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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원 알몸 합성사진’ 배우 김여진 “눈 뜨고 보기 힘들다”

    ‘국정원 알몸 합성사진’ 배우 김여진 “눈 뜨고 보기 힘들다”

    배우 김여진씨가 국가정보원의 알몸 합성사진 유포에 대해 참담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여진씨는 14일 자신의 트위터에 “(국정원이 합성한 사진은) 2011년의 사진이라지요. 그게 그냥 어떤 천박한 이들이 킬킬대며 만든 것이 아니라, 국가기관의 작품이라구요. 가족들을, 아니 지금 이 곳에서 함께 쵤영하고 있는 스태프들 얼굴을 어찌봐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 일이다, 아무리 되뇌어도 지금의 저는 괜찮지 않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이어 “많은 각오를 했었고 실제로 괜찮게 지냈습니다. ‘덕분에’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구요. 그래도 이건 예상도 각오도 못한 일입니다. 그 추함의 끝이 어딘지 똑바로 눈 뜨고 보고 있기가 힘듭니다”라고 덧붙였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와 검찰 조사 결과 등에 따르면 2011년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심리전단은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배우 문성근씨와 김여진씨의 얼굴을 두 남녀가 알몸으로 함께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영화 ‘컬러 오브 나이트’의 장면)에 합성한 사진을 만들어 유포했다. 사진에는 ‘공화국 인민배우 문성근·김여진 주연’, ‘육체 관계’라고 내용이 담겨 있었다. 국정원 심리전단은 이러한 알몸 합성사진 제작 및 유포 계획을 국정원 상부에 보고한 뒤 실행에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는 “그간 운영을 통해 검증된 사이버전 수행 역량을 활용해 ‘특수 공작’에 나서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진은 ‘민간인외곽팀’이 사용하는 아이디를 통해 2011년 10월 네이버 카페 ‘대한민국 긍정파들의 모임’(대긍모) 게시판에 올라왔다. 이 카페는 ‘북괴 타도, 종북 척결’을 주장하는 극우 성향의 모임이다. 영화 ‘박하사탕’, 드라마 ‘이산’ ‘그들이 사는 세상’ 등에서 연기를 펼친 김여진씨는 지난 2011년 1월 홍익대 청소노동자 장기 농성, 김진숙씨 크레인 고공 농성, 반값등록금 1인 시위 등에 함께 목소리를 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中이 품고 있는 평범한 삶의 현장 ‘낯선 인문여행기’

    中이 품고 있는 평범한 삶의 현장 ‘낯선 인문여행기’

    나는 내 나라가 낯설다/쉬즈위안 지음/김태성 옮김/이봄/440쪽/1만 7500원여행을 통해 사고의 틀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매우 드물지만 체 게바라처럼 평범한 젊은이에서 혁명가로 변신하는 경우도 있다. 변화의 폭이 크든 작든 인식의 변화를 이끈 모티브는 여행이다. 새 책 ‘나는 내 나라가 낯설다’ 역시 비슷하다. 자신의 모국을 돌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여행에 나선 저자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상황과 맞닥뜨리면서 중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세계를 만들어 간다. 책은 그러니까 여행기란 외투에 인문학적 성찰이란 몸뚱이가 담긴 인문학적 여행기다. 저자가 표현했듯 책은 “잡탕”이다. 여행과 인물, 평론 등이 한데 섞여 있다. 하지만 주제는 선명하다. 현재 중국이 안고 있는 심각한 단절감이다. 중국인들은 습관적으로 중국 역사의 유구한 연속성을 과시하지만 주변에는 새로운 것투성이다. 100년이 넘은 건축물은 찾기 어렵고 사람들은 20년 전의 일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사방에 정감이 넘치지만 새길 만한 사랑은 없고, 계산에 능하지만 멀리 보는 안목은 없다. 그러니 자신의 모국이면서도 어딘가 낯선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한 귀결이다. 저자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과 대만을 아우르는 여행을 떠난다. 그가 방문한 도시들은 대부분 우리에게 낯선 곳들이다. 상하이, 베이징 정도가 그나마 익숙한 축에 속한다. 이들 대도시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엄혹하다. 상하이의 경우 “천박한 물질적 요구가 인간의 깊이 있는 삶의 의미를 대체하고 있는 곳”이다. 도시는 정치적 색채로 가득 찼고, 존경할 만한 언론은 하나도 없다. 베이징 등 다른 지역 역시 표현은 달라도 이런 정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저자는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기념비적인 유적지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신 그곳에 깃들어 사는 사람들과 실제 삶의 현장을 관찰했다. 그 여정에서 저자는 쇠락한 도시 빈민굴 노동자, 문화대혁명 당시 지식청년이었던 농촌 부녀자, 갱도에서 평생 살았던 늙은 광산 노동자 등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을 만난다.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소환되는 것은 단순한 과거의 역사가 아니다. 핏줄로, 기억으로 연결된 그 시절의 역사가 후대에 어떤 족적을 드리우고 있는가를 지켜보는 것이다. 저자는 이들을 ‘일상 속의 영웅’ 따위로 미화하지 않는다. 평온해 보이는 이들의 내면에 쌓여 있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통해 중국이 품고 있는 수많은 ‘얼굴’들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현안 빠진 정권홍보쇼” 野 ‘대국민 보고’ 비난…靑은 “소통 민주주의”

    공중파 3사를 포함해 6개 방송사가 지난 20일 1시간 동안 생중계했던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대국민 보고대회´에 대해 야 3당은 21일 “현안은 빠진 정권 홍보용”이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청와대는 “최근 현안이 다뤄지진 않았지만 소통을 통한 민주주의의 큰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野 “살충제 달걀은 언급조차 없어”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그들만의 잔치, 그들만의 예능쇼나 다름없는 천박한 오락 프로그램”이라며 “각본 있는 1시간의 소통이 아닌 소통 쇼(show)에서 북한의 핵 문제나 최근 문제가 되는 살충제 달걀에 대한 언급조차 없는 게 무슨 보고대회라고 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보고대회에 국민은 없고 국정 현안도 없었다. 국민은 쇼하는 대통령이 아닌 일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며 비판했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국민은 인디밴드가 열창하고, 예능 토크쇼를 하고, 영부인이 깜짝 등장하는 것을 보고 싶었던 게 아니다”라고 가세했다. ●靑 “국민인수위 질의응답 자리” 야당의 비판에 대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국민은 정부와 청와대를 향해 소통하라고 하는데, 소통한 것도 잘못이라고 주장한다면 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반박했다. 주요 현안이 다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국민인수위원들이 제안한 국정과제에 대해 질문하고 응답하는 자리여서 최근 현안은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또 “청와대는 새로운 국민주권 시대를 맞이해 인수위 없는 이 정부를 출범시키며 국민과 함께했던 결과를 보고드릴 수 있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소통을 통한 민주주의의 큰 출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수석대변인도 “문재인 정부의 주권재민 정신을 보여 준 의미 있고 상징적인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소통은 형식과 내용에 구애받지 않고 이뤄져야 대한민국이 건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정우택 “‘탁현민 기획’ 대국민 보고대회, 천박한 오락 프로”

