의미로 붙여진 것 같다. 북한은 당시 BDA에 예치한 2500만달러가 동결되는 바람에 ‘피를 말리는 고통’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금융은 피와 같다. 이게 멈추면 심장도 멎는다.”고 말한 데서 연유한다. 미국이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 준비해 온 대북 추가 금융제재 보따리를 최근 풀어놨다. 이른바 ‘제2 스모킹 드래건’ 작전이 시작된 셈이다. 미국의 추가 제재 대상에는 예상대로 김정일 위원장의 비자금 창구이자 위폐의 산실인 노동당 39호실과 천안함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무기수출업체인 청송연합이 포함됐다. 개인 제재 대상으로는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추가됐다. 이로써 미국의 새로운 행정명령과 행정명령 13382에 의해 추가로 금융제재를 받는 북한의 개인은 4명, 단체는 8곳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북한의 심장을 겨냥한 미국의 ‘정밀타격’(Surgical Strike)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BDA 제재 때 혼쭐이 난 터라 북한은 40여국 은행에 넣어뒀던 비자금 7000만달러를 일찌감치 중국 쪽으로 옮겨놨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번에도 중국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고비마다 중국의 등 뒤로 숨는 북한을 길들이기란 난제 중의 난제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21년만에 나타나 보상금 챙긴 비정한 아버지

    “아빠, 언제 와?” 그렇게 두 살배기 남자아이가 엄마 치마자락을 잡고 묻고 또 물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21년 뒤 그 아이가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전사하자 슬며시 아버지라며 보상금을 타갔다.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전사한 고(故) 정범구 병장의 친아버지는 1주일 전 천안함 전사자 유족에게 지급하는 군인사망보험금 지급분 2억원의 절반인 1억원을 찾아갔다. 아버지는 정 병장이 돌을 갓 지난 두 살 때 어머니 심복섭(47)씨와 이혼해 연락을 끊고 지냈다. 정 병장이 어렸을 때 그렇게 애타게 찾았던 그는 21년 단 한 차례도 연락이 없다가 죽은 자식의 보상금만 챙긴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달 27일 정 병장의 어머니(강원도 원주 거주)가 정 병장의 미니홈피에 사연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범구야, 어떻게 지내는지 엄마가 속을 끓이다 도저히 안 되어 이렇게’라고 글을 시작한 어머니 심씨는 ‘이 나라의 상속법, 군인연금법이 잘못된 것인지, 인간이(너의 친부) 잘못된 것인지, 어리석게 당하고만 살아 온 이 엄마 탓인지 혼란스럽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돌 때 헤어져 양육비라는 것도 모르고, 위자료라는 것도 모르고 맨몸으로, 여자의 몸으로 아이를 길렀는데, 철저하게 외면하고 자식이라고 취급조차 안 했는데, 지금 조용해지니 보훈처에서 사망일시금을 받아 갔단다.’라고 개탄했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부모 양측 모두가 자녀의 군인사망보상금과 군 사망보험금을 신청한 경우 사망 군인의 양친에게 각각 보상금의 절반을 지급하게 돼 있다. 따라서 양친이 별도의 합의 없이 각각 상속분을 신청하면 균등하게 배분을 받게 된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美, 대북 추가 제재] ‘통치자금’ 옥죄기 실효성은 미지수

