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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전,포지티브 게임으로(사설)

    선거운동에는 상대의 약점을 공격하는 부정적 접근과 자신의 강점을 부각하여 지지를 얻는 긍정적 접근이 있다.정책선거를 내용으로 하는 후자가 당연히 인신공격이나 흑색선전등 전자보다 바람직하지만 이번 총선은 지금까지 부정적 접근 일변도의 답답한 이전투구 양상을 보여왔다.그런 점에서 신한국당이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정책과 공약중심의 긍정적 전략으로 운동방법을 전환하기로 한 것은 반가운 시도다.야당들도 적극 호응하기를 촉구하고 싶다. 그러지않아도 냉전종식과 문민시대가 우리 정치에 긴장의 이완을 가져오면서 정당들의 이념과 정책도 비슷비슷하다는 인상을 주고있다.거기에 로고송이나 흥미 위주의 광고,심벌마크등 상업적 방법을 도입한 이미지선거운동으로 감각적인 대결이나 천박한 싸움이 벌어져 정책선거의 부재현상을 빚어온 것은 극복되어야 할 폐해다. 정책에 관계없이 지역당은 어차피 텃밭에서 싹쓸이할 것이라는 전제때문에 긍정적 접근은 정당들이나 후보들에게 별로 절실하지 않게 보인것도 사실이다.그러니까 공당이 여인들의앙심까지 이용해서 폭로전술을 공공연히 구사하고 그 지도자들과 후보들은 으례 입만 열면 상대방을 헐뜯고 흑색선전을 일삼는 추악한 행태를 연출해왔다.경제선진국으로 진입한 수준에서 정치인들은 소모적인 이전투구의 악순환을 가져오는 부정적 선거전략을 지양해야 한다. 당연히 세계적 시각에서 21세기 준비나 민생문제가 총선의 초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신한국당의 전략전환은 선거문화를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선거는 과거에 대한 심판이자 미래에 대한 선택이다.그것은 정책선거를 전제로 한다.정당은 투표자가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하고 유권자들은 정책을 진지하게 따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지역감정 자극과 흑색선전등 선동과 기만에 넘어가는 유권자가 있는한 정치인들의 치사한 전략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유권자를 모독하고 인간으로서도 부끄러운 헐뜯기 선거운동에 치중하는 후보는 이미 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그런 후보와 정당은 표로 심판해야 한다.
  • 김덕룡의원 「색깔논쟁」에 제동(정가초점)

    신한국당의 민주계 핵심격인 김덕룡의원이 24일 모처럼 목소리를 냈다.집권여당이 보수 대 진보라는 야당의 「색깔론」에 말려들어 티격태격하는 것은 도대체 무의미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24일 서울 서초구민회관에서 열린 「수도권 여성당원 필승대회」 본행사 직전 김윤환대표등과 만나 건의차원에서 소신을 밝혔다.지역구인 서초을 관내에서 총선 70여일전에 중앙당 행사를 가진 데 따른 자신감도 느껴졌다.동석한 손학규대변인과 서상목·주양자의원,맹형규·김찬진·정성철·양경자위원장 등 10여명이 귀를 기울였다. 화두는 맹위원장이 꺼냈다.『최근 여야 대변인이 너무 천박한 어휘를 사용하고 있다』고 피력했다.그러자 김의원은 대뜸 『왜 보수 대 진보의 싸움에 말려드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근본문제점을 제기했다.그는 김대표에게 『지금은 「개혁이냐 반개혁이냐」,「양심세력이냐 부패세력이냐」라는 구도로 몰고 가야 될 때』라면서 『뭔가 잘못가고 있는 것 같다』고 의견을 피력했다.사뭇 진지한 표정이었다.다소 쉰 목소리로 『방귀뀐 쪽이 오히려 성낸다더라』며 야당측을 비꼬기도 했다. 듣고만 있던 김대표는 『워낙 상대가 쏘아대는데다 보수개혁정당으로서 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해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대꾸했다.전제를 달긴 했지만 큰 이견은 보이지 않은 셈이다.
  • 부여 만수동 젊은 장승(한국인의 얼굴:59)

    ◎돋을새김에 무섭게 보이는 수장승 눈/왕방울 눈의 암장승 순박한 여인 모습 우리네 조상들은 목장승을 만들면서 되도록 오랜세월에 견디어 내는 나무를 찾았다.요즘에는 오리나무를 쓰는 지역도 있으나 옛날에는 주로 소나무와 밤나무가 장승의 소재가 되었다.그 가운데 밤나무를 가장 선호했는데,밤나무를 즐겨 쓴 이유는 재질이 단단해서 쉽게 썩지 않았기 때문이다.밤나무를 일러 살아서 백년,죽어서 백년이라고 하는 말도 있다. 충남 부여군 외산면 만수2리 만수동 장승들은 밤나무라서 20∼30년 이상을 너끈히 버티었다.이지역과 같은 충청권인 괴산군 청천면 고성리에서 3년마다 새로 깎아 세우는 오리나무장승에 비해 수명이 퍽 길었다.모두 7기에 이르는 만수동 장승은 마을어귀 왼쪽에 떼지어 서 있다.본래는 맞은편 길가가 제자리였으나 10여년전 도로확장때 옮겼다는 것이다. 이들 장승은 나이어린 여남은 살 짜리부터 백수를 다 한 늙은 장승까지 4대가 어울렸다.다시말하면 어린 장승이 아버지와 할아버지,증조할아버지와 고조할아버지로 대가 올라가 층서구분이 분명했다.고조할아버지 장승만 홀로 외톨이고 나머지 3대는 수장승 상원주장군과 암장승 하원당장군이 서로 나이대로 짝을 이루었다. 이들 장승들 가운데 최근에 세운 나이어린 장승얼굴이 가장 또렸했다.장승을 깎아 세운 지 10년이 지났어도 정교한 솜씨를 그대로 지니고 있다.수장승 상원주장군의 눈은 호랑이눈을 닮았다.부러 무섭게 보이도록 돋을새김으로 호랑이눈을 만든 모양이다.그런데 별로다.눈꼬리가 비록 치켜 올라갔다 할지라도 사나워진 구석이 없어서 오히려 표정이 점잖다. 얼굴 윤곽은 길다.장승의 얼굴이라 그러려니 하지만,코는 왜 그리도 긴지….그래도 기다란 코가 얼굴에 나타났을 천박한 기운을 가려주었다.코끝을 마무리하느라 톱으로 깊게 썰고 밑에서부터 자귀로 엇비스듬히 에워 인중이 저절로 생겨났다.그리고나서 약간의 간격을 두고 턱을 만들었다.그런 작업으로 해서 커다란 입언저리가 뾰죽 튀어나왔다.입술은 아예 생략하고 이빨을 가지런히 새겼다. 만수동 수장승 상원주장군은 장군다운 위엄을 갖추느라 모자(관모)를 쓰고 수염을 길렀다.장승의 수염은 턱이 좁아서인지 마치 혀를 빼어늘어뜨린 것처럼 착각되었다.그 혀는 얼핏 무서워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암장승의 경우는 모자가 없고 왕방울눈을 돋을새김했다.그러나 전체적 외형에서는 순박한 여인의 모습이 우러났다. 그래서 아무도 장승을 무서워하지 않는다.심지어는 젖먹이 동생을 업은 꼬마누나도 장승과 벗하여 장에 간 어머니를 어둡도록 기다렸으니까….우리네 심성에 오래도록 친근하게 자리잡은 조왕이나 성주와 같은 가신들처럼 무섭지 않았던 동신이 장승이었다.그러나 장승은 때로 화를 냈다.천하의 음녀인 옹녀한테 빠져 게으름을 피우다 장승을 땔감으로 삼은 변강쇠에게 만큼은 큰 화를 입혔던 것이다.
  • 방송의 성표현(외언내언)

