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천문
    2026-02-14
    검색기록 지우기
  • 17일
    2026-02-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0,694
  • [씨줄날줄] 소주 전쟁/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4월 하이트가 진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공정거래위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독과점 여부를 둘러싼 장외 논란이 치열하다. 논란의 핵심은 수도권 맥주시장 점유율 47%로 2위인 하이트(1위는 OB)가 수도권 소주 시장점유율 93%인 진로를 인수하면 기업결합에 따른 포트폴리오 효과로 지방 소주사들이 몰락하게 된다는 것이 지방 소주사들과 OB, 그리고 진로 인수전에서 밀린 대한전선측의 주장이다. 하이트가 수도권에서는 절대 강자인 진로의 유통망을 통해 맥주시장을 공략하고 진로의 점유율이 5%인 영남권에서는 점유율 78∼85%인 하이트의 유통망을 활용해 소주시장을 공략하면 맥주와 소주시장은 ‘하이트-진로’의 손아귀에 놀아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하이트측은 지방 소주는 과거 자도주 시절에 뿌리내린 애향심에 근거하고 있어 소비자의 상품 변경이 쉽지 않을뿐더러 맥주와 소주는 소비시장이 달라 독점력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또 지방 소주사 등의 공세를 피하는 방편으로 진로를 인수하더라도 국내 소주시장은 현상유지하고 중국시장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마케팅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싸움에서 하이트측에는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이끄는 법무법인 지평과 기업결합 분야에 밝은 서강대 전성훈 교수팀이, 지방 소주사 등 연합군에는 법무법인 태평양과 강 전 장관에게 서운한 감정을 가진 김동건 전 서울고법원장이 대표변호사인 법무법인 바른법률, 서울대 이상승 교수팀이 가세하고 있다. 이들은 공정거래법에 대한 해석은 말할 것도 없고 유사한 기업결합에 대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허가 또는 불허 사례까지 제공하고 있다. 하이트측에는 독과점에 대한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미국의 사례가, 지방 소주사 등 연합군측에는 국가간 이해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유럽연합의 사례가 각각의 논거로 제시되고 있다. 하이트가 3조 2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인수 가격을 제시하면서 진로 채권을 헐값에 사들인 골드만삭스 등 외국인 채권단의 배만 불리게 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진로 인수전. 장외 법리논쟁이 가열되면서 공정위의 고민도 깊어가는 것 같다. 공정위의 독과점 판정 저울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구정 이삭]

    ●서울 금천구는 26일(목) 오전 9시30분부터 금천체육공원에서 ‘금천사랑 건강축제’를 개최한다. 영양·운동·금연·절주·건강마당 등 다섯가지 주제로 열린다.(02)890-2428. ●서울 마포구는 26일(목)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2005 장애인채용박람회’를 개최한다.(02)330-2630 ●서울 양천구 26일(목) 오후 3시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 ‘EBS 강사진 초청 대학 입시설명회’를 개최한다. 수능공략법과 수시ㆍ정시 응시요령, 논술ㆍ구술 면접 대비방안 등을 설명한다.(02)2650-3203. ●서울 서대문구는 27일(금) 오후 3시 서대문 문화체육회관 2층 소강당에서 여성복지센터 수강생을 모집한다. 조리사 자격증·가정요리·퀼트와 홈패션·꽃집운영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02)330-1492. ●경기 고양시는 30일(월) 오후 6시까지 홈페이지(www.goyang.go.kr)에서 ‘일산 서구청 홈페이지 이벤트-옥의 티를 찾아라’를 진행한다. 응모자 가운데 홈페이지에서 오류를 가장 많이 발견한 순으로 32명까지 문화상품권을 나눠준다.(031)961-2084. ●서울시는 31일(화)까지 ‘청소년 자연체험활동’에 참가할 중·고교생, 소년·소녀 가장, 복지시설 청소년 15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활동은 7월 22일(금)부터 2박3일간 충남 태안군 살레시오 교육회관 내리캠프장에서 열린다.(02)848-9928. ●서울 종로구 선거관리위원회는 31일(화)까지 ‘공명선거’와 ‘정치자금’으로 지은 4행시를 공모한다. 이메일(debut79@naver.com )이나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당선되면 도서상품권을 받을 수 있다.(02)764-2651. ●경기 과천시는 31일(화)까지 물가모니터 요원 3명을 모집한다. 만 30∼60세인 과천시민이면 지원할 수 있고, 선정되면 물가관련 자료조사·동향파악 활동을 2년간 수행한다.(02)3677-2273.
  • [열린세상] 표류하는 미국의 대북정책/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원 원장

    북한이 핵개발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며칠전에는 함경북도 길주군 지역에서 지하 핵실험 준비로 의심되는 징후가 포착되었는가 하면, 지난 11일에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영변의 폐연료봉 인출 완료를 발표하였다. 그러다 보면 어느덧 북한이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날이 도래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그런데 만일 북한이 실제로 핵보유국이 된다면,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대북정책과 안보정책에서 치명적인 정책실패를 초래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북한의 핵보유는 미국의 안보목표인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와 미국의 본토방위라는 목표에 치명타를 날리는 것이다. 우선 북한의 핵보유 자체가 핵확산을 의미하므로 대량살상무기의 확산방지는 실패한 것이며, 이러한 실패는 좋지 않은 선례로 작용하여 제2·제3의 북한이 나올 가능성을 높인다. 사실 미국의 핵확산 방지라는 목표는 파키스탄이 핵보유국이 되면서 이미 실패한 것인데, 따라서 핵을 보유한 북한을 제2의 파키스탄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욱 정확한 표현이다. 파키스탄의 선례가 하나일 때와 둘일 때는 매우 다르다. 이미 선례가 두차례 되어 버린다면 제3·제4의 파키스탄이 나올 가능성은 훨씬 커질 것이고 그 후보에는 현재 이란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장거리미사일 개발 능력을 보유한 북한이 핵을 가진다면 미 본토가 북한 핵공격의 사정권에 들어오게 되며, 이는 미 본토를 그들이 말하는 불량국가에 노출시키는 것으로 귀결된다. 또 북한이 파키스탄과 중동의 여러 국가와 무기거래를 한 전력을 보건대 북한 핵물질이 테러단체 등 미국에 적대적인 세력으로 이전될 가능성도 더욱 높아지게 된다. 이는 9·11 이후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테러집단으로부터의 핵테러로 연결되는 시나리오다. 테러집단은 불량국가보다 그 행방·행적을 추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볼 때 미국은 안보적으로 훨씬 불안해질 것이다. 둘째, 북한이 핵을 보유하게 될 경우, 미국은 북한의 핵을 포기시킬 만한 뚜렷한 해결방안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북한의 군사적 능력을 고려할 때 무력 공격은 천문학적인 인명피해 때문에 웬만큼 무모한 지도자가 아닌 한 채택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북한이 핵으로 무장되어 있고, 그 핵의 위치가 100%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무력 공격은 북한의 핵보복을 유발할 수 있다. 그 핵보복은 미 본토뿐만이 아니라 동맹국을 향할 수 있어 미국의 동맹정책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다. 그렇다고 북한에 대한 압박을 높이는 것도 효과적인 핵포기 방안이 되기 어렵다. 압박이 오히려 미 본토방위에 더욱 큰 위협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왜냐하면 경제적 압박에 처한 북한은 경제적 손실을 보전하기 위하여 핵물질을 제3자에게 판매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렇게 되면 이는 미 본토방위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전환된다. 압박보다는 오히려 북한에 대한 전통적인 억지가 본토방위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억지전략이 미국의 대북 전략이 된다면 미국은 핵확산방지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 되고, 동맹국들은 북한의 핵위협 속에서 매일 매일 악몽을 꾸게 될 것이다. 또 외부적인 압박으로 인하여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 전에 붕괴해 버린다면 북한 내부의 혼란이 발생하여 핵에 대한 통제력이 상실되고, 그 과정에서 핵이 제3자에게 유출되거나 핵테러가 한반도 및 주변지역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치명적인 정책의 실패를 막기 위해서 미국은 보다 유연하게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성을 띠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2003년 2차 북핵위기의 시작부터 김정일 정권에 대한 불신과 도덕적 혐오로 인하여 북한과의 협상 자체에 매우 소극적이었다. 또 중동문제에 집중하다 보니 미국 자신보다는 6자회담의 다른 국가들이 북핵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제는 미국이 위에서 분석한 것과 같이 난처한 입장에 처하기 전에 하루빨리 북한 핵개발을 현상태에서 묶어 놓고 되돌리는 적극적인 대화에 임해야 할 것이다. 한국정부는 미국에 양국이 모두 매우 어려운 국면에 빠져 들어간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보여 주고 미국에 보다 적극적인 대화를 요청하여야 한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전략연구원 원장
  • “땀 흘리고 경품도 받고”

    서울시 자치구들이 주민들이 참여하는 행사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노원·도봉·용산·강동구는 구민 체육대회와 산행대회 등을 개최한 데 이어 양천·강북·성동·광진구가 체육 행사를, 중랑구는 구민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선수 모집은 끝났지만 예고없이 행사장을 찾아도 다양한 단체 경기에 참여할 수 있다. 볼거리도 풍부하다. 양천구는 14일부터 16일까지 ‘양천 구민의 날 대축제’를 양천공원, 양천문화회관, 안양천 등에서 다채롭게 개최한다. 구민 체육대회는 15일 오후 1시부터 안양천 A축구장에서 열리며,4종목(한마음줄넘기, 지네발릴레이, 스피드특급열차, 작품발표회)이 열린다. 강북구민들도 14일 오전 9시 강북구민운동장으로 가면 ‘제9회 강북구민 문화·체육 한마당’을 즐길 수 있다. 민속경기 및 체육 경기 7종목, 구민노래자랑이 열리고, 체조시범·경찰악대·널뛰기 시범이 펼쳐진다. 이날 참여한 구민 중 추첨을 통해 김치냉장고·TV·자전거 등을 증정할 예정이므로 운이 좋으면 뜻밖의 소득도 얻을 수 있다. 성동구는 20일 오전 9시부터 살곶이 체육공원에서 성동구민 한마당 체육대회를 개최한다.▲줄다리기·한마음달리기·줄넘기·족구·그네뛰기 등 5종목의 주경기와 ▲제기차기·훌라후프돌리기, 투호경기, 공굴리기 등의 부대경기를 치른다. 태권도시범·재즈댄스·사물놀이와 초대가수의 축하 공연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예정이다. 가훈써주기·알뜰장터·어린이놀이공원·건강체크 코너도 마련됐다. 한강시민공원이 있는 광진구는 뚝섬지구 축구장에서 25일 ‘광진구민 한마음체육대회’를 연다. 동별 대표선수들이 나와 오전에 줄다리기·이어달리기·씨름·럭비공 승부차기 예선을 치르고 오후에 결승전을 거쳐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응원전도 펼쳐진다. 중랑구는 16일 오후 2시부터 중랑구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중랑구민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한다.2004년도 중랑구민노래자랑 수상자들의 구성진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 면목1동 사람들의 흥겨운 ‘풍물놀이’, 묵2동의 ‘댄스스포츠’ 공연이 선보이고, 초청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선착순으로 600명 정도 입장이 가능하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8) 18세기 유랑지식인들 정감록을 퍼뜨리다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18) 18세기 유랑지식인들 정감록을 퍼뜨리다

