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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보선 앞두고 표심 유혹 공약 만발

    재보선 앞두고 표심 유혹 공약 만발

    오는 30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를 위한 선거전 양상이 점차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네 곳의 선거구 기초의회 의원을 새롭게 뽑는 서울에서는 모두 14명의 후보자가 나서 3.5대1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2개 선거구는 같은 당 후보 두명씩 출마 광진구 구의3동과 서대문구 홍은2동은 같은 당 소속 후보가 맞붙어 눈길을 끈다. 현행 선거법상 기초의회 선거에서는 정당 공천 없이 출마하게 돼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중앙당 내부에서 출마희망자들중 ‘내부 공천(내천)’이라는 형식으로 후보를 가려낸 뒤 당 차원에서 측면 지원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정당의 최하부 조직이 기초의회 의원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데다 이들의 의정활동이 구정(區政)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천이라는 절차는 정당 내부에서만 의미가 있을뿐 선거법상 필수조건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불복하더라도 선거에 나설 수 있다. 따라서 같은 당에 속한 여러 명이 입후보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선거운동 과정 내내 ‘정당 내부공천’ 운운하며 상대후보를 공격하고 이에 불복해 출마하는 행태는 기성 정치판과 다르지 않고 ‘구태’를 벗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전직 구의원이 지난해 열린 시의원 선거에 당선돼 자리가 빈 광진구 구의3동에서는 모두 세명의 후보가 나섰다. 세 후보 모두 지역내 공영주차장 확충 문제와 한강둔치로의 진입로를 만들겠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무공무원 출신인 기호1번 김찬경 후보는 재산세율 인하와 테크노마트·동서울터미널·골목상가간 연계망 형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보육시설 갖춘 동사무소 신축도 기호2번 정대교 후보는 홍보물을 통해 김 후보를 제치고 한나라당의 정식 내천을 받았다는 점을 집중부각하고 있다. 여성인 기호3번 박삼례 후보는 홍보물을 통해 구의원 선거에는 정당공천이 없음을 꼬집으며 경로당내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겠다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전직 구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물러난 서대문구 홍은2동에서는 네명의 후보가 격돌한다. 홍은2동 재개발사업 추진을 돕고 낙후된 도로망을 확충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점은 공통된 공약이다. 기호1번 한상열 후보는 새마을운동에 18년간 참여한 경력을 바탕으로 ‘노인공경 으뜸마을’을 만들고 지역내 국공유지 무단점유자들이 국가에 지불해야 할 변상금을 인하하는 것을 공론화할 것을 다짐했다. 포방터시장 번영회장을 역임한 기호2번 정용래 후보는 북한산 자락에 맞닿은 주택가에 산책로를 겸한 산불방지턱을 만들고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재개발 관련 건축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기호3번 정금섭 후보는 보육시설 등을 갖춘 동사무소를 신축하고 부족한 경로당 수를 크게 늘리겠다는 점을 제시했다. 기호 4번 홍길식 후보는 자신이 한나라당의 정식 내천을 받았고 같은 당 소속인 기호1번 한 후보가 무리하게 출마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홍 후보는 정두언 전 서울시 부시장실에서 근무했다는 경력을 들며 행정전문가라는 점을 부각했다. ●‘터줏대감’이냐 ‘굴러온 돌’이냐 전직 구의원이 지병으로 숨져 공석이 된 성동구 성수2가1동에서는 모두 네명의 후보가 나섰다. 동네에서 나고 자라 ‘터줏대감’격인 후보가 두명 출마한 가운데 타 지역출신 후보 2명이 ‘박힌 돌’을 빼내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지역 후보들은 뚝도시장 활성화와 도로확충 등에는 비슷한 공약을 제시했다. 5대째 이 지역에서 살아온 기호1번 신동욱 후보는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구내 취업안내센터를 새로 만들고 노인체육시설을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역시 이 지역에서 나고 자란 기호2번 최천식 후보는 차상위계층과 중소기업을 자생 시민단체와 연결해 자립기반을 찾도록 하는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상대후보에 비해 지역기반이 약한 기호3번 박영천 후보는 지역내에서 인쇄공장 노동자로 일한 경험을 십분활용할 방침이다. 이 지역에 보건분소를 유치하고 작은기업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소속당인 민주노동당과 찾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 통장을 10년 이상 지내고 성동구민대상 봉사상을 수상해 ‘터줏대감’ 못지않은 지역기반을 가진 기호4번 김호진 후보는 자신은 서울숲과 이 지역을 잇는 문화관광벨트 추진을 제시했다. ●보궐선거에 이은 재선거 강동구 길1동은 지난해 6월 보궐선거를 치렀지만 당선자가 후보등록 당시 지역 선거관리위원을 사퇴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돼 법정공방을 벌이다 재선거를 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입후보한 세명의 후보는 모두 길동시장 현대화와 길1동 균형발전촉진지구 지정 등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구의원으로 활동하다 재선거를 치르게 된 기호1번 홍익표 후보는 지역내 초등학교 교육환경개선과 길동 문화센터를 증축하겠다고 다짐했다. 홍 후보는 이부영 열린우리당 전 의장으로부터 측면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후보인 기호2번 김행자 후보는 길동역 에스컬레이터 설치와 탁아시설·노인정 확충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웠다. 지난 2002년에 이어 구의원 선거에 재도전하는 기호3번 이육재 후보는 대규모 공영주차장을 확보하고 장애인 결식지원, 경로당 현대화 등을 약속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버섯 영양의 보고 웰빙에 으뜸

    버섯 영양의 보고 웰빙에 으뜸

    목이버섯·잎새버섯·석이버섯·아가리쿠스버섯·수향버섯·포토벨라버섯·참숯병팽이버섯·홍삼팽이버섯·참송이버섯·셀레늄노란꽃버섯…. 버섯이 똑똑해지고 있다. 버섯은 수분이 90%고 나머지 10%가 단백질·지방질·당질·미네랄 등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저칼로리 식품이면서도 단백질 등 영양소가 풍부하므로, 신체 면역력을 높여 성인병을 예방하는 웰빙 식품으로 각광받으며 다양한 버섯제품이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황성재 신세계 이마트 버섯 담당 바이어는 “버섯은 농약이 있으면 자라지 못하는 특수한 식물이어서 값싸게 풍부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최고의 웰빙식품”이라며 “올들어 버섯 가격이 지난해보다 30% 정도 떨어진 데다 최근의 웰빙 바람에 힘입어 버섯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상품은 목이버섯·잎새버섯·석이버섯·아가리쿠스버섯·수향버섯·포토벨라버섯·참송이버섯·셀레늄노란꽃버섯 등이다.‘목이버섯’은 나무에 붙어 있는 모양이 사람의 귀처럼 생겼다고 이런 이름이 붙었다. 버섯향이 강하지 않고 맛도 담백한 덕분에 다양한 요리재료로 사용된다. 특히 치질과 변비, 하혈 치료에 좋고 항암제나 백혈병 치료에도 사용되는 등 장수식품으로 알려져 인기를 끌고 있다. 잡채나 중국요리에 널리 쓰인다. 건버섯 형태로 판매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회색과 검은색을 띠는 부채꼴 모양의 ‘잎새버섯’은 국내에는 아직 생소하지만, 버섯을 좋아하는 일본에서는 웰빙 식품으로 자리잡았다. 아토피성 피부염과 천식, 만성비염과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에 좋은 것은 물론 암이나 비만, 고지혈증 예방도 효과적이다. 국내에서는 재배가 힘들어 살 수 있는 곳이 드물다는 단점이 있다. ‘석이버섯’은 목이버섯처럼 사람의 귀처럼 생겼는데, 바위에 붙어 자란다.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며 독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표면은 황갈색으로 광택이 없는 편이다. 마르면 단단해지지만 물에 담그면 회록색으로 변해 연하게 된다. 맛이 담백하고 튀김 요리에 많이 사용된다. 한방에서는 강장·각혈·하혈 등에 지혈제로 이용한다. 신령버섯으로 불리는 ‘아가리쿠스버섯’은 양송이 버섯과 비슷하게 생겼다. 자루의 색이 희고 버섯향이 향긋하다. 면역력을 높이고 항암작용을 하며, 콜레스테롤 억제 기능도 있다.‘수향버섯’은 팽이버섯보다 크고 색깔도 더 진해 노란 빛깔을 띠는 팽이버섯으로 일반 재배된 상품이다. 큰송이 버섯으로도 불리는 ‘포토벨라버섯’은 국내에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은 새로운 버섯. 크기가 크고 씹히는 느낌이 좋다.‘참숯병팽이버섯’은 버섯 배양지에 정화기능이 뛰어난 참숯을 넣어 재배한 팽이버섯. 팽이버섯보다 육질이 단단하고 탄력감이 뛰어나다.‘홍삼팽이버섯’은 버섯 배양지에 홍삼 추출물을 첨가해 재배한 팽이버섯으로 팽이버섯보다 생육기간이 긴 덕분에 저장하기 쉽고 쫄깃쫄깃한 맛이 난다. 자연산 송이버섯에서 균을 떼어내 배양한 ‘참송이버섯’은 자연산 송이의 고유한 맛과 향에 있지만, 항암·면역 성분인 베타글루칸이 다른 버섯에 비해 많이 함유하고 있다. 베타글루칸의 경우 자연산 송이가 100g당 20g 정도인데 비해 참송이는 26.2g이나 된다. ‘셀레늄 노란꽃버섯’은 설악산 백담사 주변에 자생하는 노란느타리버섯 종균을 유기 셀레늄을 전이시킨 배양지에 키운 것으로, 손쉽게 재배를 할 수 있다. 버섯 100g당 셀레늄 150㎍을 함유하고 있다. 셀레늄은 인체 신진대사에 필요한 미네랄의 일종으로 결핍되면 간질환·세포 노화·면역 기능 저하 등으로 여러가지 성인병을 유발하지만, 충분히 섭취하면 암 발생을 억제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학명 현대백화점 농산물 담당 바이어는 “버섯은 가격과 맛·향이 천차만별인데, 버섯 고유의 향을 잃지 않도록 종류에 따라 요리법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며 “양념이나 조미료를 가능한 한 넣지 않고 짧은 시간 안에 씻어야 하며, 굽거나 삶을 때 살짝 굽거나 끓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할인점들 줄줄이 기획전 할인점들이 다양한 버섯 기획·할인행사를 마련하고 대대적인 ‘버섯 마케팅’에 나섰다. 신세계 이마트는 24일까지 버섯을 20% 이상 할인 판매하는 ‘버섯 행복쇼핑전’을 진행한다. 새송이버섯(400g) 2480원, 참타리버섯(200g) 950원, 양송이버섯을 1750원에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느타리버섯과 새송이버섯 2개 품목에 대해 할인 행사를 펼친다. 느타리버섯(250g)은 24일까지 35% 할인된 1980원, 새송이버섯(350g)은 27일까지 22% 할인된 2880원에 판매한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27일까지 양송이·새송이·팽이·맛타리버섯 등으로 이뤄진 모듬버섯 팩(300g)을 30% 할인된 1980원에 파는 ‘친환경 버섯기획전’을 갖는다. 이밖에 맛타리버섯(250g) 2450원, 목이버섯(50g) 1980원, 석이버섯(30g) 1850원, 새송이버섯(350g) 2680원, 느타리버섯(250g)을 2150원에 내놓았다.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은 30일까지 ‘버섯 모음전’을 진행한다. 새송이버섯(500g) 3650원, 셀레늄노란꽃버섯(150g) 1500원, 참숯병팽이버섯(100g) 390원, 홍삼팽이버섯 300원, 팽이버섯 200원, 양송이버섯 660원, 표고버섯 1250원, 애느타리버섯(200g)을 990원에 판매한다. 그랜드마트는 28일까지 여러가지 버섯을 10∼30% 할인 판매하는 ‘버섯 페스티벌’ 행사를 실시한다. 새송이버섯(500g) 2680원, 맛타리버섯(200g) 980원, 병팽이버섯(300g)을 780원에 출시했다. 킴스클럽 강남점은 24일까지 ‘버섯 모음전’을 마련했다. 양송이버섯(150g) 1480원, 새송이버섯(500g) 4180원, 느타리버섯(300g)을 1480원에 내놓았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피하라