    정우택 “‘탁현민 기획’ 대국민 보고대회, 천박한 오락 프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1일 문재인 대통령의 새 정부 출범 100일 기념 대국민 보고대회를 대대적으로 비판했다.정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이 기획했다는 대통령의 대국민 보고대회는 그들만의 잔치, 예능쇼와 다름없는 천박한 오락프로그램을 짜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사람은 술에 취할 수 있지만, 청와대는 지지율에 취한 것 같다. 요즘 청와대는 잔치와 쇼에 취했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질문하고 누가 답변할지에 대한 각본이 짜인 1시간 동안의 소통 아닌 ‘쇼통쇼’에서 북한 핵문제나 최근 문제가 된 살충제 계란 문제에 대해 언급조차 없었다”며 “도대체 무슨 보고대회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대남 위협이 계속되고 긴장의 끈을 풀 수 없는 현실에서 외교부 장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1·2차장 모두 대국민쇼에 나와 인디밴드 (노래)에 어깨나 들썩거리는 현실이 과연 지금의 한반도 정세를 대변할 수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21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원내대표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이번 UFG 훈련을 ‘로키’(Low-key)로 한다고 한다. 또 다른 대북 굴종 자세가 아니길 바란다”며 “북한의 눈치를 봐야 한다는 각도에서 로키 입장을 취하는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을지훈련을 축소하면 9월부터 남북 대화국면이 열릴 수 있다는 허망한 기대를 하는 것은 아닌지 답답하다”며 “대통령의 안보인식에 대해서 근본적 대전환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처마와 에어컨

    [한필원의 골목길 통신] 처마와 에어컨

    몹시도 더웠던 이번 여름, 될 수 있으면 에어컨을 켜지 않고 버텨 보려고 했다. 그렇게 하면 전기요금을 줄여서 가계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몸에도 좋고 타지에 있는 아이들 집에 에어컨을 사 주지 않은 부모로서 정신 건강에도 좋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침저녁으로 긴 여름이 물러가려는 조짐이 나타나는 지금 되돌아보니 수시로 폭염주의보를 전하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받은 매우 더운 여름이었지만 에어컨 없이 그런대로 지낼 만했다. 앞뒤 창문을 활짝 열면 맞바람이 시원하게 불었고 바람 없는 날에는 선풍기의 도움을 받아 열대야가 있는 밤도 견딜 만했다. 그런데 참다못해 결국 에어컨을 틀고 만 날이 며칠 있었다. 폭우가 쏟아진 날들이다. 가뜩이나 습도가 높은데 비가 쏟아져 들어올까 창문을 열지 못하니 실내가 너무 후텁지근해 어쩔 수 없었다.그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생각난 것이 한옥의 처마다. 기단 밖으로 빗물을 떨어뜨려 주는 처마가 있어서 한옥에서는 비 오는 날에도 창문을 모두 열어 방안의 온도와 습도를 낮출 수 있었다. 아파트에도 처마만 있었다면 에어컨 무사용의 기록을 세울 수 있었을 텐데…. 흔히 처마는 우리 건축의 겉모습을 특징짓는 의장 요소로 인식되고 있지만 미기후를 조절해 주는 친환경 요소이기도 하다. 집의 몸체 밖으로 뻗은 처마가 햇볕을 가려 주고 비를 막아 주니 여름철에 일기에 관계없이 분합문을 들어 올려 실내를 완전히 개방할 수 있었고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며 생활할 수 있었다. 처마 밑 공간은 여름철에는 외부의 가열된 공기가, 겨울철에는 찬 공기가 집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억제해 주는 에어커튼과도 같았다. 처마의 돌출 길이와 위도에 따른 태양 입사각을 분석해 보면 전통 한옥에서 처마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디자인됐음을 알 수 있다. 처마의 돌출 길이는 방위에 따라 다르다. 여름철 대낮에 햇볕을 쏟아내는 남쪽이 가장 길고 북쪽이 가장 짧다. 살림집에서 남쪽 처마의 깊이는 1.2m 이상이고 북쪽 처마는 그것의 3분의1 정도인 경우가 많다. 처마는 가만히 있는데 계절에 따라 햇살이 내리쬐는 각도가 달라지니 여름철에는 햇볕이 기단 밖에 머물고 겨울철에는 실내로 들어온다. 처마 덕에 한옥은 여름철에 냉방 부하를 줄이고 겨울철에는 태양열에 의한 난방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근대기에 서양 건축이 도입되면서 이렇게 고마운 처마가 사라졌다. 집을 경제적 자산으로만 보는 천박한 시각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면서 어떻게 하든 실내 공간을 늘리려 애를 쓸 뿐 처마 밑 공간처럼 완전한 실내도, 실외도 아닌 공간이 갖는 가치는 생각하지 않았다. 길게 뻗은 처마는 공연히 건폐율만 높여 건물의 값어치를 낮춘다고 용도 폐기해 버렸다. 처마를 잃고 나니 여름철에 우리는 비가 오면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틀기 바쁘다. 아파트에서는 너도나도 동시에 에어컨을 켜니 전기 사용량이 급증해 과부하로 인해 정전이 되기도 한다. 그때 비로소 전기 없이는 살 수 없는 집, 아파트의 본색이 드러난다. 내년 여름에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폭우도 심해질 것 같다. 기후변화 때문이다. 기후변화는 석탄과 석유 같은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온실가스가 증가하고 그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는 현상이다. 한반도가 있는 북반구 중위도 지역에서 기후변화는 평균기온 상승, 집중호우, 강풍을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어컨 사용을 줄이면 가정경제에도 도움이 되지만 전기를 만들어 내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임으로써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데도 기여한다. 그러니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가 멀리 귀양 보냈던 처마를 복권해 에어컨 사용을 줄일 수 있다면 그것은 경제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새로 짓는 건물은 물론 리모델링하는 오래된 건물에 처마를 설치한다면 에어컨 없이 여름을 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반갑게 돌아온 처마는 한동안 불편하게만 생각됐던 비를 다시 생각하게 해 주리라. 처마가 길게 뻗은 한옥에서 살 때 비는 더위를 식혀 주고 우리를 사색으로 안내하는 자연이 주는 선물이었다. 창문을 활짝 열고 다시 비를 바라보며 사색에 빠져드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여름날을 그려 본다.
  • 野 여성의원들 “文대통령, 탁현민 즉각 해임해야”

    野 여성의원들 “文대통령, 탁현민 즉각 해임해야”

