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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3) 眞人의 四柱가 만들어지기까지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3) 眞人의 四柱가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이유에선가 ‘정감록’은 말해와 양해에 아주 특별한 경사가 일어나리라고 예언한다. 보다 정확히는 ‘무학비결’에 “진사(辰巳)년에 그대는 어디로 갈 것인가? 오년과 미년엔 즐거움이 크리라.”고 했다. 이미 태종 14년(1414) 경상도 보천 출신의 파계승 김을수가 태종을 위해 조작한 예언서에도 “말해와 양해에 뜻을 이룬다(午未志上)”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따져 보면, 태종이 즉위한 해는 경진(1400)년이나 그때는 정세가 몹시 불안정했다. 왕위를 빼앗다시피 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다가 태종 2년 임오년 또는 그 다음해 계미년이 되면 왕권이 비로소 안정됐다고 평가될 만하다. 예언가 김을수는 바로 그 점에 착안해 말해와 양해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뱀이 자라서 용이 돼야 제격 이와 전혀 다른 풀이도 아마 가능할 것이다. 멀리 10세기 초부터 전해오는 한 가지 예언이 있다.‘고경참’에 “뱀해 중에 두 용이 나타날 것이다.”(於巳年中二龍見)라고 했다. 여기 언급된 두 용은 다름 아닌 태봉의 궁예 왕과 고려 태조 왕건으로 해석되는 것이 보통이다.‘용안(龍顔)’이니 ‘용상(龍床)’과 같은 표현에서 보듯 용은 임금을 위해 사용되는 특별한 상징이었다. 그런데 궁예와 왕건이란 두 영웅은 뱀해에 출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뱀해에 즉위하지도 않았다. 이 경우 뱀해에 성인이 등장한다는 예언은 역사적 사실과는 무관한 하나의 상징이었다. 이런 상징의 힘은 결코 무시할 수가 없어, 다른 어떤 역사적 사실보다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뱀이 오래 묵으면 언젠가 용(龍)이 된다는 속설이 있다. 아무리 설화라도 모든 뱀이 다 용이 되지는 못한다. 용이 되려다 실패한 뱀을 고대 한국인들은 이무기라 불렀다. 상상의 동물인 이무기는 머리에 뿔이 나 있고, 몸통엔 4개의 발이 있다. 가슴은 붉고 등에는 푸른 무늬가 있다는데 그 옆구리와 배는 부드럽기가 비단 같다 한다. 이무기는 눈썹으로 교미하여 알을 낳는다고도 하는데, 때를 놓쳐 뜻을 이루지 못한 영웅호걸에 비유된다. 뱀이 큰 뜻을 품은 영웅이라면, 용은 이미 그 뜻을 이룬 왕을 가리킨다. 고대로부터 한국에 널리 퍼져 있던 상징의 법칙에 따르면, 영웅은 모름지기 뱀해에 태어나야 했다. 아마 그와 유사한 믿음에 근거한 것이겠지만, 중국에선 큰 인물이 되려면 용띠라야 한다는 관념이 보편적이다.21세기를 맞이하는 서기 2000년은 마침 용해였다. 그 해에 중국에선 아들을 낳고자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국에서도 물론 용띠는 귀한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조선시대 후기까지도 용띠보다 뱀띠를 더욱 선호한 흔적이 없지 않다. 용은 맨 처음부터 용이 아니라 뱀이 자라서 돼야 제격이라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거나 왕은 뱀 또는 용해에 등극하게 되는데, 그로부터 1∼2년 뒤인 말해나 양해가 되면 완전히 제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일찍이 태종 때 김을수가 말해나 양해에 뜻을 이룬다고 한 예언이나,‘무학비결’에서 “진사(辰巳)년에 그대는 어디로 갈 것인가? 오년과 미년엔 즐거움이 크리라.”라고 한 것은 다 그런 한국의 문화적 나이테 위에 쓰인 것이다.17세기 말에 유행하던 제목 미상의 어느 예언서에도 비슷한 구절이 포함돼 있었다.“진년(辰年)과 사년(巳年)에 성인(聖人)이 나와 오년(午年)과 미년(未年)에는 즐거움이 대단하다.” 이미 살핀 것처럼 ‘무학비결’은 조선 말엽에 저술됐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이미 그보다 200∼300년 전부터 그와 비슷한 구절이 각종 예언서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眞人의 四柱 조선 후기엔 이른바 진인(眞人)의 사주가 거론된 적도 있었다. 숙종 23년(1697) 이익화란 사람이 술사(術士) 이영창에게 다가올 세상의 참된 임금인 진인의 사주를 물었다. 그러자 이런 대답을 듣게 됐다.“진인은 기사년(己巳年) 무진월(戊辰月) 기사일(己巳日) 무진시(戊辰時)에 태어났다.” 이때 이영창은 진인의 등극을 도울 사람으로 운부라는 이가 있는데 정묘년에 출생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조선사회에 유행한 어느 예언서에 중국 사람으로 토끼해에 태어난 장수가 우리나라에 와서 팔도를 다 밟은 뒤에 진인이 등극한다고 돼 있었기 때문에 이영창의 발언은 신빙성이 있어 보였다. 문제의 예언서는 현재 남아 있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하필 중국인 장수가 예언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것은, 병자호란과 정묘호란을 겪은 뒤여서 그렇지 않나 짐작되기도 한다. 어쨌든 지금 이 대목에서 중요한 것은 진인의 사주에 기사와 무진이 번갈아가며 나타난다는 점이다. 정확히는 그의 사주엔 뱀이 자라나 용(龍)이 되는 과정이 두 번씩이나 되풀이됐다. 뱀이 용 되는 사주는 명나라의 숭정황제(崇禎皇帝)가 해당한다. 물론 두 번이나 같은 현상이 목격되지는 않았다. 뱀이 변해 용이 되는 꼴이 한 번만 사주에 나와도 드넓은 중국 천하를 다스릴 천자가 되는 형편인데, 그런 것이 두 번씩이나 연거푸 나온다면 이건 보통 일이 아니다. 현세에 이상세계를 건설할 진인 왕에게나 어울리는 사주다. 세상을 뒤바꿀 것으로 기대됐던 진인의 활동에 대해 사람들은 이런 말을 했다. 진인의 활동은 3단계로 나뉜다는데 처음에는 민간에 숨어 지낸다. 사건 관련자들의 말에 따르면, 진인은 강원도 고성에 사는 용장(勇將) 정학의 집에 머문다 했다. 간혹 운부가 거처하는 옥정암이란 암자에 들르기도 한다. 진인이 정체를 숨기고 지내는 동안 운부는 정학 등에게 명령해 신변보호에 철저를 기한다. 제2단계는 거사를 일으켜 대궐에 쳐들어가는 것이다. 거사를 준비하기 위해 운부는 이미 30여명가량의 승려를 서울 및 각지의 주요 사찰에 파견해 놓았다. 묘정과 일여를 비롯한 승려들이 숙종 23년 3월21일이 되기를 기다려 대궐을 공격할 예정이었다. 강계부사 신건과 상토첨사(上土僉使) 신일 및 여러 무사들도 이 사건에 공모자로 등장했다. 거사자금을 댈 사람으로 김화의 부자 지대호 등도 합세했다. 아울러 함경도의 술사(術士) 주비, 용인의 거사(居士) 조종석, 금성의 강거사 등 여러 명의 예언 전문가들이 관여했다(실록·숙종 23년 1월10일 임술). 마지막 단계는 진인이 왕위에 오르는 것이었지만, 이 모든 것은 한낱 미수에 그친 역모사건으로 막을 내렸다. ●진인의 탄생 진인의 사주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사주가 만들어지기 전에 이미 진인은 세상에 출현했다. 벌써 17세기 전반부터 진인 출생설이 유행했던 것이다. 사주에 앞서 진인이 탄생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좀 희한한 이야기다. 내가 ‘실록’에서 살핀 바로 인조 6년(1628)이 그 방면에선 가장 오래다. 사건은 당시 전라도 남원에 살던 송광유가 밀고한 데서 비롯됐다. 전에 좌랑 벼슬을 지낸 적이 있는 윤운구가 지인인 송광유에게 진인(眞人)이 나왔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윤운구는 조선왕조가 망할 징조라며, 어떤 예언서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하늘이 사람을 내렸으니 그 나라는 반드시 멸망할 것이다.”라는 대목이었다. 자기 말에 신빙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였겠지만, 윤운구는 멀리 평안도 창성(昌城)에 내린 우박까지도 들먹였다. 그 우박 모양이 사람 얼굴을 닮았다는 소문도 전했다. 윤운구는 진인의 탄생을 기정사실로 못 박기 위해 천문을 볼 줄 아는 사람들의 말이라며, 지금 푸른 구름이 남산을 감싸고 있다고 했다. 아무래도 그것은 성스러운 왕이 태어날 조짐이었다. 윤운구는 허의란 친구에게 관심의 눈길을 보냈다. 허의는 아명이 남산이라 남산의 푸른 구름과 뭔가 특수한 연관이 있어 보였다. 윤운구 등은 소문으로 들려온 여러 가지 이상한 사건을 이끌어다 허씨 집안에서 왕이 태어날 징조라고 주장했다. 사람들의 눈에 비친 허의의 관상 또한 특별하긴 했다. 그는 양미간 사이에 콩알만 한 검은 점이 있었다. 마치 부처의 양미간에 있는 백호를 연상케 하는 것이었다. 허의는 몸집이 비대한 편이라 허리가 뚱뚱했고, 배가 불룩하니 튀어나왔다. 당시만 해도 살찐 사람들을 유복하게 간주하는 경향이 있었다. 게다가 허의의 복서골(伏犀骨·두 눈 사이에 있는 코뼈에서 이마까지 솟은 뼈 부위)이 반듯하게 서 있는 모양을 두고 영락없이 임금의 관상이라는 말이 있었다. 허의뿐만 아니라 그의 외삼촌도 외모가 남달라 귀티가 있었다. 더구나 그런 허의가 얼마 전에 천녀(天女)를 만나 신이한 아들을 낳았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었다. 윤운구와 그의 동지들은 허의가 천녀와 낳았다는 아들을 진인으로 간주하고 진인왕으로 믿었다. 그들은 이를테면 역모를 꾀했다. 우선 허의와 그의 외삼촌 임게를 비롯한 여러 임씨들이 포섭됐다. 그들은 전라도 광주와 화순에서 난리를 일으킬 계획이었다. 그밖에 이상온과 국사효 등은 담양에서 변을 일으킬 예정이었다. 거기서 가까운 남원에서는 이유가 반란을 주도하기로 했다. 남원의 경우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 당룡과 부용남 등 평민 이하의 사람들이 살인계(殺人契)를 조직해 놓고 있었는데, 그들도 반란에 합세하기로 했다. 한편 해안지방인 고부와 부안에선 유인창과 유선창 등이 반란에 가담했고, 충청도와 접경인 여산에선 송흥길과 소신생 등이 난리를 일으키기로 했다. 전라도의 중심지인 전주에서도 우전과 두기문 등이 들고 일어서기로 약속됐다. 때가 되면 허의는 진인인 아들과 함께 승려로 구성된 4000∼5000명의 군대를 거느리고 지리산을 거쳐 일단 경상도 진주로 진출해 근거지를 마련할 예정이었다. 