    우리나라의 알레르기 질환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항원 물질은 집먼지진드기, 바퀴벌레, 곰팡이, 동물의 비듬 순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어린이에게는 식품이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질환이 많았으며, 원인 식품으로는 계란, 돼지고기, 복숭아, 고등어, 닭고기, 우유, 메밀, 게 순으로 집계됐다. 최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소아알레르기ㆍ호흡기ㆍ면역학회 및 대한소아알레르기ㆍ호흡기학회 공동학술대회’에서 연세대의대 소아과 김규언 교수는 대한소아알레르기ㆍ호흡기학회의 역학조사 및 학회 산하 화분 및 아토피피부염 연구그룹 등의 조사 및 연구 결과를 종합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천식 유병률은 지난 95년 5.7%에서 2000년 7.6%, 같은 기간 비염은 12.3%에서 17.7%, 아토피피부염은 12.9%에서 20.3%로 증가했다. 이와 함께 병원을 찾은 환자들을 상대로 한 피부반응검사에서는 집먼지진드기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바퀴벌레, 애완동물의 털과 비듬, 곰팡이 등이 꼽혔다. 김 교수는 “환자 자신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알레르기 가족력이 있는 가족은 임신 중에 직·간접 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신생아에게는 가능한 모유를 먹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메디컬 라운지] ‘천식의 날’ 기념 거북이마라톤대회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와 천식 및 알레르기 예방운동본부(www.wadpo.or.kr)는 18∼24일을 ‘어린이 천식주간’으로 선포하고, ‘어린이 천식환자 돌보기 10계명’을 제시하고 거북이마라톤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갖는다. 오는 24일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는 세계 천식의 날 기념 거북이마라톤대회가 열린다. 참가신청은 인터넷(www.wadpo.or.kr)과 전화(02-486-7012)를 이용하면 된다. 한편 이들 단체가 마련한 어린이 천식환자 돌보기 10계명은 다음과 같다.△아토피피부염이 있는 영아는 천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만큼 조기에 진단, 관리한다.△자녀의 천식 행동계획을 글로 작성해 둔다.△유아원이나 학교 교사에게 자녀가 천식 환자임을 미리 알린다.△깨끗한 실내 환경을 유지한다.△천식환자의 부모는 반드시 금연한다.△실내에서 동물을 기르지 않는다.△황사나 꽃가루가 날리는 철에는 마스크를 한다.△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한다.△운동 전에는 준비운동을 하고 필요하면 기관지 확장제를 흡입한다.△정확한 진단을 받아 꾸준히 치료한다.
  • [Doctor & Disease] 순천향대병원 소아과 편복양 박사

    [Doctor & Disease] 순천향대병원 소아과 편복양 박사

    알레르기 질환으로, 병증이 호흡기에 나타나는 천식, 특히 어린이를 비롯한 청소년들의 천식 유병률이 놀라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유병률은 4∼5% 정도지만 대상을 어린이로 좁히면 지난 64년 3.4%이던 것이 95년에 14.5%로 4배 이상 급증했다. 2003년 국민건강보험 통계에서는 1∼4세 환아의 23.7%가 천식을 앓는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문명이 곧 천식’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지금처럼 천식을 방치했다가는 머잖아 온 나라가 천식으로 들끓게 될 것”이라는 순천향대병원 소아과 편복양(52) 박사의 우려가 예사롭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의료계에서 ‘소아천식 전도사’로 꼽히는 편 박사는 “증상을 감기쯤으로 여기다가 자녀를 평생 고통 속에 살게 하는 질환이 바로 소아천식”이라고 지적했다. 그 까닭부터 물었다.“천식 자체의 고통도 심각하지만 이게 만성화해 기관지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기도기형으로 발전할 경우 결코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또 알레르기 질환이 연령대에 따라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마치(Allergic March)를 미리 끊어주거나 완화, 지연시키는 것도 조기치료의 중요한 성과지요.” ●영유아 알레르기 30%가 음식이 원인 ▶질환의 유형은 어떻게 구분하나. -알레르기반응이 나타나는 부위에 따라 병증이 다르다. 예컨대 증상이 피부에 나타나면 아토피피부염, 코에 나타나면 알레르기 비염, 호흡기에 나타나면 천식이 된다. 또 이게 위장관에 나타나면 음식알레르기라고 하는데, 영유아 알레르기의 30%가 음식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소아천식 증상에 특이성이 있는가. -대표적인 3대 증상은 기침과 숨소리가 쌕쌕거리는 천명, 호흡곤란이다. 이런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나기도 하고 한 가지씩 보이기도 한다. 특징적인 것은 증상이 새벽 무렵에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소아의 경우 가만 있을 때는 괜찮다가 떼를 쓰거나 움직일 때 심한 호흡곤란과 천명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 때 방치해 목숨을 잃기도 한다. 원인은 무엇인가. -유전적인 소인이 강하다. 부모가 모두 알레르기 체질이면 자녀의 80%, 부모 한쪽이 알레르기 체질이면 자녀의 60%에서 천식이 나타난다. 환경 요인도 중요하다. 흡연과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 꽃가루, 대기 오염물질, 음식 등이 천식 발생과 관련있는 원인항원들이며, 감기 등 호흡기감염, 운동, 기상변화, 아황산가스와 오존, 황사, 꽃가루, 흡연 등은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지속시키는 유발인자들이다. 편 박사는 감기와 관련된 오해에 대해서도 짚었다.“병원을 찾은 엄마들이 흔히 ‘감기 때문에 천식이 시작됐다.’고들 말하는데, 감기는 천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지 원인은 아닙니다. 애들이 감기를 심하게 앓으면 천식을 의심하지만, 그 보다는 늘 감기를 달고 있으면서 밤에 천명이나 발작적인 기침을 하는 애가 천식일 가능성이 훨씬 크지요.” ●어린이 천식환자 10년새 5배 늘어 ▶최근의 발병 추세는 어떤가. -대한소아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의 전국역학조사 결과 가장 최근의 청소년 유병률은 14% 정도였다. 그러나 병원을 찾는 어린이 천식환자는 최근 10년 새 5배 이상 크게 늘었다. 그런 추세가 시사하는 점은 무엇인가. -아파트 주거의 일반화와 자동차 증가, 모유수유 기피,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른 인스턴트 및 냉동식품 선호 등이 모두 천식 증가와 맞물려 있다. 즉, 천식 유병률은 생활 수준에 비례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학계 일각에서는 이런 추세가 각종 예방접종과 관련이 있다는 ‘위생가설’을 내놓기도 한다. 잦은 예방주사가 인체 면역체계의 균형을 깨뜨려 알레르기 질환이 급증한다고 보는 시각인데, 사실, 예방주사가 일반화된 선진국의 천식 유병률이 후진국보다 훨씬 높기는 하다. 천식은 어떻게 진단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이 폐기능검사다. 기관지 확장제를 흡입시켜 가역적인 변화가 보이면 천식 가능성이 크다. 증상이 비슷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이런 가역성이 보이지 않는다. 폐기능검사가 어려운 6세 이하의 어린이는 촛불을 끄는 정도의 날숨만으로 진단이 가능한 최대호기 유속계를 이용한다. 여기에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 혈액검사를 병행하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치료법도 소개해 달라. -최근의 세계적인 추세는 천식과 관련한 사회교육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불행히도 의료보험에 천식 교육비가 반영되지 않아 일선 병원에서 이런 교육을 기피하지만 갈수록 교육의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교육과 함께 약물치료, 예방치료가 시행되고, 이런 치료법에 한계가 보이면 제한적으로 면역치료를 적용한다. 약물로는 기관지 확장제인 증상완화제와 기관지 염증을 가라앉히고 재발을 차단하는 스테로이드 염증조절제가 주로 쓰인다. 천식은 꾸준한 치료를 통해 생활에 불편이 없을 만큼 조절, 관리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곧 완치가 아니기 때문에 일상적인 치료가 중요한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너무 쉽게 여기거나 대증적으로만 대응해 문제다. 항간에 수술로도 치료할 수 있다고도 말하나 천식은 수술로 치료되는 병이 아니다. ●천식관련 사회교육 강화 급선무 편 박사는 스테로이드제제에 대한 세간의 오해도 지적했다.“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이 너무 부풀려져 있어요. 경구용 약물과 달리 흡입제는 소량이어서 의사 처방에만 따르면 장기간 사용해도 거의 부작용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점 때문에 유지치료를 소홀히 해 기도기형 등 갖가지 문제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또 어린이 천식은 급증하는데 전문의약품인 천식 치료제를 일선 학교에 비치하지 못하는 점과 경직된 의료보험 적용 문제 등을 개선해 천식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사안들입니다. 당장 어린 아이, 청소년들이 겪는 고통을 생각해 보세요.”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소아천식의 전조증상-기침·숨가쁨 지속땐 의심 편 박사는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소아천식 역시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중증으로의 이행을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천식 증상이 나타날 때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 이런 판단에 필요한 전조증상을 살펴본다. 소아천식의 대표적인 증상은 좁아진 기도가 숨길을 막아 생기는 쌕쌕거리는 천명음과 발작하는 듯한 기침. 증상이 가벼울 때는 이런 증상에도 불구하고 잘 놀거나 먹지만, 조금 심해지면 기침 때문에 잠을 못이루며, 말하거나 먹을 때 가쁜 숨을 쉬기도 한다. 또 증상이 심해지면서 식욕이 떨어지고, 놀기를 싫어하며, 콧물, 코가려움, 눈 주위가 발갛게 변하거나 신경질을 부리기도 한다. 이런 경우 증상이 진정되면 천명이나 숨가쁨 증상은 가라앉지만 기침은 그치지 않아 ‘감기를 달고 산다.’거나 ‘감기가 오래 간다.’고 오해하기 일쑤다. 그러나 이런 증세가 2∼3주를 넘기거나 감기라면서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숨가쁨이 보이면 천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미 천식 진단을 받은 아이가 까닭없이 힘들어하거나 약제 반응이 느리고, 기침, 천명과 함께 숨쉴때 어깨를 들썩이거나, 빗장뼈, 갈비뼈 사이가 쏙쏙 들어가면 발작 신호로 봐야 한다. 이런 증상과 함께 입술, 손 끝이 파래지거나 천명이 없어지면 증상이 더욱 악화된 상태이다. 편 박사는 “이 경우 천명음이 없어지는 것은 기도가 완전히 막혔다는 뜻이므로 지체없이 응급조치를 취한 뒤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편복양 박사는 △이화여대의대 및 한양대 대학원(박사)△일본 도쿄 국립 소아병원 및 소화대의대 소아과 연수△미국 남가주대 LA어린이병원 연수△대한천식 및 알레르기학회 학술·간행위원 및 국제협력이사, 대한소아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 간행·보험이사, 대한 소아과학회 보험위원△일본 소아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회·알레르기학회 정회원△미국 천식 및 알레르기학회 회원△소아 아토피피부염연구회장△‘천식, 알면 치료된다’등 저서 11권△현 순천향대병원 소아과 교수
  • [메디컬 라운지] ‘아기공룡둘리’ 어린이 천식 홍보대사에

    천식 및 알레르기 예방운동본부(사무총장 최병휘)는 오는 5월 세계천식의 날을 맞아 토종 캐릭터인 ‘아기공룡 둘리’를 어린이 천식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에 따라 둘리는 24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세계 천식의 날 기념 거북이 마라톤 대회 때 어린이 천식환자들과 함께 거북이마라톤에 참여하는 등 공익활동에 나서게 된다. 올해 7회를 맞는 ‘세계 천식의 날’은 천식 퇴치를 위해 지난 98년 세계천식기구(GINA)와 유럽호흡기학회(ERS)가 주관해 제정한 세계적 천식예방운동이다. 문의(02)486-7012.
  • [메디컬 라운지] “천식치료제, 고정용량 흡입제가 더 우수”

    천식에 있어 증상에 따라 용량 조절이 가능한 치료제보다 흡입 용량이 고정된 약물의 치료효과가 더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캐나다 밴쿠버병원의 마크 피츠제랄드 교수팀에 의뢰,15개국에서 무작위 추출한 18∼70세의 남녀 천식환자 688명을 대상으로 1년 간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고정용량 흡입제인 자사의 ‘세레타이드’ 사용군이 환자 스스로 용량을 조절하는 아스트라제네카사의 ‘심비코트’ 사용군보다 천식의 급성 악화율이 47%나 낮게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 개미의 침공…지구온난화로 개체수 늘어

