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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를 처음 만나다, 동해 그곳에서

    해를 처음 만나다, 동해 그곳에서

    북방교역의 전진기지이자 환동해권의 중심 도시로 강원 동해시가 뜨고 있다. 인구 9만 5000여명, 면적 180.2㎢의 바닷가 작은 도시지만 이미 동해항에서 금강산 관광의 첫 뱃고동을 울렸다. 지금은 한·러·일을 오가는 크루즈 페리가 운항되고 있다. 동쪽으로는 푸른 동해를, 서쪽으로는 백두대간을 병풍처럼 둘러 바다·산·계곡 등 천혜의 자연자원을 갖춘 관광도시이기도 하다.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펼쳐진 무릉계곡 명승지와 동해안 최대 백사장을 자랑하는 명사십리 망상해수욕장, 국내 유일의 석회암 수평 동굴인 천곡천연동굴, 추암 촛대바위, 묵호등대마을 논골담길 등이 대표 관광지다. 묵호항에서 대진항까지 바닷가를 따라 늘어선 어항에서는 곰치국, 대게, 산오징회, 물회, 해물찜뿐 아니라 수많은 횟감과 러시아산 동해 대게가 관광객들의 입맛을 돋운다. 바닷가와 인접한 도로를 따라 줄곧 이어지는 명태·오징어 말리는 어촌 풍경 길도 드라이브하기에 제격이다. 전국 5대 전통시장으로 유명한 북평민속장에 들러 다양한 지역 특산품과 민속 음식도 즐길 수 있는 정감 어린 동해시로 여행을 떠나 보자. >>볼거리 ●사진작가 사로잡은 일출 명소 ‘촛대바위’ 애국가 첫 소절 배경 화면으로 유명세를 타는 곳이다. 주변의 각종 기암괴석과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아 있는 촛대바위가 감탄을 자아낸다. 추암해변 북쪽 바다에는 촛대바위를 중심으로 형제바위·거북바위·코끼리바위 등 다양한 모양의 기암이 물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다. 특히 촛대바위는 떠오른 태양이 바위 꼭대기에 걸리면 마치 양초에 불을 붙인 것처럼 보여 장관이다. 사진작가들이 단골로 찾는 최고의 출사 장소로 손꼽힌다. 촛대바위 덕분에 추암해변은 동해안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해돋이 명소로 알려졌다. 해변 남쪽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조용하게 해를 맞으며 사색에 잠기기 좋은 곳이다. 조선 세조 때 한명회는 강원도 제찰사로 있으면서 추암해변의 아름다움에 반해 ‘미인의 걸음걸이’라는 뜻으로 능파대라 부르기도 했다. 인근에는 고려 공민왕 때 삼척 심씨 시조인 심동로가 관직에서 물러난 후 후학 양성을 위해 건립한 지방문화재 해암정이 있다. ●묵호항의 역사 오롯이 배어 있는 ‘논골담길’ 논골담길은 1941년 개항한 묵호항의 역사와 삶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감성스토리마을에 있다. 논골담길은 묵호항에서 묵호등대로 올라가는 골목길 이름이다. 담 사이로 이어진 길이 좁고 길어 미로와 같다. 최근에는 지역 작가들이 골목길 담에 근래의 역사·문화·생활상을 담은 벽화를 그려 넣어 주목받고 있다. 담에 그린 벽화는 묵호항 개항 이후 판잣집, 어부의 애환, 지천을 이루던 명태·오징어 등 논골담길의 옛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해문화원이 주관한 2010 어르신생활문화전승사업 묵호등대담화마을(논골담길)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지역 어르신들과 예술가들이 참여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제 잿빛 바다라 불리던 묵호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이곳의 사람들은 논골담길이란 이야기로 더 넓은 세상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논골담길을 따라 산비탈을 오르면 동해를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묵호등대에 다다른다. ●금강산 구룡폭포도 부럽지 않은 ‘용추폭포’ 떨어지는 폭포가 바위를 기기묘묘하게 깎아 놓은 곳이다. 용추는 동서 방향의 절리로 형성된 절벽에 따라 소가 형성돼 특이한 경관을 연출한다. 무릉계곡에 나타나는 단애와 폭포 등이 전형적인 화강암 계곡의 침식과 퇴적 지형을 나타내고 있어 학술적 가치도 높은 명승지다. 용이 승천하는 듯한 모양을 지닌 상탕, 옹기항아리 같은 형태의 중탕, 옥색의 큰 소를 이루는 하탕으로 구성돼 있다. 높이가 30m가 넘는 곧게 내리쏟는 폭포의 옆에 서면 현기증이 날 정도다. 금강산 구룡폭포에 비견된다. 어느 묵객이 새겨 놓은 별유천지(別有天地)라는 대형 석각이 이곳의 자연경관을 대변해 주고 있다. 부사 유한준이 용추(龍湫)라 이름 짓고 글을 썼다고 전해진다. ●수백명이 앉을 수 있는 규모 ‘무릉반석’ 무릉계곡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넓은 반석은 석장암동(石場岩洞)이라고도 불린다. 수백명이 함께 앉을 수 있을 만큼 넓은 안반석은 주변의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 또 암석에 새겨진 갖가지 석각이 이채롭다. 무릉반석 암각서는 동양의 근본 사상인 유불선 사상을 잘 나타내고 있고 인간 만남의 조화, 통일, 일체 화합을 의미하는 글귀로 잘 알려졌다. 반석 위에 새긴 초서체 글자는 높이 3m, 길이 10m에 이르는 대작이다. 이 글씨는 봉래 양사언이 강릉부사로 있을 때 이곳을 찾았다가 썼다는 설과 삼척부사 정하언이 무릉계곡을 찾아 썼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동해시는 오랜 세파에 글자가 희미해지고 마모되는 것이 안타까워 1995년 물길이 닿지 않는 곳에 모형 석각을 제작해 놨다. ●4㎞ 넘는 긴 백사장 자랑하는 ‘망상해변’ 얕은 수심, 청정 바닷물, 넓은 백사장, 울창한 송림 등 동해안 제일의 해변을 자랑하는 망상해변은 해마다 600만~700만명의 피서객이 즐겨 찾는 곳이다. 최근에는 1등급 관광호텔 등 숙박과 각종 편의시설 확충으로 사계절 관광지로 변모해 가고 있다. 4㎞가 넘는 넓은 백사장과 푸른 바다 위를 나는 갈매기 떼가 함께하는 조용한 가족 동반 힐링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인근에는 국내 최초로 조성된 자동차 전용 오토캠프장이 있다. 울창한 송림과 깨끗한 백사장, 맑은 바다가 어우러진 자연 친화적 레저 공간으로 캐러밴, 프리텐트촌, 캐빈하우스, 아메리칸코테지 등 안락한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상설캠프장은 자연경관 보존형 시설을 중심으로 조성됐다. 가족 단위 휴양 여건이 훌륭히 갖춰진 새로운 레저 문화를 창출하는 공간이다. ●국내 유일 도심 속 석회동굴 ‘천곡천연동굴’ 천곡천연동굴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도심에 위치한 석회동굴이다. 높이 10m, 연장 1.4㎞ 규모의 천연 석회암동굴로 생성 시기는 4억~5억년 전으로 추정된다. 동굴 내에는 국내에서도 으뜸인 석순과 석주 등이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다. 아직 종유석이나 석순 등 2차 생성물이 있는 동굴 내부는 환상적인 지하 궁전의 세계를 방불케 한다. 동굴은 학술적 가치는 물론 관광 개발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총연장 1.4㎞ 가운데 800m만 단계적으로 개발해 개방하고 나머지 600m는 보존지구로 지정해 관리되고 있다. ●조선시대 문인들 마음의 휴양처 ‘만경대’ 척주팔경의 하나였던 만경대는 광해군 때 김훈이 벼슬을 사임하고 고향에 돌아와 창건한 정자다. 정자 서쪽으로는 동해시의 어머니 산으로 불리는 두타산, 동쪽으로는 동해물류센터 거점 동해항, 정자 아래로는 동해시의 젖줄인 전천이 굽이쳐 흘러 삼척의 죽서루와 쌍벽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시인과 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삼척부사 허미수가 경관이 수려해 만경이라 불렀고, 이후에 만경대로 바뀌었다. 판서 이남식의 해상명구(海上名區) 현판이 있고 정면에는 향토명필 옥람 한일동 선생의 만경대 액판이 있다. ●전국 제일의 힐링시설 ‘동해무릉건강숲’ 동해무릉건강숲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성 질환을 예방하고 교육하는 시설인 강원권역 환경성 질환예방센터다. 하루 100여명이 이용할 수 있는 친환경 힐링 숙박동과 테마체험실, 자연식 건강식당, 어린이 건강체험관 등을 갖추고 있다. 무릉계곡에 위치해 최상의 환경 여건을 갖춘 곳이다. 환경성 질환에 국한하지 않고 아토피, 천식 예방관리사업, 건강생활 실천사업 등 건강증진사업과도 접목해 운영된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뇌졸중, 스트레스 등을 유발하는 도심의 오염된 환경을 떠나 몸과 마음의 휴식을 통해 건강을 찾는 전국 제일의 힐링시설로도 운영되고 있다. >>먹거리 ●성인병에 좋은 산지 해산물의 유혹 ‘해물탕’ 동해 연안은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며 대구 등 한류성 어종과 오징어, 꽁치, 고등어 같은 난류성 어종이 풍부하고 어패류도 풍족해 해물을 이용한 탕과 찜 요리가 발달했다. 다양한 어류와 어패류에 갖은 양념과 채소를 곁들여 요리한다. 해산물에는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지방 함량은 적어 맛이 담백하고 소화도 잘된다. 또한 꽃게, 오징어, 조개류에는 타우린이 풍부해 고혈압, 심장병, 간장병 등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게에는 핵산이 많이 들어 있어 노화를 방지해 주고, 조개류는 글리코겐과 글리신이 풍부해 특유의 감칠맛이 있어 시원한 국물을 내는 데 제격이다. ●갓 잡아 올린 신선함이 한가득 ‘활어회’ 활어회는 동해 청정 지역에서 갓 잡아 올린 신선함을 그대로 맛볼 수 있다. 동해시 재래시장인 중앙시장 주변은 물론 동해안을 따라 2㎞가량 형성된 묵호·어달회타운에서 즐길 수 있다. 대합은 동해에서 흔히 잡히는 조개로 주로 백합이라 불리며 요즘이 제철이다. 호박산이 풍부해 맛이 구수하다. 특히 요즘 같은 봄철에는 청정 동해에서 손낚시로 잡아 올린 가자미 등을 뼈째 썰어 먹는 ‘세꼬시’가 제격이다. 작은 생선을 뼈째 통으로 썰어 내면 까슬까슬한 식감과 뼈의 고소함을 함께 맛볼 수 있다. 칼슘까지 섭취할 수 있어 영양에도 좋다. ●한 그릇 후루룩 비우면 숙취 싹 ‘곰치국’ 심해 500m 청정 지역에만 산다는 곰치는 숙취 해소에 좋다. 곰치에 신김치를 같이 넣고 얼큰하게 끓여 내면 곰치국이 된다. 곰치는 워낙 살이 흐물흐물해서 씹기도 전에 후루룩 목으로 넘어가는데, 얼큰한 국물과 함께 전날 마신 술이 저절로 해장이 된다. 반찬으로 나오는 가자미회의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동해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사설] 폐 손상이 황사 때문이라는 뻔뻔한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망 피해의 최대 책임 기업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에 대한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고 나면 더 커지고 있다. 사망자의 70%가 사용한 제품을 만든 책임이 밝혀졌는데도 무성의한 발뺌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어서다. 이제라도 피해 수습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도 시원찮을 판에 피해자들의 폐 손상이 황사 때문일 수 있다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하고 있다. 검찰의 본격 수사로 꼼짝없이 책임을 물어야 할 상황이 닥치자 대형 로펌인 김앤장의 도움을 받아 이런 의견서를 새로 제출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매를 번다”며 격분하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옥시의 무책임한 처사에 국내 소비자들은 온라인 불매 운동을 펼칠 조짐이다. 그런 사정을 모르는지 며칠 전에도 옥시는 무성의하기 짝이 없는 이메일 사과문을 내놨다. 그러면서 말 바꾸기를 하는 것은 책임을 최대한 회피하고 검찰 수사에 물타기를 하려는 꼼수라고밖에 볼 수가 없다. 옥시는 문제의 제품과 인체 피해의 연관성을 실험하는 연구용역을 진행하면서도 파렴치한 술수를 부린 의혹이 속속 불거지고 있다. 연구용역을 조작하게 뒷돈을 줬다는 의심을 받는 데다 인체에 치명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연구 결과는 의도적으로 외면했다는 의혹까지 터져 나왔다. 검찰은 영국 본사로 수사를 확대하고 전·현직 임원을 소환할 방침이다. 정화조 청소용으로 쓰는 화학물질이 소비자의 생명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돈벌이만 생각했던 기업이라면 어떤 사정에서라도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 당국의 대응과 수습 태도에도 각성이 필요하다. 다국적 기업 옥시의 오만하고 몰염치한 태도가 그동안 우리 당국이 일관해 온 소심하고 수세적인 대처 탓과 무관하다고는 보기 어렵다. 안이한 대응으로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이 정부한테도 크다는 사실을 국민이 잘 알고 있다. 문제의 제품들을 오랫동안 사용한 소비자들의 걱정이 심각하다. 폐 말고 만성 비염,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도 살균제 탓이 아닌지 불안에 떨고 있다. 환경부는 다음달부터 피해 사례를 추가로 접수하기로 했다. 폐질환 이외의 추가 피해 여부를 따져 피해 진단 기준과 지원책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 그래야 국민 집단 불안증을 조금이라도 덜어 줄 수 있다.
  • [달콤한 사이언스] 신약 임상실험서 주목받는 ‘더러운 생쥐’