윤운구와 전 주부(主簿) 원두추 등은 서울과 경기 지방의 반군을 이끌고 대궐을 공략하되, 만약에 거사가 실패로 돌아가면 충청, 전라 및 경상도를 확보해 놓고 일본에 구원병을 요청한다고 했다. 임진왜란 이후 조성된 반일 감정을 감안할 때 일본에 원병을 청한다는 계획은 정말 뜻밖이다. 하여간 이 모든 진술은 사건을 조정에 밀고한 송광유의 입에서 나왔다. ●‘역적들’의 자기변명 전라도 양반들이 진인을 내세워 반역을 도모한다는 소식을 접한 조정은 발칵 뒤집혔다. 곧 내병조(內兵曹)에 국청이 설치됐고, 관련자들이 체포돼 엄한 심문을 받았다. 그러나 이 사건의 주범으로 몰린 윤운구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는 우선 송광유와 친밀한 사이가 아니라고 잡아뗐다. 죽은 송광유의 아버지와는 교유관계가 있었지만, 정작 송광유는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함께 역모를 꾀할 처지가 아니란 것이었다. 송광유 일가는 이미 조정의 버림을 받은 처지였다. 송의 아버지는 광해군 말년 역모사건으로 죽은 허균과 무척 가까웠다. 정확히 말해 송광유의 서매(庶妹)는 유명한 문인이자 오늘날 한글소설 ‘홍길동전’의 저자로 알려진 허균의 첩이었다. 허균이 역모사건으로 죽게 되자 송광유의 아버지도 전라도 진도에 유배됐다가 사망했다. 윤운구는 태인에 있는 송광유의 본가에 들러 문상을 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얼마 후 송광유는 이웃 고을의 관비(官婢)를 훔쳤다. 그러고는 호랑이가 물어 갔다고 거짓으로 속이려 했으나, 비밀이 탄로됐다. 송광유는 이에 윤운구가 자기의 비밀을 퍼뜨린 것이라 생각해 윤운구를 모함하게 됐다. 이것이 윤운구의 설명이었다. 전 주부 원두추 역시 억울함을 호소했다. 자기 형 원두표가 전주부윤으로 있을 때 송광유를 잠시 사귀었지만 역적모의를 한 적은 없다고 발뺌을 했다. 당시 송광유는 남의 노비를 빼앗으려고 원두표에게 청탁했으나 거절당하자 송광유는 원씨 일가를 증오했다는 것이다. 그 뒤 송광유는 관비를 훔쳤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원두추가 다른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를 퍼뜨렸다. 그 때문에 송광유는 원두추를 해치려 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했다. 허의의 외삼촌 임게 역시 변명했다. 허의에게 특이한 아들이 있다거나, 그 어미가 천녀(天女)라고 하는 말은 억지라는 것이었다. 여러 해 전 허의는 경상도 개령을 지나다 행실이 단정하지 못한 어떤 여인과 동침을 했는데, 그 뒤 그 여인은 걸인이 되어 사방을 떠돌다 벼랑에서 실족해 죽었다. 허의는 그 소문을 듣고 불쌍히 여긴 나머지 시신을 거둬 장례를 치른 적은 있다고 했다. ●인조반정에 대한 불만 국왕 인조는 심문을 담당한 여러 신하들에게 사건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그러나 다들 머뭇거리기만 했다. 누구도 사건을 명쾌하게 정리하지 못했다. 송광유가 밀고한 내용은 완전히 허구도 아니었지만, 모두 사실로 믿기도 어려웠다. 왕 역시 그 점에 동의했다. 다만 윤운구 등이 무언가 진인에 관한 말을 지어냈고, 새 세상의 도래를 이야기한 점만은 사실이라고 확신했다. 따지고 보면 이 모든 혼란은 인조반정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이 점에서 원두추 같은 이가 끼여 있다는 점은 다소 생뚱맞았다. 그의 친형 원두표는 인조반정에 공을 세워 정사 제2등 공신으로 책봉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조반정은 그 자체의 정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양반들이 적지 않았다. 반정 뒤의 논공행상(論功行賞)에 관해서도 불평들이 많아 이괄 같은 이는 반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조정 대신들은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진인 사건의 관련자들은 예언과 여러 징조를 빙자해 조정을 원망한 것이 거의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의 죄는 역모에 해당해, 엄히 처벌돼야 마땅했다. 그러나 원두추처럼 집권층의 핵심과 가까운 인사들이 끼여 있어 함부로 처리하기가 어려웠다. 여러 경로를 통해 타협책이 마련됐다. 이 사건을 확대시키지 말고 최소한의 처벌로 마무리 짓는 것이었다. 만일 진실을 밝히겠다며 관련자들에게 고문 수사를 펼 경우, 조정의 실권자들에게까지도 불똥이 튈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조정 대신들은 전전긍긍했다. 그렇다고 관련자를 모두 무죄방면하기도 어려웠다. 인조는 이 사건을 서둘러 마무리 짓기를 원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았다.“나는 식견이 어두워 사건의 전모를 다 알 수가 없도다. 경들이 공론에 따라 의논하여 아뢰라.” 꾀 많고 나약한 왕의 발언이었다. 대신들은 요망한 소문을 퍼뜨려 조정을 비방한 혐의가 뚜렷한 몇몇 사람만을 처벌하자고 제안했다. 윤운구, 유인창, 민안 등을 유배형에 처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연줄이 좋은 원두추의 경우는 딱히 의심스러운 단서가 없으므로 풀어주자고 했다. 한편 송광유의 진술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허의와 임게 등에 대해선 그 처리를 일단 왕의 의사에 맡겼다. 왕은 윤운구 등에 대해선 원안대로 유배를 명했다. 원두추 등 그 밖의 관련자들은 대부분 무죄 방면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왕이 이 사건의 밀고자인 송광유를 풀어주라고 했다는 사실이다. 왕은 송광유의 진술이 대체로 사실에 근거했다고 판단했던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조정의 관리들은 송광유를 용서하지 않았다. 그들은 사헌부와 사간원을 통해 연일 송광유의 처벌을 주장했고, 왕은 마지못해 그 의견을 수용했다(실록·인조 6년 12월18일 갑진). 크게 보아 윤운구 사건은 인조반정에 불만을 품은 양반들이 일으킨 것이다. 그들은 민간에 퍼져 있던 예언서와 진인출현설을 이용했다. 이 단계에서 상층문화와 하층문화는 혼연일체가 됐다. 민중이 만들어낸 진인은 양반들에 의해 역사의 무대 위로 고개를 내밀었다. 그 뒤로도 몇 번인가 진인은 출몰을 거듭하더니, 뱀이 용으로 변하는 사주가 만들어졌다. 진인의 사주에는 역사 속에 오래 단련된 한국의 기층문화가 숨쉰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부시 ‘그로기’ 벗어날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잔인했던 일주일’을 보낸 뒤 정치적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반전을 모색 중이지만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지난주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 미군 사망자 2000명 돌파, 해리엇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자 사퇴,‘리크게이트’ 연루 루이스 리비 부통령 비서실장 기소 및 사임 등으로 점철된 악몽같은 한 주일을 보냈다. 부시 대통령과 백악관은 일단 지난주의 3대 악재가 어떤 식으로든 일단락됐기 때문에 이번주부터는 새로운 정국을 이끌기 위한 방안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전열 재정비 나선 부시 뉴욕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마이어스가 사퇴하면서 다시 빈 대법관 자리에 확실한 보수 인사를 지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새뮤얼 앨리토 2세 제3 순회항소법원 판사가 유력한 후보라고 전하고 그가 지명될 경우 공화당은 반기겠지만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악관은 또 천문학적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정부 지출을 줄이는 정책을 강화하는 등 흔들리던 보수 지지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예상했다.●미국민 절반 이상, 부시 행정부 도덕성에 회의적 그러나 상황은 부시 대통령이나 공화당측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지난 28·29일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55%는 “리비 부통령 실장의 기소 및 사임은 현 백악관의 윤리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리크게이트 수사를 담당한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가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인 칼 로브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위증 등 위법혐의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방침임을 밝혀 백악관으로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계속 안고 사는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과 체니 부통령은 리비 실장이 기소된 이후에도 그가 충직하고 애국적으로 일해온 공복이라고 두둔하며 특별검사 수사 결과에 밀리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이에 앞서 리크게이트 사건을 담당한 미 연방 대배심은 28일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 발레리 플레임의 신분을 체니 부통령에게 듣고서도 이를 기자에게 들었다고 진술한 리비 실장을 위증과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리비 실장은 즉각 사임했다.dawn@seoul.co.kr
  •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허수경 지음