    야3당 여성의원 23명은 22일 문재인 대통령은 여성비하 논란을 빚고 있는 탁현민 행정관을 즉각 해임하고 사과하라고 요구했다.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과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 박인숙 바른정당 의원 등 야3당 여성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의 탁 행정관 해임 및 사죄를 요구했다. 회견문을 대표 낭독한 윤종필 한국당 의원은 “김기정 청와대 안보 2실장, 안경환 법무부장관 내정자, 탁현민 행정관에 이르기까지 문 대통령이 기용한 인사들의 성평등 인식은 시정잡배만도 못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알고 있는 페미니스트의 개념이 일반 국민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른지 의심마저 든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탁 행정관을 해임하고, 상처받은 여성들과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여성 인권 무시정권이라는 오명을 결코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의 천박한 여성관이 논란을 빚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구하고 있는 민주당의 여성의워들과 대변인 성명도 없는 민주당의 자태는 무책임함을 넘어 내로남불의 극치를 보여준다”며 “과거 새누리당을 향해 성누리당이라고 외치던 용감한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민주당 여성 의원들과 여성 단체 역시 더 이상 비겁한 침묵을 지키지 말고 동일한 잣대와 결기로 탁 행정관 사퇴를 바라볼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콜롬비아 대통령, 폭탄테러 현장서 아들과 점심

    콜롬비아 대통령, 폭탄테러 현장서 아들과 점심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현지 '아버지의 날'이었던 18일(이하 현지시간) 폭탄테러가 발생한 쇼핑몰을 찾았다. 폭탄테러가 발생한 뒤로 산토스 대통령이 사고현장을 찾은 건 두 번째다. 아들 에스테반과 함께 쇼핑몰을 방문한 산토스 대통령은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 후에는 쇼핑몰 내 카페에 들려 아들과 함께 커피를 마셨다. 전체 일정을 소화하는 산토스 대통령은 차분해 보였다. 산토스 대통령은 쇼핑몰에서 일하는 종업원들, 취재를 나온 기자들과도 잠깐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산토스 대통령은 "비겁한 테러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평정심을 잃지 않고 국민이 의연하게 정상적인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아버지의 날이다. 가족과 함께 이날을 축하하자"고 했다. 쇼핑몰을 찾게 된 이유도 설명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아버지의 날이라고 아들이 점심을 사겠다고 했다. 어디에서 식사를 하고 싶냐고 묻길래 테러가 발생한 안디노 쇼핑몰에 가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산토스 대통령은 "확신하건대 콜롬비아 국민은 절대 테러공격에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폭탄테러가 발생한 17일 바랑키야에 있었다. 테러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받고는 곧 보고타로 돌아가 현장을 방문했다. 콜롬비아 정부는 신속하게 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서는 한편 단서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겐 100만 페소(약 3700만원)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현재 세 가지 루트를 통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비겁하고 천박한 공격을 가한 책임자를 반드시 법정에 세우겠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산토스 대통령이 포르투갈 방문까지 포기하고 수사를 지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폭탄테러는 17일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 있는 안디노 쇼핑몰에서 발생했다. 260개 매장 규모의 안디노 쇼핑몰은 평소 외국인관광객이 넘치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폭탄이 터지면서 프랑스 국적의 여성을 포함 3명이 사망하고 최소한 9명이 부상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권력의 감시자, 언론을 위한 반면교사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권력의 감시자, 언론을 위한 반면교사

    한국 사회를 들었다 놨다 했던 탄핵 정국, 뒤이어 치러진 장미 대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으로 귀결되었다. 총리 후보자 등을 직접 발표한 대통령의 파격 행보, 어쩌면 정상적인 업무 수행으로 난국 탈출의 실타래 하나 정도는 풀어낸 모습이다. 물론 실타래가 다시 엉킨 곳도 적잖아 보인다. 이를테면 좌고우면했던 몇몇 공중파와 종편 방송사들, 일부 신문들은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 새로운 동력을 찾아 나선 모양새다. 매체뿐 아니라 이번 정국 내내 가시 돋친 말들을 쏟아낸 어떤 패널들은 아예 노골적으로 용비어천가라도 부를 태세다.‘퓰리처’(시공사)는 가난한 이민자에서 미국 언론의 대부가 된 조지프 퓰리처의 삶을 복원한 책이다. 퓰리처는 정치·경제적으로 독립된 언론이야말로 사회의 한 줄기 빛이라고 생각했다. 정치인과 기업 등과 결탁해 편의를 봐주거나 광고를 수주하는, 예나 지금이나 관행처럼 행해지는 일을 퓰리처는 끊어내고자 했다. 퓰리처는 권력이 아닌 “오직 대중을 위한 신문”을 목숨처럼 여겼고, 하여 “언론계의 독립투사이자 민주주의적 정의의 수호자”라고 불리기도 했다.1883년 인수한 조간 ‘뉴욕 월드’가 그 못자리였다. 이후 ‘월드’로 이름을 바꾼 이 신문은 여론을 호도하는 정치인과 당시 흔한 일이던 기업의 담합을 사정없이 질타했다. 노동자의 이익을 한사코 대변하는 일도 쉬지 않았다. 대중의 지지까지 받게 되면서 퓰리처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했는데, 세간에서는 “미국의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고 싶은 사람은 퓰리처에게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 떠돌았다. 100만부 이상 발행되었으니, 그런 말이 도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문제는 역시 욕망이었다. 퓰리처는 “언론이 가진 권력을 정점까지 끌어올린” 자신의 능력에 도취되었다. ‘월드’가 퓰리처에게 지나친 권력을 준 것이다. 이내 노동자를 대변한다는 원칙은 사라졌고, 더 크게 몸집을 불리기 위해 스스로가 비판했던 정치권력은 물론 기업과도 담합하기에 이른다. 한때 “냉소적이고 돈을 버는 데에만 혈안이 된 선동적인 언론은 그 천박한 수준에 걸맞은 천박한 국민을 양산할 뿐”이라고 말했던 퓰리처는 선동적인 언론을 통해 천박한 국민을 양산하는 데 앞장섰다. 빛이 길면 그림자도 길어지게 마련인가, 말년의 퓰리처는 황색 언론의 대명사가 되었다. 핑계가 없지 않다. 세월과 함께 가족과 친구들이 하나둘 곁을 떠났고, 시력을 잃으면서는 자신의 안위만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 죽기 몇 해 전 퓰리처는 “내가 죽은 뒤 사람들이 나를 그저 어느 신문의 발행인 정도로만 기억할 것을 생각하니 정말 끔찍하다. 나는 재산이 아니라 정치에 많은 열정을 쏟아부었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정치가 아니라 자유와 평등이라는 보편적인 이상을 추구하는 정치에 한평생을 다 바쳤다”는 글을 남겼다. 정말 그러한가는 당대 신문을 보았던, 그리고 후대의 평자(評者)들의 몫으로 남겨졌다. 신문과 방송 등 모든 언론은 한 사회의 공기(公器)로, 더하지도 빼지도 않고 그 사회의 정치·사회·문화적 수준을 반영한다. ‘퓰리처’는 조지프 퓰리처가 남긴 공과를 통해 우리 시대 언론의 역할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신문은 진실을 말할 절대적인 자유를 누린다”는 말과 함께 권력의 감시자 역할에 충실했던 퓰리처는 “눈먼 왕”으로 쇠락했다. 탄핵 정국과 장미 대선을 전후해 권력의 감시자를 자처했던 언론들 가운데 몇몇은 벌써 “눈먼 왕”이 되고 있는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 장동석 출판평론가
  • “육군참모총장, 동성애자 군인 색출해 처벌 지시했다”