    요즘 아이들은 위생과 청결을 이유로 많은 항균제품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아토피나 천식 등 알레르기성 질환을 앓는 비율이 점점 늘고 있다. 이 때문에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은 ‘옛날에는 흙을 집어 먹어도 건강하게 자랐는데’라는 말을 하곤 한다. 이른바 ‘청결의 역습’이다. 청결의 역습은 실험용 동물에도 적용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네소타대 미생물학 및 면역학과, 보스턴 아동병원, 클리블랜드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병리학과 공동연구팀은 생물학 및 의학연구실에서 실험용 생쥐를 이용해 개발한 신약물질이 정작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는 이유가 ‘지나치게 청결한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2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신약 개발 등에 활용되는 실험용 생쥐가 세균이 거의 없는 멸균상태에 가까운 청정환경에서 사육되고 실험되기 때문에 각종 오염물질에 노출된 사람에게는 맞지 않아 임상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엄격하게 통제된 실험실 환경에서 키운 생쥐가 아닌 사람과 비슷하게 일상적인 환경에서 자란 ‘더러운 생쥐’(dirty mice)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티븐 제임슨 미네소타대 교수는 22일 “면역학을 비롯한 많은 생물학 연구과정에서 감염증 발생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정립해 각종 암이나 감염병 치료를 위한 신약, 백신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알레르기 막는 청국장’ 원리 찾았다

    ‘알레르기 막는 청국장’ 원리 찾았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라고 해서 모든 사람이 한결같이 반기는 것만은 아니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한 사람들은 봄맞이가 힘들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알레르기 비염 환자 10명 중 3명이 꽃가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 연구진이 청국장 성분이 봄철 꽃가루는 물론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 알레르기 반응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반가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세종대 바이오융합공학과 홍석만 교수팀은 청국장에 포함된 ‘폴리감마글루탐산’이라는 물질이 꽃가루나 아토피 피부염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을 막아 준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자연과학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최신호에 발표했다. 콩이나 볏짚에 붙어 있는 ‘바실러스 서브틸리스’(고초균)가 작용해 발효시키는 청국장은 담근 뒤 여섯 달 이상 걸려야 먹을 수 있는 된장과는 달리 2~3일이면 만들 수 있다는 장점까지 가진 전통 발효식품이다. 폴리감마글루탐산은 청국장이나 일본식 된장인 낫토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끈끈한 점액성 물질이다. 그동안 폴리감마글루탐산이 면역반응을 증가시켜 아토피 피부염, 천식 같은 알레르기 질환뿐만 아니라 항암효과가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인 메커니즘이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청국장에서 추출한 폴리감마글루탐산을 생쥐에게 주사하자 16시간 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호염구’의 숫자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호염구는 체내 면역세포의 일종이지만 꽃가루 등 외부 자극으로 인한 오작동으로 자가면역반응을 일으켜 가려움증이나 재채기 등 알레르기를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폴리감마글루탐산이 면역조절세포의 일종인 ‘자연살해 T세포’를 활성화시켜 호염구를 죽여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청국장 속 폴리감마글루탐산의 항알레르기 조절 반응을 활용한다면 졸음이나 위장장애 등 기존 치료제가 갖고 있는 단점 없이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고 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아토피·천식 총대 멘 살뜰한 송파 춘희씨

    송파구가 ‘아토피·천식 안심학교’를 통해 지역 어린이의 아토피와 천식 집중 관리에 나섰다. 올해는 초등학교 2곳과 유치원·어린이집 15곳 등 모두 17개교가 ‘아토피·천식 안심학교’로 지정됐다. 박춘희 구청장은 12일 “지난해 조사 결과 서울 초등학생 가운데 아토피 피부염을 경험한 어린이는 22.7%, 알레르기 비염은 4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갈수록 늘어나는 환경성 질환으로부터 지역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역사회가 나서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안심학교로 지정되면 먼저 전교생을 대상으로 아토피성 질환 실태조사를 실시해 아토피·천식 질환 진단을 받은 아동은 맞춤형 교육과 치료가 학교생활 중에도 이뤄진다. 교육은 인형극으로 질환관리 방법, 영양교육, 알레르기 질환 예방 및 관리방법 등을 알린다. 천식 응급 장비와 보습제도 지급된다. 아토피·천식을 앓는 어린이는 가족과 함께 북한산, 충남, 전북 등에서 열리는 캠프에 참가할 수 있다. 캠프 내용은 환경성 질환 전문가 강의, 숲 체험, 친환경 먹을거리 체험, 텃밭 체험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안심학교로 지정됐던 풍성초등학교는 보건소와 협력, 학부모와 아이 모두 만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질병관리본부와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가 실시하는 ‘안심학교 우수 운영 인증’도 받을 예정이다. 인증을 받으면 아토피 특강, 아토피 보습제, 학부모·환아 교육 자료 등이 무료로 지원된다. 구 관계자는 “마천동 어린이안전교육관에 아토피 상설 홍보관을 운영 중”이라면서 “앞으로 생애주기별 주민 맞춤교육, 아토피·천식 아카데미 운영, 미술치료 교육 등으로 지역 어린이들의 환경성 질환을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어린이 약 이야기] 소아용 천식치료제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소아 천식 환자의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 세심히 보살펴야 한다. 소아는 성인보다 호흡기 면역력이 약하고, 감기에만 걸려도 기침·호흡곤란 등의 증세가 발생한다. ‘천식’(asthma)이란 단어는 그리스어의 ‘날카로운 호흡’(aazein)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천식은 기도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매우 과민해진 상태를 말한다. 기침,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증상을 보이고,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천명)가 나며, 밤이나 새벽에 기침을 더 하면서 뛰거나 운동한 다음 특히 심해지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 기침이 2주 이상 오래가도 마찬가지다. 천식 치료제에는 지속적인 치료와 예방 목적의 ‘질병 조절제’와 천식 증상을 빨리 완화하려고 사용하는 ‘증상 완화제’가 있다. 질병 조절제는 갑자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사용하는 약이 아니다. 천식 증상을 지속적으로 조절하는 약이므로 평소 꾸준히 사용한다. 증상 완화제는 좁아진 기도를 즉시 확장해 증상을 빨리 완화한다. 천식 증상이 갑자기 심해질 때 사용하는 응급 약물이다. 증상 완화제를 사용해도 증상 완화 정도가 평소보다 덜하고 약물 작용 시간도 줄었다면 꼭 의사와 상담해 약물 투여 용량이나 횟수를 조절한다. 증상 완화제는 찾기 쉬운 곳에 둔다. 소아는 호흡기 근육이 덜 발달해 심한 호흡곤란이 올 수 있고 약물의 효과가 성인보다 적을 수 있다. 스테로이드 성분의 증상 완화제 투여 중에 수두나 홍역에 걸리면 치명적이다. 따라서 투여 전에 반드시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한다. 고용량 증상 완화제를 오래 사용한 어린이는 성장이 지연될 수 있어 정기적으로 키를 재는 등 성장 속도를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집 먼지 진드기, 곰팡이 등은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베개와 침구는 자주 세탁하고 실내 공기는 깨끗이 유지한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한 날,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편이 좋다. ■도움말 식품의약품안전처
  • 해조류 ‘감태’로 부작용 없이 아토피 치료한다

    “추출 물질 ‘다이에콜’이 단서…비염·천식 등에도 효과 규명” 남해안과 제주도 해안에서 자라는 해조류인 ‘감태’를 이용해 부작용 없이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는 방법이 발견됐다. 미역과에 속하는 감태는 비타민C, 비타민A는 물론 항산화물질인 플로타닌 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어 불면증 치료, 콜레스테롤 저하, 기억력 증진, 니코틴 배출 등의 효능과 함께 체내 염증 억제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해조류다. 가톨릭대 약대 이주영 교수와 한밭대 이봉호 교수 공동연구팀은 감태에서 추출한 ‘다이에콜’이라는 물질이 아토피와 알레르기성 피부염을 치료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피부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부과학 연구’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아토피성 피부염이 나타날 때 ‘흉선 기질상 림포포이에틴’(TSLP)이라는 물질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TSLP가 증가하면서 과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고 결국 신체의 면역 균형을 무너뜨리면서 아토피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용 생쥐에게 집먼지 진드기와 DNCB라는 화학물질을 발라 사람의 아토피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도록 한 다음 감태에서 추출한 다이에콜을 4주 동안 발랐다. 그 결과 피부가 붉게 변하는 홍반과 각질 현상이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혈청 속 TSLP의 수치도 정상으로 떨어지는 등 아토피가 치료됐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의 의미는 감태 속 다이에콜이 스테로이드 연고와 달리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TSLP를 억제해 아토피성 피부염은 물론 비염, 천식 등 다른 알레르기성 질환 치료에도 효과가 있음을 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치료제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40]텃밭에 핀 붉은 양귀비꽃, ‘약손’의 비밀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40]텃밭에 핀 붉은 양귀비꽃, ‘약손’의 비밀