    독일 뮌스터대에서 고고학을 공부중인 시인 허수경(41)이 네번째 시집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문학과지성사)을 펴냈다. 동서문학상을 수상한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이후 4년 만이다. 시집에 실린 시의 태반은 ‘반(反)전쟁시’들이다. 중동 고대유적 발굴현장에서 아득한 시간의 지층을 파내려 갈수록 시인의 의식은 오히려 전쟁의 포성이 끊이지 않는 지상의 현실로 향했던가 보다.‘엄마/대포 소리가 저리도 가까운데/꽃피는 소리가 들려요.’(‘엄마’중)라거나 ‘낯선 이들이 이곳으로 들어와서 퍼런 큰 새를 타고 다니는 동안, 아이들은 폭탄을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그렇게 웃는 나날이 계속 되었다’중) 등의 시구는 전쟁과 파괴의 역사를 반복해온 인류의 폭력성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표제작격인 ‘물 좀 가져다 주어요’에서 ‘아이들 자라는 시간 청동으로 된 시간/차가운 시간 속 뜨겁게 자라는 군인들//아이들이 앉아 있는 땅속에서 감자는/아직 감자의 시간을 사네.’라고 노래하던 시인은 ‘물 좀 가져다 주어요/물은 별보다 멀리 있으므로/별보다 먼 곳에 도달해서/물을 마시기에는/아이들의 다리는 아직 작아요.’라며 연민과 사랑을 호소한다. 현실인식은 냉철하지만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시인은 시집 말미에 ‘이런 비관적인 세계 전망의 끝에 도사리고 있는 나지막한 희망, 그 희망을 그대에게 보낸다.’고 썼다. 문학평론가 성민엽은 “고고학적 상상력의 비관주의가 여성성과 결합하여 빚어낸 희망의 언어”라고 평했다. 1987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혼자 가는 먼집’ 등을 낸 시인은 지난 92년부터 독일에 머물고 있다.6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데스크시각] 2% 부족한 서울시 행정/김성곤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25일 동안 520만명,4개월 만에 700만명’‘동막골’이나 ‘말아톤’의 관객 얘기가 아니라 청계천과 서울숲의 관람객 숫자다. 지난 10월 1일 개통 이래 청계천에는 하루 평균 20여만명의 관람객들이 찾고 있다. 주말이면 걷기 힘들 정도로 혼잡할 때도 있다. 청계천은 하루에도 몇번씩 변신한다. 점심 때가 되면 청계천은 직장동료 등 도심 샐러리맨의 산책로가 된다. 저녁에는 많은 사람들이 청계천에서 섞인다. 서울사람도 있고, 서울 아닌 다른 곳 사람도 있다. 술냄새를 풍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관조의 발걸음과 마주치기도 한다. 늦은 밤이나 새벽녘에는 웰빙족도 등장한다. 청계천이 낳은 새 도심 풍속도다. 청계천에는 가끔씩 유채꽃도 만발한다. 노란색 유니폼, 노란색 가방의 행렬들…. 유치원생들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의 청계천 나들이 풍경이다. 이들은 청계천을 찾는 김에 서울광장도 반드시 들른다. 올망졸망한 어린이들이 서울광장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참새처럼 재잘거리며 서툰 젓가락질로 도시락을 먹는 모습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스스로 마음 속에 가둬버린 것들을 떠올리게 한다. 담 너머 고궁이나 야외에서나 볼 수 있었던 풍경을 서울 도심에서 볼 수 있으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서울숲도 마찬가지다. 하루 평균 1만∼1만 5000명이 찾는다. 주말에는 5만∼6만명이 서울숲을 누빈다. 청계천∼서울숲 코스는 지방 학생들의 수학여행코스로 자리를 잡았다. 내국인뿐만이 아니다. 외국인들에게도 청계천은 이제 명소다. 여행사마다 청계천 투어 상품을 개발했다는 소식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굳이 상품으로 내놓지 않더라도 한국을 찾는 사람이라면 이제 청계천 정도는 알고 들어 온다. 타임지가 청계천과 청계천 개발의 주역 이명박 서울시장을 커버로 소개했고, 디스커버리채널도 최근 청계천을 경이로운 눈으로 집중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 지천을 먼저 살리지 않고, 청계천을 복원하는 바람에 한강물을 길어다 청계천 유지용수로 쓴다느니, 졸속으로 복원을 추진, 자연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았고, 후세에 제대로 된 개발을 아예 막았다는 비판적인 얘기도 있지만 청계천이 낳은 효과를 가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어쩌면 적절한 비판이 아닐 수도 있다. 예전에 서울에서 가볼 만한 곳을 묻는 외국인 친구에게 “고궁과 남산, 한강유람선…” 하다가 머뭇거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청계천과 서울숲 등은 이런 군색한 필자의 메뉴판을 풍성하게 해줬다. 세계 어디에 내놓더라도 손색이 없는 명소인 것이다. 이런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아쉬움을 느낄 때가 있다. 굳이 계량화한다면 2%쯤 될까. 진부한 얘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너무 외과수술에만 치중하는 것은 아닌지, 또 외과수술의 효과를 과신한 나머지 다른 수술들을 너무 서두르는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이다. 서울에는 겉병 말고도 속병들이 적지 않다. 외과수술 말고도 내과수술이 적잖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간혹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더라도 잠시 메스를 거두고, 이제 속병을 들여다볼 때라는 생각이다. 서울시가 제시한 대형 프로젝트 가운데 마지막 남은 노들섬 오페라하우스의 착공시기를 놓고도 말이 많다.20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서 착공하는데 좀더 시간을 두고 철저한 검토와 연구를 거치자는 얘기도 만만치 않다. 혹자는 다음 세대나 다음 시장에게 이 일은 맡기자는 얘기도 나온다. 새겨들을 만한 얘기이다. 부족한 2%는 청계천 복원을 전후한 각종 사고의 처리에서도 느껴지는 대목이다. 복원 첫날 실족사가 난 이후 유족의 섭섭함이나 이후 사고가 난 삼일교 조형물 설계자와 서울시와의 책임공방, 또 “한낮 청계천 복원 기념 마라톤에 참석했던 남편이 저녁에 뇌졸중으로 돌아왔지만 서울시에서 나몰라라 한다.”며 하소연한 경기도 분당에 사는 어느 가정주부의 섭섭함 등도 서울시가 메울 수 있었던 2%로 다가온다. 때론 2% 부족으로 사람이 죽기도 하고,2% 때문에 선거에 지기도 한다는 점을 이명박 시장이나 서울시는 알았으면 한다. 김성곤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sunggone@seoul.co.kr
  • 지구온난화 감시위성 韓·英, 2008년 첫 발사