    ‘정감록’이 역사의 표면으로 떠오른 것은 1730년대였다. 그것도 차별의 땅 서북지방에서였다. 정감록은 조선왕조의 멸망을 예고해 조야(朝野)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것인데, 금지령 속에서도 재빨리 전국 각지로 번져 나갔다. 누가, 왜 정감록을 퍼뜨렸는가? 그들은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 이번 호에선 18세기 황해도 출신 술사(術士)인 박서집을 만나 이 문제를 집중 검토하려고 한다.1731년 해주에서 태어난 그는 이미 어린 시절 한글본 정감록을 읽었다. 나중엔 예언에 빠져 정든 고향을 등진 채 홀로 충청도 진천으로 이주하기까지 했다. 그러다가 1782년 정감록 사건에 연루돼 처벌된 사람이다. 박서집과의 대화는 물론 가상 대담이다. 하지만 그가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지어낸 이야기만은 아니다. 필자가 여러 종류의 역사자료를 읽으며 재구성한 것이다. ●술사 박서집 정감록을 발견하다 백:서북지방에서 출현한 정감록이 남부지방에 전파된 것은 대강 언제쯤이었을까요? 박:그건 좀 생각을 해봐야 알겠어요. 하지만 내 경우엔 이랬어요. 난 사실 어렸을 때 집에서 정감록을 읽었어요. 우리 집은 양반은 아니라도 선친께서 까막눈은 아니었지요. 그렇다고 한문에 능통하셨단 얘긴 아니고 그저 ‘명심보감’과 ‘소학’ 정도는 동네 서당에서 배우셨지요. 이유야 자세히 모르겠지만 하여간 우리 집엔 정감록이 있었어요. 백:술사님이 태어난 해가 1731년(영조 7년)이었다지요. 그렇다면 아홉 살 되던 1739년(영조 15년)에 역사상 처음으로 정감록이 문제가 됐습니다. 술사님은 그때 벌써 정감록을 읽으셨나요? 박:아니지요. 열두 살 때 읽었어요. 지금도 그때 기억이 아주 선명해요. 내가 여덟 살 때부터 서당을 다녔으니까 글은 제때 배운 셈이지요. 읍내 서당에서 ‘사서’(四書)도 좀 읽고 해서 문리는 제법 나 있는 편이었어요. 그래도 한문 책 읽기는 늘 까다롭게 느껴졌지요. 그런데 그해 한여름에 설사가 심해 집에서 쉬다 심심해서 벽장을 뒤졌어요. 벽장 깊이 감춰둔 정감록을 발견했어요. 한글로 된 필사본이라 단숨에 읽어 버렸어요. 너무 재밌어 그 뒤에도 가끔씩 꺼내 읽었어요. 백:첫눈에 정감록에 반하신 것 같습니다. 무엇이 술사님을 그렇게 매료시켰나요? 박:아까부터 자꾸만 ‘술사, 술사’ 하고 부르는데 듣기에 별로 안 좋아요. 그건 나를 좀 무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에요. 기왕이면 도사(道士)라든가 거사(居士) 같은 칭호로 부르는 게 좋겠어요. 이래 봬도 내가 실은 못하는 것이 없어요. 아픈 사람에게 약을 처방해 주지, 땅도 좀 볼 줄 알아서 지관(地官)이라고 대접하는 이들도 많았고 점도 칠 줄 알거든요. 백:죄송합니다. 그럼 거사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요새 사람들은 거사님이 살던 18세기를 잘 모릅니다. 그래서 서당에 다닌 사람들은 유교 경전만 읽는 줄로 알고 있어요. 박:틀린 생각이지요. 서당에선 천문이나 풍수에 관한 책을 전혀 가르치지 않지요. 그러나 서당에서 배운 한문 실력을 바탕으로 다들 그런 책들을 읽게 되는 거죠. 훈장님들도 실은 의술이나 풍수에 관한 지식이 풍부해 마을 사람들의 자문에 자주 응하곤 했어요. 나도 한때는 훈장소리까지 들었던 사람이지만 말예요. 백:몰라 뵈었습니다. 훈장님! 그러면 훈장님은 주리론(主理論)이니 주기설(主氣說) 같은 복잡하고 어려운 성리철학을 훤히 다 아시겠군요. 대단하십니다. 박:솔직히 말해 난 그런 건 잘 몰라요. 관심도 별로 없고, 실상 배운 적도 없어요. 내 특기라면 조금 전에 말한 대로 잡학이었어요. 대개 시골훈장들이 다들 그랬어요. 백:아마도 평민 출신 훈장님이라서 더욱 잡학에 강했다는 말씀인가 보군요. 그런데 훈장님은 52세 되던 1782년(정조 6년) 정감록 사건 때 충청도 진천에서 체포되셨잖아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서북의 술사들 남쪽으로 향하다 박:그때 그 이야길 여기서 꼭 해야 되나요? 생각만 해도 지긋지긋하군요. 당시 난 관가에 불려가서 아주 경을 쳤어요. 그건 그렇다 치고 내 본업이야 잡술(雜術)을 파는 사람이었지 어디 점잖은 훈장이라 할 수 있나요. 날 훈장이라고 부르지 말고 그냥 거사라고 불러 주시오. 백:그래요, 거사님. 그런데 거사님은 왜 정든 고향을 떠나셨지요? 박:솔직히 말해 나와 같이 먹물 든 사람이 무슨 낙으로 농사를 짓겠어요? 속이 답답해 절대 안 되지요. 그렇다고 내 처지에 과거에 급제해 무슨 벼슬이라도 하겠어요? 그 역시 아니었어요. 차별 받는 서북지방 그것도 평민 출신인 나로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어요. 정말 답답한 이야기지만 나 같은 사람은 도무지 마땅히 마음을 쏟을 만한 일이 거의 없었어요. 나이 스물을 넘기자 난 점점 노골적으로 사회질서에 불만을 품게 됐어요. 그런 내 모습을 보는 게 서글펐지만 하는 수 없는 노릇이었어요. 물론 나만 그런 건 아니었다고 봐요. 차별이 심한 세상에서 저항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어요. 내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았어요. 백:거사님의 말씀이 이해가 돼요.20세기의 일입니다만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킹 목사는 백인들의 가혹한 차별정책에 맞서 “나에게는 꿈이 있다.”라며 소수자의 꿈과 희망을 부르짖었어요. 일제 식민지 시기 ‘조선인들’이나 1970년대 유신정권 아래서 철저히 소외됐던 특정 지역 사람들도 아마 비슷한 심정이었을 것 같아요. 똑같은 맥락에서 남성 위주의 사회구조 속에서 희생을 강요당해온 여성들의 고통도 마찬가지 일 거예요. 누구든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막다른 길목에 서면 절망하기 십상이겠지요. 박:고통스러운 내 삶에 희망을 안겨 준 것이 정감록이었지요.‘양반 놈들의 조선’이 끝나야 뭐가 돼도 제대로 될 거라는 생각뿐이었어요. 처음에 난 황해도 평안도를 두루 돌아다녔지만 마흔 살 무렵엔 아예 남쪽지방으로 이주했어요. 정감록이 약속한 구원의 땅은 남쪽에 주로 많았거든요. 난 계룡산 언저리를 배회하기도 했고, 삼남지방의 십승지며 수많은 길지를 찾아 일일이 답사했지요. 그렇게 여러 해를 지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됐어요.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들도 적지 않더군요. 백:거사님이 남하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군요. 거사님이 남쪽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도 혹시 서북 출신의 술사들이었나요? 박:그러니까 1770년대였어요. 정감록이 전국으로 퍼져 나갔지요. 바로 내가 관련된 1782년 12월의 정감록 사건만 해도 실은 그 증표가 아닐까 해요. 사건 관련자들은 대부분 서북 출신의 술사들이었어요. 예컨대 반역죄로 죽은 문인방 선생님만 해도 평안도 양덕 출신이었지요. 함께 죽은 문 선생님의 제자 백천식도 참 불쌍해요. 문 선생님은 천문과 점술의 대가였어요. 우린 모두 선생님의 말씀대로 정감록이 예언한 새날이 곧 밝아올 줄로 알았는데 지나고 보니 시기상조였던가 봐요. 백:1782년 내란음모 사건의 주모자 문인방을 선생님이라고 깍듯이 대접하는 걸로 보아 거사님도 그 부하가 분명하군요? 박:문 선생님은 당시 충청도 진천의 산골에 머물렀어요. 진천은 마침 계룡산에서 별로 멀지 않은 데다가 그곳이 십승지로도 손꼽히는 길지랍니다. 특히 목천이 아주 좋아요. 뿐더러 생거진천(生居鎭川)이라 해서 진천이야말로 살기에 가장 좋단 말도 있잖아요. 게다가 삼국통일의 명장 김유신 장군이 잉태된 곳이라지요. 그 서기가 아직 남아 있는 곳이라 문 선생님과 제자들은 진천 땅에 머물렀던 거지요. 백:정리하면 문인방과 거사님은 서북 출신으로 정감록을 충청도에 퍼뜨린 전도사였다는 말씀이 되는군요. 박:우리 말고도 여러 명이 있었어요. 황해도 평산 사람으로 지관을 업으로 삼았던 권택인이란 친구가 마침 기억나는군요. 그 친구는 신형하란 젊은이와 친했는데 정감록을 가르쳐 준 일이 있었대요. 한데 이 신형하란 친구가 1780년대 초반엔 이미 전라도로 내려와서 활동 중이었지요. 나나 문 선생님과 함께 연결이 돼 있었지요. 어쨌거나 우리가 삼남지방에 처음 내려갔을 적만 해도 거기 사람들은 정감록이란 이름만 들었지 내용은 다들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더군요. 그러다 보니 우리가 움직이는 곳마다 정감록이 차츰 퍼져나갔어요. 우린 길지도 살필 겸 직업이 풍수와 점술이라 각지를 떠돌며 돈도 벌 겸 발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어요. 그런데 꼬리가 길면 밟힌단 말이 있잖아요. 전국의 길지를 배회하며 정감록을 선전하는 우리에게 혐의를 둔 사람들이 있었어요. 우린 마침내 관가에 고발을 당했지요. 문 선생님이나 나나 굴비 두름처럼 한데 묶여 역모죄로 엄한 처벌을 받았어요. 우리에겐 세상을 바꿀 뜻이 있긴 했어요. 하지만 역량이 부족해 무엇 하나 변변히 준비한 것은 없었어요. 한데도 반역자란 누명을 쓴 채 관헌에 붙들려가 죽게 됐으니 참 기막힌 노릇이었지요. 백:참 딱한 말씀이네요. 어쨌거나 거사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해지네요. 요컨대 거사님을 비롯한 서북 출신 술사들이 정감록을 전국 각지에 유행시킨 주인공이었단 점은 틀림없군요. ●유랑 지식인들의 사회적 생리와 정감록 박:지금 생각해 보면 나 같은 사람들은 유랑 지식인이라고 불러야 마땅할 것 같아요. 경제적인 기반이 없이 ‘글을 팔아서 먹고 사는’ 사람들이거나 ‘혀를 놀려서 먹고 사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라 늘 떠돌아 다녔어요. 이런 사람들이 미약하나마 하나의 사회세력을 이룬 것은 역시 18세기가 아니었을까 해요. 우리들 가운데 일부는 이른바 몰락한 양반이었지요. 그러나 대다수는 서얼이나 평민이었다고 봐요. 문인방 선생님이나 나는 틀림없는 평민이지요. 우리 같은 사람들이 가난한 하급지식인으로서 연명할 수 있게 된 것은 서당과 같은, 이를테면 사설 교육기관이 전국 어디나 많이 생겼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훈장 목숨은 파리 목숨 같았어요. 요새 말로 고용이 불안정해 늘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다고요. 백:조선의 대표적인 실학자 정약용(丁若鏞·1762∼1836)도 18∼19세기 한국사회에 서당이 많이 늘어난 것을 냉소적으로 기술한 적이 있더군요.“군현에는 각 면마다 수십 개 마을이 있고, 대략 네댓 마을에 반드시 서당 한 개 씩은 있다. 서당마다 한 훈장이 앉아 있는데 글을 잘못 가르치는 시골의 무식한 훈장인 주제에 아이들을 수십명이나 거느린다.”라고 했어요. 박:정약용의 말이 좀 지나친 감은 있어요. 그래도 전국 어디서나 초보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서당이 널리 퍼져 있었다는 말은 분명히 맞아요. 이런 상황이 지속돼 평민이나 서얼 출신의 중하급 지식인이 대량으로 배출됐던 거지요. 바로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았단 이야긴데 우리들은 애초부터 과거에 붙기도 어려웠고, 요행으로 시험에 붙었댔자 벼슬길에 나갈 가능성도 거의 없었죠. 신분과 지역이란 이중의 벽을 좀체 넘어설 수가 없었다는 말이지요. 사정이 그렇고 보니 먹고 살길이 막연해 유랑의 길로 나서는 경우가 아주 많았지요. 이를테면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지식인들이라서 현실 비판적이었고 자연히 정감록을 애호하는 핵심적인 부류가 됐어요. 백:그렇군요. 남부지방을 헤집고 돌아다니며 정감록을 퍼뜨린 문인방이나 거사님이야말로 18세기에 등장한 유랑 지식인의 전형이었군요. 자력으로는 당면한 정치 및 사회적 불만은 물론이고 생활고조차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에, 거사님과 같은 분들은 정치적 예언에 실낱 같은 희망을 걸었던 거죠. ●정감록 사건에 대한 집권층의 대응조치 박:정감록을 빌미로 역모를 꾀한다는 고발이 있기만 하면 조정은 잔뜩 긴장했던 것 같아요. 정감록을 모두 압수해 불태워 버리자든가 정감록의 출처를 끝까지 조사하자는 의견이 있었거든요. 백:그러나 미봉책을 편 것도 사실이었어요.1739년 정감록이 처음 나왔을 때도 국왕 영조는 함경도 경성에 살던 유학자 이재형 부자를 한직에 등용해 사태를 진정시키려 했어요. 조선왕조에 대한 백성들의 원망이 높았는데도 초야에 묻혀 있던 한두 명의 선비를 발탁한다고 상황이 해결될 수 있었을까요? 박:아마 국왕은 민간에 퍼져 있던 정감록을 모두 거둬들이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해요. 정감록을 유포한 장본인을 체포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었겠죠. 공연히 소란을 피웠댔자 민심만 자극될 테니 어떻게 하겠어요? 차라리 미봉책을 펴는 게 상책이란 판단을 한 걸 테죠. 백:그 말씀이 그럴 듯하군요. 거사님이 처벌 받은 지 한 해 뒤 해주에서 또 정감록 사건이 일어났어요. 거사님의 고향 해주에서 말이죠. 그런데 국왕 정조의 처분은 매우 관대했어요.“‘정감록’이 안필복의 집에 있었다 하더라도 그 집사람들이 저술한 것은 아니다. 큰 죄는 아니다.”라면서 관련자들을 모두 풀어주라고 했어요. 예언서라는 게 허무맹랑한 내용뿐이므로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니라고 말했지요. 박:그러나 국왕 정조는 정감록으로 말미암아 “갖가지 이상한 일이 황해도에서 발생할까 염려한다.”고 했다는 점을 기억해야죠. 국왕은 정감록을 이용해 왕조에 대한 반역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말이지요. 실제로도 ‘정감록’을 빙자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지 않아요. 백:해주 사건이 터진 지 2년 지나서였죠.1785년 서울을 비롯해 각지의 인사들이 두루 가담한 이른바 이율과 양형 사건이 일어났어요. 그래서겠지만 같은 해에 전라도 구례 화엄사의 윤장(允藏) 스님은 절간에 ‘정감록’을 숨겨 두었다는 이유만으로 적발돼 흑산도로 유배됐어요. 그렇게 본다면 1783년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고 석방된 안필복의 경우는 오히려 예외로 생각되기도 하는군요. 박:1785년 이후에도 ‘정감록’ 사건은 계속 발생했어요. 신분차별과 지역차별이 해결되지 않는 한 이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봐요. 백:조선의 통치자들은 유교적인 이데올로기를 심화시킴으로써 정감록의 유행을 차단하려 했지만 그렇게 간단하진 않았다는 결론이 나오는군요. 늦어도 1780년대엔 ‘정감록’이 전국 각지로 퍼져나간 게 틀림없어요. 정감록이 전파되는 과정에서 평민 출신의 유랑 지식인들 특히 서북 출신 술사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네요. 거사님은 바로 그 주역이지요. 박:내가 죽은 지 200년도 더 지났지만 이렇게 회포를 풀 수 있어서 퍽 다행이었어요. 이젠 정말 편히 잠들겠어요. 나라의 평안을 축수합니다. (푸른역사연구소 소장)
  • 사라져가는 생활유물 한자리에