    대학교수 ㅈ씨가 아주 떫은 얼굴로 찾아와 『이래도 되는거냐』며 푸념을 했다.그를 분노하게 만든 장면은 이런 것이라고 했다. 사회자가 『생각이 있을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하고 물으니까 출연자는 『…발로 툭툭 건드리기도 하고…』라고 대답하더란다.멋모르고 켠 화면에서 나온 그게 무슨 프로인지 처음엔 잘 몰랐는데 알고보니 성인프로였고 「생각난다」는 것은 「방사」의 염의를 뜻함을 다음 순간에 알아차렸다는 것. 방청주부들이 까르르 웃어가며 합세하는 이런 진한 프로가 있다는 걸 그제야 알았는데 어쨌거나 기분이 매우 불쾌했다는 것이다.안방 깊은 곳에 둔 빨지 않은 속옷을 강제로 빼앗겨 저자판에 내걸리게 한 것같은,농락당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게다가 ㅈ씨는 최근에 성혼시킨 아들며느리를 집에 두고 「교육」중이다.어른을 공경하고 예의로 모시고,어른은 자애와 기품으로 자녀에게 사표가 되기를 권하는 것이 우리사회다.사회가 그렇게 합의한 윤리와 규범을 적극적으로 깨는 짓을 공공방송이 해도 되느냐고 ㅈ씨는 항의한다.그런 천박한 방법으로는 에로티즘의 미적 승화작용도 「활성화」도 안된다는 것이었다. 출연한 주부를 최면상태로 만들어 『한달에 한번도 안해요』같은 고백을 하게 만들고 즉석에서 남성을 검사하며 시까스르는 장면까지 연출한 프로그램이 방송위원회의 경고를 받았다. 외국의 심야프로는 그보다 더한 소재를 다루는데 우리는 제약이 너무 심하다는 말로 방송제작진들은 항변하겠지만 ㅈ교수의 말처럼 우리에게는 우리가 합의한 덕목같은 것이 있다.공공방송이라면 그것을 고양하는 방향으로 제작에 임하는 것이 옳다. 그 안에서 에로티즘의 미학과 품위를 살리는 소재와 기법이 있을 것이다.아직 우리 사회에는 ㅈ씨의 정서와 공감하는 사람이 다수일 것이다.그런 정서에 부응하며,ㅈ씨같은 항의를 받지않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지혜가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 신성한 교육 천박한 「선거」/안기성 고려대 교수(일요일 아침에)

    얼마전까지만하여도 교육위원 선거제도를 두고 잘 되었느니,못되었느니 하는 일로 시비가 끊일 날이 없더니,또 그 위원 선거의 뇌물공여 문제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그 많은 교육위원이 다 그렇게 뇌물로 선거를 치러 당선되었겠는가마는 신문에 보도된 사건만으로도 마음이 떨떠름한 것은 필자만이 아닌 것 같다.그것은 교육과 관계되는 일에 관여하는 교육위원까지 뇌물로 자리를 사게 되는 오늘날의 세상 흐름에 대해서 실망했던 때문일 것이다.이 땅의 정치문화란 것이 그런 저런 수준에 있다고 해버리면 별로 이해하지 못할 법도 업지 않겠지마는,이 일이 특히 교육과 관련되다보니 그 실망의 정도가 적지 않은 모양이다.우리에게 있어서 교육이란 이제까지 신성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져 왔으므로 그토록 그 교육이 시정의 천박한 상거래로 다루어지는 일에 관대한 사람들은 거의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교육위원을 선거로 뽑아 이들로 하여금 교육에 관련된 문제를 다루도록 제도를 꾸민 것은 교육을 민주화 하자는데 큰 의의를 두고 있었다.어떻든이 제도로 국민의 대표권을 가진 사람이 우리를 대신하여 우리의 교육문제를 다루어 국민의 뜻을 펴 보자는 것이었다.그런데 그 대표권을 돈으로 산 사람으로 그 자리를 메워 이를 다루도록 된다면,이는 오히려 국민의 뜻을 펴기 보다는 그들이 들인 돈을 빼내기 위해 교육의 장을 그들의 상거래의 장으로 만들고 말 것이다. 더구나 오늘날 민주주의의 핵심인 대의제도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그 위기의 하나는 대의제도의 대표자들이 비단 대중선거에서 투표자들에 의해서 선출되었다 하더라도 그들은 그 투표자들의 민의를 대변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들 제한된 소수 대표자들의 이해본위로 정국을 독단으로 꾸며 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뿐만 아니라 그들은 민의를 받들기보다는 대중앞에 군림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그리하여 이러한 대의제도는 소수 독단으로 정국이 자행되는 과두제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이는 대의제도가 더 이상 민주적인 제도로 기여 할 수 없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교육위원 제도 또한 교육문제를 협의하기 위하여 구성된 대의제도의 한 방편이다.여기서도 대표권을 가진 교육위원들이 돈으로 매수해서 되는 꼴이라면 그들은 사람들 앞에 군림해 독단과 전횡을 일삼는 과두제로 가능하게 될 것이다.이 교육위원 제도 역시 민주적인 대의제도를 위협하는 것이 된다. 대의제도의 또 하나의 위기는 전문성의 결여에 있다.더구나 오늘날의 선거제도는 대중의 인기에 편승해 대중매체 등이 만들어 낸 인기인들로 대의기관을 메우도록 되어 있어 노련한 전문성의 인간을 추려주지 못하고 있다.오늘날 산업화와 정보화가 진행된 사회일수록 모든 영역에서 보다 고도화된 지식과 기술로 무장한 노련한 전문인을 요구하고 있다.그러나 오늘날의 대의제도만큼은 그 전문성의 결여로 그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이번 일처럼 교육위원이 돈으로 매수하여 그 교육의 대의기관을 메우게 된 것이라면 결과적으로 우리 교육의 대의기관은 전문성은 커녕 그들의 인기의 정도조차 고려되지 않은 자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다고 할 것이다.이는 말할 나위없이 참으로 우리 교육의 대의제도를 보다 위태롭게 하는 일이다. 우리가 이번의 교육위원 뇌물사건을 걱정스러워 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여하간 어떤 뇌물사건이든 매수하는 사람과 매수되는 사람과의 공범관계에서 비롯된다.이번 일은 우리 교육의 민주적 대의제도의 앞날을 위하여 일벌백계의 조치가 따라야 할 것이다.
  • 인순이와 조영남(송정숙 칼럼)