    한국과 영국의 공동연구팀이 오는 2008년쯤 지구 온난화 현상을 감시할 수 있는 인공위성을 세계 최초로 발사한다.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김석환 교수는 23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영국의 러더퍼드 애플턴 연구소 등과 ‘어스샤인’(Earthshine) 위성을 개발,2008년 발사할 계획”이라면서 “이 위성은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우주공간에서 지구 온난화 현상을 감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어스샤인은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오는 빛 가운데 튕겨내는 빛의 비율인 ‘지구 반사율’을 측정하게 된다.지구 반사율이 낮으면 지구가 받아들이는 태양열이 많아져 지상 기온은 높아지게 된다. 김 교수는 “어스샤인은 세계 최초로 지구 반사율을 행성 전체 단위로 측정, 온난화 연구에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문화캘린더]

    ●서울 도시철도공사 26일(수)까지 지하철 5∼8호선 광화문, 공덕, 노원 등 122개 역사(驛舍)에서 ‘가을문화축제’를 연다. 미술·공예 전시회, 음악 연주회, 무용 공연, 건강 검진 등 280여개 행사를 선보인다. 무료 한방 검진과 알뜰 바자회도 열린다.www.smrt.co.kr,(02)6211-2132∼3.●서울 동작구 28일까지 관내 초등학교 3∼5학년을 대상으로 ‘어린이 문화재 견학교실’을 운영한다. 문화유산 해설사가 사육신 묘 공원, 용양봉 저정, 국립현충원 등을 함께 돌면서 설명을 해준다.(02)820-1261.●서울 성북구 31일(월)까지 각 동별로 돌아가며 개최되는 ‘찾아가는 문화행사’를 진행한다.21일(금) 정릉2동 주민화합 노래자랑,29일(토) 동선2동 한마음축제 등이 펼쳐진다.(02)920-3413.●부천문화재단 22일(토) 오후 4시 복사골 문화센터에서 ‘해설과 함께 우리 춤 속으로’를 무대에 올린다.윤미라 경희대 교수, 전은자 성균관대 교수, 정혜진 한국무용협회 이사, 무형문화재 제68호인 하용부씨 등이 전통 춤을 선보인다.6살 이상 입장가.R석 2만원,S석 1만 5000원.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bcf.or.kr)참고.(032)320-6335.●경기문화재단 22일(토) 오전 10시 재단 예술자료실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토요문화사랑방’을 개최한다. 대중음악 평론가 성기완씨가 초청돼 평론가·예술가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한다.(031)231-7281.●인천시 23일(일) 오후 1시 인천대공원에서 ‘청소년동아리 경진대회’를 연다. 공연·비공연 부문(전시)으로 나뉘어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회원수가 5명 이상인 동아리들이 참여해 ‘끼 대결’을 벌인다.(032)442-0198.●경기 안양시 22일(토) 오전 9시 평촌 중앙공원에서 ‘한마음 자전거 대회’를 연다. 대회는 평촌로→시민로→청소사업소→귀인로→트윈프라자→차 없는 거리→중앙공원의 5㎞ 구간에서 진행된다. 또 같은 곳에서 30일(일) 오전 9시30분 ‘인라인 마라톤대회’도 열린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031)387-7111.●경기 안성시 29일(토) 고삼면 봉산리 꽃뫼마을 일대에서 ‘제 2회 안성 꽃뫼 토종음식축제’를 개최한다. 고삼면 21개 마을에서 출품한 다식·팥죽 등 토종음식을 선보인다.(031)678-2708.
  • 신장현 새 소설집 ‘강남 개그’