    중국과 영국이 벌였던 아편전쟁은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전쟁’의 하나로 꼽힙니다.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확보해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일군 영국이 떼돈 좀 벌어보겠다고 중국 전역에 막대한 양의 아편을 풀어 폐해가 속출하자 청나라 황제였던 선종이 아편 교역금지령을 내리고, 특사를 파견해 영국의 아편상들을 척결하도록 했지요. 아편 때문에 나라가 무너질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러자 아편을 식민지 교역의 ‘전략상품’으로 내세워 큰 재미를 보고 있던 영국이 엉뚱하게도 자국 무역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중국에 군대를 출병시켜 벌어진 전쟁, 바로 아편전쟁입니다. 그 아편 바람에 중국이 초토화했고, 중국과 교역을 하던 우리 나라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속절없이 아편의 덫에 걸려 신음해야 했었지요.  결국,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을 구축한 영국의 해군력에 청나라가 굴복해 홍콩을 영국에 할양하는 유명한 난징조약이 맺어졌습니다만, 역사를 바꾼 이 전쟁의 빌미가 된 것이 바로 아편(阿片)입니다.  ‘할양’이라는 용어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습니다. 한일병탄을 앞두고 우리 나라도 일본에 많은 땅을 할양했고, 이곳을 무대로 일인들은 야금야금 조선을 먹어치웠으니까요. 그 때부터 일본은 우리 나라 곳곳에 ‘작은 일본’을 만들어 식민지 경영을 시작했습니다. 한일병탄 후에야 온 나라가 다 그들 땅이었으니 할양이라는 말을 쓸 이유도 없었지요. 그 때 일인들은 스스로를 ‘내지인’이라고 불러 ‘조센징’이나 ‘반도인’이라며 비하했던 우리들과 차별화했고, 거주지 등 생활권도 따로 꾸렸는데, 이 때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 말이 바로 ‘혼마찌’나 ‘사꾸라마찌’ 같은 용어들이었습니다. 국권 침탈보다 먼저 이뤄진 할양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통 효과 뛰어난 아편  아편이라는 말은 아편의 영어 표기인 ‘Opium(오피엄)’에서 따온 차음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 모르핀의 원료이기도 한 아편은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강력한 진통작용은 물론 경련을 진정시키거나 설사를 멈추게 하는 등 활용 범위도 무척 넓었습니다.  그러나 중독성이 강해 한번 습관성에 빠지면 ‘목은 잘라도 아편은 못 끊는다’고 할 정도였답니다. 값도 비싸서 한번 의존성에 빠져들면 살림은 물론 삶 자체가 거덜나기 십상이었습니다. 그러니 중국이 영국을 상대로 아편전쟁을 벌인 게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우리도 영국이 동인도회사를 통해 인도의 벵갈지방에서 대량으로 재배, 생산해 중국에 퍼뜨린 이 아편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임오군란을 계기로 조선에 출병한 청나라 병사들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바로 그 영국산 아편이 퍼졌다니 말입니다.  이런 아편은 우리의 민간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더러는 의아해 하기도 하겠지만, 약도 의사도 없던 시절에는 아편만큼 요긴한 상비약도 없었습니다.  ●아편 혹은 앵속(罌粟)  마당 한켠의 토담을 끼고 돌면 탱자나무에 둘러싸인 텃밭이 있었습니다. 넓이가 어지간한 집 마당보다 훨씬 넓었으니 아마 너댓 마지기는 됐을 것입니다. 평수로 따지면 1000평쯤 되었겠지요.  집 안쪽으로 이어진 토담을 따라 텃밭 안쪽으로 들어가면 어른 키를 훌쩍 넘을만큼 높다랗게 아주까리며 옥수수가 자라 있었고, 그 옆에는 당귀와 모시풀 등속이 심어져 있었는데, 그 안쪽에서 양귀비가 몰래 자라고 있었습니다. 높다란 흙담에 가려지고, 골목길 쪽으로는 무성한 탱자울에 당귀와 아주까리 등이 숲을 이뤄 밖에서는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할머니의 영역’이었습니다.  텃밭에 심은 고추며 채마밭 고랑을 따라 아침, 저녁으로 이곳을 찾은 할머니는 양귀비 꽃이 피면 혼잣말로 “앵속, 참 곱다”면서도 누가 볼세라 꽃잎을 다 따내 버리곤 했습니다. 그 때만 해도 더러 앵속 단속이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등잔 밑이 어두웠던지 단속반이 떠도 주로 외진 산비탈의 뙈기밭이나 뒤지지 마을 가운데 있는 텃밭까지 뒤지지는 않았거든요.  어린 제가 봐도 그 꽃은 참 붉고 예뻤습니다. 텃밭에 살랑∼ 바람이라도 스치면 가는 꽃대궁 위에서 막 꽃망울을 터뜨리고 나온 꽃잎이 하늘거리는 모습이 너무 뇌세적이어서 보고 있노라면 불현듯 목줄기가 타드는 듯한 충동이 일곤 했습니다.  시골에서 살다보면 오래 기억에 남는 색조의 충동이 그것 뿐만은 아닙니다. 빨간 고추잠자리가 무리지어 나는 방죽 너머로 해가 막 넘어갈 때면 노을이 마치 잉걸불처럼 이글거리기도 했고, 이슬이 찬 9월이면 매운 맛이 들어 붉어지는 고추가 또 보기만 해도 화닥거릴 정도로 붉었습니다. 홍시로 익어가는 땡감이야 그렇다 해도 그 감나무 잎에 단풍이 들면 붉은 색조가 한 순간 마당 한켠을 뜨겁게 물들였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옻이 오를까봐 곁에 가지도 않았던 옻나무 잎도 가을이면 정말 다가가 만져보고 싶을만큼 붉어져 길 가다가 한참을 바라보고 서있기도 했습니다.  양귀비 꽃잎은 이런 붉음을 무색하게 할만큼 선연하게 붉었습니다. 붉다 못해 검어 보이거나, 붉은 꽃잎의 가장자리에 흰 테두리를 둘러 붉음이 더 선명하기도 했던 그 꽃잎을 똑똑 따서 버리는 할머니에게 “왜 꽃을 따버리느냐”고 물으면 “글씨, 앵속은 나라에서 못 키우게 하니 그렇지”라고 말하곤 했지요. 그런 말을 들으면서 어렴풋 그 꽃의 정체를 알아갔지만, 그 꽃에서 ‘기막힌 약’이 생산된다는 건 몰랐습니다.  꽃이 피었다 지면 할머니는 대나무를 삐져서 만든 손칼로 통통하게 살이 오른 씨방에 죽죽 칼집을 내곤 했습니다. 그러면 이내 하얀 수액이 칼집을 따라 배어나곤 했는데, 그 이후엔 어떻게 처리를 했는지 잘 모릅니다. 예닐곱 시절의 기억이지만, 딱지치기도 해야 했고, 자치기도 했야 했으니, 그 또래 아이들이 다 그렇듯 저도 나름 바쁜 축이어서 맨날 할머니 치맛자락만 붙잡고 있을 수는 없었거든요.  나중에 할머니가 보리알만 한 아편을 비닐에 싸서 앞닫이 속에 깊숙이 넣어둔 걸로 봐서는 씨방의 상처 자국에서 솟아 적당하게 굳어진 양귀비 수액을 따모아 잘 개어서 보관했던 것 같습니다. 손끝에 따모은 수액을 손으로 개면 이내 검은 고약처럼 변했지요. 마치 옻나무 수액처럼.  ●의사도 없고 약도 없으니  참 아픈 곳이 많았던 시절이었고, 세상이었습니다.  물론, 병원도 없고, 약도 없어 어지간한 고통은 다 참고 견뎠지만, 그러다가 고질이 된 통증이 적지 않았습니다. 나이 든 사람들은 마디마디 관절염과 치통, 결핵에 해소와 천식을 갖지 않은 사람이 드물었고, 아이들은 시나브로 횟배앓이를 하거나 동통이 지독한 몸살에 크고 작은 외상도 많앗습니다.  형제가 많았던 우리도 번갈아가며 배앓이를 하곤 했는데, 배가 한번씩 뒤틀리기 시작하면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나자빠져 뒹굴곤 했습니다. 그럴 때면 어머니는 “얼른 할매한테 가봐라”시며 등을 떠밀었고, 그러면 득달같이 할머니 방으로 달려가 그 ‘명약’을 청하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할머니는 윗목 앞닫이를 열고 잘 감춰둔 그 약을 꺼내 손칼 끝으로 깨알만큼 떼어낸 뒤 입안에 넣어주시고는 배를 살살 쓸어주셨습니다.  배앓이에 부대낀 탓인지, 그 약의 효험 때문인지 한동안 뒹굴다가 잠이 들었고, 자고 나면 씻은 듯 고통이 사라져 다시 마당으로 나가 언제 그랬냐는 듯 천방지축 뛰어놀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절제없는 아편은 ‘마약(魔藥)’  새삼 말하지 않아도 아편은 매우 위험한 약물입니다. 가장 경계해야 할 위험성은 습관성에 빠지는 것이지요. 질병 때문에 몰핀을 자주 사용하는 환자들은 내성도 경계해야 합니다. 그래서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몰핀은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처방이나 사용에도 엄격한 약전 기준을 적용합니다.  물론, 최근 통증의학 분야에서는 이런 진통제를 예전보다 적극적으로 처방하는 추세가 뚜렷합니다. 환자가 극심한 통증 때문에 고통을 겪는 것보다 마약성 진통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득이 많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이렇게 사용하는 진통제는 비록 아편 성분이 든 마약성일지라도 중독 등 위험 부담이 적습니다. 전문의들이 정해진 기준과 준칙에 따라 적절하게 통제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의사도, 약도 귀했던 예전에는 통증이 반복될 때마다 아편을 쓰다가 중독에 빠져 종국에는 패가망신한 사람이 적지 않았습니다. 통증이라고 하면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거의 모든 질병은 통증을 수반합니다. 특히, 처음에는 통증과 무관하다고 여기는 질환도 마지막은 통증으로 귀결하는데, 암도 그렇고, 고혈압이나 당뇨병도 예외가 아닙니다. 통증의 정도도 다양합니다. 현재 보편적으로 적용하는 통증 척도인 VAS 기준에 따르면, 총 10단계 중 1단계는 통증이 없는 상태, 10단계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단계에 해당합니다. 통증이 8~9단계 정도에 이르면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여기게 되니까요.  그러니 따지고 보면 고통을 못 견뎌 아편을 쓸 수밖에 없었던 사람 탓이라기보다 그런 고통을 해결해주지 못한 몽매함과 미개함, 거기에서 비롯된 낙후한 의료시스템과 보건안전망의 부재 탓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세상이 다 그랬으니 그걸 탓하는 것도 부질없는 일입니다.  한 때는 우리나라가 ‘마약청정국’이었습니다만, 요즘 들어 갈수록 마약 밀수량이 많아지고, 유통량도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마약은 퇴폐적인 향락의 주술(呪術) 같은 것이어서 마약 밀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 사회의 건전성이 훼손되는 징후라고도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물론 의료용 마약의 소비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이고, 마약이 인간의 자유의지를 충족시키는 많은 방법 중 하나라는 강변에 동의하지도 않습니다. 인간이 가진 본연의 성정을 왜곡하는 물질인 데다 습관성의 폐해가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 부담없이 되돌아보는 약손의 추억이지만, 거기에는 이런 위험도 있었던 것이지요.  그래서일까요. 할머니는 절대로 한 사람에게 이 약을 두 번, 세 번 잇따라 쓰지 않았습니다. 어제 아팠던 배가 오늘 다시 아파도 할머니는 “약 다 쓰고 없다”며 배만 쓸어 주셨는데, 아마 아편의 중독 위험성을 알고 계셨던 게 틀림없는 듯 합니다.  그런 세상에서 살아남은 수많은 아들과 딸들이 또한 이 세상을 만들어 냈으니, 알아도 모른 척 했던 약손의 효험을 새삼 의심하고 지워버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체온으로 전해진 그 약손의 사랑이야말로 지금은 더 이상 누릴 수 없는, 참으로 외경스러운 ‘내리사랑’의 기억이니까요.  jeshim@seoul.co.kr
  • 잊고 산 결핵, 면역력 떨어지면 찾아와요