    “육군참모총장, 동성애자 군인 색출해 처벌 지시했다”

    육군참모총장이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해 형사처벌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 과정에서 대상자들이 심각한 인권 침해를 겪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장준규 총장이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해 군형법 제92조 6항 추행죄로 처벌하라고 지시했다는 제보를 올해 초 복수의 피해자들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장 총장의 지시를 받은 육군 중앙수사단은 전 부대를 대상으로 수사를 벌여 2~3월 육군에서 복무 중인 동성애자 군인 40~50명가량의 신원을 확보해 수사선상에 올렸다. 센터는 “성관계 등의 물적 증거도 없이 동성애자 데이트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몰래 동성애자 군인을 식별한 뒤 수사 대상을 선정했다”면서 “성 정체성만으로 수사를 개시한 것은 성적 지향을 문제삼은 차별이자 반인권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수사팀은 대상자에게 사전 통보도 없이 접근해 기습 수사했고, 수사에 비협조적인 사람에게는 ‘부대에서 아웃팅(동성애자라는 사실이 강제로 알려지는 것)될 수도 있다’고 협박하는 등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성관계시 성향, 체위, 콘돔 사용 여부, 첫경험 시기, 성 정체성 인지 시점 등 추행죄 구성요건과는 무관한 성희롱성 질문을 해 수사 대상자들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침해하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육군 중앙수사단의 이런 행태는 동성애자 병사의 평등 취급, 동성애자 식별활동 금지, 동성애자 병사에 대한 사생활 관련 질문 금지, 동성애자 입증 취지의 관련 자료 제출 요구 금지 등을 규정한 부대관리훈령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번 사건은 성적 지향에 대한 육군의 천박한 인식을 보여주고, 계속 위헌 시비에 휘말리는 군형법 92조 6항이 동성애자 군인 색출 등에 악용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사례”라면서 장 총장이 이에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육군본부는 정훈공보실장 명의로 “‘육군참모총장의 동성애자 군인 색출 및 형사처벌 지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육본은 “중앙수사단은 SNS에 현역 군인이 동성 군인과 성관계하는 동영상을 게재한 것을 인지하고 관련자들을 식별해 인권과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법적 절차를 준수해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군내 동성애 장병의 신상비밀을 보장하고, 타인에 의한 아웃팅은 제한하고 있다”면서도 “현역 장병의 동성 성관계는 현행 법률을 위반한 행위로 군형법상 ‘추행죄’로 처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英 로열패밀리가 절대 쓰지 않는 단어 9가지

    英 로열패밀리가 절대 쓰지 않는 단어 9가지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영국 로열패밀리가 대중 앞에서 절대 쓰지 않는 단어가 있다? 영국의 인류 사회학자인 케이트 폭스는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을 통해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왕세손비 및 이들 대변인의 언어적 특징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폭스 박사에 따르면 영국의 로열패밀리는 상류층으로서 지켜야 할 격식과 품위 및 타인에게 모범이 되는 건전한 언어습관을 갖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를 위해서 절대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 있다. ◆멈, 대드(Mum, Dad)-‘멈’(Mum)은 영국에서 엄마를 뜻하는 ‘머미’(Mummy)와 같은 뜻으로 비격식 표현이다. ‘대드’(Dad)는 아빠를 뜻하는 ‘대디’(Daddy)에서 온 말인데, 로열패밀리는 ‘Mum’과 ‘Dad’ 대신 ‘Mummy’와 ‘Daddy’를 쓴다. 실제로 찰스 윈저 왕자는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60주년 기념 공식 연설에서 그녀를 ‘Mummy’라고 칭했다. ◆토일렛(Toilet)-화장실을 뜻하는 ‘Toilet’은 프랑스어에서 기원한 것으로, ‘천박한 말투’로 인식되는 경향이 짙다. 때문에 로열패밀리는 ‘Toilet’ 대신 유사 단어인 ‘루’(Loo) 또는 ‘래버토리’(Lavatory)를 쓴다. ◆파든(Pardon)-영국 여왕 앞에서는 점잖게 되물을 때 쓰는 ‘Pardon’을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F’로 시작하는 상스러운 비속어만큼이나 사용이 금지돼 있는데, 이 단어가 로열패밀리 안에서는 악담 혹은 저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대신 ‘홧’(What?) 혹은 ‘소리’(Sorry)로 바꿔 써야 한다. ◆포션(Portions)-음식의 일부분이나 분량을 표현할 때 쓰는 단어인 ‘Portion’은 상류층과는 격식이 맞지 않는 ‘저급한’ 단어로 인식되기 때문에, 로열패밀리 등 상류층에서는 이를 ‘Helping’(헬핑·식사 때 한 사람 몫으로 덜어주는 음식의 양 혹은 그릇)으로 바꿔 쓴다. ◆퍼퓸(Perfume)-향수나 향 등을 뜻하는 ‘Perfume’ 혹은 ‘프래그런스’(Fragrance)는 고급 단어로 인식되는 ‘센트’(Scent)로 바꿔 쓴다. ◆라운지(Lounge)-로열패밀리는 거실을 표현할 때 ‘Lounge’를 쓰지 않는다. 대신 오래 전부터 상류층이 주로 사용해 온 ‘드로잉룸’(Drawing room), ‘시팅룸’(Sitting room), ‘리빙룸’(Living room) 등을 사용한다. ◆디너, 티(Dinner, Tea)-일반적으로 ‘Dinner’는 정식으로 차린 저녁 식사를, ‘서퍼’(Supper)는 일몰 즈음 먹는 간단한 저녁 식사를 의미한다. 예컨대 상류층 사람들은 오후 4시 정도에 차(Tea)를 마시고 저녁(Dinner)을 8시 정도에 먹었는데, 노동자 계급은 4시 정도에 일을 마치고 돌아와 차는 마시지 않고 곧바로 배부르게 식사를 해야 했다. 상류층 사람들이 차를 마시는 시간이 노동자 계급에게는 저녁을 먹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Tea=Dinner’라는 공식이 생겼고, 이후 상류층은 ‘Tea’, ‘Dinner’ 대신 ‘Supper’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유진모의 테마토크] 방송인, 연예인, 그리고 공인