    개미의 침공…지구온난화로 개체수 늘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개미의 개체 수가 늘어나고, 공격 본능이 커져 인류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오클라호마 대학과 파마나 스미소니언 연구소가 최근 열대우림에서부터 냉대 툰드라지역의 665개 개미 군에 대한 조사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열대와 온대 등 따뜻한 지역은 냉대와 한대 등 추운 지역에 비해 개미의 크기는 작아지지만, 개체 수는 증가한다. 미국 49개 생태계 지역에서 일개미 수를 비교한 결과, 저온의 소나무지대에서는 63마리에 불과했지만 고온의 사막에서는 9000마리에 달했다. 이는 온도가 높을수록 생명체의 생체 기능이 향상되고 충분한 먹잇감이 공급돼 개체 크기가 커진다는 일반적인 원리를 정면으로 뒤집은 결과다. 이에 대해 국내 개미전문가인 유동표 박사는 “다양한 생명체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개미처럼 작은 곤충은 오히려 다른 생명체의 먹잇감으로 노출되기 쉽기 때문에 크기가 줄어든다.”면서 “이같은 과정에서 종족을 보호하려는 본능도 강해져 더 뛰어난 번식력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높은 온도가 생명체의 번식과 성장에 긍정적, 부정적 효과를 동시에 발휘할 수 있는 셈이다. ●온난화로 공격적인 개미 증가 연구팀은 특히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전체 개미 가운데 일개미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개미의 공격 성향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유 박사는 “역할분담이 철저한 개미집단에서 일개미는 먹이를 모아오기 때문에 (다른 생명체의)먹이 표적이 될 수 있다.”면서 “온난화가 전지구적 현상인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사태가 빚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떼지어 몰려다니며 곡식은 물론 사람까지 무차별 공격, 목숨까지 잃게 할 수 있는 ‘붉은 불개미’(fire ant)는 원산지인 남미를 비롯,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 등지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붉은 불개미와 유사한 종류인 ‘일본열마디 개미’가 서식하고 있다. ●향후 100년간 온난화 심화 특히 지구 온난화는 지난 세기보다 21세기에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대기연구소(NCAR)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더라도 온도와 해수면 상승 등 지구 온난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지난 2000년 수준으로 억제하더라도 지구의 평균 온도는 향후 100년간 0.4∼0.6도 상승한다는 것. 이는 20세기 동안의 온도 상승(0.6도)에 맞먹는 수준이다. 제럴드 밀 박사는 “이는 대기의 온도 상승이 해양과 지각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시간의 지체’ 현상 때문”이라면서 “시간의 지체 현상 때문에 지구는 현재 온실가스에 의한 영향을 모두 반영하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톰 위글리 박사도 “물은 온도 상승에 따라 부피가 팽창하기 때문에 시간 지체로 인한 열팽창만으로도 해수면은 향후 100년간 11㎝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분석은 ‘장밋빛’ 전망에 가깝다. 때문에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현 추세를 감안할 경우 지구 평균 기온은 향후 50년 안에 지금보다 1.9∼11.5도 상승하고, 고위도 지방은 20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2100년에는 겨울이 사라지고 봄, 여름, 가을 날씨만 계속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최근 발표됐다.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오재호 교수팀은 2100년 연평균 기온이 서울의 경우 현재 12.8도에서 18.8도, 부산은 14.9도에서 20.2도로 올라 더이상 겨울 날씨를 즐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개미는 비염·천식의 원인 개미의 수가 늘고 공격성이 강화되는 데다 크기마저 작아져 인류의 생활권을 ‘침범’할 것이라는 우려가 우리나라에서 현실화될 수 있다. 개미는 지금도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등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원이나 야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왕침개미’, 고층 아파트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애집개미’ 등이 대표적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연구소 박중원 교수는 “황갈색 또는 등황색의 애집개미(몸길이 2∼3㎜)는 집안을 기어다니며 비염이나 천식 등을 유발한다.”면서 “이같은 사실은 최근 밝혀져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개미로 인한 질병이 증가하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적갈색의 왕침개미(4∼5㎜) 침에 쏘이면 쇼크가 발생해 최악의 경우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4)영산강 그리고 홍어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64)영산강 그리고 홍어

    봄 바다에 진달래 꽃빛이 드리울 무렵이면 홍어의 북상이 시작된다. 한류성 어족인 홍어가 남쪽 바다에서 자취를 감추면 봄이 완연하다는 증거이다.‘자산어보’에도 ‘동지 후에 비로소 잡히나 입춘 전후라야 살이 두껍고 제맛이 난다.2∼4월이면 몸이 쇠약해져 맛이 떨어진다.’고 했다. 요즘 사람들,‘흑산도 홍어’를 입에 달고 산다. 당연히 흑산도를 홍어문화의 본산지로 안다. 홍어 주산지가 흑산도임은 분명하지만, 홍어 식도락문화의 본향은 영산포다. 잡힌 홍어들이 배에 실려 구비구비 영산강 뱃길을 따라 일주일여를 올라와 옛 남도의 물류거점이었던 영산포에 닻을 내리면 어느새 홍어는 ‘푸욱∼’ 발효되어 예의 ‘썩은 홍어’가 되고 만다. 냉장시설이 없던 시절, 먼 뱃길을 따라 올라오는 사이에 자연발효돼 독특하고 절묘한 맛을 연출하는 것. ●1915년 우리나라 유일의 강변등대 설치 영산포는 흑산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곳이다. 흑산도 앞 영산도 사람들이 왜구들을 피해 몰려와 살면서 ‘영산포’라는 지명이 붙었기 때문이다. 섬과 강변, 바다와 강은 이렇게 하나로 연계되었다. 정작 흑산도 사람들은 ‘싸하게 썩힌’ 홍어보다 생물을 좋아한다니 역시 홍어 원조는 영산포임에 틀림없다. 사실 홍어는 백령도 근해에서도 많이 잡힌다. 그러나 경기 일원에는 판로가 없다. 제값을 받으려면 백령도에서 잡은 홍어도 영산포까지 가져와야 했다. 뱃길로 보름여, 혹은 차에 실어 먼 길을 내려오다 보면 그 새 홍어는 삭아 제 살에 다른 맛을 들이곤 했으니,‘실크로드’에 견줄 서해안의 ‘홍어길’이 아니겠는가. 오늘날 영산강은 이름만 옛 강이로되 사람도, 풍광도 옛것이 없다. 하구언이 막히면서 물길이 끊겨 ‘끝발 날리던 포구’의 영화도 막을 내리고 말았다. 조운선이 진을 치고, 남도의 숱한 어선들이 모여들어 도회를 이뤘던 영산포에는 홍어뿐 아니라 흑산도·낙월도 등지에서 올라온 소금과 온갖 해산물이 철철이 산을 이뤘고, 이 ‘갯것’들은 ‘염질’을 거쳐 광주 등 내륙의 대처로 팔려나갔다. 등대는 바다의 상징이다. 누구나 그렇게 아는 등대가 이곳 영산포에는 바다가 아닌 강에 서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강변 등대이다.1915년에 설치됐는데, 그 시절 얼마나 많은 배들이 몰려들었으면 여기에 등대를 세웠겠는가. 그 관록의 강변에는 지금도 홍어집들이 즐비해 옛날의 영화를 증언하고 있다. 필자가 영산포에 들어선 날, 마침 한 방송국의 홍어문화 촬영을 위해 이곳을 찾은 영화배우 오정해씨와 조우했다. 목포에서 태어나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오씨는 ‘장군의 아들’을 촬영했던 이곳 옛 거리에 깊은 애착을 갖고 있었다.“일제시대에 지어진 이런 건물들을 잘 보존해서 교훈으로 삼어야 쓸 것인디, 자고 나면 없어지고 해서 정말 안타깝지요.” 이곳 선창의 창고 건물이나 가게터들은 근대 백년의 확실하고도 소중한 증거들이지만 그 노쇠함이 도도한 개발 붐을 버텨내지 못한다. 천만 다행으로 ‘영산포선창 근대거리’를 조성하는 계획이 입안되고 있다. 나주시 김종순 학예사는 “근대 문화유산의 보고인 영산포거리 보존은 영산포뿐 아니라 남도 포구문화의 핵심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토종 홍어 빈자리 칠레산이 대신 옛적, 일제는 널디 너른 나주평야의 쌀들을 영산포에 모았다가 일본으로 실어냈고, 지금도 남아 있는 정미소 건물은 이런 수탈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개항과 더불어 왜인들이 이곳에도 몰려왔으니, 영산포는 영산강 하구의 목포와 쌍벽을 겨누던 침략의 대상이기도 해 당시 동양척식회사의 문서고가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이제 흑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홍어는 거의 없다. 그나마 올해는 예기치 못한 풍어로 뜻밖에 홍어 맛을 보기는 하지만 값이 비싸 범접이 쉽지 않다. 그런 탓일까.‘민주당 홍어’라는 말에서 읽히듯 홍어는 정치권에서도 고급 선물용으로 으뜸이다. 한화갑 민주당 대표에게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홍어 두 마리를 선물로 보낸 일화가 홍어의 위상을 웅변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이 목포 인근이라는 사실과 결부되어 ‘홍어정치’라는 말까지 나왔으니, 아마도 물고기 중에서는 가장 높고, 크게 노는 게 홍어 아니겠는가. 토종 홍어의 빈자리를 칠레산 등 수입산이 채운다. 칠레 홍어를 처음으로 들여다 판 사람은 ‘영산강 지킴이’로 불리는 양치권(영산강홍어 대표)씨. 부산으로 유학을 떠나 수산대학을 졸업한 양씨는 20여년 전인 지난 83년에 원양어선을 타고 칠레까지 진출해 그곳 홍어를 알게 됐다. 주변에서 그를 ‘홍어잡이와 보급, 홍어식도락에 일생을 바친 사람’이라고 평하거니와 남도문화의 중심 먹을거리에서 전국구 음식으로 퍼져나가는 홍어 붐의 배경에 양씨의 숨은 노력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는 “냄새도 못맡던 사람들이 홍어의 진미를 알고 찾는 것만도 고마운 일”이라며 넉넉하게 웃는다. 하구언 때문에 막힌 것은 물길만이 아니다. 국산 홍어 자체의 수급도 막히고 말았다. 이제 흑산 앞바다에서 잡히는 홍어는 거의 없다. 잡히지 않는 홍어가 수급조차 안 되니 눈길은 자연히 칠레 등 외국으로 돌릴 밖에. 말이 칠레산이지 전문가들이 우리 홍어와 맛이 가장 닮은 것을 용케 골라 수입하기 때문에 때깔도 그렇거니와 삭혀 놓으면 맛까지 흡사하다. 물론 살 씹히는 맛이야 우리 것을 따를 수는 없지만…. 홍어를 칠레에서만 들여오는 건 아니다. 아르헨티나·미국·뉴질랜드산도 한 자리를 잡고 앉으니 홍어어물전만큼 세계화에 일찍 눈뜬 곳도 없다. 물론 수입산도 맛이 제각각이다. 예부터 오방풍토부동(五方風土不同)이라 했다. 풍토가 다른 데 맛이 같을 수 없다. 홍어는 남도 사람들의 관혼상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식이다. 오죽하면 “홍어 빠진 잔치는 잔치도 아니여.”라는 말이 나왔을까. 전라도와 무관한 서울 사람들의 혼례식에까지 홍어가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문화 전파의 힘이 강력함을 의미한다. 홍어문화는 전라도 특유의 것이되 20세기 후반부터 차츰 북상하여 이제는 가히 전국구로서 손색이 없다. 문화변동의 중요 사례로 역사에도 기록해 둘 일이다. ●홍어요리의 제왕 ‘홍탁삼합’ 알싸한 맛 그만 홍어는 정말이지 버릴 게 없다.‘애’라고 부르는 내장은 날것으로도 먹지만 요즘 철에 보리 새싹을 뜯어넣고 끓여낸 홍어탕은 맛의 고향이라는 이곳에서도 ‘맛을 못보면 한 철 땡친다.’고 할 만큼 선호도가 높다. 보리싹이 어우러진 홍어탕은 쑥국, 냉잇국과는 또 다른 격조의 식도락이다. 연한 뼈가 오독오독 씹히는 튀김에 무침과 전, 찜, 회, 탕, 심지어 새로 개발된 탕수육까지 홍어요리의 지평은 자꾸 넓어진다. 그러나 이런 것을 모두 제압하는 것이 바로 ‘홍탁삼합’이다. 홍어에 막걸리와 묵은 김치, 기름 뺀 돼지고기 수육을 곁들이는 삼합의 도도한 취흥은 어떤 음식도 따를 수 없는 홍어문화의 절정이다. 군동내 풍기는 묵은 김치와 익힌 돼지고기를 곁들여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켜면 그것으로 ‘끝’이다. 이 절정의 중심에는 홍어와 ‘환장하게 잘 맞는’ 김치가 있다. 진한 젓갈로 맛을 내 겨우내 곰삭힌 김치맛이 삼합의 묘미를 보장하는 것인지라, 같은 홍어라도 다른 곳 김치에 싸먹으면 그 맛이 영 아니다. 그 홍어식도락은 홍어 삭힘이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푹푹 찌는 두엄더미 속에 묻어 사나흘 푸욱∼ 썩힌 홍어의 아린 맛과 특유의 향내는 홍어식도락의 절정이다. 외국인들이야 이 냄새와 맛에 저절로 나가 떨어지지만 그 ‘치명적’인 향내야말로 홍어를 가장 홍어답게 하는 것이니, 누가 그 절차에 시비를 걸겠는가. 썩은 두엄더미 속에서 썩혔어도 세상에 홍어먹고 탈났다는 이가 없으니 이 절묘한 과학성과 문화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홍어의 발효과학은 아직 미궁이다. 분명한 것은 다른 물고기보다 10배나 많은 요소가 발효 과정에서 암모니아로 변하면서 알칼리성으로 숙성된다는 점. 현장의 발효실에 들어서니 마치 온 몸을 소독하는 기분이다. 양치권씨는 코를 내두르는 필자에게 “만병통치실에 들어온 소감이 황홀하지 않느냐.”며 너스레를 친다. 홍어가 내뿜는 기운이 워낙 강해 이곳 일꾼들은 피부병을 모르거니와 홍어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신 뒤 속쓰림이 없는 것도 홍어의 강력한 알칼리성 때문이다. 홍어. 요즘의 ‘웰빙’ 개념에 딱 들어맞는 발효식품이다. 홍어를 민간에서 천식과 관절염, 골다공증 등에 좋다고 여긴 것도 강한 냄새와 뼈까지 씹어먹는 섭생 특징에서 비롯됐으리라. 최근에는 홍어가 항암성분을 가졌다는 연구 결과까지 제시돼 잘나가는 판에 날개를 단 형국이다. 영산포 사람들에게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다. 남도 사람들은 덜 익은 홍어를 즐기는 반면 서울사람들 중에 간혹 옛 맛을 잊지 못하는 팬들은 남도 사람들도 코가 얼큰할 만큼 쏘는 맛이 강한 놈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진짜 강력한 맛을 본바탕보다 서울 사람들이 선호한다니 맛의 유전인자가 갖는 강력한 이동성의 증거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 하구언 없는 영산강의 진짜 봄을 꿈꾸며 전라도 속담에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란 말이 있다. 그토록 귀하고 맛있는 홍어가 왜 ‘만만한 것’으로 비유됐을까. 솔직히 필자도 홍어를 찾아나서면서 그 대목이 가장 궁금했다. 수컷의 생식기는 한 쌍으로 꼬리 양쪽에 길게 늘어져 있는데, 이게 아무짝에 쓸모가 없다. 그래서 어부가 숫놈을 잡으면 우선 홍어거시기부터 잘라 버려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가 되었단다.‘자산어보’에 ‘수놈에는 양경이 있다. 그 양경이 곧 척추이다. 모양은 흰 칼과 같은데, 그 밑에 알주머니가 있다. 두 날개에는 가는 가시가 있어서 암수가 교미할 때에는 그 가시를 박고 교합한다. 낚시를 문 암컷을 수컷이 덮쳐 교합하다가 함께 잡히기도 한다. 결국, 암컷은 먹이 때문에 죽고, 수컷은 간음 때문에 죽어 음(淫)을 탐내는 자의 본보기가 될 만하다.’고 적었다. 실제로 암수가 붙은 채로 끌려 올라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 놈들은 갑판 위에서도 떨어질 줄을 모른단다. 그래서 어부들은 ‘그 꼴이 거시기 해’ 수놈의 양물을 싹둑 잘라 버리니 ‘만만한 게 홍어 거시기’ 아니겠는가. 낚시를 문 암컷을 덮치는 수놈, 그 처절한 섹스의 미학을 홍어가 연출하는 셈이니, 과연 놀라운 섭리라 하겠다. 하구언 때문에 바닷길이 막힌 강변을 따라 걸었다. 봄빛이 완연하다. 그 옛날, 얼음이 녹으면 겨우내 잠자던 배들도 이곳 영산포로 뱃머리를 돌렸으리라. 하구언 없는 영산강의 진정한 봄은 과연 언제쯤 맞을 수 있을까. 한 쪽에서 일고 있는 ‘하구언 없애기’야말로 영산강에 대한 축복이며, 생태환경에 대한 각성이 없었던 지난 시절에 대한 통렬한 반성의 증표가 아닐까. 홍어에만 글을 받쳤지만 어찌 영산강에 홍어문화만 있었을 것인가. 남도 사람들의 온갖 애환을 실어나른 영산강 뱃길문화의 복구야말로 바다와 강이 만나는 문화 다원성의 값진 복원 아니겠는가.
  • 건강을 팝니다…친환경 인테리어매장