    미국이 30일(현지시간) 기존의 대북제재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을 정조준하는 새로운 행정명령을 발효함으로써 당분간 북한에 대한 제재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더욱이 김 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북한 노동당 39호실과 천안함 사건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을 제재대상 명단에 새롭게 올린 것은 그 자체만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북한 지도부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줄을 옥죔으로써 핵심 엘리트층의 이탈을 유도하는 한편 긍극적으로는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미 행정부는 새 행정명령을 통해 북한의 재래식 무기 거래, 사치품 수입, 불법활동을 특정해서 제재할 수 있는 국내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김 위원장의 비자금을 정조준하는 것은 물론 북한이 슈퍼노트(위조달러)와 가짜 담배, 마약 제조·유통 등 불법활동과 관련돼 있다는 점을 공표, 북한의 불법활동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참여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등으로 제재 명단에 올랐던 기관과 개인이 모두 28곳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날 한꺼번에 12개의 기관과 개인을 추가해 제재 대상을 대폭 늘린 것도 눈에 띈다. 미국은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재래식 무기 거래에 대한 제재의 고삐도 더욱 죄었다. 북한과 재래식 무기를 거래하는 모든 기관과 개인을 제재할 수 있도록 했다. 재수출·재수입도 제재 대상이다. 무기류를 제작하거나 보수하는데 있어서 훈련이나 조언, 금융거래 같은 도움을 주는 경우도 제재대상에 넣었다. 무기류 거래를 원천봉쇄한 것이다. 워싱턴과 한국의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조치가 정치적으로 상징적인 의미는 크지만 북한에 대한 금융제재 수단으로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북한의 가장 막강한 후원자인 중국 변수 때문이다. 이번 제재가 실효를 거두려면 중국이 자국내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제재명단에 오른 기관 및 개인과 금융거래를 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북·중 정상회담에서 확인된 양국 간 우호협력 분위기를 감안할 때 중국의 협조를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한층 강화된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 이행 약속을 지키고 협상테이블로 돌아오도록 만들겠다는 미국의 압박에 북한이 굴복할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인다. 특히 북한에 영향력이 큰 중국이 대북 추가제재를 지지하지 않을 경우 실질적인 효과는 담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온다. 수위가 높아진 제재에 대한 북한의 대응 여하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더욱 고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美, 北 39호실·정찰총국 제재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지난 30일(현지시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북한 노동당 39호실과 천안함 사건 배후로 지목된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 김영철 정찰총국장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재래식 무기와 사치품 거래, 불법활동과 관련된 기관과 개인을 제재대상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은 새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새 행정명령은 이날 낮 12시1분을 기해 발효됐다. 새 행령명령에 따른 제재 대상은 노동당 39호실과 정찰총국, 북한의 무기수출업체인 청송연합, 김영철 정찰총국장 등 기관 3곳과 개인 1명이다. 이들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며, 미국 금융기관과 개인과의 모든 금융거래가 중단됐다. 미 재무부는 또 대량살상무기 확산금지 위반에 따른 제재조치로 앞서 발동된 기존 행정명령 13382호의 제재 대상에 대성무역 등 5개 기관과 윤호진 남천강무역회사 대표 등 개인 3명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새로 추가된 제재 대상은 기관 8곳, 개인 4명이다. 지난 27일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6자회담 재개에 대해 긍정적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진 이날 미국이 추가 제재조치를 내놓음에 따라 천안함 사태 이후의 북·미 간 대치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은 노동당 39호실을 제재대상에 포함시킴으로써 김 위원장의 불법 통치자금을 차단하고, 천안함 사건 배후로 지목되는 기관과 인물을 지정함으로써 천안함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새 행정명령 도입 배경과 관련, “46명의 사망자를 낸 천안함에 대한 기습공격, 2009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사치품 조달을 포함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1718호와 1874호에 대한 위반행위 등 북한이 미국에 주는 안보위협이 고려됐다.”고 밝혔다. 스튜어트 레비 미 재무부 테러·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주일 또는 수개월 안에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버트 아인혼 국무부 대북·이란제재 조정관도 “북한이 단순히 회담테이블에 복귀하는 것만으로 제재를 없애거나 경감해 주는 등의 보상을 할 용의가 없다.”면서 “북한이 계속 도전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제재 강도와 세기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추가제재를 경고했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美, 대북 추가 제재] 노동당 39호실 김정일 비자금 관리·마약밀매·위폐 산실

    [美, 대북 추가 제재] 노동당 39호실 김정일 비자금 관리·마약밀매·위폐 산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30일 발표한 새로운 대북제재 대상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등 지도부의 자금 관리처로 알려진 ‘노동당 39호실’과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등이 처음으로 포함됐다. 또 핵물질과 미사일, 무기 거래 등과 관련된 개인 및 기업, 기관이 추가됐다. 노동당 39호실은 북한 통치자금 관리처로 지목된 곳으로, 불법 마약 밀매 등에 관련돼 새로운 행정명령에 의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미 국무부는 39호실이 평안남도 상원에서 히로뽕을 생산했으며, 한국과 중국 내 마약 배급을 위해 소규모 북한 밀수단에 히로뽕을 공급했다고 지적했다. 국무부는 또 39호실이 함경북도와 평안북도에 아편농장을 운영하면서 함흥과 나진에서 아편과 헤로인을 생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39호실은 또 지난해 1500만달러에 달하는 이탈리아제 초호화 요트 2대를 구입, 북한으로 보내려다 적발된 적이 있으며, 앞서 2005년 돈세탁 우려대상 은행으로 지정됐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를 통해 불법적인 자금세탁을 기도한 적도 있다고 국무부는 밝혔다. 정찰총국과 김영철 정찰총국장, 청송연합은 모두 재래식 무기거래 혐의로 제재를 받게 됐다. 정찰총국은 천안함 사건 등의 배후로 지목된 곳이기도 하다. 청송연합은 북한이 해외로 수출하는 재래식 무기 거래량의 절반 이상을 거래하는 업체로, 정찰총국의 감독을 받고 있다. 천안함 공격 어뢰인 ‘CHT-02D’를 수출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김 정찰총국장은 2008년 12월 남측의 육로 출입 제한을 주도한 북한 군부의 대표적인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북한 간첩을 이용한 황장엽씨 살해기도 계획 역시 그의 작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미 행정명령 13382에 의한 추가 제재 대상에 포함된 태성무역과 흥진무역은 무기 수출입으로, 제2경제위원회와 군수공업부는 미사일 관련, 제2자연과학원은 미사일 및 핵무기 연구개발 등과 관련된 것으로 미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태성무역은 조선광업개발무역(KOMID)을 대리해 시리아와 거래하고 있고, 흥진무역은 KOMID의 일선 조달업무를 맡고 있으며, 특히 이란의 ‘샤히드 헤마트 인더스트리얼 그룹’에 미사일 관련 물자를 제공하는데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제2경제위원회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및 미국의 대북 제재 대상에 이미 올라있는 단천산업은행을 산하에 둔 노동당 기구로, 탄도미사일 생산을 감독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군수공업부는 대포동 2호를 포함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 업무를 감독하는 부서다. 제2자연과학원은 노동당 군수공업부 소속으로 미사일 연구개발의 핵심기구로 알려져 있다. 이들 단체와 함께 추가 제재 대상에 포함된 윤호진 남천강무역 대표와 이제선 원자력총국장, 이홍섭 원자력총국 고문은 이미 유엔 안보리 1874호에 따른 제재 대상이다. 윤 대표는 2차 북핵 위기가 불거졌던 2002년을 전후해 독일과 러시아로부터 우라늄 농축에 사용될 수 있는 알루미늄관 등의 조달책임자로 지목돼온 인물이다. 이 국장과 이 고문은 원자력총국에서 핵프로그램과 영변 핵연구소 활동을 책임지고 있다. 원자력총국도 미 행정명령과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金 “혁명선배 바통 잘 승계”