    ‘강남’은 이제 하나의 이데올로기다. 부와 권력의 상징인 동시에 자본주의의 모든 폐해를 고스란히 껴안은 욕망의 분출구다. 신장현의 신작 소설집 ‘강남 개그’(실천문학사)는 이른바 강남으로 통칭되는 우리 시대 천박한 사회구조에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대는 일종의 ‘해부학 강의’같은 소설이다. 표제작 ‘강남 개그’는 자본주의 시스템안에서 육신과 영혼이 소리없이 죽어가는 다양한 인간군상의 초상을 그리고 있다. 남을 웃기면서 정작 자신은 웃음을 잃은 개그 스타, 땅값 내려간다며 화장장 건립반대에 앞장서는 그의 아내, 인공 미소인 보조개 성형수술로 떼돈을 버는 성형외과 의사 등의 이야기가 한 편의 블랙코미디처럼 씁쓸한 웃음을 짓게 한다. ‘강남은 목하 부글부글 끓고 있다. 보통의 아파트 한 채 값이 몇억대에서 몇십억을 호가하는 건 물론 재건축 바람이니 강남학군이란 것에 더해 입시 도사들이 판치는 신종 학원군락까지 들어서 너 나 할 것 없이 자식 가진 이들의 눈이 뒤집히게 하는 시속도 그렇고, 흥부집 이부자락처럼 깡총하고 빈한해진 다른 지역 물정까지 빼앗아 오는 듯한 기세에, 가릴 줄 모르고 넙죽넙죽 먹어대는 그 식욕이며 도무지 쌀 줄 모르고 뭉개고 있는 모양도 그렇다. 서울에서 강남은 창자 쪽이 불려진 모양이다.’(‘강남 개그’중)어쩌면 강남에서 살아 숨쉬는 유일한 생물체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만든 시스템일지도 모른다. 소설집에는 이밖에 가출한 여주인공이 친구의 부탁을 받고 성매매 현장의 미끼로 나갔다가 ‘한탕’을 꿈꾸는 헤드헌터 사이에서 벌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헤드헌터’, 세상 밖으로 난 무지개다리를 마음속에 품고 살아가는 창녀가 화자로 등장하는 ‘바다로 난 다리’ 등 희망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도시 주변인들의 이야기 8편이 실렸다. 1997년 ‘문학사상’신인상으로 등단한 작가는 작품집 ‘세상밖으로 난 다리’(2001), 장편소설 ‘샤브레’(2002)를 펴낸 바 있다.9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과학플러스]

    ●일산 킨덱스, 로봇 올림피아드 한국과학문화재단은 오는 26일부터 5일 동안 경기도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미국과 중국 등 10여개국이 참가하는 로봇 경연대회인 ‘제7회 국제 로봇 올림피아드’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초등부와 중·고등부, 대학생·일반부 등 3개 부문 출전자 350여명이 로봇 축구와 로봇 장애물 경주를 비롯한 11개 종목에서 실력을 겨룰 예정이다. 로봇 올림피아드는 로봇 과학교육을 진흥하기 위해 김종환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의 제안으로 1999년 KAIST에서 처음으로 열렸다.●서울과학관, 사이언스데이 국립서울과학관은 22일부터 이틀간 가족과 함께 과학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2005 가을 사이언스데이’ 행사를 연다. 이번 행사에서는 28개의 과학체험 부스가 운영되며 신비로운 바이오의 세계를 맛볼 수 있는 생명공학 특별강연회, 사이언스 매직 쇼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또 밤에는 천체망원경으로 달 크레이터, 금성, 가을철 별자리 등을 관찰할 수 있는 공개 천체관측 행사가 진행된다. 행사기간 과학관 입장료와 주차료를 받지 않는다.●엑스포과학공원, 국제열기구 축제 대전시와 엑스포과학공원·한국항공스포츠대회 조직위원회는 오는 11월9일부터 13일까지 엑스포과학공원과 갑천 둔치 등에서 ‘2005 국제열기구 축제’를 갖는다. 이번 행사에는 일본, 미국, 헝가리 등 국내외 79개팀 210여명 참가한다. 또 국제 열기구선수권대회와 국제 모터파라선수권대회, 전국 패러글라이딩시범대회, 초경량 비행기 시범대회 등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오는 30일, 화성 근접 한국천문연구원은 20일 “오는 30일 화성이 지구에 가장 가깝게 접근,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고 예보했다. 이는 지난 2003년 8월27일 이후 2년2개월 만으로 이날 정오(한국시각 기준)에 지구와 화성이 6942만㎞(0.46AU)까지 접근하게 된다. 지구와 화성간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은 태양-지구-화성의 순으로 놓일 때이며, 이같은 접근은 약 2.2년(780일)마다 한번씩 일어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저녁에는 동쪽 하늘, 한밤중에는 남쪽 하늘, 새벽에는 서쪽 하늘에서 각각 화성을 관찰할 수 있다.
  • [구정이삭]

    ●서울 금천구 구청과 보건소 민원실에 수화통역사를 배치했다. 한국농아인협회가 추천한 수화통역사는 연말까지 매주 월·화요일 오전에는 구청 민원실에서, 목·금요일 오전에는 보건소 민원실에서 청각장애인에게 민원업무 안내를 한다.(02)890-2355∼9.●서울 강서구 28일(금) 방화1동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미혼 장애인들의 이성교제를 지원하는 ‘장애인 숨겨진 보석찾기’행사를 연다. 남녀 각 10명씩 선착순 접수하며 참가비는 없다. 복지관으로 전화 또는 방문 신청하면 된다.(02)2661-0670∼3.●서울 성동구 보건소 11월 한달 동안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5층 보건교육실에서 ‘당뇨교실’을 운영한다.3일(목)에는 당뇨 환자에게 알맞은 열량의 식단을 알려주고, 직접 시식해보는 기회를 갖는다.4회 이상 참석자에게는 무료 체지방 검사도 해준다.(02)2286-7033.●서울 동대문구 11월21(월)∼22일(화) 경기도 양평에 소재한 중미산천문대에서 초등학교 3∼6학년 80명을 대상으로 별자리 캠프를 연다. 천체관측법 교육 및 별자리관찰 실습, 숲생태 체험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한다. 오는 31일(월)까지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참가비는 무료.(02)2127-4251.●서울 도봉구 창동 하나로마트 내 창업보육센터 입주자를 11월1(화)∼15일(화)까지 모집한다. 입주자로 선정되면 7평의 사무실에 행정 장비와 법인이나 공장설립 등에 관한 정보와 법률자문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모집업체 수는 4곳이며 6개월에서 2년까지 입주가 가능하다.(02)2289-1572.●서울 마포구 망원1동 소재 망원 월드컵시장이 17일(월) 시설현대화사업을 마치고 새로 문을 열었다. 아케이드가 설치됐고 간판 및 좌판이 정비됐다. 보행이 편리하도록 통로를 정비하는 한편 소방도로 진입로, 우수관로 등 기반 소방시설도 정비했다.(02)322-6757.●경기 성남시 21일(금)까지 야탑동 코리아 디자인센터에서 ‘2005 성남우수상품 박람회’를 개최한다. 중소·벤처기업의 판로개척을 지원하는 이번 행사에서는 디지털 IT 제품·우수발명품 등이 소개된다. 수출상담회·채용박람회·구매상담회 등도 마련된다.(031)729-3832.●인천 남동문화원 29일(토) 경기도 화성 일대 문화유적에 대한 답사를 실시한다. 오전 8시30분 남동구청을 출발해 정조대왕 융건릉, 화성 창용문, 연무대, 장한문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참가자는 선착순(40명)으로 모집한다. 참가비 1만원.(032)431-1717.●경기 과천시 31일(월)까지 시 청소년상담실 위탁운영기관을 모집한다. 위탁 대상은 경기도 내에 주 사무소를 둔 비영리법인 또는 단체다. 위탁 기간은 내년 1월1일부터 2008년 12월31일까지.(02)3677-2217.●경기 부천시 31일(월)까지 시립 ‘범박 어린이집’을 운영할 단체나 법인을 모집한다. 신청 대상은 보육을 목적으로 한 사회복지법인이나 학교법인, 비영리법인, 영유아 보육 관련 단체, 시설운영자 자격을 갖고 있는 개인(60세 이하) 등이다. 위탁 기간은 내년 1월부터 3년간이다.(032)320-2364.●경기 시흥시 11월 말까지 만 60세 이상 노인, 희귀 난치성 질환자·기초생활수급자·국가유공자·차상위계층·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유행성 독감(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한다.(031)310-3551,310-3567.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1) 경주이선생 가장결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41) 경주이선생 가장결