    잊고 산 결핵, 면역력 떨어지면 찾아와요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 속 소녀는 소나기를 흠뻑 맞고 그만 병이 악화돼 “내가 입던 옷을 그대로 입혀서 묻어 달라”는 잔망스러운 유언을 남기고 떠났다. 가을날 소나기가 소녀를 시름시름 앓게 했지만 죽음으로 이끈 건 결핵이었다.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의 여주인공 미미,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여주인공 비올레타도 애절한 사랑을 하다 결핵으로 숨을 거뒀다. 창백한 피부에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 같은 가냘픈 몸이어야 ‘비련’에 어울리다 보니 결핵 환자의 모습이 병적인 아름다움으로 미화돼 다양한 장르의 예술작품의 단골 소재가 됐다. 결핵은 문인의 병이기도 했다. 이상, 김유정, 나도향, 채만식 등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상당수 문인이 결핵 투병을 했다. 하지만 결핵은 비련의 여주인공과 문인이 앓는 ‘낭만적’ 질병만은 아니다. 문인 가운데 유독 결핵 환자가 많았던 건 가난과 흡연, 잦은 음주 때문이다. 손현진 질병관리본부 에이즈·결핵관리과 연구관은 “결핵은 대체로 폐에 생기는데 흡연은 폐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며 알코올 중독, 당뇨병, 스트레스, 영양 결핍 등 면역을 떨어뜨리는 모든 요인이 결핵 발병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집계한 결핵 환자 통계를 보면 지난해 신규 환자 수는 남성 1만 8695명, 여성 1만 3486명으로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1.4배가량 많다. 손 연구관은 “남성의 높은 흡연율, 군대에서의 집단생활 등이 결핵 발생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아직 증상은 나타나지 않은 잠복결핵자라도 면역력이 강하면 결핵으로 발병하지 않는다. 문인뿐만 아니라 못 먹고 못살았던 그 시절 가난한 이들은 결핵을 앓았다. 그래서 결핵을 다른 말로 ‘가난의 질병’이라고도 부른다. 1965년만 해도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5100명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야 인구 10만명당 1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결핵에 걸리면 객혈, 호흡곤란, 무력감과 피곤함, 미열·오한 등의 발열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나 폐렴, 폐암, 기관지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관련 질환과 증상이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식욕이 떨어지면서 체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데, 결핵에 걸린 예술작품 속 여성들이 하나같이 여윈 몸을 한 것은 이 때문이다. 결핵은 대체로 폐에 생긴다.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열이 나며 기침 증상이 밤에 더 심해지면 폐결핵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다만 결핵 발병 부위에 따라 신장결핵이면 혈뇨가 나타나고 배뇨 곤란·잦은 요의(尿意) 등 방광염과 비슷한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며, 척추결핵은 허리 통증, 결핵성 뇌막염이면 두통·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 가지고 결핵 종류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결핵을 예방하기 위해 2017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학생과 40세 성인을 대상으로 잠복결핵 검진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결핵 환자 돕기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크리스마스실’이 기억 저편으로 밀려난 것처럼, 못 먹고 못살던 시대의 전유물로 여겼던 결핵도 잊힌 지 오래지만 없어진 질병은 아니다. 2015년 기준 국내 신규 결핵 환자 3만 2181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 1위(10만명당 86.0명)란 통계가 말해 준다. 그냥 1위도 아니라 결핵 발생률이 2위인 포르투갈(10만명당 25.0명)보다 무려 3배 이상 많은 압도적 1위다. 북한의 결핵 환자는 세계보건기구(WHO) 추산 10만명당 442명(2014년)이다. 우리나라에 유독 결핵 환자가 많은 것은 6·25전쟁 때문이다. 전쟁 전후 결핵이 많이 발병했고, 피란 생활을 하며 감염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됐다. 콩나물시루 교실에서 공부하고 군대에서 집단생활을 하면서 결핵균이 더 많이 전파됐고, 이렇게 감염된 이들이 노년기 들어 발병하며 2차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결핵은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결핵 치료를 시작해 2주 정도 약을 복용하면 대개 전염력은 사라진다. 그러나 결핵균은 증식 속도가 무척 느려 최소 6개월 약을 복용해야 하며, 복용을 마음대로 중단하면 아직 죽지 않은 결핵균이 다시 증식해 재발하게 될 위험이 크다. 또 기존 약제에 내성을 가진 다제내성결핵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1차 치료는 6개월이지만, 다제내성결핵의 치료 기간은 2년이며 부작용이 많아 매우 힘들고 치료 성공률도 50~60%에 불과하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폼알데히드, 아토피피부염 악화 요인 맞다’

    ‘폼알데히드, 아토피피부염 악화 요인 맞다’

     폼알데히드가 피부의 방어기능을 무력화해 아토피피부염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직접적 요인이라는 사실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규명됐다. 공기 중에 존재하는 수많은 환경 유해물질 중 폼알데히드만 따로 분리, 단독으로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서울병원 환경보건센터 안강모·김지현(소아청소년과·사진) 교수팀은 깨끗한 공기와 폼알데히드가 포함된 공기를 아토피피부염 환자 41명과 대조군 34명에게 각각 노출시킨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영국피부과학저널(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에 게재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안전성평가연구소 흡입독성연구센터(센터장 이규홍)와 공동 개발한 ‘환경유발검사 시스템’을 이용, 피검자의 피부에 폼알데히드와 깨끗한 공기를 노출시켜 반응 정도를 살폈다. 그 결과, 폼알데히드를 포함한 공기에 노출된 아토피피부염 환자와 대조군 모두에서 경피수분손실도(TEWL)가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피수분손실도란, 피부를 통해 수분이 손실되는 양을 뜻한다. 경피수분 손실이 많아지면 피부가 건조해져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가려움증이 더욱 심해질 뿐 아니라 피부장벽의 손상까지 유발할 수 있다. 연구에서는 폼알데히드에 노출한 시간에 따라 수분손실도가 점차 증가해 대조군의 경우 1시간 노출시 4.4%, 2시간 노출시 11.2%로 각각 측정됐다. 이에 비해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경우 대조군보다 2배 가량 더 많은 수분이 빠져나갔다. 이들 환자의 경우 1시간, 2시간 노출 시 수분손실도가 각각 10.4%, 21.3%로 나타났다. 피부 산도(skin pH) 역시 같은 방법으로 측정한 결과, 폼알데히드에 각각 1시간, 2시간 노출됐을 때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1.2%, 2.0%가 늘었다. 대조군은 큰 변화가 없었다. 이는 폼알데히드의 노출에 의해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피부 기능이 손상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결과다.  이에 따라 앞으로 아토피피부염을 진단, 치료하는 데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집 또는 주변 환경에서 포집한 공기에서 유해물질의 구성비나 농도 등을 토대로 간접 분석하는 방식을 사용했으나 이제는 어떤 물질이 환자에게 악영향을 미치는지를 직접 분석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예컨대, 폼알데히드에 특별히 민감한 환자에게는 주요 발생원인 새 가구, 접착제, 페인트 등의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권고하는 한편, 실내공기 중 폼알데히드 농도를 점검하도록 조치할 수 있게 되는 것.  연구팀은 같은 원리를 이용해 톨루엔, 미세먼지, 이산화질소(NO2), 총휘발성유기화합물 등으로 검사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안강모 교수는 “아토피피부염과 관련된 환경요인을 입증할 수 있으면 이 물질을 제거함으로써 불필요한 약물의 사용을 줄이면서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할 수 있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어릴 때부터 관련 질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아토피피부염은 물론 천식, 알레르기비염 등 관련 질환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유승민 “기분 착잡”… 류성걸·권은희와 함께 등장 ‘연대 과시’

    유승민 “기분 착잡”… 류성걸·권은희와 함께 등장 ‘연대 과시’