    의복·식기·침구·지도 등 사라져가는 생활유물들이 한자리에 전시된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홍남)은 지난 1993년 서울 경복궁터로 자리를 옮긴 뒤 10여년간 수집한 유물 6만점 중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170여점을 선보이는 ‘유물수집 10년(1995∼2004)’특별전을 11일부터 개최한다. 다음달 27일까지. 민속박물관은 지난 1945년 ‘국립민족박물관’으로 설립인가된 뒤 수차례의 이름 변경과 이전을 거쳐 현재 자리까지 왔다. 그러나 경복궁 복원계획에 따라 또다시 이사해야 할 처지다. 따라서 이번 특별전은 박물관이 지난 10년을 결산함과 동시에 새 시대를 준비하는 의미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특별전은 의·식·주와 사회생활·과학기술 등 5가지 주제로 나눠 분야별 대표적인 유물들을 엄선해 선보인다. 의복·장신구를 비롯, 식기·도자기·가구·침구·침선구 등과 함께 관혼상제·놀이·교통통신·천문·풍수지리 관련 다양한 유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구한말 남녀 예복이 전시돼 조선 후기와 비교해 달라진 복식을 살펴볼 수 있으며, 함경도 지역에서 사용된 ‘석간주항아리’, 혼례에 사용되던 목안보와 가마, 바둑판, 약저울 등도 흥미롭다. 이와 함께 독도가 우리 땅으로 명확히 표시돼 있는 고지도 2점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지난 1822년 제작된 ‘해좌전도’(海左全圖)에는 독도가 ‘우산(于山)도’로 표시돼 있으며, 대마도도 조선 영토에 포함된 것으로 묘사돼 있다. 또 18세기 실학자 위백규가 편찬·간행한 필사 채색본 ‘환영지 조선팔도총도’는 울릉도와 지금의 독도인 우산도를 명기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상도 동남쪽에 대마도, 거제 등이 표시돼 있다. 김홍남 관장은 “전시되는 유물 모두가 대표성을 띠고 있으며, 급속히 사라져 가는 생활유물을 살펴보고 향후 유물 수집방향을 모색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자치구·대학 ‘윈윈 협력’