    “지난 60년은 그만두고 양류목운(楊柳木運)의 해에는 갑자기 군대가 소요를 일으켜 여(女)군주가 도망을 칠 것이다. 만일 동남쪽에서 반란이 일어나면 나그네가 도리어 주인 행세를 하게 되리라. 나라의 태공은 푸른 바다에 외로운 그림자가 되어 신세가 처량해질 것이나 아무도 찾지 않을 것이다. 살아 있는 백성들은 달아나 숨기 바쁘니, 삼강오륜이 끊어지도다. 하늘 재앙 혹독해 벌레의 독을 무어라 형언하랴. 부자가 먼저 죽나니 후회해도 소용없도다.”(경주이선생 가장결) ‘정감록’의 일부로 돼 있는 ‘경주이선생’의 첫 대목이다. 정치적 격변을 알리는 끔찍한 예언이 쏟아져 나온다. 그 내용을 일일이 살피기에 앞서 우선 거기에 보이는 연도 표기방식이 특이해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양류목운’이라고 했다. 음양오행설에 입각해 임오년과 계미년의 운세를 말한 것이다.‘경주이선생’은 조선 후기에 정착된 편년체 예언이 분명한데, 특히나 음양오행설로 육십갑자를 푼 셈이다. ●한국의 운세를 나무에 빗대는 이유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한국이란 나라의 운세는 나무 운세(木運)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는 점이다. 까마득히 먼 옛날부터 그랬다. 다들 우리나라를 나무(木)로 상정했다. 그 기원은 지금부터 약 650년 전인 고려 공민왕 6년(1357)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때 음양오행에 달통해 사천소감 벼슬에 있던 우천흥이란 일관(日官)이 있었다. 그는 공민왕에게 올린 글에서 이렇게 주장했다.“도선국사가 지은 ‘옥룡기’(玉龍記)란 예언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지맥은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에서 끝난다고 했습니다. 그 지세가 물(북쪽)은 뿌리요, 나무(남쪽)는 줄기가 됩니다.” 우천흥은 도선이 한 말이라며 자신의 견해에 권위를 부여하려 애쓴다. 과연 이 주장이 도선에게서 비롯됐는지는 증명할 길이 없지만,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는 백두산을 뿌리로 삼아 지리산까지 줄기가 뻗친 한 그루의 나무로 이해된 사실만은 틀림없다. 역사 기록을 좀 더 살펴보면 그보다 200년쯤 앞서 고려 인종 때도 비슷한 인식이 존재했음이 증명된다. 알다시피 묘청은 도읍을 서경으로 옮기자고 주장했는데, 그 역시 고려란 나라를 한 그루 나무로 보았다. 묘청이 서경에 새 궁궐터로 잡은 곳이 ‘대화세’(大華勢), 즉 큰 꽃봉오리 형상의 명당이었다. 그는 나라 전체를 커다란 나무로 인식했고, 그 중에서 지세가 강한 여러 명당을 꽃으로 간주했다. 대화란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꽃 즉, 최고의 길지를 뜻했다. 한국이 음양오행으로 보면 나무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고대 중국에서 비롯된 듯하다. 한반도는 중국의 입장에서 볼 때 동쪽에 위치하는데, 나무가 바로 동쪽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먼 옛날부터 중국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동국(東國)’ 또는 ‘진단(震檀)’이라 불렀다. 동쪽 나라를 뜻하는 ‘동국’이야 다시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만,‘진단’의 진(震) 역시 팔괘의 하나로 동쪽을 가리킨다. 단(檀)은 우리나라의 시조가 단군이라서 덧붙여진 것이다. 우리나라를 동쪽 나라라 하고 그래서 나무 운세로 보는 것은 중국 중심의 세계관이 표현된 것이다. 지구가 둥근데 하필 우리나라를 동쪽으로 볼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정약용이나 홍대용과 같은 조선 후기 실학자들은 마침내 지구가 둥글다든가 자전하는 줄을 알게 돼 중국적 세계관에 본격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게 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우리나라를 동쪽 나라로 생각하고 있다. 인습의 뿌리는 정말 끈질기다. 빠뜨릴 수 없는 또 한 가지 이야기가 역시 ‘고려사’에 실려 전한다. 한국 고대 풍수지리의 아버지라 할 도선국사가 고려 태조 왕건이 태어날 집터를 정할 때의 전설이다. 그 때도 나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선은 왕건의 아버지 왕륭과 함께 곡령 고갯 마루에 올라 지맥을 두루 살폈다. 위로 천문을 보고 아래로는 시수(時數)를 살핀 다음 그는 이렇게 말했다.“이곳 지맥은 임방(壬方:북쪽)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물을 어머니(水母)로 삼은 나무(동쪽)가 줄기인데, 말머리 명당에 이르러 멈춰선 형세입니다. 공 역시 물의 운명이오니 마땅히 물의 대수(大數·물의 수는 1과 6으로 6이 대수다)에 따라 집을 지어야 합니다. 대수인 6에 6을 곱하면 36구가 되는데 이것이 천지의 대수에 부응합니다. 제 말대로 하시면 내년에는 반드시 성스러운 아들(미래의 임금)을 낳게 될 것이오니 이름을 부디 왕건이라 하십시오.”(고려사 세계 7) 도선은 태조 왕건의 운세를 나무로 보고, 그 아버지는 나무를 살리는 물이라 여겼다. 마찬가지로 송악 명당이 있게 한 뿌리는 백두산인데 북쪽의 임방에 위치하므로, 오행으로 풀이해 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비해 송악 명당을 낳은 금강산과 태백산 등 백두대간은 송악에서 바라보면 동쪽에 위치해 나무로 간주됐다. 따지고 보면 송악 역시 그 나무의 꽃 또는 열매에 해당해 근본적으로는 나무로 파악됐다. 도선의 머릿속에서 송악과 고려 태조 왕건은 나무로 동일시되었다. 나무인 왕건이 태어나서 자랄 집은 당연히 물이라야 하므로 대수 36구가 길하다는 결론이 나왔으며, 송악에는 푸른 소나무가 많아야 한다는 것이 도선의 처방이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의 운세는 늘 나무로 파악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壬午와 癸未가 楊柳木이 되는 이유 오행상생설로 보면 나무를 살리는 것은 다름 아닌 물(水), 죽이는 것은 불(火)이다. 따라서 나무인 한국에게 물의 해는 길하고 불의 해는 흉하다는 식의 운세 풀이가 나오게 된다. 흉한 해 즉, 불(火)로 정의되는 해는 말(午)의 해요, 그 뒤를 이은 양(未)의 해도 좋지 않은 것으로 점쳐진다. 그런데 한국의 운세는 말과 양 등 십이간지(十二干支)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육십갑자를 구성하는 열 개의 천간(天干)이 또 있어서다. 나무에 해로운 불은 병정(丙丁) 둘이며, 이로운 물이 또 두 가지이다. 임(壬)과 계(癸)가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임과 계년이라면 나라 운세가 보통은 아주 좋다. 하지만 십이간지인 말과 양의 해가 나무와 상극인 관계로 임오년과 갑신년의 운세는 상생과 상극이 맞부딪쳐 어정쩡해진다. 비유하자면 어린 나무(柔木)다. 역술가들은 임오년과 계미년의 국운을 흔히 양류목(버드나무) 운세라 부른다.‘경주이선생’도 예외가 아니어서 버드나무 운세라는 말로 두 해의 운세풀이를 시작한다. 하고 많은 나무 가운데서 버드나무란 또 무엇일까? 옛 사람들은 버드나무라면 으레 생명력이 끈질기다고 생각했다. 조선의 명유(名儒) 하서 김인후는 귀양 가는 친구에게 뜰 앞의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주기도 했는데, 버드나무가 정든 임을 상징하기도 했지만 생명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버드나무는 가늘고 긴 가지가 특별하다. 축 늘어진 모양은 마치 미인이 긴 머리를 풀어헤친 듯도 하려니와 하늘하늘한 여인의 허리를 연상케 한다. 낙락장송의 꼿꼿한 기개는 아닐지라도 유려함과 생명의 활기가 느껴지는 나무다. 버드나무는 봄이 오면 가장 먼저 물이 올라 푸르름을 선사하기도 한다. 부드러움 속에 강인한 생명력이 깃들어 있다. 따라서 ‘양류목’ 운세는 다소 불리한 가운데도 끝내 죽지 않고 다시 살아날 가능성을 가진다. 말과 양의 해라면 나무가 죽을 수이고, 특히 큰나무가 해를 많이 입을 운이다. 다행히 임과 계년이라서 다 죽지는 않는다. 산불 때 그렇듯 큰 나무는 힘없이 쓰러지되 작은 나무는 도리어 살아남을 운세다. ●임오군란과 양류목운 다시 맨 앞에서 인용한 ‘경주이선생’의 첫 대목을 상기해보자. 고종19년(1882) 임오년의 정세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참 많다. 첫째, 군대의 소요가 일어난다는 예언이 있는데 그 해에는 실제로 임오군란이 일어났다. 당시 정국은 대원군을 중심으로 한 수구파가 개화파와 대립하는 형세였다. 개화파는 사실상 국왕 고종과 명성황후가 손수 이끌다시피 했다. 왕이 개화를 지지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개화파 관료가 점차 조정에 많이 임용되었다. 고종18년(1881)에는 신식군대인 별기군까지 창설되었는데, 소외감을 느낀 구식 군인들은 그것을 왜별기(倭別技)라 부르며 분통을 터뜨렸다. 과거 대원군이 집권하던 시절만 해도 구식 군인들에 대한 대우는 좋았다. 하지만 개화정책이 추진되면서 사정이 많이 달라져 그들은 봉급이 13개월치나 밀리는 등 어려운 처지로 내몰렸다. 재정을 담당하는 선혜청 당상이자 병조판서였던 민겸호야말로 이런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이 구식 군인들의 믿음이었다. 마침 그해 6월, 전라도에서 올라온 세미(稅米)가 서울에 도착하자 구식 군인들에게도 1개월분의 급료가 지불되었다. 그런데 선혜청 담당 관리들의 농간으로 겨와 모래가 섞인 쌀이 지급되자 구식 군인들은 분노를 참지 못해 무장폭동을 일으켰다. 그들은 평소 불신하던 민겸호의 집에 난입했고, 장차 민씨 일파의 보복이 있을까 염려한 나머지 반대파인 대원군에게 의지했다. 대원군은 몰래 심복을 보내 구식 군인들을 통솔했고 이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자신의 재집권을 꾀했다. 그 바람에 구식 군인들의 폭동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었다. 군인들은 무기고를 털어 무장을 강화한 뒤 명성황후의 측근들과 개화파 주요 관리들의 집을 차례로 습격했다. 대원군의 밀명에 의해 그들은 친왕적이고 개화정책에 우호적이던 대신들을 죽이거나 다치게 했다.“부자가 먼저 목숨을 잃는다.”는 ‘경주이선생’의 예언처럼 부와 권세를 부리던 사람들이 상해를 입었다. 개화파의 군사적 기반인 별기군 병영도 무사하지 못했다. 구식 군인들은 일본인 교관 호리모토 레이조(堀本禮造)를 살해했고, 일본 대사관에도 침입해 13명의 일본인 목숨을 빼앗았다. 둘째, 예언서 ‘경주이선생’에는 여 군주가 도망친다고 돼 있는데, 실제로 실권을 행사하던 명성황후가 충주로 도피하는 사태가 일어나고 말았다. 구식 군인들은 돈화문을 통해 창덕궁 궐내로 난입했다. 그들은 개화파의 우두머리라며 명성황후를 제거할 계획이었다. 두 말할 나위도 없이 수구파의 우두머리인 대원군의 조종을 받은 것이었다. 목숨이 위급해진 왕후는 무예별감 홍재희의 도움을 얻어 충주 장호원에 있던 친척집으로 피신했다. 셋째, 국태공이 납치된다는 예언도 적중해 대원군이 청나라로 납치되었다. 국왕인 고종은 임오군란으로 벌어진 정치적 난맥상을 진정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일단 대원군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다시 정권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 대원군은 왕의 의지에 상반된 조치를 연달아 취했다. 대원군은 그동안 실시돼온 개화정책을 거의 모두 파기했다. 별기군을 혁파하고 구식 군대인 5군영을 복구하였으며, 신식 정부기관인 통리기무아문을 없애고 3군부를 설치했다. 대원군은 최대의 정적인 명성황후의 실종을 서둘러 사망으로 단정하고 국상을 치렀다. 개화파로서는 큰 타격이었다. 그러자 개화파는 톈진(天津)에 주재하던 영선사 김윤식을 통해 청나라에 군사적 후원을 부탁했다. 청나라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한국에 대규모 군대를 파견했다. 오장경(吳長慶)이 이끈 청나라 군대 4500명이 서울로 급파됐다. 그는 군대를 앞세워 한국의 내정에 직·간접으로 간섭하였고, 자신을 찾아온 대원군을 불법 체포해 톈진으로 압송했다. 한국 내에서 청나라의 입지를 강화시킬 방안에서였다. 이로써 나는 새도 떨어뜨릴 듯하던 ‘호랑이’ 대원군은 권좌에서 영원히 축출되었다. 예언대로 되고 만 것이다. 이밖에도 ‘양류목운’의 예언은 적중했다.“손님이 주인행세를 할 것”이라 했는데 과연 오장경이 지휘하는 청나라 군대가 멋대로 주인행세를 한 것이 사실이었다. 한마디로, 임오년은 ‘경주이선생’이 말하듯 숱한 사건이 터졌다. 그러나 그것으로 나라가 아주 망하지는 않았다. 일단은 충주로 피난한 명성황후도 무사했고, 불시에 청나라로 붙잡혀간 대원군도 다시 귀환할 수 있게 된다. ●갑신정변까지 ‘경주이선생’에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경주이선생’에는 고종21년(1884)에 일어난 갑신정변도 정확히 예측돼 있다.“정중수운(井中水運)은 자미(북두성) 자리에 저녁 무지개가 뜬 형국이다. 그러다 다시 동쪽으로 달아나리라. 나라에 변고가 일어나 죽음이 참혹하구나. 남북 군사들이 부딪쳐 화가 점차 심한 불길처럼 번져나갈 것이다.”자미성이라면 천자 또는 임금을 가리킨다. 그 자리에 무지개가 뜨는 것은 무척 흉하다. 무지개는 하늘에 보이는 벌레로 해석되기 때문에 변란이 일어난다는 예언이다.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친다고 한 것도 불길하며, 변란의 주체가 동쪽으로 달아난다고 한 것도 심상치 않다. 더구나 이 사건을 계기로 남과 북의 세력이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대립한다고도 했으므로 후환이 두렵다. 이 예언대로 한 해가 흘러갔다 해도 지나침이 없다. 김옥균과 박영효를 비롯한 개화파 청년 인사들이 그 해 10월17일 갑신정변을 일으켰다. 그들의 정변은 일단 성공했으나 지지기반이 미약했던 탓에 정권이 오래 가지 못했다. 겨우 사흘밖에 집권하지 못해 ‘삼일천하’란 다소 비웃는 듯한 표현까지 등장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신정변의 역사적 의의는 크다. 한국역사상 최초로 실시된 위로부터의 근대적인 개혁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김옥균 등 정변의 주체세력은 그들 스스로가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양반 출신이었지만, 오랜 사회적 악습으로 남아 있던 문벌 타파를 실천하고자 했다. 개화당 인사들은 능력 본위로 인재를 등용하자며 평등권을 부르짖었다. 아쉽게도 정변은 실패로 돌아갔고 후유증도 심각했다. 서울에 와 있던 청나라 장수 위안스카이의 무력 공세에 밀린 김옥균과 박영효 등은 후일을 기약하며 일본으로 망명했다. 이 사건 이후 한국은 일본과 청나라의 세력관계에 따라 이리저리 끌려 다니는 불쌍한 처지에 놓인다. 청·일 양국은 그 이듬해인 1885년 4월 18일, 톈진조약을 체결해 장차 한국에서 중대 사건이 발생할 경우 두 나라가 동시에 군대를 파견하기로 약속하기에 이른다. 과연 갑신정변이 일어 난지 정확히 10년 뒤인 1894년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다. 그러자 청·일 두 나라는 톈진조약에 의거해 한국에 동시 출병했고, 마침내 한국을 독점하기 위해 청·일전쟁을 벌인다. 이 전쟁은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로써 일본은 장차 한국을 병합할 기초를 다진다. 불행의 씨앗은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되고 있었다. ●더 이상 안 맞는 ‘경주이선생’ 갑신정변을 분기점으로 잘 맞아 들어가던 ‘경주이선생’도 틀리기 시작해, 고종 23년(1886) 이후의 예언은 완전히 빗나간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유는 무척 간단하다. 맞고 틀리고는 ‘경주이선생’이 저술된 시기와 직접 관계가 있다. 나는 이 예언서가 1884년 갑신정변이 끝나자마자 쓰였다고 본다. 이미 다 알고 쓴 것이라서 1880년대 초반의 일은 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정도로 딱딱 들어맞는다. 하지만 듣지도 보지도 못한 1886년 이후를 무슨 수로 맞히겠는가? 맞는 예언서는 이미 예언서가 아니다. 그것은 술사를 비롯한 민중의 역사적 인식이 기록된 일종의 역사서일 뿐이다. 그 때 있었던 모든 사건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민중의 주된 관심사만을 한데 주워 담은 역사 말이다. 예언은 사실 미래를 대상으로 한 것인데, 뜻밖에도 거기에 민중의 역사적 기억이 집적돼 있다.‘경주이선생’에는 특히 민중이 바라본 정치와 경제 이야기가 많다. 당연한 일이지만 지금도 우리는 밥상머리에서 권력과 돈의 향방을 따진다. (푸른역사연구소장)
  • ‘징벌적 손해배상제’ 추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유료 양로시설 입주자의 임대보증금 보호장치가 강화되는 등 고령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실버산업 대응법제도 정비된다. 재정경제부는 18일 한국소비자보호원에서 이같은 내용의 중장기 소비자정책 추진계획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내년부터 오는 2010년까지 추진되는 이 계획안은 11월 초 소비자정책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다음 내년도 부처별 소비자보호종합시책에 반영된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되면 기업이 판매한 상품이나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위해를 끼친 경우, 위해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책임을 묻게 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미국 등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소비자에게 위해를 끼친 기업은 천문학적인 액수를 배상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청계고가 철거물 기념품으로 부활