    건강을 팝니다…친환경 인테리어매장

    ‘풍요하고 건강한 삶을 누리자.’는 웰빙 열풍이 불면서 친환경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생활 트렌드에 힘입어 지난 15일 문을 연 친환경 인테리어 매장 롯데백화점 ‘웰섬’이 웰빙 마니아들의 쇼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본점 8층 가정용품 매장에 30여평 규모로 자리잡은 ‘웰섬’은 ‘러브 하우스’·‘하우스 닥터’ 등 방송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디자이너 박재효씨가 선보인 친환경 인테리어 브랜드.‘웰섬’이 ‘때묻지 않은 행복하고 순수한 섬’을 뜻하는 만큼, 전문가가 현재 주거공간을 꼼꼼히 검토해 각 가정에 알맞게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해 주고 친환경 리빙제품 등에 대한 상담도 해준다. ●‘러브하우스’로 유명해진 디자이너 박재효씨가 상담 이덕형 가정매입팀 바이어는 “이 매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친환경 생활공간을 위한 토털 인테리어 공간인 만큼 집 분위기에 맞는 가구나 소품은 물론 바닥재, 벽지 등 내부 시공까지 모두 자연 친화적인 소재를 이용하고 있다.”며 “친환경 분위기를 극대화하기 위해 본드나 니스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모두 천연 재료들만을 이용한 짜맞춤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월∼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박재효씨가 매장에 나와 직접 상담해주고 있다. 남편과 함께 쇼핑하던 이다연(36·서울 종로구 혜화동)씨는 “이곳의 인테리어 제품들의 디자인이 매우 심플하면서도 세련돼 보인다.”며 “그렇지만 가격이 비싸 선뜻 손길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남편 한상우(37)씨도 “디자인이나 품질이 최고인 만큼 가격이 비싼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사고 싶은 마음에 값이 조금 저렴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거들었다. ●항균 침구·편백나무 욕조·원목 블라인드 등 눈길 ‘웰섬’에서는 ▲히노키(편백나무) 욕실 관련 제품 ▲자연 강화마루 ▲건강 벽지 ▲항균 패브릭(침구) ▲원목 블라인드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히노키 욕실 관련 제품은 수령 300년 이상된 히노키 나무로 짜맞춘 상품이다. 히노키가 내뿜는 향인 ‘피톤치드와 타르펜’이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해준다. 피톤치드는 살균과 탈취, 정화작용을 함으로써 천식과 폐결핵 등에 효과적이다. 타르펜은 혈액 순환과 피로 회복, 아토피성 피부염, 무좀 등에 좋다. 욕조가 140만∼200만원대, 족욕세트 110만원대 등이다. 아들 혼수품을 알아보고 있다는 오정순(56·서울 용산구 한남동)씨는 “욕조를 나무로 짜맞춘 것 같은데, 물이 새지 않는다는 것이 신기하다.”며 “경제적 여유가 허용된다면 친환경 제품으로 확 갈아버렸으면 좋겠다. 고 털어놨다. ●“선뜻 사기엔 가격 버거운 편” 자연 강화마루인 호니텍스는 시공할 때 이음새가 정확하기 때문에 틈이 생기지 않아 물이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고 아토피성 피부에 전혀 자극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평당 20만원대. 건강 벽지인 더블루는 자연색과 깨끗한 물로 인쇄해 만든 제품으로, 색깔의 심리·신체적 영향을 고려한 제품이다. 새집증후군의 주범인 포름알데히드 방출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최소화하고, 미생물 서식을 억제함으로써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 준다. 항균 패브릭은 알레르기 질환의 주범인 집먼지 진드기 및 각종 박테리아, 효모, 곰팡이 등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할 목적으로 개발된 순면 100%인 원단이다. 정전기가 발생하지 않아 아토피 피부염에도 좋고 건강한 피부상태를 유지해 준다. 물세탁도 가능하며, 침구는 물론 쿠션·커튼 등에도 활용된다. 가격은 베개커버 2+매트커버+이불커버 세트가 40만원대이다. 원목 블라인드는 캐나다의 1등급 원목만을 선별해 가공했기 때문에 수려한 미관을 자랑하고 강한 햇볕에도 휘어짐과 뒤틀림이 없는 제품이다. 첨단 나노기술로 만들어진 광촉매(햇볕이나 형광등 등의 자외선 빛을 받아 다른 물질의 화학반응을 촉진·지연시켜 오염물질을 제거함)코팅을 한 덕분에 각종 산업공해형 악취 분해에 뛰어나다.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원적외선 기능과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가격(1×1m)은 13만원대이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원목·흙등 천연소재가 올해의 대표적 트렌드 올해 홈 인테리어 트렌드는 ‘자연주의’로 요약된다. 원목·흙 등 천연 소재를 이용해 고급스러우면서도 자연스러운 맛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연주의 트렌드의 기본축은 뭐니뭐니해도 원목 가구로 모아진다. 자연스러운 느낌의 원목가구와 거친 느낌의 페인트, 여기에 화사한 컬러까지 곁들여 조화를 이루게 하면 산뜻하면서 자연스러운 느낌의 개성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는 얘기다. 특히 새 것보다는 오래된 것, 인공적인 것보다는 흙·나무 등 천연소재를 활용한 인테리어 소품이나 가구를 이용하면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옛날의 고가구나 오래된 한옥에서 나온 나무를 이용해 만든 가구들은 세월의 흔적과 나무의 따스함이 그대로 배어 있어 자연주의 인테리어의 가장 좋은 재료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건강’이라는 컨셉트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보는 즐거움뿐 아니라 건강까지 생각하는 인테리어가 보편화됨에 따라 장식용품과 바닥재, 벽지 등 건축자재까지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고 있다. 박재효 웰섬 대표는 “친환경 홈 인테리어를 위해 히노키(편백나무) 등을 가구 등 일부분에 접목시켜 포인트를 줘도 현대적인 디자인에 천연 소재가 주는 독특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며 “특히 이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의 향으로 삼림욕 효과를 만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약혼 예물 문제로 인영의 집을 찾은 기준 엄마는 급기야 인경의 출생 비밀을 폭로하고, 재민은 아내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애쓰지만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슬픔에 소리없이 흐느낀다. 밤이 깊도록 인경이 귀가하지 않자 인영의 집에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자 플러스(SBS 오전 11시10분) 환갑을 앞둔 나이에도 안방 무대를 누비며 유쾌한 웃음을 전하는 성우용녀. 그는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저렴하고 소박한 재료를 이용해 건강을 유지한다. 선우용녀의 건강비결은 영양간식 닭발볶음과 새콤한 조미료인 식초, 그리고 양초의 원료인 파라핀. 그녀의 건강법 속으로 들어가 본다. ●긴급진단 ‘독도’(YTN 오후 3시5분) 최근 일본의 잇단 망언·망동으로 한·일관계의 위기를 부른 우리의 영토 ‘독도’를 바로 알고, 대응 방안을 모색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독도 수호 및 극일을 위한 방편으로 인터넷과 여론에 등장하는 ‘해병대 상주’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실현 가능성과 파장 등을 점검해 본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우리는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고 살다가 간혹 심한 감기나 호흡기질환을 겪을 때에야 심호흡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최근 유해환경에 노출되면서 호흡기 문제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감기, 천식, 만성비염에 좋은 뜸자리를 알아보고, 뜸을 배워 주위 사람들에게 베푸는 동호회원들도 만나본다. ●논스톱(MBC 오후 6시30분) 아이들은 이정이 전설적인 배구선수였다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된다. 또 정린이 체조선수 옷을 입고 있는 사진을 책 속에서 찾아낸다. 배구하는 정이와 체조하는 정린을 상상해 보는 아이들. 그러나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정이와 정린도 이를 부인해 모두들 한바탕 웃고 넘기는데….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며칠 전 어린이집 면접시험을 치른 진희는 합격됐다는 전화를 받는다. 방을 꾸미기 위해 영지와 진성이는 직접 벽지를 고르러 나간다. 영지는 이어 진희의 도움으로 방을 꾸미고, 다음날 진희는 첫 출근길에 나선다. 곧 경주로 떠나야 하는 영지는 진성이에게 본격적으로 심부름을 시킨다.
  • 알레르기 질환자 황사 대비 이렇게