    서울시 자치구와 관내 대학 사이의 간격이 좁혀지고 있다. 관악구 주민들은 6월부터 서울대 교수들로부터 명강의를 듣는다. 또 성북구는 관내 9개 대학과 조인식을 갖고 주민들이 도서관등 대학교의 일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학 인근에 살면서도 학교 정문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았던 과거에 비해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관악구-서울대 평생학습 관악구(구청장 김희철)는 서울대와 연계한 다양한 문화강좌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먼저 관악구 신림1동 평생학습센터에서 오는 6월1일부터 열리는 ‘관악열린대학’은 서울대 교수들의 특강(표)으로 진행된다. 특강은 ‘전통음악의 멋’과 ‘문학병과 문학에 대한 풍문’ 등 문화시민으로서의 소양과 품격에 걸맞은 주제를 선택했다. 강의에는 윤정일 사범대학장을 비롯,13명의 교수진이 3개월 동안 출연한다. 시민환경교실 프로그램, 관악구민을 위한 천문교실, 관악구 노인을 위한 운동 등 서울대와 연계한 프로그램이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현재 과학문화재단 지원으로 주부를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생활과학교실은 청소년으로 대상을 확대, 운영키로 했다. 이밖에도 평생학습센터에서는 오는 6월 1일부터 3개월 과정으로 ▲컴퓨터 ▲어린이 ▲외국어 ▲문화강좌 ▲악기 ▲생활체육 등 6개 분야에 무려 65종류의 다양한 교육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별 강사정보는 관악구평생학습센터(gwanakic.go.kr)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성북구-9개대학 도서관 등 이용 성북구(구청장 서찬교)는 지난달 29일 관내 9개 대학과 ‘관·학 공동협력협정’조인식을 갖고, 도서관 등 학교시설물 일부를 주민에게 개방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협정에 참여한 대학은 고려대·국민대·성신여대·동덕여대·서경대·한성대·한국종합예술학교·고려대 병설 보건대·동방대학원대 등이다. 서찬교 구청장은 “우리 구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대학교가 가장 많이 있는 곳”이라면서 “이번 협정은 구민과 대학이 서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게 되는 ‘윈윈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구청에서 추천한 지역주민 100명에게 도서관 출입증을 발급, 장서열람 등 도서관 이용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고려대가 주민들의 도서관 출입을 허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컴퓨터실과 어학실도 관련 부서와 협의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성북구에 거주하는 학생이 고려대 이공계에 진학할 경우 2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동덕여대와 한성대도 이르면 올해말부터 도서관·어학실·컴퓨터실 출입증을 발급받은 주민에 한해 개방하기로 했다. 특히 동덕여대는 학교 주차지역에 주민들의 주차도 가능하게 할 계획이며,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제2교사가 준공되는 2006년 이후 학교를 전면 개방한다. 물론 성북구는 학교 인근에 문화·교통광장 등 대학이 요구하는 각종 교육환경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등 윈윈전략을 구사한다. 이동구 김기용기자 yidonggu@seoul.co.kr
  • 규제 묶여 국내외 4兆 ‘투자 대기’

    규제 묶여 국내외 4兆 ‘투자 대기’

    수도권 발전대책을 놓고 정부와 경기도가 갈등양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국내 첨단 대기업 및 외국인 투자기업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4조 10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투자를 하고 싶어도 수도권 공장 신·증설을 금지하는 관련법에 묶여 계획을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와 경기도의 쟁점은 국내 첨단산업 및 외국인투자기업의 공장 신·증설 및 입주허용 기간을 정해 놓고 있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 시행령 개정문제이다. 현재의 시행령은 수도권 성장관리권역내 대기업 공장의 신설을 일절 금지하고 있으며 기존 공장 증설 면적도 100% 범위 내에서 허용하고 있다. 또 대기업 규모(종업원 300명 이상, 자본금 80억원 이상)의 외국인투자기업도 지난해까지만 입주를 허용했다. ●외국기업 투자지역 변경 움직임 경기도는 이 법으로 인해 투자를 확정하고도 대기중인 국내 첨단기업의 투자 규모가 6개사에 3조 6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5년간 직접 고용효과 1만명을 포함,2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규모다. 이 중 LG전자,LG화학,LG마이크론,LG이노텍 등 LCD 관련 부품업체들은 오는 6월말 완공, 연말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가는 파주 LG필립스 LCD단지 인근에 30만평 규모의 공장 신설을 원하고 있다. LCD 연계산업 경쟁력 강화 및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선 단지 인근이 적지라는 것이다. 경기도는 LG전자가 정부가 공장 신설을 계속 미룰 경우 중국·타이완 등 해외로 투자처를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미국의 글로벌 기업인 3M은 6000만달러를 투자, 화성 장안산업단지내에 3만여평 규모의 LCD 부품공장을 지을 계획이지만 산집법 개정이 지연되면서 오는 26일로 예정된 공장 기공식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재성 도 미주유치팀장은 “한국 3M은 허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공장 설립을 강행할 수 없는 입장이며 착공이 계속 지연될 경우 투자 포기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도내 투자를 이미 결정한 일본 NEG 등 4개 외국기업(투자금액 5억달러)도 시행령이 개정될 때까지 생산시설 착공이 어려운 상태다. 도는 손학규 지사 취임 이후 지금까지 68개 업체로부터 모두 123억달러 가량의 외자를 유치했으며 이 중 17개 업체와 투자협약(MOA),38개업체와 투자양해각서(MOU),9개업체와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최종적으로 유치하거나 투자약속을 받은 금액은 22억 9000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손지사, 수도권발전協 불참 천명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에서 손 지사가 퇴장한 것을 두고 설전이 이어졌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확대간부회의에서 “앞으로 지자체라든지 대권 관련 후보들이 전면에 나서게 되고 정부에 많은 요구를 할 것”이라면서 “합리적으로 수용할 것과 수용하지 않아야 될 것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강진 총리 공보수석이 전했다. 열린우리당 장영달 상임중앙위원은 “개인적 견해가 다르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사태가 반복되면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대단히 위험하고 심각한 일이 있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손 지사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말초적인 것을 놓고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수도권발전대책협의회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쪽지 통신]

    ●길벗출판사 종합사고력과 창의력을 중요시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되는 기초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공부습관,10살전에 끝내라2’를 최근 발간했다. 저자 가게야마 히데오 교장은 ‘읽기, 쓰기, 말하기’와 같이 공부의 기본이 되는 것을 기초학습이라고 정의하고, 이 기초학습이 잘 갖춰진 아이가 빠른 이해를 보인다고 설명한다. 가게야마 교장이 교사 시절 이 방법을 통해 가르친 학생들이 일본 전국 학력테스트에서 10년 연속 1등을 차지하고 일본 유명 대학에 대거 입학한 바 있다. ●김영사 지난 1월 KBS ‘퀴즈 대한민국’에서 ‘퀴즈영웅’으로 등극한 이창환씨의 공부법과 인생을 담은 ‘정답은 내 안에 있다’를 최근 발간했다. 오랜 기간 생활보호대상자로 지내면서 혼자 터득한 공부법을 소개한다. 그가 소개한 ‘자립형 공부법’으로는 ‘EBS 방송교재 백배 활용법’과 ‘중·고생을 위한 알짜배기 경제 공부법’,‘신문과 텔레비전 활용법’ 등이 있다. 이씨는 사교육을 한 번도 받지 않고 2005학년도 수능시험에서 대구·경북지역에서 인문계 수석을 차지했다. ●서울시교육청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공동으로 10일 오전 9시30분 경기도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제5회 청소년 통일문화 한마당’을 연다. 초·중·고등학생 3000여명이 참가하며, 글마당(운문, 산문)과 만화마당, 통일 체험행사 등의 행사가 마련돼 있다. ●중계평생학습관 오는 16일 오후 본관 2층 컴퓨터교육실에서 ‘초·중·고생 정보사냥대회’를 연다. 시간은 초등부는 오후 4시∼5시40분, 중·고등부는 오후 5시50분∼7시50분이다. 참가 인원은 초·중·고 각 20명씩이며 13일까지 선착순 마감한다. 수상자는 20일 홈페이지에 공고하며, 참가자 전원에게 문화상품권을 준다. ●국제교육진흥원 이달 31일까지 단기 교육과정 입학생을 모집한다. 외국에서 초·중등교육에 상응하는 교육과정을 이수한 재외동포와 외국인을 대상으로 100명을 모집,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12주 동안 한국어와 한국문화, 한국사, 현장학습 등을 가르친다. 지원서는 재외 한국공관과 한국교육원, 한국학교, 재일한국민단에서 교부한다. 접수는 거주국 한국공관에서 받는다. 제출 서류는 지원서와 최종학교졸업증명서, 재외동포증명서류 각 1통씩이다. ●인천교육문화연구회 전국 최초의 통사체계를 갖춘 향토문화사인 ‘연표와 사진으로 보는 인천문화사’를 최근 발간했다. 선사시대에서 현대까지 통사 체계를 갖춘 단행본으로 발간됐으며, 단위 항목별 주제마다 관련 사진을 첨부하고,‘인천사·한국사·세계사 연표’를 비교해 인천의 향토문화를 입체적으로 알 수 있게 한 점이 특징이다. ●경기도교육청(www.ken.go.kr) 최근 일선 학교에 학생들의 머리카락을 강제로 자르지 말도록 지시했다. 현재 경기도내 일부 학교는 자체 ‘용의지도’ 규정을 두고 일정 길이 이상이 되는 학생들의 머리카락을 가위 등으로 자르는 식의 단속을 하고 있다. 도 교육청은 일부 학교 및 교사들의 이같은 단속이 비교육적이라고 보고,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학생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교사가 강제로 학생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일이 없도록 했다.
  • [인사]