    최고령 74세·최연소 25세… 나이차 3배 대리기사·피아노조율사 등 이색 직업도 4·13 총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25일 여야 주요 후보들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총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대구 동구을), 류성걸(대구 동구갑), 권은희(대구 북구갑) 의원은 ‘연대’를 과시하듯 이날 선관위에 나란히 등장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유 의원은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나오니 기분이 착잡하다”고 출마 소감을 밝힌 뒤 지역구의 전통시장을 찾아 선거운동을 재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천정배 공동대표도 각각 관할 지역구 선관위를 방문해 직접 후보 등록을 했다.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최종 등록된 후보 944명의 면면을 살펴보면 최고령(74세) 후보와 최연소(25세) 후보의 나이 차는 거의 3배로 나타났다. 취업준비생부터 대리운전 기사까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들도 눈에 띄었다. 최고령 후보자는 서울 서초갑에 출마한 국민의당 이한준 후보와 무소속으로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에 출마한 김천식 후보로 74세다. 이들에 이은 고령자는 73세인 새누리당 서청원(경기 화성갑)·국민의당 박지원(전남 목포)·무소속 강길부(울산 울주군)·무소속 조진형(인천 부평갑) 후보 등으로 나타났다. 최연소 후보자는 25세의 무소속 박태원(부산 사하갑)·민중연합당 윤미연(서울 동대문을)·무소속 최선명(부산 해운대을)·무소속 우민지(경남 양산을) 후보였다. ●코리아당 정재복 ‘10전 11기’ 진기록 소유 ‘이색 직업’을 가진 후보들도 눈길을 끌었다. 경기 남양주갑에 등록한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후보는 아내가 경영하고 있는 해물요리집의 ‘매니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경력란에는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대전지방검찰청 서산지청 지청장 등을 적었다. 서울 종로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원옥 후보의 직업은 대리운전기사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영사기사인 노동당 이원희(창원 마산합포) 후보, 피아노조율사인 무소속 장대범(전남 광양·곡성·구례) 후보도 출사표를 던졌다. 경기 수원정 후보로 등록한 민중연합당 강새별 후보의 직업은 취업준비생, 경기 용인을에 등록한 민중연합당 김배곤 후보는 비정규직 노동자다. ‘무직’인 후보도 9명에 달했다. 등록을 마친 전체 후보자 944명 가운데 383명(40.57%)이 전과 기록을 갖고 있었다. 전과가 가장 많은 후보는 대전 대덕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손종표 후보였다. 손 후보는 대부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일반교통방해죄로 벌금형 처분을 받았다. 또 음주운전으로 인한 도로교통법위반 등 총 10건을 신고했다. 부산 사하을의 무소속 최지웅 후보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9건,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의 무소속 김홍업 후보는 업무상횡령 등 8건의 전과 기록을 보유했다. 또 광주 동남갑의 무소속 강도석 후보는 16차례 각종 선거에 입후보해 등록 후보 중 최다 출마를 기록했다. 서울 중·성동을에 출사표를 던진 코리아당 정재복 후보도 시의원, 구의원, 구청장, 국회의원 등 잇단 도전에 실패한 ‘10전 11기’의 진기록을 소유하고 있다. ●한나라당 양영철 곤룡포 입은 사진 제출도 이색적인 방법으로 홍보하는 후보도 있었다. 서울 강남병에 출마한 한나라당 양영철 후보는 후보자 등록 서류에 증명사진이 아닌 조선시대 임금이 입던 곤룡포를 입고 찍은 사진을 제출했다. 경기 고양갑에 출사표를 던진 노동당 신지혜 후보는 “현행 선거방송 토론 규정은 소수정당 후보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하며 TV모양 피켓을 뒤집어쓰고 서류를 제출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등록을 마친 후보 가운데 재산 순위 1위는 경기 분당갑에 출마한 더민주 김병관 후보로 2637억원을 신고했다. 게임 전문기업 웹젠 이사회 의장인 김 후보가 보유한 웹전의 주식 자산가치만 해도 2200억여원에 달했다. 현재 944명 후보자가 등록 절차를 마친 통계를 기준으로 할 때 정당별 등록자 수는 새누리당이 248명으로 가장 많았고, 더민주 235명, 국민의당 172명, 정의당 53명 등의 순이었다. 또 민중연합당 56명, 노동당 9명, 민주당 9명, 녹색당 5명, 한나라당 4명, 고용복지연금선진화연대 2명, 진리대한당 2명, 친반통일당 2명, 공화당·복지국가당·친반통합·코리아 1명 등 원외 소수 정당도 후보를 냈다. 무소속 후보는 137명으로 집계됐다. 성별 후보 등록자는 남성 844명, 여성 100명으로 집계됐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우리 아이들 첫돌 전까지 일산화탄소 많이 마시면 ‘비염·아토피’ 잘 걸려요

    우리 아이들 첫돌 전까지 일산화탄소 많이 마시면 ‘비염·아토피’ 잘 걸려요

    알레르기 비염과 아토피 피부염, 천식은 3대 알레르기 질환으로 꼽힌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노출됐을 때 각종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면역 질환이다. 환자는 주로 재채기와 맑은 콧물, 코막힘, 코 주위 가려움, 두통을 경험하게 된다. 아토피 피부염도 마찬가지로 특정 물질에 반응해 염증 반응이 일어나며, 환자는 극심한 가려움으로 고통받는다. 그래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걱정이 많다. 그런데 최근 알레르기 비염과 아토피 피부염이 일산화탄소 농도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20일 연구에 참여한 안강모 삼성서울병원 환경보건센터 교수의 의견을 들었다. Q. 연구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습니까. A. 환경부가 운영하는 대기측정소 235곳의 반경 2㎞ 이내에서 1년간 거주한 경험이 있는 초등학교 45곳의 1학년 학생 3722명이 참여했습니다.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오존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알레르기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Q.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요. A. 여러 오염 물질 가운데 일산화탄소가 알레르기 비염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다른 대기오염 물질의 관련성은 이번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생후 첫 1년 동안 대기 중 일산화탄소가 하루 평균 0.1 증가할 때마다 알레르기 비염 진단 위험이 1.1배씩 증가했습니다. 첫돌 전에 일산화탄소 노출이 많아지면 알레르기 비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Q. 아토피 피부염과의 관련성은 없었나요. A. 아토피 피부염도 관련 있었습니다. 연구 직전 1년간 일산화탄소에 노출된 어린이는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심해졌습니다. 연간 일산화탄소 농도가 평균 1 증가할 때마다 가려움,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8.1배 증가했습니다. 결국 아이들의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려면 실내외 공기 질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적절한 환기도 필요합니다. 외출할 때는 대기오염 경보 같은 환경 정보에 관심을 갖고 챙겨 봐야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어렵지 않아요… ‘물·안·마’ 황사 퇴치

    어렵지 않아요… ‘물·안·마’ 황사 퇴치

    흡입되는 먼지 농도 평소보다 3배 증가 유해물질 잘 배출되도록 물 자주 마시고 외출땐 마스크 쓰고 렌즈 대신 안경 써야 폐·호흡기질환에 좋은 생강대추차 도움 겨울과 봄 사이에 ‘황사의 계절’이 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홀려 나들이라도 할라치면 뿌연 모래 먼지가 발길을 잡는다. 미국의 환경정책 전문가인 레스터 브라운은 황사가 잦은 이맘때를 ‘제5의 계절’이라고 이름 붙였다. 황사 먼지 속에는 여러 성분이 있는데, 사막에서 발생하면 규소(석영·실리콘), 황토 지대에서 발생하면 장석(알루미늄)이 많다. 황사가 중국의 도시나 공업지대를 통과하면 황산염, 질산염, 카드뮴, 니켈, 크롬까지 섞인다. 그야말로 중금속 바람인 셈이다. 황사는 공기 중에 오래 떠 있을 수 있으며, 숨을 쉴 때 기관지를 통해 폐까지 쉽게 들어온다. 이 미세먼지가 기관지를 자극해 기침이 나고 심한 경우 숨이 찬다. 오래전부터 기관지가 좋지 않았던 사람은 더 심하다. 특히 기관지가 약한 천식 등 호흡기 질환자가 황사에 노출되면 호흡하기가 몹시 어려워질 수 있다. 오연목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0일 “황사가 발생하면 호흡으로 흡입되는 먼지의 농도가 평상시의 3배 정도 증가하는데, 이는 정상적인 사람들도 기관지 점막 자극으로 기침이 나거나 숨이 찰 수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기관지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기관지확장증 등 만성적인 호흡기 질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영유아는 더 조심해야 한다. 황사와 같은 미세먼지가 증가하면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3.4% 늘고,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인 천식 발작 또한 3%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교수는 “만성 호흡기 질환자들이 황사가 일어나는 봄철에 어쩔 수 없이 외출해야 한다면, 외출하기 전 천식 악화를 막을 수 있도록 크로몰린소디움이라는 약제를 흡입하고, 외출해 증상이 생겼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비상약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사가 심한 날 부득이 외출을 해야 한다면 황사 마스크를 착용하고, 집에 돌아와선 양치질을 한 뒤 눈 주위와 코도 꼼꼼히 닦는다. 외출 후 눈이 따끔거리고 간지러우면 식염수로 안구를 씻는다. 황사가 심한 날 외출할 때는 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는 게 좋다. 평소 화장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황사나 미세먼지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피부 화장 정도는 하는 게 좋다. 숨은 되도록 입보다 코로 쉰다. 코로 숨을 쉬면 먼지를 한 번 걸러 낼 수 있다. 또 몸 안에 들어온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잘 배출되도록 물을 자주 마신다. 채소와 과일 등은 지퍼백과 밀폐용기에 보관하며, 먹을 때는 2분간 물에 담그고 흐르는 물에 30초간 씻는다. 노상 포장마차 음식은 되도록 먹지 않는다. 황사가 심할 때는 창문을 닫는 게 좋지만, 옷에 달라붙은 황사가 실내에서 다시 날릴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자주 걸레로 방을 닦고, 손이 자주 닿는 문고리 등도 수시로 닦는다. 젖은 수건을 널어 실내 습도는 40~50% 정도로 유지하는 게 좋다. 모래 먼지로 목이 텁텁해졌을 때 생강대추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마른 생강 3개와 대추 10개를 주전자에 넣고 물 5컵을 부어 양이 절반으로 줄 때까지 끓여 자주 마신다. 생강은 폐를 건강하게 하고 대추는 면역력을 강화해 호흡기 질환에 좋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新국토기행] 강원도 양구군