    인순이와 조영남이 이끄는 KBS 「빅쇼」를 보았다.둘이는 참 잘했다.특히 연분홍물감 들인 모시치마에 흰 모시겹저고리를 받쳐입은 인순이의 모습은 뭐라 말할수 없는 친화감을 주었다.치마말기가 허리께까지 내려오게 입은 이런 입음새는,광주리나 물동이같은 것을 이고 생활하던 옛날 우리네 아낙을 연상시킨다.또아리괴어 머리에 인 것을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채 손은 자유자재로 업은 아기에게 젖도 빨리며 잰걸음으로 걷고,행주치마를 가뜬하게 동이면 민첩한 부엌동자를 할 수 있는 무한히 능력있는 매무시다. 비록 연분홍 치마에 반짝이는 스팡클을 달아 「무대의상」화하기는 했지만 옛날 아낙네 특유의 인상을 고스란히 풍기게 하는 이런 의상을 누가 연출한 것일까,그것도 인순이에게.이제니까 말이지만 인순이는 흑인 혼혈이다.그가 치마저고리를 입은 모습에 아직도 우리 마음이 그리 편안치는 않다.그런데 이날 차림은 흡사 들일로 얼굴이 많이 탄 우리네 시골 누님이나 아주머니같이 제대로 어울렸다.그러고서 콧소리섞어 동백아가씨를 부르고 한이 철철 넘치게 칠갑산을 불러제치는 모습은 기가 막혔다.그리고 노래 사이사이에 섞이는 그 유쾌하고 귀여운 재롱은 안방을 환호케 했다. 인순이.그의 예명에는 성이 없다.미국인 흑인주둔군이었던 그의 아버지에게서는 이씨성도 김씨성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지난 50년 우리의 한많은 현대사가 낳은 슬픈 딸이다.외국인에게 우리네처럼 배타적이고 더구나 피부색이 검은 사람들에게 우리네처럼 적의에 가까운 경계심을 가진 민족도 없다.너무도 잦았던 침략의 시련에서 딸과 누이와 아내조차 지키지 못했던 한이 지독한 콤플렉스가 되어 그 반작용으로 유난히 가혹한 혼혈 적대의식이 낳아졌는지도 모른다. 인순이는 그것을 전신으로 겪은 가엾고 가슴아픈 우리의 여식이다.그런 인순이가 이렇게도 밝게 노래하면서 이렇게 예쁜짓을 하여 우리를 위로하고 있다.그의 혼혈을 우리는 이제 더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었고 이질감도 들지 않게 되었다.지금쯤은 연분홍치마입은 그의 등을 도닥도닥 두들겨주며 『이만큼 오느라고 얼마나 힘들었겠느냐,애썼다』고 말해주고싶다. 그날 두사람은 「유행가」라고 통칭되는 우리가요만을 불렀다.인순이가 부르면 우리 가요의 분위기가 달라진다.목로집 작부가 불러 간드러지게 넘어가야 어울릴 것같은 가요도 팔뚝이 실팍한 우리들의 씩씩한 어머니나 아주머니의 노래처럼 당당하고 흥겹다.몇삼년이 지나도록 친정은 커녕 다니러 오는 친정오라비 구경도 못하지만 억척스레 시집을 일궈가는 당당한 며느리처럼 부른다.「홍도야 우지마라」조차 시들시들 지친 퇴기가 아니라 한은 내포되었으되 밝은 미래의 빛깔이 나게,인순이는 그렇게 부른다.『두손 꽁꽁 묶인 채로』 붙들려가던 지아비를 백년이고 천년이고 살아만 있으라고 비는 그의 「한많은 미아리 고개」는 우리에게 카다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조영남에 대해서는 말하기 새삼스럽다.우리 연예계에서 그의 자리를 누가 대신할 수 있겠는가.적당히 잘못생겼고 적당히 어눌하고 「오 솔레미오」를 클래식 성악가 못지않게 부르지만 『천두웅사안‥』 박달재를 부르기 시작하면 우리로 하여금 금방 기쁨과 흥겨움에 푸욱 잠기게 하는,그 범상한 비범.몇겹 숨겨진 안쪽에서 지성이 슬몃이 기어나와 우회로 출몰한다.서툰듯 위장된 그의 「객적은 수작」은 가시나무정글 속같은 현실의 혼미에 빠진 우리의 상처가 위로받는다. 살기가 번득이는 비수같은 말들을 천박한 속언으로 마음껏 농하며 상대를 난도질하는 정치권의 떠도는 적의들이 있고 그것들이 누구든지 베어서 유혈이 낭자한 상처를 증폭시키는 오늘의 우리를 그들만큼이라도 위로해주는 일이 달리는 없다.서툴지만 열심히 일은 하고도 수사학에 무능하여 바보스럽게 딴지걸려 나뒹구는 사람들을 바라보기에도 지친 우리도 그들 노래로 위로받는다. 도무지,우리는 왜 이리도 노래를 좋아하고 잘 부를까.「두만강 뱃사공」을 들으며 사할린서 온 동포도 남미에서 온 동포도 눈물이 그렁그렁하여 따라 부르고 「고향초」를 따라 부르던 북미서 온 멋쟁이 교포의 눈에서도 눈물이 철철 흐른다.어디를 가나 민족을 하나로 엮어주는 이 질깃질깃한 정서는 누가 뭐래도 우리만이 지닌 대화합의 인자다.어디서든 모여앉아 박수치며 부르기 시작하면금방 몰입하는 이 확실한 동질성을 에너지로 삼으면 해묵은 적개심도 누대로 쌓인 한도 화해의 용광로에 녹일 수 있는 힘,그 인자. 노래방 열기를 집대성하고 승화시켜 「열린 음악회」도 「빅쇼」도 성공시켰듯 이제 우리에게는 화합이,대화합이 필요하다.어쨌든 우리는 여기까지 왔고 이만큼 이뤄냈다.뉴스머리를 탕칠하는 그깟 정치기류같은 것일랑 묵살하고 인순이 조영남과 함께 우릴랑은 웃으며 박수치며 화합으로 새로운 시대를 창조해나갈 「빅쇼」를 꾸밀수 있지 않겠는가.
  • 백화점 거듭나야 한다(사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이후 백화점마다 안전점검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백화점들은 옥상에 쌓아 놓은 각종 물품더미를 치우고 비상통로에 보관해 오던 각종 상품과 반품을 다른 곳으로 옮겨 놓고 있다고 한다. 백화점들의 이런 일은 안전점검이라기 보다는 상식에 어긋난 일을 시정하는 것에 불과하다.지금까지 비상시 고객이 대피해야 할 비상통로에 물품을 쌓아 놓은 것은 그 자체가 명백한 불법행위다.고객에 대한 안전과 서비스는 외면하고 법을 어기면서 매출액만 올리면 된다는 업계의 「매출지상주의적」사고와 자세가 삼풍백화점의 경우와 같은 참사를 빚어낸 것이다. 백화점 업계는 이번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새로 태어나야 한다.안전관리에서부터 판매방법과 교통혼잡 등 그동안 물의를 일으켜온 제반문제를 근본적으로 바로 잡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건물의 안전도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은 물론 화재 등 비상시 고객의 안전대피를 위해 전종업원을 상대로 철저한 교육을 시키고 안전관리 수칙조차 모르는 일용직직원(아르바이트)은 채용을 가급적 억제해야 한다. 백화점업계는 이번 기회에 판매방법도 개선할 것을 촉구한다.그동안 업계는 바겐세일 행사를 위해 별도로 상품을 제조하거나 세일 때 가격을 고려하여 평상시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얄팍한 판매방법을 동원하기도 했다.또 백화점의 일부 코너는 외제상품의 전시장 역할을 해왔다.이번에 사고가 난 삼풍백화점의 전자제품코너는 70%이상이 외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업계는 앞으로 고객을 속이거나 과소비를 조장해서라도 돈만 벌면 된다는 천박한 상혼을 버려야 한다. 또 백화점은 동시 다발적인 세일행사를 벌여 교통혼잡을 가중시켜 왔다.세일기간을 분산시켜 시민들의 교통난을 덜어주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경찰당국 또한 차량흐름에 지장을 주고 있는 백화점앞의 좌회전 차선과 U턴 차선을 재 조정할 것을 촉구한다.
  • 문화재 감각(외언내언)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이 호텔 뒤쪽에 있는 사적지 234호 아차산성일대에 송수관공사를 하면서 3백여m나 산성유적을 훼손시켜 물의를 빚고 있다.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보다 없어진 산성유적은 다시는 복원할 수 없는 문화재라는 점에서 아쉽고 답답하다. 문화재로서가 아니라 관광소재로서도 아차산성은 상당히 괜찮은 대상이다.고구려 평강공주와 바보온달 이야기의 주인공인 온달 장군이 수와의 대결을 앞두고 전략상 신라를 먼저 제압하려 나섰다가 전사한 장소가 바로 아차산성이다.고구려 실지회복의 꿈이 잠겨있는 역사의 배경이기도 하다.그러니까 워커힐은 아차산성을 스스로 다듬어 판촉프로그램으로 삼았어야 옳았을 것이었다. 우리의 문화재 감각은 참으로 심각하다.무엇보다 역사의 이야기가 담긴 장소나 표적들을 문화재로 보는 관점이 국민적으로 부족하다.이는 그동안 문화재관리가 주로 실증주의적 입장에서 이루어져 논증적으로 확인되는 유물만을 주요문화재로 인식시켜 온 태도에도 책임이 있다.박물관 전시품이 아직도 대부분 접시나 구슬같은 것으로 구성되는 이유가 바로 이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사람들이 여행을 다니는 목적은 개별유물뿐 아니라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터전들을 보기 위해서다.그 터전들은 또 대개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이기 마련이지만 그럴수록 역사를 회상하는 상상력은 자극되고 자신의 느낌을 통해 더 잘 기억에 남게 된다.우리에겐 지금 이 역사의 터전들이 묵살되고 있다는 문화재인식의 본질적 맹점이 있다. 워커힐에서 무심히 산성을 허물면서 이곳은 우리의 사유지다라고 말하는 것도 우리문화재 감각에서는 하나도 이상할 게 없을지 모른다.하지만 이제는 문화를 가져야 호텔영업도 된다는 것을 깨달을 때이다.「천박한 관광객」을「진지한 순례자」로 만드는 일이 곧「관광의 문화화」인 것이다.
  • 상품광고 갈수록 야해진다/낯뜨거운 외설성 장면·충격적 문구 남발