    ■ 교육인적자원부 ◇2급 전보△대전광역시 부교육감 권영구△일본역사교과서왜곡대책반 김홍진 ■ 환경부 ◇국장급 파견△국립생물자원관건립추진기획단 단장 南載祐◇과장급 승진△감사관실 중앙환경기획단장 徐興源△국립생물자원관건립추진기획단 기획총괄팀장 柳然基△〃 전시생물팀장 李領基◇과장급 전보△국립생물자원관건립추진기획단 시설설비팀장 金哲雨◇4급 승진△정책총괄과 李枝潤△환경기술과 金盛健△자연자원과 姜昌元△수질정책과 金源台△수도정책과 鄭恩海△하수관거정비 BTL 사업추진팀 洪正燮 ■ 정보통신부 ◇4급 전보△정보통신정책국 지식정보산업팀장 崔聖浩 ■ 중소기업청 △인력지원과장 柳景澤 △서울지방청 지원총괄과장 梁平植 ■ SK증권 (본부장)△자산운용직무대행 金潢來 (지점장)△압구정Prime 李性一△이천 金起中△신안 金同郁△공주 趙明童△등촌 鄭敎宗 (팀장)△SKMS실천지원 朴奉容△경영기획 柳定年△리스크관리 朴哲基△상품기획 權景秀△AM사업지원 高廷昊△주식운용 權赫東 ■ 우리투자증권 (상무)△기관·리서치본부 朴天雄 (부장)△리서치센터장 대행 朴琮炫 ■ 교보증권 (이사)△프로젝트금융부장 閔庚哲△대구서지점 자산관리영업팀장 孫主洛 (부장)△청량리지점 자산관리영업팀장 朴圭正 ■ 대한체육회 ◇승진△감사평가실장 직무대리 천문영 ◇전보△기획조정실장 김승곤△총무부장 정기영△학교·생활체육〃 김종덕△경기운영〃 박태호△국제〃 박필순△공보실장 백성일△비서〃 황보성△태릉선수촌 훈련지원부장 백현섭 ■ 현대건설 ◇승진△상무 설평국 이현수 장인수 손문영 최영화 정구철 이종열 김인수 이호국 김원복 강기령 서장선 장국주 권탄걸 나경준△상무보 양원훈 김종헌 전경민 권오혁 이 석 유원우 이교선 김형일 주병기 김 검 이원우 이영종 임형진 이화종 김진국 최병욱 한진우 이병준 이구호 마기혁 박준양 조정호 이건구△상무보 대우 오대철 조동환 김난동 손유찬 김정위 최중구 변종선 강 원 차동철 정계섭 정인선 ■ 솔로몬상호저축은행 △부사장 朴棟淳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보△기획실장 辛正基△조직본부장 曺興純△조직국장 鄭東燮△교원복지팀장 金正浩△정책본부장 白福淳△정책교섭국장 김경윤△대외협력팀장 金秀洪△교원연수국장 金項源△교육정책연구소장 朴南華 ■ 한국교육신문사 △사업본부장 柳浩斗△편집국장 姜秉求△교육문화사업국장 李樂鎭 ■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徐明淑△부사장(대북사업담당) 李東炫 ■ 디지털데일리 △대표이사 발행인 梁慶鎭(편집국)△국장 崔承喆△정보통신팀장 安吉燮(광고마케팅국)△국장 任鍾燮△대외협력실장 朴容厚(사업국)△국장 金永千△사업팀장 李鐘南△인터넷개발팀장 鄭芝顯 ■ 용인송담대학 △부학장 최성식△홍보실장 김지선△학사운영처장 유상봉△산학협력처장 심욱섭△기획처장 이상숙△인사위 위원장 최성식△대학발전계획위 〃 이응재△관리조정위 〃 김응인 ■ 한국경제신문 △이사 주필 겸 편집제작본부장 李啓民△이사 경영본부장 겸 광고국장 崔鍾千△한경아카데미원장 金大坤△대외협력국장 鄭圭容△중소기업연구소장 겸 벤처중소기업전문기자 李致九△대외협력국 문화전시부장 겸 중소기업연구소 부소장 成大永△독자서비스국 수도권독자1·2부장·독자개발부장 겸 지방독자부장 兪炯珍△독자서비스국 대구지사장 宋在謹△〃 대전지사장 金鍾浩△월간머니편집장 南宮德
  • [이주일의 어린이책] 내 똥 내 밥/김용택 지음

    머얼리 섬진강변 덕치초등학교에서 올해는 2학년 담임선생님을 맡았다는 ‘섬진강 시인’ 김용택(57)이 어린이 독자들에게 봄편지를 날려왔다. 실천문학사에서 펴낸 동시집 ‘내 똥 내 밥’(박건웅 그림)에다 ‘선생님 시인’은 72편의 시를 담아 보냈다. 초등 국어교과서에 4편이 발췌, 수록된 화제의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1998년) 이후 7년 만에 선보인 두번째 동시집. 모교에서 26년째 교편을 잡고 있는 시인은 이번에도 자로 잰듯 아이들의 눈높이에 동시의 키를 맞췄다. 모두 4부로 나뉘어진 시집은 그의 고향마을을 통째로 품어 안았다. 깔깔 소리내 웃게 만들었다가 핑그르 눈물이 맺히게도 하는, 유쾌하고도 서정미 넘치는 시들이 줄을 섰다. ‘할머니 마음’이라 제목 붙여진 1부는 한량없이 너른 할머니 품 같은 시 모음이다.“할머니 얼굴 주름/파란 콩들이 자라는/밭고랑 닮았어요//할머니 손 잡으면/감이 주렁주렁 열리는/감나무 껍질 같아요//할머니 마음속에 들어가면/이 세상 다 잠재울/비단 이불처럼 부드러워요”(‘할머니 마음’) 간지럼을 피우는 듯 익살맞고 천진한 ‘김용택표’ 시어들은 숨돌릴 겨를을 주지 않고 빛을 낸다.2부 ‘행복한 감나무’편에서는 자연과 한덩이 되어 뒹구는 시골 어린이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발가벗고 물놀이하다 물고기에게 고추를 쪼였다고 볼멘소리하는 아이(‘물고기’), 캄캄하다고 땅 속에서 애둘애둘 밤새워 우는 지렁이 울음소리를 듣는 아이(‘가을 밤’), 파란 뽕잎에 납작 엎드린 청개구리를 보며 ‘내가 모를 줄 아니?’ 으름장 놓는 아이(‘내가 모를 줄 알고?’)…. 3부 ‘선생님이랑’에는 시골학교의 소담한 풍경,4부 ‘오래된 밭 이야기’에는 농촌의 팍팍한 현실을 에둘러 뚱겨주는 시들이 그득그득하다. 초등생.8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PC 모아모아 슈퍼컴 만든다

    PC 모아모아 슈퍼컴 만든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운영하는 ‘슈퍼컴퓨터 3호기’에 이용자가 몰리면서 한계상황에 다다르고 있다. 특히 슈퍼컴 3호기는 대학은 물론, 연구소와 기업체 소속 연구자들이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슈퍼컴퓨터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문제는 생명공학, 기상, 천문 등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연산이나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분야에서 슈퍼컴퓨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데 있다. 때문에 막대한 제작 비용이 드는 슈퍼컴퓨터 대신 각 가정의 PC(개인용 컴퓨터)를 초고속 정보통신망으로 연결, 저비용·고효율의 대용량 컴퓨터를 만드는 ‘코리아앳홈’(Korea@Home)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유일 완전개방 ‘슈퍼컴 3호기’ 곧 과부하 27일 KISTI에 따르면 슈퍼컴 3호기는 지난해 5월 이용률이 70%를 넘어선 이후 올 들어 80% 이상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이용률이 90%에 육박하기도 했다. 또 슈퍼컴 3호기 이용을 위해 인터넷을 통해 하루 평균 500차례 이상 접속이 이뤄지고 있으나, 이 가운데 실제 사용자는 60∼70명에 달한다. 슈퍼컴 3호기를 24시간 가동하더라도 1인당 이용시간이 30분도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KISTI 슈퍼컴퓨터센터 우준 연구원은 “슈퍼컴 3호기의 이용률은 70%대가 효율적이며 80%를 넘어서면 과부하 상태로 볼 수 있다.”면서 “이용자가 늘면서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10일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연구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이용률이 높아진 이유는 슈퍼컴 3호기가 국내 연구자들에게 완전개방된 유일한 슈퍼컴퓨터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기상청에 더 좋은 성능의 슈퍼컴퓨터가 있지만 이용에 제한이 따른다. 생명공학 등 슈퍼컴퓨터를 활용하는 연구분야가 늘어나고, 슈퍼컴퓨터를 통해 계산해야 할 정도로 연구 규모가 커지고 있는 점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우 연구원은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연구개발(R&D)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만큼 슈퍼컴퓨터 교체주기 단축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KISTI는 지난 1988년 슈퍼컴 1호기를 도입한 이후 5년을 주기로 교체하고 있어,3호기를 대체할 4호기는 내년쯤 도입된다. 하지만 컴퓨터 성능 발전 속도가 갈수록 빨라져 이같은 교체주기가 너무 길다는 지적이다. 실제 1호기(2기가플롭스)에 비해 2호기(16기가플롭스)는 성능이 8배 향상된 반면 3호기(4.3테라플롭스=4300기가플롭스)는 2호기보다 270배 개선됐다. 또 3호기는 도입 당시(2001년) 세계에서 손꼽히는 성능을 자랑했지만, 지난해 11월 발표된 ‘세계 슈퍼컴퓨터 톱 500 리스트’에서는 순위가 156위로 내려앉았다. 슈퍼컴퓨터의 성능 저하는 연구성과와도 직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발등에 떨어진 불인 셈이다. ●초고속 통신망 이용 개인PC 연결 하나의 컴퓨터로 한 대 가격이 수천만달러나 되는 슈퍼컴퓨터를 굳이 구입하지 않아도 슈퍼컴퓨터에 맞먹는 성능을 얻으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KISTI가 지난 2003년 시작한 코리아앳홈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KISTI 초고속연구망사업실 박학수 박사는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통해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PC를 연결, 하나의 컴퓨터처럼 이용하자는 것”이라면서 “시스템이 안정화됨에 따라 올해부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PC는 CPU(중앙처리장치)의 활용률이 평균 10%에도 미치지 않는다. 이는 CPU의 성능과 메모리 용량이 급속도로 증가한 반면 실제 사용은 문서작성이나 인터넷 검색 등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원리는 중앙 서버에서 정보를 조각조각 나눠 각각의 PC에 할당한 뒤 개별 PC가 처리한 결과를 모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 이 사업에는 현재 4136명,1만 3259대의 PC가 참여해 1.8테라플롭스 성능의 슈퍼컴퓨터처럼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슈퍼컴퓨터 가운데 150위권에 해당한다. 나아가 3만대의 PC가 연결될 경우 12.7테라플롭스의 성능을 얻을 수 있다. ●올 회원 10만명으로 “세계최고 슈퍼컴 가능하다” 박 박사는 “올해 회원을 10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라면서 “세계에서 가장 성능이 좋은 슈퍼컴퓨터인 미국 IBM의 ‘블루진/엘’(70.72테라플롭스)보다 뛰어난 슈퍼컴퓨터도 실현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사업은 현재 신약 후보물질 탐색과 한반도 기후변화 예측 등의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 세계의 ‘개미군단’인 네티즌들의 참여가 이어질 경우 인공지능, 수학, 암호학 등 다양한 응용분야까지 확대될 수 있다. 박 박사는 “수만대의 PC가 동시에 작업을 실시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순서대로 연산을 하는 슈퍼컴퓨터에 비해 효율적일 수 있다.”면서 “방대한 양의 연산작업을 반복 수행하는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참여 및 문의는 인터넷 홈페이지(www.koreaathome.org)로 하면 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그래픽 유재일기자 jae0903@seoul.co.kr ■ 플롭스(FLOPS) 슈퍼컴퓨터의 계산 속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1초에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 등의 연산을 몇 번 할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1초에 곱셈을 2번 하면 2플롭스가 된다. 그러나 컴퓨터의 계산 속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플롭스보다 100만배 빠른 메가플롭스,10억배인 기가플롭스,1조배인 테라플롭스 등이 더 널리 쓰이고 있다. ■ 슈퍼컴퓨터 가장 빠른 계산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계산 전용 컴퓨터이다. 기술 발전에 따라 슈퍼컴퓨터의 기준도 바뀌고 있지만, 지금은 1테라플롭스 이상의 계산 능력을 보유해야 슈퍼컴퓨터라 불린다.2테라플롭스의 슈퍼컴퓨터는 계산 속도가 펜티엄급 PC보다 1만배 가량 빠르다. 미국 IBM의 ‘블루진/엘’은 계산 속도가 70.72테라플롭스로 가장 빠르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컬럼비아’(51.87테라플롭스), 일본의 ‘어스 시뮬레이터’(35.86테라플롭스) 등이 뒤를 잇고 있다.
  • [과학플러스] 보현산 별빛문화축제