    [新국토기행] 강원도 양구군

    첩첩산골 강원 양구군이 관광 자원과 스포츠 마케팅으로 부를 일구고 있다. 휴전선과 인접한 지역이고 인구도 2만 4100여명에 불과한 작은 내륙의 섬 같은 고장이지만 일찌감치 제4땅굴 등 안보관광과 두타연 등 청정 자연 자원을 활용하고 스포츠 마케팅을 접목해 잘사는 고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소양호와 파로호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일명 ‘꼬부랑길’도 오토바이와 자전거 동호인들이 찾는 유명한 코스가 됐다. 연간 80~90건에 이르는 도 단위, 전국 단위 스포츠 대회를 유치해 140억원 안팎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작은 마을이지만 음식·숙박업소들이 연중 성업하는 이유다. 뱃길로 이어지던 춘천~양구가 터널로 30분 거리에 놓이고 강원외국어고등학교가 있어 교육도시로 자리잡으며 덩달아 수도권에서 귀농, 귀촌하려는 인구도 늘고 있다. 작지만 알찬 양구로 봄 여행을 떠나 보자. ■볼거리 ●가칠봉·도솔산 등 산에 둘러싸인 분지 ‘펀치볼’ 6·25전쟁 때 격전지인 해안면에 있는 분지가 ‘펀치볼’로 잘 알려졌다. 전쟁 당시 외국 종군기자가 가칠봉에서 내려다본 모습이 마치 화채 그릇(펀치볼)처럼 생겼다 해서 붙인 이름이다. 펀치볼은 가칠봉, 도솔산, 대암산 등 해발 1100m 이상 산에 둘러싸인 분지로 남북 11.95㎞, 동서 6.6㎞, 면적은 44.7㎢로 여의도의 5배가 넘는다. 펀치볼에는 제4땅굴 등 안보관광지가 자리한다. 제4땅굴과 을지전망대로 이어지는 초입의 통일관에는 북한 실상을 알 수 있는 생활용품, 수출품, 사진 등이 상설 전시된다.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을 관광하려면 통일관에서 출입 신청을 해야 한다. 날씨 좋은 날 해발 1049m 높이의 을지전망대에 오르면 북쪽 비로봉을 비롯해 차일봉, 월출봉, 미륵봉, 일출봉 등 5개의 금강산 봉우리를 볼 수 있다. 통일관과 가까운 곳에 있는 전쟁기념관에서는 6·25전쟁 때 양구 지역에서 있었던 도솔산·대우산·피의 능선·백석산·펀치볼·가칠봉·단장의 능선·949고지·크리스마스고지 전투 등 치열했던 9개 전투를 엿볼 수 있다. 전시실마다 치열했던 전투 장면을 묘사한 디오라마와 동영상, 슬라이드 영상 등이 있다. 1990년 발견된 제4땅굴은 지하 145m에 높이와 폭이 각각 1.7m로, 북한이 남침용으로 파 놓은 길이 2052m의 굴이다. 땅굴 내부에서는 투명 유리 덮개로 덮인 15인승 전동차가 운행된다. ●멸종 위기 열목어의 국내 최대 서식지 ‘두타연’ 방산면 건솔리 수입천 지류에서부터 동면 비아리와 사태리 하류에 이르는 청정수 폭포와 계곡으로 1000년 전 두타사라는 절이 있었다는 데서 연유한 이름이다. 예부터 금강산 북쪽 장안사로 이어지는 길목으로 잘 알려졌다. 두타연은 민간인 출입 통제선 북쪽에 있어 오염원이 없고 주변의 풍광이 뛰어나 힐링하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연간 10만명 이상이 찾는다. 멸종 위기 열목어의 국내 최대 서식지다. 높이 10m, 폭 60여m의 계곡물이 한곳에 모여 떨어지는 두타폭포는 굉음이 천지를 진동하고 한낮에도 안개가 자욱해 신선의 경지를 연출한다. 폭포 바로 아래에 있는 두타연은 20m의 바위가 병풍을 두른 듯하고 동쪽 암벽에는 3평 정도의 보덕굴이 있다. 민통선 내 북쪽에 있지만 입구에서 신청서와 신분증을 제출하면 즉시 출입할 수 있다. ●박수근이 쓰던 연적·편지…‘박수근미술관’ ‘국민 화가’로 불리는 박수근 화백은 우리 민족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서민 화가이면서 20세기의 가장 한국적인 화가로 평가받는다. 2002년 박수근 선생의 생가인 양구읍 정림리에 건립된 박수근미술관은 작가의 작품 세계와 예술혼을 기리는 양구 지역의 대표 문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미술관에서는 박 화백이 생전에 사용하던 안경·연적·편지·책 등의 유품과 미공개 스케치·유화·수채화·드로잉·판화·삽화 등 여러 미술 작품, 박 화백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린 동화책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 엽서 모음과 스크랩북 등을 선별해 상설 전시한다. 또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근현대 한국 화단 주요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도 소장하며 기획 전시하고 있다. 역량 있는 작가들이 창작 활동에 몰두할 수 있도록 창작 스튜디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관람객들이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동산도 조성돼 있다. 미술관 뒷산에는 박 화백의 묘가 있다. ●국내 최대 습지 한가운데 조성한 ‘한반도섬’ 파로호 상류에 163만㎡의 국내 최대 습지를 조성하고 호수 한가운데에 한반도섬(4만 5000㎡)을 만들어 놨다. 길에서 섬까지 곧장 나무 데크 다리로 연결돼 강바람을 맞으며 걷기에 좋다. 한반도섬에는 각 지역이 지닌 특징을 표현한 조형물이 있다. 가장 북단에는 백두산이 자리하고 목조 데크로 연결된 제주도에는 한라산과 돌하르방, 돌담이 놓여 있다. 동쪽에 있는 독도에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강원도에는 상징물인 반달곰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한반도섬은 해가 질 때와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 오를 때가 가장 인상적이다. 또 65m 높이의 타워에서 출발해 와이어를 타고 물 위를 날아 750m 거리의 한반도섬에 도달하는 집라인도 즐길 수 있다. 빠른 속도감과 함께 파로호와 한반도섬을 아우르는 양구의 수려한 경관을 즐길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국토 정중앙 점·국토정중앙천문대 우리나라 동서남북 끝단인 독도, 평안북도 마안도, 제주도 마라도, 함경북도 유포면을 기준으로 국토 정중앙 지점이 양구군 남면 도촌리 산48이다. 이곳에는 정중앙을 알리는 ‘휘모리’라는 이름이 붙은 상징물이 만들어져 있다. 찾는 관광객들이 즉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국토 정중앙 방문 기념품 코너도 마련돼 있다. 이곳에는 또 국내 최대 규모의 반사망원경 등을 갖춘 국토정중앙천문대가 있다. 천문대 내의 체험·전시 공간에서는 국내 어느 과학관에서도 볼 수 없는 최신 천문학 내용을 접할 수 있고, 56석 규모의 천체투영실에서는 디지털 천체투영기를 이용해 환상적인 과학 영상물을 보거나 가상의 밤하늘을 보며 별자리를 공부할 수 있다. ■먹거리 해발 1100m서 건조한 시래기… 웰빙 산채 곰취… 전국 으뜸 사과 시래기 큰 일교차와 적절한 바람이 부는 양구 펀치볼 지역은 해발 1100m의 산으로 둘러싸여 전통 방식으로 시래기를 건조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펀치볼 시래기는 해발 600m 고랭지에서 키운 시래기 전용 무로 만들어 잎이 많고 뿌리가 작으며 추운 날씨에 두 달간 자연 건조해 맛이 좋다. 그래서 소비자들에게 최고로 인정받는다. 펀치볼 시래기는 겨울철에 모자라기 쉬운 비타민과 미네랄, 식이 섬유소가 골고루 들어 있어 건강에 좋은 식품이다. 또 철분이 많아 빈혈에 좋고, 칼슘 및 식이 섬유소가 함유돼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려 동맥경화 억제 효과가 있다. 소비자들이 집에서 바로 끓여 먹을 수 있도록 삶은 시래기를 진공 포장한 제품과 시래기를 넣은 고등어조림 진공팩 제품도 개발했다. 곰취 향미가 좋은 곰취는 식탁을 건강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웰빙 산채다. 살짝 데쳐서 무침을 해도 맛과 향이 뛰어나고, 데친 후 볶아서 먹어도 좋다. 장아찌와 겉절이, 된장국, 부침개 등 다양한 요리에 재료로 사용해도 원재료의 맛을 방해하지 않고 잘 어울린다. 특히 삼겹살 등 육류를 곰취와 함께 쌈을 싸서 먹으면 느끼함이 사라지고, 입 안 가득 곰취 특유의 향이 퍼져 식감이 매우 좋다. 곰취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좋고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타카로틴과 비타민C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혈액 순환 개선과 기침, 천식에 대한 치료에도 좋아 옛날부터 민간요법에 사용돼 왔다. 멜론 양구 멜론은 2011년과 2012년 전국 톱 과채 품질평가회에서 2년 연속 대상을 받는 등 전국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과수 작물이다. 멜론은 비타민A, 비타민C, 베타카로틴, 항산화제인 플라보노이드 등의 성분이 많은 과일로, 시력 감소 예방과 피로 해소, 콜레스테롤 감소 등 면역력 증가에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알려져 영양학적 가치가 높다. 사과 ‘2015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의 대표 과일 선발대회에서 양구 사과가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4년에도 ‘2014년도 톱 프로젝트 과수 품질평가’에서 사과(홍로, 부사)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양구 지역은 지형적인 영향으로 밤낮의 기온차가 크고 풍수해가 적어 안정된 과수 생산이 가능하고, 토양의 배수가 좋아 사과나무 재배의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수박 양구 수박은 매년 첫 출하 경매에서 전국 최고가를 기록하며 명품 수박으로 자리잡았다. 양구 수박은 양구 지역의 일교차가 커서 당도가 높고 아삭아삭하며 육질이 단단해 저장 기간이 긴 장점이 있어 과일 상인들에게 최고의 품질로 인정받는다. 타 지역 수박에 비해 가격이 항상 30~60%가량 높게 형성된다. 수박은 노화 방지와 암 예방에 효과가 있고 이뇨작용을 촉진해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양구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살찐 젊은 여성 아토피에 취약해