    [유진모의 테마토크] 방송인, 연예인, 그리고 공인

    영화 ‘조폭마누라2’(2002)를 끝으로 사실상 연예계를 떠난 유퉁(60)이 33살 연하의 부인과 여덟 번째 결혼식을 올린다는 게 큰 화제다. KBS 아나운서 출신의 전현무는 거대 연예기획사 SM C&C 매출에서 효자 노릇을 하는 방송인이다. 고교생 장용준군은 Mnet ‘고등래퍼’로 유명해졌지만 구설 때문에 아버지인 바른정당 소속 국회의원 장제원의 입지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 간통죄는 폐지됐지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김민희에겐 축하보단 비난이 더 거세다. 방송인 혹은 연예인이라는 스포트라이트는 공인이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만든다. 방송인이 연예인과 살짝 차별화된 특정 직업군의 명칭으로 자리 잡았고 연예인과 방송인은 공인의 범주에 똬리를 틀었다. 공인은 사회 분위기상 국가 공무원 및 정치인을 넘어 다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를 포함하는 포괄적 의미로 통용된다. 연예인이 고위 공직자 못지않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공인으로 분류되는 그 이유는 스타가 웬만한 거부 뺨칠 정도의 고소득군으로 변형된 자본주의의 진화 구도에 있다. 현재 연예인은 시대의 아이콘이고, 신흥 종교이며, 차별화된 참고서다. 남진과 나훈아가 가요계의 투 톱이던 시절엔 연예인 및 관련 콘텐츠가 다소 지성이 부족하거나 정신 연령이 노숙하지 않은 ‘덜 성숙한 젊은이’들의 이룰 수 없는 애정의 대리 만족이나 판타지의 해방구였다면 이젠 ‘어른’들이 연예인에게 열광하는 게 지극히 자연스럽다는 데 시대적 차이가 있다. 한류 열풍의 단초를 제공한 배용준 인기 신화의 배경은 일본 중장년층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였다. 한류 스타의 주 소비층은 10~20대지만 중장년 여성의 모습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아직 공식적인 수교가 없는 쿠바에서조차 한류 열풍의 리더는 40~50대 중년 여성들이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드라마 방영 시간대에 귀가한 남편이라면 스스로 저녁밥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과거에 다수 국민이 빠질 수 있는 신념은 종교 아니면 애국 이데올로기에 국한됐었다. 조작된 역사와 이념의 교육에 의해 자아가 통제되고, 단체 관념에 마취된 채 그나마 진취적인 중독성을 찾아내고 레저와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대상은 연예인밖에 없었다. 그래서 고루한 ‘어른’들에게 천박한 연예인에 열광하는 것은 미신보다 더 하찮은 광대 니힐리즘으로 치부됐다. 지식 교육은 물론 교양 교육의 혜택이 부족했던 탓이다. 그러나 지금은 송혜교가 화장품 유행의 판도를 바꾸고, 공유가 자동차 시장을 뒤흔든다. 청소년들은 아이돌 스타의 옷차림과 말투를 흉내 낸 지 오래됐고, 교과서보다 더 가까이했던 참고서보다 더 신뢰하는 게 아이돌 스타의 개념과 이상이다. 한국전쟁 직후 고생하고 억눌리고 입 다물고 살아온 세대의 용틀임이 ‘아줌마부대’의 드라마 사랑으로 분출됐다면, 그리스·로마신화가 생경하고, 종교 갈등과 정치사회적 변화라는 혼돈에의 적응이 쉽지 않은 청소년들은 아이돌 스타의 신격화·우상화에서 답을 찾는다. 연예인인 배우와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나 리포터 역할에 주력하는 방송인의 차이는 영화나 드라마가 주 활동무대냐, 아니냐에 있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 방송인도 당연히 연예인이고, 전 직업을 병행하더라도 방송 활동으로 최소 생계비라도 번다면 연예인이다. 그래서 이 엄청난 매스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연예인이 공인인 이유가 타당성을 갖춘다.
  • [World 특파원 블로그] 한한령에 판권 막힌 ‘도깨비’ 中, 공유 같은 배우만 바라네

    [World 특파원 블로그] 한한령에 판권 막힌 ‘도깨비’ 中, 공유 같은 배우만 바라네

    “중국에는 왜 공유 같은 연예인이 없는가.” 베이징시 선전부가 운영하는 유력지인 신경보(新京報)에 지난 24일 실린 칼럼 제목입니다. 최근 종영한 한국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에서 열연한 배우 공유를 자세히 소개하며 중국 연예계를 신랄하게 비판한 칼럼인데,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공유가 출연한 영화 ‘도가니’는 한국의 법까지 바꿀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한국 시청자들은 ‘도깨비’를 보며 인생을 돌아볼 기회를 가졌다. 작가 김은숙은 공유를 캐스팅하기 위해 ‘삼고초려’했고, 공유는 나이를 이유로 본인이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에 출연하는 게 맞는지를 숙고했다고 한다. 공유는 성실한 군 복무와 깊은 사회적 책임감, 엄격한 자기관리로 한국의 ‘공공재’가 됐다.” 칼럼은 중국 연예계가 공유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 꾸짖었습니다. “우리는 대역만 안 써도 연기파라고 칭송받는다. 드라마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기는커녕 인생을 얘기하는 창구 노릇도 못한다. 배우 얼굴이나 감상하라는 식의 드라마가 온종일 전파를 타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지난 19일 “이모티콘으로 전락한 스타들”이란 평론을 실었습니다. 인민일보는 “대역과 포토샵, 더빙, 합성 탓에 비 오는 장면인데 신발이 젖지 않을 때가 허다하고 주인공은 ‘이모티콘’처럼 입 모양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인민일보는 연기가 ‘아이돌의 밥’으로 전락했다고 개탄하며 쓰레기 같은 작품이 넘쳐나는 것은 문화에 대한 철학이 경박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경보와 인민일보의 지적처럼 중국 드라마는 아직 한국 드라마에 비해 수준이 떨어집니다. 그러나 이를 돈만 밝히는 스타 탓으로 돌리는 것은 맞지 않아 보입니다. 중국이 올림픽 개막식과 같은 대규모 공연 예술에선 세계 최고를 뽐내지만,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아기자기한 작품에서는 세계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은 문화계를 옥죄는 ‘사상 통제’ 탓이 더 커 보입니다. 신경보와 인민일보는 “이젠 시청자가 나서서 쓰레기 같은 작품을 청소해야 한다”고 똑같이 결론을 맺었습니다. 이 역시 정확한 처방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한령(韓限令·한류 제한령) 때문에 ‘도깨비’의 중국 판권이 막혔지만, 중국 시청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한국 시청자와 똑같이 공유를 보며 울고 웃을 정도로 드라마 보는 안목이 높습니다. 연기자와 시청자를 탓하기 전에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이랍시고 문화교류를 틀어막는 중국 정부의 천박한 문화 철학부터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서울시의회 한명희의원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 필요”