    ◎의류·식품·가전 등 전제품 확산/청소년 건전 성모럴 형성에 악영향/광고인 자율규제­언론매체 통제 시급 「자본주의의 첨병」으로 불리는 상업광고가 최근들어 「외설의 첨병」으로 변모하고 있다. 「○월○일 옷을 벗겠습니다」는 선전문구를 곁들인 내의 선전광고에서 청바지를 발목까지 내린 여성의 하반신을 보이고 있는 호출기광고,컴퓨터모니터 바깥으로 여성의 두 다리가 튀어나온 컴퓨터광고,여성들의 엉덩이를 둘러모아 부각시킨 전자제품광고등 낯뜨거운 상품광고가 범람하고 있다. 서울YMCA의 조사결과 최근 한달동안만 30여종의 외설성 광고가 등장했다. 특히 속옷,술 등 성인용 특정 상품 등에서 종종 등장하는 외설성 광고가 청소년 등이 즐겨 찾는 음식,의류 등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특성과 무관하게 확산되고 있다.벗기기의 대상 역시 남성까지 확대되는가 하면 남녀의 성행위를 연상케하는 퇴폐적 분위기의 광고 또한 적지 않다. 더구나 상업광고(CF)유행어에 민감한 청소년들은 학교에 누드사진으로 착각할 만한 외설성 광고물을 가지고다니거나 유행어를 확산시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서울 D중학교의 김모교사(28)는 『많은 학생들이 「성적 자극을 받기 때문에 야한 광고가 좋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 광고가 판단력이 미숙한 청소년기의 성관념 형성에 악영향을 끼치지 다국적기업이 이같은 외설성 광고의 범람을 부채질하고 있다.최근 흑인남성,백인여성,황인아이의 파격적인 누드사진으로 충격을 주었던 한 다국적기업의 골프웨어광고는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원 강소라(25·여)씨는 『벗기기광고가 상품의 특성을 잘 드러낼 수 있다면 오히려 발전적인 시도일 수 있다』며 『그러나 전혀 엉뚱한 상품광고에까지 사용된다면 천박한 상업주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외설성 광고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저질 광고의 차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광고가 충격적이고 과감할수록 소비자들의 구설수에 오르면서 광고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는 효과를 거둔다는게 광고업자들의 분석이다. YMCA광고감시단의 백미숙(36)간사는 이와 관련,『최근 벗기기광고는 도덕적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을 뿐더러 창의성마저도 잃고 있다』고 지적하고 『창의성을 통해 더좋은 광고를 만들기 위한 광고인들의 노력과 직업윤리의식이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아울러 미국광고협회(AAA)가 외설의 기준을 「자신의 아내·누이·딸이 모델이 되더라도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러울 수 있는 정도」로 규정하고 있듯 자율규제를 위한 원칙을 세우고 이에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외설광고를 거부하는데는 언론매체가 함께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불특정 다수가 접할 수 있는 TV·신문은 좀더 엄격한 원칙을 정립,광고업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 부분을 매체에서 통제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 해방거리 김활란식 개량한복 “물결”/유행으로 본 세태변화