     살찐 젊은 여성이 아토피 피부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과 아토피피부염의 상관관계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나온 분석 결과여서 주목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박영민(교신저자)·이지현(제1 저자)교수와 내분비내과 이승환(교신저자) 교수팀은 2008~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기반으로 국내 19~40세의 성인 5202명을 조사한 결과,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이면서 허리둘레가 80cm이상인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아토피피부염 발병률이 3.29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젊은 여성의 전신비만, 여기에 동반된 복부비만이 아토피피부염의 주요한 위험인자로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아토피피부염의 복합요인인 나이, 흡연, 음주, 운동, 비타민D, 소득수준, 결혼 여부 등을 보정한 후 체질량지수 30 이상인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아토피피부염 발생 위험이 4.08배, 허리둘레가 80cm 이상이면 2.05배 높아진다는 점도 확인했다. 여성에 있어 비만과 아토피피부염과의 상관관계가 입증된 것이다. 또, 남녀 모두에서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는 미혼이 많았고,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아토피 발생률이 줄어들지만, 비만인 경우 아토피 발생 경향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연구 결과는 천식 및 알레르기 분야의 국내 영문학술지인 ‘AAIR’ 3월호에 게재되었다. 아토피피부염은 보통 생후 2~3개월쯤 시작되어 12~13세가 되면 증상이 거의 사라진다. 이 때문에 아토피피부염은 아이들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성인 아토피는 유전적 소인이 있지만 어릴 때 나타나지 않다가 어른이 되어 스트레스나 다양한 환경 요인에 노출되면서 문제가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신적으로 피로가 심하고 결벽증을 가진 사람들도 아토피가 생기기 쉽다. 집먼지 진드기, 세균 등 미생물, 꽃가루에 의해서도 악화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가려움증이다. 피부가 급격히 건조해지면서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피부가 꺼칠해진다. 홍반이나 마른버짐, 하얀 비늘과 같은 각질인 인설을 동반하기도 하는데, 주로 팔꿈치와 무릎 주위, 얼굴, 눈, 목에 많이 발생한다. 아토피피부염은 가려움증이 심해 긁다 보면 2차 감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심하게 긁으면 진물이 나고 빨간 습윤성 피부염으로 발전한다. 보통 초기에는 각질이 심하게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해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다. 이승환 교수는 “비만은 여러가지 염증성 사이토카인이나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 분비의 이상을 초래해 면역체계의 불균형을 초래함으로써 아토피를 심하게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영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여성의 비만은 아토피피부염과 관련이 있으므로 체중 조절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아토피는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으므로 피부가 자극을 받지 않도록 땀이나 오염물질, 집먼지 진드기를 깨끗하게 제거해야 하며,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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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통상자원부 △기계로봇과장 정창현△에너지안전과장 이영호△석유산업과장 박재영 ■병무청 ◇과장급 승진임용△규제개혁법무담당관 최규석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그룹장·센터장△SW·콘텐츠원천연구그룹장 정희범△정보화혁신센터장 최병태◇실장 <미래전략연구소>△기술경제연구실장 고순주△기술정책연구실장 심진보△산업전략연구1실장 신용희△산업전략연구2실장 송영근△미래사회연구실장 최민석△기술전략연구실장 박애순△기술기획연구실장 장종수△씨앗기술연구실장 박윤옥<sw·콘텐츠연구소>△기업지원협력실장 김광수△스포테인먼트연구실장 김호원△실감인터랙션연구실장 이준석△정보시스템운영개발실장 권정국△차세대정보시스템개발실장 김상현△고성능컴퓨팅시스템연구실장 강동재△서버플랫폼연구실장 김영우△스토리지시스템연구실장 김홍연△임베디드SW플랫폼연구실장 김정시△모바일서비스플랫폼연구실장 조창식△의료센서연구실장 유한영△지능형운전지원연구실장 김도현△차세대OS기초연구실장 정성인<초연결통신연구소>△기업지원협력실장 한인탁△IoT플랫폼연구실장 명승일△감성인식IoT연구실장 신현순△물류프로세스연구실장 윤대섭△신뢰네트워킹연구실장 고남석△인프라가상화기술연구실장 박수명△전광네트워킹연구실장 윤지욱△초연결미래기술연구실장 허재두<ict소재부품연구소>△기업지원협력실장 안승호△소재부품미래연구실장 변경진△정보제어소자연구실장 황치선△플렉서블정보소자연구실장 조남성△웨어러블소자연구실장 안성덕△광융합플랫폼연구실장 김기수△유무선가입자광부품연구실장 주정진△전력제어소자연구실장 이영기△혼성신호처리연구실장 석정희△IT융합공정연구실장 박종문△프로세서연구실장 권영수△RF SoC 연구실장 구본태△소재부품원천연구실장 이명래△소재부품창의연구실장 김현탁<방송·미디어연구소>△기업지원협력실장 김재훈△테라미디어전송연구실장 정준영△미디어주파수공유·응용연구실장 김흥묵△광파영상재현연구실장 정원식△나노미디어전송연구실장 임형수△대화형실감미디어연구실장 서정일△우주항공시스템연구실장 이병선△위성방송통신연구실장 오덕길△위성항법·레이더연구실장 신천식△스펙트럼공학연구실장 정영준△트래픽분산·공동사용연구실장 박승근△EM-X연구실장 권종화△RF프론티어연구실장 조인귀△스마트전파모니터링연구실장 최용석△기상위성지상국체계개발실장 최장섭△기상위성지상국기술개발실장 정원찬△테라헤르츠원천연구실장 박경현△전파원천연구실장 송명선△미래기술연구실장 강경옥△무인기ICT연구실장 임광재<5G기가통신연구본부>△5G사업전략실장 홍승은△이동응용모뎀연구실장 조권도△모바일단말제어연구실장 신재승△이동무선백홀연구실장 김일규△무선전송연구실장 이준환△기가모뎀연구실장 이 훈△무선네트워크연구실장 백승권△무선원천기술연구실장 이유로△실감감성플랫폼연구실장 한미경<ksb융합연구단>△자가학습엔진연구실장 김귀훈<대경권연구센터>△지역산업IT융합연구실장 문기영△스마트비전연구실장 정윤수△기업지원협력실장 송윤정<호남권연구센터>△지역산업기술개발실장 김성창△기업지원협력실장 유정희△광응용부품연구실장 이종진<서울SW-SoC융합R&BD센터>△SW-SoC인력양성실장 노예철 ■서울시립대 △정경대학장 겸 사회과학연구소장 원용걸△경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 겸 산업경영연구소장 이춘우△자유융합대학장 전인한△대학원 부원장 박인권△교무처 교육혁신본부장 겸 교수학습개발센터장 겸 비교과교육지원센터장 성한경△정경대학 부학장 금재덕△경영대학 부학장 겸 경영대학원 부원장 신동우△자유융합대학 부학장 겸 자유융합대학 자유전공학부장 양인준 ■강릉원주대 △인문대학장 김만원△자연과학대학장 윤재선△공과대학장 전덕수△박물관장 홍형우△국제교류위원회 위원장 김영식△학생생활관 분관장 이상근△부설 유치원장 한종화△사회봉사센터소장 김경년△공동실험실습관장 신현호△치의학교육연구센터소장 박문수△체육부장 강영갑 ■상명대 ◇서울캠퍼스△미래창조산학대학장 박재근△정책실장·신성장사업본부장 및 미래창조산학대학 학위과정부장 순희자◇천안캠퍼스△산학협력단 부단장 및 창업지원단장 박상순△산학협력단 창업교육센터소장 및 기업지원센터소장 박종섭△산학협력단 현장실습지원센터소장 왕한호 ■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 △분당차여성병원 제1진료부장 장성운△분당차여성병원 제2진료부장 한만용△교육수련부장 유은경△교육수련차장 김상훈△기획조정차장 김승기△내과부장 양동호△병리과장 김태헌△산부인과장 이미화△정신건강의학과장 최태규△임상약리학과장 이상혁△시험관아기센터(불임센터) 소장 권황△산후관리센터 소장 안은희△산부인과 초음파실장 문명진△국제진료센터장 전영은 ■동부증권 ◇보임△FICC사업부장 한인철△FICC운용본부장 권봉철△FICC운용팀장 문완철△원주지점장 이승호 ■BNK투자증권 ◇신임△법인영업부 상무 한완호 ■흥국투자증권 ◇신임 <상무>△금융상품영업본부장 권진환 ■현대BS&C ◇승진△건설부문 대표 부사장 설동진△IT부문 대표 부사장 홍정화△IT부문 IT1사업본부장 전무 노영주
  • “추울 때 태어난 아기, 폐질환 위험 커”

    “추울 때 태어난 아기, 폐질환 위험 커”

    추운 겨울에 태어난 아이들은 따뜻한 계절에 태어난 이들보다 나이가 들면서 천식 등 폐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11월생부터 이듬해 1월생이 다른 달에 태어난 이들보다 성인이 되어서 호흡기 문제로 고생할 수 있다는 것. 노르웨이 베르겐대 세실리 스바네스 박사가 이끈 연구팀이 영국 등 유럽 전역에 거주하는 나이 9~11세 어린이 1만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이들이 40~70세가 될 때까지 추적 조사한 자료를 분석해 위와 같은 결과를 밝혀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한 나이가 들면서 폐 기능이 떨어지는 다른 요인들도 확인했다. 어렸을 때 급성 호흡기 감염을 앓았거나 나이가 많거나 담배를 피우는 어머니로부터 태어났을 경우가 해당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는 태어날 때 응급 상황으로 합병증이 생기거나 제왕절개술로 태어나는 두 요인이 성장하는 아이의 면역체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어렸을 때 어린이집에 다녔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자란 아이는 그렇지 못한 손위 형제자매보다 폐 기능이 훨씬 더 튼튼하다는 것도 연구로 밝혀졌다. 일찍부터 집단 및 공동 생활을 하면서 체내 면역력이 높아진 결과로 해석된다. 조사 대상자들의 폐 기능은 폐활량 측정법으로 분석한 것이다. 종합검진을 받으러 갔을 때 검사자의 지시에 따라 어떤 특정 장치에 연결된 호스를 있는 힘껏 불어본 적이 있을텐데 그게 바로 당신의 폐 기능을 검사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폐 기능이 나쁘면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겨울 출생 아이들이 바이러스 감염이나 태아일 때 알레르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밝혀냈다. 이는 더 추운 달에 태어나는 것이 폐를 더 약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 또한 이런 아이들은 태어난지 몇 개월 동안에 호흡기 감염에 걸릴 가능성이 큰 데 이를 겪게 되면 자라면서 폐 발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컸다. 이때 어머니의 비타민D 부족 문제도 아이의 쌕쌕거림(천명)이나 천식과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스바네스 박사는 “우리가 몸을 유지하고 손상을 복구하는 면역체계에 어린 시절의 성장이 영향을 미치는 것은 논리적으로 당연하다”면서 “이는 나이가 들어 특정 독소에 노출됐을 때 회복하지 못하는 이유도 설명하며 이런 것을 사실 우리가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와 같은 요인에 노출된 사람들이 반드시 폐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흡연이나 대기오염과 같은 다른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되면 더 확실한 악영향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박사는 “우리는 이를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흡연은 모두에게 위험하지만 이런 사람들(겨울 출생)은 특히 그 영향에 더 취약하다”면서 “이들은 또한 대기오염과 같은 다른 요인에도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초미세먼지 10㎍/㎥ 늘 때 사망발생위험 0.95% 증가

    초미세먼지 10㎍/㎥ 늘 때 사망발생위험 0.95% 증가

    미세먼지는 피부에 달라붙고 모공으로 들어가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비염과 천식을 유발하는 등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된다. 눈으로 침투해 결막염이나 각막염, 두통이나 현기증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초미세먼지는 폐를 손상시킬 뿐 아니라 혈액을 통해 이동하면서 뇌질환이나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낸 ‘초미세먼지의 건강영향 평가 및 관리정책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하면 사망발생위험이 0.44%,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하면 사망발생위험이 0.95% 증가한다. 최근에는 미세먼지 피해가 한여름을 제외하고 연중 발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0~2014년)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8월 평균 53만여명에서 9월 평균 114만여명으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어린이와 노약자, 폐·심장질환자 등 건강 취약계층(민감군)뿐 아니라 건강에 별 이상이 없는 사람도 미세먼지에 장기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인체에 흡입되는 미세먼지는 활동의 강도와 기간에 비례하기 때문에 건강한 성인이라도 실외 활동을 최소화해야 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도로변이나 오후 8~10시에는 야외 운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임종한 인하대 의대 교수는 9일 “미세먼지는 입자가 작아 기침이나 가래 등으로도 걸러지지 않고 기관지나 폐로 유입된다”면서 “단순한 탄소알갱이가 아니라 발암물질과 질병을 유발하는 성분이 포함돼 있어 치명적인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100만 ‘아토피 피부염’ 전쟁…비법은 없다