    서울시의회 한명희의원 “한일 위안부 합의 재협상 필요”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한명희 의원(더불어민주당·강서4)은 한·일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와 관련해 “기존의 합의는 무효”라며 “제대로 된 협상이 다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지난 1월 10일 tbs 교통방송 유용화의 시시각각 프로그램의 인터뷰를 통해 출연하여 부산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설치 문제에 대한 아베 일본총리의 최근 언동은 천박한 역사의식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일본내의 보수우익의 지지를 결집하여 정권유지를 제츠처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기존의 위안부 합의는 졸속외교의 표본으로 무엇보다도 피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듣지 않은 채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예의나 인간의 기본권을 철저하게 무시하였다고 볼 수 있는데 박근혜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우리 정부는 10억엔 속에 사죄와 배상이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일본은 이를 전적으로 부정하고, 돈을 받았으니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적반하장격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반박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어 “평균연령이 90살이 위안부 할머니들이 합의금을 거절하는 것은 일본이 법적인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죄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최근 일본측이 부산 일본총영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문제를 놓고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주한일본대사 소환 등의 강경 조치를 취하는 것에 대해 우리 정부가 아무소리도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면합의가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지난 2010년 8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공식사과 및 배상 촉구 결의안’과 2016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회 특별선언’을 주도하는 등 ‘합의 무효, 재협상’ 원칙을 견지하면서 이를 행동으로 실천해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설가는 얼마나 벌까

    소설가는 얼마나 벌까

    작가의 수지/모리 히로시 지음/이규연 옮김/북스피어/216쪽/1만 2800원 돈 문제를 미주알고주알 까발리는 건 천박한 짓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돈에 초연한 것을 군자의 도리로 여기는 유교적 전통이 여전하기 때문일 터다. 문학계라면 특히 그럴 법하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였는데, 2015년 이 미묘한 금기가 깨졌다. 미스터리 소설가 모리 히로시가 작가로 살아 온 19년 동안의 수입을 낱낱이 밝힌 것이다. 그 내용이 새책 ‘작가의 수지’에 고스란히 담겼다. 책은 저자가 창작활동을 통해 얼마를, 어떻게 벌었고, 또 여전히 벌어들이고 있는지를 데이터를 통해 낱낱이 알려주고 있다. 인세율은 얼마인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책 제작 비용이 줄어든 요즘도 왜 인세율은 그대로 인지, 심지어 언제 인세가 지급되는지까지 일본인답게 세세하고 정확하게 적고 있다. 문학인들로서는 얼굴이 붉어질 내용들도 있겠지만, 소설가란 직업에 입문하려는 이들에겐 그야말로 ‘출판의 모든 것을 알려주마’류의 실전 개론서와 다름없다. 물론 우리 출판계 사정과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 우리와 일본은 여러모로 다를 테니 말이다. 사실 대부분의 책은 적자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일상적으로 독서를 하는 사람은 찾기 쉽지 않다. 저자의 대표작이라는 ‘모든 것이 F가 된다’조차 일본인의 0.6% 정도만 사서 봤다. 이 수치가 TV프로그램 시청률이었다면 아마 당장 폐지되고 말 것이다. 그런데도 출판사는 유지되고 있다. 물론 망하는 곳도 많지만. 이유는 일부 책이 흑자를 내주기 때문이다. 부수가 많아질수록, 히트작일수록 이익률은 높아진다. 저자는 “책은 운이 지배한다”고 했다. 다른 예술분야라면 비주얼이나 기교적 우월함 등을 통해 상당 부분 결과예측이 가능하다. 한데 소설은 알 수 없다. 문장이 농익었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 매력이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역설적으로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소설가도 퍽 유망한 직업이 된다. 게다가 인건비 외엔 별다른 소요경비가 없어 불황에 강하다. 자본과 설비도 필요 없다. 비교적 단기간에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다만 연달아 책을 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20년 정도 시간이 흐르면 9할 이상의 작가들이 사라진다. 저자는 비교적 성공한 소설가다. 돈도 많이 벌었다. 그래서 책을 통해 자랑질하고 싶은 거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다.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있는 그대로를 잰 체하지 않고 정직하고 객관적으로 전하고 싶은 거다. 그래도 궁금증은 남는다. 그래서 당신은 얼마나 벌었는데? 2015년 기준으로 19년 동안 그가 쓴 책은 278권, 총판매 부수는 1400만 부, 이 책들이 벌어준 돈은 약 155억원이다. 각종 해설과 추천사, 영상화에 따른 부가 수입까지 합치면 그의 수입은 200억원을 훌쩍 넘길 듯하다. 1년에 10억원 이상 벌어들인 셈이다. 대학교수 본업이 아닌 소설가 부업으로 말이다. 뭐 자랑질해도 되겠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술친구와의 우정에 왜 금이 갔을까

    술친구와의 우정에 왜 금이 갔을까

    샴페인 친구/아멜리 노통브 지음/이상해 옮김/열린책들/192쪽/1만 1800원 ‘샴페인은 천박한 메타포를 불러오지 않는 몇 안 되는 술 중 하나다. 이 술은 신사라는 멋진 말에 의미가 있었던 시대에 아마 그 신사의 조건이었을 것 같은 상태로 영혼을 고양시킨다.’(7쪽) 샴페인 찬가로 시작하는 소설인 듯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유머와 잔혹함의 경계를 일순간 허물어뜨리는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이라는 단서를 늘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언제 당신의 방심에 허를 찌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1997년 서른이던 노통브는 자신의 책 ‘사랑의 파괴’(1993) 사인회에서 여성 팬 페트로니유를 만나게 된다. 노쇠한 철학자가 쓴 듯한 편지를 보내오던 그가 열다섯 소년의 외모에 강렬한 눈빛을 지닌 스물둘 학생이라는 걸 알게 된 노통브는 그를 ‘술친구’로 점찍는다. “난 대사관에서, 말하자면 샴페인 거품 속에서 태어났다”는 고백(외교관의 딸로 태어난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하다)처럼 출생부터 샴페인과 함께였던 그는 샴페인이 주는 쾌락과 짜릿함, 환영을 함께 나눌 술친구가 절실하다. 술집에서 난투극을 벌이다 어이없는 죽음을 맞는 영국 엘리자베스 시대 문인들의 작품을 전공하는 페트로니유는 그에게 더없이 적절한 짝이 된다. 문학과 샴페인을 교집합으로 하는 두 사람의 우정은 깊어지는 듯하다가 어느 순간 미세하게 균열을 맞는다. 술에 취하면 시비 붙기, 노상 방뇨, 음주 스키 등 기행을 일삼던 페트로니유의 무모함은 자신의 작가적 명성이 높아질수록, 다시 말해 노통브와 가까운 자리를 점할수록 심해져 간다. “샴페인처럼 깔끔한 맛에 충격적인 여운까지, 노통브 특유의 풍미가 가득하다”(리르)는 서평처럼 일순 끝인지도 모르고 벌어지는 파국은 독자를 어리둥절하게 한다. 샴페인의 풍미와 함께 ‘걸핏하면 폭력을 외쳐 대는 이 가식덩어리들의 시대에 계속 글을 쓰기 위해 자신의 몸을 실제적인 위험에 노출시키는 젊은 예술가’(165쪽)에 대한 향수가 소설 전체에 감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고은 시인,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구역질 나는 정부, 천박한 야만”