    기다리던 봄이지만 봄이 두려운 사람도 있다. 알레르기성 질환자들이다. 아직 꽃가루는 이른 때이지만 황사는 벌써 한두차례 한반도를 내습했다. 비염과 천식 등 알레르기성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지금부터 ‘황사 대책’을 세워야 한다. ●황사의 정체 중국 북부와 몽골의 사막지대에서 발생해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날아드는 미세한 모래먼지를 말한다. 황사는 중국의 산업화에 따라 아황산가스와 규소,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등의 중금속이 다량 포함돼 있어 천식 등 호흡기질환자는 물론 눈과 피부에도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특히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는 입자 크기가 1∼10㎛ 정도로 미세해 말초 기관지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황사철 천식 등 호흡기질환자 사망률이 평소보다 5%나 높아지며 특히 영·유아와 노인에게 치명적이다. ●비염-식염수로 코 세척하면 예방 도움 맑은 콧물과 재채기, 코막힘이 특징인 알레르기성 비염은 환자가 감기로 오인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대증적 처방의 감기약이 증세를 진정시키기도 한다. 원인 물질로는 집먼지진드기와 꽃가루, 곰팡이 포자와 애완동물의 배설물이나 털 등이 꼽히지만 황사도 중요한 원인물질이다. 황사철에 사람이 흡입하는 먼지는 평소의 3배나 되며 중금속도 종류에 따라 2∼10배에 이른다. 이런 물질들이 호흡에 의해 체내로 흡입되면서 축축한 콧속을 건조하게 해 알레르기성 비염을 유발하는 것. 한 조사 결과 우리나라 초·중·고교생의 30%, 성인의 10% 정도가 가질 정도로 알레르기성 비염은 흔하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가능한 한 빨리 치료하는 게 좋다.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발육이 늦어지거나 콧속에 고름이 생기는 만성 축농증(부비동염)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장애나 산만한 정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 일시적으로 항히스타민제제를 사용하면 콧물이나 코막힘을 해소할 수 있지만 부작용이 있어 남용은 금물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미지근한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거나 스테로이드 분무제 혹은 크로몰린 소디움을 콧속에 뿌려주면 된다. 또 황사 때는 외출을 삼가되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며, 외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천식-외출때 특수마스크 사용을 기관지 천식은 외부 자극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기관지 협착을 일으키는 과민성 특성을 갖고 있다. 증상은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천명음과 함께 일부 환자들은 발작적으로 반복하는 마른 기침이나 가슴이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이들에게서도 기관지 과민성은 거의 공통적으로 관찰된다. 기관지 과민성은 찬 공기나 담배연기, 매연, 자극성 냄새 등에 기관지가 예민하게 반응해 수축하면서 천식 증상을 보이는 경우로, 황사에 포함된 미세먼지와 황산화물(SO2), 질소산화물(NO2) 등의 대기오염 물질이 악화의 원인이다. 더욱이 황사철에는 대기가 매우 건조하고 일교차가 커 감기가 겹치면서 천식 환자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따라서 천식환자는 황사 때 외출을 삼가고 청정한 실내에 머무는 것이 좋다. 외출 때는 이중 마스크나 황사 방지용 특수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귀가 후에는 바로 세수와 양치를 해야 하며, 실내에서 공기정화기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황사에 대비해 흡입용 기도염증 조절제를 포함한 약제를 빠뜨리지 말고 복용해야 하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실내 가습도 필요하다. 황사에 노출되었을 때 호흡곤란이나 ‘가랑가랑’하는 숨소리, 가슴 답답함이 느껴지면 천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천식 환자들은 황사에 대비해 다음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황사철에는 일기예보를 미리 점검한다 ▲황사가 심할 때는 외출을 삼간다 ▲외출할 때는 안경, 마스크, 모자 등을 착용한다 ▲외출후 귀가해서는 바로 세수와 양치질을 한다 ▲맑고 바람이 강한 날은 가능한 한 창문을 열지 않는다 ▲에어컨을 이용해 환기 및 공기를 정화한다 ▲가습기를 이용해 실내습도를 유지한다 ▲기도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신다 ▲천식약을 빠뜨리지 않는다 ▲외출 때는 흡입용 응급 기관지확장제를 반드시 지참한다. ■ 도움말 조상헌 서울대병원 내과(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 부원장) 교수. 민경업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이화식 해맑은 이비인후과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 seoul.co.kr
  • 어린이 천식, 치료제따라 성장률에 차이

    어린이 천식 치료제가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스페인 마드리드 세베로 오코아 레가네스병원의 마 루즈 가르시아 교수와 독일 베를린 샤리테의대 울리히 반 교수는 경증 지속성 천식을 가진 6∼14세 어린이 994명을 대상으로 12개월 동안 모자이크(MOSAIC)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경구용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성분명 몬테루카스트)를 복용한 환아들의 성장률이 흡입용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 경우보다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12개월 동안 두 약제를 각각 복용한 어린이 천식환자들의 성장률을 측정한 결과 1년에 최고 1㎝까지 차이가 났다. 이에 대해 경희의료원 소아과 나영호 교수는 “성장기에 천식이 조절되지 않으면 폐는 물론 신체 전반의 성장이 저해될 수 있으므로 꾸준한 치료로 정상적인 폐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어린이 성장에 필수적”이라며 “특히 천식은 기도에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안전한 약물을 이용, 기도의 염증을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어린이의 경우 약제나 치료방법을 선택할 때 성장에 대한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어린이 10명 중 1명꼴로 유병률을 보이는 천식은 기침과 함께 숨소리가 쌕쌕거리는 천명, 숨이 차거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보이는 만성 염증성 호흡기 질환으로, 최근 들어 대기오염의 심화와 식생활의 서구화로 환자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천식 사회적비용 年 2조 넘어

    천식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연간 2조원을 넘고 있으며, 민간요법 등 비정통적 치료에 지불되는 비용이 정통적인 치료비의 2배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창엽 교수팀은 2004년 2월부터 1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의 관련 자료와 방법을 망라해 ‘천식의 사회적 비용과 환자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 결과 천식 유병률은 2000년 3.58%에서 2003년 4.19%로 점증하고 있으며, 특히 10세 이하의 소아와 65세 이상 노인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평균 수명 연장에 따른 사회적 부담 증가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천식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의료·약제비 등 직접비용 9620억원, 천식으로 인한 생산성 손실을 의미하는 간접비용 1조 864억원 등 총 2조484억원에 달했다. 삶의 질 저하를 감안한 무형비용 2조 664억원을 포함하면 천식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4조 1148억원으로 국내총생산(2004년 기준) 784조원의 0.52%에 이르렀다. 직접비용 9620억원 중 정통적인 의료비는 3345억원이며, 이 중 약국 진료비는 37%였다. 또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건강보조식품 등 비정통적 치료비가 6229억원으로 정통적 치료비의 2배나 돼 아직도 상당수 천식환자들이 잘못된 치료법에 매달리고 있었다. 이 경우 남성(37.6%)보다 여성(53.2%), 노인(36.1%)보다 소아(57.3%) 점유율이 높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만성질환자 봄철 ‘맞춤운동’ 하세요

    만성질환자 봄철 ‘맞춤운동’ 하세요

    날씨가 풀리면서 다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시작하는 운동은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특히 평소 생활습관병(성인병)이나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은 우선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 적절한 처방을 받아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이런 질환자들을 위한 운동법을 살펴 보자. ●당뇨병 당뇨병 환자에게 있어 운동은 당의 에너지화를 촉진시키고 비만과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줘 매우 유익하다. 적합한 운동은 걷기와 달리기, 자전거타기 같은 유산소운동. 이런 운동을 1회에 30∼50분 정도, 일주일에 5회 정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혈당 조절이 어렵거나 망막 이상, 고혈압, 심장질환 등 합병증이 있다면 호흡불균형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무리한 운동을 피해야 한다. 또 운동 전후에 반드시 혈당을 체크해야 하며, 운동 전에 인슐린을 투여할 때는 용량을 조금 줄여 비교적 근육 수축이 활발하지 않은 복부에 주사해야 안전하다. 운동 중 심부전과 부정맥, 저혈당으로 인한 혼수상태가 올 수 있으므로 다른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 현명하다. 운동 중이나 운동 직후 식은 땀과 함께 흉통, 손발 떨림 등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사탕이나 꿀물, 주스를 섭취해 혈당을 안정시켜야 한다. ●간 질환 간 질환자 중에는 피로가 쌓인다며 운동을 기피하는 경우가 있으나 가벼운 운동이 운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간기능 혈액검사치인 CPT가 100IU/ℓ로 떨어진 이후에 운동을 해야 하며, 지방간 급성기에는 운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 적합한 운동은 실내 자전거타기와 러닝머신. 또 이른 아침에 야산을 오르거나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운동은 일주일에 5일, 회당 30∼50분 정도가 적당하다. 간기능이 크게 떨어졌거나 급성 간염환자는 가벼운 운동 후에도 피로회복이 더디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런 경우 운동 후 1시간이 지나도 피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운동 시간과 강도를 낮춰야 한다. ●고지혈증 고지혈증을 개선하려면 일주일에 3∼5회, 약간 힘들다는 느낌이 드는 강도로 빨리 걷기, 자전거타기, 수영, 야산 오르기와 같은 운동을 하면 좋다. 운동 전후에는 반드시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해 혈류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중성지방이 문제인 경우 4개월 정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1년 정도 운동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경우 운동과 함께 저지방식 식이요법을 준수해야 효과적이다. ●신장질환 신장질환자는 운동과 약물 및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하며, 미리 운동부하검사를 통해 자신의 운동능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신장검사에서 칼륨 수치가 5㎎/㎗ 이상이면 운동을 피해야 한다. 이런 사람이 무리한 운동을 하면 몸에서 과도한 수분이 빠져 나가 심장과 폐에 무리를 주게 된다. 격렬한 운동보다 걷기, 실내 자전거타기, 수영처럼 큰 근육을 리듬있게 움직이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신장투석 환자는 투석을 받지 않는 날을 골라 하되 일주일에 3일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강도는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하다. 운동후 1시간이 지나도록 피로감이 느껴진다면 운동량을 줄여야 한다. ●고혈압 고혈압 환자에게는 조깅, 수영, 달리기 같은 심폐지구력 운동이 좋다. 통상 이런 운동을 하고 나면 수축기 혈압이 운동 전보다 낮아져 보통 2∼4시간, 사람에 따라 이틀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따라서 일주일에 4일 정도 꾸준히 운동을 하면 혈압을 상당 부분 안정시킬 수 있다. 단, 물구나무서기와 같이 머리를 가슴 아래로 내리는 동작은 안압·뇌압을 증가 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운동 전에는 반드시 체중과 혈압을 측정해야 하며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빠뜨리지 않아야 한다. 만약 운동 전 혈압이 평소와 다르면 의사의 의견을 듣고 난 뒤 운동을 해야 한다. ●호흡기질환 만성 기관지염, 천식, 폐렴, 폐기종, 결핵 등 호흡기질환자는 폐활량이 보통 일반인의 70%에도 못미치므로 지속적인 운동보다 걷기나 수영, 실내 자전거타기 등을 ‘5분 운동,1분 휴식’ 형식으로 반복하는 것이 좋다. 이후 운동능력이 향상되면 ‘10분 운동,2분 휴식’ 식으로 운동 시간을 늘리고 횟수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 때 천식 증상이 나타나는 운동유발성 천식환자는 대기가 차가울 때의 운동을 피해야 한다. ■ 도움말 세란병원 내과 이지은 과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박은영의 DVD레서피] 탕수육 튀기듯 저우싱츠 톡톡