    서울시가 청계 고가도로 철거때 나온 콘크리트 파편을 활용한 크리스털 문진(文鎭)과 기념엽서 등 기념품 27종을 17일부터 일반에 판매한다. 문진은 청계고가 철거과정에서 나온 돌과 콘크리트 조각을 크리스털에 삽입한 것이며, 기념엽서는 청계고가 구조물 조각을 납작한 원통모양으로 만들어 붙인 것으로 자석을 덧대 책상이나 냉장고 등에 붙일 수 있다. 문진과 기념엽서는 청계천 준공기념일인 2005년 10월1일을 뜻해 2만 5101개씩만 제작하고 고유의 일련번호를 매겨 한정 판매된다. 판매장소는 청계천문화관, 하이 서울 북스토어, 인사동 서울관광상품 판매관 등이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부고]

    ●김봉우(서울대 공대 건축과 명예교수)씨 별세 병진(브사렐컨설턴트 이사)혜숙(뉴질랜드 거주)영숙(호주 〃)경숙(전동중 교사)씨 부친상 1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5일 오전 9시 (02)3410-6910●조성주(한국토지공사 경영관리실 차장)씨 부친상 이순희(대한체육회 공보실 직원)씨 시부상 13일 서울시립동부병원, 발인 15일 오전 6시30분 (02)929-5654●김훈(전 함창교육재단 이사장)덕(전 〃 기획실장)씨 모친상 이종무(사업)박성기(〃)김송윤(유성네오테크 대표)씨 빙모상 1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3410-6918●유병두(남양주시 기업인회 사무국장)씨 별세 용재(휴먼컴퓨터 실장)송재(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연구원)씨 부친상 김동국(지쎈 대표)씨 빙부상 1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5일 오전 10시 (02)3410-6901●이기남(삼성생명 경기지점장)기선(중광상사 대표)기철(환일고 교사)씨 모친상 12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3410-6912●김대현(토탈실내건축 대표·전 실내건축가협회 부회장)씨 모친상 현병기(대검찰청 사무관)씨 빙모상 13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5일 오전 8시 (02)392-0699●엄영민(서초경찰서 정보보안과장)영배(세니온 영업본부장)씨 부친상 이세걸(사업)원인종(이화여대 조형예술대 교수)조세형(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씨 빙부상 13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5일 오전 7시 (02)3010-2294●김능곤(리드프레이트 이사)미려(영파여고 교사)미경(사업)씨 부친상 박창조(노베라옵틱스 코리아 사장)씨 빙부상 12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4일 오후 1시30분 (02)3010-2265●조기연(중앙여고 교사)씨 부친상 박순석(가톨릭 빈민사목)김사승(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이성원(한일구조 대표)씨 빙부상 13일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 발인 15일 오전 11시 (031)810-5478
  • [문화 캘린더]

    ●서울역사박물관 국화 등 다양한 모양의 전통매듭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전통매듭 체험교실’을 25일(화)부터 12월13일(화)까지 운영한다. 참가자는 16일(일)까지 모집한다. 다양한 액세서리와 생활용품도 만들어볼 수 있다. 박물관 홈페이지(www.museum.seoul.kr)에서 신청을 받아 추첨을 통해 수강자를 선정한다. 참가비는 재료비 2만원.(02)724-0193. ●서울 강북구 14일(금) 오후 7시 번동 구민운동장에서 ‘제7회 난치병 청소년 돕기 한마음콘서트’를 연다. 가수 성시경, 디바, 리나, 린 등이 출연한다. 입장권(4000원)은 동사무소와 강북구민회관, 당일 행사장에서 판매하며, 수익금은 전액 난치병을 앓고 있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전달된다.(02)901-2100. ●서울 동작구 20일(목) 오후 6시30분 상도초등학교 운동장(상도4동)에서 ‘낭만 가요콘서트’를 개최한다. 가수 태진아, 이용, 성악가 전정원, 에코무용단 등이 출연하며 공연 1시간 전부터 선착순으로 입장이 가능하다.(02)820-1259. ●서울 양천구 22일(토) 도원길 ‘걷고 싶은 거리’에서 가을 낭만과 체험·젊음을 주제로 ‘으뜸 양천 문화의 거리 축제’를 연다. 마술쇼·도자기 제작 체험 등이 펼쳐진다. 신정동 로데오 거리에서는 패션쇼, 장기자랑, 음악회가 열린다.(02)2650-3410. ●경기 안양시 15일(토) 오후 2시 안양중앙시장·벽산로 일대에서 ‘제3회 장터문화제’를 개최한다. 놀이패의 신명나는 길놀이를 시작으로 씻김굿, 진혼무, 신명춤, 판소리 등의 공연과 풍성한 볼거리가 마련된다.(031)387-7111. ●경기 부천문화재단 다음달 9일(수)까지 ‘찾아가는 문화공연’을 선보인다. 시·공간적 제약으로 일반 공연장을 찾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해 소사초등학교와 부천 테크노파크, 은데미 예술마당 등 세 곳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소사초교에서는 14·15·22·29일 오후 7시 무용·인형극 등이, 부천 테크노파크에서는 12·26일, 다음달 2·9일 낮 12시20분 원미 오케스트라, 부천팝스오케스트라 등이 공연한다. 은데미 예술마당에서는 13·20·27일 오후 7시 퓨전음악·살풀이 등이 선보인다.(032)326-6923. ●경기 부천시 아인스월드 12월15일(목)까지 개장 2주년 맞이 문화 행사를 개최한다. 배트맨·정글북·아라비안나이트 등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댄스 스토리, 마술쇼 등이 선보인다. 기간 중 연간 회원권 할인 판매도 진행된다.(032)320-6000. ●경기 화성시 14일(금) 오후 4시 용주사에서 제3회 승무제를 연다. 조지훈 시인의 시 ‘승무’의 소재가 된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8호 승무·살풀이 공연을 볼 수 있다. 장수기원 백수연이 함께 열리며 국악인 김영임·인기가수 배일호·문희준의 공연도 마련된다.(031)369-2062.
  •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첨성대·석빙고에 깃든 지혜

    [선생님이 쓰는 신나는 과학] 첨성대·석빙고에 깃든 지혜

    신라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는 ‘담 없는 박물관’이다. 유네스코(UNESCO)는 경주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뒤 불교 관련 유적이 많이 남아 있는 남산 지구, 첨성대와 석빙고 등이 있는 월성 지구, 천마총 등 고분들이 위치한 대릉원 지구,9층 목탑이 있었다고 전해지는 황룡사 지구, 명활산성이 있는 산성 지구 등 5개 지구로 나누었다. 이중 신라의 궁궐터인 월성 지구는 산책 코스로 잘 꾸며져 신라인들의 슬기와 얼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한다. 따뜻한 봄에는 유채꽃이 가득 피고, 가을에는 코스모스꽃이 장관이다. 특히 어둠이 깔린 뒤 달빛을 받은 첨성대는 운치를 더해준다. 신라 27대 왕인 선덕여왕 시절(서기 632∼647년)에 세워진 첨성대는 현존하는 동양 최고의 천문대로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 전체 높이는 9.17m이며, 전체 27단 중 가장 윗부분은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돌을 쌓았다. 둥근 모양의 중간 부분에는 남쪽으로 향한 창이 있는데, 이 창은 사람들이 드나들던 통로로 추정된다. 창의 위와 아래로 각각 12단의 돌을 쌓아 12달과 24절기를 의미하고,360개의 돌을 사용해 1년의 음력 일수를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첨성대는 동북 방향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으나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첨성대가 천문대의 역할보다는 제사를 지내는 첨성단으로 사용됐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첨성대를 지나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신라 궁궐터인 월성으로 들어가는 돌계단이 나온다. 월성은 모양이 반달과 비슷해 반월성(半月城)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곳에서 겨울에 채취한 얼음을 이듬해 가을까지 보관했다는 냉동 창고인 석빙고를 볼 수 있다. 석빙고는 조선 영조 14년(1738년)에 나무로 된 목빙고를 돌로 축조한 것으로 4년 뒤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 석빙고의 입구는 바람이 들어오는 방향으로 냈으며, 입구에서 내부로 들어갈수록 점점 깊어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창고 안의 길이는 19m, 폭은 6m, 높이는 5.4m 정도다. 특히 석빙고는 입구에 벽을 만들어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내려가는 대류의 원리를 활용했다. 천장은 아치형으로 5개의 기둥에 장대석이 걸쳐 있고, 일정한 간격으로 움푹 파진 곳을 만들어 이 곳에 더운 공기를 모아 환기 구멍으로 빼냈다. 내부는 열 전달률이 높은 화강암으로 만들었고, 외부의 열이 내부로 전달되지 않도록 열 전달률이 낮은 진흙이나 석회 등으로 지붕을 만들었다. 또 석빙고 내부의 바닥 한가운데에는 경사진 배수로를 내어 얼음이 녹은 물이 다른 얼음을 녹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밖으로 빠져 나가도록 했다. 석빙고의 외부에는 잔디를 심어 태양의 복사열을 막고, 수해에 의한 피해를 줄이고자 했다. 전기를 사용할 수 없었던 시절에 냉장고 대신 석빙고를 활용했던 우리 조상들의 슬기가 그대로 녹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경은 서울 영동중 교사
  • “대선 黨경선 나설것 결과에 깨끗이 승복”

    “대선 黨경선 나설것 결과에 깨끗이 승복”

    이명박 서울시장은 시중에 떠도는 ‘무조건 출마론’은 있을 수 없으며 당내 경선을 거쳐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대통령제가 좋으며 ‘386’들이 국가경제에 헌신한 아버지 세대를 무조건 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 초청연사로 나와 “여건이 안 되면 탈당, 창당하든지 무소속으로라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말이 나도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95년 서울시장 경선때도 파행있었지만 승복” 그는 승복하는 문화에 대한 질문에 1995년 김영삼 대통령이 당시 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로 다른 인사를 추천 했지만 2시간 독대한 끝에 경선을 관철시킨 경험으로 운을 뗐다. 이 시장은 “결국 경선에서마저도 밤새 대의원을 바꿔치기하는 등 파행을 겪었지만, 불복하면 당이 깨질까 우려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다음날 대통령이 불러 갔더니 ‘당신 성격으로는 승복하지 않을 것 같았는데 대단하다.’는 말을 하더라.”고 소개했다. 경선을 이끌어낸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朴대표, 역대대통령에 비해 모자람 없어” 한나라당 경선에서도 승복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적어도 10년 전과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깨끗이 승복할 뜻을 밝혔다. 당내 대권후보 경쟁자로 꼽히는 박근혜 대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역임한 대통령들에 비해 모자랄 게 없다.”면서도 “다만 행정수도 이전 논의가 한창일 때 한나라당이 보여준 태도가 마음 속에 남아 있다.”고 말해 비판적인 입장도 감추지 않았다. ●“행정수도 이전 경제효과는 공무원 밥값 정도” 행정복합도시 조성과 관련, 이 시장은 “그렇게 해도 경제적 효과란 그곳으로 옮겨간 공무원들이 점심을 사먹는 정도”라면서 “서울시장이 아니라 충남지사였어도 반대했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또 노무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장관 시절 부처의 부산 이전에 반대해놓고 이제 와서 수도이전을 추진하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의 경부운하 건설 주장이 대권과 관련된 게 아니냐는 물음에는 “천문학적인 물류비를 절감해 국가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어젠다를 제시한 것으로 대권은 꿈에도 없던 국회의원 시절의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문화훈장 25명등 발표