    한국천문연구원 보현산천문대는 경북 영천시와 공동으로 다음달 5∼8일 보현산자락 별빛마을과 녹색농촌체험마을에서 ‘제2회 보현산 별빛문화축제’를 개최한다. 행사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인 보현산천문대 망원경(직경 1.8m) 등을 이용해 목성과 토성을 관측하고, 천체사진 및 장비도 전시할 계획이다. 또 300여평의 천문캠프가 설치돼 만남의 장소로 제공된다. 밤에는 디지털카메라만 있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천체사진 촬영대회도 열린다. 행사 일정 문의는 인터넷 홈페이지(www.changjoevent.com)나 전화(054-330-1000)를 이용하면 된다.
  • [책꽂이]

    ●미국시대의 종말(찰스 A. 쿱찬 지음, 황지현 옮김, 김영사 펴냄) 역사상 모든 강대국들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몰락의 운명을 맞을 것이라는 주장을 담았다.‘서구세계’란 한 덩어리로 불리던 유럽과 북미대륙이 유럽연합 부상으로 분열하고, 이는 곧 팍스아메리카나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2만 2900원.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 현대사(서중석 지음, 웅진 지식하우스 펴냄)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는 등 질곡의 현대사 한가운데 있었던 지은이가 해방 후 60년 역사를 진보적 시각으로 풀어썼다. 생생한 시각자료를 풍부하게 곁들여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역사 개설서다.1만 8000원. ●과학자들이 싫어할 오류와 우연의 과학사(페터 크뢰닝 지음, 이동준 옮김, 이마고 펴냄) 천문학에서 의학, 물리학, 생물학 등 과학의 전 분야에서 벌어지는 우연과 행운, 판단 착오에 관한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풀어냈다.1만 8000원. ●세계의 절대권력 바티칸 제국(루트비히 링 아이펠 지음, 김수은 옮김, 열대림 펴냄) 종교를 뛰어넘어 세계 정치와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바티칸과 교황의 실체를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1만 4800원. ●나비에 사로잡히다(샤먼 앱트 러셀 지음, 이창신 옮김, 북폴리오 펴냄) 부활과 탈바꿈의 상징인 나비의 생태를 서정적으로 묘사한 책. 나비가 구사하는 다양한 생존전략과 그 치밀한 과학성, 현란한 율동을 드라마틱하게 펼쳐나간다.1만 2000원. ●미디어빅뱅(김택환·이상복 지음, 박영률출판사 펴냄) 격동하고 있는 한국 미디어 시장의 현실을 진단하고, 그 생존전략을 모색한다. 최신 미디어 조류와 현상, 전통적 미디어와의 각축전, 미디어 영역별 성공 및 실패 사례 등도 담았다.1만원. ●고령사회 2018(프랑크 슈르마허 지음, 장혜경 옮김, 나무생각 펴냄) 독일과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의 고령화 문제에 대해 분석한 책. 세대 갈등을 넘어 세대 전쟁이 벌어질 고령사회의 모습을 살펴보고, 위기 극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제시한다.1만 2800원. ●백년소평(중국중앙문헌연구실·중앙TV방송국 제작, 김형호 옮김, 싸이더스 펴냄) 덩샤오핑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중국 중앙TV방송국이 6부작으로 제작 방송했던 것을 책으로 엮었다. 덩샤오핑 주변 인물 100여명이 참여해 그의 일면일면을 증언한다.1만 8500원.
  • “신사임당·황진이 우주에서 만나요”

    ‘별에 내 이름을 붙이고 싶다면 혜성을 찾아라.’ 천체에 이름을 붙이는 작업은 현재 국제천문연맹 천체명명그룹이 맡고 있다. 일반적으로 별자리 이름은 ‘Scorpius’(전갈자리) 등 라틴어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러나 별자리에 속해 있는 별은 그야말로 무수히 많아 이름을 짓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특정한 규칙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α,β 등 그리스문자의 소문자를 그 별이 속한 별자리의 라틴어 명칭 약어 앞에 붙인다. 또 24개의 소문자를 다 쓰면 다시 그 앞에 아라비아 숫자를 넣는다. 혜성의 경우 최초 발견자의 이름을 3명까지 붙일 수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인 가운데는 혜성을 발견한 사람이 아직 없다. 또 소행성은 발견자가 이름을 붙이지만, 자신의 이름을 넣지 않는 것이 관례이다. 이 때문에 한국천문연구원이 발견한 5개의 소행성은 각각 최무선·이천·장영실·이순지·허준으로 명명됐다. 일본인이 발견한 뒤 한국 이름을 넣은 세종·관륵(일본에 천문학을 전수한 백제시대 승려) 등도 있다. 여기에 천문학자인 연세대 나일성 교수와 전상운 전 성심여대 총장의 성을 딴 나·전 등의 소행성도 있다. 태양계 행성의 운석 구덩이에도 각각의 이름이 있다. 문학가나 예술가의 이름을 붙이는 수성에는 윤선도·정철, 여자의 이름을 따오는 금성에는 신사임당·황진이, 신들의 이름을 활용하는 목성의 위성에는 환인(위성 레다) 등이 있다. 화성의 경우 운석 구덩이에 도시이름을 붙여 진주·나주·장성, 계곡에는 낙동 등 강 명칭을 활용하고 있다. 한편 올 봄에는 태양계 행성 가운데 목성과 토성이 태양과 반대쪽에 위치, 천체망원경을 통해 관측하기가 쉬울 것으로 보인다. 관측시간은 목성의 경우 일몰부터 일출까지, 토성은 일몰부터 새벽 2시까지이다. 달과 화성은 지구와 거리가 가까워 지표면의 세부적인 모습까지 살필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직경480㎞ 망원경 만든다

    지구보다 더 큰 크기의 우주관측용 천체망원경을 만들 수 있을까?정답은 ‘그렇다.’이다. 빛은 파장에 따라 감마선, 엑스선,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 전파 등으로 나뉜다. 이에 따라 천체망원경도 발산하는 에너지 규모가 큰 천체를 찾을 수 있는 감마선·엑스선·자외선망원경, 가시광선을 관측할 수 있는 광학망원경, 온도가 낮은 천체를 효과적으로 볼 수 있는 적외선·전파망원경 등이 있다. 이들 천체망원경은 대기 효과를 없애기 위해 ‘허블’(광학망원경) 외에도 ‘스피처’(SPITZER·적외선망원경)와 ‘찬드라’(CHANDRA·엑스선망원경) 등이 우주공간에 올려져 있다. 이 가운데 전파망원경은 대기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지상에만 있다. 특히 서로 멀리 떨어진 두 대 이상의 전파망원경은 천체를 동시에 관찰한 뒤 각각이 수신한 전파를 합성, 하나의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천문연구원 주도로 연세대와 울산대, 탐라대 등 3곳에 직경 20m의 대형 전파망원경 3기를 설치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는 국내 최대인 대덕전파천문대 망원경(직경 14m)보다 클 뿐만 아니라,3대의 망원경을 연결할 경우 직경 480㎞짜리 망원경의 효과를 낼 수 있다.KVN사업은 오는 2007년 완료한 뒤 2008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국천문연구원 김현구 박사는 “KVN은 하나의 망원경으로 수행할 수 없었던 먼 거리의 천체구조를 연구해 우주 및 은하의 생성과 진화, 구조 등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광학망원경이 아주 먼 곳의 천체를 정밀하게 관측한다면 전파망원경은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우주의 거대구조를 연구하는 게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즉 광학망원경은 나무를, 전파망원경은 숲을 보는 셈이다. 나아가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전파망원경을 함께 운영한다면 더 넓은 우주, 더 먼 천체까지 관측할 수 있다. 심지어 우주에 전파망원경을 쏘아올린 뒤 지상과 연결할 경우 지구보다 더 큰 직경의 망원경을 만드는 것도 단순히 꿈만은 아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소행성·지구 30년후 충돌?