    金 “혁명선배 바통 잘 승계”

    “경제발전은 자력갱생도 중요하지만 대외협력과 분리될 수는 없다.”(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양국 선배 혁명가들이 만들어낸 북·중 간 전통 우호관계는 매우 소중하다. 부단히 발전시켜야 한다.”(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3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전한, 지난 27일 북·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들이 주고받은 발언은 여러가지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다. 후 주석은 북한과의 교류협력, 소통강화 등을 강조하면서 북한을 끌어안으려고 노력했다. 후 주석은 “양국은 각 분야 및 지역 간의 교류와 협력이 매우 활발하며 한반도 및 지역문제에서의 소통과 협력도 밀접하다.”고 평가하고 “중국은 북한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 지도자가 각종 형식으로 상시적으로 소통하자고 제안했다. 후 주석은 또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과 민생개선 및 보장은 중국의 개혁개방 30여년간의 경험”이라며 북한의 개혁개방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개혁개방 이후 중국이 빠른 발전을 이룩했고 어느 곳이든 생기가 넘친다.”면서 “이는 중국의 정책이 매우 정확했다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화답했다. 양국 선배 혁명가들이 만든 우호협력관계의 지속발전을 강조한 김 위원장의 언급은 3남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우회적으로 당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양국 정상들은 이구동성으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강조함으로써 이 문제를 천안함 사태의 ‘출구전략’으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후 주석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장성명을 발표한 뒤로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동향이 나타났다.”면서 “중국은 관련 당사국에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의 기치를 들고 현재의 긴장 국면을 완화하기 위해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중국과 긴밀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조속한 시일 안에 6자회담을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3개월 만의 만남에도 불구, 세 번씩이나 포옹하면서 혈맹관계를 대외에 과시했다. 다분히 천안함 사태 이후 강화되고 있는 한·미·일 삼각동맹을 의식한 제스처로 보인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이번 방중이 북한으로서는 권력승계를 위한 환경조성, 중국으로서는 북한과의 동북협력이라는 이해가 맞아떨어져 성사됐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편치 않은 몸을 이끌고 동북지방을 순례한 점, 후 주석이 이례적으로 베이징이 아닌 지린성 창춘까지 찾아가 만난 점 등에서 양국의 절박함이 읽힌다는 것이다. 3개월 만의 전격 방중은 뒤집어 말해 지난 5월 방중 때 북·중 간에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방증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양국은 이번 방중이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후 주석의 초청으로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한 소식통은 “권력승계를 앞두고 내부적으로 국내에 알리고 싶은 것도 있었을 테고, 양국 간에도 봉합해야 할 계산이 있지 않았겠느냐.”며 북측의 제안 가능성을 제기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北·中 ‘비핵화 진전’ 온도차…회담국간 기싸움 지속될 듯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과 긴밀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6자회담을 재개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30일 보도, 김 위원장의 방중에 따른 북·중 정상회담이 향후 6자회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둘러싸고 해석이 분분하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견지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고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후 주석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장성명을 발표한 이후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동향이 나타났다.”면서 “중국은 유관 당사국에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의 기치를 들고 현재의 긴장 국면을 완화하기 위해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할 것을 주장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 측 보도에 따르면 북·중 모두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 필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 측 보도는 상당한 온도차를 느끼게 한다. 조선중앙통신은 6자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쌍방은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국제 및 지역문제, 특히 동북아시아 정세와 관련해 허심탄회하고 진지하게 의견을 교환하였으며 완전한 견해 일치를 보았다.”고만 전했다. 6자회담을 둘러싼 북·중 간 미묘한 차이가 드러나면서 향후 회담 재개 등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 위원장이 평양으로 돌아간 뒤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중국의 고삐 죄기는 계속될 것이고, 회담국 간 기싸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중국 측으로부터 대규모 경제지원 등을 받기 위해 비핵화 등에 대한 의지를 다시 밝혔을 수 있지만 6자회담 재개 등 비핵화 진전을 위한 각론에 있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조만간 이뤄질 미국의 대북 추가제재 발표 및 다음달 열리는 유엔총회, 6자회담 참가국들 간 협의 등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멀어진 강성대국 꿈…‘경제국경’ 허물까