    문화관광부는 영화배우 안성기, 가수 남진 등 문화예술발전 유공자에 대한 ‘문화훈장´ 서훈자와 ‘제37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및 ‘2005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수상자를 13일 발표했다.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수상자에게는 대통령 상장과 상금 1000만원,‘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수상자에게는 문화관광부 장관상과 상금 500만원을 준다. 시상식은 15일 오후 3시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문화의 날 기념식´과 함께 열린다. 부문별 서훈자와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문화훈장(25명)▲은관문화훈장=김성구(승려·법명 월운), 전숙희(수필가), 김백봉(무용인·본명 김충실), 고우영(만화가, 작고)▲보관문화훈장=이중한(언론인), 김병모(한양대 교수), 이봉순(전 이화여대도서관장), 이복형(중남미박물관장), 임종국(문학평론가, 작고), 황용엽(화가), 윤용하(작곡가, 작고), 안성기(영화배우), 남진(가수·본명 김남진), 님 웨일스(‘아리랑´저자, 본명 헬렌 포스터 스노, 작고)▲옥관문화훈장=조남식(전국문화원연합회 전남지회장), 김태원(전 영천문화원장), 오윤(판화가, 작고), 권창륜(서예가), 김성일(무용인·본명 김규원)▲화관문화훈장=남선우(성남문화원장), 조규돈(강릉문화원 사무국장), 정범태(사진가), 신영희(국악인), 홍성덕(국악인), 정광태(가수)◇대한민국문화예술상(6명)▲문화=조상호(나남출판 대표)▲문학=천양희(시인)▲미술=최의순(서울대 명예교수)▲음악=서울모데트합창단(지휘 박치용)▲연극·무용=국립발레단(예술감독 박인자)▲대중예술=이현세(한국만화가협회 이사장)◇오늘의 젊은 예술가상(8명)▲문학=김연수(소설가·본명 김영수)▲미술=조습(화가·본명 조병철)▲음악=한명원(성악가)▲전통예술=이용탁(국악인)▲연극=이해제(연출가·본명 이영호)▲무용=황재원(발레리노)▲영화=배용준(영화배우)▲대중예술=나윤선(가수)
  • [과학플러스]

    [과학플러스]

    ●슈퍼컴퓨팅,‘지존’을 찾아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13일 슈퍼컴퓨터 활용기술을 겨루는 ‘슈퍼컴퓨팅 경진대회’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참가자들은 같은 조건에서 누가 더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겨루게 된다. 참가 부문은 ‘성능최적화’와 ‘고성능컴퓨팅’ 등 두 부문이다. 성능최적화 부문은 슈퍼컴퓨터의 연산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프로그래밍하는 것이며, 고성능컴퓨팅 부문은 슈퍼컴퓨터나 일반 개인용컴퓨터(PC)를 병렬로 연결해 용량과 성능을 높이는 것이다. 참가 희망자는 오는 11월11일까지 인터넷 홈페이지(kosti.kisti.re.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부문별 상금은 최우수상은 100만원, 우수상(2명) 50만원, 장려상(3명) 25만원이다. ●17일 밤, 부분 월식 한국천문연구원은 13일 “오는 17일 오후 6시51분부터 11시15분까지 부분 월식이 진행된다.”고 예보했다. 월식은 태양-지구-달이 일직선으로 늘어서,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지는 현상이다. 부분 월식은 태양-지구-달이 정확히 일직선으로 늘어서지 않고 약간 어긋나 달의 일부분만 가려지는 경우이다. 동쪽 하늘에서 시작되는 이번 월식에서는 달 전체 면적의 7%가량이 가려진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다음 월식은 오는 2006년 9월이며,2007년 3월과 8월에는 개기월식이 일어날 예정이다. ●로봇과 예술의 만남전 개최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은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로봇과 예술의 만남전’을 개최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가나아트갤러리 등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백남준의 로봇 작품과 KAIST의 휴보(HUBO) 등 국내외 과학자와 예술가가 제작한 70여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또 로봇 전문가들의 설명과 함께 참가자들이 직접 로봇을 제작하는 로봇 만들기와 로봇 시연회 등의 행사도 진행된다.(042)601-7967. ●이공계 여성 취업세미나 전국여성과학기술인 지원센터와 헤드헌팅 포털 HR파트너스가 주최하는 ‘여성 과학기술인의 취업 및 성공전략’ 세미나가 오는 20일 서울 대현동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센터에서 개최된다. 세미나에서는 이공계 여성 인력을 대상으로 취업 전략 및 헤드헌터 활용법, 경력관리 전략 등에 대한 강연이 이뤄진다. 참가 신청은 18일까지 홈페이지(www.hrpartners.co.kr)를 통해 할 수 있다.
  • [기고] 호랑이 선생님과 ‘IT 월드컵’/신광우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정책기획단장

    딕 아드보카트 신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군기잡기’가 매우 마음에 든다.“정신력이 해이한 선수는 집에 가서 쉬라.”고 일침을 가한 그는, 선수들이 차를 몰고 훈련장에 오지 말 것을 주문하고 전임 히딩크 감독처럼 훈련 시간을 사전에 알려주지 않겠다고 공지하는 등 연일 강도 높은 정신력 곧추세우기 작업에 들어갔다.2006 독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 재현은커녕 초반 탈락의 수모를 겪으면 어찌하나 조마조마했던 걱정이 풀리는 듯도 하다. 그러나 내년 월드컵은 우리가 전혀 다른 각도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행사다.2006 독일월드컵은 2002 한·일월드컵에 이어 정보기술(IT) 업체들의 각축장이 되는 ‘IT 월드컵’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우선 후원사에서 IT업체의 수가 늘어났다.1998 프랑스월드컵 때만 해도 IT업체 후원사는 고작 2개였지만 한·일월드컵 때는 7개(KT·NTT도코모·도시바·야후·어바이어·필립스·JVC)로 늘어났고, 이번에는 5개(도이치텔레콤·도시바·야후·필립스·어바이어)로 결정됐다. 이처럼 월드컵은 선수들의 경연장일 뿐만 아니라 IT업체의 ‘시장’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월드컵 후원사에 우리 IT업체가 한 곳도 없다는 것은 참 아쉬운 대목이다. 세계인이 열광하는 지구촌 축제에서 명색이 ‘글로벌 디지털 리더’를 자임하는 한국 IT업체의 광고판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은 참 이상한 일이다. 물론 우리가 ‘월드컵 대목’에 손놓고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4월 독일 바이에른주 방송위원회와 한국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표준 채택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월드컵 기간 중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바이에른주는 독일은 물론 유럽 전역의 IT산업과 디지털 방송 도입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다. 뮌헨·뉘른베르크·퓌르트 등 3대 IT 클러스터가 집중 육성되고 있으며, 월드컵 개막식이 열리는 뮌헨은 8600여 IT 기업과 15만명 이상의 IT 인력이 움직이는 유럽 최대 IT 중심지이자, 세계 5대 IT 단지로 평가받는다. 바로 그런 곳에서 1만명이 넘는 취재진이 우리 DMB 단말기로 취재를 하고, 세계인은 월드컵 스타들이 엮어내는 그 생생한 장면들을 우리 DMB 기술로 보게 된다. 정통부는 독일월드컵의 실적을 바탕으로 오는 2010년쯤이면 DMB 기능 휴대전화 수출로 140억달러(약 150조원)라는 천문학적인 실적을 내면서 세계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6년 월드컵이 시작되면 전 세계가 다시 한번 한국의 IT제품과 서비스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는 아직 부족하다. 월드컵이 세계인의 축제인 동시에 ‘디지털 한류’의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노력과 관심을 필요로 한다. IT업체들은 한국 대표팀 성적과 내수의 상관관계를 신경쓰기보다, 어떻게 하면 전 세계인의 가슴에 자신의 브랜드를 각인시킬 것인지 고민하고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 세계를 선도하는 제품·기술·서비스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월드컵 같은 절호의 기회를 놓친다면 그 무엇이 우리를 국민소득 2만달러로 데려다 주겠는가. 우리 IT업체에도 아드보카트 같은 ‘호랑이 선생님’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신광우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정책기획단장
  • 양천문화회관 영화티켓 인터넷 예매

    양천문화회관이 민간에서 운영하는 영화관 못지 않은 온라인 예매 시스템을 도입해 구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4일 양천구에 따르면 양천문화회관은 자난 8월 온라인 예약시스템 및 모바일 상영정보 제공 서비스를 도입, 한달만에 1만 5000여명이 이용했다. 온라인 예매고객들은 영화와 공연 정보를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와 모바일 폰페이지(WAP)를 통해 제공받을 수 있다. 문의전화를 하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나 양천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공연정보와 영화정보를 받아 볼 수 있게 된 것. 1997년 완공된 서울 양천문화회관은 9750석의 대공연장에서 매달 2∼3편의 최신 영화를 3000원에 상영하고 있다. 문화센터와 전시장에서는 각종 전시행사와 문화강좌를 개최하고 있다. 양천문화회관은 앞으로 휴대전화를 이용해 각종 문화 행사 예매와 관람 신청까지 가능한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양천구 관계자는 “인터넷 예매와 모바일 정보제공이 가능해지면서 그 동안 회관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을 알지 못해 시설을 이용하지 못했던 주민들의 회관이용이 늘었다.”면서 “일반 극장이나 공연장보다 서비스나 시설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던 주민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예매는 영화상영일 4일전부터 가능하며 양천문화회관 홈페이지(www.yangcheonart.go.kr)에서 ‘영화 상영 안내’ 코너를 선택하면 된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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