    ◎6·25땐 밍크코트·귀금속 걸치면 처벌/드럼통펴 만든 첫 국산차 「시발」 등장/군낙하산으로 만든 여성속옷 “불티”/45∼50년대/붕어빵 먹고 걷는 「재건데이트」 유행/정전·단수 빈번… 집마다 양초필수품/60∼70년대/5공시절 9시 TV 「땡전뉴스」에 국민 “신물” 역사란 거창한 사건의 나열만은 아닐 것이다.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사건이란 역사의 책갈피 속에 숨어있는 그 시대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투영일 뿐이다.우리의 현대사도 마찬가지다.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뭉뚱그리면 아마 책에 씌어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근엄하게 씌어진 역사책만으로는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복원하지 못한다.흔히 흥미거리로만 치부되기 쉬운 과거의 생활상은 이처럼 깊이있는 역사인식을 위해 더없이 훌륭한 보조수단이 된다.광복 50주년을 맞아 그 반세기 동안 생활상의 조각들을 한데 모아보기로 한다. 1945년8월15일 일왕 히로히토가 떨리는 목소리로 무조건 항복을 선언하자마자 터져나온 것이 가수 남인수의 「감격시대」였다.그 시대 한일관계는 곧 「너의 불행이 곧 나의 행복」인 셈이었다. 광복은 여성들의 의복에도 왔다.「김활란 스타일」의 개량한복이 거리를 휩쓴 것도 이 무렵이다.그러나 물자가 귀했던 만큼 일본식 「몸뻬」도 사라지지 않았다.「몸뻬」차림의 여자들이 왜색을 일소하자는 운동이 벌어지자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미군정이 실시되자 미군부대 주변을 전전하는 새로운 여성층이 등장했다.이에 대한독립촉성국민회는 『민족의 체면을 팔아먹는 천박한 여성들은 깨끗한 삼천리 강산으로부터 말소시켜야 한다』는 담화를 냈다.이 담화는 「말소」해야 할 여성을 「외인 승용차에 동승하는 여자,껌을 씹으며 거리를 방황하는 여자,괴상한 두발(파마머리)과 화장을 하는 여자」로 예시했다.요즘 이 기준을 적용하면 삼천리 강산에 남아있을 여성이 거의 없는 셈이다. 이런 상황 아래 6·25가 일어나자 「감격시대」를 불렀던 남인수는 다시 「가거라 삼팔선」을 지어야 했다.「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로 시작하는 「전우야 잘자라」가 전우를 잃은 슬픔과 함께 잃었던 땅을 다시 찾는 안도가 담겨 있었다면 「단장의 미아리고개」는 이산가족의 아픔 그 자체였다.그 아픔은 다시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로 이어졌다.또 전국 각지에서 임시수도로 모여든 피란민의 애환을 담은 「이별의 부산 정거장」은 이북 출신의 이른바 「삼팔 따라지」들에게는 더더욱 남달랐다. 그러나 그 피란의 와중에서도 정치판에는 사사오입,막걸리 선거,피아노 표가 판을 쳤다.시중에는 또 마카오 복지 등 사치스런 옷감이 범람해 당시 신문에는 「당신의 옷차림은 전시생활에 알맞습니까」라는 글이 실리고 「전시생활 개선법」이 만들어져 밍크목도리와 귀금속을 착용하면 처벌당하기도 했다. 물론 대다수 국민들은 극도의 내핍에 적응했고 이에따라 유엔군으로부터 흘러나온 「유엔잠바」와 「KJP패션」이 가장 유행하는 옷차림이었다.「KJP」란 바로 「구제품」의 약자였다. 1953년경에는 나일론이 들어왔다.값싸고 질긴 나일론은 순식간에 보급됐고 반투명의 흰 나일론으로 된 군용 낙하산 기지가 젊은 여성들의 블라우스와 속옷으로 「화려한 변신」을 하기도 했다. 1955년에는 국산자동차 제1호인 「시발」이 나왔다.「시발」은 미군으로부터 불하받은 지프의 뼈대에 드럼통을 펴서 씌운 차였다.엔진과 변속기 등 중요부품은 물론 미제 지프 것을 썼지만 국산화율은 50%나 됐다고 한다. 이승만 정권은 1960년3월15일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한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당시 야당의 구호는 『썩은 정치 물러가라』.이에 대한 자유당의 반응은 『썩었으면 어떠냐,별 놈 다봤다』라는 한마디로 「막가는」것이었다.이같은 후안무치는 곧 이승만 자신의 외침처럼 「한데 뭉친」 국민들에 의해 4·19로 응징됐다. 4·19는 1년만에 「중단없는 전진」을 내세운 박정희의 5·16으로 물거품이 된다.「혁명정부」는 「재건」으로 「민생고를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이 때 유행하던 「재건 데이트」는 기껏 붕어빵이나 먹으며 하루종일 걸어다니는 데이트를 의미한다.그 만큼 국민들에게 고통을 요구하는 시기였다. 박정희 정권은 출범 2년이 채 못된 1963년 이른바 4대 의혹사건을 일으킨다.최초의 국산차 「시발」이 운명을 다한 것도 이 사건 때문이었다.한창 인기를 끌던 국산차 「시발」은 일본 닛산의 「블루버드」를 조립한 세단형 「새나라」가 나오자 운명을 다할 수 밖에 없었다.박정희 정권은 당시 국내사업가도 아닌 재일동포에게 자동차공업을 독점하는 특혜를 주었던 것이다.김종필씨가 이 사건으로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면서 외유길에 오르며 남긴 「자의반 타의반」은 지금 고사성어의 반열에 들만한 고전이 됐다. 60년대는 아직 전반적으로 사회가 안정되지 못했다.지금은 몇시간만 정전이 되어도 신문 사회면에 대문짝만하게 보도 되지만 당시는 정전이나 단수는 항다반사였다.집집마다 양초가 필수품이었고 밤에만 물이 나오는 고지대 주부들은 물을 받느라고 새벽을 밝혀야 했다. 그런가하면 70년대까지 입석버스에는 문이 두개로 차장도 둘이었다.여차장들은 저임금속에 끊임없이 수입을 가로챈다는 이른바 「삥땅」의 의심을 받으며 버스회사의 남자직원들보터 몸수색을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그래서 어느차장의 『청량리 중랑교가요』라는 외침이 『차라리 죽는게 나요』라는 절규로 들리던 시절이었다. 새마을운동은 1970년에 본격화되었다.「새마을노래」를 귀가 따갑게 듣기시작한 것도 이 때다.「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1990년대 초반까지도 마을의 새마을회관에 높이 내걸린 스피커를 통해 국민들의 새벽잠을 깨웠다.이 노래는 어느 틈엔가 폐차 직전의 낡은 쓰레기차에서나 가끔 들을 수 있는 노래가 됐다. 박정희 정권은 1972년 「10월 유신」을 선언하고 국민들을 더욱 옥죄어 나갔다.1975년에는 금지곡이 양산됐다.「아침이슬」은 물론이고 『자 떠나자 고래잡으러…』로 시작하는 「고래사냥」까지 묶였다.박대통령을 「고래」로 착각했던 것일까. 박정권은 마침내 「그 때 그사람」이라는 노래가 흐르는 가운데 울린 몇발의 총성으로 1979년10월26일 막을 내렸다. 전두환대통령이 취임한 것은 1980년9월1일이었다.TV에서 9시 시보가 울리자마자 곧 『전두환대통령께서는…』하는 「땡전뉴스」가 시작된 것도 같은 날이었다. 그러나 이날부터 대통령과 닮았다는 이유로 「금지인물」이 된 탤런트도 있었다.1960년대 중반에 발표된 김상희의 「대머리 총각」도 이 시기에 나왔다면 금지곡이 되었음은 물론 작사가 작곡가 가수 모두가 보안사가 운영하는 「서빙고호텔」에서 한동안 숙식을 제공받았을 것이다. 이어지는 군 출신 대통령에 대한 편치 않은 국민감정은,당시 청와대에서는 영화 「사관과 신사」를 「토관과 신토」로,미당 서정주선생을 「말당선생」으로 읽는다는 우스개를 낳았다.연희동에서는 아직도 「신사불이」를 위해 수입식품을 먹지 않는다던가. 전대통령으로부터 배턴을 이어받은 노태우대통령과 그 이후 시대는 과거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까운 현실이다.그러나 이 시대도 불과 얼마뒤면 다시 과거사가 될 것이다.한 시대의 평가는 이처럼 공식적인 역사기록 속에만 남는 것은 아닌 것 같다.
  • 품위 잃은 여야 성명전(사설)

    좋은 정치는 섬세한 언어의 짜임새에서 비롯된다.그러나 불행하게도 오늘의 우리정치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정치인들이 구사하는 언어의 황폐성이 그것을 말해준다.스스로 잘해서 올라가기보다는 상대방을 깎아내려야 자기가 돋보이는 것같은 착각이 우리의 정치풍토를 휩쓸고있기 때문이다. 12·12문제로 국회가 장기공전하면서 여야 대변인들이 쏟아내는 원색적이고 저질스런 논평과 성명은 가뜩이나 답답한 정치현실을 더욱 공허하게 만든다.당의 공식입장을 전달하는 창구로서 대변인의 말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도 드물다.더구나 장기 대치국면이 계속되고 있는 오늘의 정치상황에서 여야의 입에 신경이 쏠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지금은 대변인의 성명·발표만이 표면에 나타난 유일한 정치행위로 존재하는 형국인 것이다. 대변인은 당론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이 주된 기능이지 개인적인 생각이나 입장에서 상대방을 비하하는 일에 몰두해서는 안된다.대변인의 말은 특정한 개인에게 겨냥된게 아니라 전 국민을 향해 외치는 소리란 점에서 그것이지니는 내용은 물론 용어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배려와 주의가 요구된다.천박한 말은 상호불신만 가중시킨다는 사실은 당사자들이 너무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공당의 입으로 간주되는 대변인의 입씨름은 오히려 짜증마저 나게 한다. 대변인의 말 한마디가 여야관계를 악화시킨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또 품위있는 한줄의 성명이 꼬인 정국을 타개시킨 예도 마찬가지다.민주국가에서 여야관계는 상대를 타도해야할 적대관계가 아니다.국정을 함께 논의하는 경쟁관계일 뿐이다.그러기에 상대를 존중하는 예의를 갖추는 것은 곧 자기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행위로 귀착된다. 정치인들의 말의 수준은 그 나라 정치수준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대변인을 포함하는 여야당국자는 물론 국회의원들의 국회발언도 이제는 정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적절치 못한 표현,사실과 다른 내용,자극적인 험담과 도를 지나치는 허구등은 이제 자제 되어야 한다.평상인도 꺼리는 거친 감정적 표현을 일부러 골라 당의 공식의견처럼 개진하는 그런 투박하고 째째한 정치행태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그보다는 정치실종과함께 장기공전하는 국회를 함께 걱정하며 조속한 돌파구 마련에 보다 관심을 갖는 그런 생산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돌아 가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 「너에게 나를 보낸다」/“냉소적 웃음과 묘한 침묵이 교차”