    앞으로 30년 뒤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 국가 1∼2개 정도를 송두리째 날려버릴 수 있는 ‘딥 임팩트’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우주방위재단회장 “세차례 가능성”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우주방위재단(SGF)의 안드레아 카루시 회장은 지난 2월21일부터 3월4일까지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엔 ‘우주의 평화적 이용위원회’(COPUOS) 회의에서 소행성의 충돌 가능성을 발표했다. 카루시 회장은 “소행성의 지구충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시켜야 하며, 이를 위한 정밀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의에 참석했던 한국천문연구원 문홍규 박사는 13일 “최근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소행성 ‘2004 MN4’의 지구충돌 시기가 2029년 4월13일로 잘못 알려져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면서 “계산 및 관측을 한 결과 이 소행성의 지구충돌 시기는 오는 2035∼2037년 사이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충돌시기 2029년 아니다” 지난해 6월 처음 발견된 ‘2004 MN4’(지름 280m)가 지구위협천체(PHO)라는 사실이 확인된 데다 충돌 예상시기마저 서양에서 불행을 의미하는 ‘13일의 금요일’이어서 그동안 불안감이 증폭돼 왔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은 후속 관측 및 계산을 통해 이 소행성은 이 시기에 지구를 근접 통과할 뿐 2035년 4월14일,2036년 4월13일,2037년 4월13일에 충돌 가능성이 더욱 큰 것으로 확인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현재까지 계산된 소행성의 충돌 가능성에 대한 누적확률이 6670분의1 수준으로 비교적 낮다는 점이다. 하지만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경우 국가 1∼2개 정도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바다에서는 쓰나미(지진해일)가 발생해 막대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지구촌 5년간 ‘실명’ 위기

    인류가 우주를 관측하는 거의 유일무이한 수단인 천체망원경이 ‘실명 위기’에 처해 있다.‘지구의 눈’인 허블망원경이 내년쯤 용도 폐기될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대체할 천체망원경은 빨라야 오는 2010년에나 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주 관측에는 무인 우주탐사선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그러나 태양계를 벗어나면 상황은 달라진다.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항성, 핵융합 반응을 통해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조차 40조㎞ 가량 떨어져 있어 현재의 우주탐사선 속도(초속 40㎞)로는 수만년이 걸려야 도착할 수 있다.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허블망원경보다 40배 성능의 고성능 천체망원경 제작이 본궤도에 올라 외계생명체 확인 가능성에도 희망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광학망원경, 크기는 곧 성능 극장처럼 어두운 곳에서 눈동자(동공)가 확대돼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이 듯이 인간의 눈처럼 가시광선을 검출하는 광학망원경에서는 거울(반사경) 또는 랜즈가 이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광학망원경의 성능은 거울의 직경에 제곱비례(면적에 비례)한다. 한국천문연구원 손상모 박사는 “광학망원경은 빛을 모으는 능력, 즉 거울의 크기가 성능을 좌우한다.”면서 “거울의 직경이 2배 크면 성능은 4배로 향상되며, 이는 4분의 1로 줄어든 빛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큰 광학망원경은 하와이 마오나케아천문대에 있는 켁망원경으로 거울의 직경이 10m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최대 광학망원경인 보현산천문대(1.8m)와 비교하면 성능이 30배 이상 뛰어난 것이다. 그러나 실제 우주의 가장 먼 곳까지 볼 수 있는 천체망원경은 허블망원경이다. 허블망원경은 직경이 2.4m에 불과하지만 켁망원경 이상의 성능을 발휘한다. 손 박사는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는 망원경에 맺히는 상(像)의 이미지를 흐리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면서 “직경이 같다면 지상 광학망원경은 우주 광학망원경보다 10∼50배 가량 성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지구의 눈’ 수리 못해 우주공간에 떠있어 대기의 간섭을 받지 않는 허블망원경은 시력이 육안의 100억배에 달한다. 이는 1만 6000㎞ 떨어진 곳에서 반딧불이를 볼 수 있고,1.6㎞ 거리에서 머리카락 두께의 틈을 구별할 수 있는 수준이다. 허블망원경은 1990년 디스커버리호에 실려 지구 상공 610㎞ 궤도에 올려진 이후 96분마다 한번씩 지구를 돌며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허블망원경은 앞으로 1∼2년 이내에 폐기처분될 위기에 처해 있다. 허블망원경은 배터리 교체 등 정기적인 수리가 필요해 지금까지 유인 우주왕복선이 4차례 다녀왔다. 하지만 지난 2003년 2월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폭발사고 이후 미 항공우주국(NASA)은 더이상 우주왕복선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또 유인 우주선 대신 로봇을 이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이마저도 20억달러(2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비용 때문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NASA는 당초 허블망원경을 오는 2009년까지 활용한 뒤 현재 설계작업을 하고 있는 거울 직경 6m의 ‘JWST’(James Webb Space Telescope)를 2010년쯤 투입한다는 계획이었다. 즉 인류는 5년여 동안 우주공간에서 ‘눈 뜬 장님’이 될 처지에 놓여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우주의 신비를 풀기 위한 인류의 호기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최근 유럽에서는 영국 왕립천문학회 등을 중심으로 거울 직경이 최대 100m나 되는 극대망원경(ELT·Extremely Large Telescope) 시험설계에 돌입했다. 크기는 켁망원경의 10배, 정확도는 지상에 제작됨에도 불구하고 허블망원경의 40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외계생명체, 천체망원경에 물어봐 특히 ELT는 망원경으로 들어오는 빛을 왜곡하는 대기의 난기류를 조정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외계 행성이 보내는 특정한 스펙트럼 신호를 분석, 물과 산소 등 지구와 비슷한 흔적을 탐지해 외계 생명체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손 박사는 “거울의 크기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비용뿐 아니라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무게가 지나치게 많이 나가면 거울이 변형을 일으켜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켁망원경의 경우 거울 무게만 13t에 달한다. 또 허블망원경 은 제작비용만 15억달러(1조 5000억원)가 들었다. 손 박사는 “90년대까지 광학망원경의 거울 크기는 10m가 한계로 여겨졌다.”면서 “기술 발달 등에 힘입어 최근에는 한계가 100m까지 늘어난 만큼 천체망원경의 성능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生生인터뷰]소설 ‘유랑가족’·산문집 ‘사는게’ 펴낸 소설가 공선옥씨

    [生生인터뷰]소설 ‘유랑가족’·산문집 ‘사는게’ 펴낸 소설가 공선옥씨

    ●가난속 힘겹게 사는 가족들 그려 그의 소설은 늘 조금은 가난하고, 더러는 배가 고프다. 하지만 그를 아는 독자라면 이때의 ‘가난’이 땟국에 절은 남루함이 아니란 사실쯤은 눈치챌 것이다. 핍진한 현실을 흥분 없이 꼿꼿이 대면하고 보듬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 어느 작가보다 가난한 사람들의 편이 돼 준 공선옥(42)이 새 소설을 냈다. 신작 ‘유랑가족’(실천문학사 펴냄)은 희망없이 부유하는 부초 같은 인간군상을 불러낸 연작소설이다. “산문집 ‘마흔에 길을 나서다’(2003년)를 쓰느라 돌아다닐 때 많은 사람들을 만났더랬어요. 그때 마주친 사연들이 상당부분 녹아들어 있습니다. 어찌 보면 결국 그 모든 것들이 작가인 나, 공선옥의 삶이겠지요만.” 7일 인사동에서 만난 그는 “작가에게 글을 쓴다는 행위는 그 자체가 삶”“쓴 건 나였지만, 글들이 나에게로 와주었다.”는 등 선문답 같은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5편이 연작소설 얼개인 이번 책의 주인공은 어쩌면 현실을 힘겹게 부비며 사는 ‘가족’들이다. 글을 끌어가는 동력은 그 가족군상을 헤집고 실핏줄처럼 흐르는 ‘가난’일 것이다. ●‘가난 심술만큼 희망 힘도 세다’ 메시지 연작소설을 이어주는 거멀못 같은 인물은 프리랜서 사진작가 ‘한’. 그 역시 어렵사리 한 가정을 꾸려가는 힘없는 가장이다. 그의 눈을 빌려 시골에서 도시로 또는 도시에서 시골로 정처없이 떠도는 가족들이 지면으로 불려나온다. 지긋지긋한 가난을 피해 서울로 달아난 여자 용자, 시골에 초라하게 남겨진 아이들, 그리고 그녀를 찾아나선 남편 달곤은 반쪽짜리 가족(‘겨울의 정취’)의 자화상 바로 그것이다. 그렇게 출발한 이야기는 이리저리 흩어진 ‘가족의 파편’들이 궁핍을 매달고 떠도는 형상들을 줄곧 쫓아다닌다. 작가에게 맨먼저 확인하고 싶었던 게 있었다.“왜 이렇게 가난에 집착하느냐?”는 물음에 돌아온 답은 간명했다.“내 눈에는 모든 인간들이 다 가난해 보여요. 우리 속에 마치 가난의 싹이 내장돼 있는 것처럼….” 도망쳐온 서울에서 노래방 도우미로 전전하는 여자 용자, 그를 찾겠다며 서울바닥을 떠도는 남자 달곤, 돈을 좇아 한국 농촌으로 시집왔으나 결국 서울로 ‘탈출’한 조선족 여자 명화, 명화를 찾아 서울 공사판을 전전하는 남편 기석, 역시 명화를 찾아 입국한 조선족 전 남편 용철…. 만화경 같은 이들의 이야기는 메마른 무채색 풍경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작가가 보내는 애정의 눈길은 예사롭지 않다. “거덜난 인간들을 앞세운 이번 글들을 쓰면서 의외로 무척 경쾌했다.”는 그는 “뭔가 물질이 치덕치덕 발라진 인생을 쓰는 게 내겐 오히려 더 답답한 일”이라고 했다. 그에게 있어 가난이란,‘없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작가의 말마따나 “가족을 잃은 외로움으로 또 다른 가족을 일구고 사는 가족들”이 소설에 등장한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자의 아이를 거두는 또 다른 여자(‘그들의 웃음소리’), 고아가 된 조카딸이 유일한 혈육인 고모네에서 가족으로 엮이는 이야기(‘남쪽 바다, 푸른 나라’)가 그들이다. 검질긴 가난의 심술만큼이나 희망의 힘도 세다는 메시지를 작가는 잊지 않은 셈이다. ●산문집엔 어린시절·독서일기 등 담아 그 자신 “가난한 유랑작가”라고 잘라 말했다. 초등학생 딸을 거두며 춘천에서 산 지 3년.“전주에 살고 있는 딸이 대학엘 들어갔으니 다시 그곳으로 이사한다.”는 그 삶도 꼭 ‘유랑’을 닮았다. 전남 곡성에서 태어나 열여섯살 이후 광주, 여수, 서울, 춘천으로 어지간히도 자주 거처를 바꾸고 살았다. 새 소설이 베스트셀러로 뜨면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손사래 치는 품이 영락없이 푼푼한 시골아줌마다.“내 책이 거그(베스트셀러 목록) 올라가믄 부끄러워 살간디요? 없는 데 워낙 익숙해놔서….” “출판사에서 계약금을 받아 썼으니 머지않아 동화책도 낼 것”이라며 또 한바탕 웃어제꼈다. 그는 이번에 어린시절, 독서일기 등 생활이야기를 묶은 산문집 ‘사는 게 거짓말 같을 때’(당대 펴냄)도 함께 냈다. 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새로운맛 봄 춘곤중 훠~이