    [박은영의 DVD레서피] 탕수육 튀기듯 저우싱츠 톡톡

    흔히 중국요리를 일컬어 ‘불의 음식’이라고 한다. 불의 강약과 시간조절에 따라 색, 향, 맛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탕수육은 불을 많이 쓰는 중국요리 중에서도 단연 뜨겁다. 녹말을 입힌 생고기를 160도에서 한 번,170도에서 한 번 더 튀기고, 식초와 설탕을 넣고 조린 뜨거운 녹말 소스를 부어야 육즙을 고스란히 간직한 탕수육이 완성된다. 저우싱츠(周星馳)의 영화들은 고등학교 졸업식 날 먹었던 탕수육만큼이나 친근하다.‘쿵푸 허슬’을 보며 탕수육을 떠올리는 건, 비단 ‘메이드 인 차이나’라서가 아니라 영화가 지닌 열정적인 에너지 때문이다.1980년대 누아르 시대를 거쳐 시종일관 코미디 한 장르로 살아남은 저우싱츠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뜨겁게 자신만의 코미디를 단련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자본으로 완성된 ‘쿵푸 허슬’은 한층 더 강력하고 황당한 팬터지를 보여준다. 휴머니즘은 깊어지고 유머는 한층 더 힘이 세졌다. 체 게바라의 젊은 시절 여행기를 그린 ‘모터 사이클 다이어리’는 중국집 주방장이 무쇠 솥에 기름을 넣고 끓기를 기다리는 시간을 닮았다. 천식을 앓는 섬약한 청년 에르네스토 게바라의 아메리카 대륙 여행은 그가 ‘20세기 최후의 게릴라’이자 라틴 아메리카의 대표적 혁명가가 되는 단초를 제공한다. 이 여행에서 체 게바라가 깨닫는 것은 사상에의 도취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뜨거운 애정이다. ●쿵푸 허슬 ‘소림축구’에 이어 실패자가 쿵후를 통해 초인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 저우싱츠 영화사상 가장 화려한 특수효과와 스케일이다. 이 DVD에는 부가영상이 전혀 없지만 소장가치는 그 어떤 블록버스터 타이틀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 우선 DTS와 돌비 디지털 5.1채널을 지원하는 사운드는 액션 영화의 듣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그간의 홍콩영화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사운드 디자인이다. 배경음악 없이 현란한 타격음만으로도 귀가 즐겁다. 서부극을 기초로 만든 돼지촌의 풍경과 푸른 하늘, 도끼파의 아지트인 실내 장면 등 각 신마다 뛰어난 해상력을 보여준다.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혁명가 체 게바라의 여행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평화롭고 밋밋하다. 그러나 철부지 대학생이 아메리카 대륙을 여행하면서 소외된 이들을 만나고 성장하는 로드무비로 봐도 담백한 감동이 있다. 다큐멘터리를 찍듯이 핸드 헬드 기법으로 촬영한 화질은 디지털 영상처럼 말끔하지는 않다. 사운드 역시 평이한 수준이다. 그러나 부가영상으로 수록된 1시간 5분의 메이킹 필름과 감독 및 배우들의 인터뷰는 성실하게 구성되었다. 체 게바라의 족적을 좇으면서 맞닥뜨린 영화 제작진의 험난한 여정과 체 게베라와 함께 여행을 했던 알베르토 그라나도의 현재 모습도 만날 수 있다.
  • [클릭 이런업종에 도전] ①배달전문 레스토랑 ‘조이스’

    [클릭 이런업종에 도전] ①배달전문 레스토랑 ‘조이스’

    숯불가마 삼겹살 전문점 ‘돈드림’ 박창규(53)사장에게 불황은 남의 얘기다.‘죽은’ 점포를 살리는 리모델링 전문 프랜차이즈 사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가맹점 모집에 나선 이후 벌써 20여개를 열었다.20년 넘게 고기유통을 해오던 그는 최근 2,3년간 음식점들이 장사가 잘되지 않자 리모델링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참숯불가마를 개발, 각 가맹점에 설치해 준 것이다. 시장에 눈길을 끄는 ‘뉴비즈니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신사업을 눈여겨보면 창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첫 사례로 배달전문 패밀리 레스토랑 ‘조이스’를 소개한다. 그동안 치킨, 피자, 자장면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됐던 배달전문업이 이제는 한식, 일식, 양식 등 외식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틈새를 노리고 다양한 배달전문 업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추세에 따라 가장 최근에 나타난 것이 배달전문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스테이크, 갈비, 케밥, 훈제바비큐, 돼지안심 프라이드 등 대형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나 맛볼 수 있는 요리를 각 가정이나 사무실로 직접 배달해 주는 사업이다. 핫백에 진공 포장하여 따뜻한 상태로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업체인 조이스(www.ijoys.com)는 100여 가지 메뉴를 10분 이내에 조리가 가능한 주방시스템을 도입, 배달업종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모든 원부재료를 본사에서 반가공 상태로 각 가맹점에 공급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따라서 초보자도 닷새 정도의 조리 교육을 받으면 곧바로 시작할 수 있다. 메뉴는 주 고객층인 어린이의 입맛에 맞춰져 있다. 달콤하면서도 부드럽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견줘 맛에서는 뒤지지 않으면서도 가격이 40∼50% 정도 저렴하다. 기본 메뉴 외에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단체 급식용 세트메뉴도 있다. 창업비용은 10평 표준점포의 경우 임대보증금을 제외하고 약 3800만원 들어간다. 참숯불가마는 순간적으로 고기를 익혀 육즙이 살아있는 연한 고기를 구워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가마에서 고기를 구워내기에 각 테이블마다 숯을 피우지 않아도 돼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다. 창업비용도 숯가마 설치비 1000만원, 압력바비큐 전기구이기 300만원 등 총 1300만원으로 저렴하다. 창업 시장에 리모델링 붐이 일고 있다. 점포 내부를 조금 고쳐 업종 전환을 하거나,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바꾸는 방식이다. 불황이 계속되면서 살아 남기 위해 뜨는 업종 중심으로 업종변경이 활발히 진행되는 것이다. 또 적은 비용을 들여 간단한 리모델링으로 매출증대를 모색하고 있다. 게다가 업종의 라이프 사이클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점도 리모델링 창업 붐에 한몫하고 있다. ●뜨는 업종을 택해야 아무래도 성장기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것이 세숫대야 냉면·온면 전문점인 ‘장비왕냉면·왕온면’은 지난해 하반기에 등장,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넓은 그릇에 냉면을 먹는다는 아이디어를 살렸다. 여름에는 냉면, 겨울에는 온면과 순대국밥을 팔아 계절을 타지 않도록 했다. 복고풍 바람을 타고 퓨전 포장마차도 뜨고 있다.‘피쉬&그릴’은 계절에 어울리는 다양한 안주메뉴를 개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소주에는 어묵과 꼬치가, 정종에는 생선구이 안주가, 그리고 맥주에는 모듬 소시지와 중국 사천식 해물면 안주가 잘 나간다. 웰빙 관련 업종 가운데는 향기관리업 에코미스트코리아는 점포나 사무실, 관공서, 전문매장, 사우나, 병원, 유치원 등에 자동향기분사기를 설치하고 이 자동향기분사기 속에 각 장소에 적합한 천연향을 내장해 매달 리필해주는 사업이다. 새로운 거래처를 뚫어 물건을 팔아야 수익이 나는 일반적인 영업과 달리 일단 거래처가 성립되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매달 리필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수익이 늘어난다는 점이 장점이다. 영업력만 발휘한다면 고수익도 가능하다. 여성창업 아이템으로도 적합하다. 최근 다이어트 건강식품인 저지방 요구르트 아이스크림도 인기몰이 중이다. 장사가 잘 안 되는 기존의 아이스크림 전문점은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위주로 메뉴 구성을 바꾸고, 과당경쟁 상태에 있는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 등이 업종변경을 모색하고 있다. ‘콤마치킨’은 쌀로 만든 파우더로 튀긴 라이스치킨을 개발, 매출부진에 허덕이는 치킨집과 호프집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매스티지’ 업종도 해볼 만하다. 품질은 명품급이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해 대중의 소비심리를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퓨전 스시 전문점, 스파게티 전문점,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등이 매스티지 붐을 이끄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스시락’은 고급 스시와 뉴욕 스타일의 롤, 일본식 김초밥, 우리나라의 전통 김밥을 접합한 독특한 형태의 퓨전 롤을 5000원∼1만원의 가격에 제공한다. 오피스빌딩가와 중산층 지역상권에서 업종전환용으로 선호되고 있다. 주택가 상권 점포로는 생활밀착형 사업이 좋다. 최근 어린이들의 천식 및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가 늘어나고, 새집 증후군 등 환경·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침대청소업도 뜨고 있다. 카페형 PC방은 전국의 2만 5000여개 PC방을 대체해 나가고 있는 리모델링 업종이다. ●업종 전환해 성공했어요 스파게티 전문점은 과거 중심상권 대형매장으로 운영되던 것이 지난해 초부터 대학가 20∼30평 규모의 소형 매장으로 시장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별로 눈에 띄지 않는 2층 점포의 리모델링 사례가 많다. 김홍록(30)씨는 리모델링 창업에 성공한 케이스다. 호프집을 하다 망한 2층 25평 점포에 스파게티 전문점 ‘파스타리오’ 숭실대점을 열어 1년째인 현재 월 순익 800만원 정도를 벌고 있다. 투자한 창업비용은 1억 7000만원선. 직장생활을 3년 정도 한 그는 “직장에 인생을 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하루라도 빨리 독립해야겠다.”며 창업을 결심했다. “일본과 동남아 등에서도 스파게티가 인기 높아 우리나라도 성장기에 진입했다고 판단해 스파게티점을 열었다.”고 말했다. 서울 대치동에서 감성놀이학교 ‘위즈아일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이철우(51) 원장은 자신의 오랜 경험을 살려 업종 전환에 성공한 사례다. 교직과 학원강사 경력 20년과 실제로 보습학원을 8년간 운영했던 그는 정부의 사교육 대책으로 학원이 타격을 받자 지난해 8월 위즈아일랜드에 가맹했다.“최근 몇년 사이에 창의력 관련 교육사업이 뜨고 있어 과감한 도전을 선택했다.”고 했다. 창업관련 전문가들은 “리모델링 창업시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고 기존의 시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탑골의 따뜻한 맛집들