    ◎“영상 쿠데타”“포르노 영화” 엇갈린 반향속 관객 쇄도/뒤틀린 가치관·소비사회에 경종/전회매진 기록… 관객 90%가 20대초 젊은층 『현대사회에 대한 조소와 야유가 가득차 있는 작품으로 차라리 통쾌하다』『역겹다.영화를 보면서 당혹감과 낯뜨거움을 감출 수 없었다.포르노그래피라기 보다 반사회적인 영화인것 같다』『문화적 도발이자 영상쿠데타다』 지난 1일 개봉된 장선우 감독의 영화「너에게 나를 보낸다」(「기획시대」제작)가 관객들의 극단적인 반응속에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롯데월드를 비롯 서울시내 5개극장에서 동시개봉된 이 영화는 연휴 3일동안 3만6천명의 관객을 동원,전회매진의 기세를 올리고 있기도 하다. 도덕불감증 환자인 「바지입은 여자」(정선경 분)는 엉덩이가 예뻐서 슬픈 여자다.자신을 몰라주는 세상에 화풀이라도 하듯 시도때도 없이 그 유일한 무기를 열어 제친다.뿐만아니라 이 영화에는 각종 변태적 성행위가 직설적으로 그려지며 걸개그림을 연상시키는 거친 애니메이션 영상이 2분 가까이 펼쳐져 온갖 추악한성적 상상을 다하게 한다.이렇듯 에로티시즘의 미학과는 별로 상관없는 듯한 외설적인 분위기가 영화 전편을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그 가벼운 포장 뒤에 감춰진 현대사회의 전도된 가치체계에 대한 경고와 소비중심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발견하게 될때 우리는 또다른 영화적 진실과 만나게 된다.영화 중간중간에 터져나오는 탄성,냉소적인 웃음과 함께 묘한 침묵이 엇갈리는 객석의 공기만 봐도 이 작품이 한갓 눈요기용 포르노가 아닌 웃음속에 칼날을 숨긴 고도의 상징적인 영화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진지한 글쓰기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고 있는 「나」(문성근 분)가 모기관의 사주에 의해 「불타는 침대」란 도색소설을 쓰게되는 뒤틀린 상황과 변태술집 풍경이 간단히 「구토」의 이미지로 처리된 것은 매우 함축적이면서도 선명한 영화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 영화가 추구하는 이념이나 시도가 아무리 해체주의적이고 실험적인 것이라해도 그것이 영화적 허점까지 덮어주는 것은 아니다.『공륜심의 사상 가장 충격적인 한국영화』란 얘기를들었던 작품인만큼 이 영화속에서 전개되는 목소리나 행태는 너무 거칠고 강렬하고 직선적이다.어찌보면 성이라는 도구를 통해 현대사회의 병적징후를 조소하는데만 몰두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영화는 럭비공처럼 천방지축으로 튀는 데가 분명 있다.하나의 예로 화장실 섹스장면은 「화면단축」의 흔적은 보이지만 그 동물적 잔상은 여전히 남아 개운치않은 뒷맛을 준다. 그러나 매회마다 전체 객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20대 초반의 신세대 관객 대부분은 극장문을 나서면서 『천박한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온 자신이 부끄러워졌다』는 호의적 반응을 이 영화에 보낸다.장선우 감독 특유의 감각적 스타일리즘이 주효한듯 싶다. 어쨌든 장감독이 이미 연출했던 「경마장 가는 길」같은 지적인 넋두리 영화에 「화엄경」의 묵직한 메시지를 덧씌운 듯한 이 작품은 최소한 「막가는」영화라기 보다는 꼼꼼하게 계산된 연출에 의한 영화라는 느낌이 짙다.그것은 일정한 방향감각없이 좌충우돌하는 무차별적인 야유와 풍자 역시 더듬이를 상실한 현대인의 삶을 표현하기 위한 세심한 배려로 읽혀지기 때문이다.
  • 재클린/김홍명(굄돌)

    고케네디대통령과 함께 전세계의 대중앞에 화려하게 등장했던 젊은 미모의 재클린.유창한 화술과 세련미를 갖춘 퍼스트 레이디의 표상이었던 그녀는 몇년후 달라스에서 남편을 잃고 다시 몇년후에는 선박왕 오나시스의 부인이 되었다.그리고 7년만에 별다른 유산을 상속받지 못한 채 다시 대중앞에 사라진 것은 70년대 중반이었다.이제 그녀는 죽음으로 화려하고 파란만장했던 일생을 끝맺었다. 진정한 퍼스트 레이디,젊은이의 우상이었던 재클린.그 우아한 모습,미묘한 얼굴,헤아리기 어려운 눈빛,그리고 세련된 말씨와 몸짓은 그 시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재클린은 인생수업은 쌓았으나 정규 대학교육은 받지 않은 듯 보여진다.그녀의 아버지 부비에씨는 그녀에게 파리의 숙녀학교에서 어떻게 하면 상류사회에 걸맞는 매너와 교양을 습득시킬 것인가를 생각했었다.위대한 정치가,세계의 운명을 짊어질 사람의 반려로서 필요한 것은 스스로의 능력과 결정보다도 그에게 용기와 상식을 불어넣는 것이라는 듯 그녀는 대통령부인으로서 손색이 없었다.그러나 이제 구세대의 여인상 재클린이 떠나고 그 자리에는 독자적인 신세대의 여성상 힐러리가 들어섰다. 재클린은 비록 재혼했지만 평생을 통해 무수한 언론의 눈을 통해서도 별다른 스캔들에 휩쓸린 적이 없었다.우리 주위의 여성들이 온갖 알 수 없는 시대병을 앓고 있는 그 시간,그녀는 자신의 긍지와 케네디집안의 체면을 지켰다. 그러기에 그녀는 이제 알링턴의 케네디곁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과 추모를 받으며 진정한 퍼스트 레이디로서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현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인의 천박한 사고 속에서는 오늘을 지켜 내일에 남는 자세가 돋보인다.재클린은 그녀의 방식으로 이 시대를 지켜간 셈이다.
  • 수익사업 열올리는 러 박물관/정부지원 끊겨 보수공사 엄두도 못내

    ◎기념품점 개설·해외자본 유치 안간힘 소연방 붕괴이후 문화관련 예산의 대폭삭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러시아 박물관들이 옛 명성유지를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다. ○명성유지 골머리 슬라브문화의 정수를 간직,세계미술사와 예술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명성을 지켜온 이들 박물관들도 시장경제라는 새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본주의사회의 상업박물관처럼 변신해 가고 있다. 이들 박물관들은 정부 지원이 중단되자 진행중이던 보수공사는 물론 교육·연구·탐사활동도 중단하고 운영기금유치와 새로운 수익사업개발등 박물관 경영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페테르부르크의 국립러시아박물관은 소장품의 해외전시와 박물관내의 기념품상점운영으로 얻어진 돈을 모두 박물관보수공사를 위한 특별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박물관내 상점에선 소장그림의 복사본과 각종 기념품,미술품과 문화재의 사진이 박힌 35달러짜리 티셔츠등을 팔고 있다. ○티셔츠까지 팔아 이 박물관에서 현대미술을 담당하고 있는 알렉산드르 보로프스키씨는수익사업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은 예산부족으로 각종 전시관 보수·확장공사등이 중단된 힘든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예전같으면 천박한 짓으로 비판받고 엄두도 못냈을 수익사업들이 러시아의 거의 모든 박물관들로 확산되고 있다.노브고르드 예술박물관의 경우 지난해 여름 거의 모든 소장품들을 해외전시하는 통에 정작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헛걸음을 해야만 했다. 가장 일반적인 재정곤란 타개책중 하나는 해외지원유치.허미티지박물관의 경우 네덜란드정부로부터 1백20만달러의 시설개선자금을 유네스코를 통해 얻어냈다.이 자금은 소장품보전및 안전시설,조명 등의 개선에 쓰일 계획이다. 예산부족에 따른 해외예술품 구매 중단에 대한 타개책은 주로 개인소장가들의 기증과 그동안 국가적인 이미지등의 이유로 전시되지 못한채 보관창고 속에서 잠을 자야만 했던 약탈예술품들의 양성화.허미티지측은 세계적인 무용가인 러시아출신 미하일 바리시니코프로부터 피카소의 작품을 기증받았고 푸신킨박물관은 약탈문화재의 양성화와 기증자의이름을 전시되는 소장품에 기재하는 방식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러 전역으로 확산 푸신킨박물관의 경우 개인과 박물관소장 약탈문화재등을 모아 2만2천여점의 질버쉬타인컬렉션,로첸코프컬렉션,아르메니아의 그림과 금동제품등의 코너를 새로 신설하는등 큰 효과를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박물관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계속 명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그러나 전국에 흩어져 있는 수백곳의 군소 박물관들은 보전및 안전관리시스템의 부족등 열악한 상황에다 날로 심해져 가는 전문적인 미술품절도,달러가 벌리는 것이면 무엇이나 팔아넘기는 상황에서 상당수가 명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 서점을 문화공간으로/이호림 월간책 발행인(굄돌)