    새로운맛 봄 춘곤중 훠~이

    아스파라거스·아보카도·브로콜리. 백화점이나 할인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야채다. 하지만 우리 주부들이 시금치나 당근처럼 선뜻 집어들지 못한다. 그러나 이들도 야채. 특히 외국에선 웰빙의 중심에 선 대표적인 녹색 야채다. 샐러드나 볶음밥에 이들 야채를 넣으면 뭔가 있어 보인다. 근사한 레스토랑의 고급 음식처럼.JW메리어트호텔서울 중식당 만호(02-6282-6741)는 요즘이 제철인 아스파라거스 음식 특선을 내놓는다. 메리어트호텔 에드 문터 총주방장은 “한국 사람들이 봄나물 두릅을 즐기듯 외국에서는 아스파라거스를 많이 먹는다.”고 말했다. 이들 야채의 원산지는 우리나라가 아니다. 그렇지만 최근의 식생활 패턴이 바뀌고 고급 채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에서 생산도 이뤄지고 소비도 느는 추세다. 푸드스타일리스트 이은정씨는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지 않으면 식탁차림은 새로울 수 없다.”며 “낯선 야채라도 요리에 자신감을 갖다 보면 어색하지 않고 세련되게 요리할 수 있다.”고 권했다. ● 아스파라거스 콩나물 뿌리에 들어 있는 아스파라긴산, 즉 아미노산이 주성분이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는 ‘천문동’으로 소개됐으며 이뇨작용과 통풍에 효과가 있다. 좋은 아스파라거스는 진한 녹색으로 줄기에 생기가 있고 힘찬 것이 좋다. 길이가 20∼25㎝ 정도로 생장점 순 끝이 벌어지지 않은 것이 좋다. 꼭지 부분의 향이 진한 것을 골라 2∼3일 안에 먹도록 한다. 요리하고 남은 아스파라거스는 젖은 헝겊을 밑부분에 대고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에 세워 보관한다.0도에서 열흘가량 둘 수 있다. 하지만 아스파라거스는 시간이 지나면 굳어져 쓴맛이 증가하므로 가능한 한 빨리 조리한다. 보랏빛이 돌거나 줄기가 힘이 없고 윤기가 없는 것은 사지 않는 편이 좋다. 가격도 많이 내렸다.10개에 1600원 정도. 아스파라거스를 손질할 때 가장 맛이 나는 부분이 끝과 봉오리이므로 아래쪽 반 정도는 껍질을 벗기면 된다. 아주 질긴 아래 끝쪽 3∼5㎝가량은 잘라 버린다. 소금을 넣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내 찬물에 바로 헹군다. 사각사각한 느낌을 살리려면 1∼2분 정도 볶아도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다. ● 브로콜리 서양요리의 장식품으로 여겨졌던 브로콜리는 최근 많이 친숙해진 야채다. 양배추의 변종으로 중앙축과 가지 끝에 녹색 꽃눈이 빽빽하게 난다. 진한 녹색에 동글며 무거운 것을 고르면 연하고 단맛이 난다. 비타민C는 레몬의 2배, 감자의 7배로 채소 중에서 가장 많다. 설포라페인 성분이 암을 예방하고 칼슘·인·칼륨·철분 등의 미네랄도 풍부하다.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건강음식 가운데 하나이다. 브로콜리는 양배추와 마찬가지로 풋내가 적고 맛도 부드러워 요리하기 쉽다. 씻기 편하게 작은 송이로 나누는 것이 요령.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친 다음 찬물에 담가 식혀야 한다. 남은 브로콜리는 불고기나 갈비구이를 할 때 미리 데쳐놓은 브로콜리를 불판 한쪽에 놓고 구워 곁들여 먹어도 좋다. 브로콜리를 살짝 데치고 그 위에 슬라이스 치즈를 얹고 전자레인지에 1∼2분만 돌리면 고소하고 폼나는 맥주 안주가 된다. 브로콜리를 한번 데쳐 곱게 다진 다음 미음을 쑤어 먹으면 통변이 잘된다. 줄기 부분도 꽃봉오리처럼 영양이 풍부하므로 조리해서 먹는 것이 좋다. ● 아보카도 캘리포니아롤에 들어가는 과일 정도로 여겨졌다. 악어등처럼 울퉁불퉁한 껍질 때문에 ‘악어배’로도 불린다. 열매는 녹갈색, 자줏빛을 띤 검은색 등이고 둥글거나 타원형이다. 과육은 부드럽고 지방과 비타민 함량이 높아 가장 영양가 높은 과일로 알려져 있다. 심장마비를 예방하고 비타민C·D 함량도 높다. 당분이 적어 당뇨병 환자들에게 에너지 음식으로 추천된다. 초록색도 맛있어 보이지만 가장 맛있을 때는 껍질이 검게 변했을 때다. 손으로 눌러 봤을 때 너무 딱딱한 것은 덜 익은 것이고 너무 물러도 안 좋다. 냉장고의 적당한 온도에서 껍질을 까지 않은 아보카도는 한달 가까이 보관할 수 있다. 남은 아보카도는 다져서 마요네즈와 버무려 빵에 발라 먹으면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아보카도의 씨 있는 부분을 긁어서 바싹 구운 빵에 발라 먹어도 좋다.1개에 4000원 정도. ● 아스파라거스 베이컨 말이 재료 아스파라거스 80g, 베이컨 10장, 소금·후추 약간씩,머스터드 소스(마요네즈 8큰술, 머스터드·꿀 4큰술씩, 레몬즙·식초 2큰술씩, 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 아스파라거스는 끓는 물에 1∼2분간 살짝 데친다.(2) 아스파라거스는 베이컨으로 돌돌 말아 감싼다.(3) 팬을 달군 다음 아스파라거스로 감싼 베이컨의 끝부분이 팬 바닥에 가게 놓아 굽는다. 소금과 후추를 조금 뿌리면서 익힌다 (베이컨 끝부분이 바닥에 먼저 닿지 않으면 아스파라거스를 말아놓은 것이 풀릴 수 있다).(4) 머스터드 재료를 넣고 잘 섞은 머스터드 소스를 곁들인다. ● 브로콜리 오징어 초회 재료 아스파라거스 50g, 양파 30g, 당근 20g, 칵테일새우 30g, 밥 1공기, 올리브 오일 적당량, 소금 조금, 청주 1큰술 만드는 법 (1) 볶음밥용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 놓는다.(2) 아스파라거스는 질긴 부분은 잘라 준비한 다음 끓는 물에 1∼2분 정도만 데쳐 잘라 놓는다.(3) 양파와 당근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잘게 잘라 놓는다.(4) 끓는 물에 청주 1큰술을 넣고 칵테일 새우를 살짝 데쳐 준비한다.(5) 올리브 오일에 먼저 당근과 양파를 볶은 후, 칵테일 새우, 아스파라거스를 넣고 다시 살짝 볶아준다.(6) 밥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춰 맑게 볶아준다. ● 아보카도 샐러드 재료 아보카도·오렌지 ½개씩, 양상추 8장, 치커리·겨자잎 20g씩,샐러드 드레싱(올리브 오일 4큰술, 과일식초·레몬즙 2큰술씩, 설탕 1½큰술, 다진 양파 1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만드는 법 (1) 아보카도는 껍질째 씻은 뒤 씨와 껍질을 제거하고 굵직하게 채썬다.(2) 양상추는 한 잎씩 떼어 물에 씻은 다음 굵직하게 떼어놓는다. 치커리와 겨자잎도 큼직하게 자른다.(3) 오렌지는 과육을 하나씩 떼어놓는다.(4) 넓은 그릇에 재료를 넣고 섞어 드레싱을 만든다. 파슬리가 있으면 1작은술 정도 다져 넣어도 좋다.(5) 그릇에 야채와 아보카도, 오렌지를 보기 좋게 담고 드레싱을 먹기 직전 끼얹어 낸다. ● 아스파라거스 볶음밥 재료 브로콜리 200g, 오징어 1마리, 청주 ½큰술, 양파 ½개, 소금 약간,초고추장(고추장 3큰술, 식초·레몬즙 2큰술씩, 고추냉이·깨소금 1작은술씩, 설탕 1½큰술, 생강즙 ½큰술) 만드는 법 (1) 브로콜리는 송이 부분과 줄기 부분을 모두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친 다음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뺀다.(2) 오징어는 통으로 준비하여 껍질을 벗기고 둥글게 자른다. 끓는 물에 넣어 살짝 데친다. 데칠 때 청주를 넣어주면 비릿한 맛을 없앨 수 있다.(3) 넓은 그릇에 재료를 넣고 섞어 초고추장을 만든다.(4) 그릇에 브로콜리와 오징어, 결대로 썬 양파를 초고추장과 버무려 낸다. 푸드스타일리스트 용동희(왼쪽)씨와 이은정씨. 용씨는 서강대 화학공학과 출신이지만 더욱 감각적이고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어 2000년 요리로 방향을 선회했다. 한식·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따고 푸드스타일링과 테이블스타일링 과정을 마쳤다. 이씨는 실내디자인을 전공했으나 과테말라에서 파티스타일링을 공부했다. 현재는 와인 소믈리에가 되기위해 공부 중이다. 이들은 음식과 스타일링, 문화가 스미는 공간 스튜디오 想床(02-3472-9592)을 운영하고 있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