    멀어진 강성대국 꿈…‘경제국경’ 허물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귀국 노선을 중국 지린성 투먼(圖們)~북한 남양으로 잡은 것은 북·중 간 ‘경제국경’을 허물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서 지린(吉林)과 창춘(長春)에 이어 두만강 유역까지 돌아봄으로써 중국의 이른바 ‘창(창춘)-지(지린)-투(두만강유역) 선도구 개발계획’의 핵심 지역을 자신의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이를 통해 그나마 마지막 혈맹인 중국과의 경제국경을 허물고 협력하는 길만이 그가 약속한, 2012년 강성대국의 문을 활짝 열 수 있는 ‘외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을 수도 있다. 지난번 방중에서는 압록강, 이번 방중에서는 두만강을 건너면서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벌어져 있는 수십년의 ‘경제시차’에 잠이 확 달아났을 수도 있다. 실제 김 위원장 귀국 직후 양국 언론이 전한 김 위원장의 ‘발언록’에는 그런 심정이 묻어나기도 한다. 김 위원장은 “동북지방의 거대한 발전은 큰 충격을 던져줬다.”며 “중국의 방법과 경험을 진심으로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후진타오 주석도 경제협력을 통해 ‘윈윈’하자고 강조했다. 후 주석은 “정부 주도, 기업 위주, 시장 중심, 상호공영의 원칙에 따라 양국 간 경제무역 협력관계를 발전시키길 희망한다.”며 김 위원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중국 정부는 창춘과 지린, 그리고 두만강 유역을 잇는 ‘창지투 개발계획’을 지난해 확정했다. 낙후된 동북지역을 개발한다는 동북진흥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경제성장으로 균형발전, 분배의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서부 대개발과 함께 반드시 완성해야 할 중요 정책으로 설정한 상태다. 문제는 동북지방이 북한과 러시아에 막혀 출항로가 없다는 점이다. 항구를 확보하지 못하면 동북의 물류는 수천㎞의 내륙 노선을 돌아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다. 엄청난 물류비로 개발의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10년간 나진항 1호부두를 사용키로 한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협력확대가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는 논리로 북한을 설득해 왔다. 지난 5월 김 위원장을 만난 원자바오 총리는 “개혁·개방의 성과를 전수해 주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당시 김 위원장은 오히려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라졌다. 무엇보다도 김 위원장이 적극적이다. 천안함 사태 이후 위기에 빠진 김 위원장은 돌파구를 찾기 힘든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에 대한 기대를 접고, 현실적으로 중국에 경제와 안보를 의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중국도 다급한 상태다. 천안함 사태 이후 강화된 한·미·일 삼각동맹에 대응하느라 중국은 경제에 올인할 여력을 잃고 있다. 북한과의 경제국경을 허물면 향후 한반도 유사시에 긴밀한 북·중 안보협력을 꾀하는 발판도 갖출 수 있게 된다. 중국이 이번 김 위원장 방중 시 적극적으로 ‘창지투’를 보여준 까닭도 여기에 있다는 게 베이징 외교소식통의 분석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韓·美·日 vs 北·中… 굳어지는 신 냉전

    韓·美·日 vs 北·中… 굳어지는 신 냉전

    오늘의 동북아는 천안함 사건 이전의 동북아가 아니다. 3개월 만에 극적으로 재연된 북·중 정상회담은 이 불가피한 사실을 자명하게 드러낸 ‘사건’이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추가 대북제재 발표를 코앞에 둔 시점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난 메시지는 수신처를 미국으로 하고 있다. 그것은 ‘너희가 그렇게 하면 우리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난 27일 북·중 정상회담은 단순히 남북문제가 아니라 동북아의 문제, 세계의 문제다. ●“美·日 행보는 中 견제용” 분석 천안함 사건이 일어났을 때 미·중은 둘 다 몸을 사렸다. 하지만 북한 소행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달라졌다. 미국은 전폭적으로 한국 편을 들면서 대북 응징에 팔을 걷어붙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 채택을 주도했고 추가 대북제재 방침을 천명했다.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동해에 항공모함을 보내 군사훈련을 강행했으며, 다음달 초 서해 연합훈련을 예고했다. 미국의 진정한 의도는 지난달 2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전모를 드러냈다. 미국은 중국과 동남아 일부 국가 간 영토분쟁인 남중국해 문제에 끼어들어 사실상 반(反) 중국 진영에 가담했다. 미국이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서해에서 남중국해까지 만리장성을 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만했다. 지난 10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담화도 ‘동북아의 시각’으로 들여다 봐야 한다. 간 총리는 ‘한국인’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북한과 중국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1995년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의 침략을 받은 아시아의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했었다. 간 총리의 담화는 한국과 북·중 사이에 선을 그어놓은 격이다. 최근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자리를 중국에 내준 일본으로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확실한 내 편으로 붙들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일본 정부가 ‘독도는 일본 영토’라고 표기한 올해 방위백서의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도 이런 의도의 연장선상에 있다. 중국은 천안함 사건 직후 ‘불량국가’인 북한을 편드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그래서 시종 모호한 자세로 일관했다. 하지만 남중국해 영토분쟁과 서해훈련 문제 등을 통해 미국의 의도가 선명해지자 이쯤에서 뭔가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한국, 대북관계 연착륙 과제로 한·미·일 대 북·중의 신(新)냉전 구도가 굳어진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우리한테 돌아온다. 그동안 한국 정부의 대북 압박정책은 중국이 북한을 돕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논리를 전제로 하고 있었다. 5·24조치로 남한의 지원이 끊기고 미국의 추가 대북제재까지 가세한다면 북한 정권이 내년 봄쯤에는 두 손을 들 것이란 기대도 일견 녹아 있었다. 그런데 만약 중국이 북한에 산소마스크를 씌워주는 쪽으로 돌아선다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원점에서 재고해야 할 처지에 직면할지 모른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軍 ‘김정은 후계구도’ 촉각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3남 김정은을 대동하고 방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 군 안팎에서도 북한 후계구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남북관계와 동북아 정세를 급랭시킨 천안함 사건이 김정은의 작품이란 설이 제기된 바 있는 데다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의 후계 세습 구조가 단기간에 이뤄진 점 등이 군으로서도 껄끄러운 모습이다. 군의 한 소식통은 “그 동안 우리 군도 간과하고 있었던 비대칭 전력에 의한 과감한 도발을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향후 김정은의 권력 세습에 따른 우리 군의 대응 방식도 변칙적이고 대범한 도발에 대한 것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내부 정서가 위태로운 점을 감안할 때 김정은이 외부로부터의 위기를 만들어 내부결속을 다지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씨줄날줄] 사진과 정치인/최광숙 논설위원