    [뒷골목 맛세상] 탑골의 따뜻한 맛집들

    지난 해 11월에 열린 민족문학작가회의 30주년 기념식에서는 약간 색다른 공로상이 발표되었다. 민족문학작가회의에서 한 술집 주인에게 공로상을 주기로 한 것이었다. 이 공로상은 주인공이 나타나지 않아 끝내 시상을 하지 못하고 말았는데, 기념식에 참석한 문인들은 한결같이 안타까운 빛이 역력했다. 공로상의 주인공은 한복희라는 이로 탑골이라는 카페의 주인이었다. 카페 탑골은 이름 그대로 탑골공원 뒤편 골목에 자리해 있었는데,1980년대부터 주로 문인들을 위시한 예술인들이 마치 제집 안방처럼 무람없이 드나들던 곳이었다. 탑골을 드나들던 문인들로는 위로는 시인 신경림·민영·김지하, 작가 황석영을 비롯해서 시인 이시영, 작가 박범신·김성동이며 나를 거쳐 아래로는 시인 강형철·이영진·박철·김사인, 작가 김영현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작가회의에 적을 둔 문인들로서는 한두 번 이곳을 드나들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였다. ●술집 주인에 공로상… 한가닥 미안한 마음 달래 미처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문인들이 드나들었다고 해서, 작가회의가 굳이 탑골 주인에게 공로상까지 마련한 것은 아닐 터이다. 지금에 와서도 1980년대의 탑골시절을 돌이키면, 저 암흑 같은 시절을 과연 탑골이 없이 제대로 견딜 수 있었을까 하고 의구심이 들고는 한다. 이를테면 탑골이야말로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져 허우적대는 문인들에게는 참으로 제집 안방처럼 아무 때나 무람없이 찾아들어 술이며 안주로 배를 채우고, 더 나아가 지친 몸을 기대고 쉴 수 있는 공간이었다. 15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 문인들이 한낱 술집 주인에 불과한 한복희씨에게 기꺼이 공로상을 주기로 한 데에는, 너나없이 그이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한 가닥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랬다.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주머니가 넉넉하지 못한 문인들이 얼마든지 외상으로 굶주린 배를 채울 수 있고, 게다가 술청의 아무데나 쓰러지는 식으로 잠자리까지 해결할 수 있는 곳은 탑골 말고는 달리 없었으리라. 탑골이 문을 닫은 후에, 오죽하면 문인들 때문에 결국 탑골이 망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을까. 1980년대의 탑골 풍경에 대해서는 시인 이시영이 ‘김사인의 흰고무신’이라는 산문시에서 다분히 해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날 밤은 모든 것이 예정된 것처럼 보였다. 폭우 속을 뚫고 김사인이가 왔었고 흰고무신을 신고 있었고, 새로 막 시작된 술자리가 새벽으로 이어지고 있을 때였다. 천둥소리 속에 밖에서 누가 희미하게 나무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놀란 설연이가 귀를 쭝긋 세우고 달려가 문을 열었더니 송기원과 나의 처가 거센 빗줄기 속에서 기세등등 들이닥치고 있었다.“복희년 나오라고 그래!” 바로 그때였다. 나와 송 사이에서 묵묵히 고개를 떨구고 있던 사인이가 갑자기 일어나 문밖으로 내빼는데 흰고무신 신은 발이 비호처럼 빨랐다. 그리고 빗속을 번개처럼 가르며 사라졌다. 복희씨가 졸린 눈을 뜨기도 전에, 송과 나의 처가 시퍼렇게 걷어붙인 팔을 풀기도 전에 일어난 아주 순식간의 일이었다.’ 1980년대라면 개인적으로는 30대에서 40대로 접어든 언저리의 나이이다. 그리고 이미 살아낸 삶은 물론이려니와 또한 앞으로 살아내야 할 적잖은 부피의 삶이 너무 무거워서 비단 술에 취하지 않아도 거의 날마다 어쩐지 걸음이 비틀거리던 나이이다. 그렇듯 비틀거리는 걸음은 때로는 지극히 퇴폐적인 행태로, 때로는 황폐한 스캔들로 나타나 탑골 주변에 숱한 에피소드를 남겼다. 그러나 스스로 돌이켜보면 그렇듯 퇴폐적이고 황폐한 나이에 내가 그나마 사람냄새를 풍길 수 있었다면 그것은 순전히 탑골 덕분이었다. 나의 사람냄새 속에는 분명히 탑골의 따뜻하고 넉넉한 분위기와 주인되는 이의 너그러운 품성이 깃들어 있을 터이다. ●골목 어느집이든 2000~3000원이면 한끼 해결 기이하게도 탑골공원 주변에는 카페 탑골 비슷한 분위기의 식당들이 적지 않다. 이를테면 돈을 버는 장사라고 여기기에 앞서, 우선 배고픈 손님에게 자신이 만든 음식을 베푸는 즐거움이 앞서는 식당들이다. 탑골공원 담벼락을 끼고 돌아 낙원상가가 시작되는 어름에서 카페 탑골로 들어가는 바로 입구에 있는 유천식당(02-764-2835)은 아예 간판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영업합니다’ 하고 무슨 구호처럼 써놓았다. 식당에 들어가서 한 그릇에 2500원짜리 설렁탕이나 돼지머리국밥을 시켜보면 그 구호가 결코 빈말이 아닌 것을 알 수가 있다. 설렁탕이며 돼지머리국밥은 양도 양이지만 맛 또한 여느 5000원이나 6000원짜리 식당보다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한 그릇으로 양이 부족한 이라면 시쳇말로 얼마든지 리필이 가능하다. 밥보다 술이 우선인 손님이라면 한 접시 수북이 쌓아올린 3000원짜리 돼지고기에 소주 한 병이나 막걸리 한 주전자면 충분하다. 이 유천식당이 탑골공원 뒷골목에 한 그릇에 1500원짜리 추어탕의 소문난추어탕집이나 2000원짜리 황태해장국의 황태식당이나 2000원짜리 선지해장국의 고향집 등을 있게 한 원조격이다. 유천식당의 주인되는 문용춘씨는 80이 가까운 나이인데, 여전히 정정한 몸으로 주방을 맡고 있다. 벌써 40년이 넘게 한 자리에서 설렁탕과 돼지머리국밥만으로 식당을 해온 그이는 평안남도 덕천에서 1·4후퇴때 월남한 피란민 출신인데, 어릴 적부터 하도 배고프게 자라서 자신만이 아닌 남들까지 실컷 배불리 먹이는 것이 소원이었고, 그 소원이 자연스럽게 식당을 하게 했다. 일찍이 할아버지로부터 비롯하여 자신은 물론 자신의 아들까지 벌써 4대째 독실한 천도교 집안인 그이는 자신이 만드는 음식 속에는 ‘사람이 하늘이다’는 천도교의 인내천(人乃天)사상이 들어있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그이로서는 식당을 처음 열었을 때 한 그릇에 500원이었던 설렁탕 값이 4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2500원으로 오른 것이 못내 마음 한 구석에 찜찜한 모양이었다. 그런 그이는 평생토록 집 한 채 마련해본 적이 없이 지금도 일산의 백석동에서 셋방살이를 하고 있다. ●10년동안 가정식 백반 한상에 2500원 고수 지하철 5호선 종로3가역에서 내려 4번 출구를 나와 낙원오피스텔 쪽으로 20m쯤 걸어오면 길 건너편에 낙원장모텔과 세느장모텔 골목이 있다. 이 낙원장모텔 골목을 굽어돌면 수련집이니 찬미식당이니 남양식당이니 하는 난데없는 2500원짜리 가정식백반집들이 나온다. 그리고 그 끝에 바로 이 골목에 2500원짜리 가정식백반집이 있게 한 원조격인 부산집(02-744-2331)이 숨어 있다. 부산집 또한 돈 버는 장사에 앞서 배고픈 손님에게 자신의 음식을 베푸는 즐거움이 우선인 집인 것은 마찬가지다. 가정식백반에는 병어조림이며 조기조림에서부터 미역무침, 김, 콩나물, 갓김치, 배추김치 같은 반찬들이 수북수북 나오고 미역국에 고봉밥까지 곁들여 한 상을 이루는데, 이 푸짐한 한 상에 2500원이라는 사실이 전혀 믿어지지 않는다. 이 집 또한 밥이며 반찬이 손님의 양에 따라 얼마든지 리필이 된다. 부산집에는 가정식백반 이외에도 3000원짜리 돼지갈비탕이 있는데, 만일 몸은 물론 마음까지 함께 허한 이라면 마땅히 돼지갈비탕을 권하고 싶다. 돼지갈비탕도 반찬은 가정식백반으로 나오는데, 주인의 인정이 함께 전해 와서 허한 마음이 저절로 채워질 터이다. ●국수보다 해물이 더 많이 들어간 칼국수 얼핏 주방을 올려다보면 전통 한옥의 대청마루에 떠억 하니 자리잡은 주방 한 가운데에서 주인되는 이영자씨가 눈이 마주치기가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걸어온다.“뭐 좀 더 드려?” 환갑 언저리에 이른 그이의 넉넉한 자태와 반말 비슷한 말투가 어쩐지 마음 한 쪽에 따뜻하게 스며오는 것을 느끼며 수저를 들면, 자칫 목이라도 멜 것 같은 기분이 되고 만다. 그이는 10년 전에 이 골목에 2500원짜리 가정식백반집을 차린 후에 단 한번도 값을 올린 적이 없이 그대로 지켜내고 있는 고집불통이기도 하다. 모르기는 해도 단골손님들의 이제 그만 밥값을 올리라는 주문은 한마디로 내칠 것이다.“올려서 뭐하게?” 역시 지하철 5호선의 종로3가역 4번 출구를 나와 낙원오피스텔 앞으로 오면 건너편에 희망상회가 있는데, 바로 그 골목에 찬양집(02-743-1384)이라는 칼국수집이 있다. 찬양집 또한 돈 버는 장사에 앞서 배고픈 손님에게 자신의 음식을 베푸는 즐거움이 우선인 것은 당연하다. 주인되는 김옥분씨는 환갑 언저리에 이른 고운 자태인데, 어쩌다 반가운 단골손님이라도 오면 처녀같은 수줍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진한 표정이기도 하다. 나로서는 카페 탑골 시절부터 비롯하였으니 20년 가까운 단골이기도 한데, 나보다 오랜 단골손님들 중에는 800원부터 시작한 칼국수값이 지금 3500원으로 올랐다는 것에 대해 누구 하나 토를 다는 이가 없다. 오히려 칼국수 한 그릇에 국수보다 더 많이 들어가는 듯한 갖은 해물들을 대하다 보면, 이것을 정말로 3500원만 받아도 장사가 될까 하는 걱정을 앞세울 뿐이다. ■사랑의 칼국수 ‘찬양집’ 찬양집에 가면 1990년대 초에 내가 어느 일간지 칼럼에 썼던 이 집에 대한 기사가 그대로 스크랩되어 벽에 걸려있다. 이제 노랗게 빛이 바래 글씨조차 제대로 알아보기 힘든 기사를 힐끔거리다 보면, 비틀거리던 40대 언저리의 내가 그대로 되살아오는 기분이기도 하다. ‘종로3가에서 낙원상가로 빠지는 한옥 뒷골목에 내가 잘 가는 칼국수집이 있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살리느라고 벽을 빙 둘러가며 송판을 붙여 탁자를 대신했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행인들이 지나다니는 골목길에까지 탁자를 마련하였다. 내가 이 칼국수집을 다니기 시작한 지도 5년 남짓 되었다. 주로 몇 십년을 다니는 이 집의 단골들의 경력에 비하면 나는 어쩌면 단골이랄 수도 없을지 모른다. 내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병적인 감정 중의 하나로, 이따금씩 자신이 사람이라는 것 자체가 싫어서 못 견디는 순간이 있다. 한편으로는 어디 발길에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에라도 정을 쏟고 싶은 마음 여린 순간도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이 칼국수집을 찾는다. 그리하여 칼국수가 마련되는 동안 주인아주머니가 밀가루반죽을 밀어 칼국수를 만드는 것을 구경하다가 마침내 칼국수를 먹는다. 그렇게 칼국수를 먹으면서 이따금씩 한두 방울 눈물을 찔끔거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나는 언제 그렇듯 못견뎌 했냐 싶게 기분이 좋아져 있다. 스스로는 역시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고까지 생각한다. 물론 칼국수 만들기에 바쁜 주인아주머니는 손님에게서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터럭만큼도 짐작하지 못할 것이다. 나 혼자서 칼국수 한 그릇에 그렇듯 감동을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 집이 지니고 있는 선의(善意)이다. 자, 우선 칼국수 한 그릇에 들어가는 재료 좀 보아라. 화학 조미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은 채 멸치를 끓여 우려낸 국물에는 커다란 대합 한 마리에, 맛살조개에, 미더덕에, 미역에, 호박에, 감자에, 깻잎에, 김가루에… 이런 건더기들이 오히려 수제비보다 많을 지경이다. 그리고 2000원만 내면 양은 먹을 수 있는 한두 그릇도 좋고 세 그릇도 좋다. 독실한 신앙인인 주인아주머니는 살아가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죽을까 하던 어느 날 기도 중에 예수님이 나타나 바로 칼국수집을 해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라고 일렀다는 것이다. 나 같은 무신론자 비슷한 사람에게도 이런 경우 예수는 참 재미있는 분이다.’
  • [토종 웰빙을 찾아서] 제주 손바닥선인장