    필자는 바로 이틀전에 독서토론회와 관련하여 해당작가를 비롯한 몇사람들과 즐거운 지방나들이를 가졌었다. 독서토론회는 독자들이 평소에 관심있던 작가와 함께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특히 이번 나들이는 그 어느때와 달리 3시간 가까운 토론시간을 지루함없이 마칠 수 있었다.단하와 단상에서 열띤 논쟁을 벌인 것은 두말할 것도 없었지만 마지막에는 그자리에 참석한 모두가 독서토론회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잘 알수 있었던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토론회 자리는 그간에도 간간히 있어왔던 것이지만 이번 토론회만큼은 몇가지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다.그중 특이했던 점은 그간의 독서토론회에서 보았던 것과는 다르게 그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예단체 소속의 지정 토론자가 참석하여 함께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토론회의 밀도를 한껏 높일 수 있었다는 점이다.즉 전문적인 견해를 가진 평론가가 참여작가의 작품 및 문학적 가치까지를 독자들에게 선명하게 제시해 줄 수 있었다. 이번에 느낀 새로운 현상으로서는 서점 스스로가 자체 매장내에 상설공간을 확보해 놓고 정기적인 독서토론회를 계속 기획하고자 하는 모습이다.이와같은 시도는 서점발전에 매우 중요한 현상으로 볼 수 있으며 앞으로 서점공간이 여타 분야의 공간과 무엇이 다른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서점 스스로가 독자들에 대한 항구적인 서비스 체제를 갖추는 것은 지금도 전국의 생각있는 서점인들에 의하여 계속 확대되고 있다.이는 단지 다른 서점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한 것일수도 있지만 이런 시도 자체가 갖는 긍정성을 생각할때 국내출판문화발전에 밑거름이 된다는 것은 자명하다. 토론회가 끝난후 가능한 사람들끼리 모여 뒷마무리를 하였다.지역에 있는 분들의 한결같은 얘기는 서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방문화를 어떻게 하면 활성화시켜 볼수 있겠느냐에 모아졌다.전통문화의 단절이라든지,천박한 외국문화의 여과없는 유입,그로인한 문화의 도덕적 가치가 소리없이 무너지는 현장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세태등의 지적이 있었다. 그러면 근본적인 해결책에는 어떤것이 있을까. 현재의 서울중심적인 문예활동과 지원정책을 지방에도 적극 배려하고자 하는 국가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이다.그리고 여기에 국가정책지원 못지않게 각지역의 생각있는 사람들의 노력하는 자세가 뒤따라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 청소년 사랑/정복근 극작가(굄돌)

    신문에 가끔 청소년들의 탈선에 관한 기사가 보도되고 나면 청소년들을 꾸짖기 보다는 이해하고 용서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뒤따라 나온다. 거기에 빠짐없이 청소년들이 그런짓을 할수밖에 없도록 나쁜 환경을 만들어준 어른들의 자책이 곁들여지고 사회와 어른들의 몰이해를 규탄하는 청소년들의 항변이 이어진다. 이런 것들이 말하자면 청소년문제 보도의 정해진 양식인 모양인데 이런 기사나 방송을 들을 때마다 나는 혼자 화를 내고 투덜거린다. 비행 청소년들의 탈선과 무례와 방종을 이해하고 용서할뿐 아니라 어른들부터 반성해야 한다니 정말 당치도 않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대구 경북이 어떻느니 지역 패권주의가 어떻느니 하는 천박한 말들이 횡행하는 때에 조금 야비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들 기성세대도 이제는 작심하고 똘똘 뭉쳐서 저 무례하고 사랑스러우며 괘씸하기 짝이없는 청소년들과 당당하게 맞서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리광과 항변과 호소와 사랑스러움에 절대로 굴복하지 말고 끝까지 책임을 추궁하고 예절을 요구하며 잘못을 깨달아 무릎 꿇을 때까지 용서하지 말아서 어른들뿐 아니라 그들 각자가 가정이며 학교,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른들과 동등한 책임이 있음을 깨닫게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청소년들 자신에게도 부모와 스승과 사회를 이해하고 보살피며 기여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서 철없는 반항이 파렴치한 책임회피 일수도 있으며 탈선은 비열한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기 쉽고 감상과 우울증에의 집착은 현실도피의 치사함밖에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서 스스로 자존심을 지키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식과 싸워서 이기는 부모는 없다지만 이런 싸움에서야말로 우리들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의 이기심을 무찔러 기필코 승리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흑색선전 갈수록 기승(이슈조명)

    ◎해명할 여유없는 막바지에 남발/후유증 심각한 정치자해는 그만 『모당의 선거운동원인 대학생이 양심선언을 한다더라』『현직 경찰관이 관권선거를 폭로했다는데…』『안기부요원이 모당에 잡혀있다고 하던데…』 막바지 선거판에 갖가지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 아무도 확인할 수 없고 검증되지 않은 밑도 끝도 없는 얘기들이 유령처럼 전국을 떠돌고 있다. 14일 국민당 중앙당사에서 가진 한 지방경찰관의 소위 「폭로」기자회견이 대표적인 케이스이다.전체 내용인즉 「경찰청장이 각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현대계열사 직원들의 연고지 출장을 차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주장이었다. 국민당측은 하루 전날 「엄청난 사실을 터뜨리겠다」면서 취재진에게 「바람」을 잡았다.그러나 이날 기자회견내용을 「중요기사」로 송고하는 취재기자는 없었다. 각종 선거때만 되면 활개치는 이같은 흑색선전이 더욱 악질적인 것은 상대방에게 해명의 시간을 주지않기 위해 막판에 터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는 페어플레이여야 하며 그래야만 유권자들에게설득력을 갖는다.득표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유권자들을 우롱하는 일이다. 기업활동에 종사해야 할 사원들을 연고지별로 출장보내 불법선거운동을 하는 행위는 마땅히 막아야 할 중립내각의 임무이다. 현대목재에서 보는 것처럼 현대계열사 직원들의 조직적인 지역할당 선거운동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불법행위로 이미 드러났다.중립내각이 아니라 어떤 정부라도 막아야 할 일인 것이다. 물론 공권력의 집행에 있어서 불공정한 대목이 있다면 시정해야 한다.그러나 정당한 불법선거운동 단속을 음해하기 위해 순진한 경찰관을 부추겨 「엉터리 쇼」를 연출케 하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일부 유권자들 사이엔 「혹시나」 하는 호기심어린 심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바로 이러한 유권자들의 여린 심리를 교묘히 이용,단 한표라도 얻어보겠다는 천박한 발상이 한심스러운 것이다. 흑색선전이 난무하게 되면 누가 승리하든 권위에 상처를 입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부천유세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시중에 나돌고있는 소문들을 사실이라고 믿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참,누가 되도 걱정』이라며 근심스런 표정을 지었다. 폭로전은 결국 서로 흠집만을 내는 「막가는」 싸움이다.결과적으로 패자만 있을뿐 승자는 없는 소모전이다. 이제 선거운동기간은 사흘 남았다.아직도 길다면 긴 시간이다.선거가 끝난 뒤에도 할 일이 더 많이 산적해있는 우리의 현실을 각 후보진영은 직시하고 「모두」를 황폐화시키는 흑색선전을 버려야 한다.
  • 내고장 우리것 지키는 사람들(사설)