    고은 시인,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구역질 나는 정부, 천박한 야만”

    고은 시인이 정부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대해 “얼마나 구역질 나는 정부인가”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고은 시인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고은 시인은 S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광이다”라면서 “대선후보 따위나 지지하고, 반대하고 하는 그런 시인은 되기 싫다. 나는 그걸 안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유에 대해 “옛날부터 있었던, 박정희 때 유신 때부터 있었던 반체제 뭐 전두환 때도 늘 반대해 오니까 상시적으로 넣었나 보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고은 시인은 “우리 정부가 얼마나 구역질 나는 정부인가 알 수 있다. 아주 천박한 야만이다”라며 “참 바보다. 여가 있으면 야가 있는 거고 정이 있으면 반이 있는 거 아닌가. 이런 구성을 모르는 무지에서 나온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고은 시인은 “한 번도 국민이 돼 본적이 없는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 국민이 돼봐야 한다”며 “정신 속, 의식 속에 국민, 시민이라는 인간의 기초체의 의식이 없다. 그런 엉터리들이 다 맡아 가지고 있으니까”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고은 시인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이번엔 모든 걸 이쪽이나 저쪽이 함께 타파되는 혁명이 일어나야 된다. 이번이 시민혁명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이 보도가 나간 뒤 페이스북을 통해 “고은 선생님. 그리고 수많은 문화예술인들께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가장 아름다운 복수는, 우리가 그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 ‘공부하는 운동선수’에서 출발해야/박지훈 스포츠문화연구소 사무국장·변호사

    [In&Out]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 ‘공부하는 운동선수’에서 출발해야/박지훈 스포츠문화연구소 사무국장·변호사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이화여대 부정입학 사건을 계기로 체육특기자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체육특기자 제도가 기득권의 손쉬운 세습 통로이자 입시비리의 숙주(宿主)라는 사실까지 밝혀진 이상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체육특기자 제도 전반에 관한 재검토를 예고하고 나섰다. 체육특기자 제도가 온 국민의 질타를 받게 된 것은 대부분의 대학이 체육특기자 선발(입학전형)과 학사관리에 커다란 구멍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체육특기자 선발전형은 일반 입학전형과 구체적인 방식이 다를 뿐이지 공정성을 본질로 하는 ‘입시’라는 점에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대학들은 우수 선수를 스카우트하면서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를 함께 입학시키는 소위 ‘끼워 팔기’를 하거나, 체육특기자 선발전형 이전에 거액의 스카우트비로 우수 선수를 입도선매해 놓은 후 실제 체육특기자 선발 절차는 요식행위로 진행하는 소위 ‘사전스카우트’ 등으로 체육특기자 선발제도에 관한 법규를 철저히 무력화시켜 왔다. 체육특기자로 입학한 학생들에 대한 학사관리 또한 상식선에서 크게 벗어난다. 상당수 대학이 체육특기자 학점 부여에 관한 별도의 내부규정을 두어 수업에 거의 참여하지 않더라도 학점취득과 학위취득이 가능하도록 체육특기자들을 배려해 준다. 체육특기자들은 자신들이 부여받은 특권을 마음껏 누려 왔다. 그들에게 대학은 지식을 얻는 곳이 아니다. 운동선수로서 기량을 쌓을 수 있도록 최고의 시설과 장비를 제공해 주는 피트니스센터이자, 등록금을 받고 대회 출전을 위한 간판을 빌려주는 전당포에 불과했다. 본래 체육특기자 제도는 우수한 기량을 갖춘 학생 선수에게 다른 일반 학생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 즉 일반 학생에 비하면 그간의 학업성적이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체육 분야에서 땀으로 일궈낸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제도다. 학생 선수가 더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운동 잘하는 의사, 운동 잘하는 변호사를 이제 우리 사회도 만들어 내자는 게 당초 취지였다. 체육특기자는 체육계열 학과에만 입학할 수 있도록 규정한 현행 체육특기자 제도는 문체부의 천박한 이해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증거일 뿐이다. 체육특기자 제도에 관한 중장기적 비젼이나 계획도 없고 단기적 과업목표도 없이 단지 ‘오늘과 같은 내일’을 꿈꾸던 자들이 문제가 터지자 부랴부랴 심포지엄이다 뭐다 하며 부산을 떠는 모습을 보니, 곪아 터진 체육특기자 문제가 대학들만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은 명백해 보인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서 여실히 드러났듯이 지금까지 체육계는 권력자의 가장 쉬운 먹잇감이자 가장 손쉬운 사익 추구 수단이었다. 따지고 보면 이는 ‘공부하지 않는 운동선수’에서 말미암은 것이다. 공부하지 않는 운동선수가 생기는 이유는 대학 학사관리가 엄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사관리가 엄정하지 못한 이유는 문체부와 교육부가 책상 앞에 앉아 보고서 예쁘게 만드는 것밖에는 할 줄 모르는 서생들이기 때문이다.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정말 늦은 때이다. 나라가 이 지경이 되다니, 늦어도 너무 많이 늦었다. 하지만 잿더미에서도 일어선 경험이 있지 않은가. 스포츠기본권은 헌법상 권리이다. 학습권도 헌법상의 기본권이다. 그리고 이 둘을 조화시켜야 하는 것이 학교체육이다. 여기서 파생되어 나오는 것이 체육특기자 제도 문제이다. 왜 이렇게 체육특기자 제도가 망가졌는지, 어떻게 바꿔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논의를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화랑’ 도지한, 출구 없는 악역 매력 “재수가 없으면 신수라도 좋아야지”

    ‘화랑’ 도지한, 출구 없는 악역 매력 “재수가 없으면 신수라도 좋아야지”