    [메디컬 인사이드] 100만 ‘아토피 피부염’ 전쟁…비법은 없다

    완치 없는 만성질환…‘생활수칙 10계명’ 존재 이유 전국적으로 환자 수가 100만명입니다. 특효약이 있을 것이라고, 아니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밤마다 온몸을 긁으며 울고 보채는 아이를 둔 전국의 어머니 심정이 모두 같을 겁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왕도(王道), 지름길은 없다고 합니다. 꾸준히 걸으면 좀 더 빨리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수많은 소문, 민간요법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게 비결이라고 합니다.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려면 이 병이 어떤 병인지부터 정확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아토피’(atopy)는 ‘이상한’, ‘기묘한’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아토피는 본래 아토피 피부염, 천식, 비염 등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을 모두 포함한 용어입니다. 면역은 우리 몸을 지키는 기능인데, 염증처럼 이상한 방식으로 오작동한다는 겁니다. 생후 2~3개월이 지나면 나타납니다. 원인은 매우 다양해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흔한 원인은 소파·커튼에 사는 ‘집먼지 진드기’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회장인 서성준 중앙대병원 피부과 교수도 31일 인터뷰에서 “항상 이 병을 연구하는 우리도 그래서 늘 풀기 어려운 숙제로 생각한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유전적인 요인이 있는데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환경에 노출되면 발병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전국 연간 진료 환자 수는 100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환자의 45%는 10세 미만의 어린이입니다. 서 교수는 “1970년대만 해도 환자 수가 전 국민의 10%에도 못 미쳤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현재 환자 수는 100만~108만명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결코 아이의 몸이 약해서, 독소가 침투해서 생기는 병이 아닙니다. 대기오염 등 환경오염과 애완동물 털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 등 다양한 외부 환경 요인이 있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집먼지 진드기’라고 합니다. 진드기가 살기 좋은 카펫과 소파, 커튼이 주변에 많기 때문입니다. 유전적 요인도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학회에 따르면 부모 중 한 사람이 아토피 관련 질환을 앓는 경우 자녀에게 아토피 피부염이 나타날 확률은 50% 수준이 됩니다. 부모 모두에게 아토피가 있으면 75%로 오른다고 합니다. 이런 유전적 요인과 환경 요인이 결합하면 발병 위험이 높아지게 됩니다. ●주변 환경 지나치게 깨끗해도 면역체계 덜 발달 그럼 완벽한 위생 상태를 갖추면 될까.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위생가설’은 최근 들어 어느 정도 정설로 자리잡는 분위기입니다. 너무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조금만 유해한 환경에 노출돼도 아토피 피부염이 일어난다는 겁니다. 그래서 둘째보단 첫째가 아토피 피부염 위험이 높습니다. 서 교수는 “어릴 때 잔매를 많이 맞고 자란 아이가 잘 울지 않는 이치와 같다”면서 “일부러 유해 환경에 노출시킬 필요는 없겠지만, 한편으로는 또래 아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유해 식품도 먹어 보고 흙먼지도 만져 보고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발병한다”고 말했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해외나 농촌으로 이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것이 최선의 길일까. 그런데 서 교수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는 “심지어 뉴질랜드나 미국 캘리포니아 같은 곳으로 이주하는 분들이 있다”며 “그런데 꼭 청정 지역으로 가는 것을 최선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뉴질랜드에 있을 때는 상태가 심각하다가도 방학이 돼서 한국만 들어오면 거꾸로 좋아지는 아이가 있다. ‘특정한 환자에게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스테로이드 연고 무조건 2주 넘게 바르지 말 것 ‘스테로이드’ 얘기도 해야겠죠. 바르는 약은 강도에 따라 1등급부터 7등급 제제가 있습니다.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이죠. 100% 스테로이드 성분의 먹는 약도 있습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부작용’이 가장 먼저 나올 만큼 우려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안전하게 사용하면 이만한 약도 없다고 합니다. 서 교수는 “바르는 스테로이드는 1952년부터 처방되기 시작했는데, 항염 효과에 스테로이드만큼 좋은 약이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다만 장기간 사용하면 성장 지연, 당뇨, 고혈압, 혈관 확장, 피부 위축 등 장벽 기능 약화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꼭 의료진과 연령과 부위, 급성·만성 여부, 계절을 고려해 연고 바르는 양과 기간을 상의해야 합니다. 무턱대고 바르는 것이 아닙니다. 1FTU(finger tip unit·손끝마디단위), 즉 검지 끝 한 마디 길이인 0.5g 정도를 짜서 두 손바닥 크기만큼 바르는 것이 적당량입니다. 서 교수는 “얼굴 같은 경우 무조건 2주 넘게 바르지 않도록 조언한다”면서 “휴식기에도 엘리델, 프로토픽 같은 비(非)스테로이드 제제를 처방해 증상이 악화하지 않도록 돕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불포화지방산 많은 모유 수유, 예방에 탁월 보습제도 고르는 요령이 있다고 합니다. 서 교수는 “피부 장벽 손상이 있고 건조하기 때문에 보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pH(산성이나 알칼리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 지수가 중성에서 약알칼리 사이이기 때문에 보습제는 저민감 약산성 제품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많은 부모가 추천 용량의 3분의1밖에 안 바른다”면서 “일주일에 최소 180g 이상, 하루에 서너 번 이상 생각날 때마다 수시로 발라 줘야 하고 땀이 나면 땀을 씻은 뒤에 바르고 염증 부위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모유 수유는 예방에 도움이 되는데, ‘불포화지방산’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 성분은 면역체계를 바로잡고 피부 보습력을 높여 줍니다. 맞벌이 부부에서 환자가 많은 것은 모유 수유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음식은 무턱대고 제한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고단백 음식인 콩, 우유, 계란, 생선, 육류를 먹이지 않으면 성장에 지장이 올 수도 있습니다. 서 교수는 “서울 동작구의 3300명을 역학조사한 결과 5세 기준으로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아이의 키가 0.35~0.5㎝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알레르기 검사를 해서 문제를 알고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에는 수없이 많은 민간·대체요법이 있지만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것은 거의 없습니다. 서 교수는 “귀가 얇아지니까 국화·탱자 삶은 물, 목초액, 알로에, 팥즙을 많이 쓰지만 효과는 입증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토피 피부염에는 ‘완치’의 개념이 없습니다.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입니다. 유전·환경 요인을 뿌리 뽑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서 교수는 “산불이 나도 몇 년 지나면 회복하듯이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는 아토피를 정복하는 날이 올 것”이라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관리하고 치료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의료진과 가족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아토피 피부염에는 명의(名醫)가 없다”며 “환자 가족력과 생활 습관을 꿰뚫고 있는 주치의가 바로 명의”라고 강조했습니다. 보여 드리는 사진은 사실 제 아이의 모습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이 온몸을 뒤덮은 상태로 돌 사진을 찍었습니다. 먹는 약을 써야 할 만큼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서 교수의 진료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저는 의료진을 믿고 가이드라인을 따랐습니다. 주변에선 완치라고 하지만 식습관 조절과 검진을 받기 때문에 아직 결승점에 도달하진 않았습니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올해의 합격자] 의사 출신 민경채 보건사무관 강민구씨

    [올해의 합격자] 의사 출신 민경채 보건사무관 강민구씨

    민간인 출신 5급 공무원을 일괄 채용으로 뽑기 시작한 건 2011년부터다. 첫해 60개 직렬에 91명을 선발했다. 이후 5급 민간경력채용 선발인원은 2014년 120명, 지난해 126명으로 점차 느는 추세다. 지난해 합격자 평균 연령은 36.9세로 해마다 조금씩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다. 나이 제한이 없어 다양한 분야와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고 능력을 키워왔다면 누구에게나 공직에 입문할 수 있는 기회는 열려 있다. 인사혁신처는 부처별 인력 수요가 있는 직렬들을 취합해 오는 5월에 2016년도 5급 민간경력채용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신문은 지난해 민간경력채용 5급 보건복지부 보건사무관 직류에 선발된 내과 전문의 출신 강민구(35)씨에게 합격하기까지 과정과 소회를 들어봤다. 의대를 나와도 특채 형식으로 공무원이 될 수 있다는 걸 대학에 다니며 처음 알게 됐습니다. 구체적으로 공직에 뜻을 품은 건 2014년 말입니다. 병원에서 10년 가까이 임상 경험을 쌓은 후였죠. 제가 보건 의료 전반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현장에서 다양한 보건의료 현안을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임상의학의 최전선인 대학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 임상강사 등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사회 보건의료시스템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저는 2011년 내과전문의 면허증을 취득한 후 알레르기 내과를 세부전공으로 정하고 1년간 서울대병원에서 임상강사 과정을 밟았습니다. 대부분의 알레르기질환은 수명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삶의 질 저하를 유발합니다. 사회경제적 부담도 크고요. 질환 특성상 입원 환자가 많지 않아 주로 외래 환자를 관리합니다.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인 천식은 지역사회에서 적절하게 관리되면 건강한 상태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요. 이때 만성질환을 적정하게 관리하려면 임상의학뿐만 아니라 공중보건 분야의 접목을 통한 거시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으면서 보건의료정책 분야에 관심이 갔습니다. 결국 서울대 보건대학원 석사과정을 밟게 됐어요. 지난해 8월 졸업한 뒤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관리과 전문연구원으로 취직했습니다.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 관련 사업을 담당했죠. 만성질환관리과에서는 2007년부터 아토피·천식 예방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아예 공직에 제대로 입문해서 국내 보건시스템의 취약점을 개선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결심하게 됐습니다. 먼저 저처럼 환자를 진료하다가 공무원이 된 분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어요. 동시에 사이버국가고시센터를 통해 민간경력채용 과정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나갔죠. 보건의료정책 분야는 해마다 1~3명을 선발합니다. 응시자격 요건에 의학, 보건학 등 관련 분야에서 10년 이상 재직한 경력이 있거나 관련 분야에서 관리자로 3년 이상 재직해야 한다는 기준이 있었는데, 일단 자격은 주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죠. 전문의 면허증은 추가 우대 요건에 해당됩니다. 의사 출신 공직자 대부분이 예방의학 전문의인데, 저는 임상 분야 전문의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전형 과정을 숙지한 뒤에는 공고가 뜨기만을 기다렸어요. 공직적격성심사(PSAT)는 5급 공채 전형에도 있는 시험인데 민간경력채용 응시자들이 보는 PSAT와 난이도가 다릅니다. 굳이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올라온 5급 PSAT 기출문제까지 풀어볼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짧지 않은 지문을 신속히 읽고 답하는 것은 쉽지 않으니까 문제 유형에 익숙해지도록 긴장감을 갖고 기출 문제를 많이 풀어볼 필요가 있어요. 저는 서류 전형 우대조건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있는 걸 보고 EBS 무료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책 1권으로 공부해서 1급을 미리 따놨어요. 3급 이상이면 5%의 가점이 부여됩니다. 면접을 앞두고는 지원 동기나 바람직한 공직가치 등에 대해 미리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면접은 3인 1조 집단발표 60분, 개별면접 40분으로 나눠 진행됐습니다. 제시된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문을 작성한 뒤 개인별로 발표하고, 다른 응시생들과 면접위원들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질의응답이 이어지다 보면 서로 간 역량 차가 자연스럽게 부각되더군요. 예상과 달리 지원분야와 무관한 시사적인 내용이 출제됐습니다. 시험 준비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아무래도 기존 직장과 병행해야 한다는 부분입니다. 채용과정이 워낙 길다 보니 기다리면서 생기는 심리적 부담감도 있고요. 합격 소식을 듣고 더없이 기쁘고 속이 후련했습니다. 제가 임상 경험은 많지만 다른 응시자들에 비해 보건의료정책 분야 경력이 길지 않아 합격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앞으로 임상 의사가 드문 보건의료정책 분야에서 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습니다. 진료실의 환자 개개인이 아니라 국민 건강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겠다는 일념으로 임상의사의 길을 벗어던진 만큼 제 경험을 최대한 살려 창의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공직자가 되고 싶습니다. 또 의사 사회를 비롯해 여러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현안들을 차근차근 해결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리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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