    그래도 향토를 지키는 이들이 이렇게 있다는 사실이 고맙고 대견하다.사람들이 서울로만 몰려들어 문제는 쌓이고 해결의 실마리는 찾지 못하는 것이 우리현실의 심각함이다.그때문에 도시의 비뚤어지고 천박한 문화의 영향으로 사람들의 심성이 황폐해지고 민족의 아름다운 성정은 거칠고 모질어지고 있다.그런 가운데서도 의연하게 고장을 지키고 가꾸며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고맙고 의로운가. 그런 이들의 공을 발굴하고 현창하려는 목적으로 십년째 이어온 것이 서울신문이 제정한 향토문화상이다.이름없는 시골 아낙의 밭일하는 장단에서 민족의 정서를 채록하고,아마추어들이 마을의 역사를 쓰며 모아온 민족의 정신자산들이 이 상을 통해 빛을 보았고 조상의 가락과 모국어의 지하수가 흐르는 맥을 찾아내어 우리사람들의 자부심을 일깨워주는 공적들을 찾아내어 위로하고 칭찬했다. 향토문화를 일구고 가꾸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은 새삼 말할 것도 없다.서울에만 집중되어 심각한 문화실조의 피해를 입고 있는 고장사람들을 위해 당장 발등의 불만큼 급한 일이고,인구정책이며 주택정책 교육·청소년정책에 이르기까지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다급한 일이다.그보다 소중한 일은 산자락 밭이랑에 묻혀있는 민족문화의 유산들을 찾아내고 보호하는 일이다.유형의 문화재가 시나브로 훼손되어 사라지고,사람들의 기억속에 박혀 있는 갖가지 무형의 문화재가 원형이 변질되고 시들어간다.이들은 모두 우리를 지탱하는 정신의 자산들인데 한번 잃어지면 회생이 불가능하다.게다가 근대화의 바람은 태풍보다 무서운 위력으로 이름없는 풀꽃같은 전통의 자산들을 사정없이 유린한다. 이렇게 황폐하고 불모해지는 우리의 정신문화의 연원을 지키며 살리는 일에 생애를 바쳐온 사람들이 향토문화상의 주인공들이다.특히 올해의 대상 수상자 설창수선생은 그 삶자체가 문화재로 존경받을 만큼 결곡하고 의로운 거인이다.가장 유서깊고 가장 문화제다운 문화제인 진주개천문화제가 그로서 비롯되었고 그에 의해 이어져 왔다.그곳에 살아온 일만으로 고장의 숨결에 문화를 깃들여온,그밖의 여러 수상자 모두가 소중한 분들이다.향토문화 일구기에 바쳐온 그 노고를 기린다. 상으로 발굴하고 말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이 분야에 좀더 많은 관심이 기울어져서 멸실위기에 있는 소중한 유산들이 지켜지고 지방에 사는 삶의 아름다움이 보람으로 인식되는 시대가 올 수 있기를 아울러 기대한다.
  • 외언내언

    『선생이 일찍이 성균관에 유학하였는데 그때는 기묘사화를 겪은 뒤라 사람들은 학문을 꺼리고 실없은 농담이나 주고 받는게 일상습풍이 되었다.하나,선생만은 조심스럽게 몸을 가려 동정과 언행이 한결같이 예법을 따르매 보는 사람들이 비웃었다.더불어 사귀는 이는 오직 인후 김하서 한사람뿐이었다』◆이퇴계의 제자 간재 이덕홍이 그의 스승을 회상하면서 쓴 글이다.이 글에서 하서 김린후의 인품이 드러난다.그의 제자도 아닌 다른 사람이 쓴 글이기에 더욱더 그렇다.참다운 군자의 길에서 벗어남이 없었다는 지인달사가 퇴계.그가 사귀는 「오직 한사람」이 하서였다.그 하서의 제자였던 송강 정철은 평생을 두고 존모하면서 『그의 출처대절은 퇴계도 미칠수 없다』고 찬양한다.◆하서는 성이학의 실천적인 면을 중시하여 성과 경에 치중했던 주경설의 주창자.그래서 후세에 도학자로도 불린다.우암 송시렬에 의할때 기고봉의 학문에도 영향을 주었던듯.그가 쓴 하서의 신도비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국조의 인물에 도학·절의·문장을 겸하여 갖춘 분은 김린후선생이시다.…퇴계가 사단은 이발이요 칠정은 기발이다 하는 설을 발표하자 고봉(기대승)이 깊이 의심하여 선생(김인후)에게 묻고 퇴계에게 논변했으니 소위 퇴고왕복서가 그것이다…』◆제자인 조희문등이 유고를 정리하여 편찬한 것이 「하서집」.거기 책(책문·문과시문으로 정치에 관한 계책을 쓴글)에 이런 대목도 보인다.『…선비가 학문을 함에 있어 문장을 서로 숭상하지 않으면 장구와 구이(천박한 학문)의 말습에 빠집니다.…그래서 벼슬을 얻는 매개로 혹은 영광을 취하는 자료로 삼아 한 이름 얻고 한 관직 얻으면 배운 것조차 버립니다.그러니 풍속이 어찌 아름다워지며 정치가 이루어지겠습니까』◆하서의 동상이 광주 어린이대공원에 세워진다.30일이 제막식의 날.그 후육(김영중씨)이 조각을 해서 뜻이 깊다.그의 수신의 정신이 널리 번져났으면.
  • 외언내언

    빛나는 확신과 보랏빛 희망 속에 올린 결혼도 순식간에 신기루같이 무너지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그럴 바에야 결혼은 안하는 것이 낫다는 후회성 결론을 내릴수도 있다.그런데 결혼을 해보지도 않고 결혼에 대해서 흥미를 잃는 현상이 증가한다고 한다.한국 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를 해보았더니 미혼 남성 39%와 미혼여성 16%만이 결혼을 『꼭 해야할 것』으로 생각할 뿐 『안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젊은이가 의외로 많았다고 한다.◆특히 경제력이 있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현상은 심화하는 것같단다.어차피 여성에게 결혼은 영구적인 「직장」이니까 생활력있는 여성이면 일차적으로 「필요성」은 반감할 것이다.결혼이란 사랑이라는 로맨틱한 의례를 거쳐 이루어지는 아름답고 숭고한 것인데 속물스럽고 천박한 비유로 평가절하를 하는 것이 잘못인지도 모르지만 오늘의 현상은 이미 변하고 있다.◆일본의 여성들이 이혼에서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아이를 자신이 기르는 일 따위가 아니라 남자에게서 위자료를 얼마나 우려낼 수 있을까라는 관심이 우위라는 통계가 최근에 알려졌다.그점,우리도 비슷할 것이다.사기꾼에게 유난히 잘 걸리는 것도 결혼인데 그는 호강스런 삶에 대한 선망때문이다.로맨스이기보다는 거래쪽에 더 가까운 것이 결혼인 것이다.◆이 조사에서 가장 의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사회생활에서의 자율성』이 결혼을 안해도 좋겠다고 생각하는 가장 확실한 이유라는 점이다.이른바 「자아실현」이 결혼으로 방해받는 일이 싫다는 이야기가 된다.그러찮아도 여성의 수가 압도적으로 적어져가는 것이 우리의 이상한 현상인데 결혼같은 것을 우습게 여기는 잘난 여자들까지 늘어가니 결혼하고 싶어도 못하는 남성이 더 많아질 것같다.◆결혼이란 해보지도 않고 단념하기에는 좀 아까운 인생의 매우 좋고 유일한 경험이다.해도 후회하고 안해도 후회하는 것일 바에야 안하고 후회하는 허망함보다는 하고 후회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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