    KBS2TV 월화드라마 ‘화랑’의 도지한이 첫 방송부터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19일 방송된 ‘화랑’ 1회 방송에서는 반류(도지한 분)의 냉철하고 차가운 모습이 전파를 탔다. 왕경에 사는 젊은이들의 성지, 옥타각에 위풍당당한 등장을 알린 반류는 남들이 말하는 수호와의 진골 중의 진골을 가리는 대화에 내심 기대감을 보임과 동시에 수호를 향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원수도 대나무 다리에서 만나 듯 옥타각에서 마주치게 된 반류와 수호는 서로를 향한 피 튀기는 적대감을 표현하며 극의 긴장을 고조시켰다. 그 후 방으로 들어 간 반류는 친구 강성(장세현 분)이 천박한 본성을 드러내며 또 한번 자신의 심기를 건드리자 “함께 어울린다고 같은 진골이라 여기면 어떡해”라는 말로 자신들의 서로 다른 신분을 언급, 강성의 자존심을 무너뜨려 모든 상황을 정리했다. 이어 수호는 반류에게 “내가 재수가 없네. 하루에 널 두 번이나 본다”라고 말하며 두 사람이 가지고 있는 반감을 더욱더 강하게 드러내 보는 이들에게 긴장감을 선사했다. 이에 질 수 없었던 반류는 “재수가 없음 신수라도 좋아야지. 건들지 마. 멀쩡한 얼굴로 귀가하고 싶으면”이라 맞받아치며 범상치 않은 반류의 아우라를 내뿜었다. 이처럼 피도 눈물도 없는 냉철함과 함께 강한 자존심을 가진 반류의 예사롭지 않은 무게감은 극의 긴장감과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들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방송 1회만에 반류에게 완벽 몰입한 도지한의 연기력과 함께 항상 날이 선듯한 차가운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그의 상남자 같은 매력은 극 전개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활약에 기대를 높였다. 한편 ‘화랑’은 1,500년 전 신라의 수도 서라벌을 누비던 꽃 같은 사내, 화랑들의 뜨거운 열정과 사랑, 눈부신 성장을 그린 본격 청춘 사극 드라마. 매주 월,화요일 밤 10시 KBS2TV에서 방송된다. 사진=KBS2TV ‘화랑’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설] ‘최 게이트’ 연루 교수들 스스로 거취 정해야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이 국민을 더욱 분통 터지게 하는 것은 최씨의 심부름꾼 노릇을 한 이들 중 대다수가 교수라는 사실이다. 천박한 ‘강남 아줌마’ 최씨의 국정 농단에 지식인들이 놀아났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대학가에서 교수 출신인 김종덕 전 문화체육부 장관과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퇴진 요구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검찰에 기소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한양대에서 직위 해제됐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사표를 냈다. 최씨 일당이 전방위로 이권에 개입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지휘하는 공적 시스템과 공적 권위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최씨가 측근인 차은택씨의 외삼촌인 김 전 수석과 스승인 김 전 장관을 요직에 앉힌 것도 그들을 통해 ‘비리 프로젝트’를 현실화하기 위해서였다. 문화융성사업이 차씨 등장 이후 7000억원대로 커진 것도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 이들이 직접적으로 범죄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해도 검증 없이 최씨와 차씨의 사업 이행을 지시하거나 예산 집행을 확정하는 결재 라인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넓은 의미로 이들은 최씨 국정 농단의 방조자나 다름없다. 실제로 김 전 수석은 차씨와 함께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임원을 찾아가 시설 관련 사업권을 청탁하고, 조양호 위원장에게 사퇴 압력을 넣은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차씨의 문화융성사업에 예산을 몰아주고 그의 각종 비리 의혹을 묵인, 방조한 의혹을 사고 있다. 악마의 유혹에 순응해 자리를 보전한 셈이다. 대학으로 복귀한 이들을 향해 홍익대와 숙대 총학생회가 교수직에서 물러나라고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오죽하면 지난달 30일 촛불집회에 참석한 서울대 교수들마저 “최순실 부역자를 색출하라”며 최씨와 연루된 교수들이 학교로 돌아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겠는가. 이들이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교수 자리를 지키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 하지만 요직에서 국정을 운영했다면 법 이전에 정치적, 도의적인 책임이라는 게 있다. 사실 국민 입장에서 본다면 대기업의 팔을 비틀어 미르·K스포츠재단을 만든 것보다 나랏돈 수천억원을 ‘정책 집행’으로 교묘하게 포장해 비선 실세들의 뒷주머니를 챙겨 준 것이 더 죄질이 나쁠 수 있다. 교수로서의 권위와 신뢰를 잃어버렸다면 스스로 진퇴를 결정하는 게 옳다.
  • [씨줄날줄] 분노의 정치학/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분노의 정치학/최광숙 논설위원

    미국 정치경제학자이자 사회사상가인 로버트 라이시는 자신의 저서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2011년)에서 일찌감치 미국에서 ‘이단아 대통령’이 탄생할 것을 내다봤다. 그가 이 책에서 밝힌 ‘2020년 대선 시나리오’에는 2020년 11월 새로 창당된 독립당의 대선 후보인 마거릿 존스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쪽에서 고루 지지층을 빼앗아 오면서 과반수 득표를 확보하고 선거인단에서 승리한 덕분이다. 독립당이 내세운 메시지는 ‘불법이민자 엄중 조치’, ‘라틴아메리카 등의 합법 이민 동결’, ‘수입관세 인상’, ‘자본가 공격’ 등 기존 정당이 내놓지 못한 과감한 내용이다. 현재 트럼프 당선자가 존스와 달리 주류 정당인 공화당 출신이라는 점을 빼고는 워싱턴 엘리트 정치와 현 기득권층에 대한 공격, 이민자 비하 발언, 중국산 제품에 대해 45% 관세 등 트럼프의 공약은 존스의 공약과 놀랍도록 흡사하다. 그가 사실상 트럼프 같은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예견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사회 저변의 ‘분노’를 제대로 읽었기 때문이다. 미국민의 분노가 너무 심해 그의 대선 시나리오는 4년 앞당겨져 2016년 현실이 된 셈이다. 미국 정부가 세계화와 기술혁명 등으로 인한 경제의 왜곡, 소득 불균형 심화 문제와 같은 ‘혼돈의 경제학’을 해결하지 못하면 소득 감소와 실업에 직면한 국민의 ‘분노의 정치학’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지난 6월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도 ‘분노의 정치학’으로 읽을 수 있다. 미국의 누구도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이길 것이라고 생각 못했듯이 영국에서도 브렉시트가 현실화될지는 아무도 예상 못했다.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에도 국민의 분노가 깔려 있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대통령에게 위임한 권력이 한낱 천박한 ‘강남 아줌마‘에게 휘둘려 대한민국 사방팔방이 최씨 일당의 돈벌이 놀이터가 된 현실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자고 나면 터지는 여러 의혹에 국민들 가슴이 멍든 지 오래지만 국가 안위와 관련된 대통령의 건강마저 최씨가 좌지우지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태반주사, 마늘주사 같은 미용을 위한 의약품들이 청와대에 대거 반입된 것도 참으로 해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의 건강이 아닌 미용 목적이라면 그 비용을 왜 대통령 개인 돈이 아닌 혈세를 썼는지도 국민은 이해하지 못한다. 촛불집회는 국민 분노의 결사체다. 26일 200만 국민이 촛불집회에 참석한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평화로운 촛불 시위에서 희망과 미래를 발견한다. 국민에게서 자유민주주의를 빼앗아 간 권력자들,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고자 국가 권력을 유린한 최씨 일당으로부터 우리는 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한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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