    “거기서 찍어, 다 나와.”, “한 번 더 찍어.”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천안함 폭침으로 숨진 고 한주호 준위의 상가에서 사진을 찍느라 떠들썩한 소동을 벌였다가 여론의 몰매를 맞았다. 나경원 의원도 조문 사진을 홈피에 올렸다가 비난을 받았다. 초상집에서도 사진 인증샷을 받으려고 난리치는 이들이 정치인이다. 정치인과 함께 사진을 좋아하는 직업을 꼽으라면 연예인이 아닐까 싶다. 연예인은 국민의 인기를, 정치인은 표를 먹고 살다 보니 그들에게 사진은 어떤 것보다 위력이 크다. 다만 연예인의 사진이 주로 팬들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찍히는 ‘수동형’이라면, 정치인의 사진은 본인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능동형’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정치인은 선거철이면 메시지가 담긴 사진을 찍으려고 안달한다. 유권자 앞에 큰절을 올리는 사진은 식상할 정도다. 친서민 행보를 한다며 운전기사들과 밥 먹고, 점퍼 차림으로 시장을 돌고, 어린이를 안고 웃으면서 찍는 사진들은 ‘안 봐도 비디오’가 됐다. 사진 한 장으로 표현되는‘ 정치인의 쇼’. 질릴 때도 됐건만 이들의 사진 사랑은 멈출 줄 모른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야당 총재시절 유명한 일화가 하나 있다. 호남에서 4선을 지낸 한 정치인은 사진을 찍을 때는 분명 안 보였는데 현상해 보면 항상 김 전 대통령 옆에 서 있어 주변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지역민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DJ와 가까운지를 그는 사진 속에서 증거를 남기고자 했다. 우리 정치사에서 3김(金) 사진만큼 선거 때 잘 팔린 경우가 없을 것이다. 3김과의 친분 과시가 곧 영남, 호남, 충청권에서 당락을 가르다 보니 출마자들은 너도나도 3김과 찍은 사진을 홍보책자에 선보였고, 선거 사무실에도 대문짝하게 사진을 뽑아 걸어놓았다. 그땐 그것이 통하던 시절이었다. 이 ‘전통’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지난해 경주 보선에서 무소속 출마한 정수성 후보가 박근혜 의원 사진을 걸고 선거운동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친박계 성향인 그는 공천을 받지 못하자 대신 ‘박심(朴心)’을 강조하는 사진으로 선거를 치뤘다. 사진의 위력 덕분인지 그는 금배지를 달았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어제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만난 시점에 대한 발언이 바뀌면서 거짓말 논란 등으로 여론이 나빠졌지만 그는 버텼다. 그런 와중에 박 전 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은 그를 한방에 물러나게 했다. 국민들은 알고 있다. 사진은 거짓말을 안 한다는 것을.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대화 돌파구 실패” vs “北지도부 의중 파악”