    [토종 웰빙을 찾아서] 제주 손바닥선인장

    제주의 ‘손바닥 선인장’이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식이섬유, 비타민C, 플라보노이드, 칼슘 등 함유량이 엄청나 특히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 중 아침 식사 전이나 취침 전에 열매를 직접 갈아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선인장(仙人掌)은 박토에서도 오래 사는 풀이라고 해서 백년초(百年草), 또는 제왕처럼 위엄이 있다고 해서 패왕수(覇王樹)라는 명칭으로도 불린다. 다년초 식물인 제주의 ‘손바닥 선인장’은 열매나 줄기를 공복에 갈아 마시면 변비·이뇨·장운동 활성화와 화상치료 등에 효과있는 민간요법으로 오래전부터 구전되고 있다. 한방에서는 신경성통증 치료와 건위·자양·강장제로, 소염·해독제로, 급성유선염 및 이질 치료제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중약대사전(中藥大辭典)에는 기의 흐름과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열을 식히고 독을 풀어주며 심장과 위의 통증 치료, 이질, 치질, 해열, 천식, 수면부족, 가슴 두근거림 등에 효과가 커 열매와 줄기 100g 정도를 즙을 내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본초강목, 상용중초약수책, 영남체약록, 신평·몽고약전, 본진민간초약 등 한방서에도 당뇨와 성인병에 선인장 즙을 매일 마시면 근골을 굳게 하고 불로장생하며, 백일해·늑막염·부스럼·종기·신경통·관절염·갑상선·장염·냉증·수종·화상 등에도 큰 효능을 나타낸다고 기록돼 있다. ●질병 예방과 치료에 탁월한 ‘기적의 만병통치 식물’ 한국식품개발연구원과 서울대·경희대·경성대 연구팀의 선인장 열매와 줄기에 대한 약리 효능시험 결과도 눈여겨 볼 만하다. 북제주군 농업기술센터와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이 손바닥 선인장의 효능에 대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 변비예방과 장운동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식이섬유 함유율이 30%로 곡류(1.19∼10.35%)나 신선 채소류(0.99∼7.42%), 과실류(0.19∼2.19%)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C도 알로에에 비해 5배 넘게 들어있고 노화억제와 항암 등에 효과가 있는 페놀성물질과 플라보노이드도 5% 정도 함유돼 율무(0.19%)나 표고버섯(0.21%), 칡뿌리(2.21%), 생강(1.67%), 호두(2.06%)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선인장 줄기에는 뼈와 치아 구성에 필요한 칼슘이 감, 다래, 딸기 등에 비해 무려 400배가량 들어있어 임신기나 갱년기, 성장기 기능식품으로 안성맞춤이며, 선인장 꽃에서 채취한 꿀도 일반 잡화꿀에 비해 칼륨이 4.4배나 많고 리보플라빈(비타민B2)은 무려 37배, 티아민(비타민B1)은 2배, 나이아신은 5배가량 높아 식욕감퇴나 근육경련, 과음시 복용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왔다. 서울대의 ‘호흡기와 위염 및 위궤양에 대한 효과연구’에서는 천식에 대해 현저한 이완작용을 보였고, 항위염 효과도 대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희대의 ‘항당뇨병 효과연구’에서는 식후 혈당치를 감소시켜 당뇨병에 의한 각종 합병증의 예방적 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는 판정이, 경성대의 ‘항동맥경화 작용 연구’에서는 열매에서 고지혈증 개선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밝혀지는 등 그야말로 ‘기적의 만병통치 식물’이라고 해도 손색 없을 정도다. ●선인장김·약과·초콜릿·화장품까지 등장 손바닥 선인장이 인기를 끌면서 선인장을 원료로 하는 가공업체도 전국적으로 20여곳에 이르고 있다. 북제주군 ‘선인장 마을’ 등 제주지역 10개 업체는 대부분 차·비누·분말 등을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팔거나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다. 제주의 손바닥선인장은 약 200년전 북제주군 한림읍 월령리 해안에 떠밀려온 것이 자연 서식하면서 군락을 이루기 시작했다. 지난 76년 9월 제주도기념물 제35호로 지정된데 이어 2001년 9월에는 월령리 자생지가 천연기념물 제429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5∼6월쯤 우리가 흔히 잎으로 알고 있는 줄기 위쪽에 직경 2∼3㎝ 되는 노란 꽃을 피우며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자주색 열매를 수확한다. 한동안 울타리용이나 약용으로 소량 재배되다 지난 96년부터 웰빙식품과 가로수 조경용으로 본격 재배되기 시작했다. 주 재배지는 자생지인 북제주군 한림읍 월령리와 금능리 일대로 지난해의 경우 380여 농가가 199㏊에서 4000여t의 열매를 생산했다. 북제주군 농업기술센터 문영인 연구개발담당(농학박사)은 “제주의 손바닥 선인장이 웰빙식품으로 뜨면서 열매 소비량만 연간 3900여t에 이르고 있다.”며 “올해는 20%정도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요플레나 잼으로도 드세요 차가운 성질을 지닌 손바닥 선인장은 비료와 농약을 싫어하는 ‘자생 무독식물’로 인체에 해가 없어 가정에서 생즙, 차, 음료, 농축액, 배숙, 요플레, 나막김치, 잼, 술, 샐러드 등 여러가지로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생즙으로 먹고 싶을 때는 열매를 씻어 물기를 뺀 다음 3∼5개 정도를 사이다 또는 물 한컵 정도와 함께 믹서기에 갈면 되는데 기호에 따라 꿀이나 포도 등을 첨가해도 좋다. 차는 깨끗이 씻은 열매를 가로로 3등분 한 후 올리고당 또는 고당과 1대1 비율로 2∼3일간 재운 다음 우러나온 액에 생수를 1대1 비율로 섞어 마시면 된다. 음료로 마시고 싶으면 선인장 열매 10개 정도를 반씩 잘라 1.5∼2ℓ들이 사이다나 생수와 하루 정도 보관하면 고혹적인 붉은 체리빛깔을 내는, 연한 젤리 타입의 음료가 완성된다. 물 3ℓ에 선인장 열매 1㎏ 정도와 대추·생강·감초·꿀 등을 넣고 달여먹는 방법도 있다.
  • 작년 같지 않은 ‘부모님 건강’ 챙기자

    작년 같지 않은 ‘부모님 건강’ 챙기자

    ‘올 설에는 부모님 건강 좀 챙깁시다.’떨어져 살다가 모처럼 뵌 부모님이 원인도 모르는 이런저런 질환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죄스러움과 안타까움이 앞선다. 노인들이 겪는 각종 질환의 고통은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자식도 낱낱이 알기는 어렵다. 올 설날 귀향 때는 마음 먹고 부모님의 건강을 살피는 기회를 갖는 게 어떨까. ●퇴행성 관절염 온돌 중심의 좌식생활을 하는 우리나라 노인들 대부분이 노후에 퇴행성 관절염을 겪는다. 무릎을 구부리거나 쪼그린 자세, 방바닥에 눕고 일어나는 행동이 반복돼 척추와 무릎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우리나라 55세 이상 노인의 80%,75세 이상 노인 대부분이 앓을 정도로 흔하다. 이 질환이 나타나면 앉았다 일어서기가 힘들 정도로 활동에 제약이 따른다. 아직 완벽한 치료법이 없어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기능을 유지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진통·소염제의 경우 위장관 출혈 등 부작용이 따르므로 조심해야 한다. 흔히 ‘연골주사’라 불리는 하이알루론산 주사는 초기 관절염엔 효과가 있지만 진행된 관절염에는 효과가 없다.‘뼈주사’라는 스테로이드주사는 관절이 붓거나 심한 통증 조절에는 효과가 있으나, 부작용이 있어 남용은 금물이다. 증상이 심하다면 인공관절도 권할 만하다. 최근에는 인공관절의 질이 좋아져 20년 정도는 통증없이 살 수 있다.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일상적으로 의자와 소파, 좌변기를 활용하고 식사도 밥상보다 식탁을 이용한다. 또 방바닥보다 딱딱한 매트의 침대에서 자는 것이 좋다. 운동은 관절에 충격이 적은 걷기, 수영, 실내자전거 타기가 적당하다. ●골다공증 여성은 폐경기 이후 호르몬 부족으로, 남성은 음주·흡연으로 뼈의 칼슘이 빠져나가면서 골밀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이렇게 초래된 골다공증이 무서운 것은 약해진 뼈가 쉽게 부러지고, 부러지면 잘 낫지 않아 사망에 이르기도 하기 때문. 특히 척추가 주저앉아 허리통증을 일으키는 척추압박골절은 특별한 외상 없이도 생기곤 한다. 척추골절이 일어나면 허리뼈가 굽어 배가 눌리고 허리와 등에 심한 통증이 오며, 식욕과 호흡기능이 떨어진다. 이를 방치하면 허리가 구부정하게 되면서 만성요통이 온다. 치료에는 다친 척추뼈에 의료용 골시멘트를 주입하는 척추성형술이 일반적이다. 국소마취로 시술이 가능하고, 시술 3시간 후면 활동이 가능하다. 압박골절을 예방하려면 우유, 멸치, 생선 등 칼슘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가벼운 운동을 생활화해 근력을 키워야 한다. ●치아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74세 노인의 치아는 12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75세 이상은 2.46개로, 이런 상황에서는 음식을 제대로 섭취할 수가 없어 건강에 치명적이며 더러는 우울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 빠진 이를 방치하면 입술이 안으로 말려들어가 미관상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음식섭취 장애, 치아 불균형으로 인한 턱관절 손상은 물론 척추만곡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노인들의 치아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틀니, 임플란트, 투키 브리지(two-key brige) 등이 있다. 틀니는 비용이 싸고 시술 기간도 3주 정도로 짧지만 깍두기나 고기류를 먹기 힘들고 잇몸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임플란트는 잇몸 뼈에 금속 기둥을 박고 그 위에 인공치아를 얹는 방법으로, 씹는 힘은 자연치와 차이가 없으나 잇몸 뼈가 부실하거나 당뇨·고혈압 등 전신질환자는 시술이 어렵다. 최근에 선보인 투키 브리지는 남은 치아에 구멍을 내 인공치아를 다리(브리지)처럼 거는 시술법으로 치아가 연속해 4개까지 없는 경우에도 시술할 수 있으며, 당뇨나 고혈압 등 전신질환자나 고령자에게도 시술이 가능하다. ●노인변비 소화기관이 노후해 나타나는 변비가 만성화되면 변을 볼 때 무리하게 힘을 주게 돼 뇌졸중 위험이 높아지며, 치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원인은 대장의 운동기능이 약해져 변을 밀어내지 못하기 때문. 변비 초기라면 대장 운동을 촉진하는 약물로 치료되지만 만성인 경우 대장 기능을 상실해 대장을 절제하기도 한다. 노인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과 배변습관의 개선이 무척 중요하다. 노인들은 치아가 부실해 부드러운 음식을 주로 찾지만 대장 운동을 돕기 위해서는 식이섬유와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잡곡밥, 고구마, 과일, 야채, 된장국, 토란국, 미역국 등이 식이섬유를 많이 함유한 식품이다. 아침에 찬물을 두컵 정도 마시는 것도 좋다.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가져야 하며, 가벼운 산책이나 맨손체조 등 전신운동도 장운동을 돕는다. 간혹 대장·직장암이 변비를 유발하기도 하므로 50세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해보는 것이 좋다. ■ 도움말 성연상 21세기병원 부원장, 이동근 한솔병원장, 황성식 미소드림치과 원장 ■ 증상으로 질환 읽기 ●호흡기질환 호흡곤란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기관지천식, 흡연자가 이런 증상을 보이면 만성기관지염, 폐기종, 간질성 폐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희거나 분홍색 거품의 가래와 함께 다리가 부을 경우에는 심장병이나 폐부종을, 진한 황갈색 혹은 검은 가래가 나오면 만성기관지염이나 기관지 확장증, 여기에 체중이 5㎏ 이상 줄었다면 폐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 숨소리가 쌕쌕거리고 기침이 심하면 기관지천식일 가능성이 있다. ●체중감소 다뇨, 다음, 다식, 피로감에 체중이 줄었다면 당뇨병, 식사량은 늘었으나 물을 많이 먹지 않으며 체중이 줄었다면 갑상선 기능항진증, 속쓰림과 설사, 구토, 복통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체중이 줄었다면 소화기 장애를 생각할 수 있다. 성욕이 감퇴하고, 털이 빠지며 피부가 하얗게 변하고 체중이 줄면 뇌하수체기능저하증일 수 있다. ●당뇨병 피로감, 체중감소 또는 식욕 급증과 체중증가는 초기 당뇨병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다음, 다뇨, 다식에 피부 종기가 잘 낫지 않고 가려우며, 여성은 음부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특히 당뇨일 경우 발에 상처가 있는지를 주의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암 항문 출혈이 있고 대변이 가늘거나, 대변보는 습관이 바뀌었다면 대장암, 성교후 출혈과 피 섞인 분비물, 생리기간이 아닌 때의 출혈이 보이면 자궁암이 의심스러우며, 악취 분비물과 요통, 하지통, 하지부종, 혈뇨가 보이면 진행된 자궁암일 가능성이 있다. ●뇌졸중 뇌졸중은 전조증상을 잘 살펴야 한다.▲신체 한 쪽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진다▲시야장애가 나타나거나 갑자기 한 쪽 눈이 안 보인다▲말이 잘 안되거나 발음이 어눌해진다▲갑자기 어지럽고 휘청거린다▲전에 경험하지 못한 심한 두통이 온다면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서둘러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겨야 한다. ●두통 다음 중 1가지 증상이라도 있으면 정밀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두통이 항상 일정 부위에 온다▲생전 겪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온다▲전부터 앓던 두통 횟수가 증가하고 정도가 훨씬 심해졌다▲묵직하던 두통이 욱신욱신하면서 터질 것 같은 통증을 보이며 오심, 구토가 따른다▲자세에 따라 두통이 생기거나 누웠다 일어날 때 두통이 발생한다. ■ 도움말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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