    관심을 모았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적어도 모양새에 있어서만은 미국 정부가 일관되게 밝힌 대로 ‘사적이고 인도주의적 임무’로 마무리됐다. 2박3일간의 방북을 통해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를 데리고 나옴에 따라 1차적인 목적은 달성했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개별 면담이 성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천안함 사건 이후 대결국면을 대화국면으로 전환할 돌파구 마련이라는 ‘플러스 α’는 일단 기대사항으로 남겨 두게 됐다. 물론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 전혀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방북 기간에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박의춘 외무상, 김계관 외무성 부상 등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북한 지도부의 의중을 살필 수 있었다. 역설적이지만 김 위원장과의 면담 불발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보다는 후계 문제와 혈맹인 중국과의 유대강화를 더욱 중시하는 김 위원장의 의중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제재국면으로 기운 중심추를 당장 대화국면으로 전환하기에는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재확인했다. 비록 김 위원장 면담은 불발됐으나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통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가 어떤 형태로든 북한 지도부에 전달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밝힌 ‘미국 정부와 카터 전 대통령의 편지’의 존재가 관심을 모은다. 조선중앙통신은 카터 전 대통령의 출발 사실을 보도하면서 “카터는 미국 정부와 전(前) 대통령의 이름으로 곰즈의 불법 입국에 대해 사죄하고 재발 방지를 담보하면서 위대한 장군님께서 특사권을 행사해 돌려보내 주실 것을 요청하는 편지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통해 올렸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인도적 차원을 넘어서는 메시지가 담긴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일관된 미 행정부의 입장을 감안하면 곰즈의 석방을 거듭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서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미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카터 전 대통령을 통한 북·미 고위급 접촉에도 불구하고 당장 6자회담이 재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무엇보다 북한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미 행정부가 버리지 않고 있다.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은 계획대로 다음 주 중 북한에 대한 추가제재를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적인 절차 때문에 다소 미뤄질 수는 있지만 제재를 통해 북한을 압박, 변화를 유도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카터 전 대통령의 이번 방북에는 그의 아들 제프리 카터, 카터센터 최고경영자(CEO)인 존 하드먼 박사, 카터센터 이사회 전 의장인 존 무어, 실무직원 낸시 코니그스마크가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양을 출발한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은 일본을 거쳐 곰즈의 가족들이 사는 보스턴에 도착할 예정이다. 도착 직후 기자회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건강이 좋지 않은 곰즈는 곧바로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휴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 kmkim@seoul.co.kr
  • 3대세습 명분 확보… 대규모 경제지원 요청한 듯

    3대세습 명분 확보… 대규모 경제지원 요청한 듯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방중 이틀째인 27일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북·중 정상 간 회동 내용이 주목된다. 김 위원장이 지난 25일 미국인 사면을 위해 방북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외면하고 전격적으로 방중, 이례적으로 베이징이 아닌 창춘에서 후진타오 주석을 만난 만큼 긴급한 현안에 대한 깊은 협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은 먼저 지린성 지린시, 창춘 등 ‘김일성 주석의 항일활동지역’을 돌며 김일성-김정일-셋째 아들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의 정통성을 확보하는 행보를 보인 만큼 새달 초순 북 노동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후계 구도에 대한 협의와 함께 이를 공고화하기 위한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경제지원을 요청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 대표자회에 앞서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 구축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고 지지를 받으려면 중국으로부터 이를 뒷받침할 경제지원 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북 소식통은 “수해 등으로 인한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북한 인민들의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후계 구축에 대한 지지를 얻으려면 중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난 5월에도 중국으로부터 지원을 약속받았지만 미흡했다는 내부 지적에 따라 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김 위원장이 급하게 움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후계자로 지목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이 이번 방중에서 김 위원장을 수행, 후진타오 주석을 만났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이 이미 후계자로 결정된 만큼 중국측 지도자를 알현하거나 인정 받을 필요는 없다.”며 “김정일 부자가 후진타오 주석을 만났다면 ‘사대주의’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후계구도 결정에 대한 내부 상황을 중국 측에 알리면서 북·중 관계 발전을 위한 경제적·정치적 지지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천안함 사태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이어 미국의 추가 제재를 앞두고 6자회담 등 북핵문제를 협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지난 5월 초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방중을 택한 것은 북핵문제와 관련, 모종의 결단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 측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국면에서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북측에 6자회담 복귀 등 전략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도 생존 모색 차원에서 6자회담에 복귀하기 위한 북·미 대화 및 6자 예비회담 개최 등에 대해 북·중 정상 간 공감대를 형성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다웨이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의 최근 방북에 이어 한국 방문 결과에 따라 한·미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협의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새달 초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되는 상황에서 정치적·군사적 동맹을 강화하자는 논의도 이뤄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인천 “남북화해 우리가 앞장선다”

    인천이 남북 화해협력의 새로운 전초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천안함 사태 이후 처음으로 북한에 대한 물품지원을 추진하고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실행방안을 강구하는 등 남북화해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인천시에 따르면 천안함 사태 후 경색된 남북관계 해소를 위해 서해상에 남북공동어로구역 설정 등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실행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서해평화협력지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 건설 등의 내용을 담은 10·4정상선언을 통해 천명됐으나 이명박 정부 들어 사실상 폐기됐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남북 긴장완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백령·연평도 앞바다가 평화의 바다로 변해야 한다.”면서 “인천에서 남북화해가 실현될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또 남북평화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올해 말까지 북한 영유아와 산모에 대한 지원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는 시가 1억원, 재단이 7000만원을 들여 평양산원의 영유아와 산모에게 우유와 분유, 겨울옷 등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남북평화재단은 통일부 승인을 받아 올해 말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지원물품을 북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시는 아울러 연말까지 함경북도 온성군의 24개 유치원 어린이 1500명에게 1억원 상당의 빵과 두유, 생필품 등을 지원하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들 사업은 천안함 사태에 따른 5·24대북조치에도 불구하고 영유아 및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가능하다는 정부의 입장을 토대로 이뤄졌다. 시는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남북화해의 초석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폴리시 인사이트] 정부 왜 대북 쌀지원 못하나

    [폴리시 인사이트] 정부 왜 대북 쌀지원 못하나

    정부가 장고 끝에 26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대북 수해 지원을 제안했다. 이명박 정부가 수해 지원을 위한 대북통지문을 보내기는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인도주의와 동포애적 차원에서 긴급 구호물자를 지원하려는 것”이라며 “정부가 쌀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쌀도 지원하느냐.”는 예상질문에 미리 대응한 것이다. 이 당국자는 “긴급 구호물자는 라면·생수 등으로 국한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등 정치권에서 최근 대북 쌀 지원 검토 제안이 나온 뒤 통일부 당국자들은 “쌀 지원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되풀이하고 있다. 천안함 사태 후 대북 ‘5·24조치’가 유효한 상황에서 영유아 등 취약계층에 대한 순수 인도적인 지원만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왜 대북 쌀 지원에 예민한 것일까. 쌀 지원은 규모나 목적상 인도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입장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시작된 대북 쌀 지원은 2007년까지 매년 30만~50만t 씩 보내졌고, 이를 위해 8년간 남북협력기금에서 모두 8728억원이 쓰였다. 적지 않은 액수인 셈이다. 노무현 정부 때에도 쌀 지원은 인도적이라기보다는 남북관계 안정을 위한 일종의 ‘보험’ 같은, 정치적인 성격이 강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더 큰 문제는 대규모로 지원된 쌀이 북한 주민들에게 제대로 배분되는지에 대한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2008년 7월 ‘10년 거치, 20년 분할상환’이라는 차관 형식의 대북 쌀 지원을 무상 지원으로 바꾸기로 했다. 무상으로 줄 경우 우리 측이 분배 모니터링 강화 등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차관이든 무상이든 쌀 지원이 멈췄다. 오히려 무상 지원 결정이 쌀 지원을 막았다는 얘기도 있다. 게다가 2008년 6월 당시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북한에 옥수수 5만t 지원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뒤 정부는 쌀 지원은 더욱 ‘언감생심’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이 수해로 국제사회에 구호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쌀 지원을 대규모가 아니더라도 고려할 때가 됐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차관 상환을 통해 통일기금을 조성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내년부터 시작될 쌀 차관 상환을 위한 남북 협의도 이뤄져야 한다. 대북 소식통은 “대북 쌀 지원이 이번 수해 지원처럼 국제사회가 나선 뒤 뒷북을 칠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탈영 다룬 영화 ‘탈주’로 컴백 이송희일 감독

    탈영 다룬 영화 ‘탈주’로 컴백 이송희일 감독

    지난해 독립영화는 활화산이었다. 이상 기온 현상 같았다. 관객 300만명을 동원한 ‘워낭소리’를 비롯해 ‘똥파리’ ‘낮술’ 등 흥행작이 줄을 이었다. 이보다 훨씬 앞서 독립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 있었다. ‘후회하지 않아’(2006)다. 지금은 톱스타가 된 김남길이 주연이었다. 계급을 뛰어넘는 동성애자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루며 5만명가량 끌어모았다. 단편과 옴니버스 영화를 통해 성적소수자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해오던 이송희일(39)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었다. 이송 감독이 두 번째 장편 ‘탈주’로 돌아왔다. 새달 2일 스크린에 걸린다. 2008년 10월 촬영을 마무리했으니 개봉이 상당히 늦은 편. 후반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지난해 가을 부산국제영화제 등에 출품하다보니 의도하지 않게 그렇게 됐다. ●군장비·복장 등 치밀한 고증 그런데 왜 하필, 우리 사회에서 낙오자와 같은 말로 받아들여지는 탈영병 이야기일까. 지난 25일 서울 혜화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송 감독은 통계를 먼저 언급했다. 국방부 공식 자료에 따르면 2002~2006년 탈영 군인은 5900명에 이른다. 해마다 평균 70명 이상은 이런저런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요즘 군 생활 편해졌다고? 자살률은 2006년부터 외려 증가 추세란다. “우리 곁에 늘 존재하고 있는 비극인데, 본격적으로 다뤄진 적이 거의 없죠. 이런 비극들이 영화화되지 않았다는 게 의아했습니다. 그래서 해보고 싶었습니다. 탈영병 이야기를….” 어머니가 시한부 삶 판정을 받자 의가사 제대를 신청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일병 재훈(이영훈), 변심한 애인에게 복수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부대 내 성추행 피해자였던 상병 민재(진이한), 끊이지 않는 고참들의 구타에 이미 두 차례나 탈영을 시도했던 이병 동민(손철민)…. 저마다의 사연은 차고 넘치는 뉴스 틈바구니에서 따왔다. 자살하는 동민의 뒤를 이어 ‘88만원 세대 노동자’로 재훈의 옛 직장 동료이자 그를 사랑하는 소영(소유진)이 6일 동안의 탈주를 함께한다. 저예산 영화이지만 영화 곳곳에서 공들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군 복장과 장비, 탈영에 대해 치밀하게 고증했다. 시간과 비용을 아끼기 위해 낮을 밤처럼 촬영하는 ‘데이 포 나잇’ 기법을 활용했다. 컴퓨터그래픽(CG)으로 헬리콥터를 등장시키기도 한다. 팬들의 후원으로 헬리캠을 동원해 항공 촬영을 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영화는 탈영 배경을 구구절절 설명하고 돌이키기보다 경계 밖으로 밀려난 존재들이 시시각각 맞닥뜨리는 탈주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군대 안의 부조리 희생자였으나 어느새 공공의 적으로 취급받으며 막다른 벼랑 끝으로 몰리는 비극을 더욱 극대화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군대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이 팽배하다. 그렇다면 군대는 불필요한 존재인가. 이송 감독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군대가 없어져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군대 문제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뤄져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여러 숨구멍들이 생겨나는데 분단 국가라는 이유로 논의가 금기시돼 왔죠.” 작금의 우리 사회에 대한 일침이 이어진다. “죄를 자백하면 감옥에 가는 게 보통인데 죄를 자백했더니 장관이 된다면 정상은 아니겠죠. 힘의 논리로 좌우되는 나라는 좋은 사회가 아닙니다. 나라가 요구해 젊은이들이 군대에 갔다면 최소 인권 문제에 있어서는 자기 방어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천안함 이야기를 해볼까요. 그 원인이 1번 어뢰이든, 음모론 가운데 하나이든 상관없이 젊은이들을 책임지고 통솔했던 권력 가운데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 답답하네요.” 1990년대 후반부터 동성애(퀴어) 영화를 만들어온 그에게 사회의 변화가 느껴지는지 물어봤다. 요즘 지상파 드라마에서 동성애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울 정도가 되지 않았던가. “1990년대 후반 게이 역의 시나리오를 주면 모두들 덜덜 떨었어요. 나는 호모가 싫어요, 하고 도망간 배우도 있었죠. 하하하. ‘후회하지 않아’를 찍을 땐 반응이 반반이었던 것 같아요. 종교적인 이유로 거절하는 배우도 있었고, 김남길 같은 경우는 적극적으로 눈을 빛냈죠. 내년 초반 촬영을 목표로 동성애 소재의 대안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는데 톱스타가 아니라면 이제 거절당하지 않을 정도는 됐습니다.” ●독립영화에 뛰어든 까닭? 남들이 잘하지 않는 이야기를, 우리 사회의 소수자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는 까닭을 그는 한마디로 요약했다. 자신이 삐딱해서라고. 독립영화계로 뛰어든 까닭도 삐딱한 이야기를 간섭과 제약 없이 풀어보고 싶어서였다며 웃었다. 호러 영화나 액션 영화를 무척 좋아하지만 언젠가 장르 영화에 도전하더라도 그 안에 담아내는 내용은 지금까지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이주 노동자 이야기도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밀려나고 주변화된 소수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가져갈 겁니다. 연민 때문이 아닙니다. 경계 밖 존재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할 때 우리 공동체가 더 탄탄해지고 건강해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동성애자든, 탈영자든, 다 같은 사람인데 왜 나는 경계 안에 있고, 저 사람은 바깥에 있을까요. 그런 이야기를 영화 안에 계속 투영하고 싶습니다.”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김정일 방중 한반도 급변정세 점검할 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어제 방중으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분위기다.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과 북핵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의 방한과 맞물려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3개월 만에 다시 이뤄진 그의 전격적인 방중은 북한이 다급한 상황에 직면한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게 한다. 대북제재와 수해 등으로 인한 경제적 곤경 해소를 위해 중국에 특단의 지원 요청을 했을 수 있다. 2주 후 열릴 노동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후계구도를 논의했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천안함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한 6자회담 재개 행보가 아닌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북한은 억류 중인 미국인 곰즈를 내세워 카터 전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인질외교’를 할 정도로 북·미대화와 6자회담 재개에 목을 매고 있다. 그가 이번 방중에서 중국 지도부와 만나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새 밑그림을 그렸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최근 남북한에 6자회담 관련인사들이 총출동하고 있는 것도 상황변화로 해석된다. 카터 전 대통령 방북시 영접 나온 인사는 북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고, 어제 방한한 중국 측 수석대표 우 대표를 만난 외교부 위성락 본부장 또한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다. 천안함 사건 후 강경하던 한·미 양국이 다소 유연해진 것도 변화의 조짐으로 읽힌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대북정책과 관련해 ‘신선한 대안’을 찾도록 했고, 우리 정부도 종전의 6자회담 재개 전제조건으로 내건 천안함 사과를 고집하지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대화국면으로 가려면 북한은 비핵화 의지부터 보여줘야 한다. 적어도 핵시설 불능화 조치 재개, 강제추방된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 복귀 조치 등의 선언을 해야 한다. 북한은 기대만큼 대화국면이 여의치 않으면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제3차 핵실험 등 돌발행동을 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좋은 시나리오, 나쁜 시나리오 등 여러가지 상황을 상정해 대응책을 마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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